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소설 피드백해주는 스레

창작소설 2018/02/14 03:43:44

#1 이름없음 2018/02/14 03:43:44

소창판 돌아다니다 보면 피드백을 해준다는 스레도 있고 피드백을 원하는 스레도 있고 하더라고. 이참에 아예 스레 하나로 통일해버리면 편하겠다 싶어서 하나 세운다. 피드백을 원하는 스레더는 여기다 자기 글을 올리거나 여기 소설창작판에서 본인이 쓰는 소설 스레를 링크해줬으면 해. 그리고 피드백을 해주고 싶은 스레더는 피드벡 해준다고 올리면 피드백 받고 싶은 스레더들이 그 스레더한테 앵커 걸고 글 올리거나 링크 거는 걸로 하고.

#2 이름없음 2018/03/05 22:56:46

으와, 너무 좋다. 나는 소설에 대한 평을 많이 들어본 적이 없어서... 피드백이랄까, 느낌이랄까. 생각나는 대로 적어줘 궁금해..! 작년 언젠가 썼던 글이야 ㅡ은 핑크색으로 물든 제 양손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유없이 주먹을 쥐었다 펴보았으나 역시 삐걱거리며 움직이는 손가락들을 한심하다는 듯 한숨을 쉬고 내버려 두었다. 추위에 떨리는 몸을 어떻게든 추위가 느껴지지 않는 듯 견뎌내야하는 것은 고역이다. 한숨을 푹 쉬어 하얀 연기가 흩어지는걸 바라보곤 다시 정면을 응시했다. 사박사박, 녹아가는 눈들이 밟히는 소리가 들려왔다. 아아, 어쩐지. 다들 미동도 없더라. 분명 멀리서부터 걸어오는 고용주에게 흠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이겠거니. 한심하긴, 큰 행사에 참여할 때마다 이렇게 대규모의 경호원들을 고용할 바엔 차라리 호신술을 배우고 말겠다. 그게 싫다면 자신의 무능함을 순순히 받아들이던가. ㅡ은 그저 부드럽게 웃음지으며 고용주가 들어갈 수 있도록 문을 열어 비켜주었다. 문이 닫히자 주위는 고요함으로 물들었고 사람들은 아무런 대화도 나누지 않았다. 그저 정면을 바라본 채 추위에 떨었다. 그도 마찬가지였다.

#3 이름없음 2018/03/06 20:51:21

>>2 느긋나긋하고 길쭉해, 그리고 무덤덤하고 수더분해!

#4 이름없음 2018/03/08 22:54:00

>>2 덤덤한게 내 취향. 여기다 올리느라 문단을 안나눈건지 원래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줄만 잘 나누면 좀더 맛있는 글 될거같아

#5 이름없음 2018/03/09 21:42:35

헉 다들 고마워 캐릭터가 그런 분위기거든..! >>4 >??!!? 진짜네.. 말해줘서 고마워 원래는 조금 더 나뉘어져 있음...

#6 이름없음 2018/03/09 21:43:46

>>5 문체가 느긋나긋 예쁘고 좋아, 나도 저런 거 쓰고 싶은데!

#7 이름없음 2018/03/11 11:30:51

칭찬 받으니까 괜히 부끄럽다 고고고마워.. 이 스레 더 활성화되었으면 좋겠다......

#8 이름없음 2018/03/13 05:14:54

나도 위 레스더들 말처럼 >>2의 글이 상당히 덤덤하고 조용한 느낌이라 생각한다. 캐릭터가 본래 그런 느낌이라니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잘 잡은 것 같아. 나는 글에 대한 평가를 듣고싶어. 여태껏 글을 쓰는데 묘사의 주체가 없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초점없는 사진 같다더라. 그나마 최근 쓴 글 중에 결말이 난 단편의 도입부를 잘라왔어. 객관적인 평가와 문체에 대한 감상을 좀 받고싶어. - “내가 죽으면 레몬향수 뿌린 안개꽃을 가져다줘.” C는 습관처럼 그 말을 했다. *** 왜 하필 안개꽃이고 왜 하필 레몬 향수였는지, 왜 하필 내게 말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와 C는 그다지 친하지도 않았는데. C와 나는 중학교 3학년 같은 반이었다. 우연히 마주쳐도 인사 한 번 나누지 않는 서먹한 사이였던 우리는 정신 차려보면 자주 눈을 맞추고 있었다. 항상 먼저 시선을 보내오던 건 C였다. C는 습관적으로 나를 말끄라미 바라봐 왔고, 나는 그런 눈빛이 마냥 싫지는 않아 수긍하듯 잠시 눈을 맞추곤 했다. 아침 자습 시간이나 수업 시간, 쉬는 시간, 종례 시간 가리지 않고 우리는 자주 눈길이 서로에게서 멈췄다. C와 같은 반이 되면서부터 쭉 그랬다. 학교에 가는 날이면 하루 중 대여섯 번, 적어도 한 번씩은 꼭 시선을 나눴는데 난 그럴 때마다 몸을 바르르 떨었다. 말 한 마디 없이 조용한 C의 눈 맞춤은 어딘가 서늘하고 공허했다. 사람의 눈빛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다. 나는 그 이질감에 나도 모르게 숨을 죽이곤 하였다. C에게서 처음으로 목소리를 들은 건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후였으니 아마 여름 방학을 이 주일 즈음 남긴 시점이었다. 나는 그날따라 급식 식단이 마음에 들지 않아 교실에 남아있었다. 오전 수업 내내 피곤함을 느껴 책상에 엎드려 쉬고 있었는데 익숙한 인기척을 느꼈다. 고개를 살짝 기울이자 여느 때와 같이 날 보는 C가 있었다. 나는 무언가에 이끌리듯 C를 마주 보았다. 처음엔 C가 멍하니 내 뒤통수를 보고 나는 C를 흘끔거리는 정도였다. 그러다 문득 눈이 마주치면 창피함에 나는 고개를 한껏 수그리고 문제집에 코를 박았다. C는 내 뒤에서 키득거리며 웃었고 나는 그 웃음소리에 자꾸만 속이 타들어갔다. 왜 내가 C를 의식하고 있나 싶기도 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간질거리는 마음을 참지 못 해 C를 몇 번이나 돌아봤다. 왜 그랬는지는 지금도 잘 모르겠다. 그저 본능처럼 이끌렸다. C의 시선이 닿는 곳마다 알알하게 저려왔는데 기어코 눈이 맞자 나는 견디지 못했다. “안녕……!” 생각할 겨를도 없이 튀어나간 한 마디에 C는 꺄르륵 웃었다. “갑자기 웬 인사?” 하면서. 나는 멋쩍음에 뒷목을 쓸어내렸고 가만히 네 답을 기다렸다. 너는 얇은 입술을 힘겹게 움찔거렸다. 자꾸만 올라가는 입꼬리를 애써 참아가며 말하던 탓이었던 것 같다. “안녕. 왜 밥은 안 먹고 거기 그러고 있니. ” “학교 미역국은 역겨워서. 그러는 너는 왜 밥 안 먹어? ” “나는 밥을 먹을 필요가 없거든. ” 움찔거리던 입꼬리는 조금 진정된 듯 천천히 호선을 그리며 늘어졌다. C의 미소는 초여름을 잔뜩 닮아있었다. 깨질 것 같이 연약한 눈빛, 그러면서도 탁 트이는 청량함. 어쩌면 그날이 유난히 여름 분위기 물씬 나던 날이라 착각했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C가 말을 마치고 방실방실 웃고만 있을 때 나는 내 귀를 의심했다. 사람이 밥을 먹지 않고 살 수가 있나? 아니, 전혀! 나는 분명 네가 우스갯소리를 하는 것이겠거니 하고 넘겨짚었다. “그럼 왜 항상 급식을 먹었던 건데?” “널 보려면 급식실에 가는 수밖에 없었어. ” 뭐가 그리 즐거운지 바보처럼 웃던 C의 표정이 아직 선명하게 기억난다. 나는 예상치 못한 답변에 표정을 조금 구겨버렸고, C는 나긋나긋하게 이어 말했다. “있지, 난 C가 아니라 해바라기야. U, 너가 내 해님이고. ” 나는 코가 막히고 기가 막혔다. 아이들이 C를 멀리하는 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묘한 분위기나 둥둥 떠다닌 흔적, 그리고 저 뻔뻔한 광기. 소름이 오싹 돋은 나는 아무 대답 않고 문제집을 펼쳤다. 뒤에서 C는 크게 말했다. 복도에서 아이들이 교실로 돌아오는 소리가 들렸다. “있지 U, 나는 올여름이 가면 죽을 거야. ”

#9 이름없음 2018/03/13 05:35:45

>>8 우와... 여운이 많이 남는다. 결말이 필요해!! 뭔가 햇살처럼 부드럽고 밋밋한 것 같으면서도 아름답게 꾸며져있는 글.. 홀리는 느낌이야

#10 이름없음 2018/03/13 23:36:18

>>9 컴접이라 인증코드는 다르게 찍힐텐데... 평가 고마워서 뒷부분도 들고왔어. 덤덤하게 꾸며진 글이라... 나 그런 평가 처음이야! 좋아하는 스타일인데 레스더 너가 그렇게 말해주니 괜히 막 기분좋다. 참고로 글 제목은 조화야. 이 꽃은 조화야, 이게 시들도록 널 조화해! - 그 일 이후로 내내 C를 피해 다녔던 기억이 난다. C는 아무렇지도 않게 등교를 하고, 수업을 듣고, 가끔 알아듣지 못 할 사차원적 발상을 툭툭 늘어놓았다. 또한 여전히 시도 때도 없이 내게 시선을 보냈다. C는 그날의 대화가 대수냐는 듯 평온해 보였다. C를 포함한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데 나만 혼자 C의 동선을 파악하고 피해 다니며 마음 졸였다. 불쾌하게 뛰던 심장박동이 기억에 남는다. 심장이 그렇게 움직이는 건 처음이었던 터라 모두 C의 잘못이라며 탓했다. 점심시간 전 손을 씻으러 화장실을 가는 길에 C를 보고 칸 안으로 숨었던 날. 조그맣게 쿵쿵 거리는 가슴을 부여잡고 C의 기척을 조심스레 엿들었다. 그건 심장이 간지럽고, 어딘가 잘 못 된 기분이었으며 죄악감이 드는 행위였다. 화장실 칸 안은 눅진하고 여름 열기에 곰팡내가 나는데 C의 기척은 조용하고 솜사탕 같았다. 맑은 구름 같았다. 귀에 닿는 C의 생활음이 기분이 좋아서 꼭 붙들고 싶다고 생각했다. 이 모든 감각들은 C가 화장실을 나가며 떨어졌지만 말이다. 분명 5분도 채 되지 않을 시간이었을 텐데 영원처럼 길게 느껴졌었다. 문득 C의 생활음을 녹음하고 싶다고 생각했던 스스로에게 모멸감이 들었다. 얼른 감각들이 씻겨지길 바라며 박박 손을 닦았었다. 한 번 자각하고 나니 되돌릴 수 없었다. C를 보면 어딘가 한 켠에서 몽글몽글 부풀어 오르는 감정들이 느껴졌다. 어떤 감정인지 알지 못 해 혼란스러웠던 날들, C의 이야기를 타인을 통해 듣게 될 때마다 느꼈던 쾌감도, 징그럽다고 생각됐다. 하루 종일 친하지도 딱히 좋아하지도 않는 상대의 생각에 사로잡혀 지낸다니 스토커 같지 않은가? 특히 C처럼 미친 아이에게 집착한다니. 미친 C를 좋아하는 나도 미치광이일지 모른다고 새벽에 문득 생각이 들었다. 잠이 오질 않아 침대에서 일어나 C만 그렸던 일이 있다. 그러고 보니 C의 목덜미 드러나는 말총머리에 시선을 빼앗겼던 종업식 날이 기억난다. 2월 봄방학, 날은 풀려가고 해는 온순했다. 친구들과 옆 반 아이의 종례를 기다리다가 복도에서 스쳤던 말총머리를 기억한다. 찰랑거리는 흑발에 목덜미에서 옅은 살구 냄새가 났다. 그때의 나는 홀렸던 것이 분명하다. 어느새 친구에게 말총머리를 물었고 친구는 싸늘하게 답했었다. "쟤? n 반에 C인데 그, 알잖아, 학교에 꼭 있다는" 친구는 손가락을 머리 옆에 대고 빙빙 돌렸다. "또라이. " 그러고 보니 걔는 C가 스스로를 꽃이라 말하는 걸 알고 말했던 건가? 그럼 사실 학교에선 C의 이야기가 꽤 퍼져있던 모양인지도 모른다. 여중의 소문은 발도 없이 뛰어다니고…… 나는 뒷소문에 빠른 편도 아니니까……그러니까 내가 널 몰랐을 수 있다고……. 이제 와 알아도 나는……. 지금 와 생각해보면 내가 C와 첫 대화를 나누고 방학식까지의 기간은 단 2주가량이었다. 그 짧은 사이에 내겐 무슨 심정의 변화가 있었는지, 상황은 반전되어 내가 C를 말끄라미 쳐다보고 있는 꼴이 되었더란다. 이렇게 이상한 감정들은 여름과 함께 부풀어 올라서 방학식을 할 때엔 기어코 터지고 말았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도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내가 C를 향해 품은 감정은 연애 감정이라는 사실을. 내가 여자고 C도 여자라서 그때까지 인정하지 않고 있었다. 그때 인정을 했다면 뭔가가 변했을까? 방학식이었다. 해는 그 어느 때보다도 높고 잔인하게 타올랐다. 한차례의 장마가 지나고 폭염의 시작이었다. 탈탈 거리며 돌아가는 선풍기와 북적이던 대강당. 교실의 소리와 선생님의 짧은 잔소리. 그중에 나는 또 C를 멍하니 보다 하루를 끝냈고, 그것이 못내 그것이 아쉬워 C를 붙잡았다. 하굣길 손목을 붙잡힌 C는 날 돌아보며 놀란 듯 인사했다. “아! 안녕 해님. ” 나는 ‘심장이 터질 듯이 두근거린다’는 말을 그날 실감했다. 바람에 흩어지는 C의 머리칼, 파스텔 톤 피부의 상쾌한 웃음, 연하게 팔락이는 교복의 치마와 적당히 얇았던 그 손목. 아무 답도 못하고 머뭇거리는 내게 C는 또 말했다. “내가 없어도 내년에 여름을 보낼 수 있게 7월을 남겨놨어. 교실 사물함에 넣었으니 꼭 봐. ” C는 자연스럽게 내 손아귀에서 벗어나고 있었다. 나는 젖 먹던 힘까지 짜내며 겨우 발악했다. “여름이 지나면 죽는다니 무슨 말이었어?나 너랑 친해지고 싶어. 응?” 애달픈 목소리는 본인이 듣기에도 안타깝고 애처로웠다. 나는 내가 어떤 표정을 짓는지도 모르고 C에게 다 말했다. 2학년 종업식 때부터 였다고, 네 뒷모습이 기억에 남았다고, 여태껏 몰라봐서 미안했다고, 너는 내 해바라기였다고, 누가 널 미쳤다 해도 상관없어 누가 날 미쳤다 해도 상관없어, “나도 널 볼게, 응?” “해와 해바라기의 역할이 바뀌면 안 되지. 해님이 된 꽃은 견디지 못 해 터질 테니까. ” 그때 C의 표정이 어떠했는지 나는 기억할 수 없다. 눈에 눈물이 맺혀 거의 오열 중이었기 때문이다. 이유를 아직까지 모르겠다. C의 말 뜻도 제대로 몰랐으면서 서글픈 감정이 들었던 것은 왜일까? 눈물을 닦느라 손을 놓은 사이 C는 사라졌고 나는 망연자실해 서있었다. 겨우 숨을 고른 후에야 나는 교실로 뛰어들었고 사물함 안에서 「내가 죽으면 레몬 향수 뿌린 안개꽃을 가져다줘. 」라고 적힌 쪽지를 발견했다. 여름 햇빛이 창문으로 빗겨들 때 즈음이라 그랬는지 쪽지는 뜨뜻했다. 네가 말한 7월이었다. 중학교 마지막 여름 방학이었다. 친구들은 마지막으로 놀 기회라면서 여기저기 쏘다녔는데 나만 약속에 빠지고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학원을 갈 힘도 남지 않아 웅크린 채로 생각만 했던 날들이다. 방학 내내 C를 생각했다. 매일 밤 꿈속에선 그 쪽지를 보는 내용의 꿈을 꿨고 꿈에 깨어서는 가방 속에서 쪽지를 꺼내 바르작거리는 종이를 쓸어보길 두어 번 반복했다. 심해져선 C가 직접 꿈에 나와 내게 쪽지의 내용을 말하는 정도에 이르렀다. 그러면 꿈에서 깬 나는 C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다면 울곤 했다. 이런 나날은 일상으로 물들었고 때문에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아침이면 만졌던 마르고 버석한 종이의 감촉, 날카로웠다. 잠에 들 때면 C를 보지 않길 간절히 원했는데 이상하게도 간절함이 깊을수록 C는 꿈에 더 선명히 더 길게 나왔다. 나와 이야기를 하고 손을 잡았다. 꿈속의 우리는 친구였다. 학교는 깨끗하고 너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습관처럼 그 말을 몇 번이고 속삭였다. “있지 U, 내가 죽거든 레몬 향수 뿌린 안개꽃을 가져다줘. 알았지? 꼭이야. ” 꿈에서 깨 엉엉 울었던 8월의 어느 날, 왜 7월만 두고 떠났느냐고 화냈다. 개학 하루 전 날의 꿈이었다. C는 “레몬 향수와 안개꽃, 준비 해뒀지?” 한 문장만 말하고 나를 떠났다. 왜 7월만 두고 떠났을까. 아마도 C는 죽음을 남기고 싶지 않았나 보다. 나는 방학 내내 감정이 커져만 가고 C의 의미심장한 말들에 서서히 좀 먹혀 갔는데 C는 그 시간 동안 혼자 죽음을 계획하고 있었나 보다. 개학일, 나는 가장 먼저 C에게 쪽지에 대해 묻겠다고 다짐해 손에 꼬깃꼬깃해진 쪽지를 쥐고 교실 문을 열었었다. 문을 열자 열린 교실의 창문으로 찬 바람이 불었다. C의 자리 위엔 국화 한 송이가 남아 있었다. 꽃잎은 보송보송하고 마른 줄기는 뻑뻑해 실로 겨울의 꽃이었다. 얇은 하복의 틈으로 스며드는 찬 바람이 아렸다. C의 자리 앞에 서서 국화를 만지작거렸다. 아마 그때였을 테다, 내가 쪽지를 잃어버린 일은. 전신에 힘이 빠져 쪽지는 놓치고, 울먹거리기만 하는 내 모습에 당황했던 선생님과 친구들이 기억난다. 남들의 눈에 C와 내 사이는 그 정도였다. 죽음을 슬퍼해도 이상할 사이. C에게도 이런 내가 의아해 보였을지 모른다. 아무것도 아니던 사람이면서 왜 이제 와 자신의 죽음을 서글퍼 하는지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남들은 C의 죽음을 자살이라고 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 나는 오늘 레몬 향수와 안개꽃을 사들고 오는 길이다. 바르작 거리게 여름 햇볕 흡수한 마른 꽃이 네겐 제격이겠다 싶어서 드라이플라워로 찾아왔다. 오는데 오래 걸려서 미안하다는 말은 준비하지 않았다. 나는 내내 그 7월만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상 내 안의 그 7월은 아직도 여전하다. 그러니 늦었다는 말은 맞지 않는다. 가볍게 “기다렸어?기다려줘서 고마워. ”하고 인사하면 웃어줄 너다. 성인이 되어 다시 찾은 모교는 새삼스럽게 쎄한 분위기다. 선생님들을 수소문하고 다시 찾은 그때의 우리 반은 어느덧 창고 신세로 몰려난 모양이다. 나는 휑하니 비여 주변은 잡동사니뿐인 교실 바닥에 책상다리를 하고 앉았다. 교실 중앙에 안개꽃을 내려놓았다. 향수의 뚜껑을 비틀어 열어 꽃에 충분히 뿌려주었다. 주변의 공기가 온통 시다. 마지막 네 말만큼 시리기도 하다. 괜히 추억에 잠겨 웃었다. 이제 울지는 않는다. 나는 이제 해님도 해바라기도 아니다. 우리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났다. 해님이 되어버린 꽃은 터졌고, 나는 무의미로 종결된다. “충분했지. ” 단정 지으며 교실 바닥에서 일어난다. 엉덩이에 묻은 먼지를 털어내며 웃었다. “C야, 7월은 잘 받았어. 네 8월을 꽃에 놓아주고 갈게. ”

#11 이름없음 2018/03/14 00:09:57

>>10 너무 좋아아아악.. 책으로 간직하고 싶을 정도야.....

#12 이름없음 2018/03/14 00:17:07

>>10. 글 잘봤어! 뭐랄까... 묘사가 주체없다기 보다는 흐르듯이 그냥 이어지는 느낌이였어. 그리고 난 이런 느낌 좋아해! (전체가 아니라서 그런지 안개꽃과 레몬향수 의미 무척 궁금하네!) 이런저런 미사어구 없이 깔끔 담백한, 짧은호흡의 문장이라서 그런지 글에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기도 하고. 레스주가 쓴 느낌의 글들에는 영어단어가 최대한 안들어가는게 내 취향이랄까. 좀더 뭐랄까 옛날 사진의 풍경을 보며 봄과 여름사이의 바람을 맞는 느낌? 죽음이 포함됬는데도 그렇게 격정적이지 않고 주인공이 관찰하듯 말한곳도 좋았고. 저기저기 그래서 그 소설책은 어디서 파나요?(장난)

#13 이름없음 2018/03/14 00:20:48

>>10 차분하게 가라앉은 느낌, 밤바다같은 느낌? 다들 덤덤해! 내려앉은 눈꽃같아! 닿아도 차갑지 않은 사르르 녹는 눈꽃! 보여주고 싶은 말들만을 넣은 듯 나긋해진 문체!

#14 이름없음 2018/03/14 00:5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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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이름없음 2018/03/14 17:43:55

>>11 >>12 >>13 너희 레스더들 너무 고맙다! 사실 내 글에 이런저런 의문도 많고, 작품에도 자신이 없었어. 이렇게까지 들으니 막 칭찬만 골라 해준 건 아닌가 싶어질 정도…… ㅎㅎ 다들 정말 고마워 >>12 안개꽃과 레몬향수는 사실…… 의미가 없어! (두둠 ! ) 그냥 어감이 이뻐서 골랐다ㅋㅋㅋ 뭐……그래도 꽃과 향기가 둘의 매개체이긴 하지. 대신 달에 의미가 있는데 마지막 문장의 7월은 '사랑'으로 8월은 '죽음'으로 대입해 읽어봐.

#16 이름이 없음 2018/03/15 17:09:03

지나치게 밝은 아침이었다. 적어도 나에겐. 침실. 침대 앞에 바로 창문이 있다. 거기로 내려 쬐는 햇빛은 오늘도 아침이 다가왔다는 걸 조용히 말해 주었다. 옆에는 그녀. 혼인 신고는 아직 하지 않았다. 내일, 동사무소에서 할 예정이다. 먼저 일어난 건 나였다. 일어나곤 꽤 넓은 집을 한 번 둘러보며 구조를 익힌다. 지하는 가지 않았다. 2층까지 돌아본 후, 다시 그녀가 있는 침실로 이동했다. 그녀는 일어났었다. 그녀는 웃으면서. ‘좋은 아침.’ 이라고 말했고. 나는 그런 그녀를 보곤. 오늘도 내 것이 있다는 데에 안도감을 표했다. 조용한 집이다. 주변은 숲이며 사람들과는 꽤 떨어져 있다. 차로는 약 10분쯤 걸린다. 경찰은 꽤 늦게 올 것이니 집 주변에는 CCTV가 가득 배치되어 있다. 아침 9시 30분. 시계를 보았을 때, 그녀는 환하고, 따뜻하게 웃으면서 ‘여기, 아침.’ 이라고 말했고. 난 그런 그녀를 보곤 오늘도 안전하다는 사실에 감사했다. 아침은 토스트와 베이컨. 건강식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녀가 준 것이었기 때문에 감사히 먹었다. 맛있었다. 따뜻했다. 대답을 기대하는 그녀를 보곤 그렇게 말했고. 내 무뚝뚝한 대답을 들은 그녀는, 조용하게 미소를 짓는 것으로 화답해 주었다. 점심. 12시 30분. 시계를 본 후. 편지함을 보았다. 꽤 많은 편지들이 쌓여있었다. ‘김한일 국회위원이’, ‘이한울 회장이’, ‘김가슬 사장이’, ‘업무와 관련해서’. 4통의 편지. 쓰레기 통에 버리려고 했지만. 그녀가 이것을 볼까 걱정되어 지하에 있는 분쇄기에 간 후 소각장에서 태웠다. 남은 잔해는 16등분으로 나누어 조금씩 변기통으로 내려 보낸 후 정화조에 약품을 넣었다. “뭐 해, 자기?” 1층으로 올라 올 때, 그녀와 마주쳤다. 그녀는 평소와 같은 미소로 말했다. 그냥, 태울 게 있었어. 그녀에겐 거짓말을 하지 않기로 했다. 몇 개의 부분을 빼곤. “그렇구나.”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점심, 먹을래?” 라고 말했다. 부탁해. 회색 빛깔의 무미건조한 말이었지만. 그녀는 그 말을 여러 색으로 물든 후. 즐거워 보이는 듯이 부엌으로 갔다. 시계를 보니, 12시 32분이었다. 점심을 먹었다. 베이컨에 달걀. 건강식이 아니다. 그렇다고 해도, 나의 전부가 준 것이었기에 고맙게 먹을 수 밖에 없다. 훌륭했고, 포근했다. 나의 입술만을 지긋이 보고 있던 그녀를 보곤 그렇게 말했고. 나의 무미건조한 대답을 들은 그녀는 아름답게 이 침묵을 유지하는 꽃과 같은 표정을 지은 것으로 화답해 주었다. 저녁. 서서히 저녁 놀이 지고 있었다. 6시. 정화조를 비우러 온 차량이 왔다. 초록색 차량. 영업용 번호판. HXA 234. 20대에서 30대의 남성. 그리고 옆에는 20대 여성. 둘 다 보기 힘든 연령대. 특히 여성. 초록색 모자. 거기에 박힌 로고. 이 나라엔 관련된 회사가 총 세 곳. 지금까지 온 사람과 갑자기 달라진 이유는…. “무서운 표정. “ 그녀는 장난스럽게 내 볼을 툭 건드렸다. 놀라서 살짝 떨었고. 털썩, 꼴사납게 쓰러졌지만. 그녀는 그 모습을 보곤 재미있다고 웃어댔다. 그거면 된 거라고 생각했다. “걱정하지마. 어디 안 가니까.” 그녀는 내 자그마한 불안감을 잡곤. 평소의 자신만만한 표정. 근거는 전혀 없고. 증거가 있을 리도 없으며, 보증은 없는 게 차라리 나은 저 자신만만함을 나에게 보여줬다. 난 그런 그녀의 표정이 좋다. 그래서, 믿었다. “어머. 가, 갑작스럽네.“ 이번에는 그녀가 살짝 떨었다. 이걸로 동점. 고마워. 그렇게 작지만 확실하게 속삭였다. 회색으로 가득 찬 내 눈에서. 색을 칠해준 그녀다. 그녀를 잃을 수 없다. “나, 나야말로. 딱히 갈 곳도 없었는데. 뭐…” 그래서, 저녁은 뭐야? “음. 이번에는 열심히 노력한 거라고. 기대해도 좋아!” 그렇게, 내 품에서 환하게 웃으며 말해줬다. 저녁놀은 우리를 주황빛으로 물들 고 있었고. 오늘 하루의 끝을 알리고 있었다. 영원히 이 날에서 고정되고 싶다. 그렇지만.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그럼. 빨리 가봐. 타는 냄새 난다. 주황빛으로 물들고 있는 그녀의 얼굴을 보며. 말했다. “아! 마, 맞다! “ 그러고는 그녀는 황급히 일층으로 내려갔다. 창문을 보니. 차량은 태양을 등지곤 도망치듯 빠져나가고 있었다. 5시 30분이었다. 5시 32분. 차량을 다시 지하 2층에 주차했다. 심야. 평소와는 다른 냄새가 났다. 화약 냄새. 약간의 기름 냄새. 지하로 갔다. 그곳에서 정리를 했고. 부산물은 소각장으로. 부품은 분쇄기에 넣고. 부디 내일도 오늘 같기를 바랬다. 12시.

#17 이름이 없음 2018/03/15 17:11:54

괜찮을까나, 첫 소설인데. 그래도 비판이나 비난은 웰컴. 무관심은 위험하니까.

#18 이름없음 2018/03/17 22:45:25

굉장이 호흡이 짧다고 하나? 문장들이 짧네. 사실 위주? 굉장히 잘 정리된 보고서 같은 느낌인 것 같아. 내가 표현에 서툴러서 이게 맞는건지는 모르겠다

#19 이름없음 2018/03/18 16:39:19

>>16. 둘이 사랑의 도피에 집차기가 있는걸까. 맨 마지막의 부산물과 부품이라.. 충분히 의미심장하네ㅋㅋㅋㅋ. 호흡이 굉장히 짧아. 짧은게 좋을 수도 있지만 본 글에서는 너무 짧고 자르지 않아도 좋을 곳에서 잘라 맥을 끊어버려. 그리고 저녁. 노을이 지고있다. 5시. 이런부분처럼 하나를 뜻하는걸 여러번 쓸 이유는 없었어도 좋다고 생각해. 물론 레스주의 자유지만 말이야. 아예 시간마다의 보고서같은 느낌으로 써도 괜찮을것 같고. PM 06:00 저녁노을이 지고있다. ~~ 이런식처럼. 아 보니까 생각난건데 6시에 차가왔다면서 빠져나가는 차는 그 전인 5시 30분이던데.. 이거 오류일까

#20 이름없음 2018/03/19 21:32:46

올해 여름이 유난히 무더울 것 같다는 얘기를 어디서 들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낮 햇빛이 육각으로 부서져 튀는 것이 눈에 보이는 듯했다. 구름 몇 점을 띄웠을 뿐 어김없이 새파란 하늘이 눈을 찔렀다. 맴맴 소리가 귓전을 타고 도는 것이 어디서는 매미가 우는 것도 같다. 여름 초입. 아직 볕이 그렇게 뜨거울 시기는 아니다. 그러니 땀방울이 끈질기게 등줄기를 훑어 가며 흐른다고 해도 그것을 꼭 여름 탓이라고만 볼 수는 없다. 무엇보다 길이 흥건했다. 어젯밤 비가 왔다고 한다. 일견 비가 개고 나면 날이 쾌청해야 정상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길이 제대로 말라 있을 때의 얘기다. 물이 제때 마르지 않으면 오히려 길바닥에 남은 물기가 숨쉬기도 불편할 만큼 공기를 축축하게 만들어 버린다. 시멘트로 대강 포장된 길이 반에 이름 모를 잡풀로 덮인 풀길이 반이라는 것은 물이 마르기에는 꽤 불리한 조건이 아닐까. 적어도 여기서는 그럴 것이라 믿는다. 풀밭에 발만 슬쩍 디뎌도 신발 바닥 양쪽으로 비어나오고 발등에 묻어나는 물기가 불쾌하다. 그리고 여기서는 어느 길로 가도 반드시 한 번씩은 풀길을 만나게 된다. 위성지도에도 잡히지 않는 깡촌에 그나마도 작은 마을이니만큼 이해 못 할 바는 아니다. 그 이해가 불만의 상쇄와는 별개의 문제라는 사실이 유감스러울 뿐이다. 서울에서 여기까지 오는 데 약 다섯 시간이 걸렸다. 그 짧지 않은 시간 동안 위장을 뒤집는 멀미와 싸워 가며 여기까지 오게 된 사유는 요양이었다. -A. 너 요양 한 번 안 가 볼래? -싫어. 엄마가 내게 처음 그런 말을 꺼낸 것이 아마도 2주일 전쯤의 일이었을 거다. 의문문의 형식을 빌린 덕에 언뜻 보면 내게 선택권이 있는 제안 같았지만, 15년간 엄마를 겪어 온 내 입장에서 말하건대 그건 사실상 통보였다. 나는 이미 네 요양 계획을 다 짜 놓았으니 이제 넌 가겠다고 대답만 하면 된단다, 와 일맥상통하는 언사라고 보면 딱 좋았다. 거절하면? 뭐 뻔하지 않나. 왜? 라는 짤막하면서도 압박감은 상당한 추가 질문을 시작으로 각종 연쇄적인 잔소리 내지 취조 아닌 취조가 이어지는 것이다. 왜 그러는 것이냐, 병을 치료할 생각이 있는 거냐 없는 거냐, 엄마 아빠가 너 때문에 얼마나 바쁘게 사는데 네가 그럴 수 있느냐, 추려 보자면 대략 이 정도쯤 되겠다. 물론 나도 그 소리를 고스란히 들어 줄 만큼 순종적이고 얌전한 성격은 못 된다. 몇 마디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려고 애쓰다가 그것도 지치면 결국 어떤 식으로든 맞받아치게 될 수밖에 없는데, 그게 또 말이 곱게 나오는 것도 아닌지라 엄마는 그걸 듣고 분통을 터뜨리고, 그러면 나는 그에 맞서 펄펄 뛰고, 그렇게 서로 언성이 높아지고, 종국에는 싸움이 벌어지고......그런 식으로 몇 차례쯤 접시나 화분 같은 것들이 깨지거나 책장이 엎어지고 나서야 대전투가 막을 내리는 것이다. 전투가 끝나고 나서도 얼마간의 기간 동안은 냉전이 이어지지만, 거기까지 일일히 따지고 들자면 얘기가 굉장히 길고 지루해질 테니 그건 넘어가도록 하자. 또한 그 와중에 매번 느긋하게 커피를 타 마시며 사태를 관망하거나 안방에 들어가 야구를 보는 아빠가 나름의 코미디라면 코미디일 것이다. 마법이나 이종족 없는 환상소설의 도입부야. 어떤 느낌일지 궁금해서 올려보는 거니까 느끼는 바를 가감 없이 얘기해주면 고마울 거 같아.

#21 이름이 없음 2018/03/21 22:32:51

>>20 환상 소설이라는 느낌이 도입부엔 느껴지지 않지만, 우리나라의 흔히 보이는 풍경을 잘담아낸 거 같아. 다만 환상소설로써는 조금만 더 볼 수 있어야 판달 할 수 있을 거 같네.

#22 이름이 없음 2018/03/21 22:34:12

>>19 늦었지만 썡큐, 시간은 대해선 고의적으로 비틀어 놨어. 내가 중간에 끊고 내버려서 독자에게 그걸 설득할 기회가 없었네.

#23 이름이 없음 2018/03/21 22:43:03

그 시대는 혼란과 안정, 전쟁과 평화, 희생과 이기심의 시대였지. 사람들은 자기 갈 곳 조차 모른 체 방황했지만 모두들 그 자리에 있었고. 그 이전 세대와 같이, 마치 다른 사람을 죽이는 건 인간의 숙명이라는 듯 더 효율적이고 더 많은 사람을 죽여 댔지만 그 이전 세대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평화로웠으며. 누군가는 모두를 위해 안 보이는 곳에서 자신을 기꺼이 내놓고 보상조차 못 받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모두를 등 처먹기 위해 잘 보이는 곳에서 남을 기꺼이 내놓고 보상을 받던 시기였어.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인 그 시대는 모두들 미래에 대한 불확신을 확신했는데. 그 시조에서 가장 이름을 날렸던 건 마운티아라는 위대한 공화국이었어. 거기 계셨던 자비롭고 현명하신 귀족 나으리들깨서는 그런 불확신을 대처하는 방법으로 현명하게도 자기의 얼굴이 박힌 돈을 찍어내려고 안달이 나있었지. 덕분에 마운티아는 도저히 국가라고 볼 수도 없는 무질서가 태어났는데, 법정 화폐가 12가지가 되어 버렸으며. 매일 의회에서는 통일 화폐로 어떤 귀족 가문의 얼굴이 박힌 화폐로 정할 것인가로 의미 있는 토론만이 이루어 지고 있었고. 그 덕분에 별로 가치가 없는, 이를태면 ‘기초 교육 법령’, ‘마운티아 통일 행정구역 법’ 같은 것들은 수많은 종이 속에 묻어있었지. 그런 현명한 일 처리를 보고 감탄한 시민들은 보답으로 그림을 그렸는데. 그 덕분에 거리에선 심심치 않게 성스러우신 귀족 부인들의 알몸 그림을 볼 수 있었고, 쪽 팔린다고 화가를 처형하라고 고래고래 소리지르면서 군대를 끌고 수도를 뒤지는 정말 논리 정연한 시민들과 귀족들이 있었던 나라였어. 그 남쪽에 있었던 나라. 리플란스 왕국은 이런 논리 정연함을 그리 관심이 없어서 다른 길을 걷고 있었지. 단순한 게 최고라는 걸 자기 혼자 납득한 사람이 있었는데. 그게 그냥 사람이었으면 딱히 상관이 없었지만 그 새끼가 그 나라의 최고지도자면 이야기가 바뀌더라고. 그 지도자는 얼마나 자비로웠는지 마운티아와 같이 정치에 관하여 백성들을 귀찮게 안 만들고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혹은 하지 않아야만 하게 만들었는데 감히 그런 자비를 거역하는 나쁜 백성들은 다른 나라, 주로 하늘에 있다고 생각되는 곳으로 보내주거나. 무신론자면 목과 육체의 분리로 그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존중해 준 진정으로 백성에게 사랑을 베푸는 왕이 왕좌에 앉아있었어. 그리고 이 좋은 제도를 전 세계로 수출하기 위해서 온 백민의 옷과 빵과 집과 문짝과 문 손잡이와 누더기 같은 것과 잡곡을 자발적으로 모금을 하여 자연 상태로 되돌려 놓고 군인들만 찍어내던. 가히 전란의 시기에 최적의 선택을 한 국가였는데, 다만 리플란스는 지금 여러분도 익히 알듯이 최소 50년간 전쟁을 한 적이 없다는 거지. 그리고 그 옆에 있는 나라. 라그노리아 왕국은 마운티아의 논리도, 리플란스의 단순함도 둘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생각했는지 자기 영토에 틀어박혀서 나올 생각을 안 했지. 그러고는 ‘우리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외지인을 받지 않습니다!’ 라고 떠벌렸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마운티아는 화폐에 누구 얼굴 박아야 하는 가로 싸우고 있었고, 리플란스는 자기 백성들을 엿 먹이는 대에도 시간이 부족했기에 아무도 이 특이 취향의 위험한 나라를 건들지 않았어. 한편 에어조라 대륙을 반이나 먹고 있지만 인구는 제일 적은 이샤라이나라는 나라는 마운티아의 북쪽에 자리잡고 있었는데 이 친구들은 ‘에어조라’라는 이름을 좋아하지 않아. 왜냐하면 자기들이 믿는 ‘이샤라이나’라는 신과 남매관계라서 그랬어. 우선 이샤라이나 교단이라는 희대의 악마들에 관해 말하자면. 이 대륙에서 가히 악질적이며 상종하지 말아야 하는 인간으로 제일 먼저 꼽히고. 특히 이 대륙을 싸질러 놓고 튀어버린 창조신 에어조라와는 다르게 그의 여동생인 이샤라이나는 최선을 다해 자신들의 신자들을 수호하고 있는 종교야. 어쨌든, 이샤라이나라는 국가는 고립, 자해, 내분을 택한 이 세 나라와는 다르게 제 4의 길을 택했어. 바로 외세에게 나라를 팔아먹는 거였지. 10년 하고도 5년전. 다른 대륙을 다 처먹고도 배고프다는 ‘쿠드란 - 디벨로이드 제국’이 이 대륙을 ‘민주주의’라는 이름아래에 상부층은 다 죽여 버리려 했으며, 그게 잘 안 풀리자 목표를 바뀌어 심심풀이로 불장난 좀 했는데 자신의 집을 공격하는 지 항의하는 주민도 ‘민주주의’라는 이름아래에 죽여버리고, 멋대로 쳐들어 오고는 어째서 주민들이 자기들을 지지하지 않는지 ‘진심으로’ 고민하는 멍청이들이 쳐들어 온지 5년 후였지. 게다가 이 친구들은 마법이란 거의 흥미가 없고 죄다 따분한 물리공식과 화학식 배열의 성욕을 느끼는 이상한 친구들이었는데. 우리가 열심히 마법서를 외우고 있는 동안 그 친구들은 손가락을 ‘깔짝’하면 끝나는 정말로 공평한 전쟁을 치루었어. 그래서 이샤라이나는 그런 새끼들에게 나라를 팔아먹었는데 그 덕분에 철로라던가 식량이라던가, 전차라던가 그런 것들이 쫙 깔렸고 가히 무제한적 제한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이샤라이나를 재건했어. 물론, 그 대가는 디벨로이드 제국은 에어조라에 아주 훌륭한 침략의 교두보를 제공해주는 것과 매일 매일 이샤라이나에서 날라온 비행기가 마운티아의 영공을 농락하곤 집에 가는 걸로 제공했지. 이샤라이나 입장에서 변명을 조금 해보자면 약 2000년간의 드래곤과 종족을 건 더비 매치에서 혈투를 하면서, 무려 수도를 최전선에 끼고 용감하게 보이고, 정의롭게 보이면서 싸웠는데. 비겁하게 방어선의 뒤에 숨으면서 지원마저 끊어버린 마운티아가 꼴 보기 싫어서 디벨로이드 제국으로 도망쳤다고 말할 수는 있겠네. 그렇지만 이샤라이나는 시간이 지날수록 과거의 위상을 잃고는 지금은 그저 빌어먹을 더럽게 큰 날파리를 잡으려고 국력의 모든 것을 꼬라박고, 이샤라이나 교를 믿지 않는 시민들을 절벽에 떨어트리고, 다른 나라 시민을 납치하여 최전선에 꼬라박다 못하여 결국 외세까지 끌어드려 꼬라박게 만든 희대에 국가지. 왜 이샤라이나만 자세히 알려 주냐고? 왜냐하면 말이지. 내가 제일 처음 이야기 할 곳이 바로 이샤라이나에 가서 있었던 일이거든. 자, 그러면 부디 여기에 계신 모든 분들. 한번 그 망할 이샤라이나로 나와 함께 모험을 떠나보자고. 쓰고 있는 판타지 소설의 도입부. 두 도시 이야기 느낌이 많이 나네. 지금 읽고 있는 책이라서 그런가. 괜찮을까나. 이거.

#24 이름없음 2018/03/24 18:39:11

>>23 음.. 일단 여기다가 올린 글이 레스주가 쓰려는 소설의 도입부지? 내 개인적인 감상으로는 이런 도입부는 조금 읽다가 질려버린다고 할까.. 나는 설명이 길게 느껴지는것 같아. 물론 글은 재미있어! 까내리는듯이 신랄한 것 같은 반어적인 부분들이 특히 취향. 다만 모바일이라시 그런지 문단이 쪼끔 긴 느낌이였달까. 아무튼 뒤가 두근두근 궁금해지는 글이였어!

#25 이름이 없음 2018/03/24 23:34:03

>>24 칭찬과 지적 생큐. 내가 보기에도 주절 주절 이야기가 많았던거 같아. 그래서 다시 퇴고하고 있는데, 괜찮다면 봐줄 수 있을까?

#26 이름없음 2018/03/26 00:31:15

그루터기에서 자라난 나무

#27 이름없음 2018/03/26 00:55:45

>>25 물론! 당연히 읽을거라구☆ 답하는거 조금 늦었을라나.

#28 이름없음 2018/03/26 01:08:15

>>26 으음! 역시 자살이라는 것과 내 목숨은 자신만의 것이 아니다 라는 이야기 생각외로 많지? 처음부터 끝까지의 존대말이 인상적이였어. 그리고 가장 처음의 라는 구절이 가장 인상깊고 예뻤다고 생각해. 조금 익숙한 전개였지만 말이야. 제목은 뭐가 좋을까. 나도 제목을 잘 짓는 편이 아니니까 항상 고민하지. 레스주가 이야기 하고싶은건 목숨의 소중함,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 나로인해 슬퍼하는 사람을 생각해 정도 이려나? 그루터기에서 난 새싹에게 케모마일 한 줌. 그루터기에서 다시 자라나 나무가 될 수 있고 케모마일 Chamomile 의 뜻은 역경에서도 굴하지 않는 강인함. 다시 다가올 폭풍우에서 견뎌내 이기라는뜻. 어떨지 모르겠네..

