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세~근세풍의 판타지가 배경입니다. - 진행은 주로 저녁 시간대에 할 계획입니다. - 연속 앵커는 웬만하면 지양해주셨으면 합니다. 단, 1시간이 지나도 앵커가 채워지지 않았을 경우에는 연속 앵커도 가능합니다. - 가볍게 진행하지만,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지나친 개그성 레스는 자제해주세요. (ex. 등장인물의 이름, 복장, ...) - 그런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불미스러운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해당 스레에서 다이스를 굴릴 때는 소문자를 사용해주세요. (ex. dice(숫자,숫자))
용사님, 어디 계세요?
어느 시골 마을, 오래됐지만 잘 가꾼 흔적이 느껴지는 신전의 앞마당에서 대여섯 살쯤 되어 보이는 아이들이 뛰어놀고 있었다. 뉘엿뉘엿 지는 해에 아이들의 그림자가 길게 늘어질 무렵 사제 한 명이 신전에서 걸어 나왔다. 아직 자신이 어떤 사명을 짊어지게 될지 짐작도 하지 못한 사제는 여느 때처럼 아이들을 불러 모았다. "자, 노는 건 이제 끝! 저녁 먹을 시간이야." 아이들은 왁자지껄하게 떠들며 신전 안으로 뛰어 들어갔다. >>3는 아이들이 아무렇게나 던져놓은 공을 챙겨서 정리하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노을빛에 물든 신전은 부모를 잃은, 혹은 부모가 버린 고아들을 맡아 기르는 고아원이기도 했다. 걸음마도 떼기 전부터 신전에서 살아온 사제 >>4은 어느 쪽이냐 하면, 후자였다. 사제의 성별: >>3 (남자/여자) 사제의 이름: >>4 사제의 나이: >>5
"바니아 님도 얼른 들어와서 식사하셔야죠." "네, 사제님." 바니아와 같은 사제복을 입은 여자가 생각에 잠긴 바니아를 불렀다. 인자한 미소가 주름처럼 새겨진 >>8은 이 신전의 사제장이자 바니아를 비롯한 많은 아이를 길러낸 어머니였다. 식사를 마치고 뒷정리를 하고 아이들을 씻기고 잠자리에 드는 것까지 모두 확인한 후에야 신전에서의 공식적인 일과가 끝났다. 바니아는 머리가 굵어지고서부터 사용했던 방으로 돌아가서 책을 펼쳤다. 독서는 유흥을 즐길 수 없는 사제에게 있어 최고의 오락거리였다. 한동안 소설 속 세계에 빠져있던 바니아는 주위가 어둑해지자 책장을 덮었다. 바니아는 신중한 손짓으로 사제복을 정돈하고서 두 손을 모아 그녀가 모시는 신, >>10에게 기도를 올렸다. 매일 반복적으로 행하는, 언제나와 같은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날은 바니아에게, 그리고 바니아가 사는 세계에 있어서 운명의 날 중 하나였다. 사제장의 이름: >>8 바니아가 모시는 신: >>10 (바다의 신 포세이돈, 지혜의 신 아테나, 대지의 신 데메테르처럼 '어떤 관념'의 신 '이름')
눈을 감은 바니아는 평소처럼 기도문을 읊으며 하루를 돌아보는 중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현기증이 느껴져서 눈을 뜬 순간, 바니아는 자신의 방이 아닌 다른 공간에 서 있었다. 바니아가 이동한 공간은 >>12 1. 아무것도 없는 하얀 공간 2. 세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하늘 위 3. 끝이 보이지 않는 거대한 신전의 홀 4. 보름달이 뜬 밤하늘 5. 그 외(자유 기재)
환한 보름달이 뜬 밤하늘, 그녀가 믿는 칼레티아가 생각나는 달빛과 헤아릴 수 없이 가득한 별빛이 어우러져 참으로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문제라면 그곳이 발 디딜 곳 하나 없는 허공이라는 점이었지만. 당황한 바니아는 먼저 비명을 질러야 할지 볼을 꼬집어야 할지, 행동의 우선순위를 정하지 못해 허둥거렸다. "진정해요, 바니아, 나의 사제여." 자애로운 목소리가 들린 건 바니아가 마침내 비명을 지르기 위해 입을 열려고 할 때였다. 꿀꺽 침을 삼킨 바니아의 눈앞에, 그녀가 평생을 바치겠다고 맹세한 신 칼레티아가 달빛 속에서 피어났다. 신전에서 매일 봤던 조각상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신성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바니아는 더 길게 생각하지도 않고 넙죽 엎드렸다. "바니아, 고개를 들어요." 누구의 말씀인데 감히 거역할까, 바니아는 얼른 고개를 들었다. 칼레티아는 그런 바니아의 모습에 잠시 미소 지었다. "갑자기 이런 식으로 불러서 많이 놀랐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하지만 한시가 급한 일이라 어쩔 수 없었답니다." "그럴 리가요! 이렇게 칼레티아 님을 뵐 수 있어서 정말 영광인걸요! 저는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바니아, 제가 이렇게 부른 건 당신에게 긴히 부탁할 일이 있어서예요." 신께서 직접 불러 청하는 부탁이라니? 바니아는 심장이 멎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칼레티아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겠다며 의지를 표명하는 바니아를 알 수 없는 표정으로 바라보았다. "바니아, 갑작스러운 이야기겠지만, 그리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아 세계를 멸망시키려는 존재가 나타날 거예요. 안타깝게도 그자의 정체가 무엇인지는 알아내지 못했어요. 분명한 건 그자가 휘하의 군대를 이끌고 우리 세계를 침공해 오리라는 것과 그자의 침공을 막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겁니다." 청천벽력과도 같은 말에 바니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가 일상생활에서 접했던 것 중 가장 큰 위기라고 해봤자 봄철, 식량을 약탈하러 몬스터 몇 마리가 마을을 쳐들어오는 것 정도였다. 그런데, 멸망? 심지어 신께서도 막아내지 못하는 존재라니? 그런 바니아의 속내를 읽은 듯 칼레티아는 씁쓸한 미소를 띠었다. "그럴만한 사정이 있다고밖에 말할 수 없어서 미안해요. 변명처럼 들리겠지만, 아니 변명을 하자면, 저를 포함한 이 세계의 모든 신이 멸망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답니다. 이렇게 당신을 불러 미리 이를 수 있는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라고 할 수 있어요." 칼레티아는 자신을 감싼 달빛에 손을 뻗어 무언가를 빚어내기 시작했다. 우아한 손짓이 멈추자 달빛을 머금은 >>15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이 보였다. >>15은 그대로 바니아를 향해 날아왔다. 얼떨결에 >>15을 받아든 바니아가 설명을 구하는 눈빛으로 칼레티아를 바라보았다. 달의 신 칼레티아가 바니아에게 준 물건은 >>15 (휴대하기 간편한 물건으로 정해주세요.)
"당신은 앞으로 세상을 멸망으로부터 막을 용사들을 모아야 해요. 그걸 지니고 있으면 용사가 있는 방향을 알 수 있을 거예요. 하지만......." 바니아를 바라보는 칼레티아의 눈에 안쓰러움이 스쳐 지나갔다. "여기서 나와 당신이 나눈 이야기는 입 밖으로 낼 수 없답니다. 그러니 당신은 거울의 인도로 찾아간 용사들을 멸망에 대한 언급 없이 설득해야 해요. 쉽지 않은 일이 될 거예요. 정말 미안해요, 바니아."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바니아는 반쯤 멍한 상태로 손거울만 가만히 쓰다듬었다. "하지만 바니아, 나의 사제, 나의 이름을 걸고 맹세할 수 있어요. 당신이 무사히 용사들을 모으기만 한다면 세상은 멸망하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칼레티아의 손짓에 달빛이 바니아에게 쏟아져 들어갔다. 바니아의 온몸에 신성력이 넘쳐흘렀다. 그와 반대로 칼레티아의 모습은 점점 희미해졌다. "나의 힘을 당신에게 줄게요. 이렇게 무거운 사명을 짊어지게 해서 미안해요. 하지만 당신과 당신이 찾아낼 용사들이 우리의, 이 세계의 희망이랍니다. 당신에게 달의 축복이 늘 함께할 거예요." 바니아가 뭐라고 대답하기도 전에 칼레티아는 달빛에 스며들듯 사라졌다. 여전히 보름달은 환하게 빛나고 있었지만, 처음 봤던 보름달과는 무언가 다른 것처럼 느껴졌다. 바니아는 문득 사무치는 외로움에 칼레티아가 준 손거울을 꾹 쥐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그녀는 기도를 올리던 자신의 방, 책상 앞 의자에 손거울을 쥔 채 앉아있었다.
프롤로그는 여기서 끝! 앵커 걸 때가 마땅치 않아서 분량 조절에 실패했네....다음 이야기도 시작하고 싶은데 지금 너무 졸려서 아무 생각도 안 나ㅠㅠ 본격적인 이야기는 오늘 저녁부터 시작할게. 앞으로 잘 부탁해!
꿈이 아니었구나. 잠에서 깨어난 바니아는 책상 위에 얌전히 놓여있는 손거울을 보며 생각했다. 그럼 간밤의 대화도 내 상상이 아니란 소리지? 바니아는 머리를 감싸 쥐었다. 내심, 자기가 요즘 읽는 영웅서사시에 너무 심취해서 지어낸 이야기였던 건 아닐까, 하고 바랐었는데. 한숨을 푹푹 내쉬며 바니아는 몸을 일으켰다. 일단 사제님이랑 이야기해봐야지. 바니아는 뒷면에 >>20이 새겨진 손거울을 조심스럽게 챙겼다. ">>21. 사제님! 아침 기도 전에 잠시 드릴 말씀이 있어요!" 웃으며 인사에 답하려던 엘린은 멈칫하더니 바니아를 유심히 살폈다. 왜 그러시지, 바니아가 입을 떼려는 순간 엘린은 기도실에서 이야기하자며 몸을 돌렸다. 기도실에 들어서자마자 바니아는 지난 밤, 칼레티아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전하려 했다. 하지만 칼레티아가 일러준 대로 멸망, 용사와 관련된 말은 한 단어도 꺼낼 수 없었다. 한참 입만 벙긋거리던 바니아는 >>22. 달의 신 칼레티아 교단의 상징물이나 표식: >>20 달의 신 칼레티아의 사제와 신도들이 주고받는 인사말: >>21 >>22 1. 팔다리를 휘적거리기 시작했다. (판타지 세상에서도 바디랭귀지는 만고의 진리!) 2. 종이와 펜을 손에 쥐었다. (입 밖으로 낼 수 없다고 그랬지, 쓸 수 없다는 말은 안 했잖아요?) 3. 품속에서 손거울을 꺼냈다. (신의 증표인데 대충 알아보시겠지.) 4. 그 외(자유 기재) >>18 칭찬 고마워!
칼레티아 님께선 입 밖에 낼 수 없다고 그러셨지, 쓸 수 없다고는 안 하셨잖아? 바니아는 신의 허점을 찾아냈다는, 불경스럽지만 조금은 의기양양한 기분으로 펜을 들었다. "바니아 님?" "아니요, 사제님, 그게요......." 물론 신이 친히 일러준 금제가 그리 호락호락할 리가. 움직이지 않는 펜에서 떨어진 잉크가 종이 귀퉁이를 검게 물들였다. 감히 칼레티아를 의심한 자신을 탓하며 바니아는 품속에서 손거울을 꺼냈다. "이건, 칼레티아 님의 신성이 스며든 물건이 분명하군요. 하지만 이런 성물이 있다는 얘기는 들은 적이 없는데." "어제 제가 직접 받은 거예요." "네?" "칼레티아 님께서 저를 부르셨어요. 손거울을 직접 만들어주시고는....... 이 다음은 자세히 말씀드릴 수 없어요. 그러니까, 그게, 말이 나오지 않아요." 바니아가 할 수 있는 설명은 그게 전부였다. 그나마 다행인 건, 오랜 세월 많은 아이를 길러낸 엘린이 저런 두서없는 말에서 진의를 알아내는 데에 능숙하다는 점이었다. 엘린은 칼레티아 교단의 표식이 새겨진 손거울을 바니아에게 돌려주었다. "그래요, 아무래도 바니아 님께서는 칼레티아 님의 사명을 받들게 된 것 같군요. 비밀을 지켜야 하는 아주 중요한 일인 것도 같고요. 그래서, 제가 무엇을 도와드릴 수 있을까요?" 인자한 미소와 따스한 목소리. 침착한 엘린의 태도는 바니아가 마음을 가라앉히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다. 바니아는 가능하면 빨리 여행을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사제님, 죄송해요. 사제님만 신전에 남겨두고 떠나야 한다니....... 사실 저는요." "쉿. 바니아 님, 그러면 안 돼요. 칼레티아 님의 사명을 수행하는 영광된 일인걸요. 그리고 저는 아직 건강하답니다. 바니아 님께서 그렇게 걱정할만큼 늙지는 않았어요. 그나저나 여행이라." 엘린은 바니아에게 돈을 건네주며 상점 거리에 다녀오라고 말했다. 바니아는 어릴 적 엘린의 심부름을 하던 기억이 떠올라 작게 미소 지었다가 금세 침울해졌다. 정말 사제님 혼자서 괜찮으실까. 신전을 나가는 걸음에 힘이 하나도 없었다.
다음에 등장할 바니아의 소꿉친구 프로필을 미리 설정할까 종족: 인간 이름: >>25 성별: 남 나이: >>26 (참고로 바니아는 21세) 직업: >>27 (평민 남자가 마을 내에 거주하면서 가질 수 있는 직업으로 정해주세요. ex. 농부, 상점 종업원, 대장장이의 도제, ...)
이른 아침이었지만 벌써 문을 연 상점도 제법 있었다. 바니아가 지내는 신전이 있는 곳은 작은 시골 마을이었다. 일단은 변경백이 소유한 영지 중 하나긴 한데, 특별히 요충지인 것도 아니고 작황이 대단한 곳도 아니고 그렇다고 특산품이 있는 곳도 아니어서, 마을 규모도 작고 영지민도 적었다. 그런 고로 갓난아기 때부터 신전에서 살았으면서 사제이기까지한 바니아는 마을 사람들 전부와 안면이 있을 수밖에 없었다. 마주치는 사람마다 가벼운 인사와 안부를 주고받는 바니아의 어깨를 누군가 툭 쳤다. "바니아! 네가 이 시간에 여긴 웬일이야?" "살 게 좀 있어서. 오늘은 늦잠 안 잤네?" "언제 적 얘길 하는 거야." 눈썹을 찡그리는 남자는 아이시스, 바니아의 소꿉친구였다. 바니아보다 세 살 적은 아이시스는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고아원 아이들과 뒤섞여 뛰놀고 있었다. 부모님이 멀쩡히 있는 그가 굳이 신전에 놀러 오는 걸 반기지 않는 아이들도 더러 있었지만, 아이시스는 그런 건 조금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뭐 사러 왔는데? 책? 종이? 내가 들어줄까?" "아니, 여행 준비를 하려고. 그러고 보니까 종이도 좀 챙기는 게 좋을까." "뭐? 여행 준비? 누구, 너?" 못 들을 걸 들었다는 듯 아이시스가 큰소리로 되물었다. 놀랄만한 일이긴 하지. 바니아는 길 한복판에 멈춰선 아이시스의 팔을 잡아끌었다. "설명하기는 복잡한데, 그렇게 됐어." "언제 떠나는데?" "아마도 내일이나 모레엔 출발할 거야." "언제 돌아오는데?" 글쎄, 과연 얼마나 걸릴까. 그건 도리어 바니아가 묻고 싶은 말이었다. 여행에 필요한 기본적인 물건과 함께 바니아가 더 산 물건은 >>29, >>30, >>31 ('없음'도 가능합니다.)
무슨 말을 더 하려던 아이시스는 뒤에서 불쑥 튀어나온 스승님에게 귀를 잡힌 채 끌려갔다. 아이시스는 성년식을 치르기 두 해 전부터 제화 장인 밑에서 도제로 일하면서 기술을 전수받는 중이었다. "야! 바니아! 너 가기 전에 나 보고 가야 해!" "사제님 그렇게 부르지 말랬지! 아이고, 사제님,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아이시스에게 손을 흔들어 준 바니아는 목적지였던 잡화상점으로 향했다. 파비안 잡화상점은 >>33의 터줏대감으로, 수십 년이 넘는 세월 동안 신전과 거래해온 곳이기도 했다. 여행 준비를 하러 왔다는 바니아의 말에 주인은 거침없이 이것저것 챙기면서 짐을 꾸렸다. "자, 사제님 이거 한번 들어보세요. 아휴, 우리 사제님 힘이 너무 없으셔서 어쩐다." 이야기 속 모험가들은 무거운 짐을 짊어지느라 끙끙 대진 않던데. 평소에 체력 단련을 좀 할 걸 그랬나, 어쩐지 서글픈 마음이 들었다. 바니아와 아이시스가 사는 마을(영지) 이름: >>33
바니아는 배낭을 둘러메고 신전으로 돌아왔다. 앞으로 이걸 짊어지고 다녀야 한다고 생각하니 눈앞이 깜깜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엘린은 숨을 몰아쉬며 신전 안으로 들어서는 바니아를 안쓰럽게 바라보았다. "예쁜 모자네요, 잘 어울려요. 신발은....... 익숙해지도록 많이 걷는 게 좋겠어요. 그럼 잠깐 저 좀 볼까요?" 엘린이 저런 말을 할 때면 높은 확률로 야단을 맞았었기에 바니아는 반사적으로 숨을 멈췄다. 혹시 단검을 산 게 들킨 걸까? 아니면 물건을 쓸데없이 많이 샀나? "바니아 님, 이거 받으세요." 엘린이 바니아에게 준 것: >>35 1. 1년치 신전 운영 자금 2. 신전을 수호하는 성물 3. 그 외(자유 기재)
엘린은 책상 위에 놓여있던 >>38을 바니아에게 건넸다. 어제오늘 뭘 많이 받는 것 같은걸, 바니아는 시답잖은 생각을 했다. "그건 >>39, 이 신전을 수호하는 성물이에요. 하루에 한 번, 일정한 범위를 보호하는 보호막을 만들 수 있답니다. 사용한 다음에는 밤새 달빛을 쬐어주어야 다시 발동할 수 있어요. >>39은 물리 공격, 마법 공격은 물론이고 독처럼 해로운 물질도 막을 수 있으니 유용할 거예요." "우리 신전에 이런 대단한 성물이 있었어요?" "그렇게까지 대단한 건 아니에요. 아, 지금 한번 사용해볼래요? 신성력을 >>38에 주입해보세요." 말만 들어서는 엄청난 성물인데. 바니아는 조심스럽게 신성력을 일으켰다. "이게 참, 그러니까......." "그렇죠? 범위가 너무 좁은 게 흠이랍니다. 그래도 신성력을 많이 사용하면 보호막의 범위도 늘릴 수 있으니까 유용하게 쓸 수는 있을 거예요." 반짝이는 노란색의 보호막은 달빛을 머금은 것처럼 예쁘긴 했지만, 기도실도 다 덮지 못할 정도로 작은 게 흠이었다. "그래도 사제님, 이게 신전을 지켜주는 거 아니에요? 이런 걸 저한테 주시면 신전은 어떡해요!" "그동안 신전이 위험에 빠졌던 적이 있었던가요? 바니아 님도 아시다시피, 이곳 솔리타는 작고 평화로운 마을이지요. >>39은 지금까지 그러했듯 앞으로도 쓰이지 않을 가능성이 커요. 그러니 여기에 가만히 모셔두는 것보다는 바니아 님이 가져가서 사용하는 편이 훨씬 좋을 거예요." 바니아는 손에 쥔 >>38을 내려다보았다. 막중한 책임감만큼의 무게가 더해지는 게 느껴졌다. 신전을 수호하는 성물: >>38 (어떤 물건인지 적어주세요.) >>38의 이름: >>39
아마 달의 신이니까 방아 찧는 달토끼를 생각하고 정해준 거겠지? 하지만 바니아에게 그 크고 무거운 절굿공이를 이고 지고 다니게 하는 건 너무 가혹하니까.....우리 막자 정도로 타협하면 어떨까? 막자를 약절구라고 부르기도 한대
그날 온종일 바니아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여행을 떠난다는 걸 설명하고 이해시키느라 정신없었다. "나도 여행 가고 싶다." "어디로 가는데요?" "몇 밤 자고 와요?" "그럼 그동안 사제님 못 보는 거예요?" 그나마 열 살쯤 되는 아이들이 바니아를 도와서 몇몇 질문에 대신 대답해주고는 했다. 물론 그들이라고 해서 바니아가 떠나는 걸 아쉬워하지 않는 건 아니었다. 바쁜 하루가 그렇게 지나갔다. 바니아는 마지막으로 짐을 정리한 다음 방을 쓸고 닦았다. 평생이라는 말은 아직 어린 자신에게는 조금 버거운 기간일 수도 있겠지만, 어쨌든 바니아는 평생을 이 작은 방에서 살아왔고, 또 어제까지는 그러리라 생각해왔었다. 말끔하게 정리된 방과는 달리 바니아의 마음속은 걱정과 불안으로 가득해서 어지러웠다. "바니아 님, 잠깐 들어가도 괜찮을까요?" 엘린이 찾아온 건 바로 그때였다. 바니아는 얼른 문을 열어 엘린을 방 안으로 들였다. 자리에 앉은 엘린은 바니아에게 여행하면서 주의해야 할 것들을 하나둘 알려주었다. "네? 사제님은 여기 출신이 아니셨어요?" "여태 말한 적 없었군요. 네, 저는 원래 수도에서 나고 자랐답니다. 사제 서임도 수도에서 받았죠." 사제 서임을 받은 엘린은 수행을 목적으로 전국을 한 바퀴 돌아보는 여행을 떠났다고 했다. 이야기가 길어진다며 자세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일을 계기로 엘린은 솔리타의 신전을 이어받기로 했다고. 그 후로도 한동안 이런저런 조언을 늘어놓던 엘린이 말을 멈추었다. 언제나처럼 따스한 눈길로 바니아를 바라보던 엘린은 조심스럽게 팔을 뻗어 바니아를 끌어안았다. 바니아는 엘린보다도 키가 커지지 오래였지만, 엘린의 품에 안길 때면 항상 어린아이로 돌아가는 듯했다. 어머니의 품이란 바로 이런 거겠지, 바니아는 괜히 눈물이 날 것만 같았다. "바니아, 우리가 모시는 신은 한없이 자비로우시지만, 또 한편으로는 그만큼 가혹하실 때도 있어요. 하지만 아무리 힘들고 포기하고 싶어지더라도 신께서는 시련에 끝을 준비해두셨음을 꼭 기억하셔야 해요. 하지만, 그래도 정 견디기 어려울 때가 온다면 그때는 여기로 돌아오세요. 저는 항상 이 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릴 테니까요." 바니아는 >>45. 솔리타가 속한 나라의 이름: >>43 >>43의 수도 이름: >>44 바니아는 >>45 1. 엘린의 품에 얼굴을 묻고 펑펑 울었다. 2. 흐르는 눈물을 꾹 참고 고개를 끄덕였다. 3. 밝은 목소리로 걱정하지 말라고 말했다. 성격 관련한 앵커는 잘 살려서 쓰기 힘들어서 안 받는 편인데, 그래도 주인공 행동의 방향성 정도는 잡아둬야 할 것 같아서...
심란한 마음으로 잠들었던 밤이 지나고 날이 밝았다. 여느 때처럼 칼레티아 님께 기도를 드리고 아이들과 식사도 마쳤다. 바니아는 잠들기 전 다짐했던 대로 아침 식사를 마치자마자 길을 떠나기로 했다. 시간을 끌면 끌수록 발을 떼기 힘들어지기만 할 터였다. 마음을 굳게 먹은 바니아는 자신을 배웅하러 나온 엘린과 아이들에게 웃는 얼굴로 작별 인사를 마쳤다. "아이시스요? 그 녀석은 아직 안 왔는데요. 집에서는 출발했다고요? 이거 또 다른 길로 샜나. 아, 사제님, 여기 편히 앉아서 기다리시죠." "아니요, 괜찮아요....... 나중에 아이시스가 오면 잘 지내라고 전해주실 수 있을까요?" "예, 물론입죠. 항상 조심하면서 다니시고 무사히 돌아오시길 기도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도 빛의 길을 찾으시길." 떠나기 전에 꼭 보고 가라면서 코빼기도 안 보이는 건 무슨 경우야. 아이시스가 일하는 공방을 나선 바니아는 그대로 성문 쪽으로 향했다. 경비병이라고는 해도 마을 청년회에서 조직한 자경단 소속인 남자의 인사를 받으며, 바니아는 마침내 용사를 찾으러 떠나는 모험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이건 어떻게 작동하는 거지?" 앞으로의 일에 대해 생각하던 바니아는 뒤늦게 자신이 무턱대고 걷기만 했다는 걸 깨달았다. 허둥거리며 칼레티아가 직접 하사한 손거울을 꺼내 들고 요리조리 살펴보았다. 그러고 보니 칼레티아 님은 이걸 어떻게 작동시켜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으셨는데, 어쩌지? 손거울을 작동시키는 방법: >>48 1. 손거울에 신성력을 사용한다. 2. 손거울에 달빛을 비춘다. 3. 손거울을 쥐고 기도문을 읊는다. 4. 그 외(자유 기재)
손거울 뒷면에 새겨진 표식을 슬쩍 눌러보기도 하고 신성력을 일으켜보기도 했지만 아무런 변화는 없었다. 칼레티아 님은 달의 신이시니까 달빛을 비추어봐야 하는 걸까? 그러면 일단 밤이 되길 기다려야. "야, 왜 길 한복판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냐?" 갑자기 들린 아이시스의 목소리에 바니아는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주저앉았다. 생각보다 격렬한 반응에 아이시스도 당황한 표정으로 바니아를 일으켰다. "뭘 그렇게 놀라고 그래?" "네가 왜 여기 있어?" "너 혼자 여행 간다고 하니까 걱정돼서 따라왔지." "뭐?" 황당한 대답에 바니아는 대꾸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입만 달싹이면서 아이시스를 바라보는데 그도 배낭을 멘 게 눈에 들어왔다. 아이시스도 나름대로 작정하고 따라온 듯했다. "내가 어디에 얼마나 오랫동안 가는지 알고 이렇게 무턱대고 따라와? 당장 돌아가!" "혼자 다니는 것보다는 둘이 다니는 게 더 재밌을걸?"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 바니아는 부모님과 스승님을 들먹이며 돌려보내려고 했다. 하지만 아이시스의 고집도 만만치 않았다. 한참을 길가에 서서 옥신각신하던 둘 중 포기한 건 결국 바니아였다. "너 혼자 뒀다가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중에 아주머니랑 아저씨 뵐 면목도 없고....... 미리 말해두는데, 난 놀러 가는 거 아니야. 재미없고 지루한 여행일 테니까 나중에 불평하지나 말라고." "네, 네, 사제님." "어릴 때는 말이라도 잘 들었지, 이제는 다 컸다고 말도 안 듣고 말이야." "자기주장이 확고해진 거라고 해줄래?" 말이나 못 하면 얄밉지라도 않지, 바니아는 투덜거리면서 다시 걷기 시작했다. 아이시스는 바니아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싱글싱글 웃으며 옆에 바짝 따라붙었다.
>>47 창의력이 부족해서 미안해....손거울로 어떻게 할만한 게 떠오르지 않았어ㅠㅠ 그럼 이제 와서라는 생각도 들지만, 더 늦기 전에 바니아랑 아이시스가 어떻게 생겼는지 정해볼까. 자세히 정해주면 고맙지만 좀 부담스러울 수도 있으니까....눈 색, 머리카락 색, 머리 길이랑 키 정도는 정해줘! 쓰고 보니까 충분히 자세한 거 같네.... 바니아의 외형: >>52 아이시스의 외형: >>54
주말엔 좀 많이 진행해볼까 했는데 외모 정하는 걸 이렇게까지 싫어할 줄은 몰랐네....내 의욕이랑 스레 진행이랑 비례할 수 없기는 한데.... 어쨌든 금을 녹여 뽑아낸 실타래와도 같은 머리가 구불거리며 허리까지 내려오고, 등등을 묘사하는 스레는 아니니까 외모는 넘어갈까
바니아는 아이시스와 실없는 대화를 나누며 온종일 걸었다. 평소와는 다른 강행군에 무거운 짐까지 더해지자 저녁을 먹을 때쯤에는 지쳐서 입을 뗄 기력도 없었다. 태어나 처음 해보는 노숙에 어떤 감회라도 떠오를 줄 알았건만, 그저 얼른 몸을 누이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목적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길을 떠났다는 소리야?" "무작정은 아니야. 손거울이 가리키는 방향을 따라서." "그런데 그거 작동시키는 방법도 모른다면서." "...... 이제 알아낼 거야." 바니아는 아이시스의 지적에 입을 다물었다. 너무 대책 없이 떠난 셈인가? 신의 부르심을 받은 거니까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바니아는 배낭 안쪽에서 조심스럽게 손거울을 꺼냈다. 제발 이 방법이 맞아야 할 텐데. 마음속으로 칼레티아를 간절하게 부르며 바니아는 거울에 달을 담았다. 그러자 거울의 표면이 밝게 빛나더니 달빛이 어느 한 방향을 향해 뻗어 나갔다. 호루올라 왕국이 위치한 곳: 대륙의 >>55 (2~8 다이스) 2. 북동쪽 / 3. 동쪽 / 4. 남동쪽 / 5. 남쪽 / 6. 남서쪽 / 7. 서쪽 / 8. 북서쪽 손거울이 가리킨 방향: 대륙의 >>56 (2~8 다이스) 2. 북동쪽 / 3. 동쪽 / 4. 남동쪽 / 5. 남쪽 / 6. 남서쪽 / 7. 서쪽 / 8. 북서쪽
여기서 바로 남쪽이 나온다고? 음.....그러면 동쪽에 가까운지 서쪽에 가까운지 dice(1,2) value : 1 1. 동쪽에 가까움 / 2. 서쪽에 가까움
"달의 신답다고 해야 하나. 그런데 이러면 밤에만 방향을 확인할 수 있는 거잖아? 심지어 거리도 어느 정도인지 가늠도 안 되고. 기왕 알려주시는 거 좀 편한 방법으로 해주시지." "어허, 칼레티아 님께서 다 깊은 뜻이 있어서 그러시는 거야." 바니아는 구시렁거리는 아이시스를 애써 무시하며 잘 준비를 했다. "그나저나 동쪽이면....... >>60이나 >>61? 설마 >>62 섬까지 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러고 보니까 섬도 저쪽이구나. 만약 >>62이 목적지면 어떡하지." 아이시스도 눈가를 찌푸렸다. >>62은 대륙의 동쪽에 있는 섬으로, >>63 대륙의 동쪽에 있는 나라 이름: >>60 대륙의 동쪽에 있는 나라 이름: >>61 대륙의 동쪽에 있는 섬 이름: >>62 >>63 1. 이종족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1을 고른다면, 어떤 이종족이 모여 사는지도 정해주세요.) 2. 각 나라에서 죄를 짓고 도망간 범죄자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3. 드래곤이 둥지를 튼 곳이었다. 4. 그 외(자유 기재)
끝이 없는 마력과 마법에 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재능에 어마어마한 크기의 체구, 그리고 기나긴 수명까지. 감히 드래곤의 영역을 침범할 간 큰 생명체는 없었다. 대륙을 파괴하는 악룡에 혈혈단신으로 맞서는 영웅서사시는 책이나 음유시인의 노래에서나 가능한 일이었다. "설마 신께서 자기 사제한테 그런 일을 시키진 않으시겠지. 그리고 만약 정말로 글라체스로 가야 한다고 하더라도 넌 갈 거잖아? 괜히 고민해봤자 머리만 아플 뿐이야. 피곤할 테니까 얼른 자." 복잡한 심경을 들여다보기라도 한 것 같은 말이었다. 바니아는 고개를 끄덕거리고는 침낭 안으로 들어갔다. "그나저나 문타르랬나, 이거 없었으면 둘이서 불침번을 설 뻔했잖아." "그러게. 신전에 무슨 일이 없어야 할 텐데." "별일이야 있겠어? 너무 걱정하지 마." 짧은 대화가 두어 번 더 오간 후 두 사람 모두 금세 잠에 빠져들었다. 여행 첫날의 설렘과 긴장, 기대와 불안은 그들에게 심적으로도 피로를 안겨주었기 때문이었다. 바니아가 꾸는 꿈의 키워드: >>66 (1~10 다이스) 1~3: 과거 4~6: 현재 7~9: 미래 10: ???
"부탁드려요. 당신이 아니면 저희는......." "더 말씀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걱정은 편지와 함께 저에게 맡기십시오." "...... 정말 고마워요." 이룰 수 없는 사랑에 빠진 자는 어쩌면 이리도 처연하고 아름다운지. 가볍게 고개를 숙이고서 방을 나선다. 문이 닫히는 소리가 고요한 복도를 울린다. 주인의 마음이 심란하니 공간 전체가 숨을 죽인다. 손에 쥔 편지에 시선을 두며 걸음을 옮긴다. 본디 자신은 감히 그에게 말 한마디 붙일 수 없는 신분이지만, 도리어 낮은 신분 덕에 비밀스러운 부탁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 상황에 나는 울어야 하나, 웃어야 하나. 밖으로 나와 그가 기거하는 공간을 돌아본다. 별빛이 강이 되어 흐르는 밤하늘, 그 중앙에 자리한 서글픈 초승달. 해가 들지 않는 정원에는 밤에 피는 꽃들만 가득해서 언제 어느 때 찾아와도 항상 은은한 꽃향기가 가득하지. 어째서 나는 여기에 있을 수 없는 걸까. 만약 나라면, 내가 선택받는다면, 그렇게만 될 수 있다면 나는 무슨 일이든 할 텐데. 바스락거리는 소리에 고개를 내린다. 무심코 손에 힘이 들어간 탓에 편지 귀퉁이가 구겨진 게 눈에 들어온다. 이러면 안 되지, 조심스러운 손길로 구겨진 부분을 편다. 접힌 자국이 남았지만 눈에 크게 거슬릴 정도는 아니다. 하긴 그게 무슨 상관이랴. 종이가 구겨진다고 해서 거기에 담긴 애절한 마음이 훼손될까. 푸념은 충분하다. 이제 지상으로 내려갈 때다. 목적지는 이 편지를, 고귀한 분의 과분한 사랑을 받는 자가 사는 곳. 그곳은.......
