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자꾸 쓰러지는 것은 네가 꼭 이룰 것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지금 길을 잃어버린 것은 네가 가야만 할 길이 있기 때문이야 네가 다시 울며 가는 것은 네가 꽃피워 낼 것이 있기 때문이야 힘들고 앞이 안 보일 때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네가 하늘처럼 생각하는 너를 하늘처럼 바라보는 너무 힘들어 눈물이 흐를 때는 가만히 네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 가 닿는 너의 하늘을 보아
너의 하늘을 보아
때때로 독서는 생각하지 않기 위한 기발한 수단이 될수있다는 말이 있다. 그래서 내가 읽고싶은 책이나 읽은 책, 그리고 더해 마음에 드는 시들이나 작품 등등을 아카이브할 생각이다. 이 스레를 끝까지 쓸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 나만의 기록장을 완성할수있었으면 좋겠다.
거기, 내가 가면 안 돼요? 이금이 저자 : 이 말 한마디로 당시 누구도 꿈꾸지 못했을 인생을 살아 낸 사람이 있다. 작은 시골 마을의 일곱 살 소녀 수남은 논 서 마지기에 자작의 딸 생일 선물로 팔려 경성으로 온다. 그리고 국경을 넘고 대륙을 횡단해 바다 건너 지구 반대편 땅에 다다랐다 돌아오는 인생 여행을 한다. 여덟 살 생일 선물로 수남을 갖게 된 자작의 딸 채령은 남 부러울 것 없이 살다 험난한 인생 역정을 겪는다. 두 주인공은 신분과 성별, 배움과 문화, 민족과 인종 등 파도처럼 덮쳐 오는 온갖 장애를 뛰어넘으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정국의 혼란기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매혹적인 성장담과 드넓은 공간을 아우르는 여정은 그 시절 사람들의 삶과 이어져 우리를 역사 속으로 이끈다. 한 땀 한 땀 이들이 수놓는 기억과 시간의 조각보는 뒤바뀐 진실 앞에 어떤 모습으로 완성될까?
소년이 온다 한강 저자 : 중학교 3학년이던 소년 동호는 친구 정대의 죽음을 목격한 이후 도청 상무관에서 시신들을 관리하는 일을 돕게 된다. 매일같이 합동분향소가 있는 상무관으로 들어오는 시신들을 수습하며 주검들의 말 없는 혼을 위로하기 위해 초를 밝히던 그는 시신들 사이에서 친구 정대의 처참한 죽음을 떠올리며 괴로워한다. 그리고 그날, 돌아오라는 엄마와 돌아가라는 형, 누나들의 말을 듣지 않고 동호는 도청에 남는다. 동호와 함께 상무관에서 일하던 형과 누나들은 5·18 이후 경찰에 연행되어 끔찍한 고문을 받으며 살아 있다는 것을 치욕스러운 고통으로 여기거나 일상을 회복할 수 없는 무력감에 빠진다. 저자는 5·18 당시 숨죽이며 고통 받았던 인물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려주며 그들의 아픔을 어루만진다.
요즘엔 우리나라의 과거를 그린 소설에 부쩍 흥미가 생겼다. 그 시작은 기억조차 가물가물한 초등학교때 봤던 이 아닐까 싶다. 아마도 민주화 운동에 대해 배우던 시간이었을 텐데, 존재조차 모르던 시간안의 끊임없는 투쟁과 열정, 좌절과 희망... 그런것들을 보고있으면 진짜 저게 한국이었다고? 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 또 중학생 때 다니던 영어학원에서의 일이다. 원생들의 영어실력을 늘린다는 목적으로 하루마다 영문기사를 하나씩 독해했는데, 시위에 관한 글이 당일의 주제였다. 원장선생님께서 설명하시던 와중 한국에도 이런 과거가 있었다며 영화 요약 동영상 하나를 틀어주셨다. 시위대가 무장한 군인들 앞을 막아서고, 따스한 오후에 서로 농담하고, 깔깔 웃으며 평화롭게 애국가를 부르다... 라는 이름으로 누구보다 화려하게 빛나던 사람들의 인생을 총칼로 순식간에 박살내던 그 순간은 아직도 뇌리에 생생히 남아있다.
일제강점기부터 한국 근대사까지 내가 존재하지도 않던 때의 글들과 그 시절을 그려낸 글들을 읽고있으면 언제나 싱숭생숭한 마음인데, 앞선 경험들 때문일까, 특히나 한국 근대사를 그려낸 작품은 더 그렇다. 누군가에게는 분명한 과거로 존재하며, 또한 누군가에게는 상상조차 못할 정도로 멀기만 하다. 이런 위치를 보고 있자면 언젠가의 국어 수업이 떠오른다. 그날은 김수영 시인의 시를 수업하던 날이었다. 시의 제목은 비난받아야 할 사람은 강자지만 정작 비난받는 사람은 약자라는 현실을 비판하던 시였다. 수업을 진행하며 선생님께선 뉴스 하나를 틀어주셨다. https://www.youtube.com/watch?v=EKO5BsVD-zQ 이게 틀어주셨던 뉴스다. 마지막의 앵커가 낭송하길, '왜 나는 조그만 일에만 분개하는가...' 사람들은 역사에 대해 무지한 걸그룹에 대해 과도한 인신공격등의 악플을 달아댔지만, 막상 까보면 우리도 비난할 처지가 아니다. 우리의 의협심은 대체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집에 돌아가선 처음으로 을 들어봤다. 교과서 안의 정제된 활자가 아니라, 연출된 영상 매체가 아니라, 처음으로 생생하게 접한 과거였다. 몇 번 흥얼거려도 도저히 익숙해지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