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슨을 도와주세요

앵커 2020/03/03 18:43:01

#1 ◆wJTU1Dy2NxS 2020/03/03 18:43:01

톰슨의 소설 >>184부터 『 TITLE : >>2 EP.1 >>3

#2 이름없음 2020/03/03 18:49:50

나비야 놀자꾸나

#3 이름없음 2020/03/03 18:53:19

날갯짓

#4 ◆wJTU1Dy2NxS 2020/03/03 18:54:28

"안녕하십니까, 실험체. 제 이름은 >>5, >>5이라고 합니다." 내 자기소개에 실험체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 인사조차도 인간성이 보였기에, 내 눈은 알아서 찡그려졌다.

#5 이름없음 2020/03/03 18:58:37

Dr.와일리

#6 ◆wJTU1Dy2NxS 2020/03/03 19:02:04

"인사하지 마십시오. 천박한 것. >>7이 당신을 이끌 것입니다. 그럼." 내 비서 >>7은 실험체를 끌고 갔다. "하아.." 나는 이마에 손을 짚고 다시금 이 재앙에 대해서 떠올려보았다.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 이 모든 일의 시작은 날아다니던 작은 배춧잎나비였다. 나를 감싸고 돌아안던 그 배춧잎나비. 뽀얗고도 하얀 날개가 내 시선을 꼬옥 사로잡았던 그 배춧잎나비.

#7 이름없음 2020/03/03 19:54:08

부루마블

#8 ◆wJTU1Dy2NxS 2020/03/03 20:05:14

내가 어렸을 때였다. 나는 평소 숲에서 >>9하던, 순수한 작은 아이였다. 그 날도 >>9를 하고 있었다. 그러자 흰 배춧잎나비가 나 주변으로 뽕그르르 날아들었다. 마치 나를 그 고고한 날개로 유혹하듯이. 하지만, 난 그 배춧잎나비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 숲으로 다시 가보아도, 그때의 그 싱그러운 신록 속에 묵묵히 남아있는 배춧잎나비는 자태조차도 드리워내지 않았다. (배춧잎나비가 사라진 이유 >>11)

#9 이름없음 2020/03/03 20:07:11

명상

#10 이름없음 2020/03/03 20:09:46

발판

#11 이름없음 2020/03/03 20:18:29

해충이 못 들어가게 약을 뿌려서?

#12 ◆wJTU1Dy2NxS 2020/03/03 21:25:23

※ 괄호 안 내용은 소설 밖 내용입니다. (주인공이 >>11 이란 이유를 알고 있는가? >>13)

#13 이름없음 2020/03/03 21:41:17

모르고 있다

#14 ◆wJTU1Dy2NxS 2020/03/03 21:46:03

지금도, 그 배춧잎나비가 도대체 왜 사라졌는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그 작은 나비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것이다. 그렇게 어렸을 때의 경험을 쌓고 나는 곤충 관련 사업으로 넓혔다. 이미 충분한 곤충에 대한 지식은 나의 기업의 근원이 될 수 있었고, 이 기업의 어두운 이면을 뒤로한 채 나는 유명 이사들 앞에서 떵떵이며 웃어보였다. 실험체들은 지하실로 끌려가서 DNA 및 향을 채취당한다. 채취당한 DNA와 향은 곧 내가 다녔던 숲에 흩뿌려져, 그 배춧잎나비가 향을 맡고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EP.1 날갯짓 The end.

#15 ◆wJTU1Dy2NxS 2020/03/03 21:47:25

(CACAOTALK >> 톰슨 톰슨: 고마워, 소설 쓰는 데에 도움 줘서. 나: 뭘요.. 톰슨: 근데 이거, 진짜 너 얘긴 아니지? 나: 당연히 아니죠. 톰슨: 그래, EP.2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 난 졸려서 내일 찾아오마. 나: 네, 안녕히 주무세요.)

#16 이름없음 2020/03/03 22:55:21

고퀄스레가 될 것 같네

#17 ◆wJTU1Dy2NxS 2020/03/04 10:59:16

EP.2 >>18 오늘은 내 회사, >>20의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위대한 날이었기에 모든 회사의 임원들이 1층으로 모였다. 내가 정장 구두로 윤기나는 바닥을 또각또각 걸을 때마다, 박수갈채가 나를 맞이했다.

#18 이름없음 2020/03/04 11:16:40

《우화》 (羽化: 번데기가 날개 있는 성충이 됨) (憂火: 근심하고 염려하다) (寓話: 의인화된 동식물을 통한 교훈있는 이야기) 레스주들과 스레주가 뭘 좋아할지 몰라서 다 가져와봤어

#19 이름없음 2020/03/04 11:57:32

가속

#20 이름없음 2020/03/04 14:08:37

데스파다

#21 ◆wJTU1Dy2NxS 2020/03/04 14:11:49

"모두들! 데스파다 10주년입니다. 그런 의미로, 여러분들에게 보너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임원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1층을 메웠다. 나는 그 소리에 파묻혀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그 모든 자랑스런 소리는, 지하실에서도 울려퍼졌다. 하지만 행복한 웃음은 사악하게, 박수소리는 징그럽게, 나의 미소는 흉악하게 변질되어서, 지하실을 채웠다.

#22 ◆wJTU1Dy2NxS 2020/03/04 14:15:18

"저기 보이시죠?" 비서 부루마블이 실험체 하나를 슬쩍 내리깔아 보더니 구석에 있던 어느 물컹한 물체를 가리켰다. 그 물체는 형상은 사람이었으나, 얼굴이 완전히 뒤틀려 알아볼 수가 없었고, 몸통은 완전히 피와 오물투성이로 덮여 있었고 손 하나만이 까딱여서 움직였다. 실험체는 겁에 질려 밧줄에 묶인 의자를 겨우 끌더니 식은땀이 흐르는 포박된 손을 최대한 비는 모양으로 만들어 부루마블에게 살려달라고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저건 최악의 사레일 뿐. 저희 말대로 따라주시고, 더 이상의 보복이 없으시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아시겠죠?" 부루마블은 팔 DNA 추출을 위해 포박을 풀었다. 그 순간.. 퍼억! 실험체가 부루마블의 머리를 주먹으로 크게 내리쳤다. 순간 부루마블은 충격에 의해 실험체의 무릎에 코를 박았다. 코피가 아름다운 부루마블의 얼굴을 망쳐놓았다. "미친 새끼가.." 부루마블은 정색하며 실험체의 목을 졸랐다. 지하실에서 대소동이 일어나던 말던, 1층은 보너스로 희망에 부푼 직원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23 ◆wJTU1Dy2NxS 2020/03/04 14:16:32

(실험체의 속성을 설명하세요. 힘은 센 편인가요? >>26 속도는 빠른 편인가요? >>27 똑똑한가요? >>28 주인공, Dr. 와일리와 구면인가요? 무슨 사이인지 함께 적으세요. >>29)

#24 이름없음 2020/03/04 14:42:59

가속

#25 이름없음 2020/03/04 14:47:26

>>14 EP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앵커 정리해서 이야기 쭉 볼 수 있게 올려주지 않을래? 톰슨씨가 정리한 느낌으로!

#26 ◆wJTU1Dy2NxS 2020/03/04 14:48:21

(>>25 소설이 다 끝나면 스탑 걸고 아예 처음부터 끝까지 레스를 차려서 완성시킬 생각입니다. 근데 띠용? 내가 26번이었네요. 재앵커: >>30)

#27 이름없음 2020/03/04 14:50:02

속도는 보자.. 어중간합니다! 달팽이와 치타의 중간정도!

#28 이름없음 2020/03/04 14:54:22

상당히 똑똑한 편. 일반 성인이 머리쓰는 것과 다를 바 없음

#29 이름없음 2020/03/04 15:14:30

구면이고 예전 사업 파트너

#30 이름없음 2020/03/04 17:28:21

일반 성인 남자 수준으로 센 편이다

#31 ◆wJTU1Dy2NxS 2020/03/04 19:29:42

사서 부루마블은 실험체의 목을 초크했다. "켁... 켁.. 켁!" 실험체는 피를 토할듯이 크게 울부짖었다. 그때 벌컥- 잠시 1층의 연회 분위기를 만끽한 내 얼굴에도 진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난 지하실 문을 벌컥 열었다. 지하실 문을 바로 열자 보이던 것은 입가에 잔뜩 묻은 코피를 무시하고 정색하면서 손에 힘을 가득 준 부루마블과, 그녀의 손아귀에 모든 것이 잡혀버린 실험체, 아니, 내 사업 파트너였다. (주인공은 여기서 비서를 말립니까? 비서를 말리지 않으면 실험체는 기절합니다. >>33)

#32 이름없음 2020/03/04 19:45:02

ㄷㄷㄷㄷ

#33 이름없음 2020/03/04 19:49:05

비서가 채찍이면 나는 당근! 말리자!

#34 이름없음 2020/03/04 19:49:57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35 ◆wJTU1Dy2NxS 2020/03/04 20:06:36

"부루마블, 이제 그만하지." 부루마블은 한숨을 내쉬며 잔뜩 힘을 준 팔을 풀었다. 실험체는 손이 묶여 채 가슴을 부여잡지도 못하고 피마른 기침만을 반복했다. "그래, 오랜만이야, >>36. 데스파다라는 이름도, 이 지하실의 설계도, 다 네가 만들어낸, 아니 자초한 일이지." 나는 애써 시선을 회피하려는 실험체의 턱을 집게손가락으로 집어서 똑바로 나를 쳐다보도록 했다. "왜 시선을 회피해.. 무서워? 무서워? 네가 만든 곳에 갇히니까 무서워?" "금방 끝날거야.." 나는 지하실 구석의 테이블에 주사기 컨테이너에 박혀있는 주사기 하나를 빼들고 >>36의 팔에 주사기 하나를 깊게 꽂았다. 그 깊고 뾰족한 주사기는 >>36의 불쌍하리만큼 가는 팔에 푸욱 찔렸다. 맑고도 투명한 주사기는 검붉은 피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때, "사장님!" 경호요원 한명이 지하실 문을 벌컥 열고 외쳤다. "지하실 문은, 노크하세요. 예의입니다. 예의. 뭡니까?" "그게.. 홍보마케팅팀에서 사장님을 찾고 계십니다." "아 맞아, 이번에 홍보 디자인 아이디어는 나한테 직접 출품이거든. 금방 간다고 전해." "네, 알겠습니다." 그 요원은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인사하고 지하실 문을 닫았다. 끼이이익- 지하실 문이 완전히 걸쇠에 걸려 철컥하는 소리가 나자, 실험체는 몸을 떨었다. 그는 잘게 떨었지만, 턱을 잡는 내 손가락에 떨림이 이어지는 것이 느껴지기엔 충분했다. "부루마블, 저 실험체에서 향 적출해내." "네, 알겠습니다." "으이, 씨발!" 실험체가 난데없이 욕하며 순간 몸을 확 일으켜 주먹을 휘둘렀다. 그 주먹은 홍보마케팅팀 부장에게 향하려던 내 귀에 정확히 맞았다. "나쁜 xx! 개xx! 날 >>37해?! (>>36은 동업자의 이름입니다. 중요한 인물이니 참고하세요. >>37은 Dr. 와일리, 주인공이 동업자를 어떻게 버렸는지입니다. 뭐 잠수를 탔다거나.. 이런 식으로 말이죠.)

#36 이름없음 2020/03/04 20:20:51

라슬러

#37 이름없음 2020/03/04 20:27:34

사랑한다 해놓고 결혼해서는 위자료 빨아먹고 버려!? (성별 안 나온게 함정)

#38 ◆SFhcMjjs3Dz 2020/03/04 21:48:19

"하아.. 진짜.." 나는 찢어진 귀를 막으며 외쳤다. 비서가 나를 걱정스레 쳐다보자, 나는 뭐하냐는 눈빛으로 턱을 실험체에게 흘겨댔다. 이를 알아들은 부루마블은 실험체의 뺨을 주먹으로 때렸다. 실험체는 의자에 묶인 채로 엎어졌다. "그냥 앞으로 묶어서 채취해. 원래 묶은 채로 채취하면 혈관이 막혀서 잘 안 되는데.. 어쩔 수가 없어.." "알겠습니다." 부루마블은 내 명을 따랐다. 내가 찢어진 귀에서 겨우 손을 떼어 지하실을 나갈 때, 실험체는 외쳤다. "너는.. 천벌받을거야.. 나중에 꼭, 천벌받을거야.. 알겠어?!" 나는 그러려니 말거니, 홍보마케팅부 부장에게 향했다.

#39 ◆wJTU1Dy2NxS 2020/03/05 11:10:21

홍보마케팅부 부장이 준 포스터의 내용은, 우리 회사가 10주년을 맞이해 진행하는 초규모 프로젝트: "우화"였다. 아, 물론 여우와 토끼 나오는 그 우화 말고, 아름다운 나비가 되기 위해 무조건 거쳐야 하는 기다림의 끝, 성충이 되는 과정을 '우화'라고 한다. 이 우화 프로젝트는 겉으로는 생물들의 성장을 촉진시켜 더욱 생태계를 원활하게 한다는 취지이지만, 안으로 파고들면 인간들의 생체를 실험시켜 그 배춧잎나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유추해보려는 것이었다. 홍보마케팅부 부장은 본인 부서의 모든 부원들이 기획한 디자인들을 나에게 슬쩍 내밀었다. 나는 그 디자인을 보고 >>41. (한 행동. 이 행동으로 '나'가 이 디자인이 좋은지 싫은지 표현해야 함)

#40 이름없음 2020/03/05 11:15:33

ㅂㅍ

#41 이름없음 2020/03/05 11:20:49

싱긋 웃었다 (마음에 들었음)

#42 ◆wJTU1Dy2NxS 2020/03/05 11:39:07

힘차게 날갯짓하는 나비와, 자칫 징그러울 수도 있었던 곤충들이 귀엽게 표현되어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홍보마케팅부가.. 요즈음 실적이 좋지 않았는지, 각성하셨나봅니다? 하하하!" 그 농담이 그 부장에게는 시원치 않았는지 억지스러운 웃음 속에서도 증오가 느껴졌다. 그래. 그런 까닭이 있었겠지. 홍보마케팅부 실적이 좋지 않아서 내가 대놓고 차별했으니, 어디 다른 부서원들이 홍보마케팅부에게 개기면 개겼지 굽신거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번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나는 부장을 대놓고 칭찬을 해주었다. "다만.. 나비가 살굿빛인 것이 뭔가 아쉽군요. 싱그러우면서도 맑은 느낌을 위해, 흰 나비로, 부탁드립니다." "아, 나비가 살굿빛인 건, 인간미를 위해서 그렇게 한겁니다. 배경이 워낙 초록색이라, 시선의 분산이 필요해서요." ">>44" (나비를 살굿빛으로 할지, 흰 나비를 고집할지 선택하세요. 각자의 선택에 따라 포스터의 내용이 바뀌고, 그러면서 나에 대한 회사의 평판도 바뀝니다.)

#43 이름없음 2020/03/05 11:55:38

두 가지 버전을 만들어서 회사내 공모전으로 선정하는건 어때..?

#44 이름없음 2020/03/05 12:31:57

Dice(1,2) value : 1

#45 이름없음 2020/03/05 12:32:28

살굿빛이네

#46 ◆wJTU1Dy2NxS 2020/03/05 12:44:58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장은 갑자기 왜 이러는지에 대한 의문감과 만족감이 오묘하게 섞이도록 누런니가 다 보이도록 웃었다. 면도가 채 되지 않은 수염자국에 큰 코와 두꺼운 입술, 윽, 내가 딱 질색하는 유형. 그렇게 부장과 몇 마디를 주고받다가 사장실 문이 벌컥 열렸다. "하아.. 진짜.. 하아.." 피가 얼굴에 딱지처럼 철철 묻은, 고상함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여인이 열었다. 부루마블이었다. "못해먹겠네 진짜.. 왜 이렇게 끈질겨.." 부장은 당황한 눈치였다. 물론 당황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들.. 들어가세요. 걱정하지 마시고. 홍마부에는 제가 디자인 만족했다고 전하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부장은 꽁무니 빼듯이 사장실을 빠져나왔다. >>49 (비서를 도와주거나, 화내거나, 비서에게 할 행동)

#47 이름없음 2020/03/05 13:21:19

갱신

#48 이름없음 2020/03/05 13:23:29

갑자기 얼굴에 피칠갑된 사람이 문 열고 나오면 무섭겠다

#49 이름없음 2020/03/05 14:21:54

비서의 얼굴에 묻은 피를 손수건을 닦아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정확히 물음

#50 ◆wJTU1Dy2NxS 2020/03/05 17:45:32

"지하실로 내려가십시오. 지금 당장!" 부루마블은 급히 외쳤다. "응급상자 있으니까, 일단 그걸로 치료하고 있어. 이제 대주주총회 열릴건데 얼굴이 이게 무슨 꼴인가?" 나는 비서에게 타박 아닌 타박을 주었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길에, 홍보마케팅부 부장이 보였다. 아뿔싸, 입막음을 깜빡했군. "거기, >>51 부장?" "으와악 깜짝이야!" >>51 부장은 충분히 얼굴에 사색이 드러나 있었다. "잠시만, 이리로 와주실래요?" (>>51 내에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합니다. Dr. 와일리가 이 부장의 이름을 안다면, 회사에서 본인의 평판은 높아집니다. 다만 그럴 경우 이름을 구상해서 써주십시오. 부장의 이름을 모른다면, 평판은 낮아집니다. 이름 대신 '홍마부'이라고 써주십시오.)