"야, 바니아! 피곤한 건 알겠는데 슬슬 일어나." 눈을 뜨자 인간 소년의 얼굴이 시야에 가득했다. 누구일까, 아니, 그전에 나는 아직 지상으로 내려가지도 않았는데....... 지상? "잠이 덜 깼구나. 자, 저기 가서 얼른 세수라도 하고 와." 등을 떠미는 손길에 바니아는 눈만 깜빡이며 반사적으로 다리를 움직였다. 머릿속에 안개가 낀 듯 몽롱한 기분이었다. 단순히 잠이 덜 깬 것과는 달랐다. 아무래도 꿈의 여운이 강하게 남은 듯했다. 그런데 무슨 꿈이었지. 눈을 뜬지 얼마나 지났다고 벌써 꿈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았다. 여행의 둘째 날은 꺼림칙한 기분으로 시작되었다. 그래도 다행인 건, 반나절쯤 더 걷자 >>71 영지에 도착했다는 점이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 사제님." "이야, 확실히 사제님이랑 같이 다니니까 성문도 빨리 통과하고 경비병 태도도 정중하고, 좋은데?" "사제님이라고 부르지 말랬지." 아이시스는 대충 대답하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솔리타를 벗어난 적 없는 바니아는 당연히 다른 영지에 방문하는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아이시스는 그래도 바니아보다는 사정이 나아서, 스승님을 따라서 >>71에 서너 번 와봤다고 했다. "아, 이쪽이야. 저기 스튜가 꽤 맛있어. 거기다 다른 데에 비해서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고 스승님이 그랬거든." 익숙한 걸음으로 앞장서는 아이시스를 따라 도착한 곳은 한적한 골목에 자리한 선술집이었다. 저렴한 가격에 맛있는 스튜라는 아이시스의 말이 거짓은 아닌 듯 그럭저럭 넓은 홀에는 사람들이 가득했다. "맛있게 드세요!" 바니아는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신전도 아닌 곳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과 함께 식사한다는 게 어색해서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데 우리 계속 동쪽으로 걸어갈 거야?" "일단 그래야지. 매일 밤 방향이 맞는지 확인해야겠지만." "아니, 방향 문제가 아니라, 도보로 이동하냐는 말이었어." 생각해보지 않은 문제에 바니아는 스튜를 휘적거리다가 물었다. "말을 살 돈이 있냐도 문제지만, 난 말 못 타는데. 넌 말 탈 줄 알아?" "모르지. 적당히 비슷한 방향으로 가는 마차가 있으면 좋을 텐데." 바니아와 아이시스가 도착한 영지 이름: >>71 바니아와 아이시스에게 말을 건 사람이 >>72 (1~2 다이스) 1. 있다. / 2. 없다.
음, 다이스로 정해줬으면 했으니까, 말을 건 사람이 있는 걸로 할게 그럼 말을 건 사람의 정체는 >>77 1. 다른 교단의 사제 2. 소규모 용병단 3. 상인
어제 하루만 걸어도 그렇게 피곤했는데, 앞으로 계속 걸어서 이동하는 건 정말 많이 힘들겠지. 바니아의 상념을 깬 건 어떤 >>79의 목소리였다. "안녕, 사제님! 내가 저기서 우연히 사제님 이야기를 들었는데 말이야." "사제님한테 그런 식으로 말하면 어떡해! 죄송해요, 얘가 원래 버릇없는 애라서요. 사제님께서 너른 마음으로 이해해주세요." 바니아는 >>79와 갑자기 나타난 다른 한 사람을 바라보았다. 둘 다 활동하기 편한 복장에 허리춤에는 검을 한 자루씩 차고 있었다. 이게 갑자기 무슨 일이지. 아이시스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그도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바니아를 쳐다보는 중이었다. 흔한 상황은 아닌가? "사제님, 저희가 드릴 말씀이 있는데 잠깐 앉아도 될까요?" "아, 네, 여기 앉으세요." 바니아는 벌떡 일어나 아이시스 옆으로 자리를 옮겼다. 두 사람이 가볍게 실랑이를 벌이면서 맞은편에 앉는 동안 아이시스가 작게 속삭였다. "야, 그렇게 대뜸 허락하면 안 되지." "그냥 대화하자는 거잖아. 일단 말은 들어봐야지." "사제님?" "네, 말씀하세요!" >>80은 사람 좋아 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말을 건 사람의 성별: >>79 (남자/여자) 다른 한 사람의 성별: >>80 (남자/여자) 두 사람이 바니아에게 말을 건 용건: >>81 1. 용병단의 의뢰에 동행을 부탁하기 위해 2. 용병단원을 치료해달라고 부탁하기 위해 3. 달의 신의 신성력이 필요한 일을 부탁하기 위해 4. 그 외(자유 기재)
"일단 저희 소개부터 해야겠네요. 저희는 >>83 용병단 소속 용병입니다. 용병단이라고는 해도 다섯 명밖에 안 되는 소규모긴 하지만요. 아무튼 저희가 사제님께 말을 건 까닭은요. 얼마 전에 우연히 >>84을 발견했는데, 글쎄 그게 달의 신과 관련이 있더란 말이죠. 그래서 저희는 뭔가 대단한 게 숨겨진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 중이었거든요. 그런데 세상에, 칼레티아 님을 모시는 사제님과 이렇게 마주치게 되다니! 그래서 아, 이것도 어찌 보면 칼레티아 님께서 안배하신 운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 실례를 무릅쓰고 대화를 청하게 된 거랍니다." 바니아는 물 흐르듯 이어지는 여자의 말에 감탄했다. 적절한 완급 조절에 예의를 지키면서도 친근함을 불러일으키는 태도는 여자가 용병이 아니라 사실 음유시인이라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였다. 아니, 그런데 방금 뭐라고 그랬지? "잠시만요, 칼레티아 님과 관련이 있다고요? 그럼 신전에 보고하셔야죠!" 곤란한 듯 눈썹을 찌푸리는 여자 옆에서 남자가 작게 혀를 찼다. 물론 맞은편에 앉아있었기 때문에 바니아는 그 모습을 놓치지 않았다. 남자와 여자가 속한 용병단의 이름: >>83 >>83 용병단이 발견한 것: >>84 1. 검 2. 펜던트 3. 던전 4. 그 외(자유 기재)
"네, 당연히 그래야죠. 하지만 저희가 펜던트를 발견함으로써 사제님들의 수고를 덜어드린 셈이잖아요. 이왕 이렇게 된 김에 펜던트에 어떤 힘이 깃들어있는지 알아내기까지 하면 더 좋지 않을까요?" "겸사겸사 사용하기도 하면서요?" 여자는 대답 대신 서글서글한 미소를 지었으나, 처음처럼 그 미소가 호의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았다. 성물을 발견하고는 신전에 곧장 돌려주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는 건 사제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을 때 누누이 들어온 말이었다. 비싼 값에 장물로 팔아버리는 건 오히려 다행이라 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최악의 경우, 신성한 힘을 사사로이 남용하는 바람에 성물이 힘을 잃을 수도 있었다. 바니아가 마음을 굳게 먹고 입을 떼려는 순간, 가만히 앉아있던 남자가 말을 내뱉었다. "그런데 사제님은 옆에 있는 꼬마랑 둘이서만 여행을 다니시나 봐? 귀하신 몸인데 좀 더 안전을 챙기셔야지. 길 가다가 나쁜 놈들을 만나면 어쩌시려고 그래." "넌 조용히 있어. 하지만 사제님, 이 친구 말이 틀린 것도 아니랍니다. 원래 여행길에는 온갖 나쁜 일들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바니아는 마른 침을 삼켰다. 아이시스가 옆으로 바짝 붙어 앉는 게 느껴졌다. 맥스 용병단은 다섯 명이랬나? 아니, 우리 둘을 어떻게 하는 데에 다섯 명씩이나 필요하지도 않을 거야. 그리고 이제야 새삼스럽게 깨달은 거지만,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벽을 등지고 앉아 있어서 도망치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었다. "사제님, 저희가 사제님께 부탁드리고자 하는 건 별거 아니랍니다. 신성력을 불어넣어서 펜던트가 어떤 힘을 가졌는지,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지 알려주시기만 하면 돼요. 간단하죠? 물론, 저희는 용병. 그에 대한 보답도 마땅히 해 드릴 생각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펜던트를 신전에 바칠 때까지, 사제님은 펜던트에 대해서는 입 다물고 계셔야겠지만." 여자가 남자의 옆구리를 푹 찌르며 티격태격했지만, 바니아에게는 들리지도 보이지도 않았다. 사제로서 이 제안은 거절해야 마땅했다, 하지만. 바니아는 아이시스를 한번, 사제복 소매에 새겨진 칼레티아의 표식을 한번 바라보았다. 바니아는 >>88 1. 맥스 용병단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2. 맥스 용병단의 부탁을 거절한다. 3. 그 외(자유 기재)
"알겠습니다. 여러분의 제안을 받아들이도록 하죠. 다만, 펜던트가 여러분 기준에서 쓸모없다고 하더라도 저에게 책임을 묻는 일은 없어야 할 겁니다." "물론이에요. 역시 사제님, 현명하신 판단입니다. 펜던트는 저희가 묵는 방에 있으니 같이 올라가실까요?" 바니아는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제로서의 신념과 신께서 내려주신 사명, 저울질할 것도 없었다. 용병들을 따라서 계단을 오르는데 아이시스가 무언가 말하려는 듯 입술을 움찔거렸다. 바니아는 작게 고개를 가로저었다. 안내되어 들어간 방 안에는 용병 셋이 이미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소란스러운 인사와 바니아를 향한 찬양이 지나간 후에야 용병 중 하나가 목에 걸고 있던 펜던트를 풀어냈다. 성물을 직접 착용하고 있었단 말이야? 황당한 심정이 눈길에 묻어났는지 용병은 머쓱한 표정으로 머리를 긁적거렸다. "자, 사제님, 부탁드려요." 별거 아니야, 그냥 신성력을 일으키기만 하는 일인걸. 바니아는 자신의 손끝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여섯 쌍의 눈길을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펜던트의 능력: >>92 (1~5 다이스) 1. 어두운 데에서 빛을 밝힌다. 2. 신성한 기운이 담긴 공격을 날린다. 3. 공격을 막는 보호막을 펼친다. 4. >>90 5. >>91 신성력이 없는 사람도 펜던트를 사용할 수 있는지 여부: >>93 (1~2 다이스) 1. 신성력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다. 2. 신성력이 없으면 사용할 수 없다.
바니아는 정신을 집중해서 신성력을 펜던트에 주입했다. 달의 신 칼레티아와 관련이 있다는 여자의 말은 사실이었다. 펜던트는 신성력에 반응해서 밝게 빛났다. 그리고, 그게 전부였다. "아니, 잠깐만요, 사제님! 진짜 그게 다예요?" "설마, 그럴 리가! 사제님, 다시 한번 해보세요!" "여러 번 해도 똑같아요. 이 펜던트는 분명 칼레티아 님의 기운에 반응하는 성물이지만, 어둠을 몰아내는 능력만 가졌을 뿐인 거죠." "말은 거창하네. 그냥 횃불 대용인 거잖아?" 용병들의 반응은 꽤 격렬했다. 아마도 이 성물을 얻기 위해 힘든 여정을 거쳤으리라. 바니아는 애꿎은 펜던트를 만지작거리면서 눈치를 살폈다. "다들 조용히 해. 사제님께서 놀라시잖아." 바니아에게 말을 걸었던 여자는 발언권이 꽤 있는 편인지, 여자의 한 마디에 용병들은 작게 투덜거리면서도 목소리를 낮추었다. 여자도 허탈하기는 마찬가지인 듯 관자놀이를 꾹꾹 눌렀다. "사제님, 사제님 말씀이 옳아요. 역시 성물은 신전에 바쳐야죠. 하지만 저희가 갈 길이 바쁘고 하니, 사제님께 펜던트를 드리는 걸로 대신할 수 있을까요?" "네, 물론이죠. 칼레티아 님께서 여러분을 축복하실 겁니다." 사제답게 미소 지었지만, 바니아는 펜던트가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쓸모없기 때문에 이렇게 쉽게 넘겨준 거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험악한 상황으로 흘러가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사해야지. 바니아가 작별의 인사를 하려는데, 아이시스가 불쑥 입을 열었다. "보상은? 분명히 펜던트를 감정해주면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해주겠다고 했잖아?" 맥스 용병단은 >>97 (1~2 다이스) 1. 펜던트가 보상이라면서 발뺌한다. 2. 약속은 약속, 금전적 보상을 해준다. 조명 역할만 하는 펜던트인데, 하물며 신성력이 없으면 쓰지도 못해! 내가 맥스 용병단이었다면 엄청 허무했을 거야...
말이 나온 김에 >>100을 판정해볼까 펜던트의 정체는 dice(1,2) value : 2 1. 정말 그냥 조명 역할이다. 2. 사실 이 빛에는 신성력이...!
"비실비실한 꼬마다 싶었더니, 호위가 아니라 종자였군?" "뭐?" 바니아는 얼른 아이시스를 말렸다. 용병들은 아이시스가 노려보는 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은지 웃기만 했다. 아이시스가 조금 토라지긴 했지만, 맥스 용병단은 흔쾌히 약속한 보상을 치렀다. "너무 긴장해서 손이 다 축축해." "그러니까 바니아, 앞으로는 모르는 사람이 말 건다고 무작정 다 받아주면 안 돼." "하지만 나는 사제잖아. 도움을 청하는 이의 목소리에 응답하는 게 사제의 직무란 말이야." "그게 목숨보다 소중하지는 않겠지?" 그건 그렇지. 바니아는 앞으로는 조심하겠다고 아이시스와 약속했다. "식사도 마쳤고 뜻밖의 수확도 있었으니까 이만 출발하자." "걸어서?" "응. 생각해 봤는데, 일단 국경까지는 걸어서 간 다음에 콰브로 왕국으로 넘어가는 마차 편을 구하는 게 나을 것 같아." "그럼 다음 목적지는 >>103인가. 거기가 변경백님께서 사는 곳이지?" >>103까지는 걸어서 이틀거리. 바니아와 아이시스가 초행길인 걸 고려하면 거기에 한나절에서 하루쯤을 더해야 할 터였다. 아이시스의 주도하에 잡다한 물건을 보충한 둘은 하일린의 성문을 나섰다. 하염없이 길을 따라 걷기만 하는 지루한 하루의 시작이었지만, 그래도 둘이라서 지겹지는 않았다. 콰브로 왕국과 맞닿은 영지 이름: >>103 >>103에 도착한 바니아와 아이시스에게 벌어진 일: >>106 (1~5 다이스) 1. 아무런 일도 벌어지지 않았다. 2. 달의 신의 사제와 마주쳤다. 3. 소매치기를 당했다. 4. >>104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5. >>105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101 저런....졸지에 바니아는 맥스 용병단에게 사기를 친 꼴이 되어버렸네!

>>106 반가워! 아, 그리고 이건 나름대로 만들어 본 지도인데....임시로 만든 거라서 조금 바뀔지도 몰라. 그래도 대략적으로는 이렇게 생겼어
"너무 두리번거리지 마. 사람들이 다 쳐다보잖아." "그러는 너도 눈이 이리저리 돌아가는데?" "그러니까 머리는 고정하고 시선만 돌리는 거지." 콰브로 왕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루델라 백작령은 바니아가 살던 솔리타와 잠깐 방문했던 하일린과는 비교하는 게 미안할 정도로 크고 사람으로 넘쳐났다. 바니아는 시골에서 올라온 티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입이 자꾸만 벌어지려는 걸 막을 수 없었다. 아이시스도 혼이 나간 표정인 건 바니아와 비슷했다. "야, 저기 엘프도 있어. 신기하다." "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지 마, 아이시스." 바니아는 지나가는 엘프에서 시선을 떼지 못하는 아이시스를 잡아끌었다. 하지만 바니아도 숲의 일족이라고 불리는 엘프를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었기에 저절로 눈길이 갈 수밖에 없었다. 수없이 많은 이야기와 노래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엘프는 길쭉한 귀에 호리호리한 체형, 그리고 무엇보다도 아름다운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저녁 식사도 할 겸, 식당이 딸린 여관으로 들어갔다. 호루올라 말과 콰브로 말이 반씩 섞인 대화, 인간과 이종족의 구분 없이 가득한 사람에 둘은 어쩐지 압도당하는 기분이 들었다. "정신이 하나도 없네. 백작령이 이 정도면 수도는 어떨지 상상도 안 되는데." "여긴 백작령이라고는 해도 국경이 맞닿아 있는 곳이잖아. 상인과 용병의 출입이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영지니까 더 번화한 거지." "식견이 뛰어난 사제님이시군요." 갑자기 끼어든 목소리에 바니아와 아시시스는 흠칫 놀랐다. 어딘가 기시감이 느껴지는 상황에 둘의 얼굴에 경계심이 떠올랐는지, 말을 건 >>110는 두 손을 들어 보였다. ">>113. 갑자기 끼어들어 많이 놀라신 모양이군요. 타국에서 사제님을 만나니 반가운 마음에 그만 실례를 저지르고 말았습니다."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도 빛의 길을 찾으시길. 저도 타지에서 사제님을 만나 뵙게 되어 기쁩니다." >>110는 바니아처럼 펑퍼짐한 사제복을 걸친 사제였다. 소매에 새겨진 표식으로 미루어 보아 >>112을 모시는 듯했다. >>110는 누가 봐도 사제다운 인자한 미소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바니아의 옆에 앉았다.
바니아에게 말을 건 사제의 성별: >>110 (남자/여자) 바니아에게 말을 건 사제의 출신: >>111 (1~3 다이스) 1. 콰브로 왕국 / 2. 몬타나스 왕국 / 3. 남동쪽의 왕국 바니아에게 말을 건 사제가 모시는 신: >>112 (달의 신 칼레티아처럼 '어떤 관념'의 신 '이름') >>112 교단의 인사말: >>113 (ex. 한 치 앞이 안 보이는 어둠 속에서도 빛의 길을 찾으시길) 사제가 바니아에게 말을 건 이유: >>114 1. 호루올라 왕국의 소식을 알고 싶어서 2. >>112 교단에서 칼레티아 교단에 전할 말이 있어서 3. 콰브로 왕국의 상황에 대해 경고하기 위해서 4. 그 외(자유 기재)
어느새 내 옆에 앉았어! 하지만 이번에는 사제잖아? 그러면 괜찮지 않을까? 바니아가 갈팡질팡하는 사이 아스테리온의 사제는 아이시스에게도 살짝 눈인사를 건넸다. 사제복의 위력일까, 아이시스도 얼떨결에 고개를 숙였다. "사제님, 저는 별의 신 아스테리온 님의 보잘것없는 종, >>116이라고 합니다." 독특한 몬타나스 억양이 섞인 >>116의 설명은 이러했다. 스스로 자유로운 영혼이라 칭한 >>116은 어려서부터 대륙을 일주하는 게 꿈이었다. 사제 교육을 수료한 그는 대륙에 존재하는 모든 아스테리온 신전을 방문하겠다는 포부를 가지고 고향을 떠났다. 그렇게 몬타나스 바로 옆인 콰브로를 반쯤 돌아보았을 무렵, 그날 밤도 어김없이 하늘을 바라보던 >>116은 별빛이 희미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중요한 사항을 이제야 알아차리다니, 아스테리온 님을 모신다고 말하기도 부끄러울 정도예요." "별빛이 희미해졌다니....... >>116 님을 의심하는 건 아니지만, 그 당시의 기상 상태가 문제였던 건 아닐까요?" 바니아도 달의 신을 모시는 사제. 별의 신 아스테리온을 따르는 사제들만큼은 아니어도 밤하늘의 별을 관찰하는 건 익숙한 일이었다. 하지만 >>116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것도 당연히 따져봤습니다만, 날이 바뀌고 지역을 달리해도 별빛이 희미해졌다는 사실만 거듭 확인할 수 있었어요. 아무래도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한시라도 빨리 교단에 알리기 위해서 호루올라로 넘어왔습니다. 저희 신전은 세워진 곳이 드문 편이거든요." 바니아에게 말을 건 사제의 이름: >>116
작게 미소 짓는 츠로혼의 얼굴에는 심각한 기색이 가득했다. 바니아도 덩달아 심란해졌다. 신을 믿는 사제와 신도의 수에 따라 신의 힘이 세지는 것처럼, 신의 힘이 약해지면 신을 따르는 사제들의 신성력도 약해지기 마련이었다. 별의 신 아스테리온의 신성을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건 밤하늘을 빛내는 별빛. 별빛이 희미해졌음은 곧 아스테리온의 신성에 무슨 일이 생겼다는 것을 뜻했다. "저는 바니아 님을 이렇게 만나게 된 데에도 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달과 별의 기원에 대해 두 교단 사이에 다툼이 있다는 건 바니아 님께서도 물론 아시겠지만, 그것도 다 칼레티아 님과 아스테리온 님 사이에 깊은 연이 있어서 그런 것 아니겠어요? 그러니 바니아 님, 칼레티아 교단에도 이 사실을 전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아스테리온 님께서 힘을 잃었다는 건 저희 교단의 약점이 될 테니 비밀에 부쳐야 합니다만....... 형제와도 같은 칼레티아 교단이라면 이를 자기 일처럼 여기고 저희를 외면하지 않으리라 굳게 믿습니다." 바니아는 강한 확신을 담은 채 자신을 바라보는 츠로혼의 시선을 무심코 피했다. 일개 사제인 바니아가 교단과 교단 사이의 일에 확답을 줄 수는 없을뿐더러, 지금 자신은 용사를 모으기 위해 여행을 떠난 참이 아니던가. 가는 길에 칼레티아 신전을 지나치긴 하겠지만, 이런 중대한 사안을 전하면 붙잡혀서 몇 날 며칠을 허비하게 될지 모를 일이었다. 바니아는 >>119 1. 츠로혼의 부탁을 거절한다. 2. 츠로혼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3. 츠로혼의 부탁을 받아들이되, 동행을 요청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아이고, 마지막 문장에 오타가 있었네! 칼레티온 -> 칼레티아로 고칠게!
"제가 감히 칼레티아 교단을 대표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아스테리온 교단을 결코 좌시하지는 않을 거예요. 다만 츠로혼 님께서 양해해주셨으면 하는 게 있는데요." 바니아는 지금 모종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해 여행 중이며, 따라서 콰브로에 있는 칼레티아 신전까지 동행해주었으면 한다고 이야기했다. 츠로혼이 눈을 반짝이며 사명이 무어냐고 되물었지만, 바니아는 그에 대해 입도 벙긋할 수 없는 처지였다. "영광스럽게도 신의 부르심을 받았다고만 말씀드릴 수 있어요." 다행인 건 바니아도 츠로혼도 사제였다는 점이었다. 신의 부르심이라는 무엇도 설명하지 못하는 단어에도 츠로혼은 이해했다는 듯 고개를 끄덕거렸다. "왔던 길을 돌아가는 셈이 되지만, 아스테리온 신전보다는 칼레티아 신전이 더 가까울 테니 시간을 아낄 수 있겠죠. 바쁘신 와중에도 부탁을 들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별의 가호가 바니아 님께 깃들 거예요." 짧은 시간이지만 함께 다니게 된 셋은 그제야 정식으로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츠로혼은 앞서도 말했듯 몬타나스 왕국 출신으로, 대륙 일주 여행을 시작한 지는 석 달쯤 되었다고 했다. "북쪽은 확실히 몬타나스보다 춥더라고요. 그 땅에 자리 잡고 살기 시작한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인내심을 가진 분들이 아닐까 싶어요." 북쪽의 >>124 나라를 천천히 구경한 츠로혼은 발길을 남쪽으로 돌렸다. 원래대로라면 콰브로와 호루올라를 거쳐서 >>125을 통해 서쪽 반편으로 넘어갈 계획이었다고 덧붙였다. 츠로혼의 나이: >>122 (22세 이상으로 정해주세요.) 현재 계절: >>123 (대륙의 기후는 평범하게 봄/여름/가을/겨울의 사계절입니다.) 북동쪽에 존재하는 나라 수: >>124 (2~5 다이스) 대륙의 남쪽에 존재하는 지역의 이름: >>125
"친구와 함께하는 여행이라, 두 분은 참 사이가 좋으시군요. 사실 저도 같은 날 서임을 받은 친구에게 몬타나스만이라도 한 바퀴 둘러보자고 했는데, 단칼에 거절하지 뭐예요. 힘들게 공부해서 정식으로 사제가 되었으니 아스테리온 님께 도움이 되어야 한다면서요. 그래서 저는 항변했죠, 대륙을 돌면서 아스테리온 님을 따르는 신도를 한 명이라도 늘릴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신께 보답하는 일이 아니겠느냐고요! 참, 두 분은 그럼 콰브로에 가는 게 이번이 처음이시겠군요? 콰브로는 말이죠." 츠로혼은 보기보다 말이 많은 편이었다. 그래도 혼자 신나서 떠들기만 하는 건 아니었다. 츠로혼은 능숙하게 바니아와 아이시스의 반응을 살피며 대화 주제를 자유자재로 바꾸고는 했다. 거기에 돌아다니면서 본 것들을 실감 나게 전해주기까지 하니, 둘은 피곤한 것도 잊고 츠로혼의 이야기에 빠져들었다. "이런, 제가 제 이야기에 빠져서 여러분을 너무 늦게까지 붙잡아두었네요. 내일도 일찍 일어나서 길을 떠나야 하니 이제 그만 잠을 청하도록 할까요? 별빛과 함께 평안한 밤 되시길." 바니아와 아이시스도 하품이 나오는 입을 가리며 인사를 건넸다. 무거운 발을 끌며 방으로 들어간 바니아는 침대에 몸을 던졌다. 수많은 여행객이 거쳐 간 여관의 침대는 빈말로도 안락하다고는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신전을 떠난 이래로 계속 차디찬 길에서 노숙했던 바니아에게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콰브로 왕국에서 칼레티아 신전이 있는 영지 이름: >>127 루델라에서 >>127까지 마차를 타고 며칠이나 걸리는지: >>128 (2~5 다이스) >>127까지 가는 동안 벌어진 일: >>131 (1~5 다이스) 1. 아무 일도 없었다. 2. 산적을 만났다. 3. 몬스터를 만났다. 4. >>129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5. >>130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음...이왕 1레스에 공지까지 해놨으니까 다시 굴린 걸 쓰는 쪽이 깔끔하겠다 그럼 3번이니까, 몬스터를 만나게 되었네 >>134 괜찮아!
다음 날, 졸린 눈을 비비며 바니아와 아이시스가 식당으로 내려왔을 때 츠로혼은 이미 식사를 마친 뒤였다. 둘에게 아침 인사를 건넨 츠로혼은 한 사람을 소개했다. "칼레티아 신전은 엘 바드에 있다고 했죠? 마침 여기 계신 발트 님께서 콰브로 북쪽까지 가시는데, 중간에 엘 바드를 거쳐 가신다고 해요. 그래서 저희를 마차에 태워주실 수 있냐고 부탁드렸는데, 흔쾌히 허락해주셨답니다!" "불안한 여행길에 사제님들이 함께해주신다면 그보다 더 안심이 되는 게 뭐가 있겠습니까! 일행은 저 말고 한 사람 더 있습니다. 짐마차라 협소하긴 하지만, 그래도 걸어가는 것보다야 한결 편하실 겁니다." 바니아는 발트에게 고개 숙여 감사를 표했다. 그나저나 츠로혼은 아침 식사를 하는 그 짧은 사이에 마차를 얻어 탈 사람을 찾아낸 거야? 바니아는 츠로혼의 수완에 혀를 내둘렀다.
바니아 일행은 발트와 그의 동행인 마이어스와 함께 길을 떠났다. 발트와 마이어스는 행상인으로 호루올라와 콰브로를 넘나들며 물건을 사고판다고 했다. 발트의 짐마차에 탄 츠로혼은 그새 발트와 친해져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니아와 아이시스가 탄 마차의 주인인 마이어스는 과묵한 사람인지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던 아이시스는 소일거리라도 하겠다며 일행들의 신발을 하나하나 수선하기 시작했다. 마차를 얻어타고 국경을 넘어 콰브로 왕국에 들어선 지도 이틀. 발트는 내일이면 엘 바드에 도착할 거라고 말했다. "행상을 시작한 뒤로 길 위에서 이렇게 편하게 잔 적이 없었는데, 벌써 아쉽습니다. 둘이서 번갈아 가며 불침번을 서는 건 꽤 고역이거든요. 그렇지, 마이어스?" 마이어스는 빵을 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고 보니 두 분이서만 다니는 건 위험하지 않나요? 상품까지 있으시잖아요." "예, 그리 안전하다고는 할 수 없죠. >>137 산맥 근처에서 몬스터나 산적 떼의 습격을 받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여기는 그쪽과는 멀리 떨어진 편이니 괜찮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한참 작물을 거둬들이는 시기. 몬스터든 인간이든 수확을 방해하지는 않는 법입니다." 하긴 이 길을 한두 해 다닌 게 아니니 나름대로 대비책이 있겠지. 바니아는 잠들기 전, 배낭에서 문타르를 꺼내서 신성력을 불어넣었다. 달빛 보호막이 일행들과 말, 마차까지 모두 감쌌다. 다시 봐도 신기하다며 감탄하는 츠로혼과 발트의 목소리를 들으며 바니아는 눈을 감았다. 콰브로 왕국과 몬타나스 왕국 사이에 있는 산맥의 이름: >>137 바니아 일행을 습격한 몬스터: >>138 (1~3 다이스) 1. 고블린 2. 오크 3. 트롤 바니아 일행은 >>139 1. 문타르의 보호막에 의지해서 몬스터가 포기할 때까지 버틴다. 2. 몬스터를 공격한다. 3. 말을 미끼 삼아 내버리고 도망간다. 4. 그 외(자유 기재)
"바니아, 얼른 일어나!" 바니아는 거칠게 몸을 흔드는 손길에 번쩍 눈을 떴다. 가장 먼저 보인 건 심각한 표정으로 가득한 아이시스의 얼굴이었다. 아이시스 뒤편으로는 아직 어두컴컴한 밤하늘이 보였는데, 이상하게도 시야가 밝았다. 몸을 일으킨 바니아는 발트와 마이어스가 횃불을 손에 들고 모닥불에 장작을 급하게 밀어 넣는 걸 보았다. 뭔가 급박한 상황이 벌어진 걸까, 바니아는 얼른 침낭 밖으로 빠져나왔다. 그사이 아이시스는 츠로혼을 깨우고 있었다. "사제님, 오크, 오크입니다." 앞을 가리키는 발트의 손이 눈에 보일 정도로 크게 떨렸다. 바니아는 발트가 가리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어둠 속에서 흉흉한 빛을 뿜는 >>141 쌍의 눈동자가 이쪽을 노려보는 중이었다. 바니아는 잠깐 숨을 멈추었다. 오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본 건 처음이었다. 이야기 속 영웅들이 모험을 떠나면 제일 먼저 마주치는 흔한 몬스터라지만, 실제로 마주하니 상상과는 너무도 달랐다. "바니아 님, 이 보호막은 얼마나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습니까? 적어도 해가 밝을 때까지만 버티면 될 겁니다. 오크는 야행성이라 밤눈은 밝지만, 햇빛 아래에선 제대로 눈도 뜨지 못하거든요." "해가 뜰 때까지라면 버틸 수 있어요." 바니아는 숨을 골랐다. 그래, 문타르의 보호막이 있으니 어떻게든 버틸 수 있을 거야. 그리고 달이 뜬 밤이면 내 주 무대나 다름없지. 그때, 자리에서 일어난 츠로혼이 소리쳤다. "버티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츠로혼 님." "발트 님, 들어보세요. 먹을 게 넘쳐나는 시기에 산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까지 오크가 뭐하러 내려왔겠습니까? 무리에서 버림받을 정도로 늙었거나 세력 투쟁에서 밀려난 약체인 게 틀림없어요! 이대로 버티기만 해서는 저 사악한 마물이 다른 사람을 공격할 게 뻔합니다. 사제 된 자로서, 이런 상황을 지나칠 수는 없습니다." 바니아는 결연한 츠로혼의 주장에 감동했다. 사제라면 자신의 안위만 생각해서는 안 되는 법이지. 하지만을 읊조리는 발트나 얼굴을 감싸 쥔 마이어스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 듯했지만. 바니아 일행을 습격한 오크는 몇 마리인지: >>141 (1~4 다이스)
전투 개시!....지만, 문타르가 있으니까 일행은 어쨌든 안전하겠지 그럼 전투가 어떻게 되는지 결과를 알아볼까 >>143 (1~4 다이스) 1. 신성력에 겁먹은 오크가 도망갔다. 2. 츠로혼의 공격으로 오크를 물리쳤다. 3. 바니아가 가진 펜던트로 오크를 물리쳤다. 4. 발트와 마이어스의 활약으로 오크를 물리쳤다.
발트와 마이어스가 횃불을 들고 눈치만 살피는 동안, 츠로혼은 보호막을 벗어날락 말락 하는 자리까지 보무도 당당하게 걸어갔다. "별의 힘으로!" 양팔을 들어 올리며 츠로혼이 외쳤다. 그러자 강하게 응축된 신성력이 오크를 향해 날아갔고, 곧이어 고통에 찬 비명이 들렸다. 발소리를 죽인 채 다가온 아이시스가 바니아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야, 근데 신성력을 쓸 때는 원래 조용하게 기도문을 읊는 거 아니었어? 저렇게, 음, 크게 소리치는 건 처음 보는데." "신성력은 신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실체로 구현하는 거라서 형식은 아무 상관 없어." 노래하듯 기도하는 교단도 있다고 하니까 소리 높여 외치는 사제도 있겠지. 실제로 보는 건 처음이지만. 아이시스와 짧은 대화를 나누는 중에도 아스테리온을 찾는 츠로혼의 외침이 밤하늘을 울렸다. 나도 가만히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되겠지, 바니아가 츠로혼에게로 다가가자 아이시스도 어영부영 따라왔다. "바니아, 너 목에서 빛이 나는데?" "뭐?" 고개를 숙이자 목에 건 펜던트가 밝게 빛나는 모습이 보였다. 하일린에서 맥스 용병단이 떠맡긴 그 펜던트였다. 설마? 바니아는 펜던트를 손에 쥐고 신성력을 불어넣었다. 그러자 펜던트에서 달빛이 튀어나와서는 오크 무리의 한가운데에 내리꽂혔다. "맙소사! 바니아 님, 문타르 말고도 성물을 하나 더 가지고 다니셨어요?" "네, 그런데 이건 우연히 얻은......." "세상에, 공격 한 방에 오크 셋이 모두 죽어버리다니." "...... 용병들이 이 모습을 봤다가는 당장 돌려 달라면서 따라다닐 것 같은데." 가장 놀란 건 정작 그 공격을 행한 당사자인 바니아였다. 단순히 빛을 밝히는 용도인 줄 알았는데, 이런 힘이 있었다니. 한참 떠들썩하게 이야기하던 일행은 잠도 달아났으니 하루를 일찍 시작하자는 데에 동의했다. 마차에 몸을 실은 바니아는 약간의 흥분이 가라앉자, 그제야 자신이 오크를 죽였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몬스터를 죽이다니. 하지만 오크는 신의 축복을 받지 못한 생물이잖아. 그대로 두었다가는 분명 다른 사람을 해쳤을 거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몬스터는 살아 숨 쉬는 생명체였다. 하지만, 바니아, 귓가를 맴도는 날벌레를 죽였을 때도 이렇게 죄책감을 느꼈었나?
