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연애 9년차

고민상담 2025/11/25 09:22:01

#1 이름없음 2025/11/25 09:22:01

안녕 레더들 진짜 오랜만에 스레딕 방문했는데 아직 글이 많이 올라와서 되게 반갑다 ㅎㅎ 각설하고 내 고민은 만 8년, 9년차 연인이랑 결혼을 생각하고 있는데 (진짜생각만) 최근에 행동을 보면 이사람이랑 결혼하면 행복할지가 고민이야.

#2 이름없음 2025/11/25 09:23:11

이 고민이 시작된 몇가지 이유가 있긴해 근데 너무 오래 연애하다보니 다들 이런건지, 아니면 정말 내가 잘못된 연애를 하고 있는건지 궁금해

#3 이름없음 2025/11/25 09:25:16

편의상 그사람 호칭은 두부라고 할게! 일부러 성별은 밝히지 않을거야

#4 이름없음 2025/11/25 09:28:49

최근 1년간 내가 가까운 타지 교대근무지에 취직을 해서 엄청 바쁘고 체력적으로도 너무 힘들었어. (앞서 말하면 두부랑 나는 8년동안 많이 싸우긴 했지만 질리지 않고 사이가 아주 좋은 편이었어.) 힘들어도 나는 두부가 보고싶은 마음에 쉬는날 두부 집으로 가서 같이 지내곤 했어. 물론 두부도 우리집에 자주 왔고 내가 가기 힘들면 데리러 자주 오기도 했어.

#5 이름없음 2025/11/25 09:32:21

두부랑 나는 쉬는날이 달라서 나는 쉬는날에 두부 집에 가면 빨래, 청소 같은 집안일을 내 집처럼 해줬어. 왜냐면 두부는 일하는 날이니까 피곤할테니 내가 집을 깨끗하게 만들어두면 기쁠거라고 생각했지. 두부는 집에서 밥을 잘 안먹어서 내가 가져다둔 반찬이 상해있는 경우라 많았어. 하지만 나는 상한 반찬을 별말없이 치워줬지. 그게 사랑을 표현하는 거라고 생각했어.

#6 이름없음 2025/11/25 09:35:11

며칠전에 내가 일을 하고 두부가 우리집에 온 날 피곤해서 설거지를 좀 쌓아두고 있었는데 많진 않았어. 버려야할 상한 음식도 3개 정도 있었어. 그런데 두부가 와서는 이걸 왜 이렇게 해놨냐며 얼른 치우라하더라고. 그래서 내가 피곤해서 도저히 오늘은 못하겠다하니 자기도 이건 도저히 못하겠다하더라고. 그러곤 내가 출근한 뒤에 자기는 혼자 피시방에 놀러갔더라고. 난 이게 좀 서운했어. 나는 당연히 해줄수있다고 생각해서 늘 해주던 일이 두부한텐 그저 내 일이었던 거야.

#7 이름없음 2025/11/25 09:39:04

두 번째는 두부는 내가 아픈걸 이해하지 못해 난 기면증환자야. 그래서 데이트 도중에도 중간중간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졸아. 그런데 두부는 그걸 이해하는데까지 몇년이 걸렸어. 그문제로 싸우기도 많이 싸웠어. 최근에도 싸우고 있고..

#8 이름없음 2025/11/25 09:41:14

세 번째는 두부는 날 괴롭히는 걸 좋아해 배나 팔다리를 간지럽히거나 몸으로 짓누르거나 과격한 장난을 많이쳐. 난 하지말라고 그만하라고 해도 자기의 사랑표현방식이라면서 계속 해. 결국 내가 화를 내거나 짜증을 내야 그만두곤 해..

