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칙 1. 너희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사람은 내가 아니라, 너희 스스로라는 점을 기억해줘. 만약 내가 해결책을 주기를 바라거나, 어떻게 하라고 지시하기를 바란다면 나는 대답해주기 어려울거야. 나는 위로의 말도 잘 못해. 하지만 너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함께 들어주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해나갈지 함께 고민해줄 수 있어. 규칙 2. 내 능력의 한계가 인식되거나, 내 개인적인 문제로 인해 도울 수 없는 경우. 그리고 자살, 자해,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협이 있다고 느껴지는 경우, 나는 이야기를 중단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도록 안내할거야. 규칙 3. 나는 전문 심리상담사를 대체할 수 없지만,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생각을 조금 더 수월하게 정리하도록 도울 수 있어. 규칙 4. 감정 상태에 따라 답이 늦을 수도 있어. 그럴 때는 기다려줬으면 좋겠어.
상담해줄게
>>2 시간 내서 찾아와줘서 고마워. 많이 답답하고 막막하지 않아? 글을 읽으면서 속으로 꾹꾹 담아왔던 말들을 터트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어. 마음을 가라앉힐 여유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은데... 상황을 들어보면, 스트레스를 받으면 갑작스럽게라도 다른 상황을 만들고 있어. 파혼 때문에 받은 스트레스를 가라앉히기 전에 지인들과 연락을 끊고 코인 투자를 한다던가, 경제적 여유가 생기기 전에 또다른 연애를 시작해버린다던가... 연애는 스스로에게 여유가 있을 때 상대에게도 베풀면서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이어나가는게 이상적이잖아. 솔직히 지금 내가 느끼기에는, 현 애인이 너에게 11월까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지 않아. 정말로 네가 잘 되기를 바라고, 그래서 도움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도박이나 불법 사이트같은 것들을 추천하지 않았을거야. 건강한 연애를 했으면 좋겠어. 네가 행복해지는 연애 말이야. 너를 정말로 아껴주는 사람과 연애를 했으면 좋겠어. 너를 불법 사이트로 끌어들이는 사람을 너무 가까이 두는건 너 스스로에게도 너무 심한 일이 아닌가 싶어. 그런데 이건 내 생각일 뿐이야. 네가 어떻게 살아가는지는 너에게 달렸잖아. 네 선택을 막을 내가 막을 수는 없어. 그래서 먼저 질문하고 싶어. 애인의 홀덤 돈을 대신 내주는 이유와, 11월까지 곁에 두려고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말해줄 수 있을까? 차근차근 정리하고 얘기해줬으면 좋겠어.
>>4 지금 여자친구를 곁에 두고 싶어하는 이유는 여자친구가 컬렉션을 딸지, 따지 못할지도 모르는 가능성 때문이네. 그런데 여자친구는 의욕이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너를 위해 다른 무언가를 적극적으로 무언가를 해주고 싶어하지 않는 상황이고... 지금 네가 여자친구와 연애를 하면서 얻은 것은 게임을 같이 하는 재미였고, 이제 돈이 떨어져서 더이상 할 수 없게 된 상태잖아. 반면에 안그래도 부족한데 돈도 대신 내줬고, 지금은 여자친구가 너를 위해서 무언가를 할거라는 희망도 불확실한 상태로 보여. 너는 여자친구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니까 사귄다고 했잖아. 그런데 여자친구는 너를 어떤 이유로 사귀는 것 같아? 그리고, 여자친구를 11월까지 곁에 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 것 같아? 가능성이 여러가지 떠오른다면 그 가능성이 실현될 확률이나, 감이라도 조금 더 생각해봐.
>>6 여자친구가 너보다 생활이 더 좋지 않아서 너에게 의존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건 너도 느끼고 있고... 사실상 사람을 바꾸는건 어렵지. 상대방을 나아지게 만들려고 노력하다가 역으로 그 사람에게 끌려가는 경우가 많이 있더라. 11월까지 곁에 두기로 결정했다면 그건 네 결정이니까 뭐라고 하지는 않아. 그냥 시간이 길어질수록 감정 소모가 커질까봐 걱정했던거야. 가족을 보는 이야기를 꺼내기 전에 여자친구 이야기를 먼저 꺼냈던 건, 여자친구의 도박 권유가 네가 돈을 벌어서 다시 일어날 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였어. 많이 잃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계획이 있다면, 그래도 가족을 보기로 선택했을 경우 어려운 마음이 조금 더 가라앉지 않을까 했어. 추석은 당장이고 11월까지는 아직 날이 좀 남았지만, 그래도 도박으로 빠져나갈거라는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좀 더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 그런데 혹시 가족들을 안만나러 가면 어떻게 될 것 같아? 혹시 가족이 그런 쪽에 많이 엄격해? 마주치기 어려우면 피하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잖아.
>>10 길게 얘기해줘서 고마워. 많이 무기력해보여. 더이상 잃을게 없거나 당장 해결 방법이 없다고 생각해서 그러는 것 같아. 이미 정이 떨어진 여자친구를 떼어놓으려면 명분이 필요하다... 글쎄, 컬렉션이 아니어도 이미 명분은 있는 것 같거든. 도박에 그렇게 깊게 빠지지 않은건 다행이야. 조금 더 수월하게 일어날 수 있을거야. 월급도 있으니까 아주 희망이 없는 것도 아니고... 가족이라는게, 힘들 때 서로 곁에 있어주는 개념이라는 느낌이 강하지. 은혜를 입었으면 갚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당연하고. 그런데 피하고 싶은 것도 이해가 가. 비난 받을까봐 두려울 것 같아. 혹시 가족들이 너에 대해 실망하는 것도 두려운거야? 그분들이 가장 마음 아파하시는 네 모습은 어떤 것들이라고 생각해? 마음이 아픈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잖아. 결혼자금을 코인에 투자해서 '그러라고 준 돈이 아닌데' 하실 수도 있지만, 네가 좌절하고 무기력하게 있는 모습에도 마음 아파 하시지 않을까? 사람은 감정을 착각하기도 하거든. 섭섭함이나 안타까움을 화로 잘못 표현하는 경우들이 참 많더라. 실제로는 상대방이 안타깝고, 더 잘 됐으면 좋겠는데, 그게 잘못 표현돼서 그 상대방에게 화를 내는 경우 정말 잦더라. 그래서 네가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조금 더 생각해보고, 지금 이 상황을 나중에 잘 흘려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될거라는 확신을 가족들에게 줄 수 있다면, 그 잘못 표현된 화가 조금 누그러지지 않을까 생각했어. 그 전에 네 무기력함과 자존감 문제도 있고 말이야. 혹시 찾아 뵈었을 때 돈 이야기로 흘러가지 않을 방법은 없을까? 자연스럽게 흘려넘기거나 화제를 돌릴 방법이라던가...
>>12 혼란스러운건 많이 줄은 것 같네. 마음 정리가 조금 됐다니 다행이야. 잘 다녀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