해가 뜨기도 전부터 움직인 덕에 점심 무렵, 칼레티아 신전이 있는 엘 바드에 도착했다. 발트와 마이어스는 다시 한번 바니아와 츠로혼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멀어져 갔다. 남은 셋은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물어 칼레티아 신전을 찾아갔다. "바니아 님, 아이시스 님, 짧은 시간이었지만 함께할 수 있어서 정말 즐거웠어요. 저는 처음에 말씀드렸던 것처럼 대륙을 떠돌아다닐 계획입니다. 그러니 분명 언젠가 두 분을 또 뵐 수 있을 거예요, 그렇죠?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 두 분께 아스테리온 님의 가호가 함께하길 기도하겠습니다." 츠로혼은 아쉬움이 가득한 얼굴로 작별 인사를 건넸다. 바니아도 같은 사제인 데다가 온갖 이야기를 즐겁게 늘어놓던 츠로혼과 헤어진다고 생각하니 서운했다. 달의 축복이 가득하길 기원하며 바니아는 사제장을 따라가는 츠로혼에게 손을 흔들었다. 바니아는 맥스 용병단에게서 회수한 펜던트를 >>147 1. 신전에 바친다. 2. 신전에 바치지 않는다.
"아, 맞다! 펜던트 드리는 걸 깜빡했네." 바니아는 신전 출구로 향하던 발을 멈추었다. 생각보다 대단한 성물이니 얼른 교단에 맡겨야지. 이럴 줄 알았으면 용병들에게 어디서 펜던트를 얻었는지 물어볼 걸 그랬어. 주섬주섬 펜던트를 꺼내려는 바니아의 손을 아이시스가 덥석 잡았다. "바니아, 이걸 꼭 지금 신전에 바쳐야 해? 잘 생각해 봐. 앞으로 얼마나 오래 여행을 해야 할지 모르는데, 그동안 또 몬스터를 만나지 않으라는 법 있어?" "하지만, 그래도 이건 교단의." "영영 가지자는 말이 아니잖아. 여행이 끝나면 그때 바치면 되지. 그리고 바니아, 네가 그냥 놀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칼레티아 님의 사명을 수행하는 중이라면서. 지금 누구보다도 성물이 필요한 건 너 아니야?" 아이시스가 속삭이는 말에 새벽에 있었던 일이 자연스럽게 떠올랐다. 확실히, 그때 펜던트가 없었더라면 상황이 나쁘게 흘러갔을 수도 있었다. 츠로혼과 자신의 신성력이 바닥날 때까지 오크들이 버텼더라면, 그래서 마침내 문타르도 유지할 여력이 남지 않았더라면, 그때는....... 바니아가 앞으로의 위험과 사제로서의 의무 사이에서 망설이는 사이, 아이시스는 바니아의 손을 끌고 그대로 신전을 나왔다. 바니아는 입술을 달싹거리다가 이내 꾹 다물었다. 용병들에게 잘난 척 설교했던 게 부끄러워졌다. "그럼 오늘은 일단 여기에 머물러야겠네." "응. 피곤하기도 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확인도 해야지." 루델라에서 엘 바드까지 오는 동안 바니아는 손거울을 한 번도 꺼내지 않았었다. 칼레티아 님께서 손거울을 남들에게 보이면 안 된다는 말을 한 적은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숨기는 편이 좋을 거라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손거울이 가리키는 방향: >>149 (1~3 다이스) 1. 엘 바드 2. 엘 바드가 아닌 콰브로 왕국 내의 다른 지역 3. 더 동쪽
더 동쪽이라면, >>151 (1~100 다이스) 홀수: 콰브로 왕국과 몬타나스 왕국 사이에 있는 이오조 산맥 짝수: 몬타나스 왕국 100: 글라체스 섬
그날 밤, 바니아는 한밤중까지 졸음을 쫓으며 버텼다. 먼저 자라는 말을 무시하고 바니아의 방으로 기어들어 온 아이시스는 꾸벅꾸벅 졸다가 제풀에 놀라 깨곤 했다. 그리고 어느덧 달빛만이 가득한 밤, 바니아는 소리가 안 나도록 조심스럽게 창문을 열었다. 사람이 없는 걸 다시 한번 확인하고는 손거울을 내밀어서 달빛을 비추었다. "여기보다도 더 동쪽이면....... 일단 몬타나스까지 가봐야겠네." "이오조 산일 가능성은?" 아이시스가 졸음기 섞인 목소리로 물었다. 이오조는 그렇게 험준한 산맥은 아니었지만, 두 나라 사이의 국경 역할을 하기에 충분할 만큼은 높았다. 그래서 콰브로 왕국과 몬타나스 왕국은 바로 옆에 이웃한 나라인데도 북쪽이나 남쪽으로 빙 돌아서 교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따라서 바니아도 평범하게 북쪽으로 올라가서 이오조 산맥의 끝을 끼고 돌아 몬타나스로 갈 생각이었지만. "이오조에도 사람이 살까?" "인간은 아니더라도 엘프나 드워프, 수인족이랑 또....... 아무튼 누군가는 살지 않을까." 아이시스는 이만 자야겠다며 옆방으로 돌아갔다. 바니아는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까무룩 잠이 들었다. 바니아가 꾸는 꿈의 키워드: >>154 (1~10 다이스) 1~3: 과거 4~6: 현재 7~9: 미래 10: ???
눈을 어디로 돌려도 가득한 마물. 숨이 막혀오는 광경이다. 거기에 지금까지 생사를 함께한 동료가 홀로, 그것도 스스로 자청해서 고립되어 있다면 더더욱. 당장이라도 뛰쳐나가려는 동료를 온몸으로 붙잡는다. "안 돼!" "가! 얼른 가라고!" "싫어! 나도 여기 남겠어!" 몇 시간이나 싸워왔던 사람이 내는 힘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몸부림이 거세다. 이리저리 휘두르는 팔에 얻어맞는데도 아픔이 느껴지지 않는다. 아파할 자격이나 있을까. 눈물을 삼키며 버틴다. "사제님, 날 놔줘. 아니야, 살려주세요, 제발. 사제님은 할 수 있잖아요. 다 죽어가는 사람도 살려냈었잖아!" 옷자락을 붙잡고 매달리는 동료의 눈이 나를 꿰뚫는 것 같다. 사제님, 사제님, 상처를 치료해주면 장난스럽게 불러줬었지. 낯 간지러워서 그러지 말라고 했었지만, 내심 뿌듯했던 마음은 숨길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가 지금 애타게 찾는 사제님은 여기에는 없어. 죄송해요, 죄송해요, 듣는 이 없는 사과를 되뇐다. 어느 순간, 작은 타격음과 함께 저항이 멈춘다. 고개를 들자 뒤에서 다가온 동료가 눈에 들어온다. "......이동." 짓씹듯 내뱉은 말에 동료의 감정이 전해진다. 여기 있는 모두가 같은 마음이겠지. 우리는 동료의 희생을 뒤로 한 채 앞으로 나아간다. 아니, 그런 고상한 표현은 위선이야. 우리는 넘쳐나는 마물을 동료에게 떠넘기고 외면한다, 이 정도가 적당하다. 눌러 참아도 속절없이 새어 나오는 흐느낌, 죄책감이 실린 한숨, 차마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의 파편. 숨을 쉬며 발을 움직이는 게 괴롭다. 아아, 칼레티아시여, 만물을 보듬어 안아주는 달의 신이시여, 어찌하여 이런 시련을 저희에게 내리시나이까. 이를 이겨내기에 저희는 너무도 미력하고 어리석습니다. "조금 전 말은 잊어버려. 진심은 아니었을 거야. 그냥, 그냥 네가 거기에 있었을 뿐이야." 피로가 가득하지만 여전히 다정한 목소리. 짧은 한숨을 내쉬고는 다시 말을 잇는다. "모두 내 책임이야. 더 완벽한 작전을 세웠어야 했는데." 아니요, 고개를 가로젓는다. 이건 모두, 이 장면을 끝내 떠올리지 못한 제 잘못이에요.
바니아는 답답한 느낌에 눈을 떴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내쉬는데 얼굴에 닿은 베개가 축축했다. 고개를 들자 맺혀있던 눈물이 주르륵 흘렀다. 자면서 울었나? 소매로 눈물을 닦아내며 바니아는 꿈을 떠올리려고 했다. 하지만 모래가 손 틈새로 빠져나가듯 기억의 꼬리는 손끝을 스치고 사라지고 말았다. 중요한 거면 나중에 생각나겠지. 바니아는 간단히 세수를 마치고 방을 나섰다. "잘 잤어? 아니, 너 얼굴이 왜 그래?" "무슨 말을 그렇게." "울었어?" 반쯤 감긴 눈으로 바니아를 반기던 아이시스의 눈이 동그래졌다. 바니아는 얼굴을 붙잡고 호들갑 떠는 아이시스를 간신히 떼어냈다. 그냥 악몽을 꿨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아이시스는 식사하는 내내 바니아의 눈치를 살폈다. "생각해봤는데, 북쪽으로 돌아서 가는 것보다는 이오조 산맥 쪽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아. 우리가 만나야 하는 사람이 산에 살 가능성도 있으니까." "산을 넘어서 간다는 말이지. 그러면 우리끼리 가는 건 너무 위험하지 않을까? 오크가 산에 득시글대면 어떡해." "그게 문제인데......."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159 1. 몬타나스 왕국까지 호위해줄 용병을 고용한다. 2. 칼레티아 신전에 호위를 요청한다. 3. 문타르와 펜던트를 믿고 둘이서 길을 떠난다. 4. 그 외(자유 기재)
바니아는 말끝을 흐렸다. 아이시스와 단둘이서 산을 넘는 건 말도 안 되는 소리였고, 발트와 마이어스 같은 행상인 몇과 가는 것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문타르와 펜던트가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 위력을 확실히 모르는 상태에서 목숨을 내건 도박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용병 길드에 가볼까." 용병이라는 말에 아이시스의 표정이 미묘해졌다. 바니아는 그런 아이시스의 반응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들이 실제로 본 용병은 맥스 용병단이 유일했으니까. 바니아에게도 아이시스에게도 첫 만남의 충격은 꽤 컸다. "일단 가보자, 별일이야 있겠어." 아이시스가 짐짓 호기롭게 나섰다. 바니아도 마음을 다잡았다. 하나만 보고 전체에 대한 편견을 가지면 안 되지, 나는 사제잖아. 용병 길드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다. 삐걱거리는 나무 문을 밀고 들어가자 검이나 방패를 들고 갑옷을 껴입은 사람들이 가득했다. 나 용병이요, 하고 써 붙인 듯한 사람들 사이를 지나치는데, 둘을 훑어보는 시선에 얼굴이 따끔거렸다. 사제복은 벗고 올 걸 그랬나. 바니아는 소맷자락을 만지작댔다. 의뢰를 접수하는 곳으로 간 바니아는 츠로혼에게서 배운 간단한 문장에 손짓을 더해서 용병을 고용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이런 대화 방식에 익숙한 듯 의뢰서를 작성하던 남자는 이오조라는 말에 눈썹을 들썩였다. 굳이 산을 넘겠다는 용병은 없는 걸까, 바니아는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남자의 표정을 살폈다. "뭐야, 진짜 사제님이었잖아? 그러니까 저 표식이면, 칼레티아였나?" 기다리라는 손짓과 함께 자리에서 일어났던 남자는 곧 >>161 한 명을 데리고 돌아왔다. >>161는 사제복을 신기하다는 듯이 훑어보고는 손을 내밀었다. "사제님은 운도 좋으시네요! 이오조에 볼일이 있는 용병단이 출발하기 전에 만났으니까요. 보통 산맥을 넘지는 않거든요. 거기다가 저는 마침 호루올라 말도 할 줄 알고요. 그러니 사제님, 저희 >>162 용병단을 선택하시면 후회하지 않으실 거예요!" >>161의 적극적인 공세에 바니아는 얼떨떨한 기분이 들었다. 마주 쥔 손을 풀어낸 >>161는 바니아 옆에 붙어 선 아이시스와도 세차게 악수했다. 용병의 성별: >>161 (남자/여자) 용병단의 이름: >>162 >>162 용병단이 이오조 산맥에 가려는 이유: >>163 1. 특정 구역의 몬스터 퇴치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 2. 약초 채집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 3. 호위 의뢰를 수행하기 위해 4. 그 외(자유 기재)
"이렇게 얘기했지만, 사실 저희는 사제님을 고용하고 싶은 마음이 더 큽니다." 이어지는 여자의 말은 이러했다. 여자가 속한 로벅 용병단은 얼마 전 이오조 산맥의 몬스터를 퇴치해달라는 의뢰를 받았다. 산맥 전체에 해당하는 건 물론 아니고, 특정 구역에 주로 서식한다고 알려진 >>165을 죽이고 부산물을 수집하는 게 주 내용이었다. "마법사들이 연구하는 데에 쓴다고 하는데, 저희처럼 칼밥 먹는 놈들이 뭐 알겠어요?" 하지만 지금은 가을. 주변을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운 >>165이 가장 강할 때라는 게 문제였다. 어떻게든 목숨을 부지하고 도망칠 수야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크게 다칠 위험이 높았다. "그래서 어중이떠중이 마법사라도 하나 데려가야 하나 고민하던 찰나, 때마침 사제님을 만난 거죠! 그러니까, 칼레티아 님께 축복 있으라! 저희가 로벅 용병단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사제님을 안전하게 몬타나스까지 모셔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신 사제님께서 저희 의뢰를 조금 도와주실 수 있을까요? 전면에 나서실 필요도 없어요. 그저 저희 부상을 치료해주시는 정도면 충분합니다." 여자의 말이 끝나고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동시에 서로를 바라보았다. 괜찮을까, 괜찮지 않을까, 정도의 뜻이 담긴 눈길이 짧은 순간 오갔다. 바니아는 로벅 용병단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여자는 다시 한번 바니아의 손을 쥐고 격하게 흔들었다. "좋아요, 좋습니다! 그럼 계약서를 작성하고, 호루올라어로도 써드릴게요. 출발은 내일 할 계획인데 괜찮으세요? 지금 머물고 계시는 곳을 알려주시면 저희가 내일 아침에 거기로 찾아갈게요. 아, 제 이름은 >>166예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늦은 통성명을 한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계약서를 받아들고 용병 길드를 나섰다. "어떻게 잘 해결됐네." "그러게, 운이 좋았어." "오늘 할 일은 다 끝난 거지? 그럼 여기 좀 돌아다니자! 외국에 온 건 처음인데 여태 이동하기만 하고 제대로 구경한 적이 없어!" 아이시스는 망설이는 바니아의 손을 잡아당겼다.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는 게 아무래도 아침에 있었던 일을 신경 쓰는 것 같았다. 정말 괜찮은데, 생각하면서도 아이시스가 자신을 생각해주는 마음이 고마웠다. 로벅 용병단이 퇴치할 몬스터: >>165 여자의 이름: >>166 >>165이 서식하는 지역까지 가는 동안 벌어진 일: >>169 (1~5 다이스) 1. 아무 일도 없었다. 2. 몬스터에게 습격받은 상인을 발견했다. 3. 이종족과 마주쳤다. 4. >>167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5. >>168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다음 날, 셰이가 말했던 대로 로벅 용병단은 바니아가 머무는 여관으로 찾아왔다. >>171명으로 이루어진 로벅 용병단은 한눈에도 용병으로 꽤 오래 활동했다는 게 느껴졌다.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셰이의 통역을 거쳐서 로벅 용병단과 통성명을 했다. "이름 정도만 간단하게 외워주세요. 어차피 대부분 저를 통해서 말씀하시겠지만. 자, 그럼 출발할까요?" 셰이는 바니아와 아이시스를 제법 살뜰하게 챙겨주었다. 종일 꼬박 걸어서 야영할 무렵, 바니아는 셰이에게 콰브로어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했다. "글까지 가르쳐드리는 건 힘들겠지만, 간단한 대화 정도는 어렵지 않죠. 사제님이시니까 금방 배우실 거예요." 아이시스도 같이 배우겠다며 끼어들었다. 셰이는 흔쾌히 승낙했다. "셰이 님, 혹시 지금 불침번을 정하는 중인가요?" "아, 사제님께서는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원래 이런 건 체력 남아도는 놈들이 하는 거예요." "그게 아니라 저한테 문타르라고 하는 게 있는데요." 바니아는 문타르에 대해 설명한 후, 불침번을 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놀란 눈으로 바니아의 말을 듣던 셰이가 쓴웃음을 지었다. "사제님, 문타르는 분명 사제님께 소중한 물건일 거예요, 그렇죠? 이런 건 함부로 남에게 보이지 않는 편이 좋아요. 보물은 탐욕을 불러일으키고 마는 법이니까요." "그래도 셰이 님께서는 로벅 용병단의 이름과 명예를 걸고......." "제가 이런 말을 하는 건 우습지만, 사제님. 용병이 입에 담는 명예를 너무 믿지 마세요. 동전 몇 푼에 어제까지의 동료를 찌르는 자들이 발에 챌만큼 많답니다." "...... 셰이 님의 조언을 새겨듣겠습니다. 하지만 저는 로벅 용병단을 믿어요." 셰이는 애매한 미소를 짓고는 로벅 용병단의 단장, 로벅을 불렀다. 바니아가 손에 쥔 문타르를 힐끔 쳐다본 로벅은 수염을 벅벅 긁고는 짧게 지시를 내렸다. 셰이가 전해준 바에 의하면 이오조 산으로 들어간 후에는 문타르의 힘을 빌리겠으나, 그전까지는 평소처럼 불침번을 세우겠다고 했다. "산에서 불침번을 서는 건 여러모로 힘들거든요. 그땐 잘 부탁드려요!" 로벅 용병단과 함께하는 첫째 날은 그렇게 저물었다. 로벅 용병단의 수: >>171 (5~10 다이스) 바니아 일행이 마주친 이종족: >>172 바니아 일행이 마주친 이종족 >>172은 몇 명인지: >>173 바니아 일행이 >>172을 만난 곳: >>174 1. 이오조 산맥 진입 전 (영지 내) 2. 이오조 산맥 진입 후 3. 슬라임 서식지 근처
다음날부터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셰이에게서 콰브로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시스가 언어를 배우는 데에 재능이 있다는 게 드러났다. "평소에 책도 안 들여다보면서, 의왼데?" "내가 머리는 좋은데 공부를 안 하는 거라니까?" "그러시겠지." 콰브로어를 조금 배운 아이시스는 다른 용병들과도 한두 마디씩 주고받더니 금세 친해졌다. 용병들이 그들에 비하면 한참 어린 아이시스를 동생처럼 대해준 것도 있지만, 넉살 좋게 구는 아이시스의 태도도 한몫했으리라. 그에 비해 바니아를 대할 때에는 어쩔 수 없는 조심스러운 기색이 묻어났다. 사실 바니아를 스스럼없이 대하는 아이시스가 특이한 거지, 용병들 쪽이 사제를 대하는 일반적인 태도이기는 했다. "사제님, 드디어 이오조 산에 진입합니다! 저희가 최대한 안전하게 지켜드리겠지만, 혹시 모르니 항상 가운데에 계셔야 해요." 로벅 용병단과 길을 떠난 지 열흘째 되던 날, 바니아는 말로만 듣던 이오조 산맥 앞에 서 있었다. 인간의 발길이 닿지 않아서인지 산맥 초입부터 나무가 울창하게 자라 있었다. 계속 느긋하게 지내던 용병들도 무장을 다시 점검하는 등 긴장하는 게 보였다. "너무 걱정하지 마, 바니아. 내가 지켜줄게." "아이시스가? 사제님을?" "아서라, 넌 검을 휘두르다가 놓치지나 않으면 다행인 수준이야!" "그래도 그 패기는 마음에 든다. 그래, 사제님은 네가 지켜야지." 근처에 있던 용병들이 아이시스의 머리를 헝클어트렸다. 요 며칠 동안 아이시스는 용병들에게서 검을 쥐는 것부터 시작해서 휘두르는 법도 조금씩 배웠다. 엉성한 아이시스의 자세를 보며 낄낄거리는 게 주목적인 것처럼 보이긴 했지만, 그래도 용병들 나름대로 내비치는 호의인 듯했다.
로벅 용병단이 목표로 하는 슬라임 서식지는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작은 호수였다. 슬라임이 호수에? 셰이는 의아한 표정으로 바라보는 바니아와 아이시스에게 어깨를 으쓱였다. "저희도 몬스터 퇴치는 꽤 해봤는데, 물 근처에 사는 슬라임은 이번에 처음 들어봤어요. 슬라임은 보통 깊은 동굴 같은 데에 모여 살거든요. 의뢰를 맡긴 마법사는 호숫가에 사는 슬라임이 일반적인 슬라임과 어떤 다른 점이 있는지 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여기까지 오는 건 귀찮다나 뭐라나." "그럼 슬라임을 생포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가능하면 생포해달라고는 했는데 부산물도 상관없다고는 했어요. 자세한 습성을 알고 싶으면 마법사가 직접 오거나 하겠죠, 뭐." 슬라임이라, 따끈한 수프를 한 입 떠먹으며 바니아는 생각했다. 바니아가 즐겨 읽곤 하는 영웅서사시나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동화책에 슬라임이 등장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주인공이 첫 모험에서 맞닥뜨리는 몬스터는 주로 오크, 그것도 아니면 고블린 무리였다. 슬라임은 모험의 발판으로 삼기에도 모자란 정도인 걸까. 이오조 산으로 진입하고서 사흘쯤 지난 오후. 로벅 용병단은 문제의 호수가 있는 곳을 발견했다. 용병들 사이로 긴장감이 빠르게 번졌다. 가방에서 작은 시약병을 꺼낸 로벅은 검날에 시약을 얇게 펴 바르기 시작했다. 시약은 의뢰인인 마법사가 준 것으로, 슬라임을 벨 수 있게 만들어주는 특수한 물질이라고 했다. "명심하세요. 사제님께서는 항상 저희 중심에 계셔야 해요. 그리고 가급적 그런 일이 없었으면 하지만, 로벅이 신호하면 문타르를 작동시켜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아이시스, 너도 사제님 옆에 꼭 붙어있어." 아이시스도 긴장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로벅의 지시에 따라 바니아와 아이시스를 중심에 둔 둥근 진형이 완성되었다. 숨소리도 죽여가며 몇 발짝이나 떼었을까, 호수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렸다. 호숫가의 상황은 >>177 1. 호빗 3명이 슬라임과 싸우는 중 2. 호빗 3명이 슬라임에게 일방적으로 공격당하는 중 3. 호빗 3명이 슬라임을 퇴치하고 물건을 찾는 중
로벅이 손을 들었다. 멈추라는 신호였다. 모두 제자리에 서서 들려오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사람의 언어라는 것과 그들이 위기에 처해있다는 사실은 알 수 있었다. 용병들의 표정이 굳어졌다. "슬라임과 전투 중인 사람이 있는 듯하다. 빠르게 합류한다. 앞의 절반은 슬라임을 공격, 뒤의 절반은 사람을 구출한다. 전진." 로벅의 말이 끝나자 용병들이 빠르게 발을 옮겼다. 호숫가에는 이미 전투로 인한 소음이 가득하니 기척을 죽여가며 접근할 필요가 없었다. 바니아도 주변의 보폭에 맞추어 걸음을 빨리했다. 호수에 가까워지자 상황이 한눈에 들어왔다. 땅딸막한 어린아이들이 호수에서 튀어나온 슬라임에 둘러싸여 있었다. 아이들은 나름대로 지팡이를 휘두르며 저항하는 듯했지만, 슬라임이 내뱉는 액체에 옷이 군데군데 녹아내린 게 보였다. "셰이, 너는 여기에 남아서 둘을 지켜." 용병들이 호수를 향해 달려 나갔다. 셰이는 바니아와 아이시스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바니아는 땀이 흠뻑 배어 나오는 손을 사제복에 문지르며 언제라도 신성력을 일으킬 준비를 했다. 로벅 용병단이 모두 강한 건지, 슬라임이 생각보다 약한 건지, 그도 아니면 특수한 시약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용병들은 아이들을 둘러싼 슬라임을 순식간에 해치웠다. 중간에 발이 미끄러져서 호수에 빠질 뻔했던 사람이 하나 있었던 걸 제외하면 크게 다치지도 않았다. 다섯이 숨을 고르며 주변을 경계하는 동안, 셋은 땅으로 흡수되기 직전인 슬라임의 시체를 서둘러 병에 담았다. 로벅은 구출한 아이들과 대화를 시도하는 중이었는데 수염을 벅벅 긁는 게 어딘지 난처해 보였다. 구출한 호빗은 인간으로 치면 어떤 연령대인지: >>179 호빗이 슬라임 서식지인 호수 근처에 있었던 이유: >>180 1. 실종된 마을 아이들을 찾던 중, 슬라임이 습격해서 2. 호빗 일족에 전해 내려오는 '위대한 여정'에 대한 전설을 동경하여 모험을 떠났는데 길을 잃어서 3. 호수 밑바닥에 가라앉았다는 소문이 있는 어떤 보물을 얻기 위해서 4. 마을에 위협이 되는 슬라임을 퇴치하기 위해서 5. 그 외(자유 기재)
슬라임을 모두 모은 용병들이 돌아왔다. 이쪽으로 점점 가까워질수록 아이들의 모습도 선명해졌다. 허리춤에 겨우 닿을 만큼 작달막한 키, 아직 다 자라지 않은 듯 짧은 팔다리, 오동통한 볼에 무성한...... 수염? "이쪽은 그러니까." ">>182! 현자 >>182이라고 불러주시게나." "그러시다네." 로벅이 떨떠름한 표정으로 아이들, 아니, 호빗 세 명을 가리켰다.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서로를 한번, 그리고 호빗을 한번 바라보았다. 작은 키, 어린아이로만 보이는 동안, 그리고 털이 수북이 난 맨발까지. 이야기 속에 나오는 호빗과 똑같았다. 자신을 현자 >>182이라고 소개한 호빗은 두어 번 헛기침한 뒤 턱을 치켜들었다. 작은 동물이 몸을 부풀려서 제 몸집을 커 보이게 하는 것과 비슷했다. "아무튼, 오늘은 인간 여러분께 크나큰 신세를 지고 말았구려. 나 >>182은 오랜 친우 >>183, >>184과 함께 우리 일족에 전해져 내려오는 위대한 선조들의 여정을 따르는 중이었지. 한데 우리가 아직 미숙하여 그만 길을 잃었지 뭔가. 하지만 고된 여정 끝에 마침내 세계를 구한 우리 선조들께서도 여행을 시작할 참에는 실로 어리석은 실수도 종종 하셨다네. 인간들도 그렇지 아니한가? 아무튼, 길을 잃어 당황하던 찰나 잠시 목을 축일까 하여 다가간 호수에서 갑자기 슬라임이 튀어나올 줄은, 현자인 나로서도 미처 예상치 못한 일이었네." 호빗 셋의 이름: >>182, >>183, >>184
존의 말은 끝도 없이 이어졌다. 두 호빗은 그런 존의 말을 매우 감명 깊다는 표정으로 경청하고 있었다. 아이처럼 천진난만한 얼굴만 아니었더라면 셋은 엄청난 여행길의 시작점에 선 모험가로 보였을 터였다. 모두가 홀린 듯 듣고 있던 존의 연설을 끊은 건 아이시스였다. "그런데 호빗이 어떻게 우리 말을 할 줄 알지?" "우리 말? 콰브로어로 얘기하고 계시잖아?" "나한테는 호루올라 말로 들리는데? 그렇지, 바니아?" 바니아가 고개를 끄덕여 동의를 표했다. 헛기침으로 주위의 시선을 끌어모은 존이 의기양양한 얼굴로 설명했다. "그건 내가 마법을 사용했기 때문이라네. 자고로 이 마법은......." 존은 통역 마법 덕분에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다는 짧은 말을 장황하게 늘어놓았다. 마법사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는 건 처음인데, 그게 또 호빗 마법사라니! 바니아는 무례해 보이지 않게 조심하면서 존을 힐끔거렸다. "자고로 호빗은 은원을 확실히 하는 법. 그게 아무리 인간이라 할지라도 말이지. 그래서 우리 셋은 인간 여러분께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하네만." 호빗의 제안: >>187 1. 호빗 마을까지 안내해준다. (단, 호빗들은 마을에 함께 들어가지는 않는다.) 2. 여행을 함께한다. (단, 로벅 용병단은 동행을 거절하고 바니아, 아이시스와 동행한다.) 3. 존, 제니퍼, 로널드가 가지고 다니던 보물을 준다. (단, 다른 호빗이 보물을 볼 경우 격렬한 반응을 보일 수 있다.) 4. 그 외(자유 기재)
참담하네
로벅이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손을 들었다. 거드름을 피우며 어떤 제안인지 설명하려던 존이 의아하다는 듯 쳐다보았다. 로벅은 턱을 긁적거리면서 입을 열었다. "호의는 정말 감사하지만, 그냥 받은 셈 치도록 하겠습니다. 위기에 처한 사람을 돕는 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니까요." "하지만, 그래도......." "마음의 짐을 덜어드리기 위해 덧붙이자면, 저희 같은 용병에게 귀한 물건이나 분수에 넘치는 돈은 짐이 될 뿐입니다. 그러니 그 뭐냐, 위대한 여정을 계속하시는 데에 쓰는 편이 서로에게 득이 될 겁니다." 로벅의 말에 존은 불만에 찬 표정으로 일행들과 숙덕거렸다. 팔짱을 낀 채 호빗을 내려다보던 로벅이 고개를 퍼뜩 들었다. "이런, 죄송합니다. 사제님과 아이시스를 생각 못 했군요. 지금이라도." "아니요, 저분들을 구한 건 저희가 아닌걸요." 바니아는 고개를 저었다. 그사이 상의가 끝났는지 존이 헛기침으로 시선을 모았다. "이거야 원, 은혜를 입었는데도 갚지를 못한다니. 호빗으로서 치욕스럽다고 할 수 있는 순간이구먼. 하지만 무리하게 권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겠지. 대신 이 일은 먼 훗날, 우리의 여정이 위대한 끝을 맞이하는 바로 그때에 반드시 기록하여 남기도록 하겠네. 나, 현자 존의 이름을 걸고 맹세하지." 존과 제니퍼, 로널드. 선조들의 발자취를 좇는 세 명의 호빗은 그렇게 떠나갔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만남과 작별에 묘한 여운이 아스라이 남았다. "야, 근데 호빗이 세상을 구한 적이 있었어?" "글쎄, 나도 방금 처음 들어봤는데......." "세상이 위기에 처했다는 걸 깨닫기도 전에 구했는지도 모르죠. 혹시 알아요? 오늘 저희가 죽인 슬라임이 사실은 다가올 멸망의 기원이었을 수도 있잖아요!" 바니아와 아이시스의 대화를 듣던 셰이가 끼어들었다. 깊게 생각하지 않고 던진 말인 듯 셰이는 금세 화제를 돌렸지만, 바니아의 마음에는 잔잔한 파문이 일었다.
"저희 일은 끝났으니 이제 사제님을 몬타나스로 모셔다드리면 되겠군요. 그러면 바로 출발하도록 할까요." 용병들을 추스른 로벅이 바니아에게 말을 건넸다. 이대로면 곧바로 이오조 산을 벗어나 버리겠지. 하지만 바니아는 자신이 찾아야 하는 용사님이 이오조 산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바니아는 로벅 용병단에게 손거울에 대해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니까, 음, 달을 비추어야만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말씀이군요. 알겠습니다. 그럼 지금 자고 이따가 밤에 움직이기로 하죠. 다들 들었지? 짐 내려놓고 쉰다!" 다행스럽게도 로벅은 바니아에게 이것저것 캐묻지 않았다. 바니아가 사제라는 점과 타인의 사정에 자세히 파고들지 않는 용병의 특성이 적절히 섞인 결과였다. 용병들은 군말 없이 쉴 준비를 하고는 바로 잠에 빠져들었다. 신속한 태도 변화에 눈만 깜빡거리는 바니아와 아이시스에게 이미 침낭에 기어 들어간 셰이가 한마디 던졌다. "사제님도 그렇고 아이시스도, 눈이라도 좀 붙이고 계세요. 밤에 산을 걷는 건 생각보다도 더 힘드니까요." 그리고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직접 걸으며 셰이의 말을 절절히 체감할 수 있었다. 바니아는 이오조 산맥에 사는 용사를 며칠 만에 찾았는지: >>192 (0~5 다이스) 용사를 찾는 동안 벌어진 일: >>194 (1~5 다이스) 1. 아무 일도 없었다. 2. 호빗 마을을 발견했다. 3. 이종족과 마주쳤다. 4. 이동하는 몬스터 무리를 발견했다. 5. >>193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사제님, 힘드시면 잠시 쉴까요?" "아니요! 괜찮아요, 더 걸을 수 있어요!" "너무 무리하지는 마세요. 아이시스는 괜찮아?" "난 괜찮아." 바니아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발을 내디뎠다. 어둠 속에서 발을 헛디디지 않게 바닥을 살피랴, 거기에 방향을 확인하기 위해 손거울에 달을 비추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심지어 나무가 울창한 숲이라서 달이 보이지 않는 곳도 많았다. 그럴 때는 일단 손거울이 가리킨 방향을 따라 쭉 걷다가 달빛이 비치는 곳에서 다시 확인하고 방향을 트는 일을 반복해야 했다. 그렇게 낮에 자고 밤에 이동한 지 사흘째 되던 밤. "로벅, 저기 앞에 >>197 무리가 있는데." "그래, 슬슬 뭐라도 나올 때가 됐다 싶긴 했지. 규모는?" "일단 눈으로 보기에는 >>198마리 정도." 로벅은 턱을 문지르며 생각에 잠겼다. 로벅 용병단이 발견한 몬스터: >>197 로벅 용병단이 발견한 몬스터 수: >>198 로벅 용병단의 반응: >>199 1. 몬스터 무리가 지나가길 기다린다. 2. 몬스터 무리를 우회해서 지나간다. 3. 몬스터 무리를 공격한다.