#51 이름없음 2020/03/05 17:57:12

크로드 crowd 1. [명사] (길거리나 스포츠 경기장 등에 모인) 사람들, 군중, 무리 2. [명사] 비격식, 흔히 못마땅함 (특정한) 집단[사람들] 3. [동사] (어떤 장소를) 가득 메우다

#52 ◆wJTU1Dy2NxS 2020/03/05 18:10:57

"알다시피, 우리 크로드 부장 부서가.. 요즈음 조금 실적이 안 좋은 상태였다 보니.." 나는 말을 하면서도 그의 양복 어깨에 손을 탁탁 털어넣었다. 애써 좁은 어깨에 손을 기대어도 어깨에는 긴장이 만연했다. "그래서 그런데, 제가 포스터도 그냥 넘어가줬잖아요, 그쵸? 음, 아까 비서가 조금 경쟁자와 싸움이 크게 나서 그런지.. 뭐 이건 당신이 알 얘기는 아니고." 그래,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에게는 무시로 다가오겠지. 하지만 어찌하면 좋으랴, 부장에게 얕보이지 않으면서도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래서 아무한테도 안 말해줬으면 하는데. 혹시 아까 말한 적 있어요?" "아.. 아니요, 없습니다.." "그래요.. 어떻게 보면 홍마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핵심이니까,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보너스 두둑히 드릴게요. 수고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크로드 부장의 좁쌀만한 눈은 어느새 그렁그렁해지고, 마치 소심한 여자아이마냥 양복 끄트머리를 손으로 크게 쥐어잡는 모습은 나에게 실로 엽기적이었다. "울지 마요.. 화이팅! 화이팅하는 거에요, 알았죠? 이번 일은 말하지 말고, 프로젝트에 자칫 해가 될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크흥!" 크로드 부장은 크게 코를 먹었다. 나는 다시 크로드 부장의 축 처진 어깨를 손으로 툭툭 치고 소리없는 욕을 내뱉으며 지하실로 향했다. 지하실 문을 열자마자 뛰쳐나온건 피투성이가 된 실험체였다. 그래도 부루마블이 이빨을 다 뽑아놓았는지 실험체는 괴성을 질렀고 지하실은 그야말로 피비린내에 부서진 이빨과 피만이 차 있었다. "어때, 네가 만든 이 지하실이.." 나는 피식 웃었다. "지금 너를 갈기갈기로 찢어죽여버리고 있잖아. 너를 화형대에 올리고 있잖아." "이아아이도 아으에! (인간같지도 않은게!) 이할.. 이할애이.. (시발.. 시발새끼..)" 겨우 남은 이빨과 혀로 남은 말을 내뱉으려는 실험체의 모습은 실로 안타깝다 못해 우악스러웠다. 실험체의 손은 피로 가득차 있었다. 그래, 내가 그때 꼬옥 잡아주었던 그 손. 네일아트로 예쁘게 물들던 손은 이제 핏빛으로 더욱 아름답게 물들었다. "이러면.. 향 채취를 못하잖아. 피 냄새만 나서, 짐승들이 다, 달려오기만 할걸?" 나는 같잖은듯이 하찮게 말했다. "뭔 말이냐면, 네가 쓸모없다는거야.. 이제 넌 쓸모없다고." 나는 양복 안에서 칼을 꺼내들어 실험체를 푹 찔렀다. "으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 실험체는 그야말로 괴물에 가까운 함성을 질렀다. "여기가 방음되도록 설계한건, 너야. 이건, 자살이야, 자살." 마치 싸이코 연쇄살인마 같이 눈을 치켜뜨고 입으로 자근자근 설명했던 나는 칼을 버렸다. 실험체는 제 가슴에서 온갖 오물들을 쏟아내다가 의식을 잃었다. "하.. 진짜.. 양복 새로 사야겠구만." 이미 양복은 피로 젖어 있었다. 칼을 찌르면서 피가 내 행적을 보여주고 싶었던듯 튄 까닭일까. 난 오늘 퇴근 시간까지 여기 남기로 했다. 아무도 안 죽이고 싶었는데, 뭐. 두번째라니, 실험체들은 이게 어지간히 싫어서 발악하나보다. 멍청하게도.

#53 ◆wJTU1Dy2NxS 2020/03/05 18:11:43

EP.3 >>56 (이 사이 앵커에는 EP.3의 방향을 잡아주세요.)

#54 이름없음 2020/03/05 18:13:59

무섭다.. 이제 어떻게 흘러갈까

#55 이름없음 2020/03/05 20:11:44

새로운 실험체를 몰색해야겠지. 회사내에서 몰색하게 될지, 프로젝트 '우화'에 몰려온 사람들중 몰색할지, 아니면 의심의 꼬투리를 제거하기 위해 부루마블 혹은 크로드를 휴가 보내면서 사고난 현장을 꾸미고는 데려와 실험체로 쓰게 될지. 비서 부루마블을 실험체로 쓴다면 새 비밀을 공유할 사람이 필요할텐데. 크로드를 비서로 두기에는 미심쩍군. 거기다가, 크로드를 실험체로 삼기엔 향이 좋을지 의문이군. 회사내에서 구한다면 실종된 사람은 크로드의 앙심때문에 사라졌다는 의혹을 뒤집어씌울 수 있을 만한 인간중 고를 수 있겠어. ... 그렇지. 회사는 내버려두자. 프로젝트 '우화'쪽이 더 기대를 해도 좋을지도 몰라. 회사내 직원은 내가 뽑았다. 향. 좋은 냄새를 풍길 만한 건강, 체질을 가진 직원의 신상명세는 알고 있다. 매년 행하는 직원 건강검진은 그것을 위한 거였으니까. (작중에서 회사의 복지가 좋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아서 넣어본 부분. 아니라면 무시해도 됨.) 그러니까, 말하자면 그 향들은 언제든지 수확이 가능하다. 프로젝트 '우화'로 아직 손에 들어오지 않은 배추잎나비를 위한 향을 찾아내어 확보하고 실험체로 쓰는 게 가장 좋을 것이다. 프로젝트 결과가 좋지 않다면, 회사의 몇몇부서의 사람에 책임을 묻으며, 혹은 수고했다는 포상을 내리며 회사에서 일단 해고나 휴가로 내보낸 후 실험체로 가져오는 게 합리적이겠지. 라는 발판.

#56 ◆wJTU1Dy2NxS 2020/03/06 10:24:37

(규칙! 부루마블은 주인공에 의해 죽게 하지 말것. 대주주총회가 대략 일주일 후인데, 그게 스토리의 절정 부분이므로 그 전까지 전개될 것. 사장 성격에 무조건 맞추는건 당연하겠죠? 재앵커: >>59)

#57 이름없음 2020/03/06 10:36:30

발판

#58 이름없음 2020/03/06 11:38:37

그럼 일주일동안 대주주총회에 대비해서 지하실은 잠가두고 부르마블과 회사일 "우화" 프로젝트나, 다른 프로젝트 하나 더 진행하는 것은 어떨지. 홍보부장때처럼 부르마블이 다시 그 꼴이 되어 대주주총회에 나타나면 걷잡을 수 없게 돼. 차라리 대주주들이 관심보일만한 이익거리를 창출하고 진행하고 있다는 어필을 통해 회사 내부에는 관심을 덜 가지도록하는게 좋지 않을까. 근데 부르마블과는 무슨 관계야? 같은 비밀을 공유하고 있다로는 안심하기 어려운데. 배춧잎나비를 그리워하는 또 다른 동지 혹은 소꿉친구라도 되는건가...?

#59 이름없음 2020/03/06 22:07:55

수국 (진심, 변덕, 처녀의 꿈, 바다의 세계)

#60 ◆wJTU1Dy2NxS 2020/03/06 22:23:56

또각또각. 다시 구두소리가 1층에 울려퍼졌다. 모두가 나를 보고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그들은 본 체도 안하고 사장실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노트북을 열고 메세지 프로그램 하나를 열었다. 프로그램에 뜬 최근 메시지는 온통 다른 사장들뿐이었다. 부루마블을 검색하고 부루마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어제는 잘 갔어? 퇴근할때 안보이던데' 부루마블이 바로 답장을 보냈다. '네, 잘 갔습니다.' '퇴근이라니, 웃기네요' 푸흣, 그러게. 난 피식 웃었다. 부루마블은 메시지를 이었다. '그 홍마부 부장에겐 얘기 잘된거죠?' '그 메기새끼 ㅋㅋㅋ 그만 보고 싶은데, 하필 홍마부라서...' 그제서야 겨우 답장했다. '>>62'

#61 이름없음 2020/03/06 22:38:23

나는야 갱신요정

#62 이름없음 2020/03/06 22:46:08

이번에 잘 되면 보너스 준다고 하니까 비밀을 잘 지키겠다고 했어. 걱정하지 않아도 돼.

#63 ◆wJTU1Dy2NxS 2020/03/06 22:56:50

'하아.. 알겠어요 금방 갈게요' 나는 치이하고 웃었다. 분명 채팅이었지만 비서의 단호하면서도 따듯한 목소리가 내 입꼬리를 살랑였다. 그 살랑임에 견디지 못하고 나는 능글맞게 웃었다. '그리고 사장님 전부인, 날개 잘라냈죠?' '전 부인이라고 하지 마' '네..?' '기분나빠' '아 ㅋㅋ 알겠어요' 똑똑똑. "사장님?" 나는 부루마블과 도란도란 주고받던 프로그램을 끄고 들어오라고 했다. 누구인고 하니, 회계부 부장이었다. "네, 회계부 부장님." "이번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예산안인데.. 돈이 너무 적지 않나요? 10주년 프로젝트치고는.." "뭐, 불평.. 하는겁니까?" "아, 아니요. 불평이 아니라.." "홍마부 부장한테 들었어요? 내가 그렇게 x밥 같아요?" 꽂이에 꽂힌 파일 하나를 들고 책상에 확 내리꽂자 부장은 곧바로 어깨를 움츠리고 안절부절해보였다. 생긴건 허우대 같이 생겨서, 홍마부 부장이랑 하는 건 비스무리하다. "그냥 예산안 제출하고 피드백만 받고 나가세요, 예?" "알겠습니다.." "하아.. 그래요, 봅시다.. >>66" (예산안이 마음에 드는지 안 드는지가 표현되도록 문장을 써주세요)

#64 이름없음 2020/03/06 22:58:49

비서랑 그렇고 그런 관계인가...

#65 이름없음 2020/03/06 23:08:08

#66 이름없음 2020/03/06 23:13:22

그렇게 막 나쁘진 않군요. 괜찮은 편입니다.

#67 ◆wJTU1Dy2NxS 2020/03/06 23:18:53

"그럼 이제.. 썩 꺼지세요." "예..옙!" 회계부 부장은 가느다란 다리를 억지로 숙여서 인사했다. 그렇게 사장실 밖을 나가다가 들어오는 부루마블과 마주쳐 어색하게 인사했다. 일그러졌던 내 표정은 부루마블을 보자 한순간에 정리되었다. 모든 일은 깔끔히 진행되듯이. "얼굴은 좀 괜찮고?" "하아.. 모르겠습니다, 얼음찜질을 대충 하긴 했는데, 그래도 영 입이 아픈게, 대주주총회에서 망신이라도 당할까 걱정입니다." "걱정 마. 우린 그래도 요게 되잖아." 나는 말발을 표현하기 위해 입 앞에서 손가락을 대고 나불거렸다. 부루마블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아, 그건 그렇고..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뭔데?" "DNA랑 향 채취하고, 그렇게 반항 안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비밀을 지키는거야?" "그건 말이지..." 나는 비서의 앵둣빛 입술에 검지를 갖다대고 소근댔다. "비밀이야." 부루마블은 흠하고 작게 웃더니 몸을 조금 돌렸다.

#68 ◆wJTU1Dy2NxS 2020/03/07 10:35:42

대주주총회는 단연 우리 '우화' 프로젝트를 위한 거대한 도약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드는 돈은 적지만, 그래도 성공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는 꼭 필요한 법이니까. 따라서 대주주총회에게 말할 것들을 노트북으로 쳐보았다. 쏟아지는 채팅은 덤으로. 오늘도 평범하게, 바쁘게 돌아가던 하루였지만, 단 하나, 지하실에 있는 사람이 없었다. 지하실에 DNA와 향 채취는 '우화' 프로젝트의 시작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아.. 영 손에 글이 잡히지 않자, 자연스레 인터넷에서 뉴스 기사를 켰다. "최근 두통약을 먹고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두통약을 상극인 특정 음료과 함께 복용한 것이 이유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69 기자?" 뚝. 뉴스 창을 닫고 그냥 글 쓰기에나 집중하기로 했다.

#69 이름없음 2020/03/07 10:42:29

최유정

#70 ◆wJTU1Dy2NxS 2020/03/07 10:53:10

그렇게 뉴스 탭을 하나 닫고 나머지 뉴스를 보려는데 웬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멸종위기종, >>71에서 발견돼… 과연 관광수익에 도움 될까" 멸종 위기종이라.. 홀린듯이 그 뉴스를 클릭했다. "작년부터 멸종 위기종이었던 배춧잎나비가 최근 >>71에서 발견되어 큰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배춧잎나비는 흰 날개가 인기인 품종으로, 박제와 사냥이 늘어나면서 멸종 위기종으로 등록되었고 국내에서는 사라진 듯 보였으나, >>71에서 발견되어 모두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71 지역 측에서는 이 배춧잎나비를 찾는 사람에게 큰 돈을 준다고 했고, 이 때문에 관광수익도 기대된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72 기자입니다." 배춧잎나비?! 나는 회전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휴대 전화를 들었다. 손이 덜덜덜 떨렸다. 묘한 기대감 때문인걸까, 설렘 때문인걸까, 아니면 다른 이가 먼저 잡아갈 공포감 때문인걸까. 휴대전화를 겨우 켜고 부루마블에게 통화했다. "너 지인 중에 배 타는 사람 있지. 걔 나한테 연락시켜. >>71로 가야 할거야."

#71 이름없음 2020/03/07 11:11:09

나니아

#72 이름없음 2020/03/07 11:18:30

이민성

#73 ◆wJTU1Dy2NxS 2020/03/07 11:26:56

"나니아요? 하지만 요즈음은 배가 잘 안 뜰겁니다. 대주주총회가 일주일 남았는데.." "닥치고 연락시켜." "네, 알겠습니다.." 부루마블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던 관심없다. 갑자기 뇌리에 그 아름다운 날개가 스쳐흐른다. 아아, 그 쾌감에 내 몸은 발작하듯이 몸부림쳤다. 서류가방 안에 DNA와 사람의 향이 담긴 캡슐을 다 담고서 재빨리 회사를 빠져나왔다. 얼마나 흘렀을까. 부루마블이 연락해준 덕분에 선원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항구로 이동했다. 선원의 연락을 받고 곧바로 배에 탑승했다. 배가 출발하자, 양복이 바닷바람에 맞아 제법 손이 시뻘겋게 쌀쌀했다. 뭐 그런 건 상관없으니까. 그러다가 배가 멈추기를 오랜 시간이 지속되자, 나는 선원실로 가 선원에게 말했다. "뭡니까?" "그게.. 더 이상 전진이 힘듭니다. 나니아 쪽이 원래 파도가 좀 거센 편인데, 아직 나니아 근처도 못 갔는데 선체가 좀 심하게 흔들려서요." "그럼 최대한 빨리 가세요!" "안됩니다, 지금은 원래 있던 선착장으로 가야 안전합니다." "목숨 위험해서 그러는겁니까?" 나는 조종구에 봉투 하나를 들이밀었다. 두둑한 5만원권이 잔뜩 있었다. "나니아로만 가주십시오. 이 돈, 아니 안 갖고와서 그렇지, 더 드리겠습니다. 만약 안 가시면.. 뭐, 그 이상은 말 안해도 되겠죠?" "예.. 알겠습니다.." 배는 심각한 해류를 뚫고 나니아로 다시 향했다. 내 마음이 온갖 고난과 역경을 뚫고 배춧잎나비로 향하듯. (이 선원이 스토리 중 사망합니까? 어쨌든간 주인공은 나니아에 도착하지 못합니다. >>76)

#74 ◆wJTU1Dy2NxS 2020/03/07 11:33:33

*여러분 바빠서 >>76 앵커만 채우고 좀만 쉬어주세요 ㅠㅠ 금방 돌아오겠습니다!

