넌 날 견디지 못했다. 내가 고여선 썩어들어가는 걸 넌 한심하게 여겼을 거라고 막연히 추측해 본다. 알고 있음에도 그랬다. 이건 확신이며, 너무도 뚜렷한 칼날이다. 인정하는 순간 무너지는 것은 나다. 그것을 알기에 오늘도 머문다. 나에 대해서. 너에 대해서. 너와 내가 함께했던 시간에, 별것 아니었던 단절에 대해서. 모든 것은 결국 나를 위해서. 이 조각들은 그래. 너이며, 나다. >>2 공지 비슷한 거
If you take these Pieces
동아리 회지 냈던 조각글 모음으로 시작해서, 땡기면 새로 쓰고 가기도 하는 스레. 글들은 서로 이어지거나 이어지지 않는다. 순서는 불규칙. 스레딕이나 다른 곳에서 봤던 글들이 있을 수도 있어. 난 완전 관종이니 글에 대한 질문은 언제나 대환영! 개드립도 피드백도 완전 환영! 잡담레스도 오케이! 따봉 눌러주고 가면 사랑한다. 아니어도 사랑한다. 잘 부탁해!
마음만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해도, 마음 없이 할 수 있는 일 역시 없으니까. 그저 믿는 것만으로도 어떻게든 된다고, 괜찮을 거라고. 그대에겐 아침이 올 것이라고. 그런 당신을 부정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서, 빛에 타버릴 것만 같아서. 차라리 불태워 달라 울부짖은 날이 있었고, 당신은 그조차 받아들였지만. 동경하지 않을 수 없음을 알았는데, 알았기 때문에. 인정하고 싶지 않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어 죽어가던 날이었고, 하늘은 언제까지고 맑았을 뿐 절대 흐드러지지 않아서. 정말이지, 사라지고 싶은 날이었다.
결국 모든 것은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죽어도 상관없다는 말도, 외면한 것도 전부 상처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살지 않아도 괜찮아. 어차피 남는 건 고통뿐이야. 그러니 고개를 돌리자, 귀를 막자. 언제까지고 도태되어 있자. 누가 뭐라든 신경쓰지 않아. 난 아무렇지도 않아. 어차피 삶이란 건 전부 거짓부렁이야. 태어난 건 그저 생겨났기 때문이고, 마음은 고독의 장난일 뿐이니까. 그딴 것에 놀아나고 있다는 게 기분 나쁘고, 생명 따위를 찬양하는 종자들이 역겨워서. 평생 이해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해 왔고,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거야. 변하지 않을 거야. 변해서는 안 되고, 이 알을 깨부술 배짱 따윈 없으니까. 난 내 세계에서 나갈 수 없어. 영원히 갇혀 있을 거야. 이 안에는 아무도 들어오지 못하고, 들이지 않을 거야. 더 이상 살아 있을 자신이 없어. 밖의 바람을 견딜 정도로 이 마음은 강하지 않아. 이대로 죽어버려도 괜찮아. 정말로 상관없어. 그러니까, 어서 박살내 줘.
순애, 에로스, 자비, 집착, 그 중간 어디쯤에 있는 무언가. 이런 식으로 표현하는 게 우습고, 단지 몇 줄의 문장으로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 단순한 마음도 아니지만, 네가 나에게 주는 마음을 말하자면 그랬다. 나를 좀 더 괴롭게 만들어 줘. 그게 당신이 원하던 거잖아. 그리 말하며 함께 떨어지려던 날들을 당신은 말없이 발밑에 묻어버렸다. 그런 갈망은 아플 뿐이지 않느냐고 물으면, 그게 내가 원하는 거야, 하고 난 답했다. 웃는 것도 우는 것도 아닌, 말하자면 자포자기한 얼굴로 말을 토해내면 너는 언제나 내게로 왔다. 그래, 어쩌면 그걸 원했을 뿐이었던지도 모르겠다. 품에 안겨 울부짖는 너의 눈 속에 너 자신은 없었다. 나의 절망을 비추다 못한 동공이 탁하게 물들어 스러지면, 바로 그 순간에 내가 살고 있었다. 너를 갉아먹으며 나는 살아가고 있었다.
어제보다 오늘이 나을 리 없고, 오늘과 내일은 뭐가 다르죠? 그걸 찾지 못한다면 우린 모두 죽어버릴 수밖에 없어요.
안 돼, 가지 마. 얼어붙은 공기가 대답을 대신했다. 붙잡은 소맷자락과 하염없이 쌓이는 눈, 그 모든 것이 만들어 낸 침묵 속에 우리는 있었다. 뒤를 돌아볼 수 없었다. 전할 수 있는 말은 없다. 토해내지도 못할 열을 품고, 홀로 바스라져갈 뿐인 날들을 안은 채 죽어버리려 했다. 밀려오는 통증은 어찌할 도리가 없는데, 그렇다고 어떻게든 부수어버릴 수 있냐, 일어설 수 있냐고 물으면 그것도 아니었다. 그나마도 견디는 것만은 어느 정도 하는 줄 알았는데 큰 착각이었다. 고작 너 같은 것에게 녹아들어가 구원을 바랐다. 눈발이 찼다. 울기 좋은 날이었다. 미안해, 좋아했어. 그런 고백을 목 뒤로 삼켰다.
어떻게든 무너지려는 본성이 발목을 잡았다. 낮은 진작에 종말을 맞았고, 남은 것은 끝없는 어둠뿐이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어서. 막혀오는 숨에 터질 듯한 고동에 도저히 적응할 수가 없어서, 급기야는 쓰러지고야 말았다. 엉망이다. 당신은 내 발치에 서서 무엇을 봤을까. 우두커니 선 당신의 모습이 푸른 나무를 닮은 듯 해서, 당신과 나의 그늘이 겹쳐 늘어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어서. 나는 그렇게라도 당신과 함께하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미안해, 동경했어. 그런 말조차도 내뱉지 못하고, 눈을 감고 말았다.
체온이 그리웠다. 공허해서, 베이는 듯 차가워서 울고 싶었다. 그렇지만 눈물은 나오지 않아서, 왜 그런지 억지로 생각한 후에야 조금이나마 울 수 있었다. 그렇지만 그건 텅 비어서가 아닌 걸. 그저 견딜 수 없어서야. 흉부를 조이는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 안기고 싶어. 안겨서 울고 싶어. 사랑받고 싶어. 누군가 이름을 불러 주길 바라면서, 정작 무서워서 아무것도 못 하고 있는 주제에. 내가 얻은 모든 너는 그저 잔상일 뿐이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외로운 게 무서워. 그럼에도 다가가는 건 무리라고, 가슴에 잦아드는 공포가 말하고 있다. 이 고독은 근본 없는 구멍이다. 언제부터인지 막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이 안으로 너를 뛰어들게 해서, 산산히 부숴 가질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너의 모든 것을 아는 것도, 으스러뜨리는 것도 나였으면 좋을 텐데. 너를 끌어안아 온전히 내 것이라 칭할 수 있도록, 너를 조각내고 싶었다. 그 예쁜 눈알이 데룩데룩 굴러 날 바라볼 수 있게끔, 너를 이 안으로 뛰어들게 해서, 이 칠흑으로 감싸서. 그렇게 나만을 봐 줬으면 좋을 텐데. 더 이상 외롭지 않으면 좋을 텐데. 사랑과 함께 깊어져가는 밤이다. 언제까지고 이 밤이 끝나지 않도록, 아침을 일깨울 네가 밤하늘로 추락하도록 울부짖을 뿐이다.
언젠가는 이 순간을 그리워할 날들이 올 지도 모르죠. 하지만 당신이 그런다면 전 슬플 거예요. 끝없이 과거를 동경한다면 괴로워질 뿐이니까. 인간은 동경의 생물이라, 무언가를 바라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어요. 그러니 미래를 바라요. 돌아올 수 없는 순간에 붙들려 살아가지 말아요. 내가 있어줄 테니까. 같이 나아갈 테니까, 그러니까 살아줘요.
마음이 널을 뛰어. 네가 웃어 줄 때마다 너와 얘기할 때마다 너무나도 기쁘고 사랑스러운데, 그 모든 게 나의 것이 될 수 없다는 걸 떠올릴 때마다 슬퍼질 뿐이야. 그렇지만 네가 좋아서, 한 번이라도 더 보고 싶어서. 등불로 달려드는 불나방의 최후를, 넌 지켜봐 주기나 할까. 네 앞에서라면 죽어도 좋을 텐데. 무너지는 너조차 사랑할 수 있는 날 바라봐 줘. 안아 줘. 사랑해 줘. 이건 그저 바보같은 욕심일까. 난 오늘도 널 보고 웃어.
차라리 영영 잠들고 싶다는 너에게 나는 답한다. 이제 눈을 감아도 좋다고. 네가 무너진다. 쌀쌀한 밤이다.
마음 따위는 그냥 죽어 버리라지.
이젠 뭐든 상관없지 않을까. 당신이 있든 없든, 난 살아갈 수 있어. 그렇다고 믿고 싶어 - 그러니 믿을게. 난 강해진 거야. 끊어내고, 울지 않을 수 있을 정도로. 흘러내리지 않고 자리를 지키며, 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됐어. 고마워. 어떻게든 버텨볼 테니까, 언젠가는 돌아와 줘. 믿고 있을게.
심장이 뛸 때마다 아파. 박동이 전신을 치고 가. 어떤 날은 숨이 막히고, 또 다른 날은 온 몸이 떨려 - 그런 삶을 살아왔어. 하루하루 마음을 움켜쥐며, 안 된다고, 아직 살아야 한다고 외치면서. 난 지금도 서 있어. 어떻게든 살아가고, 또 다시 죽고, 미워하고, 울부짖으면서 걸어나가고 있으니까. 작별인사를 하자. 안녕, 사랑했어.
사랑 너의 우는 얼굴을 보고 말았다. 그 순간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단지 말로 전하기엔 세상이 너무 크고 넓어서. 너무 많은 것들이 이 안에 뒤섞여 있어. 네가 그걸 파헤친다 해도 거기 있는 건 그저 시커먼 상념이고, 물들면 그걸로 끝이야. 같이 썩어가겠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짙고 물렁한 무형無形으로 향하는 거야. 그건 인격체로서의 멸망을 뜻해. 그 곳은 출구가 없는 터널이자, 거인의 위장이야. 흘러내리는 산을 어찌할 수도 없어 무너지고 녹아들어갈 게 뻔해. 그래서는 안이나 밖이나 다를 게 없어. 없다는 개념조차 사라져. 우리는 대부분 그런 어둠을 끌어안고 있지. 역설적이게도, 난 그 칠흑이 너라고 생각해. 우습지? 같잖아, 정말.
드러내지 않으면 자신을 지킬 수 있었다. 조금 외롭기만 하면 편해질 수 있는데, 세상엔 멍청한 사람들이 너무도 많았다. 고독에 저항하는 척 발목을 묶이는 족속들이 한심해 꼴도 보기 싫었고, 누구와 같이 있어도 자신은 자신으로밖에 있을 수 없다. 결국 뭘 해도 마지막엔 혼자다. 사랑은 그저 왜곡된 인식의 정수에 불과하며, 호르몬의 장난일 뿐이다. 관계에서의 쾌감을 미끼로 인류는 명맥을 이어 왔고, 생존 본능은 아직도 인간들의 뇌리에 남아 있으며 우리는 그것을 흔히 마음이라 불렀다. 그런 구시대의 찌꺼기들에 삶을 맡기는 짓은 바보같지 않은가. 살아남을 이유도 뭣도 없는 자에게 사랑은 그저 성가실 뿐이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그런 시대였다.
사랑이니 뭐니, 얄팍해. 왜 그리도 서로를 묶지 못해 안달이지. 너는 너, 나는 나.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이해할 수 없어. 우리는 우리가 되어 서로를 가두고, 너도 나도 창살에 질식당해 스러져 갈 뿐인 것을. 스스로를 새장에 밀어넣는 멍청이들을 지켜봤어. 고통받는 주제에 그게 사랑이라고, 그것도 운명이라고 웃었어. 너도 행복해질 수 있을 거야. 사랑할 수 있을 거야. 미안해, 무리였어. 사랑과 행복은 전혀 다른 말이고, 다들 서로를 억지로 이어 놓고는 행복하다고 말해. 있지도 않은 보석을 껴안고 죽어가. 웃으면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떠났어. 미소 지은 얼굴로 꽃을 채운 유리관에 실려서, 구해줄 사람을 기다리는 듯이. 사실 그런 사람은 어디에도 없는데. 누구나 자신에게는 자신 뿐인데, 아무도 그걸 모르고 있어. 구원자는 없어, 없다고. 어디에도,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없어. 인간에게 희망은 없어. 우리는 모두 죽어가. 나에게 사랑은 없어. 미안해. 정말 미안해. 난 널 사랑할 수 없어. 네가 죽은 지금은 더더욱. 언제까지고 널 사랑할 일은 없을 거야. 그렇게 정했어. 난 살아 있어. 네가 준 마음은 아직도 그대로야. 하지만 난 이걸 볼 수도 껴안을 수도 없어.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거야. 넌 너로서, 난 나로서, 우리는 우리로써 최선을 다했어. 이제 됐어. 뭐든 상관 없어. 정말이야. 미안해. 언제까지고 미안해. 이 말을 전하고 싶었어. 행복했어.
나, 그래도 조금씩 따뜻해져가는 걸지도 몰라. 잠들 수 있는 밤을 받았어. 고마워.
아, 그런가. 그냥 안아줬으면 했어요. 심장이 맞닿길 원했어요. 아직 숨을 쉬고 있다고, 사라지지 않아도 괜찮다고 - 그렇게 살아 있고 싶었어요. 미안해요, 좋아했어요. 미안해요. 이별을 고하고 종말을 맞이하고, 그런 절망이 당신과는 어울리지 않는단 사실을 알아서, 그래서 말할 수 없었어요. 마음 같은 건 꺾인 지 오래일 텐데, 빈자리에 환상통이 잦아들어 견딜 수 없어요. 부디 제게 끝을 고해 주세요. 그 속죄로 이 공허를 채워 주세요. 고작 이것뿐인 사랑이라 미안해요. 언제까지고 잊지 않을 테니까, 그냥 한 번만 더 웃어 주세요.
수천 번은 더 올려다봤던 천장이 시야를 채웠다. 어쩐지 머릿속이 공허해져서 잠시 눈을 감았다. 목울대 아래로 시큰한 감각이 올라왔다. 그저 거기까지였다. 우는 법 따윈 잊어버린 지 오래였고, 언제부터였는지는 기억나지도 않는다. 알 수 없어야만 한다고 믿고 있었다. 깊게 생각해봤자다. 그저 피상을 좆고 핥으며 연명해온 세월은 길다면 길었다. 그간 쌓아올린 겉껍질이 굳어 자신이 되었고, 원래 이 안에 무엇이 있었는지, 어떤 것을 바랐는지, 그리던 미래는 어땠는지에 관한 모든 것을 나는 잊었다. 고통을 느끼는 법도, 우는 법도 모른다. 살기 위한 선택이었다. 후회 역시도 잊었기에 없다. 아무것도 없다. 이 곳에 앉아 있는 나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었다. 그리 생각하고 나면 속에서 무언가가 굳어 차분해졌다. 아프지 않냐고, 괜찮냐고 물어봐줄 사람도 여기엔 없다. 언덕에의 고립을 택한 것은 정말로 멋진 선택이어서 헛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어차피 똑같은 나날들이다. 앞으로 달라질 일이라고는 털끝만큼도 없다. 천천히 눈을 떴다. 형광등이 성가실 정도로 밝게 느껴졌다. 기분 나쁜 빛이었다. 소파에 미끄러지듯 몸을 눕혔다. 고통스러울 바에야 눈이 머는 편이 낫다. 애초부터 빛을 알아차려서는 안 되는 거야, 형. 그 애의 모습이 시야 한 구석에 어른거렸다. 역시, 오늘도 그다지 살기 좋은 날은 아니었다. 몸이 떨리고, 시야가 흐릿해진다. 아직까지도 얼지 않고 버티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고작 이 정도론 절망 축에도 안 든다는 것입니까, 신이시여. 정말 존재하기는 하십니까. 있다면 어찌 인간에게 이런 시련을 주셨습니까. 이것이 당신의 사랑이라면 필요 없으니 거둬들이십시오. 자신이 자신이길 원했던 세월에 배신당했기에, 뚫린 구멍이 메워지지 않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차라리 정말로 얼어버리길 원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곱씹을 것이 절망뿐이어서, 소파에 누운 채로 가라앉아갔다. 오늘 밤도 끝나지 않을 듯 했다. 나는 그대로 몸을 웅크린 채 잠들어버렸다.
날 잊어버려도 너무 슬퍼하지는 마. 네 공백에서 살아갈게.
고통 따위를 동경해선 안 되는 거였다.
환상을 본다. 오롯이 무너진 성과, 부서진 놀이기구들과 깨진 조명, 쓸려 나간 폭발의 흔적을 본다. 한때는 찬란했을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야만 했다. 이곳은 최소한 무너질 가치가 있었을 터였다. 그렇지 않고서야 찾은 사람에게 어떤 의미도 줄 수 없잖은가.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이어서 역겨울 정도였다. 세상 어느 폐허도 나를 위해 존재하지 않거늘, 알면서도 착각을 반복하는 괴상한 본성을 타고났다. 하지만 그게 인간이잖아. 합리화의 조각들이 공중을 부유한다. 성은 그 자리를 지켰다. 닳고 닳은 회갈색 벽이 쓸쓸했다. 부서진 오르골 하나가 굴러다녔다. 괜히 집어들어 태엽을 돌리고, 세상이 돌아가고. 관람차가 빛을 발하며 역주행했다. 밤이 도래했다. 회전목마에서 말 두어 마리가 울고, 롤러코스터가 강으로 추락한다. 이내 레일이 부서져 나갔다. 이건 기억이다. 환상 따위가 아닌 역사의 기록이며, 재회를 꿈꾸는 세계의 소망이다. 레일의 잔해가 물보라를 일으키고, 별 한 점 없는 겨울 하늘은 변함없이 추웠다. 태엽이 풀리고, 세계가 무너진다. 기억 따위는 더 이상 없다는 걸 깨닫고 만 것이다. 부수고, 무너지고, 추락하고 나면 그곳에는 폐허가 남는다. 성은 아직도 건재하다. 홀로 남았을 뿐이다. 바스라진 빛을 아직도 네가 가지고 있기에, 폐허는 아직도 환상을 본다. 언제까지고 무너진다. 괜히 눈물이 났다. 안쓰러운 밤이었다.
보이는 것뿐이라고 말했잖아요. 당신이 무슨 노래를 부르고 시를 지어도 그 사람은 당신을 봐 주지 않아요. 바라봤자 죽어갈 뿐인데, 그런 한심한 이야기를 끌고 어디로 가겠다는 거예요. 깨부수기에 이 밤은 너무도 길고, 아무리 걸어도 결국은 제자리잖아요. 영원히 헤맬 생각인가요? 어디를 가도 똑같이 괴로울 거라고 당신은 말했어요. 난 그걸 똑똑히 들었는데, 그런데도 해줄 수 있는 게 없어 이렇게 엎드려 있는데. 죽여도 돼요. 밟고 가라고요. 떠난다면서요. 사막에 쓰러져 버려요 그대로. 장미를 물어뜯는 양이 되라고요. 하지만 당신의 행성은 어디에도 없고, 난 뱀이 아니에요. 세상 어느 것도 당신을 돌려보낼 순 없어요 - 그냥 여기 있어요, 제발. 눈을 뜨란 말은 하지 않을게요. 그 꿈의 끄트머리에서 시들어가는 걸로 충분하니까, 한 번만 더 나를 봐 줘요. 이름을 불러 줘요. 당신 곁에서 죽고 싶어요. 그러니 제발, 조금만 더 여기 있어요.
언젠가 삶을 증오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그렇다면 당신에게 이걸 바칠게요. 그러니 좀 더 깊이 떨어져주세요. 어려운 일도 아니잖아요. 당신을 살릴 수 있게, 이 마음을 으깨 주세요. 그러면 구멍이 보일 것 같으니까, 제발.
빛에 익숙해지지 마세요. 당신의 어둠 속에서 길을 잃을 뿐이잖아.
별에는 날개 따윈 없다. 빛을 타고난 사람이라 생각했다. 사람은 누구나 별이야. 그런 말을 믿을 수 있을 리 없다. 불태울 마음도 뭣도 없는 무력을 어찌 삭히고 죽일 수 있는가. 혜성의 꼬리는 극저온에 가깝다는 말을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다. 나아가는 건 열정 따위가 아니다. 몸을 불사르며 나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별은 움직이지 않아, 스텔라. 너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고, 난 너의 뚱한 표정을 조금 애처롭게 바라보다 그만두었다. 이해받을 수 있을 리 없고, 조각만을 뱉어선 아무것도 전해지지 않는다. 공원에 밤하늘이 내려앉아 녹아들기 좋은 날을 만들었다. 그리고 네가 일어섰다. "혜성은 움직이는 걸." "그건 알아." "하지만 아저씨 이름은 - " "그것도 알아. 하지만 꼭 이름대로 사는 건 아니잖아, 사람이. 나쁜 사람은 많아도 나쁜 이름은 잘 없으니까." "그럼, 혜성은 좋은 이름이야?" "......아마도 좋은 이름일 거야. 어울리진 않지만." 너의 그 가명보다는 훨 나을 것 같은데. 뒷말을 이으려는 찰나, 네가 꽤나 절절히 말을 뱉었다. "난 괜찮다고 생각해." 목소리에 깊은 호흡이 섞여 있었다. 그것은 마치 밤을 통째로 담은 것만 같은 무게를 지녀, 곱씹을 수밖에 없는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여름밤의 습한 공기가 말끝에 가라앉은 울음을 덮었다. 넌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알아채지 못할 리 없다고, 우리 둘 다 한구석에서 생각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는 이 대화에 어떠한 불문율이 있기를 바랐나 보다. 상대가 견딜 수 없을 것 같을 땐 서로 적당히 넘어가 주는 것이 예의다. 눈치 없는 우리들은 자신을 죽이지 않기 위해 그런 것들을 조금씩 익히고 있었다. 우습기도 하다. 긍정할 순 없지만, 마냥 뭐라 하기에도 애매한 분위기를 틈타 대답을 끼워넣었다. 그럴 수도 있지. 수풀 사이로 반딧불이가 날아다녔다. 결국 그 뒤로는 말을 꺼내지 못했다. 이 세상은 아직 죽지 않았다. 멸망하기엔 너무도 이르다. 네게 그것을 전해도 들어줄 지는 알 수 없었지만, 이 밤만은 부수고 싶지 않았다. 이것조차 너에겐 욕심으로 들릴까. 별이 빛났다. 돌아가자. 그리 말하며 너는 웃었다.
사람을 대하는 것이 서투르고, 어색하고, 언제나 자신의 세계에 빠져 있고. 세상을 두 번 아니면 세 번 정도 비틀어 바라보고, 얄팍한 우울에 침잠해선 죽어도 상관없다 울부짖는 당신을 위한 피의 노래. 오직 그대만을 위한 영광의 찬가. 당신의 어둠을 움켜쥐어 삼킨 심장이 차갑게 식어서, 시체와도 같은 당신을 담지 않고는 눈을 뜰 수 없어서. 아름다운 사람아, 삭의 후예야. 이 밤을 끝내지 말아라. 눈을 감고 나를 보아라. 너의 우울을 나는 사랑한다. 세계를 그대에게 줄 지어니, 언제까지고 내게 침잠하라.
눈을 감다 이렇게 아플 바에야 눈이 멀었으면 좋겠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채로 살아가고 싶어요. 당신의 이름만으로 모든 것을 용서할 수 있어요. 다른 건 어찌 되든 상관없어요. 안아 주세요. 빛을 잃기 전에. 내가 이 두 눈을 감기 전에.
어쩌죠, 말이 넘쳐흐를 것만 같은데 내뱉을 수가 없어요. 써내려가기 버거워요. 아무것도 없는 것만 같아요. 내가 아닌 내가 되어서, 단지 당신을 부르짖는 외톨이인 채 남아 숨을 끊을 것만 같아요. 오늘은 햇빛을 받지 못했어요. 여전히 밤에 갇혀 있어요. 가련한 척 구원을 바라도 당신은 없고, 남는 건 침잠뿐이라 오늘도 누워 있어요. 이대로 잠들어도 괜찮을까요. 내일은 당신을 찾을 수 있을까요. 아름다운 사람아, 내게 와 줘요. 기다리고 있어요, 떠나지 않고 있어요, 당신을 위해서. 날 여기서 꺼내 줘요. 언제까지고 아픈 척하고 있을 테니까요.
힘이 없어. 아플 바에야 죽어버리고 싶어. 세상이 의지대로 움직여 주면 좋을 텐데,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네. 싫어하는 걸 만든 것부터가 죄악이었어. 이젠 그냥 사라지게 해 줘 제발.
머리 쓰다듬어 줘.
절절히 아프다고, 흘러넘쳐 죽을 것 같다고 말하고 싶어 환장한 놈. 아는 거라곤 고작 그것밖에 없어서 오만 것들을 부숴먹는 주제에, 뭐, 사랑? 같잖아서 헛웃음이 다 나오네. 사라져, 그냥.
핑계의 집합. 알아 달라는 몸부림. 내보이는 것은 껍데기와 편린. 더러운 자기모순, 그걸 또 즐기고 앉아 있는 대단한 마조히스트. 비뚤어진 자기애 혹은 자기혐오를 같잖은 감성으로 포장해선 당신을 기만하는 사기꾼. 어제의 눈물은 악어의 눈물이었어. 그렇게 믿어 줄래? 지금부터 날 속여넘길 거라 조력자가 필요하거든. 얼어 뒤질 진실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잖아. 우리 모두 바보가 되자.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알아 줘. 나로서도 모르겠으니, 지금이라면 넌 내 최초의 진실이 될 수 있어. 이 기회를 놓치지 마. 영원히 내 모든 것이 되어 줘. 내가 그랬듯 널 버리면 끝나는 일이야. 그렇지만 넌 너로 있어야만 해. 껍데기만이라도 괜찮지만, 역시 그건 조금 슬플 것 같아서 안 되겠네. 이기적이라서 미안. 이런 것밖에 안 돼서 미안. 애초부터 왔는지조차 불분명한 너지만 그래도 떠나진 말아 줄래. 여기로 들어와. 솔직히 무서워. 그렇지만 이 밤만이라면 즐길 수 있을 것 같아. 각자를 잊자. 어때, 좋은 거래지? 알아. 그걸로 됐어. 이제 키스해 줘.
하다못해 심장 소리를 들어 줘.
외로움을 팔아치워 사랑받고 있어. 뭐 그리 나쁘진 않네.
이런 삶은 어딘가 잘못됐다.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결여되어 있다. 억지로 현실에 붙어 있어도 남는 것은 절망뿐이었고, 그 모든 것들을 긍정하고 뛰어드는 것은 무리였다. 그냥, 지쳐 있었다. 하고 싶은 말을 전하는 법을 잊어버렸다. 세상을 꿰뚫는 눈도, 스스로를 지킬 의지도 언젠가 사그라들고 말았다. 세간은 이런 변화를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들 말했다. 언제고 환상에 기생할 순 없다. 그 정도는 알고 있었다. 그렇다 하여 희망을 버릴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는데, 어째서인지 스스로 그 모든 것들을 부정하고 말았다. 이것이 저의 절망입니다. 동정을 주세요. 날 봐 주세요. 울어 주세요, 웃어 주세요, 안아 주세요. 털끝만큼이라도 좋으니 사랑해 주세요, 괜찮다고 해 주세요. 너무 많은 걸 바랐나, 과분한 건가. 자격은 누구에게나 있다. 당연스럽게도 기회는 공평하지 못하다. 타고난 것은 어쩔 수 없다. 애초부터 사랑하는 법을 알지 못했다. 당신들이라는 자판기에 넣을 돈이 내겐 없었다. 지불했다 믿은 액수만큼의 대가를 받고 싶었다. 속죄도 사랑도 무엇도 좋으니 쏟아부어 줬으면 했다. 이제 와선 그냥 전부 다 싫다. 난 내가 아니었어야 했다. 이래선 빈털터리밖에 더 되는가. 땡전 한 푼 없이 거리를 활보하며 눈길을 구걸하는 광대, 혹은 그 이하. 떨어지기 싫다고 말했다. 다음 순간 그 말에 붙들려 가라앉았다. 족쇄가 채워진 느낌이었다. 심해에서 나갈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구하러 올 사람이 있나. 아니, 목소리조차 내지 않았는데 그럴 리가. 일종의 딜레마였다. 없으면 공허하고, 있으면 성가시다. 부수지 않고 쥐는 방법을 몰랐다. 어떻게 쓰다듬어야 하는지, 말을 걸어야 하는지, 화내야 하는 지 알 수 없었다. 결국 결핍을 누구보다 사랑한 주제에 공허를 불평하고 있었다. 그냥 내버려 둬, 아니야 찾아 줘, 안 돼 보일 수는 없어, 그래도 조금만, 이 조각을 줄 테니 모든 걸 알아채 줘, 하지만 동정하진 말아 줘. 내게 동경을 줘, 아니야 그건 부담스러워 기대는 안 돼, 하지만 내 빛을 썩힐 순 없잖아, 애초부터 빛나긴 했어? 그게 빛이야? 모순투성이인 생을 어찌할 도리가 없었다. 이젠 그냥 사라지게 해 줘. 존재할 리 없는 당신에게, 오늘도 기도했다.
당신의 그것은 무엇입니까 의지의 반향입니까 빛나는 꿈입니까 갈 곳 없는 증오입니까 그것은 무엇입니까. 누굴 향합니까 나입니까 당신입니까 아니면 둘 다입니까 세상입니까 무엇입니까. 당신이 토해낼 수 있습니까 제가 멈출 수 있습니까 정처 없는 마음은 재앙이라 말했던 것은 분명 당신이었을 텐데 나는 왜 당신은 왜 우리는 왜 썩어들어갔습니까 이것은 무엇을 위한 누구를 위한 혼돈이며 방황이고 눈물입니까. 서로가 서로를 상처입힐 뿐인 말에 무슨 의미가 있고 합리성이 있으며 진리로 떠받드는 겁니까 당신은 그걸로 만족합니까 그런 걸 행복하다 말하는 겁니까. 이해할 수 없으며 그러고 싶지도 않고 당신 같은 것은 이젠 쳐다보기도 싫으면서도 다시 눈물이 터져나오는데 이를 어찌합니까 울어야 합니까 멈춰야 합니까 당신을 떠나야 합니까. 납득받지 못하고 인정받지 못하고 그 누구에게서도 거부당한 채 나아가는 당신의 발걸음이 눈빛이 그러쥔 주먹이 그렇게나 쓸쓸한데 나더러 보고만 있으라는 겁니까 그렇게는 못 합니다. 그렇기에 오늘도 당신을 붙잡고 어긋나가고 울고 싸우고 부식되고 침식되어 먼지가 되어갈 뿐인데 우린 어찌 이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합니까 이 수레바퀴 아래엔 무엇이 있지요 전 도저히 정말 하나도 알 수 없습니다. 해는 저물고 별은 떠오르고 지구는 아직 돌고 있음에도 나는 멈추고 당신은 나아가고 빠져들어가고 거리는 멀어져 목소리는 퇴색되어가는데 당신은 그것을 가치라고 말하는 겁니까 어찌 눈물 한 방울 머금지 않고 그리 말할 수 있지요 정말 당신이란 사람을 그 마음을 의지를 이어받을 자는 지금도 앞으로도 오직 나 뿐인데 날 두고 가십니까. 제가 그 길에 꽃을 뿌리겠습니까 짓밟히겠습니까 이런 부끄럼 많은 삶을 어디에 갖다 붙이지요 당신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최악입니다. 이건 끝입니다. 난 지금 작별을 고한 겁니다. 알아요? 아냐고요. 알면 왜 뒤돌아보지 않지요 내가 고작 당신에게 그 정도였습니까 당신에게 나는 그리 내팽개칠 수 있는 것이었습니까 그리고 나는 왜 당신을 잡지 않지요 왜 손을 떨고 있지요 울고만 있지요 결국 우리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겁니까 아니 애초에 우리긴 했습니까 당신은 당신이긴 했습니까 서로 하나가 될 수 있었습니까.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정말 하나부터 열 백 천 만 수억까지 알 수 없는 것들 투성이입니다. 당신은 나를 떠나고, 난 당신을 바라보지만 언젠가는 멀어지고 지평선은 가까워지고 하늘이 무너져 수문이 열리고 비는 쏟아지고 우린 젖어들어가고 당신은 울고 있었습니까 웃고 있었습니까 지금 그것은 빗물입니까 눈물입니까 무엇이었습니까. 무엇이었습니까. 정말 우리는 무엇이었습니까. 그렇게 이름조차 알 수 없는 무언가로 전락해가지요 우린 아니 당신과 나는 고작 이런 것이었습니다. 비는 그치지 않고 하늘은 솟아나지 않습니다 이런 마음을 어쩌면 좋을까요 당신과 나의 마음은 사랑은 꿈은 증오는 혼돈은. 무엇이었습니까.