스켈레톤이라는 말에 용병들이 작게 웅성거렸다. 죽은 자가 무덤을 뚫고 나와 움직이는 건, 뼈만 남은 처참한 형태는 차치하고서라도, 산 자에게는 두려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하물며 생전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사악한 마법사에 의해 되살아난 것이라면 더더욱. 아직 눈앞에 스켈레톤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서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바니아는 용병들보다는 침착한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다. 자고로 언데드는 사제의 신성력에 맥을 못 추는 법. 만약에 스켈레톤과 싸워야 하는 상황이 오더라도 어떻게든 대응할 수 있으리라. 바니아는 펜던트를 손에 꾹 쥐었다. "뼈다귀들은 아직도 그 자리에 그대로 있나?" "응, 움직일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명령을 기다리는 중인가? 그럼 마법사가 이 근처에 있는 거 아니야?" "재수 없는 소리 하지 마." "언제까지 여기서 기다리고 있을 수만은 없겠군. 생각하고 싶지도 않지만 저들의 주인인 마법사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낭패야. 최대한 소리를 내지 않고 멀찍이 우회한다. 사제님, 혹시 모르니 문타르의 보호막을 일으킬 준비를 해주십시오." "네, 알겠습니다." 바니아는 마른 침을 삼키며 고개를 끄덕였다. 로벅은 용병들의 배치를 조금 바꾸고는 방향을 지시했다. 모두 숨 쉬는 소리마저 조심하며 발을 옮겼다. 옆에 붙어 선 아이시스가 긴장을 풀어내려는 듯 짧은 한숨을 내쉬었다. 로벅 용병단은 스켈레톤에게 들키지 않고 우회하는 데에 성공할까: >>201 (0~10 다이스) 0: 스켈레톤의 주인과 맞닥뜨렸다. 1~2: 로벅 용병단은 스켈레톤에게 발각되었다. 3~10: 로벅 용병단은 무사히 스켈레톤 무리를 우회했다.
달의 신 칼레티아를 모시는 사제인 바니아는 호루올라 왕국의 작은 마을, 솔리타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바니아는 달의 신 칼레티아로부터 세계가 멸망의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칼레티아는 바니아에게 멸망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용사들을 모아야 한다는 사명을 내린다. 그렇게 바니아는 소꿉친구인 아이시스와 함께 용사를 모으기 위한 여행길에 올랐다. 그리고 마침내, 이오조 산맥 깊은 곳에서 첫 번째 용사님과 만나기 직전,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스켈레톤 무리와 조우한다.
>>200 "심장 떨려서 죽는 줄 알았네." "쉿, 조용히 해! 아무튼 천만다행이에요." 한밤중의 산길을 소리 내지 않고 조심스럽게 걷기란 참으로 힘든 일이었다. 그래도 오랜 시간을 들인 끝에 로벅 용병단은 스켈레톤 무리에 들키지 않고 전진할 수 있었다. 식은땀을 훔치는 용병들 사이에서 바니아는 문타르를 품에 갈무리했다. 하도 꼭 쥐고 있어서 손이 새하얗게 질렸다. "혹시 모르니 조금 더 이동해서 멀어지도록 한다. 사제님, 방향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까요?" "네, 잠시만요." 바니아는 손거울에 달을 담았다. 거울 표면에 맺힌 달빛이 앞을 비추었다. "이대로 쭉 가면 되겠군요." 용병들은 조심스러우면서도 신속한 걸음으로 달빛을 따라 나아갔다. 이제 곧 용사님을 만날 수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칼레티아시여. 바니아는 습관처럼 소맷자락의 표식을 손으로 쓸었다.
이오조 산맥에서 만난 첫 번째 용사 종족: >>205 성별: >>206 나이: >>207 이름: >>208 직업: >>209 (마법사, 검사, 정령술사, 궁수 등 전투와 관련있는 직업)
발을 옮길수록 주변을 둘러싼 나무가 빽빽이 들어차서 움직이기에 불편해졌다. 하늘을 가린 나뭇잎에 달빛도 간신히 땅에 내려앉았다. 기대와 긴장으로 마음을 졸이던 중, 가장 앞서가던 용병이 돌연 멈추어 섰다. "인기척이 느껴지는데. 잠깐만." 송골송골 맺힌 땀이 차갑게 식었다. 침을 꿀꺽 삼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요한 사위가 한층 더 적막해졌다. 제발 별일 아니었으면 하는 바람은 작게 혀를 차는 소리에 무너졌다. "이미 도주로는 차단당했다. 한 사람이 다가오는 중." "젠장." 제각기 짧은 한숨과 욕을 내뱉은 용병들이 허리춤에 손을 가져갔다. 눈과 귀에 온 신경을 쏟은 채 누군가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짧은 순간이 무척이나 길게 느껴졌다. 무게감 있는 발소리가 점점 다가오고, 마침내 희미한 달빛 아래에 발소리의 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호빗......?" "드워프다." "아, 미안합니다. 마침 며칠 전에 호빗과 마주쳐서 그만." 드워프가 못마땅하다는 듯 혀를 찼다. 땅딸막한 키인 건 호빗과 똑 닮았지만, 보다 단단해 보이는 체격에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다른 건 드워프의 턱이 덥수룩한 수염으로 뒤덮여 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너희 인간이 이 시간에 여기까지 무슨 일로 찾아왔지? 우리는 초대받지 않은 손님은 마을에 들이지 않는데." "그게......." 용병들의 시선이 한곳으로 모였다. 그들의 시선을 따라 드워프의 눈길도 바니아에게로 꽂혔다. 바니아는 순식간에 쏟아진 관심이 조금 부담스러웠지만 숨을 가라앉히고 입을 열었다. "저는 달의 신 칼레티아 님을 모시는 사제, 바니아라고 합니다. 제가 이렇게 늦은 시각에 실례를 무릅쓰고 찾아온 까닭은 저에게 달빛이 가리키는 분을 찾아야 하는 사명이 내려졌기 때문입니다." "달의 신께서 드워프를 찾으라 하셨다고?" "아니요, 사실 여기에 오기 전까지는 제가 찾아야 하는 분이 드워프일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여러분께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이 손거울이 가리키는 달빛을 따라 나아간 곳에 계신 분을 찾아가야 한다는 것뿐이에요." "아닌 밤중에 황당한 이야기로군. 그래, 달빛이 가리키는 사람을 찾아서 그다음에는 어찌할 생각이지?" "말씀드릴 수 없어요." "누구를 찾아야 하는지도 모르면서 무작정 여기까지 오고, 그걸로도 모자라 찾는 이유도 밝힐 수 없다고?" 드워프는 짧고 두툼한 팔로 요령껏 팔짱을 끼고는 바니아를 직시했다. 어둠 속에서도 광택을 발하는 짙은 색의 눈동자가 영혼을 꿰뚫는 것만 같았다. 바니아는 잘못한 게 없는데도 어딘지 안절부절못하는 기분이 들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난 후 드워프는 팔짱을 풀어내며 짧은 한숨을 내뱉었다. "사제가 자신이 모시는 신의 이름을 걸고 감히 거짓을 고하지는 않겠지. 땅을 밟는 존재가 어찌 신들의 크나큰 뜻을 헤아릴 수 있으랴. 따라오게. 자네들을 우리 >>211 마을의 손님으로서 대하도록 하지." 드워프가 몸을 휙 돌려서 앞으로 걸어갔다. 용병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몸의 긴장을 풀었다. 바니아도 그새 뭉친 어깨를 주무르며 얼른 드워프의 뒤를 쫓았다. 드워프 마을의 이름: >>211
몇 분이나 걸었을까. 울창한 나무 사이로 동굴 입구가 나타났다. 거침없이 동굴 안으로 들어가는 드워프를 따라 걸음을 옮기자 갑자기 눈앞이 환해졌다. 동굴 벽에 일정한 간격으로 야광석이 박혀 있었는데, 걷는 데에 불편하지 않을 정도로 밝았다. "완만한 경사긴 하지만 계속해서 내려가고 있어요. 드워프는 지하에서 산다던데, 모리아도 그런가 봐요." 셰이가 바니아에게 작게 속삭였다. 일행을 안내하는 드워프가 그 말을 들은 듯 움찔했지만 묵묵히 발만 놀렸다.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아 일행은 동굴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지상인데?" "내가 언제 모리아가 지하에 있다고 말한 적 있었나?" 드워프가 콧방귀를 뀌며 대꾸한 뒤 바니아를 바라보았다. "자, 그래서 달빛을 따라가셔야 한다고?" "네! 잠시만요." 생각해 보니 모리아가 지하에 있었더라면 큰일 날뻔했다. 바니아는 손거울을 꺼내 들었다. 몰려든 주변의 시선을 의식하며 바니아는 달빛을 따라 한 걸음 한 걸음 움직였다. 그리고 마침내 달빛이 멎은 곳에는 하품하며 집으로 돌아가던 중인 드워프 하나가 있었다. 드워프는 몰려든 사람들을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쳐다보았다. "저 친구가 사제님이 찾던 사람인가?" "네, 그런 것 같아요. 저분과 둘이서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그거야 뭐, 내가 끼어들 일은 아니지. 안톤!" 길을 안내해주던 드워프는 안톤이라고 부른 드워프와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짧은 대화를 주고받았다. 바니아는 드디어 용사님을 만난다는 생각에 떨리는 마음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바니아가 첫 번째 용사, 드워프 안톤에게 자기와 함께 여행을 떠날 것을 권하기 위해 무슨 말을 할지: >>214 1. 달의 신 칼레티아 님께서 직접 내리신 사명을 완수하기 위해 저와 여행을 함께해주셔야 해요. 2. 요즘 고민이 있지 않으신가요? 제가 그 고민을 해결해드릴 테니 대신 저와 여행을 함께해주세요. 3. 그 외(자유 기재 / 단, 바니아는 세계의 멸망과 그를 막기 위한 용사를 모아야 한다는 것과 관련 있는 말은 할 수 없음)
바니아는 안톤이라는 드워프와 단둘이서 대화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어서 아이시스를 대동할 수밖에 없었다. 안톤은 콰브로 말을 능숙하게 할 수 있었지만, 애석하게도 바니아의 콰브로어 실력이 그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안톤의 집으로 자리를 옮긴 바니아와 아이시스, 안톤은 간단하게 자기소개만 하고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바니아는 진심이 전해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운을 뗐지만, 그래봤자 바니아가 할 수 있는 말은 극히 제한되어 있었다. "그러니까 사제님 말은, 달의 신께서 사제님께 사명을 내렸는데, 그걸 완수하기 위해서는 내가 사제님과 함께 다녀야 한다는 거요?" 짧은 설명이 끝나자 안톤은 황당하다는 듯 되물었다. 바니아는 진지한 태도를 유지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안톤은 미심쩍은 눈으로 바니아 옆에 앉은 아이시스를 힐끔거렸다. 진위를 따져 묻는 듯한 눈길에 아이시스는 그냥 고개만 주억거렸다. 아이시스도 바니아에게 들은 건 이게 전부이기 때문에 더 보탤 말이 없기도 했다. "사명이 무엇인지는 입 밖에 낼 수 없다....... 그거야 신께서 늘상 취하시는 태도이니 놀랄 것도 없군. 하지만 그걸 받아들일지 말지는 내가 정하는 거지. 그렇지 않소?" 바니아는 입을 꾹 깨물었다. 사제라면 신의 말씀을 감히 거역할 생각도 하지 못할 테고, 신자라면 어떻게든 따르려 노력할 터였다. 하지만 사제도 신자도 아닌 자에게 신의 사명이란 허황한 말과 다름없었다. 사명을 완수하면 보상을 하겠다고 말해볼까. 입을 열려는 찰나, 아이시스가 선수를 쳤다. "하지만 신께서 직접 말씀하신 거잖아요. 위대하고 대단하고, 아무튼 엄청난 신께서 시시껄렁한 일로 사람을 부리겠어요? 그러니까 일단 같이 다녀주시면 안 돼요? 저희 엄청 힘들게 여기까지 찾아온 거라고요!" "그러는 너는 뭔지 알고서 사제를 따라나선 거냐?" "아니요? 저는 그냥 바니아를 따라온 건데요." 안톤의 입에서 작은 탄식이 새어 나왔다. 안톤은 바니아의 제안을 >>216 (1~10 다이스) 짝수: 받아들인다. 홀수: 받아들이지 않는다. >>216에서 홀수가 나왔다면, 안톤은 바니아에게 >>217 1. 모리아 마을의 문제를 해결해주면 여행을 함께하겠다고 제안한다. 2. 안톤의 소원을 이루어주면 여행을 함께하겠다고 제안한다. 3. 여행이 끝날 때 충분한 보상을 해주면 여행을 함께하겠다고 제안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침묵의 시간이 흘러갔다. 그동안 안톤은 미간에 주름을 잡은 채 멋들어지게 기른 수염을 잡아당겼다. 꽤 고심하는 눈치였다. 그래도 단박에 거절하지 않고 저렇게나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건 승산이 있는 거 아닐까? 바니아는 불안과 약간의 희망을 담아 안톤을 바라보았다. "거참. 하나만 답해주시오. 사제님께선 나에게 한 말에 조금의 거짓도 없음을 달의 신 칼레티아와 정의를 수호하는 >>218의 이름에 대고 맹세할 수 있소?" "달의 신께서 지켜보시는 가운데, 그분을 모시는 종, 바니아는 달빛 아래에서 맹세합니다. 이 맹세가 거짓이라면 >>218께서 저의 모든 신성력을 앗아가실 겁니다." 고심의 흔적이 느껴지는 긴 한숨과 함께 안톤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중요한 순간이었다. 바니아는 창문을 통해 비쳐드는 달빛을 받으며 엄숙하게 선언했다. 안톤은 바니아의 맹세를 듣고도 조금 더 고민하다가 기어코 수염을 몇 가닥 뽑고야 말았다. "사제가 본인이 모시는 신의 이름을 걸고 맹세까지 했는데 더 의심하는 것도 멍청한 일이지. 사제님의 그 사명이라는 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거요?" "네....... 죄송합니다." "됐소, 그게 사제님 잘못도 아닌걸. 아무튼, 이것도 운명이라면 운명일 테지. 사제님 말을 따르도록 하겠소. 바로 출발...... 하기에는 지쳐 보이는군. 다음 날 떠나도 괜찮겠소?" 바니아는 얼른 고개를 끄덕거렸다. 해냈다! 드디어 첫발을 떼었다는 생각에 바니아는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안톤에게 손님이 머무는 건물을 안내받아 잠자리에 드는 순간까지 바니아의 얼굴에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아이시스도 잘 됐다며 덩달아 싱글벙글했다. 정의의 신의 이름: >>218 이오조 산의 모리아 마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두 번째 용사가 있는 방향: >>219 (1~4 다이스) 1. 동쪽 / 2. 서쪽 / 3. 남쪽 / 4. 북쪽
단 사흘간이어도 밤낮을 바꿔가며 생활하는 건 바니아와 아이시스에게 체력적으로 부담이 되었다. 둘은 해가 중천에 자리할 때쯤에야 겨우 일어날 수 있었다. 로벅 용병단도 늦게까지 미적거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셰이의 말에 따르면 쉴 수 있을 때는 무조건 푹 쉬어두어야 한다나. 바니아도 더 뭉그적대고 싶었지만, 마을을 구경하자며 졸라대는 아이시스의 성화에 못 이겨 침대에서 간신히 벗어났다. 바니아는 아이시스의 손에 이끌려 건물 밖으로 나왔다. 햇빛 아래에서 본 모리아는 낮은 석조 건물들이 자로 잰 듯 질서정연하게 늘어선 마을이었다. "드워프들은 키가 작아서 건물들도 낮은 걸까?" "애초에 단층 건물이 많은 것 같은데? 잘 봐, 이층 건물도 드물어." "그것도 그렇네. 근데 다들 지나가면서 우리를 힐끔거리는데." 아이시스가 목소리를 낮춰 속삭였다. 안 그래도 건물을 나설 때부터 쏟아지는 시선을 느꼈던 바니아였다. 바니아도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도 마을에서 다른 종족을 보면 신기하게 쳐다보잖아. 그거랑 똑같겠지. 게다가 여기는 이오조 산 깊숙한 곳에 자리한 마을이니까 인간을 보는 일이 더 드물 거야." 그런가 하는 표정으로 아이시스가 고개를 주억거렸다. 다들 어디에 간 건지 길에는 돌아다니는 사람이 드물었다.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말도 안 통하겠다, 가벼운 산책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건물 앞마당에는 로벅이 멍하니 주저앉아 있었다. "아, 오셨군요. 마침 말씀드릴 것도 있는데 잘 됐습니다. 사제님께서 이오조 산맥을 거쳐서 몬타나스까지 가고자 하신 목적을 이루셨다고 들었습니다. 안톤이라는 드워프를 만나고자 하셨다면서요?" "네, 여러분 덕분에 무사히 찾던 분을 만날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저희가 한 것도 별로 없는데요, 뭐. 그래서 사제님께서는 목적한 바를 이루신 것 같은데 저희 계약은 계속 유지되는 겁니까?" 바니아는 >>223 1. 몬타나스 왕국까지 로벅 용병단과 함께 간다. 2. 로벅 용병단과 여기서 헤어진다.
"우리는 동쪽으로 가야 한다고 했소?" "네. 하지만 밤이 될 때마다 방향을 확인해야 해요." "달의 신다운 방법이긴 하지만 번거롭구먼. 그럼 일단 몬타나스를 목적지로 삼으면 되겠군. 따라오시오." "저희도 여기로 나가는 게 아닌가요?" "아무리 드워프라 해도 산을 타는 건 피곤한 일이지. 콰브로와 몬타나스로 가는 지하 통로가 따로 있소. 혹시 좁고 어두운 공간을 무서워하는 건 아니시겠지?" 안톤이 겁이라도 주듯 말한 것과는 다르게, 몬타나스로 향하는 지하 통로는 좁지도 어둡지도 않았다. 야광석이 밝히는 빛 덕분에 시야를 확보하는 데에는 문제가 없었고 통로는 짐마차 두 대도 나란히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충분히 넓었다. 손재주가 뛰어나기로 유명한 드워프 기준에서는 이런 통로도 별거 아닌 걸까. 모리아를 떠나서 몬타나스 국경 근처의 출구까지 가는 데에는 >>225일이 걸렸다. 그동안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안톤에 대해 몇 가지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묵한 편이지만 말을 걸면 성실하게 대답해주는 거라든지, 파이프 담배를 애용한다든지, >>226.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놀라웠던 건 안톤이 >>227을 정말 잘 다룬다는 사실이었다. "자네는 그런 실력으로 사제님을 지키겠다고 따라나선 겐가?" "저는 검을 잡아본 지 이제 겨우 열흘쯤 됐는데요!" "그러니까 무모하다는 거지! 남을 지키기 전에 본인이 먼저 죽어 나자빠질 실력 아닌가." "아이시스는 그냥 저를 따라온 거예요. 그리고 저희 여행은 사람을 찾아다니는 거니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을 거고요." 안톤은 둘이 못마땅한 듯 툴툴대더니 쉴 때마다 아이시스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아이시스는 힘들다며 투덜거리기는 했지만, 그런 것치고는 안톤의 말을 착실하게 따랐다. 지하 통로로 며칠이나 이동했는지: >>225 (3~5 다이스) 안톤의 특징/성격/습관: >>226 안톤의 무기: >>227
"야, 방금 경비병 표정 봤어? 우리를 엄청 훑어보던데." "내가 저분이라도 그럴 것 같긴 해." 척 봐도 무게가 느껴지는 커다란 망치를 들고 다니는 드워프에 역할이 불분명한 소년 혹은 청년, 거기에 생뚱맞은 사제 하나까지. 이상한 조합이긴 하지. 바니아는 내심 고개를 끄덕거리며 성문을 통과했다. "경비병이 의아하게 생각한 건 나 때문이 아닐세. 우리 마을은 >>229과 정기적으로 거래를 하러 오는 편이라 드워프에는 익숙한 편이지. 하지만 보다시피 여기는 이오조 산맥 끝자락에 닿아있는 곳이야. 이오조 산을 넘어오는 인간이 드문 건 잘 알고 계시겠지?" 드워프보다 인간의 출입을 더 신기하게 생각하는 영지라. 책으로 읽는 세상도 재미있었지만, 실제로 접하는 세상은 그보다 더 넓고 다양했다. "그런데 몬타나스 말도 할 줄 아세요?" "콰브로 뿐만 아니라 몬타나스와도 거래를 하니까 조금은 할 줄 알지." "아저씨는 드워프인데도 우리보다 더 많은 나라 말을 아시네요." "그야 드워프는 인간보다 오래 사니까." 자명한 사실이어도 장본인이 말하니 새삼스러웠다. 묻지는 않았지만, 아마도 안톤은 바니아와 아이시스의 나이를 합친 것보다도 더 오래 살았으리라. 그리고 어쩌면 바니아가 마지막 숨을 뱉는 순간에도 안톤은 묵묵히 파이프 담배를 피워올리고 있겠지. 바니아는 괜히 감상적인 기분이 들었다. "오늘 하루는 일단 여기서 묵고 가야겠군. 내가 자주 들르는 곳이 있네. 따라오시게나." 안톤은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아이시스와 손만 꼼지락거리는 바니아를 데리고 앞장서 걸어갔다. 영지 이름: >>229 두 번째 용사가 있는 곳: >>230 (1~10 다이스) 1~3: 글라체스 섬 4~10: 몬타나스 왕국 바니아: >>231 (1~10 다이스) 안톤: >>232 (1~10 다이스)
그날 밤, 바니아는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는 시간까지 기다렸다가 방향을 확인했다. 여전히 동쪽이었다. 바니아는 슬슬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 설마, 언젠가 아이시스와 나누었던 대화가 떠올랐다. 정말 글라체스 섬에 가야 하는 건 아니겠지? 그건 아니어야 하는데....... 혹시나 해서 두어 번 더 달빛을 비추었지만, 방향은 변함없이 동쪽을 가리켰다. 바니아는 손거울을 배낭 속에 잘 챙기고서 침대에 누웠다. 그래, 아직 몬타나스의 외곽인걸. 여행을 계속하다 보면 방향이 바뀔 거야. 바니아는 불안으로 술렁이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눈을 감았다. 바니아가 꾸는 꿈의 키워드: >>234 (1~10 다이스) 1~3: 과거 4~6: 현재 7~9: 미래 10: ???
별이 하나도 없는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며 한숨을 내쉰다. 밀려오는 몬스터를 몰아내는 건 몇 번을 반복해도 익숙해지지 않아서 매번 힘들고 지친다. 그래도 불평을 입 밖으로 내지 않는다. 어쨌든 사제는 귀중한 전력으로 취급받는 법이니까. 직접 몬스터 무리 한복판에 뛰어 들어가서 무기를 휘두르는 동료들에 비하면 자신은 편하다고 할 수 있다. 이맘때면 고향에 있을 사제님과 아이들이 떠오른다. 그리고 무작정 자신을 따라왔던 오랜 친구도. 용사님들을 찾는 여정을 함께한 친구는 한 달 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 그는 끝까지 함께하겠다며 고집을 부렸다. 하지만 이제부터의 여행은 지금까지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위험하다는 걸 뻔히 아는데도 데리고 갈 수는 없었다. 헤어지던 날, 그는 울먹거리면서 반드시, 그리고 무사히 돌아오라고 당부했다. 떠나가면서도 몇 번이고 뒤돌아보는 그의 모습이 작은 점이 되어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나는 그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우리는 운이 좋았어. 용사님들이 마침 지나가던 중이었으니까 살았지." "그러게나 말이야. 얼마 전에 호루올라에도 꽤 큰 침공이 있었다는데." "잠시만요! 방금, 호루올라라고요?" "어이쿠, 사제님?" 지나가던 남자 둘이 당황한 눈으로 쳐다본다. 아랑곳하지 않고 대답을 재촉한다. 이내 남자가 며칠 전, 호루올라에서 도망쳐온 피난민에게서 전해 들었다며 말을 꺼낸다. 대규모의 몬스터 공습이 있었고, 기사와 병사들이 분투를 벌여서 간신히 물리치기는 했으나, 국토 대부분이 크나큰 피해를 보았다고. 몇 마디 되지 않는 짧은 말인데도 끝까지 듣는 게 힘에 겨워 몸이 떨린다. 무슨 일인가 싶어 다가온 동료 중 하나가 어깨를 짚는다. 그리고 무서워서 차마 묻지 못한 질문을 대신 던진다. "혹시 솔리타라는 마을에 대해서 들은 소식은 따로 없으십니까?" "글쎄요, 그것까지는 잘....... 아, 저기 저쪽 여관에 묵고 있는 것 같던데 한 번 찾아가 보심이 어떠실지요?" 남자의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발이 먼저 움직인다. 숨이 턱에 닿아 쓰러질 것 같은 몸을 이끌고 여관으로 들어간다. 갑작스러운 소동에 여관 주인은 놀란 기색이었지만, 용사라는 직함은 이럴 때 유용하다. 얼굴에 피곤이 가득한 피난민이 계단을 따라 내려온다. 낯익은 모습이다. "세상에, 사제님을 여기서 뵐 줄이야." 그리고 터져 나오는 눈물. 아, 듣지 않아도 알 것만 같다.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는다. 솔리타에서 대를 이어 잡화상점을 운영해온 그가 더듬거리며 설명한다. 한밤중 이루어진 몬스터의 습격, 신전으로 모인 마을 사람들, 그리고 사제 엘린의 희생까지. "엘린 사제님 덕분에 저희는 어떻게든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변경백이 보낸 기사들이 몬스터를 물리치러 왔지만, 그때는 이미 너무 늦어서....... 아이고, 사제님, 사제님. 엘린 사제님께선 마지막까지 사제님을 걱정하셨습니다." 책에서는 등장인물의 슬픔을 묘사할 때 가슴이 찢어지는 듯하다는 말을 사용하곤 했다. 나는 이제야 그 말이 상투적인 문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감당할 수 없을 만큼의 슬픔이 밀려오면 오히려 아무 말도 꺼낼 수 없다는 것도. 내가 여기서 다른 사람들을 구하는 동안, 정작 정말로 지키고 싶었던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여행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 걸까. 세상을 구해도 돌아갈 곳이 없다면, 나는.......
"사제님은 잘 계시겠지?" "당연히 잘 계시겠지. 우리 마을에 언제 큰일이 난 적이라도 있었어? 왜, 꿈에 사제님이라도 나왔어?" 바니아는 애매한 미소를 지었다. 꿈에 엘린 사제님이 나온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았다. 요즘 들어 이상한 꿈을 자주 꾸는 듯했다. 문제는 무슨 꿈이었는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아서 뒷맛이 개운치 않다는 점이었다. "가야 할 방향은 확인했소?" "네, 계속해서 동쪽을 가리키더라고요." "동쪽이라." 어느새 아침 식사를 마친 안톤은 파이프를 손질하는 중이었다. 짧고 굵은 손가락이 어찌나 정교하게 움직이는지, 드워프는 모두 장인이라는 말이 단번에 이해되었다. "식사만 마치면 바로 출발하도록 하세. 부지런히 가야지." 바니아와 아이시스, 심지어는 안톤마저도 동쪽 끝에 있는 섬 글라체스에 대해서는 의식적으로 언급을 피했다. 그야 물론, 드래곤의 영역을 침범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가정은 떠올리는 것조차 두려운 일이었으니까. 모르긴 몰라도 아이시스와 안톤 또한 글라체스만은 아니길 바랄 터였다. 적어도 바니아는 그랬다. 대요즈에서 몬타나스 왕국의 동쪽 끝까지 가는 데에 며칠이 걸리는지: >>237 (10~15 다이스) 몬타나스 왕국의 동쪽 끝까지 가는 동안 벌어진 일: >>240 (1~5 다이스) 1. 아무 일도 없었다. 2. 몬스터 무리와 조우했다. 3. 소매치기를 당했다. 4. >>238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5. >>239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매일 밤, 바니아는 작은 염원을 담아 손거울을 꺼내 들었다. 그러나 달빛은 바니아의 기대와는 달리 항상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옆에서 지켜보는 아이시스와 안톤도 실망한 듯 어깨를 늘어트리거나 파이프를 까딱거리고는 했다. 하지만 다른 방도가 없었다. 그렇게 바니아 일행은 걱정과 고민을 안고 동쪽으로 나아갔다. 대요즈를 떠난 지 >>242일이 지난 그날도 열심히 걷고 또 걷던 그런 날이었다. 그때쯤 되어서는 안톤의 짧은 보폭에 맞춰 걷는 것도 익숙해진 지 오래였다. 또 그만큼 검을 찬 아이시스의 모습도 제법 그럴듯해 보였다. 사건이 일어난 건 대요즈를 떠나고 며칠 째인지: >>242 (3~15 다이스) 사건이 일어난 장소: >>243 1. 영지 안 2. 길가 3. 숲속 바니아 일행에게 부탁을 하러 온 사람의 정체: >>244 1. 상인 2. 용병 3. 환자 4. 귀족 5. 그 외(자유 기재) >>244이 바니아 일행에게 한 부탁: >>245
"사제님, 내가 지리에 밝은 편은 아니지만, 다음 영지가 동쪽 끝이라는 건 알겠소." "네......." "그렇다면 이제는 진지하게 앞으로의 일에 대해 논의해봐야 할 때가 아니오?" 바니아는 묵묵히 고개만 주억거렸다. 현재 바니아 일행은 >>247 영지에 막 들어선 참이었다. 그리고 안톤이 방금 말한 것처럼 다음 영지인 >>248이 바다와 맞닿은, 몬타나스 왕국의 동쪽 끝이었다. 정말 드래곤의 섬으로 건너가야 할지도 모를 일이었다. 칼레티아 님의 생각을 감히 헤아릴 수는 없지만, 그래도 이럴 때는 정녕 옳은 길로 가고 있는지 여쭙고 싶었다. 쉴 곳을 찾아 길을 따라 걷던 중, 뒤에서 누군가 큰소리로 외치는 게 들렸다. 바니아는 몬타나스어를 모르니까 비키라는 말이겠거니 해서 옆으로 피했는데, 안톤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었다. 뒤를 돌아본 안톤이 의아한 눈으로 바니아를 바라보았다. "저 마부가 사제님을 부르는데, 혹시 아는 사람이오?" "그럴리가요. 저는 몬타나스에는 처음인걸요." 바니아 일행이 길가로 물러서자 마부는 조심스럽게 마차를 근처에 세웠다. 화려하게 장식된 마차에는 멀리서도 눈에 띌 만큼 커다란 문장이 그려져 있었다. 척 보기에도 귀족 가문을 나타내는 표식이었다. 남자가 마부석에서 훌쩍 뛰어내려서는 서둘러 문을 열었다. 그러자 마차 안에서 고급스러운 옷을 입은 초로의 남자가 나왔다. "이 사람은 >>249이라고 하는데, 자기 아들을 좀 봐달라고 하는구먼." "그분께서는 어디가 편찮으신지 물어봐 주시겠어요?" 안톤의 말을 들은 남자의 얼굴에 곤란한 기색이 어렸다. 전염병이라도 되는 걸까. 머뭇거리던 남자가 이윽고 결심한 듯 입을 열었다. 남자의 말에 안톤의 표정이 미묘하게 변했다. "단순한 병이 아닌 모양이오. 저주를 받았다고 하네만." "저주요?" 현재 바니아 일행이 있는 영지 이름: >>247 >>247 다음 영지 이름: >>248 바니아에게 말을 건 남자의 성과 작위: >>249 (작위는 자작이나 남작 중에서 선택)
바니아는 놀란 눈으로 남작을 쳐다보았다. 그가 다급하게 바니아의 손을 붙잡았다. "이미 두어 명의 사제에게도 보였으나 차도가 없었다고 하는군. 그래서 대신전으로 가는 중에 사제님을 봤다면서, 음. 저주는 타인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아니니 안심하라는 말도 덧붙였네. 어떡하시겠소?" "당연히 가야죠. 사제는 도움을 청한 사람을 외면해서는 안 되는 법입니다." 생각하고 말 것도 없었다. 바니아의 말을 전해 들은 남작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 뒤로는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바니아 일행은 마차에 타고서 남작과 아들이 머물고 있다는 별장으로 향했다. 별장은 이스트란 바로 옆 영지에 있어서 해가 저물기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모건 남작가의 별장은 작은 호숫가에 자리하고 있었다. 석양에 물든 호수는 고즈넉한 분위기를 풍겼지만, 감상할 시간은 없었다. 남작은 제대로 대접하지 못하는 걸 사과하면서도 바니아 일행을 곧장 아들의 방으로 안내했다. 모건 남작의 아들 이름: >>251 (성은 '모건') >>251에게 저주를 걸거나 사주한 존재: >>252 1. 몬타나스 왕국의 다른 귀족 2. 마법사 3. 사제 4. 그 외(자유 기재) >>252이 >>251에게 건 저주는 어떤 저주인지: >>253 (ex. 목소리가 안 나옴, 잠에서 깨지 않음, 등등)
남작은 조심스럽게 노크한 다음 문을 열었다. 가장 낮은 작위인 남작이라고 해도 귀족은 귀족인지 넓은 방 안은 고급스러운 가구로 꾸며져 있었다. 안젤로라고 불린 남작의 아들은 읽던 책을 덮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남작의 소개에 따라 고개를 꾸벅거리면서 바니아는 안젤로를 슬쩍 살폈다. 그는 모건 남작과 같은 >>255색의 머리카락에 아직 앳된 티가 남아있는, 소년과 청년의 경계에 선 남자였다. 바니아는 조금 의아한 기분이 들었는데, 안젤로는 >>256 인상의 얼굴에 고민의 흔적이 남아있는 것만 제외하면 건강해 보였기 때문이었다. 바니아는 저주의 증세를 물어보려 했으나, 곧 안젤로가 입을 연 순간 어떤 저주에 걸렸는지 알 수 있었다. "개굴개굴." "저, 그러니까, 안톤 님? 개구리 울음소리처럼 들리는 몬타나스어는 어떤 뜻인가요?" "...... 개구리 울음소리를 뜻하지." 바니아 일행의 당황스러워하는 반응에 모건 남작과 안젤로는 동시에 한숨을 내쉬었다. 안톤이 전해준 말에 의하면, 일주일 전쯤 안젤로는 별장 근처의 작은 숲에 들어갔다고 했다. 남작은 늦은 밤까지 돌아오지 않는 아들이 걱정되어 사람을 보냈고, 숲 가장 안쪽에 쓰러져 있던 안젤로는 업힌 채 별장으로 돌아왔다. 고용인의 말에 따르면 누군가에게 공격을 받은 흔적은 없었다고 했다. 안젤로는 다음 날 아침 멀쩡히 눈을 떴지만, 그의 입에서는 개굴거리는 소리만 나오는 상태였다. 안젤로의 머리카락 색: >>255 안젤로의 인상: >>256 1. 유약한 2. 강인한
"숲에서 무슨 일이 있었죠? 필담은 나눌 수 있잖아요." 남작은 다시 한번 한숨을 내쉬었다. 안젤로가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입도 벙긋, 아니 글자 하나 쓰지 않는다며 모건 남작은 고개를 내저었다. 그리고는 말을 알아듣지도 못하는 바니아에게 하소연을 늘어놓기 시작했다. 바니아는 적당히 고개를 끄덕거리면서 안톤을 곁눈질했다. "이 주 뒤에 약혼식이 있다는구먼." 어쩐지 조용히 있던 아이시스가 작은 탄식을 흘렸다. 개굴개굴하는 말만 할 수 있는 약혼자라니, 바니아도 아찔한 기분이 들었다. 바니아는 안젤로에게 저주에 걸린 상황에 대해 >>258 1. 자세하게 물어본다. 2. 묻지 않는다.
