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하던 지인

괴담 2019/01/11 14:09:25

#1 이름없음 2019/01/11 14:09:25

2010년도 조금 전 얘기야. 별로 안 무서울지도 모름 … 옛날 노트북이랑 외장하드 정리하다 생각이 나서 적어봄.

#2 이름없음 2019/01/11 14:11:02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걸 즐겼던 10대 극후반 시절, 노래 취미를 공유하다 만나게 된 지인이 있어. 나보다 나이가 좀, 아니 꽤 있었던 30대 언니.

#3 이름없음 2019/01/11 14:11:42

한참 네이X 블로그, 카페, 그리고 스카이프가 활성화되어있던 시기여서 온라인 지인을 만들면 백이면 백 스카이프 아이디를 주고받고 스카이프로 대화하며 노래도 부르고 합창 아이디어도 짜고 그랬어.

#5 이름없음 2019/01/11 14:12:57

내 또래들이 한창 지인 만들기에 나이제한을 걸고 있을 때 (n년생 이상, n년생 이하만 받습니다.) 나는 더욱 더 많은 사람들을 경험하고파서 한두살 속이고 제한을 안 걸고 다녔음. 19살이라면 20살이라 뻥친거지.

#6 이름없음 2019/01/11 14:14:13

몇몇 또라이를 거르긴 했지만 (뜬금포 군대간 남친 소포 보내게 돈 빌려달라던 곰신 여자, 자기 상의 탈의 .. 사진 보내며 계속 전화 걸던 남자, 전화 걸어서 같은 반 친구 욕 계속 하던 초면인 중학생 등등) 그래도 좋은 사람들 많이 만났고 제법 재밌었어. 암튼, 그러다 뱀 언니를 만나게 되었지. >>4 초반 좀 지루할지도 몰라 ㅜ ㅋㅋ 추억팔이용이라

#7 이름없음 2019/01/11 14:16:02

뱀 언니는 그 커뮤니티에 매우 드물던 30대였어. 타 커뮤는 다를지 몰라도, 내가 주로 속해 있었던 곳은 20살만 되어도 이미 언니누나 소리 듣고 20대 중반이면 관리자나 통솔하는 역할을 맡고 그랬거든? 그만큼 10대의 입김이 컸던 곳이야. 인원이 그리 많지도 않았고 나중에 이르러서는 대형 커뮤에 먹힌, 2007년도쯤 우후죽순으로 생겨났다 사라진 수많은 카페 중 하나였음. 그래서인지 그곳에선 30대인 뱀언니가 참 튀었어.

#8 이름없음 2019/01/11 14:18:37

30대라고 무조건 기피하는 애들도 있었는데 나같은 사람이나 불쌍한 누나를 위한다는 정의감 ㅎㅎ 에 사로잡힌 18살 모 남자애라던가. 뱀 언니의 지인이 되길 자처한 사람들도 분명 있었음. 왜냐면 언니가 노래 하나는 기깔나게 잘 불렀거든. 처음 스카이프에서 듣고 깜짝 놀랄 정도로?

#10 이름없음 2019/01/11 14:21:04

사실 그 언니는 게시글을 올려도 댓글이 달릴까 말까였음. 에코 심하고 음 다 깨지고, 잡음 섞이고, 뒤에서 강아지 짖는 소리도 왕왕 나고… 도저히 들어줄만한 곡이 없었음. 그때는 지금만큼 녹음 취미를 전문적으로 즐기는 사람이 드물었고 있다 해도 우리 커뮤 내에 제대로 각잡고 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어. 조금만 잘해도 존잘 소리 듣기 쉬웠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언니가 카페에 올리는 노래는 들어줄 수준이 아니었어.

#11 이름없음 2019/01/11 14:21:52

>>9 후술할 스카이프 방 멤버 내의 언니 애칭이야. 본인은 몰랐지만.

#12 이름없음 2019/01/11 14:23:26

다들 언니가 노래를 못 불러서 그런줄 알았는데, 스카이프로 들어보니 엄청 잘했던 거야. 약간 성악 느낌도 나고 성량도 풍부하고. 그냥 이 언니가 녹음 설정이나 믹싱을 너무 못하는데 본인이 다 도맡아하길 자처해서 벌어졌던 일이었음.

#13 이름없음 2019/01/11 14:24:31

암튼 뱀 언니의 노래를 듣고 나랑 18살이는 둘 다 확신했던 것 같아, 우리가 찾은 보물이라고. 우리가 조금만 믹싱이랑 녹음을 도와주면 저 언니를 커뮤 스타로 만들 수 있겠다고. 하지만 뱀 언니는 자기만의 방법…..이 확고 했고 무조건 본인이 녹음, 믹싱해야 된다고 우겼어. 무조건. 양보하고 말고가 없었음.

#14 이름없음 2019/01/11 14:25:38

진짜 하도 완고하길래 나랑 18살이는 포기하고 그저 스카이프에서라도 언니 노래를 감상하기로 마음 먹었어. 뭐 독점하는 기분도 들어서 나쁘진 않다 생각했음.

#15 이름없음 2019/01/11 14:27:13

초창기엔 정말 정말 즐거웠어. 18살이랑 코드도 비슷하고 죽도 잘맞고, 뱀언니란 사람 자체가 너무 흥미로워서 남들은 9명 10씩 모아 단체 스캅을 할동안 우리 셋이서 작은 방 파서 야무지게 놀 때가 많았어. 난 야자 째고 피방에서 몰래 스캅할 때도 있었고 어차피 야자 다 하고 돌아와도 뱀언니는 본인 피셜 녹터널이었기 때문에 (야행성인데 맨날 굳이 녹터널이라고 했음) 밤늦게 접해도 언니는 늘 살아있었어. 그 언니, 잠이 없는 스타일이기도 했고. 18살이는 그냥 공부에 뜻이 없었음 ㅋㅋㅋㅋ 얘는 나보다 야자를 더 많이 쨌음. 암튼.

#16 이름없음 2019/01/11 14:27:53

근데 알면 알수록 참 이상하지. 사람이 대화를 하면 할수록 정상인과 삔트가 어긋한 느낌이라고 해야하나.

#17 이름없음 2019/01/11 14:29:02

예를 들어 하루는 뱀 언니가 고민이라는거야. 친구 결혼식에 축가를 맡게 되었는데 무슨 곡을 부를지 고민이래. 그래서 내가 언니 친구분이 리스트 같은거 안 줬어요? 그러니까 잠시 답이 없더니 “내가 잘 부르는걸로 하는게 예의지.” 이러는거.

#18 이름없음 2019/01/11 14:30:09

근데 ㅋㅋ 어린 맘에 나는 저게 좀 이상한 말인지 몰랐어. 그때의 난 결혼이고 뭐고 연애도 꼴랑 6개월 해본게 다였거든. 물론 축가를 부르는 사람이 고를 때도 많지만 보통은 신부취향에 맞춰서, 혹은 가장 무난하고 예쁜 노래로 밀고 가잖아? 근데 언니는 무조건 “내가” 잘 부르는걸로 해야된대, 그게 신부한테 예의고 맞는거래. 그러면서 골라온 노래가 뭐였냐면 서영은 그 사람의 결혼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9 이름없음 2019/01/11 14:31:34

검색해보니 가사가 어떻게 되는줄 아니? 초장부터 “너의 신부 아름답구나, 찬란한 너의 시선에 그녀가 빛난다 여기 오길 잘했었구나, 무참히 초라해진 나, 너를 버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래도 엄청 멜랑꼴리 축축 쳐지는 음.

#20 이름없음 2019/01/11 14:33:08

난 당연히 드립 치는줄 알았지. 사랑의 배터리급으로 농담하는줄 알았어. 그래서 언니한테 스캅으로 아 언니 ㅋㅋㅋㅋ 이러면서 웃었는데 언니가 살짝 정색하며 왜? 스레주야, 내가 고른게 웃겨? 이러는거야. 순간 언니한테 실수했나 싶어서 사과했는데 진심이었나봐. 정말 진심으로 본인이 가장 자신있는 곡을 부르는게 맞고 그게 축가를 부탁한 친구한테 예의인 거라고 믿더라고. 아니, 예의가 아니라 그래야 이치가 맞는다고 그랬어. 그래야 기뻐할 거라고. 그때 나와 18살이는 당연히, 기뻐할 대상이 신부인줄 알았음.

#22 이름없음 2019/01/11 14:34:47

18살이가 누나, 그래도 결혼식인데 이별 노래 불러도 돼요? 남들이 바람난 여자라고 추측하면 어떡해요? 라며 말렸는데 왜 남들이 오해하녜. 자기가 이렇게 당당히 본인 18번을 부른것 뿐인데, 그런 오해하는 남들이 이상한거래. 15살이나 많은 사람이 완강히 저런 주장을 하니, 나나 18살이나 달리 반박을 할 수가 없었어. 우리가 함께 하며 이런 경우 참 많았음.

#24 이름없음 2019/01/11 14:36:19

이런 식으로 뱀 언니는 좀 …. 아집이 있고, 굉장히 자기만의 기준에 갇혀사는 느낌이었어. 사는 곳도 심지어 특이했음. 이제껏 만났던 지인들은 “제가 사는 곳? 아 깡촌이에요 촌 ㅎㅎ!” 이래도 웬만큼 시내가 가까운 곳에 살았는데 (버스나 지하철로 한두 정거장 가면 시내 진입 가능한 수준.) 이 언니는 정말 말 그대로 산골 동네 깊숙이 살고 있었어. 인터넷 돌아가는게 기적일 수준으로 고립된 곳.

#25 이름없음 2019/01/11 14:37:10

>>21 >>23 굼뜨게 쓰는데 읽어줘서 고마워. 사실 다른 스레에 비해 임팩트는 별로 없을지도 몰라... 근데 난 아직도 이 언니가 계속 기억난다

#26 이름없음 2019/01/11 14:39:36

언니는 촌이라고 강조했고, 주변에 젊은(?) 사람이 자기랑 동생 뿐이라고도 했어. 젊어봤자 동생분도 29인가 그랬는데 십대 기준으로 한참 어른이지. 나머진 다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강아지들 뿐이라고. 좀 친해지고 나선 서로 배경 얘기도 자주 했는데, 언니가 말하길 자긴 반백수고 가게일을 도우며 용돈 받고 살아간댔어. 아마 부모님이 작은 식당을 운영했다고 기억해. 백숙 같은걸 메인으로 두는 그런 식당. 나름 도우미 아줌마도 두어명 있는 그 근방에선 나름 큰 식당이랬어. 워낙 고립된 마을이라 마을 사람 모두가 서로를 알고 있었고 외지인이 들어오면 모를 리가 없는 그런 분위기랬어. 본인도 마을 밖으로 나가는 일은 별로 없고 아주 가끔 시내까지 내려가서 잡지라던가 만화책을 사온다 그랬음.

#27 이름없음 2019/01/11 14:40:50

닉네임을 뱀 언니라 한 이유도 …. 뱀 실사를 꽤 자주 본다고 우스개 소리하던 언니라 아니 진지한 소리였을지도 모르지만. 그게 신기하고 재밌어서 18살이랑 단 둘이 얘기할 때 뱀언니라 했음. 실로 언니 닉네임이 B로 시작하기도 했고. 이게 >>9 가 물었던 질문의 답이네

#29 이름없음 2019/01/11 14:44:22

뱀 언니가 특이해진데 이런 환경이 한 몫 했을거야 그 언니가 하는 말 들어보면 요즘 세상에, 란 말이 절로 튀어나올 정도였거든. 언니는 대학도 나오지 않았고, 제대로 묻진 않았지만 고등학교도 도중에 자퇴한 것 같았어. 한평생을 그 산골짜기 마을에서 살아온거야. 세월이 지난만큼 지금은 바로 보이겠지만, 아직 십대였던 난 그냥 좀 특이한 언니, 신기한 언니, 정도로 생각했음. 하지만 내 기준에서도 점점 이상해졌어.

#30 이름없음 2019/01/11 14:44:54

걍 쓰기 시작하니까 진짜 어디서부터 손 대야할지 막막하네 이거 어렵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기억나는 일화부터 적겠음. 시간이 좀 뒤죽박죽일지도 몰라.

#32 이름없음 2019/01/11 14:48:13

일단 1. 동생 뱀언니는 동생분과 사이가 안 좋았음. 동생 입장을 우리가 들어본적 없으니 알 리가 없지만 언니 말로는 천하의 못된 년이래. 저년만 아니었으면 내가 속 편하게 살 수 있었을거래. 언니와 다르게 동생 분은 애인도 있고 나중에 결혼까지 한 유부녀였는데 (우리랑 알고지낸지 몇 달 쯤 결혼식 올림. 중간에 식 올리는데 내가 가야하냐 말아야 하냐 언니가 고민하고 그랬음) 뱀 언니 피셜 “집안 일도 도우지 않고 남자랑 놀아난 주제에 비싼거만 밝힌다, 못된 년이다” 매번 이런 흐름이었어.

#33 이름없음 2019/01/11 14:48:44

>>31 그거 조금 이따 말해줄게 결론부터 말하자면 부르진 않았어. 못했어 ㅋㅋㅋ 누가 그걸 허락해 ㅠ

#35 이름없음 2019/01/11 14:50:40

근데 조금 이상하지 않니. 언니 말대로라면 주변에 “젊은” 사람은 뱀언니랑 동생분 뿐이라고 했는데 얘기 들어보면 동생분이랑 동생분 남편이 뱀언니랑 함께 살았거든. 신혼집을 외갓집에 차린거지. 알고보니 동생분 남편이 거의 17살? 18살?? 암튼 나이 차이가 엄청 났던거.

#37 이름없음 2019/01/11 14:56:17

자칫하면 부모님이랑 형님아우 할 수준으로 나이가 많은 상대였다고 해. 동생분은 그 남자랑 만나 결혼까지 한 후 이제 유부녀라고 결혼 못하고 얹혀사는 자기를 구박한다며 뱀언니가 우리한테 한탄하곤 했어. 얹혀사는건 똑같은데 가족들이 자기만 다들 미워하고 차별한댔고, 개중에 동생이 가장 악질이라고 그랬음. 이걸 우리한테 고백 했을 때 시점은, 뱀 언니랑 우리가 친해진지 몇 달 안됐을 때야… 하는 말 보면 몇년지기 친구한테도 못 털어놓을 말이 많았는데 언니는 마음이 가는 상대한테 본인 TMI 를 몇시간이고 늘어놓는 버릇이 있었음. 그 대상이 나와 18살이였고. 가끔은 스캅 말고 문자로도 그렇게 줄줄이 한탄을 써서 보내곤 했음.

#38 이름없음 2019/01/11 15:01:12

2. 아버지 뱀 언니 가족에서 두번째 미운 사람을 꼽으라면 아버지랬어. 결혼 못했다고 미운 소리하는건 둘째치고 동생 말에 넘어가서 자기한테 못된 짓 한 게 너무 분하다고. 그것 때문에 자긴 잠도 못자고 이렇게 고통받고 있는데 짜증난다고 그랬음. 난 이 부분이 조금 의아했던게 언니가 들려준 일화들 속 아버지는, 뭐, 듣기 싫은 소리 했던건 맞겠지만 일상에서 보는 아버지랑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라. 게다가 언니가 워낙 만만찮은 성격이라 어쩜 언니가 이상한게 아닐까 라고 생각했어.

#39 이름없음 2019/01/11 15:03:15

왜냐면 … 십대의 기준에서도 서른 넘어서 아무 일도 안해보고 (현재 반백수인거랑 다르게 알바도 해본적 없댔음. 가게일 도와서 용돈 받는게 끝) 10대 애들하고 어울려 지내는데 다른 친구들은 인터넷 지인조차 전무하고 (가끔 만화책 택배로 주고받는 지인 한두명 더 있긴 했음) 무대뽀에다 기준이 특이한 뱀 언니라. 어쩌면 아버지나 동생분이 그나마 정상이고 뱀 언니가 이상한거라 생각했음.

#42 이름없음 2019/01/11 15:10:09

예를 들어 이런 경우. 동생분 결혼식에 갈지 말지 뱀 언니가 고민했다고 했잖아? 그걸 또 십대인 우리한테 물어봤어 ㅋㅋㅋㅋ 갈지 말지. 동생인데, 가는게 맞지 않을까요? 우린 이랬음. 그랬더니 언니는 고민하는둥 마는둥 하다 도저히 걔 결혼식은 못 가겠대. 그 날 그냥 집에 있을거래. 그 결정을 또 아버지한테 언니는 얘기했대. ㅇㅇ이 결혼식에 참가하란 소리 절대 하지 말라고. 그 말 듣고 아버지는 한숨쉬며 10만원을 용돈으로 꺼내주고 방으로 들어가셨대. 그리고 언니는 그 10만원으로 사고싶었던 만화책이랑 마이크 덮개? ㅍ ㅊ ㅎ 소리 안나게 씌우는 덮개 살거라고 신나하고 … 십대인 나와 18살이가 보기에도 뱀 언니가 문제였어. >>40 내가 손이 느린데 글도 정리해서 쓰려니 진짜 아무말 대잔치다 ㅋㅋ 미안해.