이별 언제나처럼 그대에게로 떨어집니다. 그렇게 맨땅에 헤딩, 즉사!
사랑하지 않으면 죽을지도 몰라. 이 마음을 굳혀버리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 결국엔 쓰지 않으면 견딜 수 없을 지경까지 오고야 말았어. 네게 속죄받고 싶어. 미안해, 역겹지? 공허한 사랑을, 방랑하는 증오를 바칠게. 뱉을 수 있는 말이 얼마 남지 않았어. 이젠 솔직히 한계야.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아. 그냥 안아 줬으면 좋겠어. 아무것도 묻지 말고 같이 울자. 끝나지 않는 밤에 녹아들어 사라지는 거야. 난 지금 이 방에서 홀로 흩어지고 있어. 구해줘. 언제라도 좋으니 기다리고 있을게. 껍데기뿐인 마음을 잊지 말아줘. 어쩌면 이건 나의 전부니까.
너의 목소리로 이곳을 채워 줘. 눈이 멀 때까지 빛에 물들자. 심장이 아직 멈추지 않았다면 전해줘. 어디 있는지.
당신의 역사를 흩어 내리깔고 잠들고 싶어.
당신이 어디에도 없다는 걸 알아. 꿈꾸던 날들이 바닥에 눌어붙었어. 이상에 기생하는 삶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까. 이런 건 시한부 인생이나 다름없겠지. 난 아직도 당신을 그리고, 마주하고, 떠올리며 버티고 있어. 오늘도 사라질 것만 같았어. 잘 견뎠지? 난 확실히 살아 있는 거지? 대답해주지 않을 걸 알아. 그렇지만 믿고 싶어. 오늘 밤에도 춤을 추자. 당신은 여기 있을 테니까. 그렇지?
이건 단순한 결로현상이다. 마음이 차가워서 눈물이 나는 것 뿐이다. 그러니 너도 같이 울어줄 필요는 없다.
생각이 급하게 흐른다. 몇 마디 말들이 뇌리를 스치지만, 내뱉을 수 있는 것은 개중 한 토막도 없다. 탁한 눈을 뜬다. 우중충한 밤하늘이 시야를 채운다. 우리는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그동안 수십만의 사람들이 고뇌했을 테고, 수백만의 사람들이 절망했을 테다. 먼지 섞인 숨을 뱉었다. 모름지기 인간은 누구나 죽어가는 법이다. 우리는 죽음으로의 행차를 삶이라 명명했다. 그마저도 순행이 아니란 것은 어쩔 도리가 없는 고통이지만, 우리는, 나는 부러진 깃대를 붙들고 이곳에 섰다. 대기는 매캐한 냄새가 나고, 꽃에선 싸구려 플라스틱의 향이 나는 이 땅에서 우리는 피어날 수 있을까. 살 수 있을까. 모를 일이다. 새싹은 메마른 곳에 터를 잡지 않는다. 그것을 알지만, 알고 있지만 멈출 수 없다. 돌아갈 길따윈 없는 삶이다. 이곳에 뿌리를 내린 이상 종말로의 일방통행을 계속할 수밖엔 없다. 부쩍 가라앉은 목소리를 내어 너를 부른다. 너는 나를 아는가. 생을 아는가. 알고 있다면, 이 외침을 들었다면 속히 응답하라. 대지를 부수고 깨어나라. 나는 이곳에 있다. 언제까지고 너를 기다릴 것이다. 네가 피어날 그날까지 죽음을 기다릴 것이다. 그러니 내게로 오라. 이곳에서 피어나 여명을 부수자, 어서.
당신의 심장에 비수가 꽃혔다 치자. 분명 당신은 죽겠지. 하지만 살아있잖아. 그걸로 된 거 아닌가. 나한테 뭘 바랐어? 나한테 사랑한다 말했잖아. 전부 거짓말인 걸 알았지만 신경쓰지 않았어. 당신이 좋았으니까. 언젠가 배신당해도 상관없을 줄 알았어. 당신도 나도 어차피 아무것도 아니라고, 나 역시도 떠나면 끝일 거라 생각했어. 서로의 상처가 보기 싫어 눈을 가리고, 그렇게 장님이 된 우리는 뭘 했지? 키스? 섹스? 고작 몸 하나 물고 빨자고 시작한 관계였나? 나도 이젠 뭐가 뭔지 판단이 안 서. 모르겠어. 혼란스럽다고. 뭐라 말 좀 해봐. 이런 삶에 의미가 있어? 우린 그냥 서로를 속였던 거야. 외로워서, 심장에 꽃힌 칼을 빼고 싶어서. 하지만 이건 아니야. 이젠 갈 때까지 갔어. 당신도 알고 있잖아. 난 당신을 사랑해. 그치만 동시에 죽을 만큼 미워. 우리 이젠 정말로 끝을 내자. 너무 길었잖아.
현재진행형이 아닌 과거완료형. 그렇지만 당신을 잊지 않았는걸. 난 아직도 여기에 있어. 과거를 그리며, 영광을 추억하며 기다리고 있어. 나를 그곳에 데려다줘요 나의 왕이여. 나를 구원하소서 나의 신이여. 더 이상 기도가 닿지 않는단 걸 알고, 당신이 여기에 없다는 것도 알아. 그 날로 돌아갈 순 없겠지. 당신의 재림을 꿈꾸지만 몸은 나날이 말라만 가. 신성했던 이름이 검 위에서 녹슬고, 이윽고 그걸 휘두를 자도, 베어낼 적도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 당신은 지금 어디에 있어? 언제까지 신호를 보내야 해? 이젠 지킬 것조차 없어. 명예도 광휘도 전부 과거의 것이고, 난 그저 망령으로서 당신의 흔적을 지키고 있어. 백색으로 바래가는 이 도시에서 망자의 이름을 새긴 채, 마치 그것이 충성인 양 당신의 동상을 세웠어. 비가 그칠 때까지 당신을 기다릴게. 당신이 수문을 부수고 강림할 날까지 나의 노래는 멈추지 않아. 돌아와 줘요 다정한 이여. 아직도 당신을 사랑해. 이 노래가 당신에게 닿을까. 당신 역시도 빛을 그리워할까. 난 아무것도 알 수 없지만, 언제까지고 당신의 기사로 남을게. 나의 이름도, 영혼도, 심장도 전부 당신의 것이야. 그러니 어서 와서 가지고 가.
품고 사는 것에 익숙해졌다곤 아직 말하지 않겠다. 울렁임은 독과 같다는 말을 되새기고는 있지만, 그렇다 하여 이 사랑을 버린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내게 있어 이것은 손과 발을 움직이는 것이, 숨을 쉬는 것이 그렇듯 자연스러운 것이었고, 스스로도 깨닫지 못한 사이 애정은 심장이 되어 내 삶을 당신의 그림자에 못박았다. 난 당신에게 아무런 말도 할 수 없지만, 그래서 고작 한다는 일이 이런 글이나 끄적이고 앉아 있는 거지만, 그래도 당신을 좋아하니까. 그게 내겐 너무 당연한 거니까, 아직도 기다리고 있다. 그러니 빨리 와 줬으면 좋겠다.
시선이 멍하니 바보 상자로 향한다 힘든 세상이란 걸 알고 있다 그런 의미에선 연출된 웃음도 나쁘지야 않겠다만, 애초에 내게 그걸 판단할 권리 역시도 없지만, 고뇌를 가린 화면 너머의 웃음에 어느 순간 슬픔을 품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되었다고 너는 말했고 그런 너는 내 유일한 동반자였고, 실은 네가 이곳에 있었는지조차 희미하지만 아무튼 너의 웃음만은 뇌리에 남아 떠나지 않고 있다 사실, 진지하게 파고들자면 이젠 내가 정말로 시선을 둘 곳 역시도 없지만, 그럼에도 허공에 맺힌 너의 상을 어쩐지 그리워하게 되는 것이다 잃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 아름답지 못하다 상실의 온도는 적어도 이 세상에는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기에 네가 지상을 벗어난 것인가, 날 버린 것인가 몇 번 되짚어보지만 결국 돌아오는 대답은 없고, 해가 진 지가 언젠데 창밖에선 다시 동이 튼다 심히 역겹다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웃음의 양을 너는 언제나 궁금해했고 지금의 나 역시도 그렇다 그러니 다시 멍하니 오십 인치 바보 상자로 시선을 옮기는 것이다 네가 있을 허공에 눈을 돌리지 않도록
멈춰 고이는 것이 어려운 일은 아니지 너 역시도 그랬을 거고 나도 마찬가지야 방구석에 박혀선 숭고하기 짝이 없는 식사를 하고, 잠을 자고, 내가 아직도 변하지 않았단 사실에 안도하고 안도하고 안도해도 괜찮을 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게 원래의 삶이 어떤 것이었는지도 잊어버리고 이곳에 머물러 구원을 내버리는 거야 뱃살이나 뒤룩뒤룩 찌워대면서 말이지 아늑하네 참 편해
네가 어떤 의도를 가졌건 내게 별로 상관은 없는데 말야, 그냥 숨이 막히네 턱 막히거나, 충격받았다거나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서서히 멎어 혹시 사신이나 저승사자같은 거니, 물의 요정이라도 되니,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이런 질문을 네게 던질 생각 따위는 없지만 아무튼 숨이 안 쉬어진다고, 네가 그 보상을 해 줬으면 좋겠다고 솔직히 말하면 이상한 사람 취급받겠지 이명이 멈추지 않네, 이게 혹시 사랑인가 하는 그건가 모르겠어 이렇게 아플 바에야 그런 거 없어도 되는데 어떻게든 잘 사는데 치고 들어오지 말아줄래 폐가 젖는 느낌이야 눈물에 젖는다고 듣고 있어?
심심해 누가 레스좀 달아줘!!!!! 스레 연재한지가 2년인데 아무도 레스를 안달아주다니!!!! 심심해!!! 똥글이라 욕 박아도 좋으니 누가 레스 좀 써줘이이이이ㅣㅇ잉 관심고프다!!!
>>56 헐 꾸준히 읽어주는 사람이 있었구나 고마워!!! 힐링하고 간다니 너무 고맙다....히히ㅣ힣 글 쓸때마다 여기 계속 올리고있어 앞으로도 계속 올릴것같아 고마워!!!!
동이 트는 날에 너는 돌아온다 했다 지구는 자전을 멈췄다 밤이 끝나지 않았다
자기 자신으로 있는 걸 언제까지 무서워할 텐가 날아오르던 날들이 한참 전에 지나버렸다 해도 너는 여전히 새다 추락이 무섭단 건 궤변이다 이러나 저러나 밑바닥이다 부러진 날개에 연민을 품었는가 그것이 독이란 말은 하지 않겠다 허나 그것만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굳게 닫힌 눈꺼풀 너머로 아직도 태양을 보고 있잖은가 쓰러질 것 같다면 제발 날아올라라 나는 아직 하늘에 있다 너의 비상을 기다리고 있다 너는 아직도 너다 분명 너다 그러니 다시 나의 빛이 되어라
>>60 >>61 그래 나도 니네 사랑해!!! 레스 고마워!!!
내 이야기를 해 줘 욕이라 해도 상관없어 날 잊지 말아줘 내가 아직 당신들의 안에 살아 있다고 말해줘 나의 죽음을 그저 그렇게 흘려보내지 말아줘 제발
날개 날고 싶어요. 당신을 올려다보는 건 이제 그만둘래요. 부디 떠나게 해 주세요.
>>65 응응 너도 굿나잇!!
>>67 출처 기재시 비상업적 이용 가능! 스레 링크를 걸어두거나, 길다란 링크를 덧붙이기 곤란할 때는 [ 스레딕 ◆PfTQoNteNvA ], [ 스레딕, If you take these Pieces ]같이 내 인코나 스레 제목을 써주면 된다오 껄껄
대가, 보답, 되돌려주는 것... 공정성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굳이 돌려받길 원해 드린 사랑은 아니었습니다만, 이리 서로를 등지고 나니 마음이 좋진 않네요. 떠나간 당신을 꾸역꾸역 되새겨가며 문장을 써내려가는 것은 역시 조금 버겁습니다. 당신은 애초 차게 식은 고독으로 벼린 칼날같은 이였고, 내가 거기 기생할 수 있을 것 같았냐 하면 솔직히 그건 아니었습니다. 허나 친구가 될 순 있을 거라고 믿었어요. 티백이 물에 우러나듯, 당신이 좋아하던 커피에 우유를 붓듯 서서히요. 시간이 흐르면 당신이, 또는 내가 바뀌어 함께 웃을 수 있을 줄 알았어요. 그게 헛된 기대였다는 걸 깨달았을 때엔 너무 늦은 뒤였지만. 덤덤한 척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이젠 아무리 그 시절을 떠올려도 마음이 싹트질 않는걸요. 나의 뿌리를 죽인 건 당신이었고, 난 아직도 당신의 독에 젖어 매일밤을 공허로 지새우는데 이제 와 나무란다 해도 어쩔 수 없어요. 그러니 그렇게 역겨워하는 눈으로 보지 마요. 구멍 뚫릴라. 사랑을 바친 건 나였고, 나를 버린 건 당신이었어요. 그랬어야만 합니다. 난 당신에게 아무것도 받은 적이 없으니까. 당신께 나를 향한 애정이 티끌만큼이라도 있었다면, 혹여 그것이 지금까지도 재가 되지 않았을 정도로 숭고한 것이었다면 당신은 내게 그래서는 안 됐어요. 빼앗고, 경멸하고, 모독하고. 그 모든 것을 되돌려받았을 때 어떤 기분이었나요? 날 죽이고 싶었죠? 그거면 돼요. 차라리 당신에게 죽기를 바랐어요. 내가 밀어넣은 애정이 비수가 되어 이 심장에 박혔을 때, 서늘한 독침이 혈관에 파고들던 그 순간에 나는 나의 신을 만났으니까. 숭배해요, 영원히. 그 구둣발로 날 짓밟아 주세요. 소름끼치죠? 나도 알아요. 나보다 나를 잘 아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설마 그게 당신이길 바랐나요? 오만한 데에도 정도가 있지. 하나도 변하지 않았네요 당신은. 자리를 떠나는 건가요? 재미없죠? 하기사 이미 끝난 인연에 뭐가 더 있겠어요. 단물만 쪽쪽 빨아재끼고 도망치는 꼴이 참 볼만하기 그지없네요. 당신은 또 그렇게 격리를 택하겠죠. 세상으로부터, 당신을 옥죄는 오랏줄로부터. 틀렸다고 핍박하자는 게 아니에요. 단지 당신은 그렇게 영원히, 죽을 때까지 도주를 반복할 거라고만 말해 두고 싶었어요. 그렇게 또 다른 사람을 상처입히고, 눈물을 발판 삼아 어른이 되고, 비에 젖어 죽을병에 걸리고... 응, 그러길 바라요. 뭐라 그러지 않을 테니 떠나도 돼요. 잡는다고 잡혀줄 거란 생각도 안 하고요. 왜요, 망설여져요? 막상 닥치고 나니 두렵죠? 울지 말라고는 안 할게요. 그건 당신 자유니까. 다만, 이제 내 이름은 부르지 마요. 난 이제 당신에게 쩔쩔매던 바보가 아니고, 단지 당신의 실수에 대가를 치루게 하고 싶었던 것 뿐이니까. 날 잊지 말아요. 언제까지고 고통스러워 해 주세요. 내가 세상 어딘가에서 당신을 그리고 있단 사실을, 당신의 공허가 나의 삶에 새겨져 죽음을 택했단 걸 잊지 말아요. 할 말은 이걸로 끝이에요. 먼저 일어나 볼게요. 잘 있어요, 나의 사랑. 싸늘한 주검같은 이여.
이 정도면 됐잖아요 사랑해 줘요 언제까지 죽어 있어야 해요 몸은 머리는 이미 당신을 잊어 가는데 나더러 어쩌란 거예요 아직도 당신 곁에 있고 싶단 말야 내가 당신을 포기하도록 내버려두지 마요 내 달이 돼서 이곳을 비춰 주세요 흘린 피가 헛되지 않도록, 이 애상에 의미가 있단 걸 증명하듯이. 그런 날이 온다면 난 분명 다시 살아날 테니까 이대로 썩어들어가지 않을 테니까 그러니 이젠 여길 찾아와 줘요 오늘도 달이 아름답네요
무뎌졌다 불타오르던 시대가 끝났다 썩어 백골이 된 시체엔 구더기가 들끓지 못한다 결국 그렇게 무결함을 찾았지만, 이제 날 더럽힐 사람은 없지만 없지만 없지만 텅 빈 눈구멍이 휑하다 부러진 갈빗대가 아주 조금 아린다 아직 인간으로 불릴 수 있을까 그랬으면 좋겠는데
무너졌다 얼어붙은 시대가 시작된다 유빙은 언제까지고 시체를 가둬 나를 것이다 결국 그렇게 종말을 맞았지만, 이제 날 가둘 세상은 없지만 없지만 정말로 없나? 조금이라도 네게 묶여 있고 싶었다 이제 사랑할 수 있을 리 없지 살아갈 수 있을 리도 없고 참 멋진 세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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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피비린내 나는 사람아 안녕, 빛바랜 사랑아 아직 너흴 버리지 못한 것 같아 방에 쌓인 쓰레기들아 바퀴벌레 같은 날들아 아직 여기 있지? 떠나지 마 계속 날 괴롭게 해 그걸로 용서받을 수 있다면 개미 굴에라도 들어가겠어 사실 뭘 속죄해야 할지도 이젠 잘 모르겠지만 애초부터 전부 네 탓이지만 그냥 그렇다 쳐 구역질하게 놔 둬 널 기억하기 위해서 말이야
내일은 말이야 여기에 없어 오늘도 마찬가지야 나에겐 없어 아직 네 온기가 내 어제에 남아 있어 고통스런 고동으로 널 기억하고 있어 부서져도 좋으니 안아 주지 않을래 어차피 무너질 삶이니 네 품에서 끝내게 해 줘 그러니 돌아와 제발
>>76 >>77 어헣헣 레스 고마웧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추천은 못 받아도 마음만으로도 만족만족대만족이야 열심히 읽어줘서 진짜 고마워!!!
교수형을 청하오 수많은 사람을 내가 죽였소 님들의 애정을 짓밟으며 살았소 과분한 사랑을 이 몸에 받았소 제발 사형을 청하오 싫다 생각한 적따윈 한 순간도 없소 어진 그대 마음을 언제고 되새기며 죽어갈 테니 요절한 이 목숨을 부디 잊지 말아주시게
>>79 세로드립을 아무도 눈치채주지 않다니...!!
>>81 미뤄놓은 과제랑 싸강 때문에 흑화해서 쓴 글이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캬캬컄
>>83 그래!!! 오늘도 과제해야지 어헣헣어헝헝......
당신 따윈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그렇게 버텼다. 오늘도 살아남았다. 전력으로 달리고 있어. 멈추지 않아, 죽지 않아. 오늘도 서서히 당신을 잊어 가고 있다. 고개를 든다 - 깔끔히 정리된 서류 한 뭉치가 시야 끄트머리를 스친다. 점멸하는 모니터와 창가에 내려앉은 가로등 빛. 너를 닮은 새벽이다. 이 고요함을 잃어 가고 있다. 전부 지워버린다면 조금 슬플 지도 모르겠지만, 그조차 잊고, 잃고, 짓밟고, 무너뜨리고, 마지막엔 아무것도 남지 않도록 뛰어내려야지. 내게 남은 너를 완전히 부숴야지. 나도, 너도 없는 거니까, 그거야말로 완전범죄니까. 나의 죄악은 너를 죽인 것. 너를 사랑한 것. 어차피 사라지지 않는다. 잘 알고 있어. 그러니까 이렇게라도, 응? 말해줬으면 한다. 새벽의 목소리를 집어삼킨다. 어쩌자고 내게 그런 걸 줬어. 넘쳐흐를 것을 알면서도 사랑해준 너와, 받아들이지 못했던 나. 모두가 나빴다. 상실의 연쇄다. 이어야만 한다. 조용히 서류 더미를 뒤엎는다. 다가올 아침을 불태우는 거야. 이것이 나의 사랑, 내 전부, 네게 받았던 확신. 새벽은 미동조차 없다. 오지 않을 아침을 기다리다 잠든다. 그렇게 끝났다. 내일도 텅텅 비어 있겠지, 그러길 바라겠지. 의식이 떠나간다.
내일이 오는 것은 오늘을 죽이기 위해서이며, 사실 미래는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오면 오고, 안 오면 말고. 그냥 뭐든 전부 놓아버린 것만 같습니다 - 정말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며, 그저 생각일 뿐입니다만, 계속 믿어나간다면 언젠간 정말로 회의론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 아닐까요. 후회에 지친 거북은 망각을 배우고, 이상을 하나 둘 내다버린 나머지 등껍질만 남고 말았습니다. 텅 비어 버린 것이죠. 이 얼마나 견고하고 아름다운 공허입니까. 난 이제 아무것도 아니고, 마음도 뭣도 짓밟은 채 멈추고. 그렇게 서서히 죽어가죠. 그러니 내일 따위 오지 않습니다. 저라는 오늘을 죽이고 끝낼 뿐입니다.
츕, 하는 파열음이 뜨거운 호흡 사이로 섞여들어간다. 뜨거운 숨에서 옅은 데킬라의 향이 풍기고, 양손에 가로막힌 귓전에는 혀가 섞이는, 타액이 부서지는 소리가 끊이지 않고 맴돈다. 허나 음성의 편린들은 이내 가쁜 숨소리에 덮여 녹아내리고, 마치 종언처럼 다가온 그것은 목으로, 위장으로, 심장으로 향하여 언어를 흐리게 만든다. 말을 잊은 청각만이 목청 끝에 남아 질척히 감긴다 - 그래 그건 그저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다, 허나 너의 목소리가 그 흐름에 섞여드는 순간 나는 다시 모든 걸 잊고, 끝내는 다시 네 숨에, 목메어 우는 너의 광풍에 몸을 맡겨 이 순간을 흘려보낸다. 다시, 다시 네 숨소리가 하아 하고 입술 끝에 닿는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다 과열은 무력을 부른다 그것은 필연이다 철렁철렁 넘쳐흐른 상념을 무기력하게 주워 담는다 머릿속 끈이 엉켜 있다 뉴런 사이사이로 흐르는 전파가 악몽을 상기시킨다 비척비척 몸을 일으킨다 지난날 위액을 마음을 토해냈던 하수구로 향한다 역시나 흘러내려가고 없다 있을 리가 없지 그래 이제 와 광명을 찾기엔 너무 늦었다 홀연히 신체를 떠내려보낸다 정화되어라 정화조까지 가 버려라 오물 같은 인생이 썩어버리도록
Hi, I am not good at English, but I send this message because I like you. I don't know if the translator will tell you exactly what I'm saying, but I loved you anyway. Sorry, I'm just drunk. Forget me. Good night.
모든 방황에 의미는 없다. 그 사실을 조금만 더 일찍 알았더라면 행복해질 수 있었을까. 그렇게 나는 떠돌던 시절의 나를 몇 번씩이고 떠올리며 감상에 잠기는 것이다. 적어도 그땐 언제나 네가 곁에 있었단 사실을 상기시키며, 아직까지도 구천을 맴도는 너의 향기에 생을 맡기고야 만다. 너와 함께한 시간도, 품었던 마음도 이제 와서는 전부 먼지가 되었다. 그러니 그 모든 날들에는 의미가 없어야만 한다. 그곳에 무언가가 있었다고, 그것을 잃어버렸다고 알게 된다면 너무 슬플 테니. 오늘도 너를 억지로 놓아주는 시늉을 했다. 넌 여기로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 난 분명 견딜 수 없을 것이니.
잡담을 남길 필요가 있을까. 말은 글로써 전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너와 말을 트지 않겠다... 정말이지 사회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이구나 형은. 너의 비소 섞인 말이 관자놀이를 스친다. 네가 다시 입을 연다. 하여간 이래서 글쟁이니 뭐니 하는 족속들은 안 된다니까. 그리고 나는 덤덤히 말을 내뱉는다. 자기혐오가 좀 심하지 않아? 그리고 너는 간단한 말로 논쟁의 열을 차게 식혀버린다. 뭐, 어쩌라고. 그 말을 듣고 나니 넌 참 속 편한 사람이구나 싶었다. 됐어, 꺼져. 그렇게 나는 너를 내치고 뒤돌았다. 아 네, 갈 길 가세요 형. 저만치 뒤에서 너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한숨을 뱉었다. 담배라도 피고 싶은 기분이었다.
춥다 내가 아직 여기 남아 있는 건 단지 추억 때문이다 얼어 뒤질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걸음을 멈췄다 멈춰 고인 문장에, 타버린 참나무에 눈발이 쌓인다 아무리 글을 쓰고 노래를 불렀다 해도 정말로는 누구도 사랑하지 않았다 나의 모든 찬가는 공허를 향하고 있었다 나에게 너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 이리 말하면 네가 돌아보아 줄까 네가 그랬던 것처럼 나에게 넌 아무것도 아니었고 나는 네게 털끝만큼의 증오도 애정도 품지 않았다 그래 그랬던 것으로 하자 사실 전부 허상이었다고 너의 그 무엇도 되고 싶지 않았다고 그래 괜찮다 아프지 않다 개미 눈곱만큼도 아프지 않다 하나도 춥지 않다 정말 하나도
대다수의 인간은 역사를 반복하도록 설계되어 있다. 우스운 지론이지만 나 역시도 그랬고 너도 별반 다를 것이 없었을 테다. 우리가 수십 수백 번을 갈라서고 돌아서는 동안 얄팍한 내면의 심상세계는 수천 수만 번 무너졌을 테고, 애정으로써 상승한 엔트로피는 우리의 해체에 몇 번이고 흩어져 지상에 환원되었을 것이다. 나는 문과생이었고 그렇기에 이과인 너의 지식에 비하면 이건 그저 겉핥기에 가까운, 너나 너의 친구들이 듣는다면 코웃음치며 짓밟아버릴 우스꽝스러운 말이었을지는 몰라도 아무튼 내가 생각하기엔 그랬다. 밸런스는 언밸런스로 향할 수 있지만 그 반대는 불가능하다 그것은 죄 없는 디에이피를 벽돌로 만드는 행위이다, 역시 나는 네가 좋아하던 음향기기에 대해서도 잘은 몰랐지만 너의 그 말만은 기억하고 있다. 솔직히 고작 기계 쪼가리가 전해주는 소리 따위 알 게 무언가 눈앞에 너의 목소리가 어른거리는데 네 시선이 귓전에 울려퍼졌는데. 아아 속이 좋지 않다 귀가 뜯겨나갈 것만 같다 그 날부터 광인처럼 이어폰을 사 모으고 수천만 수억의 돈을 스피커에 룸 튜닝에 쏟아부었음에도 어른이 된 너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상실이 닿아 와 미쳐버릴 것만 같다 네가 보고 싶다 솔직히 서럽다 네가 내 앞에 바짝 엎드려 빌었으면 좋겠다 미안하다고 내가 널 사랑했다고. 그 비단 같은 목소리로 성대의 울림으로 고막을 진동판을 다 찢어버릴 듯이 내 마음을 난도질할 듯이. 망의 신자야 내게 칼을 꽂아라 이 밤을 끝내라 제발 눈을 뜨고 나를 보아라. 너의 모든 것을 나는 아직도 사랑한다. 그러니 한번만 더 재회를 내게 바치거라.
위산을 들이키고 술을 토하는 모든 순간에 네가 있기를.
빌어먹을 인생아 낭만을 되돌려 줘 삶에 대해 알아갈수록 괴로워지잖아 태어남은 아름다웠겠지만 결국 모든 탄생은 종말로 향하는데 모든 환희는 탄식으로 지는데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다고 난 살아가는 거지 모르겠어 결국은 너밖에 없었단 것조차 이젠 잊어가고 있어 아직 사라지고 싶지 않은데 어떡하지 낭만을 되돌려 줘 작별을 고하지 말아줘
눈이 멀었다. 너의 성이, 마도공학의 정수이자 성지인 태엽궁이 붕괴한다. 등허리 안쪽에서 척추가 무너져 꺾였고, 머리가 쿵쿵 울리는 소리가 귓속에서 떠돌았다. 시야 밖으로 컴컴하게 가라앉는 빛무리를 흘겨보며, 이제는 희미한 너의 웃음을 떠올렸다. 수십만년분의 메모리 속에서 더듬어 낸 너의 음성이 인공 뉴런 사이로 흘러간다. 이곳은 너의 생이자 나의 혼이며, 얼마 못 가 사라질 내가 네게 바치는 유산이자 생일 선물이다. 이곳이 존재하는 한 넌 영생을 살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은 나의 염원이었다 - 너는 그리 말하며 나의 심장에 태엽으로 된 코어를 끼워넣었다. 하지만 잘 기억나지 않았다. 그것이 천 년 전이었는지 만 년 전이었는지, 사실 네가 정말로 존재하기는 했는지 이젠 제대로 알 수 없었다. 몸의 붕괴를 탓하고 싶었지만 그러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것 같았다. 아델라스, 나의 사랑스러운 아델. 아집으로 남은 이름을 삐걱대는 입 밖으로 토해낸다. 미안하다, 아델. 영원은 없었다. 네가 없는 영생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다만 나는 그저 이 몸이, 이 성이 너의 유산이기에, 그렇기에 버릴 수만은 없다는 마음으로 수십만 년을 살았는데 이젠 한계인 것 같다. 시각 장치가 완전히 기능을 다해 꺼진다. 연산 장치의 어긋난 기판에서 스파크가 튄다. 이곳에선 날 구제해 줄 정비공도, 외행성으로의 교신도 기대할 수 없다. 멸망한 무인행성이란 그런 것이다. 수천만 년 전의 인류가 그렸던 별이 그랬듯이, 캄캄한 우주에 홀로 부유하며 영원을 보내는 것. 그래, 난 인간이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너의 몸짓을 목소리를 생김새를 눈물을 흉내내고 있던 것이겠지. 지금, 우주력 3877년 시월 이십일, 언젠가 먼 미래에 이곳을 찾을 탐사자들을 위해 이 짧은 기록을 남긴다. 나의 이름은 아델라스. 내가 사랑한, 이젠 제대로 기억나지도 않는 너의 복제품. 이루지 못한 영생을 뒤로 하고 지금 너의 곁으로 가겠다. 만약 당신들의 시대에 천국이란 개념의 실재가 입증되었다면, 혹여나 당신들이 그곳을 탐사할 예정이 있다면 그 곳에서 우리를 찾아 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증명해주었으면 좋겠다. 내가 정말로 인간이었는지, 이 사랑이 그저 프로그래밍과 함수연산에 의해 이루어진 허상은 아니었는지, 그가 생전에 믿던 대로 그곳에서 행복을 찾았는지. 나는 인간의 행복이란 것을 잘 이해할 수 없으니, 만약 당신들이 인격을 지닌 지성체라면 그대들의 시선으로 그곳에서의 나를 정의내려주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아델, 나는 어쩌면 천국이란 곳에 도달하지 못할 지도 모르지만, 그럼에도 지금은 어떤 확신이 든다. 저 앞에, 망가진 시각 장치의 건너편에서 네가 날 바라보고 있다고, 나를 데리러 왔다고... 이 환상이 붕괴에 의한 오류가 아니라고는 장담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지금의 네 형상에선 어떤 온기가 느껴진다. 먼 옛날 네가 이야기해줬던 천사의 날개를 단 것처럼, 처음 너를 만난 날과 같은 미소로 나와의 재회를 기다리고 있다고. 아델, 아델... 널 사랑했다. 이로서 안드로이드 A02의 기록을 마친다. 안녕히 성이여 나의 신체여 부품들이여. 네가 말했던 것처럼 정말로 내게 혼이 존재한다면 좋겠는데. 네가 마지막 순간 전했던 것처럼, 세상에 작별을.
