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의 설정 >>2부터 >>6까지 수의 설정 >>7부터 >>11까지 수위는 자유지만 스레 터지진 않을 만큼만!!! 개그 가능 시리어스 가능 판타지 가능 뭐든 가능!! 스레주는 가능충이니 자유롭게 참가해주세요!! 벗뜨 마이 입맛에도 절레절레일 정도면 자름(공이나 수를 똥 퍼먹는 골렘으로 만드는 정도만 아니면 됨) 연속앵커도 OK!! 그래도 지나친 독점은 NO!! 5번까진 허용합니다!! 잡담 대환영!!! 마음껏 떠들어주세요!!! 관종스레주는 모든 레스를 환영합니다!! 추천 눌러주심... 제가 사랑해요.......!!! 많은 참가 부탁!! 스타트!!!
BL소설 쓰는 앵커
광공광수라니 이 무슨 난장판!! 저는 특히 얀데레M수가 마음에 듭니다!! 이제 이름과 외형을 정하겠습니다. 키, 머리색, 눈색, 피부색, 옷 입는 스타일, 그 밖의 특이사항 등등을 무엇이든 좋으니 마음껏 서술해주세요!! 자세해도 좋고, 부족해도 괜찮습니다. 제가 때우겠습니다!! 취향대로 설정할 준비 완료!! 공의 이름 >>13 외형 >>14부터 >>18까지 수의 이름 >>19 외형 >>20부터 >>24까지!!
좋은 클리셰!!! 저도 하나 얹겠습니다. 희고 고운 피부!!!
"정 실장님." "네?" "정 실장님은, 자신의 존재에 의문을 품어본 적이 있습니까?" 회식의 막바지, 다른 모든 사람들이 떠나간 뒤 겨울과 현수는 단둘이 자리를 가졌다. 취기 탓인지 평소보다 조금 유한 분위기를 풍기는 겨울은 현수에게 물음을 던진다. 평소의 그답지 않은 내용이었다. 그리고 현수는 대답을 주저하지 않는다. ">>26"
"19살 때, 딱 한번 해본 적 있습니다." "이유는." ">>28"
"그때 사귀던 여자애가 있었는데, 고등학생이 되고서부터 서로 어긋나 갔어요. 저는 나름 모범생이었는데 걔는 막 담배도 피고 그래서." "...그래서." "꽤 오래 만났었는데, 결국 헤어졌죠. 그래서 그때 좀 고민했습니다. 이럴 거면 나는 왜 사나, 왜 관계를 맺나, 타인을 바랐나... 하고요." "그런 이야기는 지금껏 듣지 못했습니다만." 겨울의 눈썹이 살짝 꿈틀거렸다. 그 반응에 현수는 속으로 몸을 떤다. 조금 더 솔직한, 술기운에 젖은 겨울은 현수의 마음 속 무언가를 강하게 자극한다. 제 사람이 제 눈 밖에 나는 것, 모르는 곳에서 알 수 없는 짓을 하는 것, 비밀을 만드는 것을 겨울은 좋아하지 않았다. 허나 지금껏 말하지 않은 현수의 고등학생 시절 이야기를 겨울이 어찌 알겠는가. 당연히 모를 일이다. 그렇기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이건 짜증이나 화를 낼 건수가 아니다. 다 큰 어른이 십대 시절 연애 이야기에 움찔대기나 하고, 도무지 어른스럽지 못하다 - 물론 현수는 겨울의 유치한 부분까지도 좋아했다 - . 유능하고 똑똑한 대기업 이사인 겨울은 그 사실을 알기에, 자신이 느끼는 미묘한 거슬림을 차마 터놓고 말할 수가 없다. 그래서 저리 얼굴로만 불퉁해 있는 것이다. 그 반응을 즐기며, 현수는 겨울이 모르는 제 이야기를 좀 더 늘어놓는다. 좀 더 화내 주면 좋겠다. 스스로도 모르는 새 분노에, 모욕감에 사로잡혀 몸부림치는 이사님을 현수는 죽도록 보고 싶었다. "아하하, 오래된 일이니까요. 중고등학생 때 연애가 뭐 있겠어요. 그냥 유치하고 귀엽고 그랬죠. 회사에서 막 하고 다닐 얘기도 아니고." "...그랬습니까." "그래서, 이게 왜 궁금하셨나요?" "...그냥, 최근 꿈자리가 좀 뒤숭숭해서 물어봤습니다. 다른 이들의 의견도 때론 도움이 되니까요." "어, 그럼 저 말고 다른 분들에게도 여쭤보셨나요?" 아니, 잠깐, 이러면 이야기가 좀 다르다. 현수는 갑자기 속이 타는 기분이었다. 저 말고 다른 사람에게 속얘기를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 ">>30" - 너무 각 잡고 쓰면 힘 빠져서 안 되는데!!! 신나서 약간 급발진해버리는 바람에 길어졌습니다!!! 겨울의 대답을 적어주세요!!
"아니요." "아, 그러시구나..." 현수는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예, 라고 했으면 좀 화가 날 것 같았다. 상대의 인간관계에 한하여 속이 좁은 건 겨울이나 현수나 마찬가지다. "무슨 꿈이시길래 그리 고민하세요." 현수는 걱정스레 물으며 겨울의 손을 살짝 움켜쥔다. 은은한 조명이 자아내는 분위기 때문인지, 오늘따라 잔뜩 퍼부은 술 때문인지 겨울은 거부하는 기색이 없다. 흔치 않은 기회다. 겨울의 내리깔린 눈이 현수는 그다지도 사랑스러울 수가 없었다. 겨울은 다음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 신중히 입을 연다. 가라앉은 음성이 울려퍼진다. "잘 설명할 수는 없지만, 있을 리 없던 일들과 본 적 없는 풍경이 떠오르고, 스스로가 자기 자신이 아니게 되어 가는 감각이... 종종 느껴집니다." "스트레스 때문이 아닐까요? 요즘 계속 일만 하셨잖아요." "바쁜 시기니 어쩔 수 없죠." 끔뻑, 겨울의 검은 속눈썹이 괜스레 눈에 띈다. 현수는 살짝 짜증이 난다. 꿈이건 뭐건, 자신 이외엔 이사님을 괴롭게 할 수 없다. 살짝 거친 손이 따뜻하고, 내쉬는 숨이 부드럽고, 찬찬히 뜨이는 보랏빛 동공이 저를 바라보고 있는데 내버려둘 쏘냐. 평소의 가식 반, 진심어린 우려 반으로 현수는 걱정스러운 말을 꺼낸다. "이사님... 가끔 전 이사님이 어디론가 훌쩍 떠나버릴까 걱정이 돼요." "......" 겨울은 말없이 고개를 살짝 숙인다. 또 꿈 생각을 하는 듯했다. 그냥 꿈일 뿐인데, 현수의 불안은 계속해서 차오른다. 그 무엇도 이사님을 앗아갈 수는 없다. 겨울은 제 손아귀를 떠나서는 살아갈 수 없어야만 한다. 그대로 겨울을 보며 궁리하던 현수는 제안 하나를 했다. 이사님을 제 곁에 묶어 두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물론 말도 안 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32" - >>30 아 ㄹㅇ?? 현수 생각보다 능력자였네요??? 개인비서같은 느낌인가!!! 해서 정비서로 했었는데 수정했습니다!!!(본인 리멘물에 조예가 음슴) 아무튼 현수의 제안이 뭔지를 정해주세요!!! 터무니없어도 좋습니다!!
"이것만 먹고 우리 집으로 가죠." "집이요? 제가 가도 괜찮겠습니까?" 괜찮다마다. 오히려 고대하고 고대하던 날이다. "제가 이사님을 도울 수 있을 것 같아서요. >>34" - 이사님을 도울 방법은? 두구두구두구~~
"숙면에 좋은 허브티와 아로마포트가 집에 있어요. 푹 주무시면 꿈도 안 꾸실 걸요?" "흠." 겨울은 턱을 살짝 집은 채 고민하는 듯 했다. 허나 현수는 속으로 득의양양했다. 이사님이 저를 거절할 리가 없잖은가. 현수가 제 속에 들어앉은 것을 겨울은 정확히 몰랐다. 정확힌 겨울만 몰랐다. 푸른 눈을 반짝이며 현수는 말을 잇는다. "그리고, 제가 오일 마사지를 할 줄 알아서요. 스트레스도 풀리고, 숙면에 도움이 되실 거예요!" "흠, 뭐." "좋습니다." 현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이제부터 현수네 집에 가서 일어날 일을 >>37, >>38, >>39가 서술해 주세요! 평범하게 차를 마시고 마사지만 해도 좋고, 그렇고 그런 전개(수위는 적당히 조절하겠습니다!)가 되거나,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도 좋습니다!!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현수의 집 현관, 문을 열고 들어오는 현수의 발걸음이 가볍다. 이사님이 제 집에 오다니, 그것도 직접 마사지를 해 드린다니! 스멀스멀 올라가는 입꼬리를 내리누르며 현수는 겨울을 집 안으로 들였다. "준비해 올 테니까 잠시 쉬고 계세요. " "앉아 있어도 되겠습니까?" "당연하죠! 차부터 내려드릴게요!" 환히 웃으며 대답하는 현수에, 겨울은 티나지 않을 정도로 살짝 웃는다. 아주 신이 났다. 평소 타인을 그리 좋아하지 않는 겨울이었지만, 현수는 달리 성가시지 않았다. 언제부터인지 뒤를 돌아보면 현수가 졸졸 따라오고 있었고, 사이가 가까워지는 것은 생각보다 금방이었다. 현수는 예쁜 말을 할 줄 알았고, 능수능란하게 비위를 맞출 줄도 알았으며, 심지어 커피까지 잘 탔다. 비서실장씩이나 되어서 상사 커피를 내려 주는 것이 일반적인 일은 아니라지만, 현수는 만드는 걸 즐겼고 겨울은 마시는 걸 즐겼다. 그거면 된 일이 아닌가. 그렇게 잔잔히, 혹은 강렬하게 두 사람은 서로에게 끌리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허브 티를 마시며 집안을 죽 둘러본 겨울은 이내 현수가 있는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현수는 선반을 달그락거리며 오일을 찾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순간, 선반에서 무언가가 와르르 떨어졌다. - 겨울은 떨어지는 어른의 장난감(!!!)을 봤을까요? 1. 못 봤다! 2. 얼핏 형체만 봤다! 3. 확실하게 봤다!! 어른의 장난감이 겨울의 앞으로 굴러갔다!! 과연 결과는!!! >>41에게 맡기겠습니다!
>>42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스레... 이대로 가면..... 라이더.......!!!!!!!
"정 실장님, 그건......" 이런, 이사님이 봐 버리고 말았다! 누가 봐도 어른의 장난감인 몽둥이를 주워들고, 현수는 허둥지둥 변명을 뱉었다! "이, 이건!! >>46"
"그러니까!!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출장갔을 때 산 부적입니다!!" "...그런가요?" 그리고 겨울은 현수에게로 다가가, 현수의 발밑에 떨어진 분홍색 용기를 집어들었다. "그래서, 부적으로 이렇고 저런 짓을 하나요? 무슨 종교 의식처럼?" 민망한 그림이 그려진 용기에는 '뜨거운 밤을 위한 핫 젤♡" 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현수는 얼어붙고 말았다. 이걸 왜 하필 오일과 같은 곳에 넣어 놔서 이 수모를 당하고 있는가. 식은땀이 뒷목을 타고 흘러내리는 것을 느끼며, 현수는 변명할 말을 필사적으로 찾아다녔다. 저 그, 허리가 안 좋아서 밤에 자기 전 뜨끈히 찜질을 하는데, 그 때 바르면 피부에 좋대요! 젠장, 말할 수 없다. 말도 안 되는 문구들만이 머릿속을 맴돈다. 고개를 들면 겨울의 보랏빛 눈이 자신을 보고 있었다. 씨익, 겨울은 무섭게 웃는다. 큰일났다. 이사님은 술이 들어가는 바람에 고삐가 풀린 듯했다. 그렇지만 억울하다. 왜, 왜 이딴 상황에서도 멋있는 건데요. 이놈의 눈깔은 왜 콩깍지가 안 벗겨지는 건지 모르겠다. 밀려오는 야속함에 현수는 그냥 눈을 꾹 감고 외쳤다. 정말 이젠 차라리 즐거울 정도다. 뻐근한 감각이 목젖을 타고 올라왔다. 지금 여기서, 사실 이사님을 생각하며 이걸 샀다고, 밤마다 이 흉물스런 장난감과 함께 당신을 그린다고, 매일 온몸으로 당신을 바라는 생을 살고 있다 말하면 어떻게 되나? 모욕감으로 얼룩진 이사님의 얼굴을 볼 수 있나? 지금 여기서 날 쓰러트려 괴롭혀 주기라도 할까? 사실 어느 쪽이든 현수는 좋았다. 씨익, 현수도 이제는 웃는다. 그래, 별로 손해볼 것 없는 장사다. 어떻게 흘러가든 현수는 즐길 수 있었다. 이 순간의 수치심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내겐 밝은 미래가 있다! 그러한 말도 안 되는 결론에 다다른 현수는 솔직하게 모든 걸 털어놓으려 했다. "그러... 니까, 이사님, 사실 이건...!" "이건?" 위협적으로 웃는 이사님의 얼굴은 정말이지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그 순간, 산통을 깨는 알림음 하나. 「까톡왔숑♡」 ...어라. - 두구두구두구!!! 하마터면 만리장성을 쌓을 뻔 했네요!!! 하지만 어림도 없지!!! 현수에게 온 까톡의 내용은!!! >>49!!
"어...? 잠시만, 이사님, 카톡이...! 저 알림음은 업무와 관련된 채팅방에만 울리는 거여서요...!!!" "......아, 그렇습니까." "네!! 그러니까 잠시만 가서 기다려주세요!! 제가 다 준비해서 가겠습니다!" "흐음.... 뭐, 알겠습니다." 아쉬운 듯 물러가는 겨울의 미소는 현수에게 무척 아름답게 보였지만, 동시에 흉악하기 그지없었다. 취한 이사님은 평소와는 조금 다른 의미로 위험하고, 종잡을 수 없었다. 어차피 정 실장님 따위는 내 손안에 있지 않습니까, 그런 말 없는 여유가 이사님의 웃음에는 맴돌았다. 그래도 겨우 살았다. 성가셔 죽겠다며 싫어하던 회장님의 배달 카톡 덕분에 위기를 넘겼다. 나이가 지긋하신 회장님은 최신 문물에 어두운 부분이 있으셔서, 이 시간에는 전화 주문을 받지 않는 설렁탕집에서의 배달을 종종 현수에게 부탁하고는 했다. 현수는 겨울을 반쯤 내쫓듯 자리로 돌려보낸 뒤, 허겁지겁 선반을 정리하고는 배달 앱을 켜서 회장님의 사택 주소로 설렁탕을 주문했다. 그 모습을 잠자코 바라보던 겨울은 다시 한번 어떤 기시감을 느꼈다. 또다. 꿈에서뿐만이 아니다. 스스로가 자신이 아니게 되는 듯한 감각이, 최근에는 일상생활에까지도 스멀스멀 번져 오고 있었다. 단순히 취기 탓이라기에는 오감이 지나치게 붕 떠 있었다. 뭐가, 왜, 어째서 이러는 거지. 이곳이 아닌 어딘가, 저 하늘 너머 먼 곳에서 자신을 부르는 듯한 감각을 겨울은 느꼈다. 차라리 술기운 탓이었으면 좋겠는데. 겨울은 조금 괴로운 얼굴이었다. - >>49 대여섯 번 연속으로 독점하는 게 아니라면 연속 앵커도 괜찮습니다!! 겨울이 고민하는 와중에도, 현수는 열심히 준비를 했습니다. 하지만 현수는 마사지를 할 수 있다고만 했지, 잘 한다고까진 말하지 않았습니다! 베일에 싸인 현수의 마사지 실력을 >>51이 정해주세요. 1부터 100까지 자유롭게! 다이스를 굴려주셔도 좋습니다! 숫자가 클수록 성공적인 마사지가 이루어집니다!!
이사님의 등 근육. 등, 근육. 등 근육!! 어느새 준비도 끝나고, 현수는 본격적인 마사지를 시작했다. 해프닝은 좀 있었지만 내가 누군가, 그 정도는 만회할 수 있다! 하고, 현수는 한번 더 득의양양하게 생각했다. 욕망에 이글거리는 현수의 손길이 겨울의 등을 타고 오르내렸다. 희고 단단한 살결의 느낌이 뇌리를 찔러 온다. 그간 바라 마지않았던 이사님의 맨몸에, 현수는 오늘에서야 손을 댈 수 있었다. 뇌가 벙벙 울리는 기분이었다. 정말이지 살아 있기를 잘 했다고 현수는 생각했다. 허나 흥분에 매몰된 채 행하는 손놀림이 능숙할 리 만무했다. 뻐근한 곳을 미묘하게 피해가길 반복하는 현수의 손길이 겨울은 내심 답답했지만, 그럼에도 별말은 하지 않았다. 미칠 듯 좋아하는 게 등 뒤로도 느껴지는데 굳이 산통을 깰 생각은 없었다. 따뜻하고 미끈한 오일의 질감도, 몽롱히 오른 취기도, 살짝 어설픈 현수의 마사지도, 은은한 향초 냄새도 겨울은 싫지 않았다. 마음이 편해지니 아까의 기시감도 멀어지는 느낌이었다. 나른하고 뭉근한 기분에 젖어, 겨울은 입을 열었다. "현수 씨." "...네, 네?" 지금, 이름을 부른 건가. 정 실장님이 아니라 현수 씨? 현수는 입을 틀어막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집 방문에, 등 근육에, 이름에, 그야말로 계 탄 날이 따로 없었다. 꿈만 같았다. 그렇지만 꿈이어서는 안 됐다. 감격과 경이감에 빠져든 얼굴로, 현수는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53" 그 말을 끝으로, 겨울은 그만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53 꺄ㅑ아아아야앙아아!!!!!! 설레는군요!!!!!!!!!!!!!! 둑흔!!!!!!!!!
"...다음 번엔 더 세게 만져도 괜찮습니다." 그 말을 끝으로, 겨울은 그만 잠들어버리고 말았다. "네...?" "......" 겨울은 대답이 없었다. "이사님...?" 현수는 기쁨에 날뛰기 일보직전이었다. "네!!! 더 세게!! 만지겠습니다!!!" 정말 더는 바랄 게 없었다. 이제 다른 건 아무것도 필요없다. 이사님만 있으면 그걸로 족했다. 모든 계획은 성공적이었고, 이사님은 언제나처럼 완벽히 사랑스러웠다. 현수에게 이 날 밤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꿈으로만 그려 왔던 그런 밤. 럭키 나이트. 플라이 미 투 더 문. 현수는 환희에 찬 웃음을 지었다. - 하지만 동시에, 겨울의 악몽은 시작된다. 그야말로 한겨울, 서릿발이 날리는 광야를 겨울은 걷고 있었다. 눈보라 탓에 앞이 보이지 않는다. 바람은 살을 에는 듯 차고, 공기는 시리고 혼탁해 몸 속 모든 것을 얼려버릴 것만 같다. 그러한 마경을, 겨울은 변변찮은 웃옷 한 벌도 걸치지 못한 채 나아간다. 몸에 둘러진 긴 도포가 누구의 것이었는지, 제가 왜 그것을 입고 있는지, 애초 자신이 왜 이곳에 있는지 겨울은 알지 못한다. 단지 나아가야 한다는 흐릿한 압박감만이 수중에 남아 있었다. 그리고 자신이 몇 번이나 이 길을 걸었는지조차도 겨울은 기억하지 못한다. 그저 괴로운 걸음의 반복이다. "......너는, 또 다시......" 그리고 몇 번이나 눈앞의 남자를 만났는지조차도, 겨울은 알지 못한다. "......불쌍하기도 하지." 눈처럼 하얀 머리칼의 남자가, 동정하듯 말을 건다. 그의 얼굴은, 목소리는, 손끝은 전부 영락없는 겨울의 모습이었다. 서릿발 속에서, 남자의 푸른 눈동자가 잔잔히 빛나는 듯 했다. ">>56" - 하얀 겨울은 무슨 말을 했을까요? 무엇이든 좋습니다. 자유롭게 서술해주세요!! 이상한 말이어도 오케이입니다!
아무도 없나요!! 재앵커 >>57 !!
"아직도 기억해내지 못하고 있는 건가." "...무엇을 말이죠?" "네가 누군지, 그 아이가 누군지, 무엇인지..." "존재론적인 이야기입니까." "너는 지난 밤에도 그런 질문을 했었어. 나는 또 같은 대답을 해야 할 지도 모르고." "...저는 당신이 기억나지 않습니다만, 그걸 물은 건가요?" "...그래, 네가 말하는 「나의 존재」도 포함해서, 너는 전부 잊어버렸어. 그래서 오늘은 네가 말하는 존재론적인 이야기를 해볼 거야. 「테세우스의 배」 이야기를, 들어본 적 있나?" 점점 거세지는 추위에 다리가 풀려, 겨울은 무릎을 꿇고 주저앉았다.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남자는 한쪽 무릎을 내려 겨울과 눈높이를 맞춘다. 똑 닮은 얼굴 둘이 서로 마주보았다. 겨울이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한다. "...어렴풋이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 그렇다면 설명하는 것이 좋겠군. 아테네의 영웅 테세우스를 태우고 귀환한 배를, 그의 사후까지도 후세인들은 간직했다. 그들은 배의 판자들이 썩고 닳을 때마다 새로운 것으로 갈아치웠지. 이윽고 배에는 원래의 판자가 하나도 남지 않게 되었어." "......" "그럼 그 배를 여전히 테세우스의 배라 칭할 수 있을까? 너의 생각은 어떻지?" ">>59" - >>57 그렇군요!!! 다들 대답이 없어서 뭔가 했습니다만 역시나!! 멋진 말이 생각나지 않을 땐 아무거나 막 적어도 괜찮습니다. 어제 저녁 메뉴를 물어보거나, 똥 마렵단 말을 해도 괜찮아요!!! 부담 가지실 필요 없습니다! 아무튼, 겨울의 대답을 적어주세요!! *본문 보충/수정 완료
"어려운 질문이군요. 사람마다 생각하는 게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테세우스가 배에서 내린 순간, 이미 테세우스의 배는 사라졌다고 생각합니다. 영웅인 그를 오래도록 기리기 위해, 단순히 탈것에 불과한 배에다가 후손들이 의미를 부여했을 뿐이죠. 테세우스가 당시에 이룬 업적이 중요한 거지, 부산물에 불과한 배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고민하는 건 쓸데없는 문제에 가깝다고 봅니다." 남자의 흰 머리칼이 눈바람에 흩날린다. 탁한 하늘빛 눈은 변함없이 초연하여 감정을 읽어낼 수가 없다. 적어도 겨울이 보기에는 그랬다. "그래... 모순적이군. 그런 것치고 넌 나를 부정하고 있으니 말이야. 그러면 다른 질문을 하도록 하지. 테세우스가 어느 날 기억을 잃었다고 치자. 그는 자신의 이름도, 업적도, 제 부모의 얼굴도, 사람들이 자신을 떠받들고 사랑하는 이유까지도 전부 잊어버렸다. 그러면 그 자를 여전히 테세우스라 할 수 있는가? 또, 만약 어느 날 그가 기억을 되찾게 된다면, 기억을 잃었던 시절의 그는 기억을 찾은 그와는 별개의 존재인가? 만약 별개라고 한다면, 기억을 되찾은 그의 안에는 영웅 테세우스와 기억을 잃은 어떤 남자가 공존하고 있겠지. 그렇더라도 그는 여전히 테세우스인가? 난 지금 무척 직접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는 거야. 김겨울... 아니, 너. 사실 너라는 호칭조차도 내 입장에선 애매하지만, 편의상 너라고 칭하도록 하겠어. 넌 어떻게 생각하지? 지금 여기 엎드려 추위에 떨고 있는 너 말이야." ">>61"
"자기 자신에게서 답을 찾지 못한다면 타인에게서 답을 찾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죠. 영웅 테세우스가 되고 싶다면 나를 영웅 테세우스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면 됩니다. 기억을 잃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나를 기억을 잃은 사람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을 찾아가면 되죠. 나는 단수가 아니니깐." "...너도, 나도 언제나 그런 식이구나." 남자는 처음으로 슬픈 낯을 한다. "스스로의 생각과 안위 따위는 안중에도 없어. 허나 동시에 이기적이고, 매어 둔 것들에 목을 맨다. 비단 이 꿈에 한한 이야기가 아니야. 모순의 반복이지." 겨울은 눈밭에 쓰러져 숨을 몰아쉬었다. 추위가 뼈를 꿰뚫는 것만 같았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몸은 차갑게 얼어만 간다. 그런 겨울을 내려다보며, 남자는 말을 계속 잇는다. "어떤 사람들은 기억의 연속성이 인격체의 존재를 정의한다고도 하더군. 나는 영혼의 존재를 긍정하는 입장이지만, 기억과 영혼, 인격, 존재의 관계는 복잡해. 인간들이 제기하는 형이상학적인 의문들에는 나 역시도 쉽사리 답을 내릴 수 없어. 어려운 문제야." 이젠 한계였다. 겨울의 의식이 멀어져 갔다. 남자는 비늘이 돋은 흰 손을 소맷자락에서 꺼내 겨울의 뺨을 붙든다. 주변이 미칠 듯 차가웠음에도, 남자에게선 한 점의 온기도 느껴지지 않았다. 겨울은 게슴츠레, 간신히 눈을 뜨고는 남자를 바라본다. "오늘의 대화는 나름 즐거웠다. 나중에 다시 만나도록 하지." "......당신은, 누구죠...?" "......나는 - " 겨울은 뒷말을 듣지 못했다. 다만 마지막 순간, 흐릿해지는 시야 너머로 어떤 형상이 비친 것 같았다. 희게 빛나는 용과도 비슷한 무언가가, 슬프고 푸른 눈으로 겨울을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겨울은 또 다시 모든 것을 잊어버렸다.