#44 이름없음 2019/01/11 15:16:28

3. 도우미 아줌마들, 그리고 어머니 언니의 일상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정해져 있음. 끽해야 동생, 아버지, 어머니, 도우미 아줌마들. 아까 식당에서 도우미 아줌마들도 두어명 있다고 했잖아? 뱀 언니는 이 사람들을 이모님이라 불렀는데, 이 이모님들이랑 꽤 친했던걸로 기억해. 가게일 도울 때마다 부대끼는데 친하거나 데면데면 할 수 밖에 없었겠지. 사실 친할때도 있고 사이 나쁠 때도 있었음. 사이 좋을 때면 시내에 마실나갈적 높은 확률로 이모님 선물 사오고 그랬음. 간식이라던가 자잘한 로드샵 립이라던가. 어머니 선물도 이모님 선물과 함께 묶여서 거론되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봐도 어머니 존재감 참 희미했어. 아버지나 동생, 이모님 얘기를 자주 하는데 비해 어머니 얘기는 할락말락이라 그것도 참 특이하다고 생각했음.

#46 이름없음 2019/01/11 15:18:49

4. 강아지 언니 집에는 마당개 두마리? 세마리랑 집 개 한마리가 있었는데 언니는 개중에서 집 개를 끔찍히 사랑했어. 얘를 위해 산다고 우리한테 몇번이나 얘기했을 정도로 소중히 여겼어. 개간식 만드는 레시피나 사진도 자주 공유 했던걸로 기억해. 몸집 작은 포메나 요키 느낌의 강아지였음. 언니가 녹음한 노래들에 간혹 섞여들어간 멍멍이 소리가 바로 얘 소리였어. 녹음할 때 방에서 쫓아내거나 믹싱할 때 그 소리만 없앨 수도 있었을텐데 뱀 언니는 꼭 강아지 소리를 넣어두곤 했음. >>43 그게 큰 흐름은 한가진데, 내가 그걸 대변하기 위해 기억나는 에피를 다 갖다붙혀서 그래

#47 이름없음 2019/01/11 15:20:28

>>45 들어줘서 고마워. 자기 얘기하길 좋아하던 뱀언니도 좋아할까 .. 아님 이딴걸 적는 나한테 화낼까 궁금하네 굳이 1,2,3,4를 적은 이유는 후술할 얘기들에 저 사람들이 전부 등장하기 때문이야.

#48 이름없음 2019/01/11 15:24:17

다시 저 얘기들을 다 알기 전, 나름 초창기로 돌아가서. 내가 나이 속였다고 했잖아. 18살이면 19살이라고. 이 사람들이랑 이렇게 친해졌는데 계속 거짓말하는게 괴로워서 하루는 내가 각잡고 고백했어, 사실 난 1N살이라고. 더 많은 사람들 만나고 싶어서 나이를 속였는데 한두살 갖고 별 차이도 안나고 그래서, 내 생각이 짧았다고 미안하다고 뱀 언니랑 18살이한테 얘기했어. 사실 그 둘한테만 얘기함. 흑역사 느낌이라 ㅋㅋ

#51 이름없음 2019/01/11 15:26:36

18살이는 좀 어이없단 반응이었는데 내가 진심으로 사과하니까 그쯤은 받아주겠단 식으로 나옴. 대신 그밖에 다른것도 다 구라 아냐? 너 사실 남자 아냐? 이런식으로 드립으로 넘어가줬어. 특이했던 건 뱀 언니 반응이었는데

#52 이름없음 2019/01/11 15:28:25

우리가 처음 친해졌을 때 서로의 생일을 깠거든? 난 년도는 속인 주제에 월일은 제대로 알려줬어 ㅋㅋㅋ 서로 노래선물 챙겨주기로 했거든 (예를 들어 내 생일이면 뱀언니랑 18살이가 듀엣으로 내가 원하는 곡을 불러준다던가. 그런거 많이 했었음) 암튼 뱀 언니가 내 고백을 듣자마자 침묵하다가 그러는거야 재밌단 식으로 어쩐지 레주게 들어맞지 않드라. 이런 식으로 난 18살이보다 언니 반응이 걱정됐던지라 좀 쫄아서 “뭐가 안 들어 맞았는데요?” 물어봤음

#55 이름없음 2019/01/11 15:34:50

그에 언니는 안 들어맞는 것 같더라. 년도를 속이니까 그랬네. 이제 제대로 아니까 다시 해봐야지. 이딴 말만 하고, 평소와는 달리 유들유들하게 넘기더라? 난 내심 궁금했지만 일단 고백이 잘 들어먹은게 기뻐 닥치고 조신하게 있었고 18살이가 새로 부르고 싶은 노래 목록을 올리면서 그 대화는 종료 되었던 걸로 기억해. >>49 읽어줘서 고마워. 나 그 생각은 못해봤는데 .. 그랬을 수도 있었겠구나. 사실 그 부분에 대해선 우리가 확인된게 아무것도 없어 ㅜ 그저 혈육이겠거니, 했었음.

#56 이름없음 2019/01/11 15:39:07

저 대화 있고 얼마 안있어 뱀 언니한테 문자가 왔는데 자기와 나는 소울메이트나 다름없고 굉장히 죽이 잘 맞는 사람들이래. 몇번이고 확인해도 맞는 것 같다며 기뻐했어. 계속 자기와 친하게 지내달랬고. 이 언니 가끔 업다운이 롤코타듯 심해서 또 그런가보다 했는데 (기분 나쁘면 스캅 프로필 이름이 뜬금없이 시발로 바뀔 때도 있고, 기쁘면 엄청 장문의 문자를 보냄) 18살이한테 물어보니 자긴 그런걸 받은게 없대. 보통 저럴때 우리 둘한테 동시에 보내거든? 내용 복사는 아니고, 비슷한 말이긴 한데 우리 개개인에 초점을 맞춰서 막 장문으로 고맙고 애정한다는 내용을 보내곤 했음. 근데 이번은 나한테만 보낸거야. 18살이가 자기 빼고 노냐고 뭐라했는데 그 때 난 기분이 좀 나빴어. 생일년도 알려준게 생각나서

#57 이름없음 2019/01/11 15:42:40

또 비슷하게 기분 나빴던 건 내가 간만에 고심을 들여 녹음한 노래를 우리 스카이프 방에 제일 먼저 올린적이 있음. 18살이는 공들인거 티난다, 화음 개 많네, 목소리 가식, 이라던가 장난스럽지만 나름 칭찬을 해줬는데 뱀 언니는 평소와 다르게 이 노래가 마음에 안 든대. 왜 마음에 안드냐니까 잡음제거 왜했녜.

#58 이름없음 2019/01/11 15:46:24

그때 내가 쿨XX이란 앱 쓰다가 어도비 정품으로 갈아탔을 때거든? 잡음 제거 하는 방법 배워서 뒤에 웅웅거리는 소리라던가 쓸데없는 잡음을 굉장히 깔끔하게 없애고 녹음했어. 에코효과도 제대로 주고. 암튼 내 기준 정말 깔끔한 녹음이라 자부심이 있었는데 언니가 대놓고 잡음제거 왜했냐니까 기분이 상한거야. 어도비 정품 저번에 아빠가 사준걸로 했다고, 언니도 이렇게 잡음제거 하시면 더 나을텐데 왜 안하세요? 라며 내 기준 약간의 시비를 걸었어.

#59 이름없음 2019/01/11 15:50:05

그러니까 언니가 안해야 좋은거라고 너랑 나는 잡음제거 하면 안된다고, 내가 아직 모른다고 그러면서 내 녹음본 원본 파일을 보내달래. 자기가 다시 제대로 믹싱해준다고. 그때 당시는 소름끼친다기보단 확 짜증이 났어. 누가 봐도 내 믹싱이 낫지 강아지 소리 왕왕나는 쇳소리가 낫겠나 싶었고 18살이는 우리 사이 기류를 읽고 다들 취향이 있는거라며 중재했음 .. 얘가 중재하고 나니까 난 시비건게 괜시리 미안해서 언니 도와준다하거 고맙지만, 그렇게 도움받으면 내가 발전 못할것 같아서 사양하겠다 그랬음. 그러니 언니가 가끔은 도움을 받을줄도 알아야한다고, 하지만 사과해서 고맙다고 하고 그땐 그렇게 끝났어.

#60 ◆1hhxWlxxBan 2019/01/11 15:51:42

으어 그래도 60까지 채웠다. 눈 아파서 좀 쉬었다 올게 ㅋㅋ 건조하고 난리났다. 뱀언니 닉네임 일부분으로 인증코드하고 감.

#64 ◆1hhxWlxxBan 2019/01/11 16:14:43

안약 넣고 눈알 굴리다 옴. 화면 쳐다보는 일 하면 눈이 이 모양 되는구나. 안구 건조증 오지 않게 잘 관리해 다들 ㅜ 암튼 그 뒤로 나는 스카이프 방에 노래 공유하는게 조금 꺼려졌음. 올려봤자 자기한테 원본 넘기라는 언니 밖에 더 있나. 18살이가 좋은 말 해줘도, 어차피 댓글 달아줄 때 같은 말 들을게 뻔하니.

#65 ◆1hhxWlxxBan 2019/01/11 16:18:14

그쯤 되니 스캅 방은 노래보다 서로의 일상 공유하는 곳이 되어있었고 같이 자잘한 게임하거나 수다떠는데 더 치중해서, 노래가 큰 축이 아닌게 되어버렸음. 셋 다 나름 활동을 하는데, 서로 게시글에 덧글 달고 추천 박아주는 수준이지, 기타 녹음방마냥 합창 위주로 가진 않았음. 같이 한 게임중 스타도 있었고 (딱 한번 하고는 안함. 18살이만 좋아했음) ㅁㅂㄴㄱ도 있었고 (과금 안해서 핵 못생긴 캐릭터로 하다 셋 다 접음) ㅁㅇㄷ캐치 같은것도 했음. 이때까진 불협화음 있긴 해도 같이 잘 놀았어. 맨날 언니 개 사진을 보거나 18살이 부랄친구썰 듣거나 하며 그렇게 평화롭게 한달간 지내다가

#68 ◆1hhxWlxxBan 2019/01/11 16:21:57

뱀 언니의 기분이 다운되는 시기가 다시 왔어. 최악이었을 때가 동생분 결혼식이었고, 두번째로 나빴을 때가 이때. 뱀 언니는 가게나 시내 마실 나갈 때 빼곤 풀접이었는데 그날따라 늦게 접했어. 밤 9시 다 되도록 안 들어오길래 난 시내 나간줄 알았지.

#69 ◆1hhxWlxxBan 2019/01/11 16:25:48

근데 늦게 접하더니 오늘 울적해서 내내 집이었다는거야. 보통 집이면 무조건 스카이프는 켜두는 언닌데 것마저 꺼둔체 웹서핑 했대. 뱀 언니 울적하시면 우리 마인드캐치 할까요? 내가 게임하자고 졸랐어. 그 언니 마인드캐치랑 귀여운 게임 좋아했거든. 버블터지는거 뭐지. 넥슨거 그거 뭐지. 크아. 크레이지 아케이드도 되게 좋아해서 몇번 했었음. 암튼 게임하자하면 보통 좋아하는데 그 날은 답을 안하는거야. 유독 답을 질질 끄는 느낌. >>66 눈만 아니라면 그냥 쭈욱 쓰고 싶어 ㅋㅋ

#70 ◆1hhxWlxxBan 2019/01/11 16:26:36

18살이가 아 .. 이 누나 뭔일 또 있었나보네 운을 때니까 언니가 별 다른 대꾸도 안하고 가만 있다가 쳇으로 너무 힘들대. 노래를 부르는게 즐겁고 너희들도 너무너무 좋은데 더 이상은 못 할 것 같다고. 미안하다고. 자기 자살할거래 ;

#71 ◆1hhxWlxxBan 2019/01/11 16:29:38

전조증상이 없었는데 갑자기 저런 말을 하길래 나랑 18살이 둘 다 놀라서 뱀 언니를 말렸어. 평소에도 우울하다, 힘들다, 죽고싶다란 말은 자주 했는데 자살할거란 말은 그때가 처음이었음. 그런만큼 18살이와 한마음으로 통화버튼을 누름. 스카이프 그 통화거는 음 알지? 물방울 전자음 소리? 그게 가는데 한구간 들리기도 전에 받음. 18살이만 받음… 뱀 언니는 안 받음. 우리 둘이서 헐 어떡하냐며 통화를 끄고 쳇으로 언니 누나 괜찮냐고 아니, 일단 말렸는데 ….

#72 ◆1hhxWlxxBan 2019/01/11 16:29:52

스캅방에 밧줄 사진을 올리는거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웃어서 미안한데 ㅋㅋㅋㅋ 정말… 중2병 감성이 느껴졌달까. 꽃무늬 이불 위에 놓인 밧줄을 보니까 그냥 왠지 그랬어. 절대 자살할 것 같진 않고 이 언니 쇼하고 있는거라고.

#73 ◆1hhxWlxxBan 2019/01/11 16:30:45

자살 비하하는 것도, 놀리는 것도 아니야. 주변에 자살로 떠난 사람만 3명이고, 한국이면 누구나 한번쯤은 지인의 자살을 경험하니까. 나한테 자살할거란 암시를 보이고 실제로 자살한 동기도 분명 있었어. 근데 이 언니는 누가 봐도 자살할 생각은 없는 것 같았어. 실제로 우리 연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언니는 아주 잘 살아계셨음.

#74 ◆1hhxWlxxBan 2019/01/11 16:33:31

암튼 그 사진 올라오기 전까지 나도 걱정되서 마음이 동요했는데 밧줄 사진 보니 팍 식는거. 생일년도며 잡음 사건도 그렇고, 이 언니가 우릴 갖고 노는건가 생각이 드는거야.

#75 ◆1hhxWlxxBan 2019/01/11 16:35:34

18살이는 누나 무슨 일이냐고, 진짜 통화하자고 그러고 (근데 얜 진짜 믿은 것 같더라 ㅜ 나보단 좋은 애였던 것 같음) 난 속으로 수많은 물음표를 품고 있었지만 티는 안내고 언니 괜찮아요? 우리 스캅통화해요. 지금 할 수 있어요? 일단 물어봄… 그래도 친하니까. 그러니까 뱀 언니가 고민하더니 뭐, 그러제. 막상 통화하니까 멀쩡하심. 조금 전까지 자살할거다, 밧줄 준비해뒀다, 이런 소리 한 사람치곤 너어어무 멀쩡함. 그래도 아까 뱉은 말이 있으니 나와 18살이는 언니한테 계속 물어봤음. 무슨 일이냐고, 도움이 필요한거냐고.

#77 ◆1hhxWlxxBan 2019/01/11 16:40:29

너네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없을거라 못박더니 뱀 언니가 말하길, 자긴 이명이 들린대. 근데 태어날 때부터 들린건 아니고 어떤 계기로 인해 들리게 되었다는거. 계기는 몇년전에 아버지가 사주한 굿 때문이고, 그 굿을 하자고 조른게 동생분이었다고. 그래서 자기는 동생이 치가 떨리게 싫다고.

#78 ◆1hhxWlxxBan 2019/01/11 16:43:09

동생이 약혼? 결혼? (둘 중에 하나) 했을 때가 마침 식당을 확장하는 시기와 겹쳤고 겹경사라며 겸사 겸사 굿을 한 것 같더라. 동생 부부는 어른 구실 못하는 언니 (뱀언니)보단 자기한테 식당을 물려줄거라 확신한 것 같았고 결혼하기 전에 속 시원하게 굿이나 한판 하자고 무당을 불러왔대. 근데 무당을 식당에 안부르고 집으로 불러왔다고 이거에 내가 무지해서 그런데 보통 그러니? 식당 운영하는 집에서 굿할때 보통 집에서 굿함? … 여기라면 아는 사람 있을지도 모르겠네.

#79 ◆1hhxWlxxBan 2019/01/11 16:45:58

암튼 그렇게 집안 사람들 다 모아놓고 뱀 언니네는 굿을 했고 그 뒤로 뱀 언니가 심한 이명에 시달린다는거야. 일정한 소리도 아니고, 가끔 바이올린 같은 악기 소리가 날 때도 있고 바람 소리, 사람 숨 소리, 그냥 말소리가 들릴 때도 있고. 계속 들리는건 아닌데 한번 들리면 이게 오래 오래 가서 사람을 미치게 한댔어.