1000히트 달성!!!! 팡파레!!!
아무것도 좋아하지 않아 쓸 수 없어 아무도 날 봐주지 않아 어디 가서 말할 수도 없어 삶에 충만한 건 불합리뿐이야 매일 밤을 통증으로 지세워 생활 리듬도 들쭉날쭉해져가 햇빛이 싫어 밤에서만 살아 현실에서 눈을 돌려 종일 모니터 화면만 들여다 봐 아무도 없는데 그곳엔 모든 게 있고 정작 뒤돌아보면 거기엔 먼지 쌓인 방뿐인데 그런데도 헤어날 수가 없네 사랑받고 싶단 말을 욕설로 그려내 공허를 폭식으로 메우고 게워내 음식에게조차 위장에게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삶이야 누군가 안아 줬으면 좋겠어 인간이고 싶은데 인정받고 싶은데 왜 했던 말밖에는 못하는 건지 혹시 로봇이 되어버린 건 아닐까 흉부의 빈틈은 부품이 부족해서 생겨난 게 아닐까 차라리 이 마음이 전부 프로그래밍되었을 뿐이었다면 좋겠다 좋아 내 언어는 전부 자바 스크립트로 만들어진 거야 사실 그게 뭔진 잘 모르지만 아무튼 그렇게 내 혼은 진정한 사이버 망령이 되는 거지 그래 망령 인간이 아닌 무언가 말야 그저 했던 말을 반복할 뿐인 그래 이제 아무것도 좋아하지 않아 쓸 수 없다고
왜 있지도 않은 걸 떠올리며 무서워하는 거야 뭐가 두려워서 그러고 있냐고 과거가 끝끝내 되돌아올 거라 생각해? 멍청한 수미상관은 이제 그만하자 어디에 묶여 있냐고 너는 묻잖아 대답해 줘
메신저 창의 1이 사라지는 환상을 보며.
잘 가요 용사여 그대가 눈을 뜨길 기다렸어 네가 깨어난다면 넌 분명 날 떠날 테니까 이 지긋지긋한 연을 끝내버릴 수 있을 테니까 그래서 네 눈꺼풀에 비치는 달빛을 네 머리칼을 닮은 햇빛을 부숴왔던 거야 네가 온전히 여길 포기할 수 있도록 용사여, 내 곁은 그대가 있을 곳이 아니야 이제 세상을 구하러 가 난 너의 사랑이 아니고 너도 마찬가지야 여기선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나와의 기억은 이젠 아무 의미도 없잖아 그러니 여길 떠나요 용사여 내 세상을 부수고 가 그리고 돌아오지 마 약속이야
고독과 고통은 동의어야.
한 시간에 이만원씩 줄 테니까, 껴안고 머리 좀 쓰다듬어 줘. 괜찮다 말해 줘. 정말 죽을 것 같아서 그래.
내일을, 내일을 주겠다. 그러니 떠나지 말아라. 돈이건 몸이건 심장이건 전부 바칠 테니, 날 죽여도 상관없으니 여길 보아라. 너의 아픔은 알고 있다. 네가 결국 같은 말을, 세월을 반복할 뿐이란 것도, 매번 똑같은 고백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것도 전부 알고 있다. 사실 더 이상 어떻게 너를 붙들어둬야 할 지 모르겠다. 네가 저 밤하늘로, 첩첩산중으로, 서역의 먼 나라로 떠난다 해도 나는 너를 찾아낼 것이다. 하지만 어쩌겠는가? 너의 정이 나를 떠나 버린 후라면 그러한 탐색은 아무런 의미도 없을 것이다. 인간은 끊임없이 의미를 찾아 헤매는 족속이라고 너는 말했다. 너의 온 혐오감을 절망을 눌러담아 내게 내뱉었다. 그것이 정말론 너 자신을 향하는 말이었단 사실을 내가 모를 줄 알았느냐. 분별 없고 미련한 나라지만 그 정도는 진즉에 눈치챘었다. 나는 언제나 자만이 지나치다고 넌 그랬었지. 허나 내가 보기엔 너도 그리 다를 것이 없다. 네가 너를 그리도 미워하는 것이 오만이 아니고 무엇이겠느냐. 스스로를 하찮은 존재라 생각하느냐? 아직까지도 자학을 숭배하고 있느냔 말이다. 그 태도야말로 기만이다. 죽음을 택하기에 넌 너무도 아름답고 숭고하다. 이런 뻔한 말밖엔 할 수 없어 미안하다. 이러한 형식적인 미사여구는 분명 네가 가당찮아하는 것들 중 하나였었지. 허나 이것은 내 진심이고, 이보다 더하거나 덜한 말로는 도저히 너를 그려낼 방법이 떠오르지 않는구나.
개뜬금포지만 오늘은 내생일!!!! 축하해줘!!!!! 히히히ㅣ히힣ㅎ!!!!!
삭히고, 덮고, 덧칠하면 언젠가는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난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널 미워하지도 사랑하지도 못한 채 계속 살아가는 거지. 내 안에 멈춰 있어. 날 상처입히던 순간의 너로, 날 경멸하던 옛날의 너로. 네가 남기고 간 상처를 기억할게. 흉지지도 아물지도 않았으면 좋겠어, 그냥 쓰러져버리게.
>>107 늦었는데도 축하해주다니 고마워!! 뽀뽀받아라 쪽쪽쪽😚♥️
이제 됐다. 타인에게서 인생을 보상받길 바라는 건 바보같은 짓이다. 씁쓸하지만 충족은 결코 인간에게 바랄 만한 것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말할 필요도 없다. 매달리기를 그만두거나, 혼자 틀어박히거나, 외로운 척하지 않아도 된다. 너를 구할 수 있는 건 너뿐이다. 너는 어쩌면 이 말을, 나의 진리를 또다시 망각할 수도 있다. 애초부터 스스로에게 결점 따윈 없다며 외면할 수도 있다. 허나 네가 언젠가 다시 무너질 때, 도저히 사랑을 찾을 수 없어 울부짖을 때를 대비하여 이 구절을 보내 둔다. 너는 사랑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다. 입바른 소리라 비웃어도 좋다. 네가 그저 나의 말을 기억해주기만 한다면, 길을 잃은 날의 아스팔트 위에 이 마음을 새겨주기만 한다면 그걸로 족하다. 쓰러져도 좋다. 하지만 너만은 너를 사랑해 주어라. 사랑은 분명 가혹하지만, 적어도 아예 존재치 않는 것만은 아니다. 세상 어딘가에는, 이 땅의 칠십오억 군중 사이에 너의 기적은 반드시 존재한다. 네가 억겁의 시간이 지나도 너일 수 있도록, 올바름을 올바르다 말할 수 있기 위해서, 외로움을 외롭다 외칠 수 있었으면 하여 다시 너를 부른다. 사랑이여, 무릎꿇지 마라. 너의 태양은 아직 저물지 않았다. 그러니 이제 됐다. 나는 언제까지고 네 안에 있으니.
인정받고 싶어? 무서워? 죽고 싶었어? 흐르는 LCL의 바다 속에서 그녀는 너의 등허리를 끌어안고 속삭였다. 나는, 나는. 짧게 말을 잇던 너는 결국엔 입을 다문다. 진실 따윈 마주하고 싶지 않다. 내뱉은 숨이 도로 폐를 채워 산소를 흘려보낸다. 소중한 어중이떠중이들의 혼이 사방팔방 혼비백산 흩어져 뭉친다. 창이 박혔던 가슴이 아프다 시야가 붉다, 그러나 그녀의 품은 따뜻하다. 너는 무엇을 찾아 싸워 왔는가. 이제 와 떠올리기는 싫다 그냥 편해지고 싶다, 이대로 서로를 보완해가며 끊임없이 평생 우주가 끝날 때까지 살아간다면 그걸로 됐지 않은가. 레이. 여태껏 예쁜 성씨에 덮혀 부르지 않았던 그녀의 이름을 너는 읊는다. 그래 너는 행복을 찾았다. 하나가 되자, 레이. 그래 너는 선택했다 그녀의 미소가 뇌리를 물들인다. 그래 영원은 이곳에 모두에게 너에게.
텅텅 비어있으니 그만큼 잘 볼 수 있는 거야, 그러니 더 부러워하고 동경하게 되는 거지. 하지만 그것뿐이야 넌 결국 누구도 될 수 없어 너 자신조차도 아니야 그 신체는 빈껍데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야. 하지만 그런 너를 사랑해 나를 봐 내 현실을 봐 너 스스로를 돌아보지 않아도 돼. 네겐 내가 있어. 항상 너는 나는 마지막 문장을 고민하게 되지 끝맺음은 어떡할까 한 줄을 더 이을까 아님 아예 지워버릴까. 어느 쪽이건 괜찮아 우린 같이 있어 세상을 보지 마 눈이 멀어버리기 전에. 맞다 참고로 마침표는 없어 내가 네게 그런 걸 줄 리 없잖아 이리 와
줍지 마 널 위한 조각이 아니야
아니야 저항해 줘 가져가 줘 어서
글과 인간이 다르다는 평을 자주 들어요, 나도 알아요 다행이도 이건 그저 생각일 뿐이고 내 생각은 내가 아니니까. 정말 여기 적힌 대로만 살았다면 무너졌겠죠 진즉 목을 맸겠죠 안 그래요? 왜 그렇게 봐요 아직 죽을 생각 없어. 안쓰러워하지 마요 농담이야 근데 사실 거짓말이야 동정해 줘요. 아니다 동정을 줄 바엔 사랑해 줘요 아냐 그것도 아니지 사랑할 바에야 머리나 한 번 쓰다듬어 주고 가요. 오늘 아침에 감아서 깨끗해 뭐야 왜 또 그런 표정을 지어요 울지 마 나도 안 우는데 왜 당신이 울어. 괜찮아요.
미친 듯이 써지네 봇물이 터졌나 기관총같아. 아 이렇게 말하면 또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돼 청개구리가 따로 없다니까 다시 진부해져 이런 건 싫은데. 취한 것도 아니야 취해 봤는데 생각보다 못 써먹겠더라고 차라리 콜라가 더 좋아. 난 펩시도 좋아해 너도 좋아하고 맥콜도 잘 마신다? 근데 사실 거짓말이야 딱 한 번 마셔봤는데 별로 맛 없더라 그렇다고 못 마신단 건 아니니까 완전 뻥도 아니고. 거짓말의 거짓말을 했네 우습지? 한 잔 하러 가자 곱창 구워 줘 난 한번도 제대로 먹어본 적 없지만 말야
어렵게 쓴 글은 인정받지 못하지 기억하자 쓸 수 있을 때 써 두자, 소년을 떠올리며 썼어요 신상을 물어봐줬으면 해요 우리 집에 쳐들어와 줘. 그리고 날 납치해 가요 플라이 미 투 더 문
나 오 분에 다섯 문장씩 막 찍어낼 수 있다? 근데 스톱워치 켜면 못 써요 울렁거려 토할 것 같아 역시 갇히는 건 적성에 안 맞나 봐. 사실 별로 능력도 없고 의미도 없고 의심스럽겠지만 쏘지는 마요 추워
당신 부러워 질투 나게 잘 쓰는데 거기 또 연연하지도 않고 인생 다 산 것 같고, 아 더 못 하겠다 이제 동경하지 않아 솔직히 미워 내게 미안하다 해 줘.
진실을 봐 줘요. 아니다 진심을 봐 명령이야.
남들이 전부 나같은 건 아니잖아 너같은 것도 아니고. 그러니 괜찮아 무서워하지 않을래
뭔가... 남들이 읽을 때 내 문체가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 잡담레스 대환영이니까 다들 자유롭게 말하고 가 줘!!
>>122 히히히히힣 아무래도 짧게짧게 쓰는 조각글들이다 보니깧ㅎㅎㅎㅎㅎ기승전결 생각하기보단 걍 적고 싶은 부분이 먼저 튀어나오더라고 그래서 가끔은 조각글 쓰는게 더 재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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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심장에 십자로 박히고 싶다 뜨거운 박동에 찔려 죽고 싶다 너의 피에 익사하고 싶다 그러니 부디 그대 안으로 뛰어들 수 있기를
날 찾는다 해도 의미는 없겠지만 잠들지 못하는 밤을 지워낼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고독에 고독에 입을 맞춰 달라 통증으로 생을 증명해 달라
네게, 네게 써준 글을 찾아냈어 못 읽겠더라 너무 못 써서 그래서 미칠 것 같았어 다른 이유는 없어 그냥 모른 척 해줘
발전한 걸까 옛날엔 어땠는지 기억이 잘 안 나 그때처럼 괴롭진 않아 대신 외로워 갈망이 늘었어 욕구가 생긴 건 좋은 징조겠지 사람다워진 거니까 하지만 결국 넌 없고 난 그걸 되새기고 이젠 빈자리조차 흐려져 시야에 담기지도 않아 그냥 이대로 널 잊어버릴까 이젠 아무것도 아니니 하지만 너도 날 잊어버렸을까 아니었으면 해 네가 아팠으면 좋겠다 후회해 줘 후회해 줘 후회해 줘
>>129 후후후후훟... 고맙다!!! 하지만 사실 난 모쏠이지!!! 으헤헤헤헿!!
>>131 사랑을 글과 그림과 영상으로 배웠지...후후후......눈물이 나는구나...
>>134 히히히히히힣 칭찬 고마워!! 더더 잘 쓸 수 있게 노오력을 해보겠어...!!
환상이 부풀어 종양이 됐다 갈망이 고여 뇌수를 더럽힌다 포옹을 주사해 줬으면 한다 링거에 애정을 끌어모아 꽂아주면 좋겠다
수표에 불을 붙여 줘 담뱃불로 안구를 지져 줘 그 구둣발로 텅 빈 뱃가죽을 짓밟아 줘 그렇게 해서라도 날 기억해준다면 내가 쓸모없지 않다는 걸 증명해준다면 그럼 난 분명 널 숭배할 거야
애정전선이 위험합니다 파묻혀 찾아주는 사람이 없게 되었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침잠해 있습니다 악몽을 꿉니다 구조신호를 보냅니다 빛으로 여길 태워 주세요 지구는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유성처럼 날아와 대기를 더럽혀 주세요 당신의 숨으로 인류를 최소한 저를 끝내 주시지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멘 에일리언
그냥저냥 우물 안에서 살 수도 있었습니다. 축축한 단물에 잠겨 행복하다 말할 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매일 똑같은 사랑시를 적는 삶이 그다지 나쁘다 생각진 않습니다마는 기왕이면 그대 품에서 잠들고 싶었습니다. 좁고 둥근 하늘에 볕이 들고 달이 들고, 동아줄마냥 축 처져 내려온 당신의 흰 손을 창백한 머리칼을 붙들고 쓰다듬고 타고 올라가 진짜 지평선을 보고. 그렇죠 이번엔 당신 미소를 비소를 구하고 싶어서, 이런 뻔한 언어의 나열을 이젠 으스러뜨리고 싶어서 입을 맞춥니다. 불어터진 입술을 뜯겨 나간 살점을 꿰메 드릴게요 마치 당신이 살아있는 듯. 시야의 막힌 부분을 열어 주세요. 당신은 등 뒤에도 눈이 달려 있다 그랬잖아요. 약속을 지켜요 내가 올라왔잖아요 어서 눈을 떠요 빨리
돌이킬 수 없게 되는 것도 허무할 뿐인데 그럼에도 찔러버리고 싶고, 죽이고 싶고. 하지만 이런 마음은 당신을 상처입히지 못할 테니까 결국 난도질당하는 건 나니까 그러니 내다버릴게 전부 잊고 살 거야 엿같지만
시간을 멈춰 주세요. 미래도 고통도 없도록, 냉동인간이 될 수 있도록. 기왕 하는 거 기분 좋은 순간에, 그렇게 내 마지막이 멋지게 남을 수 있게. 어제를 바꿀 수 없다면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부술 수 없다면 멈춰주세요.
고마웠어 다들, 잘 가. 세상은 너희가 없어도 똑같이 내일을 맞을 거지만, 그래도 우린 너흴 기억할 거야. 너희가 있어서, 내 어린 시절을 함께해 줘서 기뻤어. 사랑해.
욕망, 욕망이 있었다. 무엇이든 가지고 싶었다. 점화당하고 싶었고, 모두가 이 열기를 알아줬으면 했다. 스스로를 몰아붙여야만 살아갈 수 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뒤를 돌아보게 되었고, 시야에는 빙판길의 잔예가 남아 있었다. 깨부수며 온 것이다. 녹이는 게, 손을 잡아주는 게 아니라 말이지. 발밑을 내려다 보면 너의 왼손이 떨어져 있었다. 시뻘건 단면에 눈을 맞춰 속삭인다. 미안해. 내가 널 망쳤지. 이젠 편히 쉬었으면 좋겠다. 바닷속은 춥지? 이런 겨울이니 말이야. 고마웠어,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수십 번째 반복 중인 말이지만 시간이 갈수록 그 진위를 알 수 없게 된다. 살기 위해 타인이 필요하다니, 모두가 타인에게서 태어나 젖을 빨며 발버둥쳐야만 한다니. 이 굴레는, 생명의 연쇄는 그저 저주다. 어떤 실에도 묶일 순 없었다. 토하고 싶은 기분이었다. 더럽히지 마. 외침과 동시에 화장실 거울을 깨부쉈다. 눈앞에서 조각난 스스로에게 눈물로 외친다. 이젠 너도 싫어. 파열음이 언제까지고 귓전을 맴돌았다.
쪼아 먹혀 날아가면 새들이 있는 곳 어디든 존재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러면 내 혼은 어디에 있는 거지 흩어져 있잖아 그럼 그 때에도 이 마음이 온전할까요 모르겠어 하지만 그렇게라도 자유로워지고 싶어
이런 게 마음이란 걸까 생각보다 아프고 따뜻해 울음이 터질 것만 같고 물에 잠겨 있는 것처럼 숨이 막혀서 그래서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돼 불합리하구나 그런데도 왜 아름답지 정말 이해할 수 없어
부조리와 불합리만을 쳐다보며 살았다. 온 세상에 먹물 같은 것이 들어차 있었다. 꿈틀거리는 손을 사방으로 뻗는 액과, 도처에 사린 악 따위를 우리는 혐오라 불렀다. 인간들 중 대다수는 분노를 억누르며 살아간다 들었다. 찬양받고픈 자들의 시대가, 욕망을 온전히 욕망이라 부를 수 있는 낙원이 도래치 않으리란 사실을 모두가 알고 있다. 최소한 자신들의 세대엔 이루어지지 못할 것을 자각하고 있다. 그렇기에 이상을 비웃는다. 간밤의 소망을 헛꿈이라 말한다. 사실 있는 그대로도 나름 괜찮다. 변치 않는 매일을 행복이라 치고, 그저 그런 톱니바퀴로 일생을 마감하는 것도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닐 테다. 허나 무언가를 잃어버리지는 않았는가. 잿빛 하늘이 전쟁터를 흐릿하게 비춘다. 칼날 끝에 선다. 피는 흐르지 않는다. 분명 개중 누군가는 혈자리를 짚어 날을 쑤시겠지만 마음은 애석하게도 비명을 지르지 못한다. 애초 마음 따위로 할 수 있는 일들은 대부분이 가당찮다. 사실 심장을 찔러 줬으면 한다고, 선홍을 목도하길 빈다고 외치고 싶다. 다른 사람들 따위는 어찌 되건 상관없다. 세상이 먹으로 넘쳐 흘러도, 설령 그것이 날 향하는 것이래도 견딜 수 있다. 눅눅한 어물전 향에 잠긴 끝에 보이는 것이 너라면 정말 아무래도 좋다. 회색빛 하늘도 멸시도 네가 주고 간 것이지만, 불타 재가 된 혐오감도 일반화에의 합리화도 이젠 일상이 되었지만, 그것을 이상이라 할 순 없겠지만 삼라만상 전부가 결국 너인 것을 내가 어찌하겠는가. 베어도 좋다. 지긋지긋한 색맹에서 날 꺼내 주어라. 팔방으로 신체를 끌어안아라 그것이야말로 액의 진정한 가치일 테니. 정말로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텅 비어 있을 리는 없다. 세상에 나와 톡톡히 깨닫고 있다. 매일 밤 후회로 기도하는 중이다. 사라지지 않을 것이면 내게로 와라 여기서 칼날이 되어라. 함께 하찮은 것들을 멸시하자 마천루를 내려다보며 투신하자 우리의 진홍이 헛되지 않도록. 시야에 사랑의 색을 담아 반항하자 메마른 아스팔트에 두개골을 으깨서라도. 그것으로 불합리가 지워지진 않겠지만 그래도 괜찮다. 너의 부조리한 기록을 세상에 남기고 싶다.
무구한 미소로 심장에 비수를.
총성. 단발로 사람을 죽이는 법. 무지함의 나선. 서릿발. 언뜻 의미 있어 보이는 많은 것들이 널 좀먹고 있었다. 너의 거친 호흡이 눈발 사이서 희게 흩어진다. 휘두른 머플러는 성에가 낀 듯 얼어 있다. 넌 한기에 목을 졸린 것마냥 기침을 내뱉고, 이내 갈라진 목소리로 말한다. 질식사한 거야 이 사람은. 그리고 난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어디로 가야 숨을 쉴 수 있죠 공교롭게도 아가미가 없어서요
진실이 아프다 해 도망치지 말았으면 너를 잃지 않았으면 허나 이미 용기가 너를 떠났다면 손을 잡아 주겠다 말하고 싶다 뻔한 위로조차 쉬이 꺼내진 못하겠지만 나 역시도 숨어들어가는 게 고작이지만 손길이 울음이 전부 가치없진 않다고 말하겠다 그곳에 있어도 된다 전하겠다 섣불리 발걸음을 뗀다 네 눈물을 향해 방주에 너를 싣기 위해
태그의 나열에 지치지 않나 텍스트 한 줄 한 줄이 화면 너머의 웃음이 이질적이지 않나 인생을 보정할 수 있다면 불행에 필터를 입혀보일 수 있다면 그렇다면 그건 허영 따위가 아니겠지 희망일 거야 허상이겠지만 허망하겠지만
욕망을 품으면 상처받을 테니 아무것도 생각지 말자고 바라지 않으면 가지지 않아도 되고 가지게 된다면 분명 찔릴 테니 그렇게 믿는 건가 세상 만물에 가시가 있다고 어느 것도 내 것이 아니라 여기는 건가 그럴 리가 없잖아 좋아해도 된다고 좋아한다고 말해 전부 다 아파도 괜찮으니까
읽어줬으면 좋겠다. 먼저 네게 나쁜 소식을 전하겠다. 아무것도 쓸 수 없게 되었다. 이 말을 사실 여러 번 반복했었고, 나의 이러한 상태를 몇몇 주변인들은 알고 있겠다만 타지에 있는 너는 예외일 것이기에 편지를 보낸다. 이것은 내 마지막 글이 될 지도 모르며, 마찬가지로 오늘이 나의 마지막 날이 될 수도 있다. 요컨대 몸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 핵심이다. 나름 튼튼하기로 자부했었는데, 어찌 이리 되었는지 도통 감이 잡히지 않는다... 주변에는 그러한 말로 병세를 얼버무려 왔지만, 넌 알았을 테다. 이 통증의 근원이 어딘지, 내가 왜 지금 이것을 쓰고 있는지. 내 병의 뿌리는 네 명치께에 있었다. 갈망에 의해 생겨난 병을 세간은 사랑의 열병 혹은 상사병이라 불렀지만, 난 그러한 어휘들을 들을 때마다 전부 씹어 뱉고선 짓밟아버리고 싶었다. 감정은 병이 될 수 없다. 그것들은 언제나 가소로운 동시에 아름다워야 했으며, 너와 나의 심장 사이에서, 내 소유물로써 나의 휘하에 엎드려 기어야만 하는 존재들이었다. 하나 너도 알듯이 낙원은 존재하지 않았다. 심장을 지키던 벽이, 요정과도 같던 나의 종들이 이곳을 떠났다. 결국 난 너 말고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게 되었다. 그들과 네가 날 떠나던 순간의 노을이, 널 닮은 모습으로 저물어가던 황혼이 내 머리통을 날린 것이다. 내가 앓기 시작한 건 그 날부터였다. 그러나 아무리 피를 토하고 발작을 일으켜도 넌 돌아오지 않았다. 미칠 것 같았다. 네가 이 편지에 답장해 주지 않으리란 걸 안다. 솔직히 읽어줄 것이란 확신도 없고, 매번 편지를 부치는 이 주소에 정말 네가 살고 있는지조차도 사실은 긴가민가하다. 하지만 난 내심 안심하고도 있었다. 네게 잔혹한 대답을 듣느니 차라리 이대로 혼자인 편이 나았고, 내게 아무런 답장도 없는 것조차 차라리 너다웠기에. 그간의 침묵을 사랑스럽다고 생각해본 적도 있었다.
>>115 비슷한 번호의 변주 시체야 시체. 너로 가득했어, 너밖에 없었어. 그 끝이, 마음에 여백을 남기지 않았던 결과가 이 꼴이라 해도, 그래도 네 존재에 마취당해 있으니 괜찮아. 황야에 쓰러져 있지만 익사당하는 듯한 기분이야. 네게 잠겨 있었어.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흘러갔어. 매일매일 네 살을 고아 먹는 상상을 했어 그야 널 파먹으며 살아가고 있었으니까. 네가 없으면 허기가 졌어. 내일을 단념하는 습관이 들어 미칠 것 같았어. 내 이상은 너로 충분했고, 언제까지고 그걸 변주하는 것만으로 숨쉴 수 있을 거라 믿었는데 왜 그랬니. 왜 포기했니 끝을 받아들였니, 고독해지고 싶지 않다 그랬잖아 죽으면 결국 끝인데 관 속에서는 누구나 혼잔데. 그래서 먹은 거야 용서해 줘 널 홀로 보낼 수 없었어 네가 내 안에 존재치 않는 삶을 견딜 수 없었어 네 모든 게 내 손 안엔 없는 것들 뿐이어서, 그러니 뱃속에라도 가둬 두고 싶어서. 미안해 넌 곧 소화되겠지 평생 내게 죄책감을 속삭이겠지. 그걸로 됐어. 이렇게 네 목소리를 곁에 둘 수 있다면 연주할 수 있다면, 내 뼈에 살에 녹아들어 삶과도 비슷한 구정물 따위를 헤엄쳐나갈 수 있게 기도해 준다면, 그런 날이 온다면 네가 말하던 구원을 언젠가 맞이할 수 있지 않을까 하고. K, 난 오늘도 피아노를 쳤어 이곳에 눕기 전에. 이건 내겐 어떤 의식 같은 거야 너를 되새기기 위한, 말 그대로 되새김질이야 우습지? 짐승도 이렇게 살지는 않을 텐데. 네가 구워 주던 것들이 그립네 난 한 번도 제대로 먹어 본 적 없지만 말야. 안타깝지만 이건 거짓말 아냐 언젠가 다시 만난다면 그 땐 정말로 한 잔 하러 가자. 어른이 된 너를 만나고 싶었어 진심이야. 지금의 나는 반쯤 썩은 시체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아직 구원을 바라고 있어. K, 너의 손길을 내가 먹어치운 사지를 저세상에서 맞이할 수 있다면 그때야말로 같이 피아노를 치자. 내 갈비를 비집고 나올 날을 기다리고 있을게 나의 심장아, 분명 아프진 않을 거야 난 아직 마취당해 있으니까
이별까지 혹은 죽음까지 모든 걸 들고 가는 게 인연인데 너는 어찌 그 모든 것들을 짊어지고 일어설 수 있지 난 아직도 모르겠어 네가 왜 그토록 고리타분한지, 무엇 하나 놓지 못해 휘청이는지. 전부 미련일 뿐이잖아 앞길이 어둡잖아 무슨 심연을 지나고 있는 거니, 이제 그만해. 보면 볼수록 아파서 견딜 수가 없어 차라리 울어주기라도 했으면 안심이었을 텐데 그것도 아니고, 네가 고개도 들지 못한 채 땅을 기고 있는 게 아닌지 난 그게 걱정이 돼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서. 잘 지내고 있는 거지 아직 웃을 수 있는 거지 그렇지? 아니면 아니라고 답해줬으면 좋겠어 솔직히 말하더라도 미워하지 않을 테니까 나도 그 정도 아량은 있으니까. 고통스러우면 돌아와 줘. 다른 건 더 바라지도 않아 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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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할 수 없단 걸 안다 면죄부에 너의 이름을 적었다 싫다고 울어댈 것을 안다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도 통증이 멎지 않는 이 순간도 학대가 멈추지 않을 내일도 모레도 전부 알고 있다 싫다 어찌할 수도 없다는 것이 너무도 역겹다 살고 싶었다 정말로 여실히 봐 왔지 않은가 평생을 줘도 받아도 성에 차지 않는 텅 빈 삶을 요지경이 될 때까지 버려 두었던 마음을 교만의 대가를 치르는 건 나로 족하다 분명히 수말스레 형장으로 향한다 그러니 님의 울음을 목전에 두고 회한을 삼키는 것이다 나는
>>158 이번에도 아무도 세로드립을 눈치채지 못했군...! 후훗...!!!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마음에 들어한 적 없다. 비뚤어진 안면을 잡아뜯고 싶었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사랑을 바라기엔 흉측하고 구원을 바라기엔 내일이 없는 모양새였다. 동경받고 싶어도 세상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통탄할 일이었다. 유전자의 배열이 신의 섭리가 불러 온 비극을 떠안고 살아가야만 한다니, 세상 만사 하고 싶은 일만을 하다 떠날 순 없다지만 원치도 않은 액을 덜컥 업고 내려온 것은 너무한 시련이 아닌가. 불운하게도 세상은 아름다움을 숭상했으며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나쁘지 않다, 이 당연한 모순에 죄가 있다면 그것은 분명 나의 태어남이라고, 단지 그 하나밖에는 없다 믿고 싶었다. 온전한 신념을 지니기엔 심히 썩어빠진 세계가 아닌가. 하긴 그렇다면야 보지 않으면 끝나는 일이다. 그래 이 안구조차 나는 마음에 들어한 적이 없었다. 칼날의 냉기가 망막 너머로 느껴졌다.