>>62 히히히히힣히힣 감사합니다!!!! 멋진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군요. 저도 레스주 분들의 기지와 아이디어에 감탄하며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밖이니 집에 돌아간 뒤 마저 앵커를 걸겠습니다!!
"...으헉...!!" 식은땀에 젖은 채로, 겨울은 잠에서 깨어났다. 새벽빛에 젖은 집안 공기가 겨울을 맞이했다. 또 예의 이상한 꿈이다. 현실과 유리된 듯한 감각과 영문 모를 한기만이 기억에 남아 있었고, 그 외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았다. 간신히 호흡을 가다듬고서야 겨울은 주변을 둘러볼 수 있었다. 꿈에서 느꼈던 추위는 온데간데없었고, 따뜻한 체온과 이불의 감촉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었다. 안도의 한숨이 절로 나왔다. ...잠깐, 체온? 겨울은 이불을 걷고, 묵직함이 느껴지는 품속을 내려다보았다. "......정 실장님?" 그 곳에는, 옷을 벗은 채 곤히 잠든 현수가 있었다! - 집은 아니지만 계속 진행합니다!! 겨울의 이어지는 행동을 >>66이 서술해 주세요!
겨울은 몸을 슬그머니 뒤로 뺐다. 이불을 걷고, 현수가 깨지 않도록 신중히 상체를 일으켜 얽힌 신체들을 풀어냈다. 겨울의 옆에서 곤히 잠든 현수는 영락없는 반라 상태였고, 하체를 가린 이불을 들춰볼 엄두를 겨울은 차마 내지 못했다. 아무리 가깝고 각별한 사이라곤 해도 술김에 이리 진도를 빼는 것은 좀 아니지 않은가. 어제 현수와 있었던 일들은 어찌저찌 대부분 기억나긴 하지만, 그럼에도 겨울의 입속엔 씁쓸함이 감돌았다. 기왕 이야기하고, 쓰다듬고, 품에 안을 것이라면 의식이 또렷한 순간에 하고 싶었다. 술이건, 약이건, 명령이건, 순전한 자기 자신 이외의 무언가가 현수와의 관계에 개입하는 것을 겨울은 달가워하지 않았다. 정 실장을 안을 수 있는 건 온전히 자신뿐이어야 했다. 여하간, 지금 이 상황은 반칙이란 것이다. 어젯밤 저도 모르는 새 너무 앞서나간 것이 아닌가 싶어 겨울은 현수에게 조금 면목이 없었다. 현수의 손에 붙들린 제 손목을 빼는 것을 마지막으로, 겨울은 현수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리고 현수의 잠꼬대가 들린 것은 그 때였다. "이사니이이임...... 안아주세요..." 그리 웅얼대며, 잠든 현수는 겨울의 손을 꼭 틀어쥐었다. 잠꼬대치고는 지나치게 시의적절한 말인 것 같기도 했지만, 뭐 어떤가. 겨울은 >>68 - 겨울은 어떡할까요? 현수를 다시 안아줄까요? 아니면 깨워서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이불을 먼저 내려볼까요? 아니면 다른 무언가를 할까요?! >>68이 무엇이든 자유롭게 서술해주세요!!
그 말에 멈춰선 겨울은 잠든 현수를 지켜보았다. 지그시 감은 눈매가 순하고 예뻤다. 부드러운 갈색 머리칼은 베개 시트 위로 잔잔히 흩어져 있었고, 숨을 들이쉴 때마다 오르내리는 어깨선이 괜스레 요염해 눈을 끌었다. 겨울은 손을 뻗어 현수의 머리를 잠시 쓰다듬었다. 손에 닿아 오는 간지러운 느낌이 싫지 않았다. 한 번, 두 번 움직일 때마다 퍼지는 샴푸향이 붕 뜬 겨울의 마음을 가라앉혔다. 곤히 잠든 현수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피식 나왔다. 어디로도 가지 않고, 나쁜 꿈도 꾸지 않고 이렇게만 있을 수 있으면 될 텐데. 겨울은 현수의 뺨으로 손을 옮겼다. 어차피 자고 있으니 괜찮을 테다. 따뜻하고 말랑해 기분이 좋았다. 현수의 눈 아래 박힌 점을 쓸어내리며 겨울은 잠시 고민한다. 확 덮칠까? 솔직히 좋아할 것 같은데. 그리고 그 순간 산통을 깬 건 현수의 방귀 소리였다. "......" 자는 거 맞구나. 겨울은 그냥 뒤돌아 커피를 타러 갔다. - "정 실장님, 일어나세요. 커피 타 왔습니다." "어... 어, 네? 이사님...?!" "옷은 입고 주무시는 게 어떻겠습니까." "이건 그... 이사님이 밤에 너무 추워하시길래 몸을 덥혀 드리려고...!" "...제가 그랬습니까? 다른 이상한 짓은 하지 않았고요? 최근 몽유병 증세가 있는 것 같아서요." ">>71" - 겨울이 잠든 사이엔 아무 일도 없었을까요? 현수의 대답을 적어주세요!!
"음... 별일은 없었던 것 같네요." 허나 현수의 말에는 어딘가 탐탁찮은 구석이 있었다. 또한 그 신호를 놓칠 겨울이 아니었다. "사실대로 말해도 됩니다. 알아두는 편이 좋을 테니까요." "그...게, 그러니까..." 현수는 쭈뼛거리며 말을 미룬다. 살짝 곤란한 미소가 현수의 입가에 걸린다. 흐음, 하고 겨울은 살짝 한숨을 내쉰다. 어쩔 수 없지. 겨울은 입을 연다. "흠... 어쩔 수 없죠. 사실대로 말해주신다면 >>73" 현수가 거절할 수 있을 리 없는 제안이었다. - 겨울의 제안을 정해주세요!!!
>>73 오우야!!!!!!!!! 변태!!!!! (칭찬입니다!!!)
"흠... 어쩔 수 없죠. 사실대로 말해주신다면 직접 씻겨드리겠습니다." "네?" "직접, 손수." "......헐." 또박또박, 겨울은 말한다. "씻겨드리겠다고요." "네!! 하나하나 남김없이 말씀드리겠습니다!!" 겨울은 씨익 웃는다. 현수를 주무르는 방법쯤은 잘 알고 있었다. ">>77" - >>75 감사합니다......♡🥰😘😚🎶😍😘😘쭈와압♡ >>77이 현수의 대답을 적어주세요! 겨울은 잠든 사이 무슨 일을 했을까요?
"이사님이 부엌으로 향하시더니 구구단을 읊었습니다. 56단까지 척척 외우더군요. 주산을 꽤나 열심히 한 모양이십니다?" "......그것밖에... 없었습니까...?" "네!! 맹세코 그것뿐이었습니다!! 정말 대단했어요!" "...제가 암산이 특기이긴 합니다만......" "헤헤." "후우... 미치겠네요."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대답하는 현수에, 겨울은 할 말을 잃었다. 고작 저 대답을 듣자고 그런 제안을 하다니, 현수에게 한 방 먹은 기분이었다. 현수는 언제나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데에 주저함이 없었다. 그렇지만 뭐, 이 정도는 애교로 봐 줄 수 있었다. 아니, 보고 말고 할 것이 아니라 애교였다. 현수가 제 손길을 바라며 행하는 모든 것들을 겨울은 포용할 자신이 있었다. 현수는 여전히 침대에 앉아 한껏 기대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건 괴롭혀 달라는 말이지? 겨울은 웃으며 말했다. "뭐, 좋습니다. 사실대로 말해주셨으니 상을 드리죠." 겨울은 현수를 데리고 욕실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때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바지, 입고 있었구나? 겨울은 하마터면 오해할 뻔 했었다.
"이사님 나빠요......" "뭐가 말이죠?" "씻겨주신다더니!! 세수만 시켜 주시고!! 그리고 양치질은 혼자 할 수 있다구요!!" "어디부터 어디까지인지는 말한 적 없습니다만, 뭘 기대한 거죠?" "저는... 으윽... 그러니까......" "......아시면서." 작게 중얼거리는 현수의 얼굴은 막 씻어 반질반질했다. 차마 말은 하지 못한 채 입만 댓발 내밀고 툴툴거리는 모습이 퍽이나 귀여웠다. 딱 머리 위까지만 씻겨주는 법이 어디 있냐고 현수는 따지고 싶었다. 매끈한 볼이 부루퉁하게 부풀어 풍선 같았다. "씻겨주신대서 다 불었는데 이게 뭐냐구요... 이래서 말씀 안 드리려 한 거였다고요!" "그래도 병세는 확실하게 알아둬야지요. 당사자인 제가 모르는 부분이 있으면 안 되잖습니까?" "그래도 이건 너무하시잖습니까!" "혹시 싫은가요?" "...그건 아닌데......" 현수의 뺨이 발그레하게 물들어 있었다. 당당하게 사기당한 기분이라 그렇지 싫으냐 물으면 싫진 않았다. 부드럽게 머리를 감겨 주던 손길과, 섬세하고 정성스러운 클렌징과, 제 턱을 집어 입 속을 살피던 순간의 얼굴, 입을 벌리란 말을 들은 순간 뇌리를 스치던 강렬한 복종감... 숨이 넘어가도록 짜릿한 순간이 한두 번이 아니었긴 하다. 하지만 억울한 것은 억울한 것이다. 현수는 인정할 수 없었다. 이건 엄연한 사기고 허위매물이다! 억울한 목소리로, 현수는 말했다. 솔직히 이 정도는 해 주어야 수지가 맞지 않겠는가. ">>81" - 56단은... 대단하군요.......!!!! >>81에 현수의 한 서린 요청을 적어주세요!!
"그러면 이사님, 목욕은 됐으니 대신 제 부탁 하나만 들어주세요." "무슨 부탁 말이죠?" "요즘 이사님 컨디션도 안 좋으신 것 같고, 악몽도 꾸신다 그러고, 몽유병 증세도 있으시고... 걱정돼서 못 참겠습니다." "흠." "그러니 말이죠, 당분간 퇴근 뒤에는 저희 집에서 지내시는 게 어떨까요? 증세의 관찰과도 겸해서, 퇴근 후에는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지도록 하는 거죠." "뭐... 걱정해 주시니 감사합니다만." 현수의 턱이 오늘 두 번째로 겨울에게 붙들린다. 자신만만하게 말하던 현수의 뺨에 다시 홍조가 퍼진다. "너무 대놓고 꼬시는 거 아닙니까? 머리 굴리는 게 다 보여요, 정 실장." "이사님이 안 넘어와 주시니 그렇죠." 그리 대답하며, 현수는 겨울의 손을 붙들어 뺨에 다져다 댄다. 겨울의 손에 얼굴을 살짝 부비며 현수는 겨울과 눈을 마주한다. 이 정도로 하는데도 안 넘어와 주는 겨울이 나쁜 것이다. 당당히 제가 원하는 바를 들이대는 현수에 겨울은 조금 감탄했다. 정말 성격 급한 건 알아줘야 한다 싶었다. 손끝에 채 덜 마른 머리칼이 닿는다. 침대에서 쓰다듬었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아까 새벽에 쓰다듬으신 거 알고 있었거든요. 딱 이렇게." "깨어 있었습니까?" "그건 아니었는데, 잠결에 뭘 좀 잘 보고 들어서요." "하하... 못 당하겠네요." "이사님이야말로 좀더 솔직해지셔도 괜찮은데요." 비쳐들어오는 노란 햇살과 함께 현수의 눈이 천천히 뜨인다. 동공의 푸름이 빛을 받아 사방에 흩어지는 것만 같았다. 겨울은 손가락도, 손목도 현수에게 묶여 움직일 수 없었다. 이러한 광채에서 물러나는 법 같은 건 현수는 몰랐다. 다만 이사님의 뒷걸음질이 거슬릴 뿐, 암산이 특기라는 저 우수한 머리로 이 관계를 어찌 재고, 재단하고 있는지가 신경쓰일 뿐이었다. 겨울과 눈을 맞추고, 빨라지는 호흡을 온전히 느끼며 현수는 말한다. "퇴근 후, 동거하도록 하죠." 밝은 머리칼이, 눈물점이, 광채가 웃는다. "절 원하시잖아요, 솔직히?" ">>83" - 현수의 전력 꼬시기 ON!! 겨울의 대답을 적어주세요!! 행동을 서술해주셔도 좋습니다!!
"저는 물은 에비앙밖에 안 마시는데요? 정 실장이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물 값 정도는 상관없거든요?" "퇴근 후니 뭐니 하는데, 그냥 살림을 합치잔 말로 들리는데요? 정 실장님 집에 침실은 하나뿐인데 매번 저와 같이 주무시려고요?" "침대도 좁으니 매일 껴안고 자야겠네요? 오히려 좋은데요." 현수는 한 마디도 져 주지 않았다. 겨울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으며 말한다. "하... 미치겠네요." "저야말로요." "좋습니다. 그럼 저희 집으로 가서 지내죠." "헐." "방도 있고, 정 실장님 집보다는 넓고 좋을 겁니다. 어때요?" "몰라서 물으세요?" 태연한 척 말하면서도, 현수는 사실 가슴이 터져 죽을 것 같았다. "당연히 좋죠." 눈꼬리를 접으며, 현수가 웃는다. 최고의 밤에 이은 최고의 아침이었다.
허나, 행복한 와중에도 현수는 생각한다. 잊을 수 없었다. 지난밤의 유일한 오점, 제 행복에 금을 내고 지나간 어떤 이름이. 고요한 집, 노란 가로등, 검고 노란 밤에 겨울은 홀로 부엌으로 발걸음을 향했다. 그리고 현수는 잠결에 그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사님은 잠든 채로 구구단을 외우고 있었다. 겨울의 감긴 오른눈 위를 창밖의 누런 가로등 빛이 가로지르고 있었다. 기묘한 광경이라고 현수는 생각했다. 그리고 현란히 난무하는 수열의 잇새로 섞여들었던 어떤 이름을, 현수는 똑똑히 들었다. 제가 모르는 남자의 이름. 이사님의 일거수일투족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옛스러운, 가슴 한구석에서 스멀스멀 솟아나는 불안과 질투에 몸을 맡기게 만들었던 이름을. 무엇도 이사님을 제게서 앗아가지 못하도록 하겠다 다짐하며, 현수는 홀로 누워 이를 악물었다.
짐을 싸는 것은 금방이었다. 애초 당장 옮길 것이라곤 옷가지와 잡다한 물건들 정도밖에 없었던지라, 포장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정리로 혼란한 와중에도 현수는 아로마 포트를 박스에 꼭꼭 챙겨놓고 테이프로 여맸다. 어젯밤 못 뺀 진도는 이사님의 집에서 천천히 나갈 생각이었고, 잠시 후면 펼쳐질 이사님과의 행복한 동거를 생각하자니 현수는 내내 싱글벙글이었다. 겨울과 현수는 짐들을 욱여넣은 뒤 트렁크를 닫았다. 겨울의 집까진 차로 십 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다. "그럼 출발하겠습니다!" 현수는 신나게 시동을 걸고 엑셀을 밟았다. 허나 즐거운 주행은 시작도 하지 못했다. "자네들! 잠깐 기다리시게!!" 빌라 주차장을 막 빠져나온 현수의 차 앞을, 웬 한복을 입은 남자가 가로막았기 때문이다! "네? 뭐라고요? 뭐야 저 또라이는?" "흐음." "나는 이 동네 박수 >>87! 조수석에 계신 임자에게 볼일이 있어 친히 걸음했네." - 갑자기 분위기 선무당!! 신 캐릭터 참전!!! >>87이 박수무당의 이름을 말해주세요!! 그 외 설정은 >>89참조!
설정과 성격부터 정하는 편이 더 마음에 드는 캐릭터가 나올 것 같군요! 그러므로 >>87, >>88은 반영한 뒤 나머지는 재앵커하겠습니다. >>86도 수정 완료! >>90부터 >>94까지 여름도령의 설정과 성격을, >>95부터 >>99까지 여름도령의 외형을 자유롭게 정해주세요! >>90 으아닛 수정!!
오홋!! 마지막은 제가 채우죠!! 머릿결이 짱 좋아서 찰랑찰랑하다!!! 그리고 살짝 고양이상!!
"나는 이 동네 박수무당 여름도령. 조수석에 계신 임자에게 볼일이 있어 친히 걸음했네!" "뭐라는 거야? 일단 계세요, 이사님." 현수는 언짢은 기색으로 차에서 내렸다. 스스로를 여름도령이라 소개한 남자는 한껏 펼친 쥘부채를 슥슥 흔들며 여유를 부린다. "이거이거, 날이 꽤나 덥군... 머리를 묶고 나와야 했던 게 아닐런지." "무슨 일이시죠?" "자네... 는." 순간, 여름도령은 신기한 것을 보는 눈으로 현수를 바라본다. 말똥하게 뜨인 연둣빛 눈이 심상찮아 현수는 살짝 눈살을 찌푸린다. 길게 뻗은 장발, 앳된 상인 주제에 사람을 꿰뚫어보는 듯한 시선, 시대가 언젠데 척척 차려입은 한복까지 범인으로 보이진 않는 남자였다. 저를 의문스럽게 쳐다보는 현수에도 아랑곳않고, 여름도령은 현수를 지그시 바라보다 입을 연다. 쥘부채가 탁 접힌다. "임자에게는 꽤나 특이한 연이 얽혀 있구만."
말을 꺼내는 여름도령의 입매가 살짝 올라가 있다. 현수는 느낀다. 이 사람, 보통 특이한 게 아닌 것 같다. 허나 정현수가 누군가. 그 얼굴에 그 성격, 그 나이에 그 직책, 나름대로 자부하는 사회생활 마스터다. 웃는 낯으로 골치 아픈 일을 풀어가는 데에는 능하기 짝이 없는 능구렁이 같은 자가 현수인데. 비즈니스 미소를 잃지 말자. 기싸움에서 밀리면 골치아파질 것이다. 딱 봐도 그런 상이다. 현수는 그리 생각했다. "연이요? 무슨 말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만." "특이한 자야. 조수석의 저 임자만큼은 아니지만 흥미가 가는군! 하지만 오늘 용무는 자네에게 있는 것이 아니니 잠시 비켜주겠나?" "음, 지금은 곤란할 것 같은데요. 가볼 곳이 있어서." "육신의 종착지가 혼의 종착지만큼은 중요치 않겠지. 임자는 지금 이 상황을 탐탁찮게 여기고 있지? 웃어봤자 내게는 다 - 보여. 하지만 잠깐이면 되네! 마침 중요한 의뢰고." 뭐, 의뢰? 그것보다도 용하다. 저게 무당들의 신기인가 뭔가 하는 것인가. 이 근방에 용한 무당집이 있다는 이야기를 현수는 건너건너 들은 적이 있었지만, 현수는 평소 오컬트나 무속신앙 따위를 잘 믿지 않았다. 안 그래도 팍팍한 인생, 세상 잘나고 멋진 저와 이사님이 있는데 달리 다른 것을 믿을 게 무언가? 현수의 불신은 오만이라기엔 차라리 합리적인 사고방식이었다. 아니 그것보다도 흥미? 우리 이사님한테? 현수는 용납할 수 없었다. 집적거리는 놈은 사형이다. 웃는 입 뒤로 현수는 어금니를 꽉 깨물었다. 하지만 여름도령은 여전히 태평했다. 여름도령의 당당히 웃는 얼굴이 현수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와... 용하시네요. 하지만 저희도 저희 일정이 있는데 - " "거기, 조수석 임자!! 잠시만 나와 주겠나!!" 뭐 하자는 거야 이 꼬맹이는. 밀려오는 짜증에 뒤통수에서 빠직 소리가 들린 듯 했다. 현수의 철면피 위로 불편한 기색이 스멀스멀 떠올랐다. "흠, 뭐, 좋습니다." 그 와중 이사님은 또 뭘 받아주시는 거고! 기껏 해결하려 달려나온 저를 마다하고 웬 꼬맹이의 응석을 받아 주는 이사님에 현수는 골머리를 앓았다. 정말 마음대로 흘러가는 일이 없었다. 이사님과의 행복한 동거 라이프가 점점 멀어져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현수가 그러거나 말거나, 겨울은 언제나 자기 식대로였다. 뚜벅, 현수의 옆으로 겨울이 걸어나온다.
"무슨 용건이시죠?" "아니나다를까, 임자에게 이 물건을 전해달란 부탁을 들어서 말이지!" 펄럭, 비단으로 된 소맷자락이 흔들리고, 여름도령은 소매에 넣어두었던 천주머니에서 웬 물건을 하나 꺼낸다. 보라색의 옥가락지 한 짝이었다. "임자는 이 물건을 본 적이 있나? 중요한 질문이니 잘 답해 주게." 현수는 생각했다. 반지라니 사랑고백인가? 하지만 누가, 하필이면 동네 무당에게 그런 물건의 전달을 부탁했지? 애들 장난도 아니고 진짜 뭐 하자는 거야? 하지만 겨울은 심상찮은 눈빛이었다. 흔치 않게 긴장한 이사님의 옆얼굴을 보며 현수는 또 영문 모를 위화감을 느꼈다. ">>103" - >>103이 겨울의 대답이나 반응을 자유롭게 서술해주세요!!! 무슨 말이든 괜찮습니다!!
"저랑 지금 잠깐 따로 보죠." "음? 나와 말인가." "정 실장님은 먼저 저희 집으로 가 있으세요." "네? 그게 무슨 말이세요 이사님." "...중요한 일인 것 같다는 예감이 들어서 그렇습니다." "...뭐가요? 또 그 꿈과 관련된 건가요?" "일이 끝나면 전부 말씀드리죠." "......" "감이 좋은 임자구만! 천천히 이야기할 시간이 주어진다면 나야말로 좋지." "지금, 저보다 저 꼬맹이가 중요한 거냐고 물으면." 푸른 눈이 그렁그렁하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로 현수는 묻는다. "...화내실 건가요?" 예상치 못한 반응에, 겨울은 아연실색한 모습이었다. >>105 - 야 쟤 우냐? 울어? 운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 >>105가 겨울의 반응을 서술해주세요!
"...화내지는 않겠지만, 그런다고 제 의사가 바뀌진 않을 겁니다." "......" "일단 먼저 가 계세요. 부탁입니다." "...저는 - " "현수 씨." 어젯밤 들었을 때는 그렇게 좋았던 이름이 비참함으로 변모해 돌아온다. 참담한 얼굴로 무어라 말하려던 현수는, 물러남 없이 단호한 겨울의 기색에 다시 입을 다물었다. 양 눈에 달린 그렁그렁한 눈물을 소매로 훔친 뒤 현수는 말했다. "...알았어요, 알았다고요." "감사합니다. 가서 이야기하도록 하죠." "......" 현수는 휙 뒤돌아 다시 차로 향했다. 이야기같은 거 할까 보냐. 현수의 발걸음이 천근만근 무거워 보였다. 말없이 현수를 바라보는 겨울을 부러 무시하듯 현수는 문을 닫고 시동을 걸었다. 문소리도 엔진 소리도 유난히 거친 것만 같았다. 이내 현수가 떠나고, 길에는 겨울과 여름도령만이 남았다. 차가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확인한 후에야 겨울은 긴장을 늦출 수 있었다. 털썩, 겨울의 몸이 여름도령에게로 쓰러진다. "......잠시, 부축해주시겠습니까? 그 물건은 도로 넣어주시고요." "알다마다. 허나 억눌러 놓았는데도 반응이 이리 격하니... 일이 어려워지겠군." "...일단 쉴 수 있는 곳을 마련해주시겠습니까." "좋아, 우리 당집이 마침 가까우니 가도록 하지!" 저보다 훨배 큰 겨울을 들쳐메듯 부축하며, 여름도령은 제 집으로 향했다. - 코로나 초기 증상인지, 온몸에 기운이 없군요! 다음 앵커는 조금만 천천히...!
