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가 있었음. 나이 들고 나서 우연히 같은 곳에 우리 둘만 남게 됐고, 그 계기로 자연스럽게 다시 친해지게 됐음. 일부러 친해지려 한 건 아닌데, 낯선 공간에서 유일하게 아는 얼굴이라는 게 생각보다 큰 유대감을 주더라. 그 친구는 참 대단한 애였음. 얼굴도 예쁘고, 지식도 많고, 말할 때마다 뭔가 이미 다 알고 있는 사람같은 분위기가 있었음. 예쁜 것들, 사소한 디테일, 여러 가지에 관심도 많고, 식견도 넓어 보였음. 그래서 난 그 애가 너무 부러웠고, 솔직히 그 애처럼 되고 싶다는 생각조차 안 했음. 그냥 다른 애들이랑은 급이 다른 사람 같았거든. 본인도 그렇게 말했고. 시간이 지나고 지금도 우리는 친구임. 근데 이제는 나도 내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잘하고 있고, 예전에 그 애가 경험했던 것도 대부분 경험해봤음. 그러다 보니 활동 반경도 겹치고, 자연스럽게 그 애를 좀 더 가까이에서 보게 됐는데 예전처럼 ‘대단하다’는 느낌보다는 약간 도끼병 같네? 이런 생각이 들기 시작했음. 물론 여전히 똑똑하고, 자기가 믿는 걸 밀고 나가는 건 멋있지. 근데 자기 스트레스나 고민을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 크게 겪는다고 생각하는 것 같고, 자기보다 힘든 사람은 없다고 느끼는… 그런 나이브함이 느껴졌음. 처음엔 내가 괜히 실망하기 싫어서, 내 안에서 그 애를 계속 변호했음. 그래도 좋은 애잖아, 그럴 수도 있지 하면서 근데 점점 그냥 그런 생각이 들더라....물론 내가 너무 꼬아서 생각하는 거일수더있음 우리는 계속 친구로 지낼 거고, 나도 잘 살고, 걔도 잘 살고 있음. 그냥 요즘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음. 예전에 그렇게 대단해 보이던 사람이이제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보인다는 게 신기하다고 할까 걔가 얼마전에 갑자기 자기는 다른사람들보다 경험이 과하게 많아서 스트레스받았고 아무도자기에게 공감해주지못해서 힘들었다는 하소연을 하길래 나도 그정도는 아마 너보다 일찍 경험해봤을거라는 말을해주고싶어서 글 씀
걍대나무숲으로쓰는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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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0/07 10:0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