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중2입니다. 저랑 같은 나이인 분이 동성애자라고 놀림 받는다고 올린 글을 봤는데, 많은 분들이 위로 해주시는 것 같아 용기내서 올려볼게요.
중학교 2학년, 고민이 많습니다.
그냥 담담히 써내려갈게요. 저희 집은 형편도 좋지 않은데다, 어머니 아버지 또한 사이가 많이 안 좋습니다. 저는 언니가 두 명이 있는데, 나이 차이가 정말 많이 납니다. 어머니가 전 남편분과 언니 두 명을 낳으셨는데 전 남편 분이 학대를 하셔서 이혼을 하시고 저의 아버지와 만나 재혼을 해 저를 낳았죠. 이미 언니 두 명은 다 결혼을 했고 아이는 없지만 30살이 넘습니다.
그럼 대충 가늠 가실 거에요. 저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나이가 어느정도일지. 하지만 두 분 모두 관리를 말끔히 하셔서 나이와 상반되게 어느정도 젊어보이시긴 합니다. 제가 태어나고부터 지금까지, 아버지는 나름 대기업의 회사를 다니셨고, 어머니는 노래방을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대기업 회사를 다녔지만 이직하는 일이 잦았고 월급이 그리 많은 편도 아니였습니다.
저희 어머니는 제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부터,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저녁 6시에 나가서 새벽 3시,4시 쯤 들어오곤 하셨습니다. 아버지는 새벽 6시에 나가셔서 저녁 6시 쯤 들어오셨죠. 근데 사실 아버지는 계약직이라는 이유로 매일 회식을 하셨고 술을 먹고 들어오느라 저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혼자 있는 게 서러워서 어머니께 나가지 말라고 울면서 투정도 부려봤는데 어쩔 수가 없다는 걸 금방 깨닫고 그냥 체념한 채 살아갔습니다. 초등학교 1학년 때 강아지를 입양했는데, 그 강아지가 많은 버팀목이 되어줬어요. 어릴 때부터 아버지는 술만 먹으면 변했습니다. 저를 때리려고 하시거나 화를 심하게 내시고, 집 안에 모든 물건들을 던지셨습니다.
한 번은 외식을 하고 어김없이 어머니가 노래방으로 출근을 하셨는데, 아버지가 외식하며 술을 드셔서 저한테 물건 집어 던지시고 정말 죽일 듯이 혼내셨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울면서 친할아버지께 전화를 했는데 아버지가 핸드폰을 던져버리시는 바람에 전원이 꺼져버렸습니다. 어머니께선 그 소식을 듣고 출근을 하던 중 급하게 돌아오셨습니다.
소리 지르고 화를 내시는데 어찌나 무섭던지.. 어머니가 돌아오는 20분이 20시간인 것 마냥 지옥 같았습니다. 그리고 어머니가 돌아오시자마자 아버지 목에 우산을 걸고 “너 죽고 나 죽자“ 라고 하셨습니다. 그 장면이 너무 충격적이라 잊을 수가 없네요. 그 날은 엄마와 짐을 챙겨 나가 어머니 차에서 자고 외할머니댁으로 갔습니다.
사실 아버지 때문에 경찰 부른 적도 한 두번이 아니였죠. 정말 어릴 때, 아버지가 술 드시고 들어와 또 물건을 던지시고 화를 내셔서 경찰 분을 불러서 경찰 분 품에 안겨있던 기억이 납니다. 어머니와 짐을 챙겨 나가 밖에서 잔 적은 셀 수도 없이 많았죠. 차 뒤에 타서 친할아버지와 전화하며 힘들다고 어머니가 우시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아버지가 회식하는 횟수가 급격히 잦아졌습니다. 일주일동안 아버지 얼굴을 못 봤어요. 그러다 주말에 어머니, 아버지, 저, 큰 언니, 큰 형부, 외삼촌과 함께 바다로 여행을 갔습니다. 숙소를 잡아놓고 하루종일 재밌게 놀았는데, 아버지가 잠시 사라지셨습니다. 알고보니 회사 여직원분과 전화중이시더라구요. 어머니가 이런 일에 관심도 없으신 분인데, 가족과 함께 있으니 많이 화가 나신 모양이었습니다.