#29 이름없음 2018/03/26 01:29:56

>>28 읽어 줘서 고마워! 제목에 대해 생각해준것도 너무 고맙구:) 블로그에 올릴려고 하는데 제목이랑 누군가 일긴 하려나 이런 생각때문에 올리게 됬어 좋은 충고 발전이 되도록 노력해볼게 레스주 말 이쁘게 해줘서 너무 기분이 좋다:)

#30 이름없음 2018/03/26 01:35:00

>>29 으으으...! 역시 레스주도 말 이뻐! 완전 기쁘다구 감사받으면! 발가락 꽉 오무려 동동거리고있어! 이런저런거 서핑 하다가 레스주 글 발견하면 반가울거같아(*´艸`*)

#31 이름없음 2018/03/26 01:56:52

>>30 장편으로 구성해놓은건 많은데 필력이 좋지 못해서 단편부터 천천히 시작하려고! 혹시나 발견하면 가끔씩 들어와서 이것저것 읽어 보고 가! 제목은 그루터기에서 자라난 나무로 하고 싶은데 괜찮을까? 사람들이 좀 더 알아보기 쉬운걸로 해고 싶어서 후자를 선택했어;)

#32 이름없음 2018/03/26 01:59:50

>>31 오, 오오오오! 물론이지, 마음껏 써도 괜찮다구? (웃음)

#33 이름없음 2018/03/26 02:01:40

>>32 고마워! 그럼 여기 쓴 글은 내려야 겠다 시간 늦었다 잘자! 좋은 밤 보내:)

#34 이름없음 2018/03/26 16:46:34

중편 예상되는 글의 첫부분. 쓰다보니 우중충. 손가는대로 쓴 글이 마음에 들어 이리저리 생각중. 제목 : 미정 물방울 떨어져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받쳐놓은 냄비 위로 탁탁 거리는 소리가 익숙하다. 수도꼭지에서 하나씩 떨어져 내리는 물이 아깝기도 하지만 마음에 든 소리니 딱히 수도관을 고친다거나 할 생각은 없다. 흐린 하늘을 타고 내려오는 매서운 바람이던가 빗방울이던가는 창문을 쿵쿵 들이받으며 자신의 위세를 드러내고 있다. 의미없이 틀어놓은 텔레비젼속 연예인들은 속모습 까진 알 수 없으나 일단 겉모습 하나는 화려하니 볼만하다 생각한다. 불하나 켜두지 않은 집안에 비추는 텔레비젼속 불빛이 거실을 빛으로 채운다. 매끄럽게 흘러가는 시계의 초침은 소리없이 시간처럼 흐르고있다. 아직 세시도 지나지 않은 시각이건만 밖은 예닐곱시라도 된듯 어두컴컴하고 멀찍하니 들려오는 고양이의 울음소리가 메아리친다. 꼭 누군가가 보고싶은 듯이 누군가가 들으란 듯이 그렇게 우는 소리가 퍽 구슬프다. 띠리리리릭- 띠리리리릭- "왜." ="이야- 매정하네. 친구가 전화했는데 첫마디가 왜라니." "나의 친구야, 반 년 만에 무슨일로 전화했냐?" ="미안하니까 그만해라. 잘못했어." "그래서, 무슨 일이냐고" 하루종일 느꼈던 불길함이 고조된다. 이유없이 퉁명스러운 목소리가 나간다. 다음 이야길 듣지 않는게 좋을 것임을 알지만 그럴 수 있을리가 없다. 자그마치 그 녀석의 전환데. ="음.. 나 결혼해. 그 이야기 하려고 전화했어. 어차피 청첩장 갈테지만.. 미리 말하고 싶어서." "축하해. 신부는 그 때, 그?" ="응. 내 신부 예쁘지 않냐? 점점 예뻐져서 큰일이라고~" "그러냐." 끝났다. 이젠 완전히 끝나버린거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라며 이 감정을 잡고있을 변명거리도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 "너한테 아깝네." ="새신랑한테 너무하네. 어? 어, 어어! 아아.. 이만 끊어야겠다. 예쁜이가 불러서. 오랜만에 전화해서 벌써 끊네 미안!" "아냐. 미안할게 뭐가 있어. 그래, 결혼식때 보자." 전화가 끊겼다. 핸드폰을 집어 던졌다. 바닥에 널부러진 옷 위에 안착한다. 버튼이 눌렸는지 문자나 그 외의 알림이 왔는지 액정이 켜졌다. 푸르스름한 빛이 조롱하듯 일렁이다 곧 꺼졌다. 텔레비젼을 끄고 그 앞에 주저앉았다. 가슴께의 옷을 그러잡았다. 무릎을 꿇고 몸을 숙였다. 차가운 바닥의 냉기가 이마에 와닿는다. 온 몸에 힘이 들어가고 주먹쥔 손으로 머리를 내리치지만 격한 감정은 가시질 않는다. 눈에 힘을 주는걸 포기했다. 떨어지는 눈물을 무시했다. 난 지금 울고있지 않는다. 이 감정이 아까워서. 그 녀석, 아니 그 사람한테 전하지도 못한 이 마음이 조금이라도 희석되는 것 조차 못견디겠어서 꾹 눌러 담았다. 형체도 없는게 빠져나갈까 온 몸을 웅크렸다. 두 팔로 몸을 감쌌다. 아프도록 이를 악물었다 "이 것, 만큼은…내꺼야…!" 놓치고 싶지 않기에 다짐했다. 매일같이 이 감정들을 떠올려, 희석되지 않도록 내 안에 쌓아 둘거다. 마지막의 마지막 까지 가지고 있을테다. 그렇지만 역시. 말 한번 꺼내보지 못한게. 아주 조금. 후회된다. 한번에 쭉 내려쓴게 아니라 이리저리 기워서 글이 조금 어색한 부분이 있을지도 분위기라던가 느낌같은거 말해주면 좋겠다 싶어서 올림! 피드백 환영!

#35 이름없음 2018/03/26 16:52:02

지금은 아무도 없나..? 올려도 소용없으려나

#36 이름없음 2018/03/26 17:54:58

>>35 지금이라도 올려 달라구! 궁금해!

#37 이름없음 2018/03/26 20:24:01

내꺼 (>>34) 또 묻히려나..

#38 이름이 없음 2018/03/26 22:32:51

>>34 비오는 방 안에서 혼자 있는 듯한 느낌이 나. 전화 받은 사람이랑 나와는 모종의 연관이 있는 거 같아서 불안감이 느껴지고. 다만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조금 더 바깥 상황이 차분해 졌으면 좋겠어. 태풍보다는 계속 떨어지는 눈물같은 느낌의 비가 잃어버린 그녀에 대한 감정이 더 공감이 잘 될 거 같아. 나는 여기서 썩어가고 있는데, 내가 바라는 것과, 손에 얻지 못한 소중한 것은 천천히, 그렇지만 계속 멀어져가는 듯한 느낌이 더 맞을 거 같아. 그걸 바깥 날씨랑 연관시키면 더 좋을거 같고. 꽤 오지랖 떤 거 같아서 미안. 비평은 많이 안 해봤거든. 그리고 내 개인적인 생각이니까 너무 연연하지는 말아줘.

#39 이름없음 2018/03/26 23:10:31

>>38 아냐아냐. 미안할거 없어:) 나도 비평같은거 없이 살아서 괜찮! 열심히 생각해줘서 써주었구나 라는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이쪽은 기분 좋아(*´艸`*) 레스주씨의 말 듣고 그럴 수 도 있구나 생각했어. 쉼없이 빗방울이 떨어지는게 공감이 더 될 수 있다는거. 그리고 묘사하지 않아서 몰랐겠네.... 일단 주인공씨 남자.. 그래서 감정이 조금 더 격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야. 그리고 주인공씨가 느끼기엔 천천히 멀어진게 아니라 뚝 떨어져 버린 것으로 생각해. 곁의 친구로 만족했다면 소식을 계기로 그것도 죄스러워 한달까. 이걸 핑계대며 스스로로부터 도망갈, 변명할 길이랄까. 글이 짧기도 짧고 내 묘사 부족이네. (웃음) 하나 더. 잃어버리지도 않은 '그'야. 애초에 주인공씨는 '가진 적'도 없어. 가지려 한 적도 없고. 역시 마음에 든 문단에 이리저리 쓰니 설정들이 구멍 많네. 정해지지 않은 곳 도 있고. 차근차근 제목미정의 이 글 정리해야겠어. 레스주씨 반응 해줘서 고마워!

#40 이름이 없음 2018/03/26 23:42:46

>>39 나야말로. 도움이 되서 기뻐. >>39의 글을 읽고 다시 읽으니까, 자연스러워 보였어. 앞 내용이 궁금해 지는 글이었어. 나중에 정식으로 봤으면 좋겠어.

#41 이름없음 2018/03/27 20:06:29

아까 아무도 없냐고 묻던 사람이야. 올려 볼게. 삑. 누더기를 몸에 두른 여자가 밤하늘을 올려다본다. 그녀의 옆에서는 한 남자가 모닥불을 지피고 있다. 하늘은 암흑으로 차오르고 있지만, 동시에 수많은 작은 별들이 그 밝은 낯빛을 내밀기 시작한다. 어두운 빛이 두 여행자를 슬그머니 바라봤다. 폐허 속에서 별들을 좇는 우리는 분명 아름답게 빛날 거야. 여자가 항상 입버릇처럼 달고 사는 말이었다. 남자는 피식 웃으며 그렇겠지, 라고 대답하고 이제 막 피어나기 시작한 어린 불꽃에게 먹을 것을 주었다. 그러자 불꽃은 기뻐하며 마구 춤췄고, 어둠을 몰아냈다. 퍼져가는 빛에 주변에 널브러진 건물의 잔해들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려다 다시 그 모습을 드러냈다. 여기는 이렇게 된 지 얼마나 된 걸까. 여자가 중얼거렸다. 미안하지만 난 평범한 모험가일 뿐이라서 말이야. 남자가 무신경하게 답했다. 어두운 세상이 불꽃에 따라 흐물흐물 녹아내렸다. 빙글빙글. 하늘이 돈다. 한 점을 기준으로 빛나는 원을 그리며 하늘이 돈다. 마치 하나의 아름다운 과녁 같다. 그러나 과녁이 완성되기 직전에 회전은 멈추며 원들은 사라진다. 여자가 잠에서 깼다.

#42 이름없음 2018/03/27 21:30:31

>>41 마치 동화같은 느낌이 들었어. 조금더 표현이랄까 글의 매끄러움을 다듬는다면 분명 반짝반짝하고 예쁜 글이 될 것같아. 그렇지만 조금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하나도 이해가 가질 않네.. 제일 앞의 삑도 무얼 묘사하는지 모르겠고. ㅎ.. 표현이 (불에게 먹일 준다던가, 하늘이 돌고 과녁이~ 같은 부분들)정말 새로웠어! 내 개인적인 느낌이니까 너무 연연하지 말아줘:)

#43 이름이 없음 2018/03/27 23:40:19

그 시대는 혼란과 안정, 전쟁과 평화, 희생과 이기심의 시대였어. 사람들은 자기 갈 곳을 모른 체 방황했지만 모두들 그 자리에 있었고. 그 이전 세대와 같이, 다른 사람을 죽이는 건 인간의 숙명이라는 듯 더 효율적이고 더 많은 사람을 죽여 댔지만 그 이전 세대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평화로웠으며. 누군가는 모두를 위해 안 보이는 곳에서 자신을 기꺼이 내놓고 보상을 못 받았지만, 다른 누군가는 모두를 등 처먹기 위해 잘 보이는 곳에서 남을 기꺼이 내놓고 보상을 받던 시기였어. 지금으로부터 약 10년전인 그 시대는 모두들 미래에 대한 불확신을 확신했는데. 이 불확신을 논리 정연함으로 돌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마운티아라는 나라가 있었지. 거기 계셨던 자비롭고 현명하신 귀족 나으리들깨서는 불확신을 대처하는 방법으로 현명하게도 자기의 얼굴이 박힌 돈을 찍어내려고 안달이 나있었어. 매일 상원에서는 통일 화폐로 어떤 귀족의 얼굴이 박힌 화폐로 정할 것인가로 의미 있는 토론만이 이루어 지고 있었고. 그 덕분에 별로 가치가 없는, 이를태면 ‘기초 소득세 법’, ‘의무 교육 법령’ 같은 것들은 종이 속에서 자고 있었지. 하원도 별 다를 건 없어서 대중들에게 먹이로 집어 던질 비난 대상이나 찾고 있었고. 그런 현명한 일 처리를 보고 감탄한 시민들은 귀족들을 칭송했는데. 그 덕분에 거리에선 심심치 않게 성스러운 귀족 부인들의 알몸 그림과 부모님의 안부를 볼 수 있었고. 귀족들은 그에 화답해 의회에서 퇴근하면 법원을 집으로 삼았지. 그 남쪽에 있었던 나라. 리플란스 왕국은 이런 복잡한 것엔 그리 관심이 없어서 단순한 게 최고라고 주장했어. 얼마나 자비로운 나라였으면 마운티아와 같이 정치에 관하여 백성들을 귀찮게 안 만들고 딱히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혹은 하지 않아야만 하게 만들었는데. 감히 그런 자비를 거역하는 백성들은 편하게 에어조라 신 곁으로 보내주어 소원을 이루게 해주거나. 무신론자면 목과 육체의 분리로 그들의 자유로운 사고를 존중해 준 진정으로 백성에게 사랑을 베푸는 왕이 왕좌에 앉아있었어. 그리고 이 좋은 제도를 전 세계로 수출하기 위해서 온 백민의 옷과 빵과 집을 자발적으로 내게 강요해 인간을 자연 상태로 되돌려 놓고. 알뜰하게 남은 것. 그러니까 인간까지 군대로 보내버리는 가히 전란의 시기에 최적의 선택을 한 국가였지만, 리플란스는 평화를 사랑하여 자국민을 죽이는데 그 힘을 썼지. 그 다음으론. 동부 해안의 나라. 라그노리아 왕국은 마운티아의 논리도, 리플란스의 단순함도 둘 다 똑같은 놈들이라고 생각해서 자기 영토에 틀어박혀서 나올 생각을 안 했어. 그러고는 ‘우리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 외지인을 받지 않습니다!’ 라고 떠벌렸지만. 위에서 말했듯이 마운티아는 화폐에 누구 얼굴 박아야 하는 가로 싸우고 있었고, 리플란스는 자기 백성을 죽이는 데도 시간이 부족했기에 관심을 받고 싶어도 못 받는 나라였어. 마지막으론 북쪽에 있던 이샤라이나 신정 제국. 이 제국은 이런 불확신의 시대에 홀로 미래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던 나라였어. 시민들에게 오직 여신상만 보면서 수행하면 언젠간 이샤라이나의 구원이 미칠 거라고, 우리는 모두 부자가 되어서 따뜻한 집과 풍부한 식량을 가지고 사랑과 자비의 이름으로 이교도들을 죄다 죽여버릴 수 있다는 확신을 에어조라라는 대륙이 탄생하고, 흑마도사들이 자비로운 이샤라이나 종교에 반발하여 독립 전쟁을 터트리고, 마운티아가 최초의 귀족 연합체가 되고, 리플란스 왕국이 남부를 통일하고, 니아르 종족이 영토권으로 리플란스 왕국과 전쟁을 하여 라그노리아 왕국을 성립하고, 수많은 소수 왕국과 공화국, 이단자들이 이 대륙을 휩쓸고 마지막으론 다른 대륙에서 온 디벨로이드 제국이라는 침략자가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우리 모두를 죽이는데 실패하고선 애매한 평화가 온 지금까지 지켜왔고. 약 3000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그 확신을 바꾸거나 수정한 사람들은 모두 합리적이고 공평한 이단 재판인 ‘절벽으로 넘어뜨리기’을 하는 나라였고, 다행히도 이샤라이나는 절벽이 많은 나라라 몇몇 절벽만 매워졌어. 주로 시체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대를 암흑의 시대가 아니라, 이중성의 시대로 봐야 하는 이유는 마운티아에서 귀족 누드화를 그리고 명예훼손으로 고소당한걸 무상으로 변호해주는 이름 모를 변호사. 이 나라는 글러 먹었다고 자조하면서도 시민들의 방패가 되어준 이름 모를 병사. 뇌물을 금으로 환산하면 300kg을 처 먹은 어느 정치인의 이기심을 고발하고 ‘공무원 비밀 유지 법’으로 징역 15년을 산 이름 모를 비서가 있었고, 그 외에도 수많은 사람들은 이 불확신에 자신의 목숨이나, 운명을 기꺼이 걸고 손에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위해 살아 갔기 때문이야. 그래서 난 이 시대를 환상의 몰락이라고 칭하는데, 드디어 사람들은 영웅 같은 외부의 힘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힘으로. 이름없는 누군가의 희생이나 헌신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깨달았어. 그래서 더 이상은 이름이 알려진 영웅 따위는 동화책에나 존재해야 했었는데 안타깝게도 영웅들은 그러한 시대의 요구상과 다르게 생존해 있었지. 그 영웅들은 그 시대에 발악하면 발악할수록 그때까지 세웠던 모든 공적과 추억이 더럽혀져 갔고, 자신은 다르다는 우월감에 침식되어 갔고, 줄어가는 연금에 불안감이 더해져 갔어. 슬프게도, 영웅들도 인간이라서 박수 칠 때 못 내려가고, 억지로 자기 시대라도 자기 망상만을 더해 간 시대였지. 왜 그렇게 자세히 알고 있냐고? 지금부터 할 이야기가 그거거든. 감히 ‘환상의 몰락’ 시대에서 살아남으려는 한 남자의 이야기야. 뭐, 그리 우울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이상한 표정 짓진 말고. 퇴고를 했는데, 전보다 더 괜찮아 졌으려나.

#44 이름없음 2018/03/28 00:00:06

>>43 대애애박! 분명 같은 세계관인데 훨씬 더 읽기 편해졌어! 눈에 훨씬 더 잘 들어오고 질리지 않고 깔끔하게 도입부를 클리어 한 느낌이야. 나는 항상 소설의 첫부분을 보고읽을지 말지를 결정하는데 레스주의 거라면 언제나 웰컴! 이라는 느낌이지.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전보다 확실히 괜찮아졌다는거야:) 읽을 수 있어서 즐거웠어. 레스주 건필하길!

#45 이름이 없음 2018/03/28 23:21:39

>>44 칭찬 생큐! 오타랑 단어만 수정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야겠네. 피드백줘서 고마워!

#46 이름이 없음 2018/03/30 00:21:48

이름 : 작가가 죽었습니다. 여기는 평소라면, 혹은 원래 전개대로라면 매우 매우 평화로운 주인공의 고향이자. 사실 소설 흐름상 등장도 거의 안 하는 그냥 가이드용 마을. 게임으로 치자면 튜토리얼 마을이어야 할 것이다. 이 마을의 등장인물들은 가끔 주인공의 회상에나 등장하고. 운이 좋으면 마왕을 잡기 전에 ‘기다려라, 그리운 고향이여!’ 라고 한번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전개상으로 주인공의 투지를 불태우기 위해 마왕군이 여기 사람들을 죄다 죽일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이 마을사람들은. 왕도적 전개에서 벗어나 버렸다. 더 불행한 점은 그 원인이 작품 내부에 있는 게 아니라 외부에 있다는 걸까. “저, 저게 뭐냐?! “ “시, 신이다아아! “ 엑스트라 1, 엑스트라 2가 비명을 지르며 저렇게 말했다. 솔직히 저게 신이라고 불려야 할지는 모르겠는데, 만약에 뜬금없이 크레인에 사람이 대롱 대롱 매달려 있는걸 본다면 여러분을 그걸 신이라고 하겠는가, 아니면 불쌍한 정신병자라 생각하겠는가? 전자라면 상담을 추천한다. 그렇지만 이 작품의 세계관은 중세 판타지고. 평범한 용사가 열심히 성장해서 마왕을 때려잡는다는. 엄청나게 왕도적인 전개의 작품 ‘이었다. ‘ 물론 지금은 아니다. 그런 전개의 작품에서 갑자기 ‘기계장치에 매달린 정신병자’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독자들은 선호작품에서 그 작품을 뺄 것이고. 개연성이 안드로메다 은하 저 편에 사라져버렸다고 욕할 것이다. 그래. 그게 문제다. 지금 개연성이 안드로메다 은하 저 편으로 날라가 버렸다. 망할.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건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한 남자는 자신의 팔뚝에 붙여져 있는, 역시 전혀 중세 판타지에 전혀 안 어울리는 기계장치를 들어다 본다. ‘개연성 기준: 1300%! 경고: (이 미친새꺄! 뭘 하면 이렇게 되냐?!)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강림할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당장 탈출하세요!’ 정상은 1%니까. 지금 이 상황은 정상에 비해서 1300배나 잘못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래. 그러니까 마을 사람들이 중세 판타지인 주제에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고. 모험을 떠나야 하는 용사 새끼가 마을에서 하렘이나 차려서 포주로 진화했고. 기다리다가 지루해진 마왕이 여자를 후리고 다니는 용사를 엄벌하기 위해서 친히 마을에 강림하셨다. 그리고 원래라면 중세 정통 판타지로 흘러가야 하는 작품이. 갑자기 미소녀 뽕빨물 이세계 초 전도 액션물로 바뀌어 버리자. 너무나도 화가 난 작품의 의지가, 결국은 고대 그리스의 금단의 비법까지 써버린 것이. 작금의 상황이었다. 자, 그러면 왜 그렇게 됐는가도 문제였는데. 우선 작가가 현실세상에서 실종 되어 버려서. 작품의 미래가 없어져버렸다. 그거까진 괜찮았다. 그냥 정체 되어 버린 세상이었으면 용사는 평생 어린이인체로 여기서 살았겠지만 적어도 하렘은 안 차릴 테니까. 그렇지만 진정한 문제는 저기 정신이 나가 있는 듯 서있는 한 남자와, 한 여자였다. 저기 둘은 이제 앞으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것이니, 이름을 말해주겠다. 남자는 ‘김주혁’. 여자는 ‘이지연’ 이다. 역시 전혀 서양식 이름이 아니다. 참고 삼아 말하자면. 지금 이 작품은 중세 ‘서양’ 판타지고. 작가는 나름대로 중세에 대해 관심이 많다. 뜬금없이 이름을 한국식으로 짓는 멍청이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러면, 도대체 왜 저런 이름이 튀어나온 것인가? 의외로 간단한데 저 둘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너무 단순해서 말이 안되지만. 놀랍게도 저 둘은 이 ‘하르칸 왕국’의 백성이 아니라. 무려 주민등록증도 나온 건장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럼 왜 건장한 대한민국 국민이 세금이나 꼬박 꼬박 입금할 것이지 이런 세상에서 무슨 뻘짓이냐?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잠시 리와인드 버튼을 이용하여, 과거로 돌아가보자. 정확히 현실 세계 기준으로 4시간 전 말이다. 그래. 여기. 이거, 더 쓰면 재미있을까? 도입부인데 어떤거 같아?

#47 이름없음 2018/03/30 02:31:53

>>46 약간 라노벨 삘 난다. 그쪽하는 레스더니? 나는 순수문학해서 네 의도를 잘 모를수도 있고…… 그냥 '아 이렇게 느낄수도 있구나' 정도로 느껴줘! 우선 문단문단이 너무 짧아. 스레딕에 올리면서 가독성을 위해 짤막하게 끊어 올린 것이라면…… 이해하면서도 말한다. 문단이 너무 짧게 대여섯 줄로만 이루어져 있으면 내용의 흐름을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 거기다 문단은 전체적인 글의 흐름을 나누는 기준이라서, 문단을 많이 나눌수록 글이 산으로 갈 수도 있어. 내가 자주 그랬거든. 「갑자기 미소녀 뽕빨물 이세계 초 전도 액션물로 바뀌어 버리자. 너무나도 화가 난 작품의 의지가, 결국은 고대 그리스의 금단의 비법까지 써버린 것이. 작금의 상황이었다. 」 이 문단은 아예 한문장 내지 두문장이 될 것을 짧게 도막낸 느낌이었어. 물론 문장은 짧을수록 이해가 쉽지. 그리고 이정도로 끊어썼으면 글쓴이의 연출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으음 아무리 연출이라해도 이렇게 쓸 필요가 없는 부분인 것 같아서. 도입부이고 세계관이 독특하니까 지금 글의 내용이 세계관 총정리! 인거잖아? 세계관을 서술하려면 안 그래도 힘드니까 미소녀 뽕빨문 같다던가 하는 부분은 빼도 좋겠다. 과한 치장을 뺀 글이 문장 정리에 쉽다. 개인적으로 '글은 뺄 문장이 없어야 완성'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 ㅎㅎ 너무 쓴 소리만 했나……? 나는 정말 너가 글을 열심히 쓰면 좋겠어서 해줄 수 있는 말 하고간다. 세계관도 독특하고 재미도 있으니 라노벨 라인 노리면 잘 나갈 것 같다.

#48 이름없음 2018/03/30 02:41:36

>>46 나는 윗 레더처럼 무언갈 자세하고 잘 알고 있는게 아니라 그저 읽고나서 평범한 한명의 독자(판타지, 무협, 패러디등 재미만 있다면 가리지 않는 잡식성으)로써의 감상과 견해를 줄 뿐임을 먼저 말해. 쉽게 줄줄이 읽혔어. 난 모든소설의 첫머리 열 줄 정도 읽으면 읽을것과 때려 칠것으로 금방 정하는 스타일이야. 이런 나로썬 46레더 너의 글은 뒤가 궁금해지는 글이야. 모레딕을 위해 잘라버린건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 글자크기에서 이정도 문단은 괜찮다고 생각해. 그 말은 글씨가 작아지면 문단이 짧아진단거지만. 뭐 어쨌거나. 초반의 설명하는 곳의 짧은 호흡으로 빠르게 진도 뺀점에 나는 가산점. 글이 길어도 늘어지니까-. 레스주 건필하길!

#49 이름없음 2018/03/30 03:59:15

>>46 되게 술술 읽힌다. 글이 부드러워서 부담 없이 읽기 좋은 것 같아. 과격한 언행과 메타적인 발언도 꽤 신선해! 나는 이 작품이 마음에 들어.

#50 이름없음 2018/03/30 04:11:18

나도 올려도 되려나? 음... 영 못 쓴 글인데.

#51 이름없음 2018/03/30 07:52:21

>>50 오ㅡ 물론ㅇ지!

#52 이름이 ◆JVhtbeMnVal 2018/03/30 13:40:26

>>47 피드백 생큐. 아니야, 오히려 쓴 소리가 더 고마울 때도 있으니까. 좋은 말만 들으면 나를 객관적으로 바라보지 못하는 거 같거든. 퇴고하고 한 번 더 올릴 건데, 그때도 피드백 줬으면 좋겠어. 고마워.

#53 이름이_없음 ◆E1bbhgo3U5a 2018/03/30 13:41:42

>>48 생큐! 다행히도 흥미가 있었나 보네. 재미있게 읽어줘서 고마워! 열심히 쓸게!

#54 이름이_없음 ◆E1bbhgo3U5a 2018/03/30 13:43:51

>>49 고마워. 저거 쓸 땐 내 옆에 술취한 아저씨가 회사 욕하는 걸 쓰는 거 처럼 쓰고 있거든. 소재가 메타적이라 저작권이 무서워서 아직 못쓰고 있지만. (스티븐 스틸버그 정도는 되야하나.) 고마워!

#55 이름이_없음 ◆E1bbhgo3U5a 2018/03/30 13:45:49

>>47 라노벨파는 음.. 아니야. 요즘은 안 읽기도 하고. 독자가 편안하고 부드럽게 읽히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혹시 실례가 안된다면 >>43 글도 피드백 해줄 수 있을까?

#56 이름없음 2018/03/30 13:45:53

>>41 묘사(?)를 꽤 자세히 하는데.. 만약 '과녁'이라든가 하는 것들이 앞으로 있을 일이나 현재 상황을 암시하는게 아니면 좀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어.

#57 이름없음 2018/03/31 14:17:53

>>55 요즘은 이라는 건 읽긴 했다는 거구나 ㅋㅋㅋㅋㅋ 맞아 라노벨도 참 좋은 문학장르이긴 해 하지만 좀... 매니악해서 그 문체가 아직 티나는 것 같아. >>43도 역시 내용은 좋아. 독자의 구미를 당기기에 훌륭한 오프닝이야. 하지만 글을 평가해 달라면 혹평이 나올 수 밖에 없는 듯해. 우선, 문장의 호흡이 지나치게 길다. 물론 쉼표와 온점으로 레스더 네가 계속 문장을 줄이기는 했지만 '~고', '~며', '~만' 등으로 흐지부지 연결되는 모습이 자꾸 눈에 밟힌다. 네 문체고 마음에 든다면 바꾸라고는 않지만, 문장이 지나치게 길어지면 주어와 동사가 따로놀게 된다. 「다른 사람을 죽이는 건 인간의 숙명이라는 듯 더 효율적이고 더 많은 사람을 죽여 댔지만 그 이전 세대와 비교 할 수 없을 만큼 평화로웠으며.」 이 문장과 같이 말이야. 주어는 '사람을 죽이는 것'인데 동사는 찾기가 어려워. 문장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잊게된다. 그리고 어쩌면 참견 같을 수도 있지만…… 퇴고는 몇번씩 꾸준이 해주는 건 알고있지? 작품을 다 완성하고서도 더 고칠 게 없을만큼 해줘야 할 거야. 사실 나는 난독증이 있다. 그래서 문장을 주어/동사/목적어…… 이런식으로 나누어봐야 이해가 돼. 글쓰고 책읽는 사람으로는 큰 단점이 되지만 가끔 글 쓰기의 기초에 탄탄한 반석이 되어주는 느낌이라 내 병에 감사하기도 한다. 너 레스더는 독자가 읽기 쉬운 글을 쓰고 싶다면 긴긴 문장을 쉼표, 온점으로 나눌 게 아니라 주어 동사를 명확히 보여주는 문장을 쓰는 게 좋을 것 같다. 물론 난 전문 비평가도 아니니 너무 크게 의미를 두진 말고. 언제나 즐겁게 창작활동 즐겨라!

#58 ◆E1bbhgo3U5a 이름이 없음 2018/03/31 18:28:13

>>57 피드백 생큐! 독자에 입장에서 읽어보려고 노력해도 내글이라서 힘든 면이 있는 거 같네. >>57이 지적해 주고 읽어보니까 그렇게 느껴지더라고. 물론, 퇴고는 계속하고 있어. 글은 손이 아니라 엉덩이로 쓰는 거라고 아주 강하게 느껴질 정도로. 조금 걱정인건 내가 요즘 '두 도시 이야기' 를 필사 하고 있는데. 혹시 내 글에서 그 글의 영향이 너무 강력하게 묻어져 나와서 표절이 아닐까 불안해. >>57이 느끼기에는 어땠어?

#59 이름없음 2018/04/01 17:52:41

>>57 압도적인 평가...

#60 이름없음 2018/04/02 02:16:54

>>58 아직 그 책을 안 읽어봐서 모르겠다. 문체가 닮는 일이야 어찌보면 흔할수도 있고 최근 읽은 작품의 문체는 더더욱이 닮을 수밖에. 표절은 비단 닮았다거나 뉘앙스에서 의혹이 제기되지 않아. 커다란 스토리 라인이 비슷할 때서야 표절 논란이 일지. 그니까 걱정 하지 않아도 될 거다. 그리고 정말... 나는 스레딕을 하는 일개 오타쿠 지망생일 뿐이야.... 내 평가에 연연하지 말아줬음 한다

#61 이름없음 2018/04/03 18:04:16

독백 같은것도 (혼자서 1인칭으로 자기 내면에 대해 중얼거리는거) 피드백이 가능할까?

#62 이름없음 2018/04/03 18:40:48

네가 사랑을 말한건 왜일까? 그것도 굳이 내게. 별로 친하지도않으면서.... 진짜 왜. 그렇게 생각할즈음 B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야, A가 너 좋아한다는거 알아? 아 정말? 사실 놀라지도 않았다. 놀란척 해줘야할거같아서 해준거뿐이였다. 우리가... 사랑을 할수있을까? 사랑이 맞을까? 고개를 돌리자 창문밖 벚꽃이 휘날렸다. 바람에 우수수 떨어졌고 내 첫사랑도 함께. 그 시절 난, 바보같았다. 난 진짜... 도대체 왜....... 친하다 생각했던 A인데, 나 혼자.... 오해했구나. 바보같이. 자책이 좋은 방법이였을까? 누구에게 털어놓았다면 조금 달라졌을까? 수많은 의문들이 담겨져있다. 사실 아직도 모르겠다. 나.....혼자만, 좋아했던거였어. 나의 첫사랑은 풍선처럼 약했고 벚꽃처럼 쉽게 져버렸다. 사랑이 다 그런걸까 싶을즈음 폭풍처럼 내게 다가온건 또다시 너였다. 나. 그리고 너. 똑같이 되풀이 될까싶었다. 나 혼자 고민하나 싶었다. 정말... 짜증나. 벚꽃잎 하나가 책상에 앉았다. 작은 설레임이였다. 바보같이 또다시.

#63 이름없음 2018/04/03 18:43:53

학교, 벚꽃, 첫사랑 세개를 바탕으로 짜봤어. 고민하는 느낌을 담고싶었어. 담담한 설레임도 생각나고... 이래저래..?? 겉은 덤덤한 척하지만 속은 자신도 모르게 혼란스러운..? 첫사랑에게 차이고 첫사랑의 첫사랑. 좀 더 풀순 있지만 길어질거같아서 짤막하게해봤어...! 과거와 현재가 담겼는데 회상한다. 라는 부분은 딱히 없어서 구별이 잘 될지 모르겠다..

#64 이름없음 2018/04/05 00:11:30

>>62 일단 설레임 -> 설렘 오타났어! 그리고 내가 감히 평가할 사람은 아니지만 문체를 보니까 아직 많이 미숙하다는 생각이 들어... A라는 인물에 대해서도 묘사를 더 해주면 좋을 것 같아. 으음 나도 올리고 싶은데 너무 못 써서 용기가 안 난다...

#65 이름없음 2018/04/05 00:12:38

솔직히 이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내가 H보다 오래 했으니까,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언제나 이상을 배신한다. H에게는 재능이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알고 있었다. 그냥 취미삼아 다녔던 미술학원, 경험삼아 나갔던 대회들에서 줄줄이 상을 타왔다. 그러면서도 본인은 미술을 업으로 삼을 생각일랑 하지도 않았다. 그에게 그림은 단지 놀이일 뿐이었다. 그러니 사생대회에서 대충 하고 쉬겠다는 H에게 화를 낼 수밖에 없는 일이었다. 미술을 업으로 삼으려는 사람으로서, 노력가로서 그를 다그쳐야만 했다. 반짝이는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굳이 대강 땜질하려 하는 H가 이해되지 않았다. “ 넌 잘 하잖아.” “ 귀찮아.” 대화는 단절됐다. 나는 일부러 부산하게 소리를 내며 스케치북을 챙겼다. 그를 돌아서고 나니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한참 반대쪽 길을 걷다가 전나무가 첩첩이 둘러진 작은 벤치를 발견했다.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잘됐다고 생각하며 벤치에 앉았다. 최대한 열심히 그렸다. 그렇게 생각했다. 내 그림이 나쁘지 않다고 믿었다. 하지만 ‘나쁘지 않은 것’과 ‘좋은 것’은 확실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중략) 세상 사람은 두 분류로 나뉜다. 재능이 있는 자와 없는 자. 아무 일도 아니었다. H는 전자고 나는 후자였을 뿐이다. ……단지 그것뿐이다. “ 잘 했어.” 떨어지는 눈물에 종이가 젖어들기 시작했다. 서서히. 이런 데다 올리는 건 처음이라서 긴장되네...;; 못 쓴 건 알지만 정확히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평가를 좀 듣고 싶어. 부탁할게.

#66 ◆E1bbhgo3U5a 이름이_없음 2018/04/05 23:03:32

>>65 음. 공감이 가는 글이라 잘 읽혔어. 노력해도 '나쁘지 않는 정도'인 사람도 있고. 설렁해도 '좋은 정도'인 사람이 있더라고. 전체적으로 보고 싶은 글이야. 사실 평가하려해도 주저할 수 밖에 없는게, 저 중략에서 뭐가 나오냐에 따라 글의 인상이 바뀔 수 있잖아? 만약에 잘라도 상관없는 부분이면. 차라리 중략을 없에는 게 보기 좋을 거 같아. 주제 선정은 좋은 거 같아.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이 한 번쯤 겪을 내용이기도 하고.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은 좋았어. 그렇지만 내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 보다는 다른 방법으로 표현하는 게 더 좋을 거 같아. 그리고 문장이 짧게 짧게 나누어져 있는데, 내가 지나치게 길게 적는 것도 있으니까. 그렇지만 . 하나 마다 뭔가 초기화되는 것 같아. 첫 평가라 횡설 수설한 것 같네.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줘. 중략 부분도 올려줬으면 좋겠어.

#67 ◆E1bbhgo3U5a 이름이_없음 2018/04/05 23:04:56

>>60 앗아. 미안. 너무 부담스럽게 했구나. 꽤 오래간만에 남의 평가를 들어본거라 흥분해서 그런 거 같아. 미안해. 그렇지만 고마워!

#68 이름없음 2018/04/06 20:43:13

힘찬 날갯짓 소리가 들렸다. 다만 그들은 날 수 없는 운명이었다. * 소년은 모든 것이 우스웠다. 누군가는 자신이 날 수 없다는 현실을 몰랐으며 다른 누군가는 현실을 부정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현실을 알면서도 희망 따위를 가졌다. 부질없는 짓을 하는 그들을 보며 소년은 생각했다. 멍청해. 소년이 자각하지 못한 사이 그들은 하나둘, 사라져 갔다. 소년은 단순히 날겠다며 절벽에서 뛰어내린 이들이 그대로 떨어져 죽었다 생각했다. 여전히 그들이 멍청하다는 생각을 버릴 수 없었다. 소년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아름다운 하늘이었으나 저것을 가까이 하겠다고 목숨을 걸고 싶지는 않았다. 소년은 걷고, 뛰며,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벅찼다. '자신의 소원대로 하늘을 날았고, 아름답게 불타는 태양에 의해 죽음을 맞이한 이카로스의 죽음은 행복했던가. 과연 행복했을까?' * 별안간 소년이 자신의 날개를 펼쳐 보았다. 펼쳐본 지 오래되어 어깨가 뻐근했으나 딱히 신경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소년은 더욱 깊은 생각에 빠졌다. 화려하게 펼쳐지는 날개는 자신의 것이었던가, 누군가가 덧칠해놓은 것이었던가. 타인의 날개를 보았다. 저 날개는 언제부터 저와 같은 모양새를 하고 있었던가. 이곳에 남은 이들은 자신의 날개를 단 한 번도 나는 용도로 사용해 본 적 없었다. 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날고 싶어." 여태껏 그렇게 생각해왔던 소년이 고개를 숙이고는 중얼거렸다. 잠깐 동안 소년은 헛된 일이더라도 날갯짓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으엥.. 전에 썼던거라 조금 이상하긴 한데, 이왕 올리는 거 그래도 잔잔한 느낌의 것을 올리고 싶었어ㅜㅜ 지금이랑 딱히 달라진건 딱히 없는 것 같으니까 평가 부탁해! 원래 내용은 여가 끝이 아닌데, 너무 길어서 대충 끊어버렸어

#69 이름없음 2018/04/24 00:46:50

남자는 손에 야구공을 단단히 쥐고있다. 하지만 이내 공은 그의 손을 떠났다. 공은 맞은편에 있는 여성의 위치에서 크게 빗겨나갔다. 그녀는 공을 줍기위해 자리에서 일어났다. 철창에 맞고 떨어진 공을 주워들고 다시 허리를 곧추세우곤 잠시동안 침묵을 한 뒤 입을 열었다. "내가 불편해?" 그녀는 웃으며 얄궂게 말했다. 캐치볼을 주고받으며 몇시간을 그녀와 함께 보냈지만 정작 둘사이에 주고받은 이야기는 몇마디도 되지않았다. 그들의 대화는 마치 고장난 카세트 테이프를 튼 것처럼 뚝뚝 끊어지는 대화의 연속이었다. 그녀의 웃음에도 남자의 얼굴에는 근심이 떠나지 않았다. 웃음을 지운 그녀는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그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곱게 갈려있는 운동장의 모래바닥이 그녀가 움직일때마다 사박대며 소리를 냈다. 그녀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몸은 바짝 긴장했다. 거리를 몇걸음정도 남겨두고 멈춰선 그녀와 시선이 마주친다. 오랜시간 그와 캐치볼을 주고받은 탓에 햇빛에 약간 붉어진 그녀의 얼굴이 눈앞에 다가온다. 남자의 심장이 펄떡대고 괜시리 몸이 베베 꼬이는 듯한 감각이 들었다. 그녀의 시선을 애써 피한다. 하지만 그녀는 그마저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듯 끈질기게 그의 시선을 쫓았다. "너 지금 나한테 할 말 있지?" 여자는 확신에 가득 찬 목소리였다. 갑작스러운 여름의 폭염때문인지 그것도 아니면 그의 눈에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그녀가 제 눈앞에 다가와서인지, 그는 긴장으로 인해 땀에 젖은 오른손을 연신 바지자락에 문질러댔다. 다소 경직된 포즈로 소리도 없이 입술만 몇차례 달싹댔다. /내용 이해하기가 조금 어려울거 같아서 일단 말하자면 원래는 남사친 여사친이었는데. 남자가 먼저 여자를 좋아하게 되어서 짝사랑 중이었는데. 감정을 능숙하게 못숨기는 남자때문에 눈치빠른 여자는 그걸 이미 알고 있었다.는 설정이야. 내가 책도 잘 읽지도 않아서 다른 사람에 비해 어휘력, 문장력, 표현력이 뒤떨어지고 정말 많이 부족해ㅠㅠ스레딕엔 존잘들이 많구나...그래도 한번 의견정도는 들어보고싶어서ㅠ 아무나 피드백해줘!

#70 이름없음 2018/05/28 19:20:16

>>68 간결하면서 담담하게 서술하는 문체가 맘에든다. 레스주가 의도한 대로 잘 쓴거같아! 소년이 날아가려는 남을 까내리는게 실은 현실에 안주해 날아가려하지않는 자신을 인정하고싶어서 그랬던거구나. 내가 나쁜게아니라 남들이 이상한거다. 하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날고싶은 욕망이 있고. 입체적인 캐릭터라서 되게 좋은것같아 >>69 남자는 야구공을 쥐고있다~그녀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몸은 바짝 긴장했다. 까지 약간 부자연스럽게 뚝뚝 끊기는 듯한 느낌이 들었어. 실례지만 피드백을 원한다고하니까 좀만 고쳐볼게. 최대한 원본을 유지해서 느낌은 그대로 유지하게끔! 참고로 나도 취미로 쓰는거라 내가 무조건 옳은게 아님을 알아줘. 남자는 손에 야구공을 단단히 쥐고있었고 이내 공은 그의 손을 떠났다. 공은 남자의 맞은편에 있는 여자의 위치에서 크게 빗겨나가 철창에 맞고 떨어졌다. 그녀는 공을 주운후 다시 허리를 곧추세우곤 잠시동안 침묵을 한 뒤 입을 열었다. "내가 불편해?" 그녀는 웃으며 얄궂게 말했다. 캐치볼을 주고받으며 몇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정작 둘사이에 주고받은 이야기는 몇마디가 되지않았다. 그들의 대화는 마치 고장난 카세트 테이프를 튼 것처럼 뚝뚝 끊어졌던 것이다. 자신의 웃음에도 남자의 얼굴에는 근심이 떠나지 않음을 본 그녀는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그가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곱게 갈려있는 운동장의 모래바닥이 그녀가 움직일때마다 사박대며 소리를 냈다. 그녀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몸은 뻣뻣하게 굳어갔다.

#71 이름없음 2018/05/28 19:31:48

>>69는 책을 많이 읽어보면 도움이 많이될것같아. 문장을 끊으면 안되는 부분과 끊어야하는 부분, 서술어를 요약해도 되는부분이라던지 등등 아직 감을 잘 못잡은 느낌이 많이 난다. 그들의 대화는 마치 고장난 카세트 테이프를 튼 것처럼 뚝뚝 끊어지는 대화의 연속이었다. 그들의 대화는, 대화의 연속이었다. 이렇게보면 많이 어색하지.대화의 연속이란 부분은 빼도될것같아. 웃음을 지운 그녀는 다소 불만스러운 표정을 하고 표정서술이 뒤에도 있기때문에 웃음을 지웠다를 빼버려도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야. 그녀와의 거리가 가까워질수록 그의 몸은 바짝 긴장했다. 바짝 긴장했다는 묘사는 뭔가 어색하다고 해야하나? 느낌을 보면 마치 그의 의지가 아니라 몸이 멋대로 긴장했다는 느낌이 드니까 수동적인 느낌을 더 강조해주면 좋을것같고, 가까워질수록 ~해져갔다. 라고 서술하는게 더 자연스러울것같아. 아까도 말했듯이 나도 전문적으로 배운게아니라 취미로 소설을 보고 읽는입장이라서 지적할때는 그냥 느낌을 표현할뿐 이유를 정말 명쾌하게는 설명못해!!