#75 이름없음 2020/03/07 12:13:16

발판

#76 이름없음 2020/03/07 14:32:38

사망하지 않았다

#77 이름없음 2020/03/08 16:37:08

발판

#78 이름없음 2020/03/09 12:14:06

갱신

#79 ◆wJTU1Dy2NxS 2020/03/09 13:09:27

모든 것은 평화로웠다. 객실에서 뉴스를 계속해서 새로고침하면서 이 나비를 잡은 이가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랐다. 이미 나니아 이장에게는 말이 다 끝난 상태라서 더 이상 민간인은 공원에 출입할 수 없게 해놓았으니 마음이 한 시름 놓였다. 뉴스도 어느 정도 천천히 감상할 수 있었다. 뉴스 영상에 자료로 뜬 옛 배춧잎나비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흐뭇해졌다. 그때의 그 신록과 그 순수, 따뜻함을 다시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 그 순간.. 쿠궁! 선체가 조금 심하게 흔들렸다. 급하게 선원실로 가보았지만, 선원이란 자는 배의 핸들을 꽉 붙잡고 있었다. "뭐하는겁니까?" 내가 따지자, 선원은 침착하게 배가 침몰할 수 있으니 당장 자리에 가라고 했다. "아 진짜! 핸들 주십시오. 내가 돌리겠습니다!" 내가 핸들을 돌리려고 했지만, 선원은 내 손을 뿌리쳤다. "이거, 당신 가지십시오. 이딴거 필요없습니다." 내가 준 5만원권이 두둑한 봉투가 내 양복을 입은 가슴에 툭 맞더니 그대로 선원실의 찬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니아에 도착하면, 넌 영원히 매장되는 줄 알아. 개xx.." 나는 선원실 문을 쾅 닫고 다시 객실로 향했다. 그 순간 복도에서 엄청난 굉음이 나더니, 결국 배는 심하게 기울여지다가 엎어지고 말았다. 배는 모두 물거품 속으로 사라졌다. 내 배춧잎나비에 대한, 실마리 같은 희망처럼.

#80 ◆wJTU1Dy2NxS 2020/03/09 13:09:58

(주인공은 헬기를 통해 고꾸라지는 배에서 빠져나올 것입니다. 헬기를 어떻게 연락합니까? >>82)

#81 이름없음 2020/03/09 13:20:43

무전기나... 아까만 해도 뉴스 새로고침하던 중이었으니 휴대폰으로 헬기를 부르자.

#82 이름없음 2020/03/09 15:16:57

>>81

#83 ◆wJTU1Dy2NxS 2020/03/09 19:33:21

(생각해보니까 헬기로 나니아를 갈 수 있을 수도 있을것 같아서 그냥 무시하겠습니다..ㅎ 죄성) 정신을 깨어보니 이미 항구가 보이는 방의 침대 위었다. 넥타이와 셔츠는 입었지만 정장 외투는 벗겨진 것이 누군가가 구출해놓은 것 같았다. "웃기고 있군요. 배춧잎나비를 찾으려고 그렇게 지랄 아닌 지랄을 떨더니." 부루마블이었다. "ㅇ..왜.." 부루마블은 내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소곤댔다. "비밀.. 입니다." "여긴.. 나니아 항구인가?" 부루마블은 억세게 웃었다. 진짜 웃긴 프로그램을 보고 실없이 웃는 것처럼 웃었지만, 그 속에서도 순수는 들리지 않았다. "나니아라니요, 와일리 사장님. 이미 경보까지 뜬 해류 때문에 섬은 봉쇄되고, 안의 여행객들은 꼼짝없이 갇혔어요. 이장님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요." "그러면 다시 돌아온거야..?" "네. 모든 것이 다시 돌아왔어요. 대주주총회가 일주일 남았는데, 물에 젖은 생쥐 꼴을 하고 계시면, 망신당하지 않겠어요?" "왜 자꾸 나를 그렇게 막 대하는거야..? 미쳤어?" "미친 건 사장님이 미친거죠. 이미 배가 뜨지 않는다고 경고를 했습니다만. 그걸 무시한게 누구인지." "허.. 씨.." 결국 나는 반박도 못하고 침대 시트만 애써 만지작대다가 내 몸 쪽으로 끌었다.

#84 ◆wJTU1Dy2NxS 2020/03/09 19:42:30

"선장은. 선장은 어디 있어." "지금, 바로 옆방에 계신데, 다행히 숨은 붙어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구한거야..?" "사장님을 계속, 감시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먼 데를 가는데 제가 지켜봐야, 그게 비서의 역할이죠." "....." 말도 안돼. 사장의 생명의 은인이 되어준 비서.. 아니 비서한테 굴복하는 사장이라니! 얼마나 창피당하고 망신당할 일인가. "아 그리고, 배춧잎나비인지 뭔지는, 나니아에서 발견되지 않은 걸로 알려져서, 욕만 먹고 흐지부지됐어요. 보니까 배 탔을때부터 이미 SNS에는 속설 가득하던데. SNS는 안하시나봐요?" 나니아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니.. 나는 망연자실했다. "아무튼간 여기 쭉 계세요. 회사에는 비밀로 했고 휴가 갔다왔다고 억지라도 부려냈으니까."

#85 ◆wJTU1Dy2NxS 2020/03/12 13:24:37

속절없는 시간은 나에게 자비없이 흘러갔다. 대주주총회 전날에 부루마블이 온다고 했지만,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도 감이 영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휴대 전화도 물에 맞아 꺼졌고, 마치 감금된 느낌이 들었다. 지하실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느낌인걸까. 하지만 도대체 왜? 나는 지하실에 갇힐 이유가 없잖아. 나는 가둘 사람이라고. 테두리 안에 갇힐 사람이 아니라, 가둘 사람이라고. 그렇게 주어진 방의 침대에서 푹 쓰러졌다. 방문을 쾅쾅 두드려도 봤지만 대답따위 있을 리가 없었다.

#86 ◆wJTU1Dy2NxS 2020/03/12 13:29:36

(이제부터 약간의 노골적인? 조금 거북스러운 표현이 등장합니다.) 배춧잎나비를 만났던 이름모를 언덕. 부루마블은 차를 끌고 나를 말없이 이 언덕으로 내쳤다. 내가 무슨 일인지 물으려고 했지만, 부루마블은 나를 내리게 하고 쌔앵 달아났다. 원래라면 부루마블에게 소리를 치면서 당장 오라고 소리쳤을 나지만, 마치 끌리는 느낌이 들듯이 이 언덕 위를 차근차근 올라갔다. 언덕을 오르자 형형색색의 나비들이 꽃들과 함께 나를 맞이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나를 위한 느낌인 것 같았다. 그 나비들은 모두 나를 이끌듯이 어느 곳으로 길을 만들었다. 그곳에 도착하자, 배춧잎나비의 형태가 있었다. 그 형태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배춧잎나비의 형태는? 단, 배춧잎나비라는 특성을 전혀 살리지 못하면 재앵커. 성별 : >>88 (남성이라면 조금 더 표현이 거북해지겠죠. 물론 오해의 소지가 다분하긴 하다만..) *아 깜빡했는데 인간의 형태입니다 ㅠㅠ 나이 : >>89 (어려질수록 더욱 표현이 거북해집니다.) 말을 하는가? : >>90 무슨 옷을 입고 있는가? : >>91 (나체여도 가능. 상세한 묘사는 어차피 없을것.) 피부는 무슨 색인가? : >>92 (옷에 맞추어서 쓸것. 옷과 반대되는 색이어도 좋고!) 이목구비가 또렷이 있는가? : >>93 무슨 표정을 짓는가? : >>96 (매우 중요한 부분. 슬픈 표정을 지을 수도 있고, 기쁠 수도 있다. 이 표정에 따라서 아예 스토리가 바뀌기도 하니 신중히!))

#87 이름없음 2020/03/12 13:43:32

와 드디어 만났네

#88 이름없음 2020/03/12 14:08:06

여성

#89 이름없음 2020/03/12 14:23:57

26살

#90 이름없음 2020/03/12 15:33:10

말함

#91 이름없음 2020/03/12 15:33:43
링크 옷

링크 옷

#92 이름없음 2020/03/12 15:41:20

하얀색

#93 이름없음 2020/03/12 16:28:50

그렇다

#94 이름없음 2020/03/12 16:42:50

가속

#95 이름없음 2020/03/12 16:57:31

발판

#96 이름없음 2020/03/12 17:19:05

어째 슬픈 듯이 웃고 있다

#97 ◆wJTU1Dy2NxS 2020/03/12 17:45:54

나는 그 나비에게 달려가 목에 입을 맞추었다. 그 나비를 위해서, 내가 몇십 년을 이리 고생해왔던가. 그 축복을 그대에게 전달하리라. 그가 입고 있던 녹색 셔츠를 강하게 풀어헤치고 나는 그의 목을 쪽쪽 빨아댔다. 내가 그 사랑에 미쳤는지, 숲 속에서 지속되던 놀음은 급기야 위험하게까지 번졌다. 내가 그 흰 속살을 보기 위해서 노력했을 때, 그 나비란 형태의 허리에는 또 다른 벨트가 걸려 있었다. 이미 풀어헤친 그의 가죽 벨트와는 달랐다. 징이 박혀 있는 것이, 개 목줄 같았다. 개 목줄..? 무슨 일인가 하고 목줄에 연결된 부분을 보니, 누군가가 그 벨트의 끈을 잡고 있었다. 무릎을 꿇은 채 위를 올려다보니, "라슬러!?" 그래, 내가 이틀 전 독방에서 죽인 최후의 실험체이자, 날개가 뜯긴 나의 전 부인, 라슬러였다. 이빨은 없어진 채 제 입을 드러내고 씨익 웃으니, 악몽이나 다름없었다. "가자꾸나." 라슬러는 이빨이 없는데도 제대로 입을 떠벌리며 그 아이의 줄을 끌고 갔다. 나비는 힘없이 벨트에 끌려 라슬러가 가는 쪽으로 따라갔다. "잠깐만..!" 나는 흥분된 내 온 몸을 끌고서 그에게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거대한 검붉은 장막이 내 온 몸을 막았다. "돌려줘! 씨발! 돌려달라고!!" 내가 발악했지만, 라슬러는 본인의 피와 먼지로 가득 묻은 맨발을 재촉했다.

#98 ◆wJTU1Dy2NxS 2020/03/12 17:48:17

그때, 나비가 라슬러에게 무언가를 말하더니 나를 돌아보았다. 하아...? 그 아름다운 얼굴이 나를 바라보니, 실로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이 무슨..! 그 아름다운 얼굴로 죄악이 섞인 말을 선홍빛 혀에서 내뱉으니 내 격앙된 얼굴은 순식간에 푸르러졌다. "안 들리십니까?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그 말을 듣기 싫어 재빨리 뒷걸음질치자, 발을 헛디뎌 그만 언덕에서 구르고 말았다. 쿵쾅쾅!

#99 ◆wJTU1Dy2NxS 2020/03/12 17:49:38

"흐아아악! 흐아아.. 흐아아!" 내 몸을 일으켰다. 하아, 꿈이었구나.. 아직은 내가 묵는 곳의 침대 위였다. 진땀이 질질 흐르고, 온몸이 뜨거웠다. 일단 그 나비를 다시 볼 수 있다는 흥분감에 사로잡히다가도, 라슬러의 존재가 다시 나를 괴롭히고, 어차피 꿈이니 그럴 일은 없다고 안심하다가도, '나를 버린 것은 당신입니다'라는 말에 다시 절망했다.

#100 ◆wJTU1Dy2NxS 2020/03/12 17:50:19

EP.3 The end. (EP.4 시작 시까지 진행될 스토리의 방향을 자유롭게 써주십시오. 그 방향을 따르겠습니다.)

#101 이름없음 2020/03/12 18:43:20
아 너무 무서운데 이거

아 너무 무서운데 이거

#102 ◆wJTU1Dy2NxS 2020/03/12 20:55:51

*참고로 배춧잎나비는 작중 묘사와 모티브인 '배추흰나비'에 따라 개인적으로 흰색에서 푸른색이 감돌면 더 좋을 것 같았습니다만, 링크의 옷이 초록색이라 언덕에 어울리기도 하고 특히 재앵커를 달려고 했는데 이미 소설을 진행시켜버린 바람에 그냥 이대로 가겠습니다.

#103 이름없음 2020/03/13 14:03:02

호접지몽?

#104 ◆wJTU1Dy2NxS 2020/03/13 18:21:32

EP.4 >>111 (이전까지 EP.4의 진행을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꼭 이 진행대로 따르는 것도 아니니까요. 모든 진행이 어느 정도 틀이 잡혔으면, >>111은 그 진행에 맞게 EP.4의 제목을 짜주십시오.)

#105 이름없음 2020/03/13 18:31:54

굳이 전 부인 라슬러가 나타나서 배춧잎나비 인간?을 끌고 간 걸 보면 이 정도로 많은 실험체를 썼음에도 어째서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가에 대한 무의식이 꿈으로 발현된 게 아닐까 게다가 그 배춧잎나비 인간?이 모두 너(닥터 와일리) 때문이라고 하는 걸 보면 어린 시절의 그 배춧잎나비에 대한 트라우마 같은 게 영향을 준 것 같네

#106 이름없음 2020/03/13 19:17:29

그럼 최면요법을 통해 심층심리를 알아보는 것은 어떨까

#107 이름없음 2020/03/13 20:02:07

>>106 좋은 생각인 것 같아

#108 이름없음 2020/03/15 10:09:02

이미 이방인처럼 부조리한 소설이 된 것 같지만 앵커 소설이니 어쩔 수가 없는 부분도 있지

#109 ◆wJTU1Dy2NxS 2020/03/15 10:11:54

(>>108 알베르 카뮈 되게 좋아하는 소설가에요! 일단 해설을 해주자면 >>105 전 문장은 맞고 후 문장은 '트라우마'라기보다는 그 나비를 잡고 싶다는 욕망이 더 커서 이러한 꿈이 나타난거구요. >>106 이 내용은 조금.. 대주주총회가 다가오면서 필요한 것들에 초점을 맞추시면 될것 같습니다.)

#110 이름없음 2020/03/18 21:45:19

>>39에 따르면 대주주총회가 우화 프로젝트라는 초규모 프로젝트를 실행시키는 것과 관련있는 것 같으니 그걸 중점으로 우리 회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생물들의 성장을 어떻게 긍정적으로 촉진시킬 것이며 이로 인한 긍정적 효과 그리고 강점을 어필하면 좋을 것 같아

#111 이름없음 2020/03/18 21:47:09

파피용

#112 ◆wJTU1Dy2NxS 2020/03/18 21:58:09

(음.. 여러분들이 잠시 기다리시는? 동안 제가 다른 스레를 팠는데 그 스레가 의외로 흥해버려서 거기에 조금 치중할게요.. 아무래도 소설 쓰는게 좀 어렵기도 하고. 스레 끝나면 바로 돌아올테니 기다려주세요)

#113 이름없음 2020/03/18 21:58:51

>>112 그래 기다릴게

#114 이름없음 2020/03/18 22:23:22

(지웠어!)아무튼 기다리고 있을게

#115 이름없음 2020/03/18 22:26:48

>>114 쉬잇, 스레 익명성을 없애지 말자.. 스레주가 부담감을 느낄지도 몰라. (소근소근)

#116 ◆wJTU1Dy2NxS 2020/03/24 22:50:39

EP.4 >>111 "안녕하십니까, (주) 바이오그래릭 코퍼레이션 사장님 맞으시죠?" "그래요, 어떻게 프로젝트는 잘 되가고 계십니까?" "네. 프로젝트의 이름대로, '우화'를 써내려가고 있지요! 하하하!" 늘 땀에 젖은 시트, 날 괴롭히던 악몽, 그 속박의 굴레를 벗고 나는 다시 1층 복도를 정장과 구두 차림으로 뚜벅뚜벅 걸었다. 그 걸음걸이 안에는 자신감이 가득찼다. "제가 생각하는 이 프로젝트의 장점은 >>118인데, 이 장점을 조금 부각시켰으면 합니다." (주) 바이오그래픽 코퍼레이션 회장이 흰 수염을 드러내며 말했다. 나는 당연하다면서 애써 분위기를 화목하게 했다.