당집에는 각종 인형들과 불상, 촛대가 늘어서 있었다. 연식이 꽤나 되어 보이는 노란 장판의 방에서 여름도령과 겨울은 서로를 마주보고 앉았다. 두 사람 사이에 놓인 작고 반질한 나무 탁상 위로 겨울의 모습이 흐릿하게 비추어보인다. 천장에 걸린 오색찬란한 천들이 에어컨 바람을 타고 살짝 흔들렸다. 이리 옛스러워 보이는 곳에도 있을 건 다 있구나, 하고 겨울은 생각했다. 뒤통수에는 아직까지도 희미한 통증이 남아 있었다. "후, 정말이지 더워 죽을 뻔했네! 임자도 여기 오고서부터 몸이 한결 편해졌을 테야. 맞지?" "...네, 신기하군요. 조금 춥긴 하지만 말이죠." "여긴 내 기운으로 가득한, 말하자면 나의 홈 그라운드이니 당연한 일이지. 그러니 이 옥가락지의 기도 여기서는 활개치지 못하는 게야. 이거 먹을 텐가?" 한쪽 구석에서 설탕이 코팅된 쌀과자를 꺼내어 여름도령은 와그작 깨문다. 오밀조밀한 입술과 살짝 뾰족하게 솟은 송곳니가 겨울의 눈에 비친다. 아까 있었던 일 탓인지, 아직까지도 여름도령의 소매에 들어 있는 옥가락지 탓인지 겨울은 조금 초췌해 보였다. "전 괜찮습니다." "싫다면 됐고." "...궁금한 점을 물어도 되겠습니까?" "얼마든지!" "그 물건은 대체 뭡니까? 그리고 당신은 누구길래 그걸 가지고 내게 접근한 거죠?" "흠,「누구길래」라. 그 질문이라면 내가 먼저 하고 싶은데." 손끝에 묻은 설탕을 살짝 핥아내고, 여름도령은 묻는다. "임자는 누구길래, 아니 무엇이길래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는가?" 녹색 눈이 호기심으로 반짝 빛난다. 생각지도 못한 질의응답에 겨울은 내심 당황한 기색이었다. "내 눈이 맞다면 자네는 확실한 영물이야. 인간과는 애초 결이 다르지." >>108 - >>108이 겨울의 다음 행동을 정해주세요! 마저 질문을 해도 좋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도 좋고, 쌀과자로 탑을 쌓아도 됩니다! 무엇이든 좋으니 자유롭게 서술해주세요!
그 말을 들은 순간, 갑자기 겨울의 눈에서 이유 모를 눈물이 쏟아져 나왔다. 울컥하거나 울적한 소리를 뱉을 여유도 없이, 야속할 정도로 많은 눈물이 흘러나온다. 겨울은 제가 지금 느끼는 슬픔에 대해 설명할 방도를 알지 못했다. 이렇게, 이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했나, 아니면 저 반지 때문인가. 훌쩍이는 와중 온갖 경우들을 생각해대는 겨울에, 여름도령은 당황하여 휴지를 찾았다. "그리 슬픈 물음이었는가? 임자, 임자 괜찮은가? 닦을 걸 줄 테니 잠시만 기다리게!" "이건, 흑, 으흑... 왜인지, 모르겠습니다...... 흑." "괜찮네 임자, 울지 말게나." 여름도령은 허겁지겁 주변을 뒤져 보지만 휴지는 찾을 수 없었다. 결국 연신 눈물을 훔치는 겨울의 손을 붙들고, 여름도령은 제 소매로 눈물을 닦아 주었다. 들썩대는 등을 토닥토닥 두드리며 여름도령은 괜찮단 말을 연발한다. 낯선 사람에게서 받는 이상한 위로에, 겨울은 더욱 이상하게도 마음을 한결 놓을 수 있었다. 비단결에 덮힌 따듯한 품에서 겨울의 울음이 차차 잦아들었다. - 현수가 보면 큰일날 장면이군요!!!! 우횻!!!!!!
"저는... 아무것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매일 무슨 꿈을 꾸는지, 당신 말마따나 내가 정말 사람이 맞는 건지도 확신할 수 없어요." "이해하네. 그런 현상이 자아내는 고립감과 고양감 또한 견디기 힘들지. 많이 혼란스러울 거야." 여름도령은 다 이해한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팔짱 낀 소매에는 겨울이 흘린 눈물 자국이 그대로 나 있었다. 벌건 코를 살짝 훌쩍대며 겨울은 대답한다. "......조금요." "자네, 참는 것이 몸에 배어 있구만! 왈가닥이란 소릴 듣는 나로서는 부러울 정도야. 그간 힘들진 않았는가?" "...약간이요." "허어, 역시 영물이라 그런가 범상치 않군. 그럼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지. 임자는 이 옥가락지를 본 기억이 있는가?" ">>111" - >>111이 겨울의 대답이나 반응을 말해주세요!!
"...아니오, 본 적 없습니다." 울음기가 채 가시지 않은 목소리로 겨울은 말했다. 음음, 하고 여름도령은 고개를 끄덕인다. "여름도령은 그걸 어떻게 얻으신 겁니까?" "이걸 전해달라는 부탁을 들었어. 나도 의뢰인에게 전달받은 것뿐이라 정확히는 모르네." "의뢰인이라니, 누가..." "그건 말하지 말아달라는 당부를 받아서, 안 되겠군!" >>113 - 겨울의 대응을 적어주세요! 누구에게 받았는지 더 캐물어볼까요? 아니면 다른 걸 물어봅니까? 뭐든 좋으니 자유롭게 대답해 주세요!!
"...말해줄 수 없으신가요?" "안타깝게도. 의뢰인의 정보를 함부로 말해줄 수는..." "누구에게 받은 건지도 모르고, 가까이 있기만 해도 몸에 이상이 생기는 물건을 함부로 떠맡을 수는 없습니다." 눈물을 줄줄 흘리던 게 언제였나는 듯, 눈가가 벌건 와중에도 겨울은 단호했다. "그, 그건...!" "도령이 생각해도 맞는 말이지요?" "음, 그건 그렇네만......" "혹시 말할 수 없는 이유라도 있습니까? 의뢰금이 문제라면 제가 그 분보다 많이 챙겨드릴 수 있습니다만." "무무, 물론 돈이야 좋네만!" 방도 시원한데, 여름도령은 괜스레 부채를 펼쳐 얼굴을 가리고 딴청을 부렸다. 겨울은 눈치챘다. 이 사람, 흔들리고 있다! 허나 여름도령은 짧게 우물쭈물대다 곧장 입을 열었다. 암, 돈보다는 신뢰지, 하고 무언의 결심을 한 듯 했다. "음, 좋은 제안이지만, 안타깝게도 안 될 것 같구만. 내게는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사람이라 - " "그래도 중요한 사항이지 않습니까." "안 되는 건 안 되네. 이쪽도 나름의 사정이 있는지라." "그러면 차라리 - " 차라리 받지 않겠습니다. 겨울은 강수를 두려 했다. 애써 겨울의 시선을 피하는 여름도령의 모습이 곤란해 보였다. 비밀 엄수를 부탁받은지라 함부로 말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겨울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고. 여름도령은 이도저도 못한 채로 우물쭈물대고 있었다. 부채 뒤로 가려진 입이 우물우물 움직인다. 이거 곤란하게 됐구만, 하고 여름도령은 생각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겨울은 완강했다. 말해주지 않는다면 가능한 데까지 밀어붙여 볼 생각이었다. 일순 보랏빛 눈이 집념으로 빛난 듯 했다. 그리고 그 순간, 문 너머에서 뜻밖의 음성이 들려왔다. "아 - 진짜 못 들어주겠네." 안쪽 방의 미닫이문이 쾅 소리를 내며 열렸다. "곤란해하니까 그만 좀 물어. 애 잡을라." 날라리의 기운이 줄줄 흐르는 남자가 안방에서 튀어나왔다! "......형님?" "임자!" "그 반지, 내가 전해달라 한 거야. 됐어?" 옷 아래로 보이는 타투, 척 봐도 눈에 띄는 하얀 머리칼. 김겨울의 형, 여름도령의 소꿉친구, >>115였다. - BGM: 네가 왜 거기서 나와~~~~ 땡깡을 부려주신 덕에, 예정보다 빠르게 신캐 등장!!! 두두등장!! >>115가 겨울의 형의 이름을, >>116부터 >>120까지가 성격과 설정을, >>121이 타투의 위치와 모양을, >>122부터 >>125까지가 외형과 관련된 설정을 뭐든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아아......동생과 닮은 흰피부근육미남www우횻www하고 어제까지만 해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은태양이라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상상도 못했는데 이거야말로 우효옷wwwwwwwwwww스레주는 짙은 피부도 금태양도 은태양도 좋아하므로 ACCEPT☆하여 진행합니다. 게다가 문신 완전 노린 디자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죠습니다죠습니다... 이게 앵커판이죠!!!!!! 생각한 대로 안 흘러가는 매력!!
"그 반지, 내가 전해달라 한 거야. 됐어?" "형님이 왜 여기에..." "아... 너는 못 들었을 수도 있겠다. 아버지한테 쫓겨났거든." "...어쩌다가요?" >>132 - 은태양... 이 아니라!! 김봄이 쫓겨난 이유는!!
"아버지가 빨리 결혼하라고 지랄... 아니 성화시길래." "그건 대강 알고 있었습니다만." "그래서 선이니 뭐니 시키는 건 그냥 싸그리 무시했었는데, 이제 석 달 전쯤인가... 아무튼 그때 어거지로 자리를 만들어서 날 불러냈었거든." 중요한 상대와의 식사 자리이니 격식을 갖추고 참석할 것. 봄이 들은 말은 딱 거기까지였다. 또 어디 높으신 분들과 친목이라도 다지란 말인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나갔던 자리에는, 한창 혼담이 오가던 대단한 집안의 따님이 있었다. 물론 혼담에도, 소식조차 듣지 못했던 선자리에도 봄의 의사는 반영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그 자리에서 그 꼬라지를 본 봄은 말 그대로 꼭지가 돌았다. 따로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고, 결혼은 안 할 거라고 그렇게나 말했는데도 이 난리다. 사람이 참는 것도 한두 번이지, 가만히 있다가는 역시 호구 취급밖엔 안 당한다. 저를 망연자실하게 바라보는 맞선 상대와 웨이터를 내버려둔 채, 봄은 곧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그래서 설마." "빡쳐서 다 엎어버리고 쫓겨났어." 역시나, 겨울이 생각한 대로였다. 봄은 그대로 집에 돌아가 아버지의 서재 테이블을 엎어 버렸다. 뒷일은 일사천리였다. 부자끼리 팔자에도 없던 멱살잡이를 하고, 따귀를 치고, 가재도구도 몇몇 부쉈다. 그렇게 집안 꼴을 난장판으로 만든 뒤, 결혼할 마음이 들기 전까진 돌아올 생각 말라는 아버지의 전언과 함께 봄은 쫓겨났다. 허나 정작 봄은 태평했다. 후계자니 장손이니 하면서 애지중지 길러놓고는 이제 와 내치다니, 어차피 제가 없으면 아쉬운 건 아버지인데. 분명 나중엔 미안하답시고 먼저 을을 자처하여 불러들일 것이다. 아버지는 언제나 그랬으니까. 그렇게 봄은 가출 아닌 가출을 하고야 말았다. "그래서 지금은 우리 집에서 지내고 있지!" "미치겠네... 어이가 없군요. 아니지, 차라리 형님답다고나 할까... 하아." "칭찬 고오맙다." "그럼 여름도령과는 대체 무슨 사이길래 한집에서 지내는 겁니까? " ">>136" ">>137" - >>136에 여름도령의 대답을, >>137에 봄의 대답을 자유롭게 적어주세요!! 둘은 과연 서로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요!!
"자네의 형... 그러니까 봄이 도련님은, 어린 시절 학교에서 따돌림을 당하던 날 도와준 생명의 은인이니 숙식 정도는 얼마든지 제공해줄 수 있다네!" "어... 그......" 봄의 눈알이 이리저리 굴러가는 광경을, 겨울은 미심쩍은 시선으로 본다. 저렇게 뜸을 들일 작자가 아닌데, 하는 눈이었다. 봄은 여름도령이 대답하는 모습을 바라보다, 이내 찔리는 구석이 있는 얼굴로 고개를 슬쩍 돌린다. 또한, 그 안절부절하고 미묘한 기류를 겨울은 눈치로 읽어내기 시작한다. "호오." 겨울은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언제부터였습니까?" "뭐뭐, 뭐?" "초등학교 때 처음으로 알게 됐다네! 괴롭힘당하던 날 구해 주었지." 이거 조금, 재미있을 것 같은데. "그렇군요. 이상한 걸 물은 것도 아닌데 형님은 왜 놀라시죠? 어디 안 좋으신가요?" "도련님, 어디 아프오? 에어컨을 끄는 편이 낫겠는가?" 꽤나 즐거운지 싱긋대기 시작한 겨울을 보며, 봄은 생각했다. 저 삼백 년 묵은 구렁이 같은 놈이...! ">>141" - 새디스틱 겨울 ON!! 본격 김봄 괴롭히기!! >>141이 김봄의 반응을 말해주세요. 봄과 여름은 우선 봄여름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반대도 맛있어서 쏘 진지하게 고민했습니다. 애초 이 둘은 공수가 애매한 게 맛있을 것도 같고!! 스레주는 리버스도 전혀 가리지 않는 가능충이니 봄여름이건 여름봄이건 마음껏 즐겨주세요!!!
다...다들 과찬이십니다!! 스레주는 그저 과제가 싫은 평범한 대학생!!! 격리기간동안 밀린 과제가 산처럼 쌓여있으니 천천히 진행하도록 하죠...!!
"아아아니아냐, 괜찮아. 지금 더우니까!" 봄은 벌겋게 달아오른 얼굴로 항변하다, 이내 혀라도 씹은 듯 말을 끊는다. 노란 시선이 불안하게 흔들리고, 햇볕에 탄 귀는 한번 더 불타오를 것처럼 발갛게 달아올라 있다. 여름도령은 그런 봄을 어리둥절하게 바라보다, 곧 다시 웃으며 태평히 말한다. "그러한가? 뭐 도련님이 괜찮다면야." "에어컨이 18도로 틀어져 있는데요?" "넌 신경쓸 거 없고." 봄은 얌전히 닥치라는 듯 겨울에게 눈을 흘긴다. 겨울은 그것을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부러 애매하게 대응하여 넘긴다. "흐음." 그러고는 속으로 조금 감탄한다. 찌르면 피 한 방울도 안 나올 것마냥 굴던 인간이 이렇게 물렁해 보일 수가 있나. 말은 꼬이고, 방도 추운데 땀을 뻘뻘 흘리고, 귀까지 벌개져서는 여름도령의 동태를 살피는 모습이 우습기 그지없었다. 겨울이 아는 한, 제 형님은 종종 인간보다도 짐승에 가까운 족속이었다. 제 마음에 안 들면 물고, 얌전하다가도 여차하면 엎는다. 돈도 깡도 힘도 있는데 굽히고 살 게 무어냐! 남들을 치우는 것도 무릎 꿇리는 것도 언제나 간단한 인간. 겨울이 나름 오래 봐 왔던 봄은 그런 자였는데, 이제 와 속이 이리 투명하게 보이니 재미가 없을 수가 없다. "뭐 그리 격렬히 괜찮으시다면야." "...몸도 안 좋다면서, 아까부터 쓸데없이 말이 많다?" "딱히 입이 아픈 건 아니라서요." "그래서 반지 얘긴 안 해? 궁금하다며." 좀, 얌전히, 작작 해라, 봄의 악문 잇새 사이로 소리 없는 말들이 들려 온다. 계속하다가는 조만간 한 대 치겠다 싶어, 겨울은 일단 백기를 들어 준다. "흠... 뭐, 좋습니다. 형님은 그걸 어떻게 가지고 계셨던 거죠?" >>146 - 봄은 어떻게 수상한 옥가락지를 손에 넣었을까요!! >>146이 말해주세요!!
"아버지 금고에 있던 거야, 그거." "그걸 열었다고요?" 겨울은 황당한 목소리로 물었다. 잠금장치가 보통 엄중한 게 아니었는데. "언제 한번은 쫓겨날 것 같아서 비밀번호를 알아뒀었으니까." "...형님은, 역시 강도나 사채업자 같은 게 천직일 지도 모르겠군요." "기껏 가져다 줬더니 뭐? 팍 씨." "역시 도련님! 대단하네!!" "...흠흠, 내가 좀 대단하긴 하지." 봄은 헛기침을 하며 뺨을 붉힌다. 저 인간 또 저러네, 하고, 겨울은 속으로 피식했다. "대단하긴 합니다. 인정해드리죠." "네 인정 같은 거 필요 없거든." 틱틱거리면서도, 봄은 또 말을 술술 잇는다. "그거, 옛날에 아버지가 수상한 아저씨한테 돈가방 주고 산 거거든? 그래서 뭐 값나가는 물건인가 싶었는데 감정해 보면 그냥 평범한 옥이라 그러고, 어디서 만든 건지도 모르겠고." "......아버지가요?" "몰라, 그리고 그 양반이 또 무슨 꿍꿍이인지는 모르겠는데, 그게 들어 있던 상자 바닥에." "상자에?" "김겨울 네 이름이 적힌 부적이 들어 있었어." "제 이름이요?" "이것이네." 여름도령은 누런 종이 한 장을 꺼내어 펼쳐든다. 연식이 꽤 된 것인지 바스라질 듯한 종이에 적힌 것은 확실히 김겨울의 이름이었다. 뻘건 글씨로 적힌 제 이름이 범상찮아 겨울은 부적을 곰곰이 들여다 본다. "어떤가, 무언가 느껴지는 게 있는가?" 겨울은 고개를 젓는다.
"...여기선 아무것도요." "역시나! 아마 내가 짐작건데, 이 부적의 용도는 봉인이었을 것이네. 그리고 상자가 열린 순간부터 효력을 다한 게야." "봉인이요?" "하지만 어째서 상자에 봉인해 뒀던지는 모르겠어. 원래대로라면, 이 반지는 훌륭한 부적이네." "부적...?" "이런 종이로 된 것 말고도, 무언가 힘이 깃든 좋은 물건을 칭하는 것이야. 아는 사람들 사이에선 상당한 고가에 거래되기도 하지." "...그 구두쇠가 돈가방을 갖다 바칠 정도로요?" 겨울은 도무지 알 수 없어하는 얼굴이었다. 흠, 하고, 턱에 손가락을 짚은 채 여름도령은 잠시 생각한다. "흠, 거기까지는 모르겠네만, 사업운을 좋게 만들거나, 액막이를 하거나, 주변 잡귀들을 내쫓거나... 이런저런 용도로 쓸 수 있는 물건이고, 이건 그중에서도 상당히 강력한 편이니 높은 가치가 있는 것은 맞아. 헌데 그런 물건을 구해 놓고선 왜 꽁꽁 숨겨 봉해 놓았냐 이 말일세. 아무래도 석연찮은 구석이 있지." "그렇게 귀한 물건인데, 왜 제 몸은 여기에 반응하는 거죠? 지금도 두통이 남아 있습니다만." "내가 보기에, 그건 아마도 거부 반응이야." "거부요?" "임자의 혼이 이 옥가락지의 힘을, 영향을 거부하는 게야. 그리고 그건 아마도 임자의 출신... 정체와 관련이 있겠지." "영물..." "그래, 다른 자들과는 결이 다른 임자의 혼이 이 반지의 파장에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게야. 허나 그 정확한 이유까지는 나도 알 수가 없네. 그리고 문제는 여기서 원점으로 돌아가." 여름도령의 손에서 휘휘 부쳐지던 쥘부채가 탁 접힌다. 겨울은 다소 당황스러운, 허나 진중한 얼굴로 여름도령의 이야기를 듣고 있었고, 봄은 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여름도령이 말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역시 귀엽다. 아는 이야기라고 신이 난 주제에 점잖은 척 조잘조잘 말하는 것이나, 부채를 만지작거리는 손길이나, 송곳니나, 눈썹이나, 찰랑대는 머리칼이나 구석에 쌓아둔 쌀과자 봉지나... 허나 봄은 그런 생각을 티내지 않으려, 그저 허리를 곧추세우고 자세를 고쳐 앉는다. 그나저나 의외인 부분이기도 하다. 김겨울은 이런 미신이나 오컬트 따위를 믿을 놈이 아니었던 것 같은데 이리 진지해져 있다니. 여름도령의 입이 열린다. 쥘부채의 한쪽 끝은 삿대질을 하는 것마냥 겨울을 향해 있다. "자네는 대체 무언가? 인간의 모습을 하였다 해도 인간이 맞는가? 아니라면 하필 어찌 이 물건에 그리 민감하게 반응하는가. 자네의 진짜 정체를 알지 못하면, 이 물건이 무엇이건 알 수 있는 게 없어. 무언가 짐작가는 데가 있는가?" "......" 겨울은 생각에 잠겨 침묵하고 있었다. "저기, 뭔가 굉장히 복잡해지는 것 같은데 말야." 그 순간, 봄이 나서서 정적을 깬다. "나 그저께 이상한 꿈을 꿨거든." "꿈이요?"
"김겨울을 닮은 흰 머리 남자가 나와서 이걸 전해주라 했어. 엄청 자세하게는 기억 안 나는데. " 덜걱. 겨울의 호흡이 순간 가라앉는다. 무언가가 기억날 것만 같은 기분이 잠시 들었다. "그것 말고는, 무언가 말하지 않았습니까?" "글쎄...아." 무언가 떠오른 얼굴로, 봄은 말한다. ">>151이라 했던가." - 하얀 겨울 두두등장!! 과연 김봄이 꿈에서 들은 말은!! >>151이 말해주세요!! 아무 말이나 괜찮습니다!!!
봄은, 지난밤의 꿈을 회상한다. "....그 아이는 참을성이 좋지 못하니까, 아마 곧 네 아우를 찾아가겠지. 죽기 싫으면 항시 착용하라고 전해라." "...그러는 당신은 누군데?" "「누구」라... 스스로도 알기 어려운 질문이군. 우선은, 과거의 잔해라고만 말해두겠어." "뭐래, 알아듣게 말해." "흠... 보다시피, 너희 인간과 닮은 무언가다. 꽤 오래 살았고." "내 동생이랑 닮았는데." "아무래도 그렇지." 서리 내리는 벌판과 전신이 하얀 수상한 남자, 소복히 쌓인 눈이 자아내는 고요함, 흐린 하늘. 그런 곳에 김봄은 영문도 모른 채 덩그러니 서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아도 쌓인 눈 외에는 아무것도 없는 허허벌판이고, 왼손 약지에는 집에서 훔쳐 나왔던 보라색 옥반지가 끼워져 있었다. "...이걸 전해주라고? 김겨울한테?" "그래." "그 애라는 건 누군데?" "글쎄... 어떤 모습으로 있을지 나도 알고 싶은데 말이야. 여기서 네 아우를 관측하는 것이 여간 힘들어야지."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을 위해 이걸 전하라고? 앞뒤가 안 맞잖아." "뭐, 영 누군지 모르겠으면 마음 가는 사람에게 주라고 해 둬. 운명이 이걸 주인에게로 이끌 테니, 그게 제일 정답에 가까울 거야." "...정말 영문 모를 말만 하네, 당신." "...뭐, 이리 만났으니 네게도 물어보도록 하지." 스륵, 흰 머리칼이 어깨를 스쳐 추락한다. 눈발은 잠잠히, 언제까지고 지상에 내려앉으며 하얀 남자의 발소리를 먹어치운다. 텅 빈 것만 같은 푸른 눈으로, 남자는 지평선을 조용히 응시한다. 그 모습이 다소 쓸쓸해 보여 봄은 남자를 잠자코 지켜본다. 저 얼굴은, 언젠가 집을 떠나던 때의 김겨울과 닮아 있다. 아닌 척 고독에 사무친 얼굴이. "이 경치를 어떻게 생각하지? 이 허허벌판을 말이야." ">>154" - >>154가 봄의 대답을 적어주세요!! 언제나, 무슨 대사든 노 프라블럼!! 전개는 앵커에 참가해주시는 여러분이 만들어가주시는 것이니, 대체로 뭐든지 괜찮습니다. 웬만해선 앵커를 컷하지 않는 걸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지나치게 넓군." "그런가." "게다가 황량해. 이런 곳에 혼자 있으면." "......" "...외롭지 않아?" 조금 쭈뼛거리며 건넨 말에는, 나름대로의 온기가 담겨 있다. 남자는 말없이 봄을 바라보다, 손을 뻗는다. "...뭐 하는 거야? 저리 가." "매번 느끼는 거지만, 역시 인간들은 따뜻해." 봄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며, 남자는 살짝 웃는다. 가늘게 늘어지는 푸른 눈에는 수백 년치의 우수가 담겨 있다. 얼음장처럼 차가운 남자의 손을 밀어내며, 봄은 얼굴을 살짝 붉힌다. 물론 내뱉는 것은 언제나처럼 조금 거친 말이다. "아, 좀, 김겨울 얼굴로 그러지 말라고! 소름 끼쳐!" "...너도, 언제 다시 한번 만나도록 하지. 잘 지내고 있어." 눈보라가 몰아쳐 남자의 모습을 가리고, 다정하게 웃는 상이 희게 점멸하는 시야 너머로 사라진다. 그러는 와중 봄은 생각한다. 팔에, 뭐가 돋아 있었던 것 같은데. 그러거나 말거나, 의식은 멀어져만 갔다. 방금까지 보고 있었던 광경에 구멍이 뚫리기 시작한다. 조금씩 잊혀져 간다. 그렇게 봄은 꿈에서 깨어났다.
