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하루다 부스스 대며 일어난 후 폰을 보니 오후 5시다. 토요일이라 망정이지,, 이렇게나 잔 거야?
한레스씩 이어보자
냉장고로 다가가 반쯤 남은 오렌지주스를 꺼내어 컵에 따랐다. 주스가 온전히 컵 안에 부어지듯, 내 생각과 환경도 순순히 흘러가면 좋을 텐데.
톡- "어 oo아 엄만데, 아빠가 좀 위급한 거 같다니까 병원에 가봐야 할 거 같아. 엄마도 갈 게."
불어오는 바람이나 살겿으로 스쳐지는 기분이 뭔가 익숙하다. 익숙하면서 생소한? 일단 걸어볼까란 생각으로 발을 한 발자국씩 내딛는다. 걷고 걸으니 이곳은 정말 어딜까라는 생각보다 내가 이곳에 오게 돼있었단 기분이 든다. 시원하고 풋풋한 풀 내음을 마시며 그렇게 걷던 중, 저 멀리 어떤 무장을 한 사람이 걸어온다.
일단 진정되면서도 콩콩대는 심장을 씻기기 위해 샤워를 한다. 그래, 한 번 더 들어가 보자. 이게 정말 허상이고 착각이라면 아무것도 아닌 거고. 샤워를 끝낸 후 다시 침대에 누워 mp3를 귀에 꽂았다.
분명 마지막 기억으론 그 남자의 손을 잡고 시장의 출구를 빠져나온 거였는데 웬 수수한 듯 신경 쓴 거 같은 평민 집에 누워있다. 침대는 적색 이불과 흰색 이불로 돼있으며 침대 밑으로 발을 놓자 부엌으로 추정되는 곳에서 소리가 들려온다 "이 정도면 되려나"
상황이 탁탁 맞아떨어지자 왠지 모를 웃음이 새어 나왔다. 남자는 자신이 끓인 호박죽과 약간의 잔반을 얹은 쟁반을 옆에 둔 후 정중한 듯 간단하게 인사를 한다. "전 이곳의 경비대장을 맡고 있는 '시한'입니다. 반듯한 자세로 인사를 마친 후 속이 허전하거나 힘이 나지 않으시면 식사를 해보라 권유한 뒤 쟁반을 내민다. "호박죽" 이곳에서 먹는 첫 음식. 붉은색 비단의 소매를 한 겹 접어올리고 한 입 한 입 불어먹는다 "-맛있네요. 감사합니다" 한 그릇을 가뿐히 비운 후 쟁반을 들고 부엌으로 가려는 걸 막은 시한이 쟁반을 부엌에 두고 온 후 나에게 말을 건다. "양나라에서 공주님을 찾는다고 합니다." 시한의 목소리는 차분한 듯 경직되어 보인다
"여행을 떠나야겠군요" 시한은 가벼운 듯 착잡한 대답을 건넨 뒤 구석에 있던 가방을 뒤져 한마디를 더한다 "활, 단검. 무얼 원하십니까?" "활?" 그러고 보니 그렸던 삽화 중 여주인공이 활을 든 샷을 두 개나 그렸었다 "나 싸우는 거야?" 시한은 가방에서 활을 꺼낸 뒤 공주에게 건넨다 "물론이죠. 마냥 제 호위 속에 안전하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궁내에 계셨을 때 활 몇 번은 쏴보셨을 테고" 난 잡아본 적도 없는 활을 쓰다듬으며 시한에게 묻는다 ".. 사람을 죽여봤어?" 순간 내 예상과 다르게 튀어나온 한마디에 스스로 당황했다 "? 물론입니다"
",, 오" 시한은 예상한 듯 예상하지 못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역시 신수의 딸인 건가" "?" "아 아닙니다" 알 수 없는 말을 중얼댄 시한이 가방에서 단검을 꺼낸다 "장거리도 좋지만 단거리도 익혀 놓으시면 좋습니다" 단검의 손잡이 끝부분엔 인연의 緣이 새겨져있다 "저처럼 검을 잡고 한번 내리찍어 보십시오" 두꺼워 보이는 나무판자에 힘을 실어 내리찍는다 종이가 잘리듯 갈라져버린 판자 "가볍고, 효과가 좋네" "공주님 같은 힘이 절대적으로 불리한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검입니다." 이때 반경 30m 내로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온다 "어이 도적단!!" 순식간에 우리 앞으로 모습을 드러낸 이상한 청년,인데 눈 색이 특이하다 금빛과 밤하늘은 담은듯한 눈동자. 시한은 경계를 하며 내 앞을 가로막는다 "누구냐, 양나라의 사람이냐?" 청년은 귓가를 긁더니 장난스러운 어투로 "양? 메에에 양 말이냐? 모르겠고, 너희가 그 이것저것 훔쳐 간다는 도적단이야?" 화가 난 듯 흥미롭단 표정으로 나의 위아랠 훑어보는 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