#117 이름없음 2020/03/25 17:11:43

미래 식량의 충족? 성장이 향상되면 그만큼 미래에 식량이 부족해지진 않겠지

#118 이름없음 2020/03/26 22:25:43

파필리오 가설의 입증을 통한 효율적인 생산

#119 ◆wJTU1Dy2NxS 2020/03/31 22:30:49

그렇게 (주) 바이오그래픽 코퍼레이션 사장과 나는 1층의 웅장한 복도를 온몸으로 전율을 느끼며 걷고 있었다. 그 순간.. "어엇, 사장님!" 쾅 콰광- 1층은 천장이 뚫려 있어 2, 3층이 다 보였는데, 그 사이의 벽에 걸어둔 거대한 나비 모형의 한 조각이 둘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우와앗!" 보디가드가 우리를 지켜준 덕분에 다행히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다. 코퍼레이션 회장은 굉장히 심기 불편하게 양복을 탈탈 털었다. 아, 망했다.. 순간 눈물이 앞을 핑 돌았다. 몇 년만에, 내가 모든 수모를 참고 겨우 굴레를 벗어던지면서 낸 결과는, 이것이란 말인가?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정신을 차리고 젖은 눈망울을 비벼보니, 회장은 이미 >>121.

#120 이름없음 2020/03/31 22:35:00

발판

#121 이름없음 2020/04/01 12:11:40

팔에 부상을 입었다.

#122 ◆wJTU1Dy2NxS 2020/04/01 12:22:52

"아, 회장님!" 다급하게 보안요원과 내가 달려갔지만, 회장은 이미 쇠틀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찍혀 팔뚝에 피가 나고 말았다. 큰 소동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을 때, 나는 내 스스로 이 회사에 발을 돋기가 두려워졌다. 그래, 투자자 한 명이 사라지는 건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히, 보안 요원이 우릴 밀치지 않았다면, 나비의 부서진 날개 한쪽은, 나를 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날 압박해왔다. 두려웠고, 화났다. 차마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내 온몸을 뒤덮었다. 회사의 회전문에 비친 것은, 사원들이 에워싸서 보이지 않는 나비 날개 조각과, 그 조각을 바닥에 흘린 채 와이어로 어렵게 날갯짓하는 "가짜" 나비였다.

#123 ◆wJTU1Dy2NxS 2020/04/01 12:27:40

나 위로 폭포처럼 용솟음치는 화를 도저히 풀이할 곳이 없었다. 1층은 나의 절규와 비명만이 울렸다. 지하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사원들을 보고 각자 부서로 꺼지라고 한 뒤 그 조각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누군가가 일부러 이런 것이 분명했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2층과 3층 벽을 뚫어 걸려 있었고, 날개 한쪽이어서 3층의 누군가가 몰래 뜯은 것 같았다. 이 미칠듯한 분풀이의 대상은.. 바로, 크로드 부장이었다. 크로드 부장의 부서로 성큼성큼 다가와 그를 >>125. (납치 방법)

#124 이름없음 2020/04/02 22:28:11

갱신

#125 이름없음 2020/04/02 23:17:57

커피 한 잔 하자는 명목으로 웃으며 불러냈다

#126 이름없음 2020/04/02 23:19:52

이렇게 하면 이상해보이진 않겠지

#127 ◆wJTU1Dy2NxS 2020/04/02 23:23:29

사장실은 소름돋는 짜증이 날만큼이나 답답하고 습했다. 그 상태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려니 크로드의 가슴은 터져올라서 크로드의 온몸을 불안에 떨게 했다. 크로드가 투박한 손을 부들대며 찻잔에 커피 컵을 탁하고 내려놓는 동안, 난 크로드에게 호기로운 듯한 눈빛을 보냈다. 크로드 부장은 내 얼굴을 슬쩍 보려고 하다가 훅 피했다. 나는 먹잇감이요, 너는 나의 위에 오른 포식자이다 라는 가증스러운 메세지였다. 나는 크로드 부장에게 썩은 웃음을 지으며 한 마디 덧붙였다. ">>130"

#128 이름없음 2020/04/02 23:31:59

발판

#129 이름없음 2020/04/02 23:52:05

왜 그렇게 긴장했나요, 크로드 부장?

#130 이름없음 2020/04/03 00:00:15

>>129

#131 ◆wJTU1Dy2NxS 2020/04/03 10:17:04

"긴.. 긴장요? 아하, 아닙니다, 아니요. 아니.." 병신, 누가 봐도 긴장한 태에 입만 뻐끔거려 살았군. 아무튼, 이제 다른 주주들도 올 시간이 다 되었으니 급하게 해야 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옆의 커피포트 옆에 있는 클로로포름을 거즈에 대충 묻혔다. 그리고 이 거즈를 달랑달랑 흔들면서 크로드 부장에게 말했다. "부장님, 이게 뭔 줄 알아요? >>133이에요, >>133." "예.. 예? 그게 무슨?" 크로드 부장이 서서히 뒷걸음질칠 때, 나는 도망치려는 병신의 입을 거즈로 감싸고서 부루마블을 불렀다.

#132 이름없음 2020/04/03 11:01:33

꿈의 세계로 보내주는 마법 주인공의 꿈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마법이지 실제로 효능은 없지만

#133 이름없음 2020/04/03 16:45:02

>>132 좋다 멋진걸

#134 ◆wJTU1Dy2NxS 2020/04/03 17:28:25

부루마블은 사장실로 또각또각 걸어왔다. 평소의 단아하던 부루마블과는 달랐다. 힘껏 레깅스를 뜯어놓았고, 비서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크로드 부장을 짚었다. 크로드 부장은 클로로포름 때문에 사장실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부루마블은 그때 말했다. "대주주총회 일주일 남았어요. 그냥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요." "어쩔 수 없어. 이럴 수 밖에 없었다고. 빨리 지하실로 데리고 가서 유전정보랑 체취 추출해내." "내가 왜 네 명령을 따라야 하는데?" "내가 왜 네 명령? 야 이 년아, 넌 네 비서야 비서. 난 사장이고. 명령을 따르는 게 비서 아니야?" "그래, 명령을 따르는 게 비서지. 근데, 네가 명령할 입장이야?" "너가 드디어 미쳤구나? 이 년이!" 내가 부루마블의 뺨을 때리려 할 때 부루마블은 내 손목을 잡았다. "넌 사장이자, 나비 때문에 무작정 섬 갔다가 물고기 하나 쳐먹은 등신이야. 비서는 사장의 명령을 따르지만, 그 등신의 명령을 따르진 않아." 부루마블은 내 손목을 내치고 말했다. 나는 묘한 수치심과 분노심에 차올랐다. "그래서, 이 부장은 어쩔거란 말야?" "그냥 사장실에서 나가요.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육두문자를 부루마블이 안 들리게 조용히 내뱉은 뒤 나는 사장실을 터벅터벅 나갔다. 마치, 나는 포식자였지만 누군가의 먹잇감이요, 너는 나의 위에 오른 포식자이다 라는, 가증스러운 메세지였다.

#135 ◆wJTU1Dy2NxS 2020/04/03 17:33:20

몇 시간이 흘렀을까. 사장실 밖에서 안절부절 손톱만 뜯다가 문 밖에서 크로드 부장과 부루마블이 뭐라뭐라 이야기하는 게 대충 들렸다. 뭐야 도대체..? 앗, 누가 나간다! 나는 사장실 밖에서 기다리는 등신 사장이 되기 싫어 재빨리 몸을 피했다. 사장실을 나가는 건 크로드 부장이었다. 머리를 긁적이는 게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크로드 부장의 등이 멀어지자 나는 사장실 쪽으로 들어갔다. 부루마블의 얼굴이 보였다. 나에게 순종하던 순수한 양이 아닌, 사나운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번 일, 조용히 하는 대신에, 내 연봉 2배로 인상시켜주세요." "두.. 두 배?! 너가 미쳤구나? 내가 네 그 짓거리들 때문에 월급 올려줬는데, 이걸 2배로 올리라고? 회사 예산 거덜낼 작정이야?!" "거덜낼 작정이야. 존댓말 쓰는 동안 제발 반박하지 마." 흐읍, 순간 '네'라고 말할 뻔했다. 얘가 원래 이런 아이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그리고, 대주주총회는 그냥 내가 하는대로 하세요.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에만 집중할테니까. 제발 우화 프로젝트에 집중해서 회사원을 지하실에 몰아넣진 마요." 이젠 존댓말이 어색해질 지경이었다. 부루마블과의 이야기를 끝내고 나서, 부루마블은 사장실을 나갔다. 나는 조용히 노트북을 열어 부루마블과의 메시지 프로그램을 켰다. 메시지에 있는 부루마블은 차원이 달랐다. 나에게 애교를 잔뜩 부린 말투에 유혹적인 미사여구. 나의 입술과 모든 몸을 충분히 적실만한 문장들과 단어들.. 하아, 이제 이런 것들은 부루마블 월급 2배 인상과 물 먹은 등신이라는 타이틀로 나에게 돌아왔다.

#136 ◆wJTU1Dy2NxS 2020/04/03 17:38:20

비서실에 몰래 들어가서 책상에 앉은 부루마블을 몰래 지켜다보았다. 부루마블은 묵묵히 노트북을 하고 있었다. "저기.." 왜 사장이 비서한테 굽신거리는거야. 내가 제일 짜증나는 태도를, 오히려 내가 몸소 실현하고 있었다. "그, 잘 되 가고 있어?" 바보, 등신 천치. 이딴 질문이나 비서한테 하고 앉아있네. 부루마블은 대충 신경쓰듯이 말했다. "혹시, 라슬러 봤어요?" 그런데, 부루마블의 답은 예상외였다. 라슬러..? "지하실 시체 더미에 뒤져있잖아.." "거짓말하지 마요! 내가.. 내가 봤는데!" "뭘.. 뭘 봐..?" "내가 봤다고! 피에 묻은 채로 의자에 묶인 채 앉아있는 라슬러를! 시체 더미라니!" "무.. 무슨 소리야?!" 다급하게 지하실로 달려갔지만, 라슬러는 그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시체 더미를 아무리 뒤져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일어난 괴상한 소리에 순간 전율했다. 시체 더미를 미친듯이 뒤졌다. 부루마블은 뒤에서 긴장한 채 서 있었다. 난 시체 더미에서 굳은 혈액 때문에 손이 다 더럽혀졌다. 그리고 라슬러는, 보이지 않았다.

#137 ◆wJTU1Dy2NxS 2020/04/03 17:39:27

EP.5 >>145 (EP.5의 스토리라인을 진행시켜주세요. EP.5는 마지막 에피소드로, 이왕이면 배춧잎나비가 보이지 않은 이유인 "인간의 무분별한 자연 파괴"와 "대주주총회에서 사라진 주인공", "모든 것이 절망적이 됨" 등의 키워드와 연관지어주세요.)

#138 이름없음 2020/04/03 18:30:47

전 부인이 정말 꿈에서처럼 어디론가 사라졌네 ㅎㅎ

#139 이름없음 2020/04/04 20:52:57

ㅂㅍ

#140 이름없음 2020/04/16 14:14:30

에피5가 뭐가되든간에 벌써 힘이 다 빠져...

#141 이름없음 2020/04/17 23:57:03

갱싯가

#142 이름없음 2020/04/18 00:19:16

ㄱㅅㄱㅅ

#143 이름없음 2020/04/18 13:47:45

발판

#144 이름없음 2020/04/22 21:44:11

ㄱㅅ

#145 이름없음 2020/04/23 22:08:40

우화

#146 ◆wJTU1Dy2NxS 2020/04/23 22:16:31

여러 사단이 있었고, 여러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화 프로젝트의 거대한 발자국의 도약 앞에서는 그 누구도 앞길을 막아낼 수 없었다. 물론 (주)바이오코퍼레이션 그래픽 사장에게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고 말았지만, 그 고작 한 부위 하나 뜯겼다고 큰 대수가 될 것인가? 휴대전화로 투자자들 하나하나에게 메시지를 일일이 보냈다. 복사와 붙여넣기를 한 뒤에 투자자 한명 한명마다 회사 이름도 바꾸는 등 정성을 이렇게 쏟은 건 처음이었다. 대주주총회가 다가올 >>148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때 >>149까지 >>151로 와주십시오. 데스파다 사장 Dr. 와일리. (>>148은 날짜, >>149는 시간, >>151은 장소입니다.)

#147 이름없음 2020/04/24 20:45:06

ㅂㅍ

#148 이름없음 2020/04/24 20:45:49

5월 9일

#149 이름없음 2020/04/26 00:50:02

오전 10시 반

#150 이름없음 2020/04/26 13:21:08

발판

#151 이름없음 2020/05/03 21:45:22

알파센타우리 항성계 B0-237행성 812-54구역 세계 멸망을 하려면 우선 우주로 나가야지

#152 ◆wJTU1Dy2NxS 2020/05/03 21:59:31

>>154. >>155. >>156. 이 대주주총회를 설명할 말이었다. 즉 가지런하고 촘촘히 쌓인 탑이 아니라 모래성 수준으로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한 모습이었다. .. 그 자리에서 모두를 바라보는 내가 선다. 모두가 촉망하는 내가 선다. 내가 그 회전의자를 빙그르르 돌리며 모두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어느 정도 멋있게 프레젠테이션을 끝낸 후 흐뭇이 박수갈채를 듣는다. 참으로 멋진 광경에 모두가 감탄한다. 모두 자리를 뜨지 않고 질의응답은 수없다. 그 모든 질문에 다 답문하자 모두의 눈망울이 사슴마냥 반짝인다. 웃기다. 멍청하다. 역시, 그런 것을 보면 난 참을 수 없는 체질이다.

#153 이름없음 2020/05/03 23:37:27

우주 ㄷㄷㄷ

#154 이름없음 2020/05/04 18:26:15

대폭발

#155 이름없음 2020/05/06 22:55:00

발판

#156 이름없음 2020/05/08 09:28:13

헛짓거리

#157 ◆wJTU1Dy2NxS 2020/05/08 09:34:17

"...입으십시오." 부루마블이 나에게 양복을 주며 너젓이 말을 뱉었다. "응.." 양복을 입었다. 그런데 양복 안쪽 가슴팍에 뭔가 걸려서 확인해보았다. [ 비서 데스파다 ] "비..서?" "네, 비서님. 가셔야죠, 대주주총회로." "이게 미쳤나." 부루마블에게 팔을 내치려는 순간 부루마블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차라리 막았으면 하는 마음에 뻗은 팔은 알아서 수그려졌다. 부루마블은 싱긋 웃었다. 사장실에 있던 인공 나비 모형이 햇빛으로 반짝였다. 그 날개에 빛이 돋으니 아주 완벽한 형상이었다. 그 빛은 반사되어 부루마블의 오른뺨에 그대로 비쳤다. 부루마블의 왼뺨은 차갑도록 어두웠고 오른뺨은 싱긋한 미소에 밝았다. "이번 대주주총회는 제가 진행하기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나는 >>159할 수 밖에 없었다. 복종의 의미였다. 가슴팍에서 떨어져 대롱대롱 달려있던 [ 비서 데스파다 ]를 뜯어서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가슴팍에 찔러달았다.

#158 ◆wJTU1Dy2NxS 2020/05/08 10:25:52

test

#159 이름없음 2020/05/08 10:34:56

고개를 힘없이 떨굴 수 밖에

#160 ◆wJTU1Dy2NxS 2020/05/08 11:22:30

한순간의 백일몽. 일장춘몽에 불과했다. 한바탕의 봄꿈에서 날아다니던 아름다운 사과나무와 나비들이 나에게 향연했다. 그 전율 속에서 나는 동화되었다. 하지만 내가 있던 푸르른 언덕에서 앞에는 부루마블, 뒤에는 라슬러가 있었다. 그들은 언덕보다도 컸고 하늘까지 뻗을 크기였다. 둘은 언덕을 거대한 손바닥으로 뭉개뜨렸다. 나는 언덕에서 한바탕 날아올라 구름의 빛이 되었다.

