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그대로... 우린 4년 가까이 사귀는 중이야. 내가 대학교 신입생일 때 부터 졸업 한 후인 지금까지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서로를 돕고 지지하는 관계였지. 얼마 전 부터는 동거도 시작했고 내년이나 내후년쯤 결혼하자는 말이 나온 상태였어.
내년쯤에 결혼하자던 남친이 바람을 폈어
남친은 나랑 맞는 게 별로 없어. 남친은 게임을 좋아하고 단 걸 좋아하고 헬스장을 좋아해. 음악은 메탈을 많이 듣지만 케이팝도 좋아하고, 매운 음식을 좋아해. 난 게임을 싫어하고 단것도 별로, 헬스장보단 야외 러닝이 좋아. 음악은 락이나 인디를 많이 듣고 매운 음식도 못먹고
남친은 옷에 관심이 많고 자기관리도 열심이야. 일보다 본인 여가나 삶이 중요하고 해외 여행도 자주 다녀. 난 옷에 딱히 관심이 없고 자기관리도 그냥 적당한 정도. 내 잠보다 일하는 게 너무 좋아서 밤새는 일이 종종 있어
난 우리가 딱히 잘 안맞아도 잘 해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어. 역으로 안 맞으니까 배울 점이 많았거든. 남자친구랑 처음으로 해 본 일이 많고, 남자친구도 나랑 처음으로 해 본 일이 많아. 난 걜 정말로 좋아해
난 대학 졸업 후 프리랜서로 일했는데, 최근 일이 잘 없어서 결국 식당 알바를 구했어. 식당 알바와 구직활동, 인턴쉽을 같이 하다보니 일주일에 6일 정도는 9 to 8 정도로 일하고 있더라.
너무 피곤해서 관계를 거절하는 날들이 많아졌고 어느 순간부터 얘가 외롭다고 하는 일들이 종종 있었어. 하지만 난 대학을 졸업한지 얼마 안된 시점이니까 지금 제대로 일을 못구하면 나중에 가서 더 어려워질 거란 생각에 일을 멈출 수가 없었어. 결국 관계를 거절한 지 2주차쯤 됐을 때 남자친구가 일주일간 해외 출장을 갔어
돌아오는 날에 공항에 픽업하러 가려고 알바 시간도 조정해 놓고 비행기 도착 시간을 물었는데 "혹시나 해서 말하는 건데 나 데리러 오려는 거면 제발 좀 오지 마" 하고 연락이 왔어. 쎄했지. 내가 물었어 "혹시 내가 뭐 잘못한 거 있어? 너 화났어?"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넌 잘못한 거 하나도 없어." 순간 설마 싶었는데 별 거 아니겠지 하고 넘겼어. 어쩌다 보니 남자친구 비행기가 연착돼서 새벽 4시쯤 집에 왔더라. 난 기다리다 잠에 들었는데 남자친구가 날 깨웠어
그리고 갑자기 의자를 가져와서 앉히더니 앞에 무릎을 꿇더라. "나 사실 바람폈어. 나 모르는 여자랑 잤어. 근데 나 정말 후회했어. 그 짓을 끝내고 나니까 갑자기 정신이 들면서 그 여자가 떠나고 밤새 울었어."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 그냥 아무 생각이 안들더라. 막 슬프다는 느낌도 안들고 그냥 눈물이 계속 나는데, 멈출수가 없었어
앞에서 무릎꿇고 바닥에 머리를 박으면서 우는데 저러면 아플텐데... 하는 마음만 들고 근데 또 가서 껴안거나 하면서 만지기가 싫은거야. 토할 것 같았어
언제 있었던 일이냐고 물어보니까 나랑 처음으로 영상통화 한 날 이더라. 얘가 출발 전에 나랑 싸우고 한 3일 말 안하다가 화해하고 영상통화를 랬거든. 근데 영상통화 내내 조금 단답만 하고 피곤하다고 하다가 끊겼었어. 내가 그 일이 영상통화 전이었냐고 후였냐고 물었는데 안 알려주더라
알고 싶지 않은데 계속 물어보게 되더라. 누군데? 아는 사람이야? 아디서 만났는데? 어쩌다 그런건데? 그냥 현실감이 없었어. 뭐 어디 애프터 파티에서 만나서 놀다가 자게 됐다. 그 여자랑 클럽에서 어딨는지 찾으며 주고받았던 디엠까지 보여주고, 그 여자 얼굴도 봤어
자게 됐다는 게 무슨 말일까. 내 남자친구는 참고로 술 담배 전부 안하는 사람이야.