그러다 밤이 되고 다 같이 모여 밥을 먹었는데, 아버지와 어머니가 낮에 있던 일로 다투셨습니다. 저는 베란다 쪽에 서서 바깥 풍경을 보며 이 순간이 지나가길 기도하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절 밀치시는 바람에 제가 넘어졌습니다. 테라스 같은 형식이라 위험하진 않았는데, 매우 아팠습니다. 울면서 “왜 나한테 그러는데” 라며 소리쳤죠. 큰 언니와 큰 형부는 베란다로 나가 아버지와 이야기를 하셨습니다.
중간에 나가보니, 큰 형부는 앉아서 울고 계셨고 큰 언니는 아버지께 “저는 친 딸 아니지만, @@이는 친 딸인데 이러시면 안 되는 거 아니에요?” 라며 얘기하고 계셨습니다. 그 이후에 아버지는 매우 화가 나서 나가셨고 대리를 불러 집으로 향한다고 하셨습니다. 외삼촌이 따라나가 전화했던 여직원과 뭔가 있는 거냐 물어보셨는데, 부정은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지금까지 다른 여자분과 일이 있진 않으십니다.)
그 다음 날 어머니와 집을 갔더니 아버지는 원룸을 구해 집을 나가신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이혼 절차를 밟으셨죠. 사실 저는 이혼을 안 했으면 했습니다. 사이가 좋지 않은 거 알고 어머니 아버지 둘 다 힘드신 거 아는데, 오히려 이혼을 하시면 지금보다 경제도 더 안 좋아질 거라고 생각했고 무엇보다 저도 아빠가 필요한 초등학교 5학년짜리 아이였습니다. 어머니께 싫다고 나도 아빠가 필요하다며 말 했지만 어머니는 들어주지 않으셨습니다.
그러고 나서부터는 그냥 받아들이고 매일 밤 울며 혼자 잠 들었던 거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로부터는 어머니 경제 상황이 매우 안 좋아져서 밤낮으로 알바를 하셨습니다. 매일 혼자 있는 건 저에게 당연했고 겁이 많았던 저는 매일 거실 티비를 크게 틀어놓고 강아지와 방에 들어가서 잠을 자는 일이 많아졌습니다.
이혼하고 나서 아버지가 술 드시고 저한테 전화해서 화내시고, 문자로 욕을 하시며 어머니 욕을 하고 저 혼자 있는 새벽에 집에 찾아오시곤 했습니다. 초인종을 누르고 문을 발로 차는 게 너무 무서웠지만 어머니는 연락을 항상 안 받으셨고 제 가정사를 아는 제일 친한 친구에게 무섭다며 얘기를 하거나 큰 언니께 카톡을 드리며 눈물을 닦았습니다.
처음에 찾아오셨을 때는 문을 열어드렸었는데, 제 옷을 보고는 “니네 엄마 남자 생겼냐?” 라며 욕을 하셨고 너무 화가나고 뭘 잘못했는지 억울해서 녹음을 켜고 정말 울분을 토 해냈습니다. 왜 나한테 그러냐고 내가 초등학생이여도 엄마 아빠 이혼한 거 다 안다고 제발 좀 내버려두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종종 찾아 오실 때는 그냥 무시했습니다. 그리고 중학교 2학년이 되었는데요, 그 전엔 가끔 전화하며 안부를 묻곤 했지만 세 달 전쯤에 크게 싸우고 연을 끊게 되었습니다. 아버지께 정말 화를 내고 그 이후로는 그냥 연락을 안 했습니다.