당장이라도 저주를 풀어야 할 테지만, 그 전에 확실히 알아두어야 할 게 있었다. "안톤 님, 저주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그때 그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한다고 전해주세요. 정황을 숨기려는 이유를 묻지도 않을 거고, 안젤로 님의 말은 남작님께도 비밀로 하겠다고도 일러주시고요." 안젤로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거절을 표했다. 하지만 모건 남작이 옆에서 끈질기게 설득하고, 바니아는 최후의 수단으로 칼레티아와 유스티나까지 언급하며 맹세했다. 그러자 안젤로는 눈을 질끈 감고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이제 나가주세요." "그런데 사제님, 몬타나스어는 읽을 수 있소?" "....... 안톤 님께선 남아주세요." 안젤로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안톤과 바니아를 번갈아 바라보았지만, 곧 체념한 듯 종이와 펜을 준비했다. 그동안 바니아는 어차피 몬타나스어를 모르니 자기도 남아도 되는 거 아니냐면서 항의하는 아이시스를 밖으로 내보냈다. 조용해진 방에서 안젤로는 펜에 잉크를 적시고도 한참을 손을 움직이지 않았다. 바니아는 마을 사람들이 엘린 사제를 찾아와 고민이며 잘못을 털어놓던 때를 떠올렸다. 오랫동안 망설인 후에 마음을 굳히고 신전을 찾아왔으면서도, 또 입 밖으로 내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렸었다. 바니아는 이미 큰 결심을 한 안젤로를 더는 재촉하지 않고 가만히 기다렸다. 그리고 마침내 펜이 종이 위를 미끄러져 내려갔다. 안젤로가 숲에서 마법사에게 저주를 받았던 상황: >>260 1. 마법사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마법진을 안젤로가 실수로 건드렸다. 2. 마법사가 부리는 동물(패밀리어)을 안젤로가 죽였다. 3. 안젤로에게 한눈에 반한 마법사의 구애를 거절했다. 4. 그 외(자유 기재)
넓은 방, 침대 위. 모로 웅크리고 누운 안젤로는 언제인가부터 입에 달고 산 한숨을 또 내쉬었다. 고작 약혼식을 올리는 건데도 이렇게 심란하다니, 결혼할 때가 되면 우울증에라도 걸리는 게 아닐까. 안젤로는 결혼식 전 충동적으로 집을 뛰쳐나가곤 하는 귀족 자제들이 있다는 소문이 완전히 헛소문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눈을 깜빡이는 안젤로의 시야에 머리카락이 걸렸다. 아버지는 형이 아니라 자신이 보라색 머리를 물려받았다는 사실을 못마땅해했다. 안젤로의 형은 머리카락 색만 제외하면 기사였던 모건 남작을 그대로 빼닮았다. 외모, 말투, 행동거지, 그리고 뛰어난 검술 실력까지. 그는 모건 남작의 자랑이자 희망이었다. 그리고 안젤로, 그는 어렸을 적 검술 수업을 받다 쓰러진 이후로 쭉 남작가의 골칫덩이 막내 취급을 받아왔다. 제 형을 보필하기는커녕 발목이나 잡을 놈이라며 노려보던 아버지의 시선을 안젤로는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잊을 수 없으리라. 하지만 그런 자신이라도 아버지와 형에게 도움이 될 방법은 있었다. 가문과 가문 사이의 가장 끈끈한 계약, 결혼이었다. 상대는 관료 가문으로 유명한 >>262 백작의 외동딸이었는데, 혼담은 의외로 >>262 백작 쪽에서 먼저 제의한 것이었다. 서신을 받은 모건 남작은 크게 기뻐했다. 혼담을 알리며 아버지는 뭐라 했던가. 드디어 너도 가문에 보탬이 되는구나. 그토록 원하면서도 들을 일 없다 여겼던 말이었건만, 안젤로는 상상했던 것만큼 행복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모건이라는 성을 버리기 전에 안젤로 모건으로서 누려왔던 생활을 보답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니 안도감이 들었다. 자신만 보면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 어머니도 마음 편히 웃을 수 있겠지. 그거면 충분했다.
그리고 어느새 이 주 앞으로 다가온 약혼식. 백작령으로 가기 전, 남작은 웬일로 안젤로에게 별장에서 얼마간 머무르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아버지와 둘이서라는 생각에 안젤로는 피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 들었다. 하지만 이게 안젤로 모건으로서 마지막으로 이행할 의무라 여기고 따라왔건만. "백작님께서 약혼식 때 여우 사냥을 개최하신다는구나. 그러니 거기서 창피를 당하지 않게 연습 좀 하자꾸나." 안젤로는 핏기가 가시는 느낌이 들었다. 몸을 움직이는 데에는 재능이 없었던 안젤로는 귀족들의 사냥놀이를 의도적으로 피해왔었다. 허둥대는 자신의 모습과 모건이라는 성에 걸린 기대감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의 비웃음이 싫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회피할 명분이 없었다. 안젤로는 아직도 한없이 크게만 느껴지는 남작의 뒤를 따라 숲으로 들어갔다. "너한테 기대한 내가 잘못이지. 됐다, 그만두거라." 한나절 내내 활시위를 당겨서 어깨가 뻐근했다. 물론 그가 나름대로 노력했다고 해서 남작이 만족할만한 결과를 낸 건 아니었다. 짧게 혀를 찬 남작이 등을 돌렸다. 익숙한 뒷모습이었기에 안젤로는 그다지 상처받지는 않았다. 하지만 프라우드무어 백작과 약혼자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할지는 걱정되었다. 그래서 안젤로는 돌아가자며 만류하는 하인을 보내고 홀로 숲에 남았다.
해가 떠 있을 때도 안 되던 게 어두워지고서 될 리가 없었다. 활을 내려놓고 나무 둥치에 기대어 앉았다. 사방이 고요했다. 안젤로는 버릇처럼 한숨을 쉬며 화살을 집어 들었다. 사냥 같은 게 뭐가 재밌다고 귀족들은 매년 그렇게 야단법석을 떠는 걸까. 책 읽는 게 훨씬 유익한데. 투덜거리면서 아무렇게나 화살을 던졌는데 꽥, 작은 비명이 귀를 찔렀다. 당황한 안젤로는 소리가 들린 곳으로 향했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 화살에 관통당한 개구리가 있었다. 작은 탄식과 함께 안젤로는 시체에 손을 뻗었다. 막 화살을 뽑으려는 순간,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 패밀리어를 죽인 게 네놈이구나." "죄송합니다, 제가 실수로 던진 화살에 맞아서 그만....... 고의는 아니었습니다만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제 잘못입니다." 주인이 있는 개구리였나?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만 안젤로는 사과했다. 후드에 가려 입가만 간신히 보이는 >>265는 음산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영혼의 반쪽을 죽여놓고 실수라고? 그런 변명으로 네놈의 잘못이 없어지리라 생각하나?" "아니요, 저는 그런 의도로 말한 게 아니라....... 개구리가 당신께 그렇게 소중한 존재인지 미처 몰랐습니다. 부족하겠지만 어떻게든 제가 보상하도록." "말도 안 되는 소리! 그래, 제 잘못도 모르는 그 입에서 말이 나올 필요도 없겠구나." >>265가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뱀이 쉭쉭거리는 듯한 소리에 안젤로는 피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발을 움직였을 때는 이미 저주가 완성된 후였다. 기분 나쁜 냉기가 발끝에서부터 온몸을 훑고 올라오더니 입에 머물렀다. 안젤로는 반사적으로 그만두라고 소리쳤다. 하지만 입 밖으로 나온 소리는. "개굴개굴!" 안젤로는 입을 감싸 쥐었다. 설마 방금 그 소리가 내 입에서 나온 건가? 안젤로를 보는 >>265의 입꼬리가 길게 찢어졌다. "참으로 잘 어울리는구나. 어차피 말하지도 못할 테지만, 오늘 있었던 일을 다른 이에게 알린다면 그 사람도 같은 저주에 걸릴 것이다!" >>265의 선언이 끝나자마자 수마가 덮쳐왔다. 안 돼, 제발, 안젤로는 흐릿해지는 의식을 붙잡고 애원했다. 마법사의 성별: >>265 (남자/여자)
안젤로의 글을 천천히 읽던 안톤의 낯빛이 굳었다. 바니아도 무심결에 입을 가렸다. 안젤로가 그런 바니아와 안톤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그러길래 말하지 않겠다고 했잖아요, 정도의 눈빛으로 보이는 건 바니아의 지나친 상상력 때문일까. 안톤과 바니아는 서로 눈싸움을 하다가 결국 바니아가 먼저 입을 열었다. "칼레티아 님, 당신의 종을 부디 굽어 살피시오서. 개굴개굴하면서 당신의 사명을 이행할 수는." "되었소. 사제님, 우리까지 저주에 걸린 건 아닌 것 같소." 바니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안톤도 수염을 슬슬 쓸어내리는 게 마음을 놓은 듯했다. 그사이 안젤로가 종이에 무언가 끼적거렸다. "그래서 사제님, 저주를 풀 수 있겠소?" "이제부터 해봐야죠." 바니아는 두 손을 모아 굳게 맞잡았다. 칼레티아를 간절히 부르는 염원을 따라 은은한 달빛을 띤 신성력이 안젤로에게 스며들었다. 마법사가 안젤로에게 건 저주는 얼마나 강한지: >>267 (1~100 다이스) 바니아는 안젤로의 저주를 푸는 데에 성공했는지: >>268 (50~100 다이스) - >>267보다 큰 숫자가 나오면 성공, >>267보다 작은 숫자가 나오면 실패, >>267과 같은 숫자가 나오면 성공하지만 바니아에게 저주가 돌아옴 마법사는 바니아가 저주를 풀었다는 것/풀려고 시도했다는 것을 알아차렸는지: >>269 (1~100 다이스) - >>268보다 큰 숫자가 나오면 알아차리고, >>268보다 같거나 작은 숫자가 나오면 알아차리지 못함
기도가 끝났다. 안젤로는 눈을 느리게 깜빡이며 심호흡했다. 긴장되는 순간이었다. 천천히 움직이는 안젤로의 입술에 안톤과 바니아의 시선이 집중되었다. 그리고. "개굴개굴!" 안젤로는 표정을 관리했지만, 실망과 체념이 빠르게 스쳐 지나간 걸 바니아는 놓치지 않았다. 괜찮습니다, 짧은 한 문장이 날카롭게 가슴을 찔렀다. 바니아는 양손에 얼굴을 파묻었다. 바니아는 안젤로의 저주를 풀기 위해 마법사를 만나러 >>272 1. 간다. 2. 가지 않는다.
뭐라고 말하며 안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리가 들렸다. 펜촉이 종이를 긁는 소리도 들렸다. 사제님, 하고 안톤이 불렀을 때 바니아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이대로 물러설 순 없어요! 안젤로 님께서 저를 믿고 비밀까지 털어놓으셨는데!" "....... 사제님?" "말리지 마세요!" "아니, 그럴 생각은 없소만....... 일단 진정하시게나." 바니아는 자기가 지나치게 흥분했다는 걸 깨달았다. 얼굴이 화끈거리는 걸 느끼며 얌전히 의자를 끌어당겼다. 안톤은 가볍게 헛기침해서 분위기를 환기하고는 안젤로에게 이것저것 질문했다. 안젤로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는 안톤을 말리려는 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설득을 당해야 하는 바니아가 말을 알아들을 수 없으니 아무 소용이 없었다. 숲에 안젤로도 함께 갈지: >>274 1. 함께 간다. 2. 함께 가지 않는다.
안젤로는 한층 더 수심이 깊어진 얼굴로 펜을 움직였다. "이 친구도 같이 따라가겠다고 하는데, 어쩌시겠소?" "네? 안젤로 님께선 여기서 기다리시는 게 좋지 않을까요?" "그래도 자기 잘못에 다른 사람이 휘말리게 되는 건 막고 싶다고 하는구먼." 바니아는 새삼스레 안젤로를 쳐다보았다. 편견으로 상대를 대하면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실제로 행하는 건 어렵구나. 조금 불안했지만 바니아는 안젤로의 동행을 받아들였다. 방을 나서자 문지기처럼 문 옆에서 기다리고 있는 아이시스가 보였다. "저주는 풀렸어?" "아니. 그래서 지금부터 숲으로 갈 거야." "뭐? 왜 이야기가 그렇게 되는 거야?" "난 달의 신께 비밀을 맹세했기 때문에 말할 수 없어." "그야 그러시겠지." 아이시스는 떨떠름한 반응을 보였다. 그래도 그는 더 따져 묻지 않고 바닥에 내려놓았던 가방을 둘러멨다. "남작에게는 저주를 풀기 위해 숲으로 간다고만 말했소. 사람을 붙여주겠다는 건 혹시 몰라 거절했소." "뭐야, 저기 도련님도 같이 가는 거였어?" 아이시스는 안젤로의 동행이 못마땅한 듯했다. 귀족이라 불편해서 그런 걸까. 그렇다기에는 태도가 석연치 않았다. 바니아가 슬쩍 눈치를 줬지만 아이시스는 입만 삐죽거렸다.
안젤로에게 이야기를 듣는 사이에 날이 완전히 저물었다. 가더라도 다음 날 가라는 남작의 만류를 정중하게 거절하고 바니아와 아이시스, 안톤, 그리고 안젤로는 숲으로 향했다. 달빛 아래에서 더 강한 신성력을 발휘하는 바니아가 아니라면 권장할만한 시각은 아니었다. "여기가 바로......." "특별히 눈에 띄는 점은 없는 것 같은데." 인간 셋과 드워프 하나는 팔짱을 끼거나 수염을 잡아당기며 공터를 둘러보았다. 발목에 겨우 닿는 짧은 수풀에 듬성듬성 자란 나무. 몸을 숨기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장소였다. "여기부터 먼저 찾아보도록 해요. 위험할지도 모르니까 일단은 이 공터를 벗어나지 말고요." 바니아 일행은 마법사의 흔적을 발견했는지: >>277 (1~100 다이스) 홀수: 발견하지 못했다. 짝수: 발견했다. 10의 배수: 마법사가 나타났다.
달빛이 환한 밤이어서 다행이었다. 바니아는 망치 자루로 땅을 헤집고 다니는 안톤을 힐끔 쳐다보았다. 아이시스와 안젤로도 나름대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면서 돌아다녔다. 바니아는 공터 중앙에 서서 눈을 감았다. 바니아는 어디까지나 사제였다. 따라서 이야기에 나오는 것 말고, 실제로 마법사들이 사용하는 마법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다. 마법이란 본디 태곳적부터 비밀스럽게 전해져 내려오는 소수의 전유물이었다. 물론 그건 지금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저주라면 사정이 달랐다. 바니아는 사제였으니까. 저주의 기운을 좇는 건 처음 해보는 일이었다. 그래도 바니아는 무난하게 해낼 수 있었다. 어쩌면 저주에 걸린 대상인 안젤로가 근처에 있어서 그럴지도 몰랐지만. 눈을 뜬 바니아는 희끄무레한 연기가 안젤로의 입가에 맺혀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저주의 기운이었다. 그리고 공터 한쪽, 아마도 개구리가 죽었을 자리에도 검은 기운이 희미하게 남아있었다. 저걸 따라가면 저주를 건 마법사를 발견할 수 있을 듯했다. 저주의 기운에 대해 알리려고 입을 떼려는 순간, 스산한 한기가 공터에 맴돌았다. 바니아는 반사적으로 손을 뻗었다. 마법사가 사용한 공격 마법의 종류: >>280 1. 화염 2. 얼음 3. 낙뢰 4. 그 외(자유 기재) 마법사가 사용한 마법: >>281 (1~100 다이스) 문타르의 보호막: >>282 (1~100 다이스) - 둘 중 숫자가 더 큰 쪽의 공격/방어가 더 빠름
응축된 한기가 몸을 얼리기 직전, 달빛 보호막이 간발의 차로 마법을 밀어내고 공터 전체를 감싸 안았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흩어져 있던 일행들이 바니아 주위로 모였다. 안톤이 망치 자루를 단단히 움켜쥐고 아이시스가 검을 뽑는 사이 다시 한번 마법이 날아왔다. "바니아, 괜찮아?" "난 괜찮아." 얼음으로 빚어진 날카로운 창이 보호막을 찔렀다. 쨍하는 소리와 함께 창이 닿은 지점이 얼어붙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보호막이 얼음 창을 튕겨냈다. 두 번의 짧은 공방이 지나고 모두 자세를 가다듬은 채 숨을 골랐다. 시끄럽게 울어대던 풀벌레 소리가 멎어 주변이 고요했다. 또 어디서 공격이 날아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신경이 곤두섰다. 안젤로의 이가 딱딱 부딪치는 소리가 북을 두드리는 것처럼 크게 들렸다. 손이 하얗게 될 정도로 검을 세게 쥔 아이시스의 어깨가 빠르게 들썩였다. 안톤은 바니아와 등을 맞대고 서서 주변을 경계하는 중이었다. 먼저 움직이는 사람: >>285 (1~5 다이스) 1. 마법사 2. 바니아 3. 아이시스 4. 안톤 5. 안젤로
안톤이 할 행동: >>287 1. 마법사에게 말을 건다. 2. 마법사를 공격하려 뛰쳐나간다. 3. 그 외(자유 기재)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달의 위치가 달라지지 않았으니 고작 몇 분일 터였다. 하지만 온몸을 긴장한 채 가만히 서 있자니 마치 한 시간은 훌쩍 지난 듯한 착각이 들었다. 애꿎은 옷자락만 쥐어짜며 바니아는 차라리 무슨 일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상대는 원거리 공격이 가능한 마법사인 반면에 이쪽은 적에게 가까이 접근해야만 하는 전사뿐. 먼저 움직이면 불리한 건 바니아 일행임이 명백했다. "사제님, 얼마나 버틸 수 있겠소?" "아마도 아침까지는요." "조금 전과 같은 공격은?" "잘 모르겠어요." 다시 짧은 침묵. 곧이어 무거운 물건을 땅에 내려놓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안톤의 목소리가 정적을 깨고 공터에 울려 퍼졌다. "아저씨! 갑자기 왜 그래요?" "마법사를 상대하면서 그들에게 주지 말아야 할 것이 두 가지가 있지. 거리와 시간. 한데 상대는 지금 그 두 가지를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우리를 공격하지 않고 있다. 왜 그러겠나?" ".......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요?" "그래. 이유야 알 수 없지만 저쪽도 무슨 문제가 있는 게 틀림없다. 그러니 우리는 이 기회를 이용해야지. 그래서 조금 전 >>290고 이야기했다." 안톤이 마법사에게 한 말은 >>290 1. 저주를 풀어주는 대신 부탁을 하나 들어주겠다 2. 저주를 풀지 않으면 지금 당장 공격하겠다 3. 그 외(자유 기재)
아이시스가 기겁해서는 안톤을 타박하려다가 급하게 목소리를 낮췄다. 안 그래도 하얀 안젤로의 얼굴이 더 창백해진 것처럼 보이는 건 착각이 아니었다. 바니아는 소매에 새겨진 칼레티아의 표식을 꾹 쥐었다. 안톤은 오래 살았으니까 이런 경험도 더 많을 거고, 그러니까 다 생각이 있어서 저런 제안을 한 거겠지. 마법사의 반응: >>292 (0~10 다이스) 0: 바니아 일행을 공격한다. 1~5: 안톤의 제안을 수락한다. 6~10: 안톤의 제안을 거절한다.
아이시스가 들릴 듯 말 듯 작은 소리로 투덜대는 동안 드디어 마법사에게서 반응이 돌아왔다. 고개를 돌리던 바니아는 딱딱하게 굳은 안젤로의 표정을 보고 말았다. 긍정적인 대답은 아닌가 보다, 바니아는 마음의 준비를 하고 안톤을 바라보았다. "괜한 수작 부리지 말고 당장 숲을 빠져나가라고 하는구먼." "그럼 저주는요? 저주를 풀어주겠다는 말은 없었어요?" "그와 관련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소. 어찌하시겠소?" 희게 질린 안젤로의 얼굴과 안톤의 새까만 눈, 그리고 아이시스의 불안정한 호흡. 바니아는 일행들을 둘러보고 쏟아지는 달빛을 따라 고개를 들어 올렸다. 칼레티아 님, 이럴 때 저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 당연하게도, 달은 언제나처럼 침묵을 지켰다. 바니아는 고개를 내려서 정면을 응시했다. 바니아는 >>295 1. 한 번 더 마법사에게 거래를 제안한다. 2. 치료해줄 테니 대신 저주를 풀어달라고 제안한다. 3. 마법사를 공격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안톤 님, 안젤로 님께 제 말을 전해주세요." 바니아는 마법사에게 한 번 더 제안해보기로 결정했다. 안젤로가 알려준 바에 의하면 마법사는 개구리를 자기 영혼의 반쪽이라 칭했다. 그만큼 중요하다는 의미로 사용한 비유적 표현일 수도 있지만, 정말 영혼의 반쪽이라 부를만한 존재였다면? 정신적으로든 육체적으로든 어떤 문제가 있을 게 분명했다. 다만 마법사는 이미 안톤의 제안을 거절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컸다.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제안한 뒤, 이번에도 거절한다면 일단 물러나도록 할게요. 저주를 풀 수 있는 다른 방법이 분명 존재할 거예요." 안젤로는 안톤의 말이 끝나자 더 고민하지도 않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바니아는 그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여기서 더 시간을 끌어서 좋을 게 없었다. "마법사에게는 이렇게 말해주세요. 저는 달의 신 칼레티아 님을 모시는 사제 바니아고, 만약 제 도움이 필요하다면 삼 분 안에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내라고요. 삼 분이 지나도 나타나지 않는다면 당신이 원하는 대로 이 숲을 떠나겠다고, 그렇게 전해주세요." "괜찮겠소?" 안톤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물었다. 바니아는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곧 안톤이 목청을 높여 바니아의 말을 외쳤다. 안톤이 입을 다물자 공터는 다시 고요해졌다. 마법사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바니아는 가만히 기다렸다. 마법사의 반응: >>297 (1~10 다이스) 1~2: 바니아 일행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3~5: 바니아만 자기 쪽으로 보내라고 말한다. 6~10: 바니아의 제안을 거절한다.
삼 분, 아니 오 분은 더 기다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없었다. 바니아는 어깨를 늘어트렸다. "아무래도 협상은 결렬된 것 같네요. 돌아가도록 하죠." 아이시스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일행들은 천천히 몸을 돌려 공터를 빠져나갔다. 다행히도 마법사가 갑자기 공격하는 등의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도련님께는 미안한 말이지만, 난 솔직히 오늘 마법사와 마주치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해. 잘 자, 바니아." 별장으로 돌아와 안내받은 방으로 들어가기 직전, 아이시스가 작게 속삭였다. 방으로 들어온 바니아는 문에 기댄 채 주르륵 미끄러져 내렸다. 조금 전 상황을 곱씹어 보니 새삼스레 자신이 무모한 짓을 저질렀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마법사가 공격을 멈추지 않았다면? 공터에 함정을 설치해 놓았다면? 하마터면 큰일 날 뻔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마법사가 신중하게 행동했던 덕분에 무사할 수 있었다. 긴장이 풀리자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피곤함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흐물거리는 몸을 간신히 이끌고 침대에 누웠다. 오늘 밤은 꿈도 꾸지 않고 푹 잘 것 같아, 바니아는 가물거리는 눈을 감았다. 바니아 일행은 >>301 1. 안젤로의 저주를 풀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는다. 2. 몬타나스 왕국의 동쪽 끝, 오리엔템 영지로 향한다. 3. 그 외(자유 기재)

달의 신 칼레티아를 모시는 사제인 바니아는 호루올라 왕국의 작은 마을, 솔리타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바니아는 달의 신 칼레티아로부터 세계가 멸망의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칼레티아는 바니아에게 멸망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용사들을 모아야 한다는 사명을 내린다. 그렇게 바니아는 소꿉친구인 아이시스와 함께 용사를 모으기 위한 여행길에 올랐다. 이오조 산맥 깊은 곳에서 첫 번째 용사, 드워프 안톤과 합류한 바니아 일행. 두 번째 용사를 가리키는 달빛을 따라 대륙의 동쪽 끝으로 향하던 중, 저주에 걸린 남작가의 차남을 만난다.
>>300 바니아는 몇 시간도 채 자지 못하고 일어났다. 모건 남작에게 지난밤의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일행들과 상의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무거운 눈꺼풀을 억지로 끌어당기며 바니아는 운을 떼었다. "일단 마법사를 직접 찾아가서 저주를 푸는 방법은 실패했잖아요. 그게, 그렇긴 하지만요." 바니아는 쉽사리 말을 잇지 못했다. 반쯤 눈을 감은 아이시스가 크게 하품한 뒤 대신 말을 꺼냈다. "도련님을 계속 도와주자는 소리를 하고 싶은 거지? 그걸 뭘 그렇게 어렵게 얘기하고 그래." "아니, 그래도......." 안젤로의 저주를 푸는 건 애초에 여행의 목적이 아니기도 했고, 저주를 건 마법사와 또다시 대치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었다. 단순히 돕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나서도 되는지 바니아는 확신이 서지 않았다. "숲에 들어가지 않으면 마법사랑 만날 일도 없는 거 아니야? 그리고 도련님 사정도 딱하기도 하고 말이야. 잘은 모르겠지만, 귀족들은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사람이랑 결혼한다면서? 앞으로 평생 같이 살아야 할 사람과의 첫 만남이 저런 식이면......." 아이시스는 끔찍하다는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너 맨날 입에 달고 사는 말 있잖아, 사제는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고. 그리고 뭐, 우리가 성공하지 못해도 귀족이니까 대단한 사제님을 모셔와서 어떻게든 해결하겠지." "나도 이의는 없소. 다만 사제님, 사제님께서는 신의 사명을 수행하는 중이고 나는 그걸 돕기 위해 함께 여행하는 중이라는 걸 항상 명심하시오." 안톤의 근엄한 동의를 마지막으로 바니아 일행은 저주를 풀기 위한 다른 방법을 찾기로 했다. 아침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전해 들은 모건 남작은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남작은 예정대로 대신전으로 가서 사제를 모셔올 거라고 하는군. 그동안 우리는 여기에 머물러도 좋다고 했소." "다행이에요." "사제님도 눈치챘겠지만, 남작은 우리에게 그다지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 같소." 어쩔 수 없지, 바니아는 크게 개의치 않고 아이시스와 안톤을 가까이 모았다. "이제 저주를 풀 방법을 찾아야 하는데요. 안톤 님, 혹시 좋은 생각 있으세요?" "글쎄, 드워프는 마법에 썩 익숙한 종족은 아니라서 말이오. 저주에 대해서라면 나보다 사제님이 더 많이 알고 있을 거요." "그러면 아무래도 저주에 대해 알고 있을 사람을 찾아서," "왜 나한테는 안 물어봐?" "돌아다녀야겠네요." 바니아는 아이시스의 항의를 가볍게 받아넘겼다. 바니아 일행은 안젤로의 저주를 풀 방법을 찾기 위해 >>304 1. 용병 길드를 찾아간다. 2. 마탑을 찾아간다. 3. 신전을 방문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셋은 머리를 맞대고 의견을 내놓았다. 가장 먼저 안톤은 용병 길드를 찾아가자고 주장했다. "온갖 일을 다 맡는 용병들이니만큼 이런 음습한 일에도 능통한 사람이 한둘은 있지 않겠소?" "근데 그런 사람을 찾다가 괜히 도련님의 저주에 대해서 소문만 퍼지면 어떡해요?" "그도 그렇구먼." 다음은 바니아였다. "신전을 방문하는 건 어때요? 어쩌면 제가 모르는 방법을 알 수 있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남작님이 이미 대신전으로 가셨잖아. 어느 신을 믿는 사제인지는 몰라도 대신전의 사제면 다들 대단하신 분들 아니겠어?" "넌 아까부터 계속 반대만 하고! 그럼 너는 우리가 뭘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바니아는 아이시스의 의견을 반박할 만반의 준비를 하고 기다렸다. 아이시스는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열었다. "저주를 건 게 마법사니까, 우리도 마법사를 찾아가면 되지." "...... 마탑?" "그래, 마탑! 물론 저주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건 사제님들이겠지만, 다른 길을 간다고 해서 손해 볼 건 없잖아? 저주를 거는 마법사가 있으면 저주를 푸는 마법사도 있겠지." 생각보다 그럴듯한 의견이었다. 안톤도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동의했다. "일리 있군. 무릇 해답은 문제 근처에 있기 마련이지. 화로 옆에 모루가 있듯이." "비용은? 마법사에게 일을 맡기는 데에는 돈이 많이 들 텐데?" "그걸 왜 우리가 걱정해? 돈은 당연히 남작님께서 내시겠지." 더 트집 잡을 말이 떠오르지 않았다. 바니아 일행은 외출 준비를 마치고서 별장 관리인을 찾아갔다. "여기서 제일 가까운 마탑은 >>306에 있다는구먼. 마차도 마련해준다고 하니 타고 가면 되겠소." 마탑이 있는 곳: >>306 (1~3 다이스) 1. 별장이 있는 영지 (한 시간 내에 도착) 2. 이스트란 (두 시간 후에 도착) 3. 오리엔템 (다음 날 도착) 모건 남작의 별장이 있는 영지 이름: >>307
마차는 덜컹거리기는 해도 다리도 안 아프고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이동 수단이었다. 특히나 열흘 남짓한 시간만 남은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따로 부탁하지 않았는데도 마부는 말들을 재촉해가며 급하게 마차를 몰았다. 그래도 길을 접으며 달릴 수는 없어서, 꼬박 하루가 지난 후에야 바니아 일행은 오리엔템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까 원래 우리 목적지가 오리엔템이었지? 여기까지 온 김에 방향도 확인하면 좋을 텐데." "그래도 서둘러서 저주를 풀 방법을 찾아야 하니까....... 일이 다 해결된 다음에 다시 와야지." 마부는 마탑의 위치를 잘 아는지 멈추지 않고 말을 달렸다. 마탑의 외형: >>309 1. 뒷골목의 허름한 건물 2. 중앙 광장 근처의 도서관 3. 성벽 바로 옆의 높은 탑 4. 그 외(자유 기재) 마법학파(마탑)의 이름: >>310
"정말 여기가 마탑이에요?" "그렇다고 하네만." "탑처럼은 안 생겼는데." 안톤은 수염을 잡아당기기만 했다. 얼른 들어가 보라며 열심히 고갯짓과 손짓하는 마부를 보면 여기가 목적지인 건 맞는데. 마탑이라 해서 정말 탑에 마법사들이 모인 건 아닌 듯했다. 바니아는 묘한 실망감을 느끼며 눈앞의 건물을 유심히 살폈다. 중앙 광장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이 층 건물은 겉보기에는 그저 깔끔한 서점처럼 생겼다. 멋들어진 글씨가 적힌 현판 밑에는 펼쳐진 책이 그려져 있어서 더더욱 그래 보였다. 하긴 서점치고는 꽤 크긴 했다. "일단 들어가 보자." 아이시스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갔다. 바니아와 안톤이 차례대로 그 뒤를 쫓았다. 마탑에 들어서자마자 바니아는 예전에 잠깐 들렀던 용병 길드를 떠올렸다. 글이 빼곡히 적힌 종이로 가득한 게시판, 커다란 책과 펜이 놓인 접수대, 그리고 한쪽 벽에 줄지어 놓여있는 의자. 접수대가 하나뿐이라는 것과 사람이 한 명도 없다는 점만 제외하면 용병 길드와 비슷한 구조였다. "뭐야, 아무도 없는데?" "오늘은 쉬는 걸까? 아니지, 문은 열려있었잖아."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크지 않은 홀을 여기저기 두리번거렸다. 안톤이 입을 열려는 찰나, 접수대에 놓여있던 책이 저절로 펼쳐지더니 >>312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312 1. 사무적인 여자 2. 무뚝뚝한 남자 3. 발랄한 어린아이 4. 그 외(자유 기재)
"클룬벌룬 마탑 및 도서관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방문 목적을 말씀해주십시오." "뭐야!" 아이시스가 기겁해서는 바니아에게 달라붙었다. 바니아도 놀라기는 마찬가지여서 눈만 깜빡거렸다. 책이 말을 했어? 아니야, 그럴 리 없지. 그러니까 이건. "마탑에서 마법을 보고 그리 놀라다니." "하지만 전 마법이란 걸 처음 보는 거라고요! 맞다, 어렸을 때 떠돌이 마법사가 연극을 보여주긴 했었지만, 어쨌든 이런 마법은 처음인데 놀라는 것도 당연하죠!" "알았으니까 떨어져, 아이시스." 아이시스는 펄쩍 뛰어서 바니아에게서 멀어졌다. 구겨진 옷자락을 펴는데 다시 한번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울렸다. "방문 목적은 마법으로 행하는 연극 관람입니까?" "아니에요! 그러니까, 저희는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고 싶어서 온 거예요." "저주를 푸는 방법이라면." 목소리가 끊기고 책장이 팔락거리면서 빠른 속도로 넘어갔다. 바니아는 그 광경을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저런 마법을 걸어놓는 것보다 사람을 고용하는 편이 훨씬 간단하지 않을까, 실없는 생각을 하는 사이에 책장이 멈추었다. ">>314 님께서 의뢰를 맡을 수 있습니다. >>314 님은 지하 >>315층 >>316번째 방에 계십니다." 목소리가 멎는 것과 동시에 오른쪽 벽에 커다란 문 하나가 생겼다. 하필이면 그 근처에 있던 아이시스가 이번에는 안톤을 붙잡았다. 드워프인 안톤에게 키가 껑충한 아이시스가 엉거주춤하게 달라붙은 건 꽤 웃긴 모습이었다. 의뢰를 맡을 마법사의 이름: >>314 >>314의 방이 있는 곳: 지하 >>315(10 이하의 숫자)층 >>316(5 이하의 숫자)번째 방
바니아는 새어 나오는 웃음을 참으며 아이시스를 밀어내는 안톤을 지나쳤다. 그나저나 지하 팔 층이라니, 마법으로 땅을 파낸 걸까. 조심스럽게 문을 연 바니아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지하로 내려가는 통로나 계단이 나올 거라는 예상과 달리, 긴 소매가 인상적인 로브로 몸을 감싼 남자가 바니아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안 들어가고 뭐, 으악!" 바니아의 어깨 너머로 들여다본 아이시스도 덩달아 놀랐다. 마법사 블리먼의 대응: >>318 1. 친절하게 대한다. 2. 무뚝뚝하게 대한다. 3. 신경질적으로 대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실망시켜서 미안하지만 >>228에서 두 번째 용사는 글라체스 섬에 있다고 정해져서....