#80 ◆1hhxWlxxBan 2019/01/11 16:48:48

녹음할 때 잡음을 최대한 많이 넣는 이유도 (이렇게 말했음. 잡음을 일부러 넣는 거라고) 그렇게 하면 본인이 듣는 이명이 이명 아닌것마냥 느껴지기에였고 (내 이명은 일상 소리랑 다를 바 없다는 자기 최면) 나한테 잡음제거 하지 말라고 유독 뭐라한 것도 생일년도 넣고 시간 넣고 사주 봤더니 자기랑 닮은 점이 많아서 어쩜 나도 비슷한 성향이겠거니 생각해서 “날 위해서” 해준 말이래. 그렇게 이명이 안들리는듯, 혹은 들려도 별거 아닌듯 행동해야 자기가 덜 괴로우니까 본인이 덜 괴로운게 조상신이든 어떤 존재가 그걸 기뻐해서 그런거라고 해석하더라.

#81 ◆1hhxWlxxBan 2019/01/11 16:51:45

그렇게 설명하면서 자긴 굿때문에 인생을 망치게 생겼는데 미친 동생년 부부가 또 굿하자고 아빠를 꼬신다고 그거에 넘어가서 아버지가 다시 굿하자 할 것 같다며, 그것 때문에 자살하려 했다는거야.

#82 ◆1hhxWlxxBan 2019/01/11 16:56:15

이 얘기를 들으면서 난 내내 반신반의 했어. 사실 지금도 그래. 난 도시촌년인데다가 종교도 없고, 귀신은 있을지도 모른다 믿지만 없어도 그려려니 할 사람임. 울 엄마도 재미로 사주를 보긴 하지만 대놓고 믿으라하진 않고 나 남자친구 생겼을 때도 궁합을 보긴 했는데, 궁합이 나빴을 때도 딱히 뭐란 말 안하셨음. 내 주변 사람들도 전부 장난으로 타로를 보는 수준이지, 사주나 무당 조상신 이런걸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없단 말이야. 근데 뱀 언니 이야기 속 가족분들은 전부 하나같이, 사주랑 박수 무당의 말, 조상신, 이걸 맹신하는 느낌이었어. 정말 무당이 뭐라하면 그대로 꼭 행해야하고 굿이 소름끼치게 싫다던 뱀 언니마저 조상신이 그때 도와서~ 이런 어투의 말을 자주 했음. 난 그게 통상적인 “조상신이 도왔다” 드립인줄 알았지 저때 언니가 진심으로 하는 말이었구나 깨달음.

#84 ◆1hhxWlxxBan 2019/01/11 17:04:38

저 말을 줄줄이 다 듣고 나서 나나 18살이나 벙찔 수 밖에 없었음. 18살이도 나랑 비슷한 도시촌놈이었거든. 지방러긴 한데 도시에 살았음. 얘도 사주나 조상신, 무당, 이런 세계와 상당히 거리가 먼 애였음. 우리 둘 다 언니의 말을 100% 믿는건 아니었지만 적어도 언니의 입장에선 100% 리얼이었겠구나, 란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우리 시점에선 아니어도 어쩌면 언니한테는 현실이겠구나 싶은? 그때 우린 언니한테 약간 병이 있지 않을까 의심했어. 실로 통화 다 마치고 18살이가 나한테 문자하기도 했었고, 혹시 아닐까 했는데 맞는 것 같다고. 예상하고 있던 것보다 더 심하지만, 그래도 난 누나랑 노는게 좋고 너랑 노는 것도 참 좋은데 계속 스캅방 이어갈 수 있겠냐며. 나도 비슷한 감정이었기에 당연히 그러겠다고 했어. 언니의 해명(?)을 들으니 왠지 나한테 했던 묘한 기분 나쁜 행동들이 이해가 가기도 할 것 같았거든.

#85 ◆1hhxWlxxBan 2019/01/11 17:07:40

>>83 읽어줘서 고마워! 근데 이번엔 진짜 일하다 와야할것 같음 ㅋㅋㅋ 프린데 할일 내팽겨치고 스레만 적고 있었음 ... 나중에 꼭 올게.

#88 ◆1hhxWlxxBan 2019/01/11 22:58:27

>>87 지금은 18살이와도 연락 끊긴 상태야. 2008년돈가 그 때 시작된 일이니까, 나 대학 졸업 전까지는 그래도 연락처가 있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사람 찾는 방법도 많은 데 비해 찾는게 녹록치 않네.

#89 ◆1hhxWlxxBan 2019/01/11 22:59:42

그 날 통화만 4시간 한 것 같아. 뱀 언니는 그 대화 이후 우리한테 고맙다고 문자를 했어. 그 뒤로 우리는 어떤 의미로는 더 돈독해졌음. 예전엔 그저 노래 부르고 게임하려고 접하는게 컸다면 이젠 서로의 일상을 어느 정도 지탱해주려는 묘한 책임감이 생김. 어쩔 때는 학교에서 마주치는 친구들보다, 실물도 본적 없는 18살이랑 뱀언니가 더 리얼하게 느껴질만큼.

#90 ◆1hhxWlxxBan 2019/01/11 23:05:45

사실 학교 친구들보다 뭔가를 털어놓기는 이쪽이 편하긴 했지. 가까운 사람한텐 말조심하는 법이니까. 학교 친구들은 뱀언니나 18살이 존재를 몰랐어. 난 내가 덕후란걸 숨기고 싶어서 말을 가렸거든. 위에 말 안했던 것 같은데, 우리가 있던 곳은 정확히 말하자면 애니 노래를 부르는 카페였어. 유명했던 곳은 아니야. 같은 시기 같은 취미를 공유했던 사람들이 쉽게 떠올리는 두가지 카페만은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음. 난 학교에선 진짜 만화도 안 보는척해서 실친들은 내가 애니 노래 부르고 다니는걸 정말 한두명 빼곤 몰랐음. 알았다 해도 카페를 접하지도 않았고, 엠피로 내 노래를 몇개 들어준게 다임. 심지어 블로그하는 애도 나 빼고 한명 밖에 없었는데 (표면적으로는) 걔는 패션 블로그였음. 그래서 실친들 중에 이 얘기를 풀로 공유한 사람은 사실 없는거나 마찬가지야. 나까지 싸잡힐까봐 별로 다 얘기하고 싶지도 않았음. 한번 동기한테 몇가지 일화를 말했는데, 제대로 미친년 같은데 왜 단칼에 안 끊었냔 소리만 들음 …

#91 ◆1hhxWlxxBan 2019/01/11 23:06:07

아무튼, 제3자로서 뱀 언니의 비밀을 아는건 나랑 18살이 뿐이었다고 생각해. 18살이가 친구들한테 말했을 수도 있겠지만, 딱히 거짓말하는 성격은 아니었음. 자기만 알고 있었다 그랬으니 분명 그랬을거야.

#92 ◆1hhxWlxxBan 2019/01/11 23:09:13

뱀 언니의 비밀 아닌 비밀을 알아버린 이상 우린 언니의 아집이나 이상행동을 예전만큼 넘기기 쉽지 않았어. 좋은 예시로 그 축가.

#93 ◆1hhxWlxxBan 2019/01/11 23:10:09

자살소동 벌이기 몇 달 전인가, 그 때 결혼식 축가 부탁이 들어온거거든. 같은 마을에 살다 이사간 여자분의 결혼식인데 마을에서 잔치같은거 할 때나 어르신들이 식당에 모여서 화투칠 때 있잖아. 뱀 언니가 분위기 띄운다고 자주 노래를 불렀다고 해. 이모님들이 추임새 넣어주고. 그 모습을 외갓집에 잠깐 돌아온 여자분이 몇 번 보았나봐. 원래 축가 부탁했던 사람이 파토내고 마땅히 부탁할 사람도 없던 와중에 마침 뱀 언니가 있길래 부탁한거래.

#94 ◆1hhxWlxxBan 2019/01/11 23:11:22

뱀 언니는 그 여자분을 “친구”라 칭했지만, 말 들어보면 아무리 잘 봐줘도 친구라 하기 뭣한 관계였음.... 중학교 때까진 오가며 마주쳤을지 모르지만, 고등학교부턴 학교가 갈렸고 그 뒤로 그렇게 길이 달라진, 과거 동네 사람 1이라 칭해도 이상할 것 없는 그런 사이.

#95 ◆1hhxWlxxBan 2019/01/11 23:12:07

그런 데면데면한 사이지만 그래도 동네 유명한(?) 식당 딸이고, 아버지끼리 나름 친한 사이고 뱀 언니가 워낙 노래를 잘 부르기도 하니까 급박하게 성사된거래. 근데 너의 결혼식 ……….

#96 ◆1hhxWlxxBan 2019/01/11 23:14:06

당연히 신부는 아연실색해서 그건 좀 아니지 않냐고 했나봐. 이 여자분, 뱀 언니가 노래 부르는 모습만 봤지, 제대로 대화해본건 몇번 없었나봄. 암튼 농담이냐며, 설마 그걸 부르겠단건 아니지?(뱀 언니 말론 기싸움하듯 말했다는데, 꽤 타당한 소리 아니니..) 언니한테 불편한 기색을 보였다 해. 언니는 거따 대고 우리한테 했던 것 마냥 설득을 하려 했대. 본인의 18번을 불러야 조상신이 기뻐할거라고……..

#97 ◆1hhxWlxxBan 2019/01/11 23:14:18

당연히 그 축가, 파토남.

#98 ◆1hhxWlxxBan 2019/01/11 23:15:57

축가가 파토난건 언니의 자살 소동 이후의 일. 그 때 또, 언니의 스카이프 프로필은 욕으로 바뀌었어. 그냥 욕도 아니고 “00할 00년아 그렇게 살면 좋냐” 이런 느낌의 문구로 바뀌어 있었음. 밖에 나가기 싫어하는 자기가 애써 좋은 일 해준다는데, 사람 말을 들어줄 생각은 안하고 거부한 그 신부가 너무 얄밉고 화난다는거야. 기분이 안 좋으면 이명이 심해지는데 저 신부 땜에 잠 못자게 생겼다고. 일부러 자길 자극한것 같아서 용서할 수 없대. 지금 생각하면 웃어야할지 무서워해야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때 당시엔 언니 소동도 있었고 해서 좀 꺼림칙했음.

#99 ◆1hhxWlxxBan 2019/01/11 23:16:40

내가 찜찜한건 여기부터야.

#100 ◆1hhxWlxxBan 2019/01/11 23:17:08

그 날 밤, 뱀 언니는 노래를 내리 불렀어. 내가 좋아하는 노래부터 18살이가 불러보고 싶단 노래, 우리가 예전에 합창할까말까 고민한 노래까지 (여자 4명이 부르는 곡인데 혼자 부르기 힘듬) 우리가 듣던 말던 계속 노래를 불러댔어.

#101 ◆1hhxWlxxBan 2019/01/11 23:17:59

언니가 워낙 명창이라 이유를 묻기보다는 난 그걸 배경음악으로 들으며 내 할일 하길 자처했고, 아마 18살이도 그랬던 것 같아. 축가 일도 있고 그래서, 한풀이처럼 들렸음. 애니 노래부터 일반 가요곡, 발라드곡까지 쉴세없이 노래는 이어졌음. 한 2시간 그런 상태로 있었나봐.

#102 ◆1hhxWlxxBan 2019/01/11 23:18:20

그러다 갑자기 뚝 끊김. 소리가 전부 뚝. 난 통화가 끊긴줄 알고 스카이프를 채크했는데, 통화는 지속되고 있었어. 이어폰 소리를 키워보니 유일하게 들리는건 딸깍 딸깍 소린데 아마 18살이의 마우스 소리였을거야.

#103 ◆1hhxWlxxBan 2019/01/11 23:19:18

마이크 키고 언니? 언니 노래 다 불렀어요? 내가 묻는데 스캅방에 우드득 찌직 소리가 나더니 그대로 또 침묵. 잠깐 언니 강아지가 낑낑거리는 소리도 들렸다 또 침묵. “누나?” 18살이도 게임을 멈추고 물어봤던 것 같음. 레주 니가 낸 소리냐고 내게 물었음. 난 내 마이크를 끄고 쳇으로 나 아니라고 그랬어.

#104 ◆1hhxWlxxBan 2019/01/11 23:19:32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르겠는데 침묵 속에서 뱀 언니가 한마디를 했어 할일이 있으니 잠시 볼일 보고 온다고. 근데 좀 멀리서 아득히 들리는 소리 같았어.

#105 ◆1hhxWlxxBan 2019/01/11 23:20:43

예전 같으면 이 누나 화장실 가네, 큰거네~ 라고 웃었을 18살이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어. “방금 무슨 소리?” 내가 물어보니 자기도 그게 신경이 쓰인다고, 누나 돌아오면 물어보자 서로 그랬는데 그 날 언니는 돌아오지 않았어.

#106 ◆1hhxWlxxBan 2019/01/11 23:22:33

다음날 돌아온 뱀 언니는 어제 무슨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함구했어. 나랑 18살이 둘 다 노래가 끊겼던 시점에 들렸던 소리가 궁금해서 누가 먼저 물어볼까 간보고 있었는데 뱀 언니가 먼저 묻지 말라고 운을 때더라고. 그리고 덧붙히길, 지금 자기 기분이 몹시 안좋대. 화를 입을 것 같으니 당분간 노래며 게임이며 자제할거라고. 너네도 당분간은 노래는 지양하는게 좋을거라고, 특히 나 (스레주). 평소에 나누던 덕톡도 흐지부지 되고 일상 얘기도 못 나눈체, 그 날의 대화는 금방 끝났음, 싱겁게.

#107 ◆1hhxWlxxBan 2019/01/11 23:23:19

다음날의 다음 날, 18살이에게 문자가 왔어. 너 뱀 누나 집이 몇 평 정도인지 혹 아냐고. 뭔가 웃겨서 집 평수 넓음 장가가게? 그걸 내가 어찌 아냐고 되물었음. 그랬더니 걔가 그러는거야.

#108 ◆1hhxWlxxBan 2019/01/11 23:23:33

통화할 때야 조용히 하니까 그렇다 쳐도 저번에 저 누나가 야밤에 2시간 내내 시끄럽게 노래를 불렀는데 단 한번도 방해를 받지 않았다고.

#109 ◆1hhxWlxxBan 2019/01/11 23:25:43

언니 평소 썰에 상황을 대입해보면 무조건 동생이나 아버지가 와서 핀잔을 줘야 하는데, 정말 막힘없이 노래를 쭉 불러댔거든? 그때 시간대가 저녁 10시, 11시 이랬어. 이웃들이야 산골 마을이니까 좀 집이 넓찍 넓찍 있드래도 …가족은? 그날 가족들이 집에 없었나? 아니면 누나 집은 엄청 넓은게 아닐까? 방음이 뛰어난가? 별것도 아닌 이 의문이 자길 괴롭혀서 밤새 잠을 설쳤다는거. 근데 그 말을 들으니 나도 이상한거.

#117 ◆1hhxWlxxBan 2019/01/12 16:41:11

>>112 맞아 나도 있어 ㅋㅋ 별자리 갖고 아 이래서 넌 이렇구나~ 하는 애. 내 생일 때 기를 맑게 해준다고 크리스탈 선물한 ㅋㅋㅋ 넌지시 알려주면 재밌는데, 강요하면 무섭더라. 오늘 되면 뱀 언니 지역 놀러갔을 때 얘기까지 적어볼게.

#118 ◆1hhxWlxxBan 2019/01/12 16:43:40

언니 썰을 들어보면 늘 동생이 뱀 언니를 못살게 굴었어. 뱀 언니가 가만히 만화책을 정독하고 있으면 와서 나이 처먹고 그런거나 본다고 악담을 한댔어. 언니가 애지중지하는 강아지도 가족들이 탐탁치 않아해서 방에서만 기른댔고 ... (마당에 키우지 부정 타게 왜 안에서 키우냐고 뭐라했다 함) 부엌에서 강아지 간식을 만들면 저거 사람 입에서 음식 뺏어 개 입에 넣는다고 뭐라했다 그럼. 식당에서 일을 도우면 그래도 주인 딸인 자길 이모님들이 무시하고 뒷담 하는게 일상이라 그럼. 썰 들어보면 주변인들 입 걸걸한게 아주 뱀 언니 능가할 수준이었음.

#119 ◆1hhxWlxxBan 2019/01/12 16:46:48

물론 이건 사이가 나쁠 때 늘어놓은 썰들이고 가끔 보면 “동생이 나 먹으라고 이거 사줬다, 이거 비싼거다?” 라던가 “이모님이랑 같이 돈 백 걸고 화투쳤다” 라던가. (100원빵..) 사이가 어느 정도 좋아야 가능한 썰을 풀기도 했음. 아무튼 분노한 언니의 썰 속 언니는 늘 조용히 할 일을 하다 태클당하는 무고한 희생자 역할이었고 그걸 들어주던 나와 18살이는 더 이상 언니 얘길 100% 믿기 힘든 상태였음….