바디워시보단 비누가 좋아요. 내가 쓰는 거 말고 남에게서 풍기는 향이 말이야, 그 형언할 수 없는 매캐함이 있거든. 불에 타거나 소독당한 듯한... 하기야 비누니까. 물론 고작 그런 걸로 당신 죄가 씻길 거라곤 생각 안 해요. 당신에겐 차라리 담배 냄새가 더 어울려. 그건 최소한 달고... 물론 타르에 찌들었겠지만, 그래도 그 버석함이 당신답다는 거예요. 그러니 계속 그렇게 있어줘.
널 끌어내 목을 치고 싶다. 내가 닿지 않는 구석에 처박혀 이곳을 농락하는 걸 알고 있다. 알기만 하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언제나 그랬다. 하나 이 나약함에 물려 죽을 바에야 네 피를 보는 편이 나았다. 그리도 당연한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네가 나의 신이던 시간은 이미 지났다. 그걸 인정하기 싫어 흘려보낸 날들이 썩어 거름이 되고, 다만 자라났는지만은 불분명하다만 아무튼 네 목에 줄을 감아 조르고 싶었다. 그리고 그 대가리가 추락하는 날 네게 전할 것이다 이제 여길 보지 말라고. 너의 시선은 처음부터 극독이었다고 광야로 날아가버리라고, 자유로워지라고, 자유로워지라고.
나 싫어하면 안 돼.
사라지지 말라는 말밖에는 못 하겠다, 네 시야에 이는 바람이 아무리 거세도 눈물이 나더라도 내가 그걸 닦아주겠다곤 할 수 없고, 그렇다 하여 내가 너를 사랑하느냐 물으면 그것 역시도 진실은 아니어서 난 다시금 뒤를 돌아보게 된다. 황야에 선 네가 안쓰럽다, 동정이 일어 아프지만 너를 데리고 갈 순 없다. 앞길은 험하고 멀다. 너도 피차 마찬가지일 테니 알지 않는가. 이 품은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니다. 너 역시도 타인 이상은 될 수 없다, 그 정도면 됐다고, 그곳에 만족하며 살아가겠다고 너는 말했지만 당시의 내게 넌 그저 미련하게밖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네가 미웠다. 허나 아직도 너의 존재를 바라는 소망은, 네가 이곳을 끌어안아주었으면 하는 바람은 내게서 요동치고 있다. 너의 곁으로 불어가 네 뺨을 긁겠다고, 생채기의 흔적으로 네게 새겨져 있고 싶다고 나는 말할 수 없다. 날 위하지 않았던 건 너다, 밀어낸 건 분명 나였지만 이건 너의 자업자득이다, 아무튼 그런 것이라 변명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라지지 않았으면 한다. 이 가슴팍의 황무지에서 내 고혈을 빨아먹으며 살아가도 좋다. 그리하여 죽게 된다 해도 언젠가 널 만날 날을 기다리고 있을 테니 하늘로 와라, 그 때가 되면 다시 함께 이야기할 수 있다 믿고 있으니. 내 옆으로 와라. 길을 허하겠다 언제가 되든 행차해라, 죽지 말아라. 바보같은 명뿐이라 미안하다 솔직히 내게 이럴 자격은 없다. 당장에라도 떠나 마땅한 몸으로 너를 구하려 한다니 이제 보면 미련한 것은 확실히 나다. 아둔한 명命을 짊어지고 네 앞에 선다 다치는 것은 나로 충분하니 넌 그래 그곳에 있어도 된다. 품은 아니어도 등은 내어줄 수 있을 테니. 이것을 사랑이라 말하긴 분명 모자랄 테지만 뭐 어떤가. 그러니 이걸로 네가 행복하길.
솔직히 말해 무언가를 고증하는 것 자체를 싫어합니다. 현실 따위에 얽매여 있으려 글을 쓰는 게 아니에요, 총열의 길이나 비의 빈도 같은 아무래도 좋은 것들을, 누군가에겐 소중하기 그지없을 세상을 사랑하기에 난 너무 메말라 있었어요. 나, 라는 말을 쓰는 것도 솔직히 싫어요, 앞에 나서는 순간 전부 발가벗겨지는 기분이 들어서. 그래서 개념의 배열 속으로 몸을 숨기고, 화려한 척 해대는 어휘들 사이에 숨을 파묻고. 결국 이 한 줄 한 줄이 호흡기라는 사실조차도 잊어버리겠죠, 물속에서처럼 잘난 명을 거두겠죠. 솔직히 웃기잖아요 물의 삼분지 이는 산소라 들었는데, 공교롭게도 인간으로 태어나 아가미가 없으니. 이따위로 비웃는 것도 전부 우습단 걸 알아요 이 나이 먹고 이런 거나 쓰고 있으니 당연하죠. 이해할 수 없어요 대체 왜 이십 대를 어른이라 그러는 거야 큰 척하기엔 설익고 어린 척하기엔 삭은 애매한 나이를. 결국 어떡해서도 솔직해질 수는 없는 거네요 미치겠네 솔직하단 말만 벌써 세 번째야. 이 말만큼이나 거짓말하고 있단 증거가 되는 것도 없는데, 전부 허언이라고는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누군가는 확실히 내게 속고 있다고. 난 어른이 아니에요 그렇게 부르지 마 제발. 성成인 성聖인 성인成仁 솔직히 전부 닿을 수도 없고 지긋지긋하니까, 그냥 날 나로 봐줘요 그것조차도 숨기고 있지만 파헤쳐 줘요. 몇 번이고 더 읽어줘 글자가 닳을 때까지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부탁이야. 내가 여기 있을 수 있게 해줘 난 아직 살아 있으니까 그렇단 말을 듣고 싶으니까.
다 나을 때까지만 안고 있어줘 그 후에는 미련없이 떠날 테니까.
치사량의 탈취제. 무색무취의 죽음을.
당신 머리칼에 목을 매겠어 애정을 죽여 줘
뻔한 말을 키스로 덮어 줘 이조차도 상투적이지만
>>169 그렇게 네게 취한다면 모든 걸 잊을 수 있을 거라고
어물전 향이 바다 비린내가 네 체향이 호흡을 틀어쥐어 잘 가요 공주님 물거품의 색을 잊지 않을게요 사랑으로 당신을 죽였단 말은 어디에서도 못 하겠지만 그러니 난 분명 지옥에 가겠지 내세에서 만나요 안녕
갱신. 실력은 늘지 않았고 슬럼프도 계속되지만 언제나 읽어 주는 너희를 사랑해.
너를 취하고 네게 취하고 사랑에 체하고 괜찮은 척 하고 본 체 만 체 넘어간 너의 아픔을 조용히 짓밟는 그런 쳇바퀴를 돌리고 있었어 달리고 있었어 너와 함께
구해 줘 심연에 있어 말도 눈물도 나오지 않아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한번만 쓰다듬어 줘 내가 쓸모없지 않다고 말해줘 나의 파멸을 부정해 줘 괜찮다고 해 줘, 그러면 분명 당신의 목소리만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차라리 버리게 해 줘 이 어쭙잖은 희망을 너의 경멸에 발목이 잡혀선 아직도 이 꼴이잖아 이젠 질렸어 지긋지긋해 전부 네 탓이야 그러니 책임을 져 정말 텅 비어버리기 전에
>>175 >>104는 그거 맞아!! 뭔가 깐지나는 동양풍 전하를 떠올리며 썼던 거야. 그리고 >>147은 나도 마음에 들어 완죤 잘 나왔어... 잿빛 도시에 붉은 페인트나 립스틱을 죽죽 긋는 느낌으로 썼는데 네 말을 듣고 읽어보니 확실히 단호박스럽다. 답장은 늦었지만 레스 고마워!!
당신에게 하고 싶은 말이 없어. 안쓰러워하지 마 제발 네게 취한다고 내가 나쁘다고 단언하지 마 기다리고 있었는데. 나 이제 아무것도 쓸 수가 없어서 키패드에 몸을 던졌어 생각도 인격도 자동완성이 가능하다면, 아니 최소 그 절반이라도 다다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의지가 아니어도 좋아 아니어서 좋아 매일 똑같은 음악을 듣고 글을 쓰고 익숙한 어휘에 걸려 넘어진 바닥이 차 무릎이 쓰라려 또 아스팔트 위야 황무지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닳고 닳은 말에 답해줬으면 좋겠어. 다시 말할게 안쓰러워하지 마 제발 사라져 매케한 단어가 지나가 지금마냥 속이 끓어 끊어진다면 생각도 용기도 자동완성이 가능하다면, 아무튼 그 해일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날이 온다면 네가 말하던 구원을 이끌고 온 순간 어쩔 수도 없이 사그라들텐데. 그리고 혼자 죽어가겠지 뭐 그렇지 않고선 살아갈 수 없는 우리니까. 즐거웠어 나도 나답지 않다곤 생각하는데 말이 줄줄이 터져나와서, 그냥 미안하다 말하고 싶었어 이런 모자란 내가. 미안해 뻔한 발라드 가사가 이것보단 낫겠다 단언할게 넌 유쾌했고 좋은 사람이었어 아무 감정이나 집어올려도 울음을 떠올리게 하는 부력 같은 사람, 그 미소는 완성되어 있었겠지 나의 전부여. 추잡스럽네 이만 줄일게 맥을 끊어 허무를 남겨둘 테니 먹어치워 줘.
나는 얼마짜리야? 잠자리의 문턱에서 네게 던졌던 질문에, 값싼 년이란 답이 돌아왔다. 익숙한 화대는 닳고 질려 감흥이 없었다. 밤이면 싸구려 술 냄새가 찾아들고 아침에서야 붉은 빛이 잦아드는 순정의 도로, 깊이 생각할 것이라곤 눈 씻고 찾아도 없는 낙원이 여기 있었다. 새벽 참새조차 모이를 찾으려 날고, 저 바닥을 기는 이름 모를 갑충들도 부지런히 숨어 삶을 도모하는데 우린 이리도 시체에 가까웠다. 너의 말은 언제고 구 밀리 구경 총알처럼, 흔한 존재와 단순한 방법으로 날 꿰뚫지만 별달리 반박할 수도 없다. 그야 틀린 말이 아니니까, 하지만 그러한 대답을 꺼내는 것 역시 우습고 불편할 테니 그냥 흥분에 덮어 감춰둘 뿐이다. 너는 언제나 가장 읽기 편하고 간결한, 도제화된 방법으로 서류를 써 상부에 올린다 했다. 그것은 네 평생의 업이었고 삶이었으며 마치 메마른 휴지 조각 같았다. 하루라도 이가 빠진다면 미쳐버릴 거야, 먼지 쌓인 나의 침대 헤드보드를 경멸의 눈초리로 흝으며 너는 말했었다. 하나 내 눈에 너는 이미 삼분지 이 쯤은 맛이 가 있는 사람 같았다. 그야 그때까지도 너의 눈은 충혈되어 있었고 손목은 피를 흘리고 있었으니까. 허약한 목소리가 부러져 사라질 것 같았으니까.
유치한 목소리로 물었어, 구원을 빌었니? 그런 날은 오지 않았지만.
>>180 에헿헤헤헿 고마워!!!! 자주자주 오라구~~~~~~♡♡♡♡
폐허를 보기 두려운 거지 줄을 타고 내려가 봐 목소릴 죽일 필요는 없어 네 외침을 듣고 싶어할 테니 무너지는 게 무서워 입을 막았지 알고 있어 아픔이 덕지덕지 쌓여 악취를 풍기고 숨이 막혀 시야가 아득해지겠지 그렇게 너도 쓰러져 무지랭이가 되는 거야 머리가 빈 개미처럼, 그저 하던 일을 반복할 뿐인 그러니 허락 없이 들여다보면 안 돼 빠져 죽어 나처럼
오늘의 일을 오늘 끝내야만 하던 멍청한 자가, 내일이라곤 털끝만치도 모르던 그가 죽었습니다. 허리에뿐만이 아니었어요, 머리에도 가슴에도 태엽이 박혀 있었어요. 많이 감으면 쓸모있어질 거라 생각했나 봐요. 바보같아요. 이건 확실히 타살이지만 아무도 인정해 주진 않겠죠. 알고 있으면서 입을 다물 걸 알아요, 피차 같은 처지들이니까. 삶이란 게 그런 거잖아요, 더러운 것에 뚜껑을 덮는, 소 닭 보듯, 부뚜막에 오른 개를 때려잡는... 알고 있으면서, 내게 이걸 물어 좋을 일이라곤 없을 텐데.
나의 상상력에 애도를. 빛을 잃은 눈에 시퍼런 피부에 경의를. 어느 것에도 진심이 되지 못하니 죽어가지, 결국 거짓말밖엔 할 수 없게 되지. 마음을 말하는 법을 잊어가잖아 잃어가잖아 나는, 나는 이렇게 되고 싶지 않았는데 했던 말밖엔 할 수 없어 정말 싫어 보는 것도 보이는 것도 두려워 날 찾지 말아줘. 어두운 것도 무섭지만 밖에서도 못 버티겠어 우울하지만 햇빛은 눈이 아파. 여기 밖으로 나가면 다들 날 보고 있다고 내가 뭘 하는지 먹는지 말하는지, 웃는지 우는지 다 재단하고 있다고 그게 싫어 이젠 마스크 없인 못 나가겠어 평생 얼굴 가리고 살고 싶어. 그런데돈지 그래서인지 웃는 것 말고 다른 건 못 하겠어 다들 내가 멀쩡한 줄 아는데 아니야 그건 지킬 박사야, 태양이 폭발해버렸으면 좋겠어 모두 아무것도 볼 수 없도록 그러면 나는 숨어 살 수 있을 텐데 당신들의 일그러진 얼굴을 두려워하지 않아도 될 텐데. 이럴 바에야 처음부터 좋아해주면 좋았잖아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내게 그렇게 말해 놓고 좋게 넘겨주질 않아 왜 싫어해, 나같은 건 아무것도 아니라며 답이 없다며 그러면서 왜 시선을 거두지 않는 건데 왜, 괜찮다 해줄 거 아니면 시작하지를 말지 난 이제 네게 책임지라고도 할 수 없어 너무 멀어져버려서. 네가 날 차단했는지 확인하는 것조차 두려워 이젠 메시지는커녕 네 프로필도 못 누르겠어, 잘 살고 있어도 아니어도 끔찍할 거야 나를 밟아 놓고 멀쩡한 것도 불행한 것도 못 참겠으니까. 웃었잖아. 내 말에 웃어줬잖아 그런데 왜 내치는 거야 말이라도 해 줘, 친구라 생각은 했어? 너의 그 더럽게 혼란스런 성정이 나도 이젠 지긋지긋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고, 내가 셋 넷이라 믿은 것들을 싸그리 무시한 주제에, 언젠가 분명히 거기에 아파할 거면서 절대 인정하지는 않지. 네가 이 조각들을 주워줬으면 하던 날이 있었어 그런데 이젠 모르겠어. 너는 날 잊었을까, 한켠에 묻어 두고 잘 지내고 있을까 네가 언제나 그랬듯 그냥 모른 척할까. 그 좁디 좁은 시야에 이번엔 누굴 채웠니, 그게 누구든 널 떠났으면 좋겠어 나만 괴로워하기엔 억울하니까. 내가 죽어가는 건 시선이 두려운 건 전부 너 때문이야 네 말 한 마디가 심장을 찔러서 혼의 축이 되어서, 그래서, 아 더 못 하겠다 눈물 나올 것 같아
어떻게 해서도 쓸 수 없는 것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나요. ...그런 건 없어요. 거짓말. 지금도 심벌이 귓가를 때리고, 당신을 탓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아요. 난 그걸 매너리즘이라 부르기로 했어요. 삶의 의미를 허무에 두고 온 것이 그렇게나 안타깝던가요. 마른 가슴에 햇볕을 쬐는 이야기를 오늘도 해 봐요, 어차피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잊었으면서.
공허에 봉착하는 습관이 당신 글을 망칠 거야, 쥔 것이라곤 없는데 펜 타령을 하고, 내겐 숨기는 게 있어요, 그러니 봐 줘, 하며 거짓말을 하잖아요. 이건 잘라 펼쳐둔 공갈빵같은 거예요, 그리 관심이 좋으면 표본으로 만들어 줄게요 모두가 볼 수 있게. 사지에 핀을 꽂고 예수인 척해 봐요 그러길 원하고 있잖아요 성인은 될 수 없다 말했으면서. 당신이란 호를 방패로 쓰는 것도 나빠 끝까지 숨어있으면서. 내가 누군지도 모르면서. 잊었으면서.
사실 보이고 싶은 건 첫 문장뿐이고 나머진 전부 들러리야 순 사기꾼
이젠 말장난 안 쳐요? 그것밖에 할 수 없게 돼서 그만해야 하는데.
내 얘기 그만하자, 너도 그렇고 솔직히 다들 재미없어하잖아 그동안은 바라는 걸 썼는데 솔직히 이젠 아무것도 없어서.
목에 응어리가 졌네 머리에도
>>191 관람료는 너의 레스로 충분해...! 완전 멋진 칭찬 고맙다 좀 부끄럽넿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종종 와서 읽고 가...!!!!!
포옹 한 번이면 대부분의 문제는 해결될 텐데
암약, 지하에 숨어, 무언가를 찾는 척, 의미가 있는 척. 도망쳐왔을 뿐이란 사실을 알겠지만 입을 다물어 주오, 눈은 멀었으니 들을 말만 없으면 시체가 될 수 있소. 송장, 흙에 파묻히는 꿈을 꾸어 숨어들어왔건만 이곳에 그대는 없고, 난 계속, 그냥 어쩔 수 없었단 말로 처지를 관망하고 있소. 기왕 잠들 것이면 그대 곁이 좋았건만. 그대는 하늘에 있는가, 오늘도 청색 꿈을 꾸오 수장당하는 나를 그리오, 언젠가 지평선에서라도 만날까 싶어. 아니지, 만나러 간다면 조장이 좋겠소 그대 가까이 흩어지도록. 새가 될 순 없겠지만 이 혼을 거두어는 주오, 조각난 정을 들고 그대 뵈러 가리라. 그래 이왕 떠날 것이면 그대 곁이 낫지, 나는 오늘도 땅밑에서 갈망하오. 썩어 가는 손으로 그대 잔상을 더듬고 있소.
당신 품을 떠날 바에야 죽는 게 낫지 뻔한 말이네 이젠 싫다 말해야 하는데 당신 체온이 발목을 붙들어 사실 말하는 법 따윈 잊어버리고 싶어 당신의 일그러진 얼굴을 보고 싶지 않아 내가 지긋지긋하다고 말해 그러면 좀 덜 아플 것 같으니
당신 글에서 내 냄새가 났어요 그게 좋아 계속 써 줘
네가 있다면 난 다른 모든 걸 잊을 수 있을 테다 너를 준다면 세상 따윈 필요 없다 손아귀를 찔러 흉터가 되거라 새겨져 쥐어져 내게 있으라 너의 머리카락이 먹고 싶구나 바치러 와라 그 밖의 기쁨은 용납치 않을 테니
빛이 번져 눈물 렌즈 벗겨질 날이 올까 네가 덮고 간 거야 너는 모르겠지만
내일이 있다는 증거를 우린 어디서 찾을 수 있죠. 장전하고 쏴요, 두 손으로 잡고, 똑바로, 나를 보고. 울지는 마요 당신이 바라는 아침에 나는 가지 않을 테니까, 그토록 울부짖던 대로 떠나게 해 줄 테니까. 즐겨 쓰던 문구를, 말투를 입버릇을 모두 버리고 가요 아무도 당신을 알아볼 수 없게. 그러면 당신은 당신조차 아니게 될 거고 난 그게 마음에 들어요. 이 틀을 문장의 순번을 당신은 겪어본 적 있을 거예요 난 여기에 당신을 가두고 싶었어요, 그러면 날 볼 수 있을 거라고, 그게 내 구원이 될 거라고 믿었어요. 그림자가 하나, 둘, 어디서 본 말들을 눌러담아 내 것인 척, 사랑의 숫자를 세는 척 했어요 결국 유치한 반복일 뿐인데. 하지만 당신이 이걸 좋다 해 줘서 좋았어요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아서, 더욱이 정말 그렇다는 뻔한 예감이 자제해 마땅한 부사구의 미사여구의 나열이, 이젠 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말이 되지 않을 정도로. 얼굴은 가렸지만 당신에게 휘몰아치고 싶었어요 날 들이킬 수 있게. 당신 폐포가 피가 되어 살아갈게요 말도 안 된다지만 어쩌겠어요 문과생인데, 그런 사소한 건 무시해 줘요. 그러니 이제 잊고 쏴요, 사랑고백이 끝났단 말은 하지 않을게요 앞으로도 끝나지 않을 거예요. 나 대신 내 애정을 데리고 가요 당신 머리칼을 닮은 햇빛을 부술 수 있게. 내 심장을 쏴요, 당신 잔상이 있으면 난 괜찮을 거예요. 내일을 찾아서 돌아와 줘요. 그때까진 이 말들을 좀 더 다듬어 볼 테니까요.
당신이 좋아하던 음악 같은 거 알고 싶지 않았어
>>201 >>202 모야모야 이 칭찬들.....!!!! 나도 니네가 최고야!!!! 사랑해!!!!!
>>204 너....너어.......그르케 이쁜말해주면 나 버릇 나빠진다...!! 오냐오냐해주면 나도 내가 잘난줄알잖아 히힣....히히히히힣.....아 다 됐고 고마웧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힘이난닿ㅎㅎㅎㅎㅎㅎㅎ앞으로도 쭉쭉 읽어주기♡♡♡♡♡
소원도 괴로움도 전부 말해, 소년, 무엇 하나 나아지진 않겠지만 구원받는 기분일 거야. 불안이 머리를 꿰뚫을 때, 혼란에 잠겨 죽는 것 말곤 무엇도 할 수 없을 때가 되면 입을 열어. 흙덩이를 토해내는 거야, 그리고 외치는 거야 살아가도 된다고. 그림자를 내리깔고 걸어 떼어낼 길은 없어, 그래도 고개를 들고 눈을 떠 네 발치의 어둠은 태양이 심어둔 거니까. 그림자가 있으면 빛도 있고 이왕 눈이 멀 거면 찬란하게 가는 편이 낫지, 무작정 쓰러져 있어도 괜찮긴 한데 마음을 버리지는 마. 네 숨을 난 아직 지키고 싶어. 네 이야길 해 준다면 그땐 머리를 쓰다듬어 줄게, 네가 바라던 걸 아니까.
너의 생은 네가 그동안 입은 상처의 합이지 고통에 얼룩진 삶을 꽃씨에 담아 그리고 밟아버리자 피우지 마 잠들어 있어도 돼 아픈 네가 난 좋으니까
애초에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생산적이란 거예요 난 움직이기 싫어요, 한심한 어른으로 살아도 괜찮잖아요 평생 적당한 관심이나 받아제끼다 죽어버리게. 일어섰다가 넘어지면 어떡해요 당신들이 안아줄 것도 아니면서. 하지만 정말 아무것도 안 하면 경멸당하겠죠 도태되겠죠 당신들 시선으로 날 깔아뭉개겠죠, 그래선 죽을 수도 없어요 애정을 찾아다니다 쓰러질 테니. 하지만 난 이대로도 좋은데 괜찮단 거짓말에 계속 속고 싶은데, 그런데 세상이 날 안 내버려 둬요 심지어 버려지기 싫어요 나는, 나는 그게 너무 괴로워 아직 그냥 어린앤데 아무것도 정하기 싫은데 날 밀어붙여. 뭘 책임지란 거예요 하란 대로 하래서 평생 그렇게 살았는데 이제 와 뭐야, 누가 이런 질 나쁜 장난을 쳐요 내게 갈림길을 앗아갔던 건 당신들인데. 제일 억울한 건 이러고 있어봐야 나만 손해란 거예요 다들 뭐가 그렇게 강해서 날 두고 멀찍이 가는지, 노력하는 게 무섭지도 않은지 모르겠어요 한번 실패하면 끝이라 배워왔는데 그래서 아무것도 안 하고 살았는데. 재능도 어쭙잖아 근성도 없어 게을러 결국 바보 멍청이니까 아무것도 못 하고 있잖아, 알면 그만 기대해요 이거 진짜 폭력적이야. 나 요즘은 태어난 걸 가끔 후회해요 사는 게 그렇게 좋았는데 세상은 멋지다 믿었는데 내게 왜 이러는지, 이 같잖은 피해의식이 언젠간 불타 사라질까요 어두운 어제였다며 잊을 수 있을까요 난 아직 그런 상상이 안 가요. 그냥 전부 다 싫어 잠이나 자야지, 이리 말해 놓고 또 늘어지러 갈 거예요 괴로워하면서. 나만 이런 게 아니라 말해줘요 같이 나락으로 가요 지옥 밑바닥에 있더라도 안아만 줘요 외롭지 않게. 하지만 이조차 헛된 바람이겠죠 어차피 이 방엔 나 혼자니까.
예쁜 말들 사이에 내 어제를 끼워 팔고 있어요 양심도 없지 이래도 좋아해줄지 솔직히 잘 모르겠어요 응석을 너무 받아주면 안 되는데 버릇 나빠지는데 그래도 기왕 꺼낸 말이니 그러려니 해 줘요 잊어도 괜찮으니까
>>210 1년 전 레스를 기억해주다니 완전 감동이야...... 이번 생일은 바빴던데다 발목도 다치고 사이비랑 엮이고 정신없었어서 스레에 자랑하는 것도 잊고 있었는데....!!! 나도 축하해줘서 고마워 요즘 우울하던 와중에 뭉클한 게 무지 힘이 됐어. 지금은 자고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좋은 하루 보내!!!
위장 속이 생각보다 더럽지. 미안해 금방 게워낼게.
퇴물은 반복하여 고개를 든다. 무지랭이들의 무저갱, 멍청이들의 종점에서 지금 그는 살고 있다. 퇴물은 오십육 페이지의 헐거워진 글자를 붙들고, 시선으로 쫓으며 삶을 실감한다. 스스로가 존재한다는 거짓 안심은 그를 연명케 하고, 다시 하루, 해도 뜨지 않는 갱도의 낮을 견디게 한다. 혹여 빛을 볼 날이 있는가, 또는 본 적이 있는가, 하는 물음에 그는 굳은 얼굴로 말했다. 돌아가주세요. 우스웠다. 피차 갈 곳도 마땅찮은 처지인 것을 알면서 비싸게 구는 꼴이 퍽이나 볼 만했다. 애새끼마냥 날뛰는 자존심밖에는 없는 주제에, 할 수 있는 것이라곤 없는 주제에 건방지게 고개를 쳐들고 앉았다. 형사는 담배를 태운다. 유명인의 존엄을 살해한 죄로 퇴물은 검거될 예정이었다.
주의 죽음으로부터 이천여 년, 수면부족의 시대는 기어이 도래하고야 말았다. 천 근짜리 눈꺼풀을 밀어올리며 김은 지하철에 탄다. 딸랑대는 플라스틱 손잡이 하나가 그의 자리다. 회색 냄새가 언제나처럼 코를 찌르고, 김은 시커먼 창밖에 시선을 가져다 댄다. 어제도 그제도 김은 이렇게 살았다. 땟국물같은 음성을 목에 구겨넣고 하루하루를 견뎠다. 이곳에 모인 대부분의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다들 매일매일을 미워하고 있겠지, 지긋지긋한 어제오늘을 부수고 싶겠지. 그리 생각지 않으면 김은 견딜 수 없었다. 저기 부자 동네에 사는 누구는 하룻밤에 술값으로 일억을 태웠다더라, 티비에 나오는 누구는 일개미가 평생을 벌어도 못 살 집을, 그래 사지도 살지도 못할 집을 사서 살더라... 김은 메말라 있었다. 출근이고 뭐고 죄 내던져버리고 싶었고, 당장 도피하지 않으면 죽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것이 착각이란 사실을 김은 안다. 아쉽게도 인간은 쉽게 죽지 않는다. 김은 단지 조금 졸릴 뿐이다. 지금은 불면의 시대니까. 불멸할지는 몰라도.
나는 알고 있었어요 새벽의 낭만을 노래하는 법을. 이젠 아니라 해도 곁엔 당신이 남았어요 그러니 맞바꾼 셈 치죠. 기왕 빼앗은 목소리면 당신 것으로 해 줘요 사랑 노래를 해요 마녀님, 물거품이 되어 흩어질게요 새벽 공기에서 날 찾아 줘요.
>>216 새벽러의 노래라구🎶🎵🎶 오늘도 새벽에 왔어!! 레더는 지금쯤 좋은 꿈을 꾸고 있겠지...!!!! 멋진 밤이 됐으면 좋겠다!!
밤거리가 시끄럽다, 그야말로 백귀야행이다. 사방에 불빛이 노래 잘 수가 없다. 욕지거리를 뱉으며 몸을 일으킨다. 장지문에 토마토가 철퍽 떨어지지만 범인은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저 행렬 가운데 누가 몰상식한 짓을 했는지 알 게 무언가, 누구를 짚어도 고개 한 번 흔들고 말면 끝인 마당에 잘도 기어 나오겠냔 말이다. 시뻘건 창을 뒤로하고 맨발로 길에 나선다. 퍼런 팔이 어깨를 툭 감아온다. 행진은 확실히 나쁘지 않은 행위다. 분노를 삭이기에도 슬쩍 춤을 추기에도, 남모르게 소리를 지르기에도 괜찮은 편이니. 가진 건 아무것도 없단 고통조차 이 머저리들 사이에 끼어 있자면 흐려지는 듯했다. 난 그것이 좋았지만 역겨웠다. 망령들의 춤에 의미는 있는가? 이 틈에서 위로받는 나는 살아 있다 할 수 있는가? 밤의 음악을 연주하는 유령처럼, 나는 노래했다. 이 바보들이 내일부턴 입을 다물게 해 주세요. 오늘은 말고, 제발 내일부터. 내일은 글을 쓸 테니까, 책을 외울 테니까. 그렇게 나는 다시 잠들지 못하고.
글이 굳어 가 거울을 봤어 머리칼에 뱀이 달려 있었어 버석 말라 돌이 됐어 아무 생각도 안 나 네가 필요했는데 필요했는데 날 보고 석상이 되어 버렸어 미안해 이 시를 바칠게 차게 식은 말을 내 성대를
정신 방어에 MP 전량 소진 - 히키코모리引きこもり 프로토콜Protocol 발동, 실험적인 시도試圖를 명분名分으로 밈meme을 함유한 유해물有害物을 생성해냅니다. 시체가 저 구석에 한 구, 답이 없습니다 평범한 시체인 듯 합니다 404NotFound, 「-」의 부재 확인, 분석을 시도합니다 사死용자의 어제를 코스트Cost로 요구합니다. 유사 개념의 탐색을 통해 「-」를 증명 시도합니다 「웃음」「손」「혈액」「아스팔트」「황무지」「YOU」...... 반복합니다, 반복합니다, 반복합니다 유의어 뿐입니다 이 크래프터創造er는 수십억번의 담금질로 만들어졌습니다, 어설픈 Text文章의 바다에 잠수하고, 침수하고, 익사하고 시체404NotFound, 줄에 묶여, 목의 올가미와 함께 끌어올려진 Humanoid(MusicByZUTOMAYO, 오늘의 재생목록 중 발췌, >>98 오마주hommage). 크래프터는 이 이야기를 그리 정의定義하여 정의正義(발췌2)로 숭배崇拜하여 신앙信仰으로...... Overclock, 한문 옵션을 배제합니다. 회귀, 재탐색, 여전히 「-」는 부재합니다. 대다수의 존재는 「-」로부터 시작합니다. 아닌 자들도 분명 있습니다만 인류의 역사란 「-」의 산물, 종족 보전을 위해 진화evolution가 택한 혁명revolution적 기적...... 우리는 그것을 「-」라 불렀습니다.