#161 ◆wJTU1Dy2NxS 2020/05/08 11:32:51

그리고 부루마블의 차를 타고 오던 길. 부루마블은 운전석으로 나를 안내했다. 망할 년, 날 운전석에 태우고 운전시키려는 게 틀림없다. 그래놓고서 자기는 조수석도 아니라 뒷좌석에서 조수석 목받이에 발을 기대면서 대충 말을 이을 것이다. 난 비위에 맞춰서 해야 되는 건가..?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쨌든간 이 모든 데스파다의 목적만 달성시키면 된다는 자기 정당화가 내 몸과 뇌에서 몸부림쳤다.

#162 ◆wJTU1Dy2NxS 2020/05/08 12:04:01

"안전벨트.. 매세요." ...왜 내가 이런 말을 하는거야. 나는 개의 목줄을 엎어쓴 그의 조수다. 닥터? 지랄하지 말라 그래. 그렇게 차는 시동이 걸렸고 출발했다. 잠시 대화가 이어갔다. "그래, 우리 비서님은.. 어쩌다 이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어?" ">>165.."

#163 이름없음 2020/05/08 12:49:35

이렇게 될 것 같긴 했었지만 정말 그렇게 될 줄이야

#164 이름없음 2020/05/08 16:03:47

ㄱㅅ

#165 이름없음 2020/05/08 16:26:44

안정된 직장을 찾아 왔습니다 무난한 대답이지

#166 ◆wJTU1Dy2NxS 2020/05/08 17:51:45

"안정된 직장..? 그래, 여기에 만족해?" ">>169.."

#167 이름없음 2020/05/08 18:02:34

발판

#168 이름없음 2020/05/08 18:15:42

부루마블 한 대 때리고 싶겠네

#169 이름없음 2020/05/08 19:39:50

만족하지 않더라도 주어진 자리에 맞춰가야겠죠

#170 ◆wJTU1Dy2NxS 2020/05/08 22:46:05

"웃기네, 주어진 자리라니. 운명이라는 거잖아? 깔깔깔!" 부루마블의 알량한 웃음은 충분히 나의 심기를 건드렸다. 서서히 차에 속도가 붙었다. "야, 천천히 밟아.." 부루마블이 내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런건 보이지 않았다. 꿈에서 말했지, 흰나비는 이미 날개가 찢겨 죽어버렸다고. 그래, 차라리 이 년이랑 같이 죽어서 흰나비나 보지 뭐. 차의 시속은 140km/h, 150km/h, 160km/h.. 올라갔다. 미친듯이 광기에 휩싸인 것을 나타내듯 아름다운 검은 자태를 비춘 내 자동차는 도로를 질주하며 휘청댔다. 빵빵대는 경적소리, 바퀴가 급하게 체해서 내는 끼익하는 강한 굉음은 나를 향한 환호성. 놀라서 어깨를 흔드는 부루마블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휘청대다가.. "뭐.. 뭐야!" 장애물이 없어야 할 일차선에서 차 하나가 반대방향으로 미친듯이 달렸다. 차의 앞부분은 심각하게 찌그러져 있었고 앞거울은 깨져 있었고 피에 적셔져 있었다. 브레이크를 밟아보려 했지만 이미 미쳐버린 자동차는 그대로 그 차를 뒤어박고 말았다.

#171 ◆wJTU1Dy2NxS 2020/05/08 22:49:06

콰지직- 모든 산물이 무너졌다. 내가 쌓아온 모든 탑들이 순식간에 우수수 무너졌다. 이 이후로 의식이 끊겼나보다. 의식이 돌아올때쯤은 이미 괴상한 악취를 맡고서 다시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 부루마블은 안전 벨트를 매고 있었고 뒷좌석에 있어서 가까스로 살아남은듯 보였다. 마치 사장실에서 홍마부랑 얘기했을 때 모습처럼 피범벅이긴 했지만.

#172 ◆wJTU1Dy2NxS 2020/05/08 22:50:44

..... "지금부터 대주주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자가 조근하게 외쳤다. "사장 부루마블 씨는 자리에 일어서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를 해주십시오." "우선,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군요. 이 모든 건 저의 불찰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부루마블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내 허리도 숙여져 있었다. 팔은 뒤에 걸려 있었다. 어딘가에.. 묶여 있는 걸까. 나는 다급하게 >>175.

#173 이름없음 2020/05/08 23:05:35

이걸 살아서 도착하네

#174 ◆wJTU1Dy2NxS 2020/05/10 15:21:46

마지막 선택지입니다. 바로 완결시키고 싶어요

#175 이름없음 2020/05/12 22:12:30

소리를 내질렀다.

#176 ◆wJTU1Dy2NxS 2020/05/12 22:15:58

하지만 그것은 되풀이 없는 메아리였다. 그리고 나타난 건.. "라슬러..!" 라슬러였다. 눈 한쪽이 패이고 얼굴이 피투성이인 처참한 몰골. "내가 너 새끼 때문에 인생을 망쳤어.. 우리는 숲에서부터 시작된 인연이었잖아, 그런데.. 너 새끼 때문에.." 라슬러는 입을 찢어내가며 애써 말 한마디 한마디를 토해냈다. 숲에서 수련하던 나와 라슬러. 즐겁게도 뛰어놀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내 뇌리에 스쳐오른다.

#177 ◆wJTU1Dy2NxS 2020/05/12 22:20:18

내 뒤에는 커다란 모포가 있었다. 그 모포 앞에는 나무 판이 묶여 있고 그 판에는 내 팔이 묶여 있어서 내 팔이 움직일 때마다 모포가 움직였다. 마치 나비처럼.. 라슬러가 내 겨드랑이 안팎에 박힌 나사를 빼자 그 엄청난 고통이 내 팔에 쑤셔올랐지만 팔을 겨우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더 길다란 판에 내 몸이 박힌 채로 있었다. 라슬러는 말없이 모포를 만지작대었다. 모포는 내 땀에 조금 젖어 있었다. ...

#178 ◆wJTU1Dy2NxS 2020/05/12 22:23:41

"그럼 지금부터, 우화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우화 프로젝트는 파필리오 가설의 입증을 통한 효율적인 생산을 목적으로 둔 프로젝트이며, 생물 DNA를 복제시킨 뒤 향을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부루마블은 침착하게 프레젠테이션 리모트 버튼을 누르며 발표했다. 모두 집중해서 그녀의 말을 들었다. 한편 라슬러는 모포에 라이터를 틱틱 키더니 모포에 불을 질렀다. "이 미츤는! 미츤는!" 입에 걸린 것 때문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눈은 처절하게도 눈물에 젖어 있었다.

#179 ◆wJTU1Dy2NxS 2020/05/12 22:27:25

라슬러는 한편 물 양동이를 옆에 끼어두었다. "내가 그래도.. 그 나비 생각만 하면서 참았는데. 이러면 곤란하지.. 대신 살려줄게." "나비야 날자꾸나..라고 외쳐봐. 그러면, 나비가 너한테 날아올라서 희망을 줄걸?" ...미친 년. 아무리 생각해도 단단히 미쳤다. 누가? 내가 미쳤지, 씨발. 나는 최대한 팔을 뻗고 팔에 불이 날 정도로 위아래로 팔을 흔들었다. 모포가 불에 의해 퍼덕이면서 내 팔을 지져올렸다. "아아악! 나비야, 놀자꾸나.. 꿀꺽, 나비야 놀자꾸나! 씨발, 나비야,, 놀자꾸나!! 나비야, 놀자꾸나!!" 내 팔은 나비처럼 날아오르면서도 불꽃을 울었다. 날개 한쪽이 완전히 뜯긴 형상이었다. "야 했잖아! 물, 물로 꺼 미친년아! 나비야 놀자꾸나. 나비야 놀자꾸나! 나비야 놀자꾸나아아!!!!!!!!" ... "으아아악! 나비.. 나비, 나비야 놀자꾸나. 나비야 놀자꾸나아아아아아아!!!!!!" "미친 새끼." 라슬러는 날 보며 웃었다. 아니, 눈은 울었다. 입은 웃었다. 공포스러웠다. 괴악스러웠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었다. "나비는 이미 뒤졌어, 너새끼 약 맞고 병신아." "나비가.. 죽어? 나비가.. 죽어..?" 충격에 빠진 나는 순간 실어증에 걸린 듯 잠잠해했다. "나비가 죽어!??! 내가 평생 나비를 위해 살았는데 나비가 죽어?!??! 나비가?!?!? 아.. 아아아아악!!!!"

#180 ◆wJTU1Dy2NxS 2020/05/12 22:30:45

내 눈물 안에 비친 것. 목받이에 발을 올려놓고 기세등등해하던 부루마블. 섬에서 나를 꺼내준 뒤 경멸스레 웃던 부루마블. 내 계략을 안 것인지 조금 괴이한 표정을 짓던 크로드 부장. 모두 그 눈물 안에 상처럼 맺혀흘렀다. 수상한 곳 전체에 불이 타올랐다. 이미 출구에는 나갈 방도는 없다. 라슬러 년은 같이 자살하려는 생각인 듯 보였다. 그 차도 라슬러가 몬 것이라. "따라서 여러분 투자 하나하나가, 아주 중요한 저희의 자산이고 생명입니다. 고맙습니다." 박수와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부루마블 사장, 내가 하겠네.'라는 연발의 소리가 터졌다. 모두 즐겁게 웃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몰랐다. 대주주총회가 벌어진 알파센타우리 항성계 B0-237행성 812-54구역의 지하에 있는 나의 함성을, 타오르는 날개의 불꽃을.

#181 ◆wJTU1Dy2NxS 2020/05/12 22:31:08

(드디어 소설이 끝났습니다 후하 어땠나요..)

#182 이름없음 2020/05/12 23:29:37

한 짓에 비해 곱게 갔네

#183 ◆wJTU1Dy2NxS 2020/05/13 09:46:34

이제부타 스탑걸고 소설 써가겠습니다. 중간에 레스 달기 금지!

#184 ◆wJTU1Dy2NxS 2020/05/13 09:46:51

『 TITLE : 나비야 놀자꾸나 EP.1 날갯짓 "안녕하십니까, 실험체. 제 이름은 Dr. 와일리, 와일리라고 합니다." 내 자기소개에 실험체는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그 인사조차도 인간성이 보였기에, 내 눈은 알아서 찡그려졌다. "인사하지 마십시오. 천박한 것. 부루마블이 당신을 이끌 것입니다. 그럼." 내 비서 부루마블은 실험체를 끌고 갔다. "하아.." 나는 이마에 손을 짚고 다시금 이 재앙에 대해서 떠올려보았다. 굳이 떠올리고 싶지 않았지만. 그래, 이 모든 일의 시작은 날아다니던 작은 배춧잎나비였다. 나를 감싸고 돌아안던 그 배춧잎나비. 뽀얗고도 하얀 날개가 내 시선을 꼬옥 사로잡았던 그 배춧잎나비. 내가 어렸을 때였다. 나는 평소 숲에서 명상하던, 순수한 작은 아이였다. 그 날도 명상을 하고 있었다. 그러자 흰 배춧잎나비가 나 주변으로 뽕그르르 날아들었다. 마치 나를 그 고고한 날개로 유혹하듯이. 하지만, 난 그 배춧잎나비를 다시는 볼 수 없었다. 그 숲으로 다시 가보아도, 그때의 그 싱그러운 신록 속에 묵묵히 남아있는 배춧잎나비는 자태조차도 드리워내지 않았다. 지금도, 그 배춧잎나비가 도대체 왜 사라졌는지 알 길은 없다.. 하지만 그 작은 나비가 죽지 않았을 것이라는 희망을 품은 것이다. 그렇게 어렸을 때의 경험을 쌓고 나는 곤충 관련 사업으로 넓혔다. 이미 충분한 곤충에 대한 지식은 나의 기업의 근원이 될 수 있었고, 이 기업의 어두운 이면을 뒤로한 채 나는 유명 이사들 앞에서 떵떵이며 웃어보였다. 실험체들은 지하실로 끌려가서 DNA 및 향을 채취당한다. 채취당한 DNA와 향은 곧 내가 다녔던 숲에 흩뿌려져, 그 배춧잎나비가 향을 맡고 돌아오기를 바랄 뿐이었다.

#185 ◆wJTU1Dy2NxS 2020/05/13 09:47:05

EP.2 우화 오늘은 내 회사, 데스파다의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위대한 날이었기에 모든 회사의 임원들이 1층으로 모였다. 내가 정장 구두로 윤기나는 바닥을 또각또각 걸을 때마다, 박수갈채가 나를 맞이했다. "모두들! 데스파다 10주년입니다. 그런 의미로, 여러분들에게 보너스,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모든 임원들의 환호와 박수갈채가 1층을 메웠다. 나는 그 소리에 파묻혀 미소를 띠었다. 그리고 그 모든 자랑스런 소리는, 지하실에서도 울려퍼졌다. 하지만 행복한 웃음은 사악하게, 박수소리는 징그럽게, 나의 미소는 흉악하게 변질되어서, 지하실을 채웠다. "저기 보이시죠?" 비서 부루마블이 실험체 하나를 슬쩍 내리깔아 보더니 구석에 있던 어느 물컹한 물체를 가리켰다. 그 물체는 형상은 사람이었으나, 얼굴이 완전히 뒤틀려 알아볼 수가 없었고, 몸통은 완전히 피와 오물투성이로 덮여 있었고 손 하나만이 까딱여서 움직였다. 실험체는 겁에 질려 밧줄에 묶인 의자를 겨우 끌더니 식은땀이 흐르는 포박된 손을 최대한 비는 모양으로 만들어 부루마블에게 살려달라고 말했다. "걱정 마십시오. 저건 최악의 사레일 뿐. 저희 말대로 따라주시고, 더 이상의 보복이 없으시면,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아시겠죠?" 부루마블은 팔 DNA 추출을 위해 포박을 풀었다. 그 순간.. 퍼억! 실험체가 부루마블의 머리를 주먹으로 크게 내리쳤다. 순간 부루마블은 충격에 의해 실험체의 무릎에 코를 박았다. 코피가 아름다운 부루마블의 얼굴을 망쳐놓았다. "미친 새끼가.." 부루마블은 정색하며 실험체의 목을 졸랐다. 지하실에서 대소동이 일어나던 말던, 1층은 보너스로 희망에 부푼 직원들의 웃음소리로 가득찼다. 사서 부루마블은 실험체의 목을 초크했다. "켁... 켁.. 켁!" 실험체는 피를 토할듯이 크게 울부짖었다. 그때 벌컥- 잠시 1층의 연회 분위기를 만끽한 내 얼굴에도 진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난 지하실 문을 벌컥 열었다. 지하실 문을 바로 열자 보이던 것은 입가에 잔뜩 묻은 코피를 무시하고 정색하면서 손에 힘을 가득 준 부루마블과, 그녀의 손아귀에 모든 것이 잡혀버린 실험체, 아니, 내 사업 파트너였다. "부루마블, 이제 그만하지." 부루마블은 한숨을 내쉬며 잔뜩 힘을 준 팔을 풀었다. 실험체는 손이 묶여 채 가슴을 부여잡지도 못하고 피마른 기침만을 반복했다.

#186 ◆wJTU1Dy2NxS 2020/05/13 09:47:25

"그래, 오랜만이야, 라슬러. 데스파다라는 이름도, 이 지하실의 설계도, 다 네가 만들어낸, 아니 자초한 일이지." 나는 애써 시선을 회피하려는 실험체의 턱을 집게손가락으로 집어서 똑바로 나를 쳐다보도록 했다. "왜 시선을 회피해.. 무서워? 무서워? 네가 만든 곳에 갇히니까 무서워?" "금방 끝날거야.." 나는 지하실 구석의 테이블에 주사기 컨테이너에 박혀있는 주사기 하나를 빼들고 라슬러의 팔에 주사기 하나를 깊게 꽂았다. 그 깊고 뾰족한 주사기는 라슬러의 불쌍하리만큼 가는 팔에 푸욱 찔렸다. 맑고도 투명한 주사기는 검붉은 피로 가득차게 되었다. 그때, "사장님!" 경호요원 한명이 지하실 문을 벌컥 열고 외쳤다. "지하실 문은, 노크하세요. 예의입니다. 예의. 뭡니까?" "그게.. 홍보마케팅팀에서 사장님을 찾고 계십니다." "아 맞아, 이번에 홍보 디자인 아이디어는 나한테 직접 출품이거든. 금방 간다고 전해." "네, 알겠습니다." 그 요원은 허리를 90도로 숙이고 인사하고 지하실 문을 닫았다. 끼이이익- 지하실 문이 완전히 걸쇠에 걸려 철컥하는 소리가 나자, 실험체는 몸을 떨었다. 그는 잘게 떨었지만, 턱을 잡는 내 손가락에 떨림이 이어지는 것이 느껴지기엔 충분했다. "부루마블, 저 실험체에서 향 적출해내." "네, 알겠습니다." "으이, 씨발!" 실험체가 난데없이 욕하며 순간 몸을 확 일으켜 주먹을 휘둘렀다. 그 주먹은 홍보마케팅팀 부장에게 향하려던 내 귀에 정확히 맞았다. "나쁜 새끼! 개새끼! 날 사랑한다 해놓고 결혼한 다음, 위자료를 빨아먹고 버려?!" "하아.. 진짜.." 나는 찢어진 귀를 막으며 외쳤다. 비서가 나를 걱정스레 쳐다보자, 나는 뭐하냐는 눈빛으로 턱을 실험체에게 흘겨댔다. 이를 알아들은 부루마블은 실험체의 뺨을 주먹으로 때렸다. 실험체는 의자에 묶인 채로 엎어졌다. "그냥 앞으로 묶어서 채취해. 원래 묶은 채로 채취하면 혈관이 막혀서 잘 안 되는데.. 어쩔 수가 없어.." "알겠습니다." 부루마블은 내 명을 따랐다. 내가 찢어진 귀에서 겨우 손을 떼어 지하실을 나갈 때, 실험체는 외쳤다. "너는.. 천벌받을거야.. 나중에 꼭, 천벌받을거야.. 알겠어?!"