#120 ◆1hhxWlxxBan 2019/01/12 16:50:12

언니 말대로라면 분명 아버지가 야밤에 노래 불러재끼는 딸 방에 와서 한마디 정돈 했겠지. 산골마을인데 어마어마한 방음 장치가 있을 것 같지도 않았고. 이제껏 뱀 언니의 행실(?)을 봐왔을 때 이 언니는 하고싶은 대로 하고 가족들이 어느 정도 포기한 인상이었음. 어디까지가 허풍이고 진실인지 잘 모르겠더라고.

#121 ◆1hhxWlxxBan 2019/01/12 16:50:29

이쯤되면 왜 관계를 지속했냐 묻겠지. 내가 생각한 이유는 두가지야.

#122 ◆1hhxWlxxBan 2019/01/12 16:51:08

첫번째는, 속내를 그만큼 많이 공유하고 들은 이상 상대를 쉽게 등지면 안될 것 같단 치기어린 책임감 때문이었고. (지금 나이라면 빤스런함) 두번째는, 내가 안 좋은 부분만 내리 써서 그렇지, 뱀 언니가 기분 좋을 때는 나름 좋은 언니였다는 점.

#123 ◆1hhxWlxxBan 2019/01/12 16:53:38

언니는 “이렇게 나이 많은 언니랑도 놀아주고, 너네 참 착하고 이쁘다” 란 소리를 자주 했었고 노래 공유하던 시절에는 나나 18살이가 언니보다 훨씬 못 부르는데도 별의 별 이유를 대가며 우리 역량을 칭찬해줬음. 댓글도 참 공들여서 길게 적어주고, 우리 일상에 대한 자잘한 하나하나를 다 기억하고서 안부를 물어줬음 …. 내가 부모님과 진로 문제로 싸웠을 때 고민 들어준 것도 뱀 언니였어, 실친들에게도 못한 고민들. 경악할 얘기일진 몰라도 우린 서로의 주소를 깠는데, (어릴 때라 별 생각이 없었음) 빼빼로 데이 같은 때 남친한테도 못 받아본 만큼 많은 양의 빼빼로를 언니는 택배로 쏴줬음. 가족이랑 나눠먹었는데도 너무 많아서 친구들 나눠주고 그랬다. 예고없이 막 깜짝 선물을 주기도 했고. 그 언니가 선물한 원서 만화책을 아직도 갖고 있음. 18살이도 갖고싶다던 스포티한 목걸이 받은 적이 있음. 우리도 물론 선물을 보낸 적이 있었고. 친했으니까.

#124 ◆1hhxWlxxBan 2019/01/12 16:54:21

그걸 생각하면 그저 친한 언니고 어떤 면으로는 좋은 언니였다고 생각함. 약간 허언증이 있는 언니, 약간 과장하길 좋아하는 누나, 그래도 나쁜 사람은 아닌. 그런 이미지였어.

#125 ◆1hhxWlxxBan 2019/01/12 16:55:43

사실 한가지 더 이유를 말하자면 호기심도 있었음… 욕 먹을만하다 생각되지만. 평소에 봐온 사람들과 워낙 다른 존재라, 신기해서 친분을 유지한 것도 있음.

#126 ◆1hhxWlxxBan 2019/01/12 16:56:01

어느 순간부터 강아지 소리가 들리지 않았어.

#127 ◆1hhxWlxxBan 2019/01/12 16:57:43

뱀 언니의 방에선 으르르 으르르 낑낑 뭐 그런 소리가 자주 들렸는데, 좀 까탈스러운 미니 댕댕이 키우는 집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그런 소리였음. 그럴때마다 언니는 우리 ___이 인사하네, 언니오빠들 안녕하자! 이렇게 ___의 존재를 직접적으로 각인시켜 줬음. 실시간으로 사진이 스카이프로 올라오기도 했고. 18살이네 누나 (자취하는 친누나)도 강아지를 키우는터라 종종 너네 누나한테 이 레시피 전하라고 개간식 레시피를 공유하고 그랬음.

#129 ◆1hhxWlxxBan 2019/01/12 17:00:00

근데 어느 순간부터 들리지 않았어, ___이. 그걸 깨달았을 때는 이미 소리가 안 들린지 한달이 넘은 때라 뭔가 말을 꺼낼 수가 없는 거야. 딱 한번 18살이가 요즘 ___이 잘 지내요 물었는데 응 잘 지내. 이러고 끝

#130 ◆1hhxWlxxBan 2019/01/12 17:03:07

언제부턴가 뱀 언니는 노래도 부르지 않았어. 2시간 내내 불렀던 그 날 이후 더 불렀었나? 사실 기억은 안나지만 그때가 마지막이었던 것 같고 나와 18살이 역시 카페에서 멀어졌음. 녹음도 개인적으로 한달에 한번 할까말까였어. 나름 노래를 사랑하고 갈망해서 만난 사람들인데, 점점 스카잎방은 노래보다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는데 소비되었고 그 주축에는 뱀 언니가 있었어. >>128 동접 반가워

#132 ◆1hhxWlxxBan 2019/01/12 17:05:46

언니는 매일 실없이 웃는 박수 무당 입의 단내 (굿할 때 작은 방에서 했다 그랬음. 난 마당같은 곳에서 할 줄 알았는데) 귓가의 찢어지는 이명, 노하신 조상신 얘기를 번갈아 했고 중간중간 동생이랑 아버지 욕도 잊지 않았음. 식당 이모들이 자길 따돌리는 것 같단 얘기도. 안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뱀 언니는 본인만의 방법으로 해석했는데 지금 자기가 괴로운게 동생 & 아버지 콤비가 이상한 신을 모시려 해서 조상신이 화난거라고 근데 그 화를 담을 그릇이 자기 밖에 없어서 자기만 이렇게 괴로운거랬음.

#133 ◆1hhxWlxxBan 2019/01/12 17:07:44

아니 근데; 좀 얼척 없는게 진짜 사소한 일가지고도 저런 소리를 했음.... 예를 들어, 일 나가기 싫은 날 아버지가 가게 좀 도우라고 했다고 저런 소리. 기분 좋은 날에 동생이 얄미운 실언을 했다고 저런 소리. 이모님들이 조금 더 어려운 일을 (마늘까기 같은거) 자기한테 몰아줬다고 저런 소리.

#134 ◆1hhxWlxxBan 2019/01/12 17:09:14

언니의 이야기가 과하다 싶어질 때 종종 18살이가 중재했는데 그럴 때마다 뱀 언니는 싸하게 “그래, 이런 얘기 해봤자 민폐만 되고 너희 짐만 되겠네” 이러면서 입을 닫았음. 아 누나 ㅠㅠ 왜 그래요, 그런 의미 아니였어요 ㅜ 라며 18살이가 얼러봐도 묵묵부답. 그렇게 되면 침묵을 채우기 위해 나랑 18살이가 고군분투 했는데, 둘이서 얘기를 하면 할수록 그 침묵이 견디기 힘들어지는거.

#135 ◆1hhxWlxxBan 2019/01/12 17:10:37

진짜 언니는 말없이 듣고만 있는데, 말없이 조용한 화를 뿜는 그 존재감이 대단했어. 절대 방을 나가진 않고 꼭 듣고 있었음 우리 둘이 지쳐서 말이 없어질 때까지. 그럼 나나 18살이 둘 중 한명이 아, 엄마가 부른다 ㅠ 같은 핑계를 대고 파토낼 수 밖에 없었어.

#136 ◆1hhxWlxxBan 2019/01/12 17:11:33

매번 그런 전개다 보니, 우린 뱀 언니를 중재하는 대신 동조하기 시작함. 더 이상 우린 즐거운 얘기보단 안 좋은 고민, 불안감, 불신감, 미신, 이런 얘기만 나누고 있더라고. 대화하는 시간도 점점 줄었음.

#137 ◆1hhxWlxxBan 2019/01/12 17:14:27

카페나 커뮤 생활 하다보면 느껴지는 분위기가 있잖아. 곧 이 카페 망하겠다, 곧 이 커뮤 엎어지겠네, 그런 촉? 난 이때 우리 스카이프 방이 곧 망하겠단 감이 왔어. 우리가 즐겁게 지낸 전성기는 이미 지난 것 같고 하락세 탈 일만 남았다는 기분, 아니 이미 타고 있는 기분. 근데 말을 꺼내면 사실이 될까봐 속에 묻어두는. 그래선지 차마 스카이프 방의 존폐에 대한 말은 못했고 대신 예전에 즐거울 시절 서로 나눴던 말을 떠올렸어.

#138 ◆1hhxWlxxBan 2019/01/12 17:15:31

자살 소동이랑 축가 소동이 있기 훨씬 전에 우리가 약속한게 있었어. 한창 친해져서 게임 달릴 때 일인데 언제 여름방학 오면 함 정모하자, 란 약속이었음.

#141 ◆1hhxWlxxBan 2019/01/12 17:17:53

정모 장소는 어디로 할까? 질문이 나왔을 때 처음엔 노래방 싸고 좋은 곳 가야지~ 그랬는데 이젠 노래도 거의 안하니 뭐. 그 어디에서 만나든 상관없단 생각이 들더라. 그래도 뱀 언니가 게임 좋아했으니 피시방 근접한 위치, 혹은 만화 카페 주변이면 상관없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어. 18살이는 해산물 알레르기 있으니까 회, 매운탕 같은건 패스하고 뱀 언니는 백숙은 쳐다도 보기 싫댔으니 백숙 제외. 난 양식, 개중에서도 느끼한거 좋아하니까 양식이 포함된 메뉴가 있는 곳으로 가자고 이런 것도 미리 다 정해뒀었음

#142 ◆1hhxWlxxBan 2019/01/12 17:18:57

>>131, 139, 140 읽어줘서 고마워. 사실 별 다른 클라이맥스 같은건 없음 ... 미리 미안

#144 ◆1hhxWlxxBan 2019/01/12 17:20:34

18살이한테 넌지시 물어보니 역시 약속을 기억하고 있더라. 담달이면 우리가 만난지 거의 1년째고, 내년에는 자긴 고3일테니 더더욱 만나지 힘들지 않아지겠냐고 또 그때까지 이 방이 살아있을지도 모르겠고. 올해 보는게 맞는 것 같다고. 사뭇 진지한 분위기가 어색해서 내가 막 “고3이면 뭐? 찌피 우리 공부 안하잖앜ㅋㅋㅋ” 라고 놀렸는데 나 역시 다음 달에 정모를 가지고 그런 다음에 방을 파토내든 말든 하는게 옳다고 생각했어. 그만큼 서로를 공유했던 사람들이니까, 예의라고 생각했어. 뱀 언니가 싫다고 하면 뭐. 18살이라도 잠깐 만나고 오리라 했지.

#147 ◆1hhxWlxxBan 2019/01/12 17:23:07

의외로 흔쾌히 만나자고 하더라? 그 대신 지역을 벗어나기 힘들 것 같다고, 미안한데 이쪽으로 와주면 시내까지 내려가겠다 언니가 그러더라고. 사실 언니가 뭐라하든 나랑 18살이는 그럴 생각이었던 것 같음. 나 역시 저 언니가 지역을 벗어나지 않을거란 예감도 적중했음.

#149 ◆1hhxWlxxBan 2019/01/12 17:25:13

>>145 랜선 인연 오래가려면 레스주 방식이 맞는 방식. 우리 노래 카페도 친목 때문에 망했어 ㅋㅋㅋ 어디나 그러나봐. 사실 우리도 이미 친목이었지. 카페에서 떨어져나와 계속 3명이서만 놀았으니. 난 정모에 프리한 성격이라 게임 정모도 많이 나가봤는데, 어느 모임이나 그렇듯. 지뢰도 있고 좋은 사람도 있고.

#152 ◆1hhxWlxxBan 2019/01/12 17:31:21

방학이 되고 날짜도 학원같은거 안겹치게 일사천리로 잡고 (어차피 나밖에 학원 안 갔음) 알리바이도 만들어둠. 우리 둘 다 집에는 당연히 구라치고 나왔어, 친구랑 아침부터 놀이공원 가야해서 일찍 나간다고, 하루종일 놀고 친구집에 자고 올지도 모른다고. 외박할 생각은 진짜 추호도 없었고, 혹시나 해서 만들어둔 알리바이. 인터넷 정모한다하면… 당연히 안 보내줄테니. 진짜 새벽같이 지하철 첫차 시간에 맞춰 집에서 기어나옴. 엄마는 아마 내가 7시쯤 나간줄 알았을텐데 사실 엄청 일찍 나갔음. 우리 엄마 엄격하긴 해도 허술해 ㅋㅋ.. 옆에 친구 바꿔봐 이런건 안했거든. 걍 친구한테 문자해서 같이 있냐 정도만 하심. 그래서 학교 실친한테 미리 명동 같이 간다 해달라고 부탁해뒀어. 18살이도 비슷하게 빠져나왔을거야. >>15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54 ◆1hhxWlxxBan 2019/01/12 17:32:48

내 지역에서 언니 지역까지 가는데 4시간 반이 걸렸어…언니 주변도 아닌 그냥 터미널 도착하는데 그만큼 걸림. 지금이면 내 돈 주고 절대 안감. 18살이는 3시간인가 3시간 반 걸렸어. 둘이 터미널에서 합류해서 언니가 자주 가는 시내 쪽으로 택시타고 이동하기로 했음.

#156 ◆1hhxWlxxBan 2019/01/12 17:34:45

실물 18살이는 지가 보내준 셀카를 보긴 했는데 사진보다 키가 좀 크고 (사진에선 작아보였음), 피부가 허여멀건 (미안..)한 인상이었음. 안경 쓰고, 좀 더벅머리. 더웠는데 후드 입고 나왔더라.

#158 ◆1hhxWlxxBan 2019/01/12 17:36:56

>>155 지금 생각하면 그게 맞는데 그 때는 당연하게 언니에 맞춰주곤 했어. 엄청난 나이차도 큰 몫을 한 것 같음. 그리고 나나 18살이도 홀린듯 왠지 저 언니, 지역을 안 벗어날거라 예상했음. 암튼 결론부터 말하자면 언니 마을까지 간건 아니야. 그저 시내에서 봤을 뿐. 마을같은거 기대했다면 미안해

#160 ◆1hhxWlxxBan 2019/01/12 17:38:37

언니는 ... 좀만 기다려줘, 제대로 적고 싶다.

#163 ◆1hhxWlxxBan 2019/01/12 17:41:38

약속시간보다 조금 늦게 (10분 15분?) 정류장에서 만났는데 언니는 생각보다 평범했다면 평범하고, 아니라면 아니고. 암튼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단 평범했음. 30대 초중반으로 보였고 (나이는 안 속였구나 생각함) 머리는 어깨 아래에 파마? 히피펌한 느낌인데 염색한 모발. 화장이 조금 진했어. 입술도 밝았던 것 같고 인조눈썹은 아니고 컬러렌즈, 좀 티나는 거 끼고 계셨고 옷은 원피스였는데 꽃무늬였나 암튼 전체적으로 화려함을 추구하는 이미지였음. 사실 어디 동네에 네일해주시는 아줌마 느낌이랑 비슷했어.

#166 ◆1hhxWlxxBan 2019/01/12 17:43:19

내가 생각했던 산골 명창 이미지랑 너무 달라서 솔직히 놀랐음…. 막 판소리 그런 느낌을 떠올렸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나이대에 애니도 좋아하시고 제이팝도 팠으니, 약간 갸루 노선을 타신게 아닌가 싶고. 화려하긴 한데 한국 사람들이 추구하는 화려함이랑 좀 달랐음

#169 ◆1hhxWlxxBan 2019/01/12 17:48:08

키도 생각보다 크셨어. 내가 150대 후반인데 언니는 160대 초중반?… 나름 힐도 신었던 것 같은데 아무리 봐도 무당, 미신이랑 가까이 호흡하고 지내는 사람 치고 지나치게 현대 문물에 찌든 이미지라 ㅎㅎ … 이제껏 언니가 일으킨 소동에 쫄았던 내가 한심하기도 했고 좀 웃프기도 하고 내가 무슨 기대를 하고 여기까지 왔나, 비싼 돈 내고 4시간 반 걸려서 온건 어쩜 내 호기심 때문 아니었나 그래서 죄책감도 들었음. 초면 인상은 그랬어. 약간 안도되는 느낌? 18살이 표정을 보니 걔도 비스무리한 감정이었던 것 같아. 분명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30대 여성분이랑 많이 다르지만 그래도 평범하구나. 그랬음.

#170 ◆1hhxWlxxBan 2019/01/12 17:50:40

>>167 음 피부가 나름 흰 편이셨는데 스타일링이 좀 투머치해서 … 사실 예쁘다 못생겼다 이런 인상은 받지 않았음 그냥 모든게 투머치란 생각뿐.