#9 이름없음 2025/11/25 09:43:40

네 번째는 두부가 유치하게 굴어. 난 원래 어른스러운 사람을 좋아하고 두부도 원래 생각이 깊고 나보다 어른스럽고 차분해서 좋았어. 그런데 오래 연애하면 할수록 아기처럼 의미없는 말로 놀리려하거나 일부러 열받으라고 이상한 소리같은걸 내. 5-6살 아기처럼. 유치하게 굴지 말라고 해도 계속 하더라고. 물론 진짜 좋아하는 사람 앞에선 어리광부리고 싶고 아기처럼 행동 하게 된다는 글도 봤어. 근데 두부도 나를 좋아하지만 나도 두부를 좋아하게끔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해

#10 이름없음 2025/11/25 09:50:15

마지막은 두부는 술을 너무 좋아해. 거의 일주일에 3-4번은 마시는 것같고 하루에 소주 1-2병,맥주3병정도는 마셔. 그렇다고 술자리를 많이 다니거나 친구들과 새벽까지 마시는 건 아니고 나랑 밥먹으면서 저녁에 한잔 하더라고. 난 술을 별로 안좋아해. 술주정은 없는데 술을 너무 자주 마셔. 그리고 한번씩 친구들을 만나서 술을 마시면 새벽까지 마시더라고. 친구들술자리는 한달에 1번 정도 있는 것같아.

#11 이름없음 2025/11/25 09:54:26

두부의 장점도 써보자면 감정표현이 서툴러서 맛있는걸 사주거나 선물을 사줘서라도 표현을 하려고해. 그리고 밥 먹을때, 여행갈때 내 취향에 맞춰줘. 집안에 이사라던지 경조사가 있으면 열심히 도와주기도해. 그리고 표현은 잘 못하지만 나를 많이 좋아해줘.

#12 이름없음 2025/11/25 09:54:48

레더들 생각은 어때..?

#15 이름없음 2025/11/26 20:42:57

>>13 >>14 정말 내 일처럼 고민하고 길게 써줘서 고마워. 일단은 궁금증을 해소해주자면 기면증 진단받고 약 먹고 있는거 맞아! 13 레더가 말한대로 네 번째는 최근에 좀 힘들어서 그런 생각이 더 커진 것 같아. 레더 말이 맞아. 그리고 이 연애가 길어진 이유가 내가 지금처럼 지칠때가 몇 번 있었는데 두부가 그런 낌새를 잘 눈치채고 그럴 때마다 좀 조심하고 내 눈치를 봤던 것 같아. 그래서 두부한테 서운한 점을 쏟아내고 화해하고 그렇게 이어진 것 같아. 두 사람 공통으로 지적했던 술은 완전히 끊게 하긴 힘들 것 같아. 사회 생활도 해야하고 가끔 스트레스도 풀어야하니까. 두부는 게임도 좋아하고 담배도 폈었는데 나를 만나고 내가 강경하게 금연하자고 해서 지금은 담배를 끊었고 나랑 만난다고 친구도 많이 사라지고 게임도 줄이자고 해서 스트레스를 풀 데가 없다고 생각해서 나도 이해하는 부분이 조금 있었어. 주사는 다행히 없고 이 애주본능은 유전력이 좀 있어. 두부 아버지가 굉장히 애주가이시거든. 사회생활은 하시지만 매일 술을 드셔. 주사도 그렇게 심하진 않으시고. 그래도 건강이 걱정되고 나는 술을 좋아하지 않으니 같이 다른 취미를 해보자해도 두부랑 나는 공통 취미도 없고 둘다 실증을 잘 내는 지라 아직 여행말곤 찾을 수가 없었어. 나는 13 레더말대로 마음을 싹 접었다가도 9년이란 시간이 발목을 잡고 아직 두부를 좋아하는 마음이 있어서 풀어졌다를 반복한거같아. 14레더 나 대신 화내줘서 고마워. 나는 감정을 쌓아뒀다가 폭발하는 스타일이라 엄청 오래 묵은 감정은 아닌 것 같아. 그리고 나 자신을 더 사랑하라는 말이 위로가 되는 것 같아. 앞으로 1순위는 나로 할게! 진심으로 둘 다 고마워. 결혼을 한다고 결정을 내리면 술에 대한 문제는 꼭 신중하게 생각해볼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