>>319 전혀 곤란하지 않아! 오히려 궁금한 게 있으면 언제든 편하게 물어봐주면 좋을 것 같아.... 아무튼 바니아가 찾아야하는 용사는 안톤을 포함해서 4~5명이야. 아직 정확하게 몇 명으로 할지 정하지는 않았는데, 스레 진행되는 거 봐가면서 4명이나 5명으로 정할 생각이야
"처음 뵙겠습니다. 블리먼이라고 합니다. 저주를 푸는 방법을 알고 싶으시다고요?" "네? 네, 맞아요." "일단 세 분 다 안으로 들어오시죠."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서로를 한번 쳐다보고는 동시에 안으로 들어갔다. 안톤은 홀과 문을 힐긋거리면서 따라왔다. "편하게 앉으십시오." 의자가 있는 쪽을 가리키는 블리먼의 손짓을 따라 긴 소매가 흔들렸다. 바니아는 그러지 않으려고 노력했지만, 자꾸만 방 구석구석에 눈길이 가는 걸 막을 수 없었다. 혼자 쓰기에는 넓은 방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천장까지 닿는 커다란 책장이었다. 다양한 크기의 책이 빼곡히 들어찬 책장은 방의 삼면을 채우고 있었다. 방의 가장 안쪽에는 일반적인 책상을 세 개쯤은 이어붙인 크기의 기다란 탁자가 있었는데, 종이 뭉치와 어디에 쓰이는지 짐작도 안 되는 온갖 물건들로 가득했다. "일반적으로는 어떤 저주에 걸린 건지, 저주를 건 사람의 정체를 아는지 등의 상황 설명을 듣습니다만." 블리먼은 으레 나누기 마련인 인사말은 전부 생략하고 바로 본론부터 꺼냈다. 바니아도 정신을 차리고 블리먼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어쩐지 그가 미묘한 눈길로 바니아를, 정확히는 사제복을 보고 있었다. "사제님께서 저주를 풀기 위해 마법사를 찾아오다니, 참으로 보기 드문 일이군요. 아마 시도는 하셨으나 성과가 없었던 모양이지요?" 빈정거리는 기색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바니아는 고개도 들지 못했으리라. 하지만 블리먼의 질문은 사실을 확인하려는 의도가 전부인 듯했다. 아무런 감정도 읽을 수 없는 얼굴에 묘하게 안심하며 바니아는 안젤로의 저주에 대해 설명했다. 블리먼은 이야기를 끝까지 듣고는 생각에 잠겼다. 알아보기 힘든 글씨로 여러 단어를 휘갈겨 적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정체불명의 마법사가 말한 것처럼, 패밀리어는 마법사와 영혼으로 이어진 존재입니다. 영혼의 반쪽이라는 표현은 단순히 시적인 표현이 아니지요. 따라서 현재 그는 상당한 고통을 느끼는 상태일 겁니다. 두 번의 공격을 제외하면 모습도 드러내지 않았다고 하셨죠? 그게 그가 지금 짜낼 수 있는 여력의 전부였을 가능성이 큽니다." "마법사가 건 저주는 함께 약해지지는 않는 건가요?" 블리먼은 간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저주와 마법사에 대해 상세히 알려주었는데, 안타깝게도 바니아를 비롯해서 아이시스와 안톤 모두 제대로 알아듣기에는 매우 전문적이었다. 아무튼 핵심은 이미 걸린 저주는 약해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럼 어떻게 하면 저주를 풀 수 있을까요?" "물론 강대한 축복이 있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저주도 결국은 마법의 일종. 굳이 신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322 1. 특수한 시약을 만들어야 한다. 2. 저주를 풀기 위한 마법을 행해야 한다. 3. 저주를 건 마법사를 죽여야 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블리먼은 쥐고 있던 펜을 내려놓고 소매를 정리했다. 그러고 보면 왜 저렇게 긴 소매의 로브를 입는 걸까. 혹시 물어보면 실례일까, 바니아가 잠시 다른 생각에 빠지는 사이 블리먼은 말을 이었다. "간단합니다. 저주를 건 주체를 없애면 되지요." 아무런 감정이 실리지 않은 짧은 문장이었다. 그래서 바니아는 블리먼의 말을 두어 번 곱씹은 뒤에야 그 뜻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었다. 경악한 바니아는 블리먼을 쏘아보았다. 블리먼은 바니아의 반응을 살피기라도 하듯 시선을 피하지 않고 마주 볼 뿐이었다. 먼저 입을 연 건 부산스레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아이시스였다. "잠깐만, 방금 그 말은 그러니까, 마법사를 죽이라는 뜻이에요?" "정확합니다." "아니, 잠시만요. 다른 방법은 없어요? 정말 마법사를, 아무튼, 그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진정하게, 아이시스. 이보시오, 당신 앞에 앉은 사람이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 다시 한번 살피고 말을 고르는 게 어떨까 싶소." 블리먼은 바니아에게서 시선을 떼고 씩씩대는 아이시스와 근엄한 표정의 안톤을 일별했다. 그리고 짧게 고개를 숙였다. "생명을 돌보는 사제님 앞에서 하기에 적절한 말은 아니었군요. 실례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굳이 과격한 방법을 제안한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습니다." "설명해주세요." "분명 저주를 푸는 방법은 하나가 아닙니다. 특수한 시약을 만들어 저주에 걸린 사람에게 먹일 수도 있고, 혹은 저주를 푸는 마법을 걸 수도 있지요. 하지만 어느 방법이나 문제는 시간입니다. 저주, 그것도 패밀리어를 잃은 마법사의 저주를 그리 간단히 풀 수는 없습니다. 그건 이미 시도해보신 사제님께서 더 잘 아실 테지요." 바니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블리먼은 고개를 끄덕이며 설명을 계속했다. "제가 직접 저주에 걸린 분을 마주해서 저주의 흔적을 살핀 후, 그에 걸맞은 재료 혹은 수식을 골라서 적절히 조합해야 합니다. 한 번에 저주가 풀린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시행착오가 있을 가능성도 따져봐야지요. 그러니 저는 이 일을 아흐레 안에 처리할 수 있다고 보증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제가 아는 한 가장 간단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한 겁니다." 블리먼이 입을 다물었다. 방 안은 조용해졌지만 바니아의 머릿속은 스쳐 지나가는 생각으로 소란스러웠다. "하지만, 저는 도저히......." "사제님의 손을 더럽히는 게 아니더라도 말입니까?" "제가 요청해서 벌어지는 일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잖아요. 온 세상을 굽어살피는 달빛을 어찌 감히 피할 수 있겠어요." 블리먼은 아무런 감상도 표하지 않고 그저 바니아를 바라보기만 했다. 바니아는 >>325 1. 안젤로의 저주를 푸는 걸 포기한다. 2.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자고 한다. 3. 저주를 건 마법사를 찾을 수 있냐고 질문한다.
"블리먼 님께서는 저주를 건 마법사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에 그런 방법을 제시하신 거겠죠?" "물론입니다. 약간의 시간은 걸리겠지만 가능합니다." "그렇군요." 바니아는 생각을 정리했다. 바니아는 >>328 1. 저주를 건 마법사와 직접 대면하여 설득하겠다고 한다. 2. 시간이 걸리더라도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자고 한다. 3. 안젤로의 저주를 푸는 걸 포기한다.
"블리먼 님, 저주를 건 마법사를 찾아내는 거로 의뢰 내용을 바꿔도 될까요?" "문제없습니다만, 찾은 다음 뭘 하실 건지 여쭈어도 되겠습니까?" "이번에는 직접 대면해서 설득할 생각이에요." "바니아, 그건 너무 위험한 거 아니야? 그리고 그 마법사는 이미 두 번이나 우리 제안을 무시했잖아." 안톤도 고개를 끄덕여 아이시스의 말에 동의를 표했다. "하지만 블리먼 님께서 설명해주셨잖아. 지금 그 사람은 정신적으로 타격이 큰 상태라고. 그렇죠?" "예, 그렇습니다. 사제님께 치료를 받았다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여전히 고통스러워하고 있을 겁니다." 블리먼의 확답에 바니아는 조금 더 자신감이 생겼다. "이번에 다시 찾아가더라도 그는 우리를 더 공격하지는 못할 거야. 만약 공격한다고 해도, 지난번 정도의 공격이라면 내가 막을 수 있어." "그것도 의뢰 내용에 포함하면 되지 않을까 싶소. 사제님의 실력이야 이미 충분히 알지만, 마법에는 마법으로 상대하는 게 좋지 않겠소?" "그렇게까지 하겠다면야, 뭐......." 아이시스는 여전히 불만이 남은 표정으로 마지못해 동의했다. 블리먼도 의뢰를 받아들여서, 순식간에 계약서를 작성하고 안젤로가 있는 다그루먼으로 가는 길에 올랐다. 하루 동안 마차를 타고 이동하며 나누는 대화: >>330, >>332 (ex. 아이시스가 블리먼에게 이동 마법을 사용할 수 없는지 질문, 안톤에게 나이가 몇 살인지 질문, 등 사소하거나 중요한 거나 모두 가능 / '없음'도 가능)
"아저씨, 근데 아저씨는 몇 살이에요?" 파이프에 담뱃잎을 채워 넣던 안톤의 손이 멈췄다. 아이시스가 불쑥 던진 질문이 마차 안의 침묵을 깨트렸다. "갑자기 그건 왜 물어보는 겐가?" "그냥 갑자기 궁금해져서요. 드워프는 인간의 세 배도 더 넘게 살잖아요." 바니아도 힐끔 안톤을 바라보았다. 드워프 마을 모리아에서 드워프들을 만나긴 했었다. 하지만 드워프를 본 게 처음이어서 그런지 대부분 안톤과 비슷한 나이대로만 보여서 구분하기 힘들었다. "손에 흙을 묻힌지 오십 년은 넘었고 육십 년은 아직 안 되었네." 안톤은 담뱃잎을 눌러 담으며 입을 열었다. 예전에 언젠가 생각했던 것처럼 안톤은 바니아와 아이시스의 나이를 합한 것보다 오래 살았던 게 맞았다. 하지만, 바니아와 아이시스의 눈이 마주쳤다. "아저씨는 생각보다 그러니까....... 젊으시네요?" 파이프에 불을 붙이던 안톤이 보기 드물게 껄껄대며 웃었다. "드워프를 만난 인간들은 하나 같이 우리를 이백 살쯤 먹은 노인네로 생각하곤 하지. 오래 산다고 해서 태어날 때부터 노인은 아닐세." "그럼 아저씨는 인간으로 치면 몇 살쯤 되는 건데요?" "그건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군. 드워프는 인간처럼 꾸준히 늙어가는 게 아니라서 말일세.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삼십 대쯤이라 할 수 있겠구먼." "그러면 벌써 결혼하셨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안톤이 황당하다는 눈으로 아이시스를 바라보았다. "인간 기준으로야 그렇겠지. 그러는 자네야말로 슬슬 짝을 찾아야 하는 시기 아닌가? 모건의 아들이 자네 또래로 보이던데?" "그거야 귀족이니까 그렇죠! 저는 아직 열여덟 살 밖에 안 됐다고요! 그리고, 아니, 아무튼 저는 됐고 블리먼 님은요?" 귀가 빨개진 아이시스가 좁은 마차 안을 두리번거렸다. 그리고 애먼 불똥이 마차에 오르고서 한 마디도 입을 떼지 않던 블리먼에게로 튀었다. 조금 당황할 법도 한데 블리먼은 여전히 무표정한 얼굴로 대답했다. 블리먼의 나이: >>334 (25세 이상) 블리먼의 결혼 여부: >>335
"온종일 마탑에서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마땅한 인연이 없어서 미혼입니다. 석 달 전에 서른둘이 되었으니 저도 늦은 나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만." "거봐요, 마법사님도 아직 결혼 안 하셨다는데, 아직 도제에 불과한 제가 어떻게 결혼을 하겠어요!" "도제? 어느 장인 밑에서 수학 중이었나?" "제화 장인인 스승님을 모시는 중이죠." "그래, 도제에 불과한 자네가 스승님께 말도 안 드리고 이렇게 뛰쳐나왔다는 소리구먼?" 정곡을 찔린 아이시스가 입만 열었다 닫았다 하며 당황했다. 아마도 솔리타로 돌아가면 아이시스의 스승님인 >>337 아저씨가 엄청 화내면서 혼내시지 않을까. 아이시스가 멋대로 따라나선 거지만, 그래도 나를 도와주겠다고 그런 거니까 조금은 변호해 줘야지. 안톤이 짓궂은 목소리로 아이시스를 놀렸다. "가정을 책임지기에 도제라는 자리는 다소 부족한 감이 없잖아 있지. 그래도 여즉 쫓겨나지 않은 걸 보면 손재주는 제법 있는 모양이구먼?" "물론이죠. 제자로 받아주십사 덤벼든 애들 다 내쫓을 때도 저는 인정해주셨으니까요." "그럼 언제 한 번 내 신발이나 맡겨봐야겠군." 태연한 안톤의 말에 아이시스는 난색을 보였다. 아이시스의 스승님인 제화 장인의 이름: >>337 아이시스의 특기: >>338
쓸데없다고 생각해서 앵커를 안 채우는 건지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앵커를 안 채우는 건지 알 수가 없네 그래 뭐 신발 잘 만들면 됐지 뭔 특기가 더 필요하겠어
"드워프 앞에서 손재주를 뽐내는 어리석은 인간으로 만들 셈이에요? 아, 혹시 아저씨한테도 제자가 있어요?" "없네. 안타깝게도 내 손재주는 무언가를 빚는 것보다는 부수는 데에 더 뛰어난 편이라서." 바니아의 눈이 자연스럽게 마차 바닥에 놓인 망치로 옮겨갔다. 맞아, 그동안 볼 일이 없어서 잠시 잊었지만 안톤 님은 용사잖아. 분명 저 거대한 망치를 가볍게 휘두르시겠지. 힐끔거리면서 눈치를 살피던 아이시스가 블리먼에게 질문했다. "블리먼 님은 어떤 마법을 사용하는지 물어봐도 돼요? 그냥 궁금해서요." "저는 주로 >>341 마법을 사용합니다. >>342도 어느 정도는 쓸 수 있습니다." 블리먼이 주로 사용하는 마법: >>341 (공격, 방어, 소환, 물, 불, 등등) 블리먼이 >>341 외에 부수적으로 사용하는 마법: >>342 (공격, 방어, 소환, 물, 불, 등등)
"바람 마법이요? 그럼 하늘을 날아다닐 수 있는 거 아니에요?" 아이시스가 눈을 반짝거리며 물었다. 바니아도 호기심이 동해서 블리먼을 바라보았다. 블리먼은 무뚝뚝하지만 마법에 대해서는 꽤 자세하게 설명해 주는 편이었고, 마법사에게 마법에 관한 설명을 듣는 건 무척이나 귀한 기회였다. 아니나 다를까, 블리먼은 평이한 어조로 바람 마법과 비행 마법의 연관성을 이야기해 주었다. 문제라면 이 마차 안에는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블리먼 말고는 없다는 점이었지만. "그러니까....... 바람 마법은 날아다니는 거랑은 상관없다는 소리죠?" "마법학파에 따라 견해가 조금씩 다릅니다만, 일반적으로는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알쏭달쏭하네요." 아이시스의 푸념 어린 말에 블리먼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일련의 대화를 들으며 바니아는 문득, 만약 내가 사제가 아니었더라면 무슨 일을 하고 살았을까 하는 생각에 빠져들었다. 바니아가 신성력을 발휘한 건 성인식을 치르기 몇 주 전이었다. 그 즈음에 바니아는 한참 신전에서 나와 독립해야 한다는 불안감에 밤을 새우기 일쑤였다. 그러던 차에 말 그대로 기적과도 같이 신성력이 발현되었고, 바니아는 신전에 남아 엘린을 도와가며 살 수 있어 마냥 행복하기만 했다. 만약에 그때 신성력이 발현되지 않아서 신전에서 나와야 했다면? 바니아의 특기: >>344 ('없음'도 가능)
다그루먼에 도착할 때까지 바니아는 나름대로 고민했지만, 속 시원한 해답을 내리지는 못했다. 이렇게 돌아보니 새삼 자신은 별다른 특기가 없는 사람이라는 것만 뼈저리게 느껴졌다. 그래도 글을 읽고 쓸 수 있으니까 굶지는 않았을 거야. 바니아는 씁쓸한 감상으로 고민에 마침표를 찍었다. 별장에 도착한 바니아 일행은 숨 돌릴 새도 없이 바로 안젤로를 찾아갔다. 저주를 풀기 위해 데려온 마법사라며 블리먼을 소개하자 안젤로의 안색이 눈에 띄게 창백해졌다. 블리먼은 안젤로의 반응은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할 일만 착실하게 했다. "소매에서 뭐가 잔뜩 나오는데?" "그러게, 소매가 괜히 긴 게 아니었나 봐."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구석에서 소곤거렸다. 블리먼은 소매에서 가벼운 주머니와 작게 잘라놓은 종이 뭉치를 꺼냈다. 희게 질린 안젤로도 주머니에 들어 있는 반짝거리는 가루를 신기하다는 듯 바라보았다. 블리먼은 안젤로를 방의 중앙에 세우고는 그 주위를 돌며 가루를 조금씩 흘렸다. 커다란 원을 채우는 복잡한 도형에 알아볼 수 없는 글자까지, 마법진이었다. 마법진을 다 그린 블리먼은 눈을 감은 채 주문을 읊기 시작했다. 역시나 알아들을 수 없는 생소한 억양의 주문이 완성되어 갈수록 마법진에서 서서히 빛이 새어 나왔다. 바니아는 숨 쉬는 것도 잊을 정도로 집중해서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 마법진 중앙에 선 안젤로는 눈이 부셔서인지 무서워서인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블리먼의 주문이 끝나자 마법진에서 빛이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방을 가득 채우는 빛에 바니아는 반사적으로 눈을 감았다. 숨을 한두 번 들이쉬고 내쉴 정도의 시간이 지난 후 슬그머니 눈을 떴을 때, 마법진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블리먼은 종이 뭉치를 소매에 다시 집어넣으며 언제나처럼 차분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저주를 건 마법사가 있는 곳까지 추적 중입니다. 지금 바로 출발할 건데, 동행하실 분은 사제님 한 분뿐입니까?" 블리먼, 바니아와 함께 저주를 건 마법사를 찾아 숲으로 갈 사람은 >>346 (아이시스, 안톤, 안젤로 중에서 1~3명 선택 / '없음'도 가능) 저주를 건 마법사의 은신처는 >>347 1. 지하 동굴 2. 강 아래 3. 숲지기의 오두막 4. 그 외(자유 기재)
"나도 가겠소.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진다면 나라도 있는 게 도움이 될 테지." "그럼 저도 갈래요." "아이시스, 너는 여기 남는 게 좋겠어." "왜?" 아이시스의 얼굴에 억울함이 가득했다. 바니아는 혹시 모를 위험한 사태를 언급하며 아이시스를 설득하려 했다. 물론 아이시스는 순순히 남겠다고 하지는 않았다. "당연히 아저씨만큼은 아니겠지만, 나도 검을 다룰 줄 안다고! 적어도 내 한 몸 지킬 수는 있어." "자네 실력은 아직 그 정도는 아닐세." "아저씨까지 그러기예요? 그리고 애초에 의뢰는 정체불명의 마법사로부터 우리를 지키는 것까지 포함되는 거였잖아. 만약 위험해진다고 쳐도 블리먼 님이 지켜주겠지!" "당연히 그럴 겁니다만, 보호하는 인원은 적을수록 수월합니다." "그야, 아니, 그게....... 바니아!" 말문이 막힌 아이시스가 애처로운 눈길로 바니아에게 매달렸다. 아이시스가 바니아보다 키가 훌쩍 커진 건 이미 몇 년도 더 전의 일이었지만, 가끔 이런 모습을 볼 때면 바니아 뒤를 졸졸 쫓아다니던 어린 시절의 그가 떠오르곤 했다. 바니아는 무심코 웃음이 나올 뻔한 걸 눌러 참고는 아이시스를 달랬다. "잘 생각해 봐, 아이시스. 만약 우리한테 무슨 일이 생겼을 때, 여기에 아무도 없으면 대책을 마련할 사람이 없잖아. 블리먼 님, 마법사를 추적하는 데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숲이 그리 크지 않다고 하셨고 마력의 흔적을 따라가기만 하면 되니 한나절도 안 걸립니다." "들었지? 한나절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으면 우리한테 무슨 일이 생겼다는 거니까, 그때 네가 다른 사람에게 알리든 남작님께 연락하든 해서 우리를 구하러 오는 거야. 안젤로 님은 저주에 걸린 장본인이니까 가셔야 하고....... 안톤 님보다는 네가 발이 더 재빠르잖아, 응?" "....... 알았어, 알았다고. 그러니까 그렇게 어린애 취급하지 마." 아이시스는 잔뜩 풀이 죽은 채 바닥만 내려다보았다. 바니아는 아이시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그래도 그가 안전한 게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아이시스에게는 솔리타에서 그를 기다리는 가족이 있으니까.
같은 숲이어도 환한 낮에 방문하니 느낌이 또 달랐다. 마법사와 저주 같은 것들과는 조금도 상관없는, 그저 평화로운 숲처럼만 보였다. 어쩌면 거칠 것 없이 성큼성큼 숲을 가로지르는 블리먼의 뒤를 쫓아가느라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를 일이었다. "도착했습니다." "네? 하지만 여기에는 나무 말고는 아무것도 없는걸요?" 블리먼은 안젤로가 저주를 받았던 공터에서 몇 발짝 가지 않아 걸음을 멈추었다. 바니아는 뭘 놓쳤나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듬성듬성 자란 나무만이 보일 뿐 누군가 숨어있을만한 곳은 보이지 않았다. "마법으로 가려져 있어서 그렇습니다. 바로 여기가 마법사의 은신처인 동굴입니다." 블리먼이 허공의 한 지점을 짚으며 말했다. 블리먼의 손을 따라 바니아의 시선이 옮겨갔다. 동굴이 있다고? 반신반의한 상태에서 눈을 깜빡이자 원래부터 거기에 존재했다는 듯 입구가 나타났다. "개굴!" 안젤로가 무심코 내뱉은 소리에 바니아는 정신을 차렸다. 블리먼은 담담한 어조로 설명했다. "진실을 꿰뚫어 볼 수 있다면 환영은 조악한 덧그림에 불과할 뿐이지요. 은신처를 숨긴 마법이 깨졌는데도 반응 하나 없는 걸 보아, 이 안에 있는 마법사의 상태는 위중한 게 틀림없습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저를 앞질러 가진 마시길 바랍니다." 바니아는 문타르를 세게 움켜쥐며 발을 옮겼다. 어두컴컴한 동굴 안이 마치 모든 걸 집어삼키는 괴물의 목구멍처럼 느껴졌다. 저주를 건 마법사의 상태: >>350 1. 의식은 있지만 몸을 가누기 힘들다. 2. 기절한 상태로 동굴 구석에 쓰러져 있다. 3. 숨만 간신히 붙어 있다.
어둠에 눈이 익숙해진 뒤, 블리먼을 선두로 한 바니아 일행은 조심스럽게 동굴 안으로 들어갔다. 함정을 조심하라는 안톤의 말에 블리먼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함정이 설치된 건 느껴집니다만, 여기로 돌아오고서는 다시 발동시키지 못한 듯합니다." 입구의 크기가 작았던 만큼 동굴도 그리 크지 않았다. 그래서 바니아 일행은 열 걸음도 걷지 않아서 허름한 문 앞에 도착할 수 있었다. 블리먼은 일행들을 한번 둘러보고는 조심스럽게 문을 열었다. 동굴 벽을 깎아 만든 방은 해가 비추는 듯 밝아서 둘러보는 데에 지장은 없었다. 방 안이 책과 잡동사니로 가득한 건 블리먼의 연구실과 비슷했다. 다만 전체적으로 정돈된 분위기였던 블리먼의 방과는 달리, 여기는 여러 권의 책이 펼쳐진 상태로 널브러져 있어서 눈 둘 데가 없는 상태였다. "저 사람이 저주를 건 장본인입니다." 블리먼이 동굴 벽 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곳에는 온갖 광물과 책더미 위에서 몸을 일으키려고 애쓰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안젤로가 두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안톤이 등에 지고 다니는 망치를 쥐려는 걸 바니아가 서둘러 막았다. "안톤 님, 저희는 마법사를 설득하려고 온 거잖아요. 괜히 자극할 행동은 하지 않는 게 좋겠어요." "사제님 뜻이 그렇다면야." 안톤은 망치 자루에서 손을 떼고는 팔짱을 꼈다. 블리먼이 어쩌겠냐는 듯 바니아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바니아는 블리먼의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블리먼 님, 제 말을 마법사에게 전달해주세요." 블리먼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바니아는 숨을 깊게 들이쉬고 입을 열었다. 바니아가 저주를 건 마법사를 설득하기 위해 하는 말: >>352 (대사 형식으로 적어도 좋고, 어떠한 내용이 들어가게끔 말한다고 적어도 좋습니다.)
설명이 부족했나, 저주를 풀어달라고 설득하는 거긴 한데 음.........어떡하지
dice(1,2) value : 1 1. 저주를 풀어주세요 라고만 말한다 2. 설득할 말 앵커를 다시 받는다
>>355 그럴까
"안젤로 님께 건 저주를 풀어주세요." 바니아는 블리먼이 몬타나스어로 말하기를 기다렸으나 블리먼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의아한 마음에 바니아는 뒤를 돌아보았다. 블리먼은 항상 그랬듯 무표정한 얼굴이었고, 안젤로는 긴장해서 딱딱하게 굳은 얼굴이었으며, 안톤은 조금 당황한 눈빛으로 바니아를 보고 있었다. "블리먼 님?" "전하실 말씀은 그게 전부입니까?" "네." 블리먼은 잠시 생각하는 눈치더니 차분한 어조로 말을 꺼냈다. 블리먼은 저주를 건 마법사에게 >>358 1. 바니아의 말을 가감 없이 그대로 전했다. 2. 자기 나름대로 근거를 덧붙여서 말을 전했다. 블리먼의 말을 들은 저주를 건 마법사의 반응은 >>359 (1~10 다이스) 1~2: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3~5: 거절한다. 6~10: 받아들인다.
가만히 블리먼의 말을 듣던 바니아는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저주를 풀어달라는 짧은 말을 전하는 것치고는 시간이 꽤 걸렸기 때문이었다. 바니아는 슬쩍 뒤를 돌아보았다. 블리먼은 웅크린 마법사만 직시하며 말하는 중이었고, 안젤로는 여전히 굳은 얼굴이었으며, 안톤은 눈썹을 치켜올린 채 블리먼과 바니아를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바니아는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블리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까만 로브를 입은 마법사가 소리쳤다. 하지만 제대로 몸도 가누기 힘든 사람에게서 나오는 소리라고 해봐야 얼마나 크겠는가. 잔뜩 쉰 목소리는 겨우 들릴 정도로 작았다. 블리먼은 침착한 태도로 계속해서 말을 건넸다. 몇 번이고 거절하는 듯하던 마법사가 돌연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폐부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오는 거친 기침은 바니아에게 익숙한 소리 중 하나였다. 바니아가 무의식중에 마법사에게 다가가려고 하는 걸 블리먼이 가로막았다. 블리먼은 이전보다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한참 기침을 하던 마법사의 입에서 기어코 검은 피가 터져 나왔다. 마법사는 블리먼을, 그리고 바니아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입을 열려는 찰나, 마법사는 짧은 말을 남기고 쓰러졌다. "블리먼 님, 이게 대체." 바니아는 블리먼을 돌아보았다. 블리먼은 눈가를 살짝 찌푸린 채 설명했다. "그는 계속 제안을 거절하려 했으나, 이대로 시간이 지나면 마법은커녕 목숨이 위태로울 테니 사제님께 치료를 받으라고 거듭 설득했습니다. 자기 상태를 잘 아는 건 누구보다도 본인이겠지요. 마법사는 결국 저주를 풀어주겠다고 했습니다. 사제님께 묻지도 않고 제가 멋대로 협상을 진행한 점 사과드리겠습니다." "아니에요! 애초에 치료를 거래 조건으로 하려고 했어요. 그리고 치료는 사제의 의무니까요." 바니아는 신성력으로 저주를 건 마법사를 치료하는 데에 >>362 (1~10 다이스) 1: 실패했다. (체력은 회복했지만 마법을 쓸 정도는 아님) 2~4: 성공했지만 바니아에게 문제가 생겼다. 5~10: 성공했다.
바니아는 서둘러 마법사에게 다가갔다. 주변에 흩어진 광석과 책을 옆으로 밀어놓고 마법사를 바로 눕혔다. 가까이에서 본 마법사의 얼굴은 원래 그런 건지 이번 일로 그렇게 된 건지, 피골이 상접해 있어서 안쓰러운 마음이 절로 일었다. 바니아는 마법사의 옆에 무릎 꿇고 앉아 정신을 집중했다. 달빛의 신성력이 마법사의 몸 전체를 휘감았다. "사제님의 치유술을 직접 보는 건 처음입니다만, 기적이라는 말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놀랍군요. 뒤엉킨 마력의 흐름이 안정되었습니다." 치유술이 끝나고 마법사의 상태를 확인한 블리먼의 말이었다. 바니아는 내심 안도했다. 마법사를, 그것도 영혼을 다친 마법사를 치료하는 건 처음이었기에 제대로 치료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차 한 잔 마실 시간이 지나자 마법사의 의식이 돌아왔다. 마법사는 눈을 뜨자마자 벌떡 일어나더니 몸 여기저기를 더듬거렸다. 블리먼이 다가가서 상황을 설명하는 듯했다. 마법사는 어쩐지 허탈한 표정으로 블리먼과 바니아를 번갈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한숨을 내쉬며 손가락을 한 번 튕겼다. 그러자. "안젤로 님, 정말 축하드려요!" 안젤로가 반신반의한 표정으로 입을 열자, 개굴거리는 소리가 아닌 맑은 소리가 나왔다. 안젤로의 차분한 인상과 잘 어울리는 목소리였다. 믿기지 않는 듯 두어 번 더 소리를 내던 안젤로의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얼마나 마음고생이 심했을까, 바니아는 덩달아 눈가가 뜨거워졌다.
마법사의 은신처를 떠나기 전, 안젤로는 마법사와 둘만 남아서 짧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바니아는 안톤을 통해 무슨 말을 했는지 물어보았다. "마법사의 거취에 관해 이야기했다는구먼. >>366 했다고 하오." 안젤로에게 저주를 건 마법사는 >>366 1. 숲을 떠나기로 2. 클룬벌룬 마탑(블리먼이 소속된 곳)에 들어가기로 3. 안젤로를 따라 프라우드무어 백작령으로 따라가기로
바니아는 조금 놀랐지만, 은신처가 들킨 데다가 숲의 주인인 일가와 악연으로 묶였으니 그럴 법도 하다고 수긍했다. 안젤로의 저주도 풀었겠다, 바니아 일행은 발걸음도 가볍게 별장으로 돌아왔다. 안젤로의 목소리를 들은 고용인들은 자기 일처럼 기뻐하며 안젤로를 둘러쌌다. 바니아가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고 있는데, 아이시스가 날쌔게 달려왔다. "바니아! 괜찮아? 어디 다친 데는 없어?" "응, 위험한 일은 하나도 없었어. 그렇죠?" 안톤이 그렇다며 맞장구를 쳤지만, 아이시스는 직접 확인해야 성이 풀리는 듯했다. 달라붙는 아이시스를 떼어낸다고 아웅다웅하는 사이에 안젤로가 다가왔다. 수심에 잠긴 유약한 도련님 같았던 안젤로는 저주를 풀고 난 뒤부터는 맑은 미소가 인상적인 소년처럼 보였다. "저주를 풀기 위해 힘 써준 데에 대한 보답을 하고 싶다는데, 어찌하시겠소?" "마법사를 찾고 설득까지 한 건 블리먼 님이니까, 보답은 블리먼 님께......." "저는 사제님께 의뢰를 받아 할 일을 한 것뿐이니 의뢰 비용만 지급해주시면 됩니다." 안젤로도 말을 덧붙였다. 신성력으로 저주를 풀지 못했을 때 그냥 지나쳐도 되는 걸, 끝까지 노력해준 게 고맙다면서. 바니아는 아이시스와 안톤을 힐끔거렸다. 아이시스는 알아서 하라는 듯 고개를 까딱거렸고 안톤은 수염을 쓸어내리며 생각에 잠겼다. 바니아는 >>368 1. 보상을 받는다. 2. 보상을 받지 않는다.