#171 ◆1hhxWlxxBan 2019/01/12 17:54:44

그렇게 3명이서 처음 마주보았을 때 스카이프 방에서 언제 깽판을 쳤나는듯 뱀 언니는 깔깔깔 웃으며 자기 예상 그대로라며 우리를 반겼음. 서스럼 없이 낼 팔을 주무른다거나 18살이 머리를 만져본다거나. 언니 목소리는 그대로인데 몸짓이 함께하니까 색다르더라. 몸짓 역시 좀 과장되고, 분명 30댄데 10대 일진 여자애들이 취하던 과한 몸짓? 비슷한 느낌을 받았음. 과하단 생각은 들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 언니 심리가 너무 안정되어보이고 별거 없어서 난 안도감이랑 이상한 아쉬움에 사로잡혔음 … 그렇게 인사를 나누고 일단 어디 카페라도 들어가자고 했음.

#172 ◆1hhxWlxxBan 2019/01/12 17:59:24

아니다. 카페 말고 밥이 먼저 였던 것 같은데 또 아무말 대단치라 정리가 안되네. 좀 가독성 있게 써서 다시 올게. 여기서부턴 진짜 별거 없는데 나만 찝찝했을지 몰라서 가능만 하다면 최대한 객관적이게 word for word 쓰고 싶은데 그건 불가능하네.

#179 ◆1hhxWlxxBan 2019/01/14 17:14:39

짧게라도 계속 쓸게. 밥이 먼저였어. 밥 다음이 카페. 애슐리 비스무리한 그 지역 체인점을 감. 언니가 눈 돌아가게 맛있다고 데려간 곳인데 가보니 그냥 체인점이었던 것. 넷지인과 첫만남이 흔히 그러하듯, 어색하기 그지없어서 샐러드바에서 각자 음식을 담아와 처음엔 꾸역꾸역 먹기만 했음. 18살이는 넷에선 장난도 잘치고 까불거리는 성격인데, 현실에선 약간 조용했어. 본인이 그럴거라 예고하기도 했고. 뱀 언니는 수다스러운 성격 같았는데 먹기 시작하니 한 마디도 안하더라.

#180 ◆1hhxWlxxBan 2019/01/14 17:17:18

언니는 편식을 했던 것 같음. 음식을 접시에 꽉 차게 담아오는데 샐러드류는 안 보이고 으깬 감자라던가 파스타 종류 한가지만으로 채워서 가져옴. 수북히 쌓인 그 한가지를 다 먹고 다른 또 한 가지를 꽉 채워오고. 탄산류도 모자란 것 같이 빠르게 들이키고 리필해달라 그러길 반복. 먹는 것도 조금 게걸스럽게 드셨고… 먹는 모습을 보니 역시 평범하진 않더라. 그걸 방해하기도 뭣해서 나랑 18살이 역시 깨작깨작 먹는데 집중했음.

#183 ◆1hhxWlxxBan 2019/01/14 17:55:31

그렇게 뱀 언니 기준으로 따지면 3접시쯤 됐을 땐가. 누가 (아마 18살이?) 아 우리 첫만남 때 자기소개 (정확히는 자기PR? 카페에서 목소리 인증하고 몇년 노래 불렀고 이런 노래 좋아해요, 하는거 비슷) 하자고 하지 않았냐고 나랑 언니가 아 맞네, 그러네, 근데 우리 자기 소개가 필요한 사인가? 맞장구를 쳐줬어. 그 때 조금 어색함이 풀어졌고 슬슬 서로한테 “너 안경 빼고 렌즈 쓸거라 하지 않았냐” 라던가 (내가 아직 안경 쓰던 시절) 생각보다 키가 크다 (이건 18살이한테. 진짜 생각보다 컸음, 180 넘었어), 언니도 키 크다 (165 가까웠으니) 이 날씨에 무슨 후드냐 티키타카하며 스카이프 방에서 했던 것처럼 대화 물꼬가 터졌음.

#184 ◆1hhxWlxxBan 2019/01/14 17:57:45

난 이 둘을 만나면 주려고 싸온 작은 선물이랑 초콜릿 선물을 꺼내서 나눠주고 18살이는 이거 사촌 형한테서 뜯어왔다며 롯데리아?? 맥날? 쿠폰 몇 장씩 나눠줌. 막 내면 햄버거나 감튀, 콜라가 공짜인 쿠폰. 아이스크림 쿠폰도 있었음. (알바할 때 쿠폰 같은거 주는 곳이 맥날? 롯데리아?) 암튼 서로 고맙다고, 18살이 쿠폰을 살펴보며 이걸로 두번째 밥 먹으러 가야하나 웃는데 뱀 언니도 너네들 줄게 있다며 가방을 뒤지더라고.

#185 ◆1hhxWlxxBan 2019/01/14 18:00:31

언니 가방은 천가방이었는데 여자그림이 그려져있었어. 잡지 부록 느낌 풀풀나는 그럼 가방. 그 속에서 꾸러미를 두개 꺼내더라. 받자마자 궁금해서 풀어보려는데 지금 풀어보지 말래 ㅋㅋ 나중에 집 올라갈 때 풀어보라고 풀어보면 안되냐고 푸는척하니까 짜증난 기색을 이길래 .. 알겠다고 하고 가방에 넣었음. 18살이는 잃어버릴것 같다 그래서 (가방이 없었어) 내가 대신 챙겨줬어.

#186 ◆1hhxWlxxBan 2019/01/14 18:02:00

그렇게 밥을 먹고 우린 카페로 이동했어. 계산은 … 따로 했던 것 같음. 사실 우리가 멀리까지 간데다가 언니에 비해 많이 어리기도 하니까 밥 정도는 사주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런거 없었음 ㅋㅋ 어떤 부분은 베풀기 좋아하는데 또 어쩔 땐 이러더라.

#187 ◆1hhxWlxxBan 2019/01/14 18:02:58

카페는 체인점은 아니고 동네 카페 중에 조금 규모 있는 곳이었는데 허름한 상가 내부에 있었고, 그나마 젊은 사람들이 보이는 곳이었음. 부스자리에 아마 나랑 언니가 같은 줄에 앉고 18살이가 우리 마주보고, 그렇게 얘기하는데 음료 시키고 난 화장실 가고 싶어져서 다녀오겠다 하고 자리를 뜸.

#188 ◆1hhxWlxxBan 2019/01/14 18:04:05

화장실은 카페랑 연결된게 아니라 나가서 복도를 타고 끝까지 들어가야 있었어. 상가 내부긴 내분데 좀 카페랑 떨어져 있는. 공간도 협소하고 관리도 잘 안되어있는지 들어가자마자 지린내 진동하고.. 칸도 두칸 밖에 없고 등도 잘 안들어와서 윗창을 살짝 열어놓은 그런 흔한 구식 상가 화장실. 볼 일 보고 손 씼는데 뱀 언니가 들어오는 거야.

#189 ◆1hhxWlxxBan 2019/01/14 18:04:59

손 씼는 내 옆에서 서서 갑자기 이런 말을 하더라고, 멀리까지 와준 게 너무 고맙대. 난 아 언니 괜찮다고, 언니가 챙겨준게 많은데 내려와야 될 것 같았다 말했음. 그랬더니 언니가 뜸금 없이 자기 부탁 좀 하나 들어주면 안 되겠녜. 짐작 가는게 없어서 무슨 부탁이요? 했더니;

#190 ◆1hhxWlxxBan 2019/01/14 18:05:23

18살이랑 자기 잘 되게 좀 도와달라는거 ………

#191 ◆1hhxWlxxBan 2019/01/14 18:06:13

잘못 들은줄 알고 18살이랑 뭐를요? 물었음 그러니까 그쪽도 약간은 마음이 있는 것 같다며 본인이 안다고, 자긴 매번 연하만 꼬인다고 근데 장거리는 처음이라 좀 잘되게 나 보고 도와달래 ;

#192 ◆1hhxWlxxBan 2019/01/14 18:06:57

언니 33살인가 그랬어. 18살이는 18살이잖아, 고2잖아 ;; 순간 내가 이성적 텐션을 못 읽었나 긴가 민가 했는데 아무리 대가리 굴려 우리 대화들을 되짚어봐도 둘 사이에 뭔가 있을 건덕지가 없었어. 진짜 요만큼도 없었음. 그냥 넷상에서 친한 지인들끼리 재밌게 논게 끝?

#193 ◆1hhxWlxxBan 2019/01/14 18:07:57

하지만 뱀 언니는 묘하게 건조한 손으로 내 팔뚝을 잡더니, 다른 손으로 내 손을 잡고 재차 부탁했음, “니가 잘 좀 해줘”라고. 이게 뭐라고 기억나는게, 그 몸짓이 좀 … 만화스러웠어. 외모가 과장된 느낌이라고 했잖아? 행동도 그랬음. 그 때 언니는 화장실에 들어와서 그냥 세면대 옆에 서 있었거든? 칸으로 들어갈 기미가 안 보였어. 그냥 이 말 하려고 날 화장실까지 따라온 것 같았음.

#194 ◆1hhxWlxxBan 2019/01/14 18:08:36

화장실은 카페에서 멀었고 상가는 사람이 조금 있긴 했어도 한산했음. 처음으로 조금 무섭다는 생각을 했었고 인터넷으로 사람 아무나 만나는거 아니란 엄마 말도 떠올랐어. 여기까지 내려온게 후회 되기도 했고.

#195 ◆1hhxWlxxBan 2019/01/14 18:09:22

애써 표정관리하고 아 ..18살이도 관심 있대요? 하니까 틀림없대. 자기가 안대. 이제껏 사귀었던 남자는 죄다 연하였고, 자긴 동생처럼 되긴 싫고 연애결혼하고 싶대 ; 그럼 동생은 무슨 선인가? 정략 결혼인가 싶었고 뱀 언니는 또 18살이랑 자기가 잘 맞는 이유를 나열하는데 그 이유들이 전부, 진짜 자기 세상에 갇힌 사람 논리인거.

#196 ◆1hhxWlxxBan 2019/01/14 18:09:54

예를 들어 1. 18살이는 강아지에 거부감이 없다 … 자긴 동물을 사랑하고 특히 강아지가 너무너무 소중한데, 집안 식구들은 전부 강아지를 싫어한다고. 18살이가 누나집 (그 자취하는 친누나) 가서 강아지 이뻐하는 썰 들어보면 쟨 자기랑 죽이 참 잘 맞는다고. 이게 첫번째 이유였음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건 나도 해당되는데

#198 ◆1hhxWlxxBan 2019/01/14 18:11:25

2. 애가 어른스럽고 배려가 많다. (이건 그나마 멀쩡) 3. 사주 대조해보니 궁합이 꽤 괜찮더라. 그리고 무슨 무슨 성씨라고 했는데 그 성씨가 우리 집안이랑 제일 잘 맞다. 몇 가지 이유를 더 댄 것 같은데 기억나진 않음. 그냥 갖다붙인 이유 여럿이었어. 나이차에 대한 고민이라거나 접점따위 없는 관계성에 대한 고민은 1도 없었음.

#199 ◆1hhxWlxxBan 2019/01/14 18:12:24

>>197 미안 ㅠ 나 잠시 볼일 보고 와야할듯

#205 이름없음 2019/01/14 21:58:40

>>202 이거 정말 ㅋㅋㅋ 구래서 내 연애상담 철칙이 "어차피 내 말 안듣겠지" 란 전제를 깔고 가는거. 어차피 감쓰하는 애들이 대부분이라 그냥 들어주고 비우는게 최고더라. 화살 돌아올거 감수하고 칼조언하는 애들은 절친이거나 오지랖 부리는 애들이 대부분. 계속 적고 싶은데 컨펌 존나 안나 짜증나 ㅠㅠ

#209 ◆1hhxWlxxBan 2019/01/15 00:37:25

다시 적는다 ㅜ 저 때 일의 여파로, 난 아직도 나이차 많이 나는 커플에 대한 거부감이 있음 … 막 두세살 이정도가 아닌 열살, 열 두살 이상 정도는 나는거. 남녀가 바뀌어도 똑같아. 심지어 로맨스물같이 현실감 내려놓고 즐기는 장르에서도 나이차는 거부감이 느껴져. 인간 대 인간간의 관계에서 등장하는 수많은 변수를 고려하지도 않고, 혹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타는 심장탓, 로맨스탓만하는게 뱀언니가 늘어놓는 무논리랑 비슷해서 ㅜ 그 모습이 겹쳐서 소름돋음. 암튼 아직도 그래.

#210 ◆1hhxWlxxBan 2019/01/15 00:37:56

다시 화장실로 돌아가서 그때의 난 그냥 도망치고 싶었음. 별 생각 없던 화장실 지린내도 더 강하게 느껴지고 이 공간에서, 특히 뱀 언니 곁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단 생각 뿐이었어.

#212 ◆1hhxWlxxBan 2019/01/15 00:41:32

그래서 18살이한테 미안하지만 … 도와주겠다고 했어. 어차피 오늘이 지나면 육체적으론 언니랑 떨어져있을테니까 뭐 도와주고 하고 말 것도 없다 생각한거. 도움이 안될 것 같지만 도와드리겠다 하니까 뱀 언니는 갑자기 날 끌어안았음. 갑자기 달려들길래 덮치는줄 알았는데 고마워서 껴안은거래. 꾸민거만 보면 진한 향수 내음이 느껴질 것만 같았는데 의외로 냄새가 거의 안나고 그저 할머니들한테 주로나는 포근한 비린내 같은게 조금 났던 것 같아. 근데 포근한건 할머니라 포근한거지. 그냥 생활 비린내.

#213 ◆1hhxWlxxBan 2019/01/15 00:42:04

그리고선 여기서 하룻밤 자고 가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내에 방 잡아주겠다고… 미쳤나 알리바이 만들때 친구집에 잘것처럼 말을 하긴 했지만 절대 외박할 생각은 없었단 말이야 ㅋㅋㅋㅋ

#214 ◆1hhxWlxxBan 2019/01/15 00:45:38

서울까지 가는 차는 6신가 6시 반인가 나름 일찍 끊기는 지역이고 터미널까지도 택시타고 최소 30분은 잡아야하는데, 일부러 끊길 때까지 있어달래. 내가 미자면 그런데 못가지 않냐니까 그냥 자기랑 식구인척 하면 된대. 너 끊겨서 못가면 18살이도 눈치 보여서 못가지 않겠냐고, 어차피 남자애들은 외박해도 집에서 뭐라 안한다고 자기 연하구남친...(하도 연하연하 타령해서 수십명 사귀었나 했는데 연애경험 2번이었다 함)도 놀러 와서는 자기가 잡아준 방에서 자고 갔다며 ….. 아니 근데 나는 그럼 어쩌라고 저런 소리 했는지 몰라. 나는 안중에도 없었나봐.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니 그 연하 남친은 몇살이었을까도 궁금하고

#215 ◆1hhxWlxxBan 2019/01/15 00:48:31

내가 그건 좀 힘들 것 같다니까 그럼 니가 중간에 빠지래 ………. 18살이 두고 먼저 올라가란 소리. 자기가 신호 줄테니까 적당히 눈치보고 빠지래. 내가 빠지면 뭘 어쩔거냐고 묻고 싶었는데 핑계지만 도저히 거절할 상황도 아니어서 일단 오래됐으니까 돌아가자고, 가능할진 몰라도 도와주겠다고 하고 나옴 ㅠㅠ

#216 ◆1hhxWlxxBan 2019/01/15 00:52:46

화장실을 나와 다시 카페로 향했어. 예상대로 언니는 그냥 저 말 하려고 날 따라온거였고, 화장실에서 유일하게 한 행동은 나한테 저 말 하고 입술 고쳐 바른 것 뿐이었어. 둘이서 나름 오랫동안 (체감시간은 30분이었는데 … 아마 10분 조금 넘었을듯) 화장실에 있었던지라 자리에 돌아오자 18살이가 답답해죽겠단 표정으로 진짜 오랫만이라고 우릴 반김.

#217 ◆1hhxWlxxBan 2019/01/15 00:56:11

자기 빼놓고 무슨 얘기했냐고, 뒷담 했냐고 뭐라했어. 18살이는 진심이 아닌 장난이었지만 화장실에서의 대화를 곱씹던 난 미안해 죽겠어서 진짜 뭐라도 귀띔을 해줘야 할 것만 같았음. 이대로 뜸금 없이 나 가야한다 하면 거절 잘 못하는 18살이가 곤란해질것 같았고 언니 몰래 알려줄 방법도 생각이 안났어. 밥 먹을 때 그렇게 탄산을 많이 마시고 화장실에서 돌아와선 커피도 한잔 했는데, 뱀 언니는 따로 화장실을 가려는 낌새가 안 보였음. 18살이한테 문자로 쏴줄까 했는데 … 언니가 알아챌 것 같았어.

#218 ◆1hhxWlxxBan 2019/01/15 00:59:14

나 혼자 전전긍긍하고 있는데 18살인 슬슬 이동을 하고 싶었나봐 그때 시간은 기억 안 나는데, 아무래도 오가는 시간이 있고 최소 6시까진 터미널에 도착해야했으니까. 최대한 뽕을 뽑고 싶었겠지. 우리 다음엔 어디갈까요? 운을 때면서 아 누나 그래도 여까지 왔는데 실물이 노래 부르는 거 듣고 싶다고, 스레주도 노래방 가고 싶어했는데~ 이러면서 노래방 가자고 부추겼어.