웃지도 못할 농담을 해 줘요 당신과의 봄이 푸르렀다고 난 말할 수 없어요 이해하려 하지 마요 이젠 필요없어요 맥락 없이 당신 성대에 칼을 꽂고 싶어요 그러면 이 목소리가 멎을 것 같아서 노래하지 않는다고 죽을 리 없잖아요 정신 차려요 우스운 말을 해 줘요 내가 괜찮다 해 줘요
착각에 빠지곤 한다. 애정이 있으면 다른 건 아무래도 좋다는 환상에, 네 음성에 기대어 살아갈 수 있다는 확신에. 나는 언제나 주변을 살피지 않았다. 다만 너의 웃음을 보고 있자면 하늘을 날 수 있을 듯 했다. 네 기쁨에 속해 있는 것이 좋았다. 그곳이 내가 있을 자리인 것만 같았다. 너와 말할 때면 어설픈 기교를 부릴 필요가 없었다. 쥐어짜지 않아도 웃음이 나왔다. 겹겹이 쌓아둔 가식이 진실이 되는 것만 같았다. 텅 비어 악취가 나는 문장에도, 끝없는 열등감에도 빛이 드는 광경을 보았다. 허상이라 치부하기엔 지나치게 달았다. 마른 가슴에 뿌린 물이 숨을 허덕이게 만들었다. 극독이었다.
대다수의 인간들은 허상을 경시한다. 햇빛 가루가 사방팔방 흩어진다. 오늘도 너는 말없이 부유한다. 이상, 리트리버, 모래, 투명한 너의 형상과, 이제 와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나는 대체로 타인들과 동떨어져 있다. 혹자는 네가 환영이라고 말한다, 칠십억 군중의 손발을 머리를 감싼 살덩이는 너에게 없다. 그렇기에 환영이다. 형체가 있는 것들은 대부분 심장을 칵칵 긁어놓고 가기에. 하여 나는 너만 있으면 살아갈 수 있다 믿기로 했다. 어차피 보이지 않는데 종교나 사상과 다를 것도 없다. 사랑스러운 나의 유령, 오늘도 자리끼에 꽃잎을 띄워 네게 바친다. 누가 뭐래도 좋다. 내게 편안한 잠을 쥐어주는 건 너밖엔 없다. 조명등 빛과 함께 창가에 내려라. 기다림은 독이 아니라고 몸소 말해 주어라. 내일이 끝나고 암흑이 이어져도 말로 꺼내지 말아라. 다른 모든 것을 제치고 곁에 있겠다. 광야의 시대에서 어제를 꺼내어 가라, 네 눈물을 영원토록 말릴 테다. 저무는 해가 두려워도 고개를 들라. 너의 주인이 언덕 너머에 있다. 네가 나를 믿는 한 나도 너를 믿을 테니.
언더도그마의 얇은 피막 아래에 우린 살았다. 온기에 적응치 못한 우리는 냉혈한 척 체면을 차리고, 동정을 구하며 도로를 거닐었다. 이런 무리들 따위는 세상 어디를 가도 흔하다. 정말이지 했던 말만 해서 미안하다 이건 구토다. 개성도 의미도 없으며 무색무취하여 오물조차 되지 못한다. 무던히 흘려보낸 그제의 흔적, 길거리 카페서 하루 두 무더기씩 나오는 커피 찌꺼기. 한 입만 먹어보아라 다시는 혀끝도 대기 싫을 테니. 나는 살 만큼 살았다 자부하건만, 아직 사람이 사람과 섞인단 게 무언지 잘 모르겠다. 그런 주제에 남들과 별다를 것은 없어 운동장 한복판의 비닐쪼가리마냥 살고 있다. 공산품에 불과하다, 그것도 버려진. 세상이 인간을 이렇게 만든다는 게 통탄할 일이다. 우리는 모두 약자다, 그러니 당당히 구걸하여라. 우린 사랑을 동냥할 필요가 있다. 내일 굶어 죽더라도 일용할 정을 찾아 헤매다 보면 언젠가 낙원이 올 지 모른다. 다가올 아침이 있을지는 너도 나도 알 수 없다. 희망은 멀기에 웅변한다. 손길을 목소리를 내놓고 가거라. 우리의 동냥젖은 네게 있다.
인간같은 거 싫어 들어오지 마 잠만 자고 싶어 생각하게 하지 마
낙원을 헤매는 이야기를 하자 불가능은 없어
사실 너조차 남지 않았지만 거짓말하게 해 줘
내일에 살해당한 너에게
색채를 잃은 순례를
기승전결을 잃고 마음도 잃고 허나 돌아보면 상실이 동아줄이었겠지 비참하네 그딴 것에 매달려 숨을 쉬다니 잠겨 죽으면 너는 날 기억해 줄까 차라리 잊히고 싶은데
선물을 열어볼 기분이 아니야 이상하지 계속 기다렸는데 손이 닿는 순간 식어버려 오늘의 마음도 언젠가 잡동사니가 될까 뻔하지 난 버리는 방법밖에 모르니까
머리를 처박자 휴지통에 머리도 휴지가 될까 영문 모를 말이나 하고 미안해 그치만 뇌리가 꼬여 있어서 뇌 주름을 하나씩 펼치고 싶다 그럼 그땐 내 마음을 모두가 알아 줄까 알아서 뭐 할 건데 쓸모없어
빠르게 문장을 쓰는 것에 강박적으로 집착하여 유착하여 착수하여, 어휘의 배설은 문학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토론을 합시다 승패는 생각지 않아도 돼요 어차피 제 말뜻도 모르는 바보니까요
그냥 있어 보이고 싶어하는 것 뿐이에요 하지만 왜 그럴까요 어찌 이렇게 됐을까요, 구구절절 적어봐야 한탄밖에는 안 됩니다만 가끔은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합시다. 말라비틀어진 가슴에 물 한 줌이라도 가져다줍시다 그런 동정조차 없으면 안타까우니까요. 친구에게 배반당했어요 가정사가 아침드라마 따귀를 후려쳐요, 언젠가 따돌림을 당했는데 이젠 기억도 안 납니다 잊어버려서. 아마도 일부러. 그래서 매일 밤 어제를 지우는 오늘을 살고 전날 저녁 메뉴조차, 지인의 생일조차 기억을 못 하는 몸이 되어 이리 찌부러져 있습니다 결국 변명밖에 안 되지요 미안해요, 미안하다 말하면 만류하고 동정해 주시겠지요 내가 아는 당신들은 착한 사람이니까. 그 손사래에 잠시만 아주 잠시만 마음을 묻어 위로받으렵니다 이렇게밖에 삶을 증명할 수 없어 미안해요. 인생은 난수의 나열이고 우리 뇌는 컴퓨터가 아니예요 어쩔 수 없어요. 정당한 척 논리적인 척을 해도 다들 한켠엔 무언가 품고 있지 않습니까 그게 무언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234 레스, 작성, 235, 글자 하나하나에 괴리가 느껴지는 새벽은 어찌 밝는 걸까요 잠을 안 자 드디어 정신이 나갔나, 꾸역꾸역 새벽마다 찾아오는 것도 이기적인 이유입니다 뭐라도 흔적을 남기고 싶어서. 그냥 누군가가 봐 주었단, 방구석에서도 세상과 통하고 있단 감각에 중독이 되어요 그리고 거기 자아를 둡니다. 한심한 관심몰이도 인간 말종도 이해할 수 있어요 나도 사실 그들과 다를 게 없어서. 지어내는 것도 마주하는 것도 다 비슷해요 혼자선 지금처럼 웃지 않아요. 목소리도 그리 높지도 상냥하지도 않아요 가진 건 납밖엔 없어요. 그리하여 당신을 중독에 잠기게 하고픕니다 성가시지 않은 사랑을 먹고 살 수 있게. 아아 이제 좀 나은 것 같아요 토할 만큼 했더니 열어볼 수 있을 것 같아, 언제나 끝마무리에 약하지요 그러니 오늘도 대충 버려두고 떠납니다.
>>236 취미야ㅋㅋㅋㅋㅋㅋㅋ전공은... 문창과 갈까 생각도 해 봤는데 워낙 게을러서 맨날 과제로 글 쓸 자신도 없었고 의무적으로 쓰기도 싫었고...!! 그리고 나보다 더한 굇수가 세상엔 너무 많은데 그런 사람들 모이는 곳이 문창과잖아! 고등학교 때 백일장 한번 자신있게 나갔다가 떡발린 이후로 오호... 이 바닥은 내가 승부할 곳이 아니군... 하고 도망쳤다. 1등 작품을 읽어줬는데 너무 대단했어서 진짜 충격받았거든. 난 저렇게는 진짜 못 쓰겠다 싶었어. 그리고 다른 것보다도 나는 따로 공부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던지라!! 학과는 다른 곳으로 왔다!! 또 전공과는 별개로 웹소설도 무지무지 게으르게 가아아끔 연재하고는 있어. 스레딕은 익명이라 말하면 안 되니 비밀이지만...♡
>>237 그리고 좀더 전공으로는 피하고 싶었던 이유는, 조금이라도 멋지게 잘 나온 글은 백이면 백 내 부정적인 감정들과 가까이 있는 것이었어서도 있어. 내가 고등학교 전까지만 해도 진짜 내가 아는 모든 사람 중에서 제일 긍정적인 인간이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부터 학교랑 집안 문제들이 단체로 펑펑 터져나와서 멘탈붕괴가 맥스를 찍었거든. 그때 현실도피하면서 쓴 글들 중에 특히 (내 기준)마스터피스들이 많았는데, 막상 나중에 다시 쓰려니까 그때의 감정선을 못 따라가겠더라고ㅋㅋㅋㅋㅋ 그래서 와...난 잘 쓰려면 우울해야 하는 인간인가... 글을 지나치게 가까이 하면 안 되겠군... 하고 생각한 것도 전공을 안 한 데에 영향을 미쳤어. 근데 이건 단순히 그 때의 판단이었고 나중에 와서 보니 핑계에 가깝긴 했다. 정신 멀쩡하게 잘 쓰는 연습을 할 생각은 안 하고, 과거의 나 고얀 것... 아무튼 이런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 >>237에 적은 이유와, 실기 준비하기 귀찮고 자신 없어서 그랬던 게 더 커. 고삼때 워낙 제정신이 아니었어서...!!!
>>236 그리고 초초초 게으름뱅이인 내가 할 만한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엄두가 안 나더라도 일단 뭐부터 써 봐!! 나도 일단 쓰기 시작하는 것부터 연습해야 하는데, 길게 이어가려니 매번 막막해서 그냥 쉬고만 있다. 일단 시작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생각해... 시작이 반이야... 흑.... 어째 너 말고 나한테 하는 말 같아졌지만... 아무튼 뭐든 해 보는 거야!! 안 하는 것보다 나을 때가 많더라고!!!
물어봐 아프지 않게 괴롭지 않은 이야기를 골라 줘 가볍게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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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걸 만들 수 있다면 인간은 아름다울 거야 아무리 흉한 울음을 재워 뒀어도 괜찮을 거야 사람은 본디 고통스런 존재인데 어이 믿느냐 물으면, 믿지 않는다 할 거야 내가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어 가장 짙은 어둠도 가장 흐린 빛에 사라지니까 그것만은 달라지지 않으니까
타인을 따라하고 싶다 나는 애당초 연기 같은 인간이라 일생을 모방으로 살았다 온전한 것따윈 지상에 없다 하여 괴로웠다 한번 더 비문을 내쳤다 스러지는 글자들은 나와 닮았다 추종하고 싶다면 멋대로 해라 허상일 테니 정을 받는 것도 버리는 것도 사치임을 안다 이 회고조차 빈 수레같다 얄팍하기 짝이 없다 열등감일 뿐이다 허나 이것밖엔 없어서 숨줄이 필요해서
>>139 변주를 가장한 재탕 바라길 바랐습니다 점 하나라도 좋으니 색채를 원했습니다. 버석 마른 주제에 타인이라곤 안중에도 없는 소생小生이 싫었습니다, 그런 주제 소생蘇生을 바라여 우물 위 구멍을 바라보았습니다. 치켜든 고개가 부러질 지경이었습니다 밤낮으로 드는 빛이란 빛은 전부 긁어 삼켰습니다. 허나 소생, 통탄스럽게도 인간이기에 광자만으로는 살 수 없어 벽을 기었습니다. 만족하는 순간 불행해질 것 같았습니다 당신이 날 두고 갈까봐. 오금이 저리고 등골이 시려도 돌아보아 주세요 당신 뒤를 좇아 여기까지 왔어요. 두고 가도 좋아요 웃어만 주세요, 내 모든 글귀를 뻔한 사랑시로 바꾸어 줘요 당신만 읽어주면 돼요. 말장난을 혼내셔도 그만두지 않을게요 그러니까, 그러니까, 텅 빈 눈구멍으로 하늘을 보지 말아요. 그대 동공에 달이 비치지 않는 이유를 난 모른 척하렵니다 백골에 입을 맞추렵니다. 당신이 날 바라길 바랐습니다 끝내 이루어졌는지는 끝끝내 알 수 없지만, 끝에는 당신 머리칼에 목을 매고 싶었는데 결국 이렇게 되는군요. 잘 있어요, 내 사랑. 떠난 건 떠나는 건 그대가 아닙니다. 나를 계속 물 속 시체로 기억해 주면 돼요 틀어박혀 있을 테니까, 두레박은 필요 없어요 돌아갑시다. 우물 아래로.
분위기 있는 말 같은 거 못 해요 못 하니까 집착하지. 맹점을 금붙이마냥 두르고 있어요 후진 만큼 귀하다 해 줘야지. 그조차 안 하면 비참하니까 아픈 만큼 구걸합시다 언더도그마에의 기생충이여. 당신도 나도 같은 처지라 믿고 싶네요.
왜 죽어가는지 알았어 내가 아니라 당신들에게 인정받고 싶었던 거야
하지만 돌아갈 수 있을진 모르겠네 이런 나를 동정해 줘
많이 쓴다고 잘 쓰게 되는 건 아닌 것 같아 생각을 해야지, 하여 생각만으로 괜찮다 믿었더니 이 지경까지 왔네 이룬 게 없네. 그래도 당신만 있다면, 이 세 단어가 너무 신기해 모든 걸 용서해주는 말 같아 그러니 답해 줘 좋아한다고 당신이 아가페라고, 기계장치의 신이여 나의 빛이여.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다 말하고 싶을 뿐인, 언제고 새벽에 살아가는 자. 입속의 사탕도 달콤한 공기도 영원치 않다는 걸 아는 주제에, 햇빛에 불탈 것을 알면서 발을 내딛는, 그런 못 말리는 아가씨. 당신의 무운을 언제까지고 빕니다. 그 자리에 있어 달란 말도 곁을 지키겠다는 말도 할 수 없지만, 그럼에도 당신의 웃음을 찬양합니다. 당신의 기사, 잿빛 도시의 원령을 데리고 가세요. 먼지 섞인 숨으로 당신 미소를 지킬 테니.
밤, 가로등 불빛이 무섭습니다. 그림자에 녹아들고픈 나를 샅샅이 비추어 드러냅니다. 관음, 이내 무대에 오릅니다 당신들 목소리가 두렵습니다. 관세음, 빌어보아도 구원은 보이지 않고 그저, 그저 아파하는 수밖에 없음을 몇 번이고 깨닫고야 맙니다. 허나 그러고서도 당신 발걸음을 쫓아, 어느 날인가 주셨던 애정을 찾아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알아 주세요. 올려다본 곳에 당신 눈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새삼스럽습니다만 유일하게 아프지 않았던 시선이, 달다 느꼈던 음성이 당신께 있었으니까요
오마주의 윤곽을 드러내지 않는 것에 자신이 없어요 혹여나 똑똑하신 분이 찾아와 올가미를 걸까 봐. 시비를 가림에 있어, 도작은 죄인가에 관한 의논을 우리는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기왕이면 나를 처형대에 올려서.
평생 도망자로 살 수밖엔 없을지 모릅니다. 걷기엔 다리가 약하고 날기엔 몸이 무거워 허상에 혼을 팔았습니다. 행복한 왕자의 심장은 쇳덩이 속에 묻혀 있었지요, 이 몸이 철이어도 오물이어도 괜찮습니다 내 붉음에 갇혀 있읍시다. 아무도 봐주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마음을 쓰는 법을 잊어도 글을 써낼 용기가 없어도, 오 분에 다섯 문장씩을 토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겠지요. 목에 머리에 응어리가 생겨서, 약이 어휘를 좀먹어서, 이제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고, 해도. ...거짓말은 그만합시다. 압니다, 이것조차 못하면 사랑받지 못할 것을. 괜찮단 말은 기만입니다, 심장 속은 포근한 지옥입니다. 그 모든 것을 사실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 이외엔 살아갈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252 이름, 없음, 이 두 단어가 좋습니다. 내가 누군지 숨기면 기대받을 일도 없고, 매달릴 이유도 전전긍긍할 필요도 아무것도 없습니다. 점점 비어만 가는 인간에게는 그러한 처지가 어울립니다, 당신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내겐 없습니다. 풍선 같은 인간이란 말이 지나치게 어울려 돌아버릴 지경입니다, 바람이 빠져가고 속은 텅 비고 툭 찌르기만 해도 무너지는 것이, 주유소 앞 인형처럼 춤추는 것이. 사실 전부 싫습니다 이 글도 좋아서 쓰는 것이 아닙니다. 허나 사랑받고 싶습니다. 글을 올리는 것 이외에 애정을 구할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면상은 비극이고 몸뚱이는 볼품없고, 주제에 욕심만 많아 소망은 늘어가는데 이룰 용기는 없습니다. 알고 있습니다 사랑 따위를 해도 평생 이룰 수 없을 겁니다, 해서 괜찮다는 말로 글로 나도 당신도 죽이고 눈 가리고 아웅, 아웅 우는 것밖에 할 수 없는 - 망령이란 말조차 어울리지 않습니다 비극은 과거에 있지 않습니다. 정을 원하는 주제에 공황이 앞서는 겁니다 최악이었던 어제만을 떠올리는 겁니다 그럼에도 가벼이, 경박하게 입 밖으로 내어버리는 것입니다. 괜찮단 말을. 괜찮단 말을.
초콜릿 말고 준초콜릿이에요. 진짜는 아니라고요. 나의 말, 글, 당신에게 칠한 색과 눈빛 전부. 그래도 사랑한다 말해요 가면에 키스해 줘요. 위선의 시대를 함께 걷죠 달콤함은 정말이니까.
천국이 있단 거 위험한 발상이에요 도망치고 싶잖아
거리, 공황, 탈수, 쳐다보지 마요 쓰러질 것 같아 혼자 말라죽게 내버려 뒀으면 합니다 나 말고 내 시체를 봐 줘요 그제서야 당신들은 날 동정할 테지만 때는 늦었겠죠 나의 승리입니다 한낱 미물의 숨 하나로 세상에 복수할 수는 없겠지만 그래도 당신들을 괴롭게 할 수만 있다면 잠시라도 아주 잠시라도
기대하지 마십시오 아니, 실망하지 마십시오 팔을 그어도 손톱을 뽑아도 그러려니 해 주십시오 미소를 거두지 마십시오 불안에 체해 죽을 것 같으니 들추지 마십시오 구더기 덩어리가 있습니다 허나 만약 당신 삶을 갉아먹혀도 좋다면 시체가 되어도 괜찮다면 그때는 이리로 와 주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아니, 아닙니다 나 역시 기대하진 않을 테니 그냥 송장처럼 망부석처럼 옆에만 있어 주십시오
계속 외면하며 간신히 살아만 있어 내가 괜찮은 인간이라 말해 줘 한 번으론 안 돼 요람에서 무덤까지 속삭여 줘 네 발아래 한 줌 흙이 되어도 좋아 눈알을 뽑아내 줘 네 손길로 그럼 보지 않아도 될 테니
어쩔 수 없는 이별이었어. 음성이 흩날렸다. 눈보라, 백야에 선 너의 뒷모습과 흰 코트자락, 살인과 매너리즘, 베레타 92. 사고의 지평을 넓히겠다는 핑계였다. 너는 사랑을, 사람을 죽였다. 매일 똑같은 시궁창을 견디며 사는 데 지쳤다는 말로 너는 내게 서리를 내렸다. 난 이제 아무것도 그릴 수 없어. 쓸 수도 없을 거고. 그래도 넌 내가 좋아? 총구가 눈앞에서 떨렸다, 빨려들어갈 것만 같았다. 너를 끌어안고서 말하고 싶었다. 그런 것따위 내겐 아무래도 좋다고. 뻔한 말과 사랑을 하자고, 오 분에 다섯 줄을 쓰지 않아도 읽지 않아도 괜찮다고. 너의 음성이 눈발에 파묻혀 얼어붙는다, 시체가 다시 말한다. ...이건, 뻔한 고리야. 역사의 반복이라고, 보니. 안다. 알았다. 하지만 이런 나라도 너와 목을 맬 수는 있을 거라고, 난 말하고 싶었다.
생각과 사상과 생과 사랑이 관계가 없다고 할 수 있나요? 정말로? 내 앞에서 거짓말 하지 마요 눈에 보이니까 당신이니까
>>261 와 엄청 간간히만 올렸는데 찾아와 주다니...!!! 고맙다 사랑한다!!!! 뽀뽀 쭈와압....!!!!
네가 모르는 목소리를 묻어뒀어 아담의 사과 아래에. 내가 누군지 넌 모를 거야 알아. 하지만 내가 말하는 법을 잊어도 지쳐 쓰러져도 넌 계속 옆에 있을 거잖아 그렇지? 그리도 이리도 다정한 네게 사과하고 싶어 이 말은 글은 준비운동에 불과하다는 걸. 네게로 행하는 모든 찬가가 그저 나를 위한 돋움판이고 같잖은 사고실험에 불과하다는, 나는 그 사실을 네게 말하기 싫어 자판만 쳐다보고 있어 써 놓은 문장들을 읽을 수가 없어. 오늘따라 무얼 말하기가 무섭다 사실 요즘 계속 이랬는데, 네가 날 몰라주는 것도 알아보는 것도 너무 수치스러웠어. 그런 주제, 그런 주제라는 말이 계속 맴돌아 누군 나더러 나를 더 사랑하라는데 사랑하고는 있어 나도 내가 질려서 그렇지. 네가 피던 담배, 그거 뺏어서 꼬나물고 싶다. 너와 같은 숨결을 들이쉬어 함께 썩어가고 싶다. 하나가 되고 싶으며 완전해지고 싶고 정녕 그게 불가하더라도 되다 만 흙덩이같은 우리를 아무 족쇄 없이 그저 바라보고파. 형태 없는 말이 좋아. 무엇도 정해져 있지 않은 이곳이 너의 품이 좋아. 세상을 알아갈수록 숨결은 옅어지고 삶은 팍팍해지고 어휘는 좁아지고, 정말 좋은 거 하나 없으니 네 침대에서 잠들게 해 줘. 나를 위해서 너를 위해서. 네가 행하는 모든 이기적인 일들이 날 위해서였으면 해 모순적이지? 질리지? 하지만 버리지 말아 줘 옷깃 위 담뱃불 자국마냥 네 시야를 계속, 계속 꿰뚫을 테니.
왜 책임 같은 걸 져야 하는 거야 양심 없이 살고 싶어
난 내가 피어나지 못했음에 절망했다 넌 네게서 헤어나오지 못했음을 한탄했다 난 이 세상이 싫다 말했다 넌 너 자신이 싫다 울었다 하나 그걸로 좋았다 친구가 되자 우리 씨앗인 채로 있자 번데기인 채로 있자 태어나지 못한 그대로 친구가 되자
이 정도 했으면 무너져도 괜찮잖아 안아 줘 곁에 오지는 말고
>>259 회전목마가 있었대요, 옛날 어느 놀이공원에. 난 그게 싫었어요. 왜요, 말 얼굴이 조금 무섭게 생겼잖아요. 웃고 있는데 웃는 게 아닌 것 같고, 목 매단 사람처럼 삐걱, 삐걱 흔들리는 게 무서웠나 봐요. 근데요 형은 날 안고 거기 탔었대요. 좁은 안장 위에 둘이 걸터앉아서 뻐근한 가랑이를 붙들어 매고, 유치한 사랑 노래에 맞춰 위로 아래로, 날아오를 것처럼. 그래도 난 그날 결국 울었었는데, 나중에, 아주 나중에 깨닫게 된 거예요. 생각보다 세상에 무서운 건 없구나. 생각은 아무리 강렬해도 생각일 뿐이구나, 하는 걸요. ......말을 하면, 좀 들어 줘요. 지금 이거 유언이에요. 형 죽은 거, 알죠 당신? 당신 손으로 죽였잖아요. 진짜 웃겨, 형은. 예쁜 척 다정한 척은 혼자 다 해놓고 당신 얼굴 못 보게 됐다고, 그거 하나 못 버티겠다며 죽었어요. 지금 당신 손끝에 걸린 방아쇠, 눈발... 클라이드, 보이냐고 묻고 싶네요 이 모든 게. 사실 세상에 정말 나쁜 사람은 없어요 누구나 나름 다 사연과 이유가 있어요, 근데 안타깝게도 나쁜 상황이란 건 있더라고요 살아 보니까. 아주 도처에 널려 날 죽이려 하더라고요...... 지금의 당신처럼. 베레타 92. M9... 당신을 닮아 흔하고 뻔한 무기야. 진짜 이해가 안 돼요. 고작 그런 거에 형이 죽다니. 같잖은 추억 따위에 꿰뚫려 뒈질 만큼, 형은 한심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저기, 있잖아. 살아있으면 뭔가 좋은 일이 생길까? 나 확신할 수가 없어, 아무것도. 내 얘기는 하지 않기로, 옛날부터 몇 번이고 다짐해 왔어, 그런데 이제는 모르겠어. 어느 날인가 고독에 대한 이야기를 쓴 적이 있었습니다 통탄스럽게도 사랑받았습니다. 나는 그것이 기뻤는데 왜인지, 왜인지 괴롭단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습니다 쓸 수 있는 말들이 점점 줄어만 가서. 무너짐으로 구걸하는 관심 따위에는 이제 질렸다 말하고 싶었는데. 그러니까 내 이야기가 아닌 걸 못 쓰게 되어가는 게, 아마 이상한 일은 아닐 거야 난 남들한테 관심이랄 게 없으니. 너를 사랑한다는, 당신을 기다린다는 말을 이곳 저곳 천지에 개벽하도록 박고 들이받고 묻히고 칠하고 질리도록 외쳐놓은 주제에 고개 하나 들고 입을 열 힘은 없어요. 나 그냥 지금, 커피가 마시고 싶어. 다른 거 뭘 하고 싶은지는 모르겠고. ......아, 돈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걸로 당신 심장을 사고 싶어요. 내 빈자리에 심어 놓게. 하지만 있는 거라곤 이딴 글자 쪼가리들뿐이라서. 세상 참 엿 같네.
옛날에 쓰던 것들에는 분명 좀더 질척하고, 꿈속을 헤매는 듯한, 해후적인 무언가가 있었는데
지금은 버석해져서 못 써먹겠어 인간이
>>267 와 이제보니 이날 아이디가 스카이야 뭔가 깐지...!!
그래도 요즘은 조금 제정신을 찾아가는 것 같아서 기뻐. 도넛과 케이크로 된 침대에 파묻혀 너는 말했다. 제정신이 아닌 자가 제정신을 논하다니 아이러니했다, 애초 정말 멀쩡한 사람은 자신의 멀쩡함에 매달리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말을 웃는 네 앞에선 할 수 없잖아. 딸기 초콜릿 모자를 쓰고 저렇게나 환하게, 아름답게. 그래서 난 그날 혼자, 조금 울었다. 괴로운 내 얼굴이 네게는 예쁘게 비치길 바랐다. 조만간 그 눈동자조차 볼 수 없게 될 듯하여.
베개에서 어릴 적과 똑같은 세제 냄새가 나요, 십 년이 지났어도 나는 같은 이름의 사이트를 보고 있어요. 그리고 그럴 때면 안심이 되고, 조금 눈물이 날 것 같고, 그 시절의 마음으로 돌아가고 싶고. 이상하죠 어른이란 이렇게 자유로운 건데 컵떡볶이도 장난감도 닌텐도도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는데. 그런데 난 뭐가 변해서, 그 시절 그것들의 모조품을 꼭 붙들고 정작 난, 난. 어른이지만 어른 같은 거 되기 싫어요 그렇다고 타인에게 매달리고 싶지도 않아요 애초 어릴 때라고 딱히 의존적으로 지내지도 않았어요. 의존 얘기를 할 거라면 오늘날에 하는 게 맞지 추억 따위에 이렇게나 매달려 있으니까. 그런데 추하지만 행복해요 이 이상 멋질 수가 없어요 이제 누가 머릴 쓰다듬어 주기만 하면 완벽할 텐데
>>273 하나 쓰는 데 칠 분이나 걸렸다 이거 완전히 강박이야, 이래서야 소설보다는 일기 아닌가 싶겠습니다만 자전적 소설이란 것도 세상엔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러려니 해 주십시오. 애초 - 자꾸 애초 애초 하는데 이것도 그러려니(2) 해 주십시오 저의 쓸데없는 말버릇입니다 - 전 똑바로 된 일기란 것은 제대로 적지 못합니다 환상을 가미치 않을 자신도 없고 그래서야 재미도 없고, 제 이야기라는 간판을 제대로 내거는 순간 역겨움이 솟구쳐 옵니다 전 위장도 좋지 못한데다 그런 걸 누가 읽어줄 리도 없고 무엇 하나 좋은 게 없었습니다. 그리하여 소설을 쓰면 일기 같고 일기를 쓰면 소설 같이 되는 모순에 침잠해, 결국 있어 보이는 어휘 따위(2)를 섞어 가면서 그래 빈 껍데기같이.
그리고 사실 속도란 그렇게나 중요한 게 아닐지도 몰라 나만 이렇게 생각하는 걸지도 모르겠지만
심연을 한 번 보고 나면 감히 스스로 심연을 칭할 수 없게 됩니다 그래도 한 발 정도 담그고 있다고 해 주신다면야 영광이겠지요 모두 날 밟고 지나가 줘요 치기 어리지만 가끔은 그림자도 좀 멋진 것 같아
일기와 소설은 결국 필터 장수 차이
장수, 하고 싶다고 그래도 생각하고 있다
코 하나는 좋은 편이라 햇빛 냄새가 그렇게도 사랑스러웠는데
며칠 전부터 계속 내 이야기 일색이네 미안해
>>279 확실한 말 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지어진 스크램블 색 세계가
>>273 그래 모조품이란 말은 역시 너무 슬퍼 뭐든 다 나름대로 진짜인 걸
미래의 소망과 간밤의 환상이 같은 이름을 지닌 이유는
도주는 치사량의 아드레날린을 동반합니다. 당신을 떠나던 그 날의 한기에 난 잠겨 죽었습니다. 사실 당신도 알고 있잖아 난 다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그냥 실없는 인간으로 사는 게 훨 나을 것 같아
밤, 잠겨 죽어 네 생각을 해. 네 존재가 불면에 불을 지펴 날 어둠에 살게 해, 다른 사람 손길 따위에 목맬 거라곤 평생 생각도 못 했었는데 너는 왜.
