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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없음
2022/03/12 02:48:40
"조심 좀 해 제발! 음식에 함부로 뭐 닿게 하지마. 음식은 쇠만 닿아도 금방 상해 멍충아" 절여놓은 갈비를 손 때 묻은 젓가락으로 집으려다가, 네가 한 말이 번뜩 떠올라 얼른 새 젓가락으로 집었다. 나는 물병에 입을 대고 먹거나 침 묻은 수저로 반찬통에 닿는 것 따윈 아무렇지 않았다. 그것이 해가 되는 줄 몰랐으니까. 혼자 살게 되면서 음식이 상해가는 것을 보고 나는 이제 알았다. 쇠만 닿아도 상하고 침만 닿아도 상하고, 그러니까 사랑은 쉽게 상한다는 걸. 사랑은 조금만 서운해도 상하고 조금만 오해해도 상한다는 걸. 상하지 않기 위하여 작은 정성을 끊임 없이 들여야 했다는 걸. 상하고 나서야 신선해진 사랑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