"....그 아이는 참을성이 좋지 못하니까, 아마 곧 네 아우를 찾아가겠지. 죽기 싫으면 항시 착용하라고 전해라... 라고 했던가." "죽기 싫으면? 뭡니까 그게?" "몰라, 나도 이 말밖에 기억 안 나." "그 애라니, 임자는 혹시 짐작 가는 사람이 있는가?" "글쎄요." "그... 뭐더라, 모르겠으면 주고 싶은 사람 주라고 했던 것 같은데." "정말 그것밖에 기억 안 납니까?" "어." "흠... 아무래도, 임자가 꾼다는 기억나지 않는 꿈이, 그 남자와 무언가 연관이 있지는 않겠는가? 양상이 비슷한 것도 그렇고, 예사 꿈은 아닌 것 같아서 말이지." 그리 말하고, 여름도령은 잠시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또한, 봄은 조금 질렸다는 투로 말을 뱉는다. "뭐, 아무튼 그래서, 그런 꿈도 꿨고, 네 이름이 적힌 부적도 있겠다, 마침 한여름이 이런 건 잘 알 테니 싶어서 부탁했었는데 결국 만나버렸네. 능구렁이 같은 놈..." "왜 직접 가져오지 않고요?" "아버지한테 일러바칠까봐." "아, 확실히. 일렀으면 재미있어졌겠네요." "이거 봐 이거 봐. 이러니까 내가 말을 안 하려 하지." "뭐, 농담입니다. 아버지 따윈 아무래도 상관없어요." 그리 말하는 겨울의 시선은 다소 차갑게 굳어 있다. 봄은 그런 겨울의 눈치를 슬쩍 살피다, 곰곰이 생각 중인 여름도령에게로 고개를 돌린다. 저럴 때의 김겨울은 안 건드는 편이 서로에게 낫고, 애초 제가 위로해 줘 봤자 기만밖에는 안 된다. 그런 변명으로 봄은 스멀스멀 올라오는 찝찝한 마음을 감추려 했다. 아무튼, 한여름은 정말이지 눈에 밟힌다. 조잘거릴 때도 귀엽지만 조용한 것도 귀엽다. 평소답지 않게 깊게 잠겨서 깜빡거리는 눈이, 앙다문 입술이 사랑스럽고 소중하다. 무릎 베고 눕고 싶은데, 하필 김겨울이 있어서. 속으로 툴툴거리며 김봄이 여름도령의 옆자리로 슬금슬금 다가가던 와중, 여름도령이 무언가 떠오른 듯 입을 연다. "아, 임자! 아까 운전석에 타고 있던 그 사람, 혹시 나중에 한번 데려와볼 수 있겠는가?"
"정 실장님을요?" "그래. 그 임자에게도 무언가 특이한 연이 얽혀 있는 듯 해서 말이지! 어쩌면 이 일에 관련이 있을 지도 모르니, 직접 한번 만나보고 싶네." "흠, 알겠습니다. 나중에 같이 찾아 뵙도록 하죠." "일단, 오늘은 이 반지를 가지고 돌아가게. 자네에게는 몸에 영향이 가지 않도록 부적을 써 주겠어. 여러 장 줄 테니, 집이건 일터건 오래 머무는 곳에 붙이거나 놔 두게. 혹시 찢어지거나 불타면 다시 와서 받아가도록 하고." "그럼, 이 반지는..." "도련님의 꿈에서 나온 대로, 마음 가는 사람에게 전해 주게! 죽기 싫으면... 이라는 말도 신경쓰이고, 지녀서 나쁠 물건은 아니니까." "...알겠습니다." 접은 쥘부채를 손가락으로 핑핑 돌리며, 여름도령은 의기양양하게 말한다. 옆에서는 여름도령의 옆자리로 접근하지 못한 김봄이 살짝 부루퉁한 표정으로 턱을 괴고 있다. 하여간 김겨울은 이럴 때 도움이 안 된다. 그런 봄의 불만은 안중에 없는 채로, 여름도령은 말을 잇는다. "나는 나대로 이 일에 대해 조사를 좀 해봐야겠네. 요즘 일도 별로 없던 차에 재미있어지겠어. 아, 물론 복채는." "...복채는?" "두둑히 받아가도록 하겠네!" 여름도령이 해맑게, 씨익 웃는다. 그렇게 그 날의 만남은 일단락되는 듯 했다.
그리고, 그 시각. "......이사님, 너무해요..." 겨울의 집 앞에 도착한 현수는, 여전히 참담한 얼굴이었다. 이사님과 같이 차를 타고 한집에 들어서 짐을 푸는, 그런 신혼부부마냥 설레는 시간을 원했는데 웬 꼬맹이가 나타나 다 망쳤다. 감히 이사님을 빼앗아가다니, 괘씸죄로 만 번 처형해 마땅하다. 벌개진 눈을 비비며 현수는 코를 훌쩍였다. 하지만 아무리 침울하다 해도, 차 안에서만 계속 죽치고 있을 수는 없는 법이다. 부루퉁한 얼굴로, 현수는 겨울의 집 현관에 들어선다. 정말이지 으리으리한 단독주택이었다. 적어도, 작고 낡은 집에서 살아온 현수에게는 그렇게 보였다. - >>159, >>160이 지금부터 겨울의 집에서 현수가 할 일을 서술해주세요!! 참고로, 겨울의 집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고, 현수는 피아노를 칠 줄 압니다. 아니어도 좋지만, 피아노와 관련된 일이면 더 좋습니다! 과연 이사님을 기다리는 현수가 할 일은!!
현수는 현관에 들어서 집을 둘러보았다. 넓고, 깔끔하고, 고급스럽지만 생활의 흔적은 얼마 보이지 않는다. 모델 하우스, 같은 것에 비할 바는 못 되지만, 그럼에도 별 인간미는 없는 광경에, 현수는 왠지 모를 감정을 느꼈다. 지나치게 넓다. 게다가 황량하고. 이사님은 이런 곳에 혼자 있으면 외롭지 않을까. ...허나 그러한 불안과 함께, 설레는 마음 역시도 공존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사님이 혼자서 살기에 넓다면, 이제부터 자신이 잘 채워나가면 되는 것이 아닌가! 아프다 하여 가만히만 있으면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떻게, 우울한 마음을 떨쳐보려 현수는 짐을 옮기기 시작했다. 거실 구석에 박스들을 옮겨 대강 풀어놓은 뒤, 지친 현수는 적당한 곳에 걸터앉았다. 그랜드 피아노의 의자였다. "...피아노, 오랜만이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움직이는 한이 있어도, 사랑받지 못하더라도. 아픈 것을 아프다 말할 수 있는 자격 정도는 가지고 싶었다. 슬쩍, 눈치를 줄 사람도 없는데 쭈뼛대며 건반 뚜껑을 열고서, 현수는 피아노를 치기 시작했다. 플라이 미 투 더 문. 나를 달로 데려가 줘요. - 현수의 피아노 실력은!! >>163이 1~100으로 말해주세요!! 다이스를 굴려도 좋습니다. 숫자가 클수록 실력이 굉장해집니다!! 그리고...변태같다 333
역시 비싼 소리는 다르다. 신기할 정도였다. 이런 그랜드피아노는 학교 음악실에도 없었던 건데! 현수의 눈이 즐거움으로 살짝 반짝였다. "이거... 멋지다...!" 역시 비싼 소리는 다르다. 신기할 정도였다. 썩어도 준치라고, 근 몇 년간은 연주하지 않았던 것에 비해 그럭저럭 괜찮은 연주가 이어졌다. 좋아하던 곡이다. 점심시간마다 몰래 음악실에 숨어들어 수백 번은 더 쳤었던, 몇 안 되는, 인생에서 진심으로 좋아했던 것들 중 하나. 손끝에서 음이 태어나는 순간을 어떻게 미워할 수가 있을까. 선율이 귓전에 꽂혀 심기고, 자라나는 감동을 언젠가의 현수는 깨달았었다. 그리고 그 순간 불행해지고 말았던 것이다. 이룰 수 없는 꿈이 어떻게 마음을 무너뜨리는지, 무슨 미련을 품게 하는지 현수는 알고 있었다. ......이사님도 마찬가지일까. 이룰 수 없는 꿈일까.
그 모양은 추하고 역겹다. 닿을 수 없는 걸 알고 있는데, 뜯겨 나간 마음이 건반의 모양과도 닮아 있는 것만 같아 어린 날의 현수는 조금 울었더란다. 그러니 착실하게, 어려울 것도 없이, 당당하고 친절한 인간인 척 하며 손에 잡히는 것들만을 취하여 살아온 것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좋은 대학에 가고, 좋은 회사에 들어와 높은 직급을...... 그동안 이뤄온 것들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허나 조금 강박적이지는 않았냐, 그리하여 행복하였냐고 물으면 선뜻 대답할 수가 없다. 이러한 형식의 성취는 걸인의 폭식과도 다를 것이 없는 수준이 아닌가? 남들이 부러워 할 대부분의 것들을 갖추어 둔 주제에, 현수는 또 주제넘은 욕심을 부렸다. 그리하여, 이번의 사랑도 갈기갈기 찢겨 나가면,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면 그땐 어떻게 해야 하지? 몇 번이고 겪어보아도 길을 잃는 것에는 익숙해질 수가 없다. 버려지는 것에도, 혼자 살아가는 것에도. 현수의 집착은, 아닌 척 매달리는 모든 것들은 대부분 불안으로부터 기인한다. 이대로 이사님이 나를 두고, 달로든, 어디로든 떠나 버린다면, 겨울날의 서릿발마냥 녹아 사라진다면. 달갑지 않은 불협화음이 귓전에서 부서져 흩어진다. 겨울의 그랜드피아노는, 관리가 되어 있지 않았다. "...이 피아노, 음이 약간......" 이거, 조율이 필요할 것 같은데. 현수는 살짝 고개를 들었다. 뚜껑 열어 봐도 되려나. 두근대는 가슴으로 잠시 고민하던 현수는, 이내 거침없이 몸을 일으켜 피아노 옆으로 향했다. 마침 구경해 보고 싶었기도 하고, 조율이래봐야 마땅한 도구도 없고, 지식도 겉핥기 수준이지만 그래도 궁금하지 않은가! 애초 이렇게까지 비싸고 연식 있어 보이는 물건은 본 적도 없었으니까. 그렇게 현수는 뚜껑을 들어올려 피아노의 안쪽을 보려 했다. "고정대를 이렇게 하면...... 히이익!!" 그 순간, 현수의 손이 미끄러지고 말았다! - 현수는 어느 손을 어떻게 얼마나 찧었을까요!! 상처부위와 정도를 >>166이 자세히 서술해주세요!!
순식간이었다. 쿵, 하는 소리와 함께 뚜껑이 내려앉았다. 오른손에 잠시 감각이 없었다. 갑작스러운 사태에 놀라 벙벙해진 머리로 현수는 생각했다. 지금, 무슨 일이,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내려다 본 시야에는 시뻘겋게 부어오른 손이 있었다. "아, 씨......" 정말 되는 게 없다. 종일 말도 안 되는 일들 뿐이다. "......이게, 이게 뭐냐고..." 울컥 차오르는 눈물에 숨이 먹먹해진다. 벌개진 손을 붙들고 현수는 이를 악물었다. 온다. 뒤늦게 통증이 몰려온다. 불타오를 듯 밀려들어오는 감각에 뒤통수가 띵하게 울린다. 차오르는 눈물을 억누르며 현수는 한 발, 두 발 걸음을 옮긴다. 어떻게, 어떻게 아프기 싫어서 참고 있었는데, 계속 이렇게 수렁으로 빠져들어가기만 한다.
"이사님, 너무해요......." 비틀, 현수의 몸이 쓰러진다. 제가 본능적으로 찾아 누운 곳이 겨울의 침대라는 사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무튼 현수는 울음을 터트리기 일보직전이었다. 배게를 집어드는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참을 수가 없었다. 그냥, 그냥저냥 약이나 바르고 쉬면서 기다리려 했는데 베개에 묻은 겨울의 체향이 치명타였다. 흐윽, 하고 숨을 들이쉬며, 현수는 베개를 꾸욱 끌어안는다. "내버려두고 가 버리시고...! 씻겨 준다더니 머리 위로만 해 주시고!! 안아 달랬더니 무시하시고.....!!! 이젠 아픈데 옆에도 없고, 연락도 없고, 이게 뭐예요...!! 이사님, 힉, 나빠... 윽......" 다 필요 없어. 시뻘건 손으로, 현수는 홧김에 배게를 구석에 던진다. 아프고 서럽고, 축축한 숨이 기도를 두드린다, 부서질 것 같다. 결국은 울음이 터지고 만다. 그렇다 해도, 그렇더라도 다 받아줄 것처럼 굴어놓고 이제 와 저를 내치는 이사님이 더 너무한 것이 아닌가. 같잖은 어리광이란 것쯤은 안다. 허나 시선으로, 체온으로, 손길로 제 흔적을 덕지덕지 묻혀 놓고, 믿어도 될 것마냥 웃어준 주제에 다시 떠나다니. 이런 건 싫었다. 혼자 남겨지고 싶지 않았다. 현수는 그대로 방 모서리에 주저앉아, 겨울의 베개를 끌어안고 울음을 토한다. 고작 이게 뭐라고 이렇게나 향기로울까. 죽고 싶어질까. 목청 뒤로 통곡이, 차마 뱉지 못할 말들이 붕붕 떠 다녔다. 그리고 그 다음 순간 떠오르는 것은 역시나 극단적인 말들이다. 죽을까. 죽일까. ......안 된다, 이런 위험한 생각은. 그렇게까지 해서는 곤란하다. 그래도 평범하게, 사람으로서 살아 보겠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었는데. 그리고 그 때였다. 현관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이어서 모습을 드러낸 것은 겨울이었다. "......정 실장님?" - 야 얘 운다!!! 야마돌기 직전이다!!! 속으로 싸이코라는 설정!!! 까먹지 않았습니다!!!! 겨울이 어떻게 대처할지를 >>171이 서술해 주세요!!!! +오타와 문맥 대거 수정........ 강의시간에 바로 써서 올리지 않기로... 다짐했습니다...... 씁후하후하....
잠시 얼이 빠진 듯 멈춰서던 겨울은, 우는 현수를 보고 지체 없이 걸음을 옮긴다. "이사님......" 이어서 날아든 것은 말없는 포옹이었다. 현수의 어깨를 살짝 붙들고, 품에 안긴 베개를 밀어내고서 겨울은 그 자리를 곧장 대신했다. 포근한 체온이 셔츠 너머로 느껴진다. 조이듯 아프던 가슴이 순식간에 풀려나 애절하게 박동한다. 말도 사과도 변명도 필요없을 것만 같았다. 그렇게나 화가 났는데, 자신도 무엇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는데, 방금까지 하던 모든 생각들이 현수의 머릿속에서 지워져 버렸다. 다만 야속함만은 남아, 금세 한탄이 되어 혀를 휘감고 나온다. "어디 갔다가, 흑, 오셨어요... 같이 가기로 해놓고..." "......죄송합니다." "...제가 싫어지신 거 아니죠?" 히끅, 현수의 숨이 넘어가는 소리가 겨울의 귓가에서 울린다. 겨울은 현수의 등을 천천히 쓸어내리며 토닥거린다. 그 손길에 현수의 몸은 더욱 움츠러들어, 겨울의 가슴팍에 이마를 맞대 온다. 갈색 머리칼이 품에서 차르륵 흩어지고, 겨울의 허리를 마주 끌어안은 채 현수는 마저 울음을 토한다. 다친 오른손에는 아직까지도 힘이 실리지 않았다.
"저 아까, 잠깐, 진짜 잠깐... 죽을 것 같았어서." "......" "...무서웠어요." 잔뜩 울어 잠긴 목소리로 웅얼대며, 겨울의 가슴에 현수는 뺨을 살짝 부빈다. 겨울의 셔츠가 눈물로 젖어들어간다. 울음에 머리가 띵한 와중에도, 겨울의 온기가 주는 안정감이 현수는 정신나갈 정도로 좋았다. 매번 이리 자극적인 것들로만 채워져서야, 언젠가는 정말 머리가 이상해질 지도 모른다. 막힌 코로 숨을 몰아쉬며 현수는 겨울의 옷자락을 꾸욱 붙든다. "이젠 괜찮습니다. 여기 있어요." "......" 말없이, 현수는 고개를 젓는다. 현수의 왼손에 틀어쥐어진 겨울의 옷자락에 주름이 몇 줄 더 진다. 그 몸짓에 호응하듯, 겨울은 현수의 등을 토닥여 주던 손을 올려 현수의 머리칼을 쓸어내리기 시작한다. 희고 긴 손가락 사이로 갈색 머리칼이 정처없이 노닌다.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끽해야 수십 초에 가까웠을 시간이 두 사람에게는 마치 영겁처럼 느껴졌다. 현수는 그제야 간신히 좀 진정이 되었는지, 떨리는 몸을 추스르고, 겨울의 품에 폭 기대어 제 얼굴을 볼 수 없게 하고는,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묻는다. "...전, 이사님이 옆에 없으면 매일 불안하고, 떠난다 생각하면 죽을 것 같고, 그런 주제에 매번 어떻게 하면 실망하시지 않을 지도 모르겠고." "......" "...이렇게, 윽, 이렇게 아무것도 아닌데, 그래서 지금처럼 별 거 아닌 일들에 매번 혼자 무서워하고, 다 포기하려 하고, 그걸 또 예쁘게 말할 줄도 몰라서." 훌쩍, 다시 울음을 삼키며 현수는 말을 잇는다. 호흡이 다시 뜨겁게, 축축해져 간다. "지금처럼 우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요." "......" "...그래도, 괜찮은가요? 이사님 곁에 있어도, 이렇게 안겨 있어도......" ">>175" - 이 정도면 거의 사랑고백!!! 뭐라 답하면 좋을까요!!! >>175가 겨울의 대답이나 반응을 말해 주세요!!! 그리고 멋진 칭찬과 함께 홍보스레에 올려주신 분......!!! 누구신진 모르지만 마음을 담아 감사드립니다!!!! 그랜절!!!!!
갱신! 재앵커 >>176!!
겨울은 살짝 굳은 얼굴로 현수를 내려다보았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겨울은 조금 혼란스러웠다. 괜찮냐고 물어도, 애초 밀어낸 적따윈 없다. 현수는 잘못 짚어도 한참 잘못 짚었다. 싫어할 이유도 싫어질 이유도 없는데. 다소 영문을 알 수 없는 질문에, 겨울은 그저 현수를 꾸욱 끌어안았다. 품속에서 체온이 사부작대는 감각이 어지러운 머릿속을 억눌러 주는 듯 했다. 지금의 이 붕 뜬 느낌도, 이 광경을 언젠가 보았던 것 같은 기분도 그저 요 며칠간의 스트레스 탓이라 믿고 싶었다. 겨울은 지끈대는 이마를 짚고 싶은 기분을 억눌렀다. 오늘 종일 어디에 가서 무엇을 했으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어디서부터 어떻게 말해야 할 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현수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몰라도 이렇게까지 울고 있는 것은 아마 자신의 책임일 테다. 여기서 무슨 말을 해봐도 변명으로 들릴 심산이 크다. 겨울은 조금 미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이런 답도 없는 고민은 분명 자신답지 않다. 언제, 어디에나 분명 최선의 답은 있을 테다. 허나 통탄스럽게도 인생은 수학 공식이 아니고, 구구단도 아니고, 계산도 암산도 대부분의 경우에는 쓸모가 없다. 오후의 햇살이 닫힌 창문 사이로 희게 비쳐, 겨울의 손등 위에서 흩어진다. 분명 부적을 받았을 텐데, 아직까지도 떨림이 멎지 않는 이유는, 본 적 없는 광경이 다시금 비쳐 보이는 이유는 뭐지. 파르르 떨리는 아랫입술을 악물며 겨울은 현수의 손을 붙든다. 위로해 주고 싶지만 안타깝게도 괴롭기는 매한가지다. 그리고 그 순간, 현수의 잇새로 고통스러운 신음이 흘러나온다. "정 실장님, 손이...?" "아, 이건... 아까 피아노 뚜껑에 찧여서요." 겨울의 시선이 흔들린다. 시뻘개진 현수의 손을 붙들고, 넋을 잃은 겨울은 잠시 망부석처럼 굳어 있었다. >>179 - >>179가 겨울의 다음 대답이나 행동을 말해 주세요!!!
그렇게, 짧은 정적 후 나온 것은 꽤나 고통스러운 목소리다. 원채 낮은 겨울의 음성이 자책에 잠겨 더 아프게 들린다. "....미안합니다. 제대로 된 설명 없이 떠나서 혼자 남기고 불안하게 만들어서. 아무리 정신없었더라도 연락이나 문자 한 통 정도는 정 실장님에게 남겼어야 했는데." "...네, 이사님이 나빴어요." 현수는 겨울의 품에 기대 더 어리광을 부린다. 나쁜 건 당신이니 이렇게라도 책임을 져야지, 하는 투였다. 허나 그 반응에 겨울은 차라리 안심한다. 포옹 따위로 용서받는다면 몇 번이고 안아줄 수 있다. "이 상처도, 제가 옆에 있었더라면 애초에 생기질 않았겠죠. 하.....이래선 완전히 동거인 실격이군요." "그쵸? 실격이예요." 허나 그리 말하는 것치고, 현수는 아까보다 훨씬 안정되어 보였다. 이사님이 아프건, 제가 아프건, 언제든 이렇게 곁에 묶어둘 수만 있으면 족하다. 다친 오른손이 점점 더 부어오르는 것을 느끼며, 현수는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의식하니 더 아프다. 그래도... 반쯤 뜨인 현수의 눈꺼풀이 파르르 떨리지만, 얼굴은 웃고 있다. 이런 고통이라면 오히려 기분 좋다. 겨울을 제 곁에 계속 묶어둘 수만 있다면 현수는 팔이고 다리고 내어줄 자신이 있었다. "제 잘못을 조금이나마 만회하기 위해 다친 곳을 치료해 드릴 테니.... 잠시만 기다리세요, 정 실장님." 그 다음 순간, 저를 살짝 밀어내고 일어서려는 겨울을 붙들고, 현수는 애원한다. 손끝에서 배어나오는 피가 겨울의 셔츠 자락을 물들인다. "아픈 건 괜찮으니까... 저, 오히려 좋아하는 편이니까." "정 실장님..." "...조금만 더 안아 주세요." >>181 - M현수 ON!! 너무도 서윗한 이사님의 대사에 저는 그만 정신을 잃고 말았습니다........ >>181이 겨울의 다음 반응을 말해주세요!!!
"금방 오겠습니다." 겨울은 천천히 허리를 숙인다. 겨울의 오른손이 현수의 뒷목에 부드럽게 감긴다. 왼손은 여전히 현수의 부은 손을 조심스레 감싼 채, 시선은 지그시 아래로 향한다. 겨울을 올려다보는 현수의 동공에는 눈물이 렌즈마냥 덮혀 있어, 짙푸른 눈을 유리구슬마냥 반짝이게 한다. 갈색 머리칼에서 샴푸 냄새가 났다. 깜빡, 하고, 겨울의 눈이 감겼다 뜨이는 것이 찰나, 현수에게 가닿은 옅은 숨결이 영겁, 이마에 천천히, 허나 깊고 상냥하게 닿았던 것이, 키스. 그 순간 현수가 애절하도록 바랐던 것이 영원. "기다리고 있으세요." "저, 그... 이사님, 잠시만......" 겨울의 팔이 다급한 손길에 붙들린다. 다시, 천천히 멀어지는 겨울을 자리에 또 묶어 놓고, 현수는 간청한다. >>185 - 우효오오오오오오옷!!!!!!! 진도!!!!! 진도 나간다!!!!!우효오오옷!!!!!!!!! 현수는 뭘 부탁할까요!!!! >>185가 말해 주세요!!! 혹시 앵커를 잡았는데 생각나는 게 없으시다면, 스레주의 추천 선택지를 요청해주셔도 좋습니다!!!! 둑흔둑흔!!!
레스는 없지만 진행하고 싶으니 제가 먹죠!! >>184!!
"네?" "...입술에도 해 주시면." "......네?" 화악 하고, 겨울의 얼굴이 한순간에 붉게 달아오른다. 제 입으로 말하면서도 조금 부끄러운지, 현수는 살짝 시선을 피한다. "...좀더 기분이 풀릴 것 같은데요." >>187 - 과연 겨울은... 받아줄 것인가....!!!!! >>187이 말해주세요!!
