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그마치 20년을 살아왔던 곳이네

잡담 2025/08/08 17:29:54

1 이름없음 2025/08/08 17:29:54

봄과 가을이 짧고 여름이 푸르고 시원한 나라 쌀쌀한 겨울이 길고 눈 덮힌 땅이 아름다운 나라 일처리가 느리고 무표정한 이들이 따뜻한 나라 자작나무가 많고 소나무 냄새가 좋은 나라 문법이 복잡하고 부드러운 발음이 듣기 좋은 나라. 대개 긴 겨울을 지낸 후의 봄을 기뻐하지만 이곳에서 맞는 거진 반년의 겨울은 내겐 언제나 선물같았어. 언젠가 뒤집혀도 아무도 모를정도로 하늘이고 땅이고 하얗게 물든 세상이 나는 좋았어. 차가운 공기에 몇번이고 토해낸 우울이나 불안이 별 거 아니라는 듯이 새하얀 입김으로 부서져 흩어진 덕분에 돌아갈 시간이 온 지금 돌아갈 수 있는 거겠지. 특별할 거 없고 드넓은 이 땅에 나는 나를 몇 조각 두고 가. 졸업식날 친구들과 한 모금씩 마셔본 보드카라던가 매년 겨울 빼먹지 않고 만들었던 작은 눈사람 선선한 초여름날 친구들과 걸었던 공원이나 겨울에도 하교하는 길에는 꼭 사먹던 아이스크림 같은 것들 모두 여기 두고 갈게. 새롭고 어여쁠 기억 아래 덮히기 보단 찬란한 그대로 남겨둘 수 있도록. 또 고마움과 애정의 표시로. 다사다난하고 두려웠지만 낯설었던 적은 없던 내 집. 안녕 누가 뭐라하든 나를 가장 단단하게 만들어준 사랑하는 나의 러시아에게

2 이름없음 2025/08/08 17:36:58
참 예쁜 나라
참 예쁜 나라
참 예쁜 나라

참 예쁜 나라

3 이름없음 2025/08/08 17:4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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