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을 당하고 가출해서 가족과 친구와 절연하고 트위터에서 만난 모르는 30대 남자와 함께 동거하다가 사귀고 있는데 어쩌다보니 정신병에 더 도지고 말았다 라는 이야기를 누가 믿겠냐고
누가 내 삶을 믿을까 나도 소설처럼 느끼는데
괴롭다 그냥 진짜 괴롭다 밥이 안 넘어간다
숨소리조차 괴롭다 억 하고 숨이 막힌다 다들 병원에 가보라한다. 돈이 없는데 어떻게 가냐
살을 빼야 한다
살을 빼서 어떻게라도 빼서 나중일을 대비하자
그래 내게 남은 건 이 몸뚱이뿐이다
악착같이 아침점심을 굶고 돈이 될 일은 만들지 말자 오빠의 신경에 거슬리지 말자
무섭다 무섭다 죽는 것 같ㅇ아 꼭 나 진짜 죽을 것 같아 또 다시 비명을 지르고 싶다
어제부터 오빠가 무섭다
아니 어쩌면 처음부터 나는 무서워했나
떠돌고 떠도는 삶이다 오빠가 날 사랑하게 하려면 예뻐야 해
틀렸어 사고방식이 전혀 정상적이지가 않아 난 이미 글러먹었어 알고있었잖아 정신병 거식증 이런것들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건
남의 화장실 쓰듯이 밤에 화장실 가는 것도 무서워한 내가 떠오른다 그때와 지금 달라진 건 무엇일까 나는 달라지지 못했고 용기내지 못했고 아직도 19살에 머무른 기분이다
더 더 더 악착같이 나를 옭아매고 엄격해지자 집에 가서 청소를 하자 그가 오면 방긋 웃으며 재밌는 이야길 하고 정신병 티내지 않고 그냥 그렇게 하면 된다
오빠가 날사랑해야해 오빠가 사랑하지 않아도 버릴 수 없도록 하면 돼 더 열심히 하고 말도 잘 듣고 그러면 돼 그래야 해 그가 날사랑하게해야 난 살 수 있어 이제 마지막 기회니까
정신병자련 니가 달라진 게뭔데 결국이번엔 사랑받는거에 꽂힌거잖아 니 이런 모습을 알고도 그 사람이 사랑할까
눈물이 계속 난다 울면서 오빠에겐 아무일없었다는냥 채팅한다
집안에 있으면 미쳐버릴 것 같아서 집에 들어가지 않고 밖에 있었다 우울했다 죽을 것 같았다 숨막혔고 우스웠고 역했다 내 자신에 대한 자책을 떨쳐내라는 복지사의 말이 이상하게 들린다 그러니까 어떻게? 아무리봐도나를탓해야하는데 대체 어떻게. 오빠 역시 나에 대한 감정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고 상담사는 말했다. 살을 뺄 거다. 그래서 오빠가 날 더 사랑하게.
나 묻고 싶은게 있어 엄마 아니 엄마였던사람에게 내 생각 많이 해? 나한테 하나도 안 미안해? 사과는 하지 않을게 당신도 날 아프게 했으니까 근데 나 너무 힘들어 나 나 진짜 너무
햇빛이 밝고 하늘은 푸르다 나는 완전히 검은색이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검은색으로 돌아갔다 머리가 멍하다 어떻게 괜찮은 척을 하지 토가 쏠린다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다
오빨 미워할 수가 없어 내가 오빠를 미워한다면 그건 내가 온 세상을 미워한다는 의미겠지 미안 오빠를 차마 미워할수가 없어 모진 말을 뱉어도 그게 상냥해 오빠가 날 막 대해도 나는 그게 좋아 미안해
눈물이 나오지 않을 것 같다가도 눈물이 흐른다 일요일이 늘 기다려졌는데 일요일에 오빠와 계속 같이 있을 걸 생각하니 어떻게 해야하지 라는 생각만 든다
나는 사실 아무것도 되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이야 지금도 봐 결국 혼자서는 병원도 못가고 내가 입은 옷은 다 오빠가 사준 거네 나시와 속옷을 빼면 난 오빠를 놓쳐서는 안 된다 늘 그랬듯이 고분한 인간이 되어야 해
웃자 연극이라고 생각하자 관객은 아마도 오빠다 정신병따위없는나 정신병은 좆도 없는 내가 되자 그래 나는 하나도 슬프지 않다고
지겹다 지긋지긋해 아무런 자극도 오지 않고 오직 우울이 점철된다 매너리즘은 아니다 그냥 새롭게 고통스러울 뿐
7시 부근이면 오빠가 온다 그때까지 뭘 하지 배고파 배고픈데 내가 살 수 있는 음식은 없고 내가 먹을 음식도 없다 그냥 난 먹기가 싫고 먹을 자격도 없으니
그러게 왜 시작했어 내게 묻는다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랬어 사랑 받고 싶었어 나도 온기를 느끼고 싶었어 그게 내 등에 칼을 꽂는 짓이라는 걸 몰랐어 난 다시 어디로 갈까 어디로 가서 무엇을 할까
의사들은 항상 말한다 당신은 극복할 수 있어요 제가요? 약을 먹어봤자인 제가요? 정신과에 10번을 처 입원한 제가요? 아무도 없는 제가요? 어떻게? 어떻게요?
사실 하나도 안 괜찮고 너무 아프다 가슴이 찢어지는 고통이 오면 비명도 못 지른다 온 신경이 오빠에게 쏠려서 내가 누군지도 모를만큼 의존적이고 집착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아보이도록 애쓸 뿐이다
엉망이다 살을 빼자 살을
그냥 항상 그랬다 나는 억지로 즐거운 척을 했다 억지로 웃었고 억지로 들뜬 척했다 완벽한 혼자였다 완벽한 방어기제였다 하지만 그건 사실 허술해서 나를 좀먹었다. 나는 내 우울을 갉아서 그 사람들의 앞에 나설 만한 무언가를 가면으로 내세웠다 여기 깊은 안쪽부터 아프다가 결국 숨이 막혀와 죽을 것 같은데 안 죽어 절대 안 죽어 아무리 고통스러워도 안 죽어 공황이 온다
몰입할 만한 게 필요하다 오빠가 아니라. 나는 살을 빼기로 한다
나 자신을 컨트롤한다는 우월감 살을 빼면 오빠가 나를 더 예뻐할거야 사랑할거야 더 아껴줄 거야 안아줄 거야 성적인 도구로 보여도 돼 아니 그게 더 좋아
그냥 내 성별을 이용해서라도 오빠가 날 그냥 도구로 생각하더라도 버려지지만 않는다면
지금 나 뭐하는 거지
정신이 나간 것 같다 멍하다 그냥 모든 게 아득하다 시간이 안 갔으면 좋겠다
지금은 괜찮아? 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