#219 ◆1hhxWlxxBan 2019/01/15 01:00:57

나도 사람 좀 있는 밝은 카페에 앉아있으니 아까보단 마음이 놓이고 언니 노래를 듣고 싶긴 하더라. 그래서 나도 우리 노래방 갈까요? 했는데 언니가 낯이 싹 바뀌더니 덤덤히 안된다는거야. “나 이제 노래 안해. 못해.” 못한댔음.

#220 ◆1hhxWlxxBan 2019/01/15 01:03:22

그래서 왜 못해요? 누나 혹시 아픈거냐고 물었더니 바꿔 먹었대 그 달란트 ;; 목소리를 어캐 바꿔 먹냐고, 인어공주냐고 18살이가 웃으니까 한번 주거나 버린건 어쩔 수 없다고 자긴 다시 노래 안 부를거래. 그리고 그 뒤로 진짜 뱀 언니의 노래를 들은 적이 없어.

#221 ◆1hhxWlxxBan 2019/01/15 01:06:29

그때까진 18살이는 뱀 언니가 헛소리를 많이 하긴 했어도, 좀 컨셉이었구나, 실물은 그래도 정상인에 가깝구나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아. 그 말 들은 이후로는 아, 이 누나 원래 이런 사람이었지, 자각한 것 같음. 근데 나와 달리 얘는 호기심이 생겼나봐.

#222 ◆1hhxWlxxBan 2019/01/15 01:09:17

언니한테 혹시 그때 두번째 굿, 했냐고 묻더라고. 자살 소동 일으켰을 때가 두번째 굿 때문이었고, 축가 소동이 그 이후였으니까 혹시 지금쯤 했을까, 란 계산이었겠지. 나도 궁금하긴 했는데, 솔직히 궁금함보다 깨름칙한게 더 컸음. 내 방이 아닌 타지라 더 그랬고. 굿이란 애기 하니까 뱀 언니 표정이 더 굳어지면서 그런 얘기 별로 하고 싶지 않대 했으면 또 어떻고 안 했으면 또 어떻냐며. 우리 둘이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까 약간 화도 났는지 미친년 쳐다보듯 하는 것 좀 그만하라고 하더라.

#223 ◆1hhxWlxxBan 2019/01/15 01:11:20

그런 말 들으니 왠지 또 미안해졌던게 저번에도 말했듯이, 나랑 18살이는 언니가 병이 있는 사람이라 생각했어. 우울증이라던가 뭔가 아파서 그런거라 생각했음. 우린 둘 다 미신이랑 거리가 먼 사람들이라. 실제로 이명이 들려서 약 먹는 사람을 본적도 있으니 (이건 내가 대학교 때 일이지만) 그런 개념으로 약 먹고 치료 받으면 괜찮아질지도 모르는 그런걸로 이해하고 있었어.

#224 ◆1hhxWlxxBan 2019/01/15 01:15:26

그래서 둘 다 사과했던 것 같음. 암튼 분위기를 풀어주려고 노력하고 노래방은 없던 일로 하자고, 노래방 말고 어디 갈까요, 피시방? 보드카페? 이렇게 선택지를 줬음. 사실 그 노래방 빼면 별로 갈 곳도 없었지. 주변에 보드카페가 없었어 그냥 피시방을 가게 되었음. 저 때 화나고 언니는 내내 좀 짜증난 인상이었음.

#227 이름없음 2019/01/15 01:17:24

>>225 처음에도 썼듯이 추억팔이라 밋밋함 ㅋㅋ 그냥 내가 소름돋았던 사람에 대해 쓰는거라.

#228 ◆1hhxWlxxBan 2019/01/15 01:21:26

담배냄새도 심하고 후미진 곳이라 사람도 별로 없었어. 무슨 게임을 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암튼 셋이 주르륵 앉았고 아마 18살이가 가운데 앉았을거야. 처음엔 같이 게임하다가 중간에 18살이가 스타한다고 빠지고 나랑 뱀 언니가 같은 게임했거든? 이 때 계속 눈치 보다가, 언니가 먹을거 산다고 카운터 갔을 때 빠르게 18살이한테 말해줌 뱀 언니가 너 좋아하고, 너도 마음 있으면 연애하고 싶어하는 눈치라고.

#229 ◆1hhxWlxxBan 2019/01/15 01:23:11

그 말 듣자마자 얘 막 웃더라. 농담인줄 알았나봐. 내가 진짜라고, 아까 화장실에서 길게 대화했던게 이거 때문이었다고 … 혹시 언니랑 뭔가 있었냐고 물었어. 내가 몰랐을 수도 있으니? 근데 18살이가 극구부인 하는거야. 절대 저 누나랑 이성적 텐션 같은건 없었고 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모르겠다고.

#230 ◆1hhxWlxxBan 2019/01/15 01:26:08

그래서 그 뒷얘기까지 알려주려했는데 (외박 얘기라던가 나 빠지라는 얘기) 언니가 오는 모습이 보이길래 제빨리 "이거 말한거 비밀이고 티내지 말라" 당부하고 게임하는 척 했어. 언니가 돌아와서 과자를 내려놓고 먹는데 진짜 우린 티를 안낸다고 했는데 뭔가 대화가 오갔다고 조금 눈치 챈 것 같았음.

#241 ◆1hhxWlxxBan 2019/01/15 19:16:26

>>240 애니보단 만화를 엄청 보는 스타일 ㅋㅋ 그거 되게 좋아했어. 펫숍오브호러즈랑 나나. 암튼 저러고 있는데 갑자기 언니가 18살이한테 너 스타하지 말고 우리랑 같이 게임하제. 여기까지 와서 너만 다른 게임 하니까 김샌다고. 그러면서 자기가 비용 다 부담할테니 새로운 게임 시도해보지 않겠냐며, ㅇ이온 해보지 않겠녜

#242 ◆1hhxWlxxBan 2019/01/15 19:19:34

저때가 ㅇ이온 나온지 얼마 안된 때라 (1년 조금 더 됐거나 최소 2년은 안 넘었던 시기) 지금은 모르겠는데 유료게임이었단 말야. 세명 중 둘이나 학생이다 보니 유료게임은 개인적으로 하는거 빼곤 거의 안 건드는 추세였음. 18살이도 스타정도만 하고 유료게임 잘 안했을걸. 뱀 언니는 좋아하긴 했어도 우리랑 함께 아니면 게임 자체를 별로 안했고. 그래서 셋 다 ㅇ이온 해본적 없었는데 그걸 뜬금없이 지금 하자는거.

#243 ◆1hhxWlxxBan 2019/01/15 19:21:38

무슨 꿍꿍이인가 싶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시간 끌기더라. 캐릭터 생성하고 튜토리얼 같은거 하는데 시간 다 까먹게 하려는듯 했음. 그때 당시 ㅇ이온이 다른 게임에 비해 캐릭터 꾸미는걸 좀 세세하게 할 수 있었잖아. 그걸로 시간 끄려는 심보 같았어.

#244 ◆1hhxWlxxBan 2019/01/15 19:22:43

18살이는 들은게 있으니 찜찜하게 앉아있는데, 난 내가 말한게 들킬까봐 쫄아서 .. 그럴까요, 잠깐 할까요? 동의했음. 뱀 언니가 그래 그래 하자고, 자기가 돈 내줄테니까 빨리 하자 그래서 일단 셋 다 ㅇ이온을 키고 가입했어. 이때가 아마 오후 3-4시쯤 됐을거야.

#245 ◆1hhxWlxxBan 2019/01/15 19:26:46

18살이는 영 집중이 안되는지 하다말고 자기 마실 것 좀 사온다고 카운터로 가고 나랑 언니 가운데 빈자리를 두고 캐릭터 생성하고 있는데 묘한 침묵이 도는 와중 뱀 언니가 묻더라고 “나 도와주는거 맞지?” 그러길래 마냥 찝찝해서 네 네 언니, 맞다 그러니까

#246 ◆1hhxWlxxBan 2019/01/15 19:27:22

그럼 이따가 자기가 화장실 가는 척하고 나한테 전화를 걸테니 집에서 온 전화인척 하고 빠지래……… 그냥 암말없이 가면 쟤가 의심할거라고, 너 혼자 급한 일 생겨서 가는척 하라고.

#248 ◆1hhxWlxxBan 2019/01/15 19:31:31

난 사실 18살이 두고 갈 생각이 없었거든? 말은 그렇게 했어도 어떻게 그래. 가긴 가도 언니가 한말은 다 해줄 생각이었어. 그래서 언니가 저렇게 약게 머리 굴리는게 좀 .. 징그러웠음.

#249 ◆1hhxWlxxBan 2019/01/15 19:32:05

18살이가 돌아오고 다시 캐릭터 생성하는데 뱀 언니는 암일 없었던 것 마냥 내 캐릭터 이러니까 예쁘지 않냐고 18살이한테는 너도 자꾸 개그캐 만들지 말고 좀 잘생기게 만들어~ 라고 하고 나한테는 스레주 벌써 다 만든건 아니지? 내가 돈까지 내주는데 대충하지 말라, 이런식으로 진짜, 정말로 태연하게 화 풀린 것처럼 행동하더라.

#250 ◆1hhxWlxxBan 2019/01/15 19:34:04

언니가 저러니까 18살이도 찜찜한게 좀 풀렸는지 그냥 또 저 누나가 누나짓하는구나, 뭐 좋아할 수도 있나? 이렇게 일반 고백 받은 사람처럼 있는 거야. 나만 속 타들어감 ㅋㅋ

#251 ◆1hhxWlxxBan 2019/01/15 19:34:22

그렇게 얼마 또 있다가 뱀 언니는 화장실 다녀온단 소리를 했고 난 올게 왔구나, 언니가 화장실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하고 들어가자마자 18살이 툭툭 쳐서 아까 사실 말 다 못전했다고, 빨리 들으라고 그랬음.

#252 ◆1hhxWlxxBan 2019/01/15 19:36:21

저 언니 나보고 아까 차 끊길 때까지 일부러 여기 있어달라 그랬고 내가 못 가면 너도 눈치보여서 못가지 않겠냐고, 그런식으로 우릴 잡아두려 했다고 최대한 축약해서 말해줬는데 .. 급한 맘에 요점정리를 못하긴 했어. 내가 말한거지만 나라도 못알아듣겠는 수준. 갑자기 조용히 다다다 쏟아내니까 18살이도 어리둥절했겠지. 레주야 뭔 소리 하냐고 제대로 말하라고 하는데 전화가 왔어.

#253 ◆1hhxWlxxBan 2019/01/15 19:38:07

난 18살이한테 입 다물라 시키고 전화를 받기 전에 내 폰 화면을 보여줌. 거기에 뱀 언니 닉네임이 떠있었음 “(닉네임) 언니” 이렇게.

#255 ◆1hhxWlxxBan 2019/01/15 19:39:27

그걸 보니 18살이는 당연히 ㅋㅋ 더 햇갈려하는거야, 나중에 이 둘이 짜고 장난치나 생각도 했대. 난 전화 받으면서 응 엄마 왜? 이렇게 집에서 온 전화인것처럼 뻥치고 손짓으로 내 컴터 보게 하고 메모장 키고 싶었는데 어캐 키는지도 몰라서 그냥 인터넷창 띄어놓고 주소창에 “지금 대화하는거 뱀 언니. 다 언니가 시켰어” 라고 적어줌.

#256 ◆1hhxWlxxBan 2019/01/15 19:42:16

이쯤 되니 얘도 뭐가 뭔진 몰라도 이상하다고 느꼈는지 얼굴 찌푸리더라 그렇게 엄마랑 통화하는 척 뱀 언니랑 통화하고, 끊고 18살이한테는 우리 터미널로 최대한 빨리 가야한다 그랬어. 저 언니가 우리 붙잡아두려 한다고, 나중에 다 설명해줄테니 당장은 내가 말한거 모르는척 해달라고. 18살이는 뭔진 몰라도 알겠다고 하고, 얼마 안있어 뱀 언니가 화장실에서 나왔어.

#257 ◆1hhxWlxxBan 2019/01/15 19:44:22

난 언니가 시킨대로 언니, 집에서 연락 와서 미안한데 저 가봐야할 것 같아요 라고 얘기함. 언니 화장실 간 사이 집에서 전화왔다고 18살이는 얘 집에 뭔일 있대요 거들고 아니 지금 생각하면 이 상황이 두배로 어이없는게 셋 다 연기하고 있잖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서로 암것도 모르는척

#258 ◆1hhxWlxxBan 2019/01/15 19:46:40

언니는 내가 시킨대로 했으니 흡족했는지 스레주 벌써 가면 어떡하냐고 우리 아직 할 일 많은데 너무 아쉽다며 또 날 껴안음; 우리 다음에도 또 볼거지? 이러는데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 있나 싶더라.

#259 ◆1hhxWlxxBan 2019/01/15 19:46:59

그래서 네, 저 그럼 터미널 쪽으로 가볼게요, 이러고 일어서는데 18살이도 존나 눈치없게 바로 같이 일어섬……. 누나 저도 슬슬 가봐야 할 것 같다고

#260 ◆1hhxWlxxBan 2019/01/15 19:50:51

아니 … 내가 나름 최대한 신호도 줬고, 저 언니 심기 안거슬리게 빠져나오고 싶었는데 눈치없게 바로 저도 가볼게요, 이러니까 상황이 의심 가잖아. 물론 18살이를 탓할 순 없지만. 언니가 바로 날 쏘아보더니, 뭔데 왜 벌써 가려고 그래? 둘 다 가버리게? 화난 표정으로 묻더라. 대놓고 너 뭔 말 했지? 이런 표정이었어. 그래서 내가 아니라고 표정으로 호소하는데 18살이가 수습하려는듯 “생각해보니 오늘 밤까지 할게 있다고” 누가 봐도 허술한 이유를 대는거야 ㅋㅋㅋㅋㅋ 할게 뭔지 말하지도 않고 그냥 할게 있어서 가봐야한대

#261 ◆1hhxWlxxBan 2019/01/15 19:54:30

그렇게 엉거주춤한 상태로 우린 셋다 피방을 빠져나왔어 뱀 언니가 아깐 돈을 대주겠다 했지만, 우리 둘이 게임 종료하고 컴터 끌때까지 말없이 화난체 앉아만 있었음. 우리가 그럼, 가볼게요 … 인사 드리고 카운터쪽으로 향하니까 그제서야 본인도 컴터 끄고 일어서더라. 일단은 각자 계산하고 위로 올라갔음.

#262 ◆1hhxWlxxBan 2019/01/15 19:56:06

올라와서 터미널까지 어떻게 갈 지 버스 찾고 있는데 언니가 씩씩거리며 쫓아오는거야. 너네 온다 그래서 방까지 잡아주려고 용돈 타왔는데 이렇게 가버리면 기껏 준비한 사람한테 미안 하지도 않냐고

#263 ◆1hhxWlxxBan 2019/01/15 19:57:52

아니 그럼 … 자기보다 한참 어린 애기들을 거까지 돈내고 내려오게 한 장본인은? 어이 없어서 죄송한데 터미널 가볼게요, 언니 나중에 뵈요 하고 버스 타러 반대 쪽으로 이동하려고 했어. 불 바뀌는거 기다리는데 뱀 언니는 계속 뒤에서 뭐라 낮게 씨부리며 너네 지금 가면 다시 안볼줄 알라고, 그러다가도 미안하지도 않냐며, 그렇게 가버리면 자긴 어쩌냐고, 또 불쌍한 척도 함.

#264 ◆1hhxWlxxBan 2019/01/15 19:59:59

이쯤 되니 나는 집에 가고 싶어 난리났는데 18살이는 마음이 조금 약해진 모양이더라고. 아님 눈치가 없는건지. 계속 가다말고 죄송해요, 미안해요, 연신 사과를 했어. 난 적당히 사과하며 버스 아님 택시라도 탈까 둘러보는데 우리 붙잡다 말고 갑자기 언니가 지금 몇시녜. 화내던 톤이 아닌 덤덤한 톤으로 물어보더라. 뜬금 없어서 폰보고 아 .. ___시요, 알려주니까, 갑자기 천가방 또 뒤적이더니 뭔갈 꺼내네.

#265 ◆1hhxWlxxBan 2019/01/15 20:01:15

그때 18살이라 피방에서 다 못 마신 음료수를 들고 있었거든? 그것 좀 달래. 18살이 역시 멍한 표정으로 먹다 만 음료수 병을 언니한테 넘겼어. 그랬더니 언니가 입대도 되지 하며 가방에서 꺼낸 뭔가 찢고 입에 털어넣으며 음료수를 마시는 거야. 약 같았음.