사실 저는 아직도 혼자 자는 게 너무 무섭고 가정적인 아버지가 있었으면 합니다. 친구들 보면 다 화목한 가정에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데, 전 그렇지 못합니다. 다들 가족들과 여행을 가는데 저만 가족과 추억이 없어요. 가족사진 하나 없어요. 친구들 집에 놀러갔는데, 아버지가 재밌게 놀아주실 때 너무 부럽습니다. 아버지와 전화하며 투닥대는 친구들이 너무 부러워요.
나이차이가 얼마 없는 형제가 있으면 좋을텐데, 두 살 차이나는 오빠는 유산되었다고 해요. 사실 저는 어머니나 아버지나 둘 다 똑같다고 생각해요. 어머니는 작년부터 어떤 삼촌과 자주 만나시고, 자꾸 삼촌과 셋이서 만나려고 합니다. 너무 부담스럽고 싫어요. 얘기를 했는데도 자꾸 삼촌한테 잘 하래요. 진짜 그냥 죽고만 싶습니다.
제 주변에 술과 담배를 하는 친구들이 수두룩 빽빽한데, 사실 그런거로 스트레스를 때울 생각조차 안납니다. 그냥 진짜 죽기만 하면 다 끝이라서 그런 거 할 생각 보단 살고싶지 않다 생각이 커요. 자해? 어차피 투신하면, 한강에서 떨어지면, 목 매달면 그런 거 필요 없잖아요. 그래도 어머니 아버지, 제 주변 사람들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술 담배 자해 그런 거 일절 안해요. 항상 밝게 다녀야해요 저는
친구들은 다 절 안 좋아하는 것 같고, 3학년 때부터 친해서 제 가정사 다 아는 친구까지 나쁜 길로 가고 있어요. 의지할 사람이 없어요. 술 담배 하는 애들 다 정리하면 친구가 없어요. 나름 밴드부 부장이고 실용음악 입시해서 아는 얼굴은 많은데,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없어요. 항상 제가 친구들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입장이예요. 근데 그 친구들한테 제 얘기를 하면 지루하다고 떠날 것만 같아요.
초등학교 때 엄청 친해서 서로 비밀 없는 친구들은 중학교 되면서 멀어져서 제 가정사 얘기하고 다녀요. 진짜 믿을 수 있는 친구가 없다는 현실이 너무 절망적이에요. 매일 학원 가서 연습하면 놀 친구도 없고.. 그리고 레슨 받으면서 못해서 혼나는 제 자신이 너무 싫어서 매일 눈물이 나요.
저만 힘든 거 아닌 거 아는데, 나약한 제 자신이 견디기에는 좀 버겁네요. 그냥 친구들의 말을 제가 진심으로 들어줬던 만큼, 저도 똑같이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었는데.. 저 진짜 열심히 했거든요? 근데 일말의 노력조차 아무도 몰라요 ㅋㅋ
짝사랑도 인간관계도 가족관계도 공부도 입시 준비도 제대로 흘러가는 게 단 한 개도 없네요. 그냥 불면증이 심해서 잠을 못자서 밤에 한번 올려봤습니다. 갑자기 우울해져서 아무나 좀 위로를 해줄까 하고요. 밤이 깊었는데 다들 좋은 밤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다들 저처럼 나약하게 안 사시고 다들 이런 상황도 힘차게 이겨 낼 수 있는 사람이 되시길 바래요. 나쁜 건 제가 다 가져갈게요
>>24 레더 고마워. 이렇게 긍정적으로 써줘서 고마워.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 찼던 내 세상에 항상 긍정적이여야 한다고 위로하며 친구들에게 내뱉던 나인데, 사실 나는 그러지 못 한 거 같아. 깨닫게 되네. 고마워
>>26 감사합니다 한부모 지원은 잘 모르겠어서 어머니께 여쭤볼게요 너무 감사해서 뭐라고 말을 해야 와닿을지 모르겠네요 정말 감사합니다 레더 분 항상 행복만 하셨으면 좋겠어요 조언 주신대로 노력하겠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8 레더분도 좋은 밤 보내세요 감사합니다!
>>30 감사합니다! 참고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