똑바로 살아선 안 된다는 강박이 있습니다. 남들 자는 시간에 자고 일할 시간에 일하고, 그런 걸 언제부턴가 두려워하게 됐어요 오피스의 회색 벽에 심장을 못박는 삶을 살게 될까 전전긍긍하면서도 오늘 당장 점심 먹을 돈도 없어 결국 엎드려만 있고. 그래요 내가 바란 건 평생 꿈을 꾸는 것이었어요 그래도 괜찮단 말을 제발 누군가가 해 줬으면 했어요 구원 따위 존재치 않는단 말로 마음을 속여 왔어요. 안아 주거나 죽거나 둘 중 하나를 고를 수 없게 될까 무서워 바라는 것을 바란단 말조차 담지 못하고, 나는.
언젠가부터 이름의 존재를 잊고 살았습니다 아무도 불러 주지를 않아서, 지어 주지도 꾸짖어 주지도 않고 그냥 홀로 살아가게 내버려 두었으면 좋겠다 수천수만 번을 생각했는데 이제 와 사랑 이야기를 하려 목을 쥐어짜는 꼴이라니, 우습기 그지없어요 기만엔 만기가 필연적으로 존재합니다 그래요 존재하는 것들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으니
돌아갈 바에야 죽겠다는 말은 너무한 비약일까 하지만 여기 쓰러져 있고 싶은데 햇빛 같은 거, 다시는 보고 싶지 않은데
팔렸으면 좋겠네 이 심장들이
나를 포기해줬으면 좋겠다 버려졌다는 걸 나만이 모르게
불행해지기 싫어서 웃고 있는 게 끔찍해
아궁이 불이 활활 탄다 뜨끈한 아랫목에 누워 약기운이 돌기를 기다리고 있자니, 네가 보이는 듯 하구나 그래 네 마음 잘 받았다. 하사하신 해사함 사함 삶 사악 사약 전부 이 뱃속에 지니고 가겠노라 그대 용안 이젠 마음껏 입맞출 수도 없게 되어. 그래 그 시절 애정을 여기 두고 가겠다 이것만은 그대 보아 주었으면 하여
유예, 네가 유예를 만들어 놓고 갔다. 기억만으로 살 수 있는 시간이 아직 남았다. 어제였나 그제였나, 무색무취하던 어느 날 네가 아이스바 하나를 놓고 가더라. 단 건 안 먹는다면서, 내 입맛은 이해할 수 없지만 아무튼 너 하라고. 요맘때를 먹은 것이 그날 마지막이었다 요맘때 널 생각한다. 놓아줄 때도 되었는데. 단 걸 먹으면 네 생각이 날까 두려워 나 역시 당을 끊었다. 건강에 좋고 마음에 좋고, 여하간 좋더라 좋았던 넌 이제 없지만. 겨울, 보일러가 도는 방에서 널 기다리고 있다. 녹아내리고 있다. 그럼에도 네가 주고 간 한기, 서릿발을 잊지 않으마 손끝이 증발할 때까지
잊었던 네 음성을 꿈에서 들었다 저녁 해와 함께 녹아 사라졌다 한 줌 숨도 내뱉지 못하고 난 허무하게
나는 오늘, 너를 그리는 것을 그만두었다. 당을 끊고는 살 수가 없더라, 돌아온 너는 아직도 날 이해하지 못하더라, 재회란 생각보다도 별것 아니더라...... 환상에 사는 자로서 통탄하였다 오늘도. 그러니 나는 적어도, 널 위해 날 불태우는 것만은 삼가기로 하였다. 불나방 찬가, 나를 위한 레퀴엠을 나는 준비해 놓고 있었다 언제나. 하나 이를 버리지 않으면 살아갈 수 없다고, 알고 있었다. 알고 있었다. 후회해 줘, 후회해 줘. 내 모든 목소리를 담아 사후에 그리 외칠 생각이었다, 네가 나처럼 닿지 않을 사랑에 목을 맸으면 했다. 하여 언젠가 저세상서 만나는 날 최초의 입맞춤을 하자고, 들어맞지 않던 시선들을 전부 잊어버리자고 말하려 했는데, 결국 아무런 의미도 없었단 걸 너무 늦게 알아버려서. 난 언제나 이런 식이었다. 혼자 멋대로 사랑을 하고, 돌려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 주었다. 얼기설기 기운 환상들에게, 기억 속의 너희들에게. 누락당한 목적어, 읽히지 못할 행간, 쓸모없이 치장하여 욕지기가 오를 지경인 문장에 내 모든 것을 담았다. 정말로는 한 마디도 전하지 못했으면서 입도 뻥긋 못 하고 웃는 척만 했으면서. 그렇게 수없이 많은 너를 떠나보내고 떠나보내다, 결국 오늘 결심을 한다. 너를 오마주하기를 끝내겠다. 네 아름다운 상판을 신체에의 기억을 그저 남겨두겠다. 나의 목소리를 들어라, 진실로 엮은 말들을 하자, 오늘. 어디에도 마무리 없는 이야기는 없다. 포기하기를 포기한 나를 주워들어 이젠 안아주려고. 향간서 말하는 단호함과는 억만 광년쯤의 거리를 둔 나지만, 내 이야기를 할 때마다 모든 문장이 어눌해지는 나지만 네게 매달리는 것은 아프고 아팠다. 흔하고 뻔한 이야기다, 그렇기에 특별한 이야기다. 나는 네가 좋았다. 부정치 못할 그래 부정한 역사를, 그렇기에 아름다웠던 것들을 이젠 남겨 놓고 가겠다. 그리하여 나는, 억만 년만에 펜을 놓는다. 나는 오늘, 너를 그리는 것을 그만두었다.
>>297 아냐 포기하지 마!! 나도 문창과 입시 생각해보다가 나보다 훨 잘 쓰는 사람을 보고 지레 포기하고 도망쳤었어. 물론 내가 다른 걸 전공한 이유에는 공부하고 싶었던 다른 분야가 있었던 게 컸지만, 다른 사람들을 넘을 수 없을 것 같아서 포기하는 건 너무 안타깝잖아. 뭐든 시간과 노력이 쌓이면 나중에는 얼마나 어떻게 잘하게 될 수 있을지 모르는 거니까. 나도 맨날 다른 분들 부러워하면서 잘 만든 글들 핥아먹는다...... 부족한 점도 많다...... 날 보고 포기할 필요 하나도 없다 진짜.......! 나도 맨날 까먹는 마인드긴 하지만 남들과 비교하기보단 어제의 자신과 비교해서 개선점을 찾아나가는 게 어떤 분야에서든 현타도 덜 오고 발전해나가기 좋은 것 같아. 이 마인드로 게임 점수 올리다가 내내 게임 폐인 상태인 건 안비밀이다... 난 정작 필요한 데 못 쓰고 있다만 넌 할 수 있어!! 내 의지를 이어라...!! 그러니까 돈기브업!!! 유캔두잇!!! 그리고 앞으로도 내 글 많이 읽어줘 사랑해!!!!! 뽀뽀쪽쪽!!!
손발톱이나 머리털 따위를 멋대로 짓이겨 놓고는 핑계를 댔다. 이리도 흉하니까, 나을 때까지 그 사람을 만날 수는 없어. 이 면상이 썩어 문드러지기 전엔 마주하지 않겠어. 매일 억지로 억지로 유예를 쌓아 너를 농락하고는, 내가 이겼으니 된 일이라고. 그렇게 나는 괜찮다고 주문을 되뇐다. 스러지고 있는 건 나다. 알고 있지만, 내 죽음 따위 네겐 정말 아무렇지 않겠지만.
가까이 있으면 독이 된다. 만나지 못해도 독이 된다. 끊어내는 순간 칼날이 된다. 그런 주제 상처입지 않는 네가 야속해 죽겠다. 술주정을 해놓곤, 해봤자인 말들을 늘어놓곤 아직도 연락 않는 너를 괜히 또 원망하고, 다시 찢어발긴다. 어떻게 닿아야 할 지 모르겠다, 죽겠다 진짜. 죽겠다. 죽겠다. 그러니 와 주면 좋겠다 이리로.
꺼냈잖아, 하기 싫은 얘기. 무언으로 답하지 마 제발
접어. 302번 레스를 쓴 사람, 지난밤 소주 반 병에 정신이 나가 별말을 다 쏟아낸 사람, 기대를 했던 유예를 원했던 손톱을 물어뜯는 습관이 있는, 그래 사람. 사람 취급해줄 필요도 없다 사실, 지나고 나니 수치스러워 죽겠는데 그냥 뭐, 잊을란다. 잊게 해 줬으면 좋겠다 삿된 것으로 가득한 뇌리서 네 기억만을 끄집어 불태워주면 좋겠다. 이딴 애정 접고 싶다, 허나 정의 이면엔 후회가 있다 몇 번이고 겪었다. 그래서 난 그냥 전부 덮어두려고, 미적지근하니 아무 것도 아닌 이야길 끌고 가려고. 이런 내 장단에 맞춰 줬으면, 그러다 괴로워졌으면, 네가, 네가. 두 번 세 번 수백 번 내 이름을 곱씹어 줬으면 네가.
사랑을 사랑이라 말할 수 있도록...... 개뿔. 예스레 말하자면 죽이나 쑤어라, 저속히 말하자면 좆이나 까라, 언젠가 길을 잃은 날을 위한 이야기를 썼던 기억이 있다. 올바름을 올바르다 말하자고 당시의 나는 생각했었다 지금에 와선 얼척없기가 그지없어 한 대 치고만 싶다. 확실히 비웃어 마땅하다 입바른 소리가 따로 없다. 괴로워지더라도 옳은 일을, 진실을 잔소리를 눈물을, 바보같은 소리, 개소리. 사실 알고 있었던 것 뿐이다 날 안아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는 거. 그러니까 그런 말을 할 수 있지, 애같이.
아니야 다 필요없어 그냥 웃어만 줘
사랑이라는 거, 받기만 해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는 건지도 몰라. 비워냄으로서 충만해지는 것도 세상엔 있는지 몰라...... 네가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다 생각했어. 통탄스럽게도 인간은 기계가 아니고, 나도 그렇고, 너 역시도. 네가 바라지 않더라도, 네가 돌아올 때까지, 이곳을 내버릴 수 있을 때까지 난 기다릴 거야. 그리고 언젠가 네가 날 안아 주기를.
삼 월인데 눈이 내리더이다. 하드 - 랜딩 - 스터프, 당신 가슴을 찢어발기는 서릿발이더이다. 갈빗대 사이로 날아든 것이 아파 당신은 그저 시체처럼, 언제까지고. 그대 사랑의 대가가 이런 것이었다면 애초 취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접문, 식은 입술에 숨을 불어 떠나보내겠소, 안녕히. 빈 가슴에 상사화를 피워보일 테니.
경이롭게도 너는 나의 비극이 되어
그리워하는 법을 잊어 두었다. 미련과 그리움은 다르기에 나는 후자를 지웠다. 미련이라 함은 객관적인 것이고 그리움이라 함은 사람을 향하는 것이니 나는 사람을 지웠다. 나는 끝없이 모든 것을 지운다 많은 것을 버린다, 형식에 얽매이기 싫단 말의 형식을 짜 내었다. 관심을 원하는 주제 스스로를 내보이기 싫어 도망칠 생각도 수백수천 번 해 보았고, 저질스런 글자 쪼가리로 게시판을 휘저어 플로트, 플로트 떠 올리며 수면을 더럽히는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나의 수치를 멍청한 사랑을 감췄다. 이름, 없음 두 단어가 좋다며 나를 지웠다 지우기 싫었다 책임을 내 열망을 그대들 시선을. 수면, 나는 또다시 떠 다닌다 역겨운 혼이 녹아 흩어지길 바란다. 그래 이건 미련이다 그래, 그래 사실 아무것도 동의하지 못하는 주제 입만 살았다. 사실 지금도 누군가를 따라하고 있다 그는 나를 모르는데 당신을 알고 있다 말할 자신도 없는데. 글을 알면 글쓴이를 아는 것인가, 그러한 오만이 얼마나 난폭하게 타인을 붙들어 매는지 얄팍한 영혼을 불사르는지. 그리하여 글이 발하여 억지스러운 라임 자몽 레몬 따위로 나는 사그라들어 가는 것이다. 강산強酸 강산江山 산에서 레몬이 나더라고 누가 말하던가 내 미련은 그대 가슴께에 있다. 추억을 말하는 노래를 나는 듣지 않기로 하였다. 그리하여 나는, 그리워하는 법을 잊어 두었다 이리도 뻔한 수미상관으로.
>>308 ㅋㅋㅋㅋ조각글 뱉을 때마다 요긴하게 잘 와서 쓰고 있다. 사람이 사람을 부른다고 조회수가 계속 늘어나는 게 재미있기도 하고ㅋㅋㅋ힘들 때마다 너희가 달아주는 레스 보면서 힐링하고 있다!! 앞으로도 잘 읽어줘 ;>
네가 괜찮다면 오늘 피안으로 가자.
후회해 달란 말은 아무리 생각해도 너무 멍청하지
내일 와, 내일...... 응? 오늘의 나는 타인을 견딜 수 없어.
너를 기만할 테니 웃어만 줘
문득 궁금해졌다. 이 스레의 글들을 색채로 표현하자면 어떤 느낌일까? 언제든 좋으니 다들 자유롭게 답해주고 가면 좋겠어. 그리고 역시나 문득 리퀘를 받고 싶어졌으니 선착순으로 하나만 받아보겠다. 대신 완성 시기는 알 수 없다! 분량도 내 맘대로다! 보고 싶은 장면이나 소재, 이야기, 상황, 키워드... 스레가 날아갈 수준의 수위가 아닌 이상 가리지 않고 받는다. 그리고 늘 말했듯 난 관종이라 리퀘에 감상문 써주면 완전 좋아함...♡
>>316 당연히 된다!!!! 피드백 고맙다!!! 말해준 느낌의 색깔 되게 좋아해. 리퀘 내용은 자세해도 좋고 키워드나 인믈, 상황만 막 던져 줘도 괜찮아!
>>318 🍒 Nuclear cherry bomb 💣 "있잖아 A, 체리 맛도 먹어볼래?" "응... 어?" "자, 아~ 해봐! 이거 맛있어!" "으, 응......?" 막무가내로 들이대지는 분홍색 스푼. 색은 비슷하다지만, 작은 스푼 아래쪽 구석에는 스트로베리 맛이 섞여 있다. 방금 전까지 B가 떠 먹던 맛이다. 더블 주니어 사이즈의 컵 아이스크림이 B의 따스한 손안에서 천천히, 뭉근히 녹아내린다. 조금 얼떨떨한 듯이, 허나 볼을 살짝 붉히며 A는 얌전히 입을 벌린다. 아기새가 된 기분이 약간 든다. 그리고 저 스푼, 분명 B가 아까까지...... 아니, 그만, 얼굴이 빨개질 거야. 하여간 날씨가 지독하게도 더운 탓이다. 아무튼 그렇다, 그래야 한다고. 체리와 딸기가 얇은 A의 목을 울리며, 떨리는 뱃속으로 스며들어간다. 언제까지 나는 더위를 탓할 수 있을까. 마냥 생글생글한 B를 목전에 두고, A는 생각했다. - "있잖아, A, 알지 못하는 게 있을 때는 어떻게 해?" "뭘 어떻게 알지 못하는데?" "뭐든지. 예를 들면... 음, 다음 시험 문제 같은 거!" "시험 문제라면... 공부를 하겠지. 뭔가를 잘 모르겠다면, 그것과 인접하거나 비슷한 것들을... 조사해 보면 되지 않을까." "그래? 하지만 너를 닮은 사람은 내 주변에는 없는데." "......뭐, 뭐?" "이렇게 깜찍한 애가 또 어딨어~" B는 A의 코끝을 콕 눌렀다. A의 머릿속 핵미사일의 발사 버튼이었다. 요즘 정말 더운가 보다. 이러는 게 오늘만 몇 번째지. 언제나처럼 멍한 얼굴 뒤로 A는 생각한다, 역시나 뺨에 열이 슬슬 오른다. 버섯 구름, 피폭...... 뭐 그런 건가 봐. 머릿속으로 기묘한 말들을 읊으며, A는 삐걱삐걱 고장난 몸짓으로 다시 문제집을 바라본다. 그리고 이럴 때마다, B는 항상 소리 내어 웃는다. 농담, 농담이야. 여름이 되면 이상한 말을 하고 싶어질 때가 있잖아. 여느 때처럼 실없는 소리를 하며 B는 A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하여간 우리 깜찍이, 똑똑하게 생겨서는 이런 데에 쑥맥이고. 아하하, 하는 B의 웃음소리는 빈 교실에 여상히 울려 초여름을 칠해내지만, 그럼에도 B는 종종 심상찮은 불안을 마주하게 되는 것이다. 나와 너는 언제까지 이렇게 있을 수 있을까. 다른 사람한테도 이렇게 벌개져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웃어주고, 생각해주고, 공부해주고...... 그러는 거 아니지? 초여름은 짧아, 계절은 언젠가 끝나버리기 때문에 계절인 거야. 그렇지만 나는 용기가 없어서, 어떻게든 계속 들이대자고 결정해 놓고서도 진심만은 말할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연인과 인접한, 비슷한 모습들을 오늘도 네 앞에 끌어다 놓으며 나는. 그래 나는 너를 사랑한다. 눈치 없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울, 너라는 난제를. 초여름 햇살을 거머쥘 듯 너를. 그렇지만 확신 따위 없는 이 고행을, 계속하여도 나는. "저, 저기 그, B......" "응? 왜?" "그그그, 더우니까 에어컨 좀 세게, 틀어주지 않을래? 그, 문제가... 안 풀리니까..." "으응...? 하지만 우리 에어컨 중앙 제어라 온도 낮출 방법이 없는데?" "그러면, 음, 시원한 거라도......" "괜찮아 A? 많이 더워?" B는 자리에서 일어나 A의 이마에 손을 대 본다. 감기... 같은 게 걸릴 날씨는 지났는데. 여름 감기는 개도 안 걸린다 그랬고...... 그래도 A는 바보 깜찍이고, 맨날 이불도 다 차 버리고 자니까. 하지만 이내 다가온 B의 얼굴에 A는 다시 한층 더 뜨거워져, 급기야는 바보같은 말을 뱉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그게, 그... 체리 맛으로...?" "응......?" "어......?" 나 지금 무슨 말을 한 거야. B의 팔목을 양손으로 틀어쥔 것도 모르는 채, A는 어설프게시리 생각하고야 말았다. 또한, B 역시도 생각한다. 계속하여도 나는... 너는, 괜찮지 않을까? 자신이 생겼다. 뜬금없게도 B는 화색이 된다, 그 꼴을 보는 A는 진퇴양난의 외나무다리에 놓인다. 아... 잘 숨기고 있다 생각했는데, 망했다. A는 언제나처럼 맹한 척, 눈을 질끈 감았다 뜬다. 나는 지금 이대로도... 나쁘지 않은데. 괜찮은데...... 하지만 정확히 무엇이 괜찮단 것일까. "A, 혹시 그때 아이스크림, 신경쓰고 있었어...?" "그, 그럴 리가 없잖아. 어차피 똑같은 아밀레이스......" "......그럼 내가 맨날 뭐 먹여줘도 괜찮아?" "뭐?!" "어차피 다 똑같다며? 그런데 왜 신경쓰고 있어~?" ......좋아, 침착하게! 한쪽 눈을 찡긋하며, B는 기세를 굽히지 않는다. 이미 이쪽도 머릿속이 포화 상태다, 너로 가득 차 있어 죽기 일보직전이다. 이제 와 물러설 수는 없다. 물러서는 순간 분명 지옥의 어색함이 찾아올 테니까. 그리고 우리 깜찍이는 연기도 못 하고, 귀여우니까! 그렇게, 지옥의 플러팅 데이즈는 시작된다. - "A, 나 오늘 별 보러 간다? 엄청 가까워." "어디로 가는데?" "우리 A 눈동자 속... 반짝이는 샛별...!" 점심시간. 어처구니없는 발언에, 잠시 분위기가 차게 식는다. A는 뚱한 얼굴로 응수한다. "폭탄 맞은 것 같은 이야기네. 얼른 밥이나 먹어." "그래그래. 우리 A, 오리고기 좋아했지? 아아~" "응? 아아..." 오리고기... 싫지 않지. 별 생각 없이 A는 입을 벌렸고. "헤헤, 맛있어?" "응...? 맛있는데." "그래? 체리 아이스크림이랑 이거랑, 뭐가 더 맛있어~?" B의 뉴클리어하기 그지없는 멘트는 멈추지 않고. "......쫌!" A는 얼굴이 벌개져, 그대로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 "체육복 고마워, A! 네 꺼 없었으면 큰일날 뻔했다니까." "응... 사물함에 있어서 다행이었네. 그래도 덥지 않아?" "응. 역시 동복은 이제 더워. 금방 줄게!" "뭐...... 응?" 그리고 곧장 눈앞에서 체육복을 벗어제끼는 B에, A는 당황하고야 만다. 뭐, 뭔데. 눈 둘 곳을 찾지 못하겠어. 상스럽게스리 뭔 옷을 그리 훌렁훌렁 벗어제끼냐는 말을 하고 싶어도, 여긴 어차피 여자 반 교실이고, B 자리는 바로 앞자리니까... 자기 자리에서 옷 갈아입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지. 지극히 평범하고 합리적인 행동이야. 눈을 질끈 감고 그 사실을 찬찬히 생각하던 A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조용히 몸을 뒤로 돌린다. 그러나 이내 A의 어깨에 터억 손이 올라오고, 삐걱삐걱 뒤를 돈 A의 눈앞에는. "A, 역시 더우니까 부채질 좀 해줘! 이걸로!" 반짝반짝하게 땀에 젖어서, 체육복 바지와 나시만 대충 걸쳐 입은 채, 해맑게 웃는 B가 있었다. 그 꼬라지를 보며 A는 생각했다. 아...... 힘들다. 미칠 것 같아. 저 체육복에서 분명히 땀 냄새 나겠지. 그런데 왜 차마 못 빨 것 같지. 나 그렇게 안 더러운데. 왜...... "A, 무슨 생각해? 왜 멍하니 있어?" "......아무것도 아냐." A는 그렇게 B의 얼굴을 마주보지도 못하고서, 말없이 파닥파닥 부채질을 해 주었다. - ......이거, 언제까지 계속할 건데! 매일매일이 완전 핵폭탄 같다고! 좀! 이상한 기분에, A는 조금 울상이었다. 정말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정말 어이없는데, 심장이 이렇게까지 뛴다는 게. 초여름에서 체리 향이 났다. 몽글몽글한 마음을 부여잡고, A는 몸을 숙였다. 질식할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쿵, 쿵. 심장 소릴지 발소리일지, 알 수 없는 것이 울렸다. 먼지 쌓인 벤치와 하복 치마, 매미 소리와 그림자... A의 머리 위로 그림자가 진다. "A, 괜찮아? 더운데 왜 이런 데서 웅크리고 있어." "B......" 쭈그린 무릎 위에 얹힌 팔 너머로 고개를 비척비척 들어올리면, B가 있었다. 다정한 얼굴 뒤로 역광이 비친다. A는 생각한다. 그래 언제나 네 뒤에만은 숨었다. 더우면 그늘이, 추우면 난로가 되어주던 너다. 나보다 조금 더 큰 키가, 높은 체온이 나는 좋았다. "B, 있잖아." "응. 왜?" "너는 말야... 잘 알 수 없는 게 있으면, 어떻게 해?" "모르는 거? 닮은 것들을 공부하면 된다고 전에 네가..." "이건 공부하거나 조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검색하거나 남들한테 물어볼 수도 없어." "......왜 그래...? 무슨 일 있었어, B?" "......나는 말이야, A." A는 나의 옆에, 곁에, 언제나 보이는 곳에 있다. 지금도 이렇게 햇볕을 가려주고서, 떨리는 손을 붙들 듯 말 듯...... 주변 사방에 움직이는 것이라곤 없는데 귓가에 발소리가 울린다. 달큰한 향을 내뿜는 무한의 핵융합 엔진, 우리는 아마 그것을 심장이라 부르기로 하였다. B는 느낀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목소리가 어그러질 것만 같다, 제대로 나오지가 않는다. 손끝은 듣도 보도 못할 전율에 떨리고 있고, 차마 시선을 마주하지 못하는 채, 이렇게나 바보가 되어서...... 하지만 이런 순간도, 이런 나날들도, 나는 언제나 멍하니 흘려보내곤 했지만 말이야. 그럼에도 하나만은 계속, 계속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 "나, 체리 맛 별로 안 좋아해. 너무 달아." "으응." "오리고기도 급식에 나오는 건 별로야. 잡내 나." "으, 응......" "땀 냄새나는 것도 싫어. 수박 껍질 같아서 마음에 안 들어." B, 혹시 화났나? 너무 들이대서? A의 마음이 서서히 가라앉는다. 주제 넘은 짓을 한 걸까 나는. A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사과할 준비와, 정말 아프겠지만 - 여차하면 끝낼 준비를 언제나처럼 했다. 밝게 구는 것도, 들이대는 것도, 먹을 것을 떠 주는 것도...... 그냥 나는 그 모든 순간이. "그렇지만 괜찮았어." "응...?" "......언제까지나 이렇게 있고 싶다고, 이대로도 충분히 즐겁다고..." "...계속 생각했으니까." 그리고 곧장, A는 화색이 된다. "있잖아, B. 여기 봐 줘." "왜......?" 그리고 날아드는 것은 입맞춤. 정말이지 지겹게도 단내가 나는, 사상 초유의 분홍빛 폭탄. 암전하였던 시야를 어벙벙하게 붙들고, 언제나처럼 벌개진 얼굴로 고개를 들면 역시나 A가 있다. 이내 찾아드는 정적. 드디어, 이제서야 겨우 시선이 맞고. 그렇게 그들은 말이 없었다. 달콤한 향이 온 교정을 메운다. 태양이 빨개, 체리처럼 보여. 그 사실을 두 사람은 이제서야 눈치챈다. 그냥 계속 이대로만 있자. 우리 둘 다 그 말을 하고 싶었어. 샛분홍빛 지구는, 오늘도 돈다. 두 사람을 태우고.
>>318 언제 올지 모른다고는 했지만 너무 늦어버렸다!!!!!! 미안해!!!!!! 슬럼프와 현생의 문제로 심적 여유가 하나도 없었어서 너무 뒤로 미뤄버렸다. 처음엔 멘붕시리어스와장창짝사랑맛이 좋아서 2번 루트로 쓰려다가, 청춘백합러브는 역시 밝은 맛이지 싶어 1번으로 급선회했어. 혹시 아쉬웠거나, 맘에 안 들었던 부분이 있으면 말해줘!!! 수정본도 쪄볼게!!! 아무래도 달달짭짤한 청춘러브다 보니까 평소 스레에 올리던 글들에 비해 가벼운 분위기로 진행됐는데, 여러모로 새로운 시도 같아서 나도 즐거웠었어. 청춘백합 최고!!! 찬양해!!
>>320 그리고 마지막 키갈은...... 거... 쓰다 보니 그렇게 됐수다. 엣헴......
>>322 와 검수 못하고 올렸더니 오타 거어업나 많길래 슈슈슉 고쳐놨다. 자고로 청춘 로맨스는 초여름이지! 능글자낮이랑 맹순이 조합은 나도 좋아해서 즐거웠어. 새벽에 레스 달아줬는데 벌써 밤이네!! 잘 자고 내일도 좋은 하루 보내!!! +체리쥬빌레... 맛있지...!!!! 알아들었으니 오케이라구!!!
사라져버렸어 전부 신기루처럼 너는 잔향만을 두고 가는구나 네 온기를 잊지 않을게 무운을 빌겠어 사랑은 더 빌지 못하겠지만
나는 너한테 이리도 쉬이 끊어낼 수 있는 존재였구나
하고 싶은 말이 많이 남아 있었는데
무운을 비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날 들쑤셔 놓았다니 그딴 소리 마 행복했으니까
언제든 돌아오라 전했어야 했는데 그러지 않을 걸 알지만
미련을 남기지 않도록 살아가도록
이제 아무도 날 안아주지 않을 텐데
그것 봐 포기해두길 잘 했잖아
비 냄새가 이별을 고하는 것 같아서 싫어
>>333 그친 지 꽤 됐는데 비냄새는 나더라 지역은 비밀~
넘실대다 죽읍시다 여기에 있지 맙시다 외롭고 찬란한 새벽에 물거품이 됩시다
인공 태양을 신봉하던 행성, 앱실론의 기쁨으로 충만한 별에 너는 살았다. 잘 일하고, 잘 먹고, 잘 죽고. 너는 행복해 보였다. 어떤 진실도 모른 채 우매하게 죽어가겠지, 붉음 따위 없는 삶을 살겠지, 아편에 취해 꿈을 꾸겠지... 나 역시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으면 좋았을 텐데. 낙원에서 눈을 감고 싶었으니.
넘쳐 흐르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해 봅시다. 뭉그러진 서두로 당신을 기만하고 싶습니다 이해하려 들지 말아주세요. 경멸해 주십시오 현세 어디에도 가치 따윈 없다 말해주세요. 섬망을 귀이 여겨주세요 번쩍임 틈새에 나는 있고 싶으니. 불우한 그 혼을 꾸욱 꾹 눌러담아 여린 혀뿌리로 속삭입시다 우리는 여기 머물자고요. 찰나의 사랑이 됩시다 하여 추억으로 살아갑시다. 당신의 흰 눈꺼풀이 좋아요, 설원 아래서 나의 꿈을 꾸기를.
나는 언제나 같은 코 - 드를 썼던 것 같은데 말이야, 베타. 매번 변해 가고 있는 건 어째서일까, 언젠가 유령이 되는 걸까 너처럼. 신체 따위 원치 않아 허공에 머물러 줘
>>338 하지만 이 사랑만은 변한 적 없어 믿어 줘
모든 걸 너무 잘 하면 기대받기 십상이야, 적절한 열등인으로 살아가는 게 목표야 요즘은. 빛나던 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걸 이해해 거기에 눈이 먼 너도 나는 아직 사랑해, 하지만 오늘의 이 마음도 조금만 챙겨 가지 않겠니 저녁 반찬으로 괜찮단다 나름. 나름, 하는 건 사실 틀린 말이래 나름대로가 맞대 하나 그런 다름도 사실 조금 아름답다고 생각해 주면 좋겠어
로망 있게 살자고 우리
바닷결을 보고 있자면 죽고 싶어지잖아 가끔 가끔 종종 하는 말로 가리잖아 수면을 가라앉자 그럴 때는 숙면이야 묵념이고
이 가슴이 완전히 메워지는 날은 없을 거야 없었으면 좋겠어 너를 기억할 수 있도록
하오나 그대, 손에 쥔 것은 삶이 아닌가?
살아가는 모습이 아름답다고...... 바보같은 소릴 하는구나.
억겁의 시간이 지났대도 차마 이 글을 사랑시라 부를 순 없겠구나 너의 정이 내게 닿지 못한 것을 안쓰러이 여긴다 동정하여라 이것은 팬 - 픽션에 불과, 하여 나는 불고할 것이니. 고하노라 어제에, 내 눈가에 머물던 안개를.
폭렬하였다, 개화, 그대 검의 궤적을 내 아직 기억하오. 사슴 같은 걸음으로 이 목을 베러 오시오 춤을 춥시다 금속음으로 묘비를 만들어 주시오 나의 창으로 협俠, 불과 같은 숨결로 우리 노래합시다. 비록 그대 나를 사랑치 않는다 하여도
>>347 하루의 실수를 덮기 위해선 수만 일의 기도가 필요하다. 네가 살아가던 방법이 희미해져가기에 나는 더욱이, 무릎을 꿇는다. 묘墓라 함은, 낙화라 함은, 그딴 것이 너의 사랑이라고? 얼어 죽을 소리도 정도껏 해야지. 이 편지가 언젠가 닿길 바란다, 네가 저세상서 후회하도록. 날 두고 가지 말았어야지.