#72 이름없음 2018/05/28 19:40:52

아니, 뭐야 나 계속 아이디가 바뀌네?? 나 >>70,>>71야! 레스를 끊어서 썼더니 이런일이.. 아무튼 나도 평가부탁할게!! 불쾌하다. 이런느낌과 환경은 내게 무척 고역이었다. 윽, 저 먼지더미에 누구것인지도 모르는 머리카락이 섞여있는 것을 봐라. 다른 쓰레기들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난 저게 무척이나 싫었다. 하필 배고파 빵을 먹고있었기에 보기가 더 꺼림직했다. 마치 먼지까지 같이 입속에 넣어버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거든. 그 지랄같은 상황이 일어날일은 없겠지만, 그래도 재빨리 교실밖으로 도망쳐나오기로 했다. 역시 청소중인 교실에 청소당번이 아닌 사람이 남아있는건 민폐기도 하지만 내 기분상의 문제가 더 크다. 아, 교실을 나가기전에 먹고 남은 쓰레기는 버려야지. 졸지않기 위해 대략 8시간전 등굣길에 샀던 커피캔과 점심을 굶어 학교자판기에서 대충 배불릴 수 있어보여 샀던 빵 비닐. 단순히 쓰레기통에 버리는 것은 나도 문제되는 일이 아니다만, 바로 재활용을 할 때서야 문제가 생긴다. 우리 학교의 재활용통은 단순히 쓰레기통같이 생긴게 아니라 뭔 플라스틱으로 된 서랍장같이 생겨먹었는데, 각각의 서랍칸에 파인 손잡이 부분이 있어 그부분을 손으로 여는 방식이다. 내가 버려야하는 캔과 비닐이 해당되는 칸은 제일 밑과, 2층 칸이었다. 여기서 아까 말했던 문제와 동시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 법에 대해서 설명해보겠다. 짠, 미션파서블. 우선 맨 밑의 칸은 발등으로 파인 손잡이 부분에 맞물리게 한다음 발을 뒤로 빼서 연다. 2층의 비닐 칸은 파인 손잡이 부분에 손을 바로 대는게 아닌 비닐을 이용해 내 손이 바로 닿지않게 하며 연다. 이 얼마나 깔끔하고도 청결한 방법인가? 이렇게 한다면 학교화장실을 들러 손을 씻지않아도 된다. 사실 이쯤 되면 다들 알겠지만 나는 결벽증이 있다. 그런만큼 손을 씻는것은 세상의 더러움에서 나를 잠시 해방시켜 마음에 평화를 찾아주는 성스러운 의식이다만, 학교화장실은 예외다. 학교화장실에 비치된 비누거품은 무척 껄끄러운게 거품기가 잘 안빠진다! 평범하게 손을 비누거품으로 꼼꼼히 문지르고 물로 잘 헹구는 것으로 끝이아니다. 물로 헹구면 겉은 멀쩡해보이지만 아직 물기가 흐르는 손을 다시 마찰시켜보면, '응, 속았지? 사실 제대로 안닦였지롱.'이라고 하는것만 같이 잔거품들이 삐죽삐죽 튀어나온다... 다 닦으려면 가히 5분이라는 시간이 걸리기때문에 솔직히 좀 꺼려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결벽증을 귀차니즘때문에 억눌러야하는 기이한 광경이 잦다. 아무튼 나는 그런상황을 피하기위해 성공적으로 손을 닿지않게하며 재활용칸을 열어야했다. 아니, 이거 왜이러냐고. 분명 발등으로 파인 손잡이부분에 맞물리게했고, 잡아당겼는데 잡아당길때마다 미끄러져서 발등만 혼자 빠져버린다. 계속 낑깡거리며 재도전을 했으나 여기서 잠깐이아닌 계속 시건을 지체하면 '단순히 손쓰기 귀찮아서 발로 여는것'이 아니라 쟤 좀 이상해하는 눈초리를 받을지도 몰랐기에 그냥 손으로 열었다...비닐도 그냥 손으로 열고 버렸다. 아ㅡ 이런 끔찍한 상황이...교실을 도망치듯 나와 화장실로 갔다. 5분이란 시간이 끔찍하긴 하나 내 결벽증이 허용가능한 범위를 넘은 더러움이 더 끔찍했다. 그리고 그곳도 지옥인건 다름이없었다. 상식적으로 지금은 청소시간이다. 그럼 화장실엔 무슨 상황이 기다리고있겠는가? 바로 걸레를 빠는 아이들이 기다리는것이다. 화장실 세면대 뒤에 걸레를 빠는 곳이 배치되어있어 세면대로 갈땐 그 근처를 지나갈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리고 좁아터진 학교화장실 특성상 걸레빠는애들과 볼일보고 나온 애들이 죄다 그 통로로 지나가려고하니 번잡하기가 짝이없다. 억지로 비집고 들어가려다보니 걸레를 빨고 교실로 돌아가려던 아이와 어깨가 부딫혔다. 그리고 그 반동으로 걸레는 자기과시라도 하듯이 흠뻑 머금은 물의 일부를 내게 튀겨댄다. 다리에 걸레물이 묻었다. 야 이새끼야. 제대로 물을 짜고 가라고. 정말 더러운 일들의 연속이다! 난 이런 세상에서 살기가 두렵다. 어서 졸업만 한다면 난 평생 집에서 살고싶다. 그런데 그럴수가 없는게 현실이다. 끔찍해라. 그런 생각을 하며 5분동안 열심히 손을 씻고있었다.

#73 이름없음 2018/06/20 17:16:50

이 스레 묻히면 안 돼 갱신하고 간드아 >>72 너레더 소설은 되게 유쾌하게 쓰려고 한 것 같단 느낌을 받았어 군데군데 들어간 비속어들이 결벽증을 가진 캐릭터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 그런데 설명이 조금 장황한 것 같아... 분명 모두 필요한 설명인데 어쩐지 그런 느낌이 드네

#74 이름없음 2018/06/20 18: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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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이름없음 2018/06/21 14:01:58

가끔 사람들이 나에게 좋아하는 꽃이 있냐고 물으면 나는 ‘리시안셔스 꽃을 좋아해.’하고 답하곤 했다. 그러면 다들 나에게 흔하지 않은 꽃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창 꽃이 아름다울 때에도 리시안셔스보다 아름다운 꽃은 많았지만 나는 리시안셔스가 좋았다. 그러니까 왜 리시안셔스를 좋아하는지 물어보면 조금 먼 과거로 갔다. 한창 이것저것 아르바이트를 찾아서 하던 나는 우연찮게 어머니의 권유로 친구 분이 일하시는 꽃가게에서 일하게 되었다. 그 시절이 4월 말이었으니 다들 5월의 신부를 바래서인지 한창 꽃가게가 바빴다. 다들 화환을 주문하면서 ‘제일 예쁜 꽃으로 해주세요.’ 라는 말을 나에게 남기면 나는 그냥 고개를 끄덕이는 걸로 답했다. “저기요 총각. 미안하지만 혹시 아직도 주문 받아요?” “주문은 받고 있습니다. 어떤 목적이신가요?” 단정한 옷을 입은 아주머니가 문 앞을 갸웃거리고 계시다가 고민을 하셨는지 꽃집 안으로 들어 오셨었다. 막 나는 퇴근 준비를 위해 가게를 정리하던 도중이었다. 연신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들어오신 아주머니는 가게 바깥에 내놓은 꽃들을 보시다가 옷을 갈아입은 나를 바라보고 조심스레 물으셨다. “혹시 리시안셔스는 없어요?” “리시안셔스 말씀이세요?” “네. 우리 딸이 이번에 결혼해서 부케를 만들어주려고 했는데 다른 꽃집에는 없다고 해서요. 혹시 있나요?” 리시안셔스? 그런 꽃이 있었나 생각하다 사장님께 전화를 걸었다. - 리시안셔스? 있긴 있지. 그런데 누구 찾는 사람 있어? “아주머니가 찾으셔서요. 딸이 결혼한다고 하신다는데.” - 어머어머. 아주머니 안목 있으시네. 사장님의 말을 듣던 아주머니의 표정이 새삼 밝아지셨다. 역시 아주머님들은 칭찬을 좋아하시는 것 같다니까. “창고에 있다는데 한 번 보고 가실래요?” “괜찮아요. 총각도 퇴근해야지. 내일 올게요.” 그렇게 말하며 고개를 숙이시는 아주머니께 나도 고개를 숙였다. 아주머니를 다시 뵙는 것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하필 그 다음날이 운수가 좋지 않았는지 비가 내렸는데도 우산을 쓰시고 가게 문을 두드리셨다. 사장님이 같이 있어서 사장님이 먼저 아주머니를 맞으셨다. 두분은 서로 무언가 이야기를 하시더니 즐겁게 웃으셨다. “어머. 내 정신 좀 봐. 준영 군.” “네. 사장님.” “미안한데 창고 안에 있는 리시안셔스 좀 가져다 줄래? 많이는 말고 여섯 송이 정도?” “그걸로 괜찮을까요?” “많이는 필요 없어요. 화환을 만들 때 리시안셔스를 주로 삼진 않을 거거든요.” 아주머니도 그렇게 말하시니 뭐 한낱 알바가 뭐라 말이나 할 수 있겠는가 그냥 창고에 들어가서 리시안셔스 꽃 몇 송이를 꺼내다가 대령할 뿐이지. 꽃을 꺼내다가 아주머니 앞에 놓았다. “찾으시는 꽃이 이거 맞으시죠?” “맞아요. 꽃이 참 단아하게 예쁘네요.” 꽃을 만지작거리시는 아주머니께 호응해주시던 사장님은 또 나에게 몇 송이 꽃을 가져와보라고 시키셨다. 그 말에 따라서 작약이니 라벤더니 꽃을 더 가져다가 펼쳐놓았더니 전부 오색으로 제 화려함을 뽐내는 가운데 리시안셔스만 그렇지 않았다. 다들 개성을 뽐내는데 밋밋한 것이 이상하게 보일 정도였다. “준영 군은 아직 잘 모르겠네.” 사장님은 그렇게 말하며 라벤더 몇 송이 주위에 리시안셔스를 같이 둘러 나에게 보여주셨다. “리시안셔스는 있지. 부케에서 주인공으로 쓰이는 꽃은 아냐. 그래도 꽃을 꾸미는 역할을 해주지. 아주머니가 안목이 좋으셔.” “아니에요. 그게...” 아주머니는 연신 아니라고 말씀하면서도 기분은 좋으셨는지 미소를 지으셨다. 좋아. 고객 하나가 확보되었으니 이번 알바비도 조금 더 받을 수 있을까 그 생각이 제일 먼저 들었다. 가난한 대학생에게 돈이 아니면 무엇이 더 있겠는가. “사실 우리 딸이 결혼하는데 정작 나만 뭘 해줄 수 있는 게 없더라고요. 우리 바깥사람이 제 적금 털어다가 혼수 맞추고 하는데 정작 나는 딸에게 해준 것도 없는 것 같아서...” “사모님 정도면 많이 해주시는 거예요. 기죽지 마셔요.” “말이라도 고맙네요... 그래서, 뭐라도 해줄까 고민하다가 티비를 보는데 거기서 꽃 방송을 하더라고요. 거기서 한참 뒤에 지나가듯 나온 꽃이 이 리시안셔스였어요.” 아주머니는 작은 마트에서 수십 년을 근무하셨다고 한다. 남편과 만나 녹록치 못한 생활을 사시면서 어렵게 낳은 딸에게 사랑도 잘 못 주신 일이 그렇게 후회가 되신다고. 항상 딸에게 공부 열심히 해라 같은 말만 했지 정작 무슨 일이 있나 물어보지도 않았다고. 그 말을 하시다 큰 방울만한 눈물을 뚝 떨어트리셨다. “그런데 있죠. 우리 딸이 어느 날 몸이 안 좋아서 병원에 갔어요. 나는 그런 애를 잡고 왜 몸도 안 좋으면서 말을 안 했냐고 혼을 냈어요. 근데, 딸이 나한테.. 엄마는 바쁘니까 괜찮다는 말을 들었는데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어요. 정작 나는 뭐만 있으면 딸한테 이래라 저래라 했으면서 딸 말은 못 들어주고. 그런데 못난 엄마면서 뭐해라 뭐해라 한 게 너무 후회가 되더라고요.” 나는 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아주머니께 건네었다. 눈물을 닦으시면서 괜찮다고 하시는 모습이 걸렸다. 과연 딸은 엄마를 원망했을까 생각이 들었다. 그냥 딸은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바라진 않았을까. 그 생각이 들었지만 말하진 않았다. “그런데 얘가 남자를 데려왔어요. 자기가 정말 좋아한다면서요. 그게 우리 딸이 자기 마음대로 했던 유일한 일이었어요.” “따님이 잘 크셨네요.” 딱히 마음에 닿지도 않았지만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런 날 보곤 사장님도 무언가 흐뭇하게 보긴 하셨지만, 나는 모르는 척 했다. “그래서 나는 우리 딸에게 어울리는 부케를 만들어주고 싶다고. 정작 괜찮다는 딸에게 고집을 부렸어요. 한참 고민하다 본 그 꽃이 이상하게 나는 예쁘더라고요.” “맞아요. 사모님 안목이 좋으시다니까? 이제 저한테 맡기기만 하세요. 제가 예에쁜 부케 하나 만들어다 우리 사모님 따님 품에 안겨드릴게! 거기서 제일 예쁜 신부일 거예요.” “고맙습니다. 사장님...” 자리에서 일어나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시는 아주머니를 배웅하곤 사장님은 어쩐지 의지 가득한 표정으로 나에게 연신 주문을 하셨다. 라벤더와 작약을 메인으로 잡고 그 주위에 한 송이씩 들어간 리시안셔스. 어떻게 하면 더 아름다워질까 하면서 꽃잎을 주위에 꾸며도 보고 큼직한 열매를 넣기도 하고. 그렇게 완성한 부케를 보면서 나는 감탄을 터트렸다. 사실 그때만큼 우리 사장님이 재주가 좋아보인 적이 없었다. 항상 적당히 보기 좋게만 말하시던 분이니까. “아무리 그래도 저런 분한테는 마음이 약해진다니까.” 푸근한 미소를 짓는 사장님의 모습이 친한 친구를 챙기는 모습처럼 보여서 나도 모르게 웃었다. 그렇군요. 하고 말하는 나에게 완성된 부케를 보여주시면서 재잘재잘 떠드셨다. 하지만 막 밤이 되어서 예쁜지 뭔지 알 게 무엇인 부케보다 피곤함이 제일 커서 나는 퇴근하겠다 말을 꺼내곤 도망치듯 나왔다. 다음 날, 늦잠을 잔 내가 가게에 도착했을 때 부케는 바깥에서 햇빛을 받으며 있었다. 보랏빛 라벤더와 연분홍빛 작약. 그리고 새하얀 리시안서스가 섞인 그 부케가 참 예뻤다. 화려한 꽃들을 꾸며주면서도 저도 단아하게 핀 리시안셔스. 그 모습이 나는 더 예뻤던 것 같다. “어머. 부케가 너무 예뻐요.” 아주머니는 부케를 보시곤 기뻐서 연신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하셨다. 사장님은 그런 아주머니께 다음에 결혼 하는 분들 있으면 이 가게를 알려달라며 말하시는 것으로 칭찬을 멈추셨다. 아주머니는 부케를 품에 꼭 안으셨다. 나는 그 모습이 이상하게 색다르게 느껴졌다. 아주머니는 화려한 분은 아니셨다. 오히려 수수하고, 평범하게 느껴지는 분이셨다. 그렇지만 아주머니의 손에 들린 부케가 유난히 아름답게 보였다. 그래. 꼭 리시안셔스처럼 말이다. “저... 따님 결혼 축하드려요.” 나는 떠나시는 아주머님의 뒷모습에 축하를 보내었다. 고개를 돌려 미소를 지으며 인사하시는 아주머니의 모습에 나는 잠시 청소를 멈추고 그런 아주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봤다. 그 기억은 그렇게 끝이었다. 하지만, 그 뒤를 상상하게 만드는 것이 있었다. 화려한 드레스를 입고 부케를 든 신부와 그런 신부를 바라보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상상되는 것이었다. 비록 화려하진 않더라도, 그 누구보다 아름다운 순간 더 예뻐보이게 만들어주는 꽃. 그 아주머님을 떠올리면 나는 아직도 미소가 지어졌다. 그때부터 나는 리시안셔스 꽃이 좋았다. 혼자 화려하진 않아도 남을 누구보다 예쁘게 만들어주는 꽃이 마음에 들었다. 나도, 그 아주머니도. 사장님도. 누군가의 한 순간을 가장 아름답게 만들어준 리시안셔스였다. 단아하게 남들을 꾸며주는 그런 리시안셔스. 나는 리시안셔스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 어쩐지 그런 생각이 드는 저녁이다.

#76 이름없음 2018/06/24 18:38:38

>>70 세상에 68이 절 올리고 가도 될까? 피드백 너무 고마워ㅜㅜ 나 평가 받는거 처음이라 조금 긴장했는데 마음에 든다고 해주니 너무 다행이다ㅜㅜ

#77 이름없음 2018/07/05 17:12:17

갱신!

#78 이름없음 2018/07/08 18:34:40

ㄱㅅ

#79 이름없음 2018/07/09 21:41:29

ㄱㅅ

#80 이름없음 2018/07/12 15: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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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이름없음 2018/07/13 02:30:13

>>80 내가 글을 쓸 때 최대한 지양하는 표현이 반복되서 묘사되는 것과 읽기 편한 것. 마지막으로 간결함. 간결함은 묘사의 반복과도 겹치는 부분이 있지. 레스주의 글을 읽으면서 이 부분들을 제일 중점으로 확인해 봤어. (물론 맞춤법도 중요해. 그렇지만 내가 맞춤법을 잘 알고 있는게 아니니깐 여기선 크게 보이는게 없다면 언급하지 않아.) 가장 위쪽의 [~언제나 멸시가 뒤따라 붙었다.]의 '뒤따라'에서 "뒤"는 삭제. 뒤와 따라 붙었다. 묘사가 겹쳐. [그 상반된 시선은~줄을 몰랐다.]는 {이 상반된 시선은~좀처럼 익숙해지지 않았다.}라고 해봤어. '그'를 쓰는거에 큰 의미가 없다면 '이' 라고 하는게 더 좋을 거 같았어. '그'로 시작했던 레스주의 원래 문장을 보니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의 이야기를 한는 느낌이 들었어. 앞쪽 문장은 이 문장보단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게 보였거든. [쟤가 걔라며?]는 작은 따음표 '~~'를 사용하는게 어떨까? [내가 지나가면~ 찼다. (엔터) '쟤가 걔라며?' (엔터) 수근거리는 소리가 귀를 파고들었다.] 굳이 '너무나도'라는 묘사를 하지 않아도 괜찮을 것 같았어. 아니면 {다른건 몰라도 자신에게 하는 욕은 잘들린다.} 라는 떠도는 말을 인용해서 묘사해도 괜찮을듯 싶어. 첫 문단이 끝나고 두번째 문단에서 내용이 갑작스럽게 진행된 것 같아. 두 문단을 이어주는 몇 문장이 더 있거나, 두번째 문단의 시작을 고치면 어때? 내용만 본다면 주인공네 부모님이 사모님이 탄 자동차를 들이받은거고, 주인공 부모는 죽었다. 그리고 사모님은 하반신 마비에 사모님 아들은 죽음. 부모님의 사망보험금은 전부 사모님에게 치료비로, 사모님 아들의 위로비로 간걸까? 여기서 드는 조금의 의문점. 사모님이라고 불리고, 사람들이 수근거릴 정도라면 어느정도 이름이 알려진 흔히 말하면 '있는집안'인 것 같은데 이런 사람들이 직접 운전하거나 할 일은 없을 것 같은데 묘사에 [그 뒤에 타고있는 아들이 죽었고, 그 사모님은 하반신이 못 쓰게 되었다고 했다.] 이런 부분이 있네. 난 이 부분이 이상하다고 느꼈어. 사모님이 운전을 하고 아들 되는 사람이 뒤쪽에 탔던 걸까. 아니면 둘 다 뒤에 있는데 아들만 죽은 걸까, 뭘까? 하면서 말이야. 그리고 [하반신이 못 쓰게 되었다 했다.]보단 {하반신을 못 쓰게 되었다고 한다.}라거나 {하반신마비가 왔다고 한다.}가 자연스러운 것 같아. 그리고 [되었다고 했다. 집까지 다 넘어갔다.] 이 부분. 중간 과정이 너무 생략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은 걸까... 일단 여기만 이렇게 피드백을 해 봤어. 전부다 하려니....너무 길어질것 같더라고. 레스주의 글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독자에게 조금 많이 불친절한 글]정도겠네. 레스주는 이 글을 쓴 사람이니 내용이 왜 이렇게 흘러가고, 주인공이 이렇게 말했는지 잘 알겠지. 이건 당연한거야. 그런데 가장 큰 문제는 '독자도 다 알거야'라고 생각했는지 내용이 급전개가 많고, 중간과정의 생략이 너무 많다는 것. 차근차근 풀어나가는게 가장 급해보여. 위의 문단들은 그렇다고 해도 맨 마지막 문단 고칠게 너무 많은 것 같아.. 맨 마지막 문단 하나로 나머지 문단들의 피드백 길이만큼 나올 것 같달까.. 레스주의 글 너무 비평만 한 것 같아서 마음이 찜찜하네.. 그래도 레스주가 평가를 원했으니까. 이렇게 글 올리고 가. 크게 마음 상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82 이름없음 2018/07/13 11:29:04

>>80 짧긴 하지만 이 글이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느냐에 따라 괜찮은 글이라고 생각해! 글이 생략된 부분이 상당하고 불친절한 글이긴 한데, 이 글이 중요한 부분이면 더 상세하고 자세하게 풀어나가야겠지만, 그냥 흘러가도 상관없는 부분이면 이대로 놔둬도 괜찮다고 봐. 급전개여도! 우리가 글을 읽을 때 모든 부분을 꼼꼼하고 자세하게 읽을 수는 없잖아? 그렇게 읽다간 빨리 지치고ㅋㅋㅋ그래서 완급 전개가 중요한데..! 읽는 사람도 주인공에게 앞으로 벌어질 일이나 하는 일들에 궁금하지, 주인공 부모님의 사고로 재산이 어떻게 처분되고 주인공이 어떻게 텅 빈 집으로 눌러앉게 되었느냐는 별로 궁금하지 않을 거야. 중요한 장면이나 그런 건 잘 써야 하는게 맞는데, 꼭 모든 글을 힘들여서 쓸 필요는 없어. 쉬어가는 부분이 있어야 글을 읽기가 더 편한 것도 사실이고. 그리고 글 자체가 힘든 일을 겪은 것치고 굉장히 덤덤한 투로 쓰여진 것 같은데, 끝 문단을 보니까 주인공이 자신의 삶에 지쳐있다는 느낌이 있어. 일부러 의도하고 쓴 거야? 어쩌다 보니 밑의 비평까지 같이 읽었는데ㅋㅋㅋ나는 작은 따옴표 사용은 안하는게 더 나은 것 같아. 너무 글이 설명하듯이 흘러가면 재미가 없다고 보거든...! 게다가 글이 되게 우중충하고 우울한? 덤덤하게 흘러가는 분위기인 것 같아서. 이건 레스주 취향에 맞춰서 수정하면 될 것 같고.

#83 이름없음 2018/07/13 13:32:42

>>81 피드백 잘 봤어ㅎㅎ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랑 좀 더 다듬어야겠다ㅠㅠ 비평도 좋은 글의 밑거름인걸. 고마워 >>82 어 딱히 중요한 부분은 아니긴 해 이후에 벌어지는 일들이 더 중요해서ㅠㅠ너무 많이 쓰다보면 루즈해질 것 같아서 일부러 줄였거든 딱히 의도한 건 아닌데 뭔가 쓰다보니까 동화된 것 같네ㅋㅋㅋ그런 느낌이 들었다니 다행이다 조언 고마워 글 수정해서 더 써봐야지

#84 이름없음 2018/07/14 16:52:13

커피를 끓이던 폴은 율리아가 무엇을 들고 왔나, 더 낯설게 보기 위해 머리를 갸우뚱거린다. 유리병이다. 그걸 감싸고 있었을 종이는 사라져 있어, 이름을 알 수가 없다. "탄산수야? 빌어먹을. 빌어먹을 환타는 아니지?" "탄산수가 환타뿐이니. 이 정도는 민간업자도 만들어 팔아." 율리아가 가방을 이인용 탁자 위에 내려놓는다. 폴은 곧 영국으로 떠날 것이라며, 가구를 더 들이기를 한사코 거부하고 있다. 폴이 결심만 하면 율리아는 호텔보다 난방이 더 잘 되는 카페를 전전하며, 남자들이 던지는 추파를 천 페이지 책으로 가로막거나 외국에 궁상스러운 편지나 쓰는 신세가 되고 마는 것이다. "웃기게도, 생수를 병에 담아 파는 작자들이 있더군." 율리아가 암시장 풍경에 대해 말한다. 폴이 코웃음을 친다. "물을 팔아? 돈에 미쳤어. 그러니 우리가 이렇게 졌지." 처참하게, 하고 폴이 덧붙인다. 율리아는 들었던 말을 그대로 전한다. "나치가 수돗물에 이상한 것을 넣었을 거라더군." 폴이 커피 주전자를 빤히 쳐다보더니, 그럴지도 모르겠군, 하고 수긍한다. 율리아가 가방에서 하얀 중절모를 꺼낸다. 폴의 옷방으로 허락도 없이 들어간다. "파란 재킷을 걸칠까. 빨강은? 빨간 구두는 너무 요란한걸. 더 나은 빨간색이 없을까?" "벨트라도 하나 써봐. 빨간색이니까." "빨간 줄이라. 하얀 모자 위에 두르면 되겠군." 잠시 후 율리아가 튀어나온다. 삼색기를 달지 못하는 대신, 오늘 하루는 이 복장으로 다닐 심산이다. "국기도 맘대로 못 내거는 나라라니." 커피를 들며 폴이 불평을 하더니, 결심했다는 듯 말한다. "아마도 오늘 연락이 올 것 같아. 르네와 자크가 일행을 모아, 같이 스위스 쪽으로 가려나 보더군." 율리아는 침묵한다. 착잡한 모양이다. 그러다가 자신이 입은 재킷의 파란색을 의식했는지, 조용히 읊조린다. "자유." "평등, 그리고 박애." 폴이 율리아의 흰 모자와, 모자를 둘러싼 빨간 줄을 보며 말한다. 몸을 움직인다. "최대한 챙겨야 해. 권총은 걸리면 큰일이니 가방 가장 깊숙이 넣어. 밴드도, 붕대도, 몸 한 군데 버리더라도 국경을 넘을 수 있도록 잘 챙기고." "알아." 폴이 말하며 캐리어를 닫는다. 그러더니 천장을 올려다본다. 이 집에서 자신이 들이지 않은 것은 저 천장의 전등밖에 없다. 남은 것은 집주인이 알아서 처분할 것이다. 어느 곳에서나 통용되는, 또는 통용되고야 말 주문을 외듯이 간절히 혼잣말을 한다. "자유, 평등, 그리고 박애." 폴은 마지막으로 율리아를 껴안는다. 그리고 국경을 넘기 전, 아마도 마지막으로 들를 것일 카페와 광장에 가기 위해, 삼색기에 알맞을 옷을 찾아 방으로 들어간다. 율리아는 폴이 커피를 마시고 남긴 녹지 않은 원두 가루를 본다. 그러더니, 유리병을 열고는 탄산수를, 환타를 벌컥 마신다. 오늘 출발하든 그렇지 않든, 오늘은 폴의 마지막 외출이 되리라. 폴의 캐리어에 든 권총도 밴드도 붕대도, 한 번 쓰이지 못하고 군수품 창고에 더해지리라. 율리아는 망설이더니, 마지막으로 마음을 다잡는다. "나는 평범한 시민이다. 무엇을 하는지 알고 있다." 그러니 이제는 어쩔 수 없다, 책망하듯 속으로 말을 눌러 죽인다. 누가 듣기를 바라지 않던 말이었으나, 방을 나오던 폴이 그 말을 기어코 듣고야 만다. 흰 양말, 빨간 바지, 파란 신발을 걸친 폴이 지나가며 후렴을 부르듯 흥겹게 답한다. "그래. 우리는 평범한 시민으로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지."

#85 이름없음 2018/07/14 23:21:58

새드단편글도 괜찮나? 잘 못쓰긴 하는데....

#86 이름없음 2018/07/30 02:24:45

갱신. >>85 당연히 괜찮. 다만 이전 레스의 글 피드백하자! 일단 내가 피드백 할까.. >>84 오로지 개인적인 의견임을 밝히고. 받아들임과 거부는 레더에게 달려있음. 84레더의 글을 보면 "--"대화문 옆에 바로 묘사가 있는게 있고 다음줄로 넘겨 묘사하는게 있는데 하나로 통일해줬으면 하는 느낌이야. 내가 역사를 잘 모르지만 상황은 나치가 이리저리 공격하던 때고. 빨강, 파랑, 하양은 국기의 색을 대신해서 하는거지? 느낌이 굉장히 좋았어. 그런데 보다 보니까 반점( , ) 많이 보여서 그냥 한번 더 읽어봤는데 거의 한 문장에 하나씩 들어가 있더라(별 뜻은 없어.). 문장의 호흡을 짧게 하기위해 일부러 넣은건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글 속 상황과 잘 어울리는 느낌이였어. 앞으로도 건필하길.

#87 이름없음 2018/08/03 12:02:00

나는 잠에서 깨었다. 아직 한밤중이다. 자면서 코를 곤 듯 목 안과 콧속이 따가웠다. 어둠에 손을 담가 휴지를 쥐곤 코를 세게 풀었다. 나는 내 콧속에 나온 것이 콧물인지 코피인지도 알 수 없다. 또다시 손을 허우적대며 컵같이 생긴 것을 쥐었다. 물을 마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안을 보았다. 그곳에는 줄렁이지 않는 어둠만이 담겨있다. 눈꺼풀은 계속 감긴다. 컵을 옆에 두고 침대에서 내려와 기억나는 동선대로 냉장고로 걸어간다. 어찌어찌 냉장고의 문을 열자 빛이 내리쬔다. 눈을 세게 감았다. 냉장고에 손을 뻗어 잡히는 대로 꺼낸 뒤 문을 탕 소리가 나게 닫았다. 내가 집은 건 무엇인가. 그저 안에 액체가 가득 든 물병만 보인다. 물병을 기울여 그것을 머금는다. 입안은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지만 눈만은 맑게 뜨인다. 다시 방 쪽으로 걸어간다. 문 앞까지 걸어왔을 때, 어딘가에서 새어 나온 빛이 바닥에 조금 비추어진 것을 보았다. 이 밤에도 빛을 발하는 것이 있는 건가 하며 빛이 나오는 곳을 찾기 위해 두리번거렸다. 창가였다. 나는 다가가 창문 너머를 보았다. 여러 불빛을 내뿜는 한 척의 여객선이 어둠을 항해하였다. 나는 그 여객선에서 눈을 뗄 수 없었다. 그것이 너무 웅장하였기에, 그것이 너무 아름다웠기에, 그것이 너무 절박하였기에, 그러하였기에. 서서히 입안에서 무언가가 느껴진다. 그것을 삼키려 하였으나 곧 입술이 일그러지면서 밖으로 새어 나온다. 검은 무언가다. 곧 눈에서도 그것 비슷한 것이 배어 나온다. 내 안의 어둠이 가실 때까지 이것은 계속 나오겠지. 그렇다면 나는 영원히 어둠이 분출될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여객선의 승원이 아니니까. 깊고 깊은 무지의 어둠에 빠진, 익사자니까.....

#88 이름없음 2018/08/04 01:57:35

>>87 가질수 없는 것에 대한 한탄보단 체념이 두드러지는 글이야. 콧속에서 나온 것이 무엇인지 알수도,알 노력도 안하는 화자가 무심하고 담담하게 느껴져. 어둠을 가르는 여객선을 바라보는 화자를 보고 있으면 무심코 해가 뜨기전 새벽이 떠올라.해가 뜨기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때문일까,아니면 조용한 글의 분위기가 새벽과 닮아서 일까? 사실 글을 쓰다보면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글에 담게 되면 글이 어수선해질수 있는데 반해 이글은 화자의 감정이 가라앉아 차분해. 그러나 글에서 화자의 감정은 잘 느낄수 있지. 글을 꾸미려한게 아니라 화자의 감정을 잘 나타내려 한것 같아서 좋아.

#89 이름없음 2018/08/07 22:54:54

글 쓰다가 더 이상 안 적혀져서 일단 이거라도 올려볼게..! - 나는 해가 하늘에서 보이지 않을 때를 좋아한다. 해가 하늘에 있으면 모든 사람은 과잉되어 있다고 느낀다. 해가 하늘에 있을 때면, 사람은 잠에서 깨어 몇 명씩 모이고, 자신의 기준대로 남을 본 후에 힘을 게워낸다. 그렇게 나온 힘들이 얽히고설켜 무엇이 되든, 그것들은 내가 보기엔 '필요 이상이다'라는 말 밖에 나오지 않는 것들이었다. 과유불급이라고, 차라리 나는 사람들이 잠에 빠져 힘을 내뿜지 않는 밤이 더 마음에 든다. 인간이 만든 빛마저 조금 밖에 남지 않았을 때, 옷을 갖춰 입은 후 밖으로 나와 걷다 보면 낮 때는 생각도 할 수 없는 고요함에 안도감을 느끼는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밤에 집을 나서는 일이 잦았다. 오늘도 나는 밤에 집을 나섰다. 아직 여름이라 약간 더웠지만 고요함은 여전하다. 아파트 단지를 나와 인도를 따라 걸으며, 마치 선반에 꽂힌 책처럼 놓여있는 길 옆 건물의 용도를 생각한다. 복덕방, 빵집, 학원, 마트...... 이후에 한 여덟 개의 건물을 더 지나고 아직 켜져 있는 가로등을 지나는 순간, 앞쪽에서 한 사람이 내 쪽으로 걸어오는 것을 보았다. 그 사람은 나를 보더니 "귀천이야?" 하며 나를 불러 세웠다. ".. 구이천이다. 질리지도 않아?" 재밌으니까 이렇게 부르지. 하며 그녀는 활짝 웃는다. 이 여자는 중학교 때부터 알게 된 이화라는 애인데, 학교 도서관 사서로 같이 일했을 때 내 이름을 본 후로 귀천, 귀천. 하면서 놀려대는 것이었다. 아무튼 얘도 나와 비슷하게 밤 때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집도 거리가 있고 밤이다 보니 엇갈리는 경우도 있지만 이렇게 어쩌다 만나 같이 걷는 일도 있다.

#90 이름없음 2018/08/08 11:27:05

한 때는 믿을 수 없었다. 이 외로움이 내 환각일리만은 없다고, 첫 이별은 무덤덤한 인간에게도 힘겨운 날이었다. "왜, 틈만 나면 물고 빨고 하더니, 이젠 내가 니 담배같니 ?" 결론부터 말하자면 서로는 서로에게 좋은 담배였을 것이다. 특히 정민은 쉬이 젖지도 않고, 부러지지도 않았다. … 다만 구겨졌을 뿐, 딱 인간적인만큼만 유연한 모란꽃 한 떨기로는 쇼윈도 밖에서 걷고 구르는 것들에 결코 당해낼 수 없다. 주기적으로 충혈되는 신호등의 눈은 그것만으로도 규칙적이고 불연속적인 죽음을 불러온다. 정민은 재산도 또한 부유한 여자였기 때문에 오직 사칙연산만 했다. 미지수 투성이인 난해함 속으로 뛰어들어 그 중력에 가누지 못해 결국 지평선을 넘는 우를 범하지는 않았다. 대신 SNS를 한다. 기품있는 활자들 속을 파헤쳐보면 거기엔 늘 속절도, 생명도 없었다. 일개는 그것이 모종의 SOS임을 알고 있었고, 약속이라도 한 듯 모두가 그녀와의 약속을 잡는다. 앞뒤 다 자르고 듣는 한국인들의 특징이었다. 애연가의 삶을 그저 연가로만 듣는다. 상대할 필요도 없는 멍청한 XY들. 된 놈 중에서도 된 놈만 만났다. 다만 결국 염색체의 프레임 속에서 헤어나온 작자들은 전혀, 오히려 자신과 비슷한 계층일 수록 더욱 그 수렁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 사람 중의 사람은 만나봤지만 참 인간은 미처 만나보지 못한 것이 그녀를 질리게 했다. 그렇게 호화로운 샹들리에 아래 소파에 몸도 가누지 못한 채 SUHD 65JS9500 TV만 보고 있다고 해서 삶의 목적조차도 없는 가련한 삶인건 아니었다. 대한민국 상류층의 9할이 으레 그렇듯 정민 또한 보수적 아첨으로 얻어낸 돈으로 부양되고 있음은 자명한 일이고, 지령이라도 떨어질 듯 어둑함 속 휘영청 샹들리에는 확호불발하지만 조금의 요령만 있어도 위태로워진다. 닮은 꼴인 것이다. 향기는 가셨어도 향수로 남아있는 철 지난 노래들을 2018년에 듣는 그녀처럼 시간에 무딘 듯 보였고, 죽은 동태 눈, 냉장실에서 죽어있는 것들처럼, 아무래도 36.5도와는 거리가 멀다 싶은, 그런 점들.

#91 이름없음 2018/08/11 23:25:07

갱신

#92 이름없음 2018/08/27 23:11:59

오래된 스레에 미안한데, 피드백 가능할까? https://thredic.com/index.php?document_srl=21969529

#93 이름없음 2018/08/29 22:09:08

하늘에는 하얀색 방울들이 조용하게 쏟아지고 발끝에선 녹여져 사라졌다. 빨개진 손끝을 들어 그 하늘을 향하니 좀 더 차가운 느낌이 들었다. 나는 아직 느낄 수 있었다.미칠듯이 느낄 수 있었다. 숨을 크게 내쉬었다.마음이 더 가라앉는 듯하였다. 등을 돌아 사박거리는 발소리를 내며 걸었고, 낡아 못쓰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어째선지 퀴퀴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았다.당연하게도 엘레베이터는 움직이지 않았고,바닥에 깔린 유리조각을 신발로 짓누르며 계단을 올라갔다.한 발 한 발 내딛으며 힘을 싦을때마다 의식도 희미해졌다. 옥상에 올라오고는 신발을 벗어 가지런히 정리했다.난간쪽에 걸어두고 그 앞을 내다보며 뇌 속을 정리했다.나도 그 사람들처럼 할 수 있을까...? 난간을 넘어서서 아래를 내려보니 눈 앞의 배경에 눈이 돌아갔다.무서웠다.뺨에 붙는 눈이 차가웠다.몸 속 안은 더 차가웠다.벼랑끝에 몰린 기분을 느꼈다.어느때보다 외롭고 추웠다.휴대폰은 들고 오지 않았다.누구의 목소리도 들을 수 없어 외로웠다.발을 뒤로 끌었지만 돌아가면 더 아프다는 것을 안다.지금 잠깐 아픈 게 앞으로의 일들을 겪는 것보다 낫다고 생각해서 여기에 온 것이였으니 마무리는 지어야 마음이 편했다. 그렇게 손목을 걷어보았다.못난 갈색줄들이 이리저리 손목을 휘감은 것이 보였고 앞을 보며 손을 쥐었다.다시 한 번 앞을 내다보았다. 나는 발을 떼었다.공기처럼 가벼운 몸이 되었다. (좀 잔잔하면서도 강렬한 느낌으로 쓰고 싶었는데 의도대로 되었겠지...ㅠ)

#94 이름없음 2018/10/16 19:17:51

예전에 쓴 단편 중 일부: 그날은 눈이 펑펑 내리던 너무나도 평범한 시골의 겨울날이였다. 사람들은 이제 추수도 끝났으니 밖에는 볼일 없다는 듯 집안에서 나오질 않았고, 오직 개들만이 넓은 들판에 덩그러니 놓인 쓰레기통 근처에서 먹을 것을 찾아서 어슬렁거렸다. 어제부터 계속 내리는 눈이 이미 지붕위를 수북하게 덮어버려 마치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것처럼 보였다. ‘이런 날에는 그냥 집에서 책이나 읽어야겠다...’ 물론 현수도 이런 폭설속에서 외출하고 싶은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었다. 창밖에서 눈을 돌린 현수는 소파에 앉은 채 멍하니 허공을 응시했다. 하지만 현수의 집에는 책은커녕 변변찮은 장난감도 없어서 사실상 가지고 놀게 하나도 없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형?” 갑자기 소파 아래에서 온 머리에 눈을 묻히고 있는 남동생의 머리가 불쑥 튀어나왔다. “...밖에 나갔다 왔냐?” “…엉.” 그래도 조금이나마 걱정되어서 추우니까 나가지 말라는 충고를 깔끔하게 무시해버린 현우가 말했다. 말 한 마디만 던지고 동생은 다시 외투를 챙겨입고 휭하니 다시 나가버렸는데, 방금전에 아버지의 생일 관련된 문제로 둘이 심하게 싸운 일을 생각해보면 놀랄 일도 아니었다. 하지만 현수는 싸운지 한참이나 지났는데도 현우에게 딱히 미안한 마음이 들지도 않았다. 그날은 아버지의 생일이었다. 현수의 부모님은 돈을 벌기 위해서 도시로 나가있었는데, 현수의 어머니는 바빠서 집에 잘 들어오지도 못하는 반면 아버지는 농촌까지 1시간이나 걸리는 데도 꼬박꼬박 집으로 와서 밥을 차려주거나 놀아주고는 했다. 하지만 곧 회사 사정이 나빠지면서 오는 날이 적어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생일날에도 집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된 것이였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현수는 추우니까 선물은 무리고 카드를 만들어서 아버지에게 선물하자고 제안했지만-사실 현수가 귀찮아서, 인 것도 있었다-현우는 여기는 깡촌이라서 카드도 못 구하기 떄문에 싫다고 칭얼거렸고, 그래서 현수가 종이로 뭔가를 만들자고 했지만 또 너무 성의가 없다면서 반대하고 도시로 나가서 선물을 사오자는 주장을 한 바람에 결국 폭발한 현수와 현우가 서로 싸우다가 현재는 냉전 상태였다. 현수는 현수대로 말도 안되는 억지를 부리는 동생에게 화가 났고, 현우는 현우 나름대로 좋은 선물을 주고 싶은데 허락하지 않자 토라진 상태였다. 현우는 밖에서 눈을 차면서 형이 허락하지 않겠다면 자신이 직접 나가겠다고 생각하며 멀지 않은 기차역을 바라보았다. 용돈은 충분히 있으니까 적어도 기차표를 끊는 정도는 될거라고 생각한 현우는 마지막으로 창 너머에서 책에 코를 박고 있는 형을 흘깃 쳐다보고는, 외투를 쟁여매고 마당으로 나와버렸다. 어떤 거 같아?

#95 이름없음 2018/10/17 19:11:22

>>93 중간에 엘리베이터의 언급이 살짝 뜬금없고, 문단 몰아쓰기 때문에 보기가 조금 그래. 묘사를 추가하고 문단을 나누면 좋을 것 같아!