#266 ◆1hhxWlxxBan 2019/01/15 20:01:48

우리는 그 모습을 그냥 보고 있었고, 그 시선이 뻔히 느껴질텐데 언니는 되게 의식 안하는 척 약을 먹고 나서 우리한테 그러지 말고 좀 있으래. 정없이 굴지 말고 좀 가만 있으라고. 자기 나이도 있는데 쫓아가기 힘들다며.

#267 ◆1hhxWlxxBan 2019/01/15 20:02:20

이제 거의 끝났어. 마무리 할 수 있음 다음에 마무리할게 볼일 보고 오겠음

#282 ◆1hhxWlxxBan 2019/01/16 03:09:50

이제 집. 인도 위에 세 명 다 멈춰서서 숨을 고르고 있는데, 나 빼고 두 명은 다음 할말을 고민하는 분위기였어. 사실 버스 위치가 확실하지 않았기에 나는 반대쪽에 별로 기대를 걸고 있지 않았고 주변에 택시라도 없을까 둘러보고 있었음…이 때 이미 애매한 시간이었고, 터미널까지 이동 거리 생각하면 아슬하진 않아도 촉박했거든. 게다가 늦게 가면 표가 있을지 없을지 모르잖아.

#283 ◆1hhxWlxxBan 2019/01/16 03:11:41

그 와중 먼저 침묵을 깬건 18살이였어. 누나 할 말 있으면 빙 돌리지 말고 대놓고 해달란 요구였음. 자긴 지금 이 상황이 너무 어색하고 이상하다며, 즐겁게 놀 생각으로 내려왔는데 이렇게 도망치듯 가게 되는 것도 미안하다고. 저런 식으로 나름 배려 하듯 할말은 다 하더라고.

#284 ◆1hhxWlxxBan 2019/01/16 03:13:04

그러니 뱀 언니가 즐겁게 놀 수 있다고, 아니 지금껏 즐겁게 놀았지 않았냐고 우리, 스레주가 무슨 말 했는지 몰라도 자기 너무 섭섭하다고 …이런 식으로 내 탓을 하더라고 ;

#285 ◆1hhxWlxxBan 2019/01/16 03:16:12

그 때 순간 화가 나서 처음부터 언니 요구 다 들어줬는데 왜 내 탓만 하냐고 대들었어. 내가 무슨 말 했는지 어떻게 아시냐고. 그랬더니 너 진짜로 아무 말 한 거 없냐고 날 빤히 쳐다보는 거야. 18살이는 그러지 말고 그냥 누나 할말 있음 자기한테 하시라는데 뱀 언니가 날 계속 무표정으로 노려 보며 스레주 할말 없어? 이딴 소리만 해대서 기분이 너무 나쁘고 그냥 자릴 벗어나고 싶단 생각 뿐이었음. 반박은 하고 싶은데 내가 말을 한 것도 사실이었으니까.

#286 ◆1hhxWlxxBan 2019/01/16 03:17:25

그렇게 셋 다 답답해하고 있는데 순간 언니가 그러는거야, 너 18살이 좋아하냐고 ㅋㅋㅋㅋㅋㅋ

#287 ◆1hhxWlxxBan 2019/01/16 03:19:55

상황만 놓고 보면 충분히 그럴만 하잖아. 내가 말을 꼬아서 오해사게끔 전했을 수도 있으니. 여전히 십대-십대-삼십대 삼각관계라 현실성 현저히 떨어지지만 암튼. 왠지 18살이한테 오해받을까봐 난 아니라고 부정했고 너무 답답하고 화나서 쪽팔리지만 울뻔함 ㅋㅋㅋ 울진 않았던 것 같은데 창피해서 기억을 왜곡한건지 그냥 내 돈을 왕창 써가며 이렇게 짜증나고 괴로운 상황에 있는 자체가 너무 스트레스였음.

#288 ◆1hhxWlxxBan 2019/01/16 03:21:44

내 모습을 보고서 뱀 언니는 어이 없다고 니가 뭘 잘 했다고 우냐고 비꼬고 18살이는 안되겠다 판단했는지 어슬렁거리던 택시하나 잡아세우고 나를 태움. 그리고선 언니한테 차 시간이 아슬아슬하다고 오늘은 이만하고 담에 보자고 함. 그리고 터미널로 가달라 주문하더니 그대로 출발해버렸어.

#289 ◆1hhxWlxxBan 2019/01/16 03:23:26

택시 타서는 육체적으로 멀어지고 있단 안도감 때문인지 기분 나쁨이 줄어들었음. 저 언니가 쫓아오지 않을까, 유명한 귀신 얘기 마냥 택시옆에 붙어 달리고 있지않을까 걱정되었는데 다행히, 그리고 당연하게도, 쫓아오진 않았어. 터미널에서도 괜히 뒤돌아보고 그랬는데 아무도 없었음. 막상 도착해서는 시간이 촉박해서 티켓도 겨우 겨우 끊고 18살이랑 따로 대화도 못 나누고 헤어졌어. 헤어지기 직전에 버스가 즐비한 정류장 쪽에서 별로 받고 싶어하지 않는 18살이한테 아까 맡겼던 뱀 언니 선물을 가방에서 꺼내 던져주고 인사도 제대로 못한 체 둘 다 허겁지겁 버스를 탐.

#291 ◆1hhxWlxxBan 2019/01/16 03:25:04

그 뒤로 제대로 탔냐, 버스 이제 출발한다, 자세한 얘기는 집에 도착해서 하자... 까지만 문자하고 18살이는 모르겠는데 난 기절한듯 잠들었어. 새벽 같이 나오기도 했고, 그 날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이 엄청 스트레스였는지 귀갓길 버스에서 그 긴 시간의 2/3 이상을 잠만 자는데 보냄. 덕분에 엄마 문자도 제대로 답 못하고 엄청 혼났고.

#292 ◆1hhxWlxxBan 2019/01/16 03:27:51

>>290 아직도 아까워. 식비랑 피방 돈도 결국 우리가 냈고, 저 언니가 정모 때 내준건 아무것도 없어 ㅋㅋ 당일날 집에는 무사히 도착했지만 알리바이고 뭐고 고등학생이 뭘하다 이렇게 늦게 왔냐고 문자를 씹힌 엄마한테 된통 깨졌음. 도저히 컴터를 할 분위기가 아니어서 (개인 노트북이 있었지만 엄마가 화나심 노크를 잘 안하는 성격이라) 스카이프 방에 들어가지 못했어. 그저 18살이랑 서로 잘 들어갔다는 확인 문자만 주고받음. 아니, 들어갈 상황이었어도 못 들어갔을 것 같아. 뱀 언니가 자꾸 떠올라서.

#293 ◆1hhxWlxxBan 2019/01/16 03:28:45

그날 밤 잠은 잘 잤는지 몰라. 기억 안 남. 암튼 정모하고 다음 날, 아침에 밥 먹는데 문자가 와 있더라고. 순간 뱀언닌가 했는데 18살이였어. 시간되면 전화 좀 하제.

#294 ◆1hhxWlxxBan 2019/01/16 03:30:31

밥 다 먹고 엄마한테 독서실 간다 그러고 짐 챙겨서 나왔어. 18살이한테 전화를 거는데 다행히 바로 받더라. 독서실 앞 벤치에서 통화를 하는데 대뜸 나 보고 스레주 선물 풀어봤어? 물어보더라.

#295 ◆1hhxWlxxBan 2019/01/16 03:32:16

사실 완전 까먹고 있었거든. 아직 안 풀어봤다고, 지금 밖인데 그 선물이 든 가방은 집에 있다고 했더니 나중에 집 가서 내용물 확인해주면 안되겠녜. 다른 얘기부터 나올줄 알았는데 뜬금포 선물 타령이라 의아했어. 그래서 알겠다고, 넌 뭘 받았냐고 물어보니까 “너랑 내 선물이 바뀐 것 같아” 라고 하더라.

#296 ◆1hhxWlxxBan 2019/01/16 03:35:12

뭔말인고 하니 18살이가 답해주길, 어제 집에 돌아가는 버스에서 뱀 언니 전화를 받았대. 그 언니, 나한테는 연락 안 했는데 18살이한테는 했나봄. 전화를 받자마자 그 언니가 말하길 "스레주가 너와 나 사이를 이간질 한 것 같다" 며 첫만남에 이렇게 될줄은 몰랐고 지금 자기 너무 속 터지고 답답하다고 자기는 정말 순수..한 의도로 도와달라 접근한건데 어떻게 말이 부풀려진지 모르겠고, 또 이렇게 오해사긴 싫다고 스레주 그렇게 안 봤는데 지금 너무 답답해서 이명이 들린다고 호소했다 함. 이 부분에서 내가 복장 터졌지만 어쩌겠어. 18살이 입장에선 내 헛소리나 저 언니 헛소리나 똑같이 들릴 수도 있겠지.

#297 ◆1hhxWlxxBan 2019/01/16 03:37:32

암튼 18살이는 누나 진정하시라고, 지금 버스라 잘 안 들려서 집에 가서 연락드린다고 했었나봐. 그랬더니 뱀 언니가 그럼 끊기 전에 자기가 준 선물 있지, 그것 좀 확인해달라 그랬대. 그거 보면 자기 진심을 알거라고.

#299 ◆1hhxWlxxBan 2019/01/16 03:40:29

그래서 선물을 풀어서 내용물을 보고 이거 챙겨주셔서 고맙다고 했더니 언니가 갑자기 엄청 화를 내더래 … 그년(= 스레주)이 바꿔치기 한거라고, 도와준다더니 거짓말이나 한다고. 하도 속사포로 욕을 하길래 18살이가 누나 진짜 왜 그러시냐고 하니까 욕 섞어가며 걔한테 받아내, 만나지말고 꼭 택배로, 선불로 쏘라 그래 — 딱 이 말만 하고 끊더래. 분명 그 뒤로 스레주 너한테 연락했을 것 같은데, 아직 문자 온거 없냐고 18살이가 묻는데 .. 나도 불안해서 폰을 다시 확인했지만 문자 온건 없었어.

#300 ◆1hhxWlxxBan 2019/01/16 03:42:23

그래서 없지만 잠시 기다리라하고 혹시나 해서 독서실에 있는 컴터방? 그때 독서실에는 인강용으로 피씨 2대 있는 작은 방이 있었는데, 원래 인강이나 자료 프린트하는 용도로 말고는 사용하면 안되거든. 인강 틀어놓고 보는척 하며 카운터 언니 몰래 네이X 블로그를 접속해봄. 그 언니는 우리가 블로그 글 쓸때도 매번 댓글을 써줬거든.

#302 ◆1hhxWlxxBan 2019/01/16 03:46:49

아니나다를까, 블로그 보니 뱀 언니한테서 장문의 안부글이 와있더라. 예전에 장문의 애정문자를 보낼 때랑 화법이 흡사했는데 다른 점이 있다면 욕이 엄청 섞여있었다는 것. 내 의도치 않은 선물 바꿔치기를 욕하는 것 뿐만이 아니라 나랑 부대끼며 자기가 섭섭하고 서운했던 일을 무슨 날짜까지 대가며 상세하게 나열하는데;; 이런저런 일들이 섭섭하고 마음에 걸려도 착하고 아끼던 동생이라 봐줬는데, 이제보니 자길 해코지 하려던게 티난다고 (근데 내용 보면 왜 삐쳤는지도 모를법한 별거 없는 내용. 마늘까기를 시켰다랑 동급 수준) 비슷한 사람끼리는 (사주 얘기였던 것 같음) 상성이 좋거나 아예 적이거나 하는데 넌 적이었구나 이딴 느낌의 엄청 긴 안부글…

#303 ◆1hhxWlxxBan 2019/01/16 03:49:18

왜 굳이 문자가 아닌 안부글로 적었나 궁금했는데 아마도 1. 컴터로 작성하기 더 편하니까. 그리고 2. 문자로 보내면 캡쳐하기 편하니까.... 가 아닐까 추측해봄.

#304 ◆1hhxWlxxBan 2019/01/16 03:49:54

읽다 기빨려서 사진 몇장만 찍고 컴터 꺼버렸어. 그 사진들을 18살이한테 문자로 보내고 사진 내용 확인하면 전화달라고 함. 곧 전화가 오더라.

#305 ◆1hhxWlxxBan 2019/01/16 03:51:15

18살이는 내용을 확인했는지 기가 찬 목소리였음. 뱀언니가 괴팍하긴 했어도 지내온 시간이 있는만큼 이 사람을 어느 정도 파악했다고 자긴 믿어왔는데 우리한테까지 이럴줄은 몰랐나봐. 나도 몰랐지. 그래도 나 이때 좀 안도했다? 18살이 목소리를 듣고선 적어도 날 이간질한 또라이로 의심하진 않겠구나 좀 안도했음. 누가봐도 언니가 이상했으니.

#306 ◆1hhxWlxxBan 2019/01/16 03:52:51

>>298 그걸 아직도 모르겠어...

#307 ◆1hhxWlxxBan 2019/01/16 03:53:15

이쯤되면 선물 뭐였는지 궁금하겠지, 나도 엄청 궁금했으니. 그 날 독서실 하는둥 마는둥 하고 집에 돌아가 선물을 풀어봄. 언니가 나한테 주려던 선물 (18살이가 실수로 대신 받은) 은 내가 좋아하던 캐릭터 굿즈였고 18살이 선물은 집에 가서 확인하니 하트모양 USB ……

#308 ◆1hhxWlxxBan 2019/01/16 03:53:27

상자에 들어가 있어서 그냥 새건가 했는데, 컴터에 끼워보니 안에 언니가 불렀던 노래 녹음본 중 사랑… 키워드 들어간 노래들 있는 별거 없었음.

#309 ◆1hhxWlxxBan 2019/01/16 03:54:02

이게 뭐라고 끝이 안나냐… 써도 써도 계속 나오네. 다음에 진짜 끝낼게. 이제 별 내용도 없음.

#310 ◆1hhxWlxxBan 2019/01/16 04:04:41
상자밖에 없음
상자밖에 없음

상자밖에 없음

#315 ◆1hhxWlxxBan 2019/01/16 19:07:26

>>310 >>312 읽어줘서 고마워 >>313 즐겁게 읽어줘서 고마운데 ㅜ 아마 오늘 안에 끝날거야. >>314 뒷얘기를 마저 오늘 할거야! 끊기긴 끊겼어. 사실 찾을 수 있다해도 별로 찾고 싶은 마음이 없어서. 있다 해도 알량한 호기심 수준이라 그건 나한테도 저 언니한테도 영양가 없을듯해.

#316 ◆1hhxWlxxBan 2019/01/16 19:09:02

마지막 얘기야. 아직도 18살이와 내가 원한건 사과였다고 생각해. 우리 입장에선 하지도 않은 일을 의심받고, 덕분에 돈도 날리고 정모도 망쳤으니 뱀 언니한테서 최소한의 사과는 받고 싶었던 것 같음. 사과를 받았다고 우리 사이가 전으로 돌아가진 않을테지만 적어도 안 보고 살일은 없지 않았을까, 기타 지인들처럼 기분 좋게, 세월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멀어지지 않았을까 기대했나봐.

#317 ◆1hhxWlxxBan 2019/01/16 19:11:56

근데 문제는 언니 입장에선 우리가 천하에 못된 년놈이고 (특히 나) 전적을 보아하니 언니가 굽힐 것 같진 않은거야. 그래도 대화를 해보기로 했고, 18살이가 문자를 보내 세명 다 시간이 되는 날 스카이프 방에서 통화를 하기로 했어. 정모로부터 며칠 후였는지 몰라도 암튼 세 명이 간만에 모였음.

#318 ◆1hhxWlxxBan 2019/01/16 19:13:25

근데 통화를 시작하자마자 폭풍이 몰아침. 뱀 언니가 이제껏 깨작깨작 우리한테 화내고 삐쳤던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진심으로 화내는건 처음 봄 ….. 씨발씨발거리고, 제대로 기억도 안나는데 쌍씨옷 참 많이 섞여있었다. 자기 화에 못이겨 막 쏟아내는 느낌이었어.

#319 ◆1hhxWlxxBan 2019/01/16 19:14:38

가장 화난 포인트는 1. 내 속마음을 속이고 18살이를 넘보려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2. 18살이한테 준 선물을 왜 니년이 가져가냐. 3. 왜 도와준다 해놓고 이간질하냐 이 셋이 메인이었던 것 같음.