"네? 그......" 드물게도, 겨울은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었다. 와, 수치심에 쭈뼛거리는 와중에도, 현수는 생각했다. 저런 이사님은 처음 본다. "...지금, 여기서 말입니까......?" 정말 흔치 않다. 귀까지 빨개져서는 말을 더듬는 겨울의 모습이, 현수에게는 숨막힐 정도로 아름답게 보였다. 영원히 기억에 담아두고 싶은 광경이다. 회사 사람들이 이걸 보면 뭐라 생각할까. 최소 경악에 최대 혼절인데. 현수는 생각한다. 저 모습에 언제까지고 매달려 있고 싶다. 저렇게나 사랑스러운 모습이라면 따귀를 맞아도, 구둣발에 밟혀도, 목을 졸려도 행복할 텐데. 천천히, 가슴속에서 가쁘게 달아오르는 호흡을 느끼며, 현수는 대답한다. "네." "......괜찮겠습니까?" 겨우 정신줄을 잡은 목소리로, 겨울은 묻는다. "감당할 수 있겠냐는 말입니다." 아, 정말 미칠 것 같다. 저런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게, 미칠 만큼 두근거려서. ">>189" - 딥키스 각... 잡는... 김겨울.......!! >>189가 현수의 대답을!!! 말해주세요!!!! 거절하지 않으면 딥키스 갑니다!!! 초에로스기!!! 스고이!!!!!!! 갈겨버리라는데스!!! 짤리지만 않도록!!!!!! 저어어억당히 써보겠습니다!!!!
"이사님이야말로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울음과 수치심에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현수는 웃어보인다. 자리에 굳어 있던 겨울은, 그의 고고하고 미혹적이던 이성은, 그 모습을 본 순간 툭 끊겨 바닥에 떨어진다. 그렇게, 겨울은 예고도 없이 엄습한다. 뺨을 붙드는 손이 현수의 체온에 물들어 있었다. 말캉한 입술이 서로 포개어지고, 겨울의 고개가 본능을 따라 기울어진다.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현수는 자연스레 몸을 맡긴다. 성한 손으로 겨울의 셔츠 자락을 꼭 붙들고, 피가 흐르는 손으로는 겨울의 뒤통수를 감싸쥐며, 현수는 벽에 등을 기댄다. 순간순간 벌어지는 두 입 사이로 뜨거운 호흡이 샌다. 하아, 하고 숨을 내쉬며, 현수는 흐릿한 시야 너머로 겨울을 바라본다. 이렇게 여유 없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나. 허나 생각 따위를 할 겨를은 없다. 다시, 다시 입술이 닿고, 혀가 얽히고, 머릿속이 짜릿하게 달아오른다. 질척한 소리가 조용한 방에 울린다. 쪽, 쪽, 하는 파열음이 흩어짐과 동시에, 현수의 다리가 풀려 주르륵 흘러내린다. 그럼에도 아랑곳않고 겨울은 다정하게, 허나 다소 급하게 현수의 허리를 붙들어 감는다. 입천장이 쓸리는 간지러운 느낌에 현수는 움찔 몸을 떤다. 겨울은 열중한 모습이었다. 열중熱中, 말 그대로 뜨거운, 열에 파묻혀서, 그렇게 아무 생각도 할 수 없기는 두 사람 다 마찬가지였다. 뇌가 녹아내릴 것만 같았다. 타액이 부서지는 소리가 귓전에 울리고, 이사님, 하고 겨울을 불러 보아도 혀가 얽혀드는 와중 알아들을 수 있을 리가 없다. 숨이 막혀 몽롱한 얼굴로, 현수는 겨울에게 매달린다. 현수의 입가에서는 흘러내린 눈물의 짠 맛이 났다. 흠칫 들썩이는 현수의 몸을 붙들고, 겨울은 천천히, 가쁜 숨을 내쉬며 얼굴을 떨어트린다. 타액이 실처럼 늘어져 추락한다. "이사님......"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연거푸 날아드는 버드 키스에, 현수는 완전히 정신을 놓고 말았다. 모든 걸 놓고 몸을 맡기고, 머리도 마음도 전부 멋대로 휘어잡아 주었으면 하는 욕망이 왜 이리도 간절한지. 이어서 한번 더 얽혀 오는 겨울의 혀에, 현수는 간드러지는 목소리를 뱉으며 애원했다. 전부 가져가 달라고. 몸이건 마음이건 상관없다고. 그리고 그런 것쯤 말로 하지 않아도 겨울은 알 수 있었다. 하얀 햇살은 여전히 오후의 방을 비추고 있었다. - 이 이상 묘사하면... 위험할 각이라... 브레이크 걸었습니다....!!! 15금 사수!!! 이 다음 일어날 전개를 >>191, >>192, >>193이 말해 주세요!! 수위 높은 앵커가 나오면 끊거나(그래도 웬만해선 살립니다!!!) 적당한 정도로만 묘사합니다(ex:아침짹짹)!! 다들 까먹으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아마도 상황을 설명하고 반지는 줘야 할 겁니다!! 하지만 원하신다면 말하지 않고 주지 않아도 오케이!!! 전개는 여러분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다음 앵커를 주세요!!
"...거창한 건 못 되지만, 드릴 게 있습니다." 겨울은 현수의 왼팔을 천천히 쓸어내려, 희고 부드러운 손을 마주 잡는다. 이어서 꺼내든 것은 보라색 옥가락지, 부적이다. "불운을 쫓는 부적입니다. 현수 씨를 지켜줄 거예요." "부적이요...?" "받아주시겠습니까?" 그리 말하며 겨울은 현수의 왼손 약지에 옥가락지를 끼워 주고, 손등에 살짝 입을 맞춘다. 마침 반지의 지름은 현수의 약지에 딱 맞아떨어진다. 매끈하고 단단한 옥가락지의 보랏빛은 현수를 올려다보는 겨울의 눈색과 똑 닮아 있다. 키스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숨을 몰아쉬면서도, 현수는 답한다. ">>195"
"이거... 결혼반지인가요......?" "...네?" 현수는 다시 시선을 살짝 피하며 웅얼거린다. "그, 왼손 약지인 것도 그렇고, 분위기랑 타이밍이 그렇잖아요......" "......아." 겨울은 조금 당황한 듯 멈칫한 채, 현수의 말을 속으로 곰곰이 되짚어 본다. 그렇게 일이 초 가량이 지났을까, 겨울은 정말 놀랍게도 웃음을 터트렸다. 아하하, 하는 웃음소리가 흩어져 방에 울린다. 예상치 못한 겨울의 반응에 현수는 다시 머릿속이 멍해질 것만 같았다. 저렇게 크게 웃는 건 처음 본다. 잘못 짚은 건가, 결혼 반지가 아닌 건가 싶어서 또 조금 눈물이 날 것 같았는데, 동시에 행복해 죽을 것 같았다. 이사님이 왜 웃는지는 상관없다. 제가 우스워 빠진 인간 같아 이러는 것이어도, 결혼 말고 노예 계약이어도, 반지 말고 코뚜레여도 괜찮을 것만 같았다. 이사님이 저리 예쁘게 웃었는데, 이번 생은 이걸로 여한이 없다. "하하... 그렇네요, 확실히 그런 느낌이었군요." "아닌가요...?" "뭐, 그런 의도로 드린 건 아니었습니다만." "...너무해요." 좋다 말았네, 하고 조금 부루퉁해진 현수에, 겨울은 미소지으며 답한다. "언젠가 결혼하게 된다면, 그땐 훨씬 더 멋진 걸 드리도록 하죠." "......어떤 거요?" ">>198" - >>198이 겨울의 대답을 적어주세요!! 쌍방통행 최고다맛있다!!! 우횻!!!
"제 모든 것이요." "......흐윽..." 현수의 눈에는 다시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매달린다. 몸을 들썩이며 울기 시작하는 현수를 겨울은 품에 안아 달랜다. "이사니이임.... 진짜 좋아해요..." 현수는 겨울에게 꼭 달라붙어 목덜미에 얼굴을 파묻고, 그간 참았던 어리광을 토해낸다. 놓지 않을 거라는 듯이 저를 마주 안는 현수의 등을 쓸어내리며, 겨울은 살짝 미소짓는다. 타인을 자기 세계에 이리 깊게 들이는 것도, 도망가지 못하게 붙들어 놓고 싶은 것도, 뼛속까지 모든 걸 먹어치우고 싶은 것도 겨울은 처음이다. 이렇게 된 게 언제부터였더라, 하고 겨울은 생각한다. 정현수는 다른 사람들하고, 달랐나? 무엇이 어떻게 얼마나, 어째서? 허나 그러한 의문에 일일히 따져 답하기에는, 지금 품에서 울고 있는 현수의 모습이, 온기가 너무 예쁘고 귀하다. 타인이라는 것도, 사랑이라는 것도 생각보다 그리 극독은 아닐 지도 모르겠다. 허나 그리 미소짓던 겨울의 머릿속에는 이내, 도무지 떨쳐낼 수 없는 기시감 한 줄기가 뻗치는 것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주겠다고, 겨울은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아마도, 겨울은 자기 자신의 모든 것을 알고 있지 못하다. 몇 번이고 반복되는, 기억나지 않는 한기 서린 꿈. 저의 혼은 인간의 것이 아니라는 의미심장한 말. 부적, 영물, 아버지, 인연. ......존재론. 그 모든 기시감이, 겨울의 뇌리를 차갑게 찌르고 있었다.
그렇게 얼마가 지났을까, 겨울은 현수를 테이블에 끌어 와 앉히고 구급상자를 꺼내 왔다. 손톱이 깨져 흘러나온 피를 닦아낸 뒤 약을 바르고, 반창고를 감아 두고, 피멍이 난 곳에는 냉찜질을 했다. 상처가 난 곳을 스칠 때마다 통증에 숨을 들이키는 현수의 모습이, 부도덕하게도 겨울의 눈에는 상당히 귀여워 보였다. 겁먹지 말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주니 금방 얌전해지는 것이 마치 강아지 같아서, 간식이라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서 사랑스럽다. 할 수 있는 만큼의 처치를 전부 끝내고, 아이스팩을 현수의 손 위에 올려둔 다음, 겨울은 구급상자를 정리한다. "뼈에 이상이 있을 수도 있으니, 내일 아침 일찍 병원으로 가 봅시다. 이건 그냥 임시방편이에요." "네애..." "멍이 꽤 심하던데, 많이 아프지 않았습니까? 완전히 부어올랐던데요." "그, 서럽기도 했고... 진짜 해주실 줄은 몰랐는데 이사님이 키스해 주시니까......" "...아." 조금 전의 키스가 떠올라 겨울과 현수는 살짝 얼굴을 붉힌다. 순식간에 분위기가 어색해져 버렸다. 분위기, 그래, 확실히 아까는 지나치게 분위기를 타긴 했었다. 아프고 정신없는 와중 서로 그런 짓이나 하고, 사랑고백이나 다름없는 말까지 하고... 뺨을 붉히며, 난처하게 미소짓는 얼굴로 현수는 급히 말을 뱉는다. 허나 곤란한 마음에 괜히 말이 꼬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그, 그그 이사님, 그래서 아까는 어딜 다녀오셨던 건가요? 아깐 갑자기 웬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서.....!!!" "...아, 그건 말이죠." >>201 - 뽀뽀한다고 잊고 있었다!! 겨울은 이 모든 걸 어떻게 설명할까요!!! >>201이 말해주세요!!
"때가 되면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지금 말해주시면 안 돼요...?" 현수는 불쌍한 강아지 같은 눈으로 겨울을 쳐다본다. "믿기 힘든 이야기일 수도 있어서, 지금은 좀..." "안 말해주시면 말해줄 때까지 땡깡 부릴 거예요!" 그리 말하고, 현수는 불만스럽게 볼을 살짝 부풀린다. >>203 - >>203이 겨울의 대답이나 대응을 말해주세요!!
겨울은 현수의 양 볼을 엄지와 검지로 꾹 누른다. 바람이 푸쉭 빠져나가고, 현수는 당황하여 눈을 끔뻑거린다. 이번엔 간식 뺏긴 햄스터 같은 느낌인데, 하고, 언제나처럼 침착한 얼굴 뒤로 겨울은 생각한다. "이이이사니이이임....!" "일단 식사부터 하시지 않겠습니까? 배고플 텐데요." 그 말에 현수의 볼이 다시 부풀어 오르려 하지만, 뺨을 꾹 누른 겨울의 손가락 탓에 입술 사이로 바람만 샌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말해줄 생각이 없어보이는 겨울에, 현수는 잠시 시선을 돌려 곰곰이 무언가를 생각하더니, 이내 어쩔 수 없다는 듯 대답한다. "......뭐, 알겠습니다." 허나 그 말에서는 미묘한 서운함이 느껴진다. 겨울은 부루퉁하게 앉아 있는 현수의 머리를 살짝 쓰다듬고서, 일어나 주방으로 향한다. 나중에 말 안 해 주기만 해 봐요, 하고, 현수는 테이블에 꽁히 엎드려 생각한다. - 겨울의 요리 실력 >>206! 1부터 100까지를 정하거나 다이스를 굴려주세요. 숫자가 클수록 좋아집니다!!
보정이 없었다면 14였을지도 모르겠네요...!! >>208이 메뉴를 정해주세요!!
현수는 테이블에 엎어져, 겨울의 요리하는 뒷모습을 바라본다. 역시 찝찝하다. 왼손 약지에 까워진 옥가락지를 이리저리 돌려 보며, 현수는 꽁한 얼굴로 곰곰히 생각해본다. 무슨 일인 걸까. 이게 부적이라는 말은 들었지만, 이사님의 눈색과 꼭 닮아 마음에는 들지만, 그래도 아까의 그 무당이나, 외출에서 돌아온 후로부터 미묘하게 가라앉아 있는 이사님의 태도나, 여러모로 미심쩍은 부분이 많았다. 대체 자신한테까지 말 못할 문제가 무엇이기에 이러는 걸까. 충분히 가깝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완전히 신뢰받지 못하고 있는 것인가. 이렇게까지 덮어 두려는 일이라면 필시 보통 문제는 아닐 텐데, 그렇다면 더더욱 털어 놓을 사람이 있는 것이 마음이 편할 텐데. 주방에 선 겨울을 바라보는 현수의 눈은 배배 꼬여가는 머릿속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착잡해 보인다. 그런 현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겨울은 조리에 한창 몰두해 있었다. 이러고 있으니까 왠지 부부 같다. 우울한 와중에도 조금, 설레는 것도 같고. "그래도... 밥... 이사님이 만들어 주시는 거니까......" ...그래, 고민해봤자 해결되지 않는 문제도, 세상엔 있는 법이다. 분명 때가 되면 말해주겠다고 이사님은 말했다. 믿어주지 않는다면, 먼저 믿는다. 그리 하면 언젠가는 되돌아올 테다. 이사님은 신뢰를 배반할 사람이 아니라고, 현수는 믿었다. 믿고 싶었다. 그때 마침, 겨울이 그릇을 들고 돌아왔다. "완성됐습니다. 맛이 있을진 모르겠습니다만......" "당연히 맛있겠죠! 이사님이 만들어주신 건데!" "그렇습니까?" "네!" 현수의 들뜬 대답에, 겨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것 같았다. 한술 더 떠서, 현수는 수작을 부리기 시작한다. "저 손 다쳤으니까, 이사님이 먹여주셔야 해요!" ">>210" - 피아노도 쳤으니... 현수는 왠지 왼손도 잘 쓸 것 같은데......!! >>210이 겨울의 대답을 말해주세요!!!
"이상하군요. 예전부터 반대쪽 손도 잘만 사용하지 않았습니까?" "에이, 그 정도는 아니죠!" "오른손으로 일하면서 왼손으로 젓가락질하는 모습을 전에..." ...확실히, 양손을 다 잘 쓰는 것은 현수가 소소하게 특기하는 부분이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현수는 왼손으로 마우스 사용에, 젓가락질에, 가위질에, 32분음표 아르페지오 반주까지도 할 수 있었다 - 물론 오일 마사지는 양손으로도 미적지근했었지만 - . 하지만 억울하다. 그 때는 한창 바쁜 와중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 책상에 붙어 있었던 건데! 그걸 또 귀신같이 봐 놓다니 역시 이사님은 이길 수 없는 걸지도 모른다. "...잘못 보신 겁니다!" 그렇게 반사적으로 변명을 외침과 동시에, 현수는 무의식적으로 탁, 하고 오른손을 테이블 위에 내려치고 말았다. 짜릿하게 몰려오는 고통에, 현수는 몸을 오소소 떤다. "히익......!" "정 실장님...?" "소, 손가락이...... 으으윽......" "...종종 느끼는 건데, 정 실장님은 가끔 바보같은 짓을 하는 것 같습니다." "언제나 이런 건... 아닌데요...!" 숨을 들이키며 눈물을 참고, 반쯤 넋이 나간 목소리로 현수는 대꾸한다. 바보같다니, 이사님에게 그런 말을 듣다니 자신은 정말 바보같다고 현수는 생각했지만 그래도 어쩔 수 없다. 현수가 그동안의 삶에서 정교하게 쌓아둔 방어선을 겨울은 빠르게, 또한 효율적으로 무너뜨린다. 그러니 숨겨 두었던 바보나, 마조히스트나, 어리광쟁이 따위가 장막 앞으로 꾸역꾸역 기어나와 눈을 가리는 것이다. 통증에 정수리가 짜릿하게 울린다. 이게 또 은근히 기분 좋아서, 조금 한심한 눈으로 저를 봐 주는 겨울의 모습이 탐이 나서, 그래서 현수는 연이어 멍청한 변명을 뱉으려 한다. 정말이지 바보같았다. "이건 그냥..." "...뭐, 그러니 거절은 하지 않겠습니다. 덤벙거리는 만큼 챙겨드리면 되겠죠." "...네!" 그렇지만 역시, 바보여도 괜찮을 것 같았다!
"맛은 괜찮습니까? 솔직히 요리에는 소질이 없어서 말이죠." "엄청, 완전... 맛있는데요!" "입에 맞다면야 다행입니다만." 볶음밥을 우물거리며, 현수는 환희를 토한다. 겨울이 손수 만든 것이라면 현수는 밥이 아니라 꿀꿀이죽이어도 좋아했을 테다. 그리고 이내, 아 하세요, 하는 말과 함께, 겨울이 다시 볶음밥을 한 숟갈 떠 현수의 입에 집어넣었다. 확실히 이건 행복하다. 어리광부리길 잘 했다. 그야말로 신혼부부가 따로 없잖은가! 현수는 기쁨에 찬 얼굴로 식사를 이어나갔다. 그런 현수가 꼭 간식 먹는 햄스터 같다고 겨울은 생각했다. 그 감상을 말하면 또 바보같이 대답하려나 싶어 머리를 슬쩍 굴리면서도, 겨울은 손을 멈추지 않는다. 주는 대로 쏙쏙 받아먹는 모습이 생각보다 귀엽다. 그러던 와중, 겨울은 문득 떠오른 질문을 던진다. "그런데 피아노 뚜껑에는 어쩌다 찧인 겁니까?" "그, 쳐 봤더니 음이 이상하길래 안쪽을 보려다가요." "그런 걸 단박에 알 수 있습니까? 신기하군요." "그 정도야 들으면 바로 알죠." "호오... 절대음감이나, 뭐 그런 겁니까?" "뭐, 그렇죠!" 엷은 자기애에 도취되어, 현수는 어깨를 으쓱하며 말한다. 현수는 어릴 적, 듣기만 하면 웬만한 음은 다 짚어낼 수 있었다. 비록 이제 와서는 어느 정도 희미해진 능력이라 해도, 그 잔재는 여전히 남아 종종 연주에 도움이 되고는 했다. 뭐, 그래봤자 안 친 지 한참 되긴 했지만, 그래도 뭐든 없는 것보단 있는 게 낫다. "그러면 조율도 할 줄 아나요? 꽤 복잡한 작업이라 알고 있습니다만." "아, 그런 건 못 하고요." "그럼 뒤쪽 뚜껑은 왜 열었던 거죠?" "그건......" 겨울의 눈은 짐짓 의문에 차 있다. 다시 스멀스멀 다가오는 수치심에, 현수는 겨울의 시선을 피하며 말한다. "그냥 한번 보고 싶어서... 요." 그 말에, 겨울은 피식 웃는다. "그게 무슨...... 아니, 됐습니다." "무슨 말을 하시려던 거예요?!" "아무것도 아닙니다." "말해 주세요오...!!" "정말 아무것도 아니라니까요? 어서 밥이나 드시죠." 놀리는 투로, 겨울은 제게 매달리는 현수를 슬쩍 밀어내고서, 볶음밥을 떠먹여 입을 막아버린다. 백 퍼센트다. 이사님이 방금 저를 어이없을 정도로 바보같다 생각했단 것을 현수는 알았다. 현수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밥을 씹어넘기며 무언의 시위를 계속하다, 이내 겨울의 웃는 얼굴에 어쩔 수 없이 가드를 내린다. 뭐 그래, 세계 제일의 멍청이래도 그거면 됐다. 나름 귀엽게 봐주는 것도 같고, 무엇보다 저 즐거워 보이는 모습을 몇 번이고 더 담아 둘 수 있다면야. 그러니까, 이사님은, 웃으면 더 잘생겼다니까요? 울어도 화내도 찌푸려도 멋있지만 아무튼. 현수는 볶음밥과 함께 주접 아닌 주접을 몇 번이고 씹어 삼켰다. 그러다 겨울이 문득 생각난 듯이 묻는다. "그러면, 피아노는 예전부터 쳤던 건가요? 손이 다 나으면 한번 들어 보고 싶군요." "하하... 그다지 잘 치진 못 해요." "흠." "치는 건 초등학생 때부터 쳤었는데, 고등학교 가기 전에 그만뒀어요." "어째서죠?" ">>214"
"돈도 없었고, 재능도 애매했고, 현실적으로 무리였어요. 솔직히 먹고 살기도 힘들었어서요." "...안타까운 이야기군요." 유감이라는 투로, 겨울은 말한다. 그런데 이런 얘기는 달리 들은 적이 없었는데. 더 이야기해보라는 듯이, 겨울은 의자 등받이에 몸을 기대고 턱을 살짝 괸다. 집중할 때의 습관이다. "거기에 결정적인 계기가 하나 있었는데, 얘기해드릴까요?" "말해주시죠." "듣고 놀라지 않으실 거죠?" "뭐, 들어봐서요." "...실망하지는 않으실 거죠?" 조금 복잡해보이는 미소를 지으며, 현수는 제 손으로 시선을 옮긴다. 내려다본 곳에 있는 것은 상처이며 후회이다. 그런 현수를 보고, 겨울은 살짝 웃으며 말한다. "그럴 일은 없을 겁니다." 생각보다도 훨 다정하게 말해주는 겨울에, 현수는 마음을 한시름 놓는다. 허나 현수의 미소는 후련함이나, 추억 따위를 말하려 짓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그 웃음은 어디까지나 자기방어에 가까워 보인다. "고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제가 사고를 좀 쳤었거든요." "무슨 일이었길래요." >>217 - 현수는 무슨 사고를 쳤을까요! 현수 안의 노빠꾸사이코본능이 무슨 사고를 만들어냈는지 >>217이 말해주세요!! 복잡해도 간단해도 괜찮습니다!!
"중학교 때 제가 좀... 양아치였는데요. 패싸움에 휘말리는 바람에 손을 다쳐서." "호오." "...안 놀라세요? 보통 이렇게 말하면 놀라시던데." "뭐, 놀랄 것까진 없습니다만." 내심 신경이 쓰이는 것을 억누르는 투로, 겨울은 묻는다. "저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얘기했습니까?" "...네?" 사뭇 진지하던 현수의 고개가 퍼뜩 들린다. 현수는 잠시 두 눈을 끔뻑이다, 이내 긴장이 풀린 얼굴로 배시시 웃는다. 남들이 다 신경쓰는 부분을 제치고, 상상도 못 한 데에서 진심이 되는 겨울의 성정이 현수는 역시 마음에 들었다. "아하하, 또 그게 문제인 거예요? 이사님 이럴 때 엄청 귀여운 거 아세요?" "제게 귀엽다 하신 분은 정 실장님이 처음입니다만." "그건 영광이네요." 남들이 다 신경쓰는 부분을 제치고, 상상도 못 한 데에서 진심이 되는 겨울의 성정이 현수는 역시 마음에 들었다. 한결 편해진 얼굴로 현수는 말을 이었다. "저도 처음 얘기하는 거예요. 저희 부모님 말고는 거의 모르실 걸요?" "...그렇다면 저야말로 영광이라고 해 둘까요." 그리 말하면서도, 겨울은 다시 슬쩍 독점욕을 내보이는 듯했다. 앎에 굶주린 겨울 같은 유형의 인간을 현수는 싫어하지 않는다, 싫어할 수 없다. 세상은 어차피 전장이고, 불공평함과 불합리함으로 가득한 곳이다. 겨울이 그 사실을 얼마나 아는지, 혹은 의식하지도 못하는지는 둘째치고서라도 그 풍파에 채여가며 살아온 정현수라는 인간을, 모순적이기 짝이 없는 자신을 이해하려 전력을 다하는 모습이 현수의 눈엔 여간 사랑스러울 수가 없는 것이다. 확실히, 이런 사람에게라면 말해도 괜찮을 지 모른다. 마냥 부끄러워 감춰 놓았던 이야기를, 현수는 털어 놓는다. 반창고가 감긴 손가락이 쭈뼛 테이블 위로 올라와, 현수의 호흡을 타고, 그 시절의 타건을 되돌아보는 듯이 사부작 꼼지락댄다. 만약 이번에도 정말 뼈나 다른 무엇이 다친 것이라면, 역시나 제 불찰의 반복일 것이다. 언제나의 모습에선 보기 힘든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눈을 반쯤 내리깔고 현수는 말한다. 현수의 시선은 이제 두 번째로 부상을 입은 오른손으로 가 있다. "그렇죠? 이사님한테만 얘기해드리는 거니까,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세요." 그렇게 회상은 시작된다.