#96 이름없음 2018/10/18 02:39:39

ㅡ.문체특징/고칠점 등 피드백 좀 부탁 ㅡ글 중간에서 따온거라 스토리 이해가 어려운건 어쩔수없음 소년은 인공 개울에 조심스레 발을 담갔다. 양말짝 하나조차 없는 맨발에 찬물이 마찰하는 그 시린 감촉에 자신도모르게 찰박거리게 되었다. 그는 자신이 언제부터 하나린 수목원에 살게 되었는지는 몰랐다. 정확히 말하자면 근처의 빈 원룸과 수목원을 오가는 삶이었지만, 그는 휴식 시간에는 수목원에 있는 편을 더 선호했다. 분명한 것은 그가 원룸에서도 수목림에서도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과, 관광객의 눈을 능숙하게 피하는 법을 익힐 정도로 상당히 오래 살기는 했다는 것 정도였다. 소년은 딱히 형제자매나 부모에 대한 기억이 없었으며 애초부터 없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으나 누군가 그에게 사회적 관습과 인간의 생활양식을 가르치기는 한 모양이었다. 소년은 자신이 짐승보다는 인간에 더욱 가까운 존재라는 사실을 잘 알았으며 지금처럼 참을수없이 심심한 날이면 자신이 ’약간의‘ 이상형질을 타고난 인간이고, 언젠가는 자신을 애타게 찾는 누군가가 데리러 오리라는 공상을 하기도 했다. 그럴 때면 그는 자신의 이름을 소리내어 말해보았다. 소년은 ’궁상 떠는 일에 대한 수치심‘을 느낄 정도로 사회화되지는 못했으므로 별다른 거부감은 없었다. 아무리 익숙한 대상의 이름이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부르다보면 언어적으로는 설명 불가한 이질감이 들기 마련이다. “이레.” “이레.” “이레.” “이레.” “이레“ 이레는 그렇게 자신의 이름을 거듭 부르는 것을 통해 자신을 인공 개울이나, 우물, 수목림의 나무들과 같은 존재로 만들었다. 이름을 다 부르고 나면 ’이레‘는 자기 자신이라기보다는 주변 사물처럼 여겨졌다. 그 어느 성가시고 호기심만 충만한 민폐덩어리 방문객이라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칠법한 사물. 이레는 발을 계속해서 찰박거렸다. 어짜피 그가 가진 것은 시간뿐이었다. 관람 시간이 끝난 일요일이니 경비원이 도는 시각만 피하면 얼마든지 노닥거릴 수 있었다. --------------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이레는 일주일 전 노점상에서 훔친 손목시계를 확인했다. 밤 열한 시. 곧 있으면 경비원이 돌 시각이 되었다. 그는 일어선 뒤 좌우, 상하를 살폈다. 다행히 불빛은 없었다. 땅거미가 질 때도 한참 지나 이미 어두컴컴해져버렸으니 혹시 타인에게 목격되더라도 빨리 달아나기만 한다면 특이한 점은 느끼지 못할 것이었다. 이레의 발걸음은 빠르지만 가벼웠다. ’다른 사람의 눈에 띄지 않는다‘는 이미 그의 생활 신조를 넘어 하나의 가치관 내지는 신념을 형성한 수준이었다. 그는 종종 생각하곤 했다. 집중할 것이 적었기에 그가 소수의 분야에서 탁월한 실력을 가지는 것이 가능했다고. 만약 그가 다른 인간들과 다름없었다면 그는 소리내지않고 걸을수도 절도에 특화될 수도 없었을 것이다. 개울에서 가까운 우물이 눈에 들어왔다. 늘 하던 대로 이레는 우물 가까이 가서 원형의 벽에 몸을 밀착시킨 상태로 왼쪽 발과 오른쪽 발에 골고루 하중을 분산시켜 불필요한 소음을 최대한 줄이며 우물 주위를 반원모양으로 돌았다. 손목시계를 다시 확인하자 경비원이 우물까지 오려면 4분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수국 덤불 방향으로 정체불명의 소음까지 나기 시작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계속되는 그 둔탁한 소리가 인간의 발소리라는 것을 직감적으로 파악한 이레는 우물에 등을 바싹 붙이고 움직임을 멈추었다. 발소리는 그의 등뒤에서 멈추었다. 이레는 서서히 고개를 돌렸다. 15세 전후로 보이는 여자아이. 푸석푸석한 갈색 머리를 링 모양으로 묶고 오버사이즈 후드티를 입고 있었다. 이레를 바라보는 눈은 죽은 물고기처럼 생기라고는 없었으며 무료해 보이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그 무감각해보이는 눈은 이레에게 어떤 기묘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마치 ”왜 여기있어?“ 라던가 ”너는 누구냐“ 가 아니고 ”나 지금 심심해“라 말하듯. 아니, 아니다. 이건 미친 생각이다. 이레는 방금전의 생각을 지웠다. ’심심하다‘니.

#97 이름없음 2018/10/18 23:38:46

ㄱㅅ

#98 이름없음 2018/10/19 14:02:17

야호 재미있는 글쓰기

#99 이름없음 2018/10/19 14:05:25

>>96 다 떠나서 이레에 대한 것이 참 흥미로운 것 같아!

#100 이름이 없음 2018/10/19 20:51:42

음. 글을 진짜 올리기 전에 한 번 더 피드백을 받고 싶어. 1화의 내용이야. 아마 위에 똑같은 내용을 봤을 건데 이제 본격적으로 써볼려고. 여기는 평소라면, 혹은 원래 전개대로라면. 아주- 아주- 평화로운 주인공의 고향이자. 사실 소설 흐름상 등장도 거의 안 하는 그냥 가이드용 마을. 게임으로 치자면 튜토리얼 마을이’었’다. 이 마을의 등장인물들은 가끔 주인공의 회상에나 등장하고. 운이 좋으면 마왕을 잡기 전에 ‘기다려라, 그리운 고향이여!’ 라고 한번 나올 수도 있고. 아니면 전개상으로 주인공의 투지를 불태우기 위해 마왕군이 여기 사람들을 죄다 죽일 수도 있겠다. 그러니까. 있어도 없어도 상관 없는 곳. 사실 작가가 전개하기 귀찮아서 대충 만든 땜빵마을. 전개상 치트. 종합하면 엑스트라 마을이라는 말이다. 그렇지만. 불행히도 이 마을사람들은 왕도적 전개에서 벗어나 버렸다. 더 불행한 점은. 그 원인이 작품 내부에 있는 게 아니라 외부에 있다는 것이고. 그래서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것이다. “저, 저게 뭐냐?! “ “시, 신이다아아! “ 엑스트라 1, 엑스트라 2가 비명을 지르며 말했다. 솔직히 저게 신이라고 불려야 할지는 모르겠다. 뜬금없이 크레인에 사람이 대롱대롱 매달려 있는걸 본다면. 여러분을 그걸 신이라고 하겠는가, 아니면 불쌍한 정신병자라 생각하겠는가? 전자라면 상담을 추천한다. 언덕 위의 하얀 집에 있는 의사가 차근차근 네 말을 듣고 미소 짓곤 고개를 끄덕여 줄 것이니. 그렇지만 이 작품의 세계관은 중세 판타지고. 평범한 용사가 열심히 성장해서 마왕을 때려잡는다는. 왕도적인 전개의 작품 ‘이었다. ‘ 지금은 아니다. 그런 전개의 작품에서 갑자기 ‘기계장치에 매달린 정신병자’가 나온다면. 당장이라도 독자들은 선호작품에서 그 작품을 뺄 것이고. 개연성이 안드로메다 은하 저 편에 사라져버렸다고 욕할 것이다. 운이 좋으면 위키에 막장작품/리스트에 올라갈 수도 있겠다만. 이 세상에서 그 리스트에 올라갈 만한 운이라도 있다면 성공한 것이다. 그래. 그게 문제다. 지금 개연성이 안드로메다 은하 저 편으로 날라가 버렸다. 망할. 어디서부터 잘 못 된 건지 하나도 이해가 안 된다. 그래서 한 남자는 자신의 팔뚝에 붙여져 있는. 역시 전혀 중세 판타지에 전혀 안 어울리는 기계장치를 들어다 본다. ‘개연성 기준: 1300%! 경고: 데우스 엑스 마키나가 강림할 확률이 너무 높습니다! 당장 탈출하세요!’ 정상은 1%니까. 지금 이 상황은 정상에 비해서 1300배나 잘못되고 있다는 결과가 나온다. 그래. 그러니까 마을 사람들이 중세 판타지인 주제에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고 있고. 모험을 떠나야 하는 용사 새끼가 마을에서 하렘이나 차렸고. 기다리다가 지루해진 마왕이 여자를 후리고 다니는 용사를 엄벌하기 위해서 친히 마을에 강림하셨다. 그리고 원래라면 중세 정통 판타지로 흘러가야 하는 작품이. 갑자기 미소녀 이세계 초 전도 액션물로 바뀌어 버리자. 너무나도 화가 난 작품의 의지가, 결국은 고대 그리스의 금단의 비법까지 써버린 것이. 작금의 상황이었다. 자, 그러면 왜 그렇게 됐는가도 문제였는데. 우선 작가가 현실세상에서 실종 되어 버려서. 작품의 미래가 없어져버렸다. 그거까진 괜찮다. 그냥 정체 되어 버린 세상이었으면 용사는 평생 어린이인체로 여기서 살았겠지만. 적어도 하렘은 안 차릴 테니까. 진정한 문제는 저기 정신이 나가 있는 듯 서있는 한 남자와, 한 여자였다. 저기 둘은 이제 앞으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될 것이니, 이름을 말해주겠다. 남자는 ‘김주혁’. 여자는 ‘이지연’ 이다. 역시 전혀 서양식 이름이 아니다. 참고 삼아 말하자면. 지금 이 작품은 중세 ‘서양’ 판타지고. 작가는 나름대로 중세에 대해 관심이 많다. 뜬금없이 이름을 한국식으로 짓는 멍청이는 아니라고 단언한다. 그러면, 도대체 왜 저런 이름이 튀어나온 것인가? 의외로 간단한데. 저 둘은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저 둘은 이 ‘하르칸 왕국’의 백성이 아니라. 무려 주민등록증도 나온 건장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그럼 왜 건장한 대한민국 국민이 세금이나 꼬박 꼬박 입금할 것이지 왜 이런 세상에 불법 밀입국을 했을까?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잠시 리와인드 버튼을 이용하여, 과거로 돌아가보자. 정확히 현실 세계 기준으로 4시간 전 말이다. 그래. 여기. “오. 왔습니까, 이지연씨?” 김주혁. 나이 34세. 총각이라 매일 같이 엄마에게 까이고, 스트레스성 M자 탈모가 서서히 오고 있으며. 2차원 세계에 갇혀있는 여자친구와 해어진 지 9개월째 되던 날이라 정상인처럼 보였지만, 이 이야기와 관련이 없다. 중요한 건 이 사무소의 서장이라는 것이다. “그… 이, 이 허름한 사무소에서 일하는 건가요?” 이지연. 나이 23세. 감성이 넘치는 문과 소녀. 취업이 밀리고 밀리고 밀리고 밀려 결국 수상 쩍은 이 사무소까지 오게 된 불행한 여자다. 그리고 서울 수많은 골목들 중 어디 하나 박혀있는 이 사무소. 이 사무소가 바로 이번 작품의 장소였다. 겉보기에는 낡아 빠졌지만, 속에도 낡아빠진 이 사무소는. 겉과 속과는 다르게 정부 공인 사업을 하고 있는 사무소였다. 직원은 이지연, 김주혁. 끝. 그러면, 도대체 무슨 사업을 하는가? “자. 시간 없으니까 빨리 설명하고 갑시다. 이거, 이거, 이거, 이거 받으세요. “ “예, 예!?” 저 남자는, 책상에 대충 올려져 있던 키보드, 소설, 볼펜, 옷을 집어 던졌다. 옷은 최신 유행과 1.2 안드로메다 성운 떨어져 있었고. 키보드는 전자 기타 대용인지 세로로 잡기 편하게 만들어 져있으며. 볼펜은 모-나미 사에서 만든 그 볼펜이었고. 소설은 어느 인기 없는 작가가 마지막으로 사비를 털어 만들었지만. 놀랍게도 악평조차 안 달린 소설이었다. “이, 이게 뭐죠? “ “탈의실은 왼편에. 질문은 나중에. 투정은 출구에.“ 남자가 다리를 꼬고 그렇게 말하니. 지금까지 통상 면접 23회를 실패한 그녀는 또 한번 ‘엄마. 이번에도 떨어졌어. ‘ 라고 말하기 그래서. 재빠르게 옷을 갈아입으러 나갔다. 남자는 부르주아의 상징 맥-심 스틱 커피를 흡입하면서. 햇빛이라고는 안 들어오지만, 대신 귀여운 회색 벽을 바라볼 수 있는 창문을 보며.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었다. ‘일하기 싫네. 시파. ‘ “그, 다. 다 갈아입었어요!” 탈의실에서 나온 그녀는, 엄청나게 예쁜 드레스를 입고 싶었던 비참한 농민의 옷을 입고 있었다. “좋네요. 자, 그러면 30분 줄 테니 그 소설 빨리 읽어요. 아시겠습니까?” “예? “ “어디보자. 음…. 다음 면접자 명단이. “ “예! “ “자, 그 동안 설명이나 듣고 있으세요. 우리가 하는 일이 뭔지.” 그 남자는 적절하게 팬을 정확히 세 번 돌리더니. “우리 회사에서 하는 일은 자기가 만든 캐릭터에 납치 되어버린 작가들을 구출하는 것입니다. “ “미친. 진심으로 내뱉은 말, 아니죠? “ 당연히 그녀는 말도 안 되는 상황에 납득할 리가 없었다. 작품이 작가를 납치한다니, 그런 해괴망측한 일이 일어 날 리가 있겠는가? 게다가 판타지 소설도 아니고, 현대 한국에서 그런 일이 일어난다고 믿는 사람은 전부 정신 병원으로 수송되었을 것이다. 그걸 당연히 아는 남자는 자본주의의 강력한 마법을 쓰기로 했다. 대충 팬으로 휘갈기고, 한 종이를 넘겨주었다. 그녀의 입을 확실히 틀어막을 마법은 바로. “그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지금 저보고… 이게 뭐죠? “ “급여명세서.” “열심히 일하겠습니다! 사장님! “ 그 어떤 허무맹랑한 이야기도. 이렇게 돈을 받고 들으면 왠지 논리력이 생기는 것 같았다. 그녀도 그랬는데, 당장 이 곳을 뛰쳐나가야 한다는 생각이. 오히려 잘 된 일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바뀌는 마법을 보여주었다. “그럼 계속 설명하죠. 그 일을 하기 위해선, 이 팬으로. 납치된 작가의 책에 자기 이름을 아무데나 서명을 하면 됩니다. “ 그렇게 말하며 남자는 팬을 돌리며 자랑했다. “그러면 짜잔. 마법의 세계로 오신 걸 환영합니다. 유후. “ “그, 그런거에요? “ 펜을 정확하게 펜 꽂이에 넣고는, 남자는 책상에 있던 무지막지한 기계를 꺼내면서 말했다. “자, 다음은 이건데. 세계관 변동 관측 기계라고 합니다.” 그러더니 여유롭게 괴상한 버튼을 누르면서 켜는데. 괴상한 굉음을 내면서 “Runtime Error. Exception was throw: Read Access Violation. ‘pWorldImagineTarget’ was nullptr.” 라는 문장을 내뱉고는 뻗어버렸다. “내가 이러니까 개발자를 안 믿는 다니까. “ 그 남자는 성질머리가 나갔는지 천장을 잠시 바라보더니 기계를 두들겨 팼다. 그러자 놀랍게도 “0.000000% : 현실세계군요! “ 라는 문장을 내뱉고는 뻗었다. 아마 성공인 것 같았다. “오. 그래서 뭔가요?” “아. 지금 세계가 얼마나 꼬였는지 보여주는 기계입니다. 100퍼센트가 넘어가면 슬슬 맛이 갔다는 이야기므로. 빨리 도망쳐야 합니다. “ “이름 너무 긴데요. ‘세계관 변동 관측 기계’라고 말할 때마다 지친다고요. 그래서 ‘세계관 변동 관측 기계’가 뭐라고요?“ “’핍보이’ 라 하죠. 팔목에 차고. 진공관을 쓰려고 노력했으며. 위에 북한도 있으니까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 국민들은 하나씩 있어야 하는 기계이니까.“ 청소년과 지금을 게임으로 불태우고 있는 M형 탈모 아저씨가 말했다. “저작권이 아슬아슬 해요. 상표권으로 고소 먹고 싶어요? ” 남자는 볼펜을 세 번 돌리곤. “그럼 노블-보이라 하죠.“ “좋아요. 노블-보이. 그래서 노블-보이가 뭐라고요?“ “이게 말입니다. 우리가 간 소설의 세계가 얼마나 엉망진창이 되어있는지 표시해 주는 기계입니다. 주로 작가가 새벽에 글을 쓰면 10% 가량 상승하고. 작가가 자아도취에 빠지면 이 기계가 폭발해 버리죠. 게다가 커피에 빠져 정신이 피폐해지면 최고입니다. “ “그게 끝? “ “설마요. 이게 끝이 아닙니다! 또 하나의 기능. 상상할 수 있는 모든 걸 소설 속으로 끌어올 수 있습니다. 석기 시대에 총질도 가능합니다! 물론 이 기계의 수치가 비트코인마냥 치솟겠지만. “ 유감스럽게도 이 두 주인공은 상상력이 파멸적이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지만. 대게 사람의 문제점이라는 게 그렇듯 자기는 몰랐다. “그런 거 좋아요. 그래서 작가를 어떻게 구하죠? 중세 유럽에서 전차를 끌고가 그 놈들의 머리통을 날려버리고 구하면 되는 겁니까? 용사는 전차 뒤에서 칼이나 휘두르라고 해놓고는요?” “안됩니다. 소설의 개연성이 붕괴하면 소설이 망가져버리고. 그 안에 있는 등장인물의 정신상태도 꼬이며. 이미 우리가 소설 속에 전차를 등장시켰으니. 소설 등장인물들은 핵무기도 꺼낼 수 있습니다. 그걸 ‘작품의 의지’라고 하는데. 쉽게 말하자면 ‘오버-밸런스 방지 기능’이라고 합니다. 작품이 막장으로 흐르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죠 – 물론. 작가는 그런 걸 씹어버리지만. 작가는 신이니까 논외로 합시다. “ “작품 좀 꼬이면 어때요? 어차피 우리 것도 아닌데. 그 사람의 독자 중 8할이 빠지던가, 아니면 베스트 셀러 간판을 달리던 소설이 워스트 셀러로 바뀌어도 우리가 한 짓을 어떻게 증명하겠어요?“ “안 된다고. 마. 소설에 들어가면 우리도 등장인물 리스트에 포함됩니다. 작가도. 핵무기가 판치는 중세 유럽에서 작가를 구해 봤자 지구 평면설이나 믿는 정신병자가 되어 버려요.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고. 왜 그런지는… 어. 잘 모르겠습니다. “ “끔찍해라.” 소름 끼치는 대화였다! 문과인 그녀도 지구는 둥글다는 걸 – 왜 둥그냐고 물으면 딱히 할말이 없기는 하지만 – 알고 있는데. 출판을 하는 작가가. 그러니까 허밍웨이(대표작, 노인과 바다) 가 지구가 평평하다고 주장하고. 달 착륙이 거짓이라고 노벨 문학상 수상 소감으로 말한다고 상상해봐라! 그러면 진짜 2012년에 지구가 멸망하지 않았을까. “자. 이 자비 출판에 악평조차 안 달렸고 국립 중앙 도서관조차 못 간 책이지만. 그래도 대한민국 국민인데 세금은 내게 만들어야 합니다. 그게 우리 할 일이에요. 알겠습니까?” 참고로 말하자면. 국립 중앙 도서관은 출판한 모든 서적이 한 권은 가는 곳이다. “네.” “좋아요. 면접을 여기까지 본 사람이 없어서 솔직히 다음엔 뭘 해야할지 모르겠지만. 음. 옷 갈아입고 오겠습니다. 저도 중세 거지꼴이 돼 봐야죠. “ 그녀는 첫 임무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게다가 문학을 나름 잘 활용할 수 있는 곳 아닌가! 4년간의 대학교 전공이 아무 의미 없었던 것이 아니었다! 국어 국문학과도 아사나 결혼이 아닌 다른 길이 있다! 요즘 같은 시대에 대학교 전공을 살리기 얼마나 어려운가? 그녀는 – 비록 입고 있는 옷은 농노의 복장이었지만 – 부푼 꿈을 안고는 기다렸다. 이제부터 엄청난 활약이 시작되는 것이다. 암! 남자는 첫 임무에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냥 대충 끝내고 튈 생각밖에 없었고. 어차피 정부 지원 사업이라 설렁설렁해도 돈은 잘 들어오기 때문이다. 의심스럽다고? 그러면 뉴스 기사에 ‘작품에 빠진 소설 작가 대 구출’ 이라는 내용이 한 줄이라도 나오나 봐라. 경찰이 7살짜리 아기한테 사탕을 물려줘도 기사로 쓰는 정부가 그런 대 사건에 기사를 안 쓸 리가 있겠나! 그녀의 기다림은 남자가 농노의 옷을 멋 들어지게 입곤 등장하며 끝났다. 그렇지만 농노의 옷을 멋 들어지게 입어 봤자 멋들어진 농노였다. 엉성한 밀집 모자는 아마 유명한 해적 만화를 참고한 것 같은데. 중년 아저씨가 받아 들기엔 너무나 이른 조류였다. “푸하하하하. 뭐에요. 그거. “ “이게 그… 음. 전문 변장입니다. “ 그렇게 자기에 대해 합리화한 남자는 소설책을 집어 들곤 시체 안치소에 있을 것 같은 관 비스무리한 한 것에 넣었다. 그러자 관은 번쩍거리곤 열렸다. “저 소설. 다 읽었습니까? “ “사장님은요?” “3페이지 읽고 잤는데. “ “전 4페이지. “ “몰라. 그냥 적당히 데리고 오면 끝나겠죠. 배경이 어디였었지. 그런데?“ “프랑스. 북부 프랑스를 기반으로 한 가상 국가였을 거에요. “ 그녀의 머리 속에만 존재하는 북부 프랑스랑 비슷하게 생겼기에 그렇게 대답했고. 남자는 그에 동의했다. “뭐. 그런 거겠죠. 그럼 들어갑시다. 출발.” “어… 4대 보험 적용 되죠? “ 그녀는 막상 뭔가 이상한 관을 보고 두려움에 느낄 수 밖에 없었다. 판타지적인 공포가 아니라 그냥 요즘 뉴스에 취업을 빌미로 삼은 인신매매단이 꽤 많다고 전해 들었기 때문이다. “속인주의라서 적용되지 않을까? 그러게. 판타지는 도대체 누구 나라 땅이지?” 골치 아픈 부분으로 생각하는 남자였다. “몰라요. 몰라. 그냥 사망 보상금이나 잘 타면 될 것 같으니까 갑시다! “ 그녀는 당당히 관속으로 들어가기 시작했는데. 남자가 생각났다는 듯. “아. 그거 판례 나왔는데…” “네? 네!?” 그녀가 소리를 질렀을 땐 이미 환상의 세계로 빠져들었을 때였다. 하늘은 푸르고. 소들은 잘 지나가며. 고상한 마법사들이 열심히 경전을 외우고 있는 조용한 숲에 농노의 옷을 입고 있는 두 남녀가 갑작스럽게 등장했다. 소설책 상으로는 지금 이 나라는 내전 중이라고 들었는데. 이 숲은 그 포화에 투입될 군인들을 구하는. 말하자면 훈련소 같은 곳이다. “우와! VR쓴 것보다 더 쩌네요!“ “더 쩌는 건. 진짜 마법도 있는 세계관이라 뭘 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는 겁니다. “ 남자는 의기양양하면서 손가락을 튕겨 담배에 불을 붙였다. “거. 회사에선 흡연 금지인 거 몰라요?” “아까 말했잖아요. 당신. ‘소설 안은 대한민국과 차원이 다르기 때문에 속인주의가 적용되지 않는다.’” “이상하다. 그런 판결은 못 들은 것 같은데요. “ “하. 당장 서울에 집도 못사는데 소설 세계가 뭐가 대수랍니까? 요즘 사람들이 책을 읽을 시간은 있고요? 이런 거 보도할 시간에 광고 한번 더 틀겠다. “ “그래도요. “ 그런 쓸모 없는 이야기를 하며 길을 걷는 – 소설 안에서도 현실 이야기를 하는 파멸적인 – 주인공들이 드디어 소설 속 등장인물. 주인공의 아버지. 신정 마법사 칼 댱 디폰이 발견하였다! “Arrêtez! Vous approchez de la zone militaire maintenant!” 빌어먹을. 불어로 말하다니 파멸적인 작가 새끼였다. 참고로 말하자면 우리의 주인공들은 모두 직탐을 쳤으며. 영어조차 3등급, 5등급이 나와버렸으며. 불어는 스파게티 먹을 때 까르보나라 라는 단어와 하도 방송에서 ‘봉쥬르 봉쥬르’ 거려 강제로 외워버린 인사말 밖에 없는 상태였다! 게다가 여자는 까르보나라를 불어로 알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이탈리아어가 어원이다! “뭐라는 거여. 밥 먹었냐고 물은 건가?“ 남자가 긁적이며 말했고. “어… 봉쥬르?” 여자는 한국어 화자의 유사 프랑스어를 시전했다. “Bon sang, sors d'ici!” “아. 맞다. 시연 보여 줄게요. 노블-보이.” 남자는 불어따위에 굴복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냥 치트키로 해결하려고 시도한다! “오. 재미있겠다. 빨리 해보세요. “ 여자는 빨리 월급이나 받아 월셋방을 구해야 했기에. 빨리 이 짓을 끝내고 이달의 신간을 사러 갔으면 했었다. 어차피 이 곳도 그녀의 큰 그림의 작은 발판에 불과했지만. 유감스럽게도 그림은 크다고 잘 그린 것이 아니며. 그녀의 미술 실력은 파멸적 – 남까지 지옥행 티켓을 끊을 수 있을 만큼 – 이었던 것이었지만. 여기선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었다. 다른 파멸적인 남자가 노블-보이에 이렇게 적고 있었던 것이 문제였다. ‘이소연과 김주혁은 어느 숲 속에서 정신병이 걸린 한 남자를 만난다. 그 남자는 갑작스럽게 떨어진 천둥에 놀라 한국어를 배우게 되는데. 누가 알았겠는가? 그가 우리의 파트너가 되어 한국어를 전파하는 위대한 전도사가 되었음을. ‘ “짜잔. 이러면 곧 적용 될 겁니다. “ 앞서 말했듯. 남자도 첫 실전이었다. 그래서 노블-보이가 작동하는 걸 처음 보는 거고. 노블-보이는 엄청난 메시지 창을 미친 듯이 띄우고는 남자가 적은 파멸적인 소설을 구현하기 시작했다. 맑은 하늘의 갑작스럽게 불안한 먹구름이 모여들며. 불어를 중얼거리는 주인공의 아버지의 번쩍이는 머리가 번개의 이목을 끌었고. 저 멀리 조선에 있는 세종 대왕님의 은총을 받은 번개가 그의 대머리에 직격한다. 조금 고기 타는 냄새가 났지만 소설이니까 괜찮았다. 그러자 그 대머리의 번쩍이는 아이디어가 나오기 시작한다! 나라말싸미 듕귁! 중국이 어디인지 이 소설에 안 나오지만 그런 건 상관이 없다! 작품의 의지가 원했고. 정확히는 저 두 작가가 그렇게 시켰다. 그럼 까라면 까야지. 원. “오. 뭡니까! 갑자기 번개가 제 머리에… 많은 걸, 많은 걸 깨우고 갔습니다. 이제부터 당신들을 섬기겠습니다.” 그 대머리의 남자가 그렇게 말했다. “우와. 잘 되네. 그런데 저기요. 노블-보이에 ‘개연성 기준 : 100% - 작가가 제정신이 아닙니다. ‘ 라고 적혀 있는데 버그에요? “ “음. 버그면 좋겠지만. 제 화면에도 같은 게 뜨긴 하네요. 뭐. 한국어로 세상이 좀 꼬이면 어때요? 얼마나 꼬이겠어. 꼬여봤자. “ “그런데 이 등장인물. 뭐하는 인물이었죠?” 그녀는 그래도 7페이지까지 읽었기에 – 적어도 대머리는 저 남자의 주장에 그나마 자연스럽게 이어가기 위해 나온 추가 설정이었지만 – 주인공의 아버지에 대한 언급을 기억하고 있고. 나름 중요한 인물이 될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했다. “그건 상관없고. 이제부터 한국어를 사랑하는 우리 가이드입니다. 잘 부탁해요. “ 하지만 남자는 5페이지를 읽었다는 건 마지막 페이지는 침에 쩔어서 영영 못 펼치게 되었지만 내 무의식은 읽고 있었다라는 뜻으로 썼다. “오. 물론입니다. 한국어를 위해 목숨까지 받칠 준비가 되었습니다. 다만 당신들의 여정에 도움이 되고 싶은데. 짐을 챙겨도 되겠습니까? “ 머리가 강제로 빛나게 되어 버린 주인공의 아버지가 말했다. “그러세요. 우리는 커피라도 소환해서 차라도 마시며 기다리고 있을까요? “ “좋아요! 키야. 마법으로 커피를 소환하는 건 상상도 못했는데! 그런 하찮은 마법이 있을 거라는 생각조차 안 해 봤거든요. “

#101 이름이 없음 2018/10/19 20:51:47

즐겁게 떠드는 두 남녀를 떠난 한 아이의 아버지는. 마을에 도착하고는 대뜸 집에 들어가 짐을 싼다. 금화, 은화, 동화. 집의 전 재산을 털고 아내는 내버려 두는 거다. 항의하는 아내에겐 한국어로 신랄한 욕을 날려주고. 성스러운 임무를 받았다면서 이런 마을에 있는 건 내 인생의 확고한 낭비였음을 시인한다. 그의 아름다운 머리칼은 작품에서 번개를 맞기 가장 합리적인 조건인 대머리로 대체되었다. 아들은 갑자기 변한 아버지를 보며 울지만. 아버지는 한국어로 ‘잘 있어라. 빌어먹을 놈의 집구석.’이라고 중얼거리며 나가는 거다. 여기까지가 우리의 주인공들이 적은 문장의 결과였다. 아니. 진짜 결과는 뒤에 닥쳐올 것이다. 저 아이는 이 세상에서 제일 주목받는 주인공이고. 원래라면 – 작가가 이런 곳에 갇히지만 않았다면 – 사랑을 듬뿍 받고 자라야 할 아이가 사랑을 어째서 갈구하는 지에 대한 배경스토리가 되었다. 뭐. 그게 하렘을 차리는 정당성은 안 되지만. 어쨌든. 두 남녀에게 있어서 이 이야기는 희극이었지만. 그들의 시선 밖에서는 비극에 싹트고 있었다. 게다가 주인공은 지금 아버지가 악마에 씌였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냥 세종 대왕님이 빙의한 것뿐인데 말이다. “오. 오셨습니까?” 남자가 말했다. “그러게요. 도망칠 줄 알았는데. 솔직히 말도 안되는 상황이기는 했어요. “ 여자가 말했다. “아. 조금 정리할 게 있어서 말입니다. 자. 그럼 한국어를 전파하러 가볼까요! “ 대머리가 말했다. “음. 그게 목적이 아니니까… 그냥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어를 깨우쳤다는 설정으로 가면 안되나요? 언제 다 가르치고 자빠져있어요?” 그랬다! 작품 속에서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현실 세계 시간도 흐른다는 걸 이미 작가의 납치로 배웠다. 게다가 그녀는 지금 야근도 하고 싶지 않고. 빨리 집에 돌아가 못 다 읽은 소설책을 봐야한다. 이런 자비 출판 도서 말고 말이다! “오. 좋네요. “ “그럼 이번엔 제가 써 볼게요, “ ‘한국어를 가르치려는 3인의 여정은 꽤 시시하게 끝났다. 왜냐하면 모두들 이 세계의 신으로부터 은총 받아. 불어가 아닌 한국어로 말할 수 있는 영광을 얻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3인의 여정은 끝나지 않았다. 다른 목표가 생겼기 때문인데. 그를 완수하기 위해 그들 앞에 멋지고, 연료가 가득하며 SUV가 등장했다.’ 노블-보이는 저 명령을 듣고 이 머저리 새끼들이 날 박살내려고 하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유감스럽게도 무생물은 생각할 권리조차 없는 이 세계이기 때문에! 빌어먹을 주인새끼들에 대한 원망과 욕을 몇 번 짓거리고. 그 다음에 저 새끼들 워드 작업할 때 저장을 누르면 프로그램이 죽는 버그를 꼭 터트려 주겠다고 맹세하던 노블-보이였다. 갑작스럽게 이 근처가 – 아니. 전 세계가 폭풍우에 휘말렸다. 깊은 어둠과 사라진 태양은 수많은 왕과 마왕을 자칭하는 자에게도 놀라움의 대상이었다. 기껏해야 라이플로 몇 번 쏘고 종전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세계구급 마법이 등장한 것이었으니까. 그리고 모두의 머리에 (이번에는 대머리가 안 됬는데. 작품의 의지가 주요 등장인물이 모두 대머리면 평생 안 팔릴 거라 장담했기 때문이다.) 번개가 직격. 실내에 있으면 천장에 구름이 끼었고. 지하에 있어도 마찬가지였다. 마왕도. 귀족도. 왕도. 모두 차별없이 맞았다. “씨발. 뭐야!” “자, 잠깐만요. 마왕님. 이상한 말을… 어?” “저주다! 이건 신의 저주야! “ “멍청아. 신 같은 건 없어! 이건 하르칸 왕국의 기습 공격이라고! “ 마왕군은 일대 혼란에 빠졌고. “허. 허미이… 평민이나 죽는 거지 고귀한 혈통인 나는 안 죽는다네. 허허…. 허?” “폐하! 갑자기 왜 상스러운 말씀을…. 어?” “아이고. 맙소사. 이. 이건 혀를 굴리며 말을 못 하잖아!” “이건 우리의 명예를 실추시키려는 마왕 군의 기습 공격입니다! “ “그. 그래… 그럼 지금 즉시 용사 후보를 찾도록!” 하르칸 왕국의 사령탑도 혼란에 빠졌다. 그렇지만. 내린 결론을 비슷했다. “”전원! 전쟁을 준비해라! 전쟁의 신 “” “할로에 님 이름 아래에!” “내 이름 아래에!” “”존명!”” 이렇게 역사의 수레바퀴를 꼬이기 시작했다. 한국어라는 저주에 걸린 양 세력이 서로를 침공할 명분이 생겼던 것이다. 실제 역사엔 하르칸 왕국의 광산 채굴권 논란으로 시작하여 정의의 이름으로 포장하는 절차를 거쳐 선과 악의 구분이 딱히 없는 작품이었다. 그렇지만 지금은 다른 이유로 선과 악의 구분이 없다. 그리고. 이 상황을 누구보다 당황스러워 하는 사람도 있었다. 바로 작가와. 납치범이었다. “자. 잠깐. 한국어로 바뀐 것 같은데. “ “…뭐지? “ “그. 그것보단 일단 이 밧줄을 풀어주고 이야기해주면 좋겠는데. 나. 이래봐도 이 작품의 신이거든? 아. 아니지… 그, 작품이 아니라… “ “알아. “ 납치범은 차가운 눈빛으로. 울먹이는 작가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그래서 여기로 끌고 온 거니까. “ “망할! 내 통장 잔고도 이 좆 같은 작품 출판 시킨다고 다 써버렸다고! 나한테 왜 그라는데? 아? 그렇게 네가 잘났으면 얼굴이라도 까! 왜 그 빌어먹을 그림자에 숨어있냐? 씨바. 나 고등학교에도 친구 많았고 중학교 때도 많았어! 누굴 좆같게 만들진 않았는데 왜 닌 날 좆같게 만드냐? 곧 굶어 뒤질 작가 새끼인데 납치는 왜 한 거야, 이 싸이코 새꺄!” “…” 여전히 그림자에 숨어 있는 한 납치범은 목이 막힌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네가 필요하니까. “ 한편. 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예정보다 10년이나 일찍 용사의 시대를 연 이 시대의 희대에 트롤러. 우리의 김주혁군과 이지연양! 어디 계시나요? 아. SUV 타고 판타지 세계에서 드라이빙을 하고 계시네요! 저 친구들은 지금 자기가 무슨 일을 한 짓도 모를 거고. 아마 이대로 왕성에 돌진해서 다 때려 부스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만 – 총이야 소환하면 끝이니까. – 작품의 의지는 지금 머리가 터지려 하는데. 잘도 놀러 다니고 있다. 작품의 의지는 미친듯이 고민한다! 저 미친 남녀가 마차 정도만 소환했으면 소환 마법으로 얼버부리면 된다. 그런데 산타페를 소환해? 하. 현대자동차를 소환해서 공장을 차리게 할 수는 없다. 그러면 모든 이야기의 전제부터 개박살나버려 대한민국의 승리로 끝날 것이니까. (놀랍게도 그런 소설이 있기는 하긴 하지만. 작품의 의지는 성실해서 그런 이야기를 만들 수 없었다. ) 어. 소환? 소환. 괜찮다. 그래. 적어도 국가를 소환하는 것보단 물건을 소환했다고 얼버부리면 좋겠지? 아니. 좋은 건 아니다. 판타지의 건전 가요같던 이 소설이 이세계 판타지 물로 바뀌니까. 하지만 어쩔 수 있겠나. 저 미친 남녀가 드라이빙하고 있는데. 이미 끝난 거다. 이 세계의 특정 부분에 이세계 게이트가 열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저 남녀가 산… 아니. 마법의 마차를 꺼낸 장소였는데. 공교롭게도 그 곳은 처음 소개했던 대로 마법사의 숲 근처였고. 마법사의 숲은 군사 지역이었다. 그래도 작품의 의지는 나름 숨길 만큼 숨겼는데. 주인공은 어제까지는 상냥했고, 친절했으며. 진정으로 자기를 사랑했던 아버지를 찾기 위해 숲을 헤매고 있었다. 당연히 헛수고였다. 산… 아니. 마법의 마차는 정말 빨라서 시속 100Km/h는 밟으니까. 하지만 의미 없는 짓은 아니었다. 주인공이 이세계 게이트를 찾았기 때문이다. 세계의 운명이 이렇게 꼬여가고 있는 동안. 그 장본인인 우리 김주혁과 이지연양은 드넓은 평야를 풀 악셀로 밟으며 왕성으로 돌진하고 있었다. 덕분에 배기가스 하나 없던 클린한 세상이 점점 더러워지고 있었다. 그렇지만 그 둘은 그런 게 상관 없었고. 뒷자리에 타던 주인공의 아버지 – 이하 대머리도 그런 건 상관 없었다. 기분이 째졌기 떄문이다. “야호호오오오오오오! 씨파! 우리 앞길을 막는 건 없다!” 운전석의 남자가 말했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바보 같은 칼질 백날 해봐라! 이게 부숴지냐! 부숴져? 앙? “ “마법 좆까! 이리 쩌는 게 있는데! 38년동안 배운 게 쓸모 없구만!” 산적(이었던) 것 들을 신성한 마차로 도륙하며 지나가는 일행이었다. 그들이 수도의 성문에 도착했을 때엔 벌써 A/S센터라도 갔다 왔는지 하얀색에서 붉은 색으로 도색이 바뀌어 있었다. 엄청난 위용에 당황한 경비병은 그들을 세우려 했지만. 풀 악셀의 그들이 창 같은 걸 두려워 할리가 없었다. 하지만 경비병에겐 다행히도 그들은 성문 직전에 브레이크를 밟고. 어리둥절한 경비병을 바라보며 조수석의 그녀가 창문을 내리곤 말했다. “발레파킹? “ 패러디 요소와 전문 용어는 나중에 주석을 달아줄 생각이야. 예를 들면 : 데우스 엑스 마키나 : 고대 그리스 연극에서 수틀리면 기계장치를 소환해서 이야기를 마무리했다. 그걸 기계장치의 신이라고 했는데, 그리스어로는 '데우스 엑스 마키나'. 현재는 게으른 작가들이 작품의 엔딩이 도저히 안나올때 쓰는 금단의 기법으로. 쉽게 예를 들면 판타지 세계관에서 존나 쌘 무기 하나 던지고 정리하는 기법. 이게 초반 분량인데. 어때? 더 읽고 싶은 마음이 들어? 아니면 용어가 너무 어렵나?

#102 이름없음 2018/10/19 20:56:46

접혀랏

#103 로어가아니야 2018/10/19 21:59:10

>>102 >>102 너땜에 내가 로어가 못 됬잖앗!뀨우 뀨우 뀨잉♥

#104 이름없음 2018/10/21 09:19:27

조각글이지만 문체랑 느낌만 봐주랑... 문장이 너무 딱딱해서그런지 앞뒤 연결도 안되는 것 같구ㅋㅋ 결국 이렇게 끝날 일이었다. 초겨울의 바람같이 온 너는 천천히 자취를 감췄다. 마치 모두 정해져있었다는 듯, 은밀하지만 착실하게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을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어쩌면 알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무의식 중 너라는 사람을 단정 지어버린지 오래였으니까, 나는 오래 전의 그의 모습만 눈에 담고 있었기에 미처 보지 못하였다. 내 뇌리 속에 박혀있던 Q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존재였다. 야살스러운데다가 가량맞기까지 한 그의 행실은 마치 유채꽃을 보는 듯 했다. 그 성격에 걸맞게 너는 본연의 쨍한 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는 아이였다. 풋풋한 내음을 풍기고 다니던 학창 시절의 너는 누구보다도 아름다웠으리라. 그렇기에 너는 태양처럼 빛났어야 했다. 사그러들지 않고 꼿꼿하게 하늘만을 바라봐야 했다. 그랬다면 내 마음이 조금 더 편했을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105 이름없음 2018/10/24 19:18:53

언젠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었나. 남에게 구애받지 않는 나로서 살고 싶다고. 다시 만나더라도 같은 답을 내놓을지도 몰라. 어째서 네 멋대로밖에 생각하지 못하는거야. 너는... 한없이 가라앉아버릴 때가 있었다. 억지로 즐거운 목소리를 내려고 해도 영 시원치 않은 음성만 나올 때. 웃는 낯도 남들의 시야 밖으로 벗어나면 금새 풀려서 굳혀져 버렸을 때. 매일같이 하는 변장도 용납되지 않았던 날에는, 그런 날에는 사람을 피하려고 애를 썼다. ...그 모습이 얼마나 감춰졌겠냐마는. 애초에 표정을 숨기는 것에 능수능란한 성정도 아니였기에. 오늘이 주말이라는 것에 안심을 했어야하는 걸까? 아직도 어린아이마냥 폭주해서 조절하지도 못하는 우울감을 저주했어야하는 걸까. 그런 우울감을 감추려 낮부터 술을 마시는 것을 부끄러워했어야하는 걸까. 결국 부끄러움을 잊기 위해서 술잔에 술을 채우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ㅡ...난 이런 어른이 되길 원하지 않았어. "...머리 속에 꽃밭만 가득 차있기는." 약간의 쓸쓸함이 묻어나있는 목소리가 수면 위로 떠오르다가 힘없이 스러진다. 힘을 주지 않아 쳐저있던 눈꼬리도, 연한 색채의 눈동자도 그날따라 더욱 서글퍼보였던 사소했지만 거슬리는 기억. 한껏 취해더라도 지워지지 않고 더욱 선명해질 뿐이던가. 눈두덩이를 꾹꾹 눌러낸다. 손으로 막아봤자 터지지 않을 눈물이 아니였고, 남에게 들키지 않도록 그저 숨을 죽일 뿐. 흘러넘치는 감정은 그런 식으로라도 소비했어야 됐으리라. "...이제 그만해야 하는데." 하지만 멈추지 않겠지. 수십번이고 수백번이고 화염에 사그라들어 재가 되었던 사진은 어느새 다시 손에 쥐어져 있었더라. 반드시 후회할 주제에 사진을 드럼통 안에 내던져버리는 것을 멈추지 아니하였다. 넘실대었다. 맹렬하게 달아오른 드럼통이 그 새빨간 혓바닥을 자랑하며 사진을 집어삼킨다. 그러면서도 항상 끝없는 후회를 한다. 차라리 저 불길 속에 몸을 내던지는 한이 있더라도, 사진은 태우면 안됐는데. 목구멍 안쪽에서 뜨거운 불덩이라도 단단히 걸린 느낌이라, 하염없이 흐느꼈다. 항상 같은 결말이였다. * "왜 술을 마시나요?" "잊어버리기 위해서다." "무엇을 잊으려는 건가요?" "부끄러움을 잊으려는 거야." "무엇이 부끄러운데요?" "술을 마신다는 사실이 부끄러워." 어린왕자는 당황하여 그곳을 떠났습니다. '어른이란 참으로 이상하구나.' - 밑은 그냥 어린왕자 인용이지만... 어쨌든 불안한게 커서 예전에 썼던 글 올려볼게. 너무 못 쓰지 않은 정도면 좋은데. 피드백, 비판 환영이야

#106 이름없음 2018/10/24 22:06:29

피, 피드백 해주는 사람들. 다 죽어버린 것 같아..

#107 이름없음 2018/10/26 03:05:01

피드백이 없어 ㅠㅠ 일단 내가 해주자면 >>105 뭔가 감성적인 글이네. 말투 때문에 조금 옛스러운 느낌도 나고. 전체적으로 잘 쓴 것 같아! 어쩌다가 저렇게 됐는지 몰라서 조금 뭔 일인지 모르겠지만...

#108 이름없음 2018/10/26 03:06:01

>>105 그리고 어린왕자 인용도 꽤나 적절한 것 같아.자기모순이라는 점에서.

#109 이름없음 2018/10/26 04:07:17

>>107 앗 이 새벽에 피드백 해주는 사람이...:> 자기모순... 그런 것을 표현하고 싶었던것 같아. 역시... 칭찬 고마워! 사실 뭔 일이 일어난건지는 앞뒤 맥락을 다 봐야 알기도 하고, 의도적으로 숨기려고 한 것도 커서... 뭐 심플하게 애인이였던 사람을 잊지 못한다... 정도겠지만.