#187 ◆wJTU1Dy2NxS 2020/05/13 09:47:50

나는 그러려니 말거니, 홍보마케팅부 부장에게 향했다. 홍보마케팅부 부장이 준 포스터의 내용은, 우리 회사가 10주년을 맞이해 진행하는 초규모 프로젝트: "우화"였다. 아, 물론 여우와 토끼 나오는 그 우화 말고, 아름다운 나비가 되기 위해 무조건 거쳐야 하는 기다림의 끝, 성충이 되는 과정을 '우화'라고 한다. 이 우화 프로젝트는 겉으로는 생물들의 성장을 촉진시켜 더욱 생태계를 원활하게 한다는 취지이지만, 안으로 파고들면 인간들의 생체를 실험시켜 그 배춧잎나비가 가장 좋아하는 것을 유추해보려는 것이었다. 홍보마케팅부 부장은 본인 부서의 모든 부원들이 기획한 디자인들을 나에게 슬쩍 내밀었다. 나는 그 디자인을 보고 싱긋 웃었다. 힘차게 날갯짓하는 나비와, 자칫 징그러울 수도 있었던 곤충들이 귀엽게 표현되어 프로젝트의 효율성과 가치를 높일 수 있었다. "홍보마케팅부가.. 요즈음 실적이 좋지 않았는지, 각성하셨나봅니다? 하하하!" 그 농담이 그 부장에게는 시원치 않았는지 억지스러운 웃음 속에서도 증오가 느껴졌다. 그래. 그런 까닭이 있었겠지. 홍보마케팅부 실적이 좋지 않아서 내가 대놓고 차별했으니, 어디 다른 부서원들이 홍보마케팅부에게 개기면 개겼지 굽신거리지는 않았다. 그래도 이번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기면 안되기 때문에, 나는 부장을 대놓고 칭찬을 해주었다. "다만.. 나비가 살굿빛인 것이 뭔가 아쉽군요. 싱그러우면서도 맑은 느낌을 위해, 흰 나비로, 부탁드립니다." "아, 나비가 살굿빛인 건, 인간미를 위해서 그렇게 한겁니다. 배경이 워낙 초록색이라, 시선의 분산이 필요해서요." "아 그러면, 살굿빛으로 하자." "네, 그렇게 하겠습니다." 부장은 갑자기 왜 이러는지에 대한 의문감과 만족감이 오묘하게 섞이도록 누런니가 다 보이도록 웃었다. 면도가 채 되지 않은 수염자국에 큰 코와 두꺼운 입술, 윽, 내가 딱 질색하는 유형. 그렇게 부장과 몇 마디를 주고받다가 사장실 문이 벌컥 열렸다. "하아.. 진짜.. 하아.." 피가 얼굴에 딱지처럼 철철 묻은, 고상함이라고는 보이지 않는 여인이 열었다. 부루마블이었다. "못해먹겠네 진짜.. 왜 이렇게 끈질겨.." 부장은 당황한 눈치였다. 물론 당황한 건 나도 마찬가지였다.

#188 ◆wJTU1Dy2NxS 2020/05/13 09:48:06

"들.. 들어가세요. 걱정하지 마시고. 홍마부에는 제가 디자인 만족했다고 전하세요." "아... 네, 알겠습니다." 부장은 꽁무니 빼듯이 사장실을 빠져나왔다. 난 부루마블의 얼굴에 묻은 피를 내 가슴팍의 핸커치프로 닦아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었다. "지하실로 내려가십시오. 지금 당장!" 부루마블은 급히 외쳤다. "응급상자 있으니까, 일단 그걸로 치료하고 있어. 이제 대주주총회 열릴건데 얼굴이 이게 무슨 꼴인가?" 나는 비서에게 타박 아닌 타박을 주었다. 지하실로 내려가는 길에, 홍보마케팅부 부장이 보였다. 아뿔싸, 입막음을 깜빡했군. "거기, 크로드 부장?" "으와악 깜짝이야!" 크로드 부장은 충분히 얼굴에 사색이 드러나 있었다. "잠시만, 이리로 와주실래요?" "알다시피, 우리 크로드 부장 부서가.. 요즈음 조금 실적이 안 좋은 상태였다 보니.." 나는 말을 하면서도 그의 양복 어깨에 손을 탁탁 털어넣었다. 애써 좁은 어깨에 손을 기대어도 어깨에는 긴장이 만연했다. "그래서 그런데, 제가 포스터도 그냥 넘어가줬잖아요, 그쵸? 음, 아까 비서가 조금 경쟁자와 싸움이 크게 나서 그런지.. 뭐 이건 당신이 알 얘기는 아니고." 그래, 내 한 마디 한 마디가 그에게는 무시로 다가오겠지. 하지만 어찌하면 좋으랴, 부장에게 얕보이지 않으면서도 무릎을 꿇어야 했다. "그래서 아무한테도 안 말해줬으면 하는데. 혹시 아까 말한 적 있어요?" "아.. 아니요, 없습니다.." "그래요.. 어떻게 보면 홍마부가 이번 프로젝트의 투자자를 끌어모으는 핵심이니까, 이번 프로젝트 끝나면 보너스 두둑히 드릴게요. 수고 많으셨어요." "고맙습니다.." 크로드 부장의 좁쌀만한 눈은 어느새 그렁그렁해지고, 마치 소심한 여자아이마냥 양복 끄트머리를 손으로 크게 쥐어잡는 모습은 나에게 실로 엽기적이었다. "울지 마요.. 화이팅! 화이팅하는 거에요, 알았죠? 이번 일은 말하지 말고, 프로젝트에 자칫 해가 될 수 있으니까." "알겠습니다.. 크흥!" 크로드 부장은 크게 코를 먹었다. 나는 다시 크로드 부장의 축 처진 어깨를 손으로 툭툭 치고 소리없는 욕을 내뱉으며 지하실로 향했다.

#189 ◆wJTU1Dy2NxS 2020/05/13 09:48:15

지하실 문을 열자마자 뛰쳐나온건 피투성이가 된 실험체였다. 그래도 부루마블이 이빨을 다 뽑아놓았는지 실험체는 괴성을 질렀고 지하실은 그야말로 피비린내에 부서진 이빨과 피만이 차 있었다. "어때, 네가 만든 이 지하실이.." 나는 피식 웃었다. "지금 너를 갈기갈기로 찢어죽여버리고 있잖아. 너를 화형대에 올리고 있잖아." "이아아이도 아으에! (인간같지도 않은게!) 이할.. 이할애이.. (시발.. 시발새끼..)" 겨우 남은 이빨과 혀로 남은 말을 내뱉으려는 실험체의 모습은 실로 안타깝다 못해 우악스러웠다. 실험체의 손은 피로 가득차 있었다. 그래, 내가 그때 꼬옥 잡아주었던 그 손. 네일아트로 예쁘게 물들던 손은 이제 핏빛으로 더욱 아름답게 물들었다. "이러면.. 향 채취를 못하잖아. 피 냄새만 나서, 짐승들이 다, 달려오기만 할걸?" 나는 같잖은듯이 하찮게 말했다. "뭔 말이냐면, 네가 쓸모없다는거야.. 이제 넌 쓸모없다고." 나는 양복 안에서 칼을 꺼내들어 실험체를 푹 찔렀다. "으아아아아아!!! 으아아아아아!!!" 실험체는 그야말로 괴물에 가까운 함성을 질렀다. "여기가 방음되도록 설계한건, 너야. 이건, 자살이야, 자살." 마치 싸이코 연쇄살인마 같이 눈을 치켜뜨고 입으로 자근자근 설명했던 나는 칼을 버렸다. 실험체는 제 가슴에서 온갖 오물들을 쏟아내다가 의식을 잃었다. "하.. 진짜.. 양복 새로 사야겠구만." 이미 양복은 피로 젖어 있었다. 칼을 찌르면서 피가 내 행적을 보여주고 싶었던듯 튄 까닭일까. 난 오늘 퇴근 시간까지 여기 남기로 했다. 아무도 안 죽이고 싶었는데, 뭐. 두번째라니, 실험체들은 이게 어지간히 싫어서 발악하나보다. 멍청하게도.

#190 ◆wJTU1Dy2NxS 2020/05/13 09:48:33

EP.3 수국 또각또각. 다시 구두소리가 1층에 울려퍼졌다. 모두가 나를 보고 꾸벅 인사를 한다. "안녕하십니까." 나는 그들은 본 체도 안하고 사장실로 뚜벅뚜벅 걸어갔다. 노트북을 열고 메세지 프로그램 하나를 열었다. 프로그램에 뜬 최근 메시지는 온통 다른 사장들뿐이었다. 부루마블을 검색하고 부루마블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어제는 잘 갔어? 퇴근할때 안보이던데' 부루마블이 바로 답장을 보냈다. '네, 잘 갔습니다.' '퇴근이라니, 웃기네요' 푸흣, 그러게. 난 피식 웃었다. 부루마블은 메시지를 이었다. '그 홍마부 부장에겐 얘기 잘된거죠?' '그 메기새끼 ㅋㅋㅋ 그만 보고 싶은데, 하필 홍마부라서...' 그제서야 겨우 답장했다. '이번에 잘 되면 보너스 준다고 해서 비밀 잘 지키도록 했어' '걱정 안해두돼' '하아.. 알겠어요 금방 갈게요' 나는 치이하고 웃었다. 분명 채팅이었지만 비서의 단호하면서도 따듯한 목소리가 내 입꼬리를 살랑였다. 그 살랑임에 견디지 못하고 나는 능글맞게 웃었다. '그리고 사장님 전부인, 날개 잘라냈죠?' '전 부인이라고 하지 마' '네..?' '기분나빠' '아 ㅋㅋ 알겠어요'

#191 ◆wJTU1Dy2NxS 2020/05/13 09:48:48

똑똑똑. "사장님?" 나는 부루마블과 도란도란 주고받던 프로그램을 끄고 들어오라고 했다. 누구인고 하니, 회계부 부장이었다. "네, 회계부 부장님." "이번 프로젝트에서 사용할 예산안인데.. 돈이 너무 적지 않나요? 10주년 프로젝트치고는.." "뭐, 불평.. 하는겁니까?" "아, 아니요. 불평이 아니라.." "홍마부 부장한테 들었어요? 내가 그렇게 x밥 같아요?" 꽂이에 꽂힌 파일 하나를 들고 책상에 확 내리꽂자 부장은 곧바로 어깨를 움츠리고 안절부절해보였다. 생긴건 허우대 같이 생겨서, 홍마부 부장이랑 하는 건 비스무리하다. "그냥 예산안 제출하고 피드백만 받고 나가세요, 예?" "알겠습니다.." "하아.. 그래요, 봅시다.. 그렇게 막 나쁘지는 않군요. 괜찮은 편입니다." "그럼 이제.. 썩 꺼지세요." "예..옙!" 회계부 부장은 가느다란 다리를 억지로 숙여서 인사했다. 그렇게 사장실 밖을 나가다가 들어오는 부루마블과 마주쳐 어색하게 인사했다. 일그러졌던 내 표정은 부루마블을 보자 한순간에 정리되었다. 모든 일은 깔끔히 진행되듯이. "얼굴은 좀 괜찮고?" "하아.. 모르겠습니다, 얼음찜질을 대충 하긴 했는데, 그래도 영 입이 아픈게, 대주주총회에서 망신이라도 당할까 걱정입니다." "걱정 마. 우린 그래도 요게 되잖아." 나는 말발을 표현하기 위해 입 앞에서 손가락을 대고 나불거렸다. 부루마블은 슬쩍 미소를 지었다. "아, 그건 그렇고.. 궁금한 게 있습니다." "뭔데?" "DNA랑 향 채취하고, 그렇게 반항 안한 사람들은, 도대체 어떻게 비밀을 지키는거야?" "그건 말이지..." 나는 비서의 앵둣빛 입술에 검지를 갖다대고 소근댔다. "비밀이야." 부루마블은 흠하고 작게 웃더니 몸을 조금 돌렸다.

#192 ◆wJTU1Dy2NxS 2020/05/13 09:49:05

대주주총회는 단연 우리 '우화' 프로젝트를 위한 거대한 도약이다. 이번 프로젝트에 드는 돈은 적지만, 그래도 성공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투자는 꼭 필요한 법이니까. 따라서 대주주총회에게 말할 것들을 노트북으로 쳐보았다. 쏟아지는 채팅은 덤으로. 오늘도 평범하게, 바쁘게 돌아가던 하루였지만, 단 하나, 지하실에 있는 사람이 없었다. 지하실에 DNA와 향 채취는 '우화' 프로젝트의 시작까지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아.. 영 손에 글이 잡히지 않자, 자연스레 인터넷에서 뉴스 기사를 켰다. "최근 두통약을 먹고 사망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두통약을 상극인 특정 음료과 함께 복용한 것이 이유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최유정 기자?" 뚝. 뉴스 창을 닫고 그냥 글 쓰기에나 집중하기로 했다. 그렇게 뉴스 탭을 하나 닫고 나머지 뉴스를 보려는데 웬 기사 하나가 눈에 띄었다. '멸종위기종, 나니아에서 발견돼… 과연 관광수익에 도움 될까" 멸종 위기종이라.. 홀린듯이 그 뉴스를 클릭했다. "작년부터 멸종 위기종이었던 배춧잎나비가 최근 나니아에서 발견되어 큰 인기를 끌어모으고 있습니다. 배춧잎나비는 흰 날개가 인기인 품종으로, 박제와 사냥이 늘어나면서 멸종 위기종으로 등록되었고 국내에서는 사라진 듯 보였으나, 나니아에서 발견되어 모두의 이목을 끌고 있습니다. 나니아 지역 측에서는 이 배춧잎나비를 찾는 사람에게 큰 돈을 준다고 했고, 이 때문에 관광수익도 기대된다며 입을 모았습니다. 이민성 기자입니다." 배춧잎나비?! 나는 회전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휴대 전화를 들었다. 손이 덜덜덜 떨렸다. 묘한 기대감 때문인걸까, 설렘 때문인걸까, 아니면 다른 이가 먼저 잡아갈 공포감 때문인걸까. 휴대전화를 겨우 켜고 부루마블에게 통화했다. "너 지인 중에 배 타는 사람 있지. 걔 나한테 연락시켜. 나니아로 가야 할거야." "나니아요? 하지만 요즈음은 배가 잘 안 뜰겁니다. 대주주총회가 일주일 남았는데.." "닥치고 연락시켜." "네, 알겠습니다.." 부루마블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던 관심없다. 갑자기 뇌리에 그 아름다운 날개가 스쳐흐른다. 아아, 그 쾌감에 내 몸은 발작하듯이 몸부림쳤다. 서류가방 안에 DNA와 사람의 향이 담긴 캡슐을 다 담고서 재빨리 회사를 빠져나왔다.