바니아는 자기가 한 게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에 안젤로의 제안을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얼마나 남았는지 짐작도 할 수 없는 여정이 바니아의 입에 자물쇠를 채웠다. 게다가, 바니아는 눈을 내리깔았다. 당장 오리엔템에 용사님이 없다면 다음 목적지는 글라체스 섬이 될지도 몰랐다. 드래곤이 산다고 알려진 섬에 선뜻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있을까. 바니아는 눈을 들어 안젤로를 바라보았다. 바니아가 안젤로에게 요구하는 것: >>371 1. 돈 2. 소개장 3. 부릴 수 있는 사람 4. 그 외(자유 기재) 요리 못하는 사람 특: 재료 손질하는 데에 한나절 걸림
바니아는 안톤을 통해서 여행 자금을 지원해주십사 부탁했다. 안젤로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거리더니 방으로 바니아 일행을 데리고 갔다. 안젤로는 서랍 깊숙한 곳에서 종이 다발을 꺼내더니 유려한 필체로 무언가를 적어넣기 시작했다. "그러니까 이게 말일세." 안젤로의 설명을 안톤이 전해준 바에 따르면, 이 종이를 >>373 상단에 가져가면 안젤로 몫으로 배정된 금액을 쓸 수 있다고 했다. 모건가의 인장과 안젤로의 서명이 있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종이 한 장으로 그런 게 가능한 건가? 바니아와 눈이 마주친 아이시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대금을 한 번에 치를 만큼 충분한 돈이 없을 때 이런 증서를 주고받고는 하지." "하지만 뭘 믿고요? 어느 한쪽이 이런 거 작성한 적 없다고 잡아뗄 수도 있잖아요." "그런 식으로 나왔다가는 아무도 그와 거래하려 하지 않을걸세. 가문 혹은 상단의 명예와 평판, 신용을 한순간에 잃는 셈이지." 그런가, 바니아는 나중에 안톤에게 더 자세하게 물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럼 저희는 이만 오리엔템으로 가볼까요?" "모건 남작이 올 때까지만 더 머물렀다가 가는 건 어떻겠냐고 하네만?" "여정이 남아있으니 어쩔 수 없어요. 이미 며칠이나 여기에 머무르기도 했고요." 안젤로는 아쉽다는 얼굴이었지만 바니아 일행을 더 붙잡지는 않았다. 그리고 고맙게도 오리엔템으로 가는 바니아 일행과 블리먼을 위해 마차를 한 대 내주었다. 별장에서 멀어지며, 바니아는 안젤로의 결혼 생활이 행복하기를 마음속으로 빌었다. 상단 이름: >>373 오리엔템에 도착한 뒤 벌어진 일: >>375 (1~5 다이스) 1. 아무 일도 없었다. 2. 이오조 산 근처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소문을 들었다. 3. 환자를 만나 치료했다. 4. 해양 몬스터가 출현했다. 5. >>374 (생각나는 게 없다면, 위의 선택지와 동일한 것을 고르는 것도 가능)
오리엔템으로 가는 길. 바니아는 붉은색과 노란색으로 짙게 물든 나뭇잎이 하나둘 떨어지는 걸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마탑에 의뢰하기 위해 오리엔템으로 향했던 때는 마음에 여유가 없어서 미처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듯했다. 그러고 보면 요즘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한기가 느껴지곤 했지. 가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구나. 바니아는 길가에 깔린 단풍잎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솔리타에도 단풍이 들었을까?" "이제 슬슬 물들기 시작했을걸." "신전 뒷마당에도 꽃이 잔뜩 피었겠네." 아이시스의 목소리가 바니아의 상념을 깨트렸다. 둘은 오랜만에 솔리타와 신전, 그리고 가족과 친구 이야기를 나누었다. 누구도 먼저 그러자고 약속하지는 않았지만,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여행을 시작하고 나서 솔리타와 관련된 이야기를 한 적이 드물었다. 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생기는 걸 무의식중에 경계했던 걸까. 오랜만에 입 밖으로 내는 호루올라 말도 정겨웠다. 바니아는 여행을 떠난 뒤 처음으로 사명, 용사, 멸망 같은 것들은 잠시 잊고 찰나의 순간을 즐겼다. 그리고 또 하루가 지나, 바니아 일행과 블리먼은 오리엔템 영지에 도착했다. 바니아 일행과 블리먼이 오리엔템에 도착했을 때, 해양 몬스터는 >>377 1. 나타나기 직전이다. 2. 이미 나타났다.
중앙 광장을 지나 클룬벌룬 마탑까지 데려다준 마부는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는 돌아갔다. 그리고 바니아 일행과 블리먼도 헤어질 때가 되었다. 만난 지는 겨우 이틀, 그것도 대부분은 이동하는 데에 시간을 보낸 것뿐이었지만 아쉬운 기분이 들었다. "블리먼 님 덕분에 안젤로 님의 저주를 풀 수 있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입니다." 늘 그렇듯 담담한 태도였다. 아이시스와 안톤도 각자 작별 인사를 마치고 이제 막 돌아서려는 참이었다. 짧은 간격으로 연달아 울리는 종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한가로운 오후의 공기를 날카롭게 가르는 불길한 소리였다. "이게 무슨 소리죠?" 언제나 차분하던 블리먼이 눈을 커다랗게 뜬 채 소리가 들려온 쪽을 쳐다보았다. 바니아의 부름에 정신을 차린 듯 블리먼이 고개를 돌렸다. "대피를 알리는 종소리입니다. 바닷가에서 들려오는 걸 보아 해양 몬스터가 출현한 것 같습니다. 여러분도 일단 오리엔템 밖으로, 아니 마탑 안으로 들어가시는 게 좋겠습니다." "블리먼 님은요?" "저는 몬스터를 상대하러 갈 겁니다." 블리먼은 불과 바람 마법을 사용한다고 했으니, 바다에서 올라온 것들을 상대하기에 좋을 듯했다. 바니아는 아이시스와 안톤을 바라보았다. 바니아 일행은 >>379 1. 블리먼과 함께 해양 몬스터가 출현한 곳으로 간다. 2. 클룬벌룬 마탑에서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기다린다. 3. 그 외(자유 기재)
"뭘 가만히 서 있어? 얼른 마탑으로 들어가자!" 아이시스가 바니아와 안톤의 손을 잡아당겼다. "하지만 몬스터가 습격한 거라면 다치는 사람이 생길지도 몰라." "그건 나중에 몬스터를 다 물리치고 난 다음에 생각하면 될 문제야. 이곳 지리에도, 대응 체계에도 익숙하지 않은 우리가 나서봤자 방해만 될 뿐이야." "아이시스의 말이 맞소. 사제님께서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을 잘 생각하시오." 키 큰 아이시스의 손에 이끌려 가는 모습 탓에 근엄함이 조금 줄긴 했어도, 안톤의 말은 바니아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할 수 있는 일과 해야 하는 일. 칼레티아 님께서는 내가 용사들을 모아야 세상을 멸망으로부터 구할 수 있다고 하셨지. 길거리를 지나는 사람을 붙잡고 묻는다면 백이면 백, 모두 멸망을 막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대답할 게 분명했다. 바니아도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만약 세상을 구하기 위해 외면받고 희생되는 게 그들 자신이라면, 혹은 그들의 가족과 친구라면, 그래도 사람들은 망설임 없이 대답할 수 있을까. 그리고 바니아, 그 자신은 그런 사람들을 모른 체 할 수 있을까. 그래야만 하는 걸까. 그렇게 구한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소중할까. 바니아는 도무지 알맞은 답을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언젠가 이 질문에 나름대로 해답을 내야 한다는 것, 그것만은 명확했다. 오리엔템의 바닷가에 출현한 해양 몬스터는 >>381 (1~10 다이스) 1~2: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끝에 겨우 쫓아냈다. 3~6: 다수의 부상자와 두어 명의 사망자를 내고 물리쳤다. 7~10: 아무런 피해 없이 물리쳤다.
저런.... 블리먼의 상태는 >>383 (1~4 다이스) 1. 다치지 않았다. 2. 다쳤다. (팔이나 다리가 부러진 정도) 3. 생사가 위험할 정도로 다쳤다. 4. 사망했다.
블리먼과 헤어지고 나서 종소리가 한 번 더 울렸다. 정확히 무엇을 알리는지는 몰라도 다급한 상황이라는 건 알 수 있었다. 가만히 앉아있을 수가 없어 바니아는 마탑의 좁은 접수실을 빙글빙글 맴돌았다. 아이시스가 뭐라고 핀잔을 줬지만 제대로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안톤이 피어 올린 파이프 담배의 연기가 바니아의 마음을 나타내는 것만 같았다. 두어 시간이 지났을 무렵, 바닷가로 달려 나갔던 마법사들이 마탑으로 돌아왔다. 모두 행색이 말이 아니었다. 그나마 나은 게 여기저기 찢어져서 너덜너덜해진 로브를 걸치고 있는 정도였고, 상처 부위를 동여맨 붕대가 피에 흠뻑 절어있는 게 보통이었다. 다급하게 그들을 훑어본 바니아는 지친 얼굴의 블리먼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세상에, 칼레티아시여! 블리먼 님!" "저는 괜찮습니다. 이 정도면 크게 다친 것도 아니지요." 블리먼이 다친 곳: >>385 1. 팔 2. 다리
블리먼은 팔이 부러진 듯 왼손으로 오른팔을 붙잡고 있었다. 칼레티아시여, 바니아의 부름에 따라 달빛이 접수실을 가득 채웠다. 블리먼의 부러진 팔도 마법사들의 베이고 찢긴 상처도 모두 순식간에 말끔하게 고쳐졌다. 블리먼은 지친 낯빛은 그대로였으나, 팔을 굽혔다 펴며 완벽하게 치료된 걸 바니아에게 보였다. 마법사들은 다쳤던 곳을 확인하지도 않고 아직 은은하게 남아있는 신성력을 관찰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정말 감사합니다. 사제님께서는 남을 살피는 마음만큼이나 크나큰 신성력을 가지고 계시는군요." "모두 칼레티아 님의 은총 덕분이에요." 대답하면서도 바니아는 스스로 의아하다고 생각하는 중이었다. 확실하지는 않았지만, 솔리타에서 지낼 때보다 신성력이 확연히 늘어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급격하게 많은 힘을 사용한 것치고는 상태도 멀쩡했다. "부상을 보아하니 힘들었던 것 같소." "네. 간신히 쫓아냈습니다만, 병사들의 피해가 큽니다." "고생하셨구먼. 여기는 해양 몬스터의 습격이 빈번한 편이오?" "연례행사 정도입니다. 그런데." "잠시만요, 블리먼 님. 병사들의 피해가 크다고요?" 바니아는 안톤과 블리먼의 대화에 끼어들었다. 블리먼은 눈가를 찌푸리며 말했다. "안타깝게도 그렇습니다. 마법이 완성될 때까지 병사들이 몬스터의 시선을 끌어야 해서요. 게다가 이번에는 유달리 몬스터가 사납게 날뛰어서 피해가 더 컸습니다." "그럼 다친 병사들은 지금 어디에 있죠?" ">>388에 있습니다만, 사제님께서 직접 가실 생각입니까?" "이럴 때야말로 신의 보살핌이 필요한 때니까요." 블리먼은 무언가 말을 고르는 눈치였다. 하지만 바니아는 이미 배낭을 둘러메고 마탑을 나섰고, 아이시스와 안톤이 허둥지둥 바니아를 따라가는 중이었다. 해양 몬스터의 종류: >>387 (바다에서 사는 몬스터의 이름을 써도 좋고, 비슷한 생물의 외관을 써도 좋습니다. (ex. 거대한 문어, 집채만한 상어, 등등)) 다친 병사들이 있는 곳: >>388 1. 신전 2. 바닷가 근처 3. 중앙 광장 4. 그 외(자유 기재)
기세 좋게 나선 건 좋았다. 문제는 바니아가 오리엔템에 와본 건 이번이 두 번째, 그것도 두 번 모두 클룬벌룬 마탑에 방문한 게 전부였다는 점이었다. 중앙 광장에서 뻗어 나온 길을 따라 무작정 달리던 바니아는 뒤늦게 그 점을 알아채고 발길을 멈추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볼까 싶어서 주위를 두리번거렸지만, 몬스터의 출현에 다들 집이나 건물 안에 들어가 숨어있어서 거리는 휑했다. "이쪽이래!" 어느새 바니아를 따라잡은 아이시스가 손을 낚아챘다. 달리면서 아이시스는 무턱대고 뛰쳐나가면 어떡하냐고 바니아를 타박했다. 뭐라고 대꾸해주고 싶었지만, 바니아는 숨이 턱까지 차서 입을 열 수 없었다. 안톤은 짧은 다리를 재게 놀리며 둘을 뒤따랐으나 역부족이었다. 먼저 가라는 안톤의 목소리가 뒤편에서 아스라이 들려왔다. "여기야. 괜찮아?" 간신히 고개만 끄덕이며 바니아는 주변을 살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바다의 신 >>390의 상징인 >>391 조각상이었다. 바다와 접한 영지 셋에 하나에는 >>390의 신전이 있다는 걸 생각하면 그리 특이한 건 아니었다. 다음으로 눈에 들어온 건 피해가 심각했다는 걸 여실히 드러내는 흔적들이었다. 구겨진 갑옷과 투구, 부러진 검의 파편, 그리고 질질 끌려간 경로를 알려주는 핏자국. 바니아가 마음을 다잡고 한 발짝 떼려는 순간, 날카로운 비명이 귀를 찔렀다. 신전 안에서부터 울려 퍼진 소리는 듣는 이를 절로 움츠러들게 할 정도로 고통에 가득 차 있었다. 바니아는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신전 안으로 발을 옮겼다. 바다의 신의 이름: >>390 바다의 신 >>390 교단의 상징물: >>391
바니아가 자라고 지냈던 솔리타와는 달리 오리엔템의 신전은 커다란 단층 건물이었다. 설계사의 취향인지 포르토르카 교단의 양식인지, 특히나 널따란 홀은 너른 바다를 그대로 표현한 듯 사람을 압도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아마도 평상시였다면 바다를 밝히는 등대처럼 우뚝 선 포르토르카의 조각상을 보며 경외심에 빠져들었으리라. 하지만 지금, 신음과 비명, 울음을 토해내는 부상자들이 나뒹구는 홀에는 비참함만이 가득했다. 방문객을 내려다보는 포르토르카의 시선이 비정한 바다와 닮았다는 생각이 든다면 불경스러운 걸까. 신전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참혹한 광경에 바니아는 넋을 잃었다. 갈 데 없는 시선만 황망히 헤매고 있으려니 아이시스가 조심스럽게 어깨를 짚었다. 괜찮냐고 물어오는 눈길은 침착했지만, 어깨를 짚은 손이 잘게 떨리는 게 느껴졌다. 바니아는 아이시스의 손을 두어 번 토닥이며 그제야 이상한 점을 눈치챘다. 환자들이 가득한 신전에 정작 그들을 돌봐야 할 사제가 보이지 않았다. 바니아는 다시 한번 홀을 찬찬히 살폈다. 하지만 바다를 상징하는 포르토르카 교단의 푸르른 사제복은 끝자락 하나 눈에 띄지 않았다. 치유술을 준비하느라 바쁜가 보다, 바니아는 정신을 집중하며 생각했다. 일단 당장 할 수 있는 만큼이라도 치료하고 있으면 포르토르카의 사제들이 나타나겠지. 곧이어 클룬벌룬 마탑에서 그랬던 것처럼 신성력이 홀을 휘돌았다. 바니아의 신성력으로 얼마나 많은 병사를 치료했는지: >>394 (1~10 다이스) 1~3: 1/3 정도 4~7: 절반 정도 8~10: 전부
"바니아!" 아무래도 연달아 다수의 사람을 치료하는 건 조금 무리였던 것 같았다. 아이시스가 비틀거리는 바니아를 얼른 부축했다. 바니아는 현기증으로 지끈거리는 관자놀이 부근을 문지르며 환자들을 살폈다. 홀에 모인 사람 중 비교적 부상이 가벼웠던 절반 정도는 치료되었지만, 나머지 반절은 기운만 조금 북돋우는 데에 그치고 말았다. 어쩐지 분한 마음에 바니아는 입술을 깨물었다. 괜찮아, 할 수 있어. 바니아가 다시 치유술을 행하려는 그때, 드디어 포르토르카의 사제들이 나타났다. "이게 어찌 된....... 사제? 칼레티아의?" "이보시오! 칼레티아의 사제는 당장 치유를 멈추시오!" 푸른 사제복을 걸친 사제 서너 명이 홀을 둘러보더니 바니아 쪽으로 걸어왔다. 사제들의 흉흉한 기세에 바니아는 얼떨떨한 기분으로 손을 내렸다. 바다의 신을 모시지 않는 사제가 그들의 신전에서 함부로 치료를 행한 건 미묘하긴 했지만 월권행위라 부를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래도 그들이 할 일을 도운 셈인데 저렇게까지 화를 낼 줄이야. 바니아는 아이시스에게 기대고 있던 몸을 바로 세웠다. 어쨌든 먼저 사과부터 한 다음 치료를 마저 해야지. 그렇게 생각한 바니아가 말을 꺼내기도 전에 가까이 다가온 사제 중 하나가 먼저 호통을 쳤다. "도대체 무슨 짓을 하신 겁니까?" "치료를," "그러니까 왜 칼레티아의 사제께서 저들을 치료하셨냐, 이 말입니다!" "영지를 지키다 다친 분들이 계신데 아무도 그분들을 돌보는 사람이 없어서 제가 대신......." 어느새 바니아와 아이시스를 둘러싼 사제들이 헛웃음을 흘리거나 혀를 찼다. 도대체 상황이 어떻게 돌아가는 거야, 바니아가 마른침을 삼키는 사이 여자는 다시 신경질적으로 소리쳤다. "병사들이 무얼 하다 다쳤는지 우리도 압니다. 우리는 단지 영주와 협상이 끝날 때까지 기다린 것뿐입니다. 그 잠깐 사이에 당신이 끼어든 거라고요" "협상이요?" "그래요, 영주님께서 이번 겨울에는 얼마나 기부하실 건지 조율하던 참이었죠." "그게 환자를 치료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인가요?"
발끈해서 외친 바니아의 말에 가장 앞에 선 사제가 딱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바니아의 두 배는 넘게 살았을 남자는 고개를 가로저으며 말했다. "보아하니 서임을 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젊은 혈기로 길을 나선 방랑 사제인 듯한데, 신전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데에는 생각보다 많은 돈이 들기 마련이오. 하나 귀족이란 작자는 예나 지금이나 손에 움켜쥔 재물을 놓을 생각은 죽어도 하지 않는 족속이라오. 칼레티아의 사제께선 아직 어려 이해하기 어려울 수도 있으나, 신의 은혜를 베푸는 것만큼이나 신의 은총을 만천하에 알리는 신전을 가꾸는 것도 중한 일이라 할 수 있소. 그리고 아무렴, 사제가 신전에 머무는 환자를 죽게 내버려 두겠소?" "하지만, 그래도 이건......." 일행을 인질로 삼아 금품을 내놓으라 협박하는 산적과 다를 게 무어란 말인가. 차마 내뱉지 못한 말이 입안을 껄끄럽게 맴돌았다. "바다의 신을 섬기는 사제들은 잇속에 밝은 모양이오? 동족이 아파 신음하는 데도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니, 드워프로서는 쉽사리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군." "말씀하신 것처럼 이건 우리 인간들 사이의 일이라서요. 관심은 감사하지만 드워프께선 한발 물러나시는 게 현명하리라 생각합니다만?" 언제 도착한 건지 안톤이 한마디 거들었으나 아무 소용이 없었다. 금방이라도 깨질 듯한 불안한 침묵이 사제들과 바니아 일행 사이에 내려앉았다. 포르토르카 교단의 사제들이 바니아에게 요구하는 것: >>398 1. 바니아가 병사들을 치료했다는 사실을 함구하고 신전을 떠날 것 2. 절반의 병사들을 치료한 만큼의 대금을 영주 대신 치를 것 3. 나머지 절반의 병사들도 바니아가 치료할 것
짧은 대치 상태를 깬 건 초로의 사제였다. "칼레티아의 사제께서 선의로 행한 치유 덕에 협상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소. 목격한 사람이 이리도 많으니 감출 수도 없는 노릇. 그러니 당신께 제안을 하나 하겠소." "무슨 제안이죠?" "아직 절반 정도의 병사들이 치유되지 않았소만, 남은 사람도 직접 치료하는 게 어떻겠소? 보아하니 사제께선 대단한 신성력을 가지고 있는 듯한데 말이오." "아니, 근데 아까부터," "아이시스, 그러지 마. 좋습니다, 바라던 바예요. 전부 제가 치료하도록 하겠습니다." 바니아는 씩씩대며 나서려는 아이시스의 팔을 붙잡았다. 안 그래도 미운털이 박힌 판에 사제도 아닌 아이시스까지 나섰다가는 일이 더 커질 수도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몇몇 젊은 사제들이 아이시스를 매섭게 노려보는 중이었다. 바니아의 대답에 사제들은 고개를 까딱이고는 멀어져갔다. 제안을 받아들이긴 했지만, 설마 정말 손 하나 대지 않을 줄이야. 허탈한 마음에 바니아는 사제들의 뒷모습이 홀에서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 "세상에, 저런 사람들이 사제라니. 솔리타였으면 상상도 못할 일인데." 아이시스의 말에 차마 동의할 수도, 그렇다고 반박할 수도 없어서 바니아는 발끝만 내려다보았다. 언제나 자랑스러웠던 사제복이 온몸을 짓누르는 것처럼 느껴졌다. 조용히 투덜거리던 아이시스가 그런 바니아의 어깨를 토닥거렸다. "그런데 사제님은 괜찮으시오? 마탑의 마법사들에 스물은 넘는 병사까지 치료했다니, 사제님께선 이미 충분히 무리한 것 같은데 말이오." "맞아요! 방금 쓰러질 뻔한 걸 제가 겨우 잡았다니까요?" "그 정도는 아니었어. 잠깐 어지러웠을 뿐이고 지금은 괜찮아." 그래, 눈앞에는 아직도 신의 자비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생각은 해야 할 일을 모두 끝낸 뒤에 해도 충분해. 바니아는 육체, 정신, 영혼, 그 어딘가에 깃들어 있는 신성력을 끌어모아 몸 밖으로 퍼트렸다. 바니아는 >>400 (1~10 다이스) 1: 병사들을 치료하는 데에 실패했다. 2~5: 병사들을 치료하는 데에 성공했지만, 무리한 탓에 쓰러졌다. 6~10: 병사들을 치료하는 데에 성공했다.
보기 편하라고 접는 레스

달의 신 칼레티아를 모시는 사제인 바니아는 호루올라 왕국의 작은 마을, 솔리타에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바니아는 달의 신 칼레티아로부터 세계가 멸망의 위기에 처했다는 사실을 전해 듣는다. 칼레티아는 바니아에게 멸망으로부터 세계를 구할 용사들을 모아야 한다는 사명을 내린다. 그렇게 바니아는 소꿉친구인 아이시스와 함께 용사를 모으기 위한 여행길에 올랐다. 이오조 산맥 깊은 곳에서 첫 번째 용사, 드워프 안톤과 합류한 바니아 일행. 두 번째 용사를 가리키는 달빛을 따라 대륙의 동쪽 끝, 오리엔템 영지에 도착하자마자 해양 몬스터가 출현한다. 바다의 신을 모시는 사제들과 짧은 언쟁 끝에 다친 병사들을 치료하던 바니아는 쓰러지고 마는데.
>>399 다시 한번 신전 안이 달빛으로 물들었다. 흐르던 피가 멎고 흉하게 벌어진 상처는 아물고 새살이 돋았다. 잃었던 손이나 팔, 다리도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왔다. 사그라든 신성력을 대신하여 병사들의 탄성이 홀을 울렸다. 칼레티아시여, 사제님께 축복을, 감사와 찬양이 포르토르카의 신전을 채웠다. 그리고 바니아의 시야가 온통 하얗게 번져갔다. 다급하게 외치는 아이시스와 안톤의 목소리를 마지막으로 바니아는 의식의 끈을 놓았다. 바니아가 꾸는 꿈의 키워드: >>404 (1~10 다이스) 1~3: 과거 4~6: 현재 7~9: 미래 10: ???
그렇다면, 글라체스 섬에서 만날 두 번째 용사 종족: 드래곤 외형: >>406 (인간처럼 생겼는지, 날개 달린 도마뱀처럼 생겼는지, 등등) 성별: >>407 이름: >>408 직업: 마법사 거주지: >>409 (동굴, 바다 밑, 집, 탑, 등등)
허공에 부유 중이라는 착각이 들 정도로 높디높은 탑의 꼭대기. 여기가 어딜까. 눈길 닿는 곳에는 온통 푸른 물결만이 가득하다. 들리는 거라고는 바람이 탑을 스쳐 가며 내는 소리뿐. 세상은 고요하고 적막하고 또 그만큼 고독하다. "또 네놈인가."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반가이 고개를 돌린다. 높은 탑의 꼭대기에는 왜소한 체격의 여자가 반듯하게 누워있다. 터럭 한 올 찾을 수 없는 독특한 외양보다도 시선을 사로잡은 건 깊이를 알 수 없는 눈길. 그는 세상 물정 모르는 소녀 같기도 모진 풍파를 헤쳐나온 노파 같기도 하지만, 헤아릴 수 없이 오랜 세월을 살아온 것만은 분명하다. 물끄러미 응시하는 눈길에 문득 의문이 서린다. "아니야, 그가 아니군. 그러면 너는 누구지?" 입을 연다. 하지만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 당황스러워서 손을 올리는데 목이 만져지지 않는다. 아니, 목을 만질 손이 존재하기는 하는 건가? 몸이 있어야 하는 지점을 황급히 훑어본다. 그리고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 허공만을 발견한다. 파악할 수 없는 상황에 어쩔 줄 모르는 사이, 여자가 입을 연다. "어쩌다 흘러들어온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너에게 허락된 곳이 아니니 돌아가도록." 고저 없는 말이 끝나자마자 돌풍이 불어온다. 잠시만요, 소리 없는 외침은 허공으로 흩어지고 정신은 속절없이 바람에 떠밀려 탑으로부터 멀어진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듯한 아찔한 느낌과 함께 바니아는 눈을 떴다. 본 적 없는 천장에 몸을 일으키려 했으나, 온몸이 욱신거려서 바로 포기하고 도로 누웠다. 봄을 맞이하며 신전 대청소를 한 다음 날이면 항상 이랬었는데. 불쑥 튀어나온 추억을 잠시 되짚어보던 바니아는 뒤늦게 방 안이 어두컴컴한 걸 깨달았다. 바니아는 어둠에 익숙해진 시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작은 방에 지금 누워있는 침대 하나, 구색을 갖추기 위해 들여놓은 탁자와 의자 하나씩. 어느 나라의 어느 마을을 가도 볼 수 있는 흔한 여관 방이었다. 낯선 풍경에도 두렵지 않은 건 거기에 동료가 있기 때문이겠지. 바니아는 침대 맡에 기대어 앉은 채 잠든 아이시스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쓸었다. 안톤은 팔짱을 낀 상태로 의자에 앉아 있었는데, 불편한 자세로도 깊게 잠든 것처럼 보였다. 아무래도 포르토르카의 신전에서 치유술을 행한 뒤 쓰러진 자신을 아이시스와 안톤이 데리고 온 듯했다. 병사들은 모두 치료한 걸까. 치유술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쓰러지기도 하는구나. 그런데 정말로 신성력이 늘어난 것 같은데 어떻게 된 일이지? 두서없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한참을 가만히 누워있던 바니아는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온몸의 근육이 제각기 비명을 질러댔지만, 그래도 견딜 만은 했다. 아이시스와 안톤이 깨지 않게 살금살금 움직인 바니아는 배낭에서 칼레티아의 손거울을 꺼내 들었다. 오늘 밤은 구름에 가려 달빛이 희미했다. 창문을 연 바니아는 달을 향해 손거울을 내밀었다. 손거울에서 튀어나온 달빛은 야속하게도 동쪽, 아득한 수평선을 향해 나아갔다. "기어이 글라체스 섬으로 가야 하는 모양이오." 갑자기 들린 목소리에 바니아는 깜짝 놀라 거울을 떨어트릴 뻔했다. 뒤를 돌자 언제 일어났는지 안톤이 고개를 까딱이는 게 보였다.
"몸은 좀 괜찮으시오? 기억하실는지 모르겠소만, 사제님께선 신전에서 치유술을 행한 직후 쓰러지셨소." "병사들은 모두 치료됐나요?" "그렇소. 한동안 사제님과 달의 신을 부르며 야단이었지. 결국 바다의 신의 사제들이 소란스럽다며 쫓아내긴 했지만 말이오. 그치들의 표정이 어땠는지 사제님께서 보셨어야 했는데." 그렇게 말하는 안톤의 입가에 심술 궂은 미소가 맺혀 있었다. 바니아는 대답할 말이 궁색해서 괜히 입가만 매만졌다. "그런데 사제님, 정말 괜찮소?" "몸이 여기저기 쑤시는 것만 빼면 괜찮아요. 아, 기절했을 때 챙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런 말 들을 것까지도 없소. 게다가 사제님을 예까지 모셔온 건 아이시스니까. 한데......." 수염을 쓸어내리며 안톤은 바니아를 빤히 바라보았다. 평소의 그답지 않게 말을 고르는 기색이었다. 바니아는 조용히 다음 말을 기다렸으나, 안톤은 고개를 내젓고는 의자에서 내려왔다. "아무것도 아니오. 사제님께서는 오늘 고생하셨으니 마저 주무시는 게 좋겠소. 아이시스는 내가 데려가겠소." "아니요, 괜찮아요. 안톤 님께서도 피곤하실 텐데 얼른 주무세요." 안톤은 고개를 한번 끄덕이고는 방을 나섰다. 그가 하려던 말이 뭐였을까. 잠깐 고민하던 바니아는 어느새 방 안을 가득 채운 한기에 서둘러 창문을 닫았다. 바니아 일행은 글라체스 섬으로 가기 위해 >>413 1. 항구를 돌아다니며 배를 찾는다. 2. 클룬벌룬 마탑에 의뢰한다. 3. 용병 길드를 찾아간다. 4. 그 외(자유 기재)
다음 날 아침. 아이시스의 잔소리에 적당히 알겠다고 대답하는, 소란스럽지만 평화로운 식사 시간이었다. 먼저 식사를 마친 안톤이 헛기침하며 서두를 꺼냈다. "그래서, 다음 목적지는 글라체스 섬인데 말이오. 배는 어떻게 구할 건지 생각해보셨소?"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동시에 입을 다물었다. 섬으로 가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 하고 배를 움직일 선원이 있어야 한다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이지만, 목적지인 섬이 글라체스라면 상황이 달랐다. 바니아는 마지막까지 미루고 미뤄오던 논의를 기어코 꺼내야 한다는 사실에 머리를 감싸 쥐었다. "일단 항구에서 글라체스 섬으로 가겠다는 배를 찾아봐야 하지 않을까요?" "내가 드워프라서 잘 모르긴 하오만, 드래곤의 영역을 피하는 건 인간도 마찬가지 아니오?" "그건 그렇죠......." 바니아는 침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숟가락으로 수프를 휘저었다. 가만히 빵을 씹어 삼키던 아이시스가 불쑥 입을 열었다. "혹시 말이에요, 이동 마법을 쓸 수는 없을까요? 아니면 비행 마법이라든지?" "그런 게 가능해?" "나야 모르지. 블리먼 님께 가서 여쭤보면 알려주지 않을까?" 블리먼 님이라면 자세하게 설명해주겠지. 바니아는 글라체스 섬으로 간다고 말하며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훨씬 나은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그전에 일단 베를리오 상단에 가보는 게 어떻겠소? 항구에서 배와 사람을 구하든, 마탑을 가든, 무얼 하려 해도 돈이 필요하기 마련이오." 바니아는 안젤로가 증서를 써줬다는 걸 떠올렸다. 그사이 많은 일이 있어서 그런지, 하루 이틀 전인데도 많은 시간이 흐른 것처럼 느껴졌다.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서둘러 식사를 마치고 베를리오 상단으로 향했다. 바니아 일행은 베를리오 상단에서 >>415 1. 안젤로가 써준 증서를 보여주고 돈을 받는다. 2. 1+글라체스 섬으로 갈 배를 구한다고 말한다. 3. 1+글라체스 섬으로 가는 다른 방법을 묻는다. 4. 1+글라체스 섬에 대한 정보를 묻는다. 5. 그 외(자유 기재)
바니아는 베를리오 상단의 건물 안으로 한 발짝 들어서자마자 쏟아지는 시선에 주춤했다. 혹시 상단과 관련된 사람이 아니면 들어와서는 안 되는 걸까? 우물쭈물하는 사이, 다행스럽게도 바니아 또래로 보이는 남자가 다가와서 안내를 맡았다. "이걸 보여드리면 될 거라고 하셨는데......." 바니아는 품속에서 안젤로가 써준 증서를 꺼냈다. 종이를 받아든 남자는 조금 당황하더니 잠시만 기다리라며 어디론가 달려갔다. "우리가 그렇게 특이한가? 상인들은 여기저기 돌아다니니까 이종족도 많이 봤을 줄 알았는데." "아무래도 이쪽은 바닷가니까 드워프를 볼 기회가 더 드물었는지도 모르지. 한데 나보다도 사제님을 더 의식하는 것 같네만." "제 착각이 아니었군요." 호기심 어린 눈으로 안톤을 뜯어보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보다는 바니아를 힐끔거리는 시선이 더 많았다. 특별히 적대적인 건 아니었으나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아이시스가 슬쩍 바니아 앞을 가로막아 서도 역부족이었다. 불편한 분위기를 견디며 얼마간 기다린 끝에 바니아 일행은 베를리오 상단의 오리엔템 지부장과 마주할 수 있었다. "모건 남작의 둘째 도련님께서 보낸 사람이 여러분들이었다니, 이거 놀랐습니다." "저희를 아세요?" "어제 사제님께서 병사들을 전부 치료하셨잖습니까? 소문은 바람의 정령과 앞서거니 뒤서거니하며 내달리기 마련이고, 상인들은 적당한 소문을 낚아채는 게 업인 사람이니까요." 당황한 바니아를 본 그는 껄껄대며 웃었다. 바니아 일행을 안내한 남자가 금화 주머니를 가져오는 동안, 그들은 안젤로의 안부와 어제 일의 사후 처리에 대해 짧은 대화를 나누었다. "자, 여기, 증서에 쓰인 만큼의 금화입니다. 도련님께 안부 전해주십시오." 안톤이 꽤 묵직한 주머니를 들고 고민하는 눈치더니 아이시스의 귀를 잡아당겼다. 무언가 속닥거리는 둘을 옆에 두고 바니아는 지부장에게 질문했다. "혹시 상단을 통해서 배를 구할 수도 있나요?" "배를 말씀입니까? 항구가 바로 옆이니 구할 수야 있지요. 하지만 사제님께서도 아시다시피 바다는 위험하니 웬만해서는 육로로 이동하는 게 좋으실 겁니다." "가고자 하는 곳이 육로로 이동할 수 없는 곳이어서요." 바니아의 말에 지부장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섬으로 가시려는 겁니까? 하지만 이 근처에 섬이라고 해봐야, 아니, 설마 사제님......." 지부장은 차마 입 밖으로 내는 것도 두렵다는 듯 입만 뻐끔거렸다. "네, 글라체스 섬으로 갈 배와 그 배를 몰 선원들을 구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베를리오 상단의 오리엔템 지부장은 바니아에게 >>417 (1~3 다이스) 1. 글라체스 섬으로 가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해준다. 2. 드래곤에 대해 연구하는 마법사를 소개해준다. 3. 바다의 신 포르토르카의 신전을 찾아가라고 일러준다.