#110 이름없음 2018/10/28 23:39:24

나도 피드백좀 ㅡㅡㅡㅡㅡㅡㅡㅡ ㅡ프롤로그 "날지 못할 날개라면 일찌감치 꺾이는 게 나아" 날개가 여섯 개 달린 백조는 날지 못할 것이 분명하다고 ‘어린이를 위한 환상동물대백과’를 처음 본 아이는 생각한다. 체험학습으로 갔던 동물원에서 ‘펭귄과 타조는 날지 못하는 새다’라는 걸 일찍이 알게 된 아이의 머릿속에서 수없는 색깔들이 덧칠되고 빛바래고 지워지기를 반복한다. 동물원의 철창 안에 있는 날개 여섯 개 달린 백조. 열두 시가 되자 책읽기 시간의 종료를 알리는 핸드벨이 아이에게 펭귄과 타조에 대해 알려주었던 유치원교사의 손에서 정확히 세 번, 울리고, 아이는 무의식적으로 책을 떨군다. ‘열두 시가 되면 신데렐라는 집으로.......’라며 낮게 중얼거리는 아이의 빈손엔 유치원 교사가 건넨 도화지가 들어와 있다. 한 시간이 지나자 교사는 아이들의 그림을 하나하나 둘러보기 시작한다. 어찌 된 일인지 아이의 그림에서 미간을 찌푸리며 한참을 멈춰서 있는 그녀 주위로 다른 아이들이 등불을 본 날벌레들같이 모여든다. “뭐야 뭐.” 그제서야 심상치 않은 상황을 인식한 아이는 물끄러미 자신의 그림을 내려다본다. 어린아이치고는 꽤 잘 그려진 백조가 거기 있다. 온몸이 망가지고 뒤틀려 피투성이인 백조. “떨어졌을 거예요, 동물원을 탈출한 백조는. 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날지 못해서. 그래서 떨어졌을 거예요.” 왜 이런걸 그렸냐며 따져 묻는 교사와 각다귀 떼처럼 복닥거리는 동년배들에게 둘러싸인 아이는 높낮이 없는 어조로 그 말만 반복한다. 마침 그 유치원 옆을 지나가던 어느 고등학생도 생각한다. ‘성적이 떨어졌을 거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그건 현실 기만에 불과해서, 그래서 떨어졌을 거야.’ -------------------------------------------------------------------------- #01 역시 도시라는 것은 어두울 뿐 아니라 재미도 없는 공간일 뿐이였다. 시안은 상가 건물의 계단을 탁구채로 공 쳐내듯이 가볍게 밟으며 내려갔다. 발의 어느 부분을 계단의 어느 위치에 내려놓느냐에 관계없이 둔탁한 소리가 일정하게 울려퍼졌다. 51번의 걸음과 51번의 흥겹지도, 청아하지도 않은 소리에 시안은 생각했다. 계단은 심지어 좋은 악기 구실도 할 수 없다고. 시안의 비교적 작은 손이 먼지낀 유리문을 밀었다. 나오자마자 마주할 수 있는 횡단보도, 그 반대편 인도의 가장자리를 따라 점멸하는 가로등의 호박색 불빛들 너머, 가로등 사이에 난 작은 길을 따라 가면 그녀의 집이 있을 것이였다. 아무리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짧은 거리를 멀리 돌아서 가도 항상 ‘집에 가는 길은 너무 짧다’고 느꼈다. 집에 가는 길은 너무 짧았다. 청록색 우물 방향으로 우회하는 길이 현재로서는 가장 멀리 돌아서 가면서도, 길을 잃거나 헷갈리지 않고 목적지까지 확실하게 갈 수 있는 길이였다. 말하자면 가장 비효율적으로 집까지 가는 가장 효율적인 길인 셈이다. 시안은 건물 천장에서 떨어지는 먼지를 뒤집어쓰지 않기 위해 눌러쓰고 있던 후드티 모자를 벗었다. 그런 뒤, 바로 옆 건물의 학원에서 앞다퉈 빠져나오는 다른 학생들과 발걸음을 맞추고 바쁜 듯하면서도 영영 목적지에 도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듯한, 그 특유의 걸음걸이를 모방하기 시작했다. 또래,혹은 그보다 좀더 나이가 많거나 적은 학생들 틈바구니에서 시안은 완벽하게 섞여드는데 성공했다. 그녀는 이윽고 인파에 휩쓸려 다른 학생들과 함께 포도송이처럼 줄줄이 엮여 횡단보도 앞으로 이동되었다. 시안은 오른손에 들고있던 휴대폰의 커버를 열고 검은 화면에 자신의 얼굴을 비추어 보았다. 화면에 비친 몰골은 예상대로 봐줄 만한 것이 못 되었다. 시안은 잠시 자신의 진흙탕에 구른 듯 비참한 몰골이라던가, 아무리 먼 길을 찾아 돌아서 가도 결국은 ‘벌써 와버렸네’라는 생각과 함께 들어가야 하는 집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111 이름없음 2018/10/31 17:30:17

나도 조각글이야... 사람이 사랑을 했다면 분명 이별이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녀를 열렬히 사랑했고 그녀도 나를 사랑했다. 마치 불처럼 말이다. 하지만 그 불은 언젠간 무조건 꺼지고 식어버리기 마련이다. 불처럼 서로 뜨거운 사랑을 했고, 차갑게 식어버린 불에 늦게 나뭇가지를 넣어보고 나무막대를 죽어라 돌려보기도 했지만 불은 살아나지 못했다. 라이터를 쥐고 있던 그녀가 떠났다. 이제 나는 불을 지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내가 놓으면 더이상 친구 관계로도 남을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나는 나무막대를 잡고 있기로 하였다

#112 이름없음 2018/10/31 19:35:17

뭔가에 막힌 듯하면서도 기어코 토해내는 이름이 심장을 파고드는 것만 같았다. 콱 악문 잇새 사이로 흐르는 말소리가 지독한 고통에 묻혀 있었다. “나 좀 죽여 줘.” 죄를 지은 이 몸뚱이로는 도저히 버텨낼 자신이 없어. 입술을 벌려 무언가를 내놓으려던 시야에 작은 육신이 담겼다. 당신 참 작다. 입 속을 맴돌던 비난의 목소리가 굳게 억눌려 창자를 헤집었다. 나는 사는게 고통스러운데 혼자 죽질 못해. 삶을 두려워하는 나는 어떻게 죽음마저 두려워 할 수가 있을까? 우짖는 당신을 마주하기 힘들었다. 눈을 감았다. “그럼 우리 같이 죽을래,” 가만한 목소리로 속삭이고는 당신의 손목에 입술을 마주댔다. 엉망진창으로 아물린 살점이 차분히 짓눌렸다. 나직한 마음이 자꾸만 상처를 후볐다. 당신이 기댄 어깨가 축축이 젖어 든다. 나는 그것이 열병이기를 바랐다. 언젠가부터 당신 심중에 자리 잡아 있던 열병. 너무 늦었을지도 모르는데, 당신은 여전히 눈부시구나.

#113 이름없음 2018/11/01 00:11:50

>>110 피드백 플리즈. . .

#114 이름없음 2018/11/06 13:13:38

>>110 글이 전체적으로 문장 하나 하나가 너무 길어. 적당히 끊으면 가독성이 더 올라갈 것 같아. "어두울 뿐 아니라 재미도 없는 공간일 뿐이였다." 라는 문장에서 뿐이다, 라는 표현이 두 번이나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아. "또래,혹은 그보다 좀더 나이가 많거나 적은 학생들" 라는 표현에서.. 또래라는 말이 나이가 비슷한 무리라는 뜻인데 굳이 나이가 좀 더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고~ 하고 덧붙여서 문장을 늘릴 필요는 없어 보임... 그리고 동년배들, 날벌레들에서 들이 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내가 보기엔 문장이 너무 길다는 것만 빼면 좋은 글인 것 같아.

#115 이름없음 2018/11/06 13:27:21

>>111 피드백을 해주기엔 글이 좀 짧다... "불처럼 서로 뜨거운 사랑을 했고, 차갑게 식어버린 불에 늦게 나뭇가지를 넣어보고 나무막대를 죽어라 돌려보기도 했지만 불은 살아나지 못했다." 라는 문장은 쉼표 앞 뒤가 잘 안이어지는 느낌이야. "이제 나는 불을 지필 수가 없다는 것을 알고있지만 내가 놓으면(...)" 에서 "내"가 뭘 놓는다는 건지 잘 모르겠어. 그리고 ~것이라는 표현은 되도록 가능하다면 적게 쓰는 게 좋아. 더 이상 불을 지필 수가 없으리란 사실을 알고 있지만, 이런 식으로. 문체가 되게 독특해서 좀 더 갈고 닦으면 진짜 멋있는 글이 나올 것 같아.

#116 이름없음 2018/11/07 08:26:04

>>115 ㅠㅠ .. >>101 도 피드백해주면 고마울 것 같아..

#117 이름없음 2018/11/09 05:11:03

>>94 나도 피드백 좀...

#118 이름없음 2018/11/16 01:55:10

ㄱㅅ

#119 이름없음 2018/11/18 18:13:40

>>101 115는 아닌데 피드백 해달래서 달아봐. 글을 잘 쓴다거나 안목이 있는 건 아니지만 내가 느낀점은... 일단 쉴틈없이 있는 마침표 때문에 글읽기가 매우매우 힘들었어. 읽는데 가슴이 텁텁 막히더라고. 첫부분만 봐도, "즐겁게 떠드는 두 남녀를 떠난 한 아이의 아버지는. 마을에 도착하고는 대뜸 집에 들어가 짐을 싼다." '아버지는' 뒤에 마침표가 들어있어서 갑자기 흐름이 끊겨. 그리고 이 두 문장에서 '떠드는', '떠난', '아버지는', '도착하고는'과 같이 겹치는게 많으니 무슨 내용인지 모호해져버렸어. 게다가, 어려운 단어가 그리 많은지는 모르겠는데 무슨 내용인지는 하나도 모르겠어. 갑자기 suv가 왜 튀어나오는지, 뜬금없이 세종대왕은 왜 언급되며 성이니 마왕이니가 왜 튀어나오는지 말이야. 그리고 기본적인 맞춤법같은 것은 다시 한 번 보는 게 좋을 것 같은데. 아, 사투리도 어색하게 적은 것 같은데. 나도 사투리를 정확히 모른다지만 저렇게 말하지는 않는 것 같아서.

#120 이름없음 2018/11/18 18:32:25

>>94 모순이 조금 보여. '책은 커녕 변변찮은 장난감도 없다'고 말했으면서 책을 읽어야겠다라고 말한다거나 책을 읽는다는 장면이 나오고, '방금 전에 심하게 싸웠다'고 되어있는데 바로 뒤에는 '싸운지 한참이나 되었다'는 말이 나와. 그리고 맞춤법! '이였다'가 아니라 '이었다'! '이었다'의 줄임말이 '였다'야. 순간 헷갈려서 그런걸지도 모르겠지만! 그리고 너무 갑작스럽게 현수에게서 현우로 시선이 바뀐 기분이 들었어. 더 깔끔히 정리하고 각자의 감정을 살리면 예쁜 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역시 개인적인 감상이니까! 난 눈 묻히고 소파 아래에서 튀어나오는 장면은 상상이 안된단말이지ㅋㅋㅋㅋㅋ

#121 이름없음 2018/11/18 21:02:07

>>120 피드백 고마워! 모순은 부가 설명이 없어서 그렇게 보이나 보네. 고쳐야겠다. 그리고 시점 전환이 너무 급작스러웠어? 현수 시점-3인칭 시점&상황 설명-현우 시점이라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정확히 어떻게 전환하면 좋을까?

#122 이름없음 2018/11/18 21:28:44

>>112 핃백 좀 부탁할게ㅠㅠㅠ

#123 이름없음 2018/11/18 23:06:40

>>121 현수시점에서 3인칭시점으로 갈 때는 중간에 현우의 말로 텀을 줘서인지 신경도 안 쓰일 정도로 자연스러웠어. 3인칭 시점에서 현우의 시점으로 갈 때 어색했고. 글쎄, 하나의 단락 내에서 시점이 바뀌어서 그렇지 않을까 조심스레 추측해. 정확한 이유는 잘 모르겠거든.

#124 이름없음 2018/11/18 23:17:10

>>123 아하. 그럼 중간에 묘사를 추가하면 될 것 같네. 피드백 고마워!

#125 이름없음 2018/11/18 23:18:35

>>122개인적인 감상은: 뭔가 아련한 글이네. 감정 표현도 좋고. 다만 대사 처리와 시점 처리가 조금 혼란스러워. 의도했는지 모르겠는데 단어 반복도 조금 아쉽고. 그것만 다듬으면 좋은 느낌의 글이 될 것 같아!

#126 이름없음 2018/11/19 08:28:40

>>125 헉 이제 확인했네 핃백 고마워 잘 받을게!

#127 이름없음 2018/11/19 20:06:01

부탁해!! --- 삼월의 다섯 시 남파랑색으로 기울어진 해안의 한가운데, 나는 적막의 바람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다. 바닥에는 물건이 없기에 나는 목을 치켜든다. '아침이 오긴 멀었나 보다'하고 할 일 없이 다 식은 모래를 헤집는다. 손가락에 속삭이는 감촉은 짠 내가 나고 얼얼하게 따갑다. 내게 부드러워야 할 황색의 알갱이는 몹시 서툴다. "잠이 안 와서요." 방금은 이든 스미스일 수도 있는 사람의 목소리다. 이든은 내 옆에 앉으며 말을 조심스럽게 의도한다. 모래더미 위에 무릎을 끌어안은 이든이 한껏 끌어낸, 내가 말하지 못한 질문이었을 것이다. 나는 이든을 한 차례 흘겨보곤 다시 모래를 긁는다. 담요 덕에 춥지는 않겠다. 그런데 어디서 난 건지는 모르겠다. 조금 전까지는 할 말도 또 그르칠 말도 많았는데 아직 이든의 얼굴을 마주하긴 무섭다. 이든도 내 사정을 알기에 더는 말하지 않고 짙은 파도를 눈동자에 지닌다. 파도는 철퍼덕 푹하며 부글부글 터지는 딱딱한 사면에 자신을 내던진다. 모래알은 장단에 맞춰 사르르르 말려 들어가다 툭툭 튀어나온다. 그것은 구름에 타고 우리에게 똑같이 스며든다. 사람과는 다르지만 그래도 일종의 대화방식, 서슴없이 털털한 부러운 만남이다. "저기." 이든의 눈은 내 근처의 담배꽁초에 향한다. 급하게 끈 기색이 역력한 빨간 상처는 거친 모래 속에 불타오른다. 이든은 팔짱을 무릎에 대고 입을 가린다. "아뇨. 아무것도 아니에요." 이든은 곧 미적지근해진다. 나도 별다른 해결방법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정도의 대화 길이는 큰 발전이다. "여긴 많이 와요?" 이든은 문이 열리기를 희망한다. "가끔은." 내가 말했다. 나는 바다에 자주 오는 편이 아니었다. 어떤 이상한 할아버지와 며칠에 한 번 오는 게 다였다. 할아버지가 엄지손가락으로 바다를 가리키면 오늘은 가나 보다 하고 옷장에 달려갔다. 뭇 틈을 뒤적이다가 적당한 옷 쪼가리 걸치고 돗자리를 챙겨 바닷가로 향했다. 할아버지의 집에서 바닷가까지는 겨우 열 걸음이었다. 발자국마다 바닷가가 가까워지면 바람은 시끄럽게 불고 하늘은 어둑어둑해진다. 노란 전등 아래에서 둘이 나란히 앉아 코코아 한 잔씩, 오른손잡이인 할아버진 목구멍으로 얕게 흘리고 왼손잡이인 나는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이맘때 찾아오는 폭풍-대체로 진한 회색이다.-은 바닷가에 온갖 물건을 정박시킨다. 우리는 현재 바닷가를 지키는 파수꾼으로서 모래사장에 몰려오는 버려진 것들을 하나둘씩 분별했다. 할아버지는 버려진 것들이 고물이라고 했다. 버려져서는 재활용도 할 수 없는 고물 말이다. 당시의 할아버지에게는 특이한 취미가 있었다. 할아버지는 항상 파도에서 가장 녹슨 파이프를 발견했다. 온갖 더러움이 복잡하게 얽힌 고물이었다. 할아버지는 그것에게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걸었다. 그리고 그것이 듣지 않아도 말을 걸고 지겨워할 순간까지 말을 걸었다. 고물이 마침내 입을 열어 소리치면 할아버지도 소리치고, 고물이 울면 할아버지도 울고, 고물이 웃으면 할아버지도 따라 웃었다. 어느새 저 멀리서 마지막 포장용 끈을 동여맨 할아버지가 하늘을 보고 지평선을 보면 고물도 하늘을 보고 모래사장에 정렬된 별을 보았다. 고물은 자신의 몸에서 윤기가 흐르는 것을 확인한다. 분별이 끝났다는 뜻이다. 할아버지는 그 파이프를 다시 파도에 밀어 보낸다고 말하지만 아직 그중에 하나만은 간직하고 있었다. 가장 더러워서 오래 걸리니 일단 손으로만 어루만진다고 했다. 할아버지가 장난스레 그 고물에 대해 불평을 토로하면 지평선에서 빛이 쭉 퍼지면서 새벽 배가 떠올랐다. 수면 위, 수백 개의 별빛을 일종의 알람이라고 여기던 우리는 일을 멈추고 말없이 서로를 포옹한다. -이것이 그가 말하던 어루만짐이었나 보다.- 그러다 보면 감정이라거나 감성이라거나 그런 감 자 붙는 것 따위가 들어오기 마련이었다. 사실 그걸 채우려고 오는 바다이기도 했다. 바다는 다양한 감정이 메아리치는 장소다. 적어도 나에게 이 바다란 그런 장소였다. 어쩌면 할아버지에게 이 바다란 그랬던 장소였을 것이다. "그랬던 곳이네." 하고 나는 말을 턴다. 그리고 웃는다. 나는 해가 뜨지 않아도 끅끅거리고 유쾌하다, 눈물이 찔끔 나오지도 않고 콸콸 쏟아지는, 어느 하나 예측할 수 없는 세상이었다. 언젠가 할아버지가 드러낼 세상의 비밀은 분명했다. 하얀 수염이 덥수룩한, 이제는 없는 늙은이가 내 옆에 다가와 담요를 덮어주고 말한다. "울어요." 하고, 나는. "할아버지?" 하지만. "아뇨. 이든이에요. 누굴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괜찮을 거예요." 바다는 그동안 마주하지 못했던 오 년 사이에 이런 존재들을 보냈다. 저 멀리 매캐한 냄새가 나는 시쳇더미와 내 옆에 있는 그 여자-어머니, 정확하게는 날 버린 여자.-의 딸까지, 이 짠 물탱크는 그리 편한 친구사이가 아니다. 한동안 바람은 거센 재채기로 귀를 수차례 때린다. 그래도 세상의 소리를 감춰둔 두 명은 시끄러운 적막의 바다다. 삼월의 여섯 시, 해는 아직 바다의 아래에 있다.

#128 이름없음 2018/11/23 06:52:23

>>127 몽환적이고 묘사나 표현이 독특해서 분위기 있는 글이네. 하지만 몇몇 장면은 시점 전환이 뜬금없는데, 그건 문단을 나누면 해결 될 것 같아. 그리고 동어반복이 많아서 조금 피곤한 느낌이 있어. 몇몇 문장에서는 주어를 생략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뭐 개인적인 감상이니까 너무 진지하게 받아들이진 마. 충분히 잘 썼어!

#129 이름없음 2018/11/23 19:30:23

피드백 부탁해ㅠㅠ ———- 선생님. 저의 하나뿐인 선생님. 선생님께서 꾸준히 하셨던 말씀이 있었죠. 기회의 균등함은 모든 인간에게 주어져야 한다고. 첫만남에서 그 이야기를 하셨을때, 세간에 알려진 모습과는 많이 달라보여서 좀 놀랐었지요. 선생님과 저의 손 때가 뭍은, 지금은 수명을 다한 아날로그 시계는 먼지가 수북하게 쌓인지 오래지만 아직까지 귓가에 맴돌아요. 그정도로 입에 달고 살으셨지요, 선생님은. 하지만 선생님도 사람이지 않으셨습니까. 동시대에 태어났다고는 믿을 수 없는 천재들이 네온사인이 멈출 줄 모르는 먹자골목 거리 길바닥에 너저분히 뿌려진 전단지마냥 널리고 널렸었잖아요. 적당히 괜찮은 녀석들 잡아다 키웠으면 지금의 저보다는 더 빨리 성공시켜 선생님의 업적을 증명할 수 있었을텐데. 권력 욕심은 없다고 거절했던가요. 그저 흥미있다는 이유만으로 저를 골라주셨죠. 흥미라는게 도대체 무슨 의미냐며 여러 차례 물었지만 돌아오는 것이라곤 흙먼지 뭍은 얼굴로 말없이 답해주던 선생님의 미소였어요. 사실 처음엔 정말 관심 없었어요. 기초 회로 수업도, 가공기술의 이해 수업도 억지로 등떠밀린 기분이라 머리만 아픈 공식이 빽빽하게 프린트된 종이를 찢고 태우고.. 선생님께 많이 대들고 화냈죠. 그런 사건이 여러 번 있었지만 선생님은 절 포기하지 않으셨어요. 싸웠을 때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저를 대해주셨고. 뒤늦게 목표가 생겼을때 걸어왔던 길을 다시 돌아가기 위해선 마주하기 싫은 것들도 알아야 후회하지 않을거라며 저를 끝까지 끌고가셨죠. 저는요, 알량한 자존심 때문에 인정하기 싫었어요. 기분탓이라며 미루고 미루다 적성이 결국 맞았다는 확신이 들 때쯤 선생님과의 이별이 바로 코앞이었다고 알게됬을 때가 제 인생에 있어서 가장 큰 후회로 남아요. 선생님. 저의 하나뿐인 선생님. 선생님이 떠나기 마지막날, 선생님께 제 모든걸 걸었던 "프로젝트 델타" 초안을 보여줬어요. 다른 애들이었으면 이미 마감했을 시기에 겨우 초안 하나 내놓았죠. 선생님은 이름에 한번 놀라셨고, 내용을 훑고 한번 더 놀라셨어요. 아직 델타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오버하지 말라고 했는데 방방 뛰며 기뻐하신게 눈을 감아도 그려져요. 선생님. 저의 하나뿐인 선생님. 지금 저는 여기 이 자리에 서있습니다. 이제서야 델타를 모두에게 보여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무능한 철밥통들이 녹슨 기계심장이라며 선생님을 내리 뭉겠지만 제게 있어서의 선생님은 멈춰있는 톱니바퀴를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굳건한 기계심장 같은 분이셨습니다. 아니, 이젠 톱니바퀴 뿐이 아닌 세상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프로젝트 델타 발표식에서, 어느 과학자가-

#130 이름없음 2019/01/25 13:43:31

요새 피드백해달라는 글이 자꾸 올라오므로 ㄱㅅ

#131 이름없음 2019/01/25 14:37:19

덜컹덜컹 기차안에서 지가나는 풍경을보며 졸고있었다. 기차에서 내리자 새로운 환경이 날 반기는듯 했고 새로운 가족 새로운 희망과 낭만이 가득한곳으로 왔다고 생각했다. 하얀 목련꽃을 들고 새로운 사람들이 지나가는것을 보고 나의 예전 친분이 가득 쌓인 사람들이 문득 기억이 났다. 하지만 그 때 쓰잘때기 없는 시간일 뿐이였다. 그냥 그한순간이였을 뿐 이였다. 나는 새로운 생활을하며 고향에 남겨진 나의 몸, 나의 가족, 나의 친구, 나의 사랑하는 사람 까지 다 잊을텐데 그 사람들은 나를 생각하며 얼마나 힘들까 그사람들에 마음을 헤아릴수가 없다. 그사람들에 추억을 생각하면 그냥 내 마음이 찢기는것같았다. 하지만 나는 여기로 오기전 내 사진앞에서 울고있던 친분이 가득 채워진 사람들이 울고있는 관경을 보았다.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내 사진앞에있던 하얀 목련꽃을. ——— 피드백 부탁해ㅠㅠ. 이글은 홀수스레가 단어 3개 제시하면 짝수가 글써보자! 라는 레스에서 쓸 글이야 피드백 받고 글을 더 열씸히 쓰고싶어!

#132 이름없음 2019/01/28 19:03:25

>>129 왜 스레가 얼었는지 알겠다. 잘쓰는데 피드백을 요청하면... 할 말이 없어요 존잘님... 지금도 여기 계시다면 글 한편만 더 써주세요... 늦게나마 굳이 찾자면 첫 문단의 아날로그 언급이 뜬금없고, 이후에 안나와서 어색해. 이건 조각글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고, 이게 편지글인지 연설인지 다짐인지 모르겠어. 중간에 글을 끊었는데 이게 조금 찝찝하다. 뭔가 더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없는... 어정쩡한 열린 결말 느낌이 들어.

#133 이름없음 2019/01/28 19:04:00

>>131 음... 스레에서 급하게 쓴 글이라서 그런진 모르겠지만 맞춤법이 조금 신경쓰여. 새로운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것은이나, 이였다>>이었다, 사람들에>>사람들의 같이... 이건 한글로 쓰거나 쓰고 난 후에 맞춤법 검사기를 돌리는게 나을거야. 그리고 레주 문체가 과거시제랑 현재시제를 왔다갔다 하는 경향이 있어. 이건 레주 스타일이니까 원하는대로 결정할것! 하지만 책에서는 섞어서 쓰면 혼란스러워 보일 수 있어서 하나를 정해 쓰라고 하더라고... 과거형으로 쓰면 안정감있고 현재형은 생생하게 느껴져.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기차>목련>사진의 흐름이 너무 빠른 것 같아... 뭔가 하나에 대해 생각해보려고 하면 자세한 서술 없이 바로 넘어가는 느낌이야. 그리고 찢긴 마음>목련꽃의 연관은 좋지만 목련꽃에 대한 감상 같은게 추가되었으면 좋았을 것 같기도 해! 그 하얀 목련꽃이, 그들과 나를 이어지는 통로가. 그 순간 난 직감했다. 앞으로 내가 가장 좋아하는 꽃은 탐스러운 하얀 목련이 될 것이라고. 이런 느낌으로 나와 목련을 엮는다던가... 그리고 조금 작위적인 설정이 있는 것 같아. 목련을 액자 앞에 둔다던가(목련과 나와의 관계성이 잘 나타나있지 않은 상태) 갑작스레 목련을 든 사람이 지나간다던가(목련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은 찾기 힘들지!)... 일단 이정도로. 그리고 제일 중요한건 이건 아마추어의 의견이며, 모두 수긍하지 말고 필요한 부분만 받아들여 레주의 개성을 지킬 것!

#134 이름없음 2019/01/30 01:11:43

사랑하던 사람이 죽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봄의 흩날리는 벚꽃처럼 알게모르게 옷깃에 붙어 여름의 햇빛만큼 내 몸에, 머리에, 심장에 뜨겁게 녹아들곤 가을의 쓸쓸함처럼 사라져 겨울의 베일 듯한 추위처럼 가슴에 깊은 스크래치를 낸, 그런 사람이 유서 한장 안남기고 햇빛이 부숴져 찬란하게 빛나던 강물로 뛰어들었다. 성격도 좋았고, 외모도 상위인 축에 속했고, 어딜 가든 사람들에게 예쁨 받던 빛나는 사람이. 새로이 샀던 구두와 옷을 입고, 아꼈던 목걸이를 하고, 좋아하던 향수를 뿌린 뒤 친구와 약속장소로 향하는 도중에 해버렸다는 것이다. 우울이란 것이 끈덕지고 검은색의 그것이 그녀를 덥쳐 한순식간에 푸른색 물이 그녈 집어삼키게 했다는 것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살고있던 나에게 전화 한통이 걸려왔고, 그 한통의 전화는 나의 앞으로의 삶 모두를 뒤흔들기에 충분한 사건이었다. 그녀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들은 뒤,내 모든 정신과 몸은 그녀를 죽음으로 이끌게 했던 그것으로 휘감겼다. 며칠간은 우울이 정말 무서운거구나 하는걸 깨달았다. 당장이라도 방문을 열고 밧줄을 챙겨와, 목을 메어도 괜찮을거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정말로 그랬을지도 모른다. 이사를 한지 얼마 안되어 물건의 위치를 잘 모른다는 일이 나의 목숨을 살려줄 수 있다는걸 꿈에도 몰랐다. 한동안 사람같이 살지도 않던 나에게 친구가 찾아왔고, 그는 나를 화장실로 밀어내 씻게했다.대충이라도 사람구색을 갖춘 나와 친구가 향한 곳은 납골당이었다. 한순식간에 모든 육체가 곱게 빻아져 백색의 항아리에 담겨져 있는 그녀는 너무 어색했다. 계속 아무말 없이 그 항아리만 주시하고있다가 알지못할 감정들이 울컥울컥 몰려오는 것이, 그저 떨궈지는 눈물들만 팔로 훔쳐댔다. 그 감정이 크나큰 슬픔과 후회란 것은 내내 코를 훌쩍이다 깨달아버렸다. 2년 동안 좋아하지만 말고 고백도 해볼걸, 그 때 그 엠티에서, 바닷가에서 모르는 척 손을 잡을걸, 표현을 잘 못한다는 변명 집어치우고 있을때 말과 행동으로 표현해볼걸. 허나 이런 후회들을 해봤자 뭐하겠는가? 그녀는 이미 잿가루가 되어 영혼은 하늘에 가있을터였다. 더 이상 그가 외치는 사랑한다는 고백이 그녀에겐 닿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개의치않고 사랑한다 중얼거리며 그녀와 잘 어울렸던 보라색의 꽃을 그녀의 칸에 두고 납골당을 나왔다. 안녕 내사랑, 감히 말하지 못했던 가슴 벅찬 말을 이제서야한다

#135 이름없음 2019/02/20 22:21:39

갱신. 나중에 시간되면 피드백하러 와야겠다

#136 이름없음 2019/02/21 21:38:53

>>134 표현이 화려해서 좋다. 심심하지않은 것 같아. 조금만 정리해서 군더더기를 없애면 거의 완벽할듯? 예를 들자면 '우울이란 것이 끈덕지고 검은색의 그것이'라는 부분에 쉼표를 넣어서 '우울이란 것이, 끈덕지고 검은색인 그것이'로 고치면 더 자연스러울거 같다고 생각해. 화면전환에서 약간의 어색함이 느껴진거 같아. 그런부분도 살짝씩만 다듬으면 좋지 않을까. 문체의 분위기도 좋다고 생각해 . 약간 빛바랜 오래된 사진이 떠오르는 따뜻한 문체라고 느꼈어. 그리고 혹시 오타면 미안한데...맞춤법이 약간 틀렸더라 내가 너무 불편러 인건가ㅠ 몇개 말해주자면 목을 메다(x) 목을 매다(o) , 덥쳐(x) 덮쳐(o) 하여간 따뜻함이 느껴지는 좋은글인거 같아. 앞으로도 좋은글 많이 써줘!

#137 이름없음 2019/02/21 21:47:07

내 글도 피드백 해주라! 저번에 다른 스레에 올렸었는데 아무도 해주지 않았어ㅠㅠ 진한 블랙커피가 하얀 머그컵 속에 떨어져 차올라간다. 남자는 확하고 올라오는 진한 향에도 감흥 없다는 듯이 무표정으로 컵을 집어들었다. 커피만큼이나 깊게 눈가에 자리 잡은 다크써클은 오늘 이 컵에 담겨진 커피가 지금 이 잔 하나만은 아니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고 있었다. 눈이 내리고 있는 밤의 거리와는 상반적으로 따뜻한 방안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김이 무럭무럭 나고있는 커피를 지체없이 입으로 가져가 한모금을 입에 머금은 남자는 조금 뜨겁다는 듯이 얼굴을 찌뿌렸지만 이내 입안에 든 커피를 삼키고 의자에 앉아 펜을 집어들었다. 책상위는 찢겨지고 구겨진 종이, 펜, 마구잡이로 놓여있는 책들 등의 온갖 잡동사니로 인해 엉망이였지만 남자는 그닥, 아니 전혀 신경쓰지 않는듯 했다. 그의 필체는 유려하고도 정갈하다며 칭송받았지만 그의 방이 그것과는 달리 엉망진창인 것을 아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그밖에 없었다. 미동도 없는 몸과는 달리 빠르게 움직이는 펜은 벌써 몇문단째 글자를 써내려갔다. 책상위 구겨진 종이 더미속에는 어느 잡지의 한 페이지가 있었다. 역시나 구겨지고 찢겨진채로. 잡지의 사진속에 남자는 말했다. "글을 쓰는 이유요? 별다른 이유는 없어요. 제가 글쓰는걸 좋아하니까요." 거짓말이었다. 그는 그것이 거짓말이라는 것을, 정확히 말하자면 그 말의 반은 거짓이라는 것을 알고있다. 그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했던건 그가 아니였다. 어렸을때부터 그 아이는 남자를 잘 따랐다. 남자의 글을 볼때가 아이의 표정이 가장 밝아질때였다. 처음에는 달리 할것도 없어 시작한 글쓰기지만 그런 그 애를 보면서 아직 어렸던 그도 즐겁게 글을 쓸 수 있었다. 정말로 그 아이는 남자를 잘 따랐다. 어느 겨울, 그 이상의 학대를 참지못한 그가 결국 고아원을 뛰쳐나갔을때 그를 따라나왔을 정도로. 처음 몇년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다. 고아원을 나온것은 후회하지 않았지만 이러다 죽겠다 싶을정도로 바깥사회는 가혹했다. 공장 잡일, 신문 배달, 굴뚝 청소...안해본 일이 더 적을 정도로 여러 곳을 전전하며 일하다가 그의 인생은 크게 바뀌게 된다. 아이의 제안으로 틈틈히 쓴 글을 별 생각 없이 어느 출판사 공모전에 냈고, 결과는 대성공이였다. 대상, 그러니까 일등상을 받아내버린 것이다. 그뒤로는 모든 일이 물 흐르듯 일사천리로 일어났다. 대상을 인연으로 출판사와 계약을 해 책을 냈고, 책은 금세 유명세를 얻어 남자까지 유명세에 오르게 했다. 다음 책도, 그다음 책도 불티나게 팔려나갔고 그의 이름은 어느새 꽤나 유명한 것이 되었다. '거리를 전전하던 굴뚝 청소부에서 베스트셀러 작가로!' 라는 그의 타이틀은 매스컴의 흥미를 끌기에 더할나위 없었고 그의 이름은 전국을 오르내리게 된다. 남자는 지금도 가끔 생각한다. 아이가 없었다면 자신은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라고. 분명 어딘가의 공장쯤 에서 일하고 있을 것이라며 드문 웃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아이가 없어진 후에도 그건 변하지 않았다. 사실 변한건 별로 없다. '결핵' 이라더랬다. 안 그래도 날때부터 약했던 몸은 학대를 받아 더 쇠약해져갔고 거리에서 떠돌때에는 위험수준까지 가있었을거라고 의사는 말했다. 남자는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어쩌면 하지 않았다. 그에게는 그럴 자격이 없었다. 눈치채지 못했다. 병원을 몇번 보낸적은 있지만 몸은 건강하다며 웃으며 돌아왔다. 같이 갔어야 했다. 알아채야했다. 온몸을 끈적하게 내리누르는 검고 깊은 후회는 아직까지 그의 곁에 머물고 있는 모양이였다. 그아이와 살던 작은 빌라 한켠에 아직까지 살고 있는것을 보면. 그는 지금도 글을 쓴다. 이유는 그도 잘 모른다. 아이가 좋아했던 자신의 글을 놓을 수 없는건지,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인건지, 아니면 전혀 다른 이유가 있는건지. 아까 말했던대로 남자에게 아이의 부재가 준 변화는 그리 많지 않다. 다만 마감이 가까운 밤, 철야로 작업을 할때마다 아이가 타주던 커피는, 그 맛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이제는 손수 타마시고 있는 커피는 아무리 해도 그때 그맛이 나지를 않는다. 시나몬, 초콜릿, 크림 같은 재료를 그때그때 바꿔가며 만들어 보지만 그맛에는 가까워지질 않았다. 혹시 심경의 변화 때문인걸까? 아니면 힘겨웠던 날의 잔재된 기억을 흔히 말하는 '추억 필터'같은 것이 바꿔놓은걸까? 아이에게 물어보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이제는 어찌할 수 없는 일이다. 남자는 이제 반쯤 포기하고 그냥저냥의 커피를 마시며 글을 쓴다. 김이 무럭무럭 나던 하얀 머그컵은 어느샌가 차갑게 식었다. 안에 든 블랙커피도 마찬가지이다. 그럼에도 반이 넘게 남아있는 것을 보면, 남자의 커피는 오늘도 남자를 만족시키지는 못한 모양이다. 쉼 없이 펜을 움직이던 남자의 손이 드디어 글자를 만들어 내는것을 끝마쳤다.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자리에서 일어난 남자의 시선이 하얀 머그컵에가 멈춘다. 얕은 한숨을 쉰 그는 피곤한 듯이 눈을 감았다. 이미 식어버린 커피와는 달리 거리에는 아직도 흰눈이 소복히 내리고 있었다.

#138 이름없음 2019/02/21 22:11:24

초조한 손길이 컴퓨터 안의 노란 폴더들을 이리저리 파헤친다. 없다! 없어져버렸다. 비루한 문장과 뚝뚝 끊어지는 단상들로 가득했던 배설물들을 넣어두었던 폴더가. 익명을 보장받지 못하면 다른 이에게 꺼내보이지 못하는 조잡한 조각글들이 쌓여있는 창고 누군가에게 보여줄만한 것이 안된다고 해도 내겐 없어서는 안되는 그 폴더가 없다, 오늘 이 폴더를 찾았던 이유는 슬그머니 익명에 기대 올려놓고, 혹여 난도질을 당하더라도 어디 한부분은 반짝이는 것 같다는 말이 고파서. 내가 간혹 꺼내 읽고는 '이 부분은 그래도 반짝반짝한 것 같아' 라며 뿌듯해했던 그 글들이 쌓인 폴더. 은근히 기대로 부풀었던 마음은 배고픔과 불안함으로 엉망진창, ..................................... 백업을 해놨던가? 메일에 넣어놨나? 바이두에 올렸던가? 어떻게하지... 리얼....;;;

#139 이름없음 2019/02/23 02:02:02

아아, 보라색으로 짙게 물든 하늘이여 때로는 검정색으로 물들었던 하늘이여 왜 당신은 이제야 저를 죽음으로 손짓합니까 이토록 긴 생을 살았던 나는 그 누구도 신뢰 할 수 없었던 나는 그 누구에게도 신뢰 받지못했던 나는 죽음에 다다라서야 서로 신뢰할 사랑을 찾았는데, 죽음에 다다라서야 그토록 갈망하던 사랑을 찾았는데, 무심한 하늘이여 보라색으로 물든 하늘이여 하늘바람에 흔들리는 그 손짓을 거두소서 음... 약간 시? 조각글? 느낌으로 써봤는데 평가좀 부탁해 !!

#140 이름없음 2019/02/23 04:51:14
3장 더있어 복붙이 안되서 이렇게 사진으로 올려보는거야...진짜 따끔하게 피드백해줬으면 좋겠어 난 더더 성장해서 더 멋진 글을 쓰고싶거든ㅎㅎ
3장 더있어 복붙이 안되서 이렇게 사진으로 올려보는거야...진짜 따끔하게 피드백해줬으면 좋겠어 난 더더 성장해서 더 멋진 글을 쓰고싶거든ㅎㅎ
3장 더있어 복붙이 안되서 이렇게 사진으로 올려보는거야...진짜 따끔하게 피드백해줬으면 좋겠어 난 더더 성장해서 더 멋진 글을 쓰고싶거든ㅎㅎ

3장 더있어 복붙이 안되서 이렇게 사진으로 올려보는거야...진짜 따끔하게 피드백해줬으면 좋겠어 난 더더 성장해서 더 멋진 글을 쓰고싶거든ㅎㅎ

#141 이름없음 2019/02/23 04:52:33
>>140 이어서 올려봐 사진이라서 귀찮을 수 있지만 도와줘.. 따끔한 피드백이 필요해!
>>140 이어서 올려봐 사진이라서 귀찮을 수 있지만 도와줘.. 따끔한 피드백이 필요해!
>>140 이어서 올려봐 사진이라서 귀찮을 수 있지만 도와줘.. 따끔한 피드백이 필요해!

>>140 이어서 올려봐 사진이라서 귀찮을 수 있지만 도와줘.. 따끔한 피드백이 필요해!

#142 이름없음 2019/02/23 05:07:17

>>140 재밌게 보았다. 연애 소설의 일부를 표현하고 싶었던 모양이다. 윤기라는 이름의 사람을 사랑하는 정기, 그리고 정기라는 사람을 잊어버리고 만 윤기라는 사람이 주역인 모양이다. 불행하게도, 줄거리 면에서는 평가할 것이 없다. 여태까지 나온 것은 너무 단편적이기 때문에, 이야기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윤기와 정기라는 사람은 어떤 인물인지, 기억을 잃은 이유는 무엇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줄거리와 관련된 것은 말할 수가 없다. 소설의 내부에서 떠나서, 외부적인 면을 보자. 여기에서는 맞춤법이나 문법을 엄격하게 지키고 있지는 않다. 이는 통상 소설들이 대개 그런 것으로, 어느 정도의 비문은 허용되는 추세이다. 그러나, 해당 소설에서는 그런 암묵적인 허용을 넘어서서 꽤나 자유로운 편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문장의 끝맺음을 명료하게 나타내지 않는다거나, 띄어쓰기를 지키지 않는 등으로 그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치게 엄격한 맞춤법과 문법은 특유의 가벼움과 자유로움을 해친다며 싫어하는 사람들이 몇몇 있던 것으로 보아, 어쩌면 내가 모르는 하나의 추세일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이 또한 내가 엄밀히 지적할 사항은 아니라고 본다. 맞춤법과 문법도 어쩌면 문제가 없을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그렇다면 다른 부분은 어떨까, 소설 속의 인물들이 대화를 하는 장면에서 나는 약간의 문제를 느꼈다. 맥락을 살펴보면 둘의 대화는 대체로 구분이 가능한 편이였다. 정국이라는 이름을 부르짖는 사람은 당연히 윤기일 것이고, 애타게 형에게 자신을 잊어버렸냐며 보채는 사람은 정국이다. 물론, 맥락은 그렇다. 하지만 내가 지적할 부분은, 맥락의 도움이 없이는 인물의 구분을 할 수 있는 사항이 없다는 것이다. "흡..흐으..", "가슴이 미어지는거 같아...흐.."와 같은 부분은 맥락을 보더라도, 누가 말하는지 불확실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말은 양쪽 인물 중 누가 해도 이상하지 않을 말이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에서, 나는 화자를 구분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여태까지 나온 부분 중에서는 대부분의 것을 글쓴이에게 말해주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것이 있다. 여기에 보여지고 있는 줄거리에 관한 것이다. 사람들은 상황과 장면을 상상하고, 또 그를 구체화시키는 것을 사랑한다. 대부분의 이들이 그렇고, 이 글쓴이도 또한 자신이 상상한 극적인 상황이나 장면을 글로써 구체화한 것이다. 그러나, 글쓴이에게 드리고 싶은 충고가 있다면, 그 장면에 닿기까지 어떤 장치와 줄거리, 심상을 사용하고, 어떻게 끌어올릴 것인가에 대한 것이다. 이런 고찰과 실천 없이는, 우리는 영원히 극적인 장면만을 상상하고 바랄 것이며, 완성된 소설이나 매체로 만들어낼 수 없게 될 것이다. 극적인 상황에 영원히 갇혀버리게 되는 것이다. 우리가 얼마나 멋지고 환상적인 모습을 생각해냈더라도, 거기까지 닿기 위한 장치가 없다면 무의미하게 된다. 이런 부분에서 주의할 수 있기를 바라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나는 전문가도 아니고 글에 깊은 조예도 없기 때문에, 어떤 소감이나 지적을 남기는 것이 꽤 어려울 따름이다. 만일, 글쓴이가 이 글을 보고 화가 나거나 슬프게 된다면, 이에 대해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나는 누군가의 글을 완벽히 조율할 수 있을 정도로 똑똑한 이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크게 상처를 받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자신의 방식이 옳다면, 그 방식을 밀고 나가도 될 것이다. 세상에 틀린 작법은 없다. 그러니, 글쓴이는 내 지적을 단순히 지적과 감상으로만 넘기고, 공격으로 받지 않았으면 한다.

