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제는 제목 그대로 '감정은 기억에 저장될까?'입니다. 심리학 분야에서 긴 토론이 이루어진 주제이기도 한데, 그런 학문적인 지식을 떠나서 그냥 레더 개개인이 생각하는 논제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이 논의는 찬성과 반대라는 이분법적인 측면을 권장합니다. 중용이라는 건 자칫 논의를 오도할 수 있기 때문에 배제하기를 권장합니다. 그냥 여러분의 의견을 자유롭게 적어주시고 담론의 원할함을 위하여 상대방의 의견에 도를 넘은 비방은 삼가해주세요.
감정은 기억에 저장될까?
>>3 제대로 이해한 게 맞아. 달랑 이것만 적기엔 레스가 뭔가 아까워서 반론하면. 과정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지 않을까 해. 레주의 예를 그대로 이용하자면. 과거 상황: 한 명과 대화. 당시 감정: 즐거움. 추후 사실: 대화한 자가 살인마. 이렇다할지라도 처음 기억을 떠올릴 때, 그것이 즐겁다라는 감정을 품게 했다는 건 변하지 않아. 단지 추후 사실을 알게 된 기억이 현재에 이르러 그 과거 상황에 있었던 대화가 끔찍했다는 평가를 내리게 할 뿐이야. 즉 두 가지의 기억이 저 예시에 들어있고 각 기억마다 담긴 감정이 다를 뿐이야.
>>6 트라우마라는 사례는 적절한 반례가 될 것 같아. 수능완성 지문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트라우마를 떠올리니까 마냥 그런 것 같지도 않더라고.
>>8 나한테 계속 앵커 거는 줄 몰랐어. 착각했나 봐. 알려줘서 고마워. 계속 쉐도우 복싱할 뻔 했어...
>>8 레주의 말은, 정리하자면. '기억1' [저장일 2020.01.01] 이런 형태로 기억이 있는데 이 기억을 다시 복귀하면 현재(ex. 2020.02.01)의 상태와 맥락에 의해 새로운 감정을 느낀다는 거 아니야? '나'라는 매일마다 갱신되는 구동 프로그램에 의해서 기억이란 파일에서 느낄 수 있는 감정이 계속 달라진다는 의미인 것 같아. 이 부분에서 '기억1' 이란 파일에 감정이 저장되냐 되지 않냐고 논제인데, 레주는 감정이란 건 구동 프로그램인 나에 의해서 파일을 해석해서 나타나는 것이고. 근데 나는 이 부분에서 좀 다르게 생각했어. 기억1이란 파일을 구동 프로그램으로 읽을 때 새로운 파일이 하나 더 생기는 방식으로 생각했단 말이지? 4레스에서 적었듯이. 내가 기억을 해석해서 감정을 만들면, 그건 기억1 파일과 더불어. '기억2' [저장일 현재]라는 형식으로 내가 해석한 기억이 남는 거야. 해석하고 있는 것도 느꼈던 것도 미래엔 어차피 내가 했던 일로 남으니까 둘 다 기억이잖아. '기억1, 기억2 이런 형태로 남아서 기억1에 저장된 감정a 기억2는 기억1을 현재시점에서 해석했을 때 나타난 감정b를 저장한 것. 기억1이 상황 맥락을 통해 느낀 감정이라면. 기억2는 기억1을 해석한 결과로 나타난 총체물 정도 아닐까?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니?
>>13 옳게 이해한 것 같아 보여.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자면, 감정이라는 건 생리적인 반응에 의해 촉발되거나 개인의 자아로 인해서 만들어진 정념 따위의 것으로 정의할 수 있는데 그러한 감정을 '기억'한다는 건 어떤 형식으로든 내가 그때 그런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는 걸 인지할 수 있는 걸 의미해. 그게 언어의 형식을 빌리든, 생리적인 현상을 빌리든 아니면 생생한 영상과도 같은 기억의 힘을 빌리든 어떤 형식으로든 그 감정이 거기에 있었다는 걸 지각하는 행위야. 위의 논의에서 쟁점이 되고 있는 것은 그 기억을 다시 현재로 복귀시키는 과정에서 그 감정의 발원지가 그때 당시의 기억 그자체인지, 아니면 감정의 존재 사실로부터의 새로운 자각인지가 갈리고 있는 거지. 10레스의 비유를 보면 알아차리기 쉬울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