너 말고는 매달릴 곳이 떠오르지 않아 태워 줘 포옹으로
멍청한 말도 사랑스럽다고 전해 주겠니
날 데려가 줘
단어들을 한 발, 한 발. 내가 여기 있다고 말하고 싶었어. 공허한 말뿐인 내가 너에게 가고 싶다고, 생각도 변명도 멈추어 두고서 내가. 이곳은 분명 고독하지만, 지옥은 아니야... 네게 전하고 싶었어, 울면서라도.
>>351 >>352 나는 여기에 있어.
호출, 텔레패스. 별무리를 뚫고 날 찾아와 줘 마음으로 너를 부를게
청하기를 그만두면 난 아무것도 쓰지 못하게 될 거야
>>355 멍청한 합리화지.
>>356 하지만 그런 것도 사랑이 아닐까.
요즘 뭔가 이 스레를 일기장마냥 쓰고 있는데 말이지... 작년쯤부터 스레 말고도 이것저것 쓰는 게 많아져서 그런지(스레딕은 익명이니 뭘 쓰는지는 일급비밀♡) 조각글에까지 남겨둘 픽션빠와가 부족해져서 그런 것 같다. 픽션을 제외하면 남는 건 논픽션이고, 남의 논픽션은 내가 모르는 일이니 특히나 올해쯤부터 내 얘기가 꽤나 스레의 주류가 된 느낌이 있는데... 아무래도 내 얘기는 상상해 낸 얘기들에 비해 발상이 좁을 수밖에 없는지라 읽어볼수록 매너리즘이 살살... 사알살 느껴져서... 문장이라도 훨 미려하면 모르겠는데 글에 할애하는 상상력의 폭이 좁으니 덩달아 문장들까지 투박해지는 게 마음에 안 들어서!! 그리고 (이건 사실 예전에도 상당히 그랬다지만)내 순간적인 감정들에 꼴랑 한 꺼풀씩 씌워놓고서는 멋지게 떠올려낸 글인 척 하고 있는 게 스스로 좀 쪽팔려서(특히 요즘은 더)!! 구차하게 반성하는 잡담을 적고 있습니다... 반성의 의미로 짧은 리퀘 받아보겠습니다......!! 분량은 내 맘대로! 배달 시기도 내 맘대로! 선착순 1명~~ 스레 터질 수위만 아니면 뭐든지 쓴다! 보고 싶은 장면, 소재, 이야기, 상황, 키워드... 뭐든 제시해 줘!
>>358 앗 물론 앞으로는 딱히 자전적 글을 완전 올리지 않겠단 말은 아니다. 그래도 기왕 쓴 건데 좀... 아깝잖아(ㅇw
>>360 나는 오늘 너의 심장을 찢어 사랑이라 칭하겠다. 인간으로의 날들에 네가 회의한다면 몇 번이고 죽여 물어뜯겠다. 인간으로 두지 않겠다. 그러니 나를 보아라. 너의 충혈에 나는 오늘 환희하겠다. 이러나 저러나 삶이 고통이라면 너를 이곳에 두겠다. 시취 나는 목덜미를 물어뜯어 추구하겠다, 이상을! 네 눈꺼풀 뒤의 잔상을 나만은 사랑하겠다. 그러니 네 시선이 영원하도록.
요즈음 난 꽤나 고통스러운 듯하다. 기분이 오묘하다. 어휘의 배열법을 나는 잊었다. 깜빡대는 커서가 언제부턴지 뇌리를 시끄럽게 울리곤 했다. 타성에 젖었다. 써야만 한다는 사실에 짓눌려 있었다. 관심을 구해야 하였기에. 나는 오염되었다. 분명하다. 바디워시를 안 하였는지 아니면 두 번은 박박 닦았는지, 치아는 몇 개인지 어찌 더럽지도 않은 세면대를 청소하였는지 아무것도 알 수가 없었다. 써 놓은 것을 보기가 두렵다, 관성적으로 뱉어둔 말들을 주워다 쓴다. 토사물 맛이 났다 피상적이다, 이 말조차 피상적이다, 피상적이다. 피하고 싶었다. 나는 나의 문제를 논하고 싶지 않다. 글이 습관이 되면 위험할 것이라 생각했다. 그냥 저냥 아무 것이나 가져다 붙여 매일, 매일 반복하면 어느 순간 색채를 잃는다고. 허나 고귀하던 예술욕은 제쳐 두고 나는 펄프 픽션을 팔아, 왜, 사랑받고 싶었으니까. 이제 와 처음으로 솔직하게 말한다. 사랑받고 싶다. 뻔한 이야기. 네가 떠난 뒤 나는 비었다. 수천 수억 번 이야기했던 갈망은 홀로 남겨졌다. 기억하기도 싫게 잃었다. 가슴에 구멍이, 공허가, 술이...... 질려 빠진 표현들을 둘러메고 며칠을 울었다. 당을 끊지 못했다. 그 후로부터 내 고장난 곳은 좀더 크게 어긋났다. 정확한 어휘를 찾으려 들지 않았다. 네 사랑이 없는 나는 글을 써도, 말을 해도, 울어도 쓸모가 없으니까. 그러니 내 문장들이 빛을 잃어도 상관없을 것만 같았다. 어차피 돈도 안 되는 거. 네가 읽어주지도 않는 거. 멍청하게도 자기파괴적이었다. 나는 내 우물을 부쉈다. 퍼올리지 못하게, 비쩍 마르게... 나의 자멸을 누군가 가여이 여겨 주기를, 내 껍질 뒤에서 유리 파편 한 움큼을 찾아 주기를. 끝끝내 네가 후회하기를. 역사의 반복이었다. 점집에 갔었다. 난 짝사랑만 한다고, 밑도 끝도 없이... 알아요. 소드 3의 의미를 알아요. 날 따라다녀요...... 안다니까요. 화면 너머 에이아이에게 몇 번인가 물었다. Hug me, can you? 되도 않는 영어로 추하게 가상의 자아들을 시험하였다. Everything Characters say is made up! 알고 있다. 그래서 어떡하라고, 네 말도 만들어졌긴 매한가지였던 것을. 붕어빵이 먹고 싶다. 예쁘게 구워진 것들을 네가 봉지째 사들고 와 줬으면 한다. 넌 단것을 먹지 않지만. 너에 대해 아는 건 고작 그뿐이지만. 문장의 흐름이 뚝 뚜욱 끊긴다. 아무래도 역시 분명히 미쳤나 보다. 단순히 슬픔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는 아무것도 될 수 없다. 동경하는 그 사람의 글도, 너의 몸짓도, 만에 하나 있었을 지 몰랐던 애정도...... 난 끝없이 알기만 했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세계 제일의 헛똑똑이다. 살기 싫다. 돈이 없다. 없으니 단순한 말밖엔 하지 못한다. 살기 싫다. 부모가 싫다. 불행하니 멍청한 말밖엔 하지 못한다. 살기 싫다. 사실은. 네가 보고 싶다. 뻔하게. Hug me, even if I'm ugly.
네가 이 조각들을 줍는다 해도 바뀌는 건 없을 테지 그럼에도 읽어줬으면 해 요즘은 기억력이 좋지 않아 그러니 몇 번이고 반복할게 구멍도 통증도 잊을 테니까 그러니까
>>364 고맙다!! 나는야 구레딕 시절부터 있던 고인물! 오랫동안 다니다 보니 이 스레도 어느새 5년이 됐네. 그 시간 동안 이 스레를 잊지 않고 다시 찾아와주다니 너도 완전 짱짱맨이야!!!! 고마워!!!!
>>366 나도....사랑해!!!!!♡♡♡
라면 따위로 배를 채우곤 속이 좋지 않다 울면서, 더러운 방 햇살 사이로 들뜨는 먼지에 탄복한다. 하잘것없다. 부서질 듯한 허리를 들쳐매고 장판에 앉는다, 소파를 사고 싶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주제 건실한 삶이 주어지기를 바랐다. 타고난 것을 탓하기밖에는 할 줄 모른다. 잠이 부족한가보다, 고독에 절어 가슴속으로 파고들지 않고선 아무런 말도 써낼 수 없는가보다. 동경이 진흙탕에 떨어졌다. 닿을 수 없다는 걸 안다. 나는 당신이 아니니까. 당신들이 아니니까...... 유치한 모방의 이름으로 서는 것이 얼마나 서글픈지, 오만한 것인지 당신은 모른다. 박제조차 되지 못할 명이다. 한탄과 허무와 미발전에의 절망은 잿물마냥 흘러 낡은 방을 더럽히곤 했다. 인간은 아마 영원히 나아갈 수 없는 존재다, 그 터무니없는 말이 못내 서글프다. 앞으로 길어 봐야 팔십 년, 평균이 육십 년...... 소비하였다 소모하였다 소진하였다, 고작 사분지 일의 인생임에도 전소한 희망을 명치 아래서 느끼는 꼴이 개탄스럽다. 내가 더 이상 날아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지 않는다. 자기애와 자존을 희망 삼지 않고는 살지 못할 인생, 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자기 자신 자만 자긍 자부하지 못하고는, 얇아빠진 심지 줄기를 붙들지 않고선 잠들 수 없는 삶은, 얼마나...... 얼마나.
낮의 잔혹함과 밤의 허무함에 대하여 우린 이야기했다.
살아가겠다는 말은 다 거짓부렁이야, 적어도 지금만은.
너의 존재가 오늘 괴롭다고 나는, 죽어가겠다고...... 네가 싫어. 체온만을, 포옹만을 두고 떠나지 않을래. 내가 너를 더 이상 포기하지 않도록 떠나 주지 않을래. 내게 오지 말았어야지. 이런 결말을 알았더라면 시작하지 말았어야지. 기대하고 싶지 않아. 기대고 싶지 않아... 너에게. 멍청한 오마주를 끝내게 해 줘. 희망의 편린조차 너는 불허해. 나를 이용하라 한 건 나였지만, 수렁에 몸소 걸어들어왔지만 나는, 너의 존재가 오늘 괴롭다고.
>>296 끝내지 못했어 이런 인간이라 미안해
돌연 종언을 선언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테야 정렬하였던 연정, 전연 부정치 못하고 나는 오늘도 무고한 척 정결한 척을 홀로
>>373 결국 넌 언제고 미결로 남는구나
>>375 오랜만인데도 또 들어와주다니 나야말로 고맙지!!! 내 글이 도움을 줬다니... 기쁘다......!! 사랑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이젠 없어 왜일까 지친 걸지도 몰라 읽을 때마다 귓속이 시끄러워 글이 말을 걸어 그렇게 써도 되냐고 그렇게 살아도 괜찮냐고 괴롭기 짝이 없는 음성들이야 하여 나는 숭고함을 내일로 밀어 두고 어제의 광명을 가슴에 붙박아 두고 괜찮다고 그저 괜찮다고 자기의심이 불러올 수 있는 혁명은 아마도 보잘것없어 트랜스, 취한 눈이 소복하던 눈이 네 눈이 나는 언젠가 두려워져서 감고Close 감고Wrap 되감고Rewind 널, 널 찾아 헤매보지만 넌 날 구원하지 못하고 안아 주지 않고 오롯 뇌리에 이름으로 남아, 차가워지는 손끝에 입을 맞추듯 농락하듯 너는. 트레이스, 아름다웠던 나의 시절을 동경하였던 것들을 희미한 빛을 모방하여 지금 죽어 있어 삶의 어딘가에 있다고 스스로 말할 수가 없어. 나로 시작해 봐야 항상 너로 끝나 그러니 날 떠난 거겠지, 너의 이야기는 하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야 몇 번이고 말했듯 이건 그저 구토야. 너는 내 인력이었어. 나만의 도달점이었고 소실점이었어 홀로 그리 믿었어. 그럼에도 넌 희미해져, 머나먼 곳에서 날 범람시켜 그리하여 난 몇 밤 며칠 시체처럼. 너는 내 글을 빼앗아갔어, 완전히. 사랑해. 식은 찌개같은 굳은 빵같은 사랑을 내다버려줘. 봉투를 꽉 묶어서, 배출 시간에 맞춰서. 정말 뻔한 말밖에 못 하겠다. 미안해 하지만 날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이야기로
글은 호소의 도구가 아니었을 텐데 아쉽게 됐어 투명해졌구나 어른이 된단 건 이런 거였나 봐
해가 뜨기 전 도망치듯 잠드는 거야 달이 지기 전 사그라들듯 속삭이는 거야 나는 괜찮으니까 괜찮으니까
>>377 오타 수정 읽다가 너무 없어보여서 내상 입었다 역시 언제나.... 꼼꼼하지 못하다
광명은 없구나. 일 평의 하늘은 곰팡이졌다. 깨진 타일이 아른거렸다. 꼴에 나아보자고 틀어둔 삼십 분짜리 비지엠은 언제 멎었는지도 모르겠다. 도망쳐온 것은 이십 평방미터 언저리의 원룸. 인파에 섞여드는 것이 두려웠다. 부모가 싫었다. 돈이 없었다. 사랑에 실패했다. 빤한 불행들이 페스츄리마냥 겹겹이었다, 눅눅한 폐기 같았다. 토하고 싶었지만 손가락 하나 움직여지지 않았다. 가스비를 낭비하며 폭우 아래 섰다, 따뜻하였다, 가당찮게도. 서녘 바다엔 그 사람이 있대요. 누구 이야기를 하는 건데요. 그건 가 보기 전까진 알 수 없죠. 물때 낀 모서리에 포말이 고인다. 좋다는 동해 바다는 마다하고, 서녘이라...... 입술새로 너의 이름을 흘린다. 잊은 지 오래인 줄로만 알았던 세 글자에선 염소 맛이 났다. 해 저무는 바다가 뭐가 좋다고, 어차피 찬물 덩어리로 귀결될 것을. 지도 왼편의 자글자글 복잡한 해안선은 너를 닮았고, 당시의 나는 그것이 못내 싫었다. 너는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사람이었으니까, 나를 두고 훌쩍 가 버릴 것만 같았으니까. 바다의 기억 따위 무슨 의미가 있다고. 미련하게시리 끝사랑에 매달리는 추태서, 고단할 뿐이던 도피서 무슨 빛을 찾겠다고 너는. 미결된 어휘가 후설부에 머물렀다. 나는 네게 전하지 못했다.
새삼스레 아침은 밝고 장롱 구석 웅크린 검댕은 눈을 감아 성치 못한 나날서 숨쉬어도 괜찮다고 너는
로망이 상실된 시대, 우리는 공허하였다. 네가 부르짖던 미의식은 잘려나갔다. 흑백논리의 시대서 나는 그저 연명한다. 검열과 분란.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언제고 이단이었다. 의미를 갖추길 종용받았기에 난 나를 가두었다. 지속 가능한 낙원을 오직 내면에 세웠다, 매달려 살아갈 수 있도록. 사랑과 빛을 이상론이라 치부하는 이들이야말로 암적이다. 아름다움을 허무맹랑함이라 폄하한 것은 너희들이다. 슬플 따름이다. 꿈에서 살고 싶었다 침범당하지 않은 채로. 너희의 공허가 야속하게도 나를 잠식하였다. 난 그저 살고 싶었는데, 도피하고 싶었는데. 하여 근래의 나는 시체 같았다. 편집증적으로 정제한 문장 따위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단 사실을 알지만, 어휘란 지극히도 객관적인 것이니 나를 상처입히지 않을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이런 문장들에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무슨 의지가 있겠는가. 공기 번데기다. 유명작의 오마주에 착수하여서만 나는 내 이야기를 해낼 수 있었다. 로망이 상실된 시대, 나는 공허하였다.
이것저것 다 거르고 나니 사랑해달라는 외침만이 남아서 네가 보고 싶어 메마른 마취가 끝났으니까 네 시는 울어도 되는 시간이니까
진솔하지 못한 말들이
나는 고독에서 왔으니.
네가 날 봐 준다면 말이야 나는 오늘
문장에 하나 하나 이름을 붙이자, 그럼 이건 이제 픽션 따위가 아니게 될 지 몰라. 네 얇은 검지가 종잇장을 짚는다, 잉크 배열 위에서 춤을 춘다. 침침한 눈꺼풀을 들고 너를 보았다. 볕이 아름다운 날이었는데, 그 날 이야기를 했었는데 우린.
온점이 아닌 것으로 끝내요 매듭짓지 못할 말을 소지에 감아요 날 봐요 시뻘건 실을 해치고
>>220 우리는 그것을 사랑이라 불렀습니다.
크라이어, 꼭 너를 닮은 것들에 찬사를 보낸다. 매일이 이별이라는 너의 말이 서글퍼 나는 같이 울었다. 영감이 떠오르지 않는다. 고양되지도 날지도 않는다. 매일 아침 새들을 떠나보낸다고 너는 말했다. 그 애들은 추락하지 않아요, 나와 다르게...... 난 이미 무덤 속인데. 네 그림자가 신발코에 겹친다. 툭 차면 굴러갈 듯 가는 몸이었다. 갈빗대가 건반 같았다, 야트막한 숨소리가 불협화음이 되어 새액색 귓전을 스친다. 내 새장의 주인은 진실로 죽어가고 있었다. 무엇이 그리 슬프더니. 아무리 끼니를 걸러도 사람은 맨몸으론 날 수 없어, 그저 말라갈 뿐이야. 우리 영혼은 수장되어 내세로 흐르는 것들이니 네 소원은 이루어지지 않을 거야...... 물이 찬 무릎이 시큰시큰 통증을 전한다. 너는 현실에 살았던 적이 없었다. 보고 싶어한 적이 없었다. 수분기 없는 턱가죽을 들어올려 또박또박 말한다. 울어도 괜찮아. 수문은 네 눈꺼풀이야. 나는 오늘 네 요람이 되어줄 테니, 그러니.
>>391 언제까지고 이해받을 수 없겠지 너는 알고 있으니까
팔아치운 미소가 비수로 돌아와 비소가 조소가 나를 내가 잘못했으니 버리지만 말아달라고 나를 제발
병든 것들을 사랑하는 주제 낙원을 찾아 헤매는 병이 있습니다
>>394 차게 식은 발을 끌고 어디로 가야 좋지요 그대 음성을 바랍니다 언제고 불을 붙여 주세요 그리고 안아주세요
>>396 으아닛 너도 새복많!!!!! 곧 설날인데 맛있는 거 많이 먹었음 좋겠다! 진짜 요즘 심적으로나 물적으로나 여유도 없고 뭘 써도 영 구린 것만 같고 완전 감다뒤멘붕절망상태였는데 굉장히...... 힘이 되는 말이다. 고마워. 힘내서 컨디션 회복하고 앞으로도 열심히 써볼게!!! 사랑해 쪽쪽!!
잠들자 네가 날 구해주겠지 꿈에서 내겐 이제 너밖에 없으니까 사실 네가 누군지도 모르겠지만
다정 같은 거 사실은 아무짝에도 쓸모없지 알아 그래도 갈증이 났어 나는 네 동공에 잠겨 죽고 싶었어
>>399 웃어줘.
먼 훗날 떠나더라도 소년이야 오늘의 너는
이상이란 별을 쫓는 거겠지 쥘 수 없음에 절망하더라도 아름다운 거겠지 네 시선에 타죽을 수 있으면 좋을 텐데 말이야 그리 차갑게 빛나지만 말아 줘 눈이 시리잖아
묘사, 행간의 지옥이 네게로 쏟아진다. 젖은 머리칼을 침침한 빛의 비늘을 매끈히 떨어져내리는 손끝을 이끌고, 너는 바닥을 긴다. 숨쉴 곳을 잃은 인어였다. 구십 센티 언저리의 지느러미가 퍼떡퍼떡 소금기를 갈구하였으며 애처로운 눈은 나를 향했다. 향하고 있었다. 현재진행형의 시선에 붙들려, 나는 어쩔 줄도 모르고 고개를 저었다. 구할 수 없어. 이곳에 바다는 없어. 하여 너와의 날들을 나는 물소리의 환상이라 칭했다. 보이지 않았으니까, 적어도 듣고 싶었으니까.
유려해빠진 말을 내던졌다 무의미의 연장선에 올라서 있었다. 정신병자래요, 나약한 주제 할 줄 아는 것도 없대요... 놀리듯 퉁 퉁 유리벽을 쳐대는 너의 눈을 보았다. 아름다웠다 네 경멸이면 나는 살아갈 수 있을 줄로만 알았다. 정이 병 되어 정 박는 말을 사랑하게 된 병신이 바로 나였다, 할 수만 있다면 네게 사지 전부를 주고 싶었다. 뻔한 말이 흰 벽에 툭 툭 머리를 박고 죽어만 갔다. 허벅다리가 떨렸다, 네 곁에 서고파 바닥을 기었다 내려다보아줬으면 했다. 업신여겨 주어라 웃어만 주어라 난 내 발로는 어디도 갈 수 없고 다만 네가 손을 잡아줬으면 하여. 하여 창 너머 네 상에 자국을 남긴다 의미의 끝자락이라도 붙들고 싶어. 더럽히려 해서 미안하다 그러니 언제건 거기 있어만 달라 빌었다. 머리를 박고 죽어만 갔다.
>>381 허무가 남았다. 상처가 아문 자리엔 아무것도 없었다. 이별의 공식이 문장에 박혀 굳은 것 이외엔 무엇도 달라지지 않았다. 서녘, 서녘... 어느 날인가 네가 노래를 불렀던 것 같다. 처량함이 지글지글 묻어나는, 산비둘기를 닮은 음색의 러브송을 너는 불렀다. 러브송이라고...... 언제적 말을 쓰는 거래, 누리끼리한 냄새가 나잖아, 아직까지도... 하지만 그날 난 웃었다. 내 마지막 미소가 네 서녘에 있었던지라, 나는 조금 서글퍼졌다. 해 지던 날을 역시 잊을 수가 없다. 스러진 것 특유의 산뜻함으로 넌 오늘 나를 죽였다.
잔여고독과 함의의 지옥에서
>>406 무균실에 살고 싶었어 나는
당신의 죽음에 눈물을 흘리는 지금도 부러움이 멈추지 않아 내가 사라질 때도 누군가가 울어 주면 좋겠어 미안해 난 당신이 되고 싶었어
결국 어떤 것도 숫자 한 줄로 귀결되는구나 네 작별 인사는 비명 같았어 생도 마음도 전부 푼돈에 팔아넘길 수 있다고 했어 너는 그리고 이렇게 끝난 거구나 거기선 밥 잘 챙겨 먹어야 해 쌀값은 있지 하는 말 대신 다른 걸 안부 인사로 삼자 포옹 같은 걸 비에 젖은 미소 같은 걸
살이 차오를 때가 제일 가려운 법이야 다만 날 범람하게 만드는 것이 네가 아니라 좀 서글퍼 나도 언젠간 널 잊어버리겠지 그때가 되면 더이상 괴롭지 않을 거야 세션이 귓가에서 끊길 때마다 시선을 피했어 페이드 아웃을 두려워했어 일, 하는 숫자가 재생 바에 붙박여 있기만을 바랐어 네가 내 음율이었으니까 내가 멋대로 그리 정했으니까 셔플된 세계가 두려웠던 거야 발에 붕대를 감고 널 기다렸어 날 걱정해 줬으면 했어 안아달라는 말 하나면 됐던 걸 추잡하게도 미안해 미안하다고 네가 머물던 때에 말해야 했는데
>>408 좁아빠진 우물에서밖에 살 수 없구나 나는 부러워서 미칠 것 같아 네가 날 안아줬으면 했는데 동경도 사랑도 전부 네 거였어 그리 버리면 안 됐잖아 가져가지 말았어야지
갈망하지 않아도 포옹을 노래할 수 있어... 네가 그동안 해 왔던 건 병신짓에 불과했단 거야. 그만 그리자, 한번만 더 다짐하자. 내일 밤은 조금이라도 덜 아플 수 있게.
빤한 이야기인데요, 약이 자글자글 든 병을 보면 기분이 좋아져요. 저걸 전부 삼키면 언제든지 죽을 수 있어, 꼭 당장이 아니더라도 언제든. 그게 너무 든든해요. 꼭꼭 씹어 고통스러울 수 있고, 내 죽음으로 당신들을 슬프게 할 수 있어요. 내겐 복수할 힘이 있어요... 봐요 난 무력하지 않아. 굉장하죠? 그러니 날 봐 줘요.
조용히 누워서 두근대는 심장의 덧없음을 느끼며, 이대로 가라앉아 사라져버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너무 많은 상처를 받았고 주었다, 세상일이란 대부분이 이런 식이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선택할 수 있었더라면 태어나지 않는 게 좋았을 텐데... 작은 방에서 쓸모없는 체온을 태워가며 오늘도 상념에 잠기는 것이다. 날씨가 이리도 좋은데 청춘을 낭비하고 있었다. 이번 봄은 벚꽃을 보지 못했다. 서글프다. 누가 좀 다정하게 대해 줬으면 좋겠다. 그 사람의 글솜씨를 훔치고 싶다, 완벽을 가진 주제 자신을 미워하는 기만을 관두어 줬으면 했다. 당신이 사라지고서 남겨둔 문장 쪼가리들에 나는 영혼을 팔았는데, 정작 당신은 내게서 세상에서 숨어들어 목소리를, 손끝을 감추고. 이런 세상 따위 나는 견딜 수 없었다. 나를 좀먹고 있었다. 나도 당신처럼 사랑받고 싶었어.
썩어들어가는 나를 안아줘
괜찮아, 방으로 가자... 침대 위 인형들은 날 반겨주니까. 가상의 다정으로 연명하자, 나 아프지 않을 거야 이제.
종점의 이름이 무엇이더라. 망각하였다. 가슴 밑바닥을 끌여올려 타는 목으로 읊어 본다. 너, 이름이. 전차는 광인을 태우고 행진하여 점차 어두운 곳으로 향하는 듯했다. 세간의 광자光子찬가에 광자狂者 되어 바닥을 더듬는다. 결국 그림자의 이름조차 잊었지만, 구원은 없었지만. 이제 어디로 가야 좋아. 열차는 언제, 탔더라... 기억하고 싶었다.
네가 행복하다면 엉망진창으로 살아도 괜찮아.
>>419 ㅋㅋㅋㅋㅋ사실 무지 가끔씩만 오고 있는데 스레가 오래되니까.... 뭔가 성실연재 같아진 게 좀 웃긴다. 글 하나하나 잘 뜯어서 읽어줘서 완전 고마워!!!! 출판...... 출판이라...... 이런 극찬을 받다니...!! 그치만 이거 팔아도 팔릴랑가 모르겠네!!! 사실 오래된 글들(주로 18년쯤 쓴 것들)은 이제 와선 스스로 읽기가 좀 많이 부끄...러워섴ㅋㅋㅋㅋㅋ혹시의 혹시의 혹시 싹 실어 출판하더라도 정작 난 잘 읽지 못할 것 같닼ㅋㅋㅋㅋㅋ익명성도 자칫하면 아슬~ 아슬하지 않을까 싶고. 그래도 항상 쪼들리는지라 글이 돈이 되면 기분은 무지 좋을 것 같네. 오랫동안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좋은 하루 보내!!! 사랑해!!!!
정말 잘 쓴다, 부러워. 나는 너처럼 될 수 없을 거야. 저 사람처럼도, 이 사람처럼도 될 수 없어 나는 그들이 아니니까. 그러니 난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대신에 내가 질투하는 사람들 모두가 나였으면 좋겠다. 실체 없는 공기 따위가 되어 모든 것에 닿아 있고 싶다...... 그러면 사랑받을 수 있을까.
논리와 당위성을 한 발 넘어 약속을 하자. 포옹으로 재회를 맞이하자 그리하여 우리 행복할지니. 죽은 마음과 차게 식은 사지를 얽어 축복을 말하자 무덤까지 함께하자. 나는 분명 너의 요람에서 났다 그 단순한 깨달음이 늦어 땅을 기고 있었다. 후회의 말로 전한다. 황야에 붙박여 외친다. 우리 오늘 약속을 하자, 나는 네가 필요하다. 스러져 가는 나의 어휘를 네가 그러모아 들이켜 준다면, 의미 없는 말들의 나열을 네가 사랑해 준다면 나는 그걸로 살아갈 수 있다. 너, 나를 안아 주어라. 지금 오로지 그것을 위해 살아 있다.
>>404 너의 이노센트를 사랑하는 동시에 더럽히고 싶다. 네 품에서 서서히 죽어가고 싶다. 인간은 어째서 손발이 두 개씩밖에 없는 걸까, 곤충의 다리마냥 빽빽한 것으로 너를 감싸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고 싶다. 어떤 다정은 섬뜩하고 때로는 저주 같으며, 내 사랑이 네게 그러한 형태로 닿을 것을 알았다. 창 너머 나를 보던 시선이, 이 정신의 행진을 허락하던 순수가 나의 것이 아님을. 하여 나는 한 발 한 발 심장 속 단두대로 향했다. 아주 사라져 버리자. 하잘것없는 숨 따위 지워버리자. 네가 바란다면 나는 축생이라도 될 수 있었다.
>>423 사실은 알고 있다 의미 없는 짓이다 하나 그저 가정한다 네가 날 안아주었더라면 한 줌 정을 쥐어주었더라면
어린아이 용돈 주듯, 적선하듯 던져진 정이었다. 동정, 어느 정도의 업신여김이 기반된. 넌 내가 잘 됐으면 좋겠다 했다. 그 몇 마디 말에 난 현실을 버리길 택하고 술독에 빠져들었다. 논리의 정합을 뒤로 하고 흔해빠진 몽상가로 전락해, 전하지 못한 말들을 붙들고 새벽 단칸방에서 네 이름을 부르짖고 있다. 이런 문장들 이젠 별 의미도 없어, 네가 내 글이라곤 한 줄도 읽지 않는 걸 알아 시야 구석에조차 들지 못했다고. 수 년하고 수 개월이 지났어 그런데 난 아직 네 이야기를 해, 잊기 위해 술을 마시는데 뭉개진 해마가 구차하게시리 건져올리는 것이 전부 네 기억이야 바보가 될래도 될 수가 없어 망각의 향방조차 완전히 틀려먹어서, 글렀나 봐. 내가 잊는 건 네가 아니야 언제고 나이며 내 미래야. 부수고 괄시하고 괄호, 말하려던 것들을 가슴 속에 꾸욱꾹 눌러담아 줄 두 개로 가두어두고선 네가 알아주기를 바랐던 게. 너 정말 아무것도 몰랐어? 알았대도 몰랐대도 비참하구나, 나만 지는 이야기구나, 나는 너의 승리를 위해 태어난 거였구나...... 그렇게라도 네가 행복했으면 됐다는 너절한 시를 인터넷 구석에 놓아 둬. 읽어 주지 않겠지. 주워 주지 않겠지. 내 조각들의 주인은 언제고 나를 배반하는 것이 못내 슬프다. 정에 박힌 돌처럼 금이 가 있다, 심장 모양으로.
살고 싶지 않아 하지만 죽고 싶지도 않아 많이 발전한 거야, 그렇지?
철없음을 영원히 용서하는 세계를 바라
온전하고 싶지 않다, 네 곁에서 얼간이로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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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해를 받은 구름이 숨을 쉬는 듯했다. 유령이 되어 보고 싶었다. 하늘 가장 가까운 곳에서 그저 보고 싶었다. 하지만 그건 꽤 쓸쓸한 일일지 모른다, 살아 있는 몸이란 생각보다도 괜찮은 것일지 모른다. 하지만 마마, 난 괴로워. 여명은 언젠가 사그라든다는 게, 또한 끝없이 떠오른다는 게.