#143 이름없음 2019/02/23 06:43:11

>>140 피드백 이전에 알페스 안 사요

#144 이름없음 2019/02/24 16:33:49

>>140 알페스 노노해 피드백을 굳이 하자면 문장이 짧고 자세하게 쓰지 않아서 얼핏보면 어린아이가 쓴 글 같아.(미안) 글 연습을 더 많이 해야할 것 같아

#145 이름없음 2019/02/24 16:35:11

>>142 이분 뭔가 멋지시다

#146 이름없음 2019/02/25 00:15:50

>>139 무슨 시인 지 모르겠어! 시의 사유 진술이 부족하다... 조각글이나 시도 어느정도 서사는 가지고 있어야 돼! 그러니까 연습 해봥~

#147 이름없음 2019/02/25 01:38:01

>>104 내가 대충 바꿔봤어...! 그냥 참고만해주라 결국 이렇게 끝날 일이었다. 초겨울의 바람같이 온 너는 천천히 자취를 감췄다. 마치 모두 정해져있었다는 듯, 은밀하지만 착실하게 이별을 준비하는 모습을 나는 왜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아니, 어쩌면 알고 있었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무의식 중 너라는 사람을 단정 지어버린지 오래 였고, 그 전부터 그의 모습만 눈에 담고 있었기에 미처 보지 못하였다. 내 뇌리 속에 박혀있던 Q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존재였다. 야살스러운데다가 가량맞기까지 한 그의 행실은 마치 유채꽃을 보는 듯 했다. 그 성격에 걸맞게 너는 본연의 쨍한 색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한 눈에 받는 아이였다. 풋풋한 내음을 풍기고 다니던 학창 시절의 너는 누구보다도 아름다웠으리라. 그렇기에 너는 태양처럼 빛났어야 했다. 사그러들지 않고 꼿꼿하게 하늘만을 바라봐야 했다는 말이다. 그랬다면 내 마음이 조금 더 편했을지도 모르는 것이었다. 문장사이에 띄움이 있으면 보기도 편하고 좀 더 둥글어 보이지않을까..?

#148 알페스가 왜 나빠 2019/02/25 01:42:18

>>140 방탄 타컾링 쓰는 나로써 피드백 이전에 알페스 안받는다는거에 기분나쁘다ㅠ 우린 우리끼리 잘 살자ㅜ

#149 이름없음 2019/02/25 13:29:10

애초에 판이 창작소설인데 2차를 올리는건 좀 아니지 않나...?

#150 이름없음 2019/02/25 22:19:02

피드백 부탁해! 내가 조금 더 어릴 적, 할 줄 아는 건 잡도둑질 밖에 없었다. 실수로 뒷골목에서 이름있다는 무리의 우두머리 녀석을 건드려버려 말 그대로 죽을만큼 처맞고 몸을 사릴 때였다. 당시 내가 머물고 있던 백작령의 가주인 제이드 백작은 첩의 더러운 피가 섞인 녀석이 가주가 되는 일은 두고 볼 수 없다며 내게 찾아왔었다. 그 사람이 내게 선금이라며 내민 돈은 차마 거절하기 힘든 거액이었다. 내가 죽여야 할 사람이었던 그레인 제이드는 꽤 유명 인사였다. 박식하고 상당히 유능했다. 몸을 직접 움직이는 건 영 별로지만 군사 지휘는 꽤 우수하다고 들었다. 성품도 올바라 차기 백작가 가주로 추앙받던 인물이었다. 장래가 유망한 귀족 자제들 사이에서 가장 다재다능하며 영지민의 신뢰마저 얻은 남자였다. 백작은 알아서 정리할테니 깔끔하게 죽여만 달라고 했다. 그러니 이런 초짜도 상관 없단 거겠지. 나는 께름직한 마음을 안고 돈을 받아 챙겼다. 다음날 새벽, 어두컴컴한 방에 자그마한 소리조차 나지 않았다. 양 손이 피범벅으로 되었다. 피로 물든 손은 나를 전율하게 만들었고, 공포 속으로 몰아넣었다. 간신히 붙잡고 있던 이성이 나를 서둘러 그 자리에서 벗어나게 만들었다. 아직도 눈을 감으면 그 장면이 생생히 떠오른다. 절대로 잊을 수 없는 나의 첫 살인이었다. 그 사건의 범인은 다른 사람으로 지목되었고, 나는 백작의 아래에서 잡 일을 하는 암살꾼이 되었다. 늙고 노쇠한 백작은 1년 3개월 만에 죽었다. 그 뒤를 이어 쉐린이란 남자가 백작이 되었다. 전 백작은 별로 탐탁치 않아했던 성격이었지만 평판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전 백작이 그렇게도 바라던 귀족의 혈통을 이은 사람이었다. 아버지의 더러움을 눈 감아준 아들 덕분에 나는 백작 졸개 일에서 금방 벗어날 수 있었다. 나이 열 셋. 할 줄 아는 건 잡도둑질과 암살. 그렇게 나는 암살자의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149 공감이야 알페스도 우선 2차에 해당되니까.

#151 이름없음 2019/02/28 02:52:02

>>150 전 백작은 별로 탐탁치 않아했던 성격이었지만 평판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전 백작이 그렇게도 바라던 귀족의 혈통을 이은 사람이었다. ↑이부분이 어색한거같아. 쉐린이란 사람 그 자체를 전 백작이 탐탁지 않아했던 내용이라면 전 백작은 별로 탐탁치 않아했지만 평판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전 백작이 그렇게도 바라던 귀족의 혈통을 이은 사람이었다. 라고 하던가 전 백작이 쉐린이란 사람의 성격을 탐탁지않아했던 내용이라면 전 백작은 그의 성격을 탐탁치 않아했지만 평판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고, 전 백작이 그렇게도 바라던 귀족의 혈통을 이은 사람이었다. 라고 하는게 좋을것같아! 피드백을 처음해봐서 이렇게 아는게 맞는지 잘모르겠다. 도움이 되길바랄게!

#152 이름없음 2019/02/28 07:01:05

>>150 너무 휘릭 지나간다... 시놉시스면 괜찮은 것 같은데 이게 소설이라면 글쎄... 묘사를 해서 스토리 진행을 좀 늦춰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계속 설명투라 이게 소설인 지도 모르겠어. 아직 연습이 많이 필요한 것 같네.

#153 이름없음 2019/02/28 07:03:49

>>148 범죄잖아...

#154 이름없음 2019/03/01 00:22:59

나도 피드백 부탁해! -- 아이는 불행했다.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다거나 질 나쁜 놈들에게 괴롭힘을 당했다거나. 왜, 사람들이 떠올리는 그런 거창한 이유는 아니었다. 나름 친구도 있었고, 가난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아이는 항상 정체 모를 공허함이 자신을 갉아먹고 있다고 말했다. 조금씩 커져만 가는 그것이 언젠가 자신을 집어삼킬 거라고, 그리 읊조렸다. 언젠가부터 아이는 그것을 심흑이라고 칭했다. 심흑이 자신을 그것이라 부르는 것을 마음에 들지 않아 해 매번 아이의 심장을 물어뜯었기 때문이었다. 아이가 그것에 이름을 붙인 것은 단순히 자신의 고통을 덜기 위한 행동이었지만, 아이가 간과하지 못한 하나. 아이는 그로써 심흑에게 분명한 존재성을 부여했다. 심흑이 제 이름에 답하듯 꿈틀거렸다. 열여덟의 나이에 아이는 집을 나왔다. 사람들의 발 길이 끊긴 새벽, 아이는 정처 없이 걸음을 옮겼다. 하루는 낡아빠진 모텔에서, 또 하루는 인적 드문 찜질방에서. 그렇게 밤을 보내던 아이는 이제 편의점 뒷골목 조그만 상자 속에서 잠이 들었다. 점차 시간이 지날수록 아이는 골목 생활에 적응해갔다. 편의점에서버린 상자를 겹겹이 덮어 추위를 피했고, 음식을 훔치며 허기를 채웠다. 하지만 그도 오래가지 못 했다. 편의점 주인이 얼추 물건의 수가 줄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기 때문이었다. 주기적으로 편의점을 찾는 더러운 아이는 어느새 그의 목표물이 되어 있었다. 그 후의 일은 조금 뻔한 이야기였다. 배가 고팠던 아이가 조그마한 초콜릿 바를 손에 쥐고 달아나려다 배불뚝이 아저씨에게 걸려 잔뜩 얻어 맞고 쫓겨난. 뭐, 그런 이야기. 제 보금자리에서 쫓겨난 아이가 겪은 가장 큰 문제는 배고픔이었다. 먹을 것을 달라며 자신을 재촉하는 심흑에 아이는 음식물 쓰레기통을 열었다. 그나마 멀쩡해 보이는 햄버거로 손을 뻗자, 코 끝을 찌르는 역한 냄새에 구역질이 나왔다. 아이는 위액을 그대로 뒤집어쓴 햄버거에도 아랑곳 않고 그를 쥐었다. 누런빛의 퍼석거리는 양상추와 오래돼 상한 고기 패티에 생긴 구더기가 입안에서 고스란히 느껴졌다. 8일 만의 아침 식사였다. 비쩍 말라 쓰레기통을 뒤지는 아이는 다른 사람들 눈에는 해결해야 할 골칫거리로밖에 여겨지지 않았다. 때문에 아이는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지 못 했다. 꼬마 아이들이 던지는 돌과 청소를 하던 아주머니의 빗자루를 피해 도망가는 삶의 연속이었다. 결국 아이는 돌고 돌아 처음 그 자리. 편의점에 도착했다. 전의 그 남자가 꼿꼿이 서 있는 아이를 발견했다. 저번 일을 기억한 남자가 옆에 있던 막대기로 손을 가져갔다. 그러나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은 채 가만히 진열대에 놓인 물건들만을 바라보는 아이의 모습에 남자도 아이를 관찰하기 시작했다. 저번에는 몰랐는데 저거, 여자애잖아? 마른 몸에도 희미하게 드러나는 굴곡에 남자가 침을 삼켰다. 아이가 가만히 눈을 깜박였다. 자신을 향해 손짓하기에 남자를 따라갔건만 도착한 곳은 예전의 아이가 지내던 으슥한 골목이었다. 아이만 한 딸이 있을 법한 나이의 아저씨는 전에 아이가 훔치려 했던 초콜릿 바를 건네었다. 오랜만에 보는 제대로 된 음식에 아이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었다. 옳지, 잘 먹네.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던 남자의 손이 점점 밑으로 내려갔다. 갑작스러운 손길에 아이가 남자를 바라봤지만, 남자는 작은 미소를 띤 채 아이의 이름을 물어볼 뿐이었다. ... 심흑이요, 심흑. 아이의 입이 제멋대로 움직였다. 심흑이 말한 것이 분명했다. 심흑, 그 이름을 곱씹으며 아이는 가만히 남자의 손길을 받았다. 죽을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아이는 결국 심흑에게 잡아먹혔다.

#155 이름없음 2019/03/01 00:39:49

>>150 전체적인 이야기는 좋은 거 같은데 뭔가 읽는 사람을 급하게 읽게 만드는 것 같아 그래서 이야기가 흡수가 안돼. 뭐 능력이라면 능력이겠지만 니 글은 사람을 체하게 만드는 느낌?조금 더 부드럽게 만들어줘 내가 천천히 씹어삼킬 수 있게

#156 이름없음 2019/04/15 16:15:55

갱신

#157 이름없음 2019/04/17 02:27:21

기다려봤자 세상은 아무것도 던져주지 않는다. 세상은 자비롭지 않다. 아주 어릴 적부터 세상은 내게 차가웠다. 나는 몸도 약해 검을 잡는 것도 힘들었고 마법에도 재능이 없었다. 한 마디로 쓸모없는 인간이었다. 타고난 것이라고는 머리밖에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다행히 나는 시대의 흐름을 잘 탔다. 나라는 쪼개져 각자 다른 깃발을 든 유력자들이 군웅할거했다. 그 중 나는 내 신념을 맡길 만한 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한 소녀가 있었다. 20대 청년인 나보다 훨씬 강한 소녀가. 그 여자애는 검도 잘 쓰고 몸도 빨랐으며 나보다 체력도 훨씬 좋았다. 다만 머리가 조금 단순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간혹 들었는데, 어차피 이 세상 대부분의 사람은 나보다 머리가 나쁘니까 그 정도야 상관 없었다. 중요한 건 그녀가 내게 필요한 사람이었다는 것이다. 나는 지켜야 할 것은 많은데 지킬 힘은 하나도 없는 얼간이었다. 그래서 나보다도 한참은 그녀의 힘이 필요했다. 사실 꼭 그 소녀일 필요는 없었다. 기사 중 누구라도 상관없었는데, 나이는 어려도 실력은 확실했으니 불만은 없었다. 다만 스물도 안 된 아이도 군으로 들어올 만큼 세상이 막장이구나 생각했을 뿐이다. "당신을 지키면 되는거죠, 승상님?" "나는 폐하의 붓일 뿐. 그렇게 생각하십시오. 당신은 나를 지키는 것이 아니라 폐하의 검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말했는데, 그러니까 그녀는 뭐가 다른가요? 하며 그냥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려니 하기로 했다. 그 여자애는 그냥 싱글벙글 웃다가 승상님은 좋은 분인 것 같다는 쓸데없는 소리를 했고, 나는 내가 좋은 사람이든 아니든 뭐 다르냐고 반문했다. 그녀는 잔실수가 많았고 나에게 많이도 혼났다. 하지만 죄송하다고 말하면서 꾸벅거리는 그녀에게 화를 더 낼 수 없어 한숨을 쉬면 소녀는 다시 고개를 들고 커다란 눈을 반짝거렸다. 그러면 나는 이렇게 말할 수밖에 없었다. "같이 해봅시다." 나는 그 애를 이끌어줘야 할, 말하자면 상사였으니까. 혼내기보다는 일을 잘 수행하도록 돕는게 내 의무라 말하면 그녀는 승상님 약하면서, 라며 웃곤했다. 딱히 반박할 이유가 없어 고개를 돌리면 그녀는 내가 승상님을 지켜줄게요, 그게 내 일이니까 그건 절대로 실수 안해요, 라 말하며 자신만만하게 가슴을 폈다. 그리고 그 애는 정말로 자신의 일을 잘 해냈다. 그 애는 그 다음 해에 죽었다. 채 스물도 되지 않은 어린 나이였다. 나는 그 소녀의 시체를 보며 무엇이 잘못되었나를 생각했다. 무언가 많은 것을 바꾸고 싶어서 시작한 것 같은데, 결국 아무것도 바꾸지 못한 것 같았다. 아주 소중한 것을 지켜주지 못한 기분이었다. 나는 소녀의 장례를 끝낸 후 폐하에게 가서 청했다. "군 입단 연령을 20세로 올리고 싶습니다." 내가 선택한 왕은 조심스럽게 내게 물었다. "괜찮소, 승상?" "...괜찮습니다." 아무 기대도 하지 않았기에 원망도 안들었다. 나는 원래 이렇게 생겨먹어서, 그런 어린애가 날 위해 죽었는데도 눈물은 요만큼도 안나왔다. 다만 나는 조물주란 게 있다면 그가 자신의 창조물들을 조금 더 세심하게 아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을 뿐이다. 그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면 내가 노력할 수밖에 없다. 신에게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면 그가 할 일을 내가 하는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나는 자비롭지도 사랑이 넘치지도 않는 매몰찬 인간이지만, 어쨌건 통상 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는 알았다. 나는 세상에게 어떤 위로도 사랑도 바라지 않는다. 신이 있다해도 그가 나를 축복할거라 기대하지 않는다. 아무것도 자비롭게 주어지지 않는다. 무언가를 얻는 방법은 발버둥치는 것뿐이다. 그것이 내가 선택한 살아가는 방법이다. 그 방법이 옳든 그르든 나는 모른다. 차갑고 온기 없는 내 세상에서는 그런 방식이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 뿐이다. 피드백 부탁할게!

#158 이름없음 2019/04/17 19:14:57

https://www.evernote.com/shard/s240/sh/beb10972-b96a-4310-8af5-faee9be8af3d/e85683ecd51147f5c173a9040b0d07a8 글이 너무 길어서 링크째 가져왔어 부탁할게!

#159 이름없음 2019/04/19 00:33:11

>>157 승상이 선생님의 사투리가 아니라 직위였어.....ㅋㅋㅋ 라고나 할까 초반의 군웅할거했다. 라는 부분. 이런것 처럼 큰 오타는 잡아줬으면 좋겠어. 나도 맞춤법을 잘 하는게 아니라 이리저리 말할 처지가 되진 못하지만 최대한 없도록 노력하거든. 그리고 전체적으로 글을 읽는데.. 일기 같은 느낌이 들었어. 주인공이 20대 청년인데 독백으로 진행하는 부분은 그냥 십대 중반정도의 느낌이였어. 특히 [눈물은 요만큼도] 를 읽는데... 아 단어가 어리다는 느낌을 지울 수 가 없었어. 단어 선택을 달리 해보는 것이 어떨까? 마땅한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는다면 사전을 켜놓고 글을 쓰는것도 나쁘지 않으니까. 별 도움되는 이야기가 없지만.... 잘 읽었어. 건필하길!

#160 이름없음 2019/04/19 17:48:18

>>159 군웅할거는 사자성어인데...ㅠ 오타가 아냐.

#161 이름없음 2019/04/19 19:11:06

https://www.evernote.com/shard/s694/sh/21a57981-4990-40c5-8309-a069b13de695/51eed7e32b9eaefaf1fd8190ebd241f6 복붙했더니 띄어쓰기 자비없네;;; 링크로 올릴게!

#162 이름없음 2019/04/20 03:29:42

흠 아무도없는것인가

#163 이름없음 2019/05/18 04:24:04

어엌 피드백 부탁 스레 올렸던 사람인데 이런 스레가 이미 있었구나;; 몰랐었어 스레낭비 미안.. 아무튼 피드백 좀 부탁할께 창밖은 곧 비라도 쏟아질 듯 먹구름이 몰려왔다. 메에에- 울던 양의 울음소리, 목동의 고함소리와 개들의 짖는 소리조차 사라진지 오래였다. 저 멀리서 스물스물 다가오는 먹구름을 보고도 초원에서 여유를 즐길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렇기에 넓게 펼쳐진 풀밭에선 사람의 발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다만 거센 바람이 대지를 두드리고, 이름모를 잡초들이 그에 맞춰 나부끼는 소리만이 들려올 뿐이었다. 이제 막 어린아이 티를 벗은듯한 얼굴의 여인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이름은 아델린 에드워드. 올해로 스물 한 살이 되는 해였다. 항상 생기가 넘치던 호박색 눈동자는 초점을 잃은체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고, 자유롭게 풀고 더니던 곱슬기 있는 갈색 머리카락은 단단히 묶어버렸다. 옷은 깔끔한 편이었으나, 입을대로 입은 탓인지 끝에서부터 실밥이 풀려나오고 있었다. 그래, 한마디로 이렇게 화려한 마차엔 추호도 어울리지 않을 평범한 시골 처녀의 모습이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 황궁으로 가고있었다. ' 돌아올 수 있을까? ' 아델린은 조용히 눈을 감은채 생각에 빠졌다. 그 편지를 본 것도, 황궁의 마차를 탄 것도, 그리고 지금 이곳에 앉아있는 것 조차 아델린에겐 마치 하룻밤 꿈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그 꿈의 종착역은, 이젠 이 세상에 없는 그녀의 유일한 가족. ' 하이젠 에드워드 ' 할아버지에게로 향했다. 아니, 이젠 ' 하이젠 폰 에스페트로 백작 ' 이라고 부르는게 더 맞는말일지도 모른다. === 어린 시절의 기억은 마치 조각조각 잘려 사라진 것 처럼 흐릿했다. 기억나는건 아델린 이라 불린 자신의 이름, 볼을 쓰다듬던 부드러운 손길, 깐깐한 성격 만큼이나 반짝이던 고아원 원장의 구두, 그리고…. 마차에서 내린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한 할아버지의 얼굴과 벽난로에 걸린 솥에서 끓던 야채스튜였다. 뭐, 그땐 거의 20년 전이니까. 할아버지도 아직 할아버지보단 아저씨에 가까울 때였다. ' 그때 그 스튜, 참 맛있었는데. 다시 먹을 날이 오겠지? ' 스스로 질문해보는건 그녀의 오래된 습관이었다. 그리고 그중 대부분은 이미 그녀 자신이 답을 알고있는 문제들이었다. 이번 문제의 답은 당연히 ' 아니 ' 였다. 스스로 끓인 스튜에서는 절대 나지 않는 그 맛의 비결을 여러번 물어봤으나, 할아버지는 언제나 껄껄 웃으며 비율이 중요하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그 웃음도, 희미한 기억속에서만 남아있겠지. " …..! " 그것이 다시 뇌리에 떠오르자 아델린은 눈물을 참기 위해 급하게 아랫입술을 깨물었다. 떠올리고 싶지 않던 기억이, 해변가에 밀려온 그 신발의 모습이 다시 눈 앞에 펼쳐진 것 마냥 생생했다. 다행이도 마차에 있는 사람은 그녀 뿐이었다. 마부는 밖에서 말을 몰고 있을테니, 그녀의 얼굴을 보는건 불가능했다. 그 점에 안심하며 그녀는 다시 옛 생각에 빠져들었다. 할아버지는 마을에서도 평판이 꽤 괜찮은 사람이었다. 체격은 호리호리 했지만 목소리는 우렁찼고, 날카로운 눈매에서는 노장의 지혜가 엿보였다. 또한 언뜻 보이는 작은 몸짓에서는 귀족의 예법과도 같은 그것이 보였다. 할아버지는 닭장의 닭을, 그녀는 밭의 작물을 책임졌다. 낮에는 밭을 돌보고, 마을에 나가 저녁 재료를 사고, 양들의 목걸이에서 울리는 방울 소리를 들으며 초원을 오르면 어느새 해는 뉘엿뉘엿 저 너머로 지고있었다. 그 이후에는 배움의 시간이었다. 할아버지가 가르친건 두 가지였다. 예법과 전략. 예법이라 하면 말 그대로였다. 책을 머리에 올리고 떨어지지 않게 걷는다던가, 식기를 소리내지 않고 사용하는법, 어디서든 몸가짐을 바르게 하는 법 같은 것. 그녀는 언제나 자신이 귀족을 만날 일은 없을테고, 황궁에 갈 일은 더더욱 없을텐데 왜 이런 힘든 것을 배워야 하나 생각했지만 할아버지의 서슬퍼런 기세에 차마 대놓고 말하지는 못하고 늘 입속으로 숨길 뿐이었다. 전략 또한 말 그대로였다. 지도를 보고, 상대의 생각을 읽는 것. 그 집에는 구하기 어려운 옛 지도가 책장에 올려져 벽의 한 켠을 차지하고 있었다. 오동나무 책상에 지도를 펴고, 병사와 장군을 나타내는 말을 꺼내면 그때부터 할아버지는 전략을 가르쳤다. 옛 지도에는 여러 산맥과 강줄기, 과거 용이 살았다 전해지지만 이제는 폐허가 되어버린 고성 같이 마을 안에서는 보기 어려운 것들이 가득했다. 그녀는 언제나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좋아했다. 그리고 그녀가 다른사람과 다른 능력이 있다는걸 알게된 건, 그로부터 몇년이 지난 열두살 때의 이야기였다. 그날도 평소와 똑같은 아침이었다. 할아버지는 이미 닭들에게 모이를 주러 저 뒷쪽 닭장으로 나갔고, 하루가 다시 시작된다는 것을 알리는 것 처럼 붉은 태양은 저 멀리서 떠오르고 있었다. 적당히 채비를 하고 밖으로 나갈 생각이었다. 그러던 도중 책상 위에 올려진 지도가 보였다. ' 할아버지가 이걸 치우시지 않으셨을리가 없는데…? ' 라고 생각하며 지도에 손을 뻗었고, 손 끝이 에틸로스 산맥을 나타내는 그림에 닿았다. " 어, 어? " 그리고 눈 앞은 나무벽이 아닌 어느 전쟁터로 바뀌었다. " 꺄아아앗-! " 주변에서는 병사가 다른 병사의 칼에 베여 쓰러지고, 실눈을 뜨고 본 저 너머에선 두 장군도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었다. 어린아이의 눈에 담기에는 너무나도 잔혹한 풍경이었다. 커다란 두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고였다. 그 순간 피가 뚝뚝 흐르는 칼을 든 병사가 그녀를 향해 칼을 휘둘렀고, 몸이 굳어 움직이지도 못하던 그녀는 그대로 눈을 감은채 자리에 주저앉아버렸다. 그리고, 분명 베일꺼라고 생각했는데…? 슬며시 눈을 떠보니, 그 병사는 자신이 보이지 않는 듯 했다. 그 병사와 싸우던 다른 병사도 그런 듯 해 보였다. 얼굴이 칼에 베이고, 방패에 구멍이 생길 정도로 둘은 서로의 싸움에 열중해 있었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은 그녀는 자신의 손이 그들을 통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 이, 이게 어떻게 된거야… " 열두살짜리 꼬맹이가 이해하기에는 너무나도 커다란 일이었을까. 그대로 그녀는 정신을 잃었고, 깨어난 곳은 자신의 침대였다. 할아버지는 옆에서 팔을 괴고 자고있었고 분명 떠있던 해는 저 멀리로 뉘엿뉘엿 지고있었다. 할아버지의 얼굴을 보자마자 긴장이 풀려버렸고, 자신도 모르게 울음이 나왔다. 할아버지도 아델린이 일어난걸 알아차린건지 조금 피곤한 듯한 얼굴로 일어났다. " 무슨 일이 있던거냐. 저 책상 앞에서 " 말을 하려 했지만, 말을 이을 수 없었다. 한바탕 울고 나서야 할아버지에게 있었던 일을 얘기했다. " ……. " 할아버지는 처음에는 무표정한 얼굴이었다. 그러다 그녀가 지도에 손을 대었고, 갑자기 눈 앞의 풍경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를 하자마자 지금껏 본 적 없던 표정을 지었다. 놀람과 두려움, 슬픔과 분노가 한 데 뭍어나오는 표정이었다. " 한동안은 지도를 만지지 말거라. 넌 아직 그걸 볼 준비가 끝나지 않았어. " 할아버지는 아이의 어께를 붙잡고는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 패기에 억눌려, 어린날의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이후론 열 여섯살이 되는 날까지 그녀는 지도를 직접 만질 수가 없었다. 불가피하게 만질땐 항상 나무로 된 체스말의 머리를 손잡이 대신 이용했다. 애초에 지도는 할아버지께서 관리하시고 그녀는 딱히 할아버지의 말을 거역하는 아이도 아니었으니, 별 문제는 없었다. 그녀가 다시 맨손으로 지도를 만질 수 있게 된건 열 여섯살 이후의 이야기였다. 왜, 이런 능력이 자신에게 생긴건지. 할아버지는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야생마를 길들이는 것 처럼, 자신도 모르게 나타나는 능력을 제어하는 법을 가르쳤을 뿐이다. 처음에는 자신도 모르게 머릿속으로 들어오는 전쟁터의 참상이나, 고성의 풍경, 한번도 본 적이 없는 미지의 숲속 같은 모습들을 보고도 놀라지 않는 법을 배웠고, 그 다음에는 자신이 원할때만 모습이 나올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을 배웠다. 마지막으로는 이것을 철저하게 숨기는 법. 최대한 아무것도 모르는 척 숨기는 법을 배웠다. " 넌 특별한 아이란다. 그러니, 그 특별함을 함부로 대하지 말거라. " 할아버지가 입버릇처럼 하시던 말씀이었다. === 얼마나 달렸을까. 마차는 아직도 제 갈 길만을 가고있었다. 아델린은 자신의 손에 들인 두 장의 편지를 쳐다보았다. 이미 몇 번이나 읽고 또 읽어 단어 하나하나까지 외워버릴 지경이었지만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한장은 할아버지의 편지였다. ' 미안하구나. ' 마지막 편지. 아니, 유서였다. 이 마차에 타기 몇주 전, 할아버지가 사라졌었다. 말 그대로 땅으로 꺼진 것 마냥 갑자기. 매일매일 똑같았던 하루는 더 이상 남아있지 않았다. 그리고 할아버지의 가죽신발이 파도에 쓸려 내려온건, 이 마차를 타기 삼 일 전의 일이었다. 처음에는 눈물조차 나지 않았다. 묘비에는 시신 없이 비석만 세워졌고, 그 밑에는 관 대신 해변가로 떠밀려온 신발 한짝이 놓여있었다. 그리고 또 다른 한 장은, 할아버지에게 온 편지였다. ' 친애하는 하이젠 폰 에스페르토 경 3일 뒤, 마차가 그곳에 도착할겁니다. 부디 이번엔 황실의 일원으로써의 의무를 제대로 마무리 해 주시길. ' 간략하게 적인 편지였다. 편지의 내용보다도 아델린의 눈을 사로잡은건 편지 봉투의 인장이었다. 그것은 이 제국. 카렌실리아를 대표하는 인장. 그것도 오직 황제만이 쓸 수 있는 그것이었다. 마차와 신하는 돌려보내면 그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에스페르토 경의 손녀로써, 할아버지가 끝내지 못하고 떠난 일을 마무리 해야할 의무가 있었다. 그것이 어떤 일이던간에. === 마차가 멈췄다. 한참을 달린 것 같으니 이제 도착한걸까. 얼마 지나지 않아 마차의 문이 열렸고, 그녀는 바닥에 끌리지 않도록 치마를 살포시 잡아 올리곤 마차에서 내렸다. 이제 아델린의 눈 앞에는, 황궁이 있었다. 예의를 잃지 않으려 노력하며 그녀는 황궁으로 첫 발을 내디뎠다.

#164 이름없음 2019/06/10 19:27:43

어쩌다가 죽었냐고? 수능 끝나고 친구 둘 이랑 놀러 갔었어. 그런데 그곳에서 큰 화재가 났지. 뭐 나는 하나를 구하다 죽어버렸지만... 어쩌겠어. 그 녀석들이라도 살았으니 된거야. 본심? ... 사실 더 살고 싶었어. 그렇지만 그녀석들은 내 구원자 였고, 전부였어. 그녀석들을 구할수 있었으니 만족해. 그것 뿐이야. 정말, 정말로 그것 뿐이야. 소독약 냄새가 난다. 아마 병원이겠지. 하지만 난 이미 죽었는걸. 이상하네, 정말 이상해. 죽은사람이 살아 숨쉬고 냄새를 맡는다니... 그럴리 없잖아. 의문이 들어 몸을 일으켜보았다. 한 쪽눈에만 병원의 풍경이 담기는 시야가 원래의 제 눈과는 미묘하게 달라 이질감이 들었다. 손도 좀더 관절이 도드라지고 하니 거울을 보아야 겠단 생각이 들어 옆에 있던 링거를 지지대 삼아 병실밖으로 걸음을 옮겼고, 마침 복도에 큰거울이 있어 그걸 바라보았다. 병실복도 에 걸린 거울에는 밀빛 머리를 가진 소년이 실명 된 한 쪽눈에 끔찍한 상처를 지니고 거울을 바라보고 있었다. 나는 검은머리를 양갈래로 땋고 노란눈을 가진 '여자' 였는데... 말도 안되는 일이지만 죽어서 유령이 되버린 나는 이름 모를 소년으로 빙의한 것 같다. 일주일이 흘러 퇴원을 하는날이다. 퇴원 수속을 밟고 병원비를 내려던 순간, 원무과 직원이 내게 말했다. “병원비는 환자분께서 구한 분이 대신 내주셨어요.” “...알겠습니다.” 꾸벅 고개를 숙이고 병원을 나섰다. 원래 몸주인이 살던 집으로 향하며 이제까지 있던 일들을 다시 머릿속에서 정리하기 시작했다. 병원에서는 내가 기억상실증이라고 진단했다. 다른 사람이고, 원래 몸주인의 기억이 없으니 당연한 말이다. 자꾸 원래 몸주인 같은거로 부르니 불편하네... 그냥 소년이라 부르자. 소년은 화재사고에서 이름도 모르는 타인을 구하고 대신 죽었고, 그 주인 없는 몸에 내가 들어간듯 하다. 죽은 이유도 비슷해서 왜인지 모르게 기분이 나빠졌다. 나는 빙의하려는 마음 같은거 없었지만, 일단 들어오게 되었으니 살아가야 하는걸까. 내가 살아갈 이유는 어디에도 없는데. ...실은 빙의후 며칠간 꿈을 꿨다. 꿈에서는 나와 바다의 장례식이 이뤄지고 있었다. 바다가 죽었다니 믿고싶지 않아서 눈을 감았다. 다음날 꿈에서 간 장례식장에선 하나가 홀로 울고 있었다. 우는 그 애를 달래주려 다가가려던 순간 벽이 나를 가로막았다. 나는 그저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나는 알고있다. 내가 설령 하나를 찾아간다해도 할수 있는일은 없다는 것을. 나는 지금 국적도 다르고 성별도 다른 모르는 누군가다. 살고있는 세계가 같은지도 확신할수 없다. 결정적으론 나조차도 내가 빙의했다는걸 믿을수 없는데 하나는 당연히 믿지 못하겠지. 설령 믿는다 해도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는 없을것이다. 하나와 바다가 없는 세계는 내겐 그저 아무 의미도 없는 지옥일뿐인데. 그럼에도 죽을때의 그 끔찍한 감각이 나를 이곳에 묵어 매고 있다. ...우울해지는 생각을 애써 머리 한 귀퉁이로 미뤄두곤 다른생각을 꺼냈다. 왜인지 빙의하고나서 소년의 기억이 흘러들어왔다. 있는거라곤 집위치나 각종 비밀번호 정도 였지만 그걸로도 충분했다. 애초에 그 이상은 알고싶지도 않았다. 타인의 생애에 해당하는 기억으로 나 자신이 변질되고 싶지 않았다. …지금 생각 해보면 나는 소년의 기억을 알아야만 했다. ‘삐삑 삐삑’ 알람소리가 울려 시계를 확인해보니 7시 40분 이었다. 빠르게 준비를 마치고선 토스트를 물고 집문을 나섰다. 한 쪽밖에 보이지 않는 시야가 거슬렸다. 병원에서 상처를 소독하느라 맨 얼굴을 처음 볼때는 정말 끔찍했다. 왼쪽 눈은 실명되어 있었고 왼쪽 얼굴 일부와 몸 이곳저곳에 화상이 나있었다. 심약한 사람이 봤다면 비명 질렀을거라 장담한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뛰니 벌써 교문이다. 교문 앞에는 인상이 험악한 선생님 한분이 서 계셨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 내가 인사를 건네자 선생님은 소리를 지르셨다. "안녕하지 못한다. 이 바보녀석아아아아아!! " 우와, 목소리 엄청나게 크다. 그나마 주위에 사람이 없어서 덜 시선이 몰린게 다행이었다. 아무래도 소년의 학교평판은 매우 나쁜가보다. 근데 바보녀석이라니... 말이 좀 심한거 같은데. 화를 참으려는 듯 한참을 날 보고 있지않고 숨만 들이쉬는데 뒤에서 검은 오오라가 보인다. "실례합니다만 선생님, 혹시 기억을 잃기전 제가 무슨 사고라도 쳤나요?" 화난 선생님을 자극하지 않도록 조심히 말을 꺼냈다. 흉폭해지는 오오라가 무섭다. "...무슨 사고를 쳤는지도 모르는거냐? 아니, 너 방금 뭐라 했냐." 어이 없다는 듯 화내시려던 선생님은 내말을 듣고 살짝 당황하시다가 설명해보라는 눈짓을 내게 보냈다. "병원에서 듣기로는 어느 빌딩에 갔다 화재 사고가 나서 모르는 사람을 구하다 죽을뻔 했는데 어찌저찌 한쪽눈을 잃고 혼수상태에 빠졌다 깨어났다는 모양이에요." 그말을 듣고는 선생님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정말, 너라는 녀석은... 후우, 알았다. 너는 분반시험에 빠져서 F반이다. 1교시 이후에 나랑 교무실로 간다." 왜인지 한숨을 지은 선생님은 내게 2-F의 위치를 알려주셨다. 그리고 내 힘내라는 듯 어깨를 토닥여주시다가 가버렸다. 대체 2-F가 어떻길래...? 익숙하지 않은 지리에 한참을 헤매면서 다니다 도착한 2-F의 문을 열고 들어갔다. 피드백 부탁해...!

#165 이름없음 2019/06/11 06:38:27

>>164 음! 미안,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어. 훑어보기만 했는데 뭐랄까... 클리셰가 가득한 일본애니? 라노벨? 의 느낌이 너무 강해

#166 이름없음 2019/07/03 14:32:29

포터 삼남매는 알버스를 중간에서 부축해가며 리키콜드런 근처의 머글 약국에서 멀미 약과 비상 키트 등을 제임스가 다행이도 저번 크리스마스 이후로 한 학기 내내 바지 주머니에 처박아놓고 잊고 있었던 파운드 쪼가리로 결제를 했다. -지난 50년 동안 화폐 디자인이 바뀌지 않아서 다행이야. 오빠가 덜렁거리는게 도움이 될 때가 있다니. 릴리가 중얼거리는 것을 들은 알버스는 고개를 끄덕이고 싶은 충동을 자제하려 애를 써야했다.- 몇 분후 바깥 공기를 쐰 덕인지 그나마 연체동물에서 척추동물로 진화하여 한명의 보조로 끌려 다닐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한 알버스를 제임스가 리키콜드런의 객실에 옮겨 놓았다. "어억, 근육 뭉친다. 조그만게 쓸때없이 무겁기는. 야 너 몇 킬로냐 도데체가" 젠장할 그나마 반세기 전의 물가가 낮았기에 망정이지 하마터면 릴리한테 돈 빌릴 뻔했네. 망할, 걘 도데체 머리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길레 자기 친오빠한테 이자를 먹일 생각을 할 수 있는 거지? 진짜 1박 2일에 1갈레온 이였으니 망정이지 진짜 큰일날 뻔했잖아. 땀에 젖은 검은 더벅머리의 소년은 자신보다 덩치가 약간 더 작은, 눈 만 빼놓고 거의 쌍둥이처럼 닮은 다른 소년을 침대위에 거의 내동댕이 치듯이 버려두고는 뻐근한 어깨를 돌리며 툴툴거렸다. 침대쪽에서 짐덩어리 취급에 화난 누군가의 희미한 분통이 들렸지만 제임스는 팔을 돌리며 들린 뚝두둑 관절 꺾이는 소리에 혼자서 얼굴표정을 요란하게 바꿔대며 호들갑을 떠는데 여념이 없었다. 아 진짜 죽겠다. 침대를 뒤에 두고 과장되게 보란듯이 붕붕 팔을 휘두르던 제임스의 이마에 흐릿하게 골이 패였다. 솔직히 동생들 앞인지라 일부러 더 허세를 부리기는 하였지만 소년은 사실 매우 불안했다. 과거라니 그것도 제임스포터 1세니까 할아버지 세대라니. 도대체 몇년을 거슬러 올라온거야. 대충 아빠가 23살때 내가 태어났으니까. 미친 진짜 반세기냐. 게다가 몸은 짜리몽땅 해져서 마법도 눈치 보여서 쓸수도 없고. 아니 분명히 시간 관련 마법은 1996년 미스터리부서 전투이후로 타임터너가 죄다 부서져 버려서 재료고 뭐고 처음부터 다시 복구중인 걸로 알고있는데 이게 뭔 개같은 일이야. 아 망할. 배고프기 까지하네 진짜 최악이야. 호그와트 당밀퍼지 먹고 싶다. 릴리는 분명히 죽과 샌드위치를 사오겠지. 구두쇠 같으니라고. 6학년 할로윈때 나온 게 최고 존엄이였는데. 그러고 보니 지금 이몸 호그와트에 들어갈 수는 있으려나. 만약 호그와트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이 사태에 대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르지. 그리고 릴리와 알버스에게는 보호자가 필요해. 그 애들은 아직 미성년이야. 제임스는 오른쪽 팔을 돌리던 것을 멈추고 힐끗 화장실 문쪽을 쳐다보았다. 객실천장의 옛날식 막대형 필라멘트 스탠드의 창백한 빛이 세면대 거울에 흐릿하게 반사되어 누렇게 변색된 벽지를 비추고 있었다. 뻗대다가 결국 제풀에 지쳐 모든 삼라만상을 깨우친 듯한 표정으로 시위하듯 조그마한 양팔과 다리를 벌린 채 대자로 침대에 늘어진 알버스를 제치고 제임스는 화장실 문을 활짝 열어 거울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거울 속에는 칠흑빛 여기저기 헝클어진 더벅머리의 소년이 어린아이 특유의 동그란 얼굴에 경악한 빛을 띄우며 지네브라 위즐리 포터와 똑같은 빛깔의 밝은 갈색 눈동자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하하 미친. 제임스는 거울에 비친 어린 소년의 모습을 보자마자 허탈한 듯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아까 손거울로 짐작을 하긴 했지만 이건 정말 아니지 않나. 프레디와 루이스하고 장난쳤을 때도 이렇게 까진 어려지지 않았던것 같은데. 그때 우리가 2학년 수업에 들어갔었나. 알버스도 알버스지만 특히 로즈 표정이 압권이였는데. 제임스는 친척이자 절친이기도 한 언제나 함께해온 그의 자랑스러운 마루더즈들과의 추억을 회상하며 킥킥 거리다가 작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하네. 이건 아무리 쳐주어도 11살 정도로밖에 안 보이잖아. 성인이 된지 몇개월 지났다고 다시 어린애 신세냐. 이제 당당하게 파이어 위스키로 폭탄주를 만들어서 기숙사에 돌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아 지금 이게 중요한게 아닌가. 진짜 어쩌지. 내가 장난을 좀 사랑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뒷수습도 생각하고 친거라 이렇게 까지 답이 없던적은 없었는데. 젠장 역시 일기장은 좀 심했나. 근데 진짜로 전달할 생각은 없었는데. 나는 퀴디치 선수이지 말할수 없는 사람(unspeakable) 이 아니란 말이다. 시간관련 마법은 관심도 없다고. 제임스는 알버스의 시야가 닿지 않도록 화장실 문에 기대어서서 초조하게 머리를 쓸어넘겼다. "나 왔어." 철거덕 두꺼운 객실 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고요한 한 가운데 들이닥친 차분한 소녀의 목소리가 휑한 객실 내에 울리다 사그라들었다. 목제 화장실 문에 기대어 그림자를 얼굴에 드리운채로 삐딱하게 서있던 제임스가 어렵게 표정을 밝게 하려 노력하며 목소리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릴리" 제임스가 사포에 긁혀 보풀이 일어난 부직포같이 꺼끌한 목소리로 여동생을 불렀다. " 죽 하고 햄 샌드위치, 그리고 목이 마를 수도 있으니까 물도 사왔어. " 붉은머리의 작은 소녀가 봉투를 마루바닥에 내려놓고 내용물을 꺼내 신속하게 늘어놓으며 단조로운 높낮이로 무심히 통보했다. "일단 할인 중이라서 혹시 모르니까 이틀치를 사왔으니 그리 알도록. " 제임스는 애써 편 얼굴을 순식간에 구기며 항의를 표하기 위해 입을 열었다 " 그리고 내 메뉴선정에 불만이 있으면 투정부릴 생각하지 말고 직접 각자의 돈으로 살 생각을 해. 이건 내 돈이고 비상금이니까. " 릴리가 제임스가 불만을 터뜨리려는 순간 잽싸게 순서를 가로채며 형제에게 덤덤하지만 엄중하게 경고를 남겼다. "만약에 돈을 빌리고 싶다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말해. 단지 할부는 1년이 한계고 달마다 원리합계로 - 릴리는 복이라 말하다 못 마땅한듯 순간적으로 살짝 눈썹을 찌뿌리며 원으로 바꾸었다 - 계산하는것만 알아둬. 이자는 5 %. 1년 내에 못 갚으면 10 % 로 불어나는건 경험으로 알거라 생각해." 야 이 미친년아! 제임스는 고함을 지르고 싶었다. 알버스는 침대위에서 여전히 몸을 대자로 벌린채 그저 끙끙 앓았다. 그러나 두 형제 모두 다 빈털털이나 마찬가지였음으로 할 말은 없었다. 이 순간 제임스와 알버스는 경제관념을 키워주겠답시고 몇 년전 포터 위즐리가 아이들을 데리고 어린이용 경제서적을들려준 헤르미온느와 릴리가 그에 깊은 영감을 받아 포터형제에게 고삐를 조이겠다는 원대한 음모를 품고 포터부부에게 형제들 사이에서도 경제적 자립심을 키우기위해 각종 경제학적 개념을 도입하는것에 대해 제안한것을 그저 좋은게 좋다고 허락한 그의 부모님을 탓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럼 이제 점심을 먹자고 형제의 반응을 가볍게 물리며 릴리는 아무렇지 않은듯 산뜻하게 발언을 마쳤다. 또다시 릴리와 제임스의 도움으로 겨우 침대에 기대어 바닥에 앉는 것에 성공한 알버스는 자리를 잡자마자 먹이를 노리던 며칠굶은 하이에나처럼 재빠르게 자기몫의 샌드위치를 훔쳐 최대한 빨리 그것을 소화시키는 것이 생애 최대의 임무인양 온 신경을 먹는데 집중한 자신의 형제들을 바라보았다. 제임스가 눈길을 느꼈는지 힐끗 동생을 보다 여전히 입에 샌드위치를 문채로 입을 우물거리며 손을 움직여 죽을 떠주었다. 보면 알것 같긴 한데 해리포터 패러디 물이야. ㅎㅎ

#167 이름없음 2019/07/03 14:43:48

>>166 포터 삼남매는 알버스를 중간에서 부축해가며 리키콜드런 근처의 머글 약국에서 멀미 약과 비상 키트 등을 제임스가 다행이도 저번 크리스마스 이후로 한 학기 내내 바지 주머니에 처박아놓고 잊고 있었던 파운드 쪼가리로 결제를 했다.