당시의 현수는, 질풍노도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었다. 적어도 현수의 눈에 비친 세상은 그랬다. 인생은 따분하다. 청춘은 잿빛이고, 구름은 걷힐 줄은 모르며 주머니는 가볍다. 왜 가볍나 물으면 어려울 것도 없이 답할 수 있다, 집안이 거지 꼴이다. 어찌 하여 돈이 없냐고 하면 >>220
그랬다, 현수의 아버지는 심각한 도박 중독이었다. 노름이 잘 풀리지 않으면 본전을 찾겠답시고 돈을 쏟아부었고, 잘되면 잘되는 대로 돈을 불려보겠다며 판돈을 얹어대는 작자였다. 허나 행운의 여신도, 슬롯 머신도 다른 도박꾼들도 아버지의 편은 아니었다. 카지노에서 믿을 것이라곤 자기 자신밖에 없는 법인데 현수의 아버지는 무식하기까지 했다. 결국 끝은 빈털터리 신세였다. 어머니는 진즉 견디지 못하고 집을 나갔다. 차와 시계는 전당포에서 돌아오지 못했고, 집은 점점 좁아졌고, 밥상은 부실해졌으며 현수의 세상은 황폐해져 갔다. "거... 담배가 쓰다......" "뭐래, 꼰대같이." "정현수 또 애비한테 맞았냐?" "담배 걸려서 뒤지게 맞았대. 지금 건들면 너 개 팬대." "알면 닥쳐." 그래, 그런 세상에서 어찌저찌 다다른 곳이 결국 여기다. 으슥한 동네 골목, 삼삼오오 모여 침이나 찍찍 뱉고, 교복도 안 벗고서 담배를 태워대는 무리 사이에 현수는 있었다. 닥치란 대답을 하고서 현수는 슬슬 꽁초가 되어가는 담배개비를 꼬나물었다. 청천벽력같은 소식인데, 지금 이게 돗대다. 당장 저녁 먹을 돈도 없는데 소중히 펴야 한다. 같잖은 아버지 이야기 따위에 빼앗길 정신 같은 건 없다. "야 정현수, 폰 울리는데." "아... 바쁜데 누구야 시발." 현수는 신경질적으로 휴대폰을 꺼내 든다. >>224에게서 온 연락이었다. >>224 연락한 사람 >>225 연락의 내용!!
>>225 제가 생각하던 게!!! 이거!!!!!!! 오류난건 아니예요!!! 근데 막상 저도 >>29를 읽어보니 언급이 애매해서 흠... 하긴 했습니다...!!! 물론 과거파트는 땡기는 대로 급조한 부분이 없잖아 있긴... 합니다..... 데헷...!! 다 티가 난 것 같아서 부끄럽군요...!!! 앞으론 좀더 계획적으로!! 진행하겠습니다...!!!
현수의 당시 여자친구의 성격 >>228 외형 >>229! 간단해도 자세해도 좋습니다!!
"여보세요." "자아아아기야. 목소리가 왜 그래?" 엊저녁 맞은 따귀에 부어오른 뺨으로 전화를 가져다 대면, 왈가닥스러운 하이톤의 음성이 귀를 찌르고 들어온다. 꼴랑 중딩인데 자기래, 어이없게. 허나 그런 현수의 입가에서는 피식 웃음꽃이 핀다. 어이도 근본도 없는 사람을 정현수는 기본적으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같은 맥락에서 현수의 자기애는 깜빡깜빡 꺼져가고 있었다. 중삐리가 교복 입고 담배 빠는 게 어이없는 일이 아니면 뭔데, 도박중독 아버지와 달동네 셋방에 사는 게 근본없는 놈이 아니고 뭔데. 사랑도 받을 자격이 있어야 받는 거다. 자신에게건 타인에게건 사랑받을 겨를 따위 당시의 현수에겐 없었다. 그래서 정현수는, 자신을 사랑한다 말하는 여자친구를 돌같이 봤었다. 황금 보기를 돌같이 하라더만, 금인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다. 저 같은 걸 좋아한다는 작자가 멀쩡할 리 없지 않은가. "...담배를 너무 많이 폈나봐." 그렇지만 이내 나오는 것은 다정한 말이다. 이유를 설명하라 하면 스스로도 잘 모르겠다. 다만 뭐, 사회생활에는 가식이 필요하잖아요, 안 그래도 팍팍한 인생, 세상 잘나고 멋진 척이라도 해야 살아남죠 인간이 얼마나 무서운데. 당시의 현수를 앉혀 놓고 인터뷰라도 시켰다면 그런 질풍노도의 대답을 했을 거다. 그래 뭐, 여자친구는 반반한 제 얼굴이나, 곧게 뻗은 손가락이나, 언젠가 음악실에서 들려주었던 피아노 소리나... 응, 뭐, 그런 것에 마음이 동했으리라고 현수는 생각하고 있었다. "그럼 와서 같이 펴. 우리 집 앞에 공원으로 와~" "나 이제 담배 없는데." "그럼 내가 피고 뽀뽀해 줄게. 콜?" "...뭐야 그게." 그 순간, 현수에게서 배시시 새어나온 엷은 베이지 색 미소와, 눈웃음과 함께 내리깔리는 시선과, 이젠 짧아져가는 것도 모르는 채 손가락 사이에서 불살라지는 꽁초. 그 달달하기 짝이 없는 모습을 보고 주변 양아치들은 우우, 하는 야유를 토했다. 늘 있던 일이라 현수는 꿈쩍도 하지 않았지만. 여하간, 이것이 진심인지, 그저 상대에게 맞추어 주는 서비스이고 가식인지, 현수는 스스로도 잘 알지 못했다. 아마 본인에게 물었다면 후자라 답했을 테지만, 그 자리에서 통화를 엿듣던 다른 중삐리들이라면 망설임 없이 받아쳤을 것이다. 그따위로 말하는 건 염병할 기만질이라고. 눈빛과 목소리에서 꿀이 뚝뚝 떨어지는데 소름이 안 돋고 배기겠냐고. 하여간 염장질에도 정도가 있지, 하면서, 현수의 옆에 서 있던 친구는 침을 퉷 뱉었다.
"그럼 금방 갈게, 기다려." 현수는 전화를 끊고 주머니에 넣었다. 다 탄 꽁초를 밟아 끄고, 야 나 간다, 하고 대충 통보를 날린 뒤, 날아오는 솔로들의 따가운 시선과 야유를 피해 뒤돌아 걷는다. 너풀한 하복 와이셔츠에는 아직도 뒷골목의 담배 냄새가 배어 있었다. 길을 걷다가 마침 전봇대 아래에 쓰레기 더미가 보여서, 현수는 빈 담배갑을 툭, 그 위에 버려두고 떠난다. 골방의 쿰쿰한 곰팡이 냄새나, 찌들어 배긴 담배 냄새나 똑같이 역하지만 고르자면 담배 쪽이 나았다. 그야 아버지는 술은 퍼 마시면서도 담배는 피지 않으니까, 노름돈 다음이 술 값, 그 다음이 집세에 식비에 생활비인 사람이니까. 그러다 문득, 현수의 발걸음이 멈춘다. 동네 피아노 학원 앞이었다. 어설픈 똥땅똥땅 소리가 귀를 적신다. "......" 하농이다. 어린아이 특유의 세고 순진한 타건이 조금 귀엽게 들렸다. 그래, 그래도 아버지가 꽤 길게 써 주었던 돈이 있긴 있었다. 현수의 레슨비였다. 최근에는 그마저 국물도 없지만, 저도 그런 데 쓸 돈이 있으면 담배나 구해다 피는 인생말종으로 전락해가고 있지만. 피는 못 속인다고, 어쩌면 조금씩 아버지를 닮아가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그리 생각하자 현수는 조금 열불이 날 것 같았다. 역시 스스로를 좋아하는 건 어떻게 해도 힘들다. 사실 며칠간 밥을 굶었을 때도, 이사를 했을 때도, 아버지가 휘두른 술병에 맞아 이마가 찢어졌을 때에도 현수는 그냥저냥 견딜 만했다. 어차피 집에도 부모에게도 달리 애착은 없었다. 허나 용돈을 조금씩 모아 중고로 겨우 샀던 전자 피아노를 아버지가 멋대로 팔아치웠을 때, 어떻게든 계속 다니고 싶었던 학원을 끊겼을 때... 그럴 때에는, 여태껏 와닿지 않았던 수많은 절망이 살을 에는 것만 같았다. 노력해봤자 수렁이다. 꿈은 언제까지고 꿈일 뿐이고 잠 속에서나 있을락 말락 한 것이다. 건반 앞에서 언제고 소리에 취해, 이런 현실도, 담배 냄새도 누런 장판의 색도 전부 잊을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지만 그것은 간밤의 허상이다. 하늘을 올려다 보면, 희미하게 뜬 낮달이 우중충한 구름에 가려져 신음하고 있었다. 결국 평생 달로는 갈 수 없을 테지. 플라이 미 투 더 문, 하지만 날개 따위는 없을 인생. 좀더 무거워진 걸음으로, 현수는 공원을 향한다. 여기엔 더 있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오라고 한 게 이것 때문이었어?" "응! 울 현수는 싸움 잘하잖아." 여자친구의 갈색 단발머리가 찰랑, 흔들린다. 여자친구는 언제나처럼 해맑은 얼굴로, 막 나가는 말을 아무렇게나 해댄다. 아니나다를까, 공원에 모여 있는 것은 딱 봐도 껌 좀 씹게 생긴 동네 불량배들이다. 자기들끼리 삼삼오오 벤치에 걸터앉아 담배나 태우고, 이젠 낮술이라도 할 작정인지 소주병까지 까고 앉아 있는 모습이 딱 아까까지의 자신 같아서 현수는 속으로 한숨을 쉰다. 도긴개긴이라지만 역시 멍청하게들 보인다. "어디서 그런 걸 들었어. 전혀 아닌데." "하지만 돈 없다며? 옆 학교 애들한테 네 얘기 했더니 짭짤한 알바라며 추천해줬어." "...지금 거지가 맞긴 한데." 아니, 사실 어제도 거지였고 내일도 똑같을 거고, 모레도 글피도 수 년 뒤에도 비슷할 심산이 컸다. 그것만은 자명했다. "그러니까 자기야, 이 오빠들이랑 같이, 오늘 저녁에 학교 뒤 공사장에서 한판 뜨는 거야. 상대는 다른 학교 애들이래!" 하지만 이건 그냥 알바 따위가 아닐 텐데. "너도 해?" "난 구경하려고!" ...패싸움이라니, 이런 위험한 짓을 굳이 왜 사서 하는 건지. 이런 데 돈을 써서 사람을 모을 바에야 더 보람찬 데 쓰는 게 나을 텐데. 현수는 잠시 고민했다. - 현수의 싸움 실력은!!! >>235가 1에서 100으로 말해주세요! 다이스를 굴려도 좋습니다. 숫자가 클수록 강해집니다!
"나 그렇게까지 누구랑 싸워본 적도 없고, 혹시 경찰이라도 오면 다 끝나는 거 아냐? 별로 관심 없는데." "그치만 흥미롭지 않아? 맨날 따분하다고 징징거리면서!" "그건..." 학원을 끊겼으니까. 이제 집에 키보드도 없고, 음악 말고 뭐 다른 걸 열정적으로 해본 적도, 해볼 의욕도 솔직히 없는데. 이번 패싸움도 현수에게는 마찬가지였다. 확실히 흔한 이벤트는 아니니 같이 구경하자면 가긴 하겠는데, 직접 끼어들기까지 할 필요성을 현수는 느끼지 못했다. "우리 자기 키도 크고! 어깨도 넓고! 나 업고도 잘만 뛰어다니는데 뭐가 문제야! 자신감을 가져. 쫄면 지는 거야!" "안 싸우면 질 일도 없거든? 이건 그거랑 다르지." "치이......" 재미없게. 여자친구는 불만스러운 얼굴로 팔짱을 꼈다. 이쯤 말했으니 알아들었지 싶어 현수는 속으로 또 한숨을 쉰다. 이번엔 안도의 한숨이다. 겉으로는 여전히 빙긋 웃으며 현수는, 이쯤에서 머리 쓰다듬어 주면 화 풀리겠지, 같은 걸 계산하고 있었다. 그렇게 현수가 여자친구의 머리에 손을 올리려던 찰나, 뜻밖의 정보가 현수의 뇌리에 강하게 꽂힌다. "이거 주모자가 완전 쩌는 금수저라서, 돈도 빵빵하게 준대! 아까 쟤네한테 들었어." 멈칫, 그 말에 현수는 조금 마음이 동한다. "...완전 또라이인데? 얼마나?" "그게..." 여자친구는 까치발을 들고, 현수에 귓가에 대략적인 금액을 소곤소곤 속삭여 준다. 푸르죽죽하게 죽어 있던 현수의 눈에 점점 생기가 돈다. "......그만큼이나?" "그치? 역시 흥미가 생기지? 궁금하면 가서 직접 물어보든가. " "...이거 꽤......" 그 돈이면 여섯 달은 저녁 먹고 다닐 수 있는데. 담뱃값도 되고. 석 달은 학원에 갈 수 있는데. 나름 괜찮은 전자 피아노를 사고도 남을 금액인데. 현수는 패싸움에 끼는 것을 고려해보기로 했다. - 1. 좋은 기회다! 당장 참여 의사를 밝힌다! 2. 좀더 고민해보기로 하고, 일단 집에 들어간다. 3. 그래도 안 해! 거절한다! 4. 자유 답변 >>240이 결정해주세요! 싸움에 말려드는 것 자체는 확정 사항이지만, 싸움까지의 전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조금만 생각해 볼게." "진짜? 안 하는 거야~?" "......" 현수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입술 그렇게 내밀면 뽀뽀해버린다?" 이내, 언제 그랬다는 듯 다시 고민을 감춘다. 현수는 집안 사정을 여자친구에게 자세히 말하지 않았다. 여자친구는 철없이 해맑고 별난 데서만 추진력이 좋은 막가파에, 어린 나이에 담배를 달고 사는 불량아지만, 그래도 나름 세상 물정 모르고 곱게 큰 아가씨다. 그에 비하면 나는 뭐 머슴이나 백정이라도 될까. 말한다고 이해해 주기나 할까. 아무리 말해보려 해도 삐뚤어진 생각만이 뇌리를 맴돌았다. 그래서 현수는 차라리 연기하길 택한 것이다. 속 편하게, 하던 것처럼. 구관이 명관이라고 그게 또 나름 잘 먹혀서, 여자친구는 자신을 변함없이 좋아해 주는 듯 했다. 상상도 못 하겠지. 우리 집이 어딘지, 슬레이트 지붕과 얇은 벽이 얼마나 덥고 추운지, 저 달은 왜 계속, 계속 말이 없는지. "난 좋은데." "그럼 눈 감아봐." 그러니 눈을 감으라 하는 것이다. 정말로는 웃지 못하는 얼굴도 거짓만 고하는 입도 보이기 싫어서, 그 동공에 비칠 가난뱅이의 찌질함이 싫어서. 그렇게 현수는 세상에서 제일 열등한 키스를 그날도 했다. 포도 향이 입술 끝에 남는다, 역시 여자친구의 담배 취향은 이해하기 힘들다. 레종 프렌치는 부담스럽게 달고, 가볍다. 얇고 위태한 현수의 가면처럼, 결코 그 너머까진 가지 못하는 버드 키스처럼. "오늘 저녁에 갈게. 싸우는 건 모르겠는데, 안 하게 되면 같이 구경이나 하자." "뭐, 좋아! 구경이 더 재밌을지도 모르겠다." 현수는 이번에야말로 여자친구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그리고 언제나처럼 짓궂고 해맑은 미소로, 여자친구는 말한다.
"현수야, 하고 싶은 대로 해. 알았지?" "응?" "말 그대로." 그 말과 함께 여자친구는 현수의 볼에 한번 더 뽀뽀를 했다. 싱글벙글한 여자친구와는 상반되게, 현수는 조금 의문스러웠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아챘나? 하지만 오늘은 별 말도 안 했을 텐데. 원래가 특이한 애라지만, 오늘처럼 좀체 의중을 알 수 없는 말을 여자친구는 종종 하곤 했다. "응, 고마워." ...뭐, 이해할 수 없어도 괜찮지 않을까. 웃어보이는 건 어렵지 않으니까. 이름을 불리는 것도, 사실 조금은 좋아하니까. 현수는 그렇게 공원에서 여자친구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귀가했다. 달동네의 좁고 가파른 언덕을 십 분쯤 오르면 집에 다다를 수 있었다. 날씨는 우중충하니 습하고, 땀은 줄줄 흐르고, 정말이지 환상적인 날이었다. 반투명 유리가 끼인, 구겨진 철제 문을 열고 현수는 집에 들어선다. 녹슨 손잡이에서는 어제와 똑같이 듣기 싫은 소리가 났다. 집에는 아버지가 >>245 - 1. 있다! 있다면 무엇을 하고 있는지도 말해주셔도 좋습니다! 2. 없다! 3. 자유 답변! 흑역사 얘기 들으려다 전여친 썰 듣는 중인 김겨울(염장당하는 중/킹받음) 질풍노도 흑염룡 현수... 제가 썼지만... 춋토 귀여울지도w
스레주발판!!!
아무도 없다. 날씨 탓에 햇빛도 안 드는 작은 집은 어둡고 습했다. 익숙한 손짓으로 스위치를 찾아 누르면 쨍한 형광등 빛이 눈을 괴롭혔다. 방구석에는 술병 몇 개가 나동그라져 있었고, 아버지는 온데간데없었다. 또 술 먹고 공사판에라도 나갔나, 보통 이런 비 올 것 같은 날씨에 공사 일을 하나.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긋지긋한 아버지가 안 보이니 현수는 마음이 편했다. 저녁까지 안 들어왔으면 좋겠다. 그럼 마주칠 일도 없을 텐데. 분리된 공간이라곤 화장실 하나밖에 없는 단칸방은 아버지를 싫어도 마주치게 만들었다. 일이나 노름이 없는 날이면 - 애초 그다지 성실히 일하지도 않았다 - 아버지는 방구석에서 낮밤으로 술을 마셔대곤 했는데, 그 모습을 보기 싫으니 현수가 평소 밖으로 나도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배도 고프고, 끼니나 적당히 때울까 싶어 현수는 찬장에서 라면봉지를 꺼낸다. 한 개밖에 남지 않았다. 매일같이 사용해 싱크대에 뒹굴던 라면 냄비를 설거지하고, 물을 받고, 불을 올려둔 뒤 현수는 기다렸다. 공허하다. ...그렇다고 타인이 편하거나 좋지도 않다. 하나 있는 가족은 그 모양 그 꼴이고. 인생은 역시 따분하다. 현수는 평생 이렇게 살 것만 같았다. 끓기 시작한 물에 스프를 털어넣고, 면을 익히고, 찾아보았지만 계란도 김치도 없다. 바랄 걸 바라야지 싶었다. 개다리 소반에 냄비를 올리고, 앞접시도 냄비뚜껑도 없이 현수는 라면을 후루룩 먹었다. 복잡하게 먹어봐야 설거지거리만 늘고, 어차피 집안일은 제 몫이다. 본의 아닌 미니멀리즘의 실천이다. 라면을 먹으며, 현수는 패싸움에 낄지 말지를 생각했다. 당연히 용돈은 쥐꼬리 끝자락만큼밖에 못 받고, 중학생을 써 줄 알바 자리는 얼마 없고, 있다 해도 보호자의 동의는 필수다. 아버지와는 이야기하기도 싫을 뿐더러 말해봐야 허락해 줄 것 같지도 않다. 독서실비도 학원비도 안 주고, 집에선 허구한 날 술판이나 벌이는 주제에 공부나 열심히 하라 하겠지. 그러니 지금 당장 돈이 나올 구석은 그 싸움밖에는 없는 것이다. 여자친구에게 받아 온 주모자의 연락처를 액정이 금간 휴대폰 화면에 띄워 놓고, 현수는 그것을 한참 바라보았다. 얼마나 돈이 많고 인생이 지루하면 이런 짓을 벌일까. 한심한 놈이라 생각하면서도, 현수는 그 말의 진위 여부를 생각한다. 이거 사기 아냐? 어디 조폭도 아니고, 고직 중고등학생 싸움에 인당 수십만원의 돈을 들이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수상하다. 갔다가 장기라도 털려서 돌아오는 게 아닌가 싶어 현수는 고민했다. 그래도 진짜라면 나름 거저 먹는 장사가 아닌가. 그냥 좀 치고 받는 정도라면 그다지 나쁠 것 없다. 아직 젊은데 뭐, 하룻밤 자면 낫겠지, 하는 치기 어린 생각 역시 드는 것도 사실이었다. 일단 한번 연락해 보는 것도 손해볼 일은 아닐 테다. 끽해야 전화 한 통이고, 이야기한다 해서 죽거나 다치는 것도 아니니까. 현수의 시선이 통화 버튼으로 향한다. 현수는 전화를 >>247 1. 한다! 2. 안 한다! 3. 자유 답변!!
...역시 됐다. 고작 수십만원을 위해서라기엔 리스크가 꽤 큰 것 같았다. 이런 식으로 돈을 뿌려대며 사람을 모으고, 그 소식이 일개 불량 학생에 불과한 저한테까지 알려질 정도라면 어디 구석에서 굴러먹던 별난 놈들이 다 튀어나올 것이 분명하다. 그런 치들 사이에서 싸우고 몸 성히 돌아올 자신은 역시 없었다. 까딱 잘못해서 경찰에 잡히기라도 하면 귀찮아지고, 여차 다치기라도 하면 치료비가 더 나올 지도 모른다. 그 수십만원은 분명 위험수당임과 동시에 입막음이기도 할 테다. 받았으면 괜히 말 얹지 말고 찌그러져 있으란 것이겠지. 역시 돈이 이렇게나 좋다. 사람도 상황도 전부 가진 놈 마음대로다. 다 먹은 라면 냄비를 덜그럭대며 치우고, 소반을 정리한 다음 현수는 방에 드러누웠다. 밥 먹고 바로 누우면 소가 된다던데,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여물이라도 마음껏 씹어먹게. 그리고 그 순간, >>251이 집 문을 두드렸다. - 과연 누가 왔을까요!! 빚쟁이? 아버지? 여자친구? 옛적에 집을 나간 어머니? 아니면 다른 사람? 누구라도 좋습니다. >>251이 자유롭게 답해주세요!!
"누구세......" 습관적으로 문을 탁 열다, 현수는 뜻밖의 인물과 마주쳤다. "...엄마?" "오랜만이야, 아들." 잠시, 숨막히는 정적이 흐른다. 이게 몇 년만이지. "......갑자기 왜 오신 거예요?" ">>253" - >>253이 현수의 어머니가 찾아온 이유를, >>254가 어머니의 외모를, >>255가 성격을 말해 주세요! 간단해도 자세해도 OK!! >>251 저도 그거... 생각하고있었슴다.....!!! 옛 시절 만남!!! 참을 수 없는 존맛클리셰!!! 지금은 아니지만 스토리 흐름에 따라서는 겨울과 현수가 만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현수... 하고싶은거 다 하게 두진 않겠지만 다 해!!!
"데리러 왔어." "어디로요?" "...현수야, 아버지랑 계속 이렇게 살 건 아니지?" 이야기의 서두, 어머니의 얇고 가는 손끝이 파륵 떨린다. 아들 앞에서 애써 침착하려 하지만, 동요는 신체로 묻어나와, 이내 전염된다. 익숙한 불안이다, 현수는 이 감각을 알고 있다. 언젠가 어머니가 집을 떠나던 날, 현수는 같은 모양의 말들을 들었던 것이다. - 평생 이렇게 살 수는 없어. "......이렇게 평생은 못 살겠죠." "그러면, 엄마와 같이 가지 않을래?" - 현수야, 함께 떠나자. 이 집구석은 이제 지긋지긋해. "어디로요?" "엄마 집으로. 이젠 일자리도 살 곳도 구했어. 넓진 않아도 최소한 이 집보다는 나아." - 어딜 가도 당신만 없으면 돼, 당신만... 현수야, 나가자. 응? 제발... 그날 잡혔던 팔을, 깨진 밥그릇과 술병들을, 찢어진 어머니의 머리에서 흐르던 피를 현수는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학교는 전학 가요?" "네가 원한다면 옮기지 않을게. 어차피 내년이면 고등학생이니까." "그럼 아버지는..." "...이혼할 거야." - 엄마와 같이 가는 거야. 갑자기 밀려들어오는 충격적인 말들에, 현수의 의식이 잠시 어질, 흔들릴 뻔했다. 어릴 적의 광경이, 떨리는 음성이 겹쳐 들린다. 어찌 이런 나약한 부분만 쏙 빼닮았는지 모르겠다. - 어머니의 재혼 여부 >>260. 했다면, 재혼 상대와의 관계 진전이나 자식 여부를 말해주셔도 좋습니다. 물론 간단히 했다/아니다 정도로만 답해도 좋고요! 대답 여하에 따라 현수가 좀더 충격받을지도...!!!