#193 ◆wJTU1Dy2NxS 2020/05/13 09:49:21

얼마나 흘렀을까. 부루마블이 연락해준 덕분에 선원의 전화를 받고 곧바로 항구로 이동했다. 선원의 연락을 받고 곧바로 배에 탑승했다. 배가 출발하자, 양복이 바닷바람에 맞아 제법 손이 시뻘겋게 쌀쌀했다. 뭐 그런 건 상관없으니까. 그러다가 배가 멈추기를 오랜 시간이 지속되자, 나는 선원실로 가 선원에게 말했다. "뭡니까?" "그게.. 더 이상 전진이 힘듭니다. 나니아 쪽이 원래 파도가 좀 거센 편인데, 아직 나니아 근처도 못 갔는데 선체가 좀 심하게 흔들려서요." "그럼 최대한 빨리 가세요!" "안됩니다, 지금은 원래 있던 선착장으로 가야 안전합니다." "목숨 위험해서 그러는겁니까?" 나는 조종구에 봉투 하나를 들이밀었다. 두둑한 5만원권이 잔뜩 있었다. "나니아로만 가주십시오. 이 돈, 아니 안 갖고와서 그렇지, 더 드리겠습니다. 만약 안 가시면.. 뭐, 그 이상은 말 안해도 되겠죠?" "예.. 알겠습니다.." 배는 심각한 해류를 뚫고 나니아로 다시 향했다. 내 마음이 온갖 고난과 역경을 뚫고 배춧잎나비로 향하듯. 모든 것은 평화로웠다. 객실에서 뉴스를 계속해서 새로고침하면서 이 나비를 잡은 이가 나타나지 않기만을 바랐다. 이미 나니아 이장에게는 말이 다 끝난 상태라서 더 이상 민간인은 공원에 출입할 수 없게 해놓았으니 마음이 한 시름 놓였다. 뉴스도 어느 정도 천천히 감상할 수 있었다. 뉴스 영상에 자료로 뜬 옛 배춧잎나비의 모습을 보며 다시금 흐뭇해졌다. 그때의 그 신록과 그 순수, 따뜻함을 다시 느낄 것이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놓였다. 그 순간.. 쿠궁! 선체가 조금 심하게 흔들렸다. 급하게 선원실로 가보았지만, 선원이란 자는 배의 핸들을 꽉 붙잡고 있었다. "뭐하는겁니까?" 내가 따지자, 선원은 침착하게 배가 침몰할 수 있으니 당장 자리에 가라고 했다. "아 진짜! 핸들 주십시오. 내가 돌리겠습니다!" 내가 핸들을 돌리려고 했지만, 선원은 내 손을 뿌리쳤다. "이거, 당신 가지십시오. 이딴거 필요없습니다." 내가 준 5만원권이 두둑한 봉투가 내 양복을 입은 가슴에 툭 맞더니 그대로 선원실의 찬 바닥으로 떨어졌다. "나니아에 도착하면, 넌 영원히 매장되는 줄 알아. 개새끼.." 나는 선원실 문을 쾅 닫고 다시 객실로 향했다. 그 순간 복도에서 엄청난 굉음이 나더니, 결국 배는 심하게 기울여지다가 엎어지고 말았다. 배는 모두 물거품 속으로 사라졌다. 내 배춧잎나비에 대한, 실마리 같은 희망처럼.

#194 ◆wJTU1Dy2NxS 2020/05/13 09:49:34

정신을 깨어보니 이미 항구가 보이는 방의 침대 위었다. 넥타이와 셔츠는 입었지만 정장 외투는 벗겨진 것이 누군가가 구출해놓은 것 같았다. "웃기고 있군요. 배춧잎나비를 찾으려고 그렇게 지랄 아닌 지랄을 떨더니." 부루마블이었다. "ㅇ..왜.." 부루마블은 내 입술에 검지손가락을 대고 소곤댔다. "비밀.. 입니다." "여긴.. 나니아 항구인가?" 부루마블은 억세게 웃었다. 진짜 웃긴 프로그램을 보고 실없이 웃는 것처럼 웃었지만, 그 속에서도 순수는 들리지 않았다. "나니아라니요, 와일리 사장님. 이미 경보까지 뜬 해류 때문에 섬은 봉쇄되고, 안의 여행객들은 꼼짝없이 갇혔어요. 이장님과는 연락이 되지 않고요." "그러면 다시 돌아온거야..?" "네. 모든 것이 다시 돌아왔어요. 대주주총회가 일주일 남았는데, 물에 젖은 생쥐 꼴을 하고 계시면, 망신당하지 않겠어요?" "왜 자꾸 나를 그렇게 막 대하는거야..? 미쳤어?" "미친 건 사장님이 미친거죠. 이미 배가 뜨지 않는다고 경고를 했습니다만. 그걸 무시한게 누구인지." "허.. 씨.." 결국 나는 반박도 못하고 침대 시트만 애써 만지작대다가 내 몸 쪽으로 끌었다. "선장은. 선장은 어디 있어." "지금, 바로 옆방에 계신데, 다행히 숨은 붙어있는 것 같아요." "어떻게 구한거야..?" "사장님을 계속, 감시하고 있었으니까요. 그렇게 먼 데를 가는데 제가 지켜봐야, 그게 비서의 역할이죠." "....." 말도 안돼. 사장의 생명의 은인이 되어준 비서.. 아니 비서한테 굴복하는 사장이라니! 얼마나 창피당하고 망신당할 일인가. "아 그리고, 배춧잎나비인지 뭔지는, 나니아에서 발견되지 않은 걸로 알려져서, 욕만 먹고 흐지부지됐어요. 보니까 배 탔을때부터 이미 SNS에는 속설 가득하던데. SNS는 안하시나봐요?" 나니아에서 발견되지 않았다니.. 나는 망연자실했다. "아무튼간 여기 쭉 계세요. 회사에는 비밀로 했고 휴가 갔다왔다고 억지라도 부려냈으니까." 속절없는 시간은 나에게 자비없이 흘러갔다. 대주주총회 전날에 부루마블이 온다고 했지만, 도대체 이게 무슨 일인지도 감이 영 잡히지 않았다. 게다가 휴대 전화도 물에 맞아 꺼졌고, 마치 감금된 느낌이 들었다. 지하실에 있는 사람들이 그런 느낌인걸까. 하지만 도대체 왜? 나는 지하실에 갇힐 이유가 없잖아. 나는 가둘 사람이라고. 테두리 안에 갇힐 사람이 아니라, 가둘 사람이라고. 그렇게 주어진 방의 침대에서 푹 쓰러졌다. 방문을 쾅쾅 두드려도 봤지만 대답따위 있을 리가 없었다.

#195 ◆wJTU1Dy2NxS 2020/05/13 09:49:46

배춧잎나비를 만났던 이름모를 언덕. 부루마블은 차를 끌고 나를 말없이 이 언덕으로 내쳤다. 내가 무슨 일인지 물으려고 했지만, 부루마블은 나를 내리게 하고 쌔앵 달아났다. 원래라면 부루마블에게 소리를 치면서 당장 오라고 소리쳤을 나지만, 마치 끌리는 느낌이 들듯이 이 언덕 위를 차근차근 올라갔다. 언덕을 오르자 형형색색의 나비들이 꽃들과 함께 나를 맞이했다. 마치 이 모든 것이 나를 위한 느낌인 것 같았다. 그 나비들은 모두 나를 이끌듯이 어느 곳으로 길을 만들었다. 그곳에 도착하자, 배춧잎나비의 형태가 있었다. 그 형태는 나를 똑바로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그 나비에게 달려가 목에 입을 맞추었다. 그 나비를 위해서, 내가 몇십 년을 이리 고생해왔던가. 그 축복을 그대에게 전달하리라. 그가 입고 있던 녹색 셔츠를 강하게 풀어헤치고 나는 그의 목을 쪽쪽 빨아댔다. 내가 그 사랑에 미쳤는지, 숲 속에서 지속되던 놀음은 급기야 위험하게까지 번졌다. 내가 그 흰 속살을 보기 위해서 노력했을 때, 그 나비란 형태의 허리에는 또 다른 벨트가 걸려 있었다. 이미 풀어헤친 그의 가죽 벨트와는 달랐다. 징이 박혀 있는 것이, 개 목줄 같았다. 개 목줄..? 무슨 일인가 하고 목줄에 연결된 부분을 보니, 누군가가 그 벨트의 끈을 잡고 있었다. 무릎을 꿇은 채 위를 올려다보니, "라슬러!?" 그래, 내가 이틀 전 독방에서 죽인 최후의 실험체이자, 날개가 뜯긴 나의 전 부인, 라슬러였다. 이빨은 없어진 채 제 입을 드러내고 씨익 웃으니, 악몽이나 다름없었다. "가자꾸나." 라슬러는 이빨이 없는데도 제대로 입을 떠벌리며 그 아이의 줄을 끌고 갔다. 나비는 힘없이 벨트에 끌려 라슬러가 가는 쪽으로 따라갔다. "잠깐만..!" 나는 흥분된 내 온 몸을 끌고서 그에게 따라가려고 했다. 하지만 거대한 검붉은 장막이 내 온 몸을 막았다. "돌려줘! 씨발! 돌려달라고!!" 내가 발악했지만, 라슬러는 본인의 피와 먼지로 가득 묻은 맨발을 재촉했다. 그때, 나비가 라슬러에게 무언가를 말하더니 나를 돌아보았다. 하아...? 그 아름다운 얼굴이 나를 바라보니, 실로 흥분되지 않을 수 없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이 무슨..! 그 아름다운 얼굴로 죄악이 섞인 말을 선홍빛 혀에서 내뱉으니 내 격앙된 얼굴은 순식간에 푸르러졌다. "안 들리십니까?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나를 버린 건 당신입니다." 그 말을 듣기 싫어 재빨리 뒷걸음질치자, 발을 헛디뎌 그만 언덕에서 구르고 말았다. 쿵쾅쾅! "흐아아악! 흐아아.. 흐아아!" 내 몸을 일으켰다. 하아, 꿈이었구나.. 아직은 내가 묵는 곳의 침대 위였다. 진땀이 질질 흐르고, 온몸이 뜨거웠다. 일단 그 나비를 다시 볼 수 있다는 흥분감에 사로잡히다가도, 라슬러의 존재가 다시 나를 괴롭히고, 어차피 꿈이니 그럴 일은 없다고 안심하다가도, '나를 버린 것은 당신입니다'라는 말에 다시 절망했다.

#196 ◆wJTU1Dy2NxS 2020/05/13 09:50:07

EP.4 파피용 "안녕하십니까, (주) 바이오그래픽 코퍼레이션 사장님 맞으시죠?" "그래요, 어떻게 프로젝트는 잘 되가고 계십니까?" "네. 프로젝트의 이름대로, '우화'를 써내려가고 있지요! 하하하!" 늘 땀에 젖은 시트, 날 괴롭히던 악몽, 그 속박의 굴레를 벗고 나는 다시 1층 복도를 정장과 구두 차림으로 뚜벅뚜벅 걸었다. 그 걸음걸이 안에는 자신감이 가득찼다. "제가 생각하는 이 프로젝트의 장점은 파필리오 가설의 입증을 통한 효율적인 생산인데, 이 장점을 조금 부각시켰으면 합니다." (주) 바이오그래픽 코퍼레이션 회장이 흰 수염을 드러내며 말했다. 나는 당연하다면서 애써 분위기를 화목하게 했다. 그렇게 (주) 바이오그래픽 코퍼레이션 사장과 나는 1층의 웅장한 복도를 온몸으로 전율을 느끼며 걷고 있었다. 그 순간.. "어엇, 사장님!" 쾅 콰광- 1층은 천장이 뚫려 있어 2, 3층이 다 보였는데, 그 사이의 벽에 걸어둔 거대한 나비 모형의 한 조각이 둘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우와앗!" 보디가드가 우리를 지켜준 덕분에 다행히 목숨은 부지할 수 있었다. 코퍼레이션 회장은 굉장히 심기 불편하게 양복을 탈탈 털었다. 아, 망했다.. 순간 눈물이 앞을 핑 돌았다. 몇 년만에, 내가 모든 수모를 참고 겨우 굴레를 벗어던지면서 낸 결과는, 이것이란 말인가?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정신을 차리고 젖은 눈망울을 비벼보니, 회장은 이미 팔에 부상을 입고 말았다. "아, 회장님!" 다급하게 보안요원과 내가 달려갔지만, 회장은 이미 쇠틀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찍혀 팔뚝에 피가 나고 말았다.

#197 ◆wJTU1Dy2NxS 2020/05/13 09:50:31

큰 소동이 어느 정도 정리되었을 때, 나는 내 스스로 이 회사에 발을 돋기가 두려워졌다. 그래, 투자자 한 명이 사라지는 건 그리 큰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히, 보안 요원이 우릴 밀치지 않았다면, 나비의 부서진 날개 한쪽은, 나를 향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날 압박해왔다. 두려웠고, 화났다. 차마 형용할 수 없는 감정이 내 온몸을 뒤덮었다. 회사의 회전문에 비친 것은, 사원들이 에워싸서 보이지 않는 나비 날개 조각과, 그 조각을 바닥에 흘린 채 와이어로 어렵게 날갯짓하는 "가짜" 나비였다. 나 위로 폭포처럼 용솟음치는 화를 도저히 풀이할 곳이 없었다. 1층은 나의 절규와 비명만이 울렸다. 지하에서는 절대 들을 수 없겠지만 말이다. 사원들을 보고 각자 부서로 꺼지라고 한 뒤 그 조각을 찬찬히 살펴보았다. 누군가가 일부러 이런 것이 분명했다. 도대체 누가? 어떻게? 2층과 3층 벽을 뚫어 걸려 있었고, 날개 한쪽이어서 3층의 누군가가 몰래 뜯은 것 같았다. 이 미칠듯한 분풀이의 대상은.. 바로, 크로드 부장이었다. 크로드 부장의 부서로 성큼성큼 다가와 그를 커피 한 잔 하자는 명목으로 웃으며 불러냈다. 사장실은 소름돋는 짜증이 날만큼이나 답답하고 습했다. 그 상태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려니 크로드의 가슴은 터져올라서 크로드의 온몸을 불안에 떨게 했다. 크로드가 투박한 손을 부들대며 찻잔에 커피 컵을 탁하고 내려놓는 동안, 난 크로드에게 호기로운 듯한 눈빛을 보냈다. 크로드 부장은 내 얼굴을 슬쩍 보려고 하다가 훅 피했다. 나는 먹잇감이요, 너는 나의 위에 오른 포식자이다 라는 가증스러운 메세지였다. 나는 크로드 부장에게 썩은 웃음을 지으며 한 마디 덧붙였다. "왜 그렇게 긴장했나요, 크로드 부장님?" "긴.. 긴장요? 아하, 아닙니다, 아니요. 아니.." 병신, 누가 봐도 긴장한 태에 입만 뻐끔거려 살았군. 아무튼, 이제 다른 주주들도 올 시간이 다 되었으니 급하게 해야 했다. 나는 의자에서 일어서서 옆의 커피포트 옆에 있는 클로로포름을 거즈에 대충 묻혔다. 그리고 이 거즈를 달랑달랑 흔들면서 크로드 부장에게 말했다. "부장님, 이게 뭔 줄 알아요? 꿈의 세계로 보내주는 마법이에요, 마법." "예.. 예? 그게 무슨?" 크로드 부장이 서서히 뒷걸음질칠 때, 나는 도망치려는 병신의 입을 거즈로 감싸고서 부루마블을 불렀다. 부루마블은 사장실로 또각또각 걸어왔다. 평소의 단아하던 부루마블과는 달랐다. 힘껏 레깅스를 뜯어놓았고, 비서 같지 않은 모습이었다. 뭔지 모르겠지만 일단 크로드 부장을 짚었다. 크로드 부장은 클로로포름 때문에 사장실 바닥에 널브러져 있었다.