#168 이름없음 2019/07/04 11:16:36
>>163 난 단어랑 문맥쪽으로 비판만 할게 -------------------------------------------------------

>>163 난 단어랑 문맥쪽으로 비판만 할게 -------------------------------------------------------------최대한 >>163 글 기본으로 해서 최대한 안 바꾸고 교정해봄 근데 이건 내 문체로 내가 예시를 든 거지 >>163에게 이게 정확하니까 반드시 이렇게 써!!! 라고 강요하면서 가르치는게 아님. 그건 알아뒁ㅇㅁㅇ

#169 이름없음 2019/07/04 12:25:02
>>112 문법같은건 좋고 띄어쓰기 잘못된거 고치면 될듯

>>112 문법같은건 좋고 띄어쓰기 잘못된거 고치면 될듯

#170 이름없음 2019/07/04 22:41:59
>>164 진짜 나 할일없는 티난다......ㅋㅋ....

>>164 진짜 나 할일없는 티난다......ㅋㅋ....

#171 이름없음 2019/07/05 15:20:53

헉 혹시 내 글도 봐줄 수 있을까ㅜㅜ? 종종 그런 꿈을 꾼다. 아주 외로운 꿈을. 한없이 낮았던 모래성은 밀려오는 바닷물에 어찌해보지도 못한 채 아스라이 스러지고, 스며드는 찝찝함에 발을 작게 구를 때에는 모래 알갱이들이 빛나는 그런 꿈. 하염없이 나를 짓누르는 우울의 끝에 모든 것을 놓아버린 마음은 그저 편안할 따름이었지만 눈 떠본 이곳은 여전히 주위에는 적막뿐인 바다인 척하는 사막이었다. 살살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낯거죽을 스쳤다. 모래 알갱이만큼이나 빛나는 별은 손 뻗어 채 닿지 않는 하늘에 널려있고, 난 여전히 어둠 속에서 고요와 조우한다. 볼을 손으로 더듬었다. 분명 울었는데 눈물은 묻어나지 않았다. 다만 모래바람이 쓸치운 작은 생채기에서 저릿한 통증이 느껴질 뿐이었다. 여기는 사막이다. 흙먼지를 피해 달려온 바다에서 내가 열망하는 희망의 신기루는 닿을 듯 닿지 않았다. 발을 고운 모래 속으로 담갔다. 내 발이 만든 구덩이로 모래가 밀어 들어왔다. 내 발이 있을 장소마저 빼앗은 모래는 그제야 안정을 찾은 듯 멈추었다. 그 허무함에 나는 몸을 둥글게 말고 하늘을 곧게 응시했다. 그 꿈의 마지막에서는 내 목을 옥죄이며 낙루하는 슬픔의 울을 역겹게 토해내고 추락하는 별은을 가만히 응시한다. 내 마음 깊은 곳, 내 우주의 울은 얼마나 취약하고도 처연했는지. 나는 의미 없는 것들에 눈물만 마냥 흘렸다. 온전한 기억도 아닌 단순한 파편들뿐인 기억이 기억을 덮치고, 나는 어느덧 제법 철학적인 생각을 이어나간다.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 파멸인가? 혹 파멸이라면 정녕 그것을 끝이라 할 수 있을까. 끝이 있다면 시작이 있어야 하는데 그 시작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내가 결코 찾아낼 수 없는 그 실타래의 시작은 어디인가. 누구도 알 수 없는 끝을 상상하는 것보다 지나간 파편을 찾는 것이 배는 어려운 법이었다. 파편들은 하늘 위의 수많은 별들 사이와 모래 알갱이 사이를 아무리 뒤져도 보일 기미가 없었다. 설령 찾아내도 그게 시작인지 알 도리도 없을뿐더러. 순간 유난히 무언가가 그리워졌다. 외로움인지 그리움인지 모를 무언가가 나를 집어삼켰다. 나는 예로부터 그리움 앞에 나약해지는 사람이라 외로움이 입을 벌리면 순순히 그 검붉은 입속으로 들어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 찐득한 입속에 발을 들임과 동시에 다정하게도 나를 옭매이는 육리함의 극치에 나는 모래성처럼 흐릿하게 무너져 내리며 동시에 푸른 사막에서 눈을 감았다.

#172 이름없음 2019/07/05 19:29:41
>>171 아 세상에 나 여기 되게 개인스레같이 썼었구나ㅇㅅ;ㅠ 너무 선생질같았나;;;하지말라면 안할게ㅈㅅ;;; 심지어 ex저것도 다시보니까 틀

>>171 아 세상에 나 여기 되게 개인스레같이 썼었구나ㅇㅅ;ㅠ 너무 선생질같았나;;;하지말라면 안할게ㅈㅅ;;; 심지어 ex저것도 다시보니까 틀린거 많은거같네 그것도 미안;;;; ㄹㅇ 그리고 짤들은 완전 내기준이니까 너무 신경쓰지말아줬으면 해ㅠㅁㅠ

#173 이름없음 2019/07/15 03:07:11

사이가 좋지 않은 고용주와 메이드가 티격태격거리는 이야기. 좀 더 괜찮게 써진 걸 들고 오고 싶었는데...아무거나 가져왔어(...) 쪽팔리니까 피드백 달리면 바로 지울게...ㅠㅠ 사이가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닌 고용주가 나한테 얼굴을 들이밀었다. 엄청난 불쾌감이 몰려왔다. 그렇지만, 여기서 물러서면 지는 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물러설 수 없었다. 갑과 을이라는 어쩔 수 없는 서로의 위치 때문에, 과정이나 원인이 어쨌든 간에 내가 늘 마지막에는 져버리는 입장에서 지내온 지 나름 오래되었다. 그 때문에 괜한 반항심리가 든 것인지, 나는 어쩐지 여기서 물러서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나도 질 수 없다는 듯이 맹렬하게 그를 쏘아보았다. 그러다가 문득, 정말 아무 생각 없이, 왜 그랬는지 나조차도 이해가 안 가는 생각이 나의 머릿속에서 조용히 고개를 치켜들었다. 이 양반, 앞머리를 넘기고 안경을 쓰면 좀 잘생겼을 수도 있겠네. 거기서 끝냈다면 내 표정이 좀 어벙하고 멍청해진 정도밖에 안되었을 것이다. 상대방도 그 정도의 결과만 얻으려고 한 행동이었을 것이다. 그는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단순히 뜬금없는 장난에 내가 이상한 표정을 짓는 걸 보고 싶었을 것이다. 거기서 끝냈어야 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나는 거기서 끝내질 못했다. 나는 정말이지 무심코, 무의식적으로 지나치게 가까운 그의 앞머리에 손으로 쓸어넘기면서 말했다. "당신 말이야, 앞머리 넘기고 다니면 잘생겼을지도." 이게 입으로 나오다니. 나 자신조차도 예상을 못 한 행동인데 그가 예상했을 리가 없었다. 나는 도망칠 준비를 했다. 그런데 그가 갑자기 뭘 꺼내기 시작했다. 이 양반이 드디어 나를 쏘겠구나, 하는 생각부터 들었다. 고용된 이후부터 내가 가장 원하는 결과 중 하나였다. 나는 도망치는 대신 슬슬 마음의 준비를 했다. 이 개자식 밑에서 계속 일하느니 차라리 죽는 게 나았다. 죽여, 빨리 죽여버려. 그러나 놀랍게도 그가 꺼낸 물건은 내가 예상하고 있었던 마법의 지팡이가 아니라 마음의 준비를 하며 슬슬 감기 시작했던 눈을 그대로 다시 똑바로 뜬 후 그를, 아니 그가 꺼낸 물건을 유심히 바라볼 수밖에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그가 꺼낸 것은, 다름 아닌 가위였다. 딴에는 독특하다고 생각하면서 쓰는 걸까. 어쩌면 이런 무기를 쓰고 상대가 어이없어 하는 것을 즐기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사람이라면 가능한 이야기였다. 그래도 어쨌든 그걸로 찌르려나 싶었다. 그렇지만 가위라는 부분이 의미 불명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짜증이 나서, 찝찝하게 가위같이 어쩐지 기분이 이상한 걸로 여러 번 찌르지 말고 그냥 총으로 한방에 끝내 이 고용주야, 그런 말이 내뱉고 싶어졌다. 남의 고통 즐기는 성격인 것은 알았지만, 이런 상황은 정말 상상도 못 했다. 어쨌든 이번에도 눈을 감았다. 그러나 또 기대와는 다르게 소리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싹둑 거리는 소리가 옛날에 내 앞에 있던 놈이 내게 들려준 총성과 겹쳐 들리는 것 같았다. 그래서 기분이 점점 더 더러워졌다. 눈을 떴더니 내 콧잔등에 머리카락이 나풀 거리는 것이 보였다. 아까까지 있던 머리카락이 뭉텅 사라진 그 녀석의 잘난 낯짝도 함께. 내가 눈을 감고 있던 사이에 저 녀석은 자기 앞머리를 잘라버린 거였다, 그 가위로. 이 사람 정말 뭐 하는 사람일까. 내가 어이없다는 듯이 그를 빤히 쳐다보자 그는 방긋하고 내게 웃어 보이더니 그대로 도망치듯 집 밖으로 나가버렸다. 왜 웃는 건지, 왜 갑자기 집을 떠났는지, 그 이전에 가위와 앞머리는 도대체 뭐였는지, 나로서는 도저히 알 길이 없어 멍하니 그가 지나간 자리를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아, 그런데 막 바닥 청소 끝낸 참이었는데. 그런 생각과 함께 밑을 바라보자 깨끗해야 할 터인 바닥에는 그의 금실 같은 머리카락이 나뒹굴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손이 떨렸다.

#174 이름없음 2020/07/30 21:58:20

갱신

#175 이름없음 2020/08/03 19:39:41

어..해주려나..? 카일레스는 심장이 멈춘다는 느낌이 무엇인지 알게되었다. 푹푹 찌는 여름기후의 섬이지만, 왜인지 첫눈이 내리는것을 하염없이 바라보는 기분이었고, 아주 잠깐 보았지만 불길이 이는듯한 붉은 비단과 푸른빛의 숲을 연상시키는 에메랄드는 너무나도 황홀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일정한 정도의 기준에 넘어서지 못했던 기분이나 감정 따위의 것들이 카일레스의 안에서 혈관을 타고 내려가며 몸 전체를 무겁게 휩쓸었다. 사랑하는것만으로도, 그를 바라보는 것 마저도 행복하고 아름다운.. 카일레스는 더없이 즐거운 기분에 자연스레 물들었다. 이처럼 어여쁜 꽃은 난생 처음이다. 무시할 수 없는 기백을 갖추었지만 속에 누르고 눌러 감추어 버렸으며, 강한 무력을 가졌지만 그것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저 소탈한, 지극히 작은.. 그래. 그런 남자였다. 작지만 가장 강한 향을 피워올렸으며, 그에 맞는 아름다운 외모를 갖추었다. 그는 완벽한 이가 아닐 수 없었다. 카일레스는 이내 자신의 얇은 입꼬리를 주욱 늘려 뱀처럼 웃었다. 실로 아름답지 아니한가!

#176 이름없음 2020/08/04 10:09:37

>>175 표현력이 정말 좋다. 근데 한 문장에 같은 단어, 같은 연결을 쓰는 건 조금 줄이면 더 좋을 것 같아. 맞춤법도 항상 신경 써주고! 그리고 카일러스라는 거 보니까 중세 쪽 배경인 것 같은데 주인공의 전체적인 말투는 사극에 더 가깝네.

#177 이름없음 2020/08/14 00:15:07

>>176 헉 피드백 고마워!!! 잘 수용할겏!

#178 이름없음 2020/08/14 01:24:03

ㄱㅅ

#179 이름없음 2020/08/26 22:58:24

ㄱㅅ

#180 이름없음 2020/08/30 01:26:13

>>173 어머 재밌다 뒷얘기 궁금해

#181 이름없음 2020/08/30 17:51:19

내용이 조금 이상하긴 하지만.... 이런것도 피드백 가능한가.... 분명 나도 사지가 물어뜯겼을 텐데 아프지가 않다. 마침내 감각을 잃어버린걸까 하며 눈을 뜨자 어째선지 눈 앞에서 고등어 한 마리가 헤엄치고 있었다. 방금까지의 내 긴박한 상황은 모른다면서 유유히 헤엄치는 그 고등어는 꼬리를 흔들며 사라졌다. 그리고 고개를 돌리자 방금까지 나에게 달려오던 그것은 수많은 작은 물고기에 의해 분해되고 있었다. "그야말로 썩어빠진 인간이군." 잔잔한 호수에 돌맹이를 던진 파문이 퍼져가듯 목소리가 들려왔다. 캔버스에 그려진 하늘처럼 새파란 머리카락을 가진 자그마한 소년은 우산을 빙글빙글 돌리며 얘기했다. "내가 지배할 세상에 저런 쓰레기는 필요 없지. 안그런가?" 그는 재밌다는 듯 나를 바라보며 질문했다. 그의 뒤로 서서히 태양이 비치기 시작했다.

#182 이름없음 2020/08/30 18:07:45

>>181 비유가 너무 많은 거 같아! 파문이 퍼져가듯, 하늘처럼 새파란 머리카락, 재밌다는 듯 처럼. 그리고 문장들이 전체적으로 어색해. 초고인거야?

#183 이름없음 2020/08/30 18:09:33

>>182 ㅇㅇ 초고야. 문장이 어색한 건 어떤 식으로 어색하다는 거야?

#184 이름없음 2020/08/30 18:19:51

>>183 음... 아까 말한것처럼 비유가 많아서 비슷한 문장을 읽는 느낌이 들어.(3문단) 그리고 '분해', '질문'이라는 단어도 좀 튀고. 전체적으로 그냥 문장이 어색해. 특히 1문단. 몇 번 다듬으면 더 좋은 글이 될 거 같아!

#185 이름없음 2020/08/30 18:40:01

>>184 고마워! 참고할게!

#186 이름없음 2020/10/09 15:24:14

ㄱㅅ

#187 이름없음 2020/10/10 00:46:11

평소와 같이 영업종료 팻말을 걸어두곤 청소를 하고 있었다. 갑자기 투둑투둑 빗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보니 벌써 거리가 어두워지기 시작했다. '우산 안 챙겼는데.. 엄마도 우산 없겠지..?' 테이블에 올려진 폰을 들어 곧장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응. 엄마 아직 식당이야? 지금 비 좀 많이 오는거 같아서, 혹시 엄마 우산 없으면 데리러 가려고 연락했지. ..뭐야 정말, 엄마 진짜 나 없으면 어쩌려고 그래? 내가 금방 그쪽으로 갈게!" 그녀는 기분 좋게 웃고는 전화를 끊었다. 핸드폰을 겉옷 주머니에 넣고는 자신의 갈색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으며 청소 도구를 마저 정리했다. 가게에 쓸만한 여분 우산이 있는지 두리번거리다 초록색 우산을 하나 발견했다. '사장님건데.. 잠깐만 빌리는건 괜찮겠지..' 가게를 나와 버스 정류장에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기다리던 중, 발신자표시제한으로 전화가 걸려왔다. 별 생각 없이 전화를 받아보았는데.. "여보세요?" 내 요즘 쓰고 있는 단편소설인데 길면 안 읽어줄까봐 짧게 가지고 왔어!! 초고 아니구 한 번 고쳤어!

#188 이름없음 2020/10/11 00:28:52

“먼저자” 이 한마디를 끝으로, 우리 둘 사이의 대화는 끊겼다. 그는 이불을 펴고, 안경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살포시 눈을 감았다. 나는 그가 눈을 감은 것을 확인하고, 방금 전 까지만해도 펴져있던 책을 덮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공책을 덮어 가장 손이 닿기 쉬울법한 자리에 놔두고, 여기저기 널부러져있는 필기구들을 필통에 넣어 가방에 던져두었다. 기숙사 천장에 닿을 듯 팔을 높게 들어 기지개를 한번 펴자 신음이 내 입에서 흘러나왔다. “으아아아...” 뭉쳐있던 팔과 어깨 근육을 풀고, 본격적으로 나는 운동을 할 준비를 끝냈다. 사물함 위 쪽에 놓여있던 아령 두 개를 꺼내, 자세를 잡은 후 일정한 타이밍으로 팔을 안쪽으로 굽혔다. 처음에는 놀라 움찔대던 근육이, 어느새 익숙해졌다는 듯 자리를 잡고 단단해지기 시작했다. 같은 타이밍에 전해져 오는 양팔의 고통과 근육의 강도는, 공부로 뭉쳐있던 머리를 식히고 한 자세로 위축되어있던 몸을 이완시키기에는 충분했다. 고르던 숨의 강도가 점점 거세지기 시작하고, 어느새 겨드랑이 언저리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히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운동을 시작하려고 할 때 쯤, 아까 공부를 시작하기 전 2층 침대 위에 던져두었던 핸드폰이 울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무시하고 운동을 계속하려던 찰나 진동이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더욱 거세지기에 나는 아령을 든 채로, 2층 침대의 계단을 붙잡고 올랐다. 내려오기 쉽도록 아령을 침대 바깥쪽에 놓아두고, 나는 방금 전부터 울려대던 진동의 정체를 알아내고자 뒤집혀 있던 핸드폰의 액정을 터치했다. 그 순간, 검기만 했던 핸드폰의 액정이 갑자기 큰 소리, 그리고 진동과 함께 울리며 순간 안도했던 내 감정에 큰 균열을 일으켰다. 너무나도 큰 소리에 깜짝 놀란 나는 운동중이였던 두 팔을 침대 바닥에 고정한 채로 몸을 뒤로 내뺐고, 아까 침대에 올라올 때 놓아두었던 아령을 실수로 쳐 버리고 말았다. 그러자 아령은 곧 침대 아래로 떨어지며 그 모습을 본 나는 두 팔을 빼 떨어지는 아령을 잡고자 쭉 뻗었다. 그러나 손 끄트머리에 무언가 잡히는 느낌은 들지 않고, 차갑고 딱딱한 철의 감촉이 손 끝에서 사라져가는 감각이 그 느낌을 대신할 뿐이였다. 아뿔싸, 라는 생각과 함께 아령이 떨어지자 큰 소리가 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나는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나 쾅하는 큰 소리는 나지않고, 난생 처음들어보는 퍽, 하는 둔탁한 소리가 내 귀에 들려왔다. 재빠르게 감고있던 눈을 뜨고 조그마한 난간 사이로 밑을 내려보자, 그가 축 늘어진채로 쓰러져 있었다. 아령이 떨어질 때 머리 위쪽에 충돌한것인지, 아령이 맞았으리라고 추측되는 곳과 반대편의 이마에서도 엄청난 양의 선혈이 뿜어져나오고 있었다. 눈은 이미 의식을 잃은 듯 흰자위밖에 보이지 않았고, 몸은 침대에, 목과 머리는 침대에 걸쳐 마치 공중에 뜬 듯이 보이는 기묘한 자세로 있었다.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그의 피가 묻었으리라고 추측되는 회색빛의 아령이 나뒹굴고 있었고, 나무로 만들어졌을 기숙사의 바닥은 머리에서 흘러나온 피로 뒤덥혀있었다. 나는 너무놀라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바닥이 보이는 난간바닥으로부터 최대한 떨어져 2층 침대와 연결되어 있는 벽에 몸을 바싹 붙였다. 입에선 제대로 된 소리하나 나오지 않았고, 불과 2미터도 되지 않는 곳에 있는 참상을 부정하려고 최대한 애쓰고 있었다. 큰 마음을 먹고 다시 내려다본 난간 아래의 참상에, 나는 한번 더 눈을 돌리는 것으로 모자라 속이 뒤틀이며 구토를 했다. 믿기지 않을 참상. 눈을 돌릴 수 없는, 이미 벌어진 일. 나는 내 안의 내용물을 모두 뱉어내자 이번엔 장기 어딘가를 쥐어짜낸듯한 위액이 입으로 솟구쳐 올랐다. 산성의 액에 의해 목구멍이 타는듯한 느낌을 인지할 수 있었던 그때, 그제서야 나는 내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초고입니다. 피드백 부탁드려요..

#189 이름없음 2020/10/14 11:2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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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이름없음 2020/10/14 11: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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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 이름없음 2020/10/14 19:38:10

>>188 문장이 너무 길고 쉼표가 많음. 굳이 쓸 필요 없는 부분에 쉼표를 쓰거나, 두개로 나눠도 될 문장을 쉼표로 이어 쓰는게 자주 보이네. 짧은 문장 쓰는 연습을 하자! 그리고 전체적으로 정직한 행동 묘사밖에 없어서 약간...설명문? 연기대본? 같은거 보는 느낌이야 또 '으아아'같은 건 쓰지 말자...이런 류의 의성어는 써봤자 좋을게 없어 상황이나 행동 묘사가 너무 세세해. 더 단축시켜도 될듯

#192 이름없음 2020/10/16 15:05:57

>>190 헉 펑했네 나 못 봤어ㅠㅠㅠ 피드백 왜 지웠는지 물어봐도 될까...? 상처 안 받으니까 괜찮아ㅠㅠ

#193 이름없음 2020/10/20 14:57:03

내 글도 피드백 부탁해..ㅠㅠㅠㅠ 혼자서 맨날 생각만 잔뜩이고 글도 누구한테 보여준 적도, 어디 올려본 적도 많이 없어.... 글이 좀 우울하긴 한데 이런글을 너무 좋아해서...흐힝 조각조각 널려있는 초록색 병의 파편. 찌그러진 맥주캔이 차마 담아내지 못하고 쏟아내는 담배 꽁초들. 조금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는 노란색 방바닥. 모두 내가 눈을 뜨는 매일매일 지겹도록 마주하는 것들이다. 벽에 힘없이 기대고 있던 몸뚱아리를 일으켰다. 온몸 구석구석 아프지 않은 곳이 없다. 무릎에선 피가 굳어 보기 흉했고, 넘어질 때 바닥을 잘못 짚기라도 한 것인지 한쪽 손목은 끊어질듯이 욱신거린다.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옷가지를 손에 둘둘 말아 흩뿌려진 소주병 파편을 대충 밀어냈다. 그리고 늘 그랬듯, 아무렇지도 않은듯이 작은 베란다로 향한다. 잔뜩 구겨진 담배갑을 손에 쥐는 것도 잊지 않은채로. 뿌연연기를 눈앞가득 뱉어낸다. 앞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하얗고 가느다란 것을 걸친 손끝에서는 미세한 피비린내가 났지만 그것마저도 매캐한 연기에 금새 파묻혔다. 어제보다 조금 더 떨려오는 한쪽 손에 입에 물고 있던 담배를 바닥에 떨구었다. 차가운 바닥에 떨어진 작은 불씨를 슬리퍼 끝으로 잔뜩 비벼 꺼버린다. 오늘도 별반 다를게 없는 아침이다. 저 멀리 후드집업 모자를 눌러쓰고 걸어오는 남자만 없다면. 문을 살짝 열어주자 신경질적으로 문고리를 젖히며 들어오는 이 남자아이. 이윤찬. 후드 모자를 잡아젖히자 보기좋게 자리잡힌 이목구비가 훤하게 드러난다. "어제 왜 안들어왔어." 이어지는 정적. 이윤찬은 나를 빤히 바라보고 나는 그의 신발끝만 바라본다. 등뒤로 숨겨진 손에 쥔 담배갑을 만지작 거리면서. 답답한지 다시 입을 여는 그아이. "왜 집에 안들어왔냐고. 문제집만 챙겨서 다시 오겠다고 했잖아." "여기가 우리집인데?" "......." 아무렇지 않은척 몸을 돌려 작은 쓰레받이를 들었다. "윤찬아." "......." "이윤찬." "......어." 잔뜩 흉이진 무릎을 굽혀 유리 파편들을 쓸어담았다. 쉬지않고 떨려오는 손에 입술을 꾹 물었다. "이제 나 그만 보러와." "....야." "나 이제 너랑 안살아. 그냥 여기서 이러고 살지 뭐." "헛소리 그만하고 가방챙겨서 나와. 여기 너무 춥다." "이윤찬." 너와 눈을 마주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그 까만 눈동자를 마주하면, 자꾸 욕심이 날 것 같아서. 그래서 내가 먼저 버려야한다. 이윤찬은 죽어도 나 못버리니까, 내가 먼저 등돌려야 한다. "너 검정고시도 봐야하잖아. 학원 다닐 돈으로 언제까지 내 뒤치다꺼리 할건데." "학원은 신경쓰지 말라고 했잖아. 알아보고 있으니까." "고등학교 졸업장은 따야지. 나랑 약속 했잖아." "그거 그만쓸고 나오라고. 무릎은 왜 다친건데. 또 넘어진거야?" "이윤찬. 꺼지라고. 나가." "진짜 미쳤냐..?" "앞으로 찾아오지 마. 진짜 쪽팔리니까." "......." "애비한테 두들겨 맞고 이러고 있는거 쪽팔리니까 오지 말라고." 내말을 들은 너는 미동도 없이 서있다. 너는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문이 묵직하게 열렸다가 다시 닫힌다. 싸늘한 공기가 다시금 나를 덮쳐온다. 툭. 들고있던 빗자루와 쓰레받이를 힘없이 떨어뜨렸다. 유리조각들이 찰랑대며 다시 이곳저곳으로 흩어진다. 무서울 정도로 손이 심하게 떨린다. 아무렇지 않게 다시 담배갑을 말아쥐었다. 베란다 난간에 기대서 멀어지는 회색 후드집업을 바라보며 연기를 뱉어낸다. 뿌옇게,뿌옇게. 이윤찬이 매캐한 연기에 뒤섞여서 보이지 않을 때까지.

#194 이름없음 2020/10/26 07:48:07

ㄱㅅㄱㅅ

#195 이름없음 2020/11/08 01:35:04

조금은 서늘해진 바람에 머리카락이 나부낀다. 이제 정말로 여름의 끝자락이다. 떠나가는 여름에게는 미안한 이야기지만 두 사람에게는 퍽 기꺼운 일이었다. A도 B도 가장 좋아하는 계절은 가을이었으니. A는 어린시절의 추억이 많았던 계절이기에 그러했고 B는 제 옆 사람을 닮은 계절이라 생각하였기에 그러했다. 이유는 어쨌든 둘은 같은 계절을 좋아하였고 그렇기에 지금처럼 점차 다가오는 가을을 느끼는것은 꽤나 즐거웠다. "B 안추워?" A가 B에게 겉옷을 덮어주며 물었다. "아직 춥진 않은... 너 대답 필요 없지. 모닥불 피울거잖아?" "그치만 이왕이면 따뜻한게 좋잖아? 감기걸릴라." "이정도론 감기 안걸려." B는 어깨에 걸쳐진 겉옷 자락을 고쳐 저미며 풀썩 주저앉았다. A는 키득 웃고는 쌓인 장작 위로 손짓했다. 손짓에 피어난 불길이 밝다. 따스한 불길이 가을로부터 불어오는 바람을 데웠다. 사람들은 별 하늘을 보석이 박힌것만 같다고 말한다. B는 보석을 본 적이 없다. 그 삶의 시작은 전쟁이 지나간 외곽이었고 무력한 아이에 불과했다. 그런 와중에 보석을 볼 일이 얼마나 있겠는가. 탁 트힌 하늘에 수놓인 별빛을 이불삼아 누워있자니 문득 궁금해졌다. B는 하늘을 보던 고개를 옆으로 돌렸다. "너 보석 본적 있어? 별보다 예쁜가..." "보석은 많이 봤지. 그렇지만 나는 별이 더 좋아." "왜?" "별은 누구나 볼수 있거든. 사실은 별빛도 아름다운데 사람들은 그 사실을 잊고는 보석만 쫓아가곤 하더라. 그런데 보석은 누구나 볼 수 없어서 사람들은 싸움을 하지." "그럼 전쟁도 보석떄문에 일어나는거야? 되게 별로네 그거." "그치? 역시 별이 좋아." B는 다시금 고개를 돌려 하늘을 바라보았다. 아까보다 별빛이 더 밝아진것만 같다. 달라진건 없을텐데도. "야 저기 너 있다." N는 까마귀 자리를 가리켰다. 까마귀 자리의 별 C, A의 본래 이름이다. "저기 B도 있는데?" A는 어둠이 내려앉은 떨기나무 숲을 가리켰다. "밤꾀꼬리잖아 B." 풀벌레 소리와 함께 울리는 맑은 새 소리를 들으며 그는 미소지었다. A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가 벼르던 질문을 껴냈다. "그거 네가 지어준 이름이잖아, 왜 밤꾀꼬리야?" "내가 살던 영지에 밤꾀꼬리가 많았거든." "...야 너무 대충인데." "왜, 싫어?" "어... 글쎄." A는 키득 웃고는 말을 이었다. "나 어릴때 밤을 되게 무서워했다? 방에서 창 밖을 보면 전부 어두워서 뭐가 나올지도 모르겠고. 그런데 우리 영지에 밤꾀꼬리가 많았다고 했지. 온통 어두운 와중에 밤꾀꼬리 소리가 들려오면 저런 어둠속에 그렇게나 작은 새도 살아간다는걸 깨닫게 돼서 하나도 안무섭더라고. 이름 싫어?" "...아니." //// 아 피드백 좀 밀린것같아서 올리기 좀 그런가 싶긴 한데... 일단 혹시 모르니 이름 관련된건 알파벳으로 대체했고, 어둡거나 절망적이거나 죽거나 다치거나 무튼 그런건 겁나 잘써지는데 밝은것만 쓰려고 하면 이따위로 작위적이게 되네... 캐릭터도 어두운거 쓸때나 밝은거 쓸때나 머릿속에서 살아 움직이는거 그대로 옮기는 방식으로 쓰는건 똑같은데 밝은 글 쓸때만 유독 납작하고 평면적으로 보이고. 밝은 글에서 배경에 반투명한 작가를 어떻게 빼지?

#196 이름없음 2020/11/08 03:48:25

>>193 맞춤법은 굳이 지적하지 않을게. 검색하면 다 나오니까. 우선 조사가 부자연스러운 부분이 있어. 무릎에선 -> 무릎에는 or 무릎은 으로 바꾸는 게 나을 것 같아. 피가 흘러 내린다면 무릎에선이 맞는데, 피가 굳었으면 거기서 뭐가 나오는 건 아니니까. 뿌연연기를 눈앞가득 뱉어낸다. 앞이 보이지 않을정도로. 이 부분에서 뒷 문장은 당시의 시점에선 별로 의미 없는 것 같애. 정 넣고 싶다면 "뿌연연기를 눈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가득 뱉어낸다"로 합치는 게 자연스러워 보여. 하얗고 가느다란 것: 이게 담배란 건 바로 위에 나온 담배갑을 통해 유추 가능하고, 하얗고 가느다랗다는 것에 특별한 의미가 아니라면 과도한 시적 표현으로 보여. 굳이 그렇게 표현 할 이유가 없지 않을까 싶네. 시제 혼용: 과거형, 현재형 섞어 쓰여 있는데, 소설은 기본적으로 과거형으로 쓰는 게 읽기가 편해. 문장의 도치 구도가 너무 잦아. 도치는 기본적으로 강조 효과인데, 너무 많이 써서 그 의미가 퇴색되었어. 그 외에도 도치문을 쓰면 여운이 조금 더 남는다는 느낌은 있는데, 마찬가지로 남용하면 정작 큰 여운을 줘야 할 곳에서 임팩트가 떨어져버려.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된다 같은 비슷한 문장의 반복도 마찬가지로 강조 효과인데, 표정을 보지 않은 것이 과연 강조할 부분인가 하는 의문이 드네. 그리고 어째서 그러지 않아도 되는지에 대한 이유를 독자에게 전달하지 못하는 것 같아. 연을 끊을거라 관심을 두지 않겠다는 건지, 보지 않아도 이해 할 수 있다는 건지. 주인공의 심리잖아? 등장인물에게는 숨겨도 독자에게는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그 외에는 내가 잡아낼 수 있는 무언가가 보이진 않고, 문장 길이도 적절한 것 같고 글의 우울한 분위기라던가 하는 것도 잘 드러난 것 같아.

#197 이름없음 2020/11/08 17:34:01

ㄱㅅㄱㅅㄱㅅㄱㅅㄱㅅㄱㅅㄱㅅㄱㅅ

#198 이름없음 2020/11/08 19:12:48

>>148 그래 제발 니네끼리 가서 놀아줄래. 왜 여기에서 그러는지 모르겠네 왜 네가 기분 나쁠일인지도 모르겠고. 창작소설에서 2차를 올리는 것부터가...

#199 이름없음 2020/11/08 19:39:06

>>195 친애하는 친구에게 안녕, 이렇게 편지를 쓰는것은 처음이구나. 항상 어떠한 말을 전할때에는 직접 전했으니 말이야. 우리는 항상 떨어지지 않고 함께 지냈지. 이제 너는 편지가 아니고서야 닿을수 없을 만큼 멀리 떠났구나. 아, 편지도 읽을수 없니? 하긴 죽은사람은 글도 읽을수 없구나. 그러나 편지를 쓰는것은 멈추지 않을거란다. 하고 싶은 말이 많이 있거든. 네가 나를 처음 봤을때가 잊혀지지 않는구나. 그때의 네 소원은 더이상 외롭고 싶지 않다였지. 그래서 나는 네 곁에 머물렀단다. 그리고 친구가 되었지. 우린 참 좋은 친구였어. 그렇지 않니? 네가 이 말을 들었다면 얼굴을 일그러뜨렸겠지. 하지만 정말이란다. 악마에게 친구가 되어달라는 소원을 빈 괘씸한 꼬맹이에게 짓궂은 농담을 하기에는 네가 나에게 퍽이나 특별한 존재였다는건 사실이니까. 아 그래 너는 나를 원망했지. 그럼 네가 특별했다 말을 해봤자 그리 와닿진 않겠구나. 그렇지만 이거 하나는 알아두렴. 나는 너를 구덩이에서 꺼내주지 않았을 뿐 너를 구덩이로 밀어넣진 않았단다? 네가 나락으로 떨어진건 결국 네 발로 기어들어갔다는 소리지. 뭐 그래 내가 말을 몇마디 보태긴 했지만 최총적으로 선택을 한건 너인게 아니겠니. 네가 종래에 화형대에서 불탄것도 전부 네가 한 일때문이었지. 그래 혐의가 악마소환이었던가? 부정할수 없는 네 잘못이구나. 악마 소환은 금기였으니까. 증거 또한 여기 살아 숨쉬고 있구나. 그래, 악마니까 살아있다는 말은 조금 맞지 않을지도 모르지. 마지막 순간 불길속에서 네가 빈 소원은 참 마음에 들었단다. 그런 소원을 빌 만도 하지, 불에 타는 고통이 인간이 느낄수 있는 가장 큰 고통이었지 아마?예상하는게 맞단다. 모두 네 곁으로 보내주었지. 그걸 원했잖니? 왜 나만 불행해야 하나, 모두가 나처럼 불행해지면 좋겠다. 네 바람대로 모두의 운명을 비참하게 틀어버리기에는 내 능력이 참 모자랐단다. 죽음을 함께 하는걸로 만족하렴. 이런걸 원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싶니? 그렇지만 너도 알잖니. 나는 소원을 들어줄 뿐 소원을 만들어내진 못한단다? 나는 저 악마와는 다르다고 생각하고 싶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서 유감이구나. 아니 너는 이미 죽어서 이 편지를 읽지 못할테니 네겐 잘 된 일이려나? 이런 오히려 내가 유감이구나. 네 소원이 이루어진 세계를 네가 보았다면 좋았을텐데 말이야. 참고로 말해주자면, 여긴 개미 한마리도 남지 않았단다. 비유가 아니라 정말이야. 풀 한포기, 개미 한마리조차 생명이라면 전부 사멸했으니. 어때 멋지지.않니? 단 하나의 죄도 짓지 않은 갓난아기조차 너의 소원으로 인해 죽음의 길로 향했단다. 이 사실을 듣고서 죄책감에 일그러질 네 표정도 참 볼만 하겠구나 싶다. 이럴때는 조금 후회가 된단다. 그 불길에서 구해줬어야 했나 하고 말이야. 뭐 이제는 지난 일이니 의미 없는 가정이지만. 아쉬움은 뒤로 하고 나도 이젠 가야겠구나. 어디를 가냐고? 다른 세계에는 아직 인간들이 남아있지 않겠니.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가 나에게 특별했다는건 사실이란다? 농담하지 말라고? 농담이든 아니든 이제는 상관 없지. 그럼 이만. 너의 사랑하는 악마가. p.s. 죽은 사람도 편지를 읽을수 있도록 연구해 보마. ////어두운걸 쓴걸 보여줘야 비교가 될것같아서 하나 더 가져와봤어. 해결하고싶은 고민은 >>195 그대로야

#200 이름없음 2020/11/09 17:28:28

>>196 고마워!

#201 이름없음 2020/11/22 23:42:59

ㄱㅅ이요

#202 이름없음 2020/12/05 01:31:29

한적한 골목 안 넓은 창고에 가득 널부러진 시체들. 그리고 그것과 대비되듯 멀끔한 수트차림의 남자. 그가 한걸음 한걸음 내딜 때 마다 구두소리가 창고 안에 울려퍼진다. 그리고 그가 가는 길 끝엔 다른 한 남자가 두 사람의 손에 무릎이 꿇려 우악스럽게 붙잡혀있다. “문승현!!” “내가 말했잖아, 지연아. 나는 갖고 싶은건 어떻게 해서든 손에 넣는 사람이라고.” 손에 든 권총을 빙빙 돌리며 무릎을 굽혀 지연과 눈높이를 맞춘다. 눈이 마주치자 히죽 웃는다. 소름끼치도록 잔인해보이는 웃음과 함께 입을 연다. “좀 있다가 보자.” 툭- 지연의 고개가 힘없이 떨구어진다. 기절한 지연을 승현은 가만히 지켜보다 일어난다. 정리해. 그 한마디에 뒤에 있던 사람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신지연은 건물 안 빈방에 던져놔.” 한마디를 더 던져놓고 창고 밖으로 나선다. 밖으로 나서자 기다렸다는 듯 검은 차가 부드럽게 접근해온다. 차가 멈추자 문을 열고 들어가 안에 있던 자신의 가방을 뒤적거리더니 손에 무언가를 쥐고 그제서야 편하게 몸을 기대 앉는다. “지석아,” “예 형님.” “나는 이게 최선의 선택이였는지 잘 모르겠다.” “...” “배신이 판 치는 곳에서 남을 순수하게 믿고 있던 애한텐 진실이 너무 가혹하지 않니?” 아무런 대답이 없자 운전석 가까이 다가가더니 손에 쥐고 있던 나이프를 지석의 목에 가까이 가져다 댄다. “지석아, 대답” 지석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뒤를 돌아볼 엄두도 못낸채로 소리친다. “혀..형님! 왜그러십니까, 무슨 문ㅈ..” 칼이 지석의 목을 파고 들어간다. 강하게 느껴지는 통증에 지석은 급히 입을 다문다. “설마 내가 모를 줄 알았던건 아닐테고,” 변명의 여지도 없었다. 승현은 그 말을 끝으로 나이프를 눌러 그었다. 피가 튀기자 승현은 미간을 찌푸리며 혀를 찼다. 그리고는 문을 열고 나와 전화를 건다. 연결음이 한번 체 들리지도 않고 통화가 연결된다. “계수야, 조만간 대청소 해야겠다?” ‘예 형님, 안그래도 요즘 앞마당에 날파리가 꼬여서 말씀드리려고 서류 정리 중이였습니다. 형님쪽에 몇마리 딸려갔습니까?’ “어, 그래서 한마리 잡고 오는 길이야, 덕분에 차가 더러워졌어” ‘애들한테 깨끗이 정리하라고 시켜두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할건 없고, 확실하게 정리해. 귀찮은 잡음 하나 들리게 하지말고.” 승현은 전화를 끊고는 옆에 있던 다른 차 안으로 올라탔다. 언뜻 달에 비친 얼굴이 씁쓸함이 스쳤다가 사라졌다. ***

#203 이름없음 2020/12/05 01:45:53

>>202 약간....장면 묘사가 내셔널 지오그래픽 보는 느낌이야!! 현재형 문장을 줄이고 좀 더 비유적인 표현을 풍부하게 써보는 건 어떨까 그리고 대사 안에서도 제대로 마침표를 찍어주라ㅠ쉼표까진 괜찮은데 아무런 부호도 쓰지 않으면..ㅡㅜ

#204 이름없음 2020/12/05 01:48:30

>>203 헉! 고마워!! 정말 미안한데 혹시 예로 하나만 들어줄 수 있을까ㅠㅜ 소설은 처음 써보는거라 어떤식으로 해야하는지 잘 모르겠어서..!

#205 이름없음 2020/12/05 01:53:28

피드백 부탁해!! -------------- 성수가 죽었다. 사인은 자살. 그렇게 놀라운 일은 아니다. 자신은 언제든지 죽을 수 있다며 늘 버릇처럼 호언장담하던 그였으니. 그가 살아있는 생전, 은연중에 그런 생각을 품어왔다. 언젠가 이놈이 목숨을 내던지겠구나 하고. 그날이 오늘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그렇기에 성수의 부고 소식을 전하는 담임 선생님도, 이를 듣는 우리 모두 덤덤할 수 있었다. 남들의 눈엔 이런 우리의 모습이 무정해 보일까? 글쎄, 잘 모르겠다. 무엇이 마음에 걸렸던 건지 선생님은 찬찬히 우리의 얼굴을 뜯어보셨다. 하나하나, 어디 모난 부분이 없는지 확인하려는 듯 세심하고 치밀하게. 그리곤 작은 한숨을 내쉬며 이틀 뒤에 있을 장례식에 참석하라는 말을 덧붙였다. 그리고 시간이 흘렀다. 하염없이 멍을 때리고 일상에 충실했을 뿐인데 벌써 이틀이 지나버렸다. 난 그저 눈 한 번 깜빡였던 거 같은데. 가야지. 그래 가야지. 오늘은 그 애에게 건네는 마지막 배웅이 될 테니. 하루도 빠짐없이 체육복만 입은 탓일까. 3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교복은 구김 하나 없이 각이 잡혀있었다. 품이 작은 셔츠의 단추를 잠그고 평소엔 눈길도 주지 않던 검은 웃옷을 걸쳐 입었다. 그래도 장례식장인데 최소한의 예의는 차려야 하지 않겠는가. ‘광대도 아니고 이게 뭐람.’ 착장을 다한 모습은 우스꽝스럽기 그지없었다. 한 치수 크게 맞췄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 이상으로 자라버린 몸 탓에 소매며 바지 기장이며 짧지 않은 곳이 없었다. 평소 장난기 넘치던 그라면 이를 보고 배꼽을 부여잡았겠지. 꼴이 그게 뭐냐면서. 네 꼴 보단 낫다며 대꾸하려는 순간 다시금 그의 죽음이 상기되었다. 성수는 죽었다. 나 오늘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코를 골며 잠을 청하다 선생님께 꾸중을 듣고 말던 문제 많은 아이. 공부에는 전혀 뜻도 없던 주제에 모둠 수업만큼은 열정적으로 참여하던 이상한 아이. 쉬는 시간마다 선생님을 흉내 내다가 혼이 나도 이를 멈추지 않던 겁대가리 상실한 아이. 성수는 그런 애였다. 자존심 하나 없이 제 몸 하나 희생해 남을 웃기려고 작정한 미친놈. 하루에도 수십 번씩 죽을 거라고 말하던 그는 늘 특유의 장난스러운 웃음을 짓고 있었다. 짙은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세상 환한 미소를 짓던 그의 모습이 눈을 감아도 눈부실 만큼 선했다. 하기야 일 년 가까이 그 모습을 봐왔으니 어쩌면 당연한 일이겠지. 옷매무새를 정리하고 방문을 나서려는 찰나, 그때 보지 못한 것들이 속속히 머릿속으로 흘러들어왔다. 눈가에 짙게 드리운 피곤의 기색, 언제나 고수하던 동복과 그 사이로 비치던 푸른 멍들, 늘어진 조끼와 예전엔 흰색이었을 낡은 운동화. 수많은 불행의 흔적이 뒤늦게 눈에 밟혔다. 아, 너는 웃은 적이 없구나. 넌 항상 그 얼굴로 울고 있었구나. 문고리를 향하던 손이 맥없이 툭 떨어졌다. 진작에 알아차렸으면 좋았을걸. 너의 웃음 아래 자리한 어둠을 눈치챘어야 했는데. 이제 와서 후회하면 뭐할까. 이미 그는 떠나고 없는데. '개새끼. 그렇게 가기 전에 언질은 해줬어야지. 아니, 언질을 그렇게 남발하지 말았어야지.' 갈 곳을 잃은 분노가 헛웃음으로 터져나왔다. 그리곤 시야가 점점 흐려지기 시작했는데, 그 사이로 액체 한 방울이 툭 떨어졌다. 참 우스운 일이다. 그 애의 부고를 전해 들었을 땐 한 방울도 나오지 않더니. “걜 다시 떠올리는 게 아니었는데.” 한 방울에서 시작된 눈물은 두 방울에서 열 방울이 되었다. 그러더니 한 줄기의 폭포가 되어 닦을 틈도 없이 쏟아져 내렸다. 장마철의 소나기도 이보단 덜 서럽게 내릴 게 분명하다. 눈물이 내포한 의미는 진심을 장난처럼 말해온 성수에 대한 원망일까, 아니면 나 자신의 한심함 때문일까. 창문을 뚫고 들어온 노을이 잔뜩 붉어진 눈시울과 그에 못지않게 붉은 얼굴을 비추었다. 겨울철 이르게 찾아온 석양이 다홍으로 물든 손을 뻗어 어깨를 가만히 어루만졌다. 따듯한 그 손길이 왜 이리도 가슴 아프던지. 꺽꺽대며 울음을 토해내는 나와 방안은 물론 창밖의 하늘과 구름, 건물과 커다란 아름드리까지 봉숭아 물을 들이던 노을. 우리가 짝을 이뤄 앙상블을 연주하던 어느 날, 오후 4시의 풍경은 붉고 붉었다. 정말이지 서긆고 서긆게 붉었다.

