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자고 바이로 정체화하고 있었어. 근데 의문이 들어. 남자한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끌리기는 하는데 그걸 원하지는 않는다고 해야하나. 신체는 남자를 괜찮다고 하는데 머리는 남자랑 사귀고 그러는 걸 바라지 않아 끌리는 것과는 별개로. (남자를 싫어하는 건 아니야.) 또 여자가 육체적으로 끌리는지도 잘 모르겠어. 예전에는 이런 생각 안 들었는데. 아직 제대로된 연애나 경험을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걸까? 상상에는 한계가 있으니까 말이야. 내 자신을 정확하게 알고 싶은데 계속 알아갈 수록 애매해져서 답답해. 이에 대해 나에게 무언가 조언을 해줄 사람 있을까?
지향성에 의문이 들어. 나도 내가 뭔지 모르겠어
헌데 실은 제대로된 연애라고 칭하기보단 기간이 얼마나 됐든 그냥 무난하게 동성연애든 이성연애든 해보면 알지 그러나 정체화란 본디 연애 경험과 섹스 경험이 없더라도 압도적 과반수가 고등학교 입학부터 대학교 2학년 사이에 한 차례 완료되긴 하는 작업이야 그 다음 차례는 아무도 몰라 안 변할 젠더나 안 변할 성적 끌림도 결국 성년기 중 절대적 소수의 확률로 변해버리는 걸 연애와 섹스, 두 경험 모두 없더라도 고뇌하는 건 십분 자연스런 일이지만 그 고뇌가 집념이 되진 않기를 스스로 경계해야 한다
>>1 매력, 다시 말해, 끌림attraction은 오늘날 아무리 적어도 5가지 이상을 나누기에 성적 끌림 뿐만 아니라 연애적 끌림, 미적 끌림, 관능적 끌림 등 많이 다양해졌는데 아직 상당수의 양성애자와 동성애자들한테 도래하진 못한 모양이거든. 심지어 끌림을 가장 많이 다루는 곳은 역설적이게도 무성애자들 사회야. 그들이 주도하지 않았더라면 끌림이나 매력이 잘해야 성적 끌림과 연애적 끌림으로 매몰됐을 개연성이 아주 높지.
쟤네를 굳이 원어식으로 재번역하면 이렇게 된다. Heteroemotional, Heteroakoisexual, Homoromantic이라는 매우 힘든 개념으로 번역되거든. 그 중 그나마 호모로맨틱만 유효하고 나머진 원래 Hetero-도 Homo-도 거의 안 붙어. 무성애자들 본위의 개념이라는 걸 시사하는 점이지. 그런데 뭐 복잡할 것 있나? 어쨌든 호모로맨틱을 엄청 영유하는 처지므로 Questioning이란 광역 퀴어로 전혀 어색함이 없는 상황인 것을. 그러니 심히 괘념할 건 없겠으나 다만 고뇌가 집념으로 변하기 전에 고뇌를 오히려 호기심과 취미처럼 탐구자 정신을 발휘해도 된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