그리고 지금까지 나름 열심히 쓴 부분도, 적당~히 넘긴 부분도 많았습니다만, 혹시 기억에 남거나 마음에 들었던 문장이나 파트, 연출이 있었다면 언제든 마음껏 말해주세요!! 차후 전개에 참고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 말이나 막 해주세요. 저는 여러분이 떨어주시는 주접이 세상에서 제일 재밌습니다!! 그그그리고... 추천 꾹 눌러주고 가시면... 랜선뽀뽀 해드릴게요 쮸와압♡
저는... 키스씬이... 좋습니다...!!! 자신은 없지만!! 쓰기 빡세지만 그래도!!!! 갱신과 함께 재앵커 >>262 !!
"사실은... 엄마가 너무 좋은 사람을 만났어, 현수야." "네...?" "만약 재혼하게 되더라도, 다같이 분명 잘 살 수 있을 거야. 너에게도, 엄마에게도 정상적인 가정은 꼭 필요해. 그 사람과도 아들과도 분명 잘 지낼 수 있을 거야. 다들 좋은 사람들이니까..." "...그럼 아버지는요?" 현수는 조금 울컥한 목소리로 말했다. 사실 정말로 아버지를 걱정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어머니가 제 마음을 멋대로 단정짓는 것이 현수는 싫었다. "......그래, 내 남편이 아니어도 네 아버지지, 그 양반은. 하지만 현수야." - 얼른 나오라고, 정현수! "엄마는 더 이상 네 아버지와 엮이고 싶지 않아." 말도 못 꺼낼 것마냥 두려워하던 어머니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었다. 어머니의 의지는 확고하고, 자세는 굳건하다. - 엄마...... 오직 현수의 마음만이. - ...안 가면 안 돼요? 어릴 적 그 현관에서 벌벌 떨고 있었다.
"현수야, 네가 담배 피고, 술 마시고, 불량한 애들이랑 어울리는 거 알고 있어. 그래서 계속 이대로 둘 수 없는 거야." "그런 건 제가 알아서 해요." "현수야." 꼬옥 잡아 오는 얇은 손은 갖은 고생에 거칠어져 있다. 얄궂게도 현수는 그 손을 뿌리치고 싶었다. 이름, 그놈의 이름을 제발 그만 불렀으면 했다. 좋아하던 울림인데 달갑지가 않았다. "공부도 음악도 이런 환경에선 계속하기 힘들어. 너도 알잖아. 아버지랑 이대로 계속 살 거야?" "알아요, 안다고요, 아는데......" 따뜻한 손을 뿌리치는 것이 두려워 현수는 이를 악문다. 푸른 눈에 괴로움이 감돈다. 그리운 체온이다. 그간 돌아오기를 한번도 바라지 않았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아버진 최소한 날 버리진 않았어요." 원망하지 않았다면, 그것 역시 거짓이다. 심지어 새빨간. 울분이 발진하기 시작한다. 가는 손을 떨치는 것은, 야속할 정도로 쉬웠다.
"혼자 휙 떠나 놓고 이제 와서 이러면 다예요? 내버려 두고 갔으면서 연락 한번 안 하고 찾아오지도 않고, 갑자기 와서는 뭐, 재혼이요? 그렇게 얘기하면 고맙다고 받아줄 줄 알았어요?" "그건 어쩔 수가 없었어...!" "저같은 거 데려가 봐야 짐만 됐겠죠. 아니에요? 지금도 그렇잖아요. 엄마 혼자면 더 잘 살 수 있는 거 괜히 저까지 데려다 고생하려 그러고, 그 사람들이라고 제가 편하겠어요? 생판 남의 집 자식인데?" "네가 가기 싫다고 했잖아! 억지로 데려갈 수도 없었다고!" "가지 말았어야죠! 말마따나 억지로 데려가기라도 했어야죠!" 현수는 오열하듯 소리친다. 내쉬는 숨이 뜨겁다, 오랜만에 울고 싶은 기분이었다. 무책임하다, 알량하기 짝이 없다. 하다못해 잘 살고 있단 문자 한 통이라도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차라리 저주하는 말을 퍼부어주기라도 했다면 편히 포기했을 텐데. 고개를 들면 조금 날렵한 상의 얼굴이, 기억하는 것보다도 주름진 눈가가 울음에 젖어 있었다. 싫다, 역시. "...생각은 해 볼게요. 일단 오늘은 얼굴 보기 싫어요." "현수야......" 어머니가 다시 제 손을 집어드는 것을 탁 내치고, 주먹을 꽉 틀어쥔 채 현수는 말한다. "아버지는 나중에 따로 만나든가 하세요. 제 앞에서 또 싸우지 말고요, 지긋지긋하니까." 분노가 경종을 쳐 머리가 헤까닥 돌 것 같았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다. 허나 종종 어떤 칼바람이 마음을 가득 채울 때, 애써 닫아둔 문이 덜컹일 때마다 현수는 위기감과 고양감을 느낀다. 본능은 언제나 재촉한다. 저 경계를 넘으라고, 자유로워지라고, 자유로워지라고. 허나 현수는 알고 있다, 넘어서는 순간 자신은 세상에 배격당할 것이란 사실을. 추위로 벼린 날붙이 같은 것을 현수는 언제나 마음속에 품고 살았다. 아마 그것은 그간 살아온 삶이 만들어낸 방어구나 호신용품 따위에 가까울지도 모른다. "......그동안 날 생각하긴 했어요?" ...그래도 찌르면 아플 테니까, 애초 사람은 언제나 진심으로는 살아갈 수 없는 법이니까, 그게 세상이니까. 그렇게 현수는 평범한 척하는 법을 익혀가며 평생을 살았다. "하루도 생각하지 않은 적이 없었어." "그럼 왜 이제야 나타났는데요?" "...두려웠었어, 여기로 돌아오는 게." "......" 개소리.
머리가 차갑게 식었다. 무슨 말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어떤 천륜도 저버릴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어머니의 유약한 성정은 알고 있다, 그러니 겁쟁이마냥 이제서야 돌아온 것도, 가정 환경 핑계를 대며 재혼하려는 것도 이해한다. 홀로 못 버틸 정도로 약하니까. 아무리 무섭고, 피하고 싶어도 결국 타인 없이는 살 수 없으니까. 이해하기에 괴롭다, 역겹다. 왜 혼자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걸까. 결국 모든 관계는 생을 얽매고, 살아가는 건 결국 자기 몫인데. 저를 떠난 어머니도, 쓰레기같은 아버지도, 볕도 안 드는 단칸방도 현수는 싫었다. 그간 얼마나 원망했었는데. 갈기갈기 찢긴 애정과 종국에는 사라질 사람과, 열등한 키스와, 싫은 것은 세상에 이리도 널리고 널렸다. 하지만 지금에서조차 그냥 안아 달라고, 외로워 죽을 것 같다고 말하고 싶은 자기 자신이 현수는 무엇보다도 혐오스러웠다. 결국 어머니와 똑같았으니까. 슬픔도 괴로움도 혼자서는 어쩌지 못하니까. "...생각해볼 테니까 가세요. 제가 알아서 결정할 거예요." "그래, 그러면... 사흘 뒤에 여기 적힌 카페로 나와 줘. 엄마 전화번호도 적어 놨어." "......" "나올 거지...? 현수야." "몰라요." 문을 쾅 닫아 버리고 현수는 집안으로 들어왔다. 울고 싶었다, 머릿속이 얼음장처럼 차가워 어떻게 될 것만 같았다... 화가 났다. 닫힌 현관문 너머 어머니의 모습이 반투명 유리 너머로 보였다. 어머니는 잠긴 문을 속절없이 바라만 보다 결국 되돌아간다. 더 이상 발소리가 들리지 않게 되고서, 현수는 풀린 다리로 털썩, 방에 주저앉아 이를 악물고 울었다. 피아노가 치고 싶었다. 이런 현실에서 피해 있고 싶었다.
그렇게 현수가 방구석에서 하염없이 눈물만 흘린 지 얼마가 지났을까,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왔다. 비척비척, 힘이 다 빠져 허우적대는 손길로 현수는 휴대폰을 집어든다. 울음에 벌개진 얼굴로 현수는 전화를 받았다. 응, 왜, 하고 대답을 하는 현수의 목소리는, 티내지 않으려 해도 이미 다 죽어가고 있었다. "여보세요? 자기야, 나와! 싸움 구경하기로 했잖아." "아, 그랬지... 곧 나갈게." "자기, 왜 이렇게 힘이 없어? 어디 아파?"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자다 일어나서 그래. 목이 잠겨서..." "알았어 알았어. 그럼 얼른 공사장으로 와! 슬슬 사람들 모이고 있어." "...응, 이따 봐." "응응!" 여자친구는 해맑게 답하며 전화를 끊었다. 휴대폰을 툭 놓고서, 현수는 멍하니 생각한다. 하도 울었더니 머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나가지 않으면 무슨 일이냐고 분명 묻겠지. 그러면 대답할 말이 마땅치가 않다. 여자친구한테는 좋은 모습만 보이려고 그간 무진 애썼고, 약속은 약속이니 나가는 것이 좋을 테다. 우울하게만 있어봐야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 현수는 그 사실을 알았지만, 방구석에서 술만 마셔대는 아버지를 보며 뼈저리게 통감했지만 몸이 잘 움직이지 않았다. 그래도 어떻게, 팔을 짚고, 몸을 비척비척 일으켜 현수는 집을 나섰다. 조금 미칠 것 같았다, 집에 더 있고 싶지는 않았다. 달동네 언덕을 내려가는 발걸음이 위태롭다, 금방이라도 쓰러져 저 아래로 구를 것만 같다. 반쯤 좀비처럼 현수는 길을 걸었다. 내가 지금 뭘 하는 거지. 공허한 목소리는 마음 속으로 숨어든다. 자문자답할 여력조차 현수에겐 없었다. 저 멀리 보이는 공사장 공터에는, 사람들이 우수수 모여 있었다. 싸움은 벌써 시작된 것 같았다. - 현수 과거가... 갈수록 안타까워지는데......!!!! 싸움의 진행 상황을 >>270이 말해주세요! 현수가 참가하라는 제안을 받았던 무리의 현재 싸움 전황을 1부터 100까지로 표기해주세요. 다이스를 굴려도 좋습니다! 숫자가 클수록 우세해집니다!!
"...와, 난리 났네......" "자기야! 왔어? 지금 우리가 이기고 있어! 완전 살벌해!!" "응... 그런 것 같네." "응? 자기 눈은 왜 부었어? 울었어?" "아, 이건... >>274" - 실수로 다른 스레에 레스 올릴 뻔한 빡통레주!! 현수의 반응을 >>274가 말해주세요!
핫... 앵커 잘못 건 거 수정...♡ 스레주발판......♡
"...네가 알 일 아니야." "아까 전화할 때도 그렇고, 역시 무슨 일 있지? 말해줘." "별일 없었어." "집 간다 했잖아. 가족이랑 싸웠어?" "......" "현수야." "...왜?" "나 봐." 여자친구는 진지해 보였다. 그야 현수는 대화 내내 한번도 눈을 마주치지 않았으니까. 아직 발간 얼굴로 현수는 여자친구를 흘긋 바라보다, 다시 언제 그랬냐는 듯 평소처럼 웃어보이지만 그 미소는 어떻게 봐도 위태롭다. 더는 들키고 싶지 않았다. 구질구질한 치부 따위는 보여 봤자 서로 좋을 일따윈 없는데. 허나 그런 현수에게 여자친구는 조금 화가 난 것 같았다. ...그야 그럴 법하겠지, 하고 현수는 생각했다. "...무슨 일 있으면 말해달라고 내가 전에 그랬지." "응." "그렇게 맨날 대답만 잘 해놓고 얘기 안 해 주잖아. 내가 그렇게 못 미더워? 내가 너한테 고작 그 정도야?" "그런 게 아니라..." 최악이다. 여자친구는 울 것 같은 얼굴로 입을 열었다. "......나 좋아하는 게 맞긴 한 거야?" - 현수의 대응이나 대답 >>276!
"미안해, 그냥 그렇게만 알아줘. 진짜 별일..." "너무해. 내가 괜히 이러는 줄 알아? 걱정돼서 그러는 거라고!" "미안해." "미안하다면 다 끝이야? 너 정말...!" 소란 속에서도 여자친구의 목소리는 카랑카랑하게 꽂혀들어왔다. 결국 상처를 주고 만 것 같다. 현수는 이를 꽉 악물고 여자친구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싸움터의 불협화음이 귀를 때린다, 화난 여자친구의 목소리가 그 안에 섞여들어온다. 야밤의 패싸움은 꽤나 소란스러웠다. 버려진 공사장에는 어림잡아 팔구십여 명은 되는 것 같은 사람들이 뒤엉켜 싸우고 있었고, 구경하러 온 학생들까지 북적북적해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기합 소리와 비명 소리, 구경꾼들의 고함 소리와 살벌한 타격음까지, 아무리 여기가 후미진 곳이라지만 이 정도 소란이면 온 동네에 다 들릴 것 같았다. 이 패싸움은 어떻게 봐도 단순한 주먹다짐과는 거리가 멀었다. 각목에 야구 배트에 어디서 났는지 모를 삼단봉에, 기염을 토할 정도로 정성스레 모양을 갖춘 무리는 이미 다른 한쪽을 압도적으로 짓밟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 학생들만 있는 게 아닌 것 같은데.
"듣고 있어? 자기 지금 다른 생각 했지!" "...아니야, 미안. 섭섭하게 만들었네, 내가." 결국 언제나처럼 형식적인 사과에, 또 연기다. 슬슬 신물이 났다. 하지만 묻고 싶은 게 있었다. "무슨 일인지 말해. 왜 울었어?" "그냥 부모님이랑 좀 싸워서." "치, 그래, 그렇게 말하면 되잖아! 별일도 아닌데 그게 어려워? 진짜 너무해! 여자친군데!" 별일이라면 별일이긴 한데, 여자친구는 현수의 말을 그저 단순한 가족싸움 정도로 여기고 있는 것 같았다. 나름 화목한 가정에서 즐겁게 지내온 그녀의 식견은 올곧지만 좁았고, 그건 현수에게 차라리 다행인 일이었다. 여자친구가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 별일 아닌 다툼이면 좋겠는데, 가족 관계는 언제나 요절복통에 침울하기만 하다. 여자친구는 하아, 하고 한숨을 쉬고, 삐진 얼굴로 팔짱을 낀다. 입이 오리 주둥이마냥 댓발 튀어나와 있었다. 주변이 난장판인 와중에도 자기 페이스를 지키는 것이 정말이지 여자친구다웠다. 으악, 하는 비명소리가 다시 현수의 신경을 빼앗는다. 그러거나 말거나, 여자친구는 부루퉁한 얼굴로 말을 잇는다. "......됐어, 더 안 물을게. 말하기 싫은 거지?" "응... 아무래도 집안 일이니까." "그럴 땐 얼버무리지 말고 말하기 싫다 말해. 내가 그 정도 이해심도 없는 줄 알아? 솔직하게 말한다고 안 죽어." "......응, 고마워." "하여간, 나 없으면 누가 자기 챙겨줘?" "그래, 너밖에 없다." "역시 그렇지?" 그리 말하고 여자친구는 씨익 웃어보인다. 용서해 준다는 투다, 구질구질한 이야기를 하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었다. "응." "별일 아니었으면 됐어. 하여간 솔직하지 못하다니까." "네가 너무 솔직한 거거든." "내가 그랬잖아, 자기 하고 싶은 대로 하라고. 난 언제나 그랬거든?" "...그건 좀 부럽네." "자기도 그렇게 해. 할 말 있으면 하고, 싫으면 싫다 말하고. 자긴 가끔 너무 우울해 보여." 그리고서, 여자친구는 이번엔 현수의 팔에 팔짱을 끼고, 팔에 기대서는 저만치 싸움을 바라본다. 그런 여자친구의 머리를 살짝 헝클듯 쓰다듬고, 현수는 작게 중얼거린다. "하고 싶은 대로..."
여자친구의 말을 생각하며, 현수 역시 변함없이 난리법석인 싸움판을 바라보았다. 저 사람들도 싸우고 싶어서 여기 나온 걸까, 돈을 받고 싶어 몸소 참가한 거라면 그건 하고 싶은 걸 하는 걸까. 이 싸움의 주모자도 마찬가지일까, 이런 살벌한 광경이 보고 싶어서 그 큰 돈을 써가며 사람을 모은 걸까. 학생들 말고도, 싸움의 현장에는 누가 봐도 어른인 사람들 역시 몇몇 껴 있었다. 중고생이라기엔 누가 봐도 삭아 보이는 동네 양아치들이나, 노숙자들이나 근처 쪽방촌 사람들, 아무튼 일대의 돈이 필요한 사람들은 다 몰려든 것 같았다. 심지어 저쪽 진영에는 양복을 입은 수상한 사람들도 몇몇 보였다, 이게 어찌 된 영문인지 현수는 알 수가 없었다. 분명 학교 간 싸움이라 들었는데 엄한 사람들이 잔뜩 끼어들어 있으니, 그 주모자라는 사람이 얼마나 돈이 많은지는 모르겠지만 저들의 보수를 전부 챙길 수 있을지 미심쩍었다. "...근데, 나 궁금한 거 있는데, 저 사람들 다 주려면 몇천만원은 있어야 할 텐데, 그게 되나? 주모자란 애가 그렇게 돈이 많대?" "글쎄? 나도 자세하게는 모르겠는걸. 아무튼 구경하면 재밌잖아! 즐겨! 와아아!" "뭐... 엄청 난장판이긴 한데..." 그리고 그 순간 현수의 시야에는, 이 자리에 있어선 안 될 사람이 보였다. 저만치서, 현수와 같은 교복을 입은 누군가의 발아래서, 제대로 힘도 쓰지 못하고 신음하는 갈색 머리의 남자. 눈에 익은 여윈 몸, 관리하지 않아 지저분한 수염, 우풍이 심한 날마다 걸치던 다 해진 깔깔이. 현수의 아버지였다. 상상도 못 한 사태에 현수의 동공이 점점 커진다, 머릿속이 새하얘지는 기분이었다. 밤하늘이 유난히도 구름져 보였다. >>285 - >>278 훗!!! 과연 도망칠 수 있을까요! 이거야말로 네가 왜 거기서 나와 그 자체!! 만약 현수가 싸움에 끼었으면 아버지와 마주칠 예정이었습니다만, 그 전개나 이 전개나 현수는 멘붕이군요!! 현수의 다음 행동을 >>285가 말해주세요! 스레주의 추천 선택지는 '싸움에 끼어들어 아버지를 구한다'지만, 다른 행동도 상관없습니다!!
"아버지...?" "응? 뭐라고?" "...역시 신고해야겠어 이거." "뭐? 갑자기 왜?" "있으면 안 될 사람이 저기 있어." 여자친구가 뭐라건, 현수는 경찰서로 전화를 걸었다. 말을 하는데 말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소란도 경찰관의 목소리도 또렷하게 들리지가 않는다. 어쩌다 저기에 있는지는 몰라도, 아무리 미워도 저 꼴을 두고 볼 수는 없다. 속이 좋지 않았다, 이상한 고양감이 들었다. 신고는 접수되었다, 애초 동네 사람들의 민원이 한두 건이 아니었다고 한다. 전화를 끊자 그제야 여자친구가 보였다. 그녀로서는 흔치 않은, 어쩔 줄 몰라 하는 표정이었다. "현수야..." "잠깐 다녀올게." 통보를 던지고, 현수는 걸음을 뗀다. 여자친구는 곤란한 얼굴로 현수의 뒷모습을 지켜본다. 저렇게 화난 건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싸움장의 초입, 현수는 발밑에 떨어진 각목을 주워들었다. 푸른 눈은 이미 초점을 잃은 채다. 문이 열렸다. 칼바람이 분다. ...자유다. 자의는 아니었지만. >>289 - 싸움장에 뛰어든 현수!! 야마돌았네요!!! >>235에서 나온 현수의 싸움 실력 54에, >>289가 말해주신 수를 분노 가중치로 더해 패싸움장에서의 전투 현황을 묘사합니다. 숫자가 클수록 현수가 다 패고 다니게 됩니다! 0부터 46까지의 수를 자유롭게 말해주세요! 다이스를 굴려주셔도 좋습니다!
"야, 너 뭔데? 왜 갑자기 끼어들어?" "비켜요." "가긴 어딜 가려..." 막아서는 남자의 몸을 옆으로 턱 밀고 현수는 마저 걸음을 옮긴다. 될 수 있는 한 얌전히 아버지만 데리고 빠져나가는 게 합리적일 텐데, 그런 건 현수의 눈에 뵈지 않았다. 애초 정말 합리를 따질 것이었으면 저런 아버지 따위 진즉 버리고 도망쳤겠지, 여기 끼어든 것부터가 지극히 감정적인 행동이다. 뭐야 시발, 하고 제 얼굴에 주먹을 날리는 남자의 팔을 현수는 각목으로 받아쳐 버렸다. 뻑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가 욕설 섞인 비명을 지른다, 허나 그런 단말마 따윈 이 난장판 속에서 흔하다. 남자를 내버려두고 현수는 아버지가 있는 쪽으로 향했다. 거리는 칠십 미터쯤 남았을 것이다. 입고 있는 교복 셔츠 탓인가, 다른 교복을 입은 학생들과 양복을 입은 남자, 동네 양아치들이 걸음마다 길을 가로막는다. 하지만 전황은 이미 그들에게 불리하다, 지치고 굼떠진 어중이떠중이들을 뿌리치는 건 어렵지 않았다. 그렇다고 현수가 아예 안 맞았다는 건 아니다. 머리채를 뜯기고, 정강이도 차이고, 주먹도 맞았는데 현수는 개의치 않았다. 저를 성가시게, 불행하게 만드는 모든 것들을 현수는 그저 잡아 족치고 싶었다. 일단 각목을 들고 머리를 깨 버리면 대부분은 끝난다. 부러지면 새 걸 주워든다. 배트건 경찰봉이건 스턴건이건 잡히는 대로 쓰면 그만인 것이다. 양복을 입은 남자가 복부에 주먹을 내리꽂는다, 남은 거리는 열다섯 걸음쯤이다. 충격에 현수의 몸이 휘청 앞으로 젖혀진다. 좀전에 먹은 라면을 다 토해낼 것만 같았다.
커헉 기침을 토하며 현수는 눈을 게슴츠레 뜬다, 고통에 흘러나온 눈물에 시야가 가려진다. 아버지는 인파 사이에 쓰러져 몸을 움찔대고 있었다. 저러다 어디 밟혀서 부러지기라도 하면 병원비는 또 어디서 가져다 대는가. 그런 건 사양이었다. 후속타로 니킥이 옆구리에 꽂히기 직전이었다. 그 순간 현수는 고개를 들고, 부러진 각목 반쪽을 남자의 명치에 퍽 꽂아 버렸다. 이번에는 남자가 몸을 휘청인다, 그때를 틈타 현수는 스턴건을 집어들어 남자의 뒷목에 가져다 박았다. 잡히는 대로 버튼을 눌렀더니 다행이도 전류가 흘렀다, 고통스러운 목소리를 내며 남자는 바닥에 쓰러졌다. 병원비보다 깽값이 많이 나올 것이란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현수는 아버지에게로 비척비척 걸음을 옮긴다. 초점을 잃은 현수의 눈이 분노와 고양감에 차갑게 번뜩인다. 이런 좆같은 세상, 이젠 다 필요없었다. 경찰이 오기 전에 얌전히 집까지 데려다 던져 놓을 것이다, 문제 생기면 합의금도 못 낼 처지면서, 노가다 뛰는 것도 힘들어 죽겠답시고 성질을 내던 인간이 치고 박는 패싸움에 끼어들다니 어이가 없었다. 아드레날린에 희석된 통증이 온몸을 타고 돌았다, 뜨겁게 욱신거리는 감각이 생각보다 짜릿하고 좋다. 거친 숨을 몰아쉬며 현수는 아버지의 세 걸음 앞에 당도한다. 아버지는 언젠가 스쳐 지나가며 봤던 같은 학교 학생에게 퍽퍽 차이고 있었다.