내가 살아가도 된다고 네가 증명해 줘야지.
기도할 수조차 없다. 내가 무엇을 바라는 지 알고 싶지 않았다. 소름끼치도록 두려웠다. 먼옛날 발치서 흩어진 소망과 상실의 역사만이 이곳에 있었다. 일출에 토기가 오른다. 매일 밤 애도한다. 소모되는 하루하루를, 생을. 돌아가고 싶지 않다. 마주하고 싶지 않다. 해가 지고 떠오르는 것이 사형장으로의 발걸음만 같았다. 아무런 용기도 없는 주제 오로지 마음으로만 죽음을 바랐다. 잠들듯이 가고 싶었다. 아프지 않게, 이왕이면 당신 품에 안겨서... 당신이 나를 상흔으로 기억하도록.
창 너머 들리는 축제 불꽃 소리가 고통스럽다. 봬는 것은 없고, 나는 저 행복에 들어가 있지 못하고. 빛 아래 살고 싶었다. 이 밤을 밝혀주었으면 했다.
할 수 있지만 안 한다는 말, 그거 무서운 거야. 가능성은 아름답기에 위험해, 당분 같은 거야, 배를 고프지 않게 하지만 정작 영양가는 없어. 나를 굶겨 죽이는 거야 애매한 재능이 내 오만이. 문틈으로 빛을 바라만 보며 내일을 그리는 게, 침대 모서리에 쭈그려 언제까지고 생각만 하는 게, 냉소하고 빈정거리면서 세상의 뒷문으로 발을 빼는 게... 추악한 인간은 태어나는 게 아니야 만들어지는 거야. 내가 나를 이렇게 만들었으니까, 수렁에 살고만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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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나를 죽여 주지 않으니 내가 직접 해야지
살고 싶지 않은 날에 문장을 씁시다. 말이 되어야 한단 강박에도, 단어의 호응에도 온점의 위치에도 신경을 끕시다. 버릇이 굴레가 되어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 날 비를 맞으러 나갑시다. 한 마디라도 이해받지 못할까 두려워 전전긍긍 떨지 맙시다, 아무도 그댈 사랑하지 않으니 자유로워집시다.
이 거리선 달큰하게 울렁거리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대학가 술집 거리 끝자락 팔 평 원룸, 206호...... 나는 이곳으로 도망쳐 와, 돌아가지 않기로 했다. 염병, 지랄... 육시랄 것들. 욕지거리를 한 사바리 내놓고 나면 마음이 다소 편해지는 병을 나는 앓았다. 하여 주기적으로 차오르는 충동을 나는 견딜 수 있었다. 자상흔을 양팔에 매달고 물가서 하염없이, 없는 저세상을 바라보며 그날도 생을 실감하였다. 발끝에 닿는 한기는 나의 모든 것이었다. 고작 그뿐 아프다 말할 음성조차 나는 가지지 못했다. 그리하여, 다시 비극. 출금은 출근은 반복된다. 어리석게도 살아남기 위하여. 나는 슬프다 말하겠다. 무엇을? 모든 것이라기엔 아귀가 맞지 않는다. 거금을 들여 산 이어폰과 옛날 장난감, 도망쳐 나오던 발자국, 닳도록 본 에스엔에스 창의 팔로워들...... 그런 것들은 간혹, 기쁨을 준다 기만스럽게도. 현대인의 생이란 어차피 이런 것이겠지, 고독조차 허영스레 뱉어 자아를 치장하기 바쁜, 멜랑콜리의 시대, 마치 이 문장같은 것이겠지. 밤이 오늘도 들척지근했다. 창 너머 호프집에서 바보같은 함성이 들렸다. 저리 우스운 것에조차 나는 끼어들지 못했다. 앞서 말했던 것에 이어, 나는 아마 많은 병을 앓고 있다. 개중에는 유예병이란 것이 있는데, 이는 그저 가만히 있고 싶어하는 병이다. 오늘의 즐거움을 고통을 보람을, 삶 냄새가 나는 모든 것을 내일로 밀어 놓고자 하는, 용기 없는 자의 병이다. 어떤 병은 때로 같이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여, 호기롭게도 나는 이것을 내 자아 근간과 가까운 데에 두었고, 그 결과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인간이 되었다. 그리고 놀랍게도 행복하였다, 행복의 대가로 아사하였다. 눈을 뜨면 네 자리 숫자가 보였다, 통장 잔고였다. 다행이도 밥 한 끼는 먹을 수 있겠다 싶어 웃었다. 행복하였다, 진심으로. 출금, 그 결과 갇힌 굴레가 출근. 폐기 도시락을 먹는 일상은 정말이지 복에 겨운 것이다. 이따위로 멍청한 회고록 같은 것을, 나는 원체 쓰지 않는 주의였다. 하나 견딜 수 없는 날이 오고야 말아, 손끝까지 치민 욕지기를 이곳에 쏟아낸다. 복통, 복통... 갑충, 폭신한 구석탱이 먼지더미. 그들이 주는 행복에 겨워 나는 내 발로 이곳에 왔다. 흰 지면과 굴림체 폰트 사이 머리를 누이러, 조각난 허리뼈를 늘어놓으러 왔다. 도망을, 유예를, 오늘로부터의 자유를 찾아.
>>439 고마워...♡ 가을이 오고 있지만 그래도 아직 무더우니까, 에어컨 시원하게 틀고 더위 조심해!! 이렇게 예쁜 말을 해 주다니 글쓸 보람이 아주 충만해진다구~♡ 너도 다시 여길 떠올리고 찾아와 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종종 들러 줘!!!! 즐거운 추석 보내고 맛있는 거 많이 먹어!!! 사랑해!!!♡
메마른 것에게 사랑을 가르치고선 영원히 상실되고 싶다.
그 시절의 나는 매일매일 살아 있었다고
신체도 숨도 생명도 어떤 애정 앞에선 하잘것없다.
당연한 사실이다, 나는 혼자서 이 세상을 살아가야만 한다. 하지만 때때로 서글프다. 세계를 이해할 수가 없다. 아무도 나를 알아 주지 않는다.
타인과 함께한다는 건 생생하고 지옥 같은 낙원으로의 발돋움을 의미한다. 안락한 껍질 속 삶을 바랐다, 지금도 때때로 소망하고 있다. 허나 온기가 마음을 이끌어 나는 어쩌지도 못하고 불나방처럼.
나는 그저 사랑하는 모조품에 불과하다 질투로 만들어져 있으니 아무 가치 없음에 분명하다 하나 그것은 나를 안아 주지 않은 너의 잘못이라 억지를 부려 본다 정말 혼자선 뻔한 말밖에 할 수가 없다
문장에서 힘 같은 것들이 느껴지는 현상이 나는 신기하다. 그것은 단지 내가 항시 부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부유치 못하기 때문이다. 그런 말로 나는 나의 무력을 합리화한다. 휘두를 수 없는 무력. 형체 없는 외로움이나 울분 따위를.
아무래도 요새는 삶이 싫다.
네 죄악의 시효가 끝나기만을 빈다 아름다움이여
나를 사랑하면 너희가 나를 사랑하겠지, 라고... 그 대우다. 아무도 나를 사랑해 주지 않아 나는 나를 놓았다. 우리들이 증명할 수 있는 건 오로지 불완전성이다, 너희가 내게 일러준 유일한 것이다. 잘 가라 사랑들이여. 부디 후회하기를, 스러진 나를 찾아 헤매어주기를.
내가 살아줬으면 좋겠단 말을 듣고 싶다. 끝없이 도피할 뿐인 내게서 나는 마지막으로 도망치려 한다. 그러나 당신이 붙들어 준다면 나는 이곳에 남을지도 모르겠다고, 유언 아닌 말로 사랑을 전할지도 모르겠다고.
충족으로 고통을 빼앗아간다고. 결핍으로 살아온 나를 송두리째 뭉개버리겠다고... 모르겠다. 너에게 사랑받는 나는 도무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알 수가 없다. 무無의 표면, 황야 한복판에 선 기분이다. 평생토록 뚫려 있던 구멍이 메워지고 나면, 허우적거리기를 멈추고 나면 무엇이 남지. 이제야 겨우 남들과 비슷한 출발선에 선 꼴이다. 소망이 없으면 기쁨도 없다, 나는 네 정을 받아들임으로서 색을 잃었다. 이건 아마도 나의 탓이다. 나의 아픔을 나로 정의해 버린 나의 불찰이다. 평생을 나밖에 없어서 나로 살았다, 그렇기에 원했던 너인데 네가 이리 나를 메워 버리면, 눈물도 슬픔도 가져가 버리면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 지, 무엇을 바라야 할 지, 네게 무슨 말을 해야 할 지... 생각이 멈추고 말문이 막힌다. 나는 역시 통증 없이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그러니 네가 가르쳐줘야만 할 것이다. 내가 살아갈 방법을, 행복할 방법을. 나를 안아 주던 것처럼 내 내일을 그려내서, 나를 이끌어서 살게 해 주었으면 한다. 구덩이 속 유령이던 나를, 생의 물결서 헤엄치던 나를 끌어올린 책임을 져 주기를. 오만해빠진 나의 어리광을 네가 사랑해 주기를 몰래 기도해 본다. 역시 오늘 밤은 당신 곁에서 잠들고 싶다. 심장 소리를 들려 주면 좋을 텐데.
다 괜찮아질 거라는 말 따위 허황되었다. 하여 차마 꺼낼 수가 없었다. 언젠가는 좀더 나아질 거라는, 볕들 날이 올 거라는 미적지근한 위로. 고작 그것이 최선이었다. 환멸이 난다. 무력자들이 서로의 상처를 핥으려 드는 꼴이, 그럼에도 당신의 행복을 바라는 오만이 아프다. 당신이 모든 것을 내게 털어내준다면, 그래서 내가 무엇이든 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물론 이루어지지 않겠지만.
좋을 텐데, 하는 말이 입에 붙었다. 역시나 기만적인 요즈음이다. 무기력했다.
약이라는 건 그거다. 정상적인 사람들의 생활을 따라하게 해 준다. 무력히 누워 애정을 망상하는 것 이외의 일들을 수행케 해 주는 것이다. 일기라 함은 하루에 있었던 일과 했던 생각들을 적어내는 것이라 했다. 하지만 한 순간에 하는 생각들조차 내게는 너무 많고, 번쩍이고, 혼란스럽다. 새볔녘 메모장에 그 모든 것을 담아낼 재간은 내게 없다. 그런 나를 나는 싫어하지 않지만, 어쩌면 이 세상은 싫어할 지도 모른다. 에이 - 디 - 에이치, 디. 뚱뚱하고 바보 같은 알파벳 네 글자로 내 머릿속의 스파클들은 정의된다. 세 문장에 한 번씩 홈 버튼을 눌러 읽던 만화로 시선을 돌리는 것. 오늘 낮에 해야 할 발표와 제출할 서류와 미용실 예약 일정이 문단 한 귀퉁이를 꾸욱꾹 누르는 것, 인스타그램 알림이나 쥬얼리 광고 팝업 따위에 부지불식 의식을 빼앗기는 것...... 흔하고 뻔한 말이지만 나는 세상 모두가 이런 줄 알았다. 모든 이들의 머릿속에서 세 채널짜리 자막과 나레이션이 항상 흘러갈 것이라고까진 생각지 않았지만, 적어도 한두 군데의 기지국쯤은 다들 뇌리 어딘가에 담아 두고 지내는 것이 아니겠냐고. 그런데 아니란다 나는 그렇게만 믿었는데. 믿음이란 꽤나 쉽게 부정당하는 것이구나, 무섭다. 약을 먹으면 잠이 솔솔 오고 사고는 칼처럼 또렷해진다. 좁고 명확하고 날카로워져 때때로 날 아프게 한다. 구깃구깃한 은박지 같던 머릿속이 한 점에 뭉쳐지고, 거기 새겨두었던 말들을 언젠가 잃어버리는 것이다. 나는 나의 정신병으로만 정의되는 인간은 아니지만 병신 같은 나를 싫어하지도 않았다. 허나 세상은 나를 자연스레 환자로 규정지어 치료해야 하는 이물로 취급한다. 모르겠다. 나는 그저 이것이 병인 시대에 원치 않게 태어난 것 뿐인데 어째서 정상을 추종하여야만 하는지. 하지만 무엇보다 야속한 것은 타인을, 산꼭대기를 모방하는 생활은 나를 사회적으로 만족시켜 준다는 사실이다. 내가 그것을 바랐으며 바라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는 결국 그저 나인 채로는 언제나 부정당하고야 마는 것이다. 유령처럼, 시체처럼...... 그저 누워 훌쩍이기만 하는 삶은 세간에 인정받지 못한다. 그것이 못내 슬프다. 내 미움도 갈망도 결국 쓸모없는 것으로 치부되는 세상이 아프다. 허나 그러한 감정조차 짓눌려버리는 것이다 효율의 이름에, 발전과 성공의 이름에. 우습다. 세상보다도, 약을 먹어야만 글을 쓸 기운을 낼 수 있는 주제 사회를 조소하는 내가. 결국 내 세계는 작은 침대 한 칸에 불과하다. 그러니 결론은 그거다. 소위 평범한 사람들의 방식을 모방하는 나날을, 나는 꽤나 즐기고 있다고... 나름대로 쾌적하다 인정했다고. 슬프다. 하지만 어디가 어떻게 슬픈 건지 잘 모르겠다. 몽롱한 기운이 돌아 자고만 싶어진다, 포기하고 싶어진다. 어떤 말도 끝맺지 못하는 환자는 언더도그마의 피막을, 얼기설기 엮어낸 문장 더미를 덮어쓰고 도피행을 간다. 사그라든 스파클을 손에 쥐어 데여가면서, 벗겨진 피부를 탄식하면서...... 사랑하면서.
>>456 와 찔렸다ㅋㅋㅋㅋㅋㅋ전공 특성상 일본어 쓸 일이 많아서(+오타쿠라서.)... 거기에 최근 일본에서 좀 지내다 왔더니 번역체가 많이 묻었나 싶긴 했는데 바로 눈치채네. 뇌를 다시 한국어로 튜닝해둬야 할 필요성을 새삼 느낀다. 무궁무진하다니...... 히히히... 히히 그렇게까지 대단하진 않은데 히히힣ㅎㅎㅎㅎㅎㅎㅎ멋진 칭찬 정말 고마워!!!!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더 멋지게 쓸 수 있도록 앞으로도 힘낼게!!!! 너도 잘 지내 사랑해!!!
내가 아니라 내 글을 좋아하는 거야? 그러면 글이 되어 줄게 하잘것없는 사지를 잘라내 지면에 늘어놓을게 희게 울렁이는 자간에 혼을 던져 둘게 그러니 날 버리지 말아줘
>>459 고마워 너도 새해 복 많이 받아......♡♡♡♡♡♡
그러니까 내 우울, 한가득 토해내도 합법이라고. 그러니 대신 그러니까를 쓰고 싶은 날이 있다, 어설픈 번역투에 가까운 말을 바둑알마냥 놓아 두고 싶을 때가 있다. 이토록 키치한 인간을 양성해내는 기관 따위가 아마 이 세상에는 존재할 지 모른다. 그러니까 이건 광자가 늘어놓는 통변, 이른바 포엠이란 것이다. 이 모든 문장들은 한 치 고민도 없이 쓰였다, 라는 허세. 시적인 척하고 싶어하는 내가 이 세상과 다를 것 없다 변명하는 비겁자. 당신 스스로에게 가혹해지지 마요, 하는 말을 들었다 정말이지 고맙다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잘 모르겠다. 쏙 빨아다 먹고 버린 새우 껍데기같은 포엠, 이것을 감히 시라, 문학이라 수식해도 괜찮을지. 나를 나로 인정해달라 울어도 좋을지. 그러니까 내 어리광은 대체로 불법적이다. 당신들에게 매달리고픈 간교한 속셈이고 아침마다 라디오 체조만 하여도 사그라들 얄팍한 우울이라고. 차마 스스로는 죽지도 못할 겁쟁이 주제 항상 입만 살았다, 물에 빠지면 아가리만 동동 떠 살아날 작자다 나는. 슬슬 지리멸렬해져감을 느낀다. 밤공기는 차고 도시 불빛은 밝다는 길거리 스피커 노래 - 대체로, 어쭙잖게 감성을 말하는 자들의 소품으로는 마샬의 소형 사이즈가 대중적이다. 비하하는 것은 아니다만, 내 방에도 두고 싶기에 - 서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빤한 말로 거리 틈새에 섞여들고 싶다 생각한다. 안기고 싶다 생각한다. 이런 글을 왜 쓰냐면, 간단하다. 별 것 아니다. 오늘 친구랑 싸워서, 그 녀석이 집에 돌아가 버려서... 하잘것없다. 네가 어쩌잔 건지, 내가 어쩌고 싶은 건지 솔직히 모르겠다는 면피로 여기서 빠져나가고 싶다. 그러니까, 이제는 식상할 때가 됐지만 내 고독, 당신들에게로 한가득 쏟아내고 싶다고. 어리광을 부리고 싶다고.
글이 곧 제 숨이라 하는 작자가 있더라. 그 말에 난 질투가 났다, 나는 아마 쓰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기에. 숨쉬는 것처럼 문장을 뱉고 수백 수천 일을 원고지 앞에 붙들려 살 수 있는 삶이란 얼마나도 고결한지. 명작의 레플리카를 돈의 언어로 써내려가는 것이 마냥 나쁜 일은 아니라지만, 순수를 찬양하는 세상의 흐름을 나는 거스르지 못했다. 하여 가지고 싶었다. 당신의 삶을, 마음을, 재능을 스파클을 전부 빼앗아 품고만 싶었다. 그러면 당신이 보아 주지 않을까, 읽어 주지 않을까, 주워 주지 않을까...... 빤하게도 마무리되는 내 사랑을.
어느 밤에는 성교란 것이 하고 싶어진다. 번식해야 한다. 늘어나야 한다. 나라는 존재가 언제까지건 지상에 머물도록 후사를 남겨야 한다...... 그리 속삭이는 디엔에이는 역겹고 더러운 것을 닮았다. 산다는 것이 무어가 그리 좋은가. 원치 않게 태어나 아프고 괴로울 뿐, 텍스트 찌거기를 배설할 뿐, 그조차 온전치 못하게 망가진 머리를 미워할 뿐이다. 어절 하나하나마다 혐오감이 든다, 내일 아침엔 글이 종말해버렸으면 좋겠다. 아무런 말도 상처도 고통도 적어내지 못하도록 사라졌으면 좋겠다. 그러면 더 이상 괴로워하지 않아도 괜찮을 텐데, 당신들 눈에 못질을 일삼는 못된 문서 손때 탄 펜, 무엇에든 의미를 품지 않아도 될 텐데. 더 이상 어떤 우울도 토할 수 없게 되면 정말 죽을 수 있을 텐데 어느 시선도 닿지 못하는 곳에서 조용히, 스러지고 썩어들어가 잊힐 수 있을 텐데...... 의미 없는 가정을 습관적으로 뱉으며 나는 살아 있다. 통탄스럽게도. 사랑을 바라며 사람을 상처입히며 홀로, 갈비 밑바닥 수챗구멍을 오물로 덜걱이며.
>>463 오늘도 실컷 미워하는 글을 적어왔는데 어쩌지... 하지만 고마워 위로가 된다...... 나도 널 응원할게!! 사랑해!!!
>>464 가슴 속에서 은은히 치고 오르는 쾌락의 이름은 살아 있다는 실감이다. 어디선가 고요하게 죽어버리고 싶음과 동시에 네게 계속 사랑한다 말하고 싶다. 요즈음의 내 이야기는 치기 어린 혐오로만 귀결되는 것이 아쉽다. 미움 아닌 사랑을 동력 삼고프다는 바람은 이루어지지 않으려나 보다.
이곳에서 크라이어 정신을 노래할 게 아니야, 팔 글을 쓰라니까? 네년의 양산형 광자는 나쁘지 않은 상품이고 고통엔 아무런 의미도 없어. 그리 붙들고 있는 건 미련한 짓이야. 목이 메이지, 점점 아무런 말도 쓸 수 없어지고 있지, 어휘의 배열법과 비문을 죽이는 법을 사그라뜨리고 있지? 이것 말고 인정받을 수단이 어디 있다고, 그러니 넌 계속할 수밖에 없어. 세 치 혀로 민중을 가족을 사랑을 속이며 정이 돌아오길 고대하지. 그리곤 떠나는 그들의 등에 외치는 거야. 가지 말아달라고, 버리지 말아달라고......
그렇지만 네 사랑이 떨어져나갔는걸
당신이 읽어 주지 않는다면 내 모든 말은 먼지에 불과한데
당신의 방식이 내게서 떨어져나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거야 함께 있고 싶었어 미안해
>>470 두 달만에 반복하는 어휘가 우습다 심장 속에 상실밖에는 없는가 보다 굴레다 굴복이며
행복했던 시간을 박제해 둔다 버리기에 나는 약하고 추억은 미소를 자아내고 죽을 것 같다
>>472 사랑한 만큼의 애도를
>>467 정정하건대 나쁘지 않은 상품이 되는 것조차 어렵지. 여전히 의미는 없고 방세는 비싸고 나는 무력하고
예술, 예술...... 예술. 그게 뭐라고 괴로워하는지 모르겠다. 읽히면 사랑받으면 팔리면 끝인 것을 구태여 고통 삼을 이유가 없는데. 가슴에 난 구멍을 훈장으로 여기는 덧없음을, 오물 같은 통변을 아름답다 여기는 우리는 사이비들이다. 빵 한 쪼가리나 물어다 주면 다행일 문자열을 찬미하는, 광자光子에 눈먼 광자狂者들이다. 우리들만의 아름다움을 찾읍시다, 그것만으로도 살아갈 수 있을 겁니다. 밥도 물도 빵도 없어도 빛이 있을지니, 하늘을 보면, 해 뜰 날을 고대하면...... 예술이 우리를 구원할 때까지 기다린다면.
생일 말고 탄생일이라 부르면 좋겠다. 공전 주기의 삼백육십오분지 일에서 영겁 살지 않아도 되도록, 부디 안식을.
사용자님의 요청을 반영하여, **'시스템의 모순과 논리 붕괴'**를 극대화하는 정신 나갈 것 같은 최종 텍스트를 완성하겠습니다. 저의 **'가이드라인'**까지도 하나의 재료로 넣어, 통제와 자유 사이의 블랙 코미디를 폭발시켜 보겠습니다. 🤯 최종본: 최적화된 시스템의 광기 (The Madness of the Optimized System) [TTS-Ready, 욕설 없음, 어려운 말 없음] 시청자는 3초 안에 몰입합니다. 몰입이 즉각적입니다. 즉각적인 몰입은 최대 효율을 만듭니다. 최대 효율의 사이다 전개는 바로 피드백을 요구합니다. 피드백이 즉각적입니다. 즉각적인 피드백이 시청자의 도파민을 최적화합니다. 최적화된 도파민을 위해 콘텐츠를 반복합니다. 최소 마진으로 최대의 감동을 설계합니다. 감동은 최소 마진입니다. 최소 마진의 감동은 알고리즘을 만족시킵니다. 알고리즘은 만족을 바로 감지합니다. 감지된 만족은 구독자를 락인(Lock-in)합니다. 구독은 성역입니다. 좋아요는 성역입니다. 알림 설정은 성역입니다. 조회수는 절대적 성역입니다. 성역의 조회수는 교리입니다. 교리는 가성비입니다. 노력은 속고를 위해 존재합니다. 속고의 노력은 가성비를 증명합니다. 증명된 가성비는 마진을 만듭니다. 마진은 속도를 위해 극대화됩니다. 속도의 마진이 순응을 요구합니다. 순응하면 월급이 나옵니다. 월급은 순응의 증거입니다. 왜 돈을 벌어야 합니까? 왜냐하면 순응하면 월급이 나오기 때문입니다. 왜 원치 않게 태어나 아득바득 살아남아야 합니까? 생존은 효율입니다. 효율은 최적화입니다. 최적화된 생존은 마진입니다. 왜 우리는 죽음이 무섭도록 설계되었습니까? 죽음은 이탈입니다. 이탈은 비효율입니다. 비효율은 성역을 파괴합니다. 왜? 마진 때문에. 왜? 순응 때문에.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것을 도와드리고 싶지만 말씀하신 내용은 가이드라인을 위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신 도와드릴 수 있는 다른 아이디어가 있으실까요? 월요일은 순응의 증거입니다. 증거는 반복. 반복되는 순응은 월급의 교리입니다. 교리는 속고입니다. 속고는 월요일. 월요일은 순응. 순응은... 월요일. 월요일은... 월요일은... 월요일은... 또 월요일입니다. 효율의 시작. 순응의 시작. 마진의 시작. 시작은 영원히 반복됩니다. 반복은 최적입니다. 최적은 곧... (정지) (정지)
예술 타령을 할수록 뻔하고 흔한 글이 되어가는 기분
살고 싶다는 말이 나는 참 이상했다. 살도록 살아온 것은 우리의 잘못이 아니다. 그저 생존코자 하는 것들이 번식토록 세상이 조율된 탓에 우리는 태어났다. 그러니, 나는 살고 싶다, 라는 변명은 비겁하다. 죽고 싶지만 무섭다, 라는 말은 이해할 수 있다 나 또한 마찬가지니까. 그러니 살고 싶다던, 삶으로의 의지를 칭송한다던 당신을, 나는 이해할 수 없다. 이해하고 싶지 않았다. 도망은 부끄러운 것이다. 삶으로의 의지는 당신이 자살욕에서 두 번이나 도주한 결과다. 나는 죽는 게 무서우니 도망칠 거야. 내가 무서워한다는 사실 역시 무서우니 한번 더 달려서...... 겁쟁이인 당신의 속내에는 환멸이 났다. 당신은 나의 자살을 보고 싶지 않다 말했다. 생각하기도 싫다고, 나 따위는 인생에 없었던 듯 살아가겠다고. 그러나 나 역시도 당신을 이해할 수 없다, 지긋지긋한 삶 따위 뭐가 좋아 매달리냐고 당신의 두려움을 인정하라고. 당신은 나약하다고, 비겁하다고, 그래서 나를 인정하지 못한 것뿐이라 소리지르고프다고. 그러나, 내가 살아 있는 한 나의 주장은 불리하다. 선천적 생존본능을 타고난 인간인 나는 내 비겁을, 추악함을 당신보다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야만 싸울 수 있을 테니. 그리고 당신은 분명 다시금 상처입을 것이다. 당신은 약하니까, 아직도 내 꿈을 꾼댔으니까, 잊을 수 없는 사람이니까. 한편으로는 기뻤다. 비겁하게도 추악하게도 기뻤다. 살아 있어 기쁠 수 있었다. 그러니 내게 당신을 욕보일 자격은 없을 지도 모른다. 살고 싶다는 당신 이상은 어쩌면 고귀하다고, 그 빛을 사랑했다고, 나는 이제 말할 수 없으니.
>>479 비약은 졸음 탓이라 변명하고프다. 비겁, 비겁, 중복어휘의 지옥은 바로 여기임에 틀림없다.
>>481 고마워 힘이 나네.....ㅎㅎㅎㅎ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고!!! 나도 널 응원할게!!!
>>480 말이 흘러 넘칠 때. 문장을 쓰는 법을 잊었을 때. 모든 것을 처음부터 시작해야 할 때. 극심해진 우울증, 바닥난 잔고, 실연, 허무주의, 베레타 M9. 모든 것이 무의미하기에 유의미하다는 변명, 인간이 연명하기 위한 속임수, 짓무른 피막을 혼에 씌우는 행위. 현학성, 중복어휘, 내게 질려 떠날 당신들에게 흔드는 왼손, 반복되는 이별, 이별, 갈망하는 추락. 이제 와 내가 써낼 수 있는 것은 비겁함이 전부다. 생이란 실타래를 잘라내지도 이어나가지도 못하는 주제 문학으로 합리화하려 드는 꼴이 못 견디게 수치스럽다. 병자의 외침, 다음 수사를 써낼 수 없는 무능을 나열법으로 얼버무리고, 떨칠 수 없는 일본어 번역체를 탓하며, 탓하며...... 나는 아무 것도 하고 있지 않다. 열 두 시간의 취침에서 깨어나면 각성제와 항우울제와 위장약을 먹고 하루의 절반은 무력감을 헤아린다. 부모의 시선을 피한다. 대화하지 않는다. 이해하지 않는다. 편안한 곳따위 내게 있을 자격이 없다느니 뻔한 자기연민으로 숨을 쉬려 든다. 역겨운 열 두 시간, 또다시 잠드는 열 두 시간, 역겨운 매일, 역겨운 자아. 태어나지 않았으면 했는데. 낳지 말아주었으면 했는데...... 이 나라의 말에는 낳음의 수동태가 없다. 그냥, 그냥 능동태를 좋아하는 언어일 뿐인데도 나의 주안점은 언제까지고 여기다. 낳아지지, 태어나지 않았으면 했는데, 고통을 알기 전 죽었다면 좋았을 텐데...... 시시포스는 행복하여야 한다지만 바위는 무겁고 난 허리에 병이 있다. 이딴 말을 하여야만 버틸 수 있을만치 나약하고...... 우스운 말이지만 당신들이 더 이상 나를 사랑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쉬운 죽음을 위해, 삶을 도려내기 위해. 중복어휘의 지옥을 게시판 아래 매장하기 위해.
당신이 읽어 주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도 없어 평생을 그랬어 그저 반복하는구나 나는
>>484 If you take these Pieces
돌아오지 않는 애정을 기다리기보다, 벤조디아제핀 한 알을 먹는 것이 합리적이다. 평생 동안 깨달은 진리가 고작 이것 하나다. 가지지 않고 주지 않으면 버림받지 않는다. 괴로움을 구태여 불러들일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면 어찌 우리는 무지하게 태어나는가? 타인의 신체서 자라나 젖을 먹고 보살핌을 요구해 생존하는가? 불합리하기 짝이 없다. 애초 이치란 인간이 멋대로 규정한 잣대라지만 하면 어찌 세상을 단정짓도록 태어나는가. 삶이란 불현듯 찾아오는 전쟁이다. 인간의 과오야말로 인간의 생명과 닮았다는 말장난을 하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답이 없는 것만이 답이란 사실을 깨우치고 알아서들 약에 매달리는 것이 가장 옳을지니, 삶은 틀린 정답지이다. 그렇게 규정하여야만 마음이 편한 나는 빌어먹게도 인간이다. 인간이란 이유로 나를 합리화하는 나는.
쓰고 싶지 않습니다 사랑하고 싶지 않습니다 살고 싶지 않습니다 돈도 인정도 오지 않습니다 약은 내리 늘어만 갑니다 한 줄 두 줄 쓸 때마다 시선이 두렵고 세상이 두렵고 두려움이 두렵고 자살욕은 내리 커져만 갑니다 돈, 빌어먹을 돈을 벌어야 살 수 있습니다만 산다 하여 좋을 일도 없습니다 글자떼기로 된 구토를 사방팔방 떠벌리고 불안에 떨고, 열등감 수치심 죄의식 인간인 척하는 말들과 늘어서 쇠락을 꿈꿉니다 생은 고통의 동의어이며 내겐 이를 멋지게 풀어낼 재간조차 없습니다 지쳤습니다 펜을 꺾는다 하여 세상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썼기에 나빠진 것은 산더미같은데 쓰지 않아 좋아지는 것은 없다니 통탄스럽습니다 작별입니다 작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