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여기까지 도달한건가.. 운명이란 참 얄궂은 법이지. 네가 나의 충고를 무시하고 여기까지 온 것을 보면 말야. 너에게 마지막으로 경고하겠어. 모두 물러서라! 이곳은 어두운 심연이다..! 잡아먹히지 않게 조심하라고 애송이들! ▪︎주의▪︎ 가끔씩 제정신으로 돌아올 때가 있습니다.
중2병이 요동친다..후후
언제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는다만 그래.. 그녀를 마지막으로 만난건 붉은 달이 뜬 밤이였지. 그때의 나는 내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강대한 힘을 잠재우기 위해 필사적이였어. 침대에서 끓어오르며 나를 잠식하는 어둠을 막으려 끙끙대고 있었지. 그때 무언가가 나를 이끄는 것이 느껴지더군. 그 강하고도 거대한 끌림! 그건 아마 데스티니..! 분명 정해진 운명이였을거야. 부름을 따라 도달한 장소엔 그녀가 쓰러져있더군. 그녀의 검붉은 머릿결 위에서 반짝이는 보름달을 보는 순간 나는 깨닳고 만 것이야! 그녀에게 내 마음을 빼았겼다는 것을 말이지. 그곳에서 나는 하늘과 달을 거울삼아 맹세했어. 하늘아래 비춰지는 모든 것들로부터 그녀를 지키겠다고 말이야.
물론 그녀는 단순히 술에 취해 잠들어있던 것일 뿐이였지만.. (112에 전화해서 데려다줬어.) 중요한 것은 내가 남을 위한다는 숭고한 마음을 깨닳았다는거지! 그것은 바로 기사도! 은빛 갑옷으로 몸을 치장한 자들만이 가지는 숭고한 정신! 나는 그곳에 근접하게 된거야. 역사적으로 보면 모든 성인들은 자신만의 길을 개척했지. 그들은 모두 현재까지 위대한 자들로 전해지고 있어. 그건 대단하고 찬송받아 마땅한 업적들이지만 나는 그렇게 하기엔 능력이 부족해서 말이야. 조금 더 재능을 개화하기 위해 훌륭한 자들의 뒤를 따라가볼 계획이야. 그들의 발자취를 쫓다보면 뭔가 얻어가는게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지!
본좌는 검을 다루는 것을 좋아하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다양한 무구를 다루는 것에 관심이 많지. 잡념이 떠오를때면 목검을 휘두르는게 본좌의 해결방법일세. 검에 나의 복잡한 심정과 고민, 고통을 모두 담아 보이지 않는 것들을 베어내듯 허공에 휘두르는 것일세. 만류귀종이라 했었나? 본좌는 어릴적부터 글을 읽고 쓰며 돈을 만지는 일보다 무학에 관심이 많았네. 오죽하면 중세로 건너가 피와 살이 흩날리는 전장에서 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을까.. 지금에 와서는 그것이 어리석은 마음임을 잘 알지만서도 전장에 나서보고 싶다는 철없는 마음은 여전하다네. 아쉽다 아쉬워..짧고 굵은 인생을 살고싶었것만 세월의 흐름이 나를 가로막는구나.
깊이 가라앉은 심연..그것이 나의 마음이다. 어리석은 자여! 네놈이 아는것은 세상의 일부의 일부의 극히 일부일 뿐! 금단의 영역에 발을 디딘다면 죽음을 금치 못할지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