#198 ◆wJTU1Dy2NxS 2020/05/13 09:50:46

부루마블은 그때 말했다. "대주주총회 일주일 남았어요. 그냥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요." "어쩔 수 없어. 이럴 수 밖에 없었다고. 빨리 지하실로 데리고 가서 유전정보랑 체취 추출해내." "내가 왜 네 명령을 따라야 하는데?" "내가 왜 네 명령? 야 이 년아, 넌 네 비서야 비서. 난 사장이고. 명령을 따르는 게 비서 아니야?" "그래, 명령을 따르는 게 비서지. 근데, 네가 명령할 입장이야?" "너가 드디어 미쳤구나? 이 년이!" 내가 부루마블의 뺨을 때리려 할 때 부루마블은 내 손목을 잡았다. "넌 사장이자, 나비 때문에 무작정 섬 갔다가 물고기 하나 쳐먹은 등신이야. 비서는 사장의 명령을 따르지만, 그 등신의 명령을 따르진 않아." 부루마블은 내 손목을 내치고 말했다. 나는 묘한 수치심과 분노심에 차올랐다. "그래서, 이 부장은 어쩔거란 말야?" "그냥 사장실에서 나가요.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육두문자를 부루마블이 안 들리게 조용히 내뱉은 뒤 나는 사장실을 터벅터벅 나갔다. 마치, 나는 포식자였지만 누군가의 먹잇감이요, 너는 나의 위에 오른 포식자이다 라는, 가증스러운 메세지였다. 몇 시간이 흘렀을까. 사장실 밖에서 안절부절 손톱만 뜯다가 문 밖에서 크로드 부장과 부루마블이 뭐라뭐라 이야기하는 게 대충 들렸다. 뭐야 도대체..? 앗, 누가 나간다! 나는 사장실 밖에서 기다리는 등신 사장이 되기 싫어 재빨리 몸을 피했다. 사장실을 나가는 건 크로드 부장이었다. 머리를 긁적이는 게 상황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모양이었다. 크로드 부장의 등이 멀어지자 나는 사장실 쪽으로 들어갔다. 부루마블의 얼굴이 보였다. 나에게 순종하던 순수한 양이 아닌, 사나운 늑대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이번 일, 조용히 하는 대신에, 내 연봉 2배로 인상시켜주세요." "두.. 두 배?! 너가 미쳤구나? 내가 네 그 짓거리들 때문에 월급 올려줬는데, 이걸 2배로 올리라고? 회사 예산 거덜낼 작정이야?!" "거덜낼 작정이야. 존댓말 쓰는 동안 제발 반박하지 마." 흐읍, 순간 '네'라고 말할 뻔했다. 얘가 원래 이런 아이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199 ◆wJTU1Dy2NxS 2020/05/13 09:50:57

"그리고, 대주주총회는 그냥 내가 하는대로 하세요. 이제부터 어떻게 할지에만 집중할테니까. 제발 우화 프로젝트에 집중해서 회사원을 지하실에 몰아넣진 마요." 이젠 존댓말이 어색해질 지경이었다. 부루마블과의 이야기를 끝내고 나서, 부루마블은 사장실을 나갔다. 나는 조용히 노트북을 열어 부루마블과의 메시지 프로그램을 켰다. 메시지에 있는 부루마블은 차원이 달랐다. 나에게 애교를 잔뜩 부린 말투에 유혹적인 미사여구. 나의 입술과 모든 몸을 충분히 적실만한 문장들과 단어들.. 하아, 이제 이런 것들은 부루마블 월급 2배 인상과 물 먹은 등신이라는 타이틀로 나에게 돌아왔다. 비서실에 몰래 들어가서 책상에 앉은 부루마블을 몰래 지켜다보았다. 부루마블은 묵묵히 노트북을 하고 있었다. "저기.." 왜 사장이 비서한테 굽신거리는거야. 내가 제일 짜증나는 태도를, 오히려 내가 몸소 실현하고 있었다. "그, 잘 되 가고 있어?" 바보, 등신 천치. 이딴 질문이나 비서한테 하고 앉아있네. 부루마블은 대충 신경쓰듯이 말했다. "혹시, 라슬러 봤어요?" 그런데, 부루마블의 답은 예상외였다. 라슬러..? "지하실 시체 더미에 뒤져있잖아.." "거짓말하지 마요! 내가.. 내가 봤는데!" "뭘.. 뭘 봐..?" "내가 봤다고! 피에 묻은 채로 의자에 묶인 채 앉아있는 라슬러를! 시체 더미라니!" "무.. 무슨 소리야?!" 다급하게 지하실로 달려갔지만, 라슬러는 그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았다. 시체 더미를 아무리 뒤져보아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갑자기 일어난 괴상한 소리에 순간 전율했다. 시체 더미를 미친듯이 뒤졌다. 부루마블은 뒤에서 긴장한 채 서 있었다. 난 시체 더미에서 굳은 혈액 때문에 손이 다 더럽혀졌다. 그리고 라슬러는, 보이지 않았다.

#200 ◆wJTU1Dy2NxS 2020/05/13 09:53:43

EP.5 우화 여러 사단이 있었고, 여러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우화 프로젝트의 거대한 발자국의 도약 앞에서는 그 누구도 앞길을 막아낼 수 없었다. 물론 (주)바이오코퍼레이션 그래픽 사장에게 치명적인 오점을 남기고 말았지만, 그 고작 한 부위 하나 뜯겼다고 큰 대수가 될 것인가? 휴대전화로 투자자들 하나하나에게 메시지를 일일이 보냈다. 복사와 붙여넣기를 한 뒤에 투자자 한명 한명마다 회사 이름도 바꾸는 등 정성을 이렇게 쏟은 건 처음이었다. 대주주총회가 다가올 5월 9일에 있을 예정입니다. 그때 오전 10시 반까지 알파센타우리 항성계 B0-237행성 812-54구역으로 와주십시오. 데스파다 사장 Dr. 와일리. 대폭발. 발판. 헛짓거리. 이 대주주총회를 설명할 말이었다. 즉 가지런하고 촘촘히 쌓인 탑이 아니라 모래성 수준으로 금방이라도 무너져내릴 듯한 모습이었다. .. 그 자리에서 모두를 바라보는 내가 선다. 모두가 촉망하는 내가 선다. 내가 그 회전의자를 빙그르르 돌리며 모두를 한심하게 쳐다본다. 어느 정도 멋있게 프레젠테이션을 끝낸 후 흐뭇이 박수갈채를 듣는다. 참으로 멋진 광경에 모두가 감탄한다. 모두 자리를 뜨지 않고 질의응답은 수없다. 그 모든 질문에 다 답문하자 모두의 눈망울이 사슴마냥 반짝인다. 웃기다. 멍청하다. 역시, 그런 것을 보면 난 참을 수 없는 체질이다.

#201 ◆wJTU1Dy2NxS 2020/05/13 09:54:01

"...입으십시오." 부루마블이 나에게 양복을 주며 너젓이 말을 뱉었다. "응.." 양복을 입었다. 그런데 양복 안쪽 가슴팍에 뭔가 걸려서 확인해보았다. [ 비서 와일리 ] "비..서?" "네, 비서님. 가셔야죠, 대주주총회로." "이게 미쳤나." 부루마블에게 팔을 내치려는 순간 부루마블은 전혀 미동도 하지 않았다. 놀랍게도 차라리 막았으면 하는 마음에 뻗은 팔은 알아서 수그려졌다. 부루마블은 싱긋 웃었다. 사장실에 있던 인공 나비 모형이 햇빛으로 반짝였다. 그 날개에 빛이 돋으니 아주 완벽한 형상이었다. 그 빛은 반사되어 부루마블의 오른뺨에 그대로 비쳤다. 부루마블의 왼뺨은 차갑도록 어두웠고 오른뺨은 싱긋한 미소에 밝았다. "이번 대주주총회는 제가 진행하기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나는 고개를 힘없이 떨굴 수 밖에 없었다. 복종의 의미였다. 가슴팍에서 떨어져 대롱대롱 달려있던 [ 비서 와일리 ]를 뜯어서 모두가 볼 수 있도록 가슴팍에 찔러달았다. 한순간의 백일몽. 일장춘몽에 불과했다. 한바탕의 봄꿈에서 날아다니던 아름다운 사과나무와 나비들이 나에게 향연했다. 그 전율 속에서 나는 동화되었다. 하지만 내가 있던 푸르른 언덕에서 앞에는 부루마블, 뒤에는 라슬러가 있었다. 그들은 언덕보다도 컸고 하늘까지 뻗을 크기였다. 둘은 언덕을 거대한 손바닥으로 뭉개뜨렸다. 나는 언덕에서 한바탕 날아올라 구름의 빛이 되었다.

#202 ◆wJTU1Dy2NxS 2020/05/13 09:54:13

그리고 부루마블의 차를 타고 오던 길. 부루마블은 운전석으로 나를 안내했다. 망할 년, 날 운전석에 태우고 운전시키려는 게 틀림없다. 그래놓고서 자기는 조수석도 아니라 뒷좌석에서 조수석 목받이에 발을 기대면서 대충 말을 이을 것이다. 난 비위에 맞춰서 해야 되는 건가..? 하지만 상관없었다. 어쨌든간 이 모든 데스파다의 목적만 달성시키면 된다는 자기 정당화가 내 몸과 뇌에서 몸부림쳤다. "안전벨트.. 매세요." ...왜 내가 이런 말을 하는거야. 나는 개의 목줄을 엎어쓴 그의 조수다. 닥터? 지랄하지 말라 그래. 그렇게 차는 시동이 걸렸고 출발했다. 잠시 대화가 이어갔다. "그래, 우리 비서님은.. 어쩌다 이 회사에 들어오게 되었어?" "안정된 직장을.. 찾아 왔습니다.." "안정된 직장..? 그래, 여기에 만족해?" "만족하지 않더라도 주어진 자리에 맞춰가야겠죠.." "웃기네, 주어진 자리라니. 운명이라는 거잖아? 깔깔깔!" 부루마블의 알량한 웃음은 충분히 나의 심기를 건드렸다. 서서히 차에 속도가 붙었다. "야, 천천히 밟아.." 부루마블이 내 어깨를 툭툭 쳤다. 그런건 보이지 않았다. 꿈에서 말했지, 흰나비는 이미 날개가 찢겨 죽어버렸다고. 그래, 차라리 이 년이랑 같이 죽어서 흰나비나 보지 뭐. 차의 시속은 140km/h, 150km/h, 160km/h.. 올라갔다. 미친듯이 광기에 휩싸인 것을 나타내듯 아름다운 검은 자태를 비춘 내 자동차는 도로를 질주하며 휘청댔다. 빵빵대는 경적소리, 바퀴가 급하게 체해서 내는 끼익하는 강한 굉음은 나를 향한 환호성. 놀라서 어깨를 흔드는 부루마블은 아무것도 아니다. 그리고 휘청대다가.. "뭐.. 뭐야!" 장애물이 없어야 할 일차선에서 차 하나가 반대방향으로 미친듯이 달렸다. 차의 앞부분은 심각하게 찌그러져 있었고 앞거울은 깨져 있었고 피에 적셔져 있었다. 브레이크를 밟아보려 했지만 이미 미쳐버린 자동차는 그대로 그 차를 뒤어박고 말았다.

#203 ◆wJTU1Dy2NxS 2020/05/13 09:54:21

콰지직- 모든 산물이 무너졌다. 내가 쌓아온 모든 탑들이 순식간에 우수수 무너졌다. 이 이후로 의식이 끊겼나보다. 의식이 돌아올때쯤은 이미 괴상한 악취를 맡고서 다시 정신을 잃은 것이었다. 부루마블은 안전 벨트를 매고 있었고 뒷좌석에 있어서 가까스로 살아남은듯 보였다. 마치 사장실에서 홍마부랑 얘기했을 때 모습처럼 피범벅이긴 했지만. ..... "지금부터 대주주총회를 시작하겠습니다." 진행자가 조근하게 외쳤다. "사장 부루마블 씨는 자리에 일어서서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를 해주십시오." "우선, 늦어서 죄송하다는 말을 드리고 싶군요. 이 모든 건 저의 불찰입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부루마블은 고개를 꾸벅 숙였다. 내 허리도 숙여져 있었다. 팔은 뒤에 걸려 있었다. 어딘가에.. 묶여 있는 걸까. 나는 다급하게 소리를 내질렀다. 하지만 그것은 되풀이 없는 메아리였다. 그리고 나타난 건..

#204 ◆wJTU1Dy2NxS 2020/05/13 09:54:33

"라슬러..!" 라슬러였다. 눈 한쪽이 패이고 얼굴이 피투성이인 처참한 몰골. "내가 너 새끼 때문에 인생을 망쳤어.. 우리는 숲에서부터 시작된 인연이었잖아, 그런데.. 너 새끼 때문에.." 라슬러는 입을 찢어내가며 애써 말 한마디 한마디를 토해냈다. 숲에서 수련하던 나와 라슬러. 즐겁게도 뛰어놀았던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내 뇌리에 스쳐오른다. 내 뒤에는 커다란 모포가 있었다. 그 모포 앞에는 나무 판이 묶여 있고 그 판에는 내 팔이 묶여 있어서 내 팔이 움직일 때마다 모포가 움직였다. 마치 나비처럼.. 라슬러가 내 겨드랑이 안팎에 박힌 나사를 빼자 그 엄청난 고통이 내 팔에 쑤셔올랐지만 팔을 겨우 움직일 수 있었다. 그리고 나는 더 길다란 판에 내 몸이 박힌 채로 있었다. 라슬러는 말없이 모포를 만지작대었다. 모포는 내 땀에 조금 젖어 있었다. ... "그럼 지금부터, 우화 프로젝트에 대한 발표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번 우화 프로젝트는 파필리오 가설의 입증을 통한 효율적인 생산을 목적으로 둔 프로젝트이며, 생물 DNA를 복제시킨 뒤 향을 추출하는 방식입니다." 부루마블은 침착하게 프레젠테이션 리모트 버튼을 누르며 발표했다. 모두 집중해서 그녀의 말을 들었다. 한편 라슬러는 모포에 라이터를 틱틱 키더니 모포에 불을 질렀다. "이 미츤는! 미츤는!" 입에 걸린 것 때문에 말이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눈은 처절하게도 눈물에 젖어 있었다.

#205 ◆wJTU1Dy2NxS 2020/05/13 09:54:47

라슬러는 한편 물 양동이를 옆에 끼어두었다. "내가 그래도.. 그 나비 생각만 하면서 참았는데. 이러면 곤란하지.. 대신 살려줄게." "나비야 날자꾸나..라고 외쳐봐. 그러면, 나비가 너한테 날아올라서 희망을 줄걸?" ...미친 년. 아무리 생각해도 단단히 미쳤다. 누가? 내가 미쳤지, 씨발. 나는 최대한 팔을 뻗고 팔에 불이 날 정도로 위아래로 팔을 흔들었다. 모포가 불에 의해 퍼덕이면서 내 팔을 지져올렸다. "아아악! 나비야, 놀자꾸나.. 꿀꺽, 나비야 놀자꾸나! 씨발, 나비야,, 놀자꾸나!! 나비야, 놀자꾸나!!" 내 팔은 나비처럼 날아오르면서도 불꽃을 울었다. 날개 한쪽이 완전히 뜯긴 형상이었다. "야 했잖아! 물, 물로 꺼 미친년아! 나비야 놀자꾸나. 나비야 놀자꾸나! 나비야 놀자꾸나아아!!!!!!!!" ... "으아아악! 나비.. 나비, 나비야 놀자꾸나. 나비야 놀자꾸나아아아아아아!!!!!!" "미친 새끼." 라슬러는 날 보며 웃었다. 아니, 눈은 울었다. 입은 웃었다. 공포스러웠다. 괴악스러웠다. 내가 가장 싫어하는 유형이었다. "나비는 이미 뒤졌어, 너새끼 약 맞고 병신아." "나비가.. 죽어? 나비가.. 죽어..?" 충격에 빠진 나는 순간 실어증에 걸린 듯 잠잠해했다. "나비가 죽어!??! 내가 평생 나비를 위해 살았는데 나비가 죽어?!??! 나비가?!?!? 아.. 아아아아악!!!!" 내 눈물 안에 비친 것. 목받이에 발을 올려놓고 기세등등해하던 부루마블. 섬에서 나를 꺼내준 뒤 경멸스레 웃던 부루마블. 내 계략을 안 것인지 조금 괴이한 표정을 짓던 크로드 부장. 모두 그 눈물 안에 상처럼 맺혀흘렀다. 수상한 곳 전체에 불이 타올랐다. 이미 출구에는 나갈 방도는 없다. 라슬러 년은 같이 자살하려는 생각인 듯 보였다. 그 차도 라슬러가 몬 것이라. "따라서 여러분 투자 하나하나가, 아주 중요한 저희의 자산이고 생명입니다. 고맙습니다." 박수와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부루마블 사장, 내가 하겠네.'라는 연발의 소리가 터졌다. 모두 즐겁게 웃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몰랐다. 대주주총회가 벌어진 알파센타우리 항성계 B0-237행성 812-54구역의 지하에 있는 나의 괴물 같은 비명을, 타오르는 날개의 불꽃을. 』

#206 이름없음 2020/05/13 10:59:16

여기에 스레주가 드디어 소설이 다 끝났으니 감상이 어떻냐는 말 있지 않았던가...?

#207 이름없음 2020/05/19 11:10:46

>>206 헐 궁금해 눈팅만 하다가 막판에 참여했는데 어느샌가 끝났네... 엄청 늦었지만 수고햇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