죽여버리고 싶었어. 얘도 그 여자도. 그 디엠에서 너 어디야? 나 ㅇㅇ존 디제이 앞이야 하며 대화 나누던 게 아직도 안 잊혀져. 취하지도 않은 멀쩡한 정신에 라운지에서 만난 여자를 팔로우 하고 디엠으로 클럽에서 다시 만나서 호텔에 올라가서 자면서 내 생각을 한번도 안했을까 싶고
웃긴 건 내가 노래 들으면서 춤추는 걸 좋아해서 클럽에 자주 갔는데, 얘랑 사귄 후에 얘랑 한 번 같이 갔다가 본인이랑 같이 있어도 안심이 안 된대서 아예 안간지만 3년이 됐어. 얘는 술을 안마시니까 클럽에는 가지도 않던 애고
내가 얠 정말 너무 좋아해서 모르는 척 해주고 싶은데... 너무 역겨워. 얘가 닿을 때마다 너무 싫고, 얘가 뽀뽀하거나 껴안을 때마다 그 여자한테도 이렇게 했을까 생각이 들고
이게 한 2주 전 일인데 내가 일단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내가 별다른 말 하기 전 까지는 아무 일 없던 것처럼 지내자고 했는데, 본인이 바람핀 건 까먹은 것 처럼 정말 예전이랑 똑같이 지내는 게 너무 배알꼴려. 나한테 오늘 어떠냐고 어필 하는 것도 토할 것 같고 그냥 다 너무 징그러워. 하루 하루가 지옥같아
근데 우리는 이미 동거중이라 짐도 다 합쳐져 있고 서로 부모님한테 소개도 끝났고 친구나 지인들도 다 아는 정도의 사이야. 난 지금 본가에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이고 당장 새 집을 구할 돈도 없어서 이사나갈 수도 없어
근데 이 상황에서 집주인 아저씨가 예전부터 나한테 추파를 던졌는데 내가 계속 무시했거든... 근데 요즘따라 더 막 넘자친구랑 싸웠냐 티난다. 남자친구랑 헤어지면 남자친구가 내던 월세 본인이 그대로 내 줄 테니 걱정하지 마라. 갑자기 막 옷이나 가방을 사다주고 싫다해도 두고가고
본인이랑 술 한잔 하자고 본인이 사겠다고 하고, 여자는 원피스가 예쁘다면서 이렇게 입고 나오라면서 사진 보여주고
이걸 남친한테 얘기하자니 그것도 그거 나름대로...
요즘따라 잠도 안오고 2시간마다 깨. 머리도 너무 많이 빠지고 몸무게도 2주 동안 4키로나 빠졌어. 편도가 계속 부어서 밥 먹거나 말하기도 힘들고 피부도 다 뒤집혔어. 그냥 빠져나갈 길이 안보여
죽고싶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두통이랑 멍해지는 게 자꾸 심해져서 벽에 머리를 박을 때도 있어. 뭘 해야할지 모르겠고 그냥 아무것도 안하고 싶어. 잠도 안오는데 너무 졸리고 피곤하고 몸이 무거워.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근데 웃긴 간 내가 아직도 얠 좋아하는 것 같아. 아직도 얘가 뭐가 필요하다고 하면 사주고 싶고, 먹고싶다고 하면 해주고 싶고, 최근에 승진한다는데 너무 잘됐다고 생각해. 울 때는 안아주고 싶고 가끔 껴안으면 포근하고 행복해. 근데 동시에 얘가 그 손으로 그 여자를 어떻게 만졌을지 그 입술로 어떻게 입맞췄을지 자꾸 이미지가 떠올라서 너무 역겹고 닿은 부분을 닦아내게 돼. 가끔 그냥 콱 나가서 죽어버리지 싶다가도 죽는 건 너무 심한가 싶고
나도 내가 호구 병신같아. 쉬운여자인가봐 나. 가끔은 내가 관계를 거절하지 말았어야 했나, 그날 한번 더 참고 싸우지 말 걸 그랬나 그런 생각도 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