#206 이름없음 2020/12/05 02:10:59

손에 든 권총을 빙빙 돌리며 무릎을 굽혀 지연과 눈높이를 맞춘다. 눈이 마주치자 히죽 웃는다. 소름끼치도록 잔인해보이는 웃음과 함께 입을 연다. → 승현은 손에 쥔 권총을 돌리며 무릎을 굽혔다. 지연의 시야가 갑작스럽게 승현으로 가득 채워진다. 창백한 얼굴에 빨려들어가듯이 눈을 마주치자 그는 붓으로 그린 것 같은 미소를 지었다. 베인다면 피가 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날카로운 입매 위, 그의 눈은 검게 비어 있었다. 검은 눈동자는 마치 늪과 같았다. 본능적인 위협감을 주는 그 지독한 구덩이는 영혼의 얼굴이다. 지연은 순간 머리 한구석이 아찔해짐을 느꼈다. 벗어나야 한다, 지연은 생각했다. 그러나 이 곳에선 무엇도 그의 의지대로 할 수 없었다. 승현은 지연의 눈을 집요하게 쫓으며 입을 열었다.

#207 이름없음 2020/12/05 02:14:20

>>206 >>204 그냥..그냥 느낌만 봐줘ㅠ급하게 쓴거라 영 별로다 어쩌다보니 외모묘사를 내맘대로 하게 됐어 미안... 조금 팁을 주자면 상황을 묘사할 때 영화찍는 것처럼 상상하면 수월해! 이 장면을 어떤 시점에서 보여줄까, 카메라 워킹은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는거지. 맞다 아이디 바뀌었는데 나 >>203이야!!

#208 이름없음 2020/12/05 02:19:08

>>207 조금 덧붙여서, 묘사할 때 독자에게 '얜 엄청 무서운 애야!' 하고 알려주기보다 그 상태?를 묘사해서 독자에게 무서움을 직접 체험시켜주는 게 좋아. 그럼 글도 더 풍성해지고!

#209 이름없음 2020/12/05 02:32:02

>>207 >>206 >>208 고마워!! 역시 스레딕 오길 잘한거같아ㅠㅠ 수정도 열심히 해볼게! 진짜 고마워!!

#210 이름없음 2020/12/05 02:35:05

>>205 오...특유의 감성이 되게 좋다! 연습하면 많이 늘 것 같아 일단 되도록 겁대가리 같은 단어는 지양하기..!!! 그리고 문단마다 -데,-지 하고 완전히 끝맺어지지 못한 문장이 여러개 보이네. 독백에선 괜찮지만 독백이 아닌 일반 문단에선 줄이는 게 나을 것 같아.

#211 이름없음 2020/12/05 14:36:51

"헤어지자." 항상 이런 상황을 생각해왔다. 불이 서서히 꺼지며 언젠가는 막을 내릴거라 어렴풋이 예상은 했다. 언젠간 끝이 나겠지. 라는 생각을 품은 체 만나는 날도 부지기수였다. 그런 날 꿰둟어본걸까, 아니면 내가 감정을 숨기지 못한걸까. 이젠 어느쪽이든 상관없어졌다. 너는 이미 말을 내뱉었고, 난 그걸 들어버렸다.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말은 긍정 뿐이다. 우린 함께 있으면 불행해질테니까. 고개를 들어 너와 눈을 마주친다. 화사하게 웃는다. 울고싶은 만큼 입꼬리를 끌어올린다. 너의 눈에서 나온 무언가가 볼을 타고 흘러내린다. 이젠 닦아줄 수도 없게되었다. 손을 뻗으면 금방 닿을 것 같은데도 몸은 움직이지 않는다. 나쁜새끼, 너는 조용히 욕을 읊조리곤 문을 박차고 나간다. 반지는 바닥을 나뒹굴고 있다. 반지를 조심스레 들어올린다. 단단히 잠궈놨던 수도꼭지가 풀린 것 같다. 오늘만, 오늘까지만 힘들것이다. 아아, 나는 사랑해서 헤어진다. ---------- 조각글이야! 평가 부탁해ㅠㅠ

#212 이름없음 2020/12/06 00:47:12

< 용서하지 말아라. > 오늘도 크리스마스다. 어김없이 돌아오는 악몽. 너의 죽음은 사고사였지만, 결국엔 사랑했던 연인에 의한 타살이었다. 재작년 겨울 이맘때쯤. 날씨도 똑같았지 아마. 크리스마스가 끝날 무렵, 이미 밤이 되어 어두워진 하늘에서 차갑고 하얀 무언가가 쏟아져 내렸다. 아, 첫눈이다. 너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제 올지도 모를 화이트 크리스마스인데 잠깐만이라도 만나자고. 그 말에 너는 뭐라고 대답했더라, 아 그래. 카페 앞에서 만나자고 했던가. 외투를 걸치고 카페 앞으로 달려 나갔다. 카페에 들어가지 않고 기다리는데 저 멀리 신호등 앞에 네가 보였다. 나를 찾고는 웃으며 손을 흔드는 너에게 나도 웃으며 손을 흔들어줬다. 파란불이 켜지고, 너는 나를 향해 달려왔다. 우린 손을 잡고 카페 안으로 들어갔을 것이다. 그 트럭만 아니었다면. 큰 경적과 함께 네가 내 앞에서 사라졌다. 얼굴이 굳어갔다. 미소 짓고 있던 얼굴이 일그러져가는 게 느껴졌다. 달려가야 하는데 몸은 안 움직였다. 하얀 눈과 대비되는 새빨간 피가 도로에 가득했다. 사람들이 수군거리는 소리와 앰뷸런스 소리가 오버랩되며 눈앞이 점멸했다. 나중에 눈을 뜨고 가장 먼저 찾았던 건 너였다. 그리고 가장 먼저 들려온 소식도 너였다. 교통사고, 그게 네 사망원인이었다. 크리스마스 때마다 밖에 나가질 못했다. 눈 오는 날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만나자고 하지만 않았어도 일어나질 않았을 사고. 그 죄책감이 나를 지독하게도 옭아맸다. 제발 너는 나를 용서하지 말아라. 나중에 내가 너를 찾아가 미안하다고 빌어도 용서하지 말아라.

#213 이름없음 2020/12/06 04: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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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4 이름없음 2021/07/05 18:20:46

>>211 사랑해서 헤어지단 마지막이 좋네 근데 왜 둘이 헤어지게 됐는지가 아리까리해,,, >>212죄책감이 인상깊다. 주인공은 그냥 기절한걸까? 마지막 용서하지 말아라가 좋네

#215 이름없음 2021/07/06 02:43:37

제목:미정 어느 깊은 산중에 가장을 잃은 처자식이 있었다. 유난히 가족애가 돈독했던 처자식은 처음엔 남편을 잃고 아버지를 잃은 슬픔이 이루 말할 수 없었지만, 몇일이 지나고 몇달이 지나자 그 감정들은 볕을 맞이한 눈처럼 옅어지고 만다. 슬픔은 주린 배를 더욱 더 비게 만들뿐. 당장 끼니를 떼우는 것도 힘이 든 처자식에게는 눈물마저 사치였을 것이다. 이윽고 오누이의 어미는 어떻게든 생계를 꾸려 나가고자 마을에 내려가 쌀을 떼어왔고 떡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집과 마을까지 거리는 오가는 걸로 족히 한 나절은 걸렸고 거기에 지내면서 장사를 하는것도 수 시진. 일에 지쳐 수 일이 지나서 집에 들어오는게 세 식구의 일상이 되었다. 자연히 남매를 돌보는게 소홀해졌기에 어미는 늘 맏이에게 미안해했다. 그럴때마다 맏이는 어린 누이의 걱정일랑 하지 마시라며 오히려 어머니를 격려했다. 일을 하지 못하는 나이였지만 맏이는 총명하고 속이 깊은 아이였다. 집안일은 금세 익혔고, 누이의 바라지를 소홀히 하지 않았으며, 항상 힘들게 일을 나가있는 어머니를 걱정하고 늘 자신의 할수있는 걸 찾았다. 하지만 그래봐야 그역시 7살 남짓한 어린아이에 불과했으니. 어느 날 어미가 일주일에 지나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것도 모르는 누이가 어머니를 찾을때마다 웃으며 곧 돌아온다고 말은 했지만, 아무리 일이 바빠도 열흘 이상 집을 비운적이 없었기에 슬금히 불안해지는건 어쩔수 없는 일이었다. 어린아이 두명을 누이기엔 지나치게 넓은 방. 눈을 감고 있지만 떨리는 손으로 자신의 손을 맞잡은 여동생을 보며, 맏이는 거짓말이라도 한 것처럼 무거운 죄책감을 느꼈다. 하지만 그 아이가 할수있는건 그 떨리는 손을 꼭 잡아주는 것 밖에 없었다. 여드렛날이 지나고 아흐레날이 지나고 아주 당연한 것처럼 먼동에서는 해가 떠올랐고 이윽고 서산을 넘어 어둑한 밤하늘에 달이 걸린다. 무심하게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는건 철없는 누이뿐만이 아니였으리라. 그리고 열흘이 되던 점심 무렵. 마침내 참지 못하고 터진것은 어린 동생의 투정어린 울음이었다. 어머니가 보고싶다고 밥술조차 뜨지 않은채 대책없이 울기만 하는 누이에게 맏이는 차마 화를 낼수가 없었다. 안심시킨다는 핑계로 속인 것이나 다름없는 자신이 누구를 책망하랴. 어머니도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계실거야. 그러니까 밥 술좀 뜨자. 다 먹으면 오라비가 놀아줄터이니. 시간을 들여 타이르기도 하고 다독거리기도 했다. 그러자 이내 누이는 울음소리를 그친다. 코를 훌쩍거리며 애써 눈물도 참는다. 하지만 차마 응어리 진 한마디를 참을 수 없었는지 나지막히 말했다. 어머니. 안오는거 아니지? 그것은 맏이의 가슴 속에도 박혀있는 쐐기와 같은 말이었다. 뱉어내지도 못한 채 은근히 밀려오는 아픔처럼 내색하진 않았지만, 어린 누이가 무심코 그런 말을 던지는게 너무나 충격이라 곧바로 대답할 수가 없었다. 밥이나 먹자. 그나마 할수있는건 있는 힘껏 얼버무리는 것 뿐이었다. 하지만 금이 간 그릇에 새어나오는 물을 손으로 막을 수는 없는 일이다. 깨어진 그릇을 대신할 수 있는건 더욱 더 단단한 새 그릇밖에 없을 터였다. 망설이던 맏이는 이미 새어나오는 의심을 떨쳐내고자 그리고 확신을 가지고자 결심을 한다. 어미가 떠난지 보름이 되는 날 아침. 마침내 오누이는 집을 나섰다. 어른의 걸음으로도 반나절이 걸리는 먼 길이었다. 아이들에겐 배 이상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맏이의 결심은 확고했고, 어머니를 만나러 간다는 오라비의 말에 어린 누이도 군소리를 하지 않았다. 산세가 험하고 겨울 바람이 매섭다. 녹지않은 눈을 밟으며 조심스레 오누이는 나아갔다. 나란히 손을 맞잡은 채 걷다가 때때로 칭얼거리는 누이를 업고 가는걸 반복했다. 다만 멈추지는 않았다. 겨울 산에서 밤을 보내는것은 위험하다는 아버지의 당부가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겨울이라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온몸에는 땀이 흥건했고 오랫동안 숨이 차올라 고르지가 않다. 당장이라도 쓰러질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귓가에 새근새근 흩어지는 숨소리와 등에 느껴지는 온기에 다시금 정신을 가다듬고 발을 뻗는다. 나아가고 또 나아간다. 어느덧 날이 지고 밤이 되었다. 맑은 하늘이라 유난히도 달과 별이 총총했고 마지막으로 오른 언덕 너머에는 희미하게 불빛이 보였다. 마침내 도착했다는 기쁨에 반쯤 나간 정신이 한순간에 되돌아왔다. 그리고 누이를 내린 뒤 그 손을 붙잡고 달려나간다. 어머니가 오시는 마을이 분명하다. 자다 깬 누이는 영문도 모른채 끌려갔지만, 그런걸 신경쓸 겨를이 없는 맏이였다. 인적이 드문 시각. 땅을 비추는 은은한 달빛과 민가의 어렴풋한 불빛만이 오누이의 길잡이였다. 아는 이조차 없는 낯선 거리. 간신히 밖에 나와있는 사람을 만나 찾는 이에 대해 물어보았다. 이 마을에서 쌀을 떼어와서 떡을 파는 여인이 자신의 어머니이며 보름동안 돌아오지 못했다. 그래서 찾아왔다며 거의 사정을 하다시피 알려달라고 빌었다. 거지같은 몰골을 하고선 눈물을 흘리는 아이. 그 반면에 머리카락조차 흐트러지지 않은채 손가락을 입에 대고 지켜보는 어린 여자아이. 아이의 수난이 어느정도일지 짐작이 가는 광경이다. 그 모습을 가엾이 여긴 행인은 어느 방향으로 손가락을 가리키며 길을 일러주었다. 맏이는 정중히 인사를 하고 한시라도 빨리 발걸음을 옮긴다. 그리고 다다른 곳은 다른 집과 크게 다르지 않은 민가였다. 여느 집들처럼 문지방 너머로 희미하게 흔들리는 등불이 사람의 행적을 알리고 있었다. 이 문을 열면 어머니가 계신다. 긴 여정의 고됨과 벌써 보름이나 보지 못한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아무리 의젓하다고 하더라도 그역시 부모의 사랑을 받고 싶었던 아이였기에 감출수가 없는 것이었다. 그로 인해 맏이는 예를 취하지 않고 문을 벌컥 열어버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만다. 거기에 있던 것은 벌거벗은 채로 서로의 몸을 겹치고 있던 한 쌍의 남녀였다. 희멀건 살덩어리에 산적처럼 털이 무성하고 투박한 것이 위로 엉켜있는 모양새는 참으로 기이해 보였으니. 진동하는 술냄새와 분냄새에 맏이는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린다. 그리고 산적같은 남자는 이상한 낌새에 뒤를 돌아보았지만 가랑이를 움직이는걸 멈추지 않는다. 그리고 하반신에 느껴지는 열에 몸을 맡긴 채 신음소리를 내던 여자도 천천히 고개를 들어 열린 문지방을 쳐다본다. 그것은 오누이의 어미였다. 바깥에 있는 것이 자신의 아들인 것을 알아챈 어미의 표정은 흥분이 섞인 뒤틀린 듯한 기쁜 표정에서 금세 경악으로 바뀌어 갔다. 세 사람은 잠시동안 아무런 말이 없었다. 그런 침묵을 깬 것은 갓난 아기의 칭얼거리는 울음소리였다. 맏이는 순간 그 아이가 자신의 누이와 닮았다고 생각해버렸고 치밀어 오르는 역함을 참지 못한채 뛰쳐나가 버렸다. 그 이후 서로의 손을 붙잡고 달려나간 오누이를 본 이가 없으니 이 이야기는 끝을 고한다네. 정말로 이게 끝인게야? 오누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정말로 모르고? 글쎄 어떻게 되었을런지... 설들이 분분하다지? 전해지는 이야기에 따르면 어미의 간곡한 청에 그 주변을 샅샅이 뒤졌지만 오누이를 찾을순 없었으며 그 자리에서 새로이 빛나는 한 쌍의 별들이 생겼다고도 하고. 어미와 붙어 먹었던 행인이 버림받은채 시기에 눈이 멀어 일부러 맏이에게 길을 가르쳐줬다는 말도 있고. 자신의 음행이 알려지는게 두려웠던 어미가 오누이를... 쯧 말하기도 흉하구먼. 뭐 그런 얘기라고. --------------------------------------------------------------------------------------------------------------------------------------------------------- 모티브는 전래동화인 해와 달이 된 오누이고 피드백 부탁할게

#216 이름없음 2021/07/19 19: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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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7 이름없음 2021/07/25 17:18:14

ㄱㅅㄱㅅ

#218 이름없음 2021/08/11 00:00:36

스레 살리자

#219 이름없음 2021/08/11 01: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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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 이름없음 2021/08/11 01: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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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1 이름없음 2021/08/11 01: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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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2 이름없음 2021/08/13 23:53:47

내일, 수도에 핵폭탄이 떨어집니다. 그리 말하는 앵커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없었다. 좌절도, 절망도, 슬픔도. 그 무엇하나 남지 않는 적막한 목소리는 금새 주제를 바꿨다. 뉴스는 국가 멸망 하루 전에도 그대로였다. 아니, 앵커 독단의 행동인 듯 했다. 금새 화면이 꺼졌다 앵커가 바꼈다. 오, 이런. 그 앵커는 이전의 앵커와는 사뭇 달랐다. 그 전의 주제를 반복해서 말했다. 지루하게. 목소리는 몹시 떨렸고, 급기야는 울음을 터트리더니 꾸역꾸역 목과 입을 움직여 형체 모르고 뜻 모를 소리를 냈다. 개, 고양이, 쥐, 양, 모세의 배에 탔던 그런 원초적인 동물이 집을 잃은 설움을 토해내듯 내뱉는 한(恨)이 전자신호로 바뀌어 명의 귀로 들어왔다. 거리의 차들은 순간 움직임을 멈췄다가 다시 전진했다. 한 차선은 앞 차가 죽은 듯, 가동을 멈춰서 뒤의 차들은 양 옆의 차선으로 불평을 찌그리며 느리게 끼어들었다. 내일 세상이 멸망한다 해도, 사람들은 움직였다. 그 한가지 사실이 명의 머리를 맴돌았다. 오래된 일제 소형 자동차에 작은 뉴스 화면이 설치된 차는 부우웅, 부우웅 하는 소리를 내며 정체된 구간에서 더는 견디지 못 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밝혔다. 그의 생각에도 이 낡은 차에게 가만히 있기란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조금 열린 창문 사이로 코끗에 이는 매연에 명은 창문을 닫았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차에 베어있는 옛것의 냄새는 향수를 물씬 불러 일으켰다. 세척을 했는데도 맴돌아 있는 아버지의 땀냄새, 박하사탕 냄새, 담배 냄새, 그리고 이름모를 그 시절의 냄새가 뒤섞인 향수는 그 자체만으로도 명과 과거를 이어주는 징검다리였다. 그것이 명이 이 낡은 자동차를 버리지 못하는 이유였다. 장장 삼십년이 넘는 세월을 명과 아버지와 함께 한 차는 이제 낡디 낡아 고장나면 부품 하나를 찾으러 전국을 뒤져야 하는 모양새가 되었지만 그때마다 명은 꾸역꾸역 전국의 카센터를 뒤져가며 부품을 찾아냈다. 핸드폰을 켜자 수없는 알람이 와 있었다. 가족과 친구들부터 이제는 이름뿐인 관계의 사람들에게서까지 제각각의 이유로 전화와 메세지가 도착했다. 휴대폰의 상단에는 카톡의 새 메세지가 쉴새없이 뜨고 있었다. - 가볍게 쓴 글인데 중간 중간 이어쓰다보니까 문체가 좀 오락가락하네 개인적으로는 별로지만 창작을 별로 안해서

#223 이름없음 2021/08/30 16:46:30

#224 이름없음 2021/08/30 18:08:39

졸업식 날,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던 학교 운동장은 졸업 축하한다는 뻔한 말들, 눈물과 웃음으로 가득했다. 졸업 축하해, B. A도 이 뻔한 말 외에 달리 할 말은 없었다. 없었다고? 생각해 보면 이상한 일이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한 후로 3년 내내 같이 배구를 했고, 2학년 때부터는 몇 번이고 같이 침대에서 뒹굴었으니 연애라고 부르려면 부를 수 있었다. 그런데 이런 진부한 말이 어울리는 관계였던가? 연인, 아무리 못해도 친구 사이에 이런 미사여구 말고는 할 말이 없다고? A는 온몸이 차게 식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사랑 비슷한 걸 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가벼울지언정 B와 아무런 관계도 아니었다고 할 수는 없는 사이였다고 생각했다. 이건 무언가 잘못된 게 분명했다. ‘졸업 축하해’라는 말은 지금 당장 -한테도, *한테도, 심지어는 같은 반의 아무나한테도 할 수 있다. 그런데 B는? B는 여기에 있는 모든 사람 중 하나일 뿐이었나? 너무 혼란스러웠다. 사랑이라고 믿고 있던 감정이 오답이라고 빨갛게 밑줄이 처져 있었다. 한순간에 모든 감정이 증발한 것 같다고, A는 생각했다. 질문과 같이 진부한 B의 대답을 듣자마자 A는 도망치듯 걸어갔다. “A.” 빠른 걸음으로 그에게서 멀어져가던 자신을 멈춰 세우는 B의 목소리에 A는 뒤를 돌아봤다. 으어? 멍청한 소리가 입 밖으로 튀어나와 버렸다. B는 그런 A에게 아무 말 없이 그의 손에 길쭉한 검은 상자를 쥐여주고 여우처럼 눈꼬리를 휘고는 인파 사이로 섞여들어 갔다. 망설임 없이, 성큼성큼. A는 B의 표정을 전혀 읽을 수 없었다. B가 바글바글한 사람들 사이로 증발하듯 사라지기 직전까지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지만, 아무것도 이해할 수 없었다. 의문과 혼란이 머릿속에 가득한 채로 상자를 열자, 눈에 보인 건 고급스러운 금색 볼펜 한 자루. 자세히 들여다보니 어떻게 잘못 읽으래야 읽을 수 없이 너무나도 명확하게 ‘B’ 라는 글자가 각인되어 있었다. 새하얀 백지 위에 아무것도 없이 딱 물음표만이 놓여있는 시험의 답을 써야 한다면 뭐야? 라는 의문이 가장 먼저 들 것이다. A의 기분이 딱 그랬다. 무수히 많은 물음표가 A의 머릿속에서 떠돌았다. B, 나는 너한테 도대체 뭐야? 질문이 턱 끝까지 올라왔지만 A는 그것을 입 밖으로 내뱉을 수 없었다. 아마 B는 답을 내다보고 내게 시험하듯이 물은 것이겠지. 졸업식, B, 볼펜, 그리고 사랑. 졸업식이 끝날 때까지 A는 모든 의문에 단 한 마디의 답도 구하지 못했다.

#225 이름없음 2021/08/31 14:34:41

덜컹 "........." "........." 재이가 들어옴에도 반응이 없는 그. 그저 올 줄 알고 있었으니 어서 앉으라는 듯.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재이를 지그시 응시할 뿐이다. "올, 눈 안 까네?" "깔 이유가 없잖아. 이만 앉지?" 재이를 처음 보는 사람들이 항상 하는 말. 삼백안에 매혹적인 녹색 눈동자와 스모키한 짙은 화장, 낮게 내려앉은 눈동자의 분위기의 조화는 범을 연상시킨다고. 보통 재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거나 진심으로 화났을 때의 얼굴은 누구라도 오래 쳐다보지 못 했다. 그런데 그는 눈을 피하긴 커녕 오히려 재이의 눈을 당당하게 응시했다. 오래전에 많이 봤다는 듯 반가움도 조금 뭍어있는 눈빛이었달까. 아무튼 겁먹은 기색은 하나도 없었다. "총은?" "K2. 아르메니아. 구일팔 마카로프 열 네발 짜리." "가격대는?" "90? 100 넘는거나 90 대나 비슷비슷 하더라고." "잘 샀네. 구경 가능해?" 살벌할 거라 예상했던 것과 달리, 재이와 그는 태연하게 권총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구경 시켜달라는 그녀에 그는 어깨를 한 번 으쓱이며 흔쾌히 품에서 총을 꺼내 보여주었다. 흥미로운 듯 총의 구석구석을 구경하다, 재이가 느릿하게 총을 장전하며 그의 머리에 총구를 겨눴다. "이 총으로는 한 발에 두개골 아작낼 수 있으려나?" "그렇게 가까이서 쏘는데, 안되면 불량이겠지." "쏴 봐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어쩌려고." 비릿하게 한쪽 입고리를 올리며 웃는 재이. 찰칵, 총구가 그의 머리에 닿았다. 서늘한 철의 냉기가 그녀의 손과 그의 머리를 훑었다. 방아쇠에 재이의 검지가 올라갔다. 까딱 힘을 주면 당장 총알은 발사될 것이고, 그의 머리를 궤뚫을 것이다. 그런 재이에 그가 미소를 지으며 양 손을 들어보였다. "아직 죽고싶진 않은걸. 너랑 할 얘기가 많은데?" "어디서 왔을까, 너는. 여기 온 목적은 뭐고." "차라도 한 잔 할까? 나 거진 한 시간 동안 기다렸어." "기회줄 때 말해. 묵직한 거 보니까 적어도 널 죽일 수 있는 양의 총알이 들어있는 건 알겠어." "거 참 매정한 아가씨네. 알았어, 얘기할게." 말을 돌리는 그에 재이가 눈을 희번뜩 떴다. 짙은 고동색의 아이쉐도우가 밀착되며 검은 색을 띄었다. 한층 더 사나워진 눈빛을 느낀 그가 꼬리를 내렸다. 하지만 얼굴은 여전히 미소를 띤 채였다. 너무도 여유로은 그의 모습에 재이가 이질감을 느꼈다. 소름이 끼치는 느낌과 혹, 그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수 있다는 생각이 불현듯 머리를 스쳤다. 이미 재이가 본인을 쏘지 않을 걸 알고 있었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리며 안도하는 척 하는 그 녀석. 재이가 눈쌀을 찌푸리며 장전을 풀렀다. 철컥 소리와 함께 고조되었던 분위기는 한층 내려앉았다. "거 참, 예쁜 언니가 왜이렇게 무서워." "예쁜 년들은 예쁜 짓만 해야된다는 법이라도 있나?" "그런 법은 없지. 근데 예쁜 언니들은 조금이라도 더 예뻐 보이려고 하니까." "재밌는 새끼. 그래서 왜 왔어?" "아깐 어디서 왔냐며." 능글맞게 웃으며 생글거리는 그의 얼굴. 위협따위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한 말투와 행동. 보통내기는 아니구나, 재이가 어깨를 들썩이며 웃었다. 재이가 웃는 모습에 그가 들고있던 손을 스리슬적 내렸다. 손을 깍지끼고 다리까지 꼬고든 높으신 분 처럼 앉아 여주를 지긋이 응시하는 그. // 앵앵웅ㅇ앵,,

#226 이름없음 2021/09/02 22:02:21

끌올!

#227 이름없음 2021/10/25 23:05:16

ㄱㅅ

#228 이름없음 2021/10/26 17:44:59

#229 이름없음 2021/10/26 18:11:55

>>228 일단 너무 짧아서 평가하기 애매해. 눈에 가장 띄는 부분은 시제가 통일되지 않았다는 점. 물론 시제를 변화하며 속도감있는 글을 써내는 사람도 있지만 너 레더는... 시점에 혼란이 생길 뿐이다. 과거형이나 현재진행형 둘 중 하나로만 써봐.

#230 이름없음 2021/10/26 18:35:31

아무도 답변이 없어서... 펑ㅠ

#231 이름없음 2021/11/09 17:37:36

갱신 통합스레를 사용하는 바람직한 사람이 됩시다

#232 이름없음 2022/02/07 02:03:36

ㄱㅅ

#233 이름없음 2022/05/23 21:46:10

나는 난간을 붙잡고 천천히 계단을 올랐다. 낡아빠진 콘크리트 건물에서 나는 퀴퀴한 악취가 코를 찌른다. 건물의 외관상으로도 충분히 짐작했지만 역시나 만들어진지 어지간히도 오래된 듯 하다. 한 발짝, 한 발짝, 아주 천천히, 끝이 보이지 않는 건물을 올랐다. 누군가 어째서 서두르지 않고 일부러 늦장을 부리냐 묻는다면, 나는 기꺼이 대답할것이다. 굳이 서두르고 싶지 않았다. 어짜피 몇분뒤에 끊어질 목숨, 조금 늦게 간다고 해서 누가 탓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삐걱거리는 난간이 마치 부러질것만 같아 손을 떼자, 손바닥에는 붉은 녹이 묻어나왔다. 평소 같았다면 나는 그것을 매우 불쾌해 했을것이다. 손바닥과 손가락 마디마디에 잔뜩이 묻어나온 그것들을 보며 나는 온갖 짜증을 부리며 그것을 털어내려 했을것이다. 그리고나선 곧바로 화장실에 달려가 물로 그것을 씻어냈겠지. 더이상 어떠한 흔적도 남지않게끔 말이다. 그리고는 고작 몇 시간뒤면 잊어버릴 것이다. 아무일도 아니였던것처럼, 그렇게 기억속에서 지워버렸겠지. 다음 날이 되면 '그런 일이 있었던가?'하며 아예 기억조차 하지 못할테다. 예컨데, 잊혀지는 것이다. 그런 생각을 하니 뜻모를 웃음이 나왔다. 나는 일부러 그것을 털어내지 않았다. 대신, 아주 천천히 다시 발길을 옮겼다. 한 발자국을 내딛을 때마다 계단은 위태로운 소리를 내며 불안정하게 흔들렸다. 하지만 오히려 그 소리는 나를 편안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내 귀에는 그것이 나에게 어서 빨리 서두르라며 재촉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마치 나의 마지막을 배웅해주는 것만 같았다. 이에 조금만 더 빨리 가볼까 생각했지만 그만두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위태로이 삐그덕거리는 계단을 아주 천천히 느린 걸음으로 올라가고 있었다.

#234 이름없음 2022/05/23 22:33:22

>>233 문체 넘 내스타일임ㅋㅋ 다만 개인적으로는 '그리고는 고작 몇 시간뒤면 잊어버릴 것이다' 이 뒷부분부터 서술이 약간 반복되는 느낌? (잊어버릴 것이다 - 지워버렸겠지 - 기억조차 하지 못할테다 - 잊혀지는 것이다) 계단 소리에 대한 독백도 약간 문장을 합쳐보는게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하지만.. 스타일 차이일수도..

#235 이름없음 2022/05/23 23:54:49

>>234 피드백 고마워!! 참고할게!

#236 이름없음 2022/11/23 22:06:10

헉 이런 스레가 있었네 로판 웹소설인데 평가 부탁해!! 제목: 마법사지만 황태자의 전속 시녀로 취직했습니다 (1) 깨끗하게 손질된 구두와 고급 원단을 쓴 게 틀림없는 카펫. 감히 얼굴을 쳐다볼 용기가 없던 나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구두끈이 묶인 모양새와 규칙적으로 수 놓인 카펫의 무늬들을 분석하며. "너, 귀족 아니지?" 까칠하고 차가운 음성이 귀에 박힌다. 5분째 아무 말도 없던 그가 드디어 건넨 첫마디였다. "네?" 나는 놀라서 엉겁결에 고개를 들었다. 흑단처럼 검은 머리와 붉은 눈동자. 어딘가 못마땅해 보이는 비뚜름한 입술. 그리고 거무스름하게 그늘진 눈 밑. 내가 귀족이 아니란 걸 어찌 알았지? 불편해서 지금 당장이라도 벗어버리고 싶은 이 옷 때문일까? 아니면 아까 급하게 연습한 인사 예법 때문일까? "인사 예법이 엉망이야. 귀족 영애로는 보이지 않는군. 그리고 그 옷도 남의 옷을 빌려 입은 것처럼 어색해." 아뿔싸. 둘 다였군. "귀족도 아닌 게 감히 나의 전속 시녀라고? 웃기지 마. 헬렌, 이 촌뜨기 좀 당장 내 방에서 나가라고 해. 아니, 황태자의 명이다. 당장 나가라." 그렇다. 이 콧대 높은 남자는 바로 카스틸로 제국 황제의 하나뿐인 아들, 황태자 헬리오스 카스틸로이다. 황태자의 명을 거스르면서까지 시녀 노릇을 해야 할까? 나는 다시 눈을 내리깔고 그의 말대로 나가려 했다. "루스티첼양, 나가지 말아요." 옆에 서 있던 헬렌이 내 옷소매를 살짝 잡고 나가지 말라며 귓속말했다. "전하, 이분은 루스티첼 남작가의 영애분이시고, 황후 폐하가 직접 임명하신 황태자님의 전속 시녀입니다. 황후 폐하의 명을 거스르실 작정이십니까?“ 황후 폐하라는 단어가 나오자 헬리오스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다시 자세히 보니 그는 황후 폐하와 똑 닮아 있었다. 검은 머리칼, 붉은 눈동자, 창백한 피부까지. 황후께서 직접 나에게 그의 시녀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황태자를 끔찍이 아껴서이시겠지. "어머니께서...?" 헬리오스는 나를 다시 훑어보았다. 나는 촌뜨기가 맞다. 심지어 루스티첼이란 성도 내 것이 아닌 어느 몰락 귀족의 성씨이다. 그런 내가 어떻게 감히 황태자 전하의 전속 시녀가 될 수 있었냐고? 그건... "흐윽... 심장이... 심장이 아파... 헬렌, 의사 좀... 얼른...!" 헬리오스가 갑자기 가슴을 부여잡으며 다급히 말했다. 서랍 속 진통제를 찾는 손길이 떨리고 있었다. 헬렌은 익숙한 듯이 침착하게 진통제를 꺼내주고, 황실 전담 의사를 불렀다. 이런 일이 자주 있었는지 황궁 내 아무도 동요하지 않았다. 도착한 의사는 수첩을 꺼내들었다. 딱히 아무런 처치도 하지 않았다. 다만 통증이 시작된 시각, 진통제를 먹은 후 얼마나 지나서 통증이 멎었는지, 진통제를 몇 알 먹었는지 등을 기록할 뿐이었다. "전하, 이 병은 현대 의학으로 고칠 수 있는 병이 아닙니다. 마법의 힘을 빌려야 합니다. 간곡히 부탁 드립니다. 마법사를 황궁으로 들이시옵소서." 의사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 마법을 쓰는 놈들은 왠지 꺼림칙해. 마법사를 황궁으로 들일 일은 절대 없을 것이야." 이 잘난 황태자 전하는 모른다. 내가 바로 그가 그토록 꺼림칙하게 여긴 마법사라는 것을. (2) 내 이름은 셀레나. 나는 카스틸로 제국의 작은 변두리 지방에서 평민으로 태어났다. 마법에 재능이 있던 나는 어느 공작가의 후원을 받고 있었다. 그 덕에 마법의 성지라 불리는 바로 옆 나라, 루스탄티노 제국의 루스 마법 학교에서 유학을 할 수 있었다. 나의 재능은 그냥 재능이 아닌, 천부적인 재능이었다. 수석 입학, 수석 조기 졸업. 모든 과목 교수님들이 내 밑에서 공부하라며 러브콜이 오는 것은 당연지사. 하지만 나는 돈을 벌고 싶었다. 혼자서 나를 키우느라 고생하신 어머니를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었다. 그리고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해드리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취직해야 한다. 마법사의 진로는 여러 가지다. 나는 내가 가장 존경하는 클렙테스 교수님께 여쭈었다. 가장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직업은 무엇이냐고. "하하, 벌써 돈을 밝히다니. 그래, 너같이 당돌한 여자아이도 있어야지. 흐음, 아무래도 황궁의 마법사가 제일 돈을 많이 벌긴 하지. 궁에 누가 잠입하지 못하게 결계를 치기도 하고, 황궁 내 다친 사람을 치료할 수도 있고, 궁 내에 별일이 없으면 마법 연구를 할 수도 있단다. 루스탄티노 제국의 궁정 마법사가 되는 건 어떠니? 내가 추천서를 써줄 수도 있단다. " 나쁘지 않은 조건이었다. 하지만 고향에 혼자 두고 온 어머니 생각이 났다. 마법 학교에 다니며 주고받았던 어머니와의 수많은 편지를 나는 하나도 빠짐없이 지금도 품에 가지고 있다. 물론 압축마법을 써서 말이지. 루스탄티노의 궁정 마법사로 일하게 된다면 어떨까? 학교가 아닌 직장이다. 짧은 휴가는 있어도 방학은 없을 것이다. 많은 돈을 어머니께 안겨드릴 순 있겠지. 하지만 어머니 얼굴을 보지 못하면 과연 이것이 어머니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나는 고민에 빠졌다. 그래, 카스틸로 제국으로 돌아가자. (3) 방학 때마다 고향에 잠깐 오긴 했다. 하지만 이렇게 홀가분한 기분으로 고향에 가는 것은 처음이었다. 12살에 마법학교에 입학해 19살에 조기졸업을 한 나는 루스탄티노에서는 유망한 마법사로 유명했지만, 카스틸로에서는 아니었다. 어디를 가도 나를 알아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어쩐지 마음이 조금 가벼웠다. 고향에 도착하고 나서는 어머니의 일을 도왔다. 조그마한 선술집이었지만 사람은 항상 많았다. 그리고 사람이 많은 곳에서는 여러 말이 오가는 법이었다. "황태자 전하께서 죽을지도 모른다는 게 사실이야?" "자네, 목소리 좀 낮추게. 전하께서 돌아가신다는 게 아니고 몹쓸 병에 걸렸다는 이야기일세." "몹쓸 병? 의사들은 대체 뭘 하는 거야? 순 돌팔이들만 있나?" "나도 모르지. 그런데 그 병은 마법으로밖에 고치지 못한다고 들었네." "마법사라면 카스틸로 제국에도 있지 않은가? 어째서 전하의 병을 고치지 못하는 거지?" "글쎄 말이야, 나도 그게 궁금하네." 제국에서 하나뿐인 황제의 하나뿐인 아들, 황태자 이야기는 언제나 안줏거리에 올랐다. 그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황태자의 병은 아주 희소한 병이며, 의사는 고칠 수 없지만, 마법사는 고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카스틸로 황궁에는 궁정 마법사가 존재하지 않는다. 나는 궁금한 부분이 한두 군데가 아니었으나 그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낼 수밖에 없었다. (4) 황후 폐하의 친필편지가 온 건 내가 고향에 도착한 지 딱 일주일 되던 날이었다. 시간상으로 따져 보았을 때 내가 고향에 오자마자 부친 것이 틀림없었다. 궁정 마법사를 구하려는 걸까? 나는 슬슬 일자리를 알아보려던 참이었다. 한눈에 봐도 고급인 종이에, 고급인 잉크, 고급인 실링 왁스에 새겨진 황가의 문장까지. 편지를 뜯어보기도 전에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정갈한 문체에 감탄한 것도 잠시, 나는 그 내용에 충격을 받았다. 굉장히 격식을 차린 글이었지만 내용은 단순했다. 나를 황태자의 전속 시녀로 임명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자세한 것은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겠다고 쓰여있었다. 그런데 시녀? 마법사로 고용하는 것이 아닌 시녀로 고용한다고? "셀레나, 무슨 내용이야? 황가에서 온 것 같은데 엄마한테도 알려주지 않으련?" "나를... 황가에서 고용한대..." "어머, 궁정 마법사로? 잘된 일이네!" "... 아니, 나를 시녀로 고용한대." 어머니는 나보다 더 놀란 눈치였다. 황가의 시녀는 높은 귀족들만이 할 수 있는 직책. 선술집을 운영하는 평민의 딸인 나는 상상도 못 했던 일자리. 나에게 온 편지가 맞는지 주소며, 이름이며 다시 확인해보았다. 몇 번을 다시 확인해도 내게 온 편지임이 확실했다. "일단 황후 폐하를 만나 뵈어야겠어." 나는 서둘러 황궁으로 갈 채비를 했다. (5) "고개를 들라. 그대가 내 편지를 받은 셀레나인가?" 고개를 들자 까만 머리칼에 붉은 눈동자를 한 여인이 있었다. 내 서툰 인사를 받고도 환하게 웃어주며 받아준 그녀는 카스틸로 제국의 황후 폐하, 아스테르 카스틸로가 틀림없었다. "네, 제가 셀레나입니다. 폐하." "이렇게 예쁘고 귀여운 아이일 줄은 몰랐는데! 정말 귀엽네. 은색 머리칼이 찰랑거리는 게 꼭 달빛을 머금은 것 같아. 눈은 파랗구나. 어머, 그러고 보니 우리 루미아랑 똑 닮았구나?" 황후는 나를 보더니 귀엽다며 마구 칭찬해댔다. 진중한 겉모습과는 달리 황후라기엔 조금 가벼운 말투였다. 나는 당황스러웠다. "루미아...? 요...?" "응, 요 녀석 말이란다." 요 녀석이라고 일컬어진 고양이가 갸릉갸릉 하며 내 다리에 볼을 비볐다. 황후의 말대로 정말 나랑 비슷하게 생겼다. 은색 털에 파란 눈까지. “어머, 루미아도 네가 좋은가보다. 아무튼 내가 널 부른 건 너를 우리 헬리의 전속 시녀로 임명하기 위해서란다.” “전속 시녀요? 다른 많은 귀족 영애를 두고 왜 하필 저인가요?” 붉은 눈동자를 가진 눈이 길게 휘어졌다.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는 말했다. “그야, 네가 유능한 마법사니까. 아나톨리코스 공작가의 후원을 받고 있지?” “네, 맞습니다.” “그래, 카스틸로 제국에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마법사 중, 네가 가장 유능해서야. 헬리의 병을 고쳐주었으면 해.” “하지만 저는 귀족도 아닌데 어떻게 시녀를 하나요? 차라리 궁정 마법사로 고용하시는 게...” “헬리는 마법사를 꺼림칙하게 여긴단다. 10년 넘게 궁정 마법사의 자리가 공석인 것도 그 때문이지.” 고대에는 마법사를 꺼림칙하게 여기던 사람들도 있었다고 들었다. 그런 부류인걸까? “전속 시녀는 헬리와 가장 가까이 있을 수 있는 사람 중 하나야. 밤마다 잠자리를 살핀다는 핑계로 침실에 들어갈 수도 있지. 헬리가 잠든 사이 치료 마법을 걸어주었으면 해.” 그러다 걸리기라도 하면 어쩌지? 나는 망설였다. “정체가 드러나면... 내가 시킨 일이라고 하면 돼. 헬리가 다 나았을 때는 다른 좋은 직장으로 추천서를 써주지. 궁정 마법사의 봉급과 전속 시녀로서의 봉급 모두 줄게. 한 달에 10골드면 충분하겠지?” 10골드. 한 달에 1년치 생활비를 벌 수 있다니. 정말 괜찮은 조건이었다. 황태자를 속여야 한다는 사실만을 빼면. “신분 문제도 걱정하지 마. 몰락 귀족의 성씨를 줄게. 마침 적당한 가문이 하나 있지. 루스티첼 가문이야. 셀레나 루스티첼. 어때? 시녀로서 받아야 할 교육은 헬리의 전 전속 시녀인 헬렌에게 받으면 돼. ” 무엇보다도 황후의 명이다. 거역할 수 없다. "황후 폐하의 명, 받들겠습니다.“ 그렇게 나는 황태자의 전속 시녀로 취직했다.

#237 이름없음 2022/11/24 22:38:40

>>236 (1)를 좀 늘리고 자연스럽게 만들어서 1화로 해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