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도 남기는 것이 좋을 듯 해서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뭘 하든 있어보이는게 좋잖아요? 마지막 순간 만큼은 조금 멋있게 정해두고 싶네요. 부디 제 가족이나 지인 중 누군가 이 글을 읽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1년의 유서
만약 제 가족이나 지인이 이 글을 읽고 있는다면 그건 아마 제가 죽었다는 이야기일 겁니다. 사람들이 어떤 반응일진 상상이 잘 안되네요. 슬퍼하는 사람이나, 혹은 저를 동정하는 사람도 있겠죠. 어쩌면 무관심으로 일관할지도 모르겠네요. 너무 슬퍼하진 마세요. 아직 읽을 글이 많이 남았거든요.
머릿 속이 복잡하네요. 우선 이 글을 쓰기로 한 이유부터 설명하죠. 저는 지금부터 1년 뒤인 2026년 2월 22일에 자살할지도 모릅니다. 이유는 2가지예요. 첫번째는 이런 각오가 아니라면 저를 바꿀 수 없기 때문이고, 두번째는 이렇게 해서라도 저를 바꾸지 못한다면 앞으로의 인생이 얼마나 비참해질지 상상만해도 괴롭기 때문입니다. 그 외에 자잘한 이유도 있겠지만 어머니, 아버지라면 잘 알고계시겠죠?
굳이 이곳에 글을 남기는 이유는 그나마 제 흔적이 많이 남아있는 곳이라 그렇습니다. 사고사나 돌연사가 아니라면 제 유언장에 이 사이트에서 사용하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혀있을겁니다. 제가 그동안 어떤 글을 썼는지 보실 수 있을거예요. 궁금하다면 한번 읽어보시는 걸 추천드려요. 제 동생은 빼구요. 이미 충분히 심정이 복잡할텐데 더 혼란스럽게 할 필요는 없잔아요? 그리고 굳이 아이에게 트라우마를 심어줄 마음따윈 없습니다.
오늘의 일기. 밤을 꼴딱 세웠다. 잠자리에 누우면 도무지 불안해서 잠이 오지 않는다. 죽음이 나를 쫓아온다는 것이 선명하게 느껴진다. 1년안에 바뀌지 못하면 죽는다. 내가 그렇게 정했고, 이 사실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신념대로 살아가지 못하는 삶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누군가는 이 말에 반론을 제기할지도 모르지만 적어도 나는 아니다. 나에겐 나 자신의 신념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나는 거짓말로 세상을 살아갈 수는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거짓으로 세상을 살아왔고 너무 많은 거짓을 행해왔다. 이를 타파할 방법은 딱 한 가지이다. 나의 울타리를 지킬 수 있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다. 지금까진 많은 이유로 그럴 상황도, 여유도 되지 않았다. 나를 괴롭히는 것이 주변엔 너무나 많았고 그 탓에 너무 긴 시간 동안 나는 꺾인 상태였다. 주저앉아 좌절하고 있으며 누군가 내미는 도움의 손길도 모두 거절했다. 이기적이고, 무뚝뚝했으나 때론 감정적으로 굴어 주변을 힘들게 하기도 했다. 이는 모두 통제할 수 없을 만큼 나를 억눌렀기 때문이었다. 한 때는 이 모든게 성장통인 줄로만 알았다.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그렇게 자기 합리화를 했던 것 같다. 누군가는 이게 당연한 것이고, 남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인생이라 말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적어도 나는 이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평생 이렇게 살다간 미쳐버릴 것이다. 남을 해칠수도 있고 혹은 나 스스로를 해칠수도 있겠지. 그렇게 살다가는 것은 너무 힘들고 또 추하다. 나는 그렇게 살지 않을것이다. 그렇기에 1년이란 기한을 정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나는 바뀔 것이다. 바뀌어야만 한다. 그렇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남은 인생은 내게 있어 지옥이나 다를 바 없을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