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야. 내가 쓰고 있는 1920년대 영국 기반 추리 소설이 하나 있는데, 범인이 타인을 살해한 동기를 짜는게 너무 어려워. 단순 사이코패스 살인마로 하자니 이미 클리셰가 너무 남발되었고 악당의 사연을 강조하자니 사실 이 녀석도 좋은 녀석이었어~ 같이 악인 쉴드가 될까봐 걱정이 되더라고. 그렇다고 해서 또 피해자에게 집중하자니 이것도 좀 논란이 있을 것 같아서... 간단히 내가 생각하고 있는 플룻을 이야기하자면 케드릭(범인, 가명)은 어릴적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해 심한 따돌림을 당했어. 그 와중 헬렌(가명)이라는 여자아이가 케드릭에게 손을 내밀었고. 헬렌은 평소에도 평판이 좋은 아이였기에 케드릭 역시 헬렌과 있는 동안엔 괴롭힘을 받지 않을 수 있었고, 케드릭은 자연스레 헬렌에게 연정을 품게 돼. 하지만 케드릭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 턱이 없던 헬렌은 케드릭을 친구 이상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고, 설상가상 헬렌이 먼 마을로 이사를 가버리는 바람에 두 사람은 떨어지게 됐어. 옆에 붙어다니던 헬렌이 사라지니 케드릭은 다시 따돌림을 당하게 되었고, 헬렌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확 다가오게 되니까 케드릭은 옆에 있지도 않은 헬렌을 자신의 구원자 내지는 낙원으로까지 생각하게 되어버렸지. 시간이 지나서 두 사람은 어른이 되었어. 평소 가정이 독실한 종교 집안에 부모가 지나치게 엄격했던 케드릭은 원치 않았던 성직자가 되었고, 그렇게 평화로운 듯 했던 나날이 이어졌다가 케드릭은 어느날 우연히 성당에 찾아온 헬렌을 마주하게 돼. 물론 케드릭은 뛸듯이 기뻐하며 헬렌을 반겼지만, 그 벅참은 오래 가지 못했어. 헬렌에겐 이미 약혼자가 있었거든. 헬렌은 자신들이 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릴 계획이라는 소식을 케드릭에게 전해. 애초에 억지로 사제의 길을 걷게 되었던 터라 신앙심이 티끌만큼도 없었던 케드릭에겐 그 말이 세상의 종말과도 같이 들려왔지. 결국 어렸을 때부터 가정과 바깥 모두에게 거부당했던 설움과 그나마 자신의 편이라고 생각했던 헬렌마저 자신을 떠난단 생각에 케드릭은 질투에 미쳐 이성을 잃어버리고 말았고, 결국 헬렌의 약혼자를 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 헬렌을 온전히 독차지하려는 비뚤어진 집착을 표출하게 돼. 근데 나는 안좋은 과거사가 있었다 한들 케드릭을 전혀 쉴드치고 싶지 않아... 근데 또 과거사를 아예 드러내지 않으면 맥거핀마냥 독자들에게 그래서 얘 왜 이러는데? 하는 의문을 남길 것 같고... 서사를 통째로 뜯어고쳐야할까?....
악인을 어떻게 묘사해야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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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없음
2021/06/23 06:57:13
6
이름없음
2021/06/23 17:38:49
>>2 >>5 그걸로 괜찮은걸까... 범죄를 다루는 소설을 쓸 때는 신중에 신중을 가해야 한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고 있어. 의견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