#320 ◆1hhxWlxxBan 2019/01/16 19:17:13

넷상에서 키워하는 애들 볼 때 제외하고 현실에서 그렇게 욕 먹어본 적 처음이었어. 사실 넷상으론 그냥 댓글이고 “나”란 사람을 모르니까 그저 댓글 내용에 향한 분노지, 나를 향한 분노는 아니잖아? 뱀 언니는 나를 향해 분노하고 있었음. 진심으로 내가 18살이를 좋아해서 언니랑 걔 사일 이간질한거라 믿고 있더라? 사실 지금까지도 나한테 그렇게 일방적으로 쌍욕한 사람은 없었어. 나한테 씨발년이라고 한건 그 언니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야. 어린 맘에 참 충격이었음 ㅋㅋ

#321 ◆1hhxWlxxBan 2019/01/16 19:18:54

내가 설명을 하려고 했던 것 같다? 나름 중간중간 18살이 선물 가져가려던건 아니고, 터미널에서 급히 헤어지는데 얘가 나한테 선물 맡겼던게 기억나서 확인 안하고 그냥 넘긴거라고 확인 못한건 내가 미안한데 진짜 의도적으로 한거 아니라고, 욕 좀 그만 하라고 했는데 내말은 싸그리 다 무시하고 앙칼진 욕을 하고 내 말 하나하나에 토를 담. 자긴 이제 노래도 못 부르고 (안이 아니라 못) usb에 담은게 마지막인데 왜 그걸 니가 쌔벼가녜. 말하는거 들어보면 무슨 노래가 원앤온리라 오로지 usb안에만 존재하는줄...

#322 ◆1hhxWlxxBan 2019/01/16 19:22:14

보통 뒷담화하는 지인 가까이하기 싫은 논리가 “언젠가 나를 뒷담화”할거란 확신이 들기 때문이라잖아. 난 이 언니가 화내는 괴상한 포인트를 봐오며 분명 내가 조심해도, 인간으로서 이해가 안되는 논리를 들이밀며 나한테 화내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늘 해왔던 것 같음.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알차게 욕먹을거라 생각은 못했어 ㅋㅋㅋㅋ 나름 1년 넘게 매일을 공유하던 언니동생 사이고 넷지인 끊기기 쉬운건 그때도 잘 알고 있었지만, 일반 지인보단 가까운 사이라고 확신 했으니까.

#323 ◆1hhxWlxxBan 2019/01/16 19:23:58

암튼 저렇게 욕을 싸가지바가지로 먹다 멘탈 나갈 것 같아서 언니 제발 대체 원하는게 뭐냐 물었음. 그랬더니 원하는거 이제 없고 꺼지래 ㅋㅋ 자긴 할 말 다 했고 다신 너 보고싶지도 듣고 싶지도 않다며. 그래서 네, 알았다고 하고 그냥 나와버렸어. 나오자마자 스카이프에서 언니 차단했음.

#325 ◆1hhxWlxxBan 2019/01/16 19:24:56

그렇게 나오고 혼자 부들부들 삭히고 있는데 18살이한테 전화가 왔음. 뱀언니일까봐 쫄았는데 18살이었어. 자기도 대화가 안 통하고 머리 아파서 나와버렸다고 저 누나, 우리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씬 아픈 것 같지 않냐 나한테 묻더라.

#326 ◆1hhxWlxxBan 2019/01/16 19:26:26

내가 동의하며 당일날 미처 못했던 설명을 다 해줬어. 화장실에서 했던 얘기를 좀 더 디테일하게, 외박 얘기랑 니가 알아서 빠지라는 얘기들. 서로 좋아하는게 느껴졌다는 둥, 연애결혼하고 싶다고 언니가 한 얘기들. 내가 언니가 시킨대로 했던거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나머지 얘기를 다 해줬어. 그 말까지 듣고서 18살이는 화가 난 것 같았음.

#327 ◆1hhxWlxxBan 2019/01/16 19:28:02

이상한 누난건 알았는데 자길 뭘로 보고 그렇게 한건지 셋이서 잘 놀기로 해놓고 왜 멋대로 빠지라고 정했는지 모르겠다며. 뭣보다 자길 속이려든게 ㅈ같고, 자긴 맹세코 뱀언니랑 오해할만한 그런 행동을 한적이 없다는거야. 단둘이 연락한적도 애초에 얼마 없대. 내가 더 했으면 했지. 그러면서 뱀 언니에 대한 추측을 하는데 >>324 맞아, 그때 우리 기준으로 30대면 한참 어른이었지. 보통 언니 나이대의 어른이면 우리가 한참 어린애고.

#329 ◆1hhxWlxxBan 2019/01/16 19:29:35

일단 18살이 주장은 저 누나가 말하는 굿은 굿이 아닌 것 같고, 가족들이 병원 데려간 것 같대. 이명이랑 이상한 짓 하는건 전부 마음의 병 (내가 순화시킴) 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고. 저 누나가 동생을 끔찍히 싫어하는 이유는 아마 동생이 제일 먼저 병원얘기를 해서 아닐까 그렇게 자기는 추측한대.

#330 ◆1hhxWlxxBan 2019/01/16 19:31:29

>>328 마지막 동접 반가워! 쓰는 김에 끝까지 쓰려고. 18살이가 말하길, 언니가 푼 가족 썰을 들어보면 언니가 말하는 것 마냥 동생이나 아버지가 괴물같진 않았거든? 이건 나도 동의함. 진짜 굿 얘기 빼고 너어무 평범 … 이모님들도 흔한 일터 텃세일 뿐 각잡고 따돌리는 느낌도 아니었고. 자길 미친 사람 취급한 가족이 미웠던 것 뿐이지, 뱀 언니 가족 자체는 멀쩡한 것 같다고. 그냥 뱀 언니 자체가 미친거라고. 그러니 약 먹지. 미쳤으니까.

#331 ◆1hhxWlxxBan 2019/01/16 19:32:42

사족이지만 18살이는 정모 때 충격으로 뱀 언니를 많이 미워하게 된 것 같아.

#332 ◆1hhxWlxxBan 2019/01/16 19:33:20

내 주장은 맥락은 비슷한데 조금 달랐음. 언니를 볼 때, 흔히 종교에 깊이 빠진 사람과 대화하는 느낌이 들었거든? 사이비에 빠진 사람들 볼 때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데

#333 ◆1hhxWlxxBan 2019/01/16 19:34:50

종교를 대하는 경건한? 마음은 안 보이고, 두 눈과 귀를 닫은 맹목적인 믿음만이 차지한 사람들 있잖아 믿음을 행하기 위해 무대포로 수많은 행위를 감행할 수 있는, 그런 마음가짐이 저 언니한테서 보였고 언니가 주장하는 조상신, 무당, 미신, 이런게 사실인지 먹눈인 나는 몰라도 적어도 언니가 사는 세상에선 사실인게 맞는 것 같아서.

#334 ◆1hhxWlxxBan 2019/01/16 19:36:36

뱀 언니는 화가 많은 사람이고 세상을 비뚤게 해석하긴 하지만 왠지 언니네 가족이 무당을 부른 것도 맞고, 굿을 한 것도 맞긴 한 것 같아. 걍 그런 확신이 듬. 그밖에 정상적으로 행동하는 가족이었을지 몰라도 왠지 난 굿은 한것 같아. 언니가 터미널에서 먹었던 약이 정신과약인지 피임약인지 그냥 비타민으로 중2병 쇼한건진 몰라도 약과 무관하게 굿은 했던 것 같았음. 18살이는 아예 굿 같은건 없고 굿 = 병원이라고 주장했고.

#335 ◆1hhxWlxxBan 2019/01/16 19:37:51

근데 우리 둘 중 누가 맞는지 누가 틀린건진, 아님 둘 다 틀린건지 알 수가 없네 위에도 말했다시피 우린 뱀 언니의 가족을 직접적으로 컨택한 적이 단 한번도 없기에. 18살이 어머니나 친누나처럼 생활소음으로 접한적도 없기에, 다 추측이야. (정말 지나가는 소리로 밥먹어, 이런 말도 들어본적 없음.) 언니를 찾아 물어볼 생각도 없어. 궁금하지 않다면 거짓말인데, 진실에 딸려오는 책임감은 마다하고 싶어서 걍 모른체로 있을래

#336 ◆1hhxWlxxBan 2019/01/16 19:38:32

그렇게 우리 스카이프 방은 시원섭섭하게 폭파되고 그 이후로 1년도 못가고 노래 카페도 폐쇄 됐어. 인원의 상당수가 기타 큰 카페들에 흡수 됐던 것 같아.

#337 ◆1hhxWlxxBan 2019/01/16 19:40:27

아마 뱀 언니 존재를 처음 알게 된게 2008년도고 친해진게 09년도, 모든게 끝났던 시점은 2010년도였던것 같음. 아님 2009년에 처음 봤나?ㅋㅋ 몰라 세상오래전이라 내가 햇갈린걸진 몰라도 저 때쯤이야.

#338 ◆1hhxWlxxBan 2019/01/16 19:41:25

스카이프 방이 폭파된 후에도 가끔 카페를 둘러보긴 했거든? 시간이 좀 흐른 뒤였지만. 뱀 언니는 게시글 전부 내리고 탈퇴 했더라. 심지어 나와 18살이 글에 달았던 긴 댓글까지 싹 정리하고 탈퇴했어. 블로그도 주인 없는 블로그로 변하고. 번호는 확인해보지 않았고 내가 먼저 차단박고 지웠던 것 같음.

#339 ◆1hhxWlxxBan 2019/01/16 19:41:51

그렇게 행방이 묘연해지니 진짜 없던 사람 같더라. 1년 가까운 시간 동안 매일 같이 통화하고 부대끼던 사람이 사라지니 끝은 영 찝찝했다 해도 여운이 오래 갔어.

#340 ◆1hhxWlxxBan 2019/01/16 19:42:20

카톡이 생기고 나서 딱 한번, 연락이 온적 있어. 몇년도인지 기억은 안나는데 이것 역시 꽤 오래전. 최소 5년은 되었을거.

#341 ◆1hhxWlxxBan 2019/01/16 19:43:12

내 카톡 아이디가 노래 부르던 시절 스카이프 아이디랑 일치해. 블로그 아이디랑도 거의 흡사하고. 그래서 노래 부를 때 만든 지인 몇명이 톡을 추가한 적도 있음. 하루는 톡이 왔는데 너 닉네임 (스레주)? 이렇게 온거. 그래서 당연히 노래부를 때 지인인줄 알고 네, 누구세요? 물으니

#342 ◆1hhxWlxxBan 2019/01/16 19:43:26

그럼 차단할게. 이렇게 답 오고 나 차단 당함 …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막 ?? 물어봐도 답이 없길래 확인해보니 차단 ㅋㅋㅋㅋ

#343 ◆1hhxWlxxBan 2019/01/16 19:44:39

그때는 이미 뱀 언니와의 추억이 희석될만큼 시간이 지난터라 누군지 짐작이 1도 안갔음. 심지어 노래도 안 부르고 덕질도 접은 상태였거든. 게다가 지금처럼 “블로그 파세요 ^^ “ “블로그 주인이세요?” 이딴 거지스팸도 안오던 시절이라 궁금했어. 프로필 사진 확인해보니 그냥 특정 일본 남자 아이돌 사진이고… 아니 아이돌인진 몰라도 일본 감성 풀풀. 사진 옆으로 넘겨 보니 뒷쪽에 셀카가 나오는데 필터카메라로 엄청 뿌옇게 흔들리게 찍은 셀카 그 때 기억이 나더라. 뱀 언니였어.

#344 ◆1hhxWlxxBan 2019/01/16 19:45:13

굳이 내 카톡을 추가해놓고 차단한게 내 기준으로 이해가 안갔지만 언제는 이해가 가는 사람이었나. 아직까지 날 미워하고 있구나 싶어서 다시금 소름이 돋았는데 이내 잊어버렸어 ㅎㅎ

#345 ◆1hhxWlxxBan 2019/01/16 19:45:55

아직까지 내 안의 이상한 사람 순위 탑에 들어가는 사람이야. 아픈 사람을 유흥거리로 소비한 느낌이라 죄책감도 들지만 나 언니한테 쌍욕 바가지로 들을만큼 나쁜 짓 한적도 없거든요 ………

#346 ◆1hhxWlxxBan 2019/01/16 19:47:03

암튼. 더 어렸을 때는, 나 저주라도 걸리는 거 아니야? 걱정했는데 현대인이 걸릴법한 가벼운 울증 + 위장병을 평균적인 수치에서 더도말고 덜도말고 경험하며 살고 있음 ㅋㅋ 딱히 저주 받은 것 같진 않아. 학교도 취직도 연애도 친구도, 평범하기 그지없게 지루하게 살아가고 있음. 일은 개 같아서 프리로 바꾸긴 했네. 근데 나 같은 애들 주변에 많으니까.

#347 ◆1hhxWlxxBan 2019/01/16 19:47:56

18살이는 군대 + 옆동네 유학간 뒤로 연락이 될락말락하다 지금은 끊김. 대학생 되고 나서 방학 때 술도 한두번 마시고 못 갔던 노래방도 갔는데 역시 우리 둘은 이성적 텐션 따위도 없었고 ㅋㅋ 다시금 우리를 의심한 뱀 언니한테 너무 어이가 없었음….. 만날 때마다 뱀 언니 얘기를 꽃 피우며 소맥 마심 ㅋㅋㅋㅋ

#348 ◆1hhxWlxxBan 2019/01/16 19:49:09

마지막까지 우리가 궁금했던 포인트는 1. 강아지는 어떻게 되었을까 (18살이 추측으론, 아마 죽지 않았을까 함) 2. 뱀 언니가 사귀었다던 구 연하남친은 어떻게 만나고 헤어졌나, 몇살이었나. 3. 축가 소동이 있던 날, 언니 집에는 정확히 무슨 일이 있었을까. 4. 언니의 이명은 병이었을까 아님 정말 뭔가 있었을까. 어느 하나 궁금증이 제대로 해소된건 없었음.

#349 ◆1hhxWlxxBan 2019/01/16 19:49:46

18살이한테 내가 하트 USB 내용물 알려주고 착불로 보내줄까 하니까 질겁 하며 죽어도 싫다고 했어. 소각하라고. 그래서 결국 내가 킵했던걸로 알고있는데 지금 보니 상자 밖에 없네.

#350 ◆1hhxWlxxBan 2019/01/16 19:50:36

사실 나 18살이 페북을 알고 있어서 연락하고 싶음 닿을 가능성도 큰데 연락이 끊긴 이유는 유학도 있었지만 18살이 개인사 문제도 컸기 때문에, 별로 말하고 싶지 않아. 어딘가 잘 살고 있었음 좋겠음. 좀 아픈 손가락 같은 지인임.

#351 ◆1hhxWlxxBan 2019/01/16 19:52:00

별거 없는 얘기 들어줘서 고마워. 옛날 생각 많이 났어. 스레딕 개편되기 전에 막 연애판 달리고 그랬는데, (내 스레 나름 800 + 까지 갔는데 옛날 스레 다 사라진듯? ㅠ 근데 그때 그 사람이랑 아직도 연애중임. 나 보고 남친 너무 잡네, 결혼은 하지 말라던 레스주 나와봐 ㅋㅋㅋ 프로포즈 받았지롱, 넌 평생 솔로) 암튼 스레딕 사라진다는 소리 들었을 때 사이트를 놔버렸어… 그런데 아직 살아있는 것 보고 내심 기뻤어.

#353 ◆1hhxWlxxBan 2019/01/16 19:53:41

예전보다 안타깝지만 화력이 덜한 것도 확인하고 굳이 여기에 쓴 이유는 내 안에 남은 쥐꼬리만한 양심이 ㅋㅋ 아픈 사람 대대적인 유흥거리로 소비하지 말라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은 이유는 내 잘못 하나 없이 쌍욕 먹고 고생한게 넘 억울해서. 지금이야 ㅋㅋㅋ거리고 농담하며 적지만 그때 당시엔 이게 뭐라고 마음고생 심했거든. 누가 날 진짜 온힘 다해 미워한다는게 고생스런 일이더라.

#354 ◆1hhxWlxxBan 2019/01/16 19:54:43

싫었던 추억 이전에 즐거웠던 추억도 있으니 이런 형태로라도 소장하고 싶었어. 이미 잊어버린 부분도 많지만. 뭔가 아무말 대잔치가 되어버렸네. >>352 같이 밋밋한 추억팔이 함께 해준 레스주들 고마워 ㅋㅋ 이것도 사라질지 모르니 미리 내용 저장 해둬야겠어. 백업백업.

#355 ◆1hhxWlxxBan 2019/01/16 19:54:59

위에도 말했듯 퍼갈 사람도 없겠지만, 내 죄책감도 있고 해서 공개적으로 퍼가진 말았으면. 그냥 개인소장이면 땡큐. 내 블로그 아직 살아있는데 또 무슨 연락 올까 두렵다고.

#356 이름없음 2019/01/16 19:55:16

이제 인코 땐다. 즐거웠어! 안녕

#366 이름없음 2019/01/17 03:44:11

>>365 웅 어그로야 ㅋㅋ 말투도 다르고. 아무렴 스레 쓰면서 몇 가지 내용 바꿨는데 지적도 안하고. 뭘 혹시해서 들어와봐 ㅋㅋㅋ 진짜라면 카톡이라도 보내보던가 ~~ ^ 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