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 때 갑자기 아빠가 개 한마리를 데려왔다? 너무 귀엽고 다 좋았어. 근데 무럭무럭 크더니 어느새 20키로가 됐더라.
한평생 알바 안 해본 내가 개 먹여살린다고 고딩때부터 쉬지않고 알바를 했고, 대학도 다니다가 조기취업 가능한 학년이 되자마자 바로 취업나가서 지금까지 일하며 살고 있어
우리집은 넉넉한 편이 아니고, 데리고 온 아빠는 집에 일주일에 한번? 들어와. 엄마는 개를 싫어해서 맨날 욕하고, 동생은 대학이멀어서 거의자취하다시피 해
개는 거의 내가 전담해. 하루 한 번 산책, 밥값, 아프면 병원비, 간식값, 용품값, 기타 등등............. 불만은 없어. 귀엽잖아. 종교로 인한 엄빠의 갈등 + 사춘기로 인한 엄마와의 갈등에서 자살하려던 나를 잡아준 게 우리집 개인걸.
우리집 개 덕분에 나는 성격도 많이 밝아졌고, 병원비로 뭐 백만원씩, 이백만원씩 나가도 지금은 그냥 너무 행복하다.
근데 개가 아프대. 정확한 건 아닌데 간이 소변검사 해보니까 신장이 망가졌다고 의심이 뜨더라. 당연하겠지. 집에서는 용변을 전혀 안 보는 애라 꼬박꼬박 산책 나가줘야 하는데, 난 출근해야되니까.
집에 아무도 없고, 아침 저녁으로만 산책해주는데 그걸로는 부족하니까. 근데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어. 집에 아무도 없으니까. 그렇다고 내가 일을 때려치면 당장 개 사료값이 없으니까.
부모한테 손벌릴만큼 잘 사는집도 아니니까. 누구는 점심에 집에 가서 개 산책시키고 온대. 나도 그렇게 하고싶어 할수만있으면. 근데 코딱지만한 점심시간에, 집에 가는데만 한시간이라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이직도 물론 알아보고는 있는데 나 아직 2년차 사회초년생이라 이것저것 재고 따질 스펙이 안돼.
신장 수술하면 또 돈 들겠지? 돈은 문제가 아닌데 우리 강아지 산책만 잘 시켜줬어도 아프진 않았을텐데 그냥 이 상황이 싫다
누구는 유치원을 보낸대. 유치원도 키로수 따져가며 받더라. 1일에 5만원이야. 근데 용변을 하루는 보고 하루는 안 보고 이러진 않잖아? 20일 내내 보내면 백이야 내 월급의 절반.
지금 다니는 회사에... 동반출근만 돼도 너무 좋겠다............................................... 울고싶다 진짜... 우리 애기 아프게 해서 너무 미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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