"야, 나와." "어? 너 정현수 아냐? 너도 있었냐?" "됐고 나오라고." 차게 식은 얼굴로 현수는 눈앞의 남학생을 내려다본다. 범상치 않게 화난 모습에 남학생은 뭐야, 시발, 하고 욕을 뇌까리면서도 주춤 자리를 비켜 준다. 그가 욕을 하거나 말거나, 현수는 곧장 아버지에게로 몸을 숙였다. 새로 주운 각목은 한쪽 어깨에 걸쳐 두었다. 서둘러야 한다. 경찰이 오기 전에, 이 혼란이 끝나기 전에 아버지를 데리고 이곳을 벗어나야 한다. 아버지가 어떤 경위로 저 작자들과 엮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운이 좋다면 이런 패싸움 따위 끼지 않은 것으로 될 지도 모른다. 저야 학생이니 어떻게 빠져나갈 구멍이 있을 지 몰라도, 아버지는 체포된다면 법적 처벌을 피하기 힘들 테다. 법은 잘 몰랐지만 벌금을 내는 것도, 징역을 사는 것도 곤란하다. 돈도 없고 결국 몸이 자산이니. 그런데 이런 곳에 발을 담갔단 말이지. 쓰러진 아버지를 바라보는 현수의 머리 위로 구름에 가려진 달무리가 신음한다. 정말이지 집안 꼬라지가 미쳐 돌아간다고 현수는 생각했다. 그 때였다. "뭐야, 누구야 너? 좀 친다?" 빨간 머리의 남학생이 즐거워 죽겠다는 목소리로 말을 걸어 왔다. 눈빛도 표정도 희열에 젖어 있었다. 죽을 만큼 흥미로워하는 얼굴이었다, 그리고 현수는 감으로 알 수 있었다. ...저 새끼도 미쳤구나. >>295 - 빡돈 와중에도 멈추지 않는 도M현수와 신캐 등장의 예감!! 현수의 대답이나 반응, 행동을 >>295가 말해주세요!! 뭐든지 괜찮습니다!!
스레주발판....!!!
"칭찬 고맙다. 누군지는 안 알려줄 거야." "매정하다 너." "너도 얼른 집에나 가." 아버지를 들쳐 업고 현수는 자리를 뜨려 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현수는 빨간 머리에게 붙들리고 말았다. "너, 하는 짓이 좀 마음에 든다? 내가 누군지는 알아?" 빨간 머리가 희번뜩 뜨인 눈으로 씨익 웃는다. 뭐야 이 새끼는, 알 게 뭐야, 라는 것이 현수의 솔직한 감상이었지만, 중이병에 찌든 미친놈을 건드려 좋을 것은 없다. 그렇기에 현수는 생각난 말들 중 가장 온순한 것을 입에 올린다. "그걸 내가 어떻게 아는데." "여기 끼어들었으면서, 진짜 모르나 보네? 넌 나한테 전화 안 했었구나?" 빨간 머리는 비소를 날린다, 기분 나쁜 눈빛이 현수를 붙들어 감는다. 허나 그 다음으로 나오는 말은 생각지도 못했던 것이다. "나야, 여기 사람 모은 거." 이 싸움의 주모자가 눈앞에 있었다. "너, 나랑 재밌는 거 해볼 생각 없어?" 웃는 눈이 마치 뱀과도 같았다. >>298 - 빨간머리가 부릅니다. 너 내 깔 해라!!! 현수의 대답이나 행동, 반응을 >>298이 말해주세요!
진행하고싶은스레주발판!!! 우횻!!!
현수는 말없이 고개를 젓고 뒤돌아선다. 지금은 집이건 병원이건 빨리 아버지를 데려가는 것이 맞다. 싸움의 기세는 이미 빨간 머리의 세력 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상황은 거의 마무리되어 간다. 상황에 여유가 생기니 주변의 시선이 슬슬 몰리는 것이 느껴진다. 여기서 이 놈과 있어 봐야 쓸데없이 이목만 끌 것이 뻔하고, 이 자리엔 처음부터 오지 않은 걸로 해 두는 것이 최선이다. 하지만 빨간 머리는 떠나는 현수의 팔을 붙들고 주절거린다. "그 사람은 누구야? 닮았는데, 아버지야?" "알 거 없어." "둘 다 여기 싸우러 온 거야? 저쪽엔 조폭한테 빚진 사람들도 끼어 있다고 들었는데, 니네 집 돈 없지? 그래 보여." 그 말에 현수는 고개를 돌려 빨간 머리의 인상착의를 스윽 흝는다. 쾌활해 뵈는 웃는 상이다. 이가 삐죽하니 날카로워 상어이빨 같다, 입만 닥치고 있으면 잘생겨 보일 상판떼기다. 입고 있는 것은 같은 학교의 교복이지만 정작 교내에선 한번도 보지 못한 얼굴이다. 싸늘하게 식은 현수의 눈은 한 치의 깜빡임조차 없다. 각목은 아직 오른손에 들려 있다. 그대로 대가리를 깨 버릴까 현수는 진지하게 고민했지만, 같은 학교 학생을 패 봐야 문제만 커질 테다. 무엇보다 저런 유치한 도발 따위에 넘어가는 것이야말로 바보같다. 현수는 덤덤히 입을 연다. "......곧 경찰이 올 거야. 닥치고 도망치지 그래?" "그런 건 나도 알고 있거든? 아무 상관 없어. 어차피 목적은 달성했고 난 풀려날 거라서." "아, 그러셔." "궁금하지 않아? 내 목적은 뭐고 이 싸움이 왜 벌어졌는지. 내 편이 된다면 말해줄게. 좀 미친 놈 같아서 마음에 들었거든." 미친 놈은 너겠지. 현수는 입 대신 눈으로 욕을 했다. 그러거나 말거나, 빨간머리는 소름 돋게 끈적한 눈으로 현수를 본다. "우린 동족이야. 너도 보자마자 알았잖아? 원한다면 다 알려줄게." 빨간머리는 손을 내민다. 잡으라는 것 같았다. 하지만 현수는 그걸 무시하고 가던 길을 걸으려 한다. 빨간 머리는 언제 터질 지 모를 듯 불안한 인상을 주는 놈이었다. 어째 멀쩡한 이유로 손을 내미는 사람이라곤 주변에 없는 것 같다고 현수는 생각했다. 종일 재수가 나빠도 너무 나빴다. 현수는 냉정히 대답한다. 목소리에 억눌린 분노가 묻어 있았다. "안 궁금해." "돈도 쏠쏠하게 벌 수 있는데? 적어도 지금처럼 구질구질한 꼴은 안 당할걸. 어떻게 이런 데서 부모를 마주쳐? 아하하하!" "......" 진짜, 아까부터 궁금하지도 않은 얘기나 주절대고, 속을 살살 긁어대는데. 예민한 구석을 건드리는 말에 현수의 팔뚝에 힘줄이 선다. 현수는 각목을 부서질 듯이 틀어쥐었다. 그냥 정말 대가리를 깨 버릴까. 가족에게 정이라곤 없었을 텐데, 막상 부모 욕을 해 대는 꼬라지를 보니 눈이 헤까닥 돌 것 같았다. >>301 - 1. 각목으로 머리를 깨 버린다! 2. 참고 깨지 않는다! 3. 자유 답변! >>301이 자유롭게 선택해주세요!! 다이스를 굴려도 좋습니다!
갱신♡ 재앵커 >>302♡
>>30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ㅌㅌㅌㅌ입이 문제죠 입이ㅋㅋㅋㅋㅋㅋㅋㅋ고추장머맄ㅋㅋㅋㅋ물에 빠지면 입만 동동 뜰 것도 같고요ㅋㅋㅋㅋㅋㅋㅋㅋ >>218 밑에서 세 번째 줄을 왼손>오른손으로 수정했습니다.. 이런 오류를 내다니......!!!!
그 순간, 여자친구의 말이 아른거렸다. - 하고 싶은 대로 해. ...그래, 현수는 선택했다.
순식간이었다. 빠악 하는 타격음 뒤로 붕 소리가 따르는 듯했다, 그 정도로 빠른 일격이었다. 현수는 전력을 다해 빨간 머리의 두개골을 내려쳤다. 하지만. "난 말야... 분명히 기회를 줬어." 타앙. 비현실적인 격발음이었다. 배에 구멍이 뚫린 것만 같았다, 2옥타브, 레 플랫의 총소리가 아득히 멀어져 갔다. 빨간머리의 목소리가 귓속에서 벙벙 울린다. 빨간머리의 손에는 권총으로 보이는 것이 들려 있었다. "걷어찬 건 너야." 이마로 주르륵 흘러내리는 피를 닦아내며, 빨간머리는 답지 않게 은은한 미소를 지었다. 그 모습이 고통에 벌겋게 물들어 보였다, 야밤인데 온 세상이 붉었다. 현수의 몸이 뒤로 넘어간다, 그 탓에 아버지의 몸이 흙바닥으로 털썩 추락한다. 허나 현수는 이를 악물고 몸을 한순간에 비틀어 다시 각목을 휘두른다. 다 까져 너덜너덜한 손이 부르르 경련한다, 그리고 다시 총은 격발한다. 이번엔 두 발이다. 현수의 오른쪽 손에서 피가 터져나왔다. 현수의 공격은 닿지도 못했다. 현수의 몸이 아버지의 옆에 내동댕이쳐진다. 이번에는 참거나 즐길 수 없었다, 고통이 엄습했다. "아윽, 손이...... 아아악...!!" "진짜... 이거 경찰에 걸리면 귀찮아지는데, 네가 그렇게 날뛰니까 어쩔 수 없었잖아. 불법 개조한 거란 말야, 이거." 아, 끈적해, 하고 중얼거리며, 빨간머리는 이마로 흐르는 피를 스윽 닦아낸다. 현수가 고통에 비명을 지르거나 말거나 빨간머리는 흡족해하는 표정이었다. 가볍기 그지없는 입이 초승달 모양으로 접힌다, 그래, 오늘은 달이 보이지 않았다. 고통에 몸을 떨며 숨을 컥컥대는 현수를, 빨간머리는 씨익 웃으며 내려다본다.
"뭐, 그래도 이왕 노력한 거니까 인정해 줄게. 영광으로 알아도 좋아." "아... 으아아아악!!" 빨간머리의 말은, 확실하게 비아냥거리는 투였다. "오늘 달이 참 아름답다. 그치?" 피가 주르륵, 대답을 대신해 현수의 손에서 흘러내렸다. 정현수, 하고 외치는 여자친구의 음성이 멀리서 들린 것 같았다, 하지만 더욱이, 계속 멀어져만 간다. ...솔직히 말하지 않아서 미안해. 하지만 이런 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어. 결국 끝이구나, 어떻게 해도 인생은 혼자구나. 마지막이 겨우 이럴 거라면 나는 왜 타인을 바랐지. 왜 존재하는 거지. ......그래도 나, 하고 싶은 대로 하려 했어. 잘했지? 그 생각을 끝으로, 현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그리고 현수는, 꿈을 꾸었다. 흐릿한 의식 너머, 현수는 고개를 돌린다. 어릴 적의 광경이, 어머니가 저를 두고 떠난 직후의 집안이 눈앞에 있었다. 그때와 똑같다. 삶의 의지도, 가족을 부양할 힘도 모두 잃은 아버지가 눈앞에 있었다. 술에 취한 아버지가 바닥에 아무렇게나 쓰러져 있다, 얼굴은 술기운과 울음에 울긋불긋 멍이 들었다. 현수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넨다. - 아빠, 나는...... 뒷말이 무엇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허나, 한 가지만은 분명했다. 아버지는 대답해 주지 않았다. 그 날부터 현수는 외톨이가 되었다. 단칸방의 문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그 안에서 칼날을 수천 수만 번씩 벼렸다. 마음이 차가워진 것은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차가움, 그래. 다시 눈을 감았다 뜨면, 현수는 낯선 눈밭에 서 있었다.
저만치에 현수와 똑 닮은 남자가 보였다, 허름한 옛날 옷을 입고 있었다. 하늘도, 발밑도 끊임없이 하얗기만 하다, 눈이 사방 천지에 널렸다. 남자는, 닮은 얼굴은 눈길을 걷고 걸어 무릎을 털썩 꿇는다. 고독한 울음을 남자는 터트린다, 현수가 짧은 생을 살아오며 봤던 어떤 울음보다도 고통스러워 보였다. 허나 통곡은 눈발에 먹혀들어 들리지 않는다. 서릿발이 남자의 어깨 위로, 머리 위로 쌓여간다. 저 사람은 차라리 저대로 죽고 싶었겠지. 현수는 남자를 이해할 수 있었다. 동질감이 마음을 덮는다, 허나, 현수의 상상과는 다르게, 주저앉은 남자의 앞으로는 누군가가 다가선다. 전신이 하얀 남자였다. 희고 긴 머리칼, 하얀 도포, 창백한 피부, 그나마 색이 있는 것을 찾자면 탁한 하늘빛 동공 정도였다. 눈매는 살짝 가늘게 찢어져 있다, 허나 짓는 표정은 깨끗하고 담담하기 그지없었다. - 너는 누구지? - 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누군지, 어찌 하여 살아가는지...... - 인간들에게는 이름이란 것이 있다고 들었다. 그것을 말해 주지 않겠나. - ...제겐 이름 따위 없습니다. - 그런가. 새하얀 남자가, 주저앉은 남자의 뺨을 어루만진다. 팔에 돋은 새하얀 비늘이 소매 안쪽으로 언뜻언뜻 비치는 것 같았다. 이번엔 눈발에도 불구하고, 하얀 남자의 목소리가 차디찬 울림으로, 하지만 다정하게 닿아 온다. - 너도 나와 같구나. 그 음성이 마치 마음속을 씻어내리는 것만 같아서. - 그렇다면, 내가 이름을 지어주어도 괜찮겠나? 주저앉은 남자의 짙푸른 눈에는, 그제서야 생기가 돌았다. - 깜빡, 영문 모르게 익숙한 동작으로, 무거운 눈꺼풀을 내렸다 올리면 낯선 천장이 보였다. 이상한 꿈을 꾼 것 같았는데, 어째선지 하나도 기억나지 않았다. 하지만 분명, 마냥 기분 나쁜 꿈은 아니었다. 차갑고 포근한 감각이 아직까지도 남아 있었다. 현수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칸막이 커튼과 갖가지 의료 도구들, 비쳐드는 햇살, 희미한 약 냄새. 병원이었다. 현수는 힘겹게 고개를 돌렸다. 총에 맞은 오른손에는 감각이 없었다. 그리고 침대의 옆면에 엎드려, >>311이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 옆에 있던 사람은 누구일까요! >>311이 말해주세요!! 1. 어머니 2. 아버지 3. 여자친구 4. 자유 대답! 겨울을 제외한 누구라도 괜찮습니다!
스 레 주 발 판 !!!
몽롱했던 기분이 순식간에 사륵 녹아내린다. ...다 들켰으려나. 아버지가 거기에 있었던 것도, 시궁창같은 집안 사정도, 사실 전혀 다정치 못한 본성도. 현수는 파륵 떨리는 왼손을 뻗어 여자친구의 손등을 감싼다. 단발의 끝자락이 스르륵 흘러내린다, 여자친구는 무어라 잠꼬대를 하는 듯했다. "싸워... 라... 으어어..." ......뭐라는 거야 얘는. 현수는 조금 웃음이 나왔다. 그리고 그 순간, 여자친구는 퍼뜩 잠에서 깨어났다. "으... 헉, 자기야 일어났어? 자기 사흘 내내 쓰러져 있었어!" 아직 덜 풀린 혀로 얼레벌레 말하는 여자친구는 평소와 비슷해 보였다. 입가에 흐른 침을 소매로 슥슥 닦는 여자친구에게, 현수는 걸걸한 목소리로 대답한다. "응... 몸에 힘이 없네." "그래도 일어나서 다행이다... 총 맞는 거 보고 진짜 죽는 줄 알았잖아." 안도하는 여자친구를 보고도, 현수의 생각은 오직 한 가지 사실에 집중되어 있었다. 여자친구는, 지금 뭘 어디까지 알고서 자신을 평소처럼 대해주는 것일까. 현수는 수치스러웠다. 끝이다. 이런 인생을 사는 자신 따위를 좋아할 이유도, 이렇게 기다려 줄 필요도 없을 텐데. - 패싸움 이후, 여자친구는 현수의 집안 사정을 어디까지 알게 되었을까요? >>313이 대답해주세요! 상세하게 설명해주셔도 좋고, 다 알게 되었다/적당히만 들었다/정확힌 하나도 모른다 정도로 말해주셔도 좋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여자친구의 생각을 >>316이 말해주세요! 역시나 간단해도 자세해도 괜찮습니다!
>>314 그쵸....얘네 지금까지 균열은 좀 있어도 나름 사이좋단 말이죠...... 현재 시점에서 보면 갈라짐 확정인데... 눈물 주르륵...☆
"애초에 그 새낀 뭐야? 중딩이 왜 그런 걸 들고 다녀? 미친 거 아냐?" "내 말이." "그래도 자기 완전 쩔었어. 걔 대가릴 팍 하고 막...!" "......응." 현수는 기운 빠진 대답을 뱉는다. 순간 정적이 흐른다. "자기야..." "...들었지? 어떻게 된 건지." "......" "우리 아버지 도박중독에 알콜중독이야. 빚이 산더미고 달동네에서 살아." "...알고 있어." "난 네가 생각하는 것처럼 좋은 사람도 아냐. 지금까진 너한테 그냥..." 한 마디 한 마디가 납처럼 무겁다. 뱃속이 울렁거린다, 분명 총을 맞았기 때문일 것이다. "거짓말했던 거야." 배가 꿰뚫리던 순간 직감한 마지막이, 이어진다. 단절이 기다리고 있었다.
"...거짓말? 내가 그런 걸 신경쓸 줄 알았어? 자기는 그냥 들키기 싫었던 것 뿐이잖아. 내가 그 정도도 이해 못 할 거라 생각했어?" "그런 게 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니야? 정현수 넌 자기 힘든 것밖에 안중에 없지? 왜 내 생각은 묻지도 않고 멋대로 판단하는데?" "넌 모르니까...!" "모르긴 뭘 몰라! 내가 자기를 하루이틀 본 줄 알아? 왜 다 혼자 짊어지려 해? 언제나 그랬잖아. 고민이 있으면 말을 하라고! 무슨 일이 있어도 현수는 현수야. 미워하지 않는다고. 내가 괜히 사귀자고 한 줄 알아? 내 눈은 틀리지 않는다고!" "...나도 얘기하고 싶었어." "그런데 왜...!" 여자친구는 격양된 목소리로 말한다. 자신은 천하의 나쁜 인간이다, 하고 현수는 그 순간 생각했다. 마른 목소리가, 아프게 입 밖으로 나온다. 가식이 벗겨지고 나면 통탄스럽게도 이런 것밖에는 남지 않는다. "...하고 싶은 걸 다 하면서 살 수는 없으니까." 정말 최악이다. 결국 여자친구를 울리고 말았다. 눈에 커다란 눈물을 그렁그렁 달고 여자친구는 현수의 이름을 부른다, 허나 현수는 넋이 빠진 것마냥 가라앉아 있다. 내뱉는 말들이 전부 사포를 한 땀씩 긁어 만든 것마냥 꺼끌하다. 반쯤 쉰 목이 속내를 읊는다. "하고 싶었던 대로 그 놈의 머리를 깨 버렸어. 그런데 이게 뭐야? 결국 병원 신세잖아... 네가 말하는 것처럼 살 힘이 나한텐 없어." "자기 때문이 아니잖아! 걔가 나빴던 거라고! 왜 그딴 식으로 생각하는데!" "...나, 이제 피아노 못 칠지도 몰라. 손에 감각이 없어." 비관이 끝나지 않는다, 꿈은 끝났지만서도. 두 발 전부가 직격이었다. 맞은 순간 뼈가 으스러지는 소리를 들었고, 신경을 다쳤는지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다. 현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오른손은 전처럼 움직여 주지 않을 것이다. 지천에 널린 애매한 재능 따위로는 이 짐덩이를 끌고 갈 수 없다. 실낱같던 미래를 버린 것은 자기 자신이었다. 싸우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언제나처럼 허름한 방에서 일어나, 식사를 때우고 학교에 가고, 하교길에 담배 따위를 피우며 집에 돌아올 수 있었을까? 음악실에서 여자친구에게 피아노를 쳐 줬을까? 하지만 싸움판에 뛰어들지 않았더라면 아버지는 무사했을까. 바보는 저였다. 그딴 부모 따위가 뭐라고, 무어라고 멍청하게 희생해서는. 희생받아본 적도 없으면서 대체 뭘 위해. 불행의 기원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어머니가 집을 나가지 않았다면, 아버지가 도박을 하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좀더 멋지고, 이성적인 사람으로 자랄 수 있었다면... 그리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론은 결국 한 점으로 수렴하는 것이다. 힘겹게 웃으며 현수는 말한다. "나같은 건 그냥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그리고 들려올 대답도 그래, 사실 현수는 알고 있었다. "...너 진짜 최악이다." 받아 마땅했던 경멸이, 여자친구의 뺨을 타고 흘러내린다. - 와장창... 와장창콰장창... 여자친구의 다음 행동을 >>320이 말해주세요!!
갱신과 재앵커 >>321~~
"...나 갈래." 쾅, 병실의 문이 거칠게 닫힌다. 양눈을 가린 왼팔이 무겁기만 했다, 이대로 눈도 멀어버렸으면 좋겠는데. 현수는 눈을 감고 중얼거린다. 고통스러운 목소리였다. "응... 진짜 최악이네." 그날, 제 몸을 녹여대는 것에 대하여 현수는 생각했다. 메트로놈, 박살난 레코드 조각이 주머니 속에, 그래 그런 기분이었다. 그간의 삶에서 부족했던 것들이 떠오른다, 애정도 열정도 진심도 어정쩡했었다. 하지만 이제 와 후회해 봐야 무슨 상관인가. 곁에 남은 사람도, 마음도, 목소리도 돈도 이제 없는데. 플라이 미 투 더 문, 하지만 이젠 더욱 날 수 없을 것이어서. ...현수는 그 날 꿈을 접었다. 그렇게 현수는 가진 건 가식뿐인 멍청한 어른으로 자라서, 제 처지따윈 어디까지고 계속 관망할 뿐이고 그저 옆자리에 둘 사람을 찾아서, 시선에 매달려, 사랑 따위를 진리라 믿는 얄팍한 생을 신앙하고 추종하고 망측한, 망칙한 울음을 감추는 바보가 되어. 평범한 척 살아가는 건 쉬웠다. 무슨 일인지 현수는 그날 이후, 주변 어른들의 평을 빌리자면 그야말로 정신을 차린 듯 했다. 담배를 끊었다, 어울리던 불량한 무리와는 은근하게, 파고들어 보면 철저히 선을 그었다. 학교에서 조치가 내려졌다, 우습게도 나이를 고려하여 선처받았다. 다행이란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스스로를 더 벌할 용기도, 의지도 들지 않았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그 이후로 장시간의 봉사활동과 반성문 작성이 있었으며 주변의 수근대는 목소리도 떨어지지 않았지만, 그러거나 말거나 현수는 곧 졸업하여 멀고 먼 고등학교로 도망쳤다. 여자친구는 그날 이후로 현수를 피하는 듯 했다. 대화를 시도했지만 받아 주지 않았다. 하지만 현수 역시 터놓고 모든 걸 털어낼 자신은 없었으므로, 당시엔 그럴 여유 따위 없었으므로 둘은 아무 대화도 없이 고등학생이 되고 말았다.
바보같았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체온 한 줌, 눈빛 한 줄기만 있어도 살 수 있을 정도로 현수는 제 삶을 최소화하는 것에 성공했다고 믿고 있었다. 극한까지 몰린 인간은 최소, 최저한의 식량만으로도 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니 현수는 사랑을 거부하면서도 외롭지 않게 살 수 있다는 기만에 빠져들었다. 현수는 내일을 올려다보았다, 텅 빈 어른이 되었다. 기왕 물들 것이라면 당신의 색으로, 자색 하늘을 녹여 삼킬 수 있을 때까지 갈비 속을 비우고 털어내겠다고. 이런 것을 더 이상 사랑이라 할 수 있는가. 애정, 우정, 존경, 따위와는 궤를 달리한다. 양분이 아닌 뿌리가 되어줄 수 있는, 그간의 눈물을 먹고 땅속에 처박힌 심장. 그렇기에 제 마음도 말도 가슴팍도 현수는 좋아하지 않았다, 총에 맞은 흉터는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허나 이것이 있어 당신에게 안길 수 있다면, 그러한 혐오도 불행도 자기연민도 전부 같이 흙속에 파묻어 두겠다고. 바닥께에선 아직도 메트로놈이 불규칙하게 울고 있다. 고장난 그의 박동처럼. 내일이 오는 소리를 어그러뜨리며. "...이야기가 길어졌죠?" 그래, 오늘의 현수는, 그렇게 겨울의 앞에 있다. "그 뒤로 손이 예전처럼 움직이지 않아서 피아노는 포기했어요." 현수는 조금 머쓱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끊는다. 겨울은 잠시 이무런 말도 없었다. "......" "이사님?" >>326 --- 지금까지의 회상을 들은 겨울의 반응 >>326!! 스레주의 추천 선택지는 안쓰럽긴 하지만 질투가 나서 킹받는 김겨울입니다!! 물론 다른 대답이나 반응도 얼마든지 괜찮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회상 끝!! 괴거 파트 분량이 생각보다 좀 늘어난 것 같습니다만 어떠셨나요! 전 재밌게 썼지만... 겨울이 좀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아직 과거 파트는 쪼오오끔 더 남아있죠!! 기대해주세요 두구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