스레딕

때는 바야흐로 5년 전...중2병이 나이에 맞게 찾아온 스레주는 괴담이나 강령술, 주술에 관심이 많았어 스레딕도 이 때 알게 됨

새벽까지 한참 괴담 읽고 유튜브 보고 놀다가 옆에 있던 버려야 되는 자투리 천이 눈에 들어왔어 아마 학교 축제 때 쓰고 남았던 걸 집에 가져왔던 거였을 거야

그걸 보고 갑자기 아! 저주 인형을 만들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들어 천에 사람 실루엣을 그리고 바느질을 시작함

무서운 얘기랑 진짜 안 어울리는 양기 뿜뿜하는 주황색 천이었는데 그때는 그냥 신나서 바느질하고 솜 대신 자투리 천들을 잘라 넣어서 대충 인형 구색을 갖췄어 눈도 단추로 달아줬지

나름 저주 인형스럽고 기괴하게 만들고 싶어서 집에 있던 클레이에 빨간 컴싸를 섞어서 분홍 클레이를 만들고 그걸로 작은 장기들을 만들어서(...)인형 배 안에 넣었어

진짜 개짜증난다 왜그랬지

그리고 대충 저주 인형에 들어갈만한 재료들을 넣었어 쌀이나 피, 손톱, 머리카락, 상대의 이름 등등 있잖아

>>8 혼숨인형..아니야..?

>>9 으악 그래? 비슷하겠거니 하고 대충 만들었던 거라

>>8 쌀을 넣고 내 피, 손톱, 머리카락을 넣었는데 난 저주할 목적으로 만든 게 아니라 재미로 만든 거라 저주할 상대가 없었어

그래서 그냥 인형 등짝에 큼직하게 검정 컴싸로 내 이름을 적음

인형 배를 빨간 실로 꿰매주고 인형 겉면에 피도 좀 뭍혀 주니까 나름 그럴싸한 저주인형이 완성됐어

근데 그 당시 내가 알고 있던 저주인형 사용법은 나무에 못으로 때려박는 거 말고는 몰랐단 말야...어떻게 해야되나 고민하다가 강령술 용으로 사 뒀던 다이소표 식칼로 인형을 세 번 찔러줬어

진짜 비정상이었던 것 같음 누가 책상 서랍에 식칼을 넣어놔 이건 또 다른 얘긴데 나중에 이 식칼 들켜서 엄청 얻어맞고 집에서 쫒겨났었어...

누구 보고 있는 사람~~

아무튼 인형을 찌른 다음 존나 두근두근해 하면서 나한테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했는데 20분이 지나도 멀쩡하길래 실망했어 그래서 그냥 인형을 옆으로 치워놓고 유튜브를 마저 봤음

ㅂㄱㅇㅇ

7시까지 놀고 거실로 나갔는데 엄마가 약을 드시고 계신거야 어디 아프냐고 여쭤봤더니

갑자기 배가 아파서 그랬대 개놀라서 에이 아니겠지 설마... 싶은 심정으로 혹시 몇시부터 아팠냐고 여쭤봤어

새벽 4시 쯤이래...딱 그때 인형을 만들었었거든

지금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지만 그때는 진짜 놀라서 바로 방으로 들어가서 인형을 하나하나 해체하고 분리해서 버렸어

인형 때문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 당시에는 진짜 죄송했어...

인형 만들면서 중간과정 사진을 찍었었는데 남아 있나 모르겠다 보고 싶은 레더 있으면 찾아볼게

저주인형 지대어이없다 왜 스레주 어머니가 피해를 보셨대

>>24 헐 나 보고 싶어

ㅂㄱㅇㅇ

전부 스레주 신체일부로 했는데 어머니가 영향을 받으셨다니 무섭다 >>24 나도 보고 싶어

스레주 아직있어?

악 미안 잤어

밖이라 아이디 바뀌었을 텐데 잠시만 사진 가져올게

>>6 아마 이 단계인 것 같아 이 사진밖에 없더라 >>26 >>27 >>28 미안 잤어ㅠㅠㅠㅠㅠ

ㅂㄱㅇㅇ

와우 열심히 만들었네... 정성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