턱을 만지작거리기도 하고 손가락으로 책상을 두드리기도 하면서 한참을 생각하던 지부장은 깊은 한숨과 함께 말을 꺼냈다. "이거 참, 사제님 같은 분께 이런 사람을 소개해드려도 될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사제님께서 괜히 그런 곳까지 가고자 하시는 게 아닐 테니......." 그렇게 말문을 떼고도 지부장은 또 이것저것 고민하다가 이야기를 시작했다. "여기 뱃사람들 사이에서는 꽤 유명한 노인입니다. 언제 어디서 흘러들어온 건지는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없습니다만, 어느 순간부터 항구 구석에서 살고 있었더랬죠. 바닷가에서는 특별한 일도 아닙니다. 문제는 그 노인이 드래곤의 섬으로 가기 위해 갖은 애를 쓴다는 점이죠." 지부장은 거기서 말을 끊고는 뜸을 들였다. 바니아를 비롯해서 뭐라고 소곤거리던 아이시스와 안톤까지도 다음 말을 기다리며 숨을 죽였다. 지부장은 그런 바니아 일행의 반응이 내심 흡족한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했다. "바다가 위험하니 물류를 유통할 수 있는 것도 아니요, 뱃사람이 바다에서 돈 좀 만지려면 물고기나 낚는 수밖에 없는데, 노인 혼자 얼마나 벌 수 있겠습니까? 간신히 먹고 사는 처지에 작은 배 한 척 구하는 데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기 마련이죠. 게다가 누가 그 무시무시한 데를 같이 가겠다고 나서겠습니까? 노인 혼자 힘으로 조각배를 끌고 나갔다가 넝마가 되어서 돌아오기를 벌써 십수 번입니다. 그런데도 포기하지 않고 여전히 섬을 가고 말겠다며 목을 매고 있지요. 오리엔템에서 글라체스로 가겠다고 나서는 사람은 그 노인이 유일할 겁니다." "그분은 어디에 계시죠?" "여길 나가셔서 항구 쪽으로 가시다 보면......." 지부장은 >>419이라는 노인의 집으로 찾아가는 길을 상세히 알려주었다. 일행 중에서는 제일 길눈이 밝은 아이시스가 그 말을 꼼꼼히 새겨들었다. 바니아 일행은 지부장에게 감사를 표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급한 마음에 서둘러 나가려는데, 지부장이 바니아를 불렀다. "사제님, 포르토르카의 사제들을 조심하세요. 보는 눈이 많으니 쉽사리 손을 쓰진 않을 테지만, 혹시 모릅니다." "명심하겠습니다." 바니아는 묵례를 하고는 상단을 나섰다. 모시는 신이 다르다고는 해도 사제가 사제를 조심하라는 소리를 듣다니, 입맛이 썼다. 노인의 이름: >>419
앞장서서 걷는 아이시스를 따라 바니아 일행은 하이웨이드가 사는 집에 도착했다. 바니아는 가슴팍까지 올라오는 울타리 너머로 마당을 둘러보았다. 집에 해당하는 건물은 허름하고 작은 데에 비해 마당은 넓은 기묘한 구조였다. 사실 마당도 공터에 더 가까운 느낌이었는데, 나무판자를 비롯한 온갖 잡동사니로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었다. 어떻게 저기를 통과해서 오가는지 신기할 정도였다. "저기요! 거기 누구 안 계세요?" 아이시스가 목청껏 소리치자 문이 벌컥 열리더니 깡마른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누구요?" "베를리오 상단에서 소개받고 찾아왔습니다. 하이웨이드 님 맞으세요?" "내가 하이웨이드요. 그런데 베를리오 상단에서 소개를 받고 찾아왔다고? 무슨 용건이요?" 하이웨이드는 경계심이 가득한 얼굴로 바니아 일행을 훑어보았다. "오리엔템에서 글라체스 섬으로 가려는 배를 구하려면 하이웨이드 님을 만나야 한다는 말을 들었어요." "뭐요?" 하이웨이드가 한달음에 공터를 가로질러 바니아에게로 다가왔다.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보였던 노인의 온몸에 갑자기 활력이 돌아온 듯했다. 바니아의 어깨를 붙잡은 채 말을 쏟아내는 하이웨이드의 눈이 오래된 집념으로 번뜩였다. "그쪽도 그 빌어먹을 드래곤의 섬으로 가려는 거요? 정말로? 거짓말은 아니겠지? 헛소리였다가는 내 당장에." "지금 뭐하는 거예요? 떨어져요!" 아이시스가 하이웨이드의 손을 떼어내고는 그 틈으로 비집고 들어왔다. 하이웨이드는 눈을 몇 번 끔뻑이더니 긴 한숨을 내쉬었다. 다시 입을 여는 그의 어조가 한풀 꺾여있었다. "미안하게 됐수다. 내가 글라체스라는 말만 들으면 눈이 뒤집어져서 말이요. 그런데 정말, 정말로 글라체스에 갈 생각이요?" "장난삼아서 가겠다고 할 곳이 아니잖아요?" 아이시스가 쏘아붙인 말에 하이웨이드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서서 할만한 이야기도 아니니 안으로 들어가십시다." 바니아 일행은 마당에 쌓인 잡동사니를 건드리지 않도록 조심하며 집 안으로 들어갔다. 바니아 일행은 하이웨이드에게 >>421 1. 글라체스 섬으로 가려고 시도하면서 겪었던 일들에 대해 물어본다. 2. 글라체스 섬으로 가고자 하는 이유를 물어본다. 3. 글라체스 섬까지 타고 갈 배가 있는지 물어본다. 4. 그 외(자유 기재)
집 안은 겉에서 본 것처럼 좁고 허름했다. 앉을 곳도 변변치 않아서, 바니아와 안톤은 삐걱거리는 나무 침대에 걸터앉고 아이시스는 바닥에 주저앉을 수밖에 없었다. 바니아는 하이웨이드가 마실 걸 내오겠다는 걸 만류했다. 그리고는 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을 때부터 내내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하이웨이드 님께서는 어째서 글라체스 섬으로 가려고 하시는 거죠? 수년간 애쓰셨다고 들었어요." "그러는 그쪽은 왜 가려는 거요?" 조금 망설이던 바니아는 신의 사명을 이행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했다. "신의 사명이라, 그거참 거창한 명분일세." 하이웨이드는 한동안 바닥을 내려다보았다. 먼 과거를 헤아리는 듯하던 그는 이윽고 말을 꺼냈다. 하이웨이드가 글라체스 섬에 가고자 하는 이유: >>423 1. 글라체스 섬으로 간다는 말만 남기고 사라진 아들을 찾기 위해서 2. 글라체스 섬에서만 자란다는 희귀한 꽃을 얻기 위해서 3. 드래곤에게 죽은 동생의 복수를 하기 위해서 4. 그 외(자유 기재)
"나는 아버지가 남긴 유언에 발목 잡힌 꼴이요. 빌어먹을 노인네 같으니라고." "유언이라면......." "자기 유골을 글라체스 섬에 묻어달라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말이었지. 주변에서 나를 어떻게 보는지는 나도 압니다. 하지만 날 비웃고 조롱하는 놈들도 그때 그 눈을 봤었더라면 아마 나처럼 하지 않고는 못 배겼을 거요." 그렇게 말하는 하이웨이드의 목소리에는 구별하기 어려운 여러 감정이 뒤엉켜 있었다. 꿈에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일이지만, 만약 엘린 사제님께서 누가 들어도 고개를 내저을 법한 유언을 남기신다면. 바니아는 소매를 만지작거렸다. 그때는 나도 유언을 이루기 위해 앞뒤 가리지 않고 달려들지 않을까. 일어나지 않은 상상에 불과한데도 기분이 가라앉았다. "구질구질한 이야기는 집어치우고, 아무튼 그쪽도 글라체스로 가겠다는 거요? 인원은 여기 모인 게 전부고?" "네." "항해 준비는?" "배와 선원을 구한 다음 할 계획이었어요. 그래서 말인데요." 바니아는 하이웨이드에게 >>425 1. 가진 배를 보여달라고 말한다. 2. 이전 항해 경험을 묻는다. 3. 글라체스까지 함께 갈 사람이 더 없는지 묻는다. 4. 그 외(자유 기재)
"혹시 글라체스까지 함께 갈 사람을 더 찾을 수 있을까요?" 바니아는 물론이고 아이시스와 안톤은 배를 몰기는커녕 타 본 적도 없는 사람들이었다. 하이웨이드가 아무리 노련한 뱃사람이라 하더라도 그에게만 배를 맡기는 건 여러모로 불안한 일이었다. 글라체스까지 함께 갈 사람이 >>427 (1~10 다이스) 짝수: 있다. 홀수: 없다.
바니아의 질문에 하이웨이드는 자못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흥, 그쪽은 아직 어려서 잘 모르겠지만, 세상은 넓고 그만큼 정신 나간 놈들이 넘쳐난단 말이요. 몇 년을 넘게 이런 미친 짓을 하고 있자면 비슷하게 미친놈들이 찾아오기 마련이지." 바니아와 아이시스는 무심코 안톤의 표정을 살폈다. 그러고 보면 하이웨이드의 나이를 묻지는 않았지만, 안톤과 비슷한 세월을 살아온 듯했다. 물론 드워프인 안톤의 외모는 노인으로는 보이지 않는 데다가 인간과 같은 기준을 들이밀 수 없는 노릇이었지만. "그럼 그분은 어디 계시는데요?" 글라체스에 함께 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의 직업: >>430 1. 항해사 2. 해적 3. 학자 4. 모험가 5. 어느 귀족의 하수인 6. 그 외(자유 기재) 글라체스에 함께 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 있는 곳: >>431 1. 오리엔템 2. 오리엔템을 제외한 몬타나스 왕국의 어떤 영지(해안가) 3. 몬타나스 왕국의 북쪽에 있는 왕국의 어떤 영지 4. 몬타나스 왕국의 남쪽에 있는 왕국의 어떤 영지
하이웨이드는 갑자기 주위를 이리저리 둘러보더니 몸을 앞으로 숙였다. 무언가 비밀스러운 이야기를 하려는 낌새에 바니아도 무의식적으로 몸을 기울였다. "이봐들, 드워프는 말할 것도 없고, 댁들은 몬타나스 출신이 아니지? 그렇다면 모를 수도 있겠군. 여기 바로 옆이 >>433의 영지요. 몇 년 전 어느 날 일인데, 그 작자 밑에서 일하는 놈이 대뜸 나를 찾아왔었지. 소문을 들었다면서 말이요." 오리엔템 바로 옆 해안가 영지의 영주인 귀족의 성과 작위: >>433 (단, 작위는 백작과 남작 중에서 선택) 하이웨이드를 찾아온 건 >>434 1. 하수인의 독단적인 결정이었다. 2. >>433의 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이웨이드는 목이 타는 듯 물을 벌컥 들이켰다. "내가 그동안 아무런 정보도 없이 글라체스로 가겠다고 설쳤겠나? 배를 마련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니요. 중요한 건 바닷길을 아느냐 마냐, 바로 그거란 말이지. 그놈이 물어다 주는 정보가 아니었으면 나는 지금까지도 글라체스로 향할 엄두도 못 냈을 거요." "그런데 백작님 밑에서 일하는 분이 그걸 왜 하이웨이드 님께......?" "그런 걸 알려주냔 말이요? 뭐, 귀족 나리는 원래 체면에 목숨을 걸기 마련이니까. 직접 나설 수 없는 처지에 나 같은 미친 늙은이가 나타나 주었으니 적당히 써먹으려는 속셈 아니겠어." 하이든 백작은 왜 글라체스에 관심을 보이는 걸까? 백작이 직접 나서지 않는 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평판에 민감한 귀족이 그런 터무니없는 일에 관심을 보이는 것 자체가 그들 사이에서는 큰 흠이 될 테니. 하지만 비밀리에 옆 영지의 노인을 지원해서 백작이 얻을 수 있는 이익이 과연 무엇일까. 바니아는 도저히 백작의 의중을 가늠할 수 없었다.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백작은 뭘 요구했죠? 자선 사업을 독특한 방식으로 하는 분은 아닐 것 같은데요." 아이시스의 질문에 하이웨이드가 킬킬거렸다. 하이든 백작이 정보를 알려주는 대가로 하이웨이드에게 요구한 것: >>436 1. 글라체스 섬에서만 구할 수 있는 특수한 재료를 가져올 것 2. 글라체스 섬에 묻혀있다는 보물을 가져올 것 3. 글라체스 섬으로 어떤 물건을 가져갈 것 4. 아직 알려주지 않았다. 5. 그 외(자유 기재)
앞뒤 말이 맞지 않아서 ["백작님 밑에서 일하는 분이 그걸 왜......?" "그거야 나도 모르지. 그놈과 나 사이의 신뢰는 딱 그 정도거든. 그래도 그놈이 백작의 명을 받고 움직인다는 건 확실한 사실이요."] 이 부분을 ["그런데 백작님 밑에서 일하는 분이 그걸 왜 하이웨이드 님께......?" "그런 걸 알려주냔 말이요? 뭐, 귀족 나리는 원래 체면에 목숨을 걸기 마련이니까. 직접 나설 수 없는 처지에 나 같은 미친 늙은이가 나타나 주었으니 적당히 써먹으려는 속셈 아니겠어."] 이 부분으로 수정합니다.
"그럴 리가 없지. 그 섬에서만 구할 수 있는 >>439을 가져오는 것이 정보의 대가요." ">>439을요?" "나도 모르니 이유는 묻지 말고." 안 그래도 이유를 물어보려던 바니아는 머쓱하게 머리만 만지작거렸다. 하이든 백작이 원하는 것: >>439 1. 약초 2. 광석 3. 물고기 4. 작은 동물 (4를 고를 경우, 어떤 동물인지도 기재) 5. 그 외(자유 기재) 바니아는 >>440 1. 하이웨이드에게 하이든 백작의 하수인과 연락할 방법이 있는지 물어본다. 2. 하이웨이드와의 대화를 마치고 하이든 백작을 찾아가기로 한다. 3. 하이웨이드가 가진 배가 있는지, 있다면 보여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4. 그 외(자유 기재)
"혹시 그분과 연락할 방법이 있나요?" 하이웨이드는 고개를 내저었다. "연락은 언제나 그쪽에서 해서. 뭐, 하이든 백작이라는 걸 알고 있으니 직접 찾아갈 수도 있겠지만, 괜히 찾아갔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지 알고."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인가. 비밀리에 이런 일을 추진하는 사람이면 당연한 걸지도 모르지. 바니아는 하이웨이드의 염려를 이해할 수 있었다. 바니아는 >>442 1. 하이웨이드와의 대화를 마치고 하이든 백작을 찾아가기로 한다. 2. 하이웨이드가 가진 배가 있는지, 있다면 보여줄 수 있는지 물어본다. 3. 하이든 백작으로부터의 다음 연락은 언제인지 물어본다. 4. 그 외(자유 기재)
"갑작스러운 방문에도 친절히 응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무래도 저희가 너무 무모하게 나선 것 같아요. 그래서 일행들끼리 이야기를 좀 더 나눠보고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아이시스와 안톤이 바니아를 돌아보더니 서로 마주 보았다. 그리고는 적당히 하이웨이드에게 작별 인사를 건네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미리 얘기하지 않아도 눈치껏 맞춰주어서 다행이었다. "그러시든가." 하이웨이드는 이번에도 똑같은 놈들이라는 등의 말을 중얼거렸다. 바니아 일행을 힐끔거리는 눈길이 심상치 않았지만, 직접적으로 행동에 옮기지는 않았다. "바니아, 저 할아버지랑 같이 가려는 생각 아니었어?" 하이웨이드의 집을 나와 여관으로 돌아오는 도중에 아이시스가 물었다. 안톤도 귀를 기울이는 눈치였다. "그럴 생각이었는데,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하이든 백작님을 찾아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괜찮을까? 할아버지가 얘기한 것처럼 괜히 찾아갔다가 뭔 일이라도 당하면 어떡해." "그래도 사제한테 함부로 손을 대지는 않을 거야." "만약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내가 책임지고 구할 테니 걱정은 마시게." 안톤이 슬그머니 한 마디를 보탰다. 정확한 실력을 본 적은 없었지만, 그래도 자기 몸만한 쇳덩어리를 아무렇지 않게 들고 다니는 사람이니 그 말이 믿음직스럽게 들렸다. "그럼 여관에서 짐을 챙기는 대로 옆 영지로 가요." 고개를 끄덕인 안톤이 앞서 걸어갔다. 그 뒤를 느긋하게 따라가는데 아이시스가 바니아 옆으로 바짝 붙어서는 작게 속삭였다. "그런데 너 몸은 괜찮은 거야? 바로 이렇게 움직여도 되겠어?" "멀쩡해. 걱정해줘서 고마워." "뭘 새삼스럽게." 아이시스는 괜스레 툴툴거리면서 바니아로부터 한 발짝 멀어졌다. 그리고는 성큼성큼 걸어서는 안톤을 앞질러 먼저 가버렸다. 오리엔템 옆 영지의 이름: >>444
하이든 백작이 다스리는 유기오템이라는 영지는 오리엔템에서 한나절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거리에 있었다. 마차를 타는 것도 좋지만 이렇게 걸어가는 것도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그래도 난 마차를 타는 게 더 좋아. 발도 안 아프고 금방 도착하잖아." "느긋하게 파이프도 피울 수 있으니 나도 마차가 더 좋군." "그리고 이제 날이 더 추워지면 걸어가는 것도 더 힘들어질걸?" "그래도 걸어가면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을 더 만끽할 수 있잖아!" "가을이야 앞으로 얼마든지 더 맞이할 수 있는걸." 그래도, 바니아는 어쩐지 하루하루 지나는 시간을 따라 함께 흘러가는 가을이 아깝고 소중했다. 타지에서 계절의 변화를 겪는 게 처음이라 그런 걸까. 유독 이번 가을은 더 감상적으로 생각하게 되는 듯했다. 유기오템에 도착할 즈음에는 이미 해가 완전히 진 상태였다. 바니아 일행은 성문이 닫히기 직전 아슬아슬하게 영지 안으로 들어올 수 있었다. "어째 조용한 게 오리엔템이랑 분위기가 다른데?" 아이시스의 말대로였다. 짧은 시간 동안만 머물긴 했지만, 오리엔템은 몬스터가 출현했을 때를 제외하면 대체로 활기찬 분위기였다. 하지만 여기는 오가는 사람의 수도 적고, 그 사람들의 표정도 어딘가 경직되어 있었다. 바니아 일행을 힐끔거리는 시선에도 호기심보다는 경계심이 훨씬 컸다. "일단 여관부터 잡는 게 좋겠소." 아무렴 외지인을 쫓아내지는 않겠지. 바니아 일행은 성문 근처에서 그나마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여관을 찾아 들어갔다. 바니아 일행은 다음날, >>446 1. 하이든 백작의 성으로 찾아간다. 2. 하이든 백작에 대한 소문을 주변에 묻는다. 3. 하이든 백작에 대한 정보를 용병 길드에 묻는다. 4. 글라체스 섬에 대한 정보를 용병 길드에 묻는다. 5. 그 외(자유 기재)
다음날, 바니아 일행은 여관에 딸린 식당으로 내려와 아침 식사를 했다. 힐끔거리며 쳐다보는 눈초리가 따가웠지만 의식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어떻게, 바로 백작을 찾아가실 생각이오?" "어제 자기 전에 생각해봤는데요, 바로 찾아가기보다는 백작님에 대해 미리 좀 알아보는 게 낫겠더라고요." "좋은 생각이오." 안톤이 수염을 쓸며 고개를 끄덕거렸다. 일면식도 없는 외국인과 이종족이 대뜸 자신의 비밀을 찔러온다면 좋은 반응은 나오지 않으리라. 그렇다고 해서 글라체스 섬에 대해 무언가 알고 있는 게 분명한 하이든 백작을 만나지 않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영주에 대한 평판이 궁금하면 상단과 방앗간에 방문하라던데, 여기서 그랬다가는 쫓겨날지도 모르겠는걸." "상단과 방앗간은 왜?" "스승님께서 스승님께 전해 들은 이야기라는데, 이유는 까먹었어." "보통 그런 말은 그 이유가 중요한 거 아니야?" 아이시스는 어깨를 으쓱이고 말 뿐이었다. 나중에 파닐라 아저씨께 여쭤봐야지, 바니아가 생각하는 사이 안톤이 입을 열었다. "아이시스의 말에는 나도 동의하오. 외지인에 대한 경계가 심한 곳이니 그나마 외부와 접촉이 많은 용병 길드 같은 곳을 찾는 게 나을 것 같소." "좋아요, 그럼 용병 길드로 가도록 해요." 힐끔거리는 시선을 받으며 바니아 일행은 유기오템의 용병 길드로 향했다. 영지의 전체적인 분위기 탓일까. 용병 길드는 대부분 오가는 사람으로 북적거리는 분위기였는데, 여기는 두어 사람만 멍하니 앉아있을 뿐 적막하기 그지없었다. 바니아 일행이 들어서자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면 방문객이 거의 없는 편인 듯했다. "실례합니다, 정보 의뢰를 하고 싶은데요." "아, 예, 잘 찾아오셨습니다. 이쪽으로 오시죠. 그래서 사제님......께서는 무슨 정보를 원하시는지?" 접수원은 바니아 일행을 응대하면서도 바니아의 사제복과 안톤의 거대한 망치를 곁눈질하느라 정신없어 보였다. 바니아는 >>448 1. 하이든 백작의 영지 내 평판에 관해 묻는다. 2. 하이든 백작의 관심사에 관해 묻는다. 3. 하이든 백작이 글라체스 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묻는다. 4. 그 외(자유 기재)
"이곳을 다스리는 하이든 백작님에 대한 평판이 어떤지 알고 싶어요." 그 말에 접수원이 화들짝 놀라서는 바니아의 소매를 잡아당기려 했다. 옆에 있던 아이시스가 재빨리 손을 쳐내자 그는 흠칫하더니 작은 소리로 속삭였다. "아무리 사제님이라 하더라도 그런 걸 함부로 묻고 다니면 큰일 납니다! 설마 여기 오기 전에 누군가에게 물어보지는 않으셨겠죠?" 바니아는 다급히 고개를 끄덕거렸다. 접수원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이건 뭐 대단한 것도 아니니 의뢰로 치지는 않겠습니다만." 하이든 백작의 영지 내 평판은 어떤 편인지: >>450 (1~10 다이스) 1~3: 나쁘다. 4~7: 평범하다. 8~10: 좋다.
"여기 사람이 아닌 제가 이런 반응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설명이 되지 않겠습니까? 평판이 나쁜 거야 특별할 것도 없지만, 여기 영주는 좀 특이한 편인데 말이죠." 접수원은 안 그래도 작은 목소리를 한껏 낮춘 채 말을 이었다. "외부인의 출입에 대해 이상할 정도로 민감하게 굽니다. 뭐, 직접적으로 내쫓는다거나 그런 건 아니지만서도 그 분위기라는 게 있잖습니까. 영지의 전체적인 분위기. 아마 여러분은 사제님과 드워프가 있으니 비교적 편했겠습니다만, 그냥 상인이나 용병일 경우에는 좀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꼬치꼬치 캐물어서요. 그거 귀찮으니까 용병들도 굳이 이쪽으로 들어오려고들 하지 않아서 길드가 요 모양 요 꼴이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젓던 그가 문득 생각났다는 듯 말을 덧붙였다. "여기도 원래부터 그랬던 건 아니라고 합니다. 이번 대의 백작이 작위를 물려받고부터 분위기가 급변했다고들 하죠. 알음알음 물어도 주민들은 이유를 모르는 눈치라서....... 알아도 쉽게 입을 열겠습니까마는." 바니아는 영지 경영에 대해서는 까막눈이나 다름없었지만, 그래도 항구도 없는 해안가 영지에서 외부와의 교류를 꺼린다는 게 이상하다는 것쯤은 알 수 있었다. 게다가 그게 지금의 하이든 백작이 영주 자리에 선 다음부터라면? 바니아는 >>452 1. 다른 정보에 대해 더 묻는다. 2. 용병 길드를 나간다.
무엇을 물어볼지: >>454 1. 하이든 백작의 관심사 2. 하이든 백작이 글라체스 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 3. 하이든 백작의 외지인을 꺼리는 처사에 대한 영지민들의 반응 4. 그 외(자유 기재)
이런저런 가정들을 떠올려봤지만, 아직 하이든 백작에 대해 아는 게 너무 적었다. 바니아는 접수원에게 다른 질문을 던졌다. "그럼 백작님께서 글라체스 섬에 관심을 가지는 이유에 대해서는 아시나요?" "글쎄요, 글라체스라......." 눈을 가늘게 뜬 접수원이 바니아를 쳐다보았다. 이런, 바니아는 뭔가 말실수했다는 걸 직감했다. 접수원이 눈을 굴리며 이것저것 재는 게 빤히 들여다보였다. "제가 오히려 사제님께 여쭙고 싶습니다만....... 백작이 그 섬에 관심을 가집니까?" 바니아는 >>456 1. 하이든 백작의 명을 받아 움직이는 사람을 안다고 대답한다. 2. 그런 소문을 우연히 들었다고 대답한다. 3. 확실하지 않다며 얼버무린다. 4. 그 외(자유 기재)
"모르시나요? 그러면 유기오템의 백작이 아닌가. 이 근처에 다른 백작이 있나요?" "여기 아래쪽 >>458의 영주가 백작이긴 합니다만....... 그분이라고 해서 글라체스에 관심을 가질 것 같지는 않은데요." 접수원이 은근하게 다가왔다. 바니아는 주춤거리며 뒤로 한 발짝 물러났다. "사제님, 사제님께서는 하이든 백작과 글라체스 섬에 대해 무엇을 알고 계십니까?" 유기오템 아래에 있는 영지의 이름: >>458 바니아는 >>459 1. 하이든 백작의 명을 받아 움직이는 사람을 안다고 대답한다. 2. 그런 소문을 우연히 들었다고 대답한다. 3. 확실하지 않다며 얼버무린다. 4. 그걸 알기 위해 온 거라고 대답한다. 5. 그 외(자유 기재)
"그냥 지나가다가 우연히 그런 소문을 들었을 뿐이에요." 바니아는 더듬거리며 간신히 한 마디를 내뱉었다. 접수원은 그런 바니아를 의심스러운 눈길로 쳐다보다가 물러났다. "그러시다면야, 더 아는 건 없으시겠군요." 접수원은 무언가 계속 생각하는 듯 한동안 말이 없었다. 바니아는 그의 눈치를 살피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바니아는 >>461 1. 다른 정보에 대해 더 묻는다. 2. 용병 길드를 나간다. 3. 의뢰를 맡긴다. 4. 그 외(자유 기재) 백신 2차 맞았는데 멍해서 집중이 하나도 안 되네...
"아무래도 제가 확실하지도 않은 소문에 괜히 신경을 쓴 것 같네요." "아닙니다. 혹시 모르죠, 그게 사실일지......." 아무래도 접수원은 하이든 백작과 글라체스 섬의 관계에 대해 더 자세히 조사할 생각인 듯했다. 괜한 짓을 한 건 아니겠지? 바니아는 조금 찜찜한 기분으로 감사 인사를 하고는 용병 길드에서 나왔다. "근처 주민들에게 묻지 않고 용병 길드로 온 건 좋은 선택이었던 것 같소. 하지만 소문에 밝은 편인 용병들이 백작과 섬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른다는 건....... 백작이 비밀 유지에 매우 신경을 쓰는 것 같으니 조심하는 게 좋겠소." "그 할아버지가 속고 있는 걸 수도 있죠." 아이시스가 불쑥 말을 꺼냈다. 하이웨이드가 속고 있다고? 바니아와 안톤을 훑어본 아이시스는 어깨를 가볍게 으쓱였다. "그렇잖아요. 먼저 연락하지도 못하게 할 정도면 하수인이라는 사람이 정말 백작가의 사람인지 확인할 방법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 아니에요? 이런 비밀스러운 거래를 문서로 남길 리도 없고, 백작가의 인장 같은 거야 위조할 수도 있겠죠." 안톤이 턱수염을 쓸며 생각에 잠겼다. 바니아도 아이시스의 말을 곰곰이 따져보았다. 분명, 하이든 백작가의 하수인이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정말 그런 사람인지 확인할만한 증거는 없었다. 하이웨이드 입장에서도 처음 보는 사람인 우리에게 그런 것까지는 안 보여줬을 수도 있지만....... "그래서 어떻게 할래?" 바니아 일행은 >>463 1. 유기오템에서 가장 큰 상단을 찾아간다. 2. 중앙 광장에서 치유술을 펼치며 정보를 모은다. 3. 하이든 백작의 성을 방문한다. 4. 그 외(자유 기재)
"그래도 여기까지 왔으니 하이든 백작님을 만나러 가는 게 좋겠지. 원래 목표기도 하고, 또 이런저런 소문에 휘둘리느니 본인에게서 직접 이야기를 듣는 편이 확실할 테니까." 바니아의 말에 아이시스는 동의를 표했다. 곧 둘의 시선은 턱수염을 쓸어내리는 안톤에게로 향했다. 안톤은 그런 시선이 부담스러운 듯 헛기침을 두어 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 "나쁘지 않다고는 생각하오. 하지만 백작이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는 게 마음에 걸리는구먼. 인원을 나누는 건 어떻겠소?" "인원을 나눠요?" "그렇소.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서 백작을 방문하는 사람과 외부에서 기다리는 사람으로 나누자는 거지. 나는 인간이 아닌 드워프고 사제님께선 귀한 사제이니만큼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은 낮을 거라 생각은 하오만." 설마 그런 일이 일어날까? 바니아는 안톤의 걱정이 조금 과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문득 여행을 떠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맥스 용병단과 만났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예기치 않은 위험은 도처에 도사리고 있다는 게 그날의 교훈이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리라. 하이든 백작의 성에 가는 사람: >>465 (바니아, 아이시스, 안톤 중에서 선택. 최소 1명, 최대 3명)
아무도 관심이 없으니까 그냥 셋이서 사이좋게 가는 걸로 하자
"그래도 다 같이 가는 게 좋겠어요. 만약 무슨 일이 생긴다고 하더라도, 어차피 외부에 정확한 사실을 알릴 수 없다면 모두 위험해지는 건 같잖아요." 안톤도 그 말에는 동의했다. 그래서 바니아 일행은 영지 어디에서도 눈에 띄는 고풍스러운 성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당연하게도 하이든 백작이 머무는 성문 앞에는 근엄한 표정을 지은 병사 두 명이 경비를 서고 있었다. 병사들은 바니아에게 대놓고 무례하게 대하지는 않았지만, 위아래로 훑어보는 게 굉장히 경계하는 눈치였다. 바니아는 >>468 1. 하이든 백작을 만나러 왔다고 말한다. 2. 며칠간 임시 치료소를 개설하고 싶으니 허가를 받으러 왔다고 말한다. 3. 섬에 가고자 하는 사람이 찾아왔다고 말한다. 4. 혹시 이 성에 아픈 사람이 있지는 않냐고 묻는다. 5. 그 외(자유 기재)
"혹시 이 성에 아픈 분이 계시지는 않나요?" "네? 갑자기 무슨 말씀이신지......." 아무런 용건도 없이 무작정 귀족을 보고 싶다고 해봤자 순순히 들여보내 줄 리 없었다. 그렇다고 대뜸 글라체스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가는 경계심이라는 불씨에 장작을 집어넣는 꼴이 될 터였다. 그래서 바니아는 자신의 신분을 살리면서 동시에 경계심을 가장 낮출 수 있는 서두를 꺼내 들었다. 다행히도 그 예상이 들어맞았는지, 응대하는 병사의 표정이 조금은 누그러진 게 눈에 띄었다. "보시다시피 저는 달의 신 칼레티아 님을 섬기는 사제 바니아라고 합니다. 친구들과 여행을 하던 중, 이 근처를 지나는데 어쩐지 신의 은총을 필요로 하는 분이 계신 것 같아서 이렇게 찾아뵙게 되었어요." 바니아의 사제복에 수놓아진 칼레티아 교단의 표식을 힐끔거리며 병사가 입을 열었다. 하이든 백작가의 성에 있는 다친 사람은 >>470 1. 하이든 백작 본인 2. 하이든 백작의 가족(형제자매/부인/자녀) 3. 하이든 백작의 보좌관 또는 고용인 4. 하이든 백작의 기사
아프거나 다친 사람은 정확히 >>472 1. 하이든 백작의 업무 보좌관 2. 하이든 백작가의 집사 3. 하이든 백작가의 하녀장 4. 하이든 백작가의 유모 그 사람의 상태: >>473 1. 지병이 심해졌다. 2. 최근에 어떤 병에 걸렸다. 3. 최근에 다쳤다. 4. 어느 날 갑자기 앓아누웠다. 5. 그 외(자유 기재)
앵커 채워지는 속도를 가늠하지 못하겠네..... 이 스레에 참여하는 레더들한테 부탁하고 싶은데, 어떤 앵커를 채우기 힘들거나 싫다고 여기는지 말해줄 수 있을까? 내가 여태 파악한 건 등장인물의 외모나 특기 같은 세세한 설정을 싫어한다는 것 정도밖에 없어서....
>>475 의견 정말 고마워 문제가 있는 거 같으니까 고치고 싶어서 물어본 건데......며칠을 기다려도 의견 하나가 전부라니 뭘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