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12/02 23:48:59 ID : iqktAi6Y04J 1
내가 초등학교 5학년 때 학원에서 만난 우현(가명)이를 5년 넘게 좋아했는데 혹시 그냥 내 얘기 들어줄 사람있어?
2 이름없음 2018/12/03 01:48:59 ID : 3Co1vg3Pdxv 0
보고있어!
3 이름없음 2018/12/03 01:55:26 ID : iqktAi6Y04J 0
없을 줄 알고 들어와 봤는데 봐주는 사람이 있구나 이거 되게 신기하다. 아무튼 한 명이라도 있으니까 되게 든든하네 ㅎㅎ 일단 우현이는 하얗고 날카롭게 생겼구 까칠한 애였어. 솔직히 좀 싸가지가 없게 생겼기도 해 ㅋㅋ 학원에서 수학 수업을 하다가 친해졌어. 맨날 장난치고 학원에서 책상으로 비밀기지 만들고 딱 초등학생처럼 놀았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하니까 그 때가 되게 그립네. 그렇게 우현이랑 나랑은 계속 같은 반을 했어. 알게 모르게 되게 친했던 것 같아. 걔가 성격이 좋은 편도 아니고 소심하기도 했어서 여자애들이랑은 거의 안 친했거든 그래서 자연스럽게 나랑 더 친하게 된 거 일 수도 있어. 그렇게 6학년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내가 걔를 좋아하고 있는거야. 계속 생각나고 보고싶고 13살이 뭘 안다고 그랬는지 ㅋㅋ 지금 생각하면 웃겨 그러다가 정말 우현이 생각으로 가득 차버린거야. 딱 봐도 우현이 한테 나는 그냥 친구였지만 난 용기내야 한다고 생각했지 그래서 문자로 고백을 했어
4 이름없음 2018/12/03 02:03:49 ID : iqktAi6Y04J 0
'나 너 좋아해' 솔직히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는데 뭐 간단하게 저렇게 보냈던 것 같아. 돌아온 답은 역시나 거절이었어. '공부도 해야할 것 같고,,미안해' 이런 대답이었어. 초등학생한테 공부가 뭐라고 핑계도 참.. 근데 그걸 또 이해한 난 뭘까. 공부를 되게 잘했던 애였어서 그럴 수 있다고 생각했어. 아니 사실은 알고 있었는데 그렇게 합리화 했던 것 같아. 난 참 미련곰탱이에다가 구질구질한 애 였는지 우현이한테 문자를 하나 더 보냈지.
5 이름없음 2018/12/03 02:10:37 ID : iqktAi6Y04J 0
'나 한 번이라도 이성 친구로 생각해 본 적이 없나?' 진짜 구질구질하다 그치 ㅋㅋㅋ 그런데 우현이가 그랬어 '니 귀엽다이가' 그 문자 하나로 난 밤을 샜어. 그냥 거절하고 싶은 마음에 보낸 우현이의 그 한마디로 난 정말 행복했거든. 뭐 차여서 슬프기도 했지만 그나마 나혼자 괜찮다고 위로할 수 있었어 순진한 나이였기에 그럴 수 있었겠지. 그 애에게 고백을 했던 시기는 네가 학원을 끊은 뒤였지. 그래도 그 뒤로 우린 종종 연락을 했지만 폴더폰을 쓰던 그 시절에 연락을 계속 이어나가는 게 힘들었지. 그렇게 우린 멀어졌어 그 멀어진 동안에도 당연히 난 우현이를 잊지 못했지
6 이름없음 2018/12/03 08:26:05 ID : VhAo7ApgpcH 0
귀여워ㅋㅋㅋㅋ 그래서? 끝이야ㅜㅜ..?
7 이름없음 2018/12/03 20:03:24 ID : iqktAi6Y04J 0
이제 집에 왔어 끝은 아니야! 조금 길어 ㅎㅎ 그렇게 중학교 2학년이 되고 난 그 학원에 계속 다니고 있었어 그런데 어느날 교무실에 갔을 때 "김우현이 학원 다시 다닌다더라" 하는 소리가 들렸어. 난 귀를 의심했고 그 당시에 같이 학원에 다녔던 친구에게 물었지. 그 친구는 대답했어 "어 아까 로비에 왔다고 하던데" 그 말을 듣자마자 난 1층 로비로 달려갔지만 우현이를 볼 수는 없었어. 그리고 다음 날 정말로 우현이가 학원에 왔어. 나도 공부를 못 하는 편이 아니었기에 이번에도 같은 반이 된거지. 난 우현이가 학원을 끊은 다음부터 떨어져 지내면서 다 잊었다고 생각했어. 왜냐면 우현이가 학원 오기 전까지 누군가를 좋아하기도 했고 가끔 생각은 났지만 설레거나 그러진 않았어. 그런데 정말 걔를 보는 순간에 심장이 쿵했어. 정말 흔히말하는 심쿵 그 자체. 뭔가 오랫동안 잃어버렸던 걸 찾은 느낌이었어.
8 이름없음 2018/12/03 20:09:13 ID : iqktAi6Y04J 0
그 날을 정확히 기억한다. 여름 때였는데 갑자기 내가 '앞머리 내리고 싶다' 하는 생각이 드는거야 인생 처음으로. 그래서 친구들한테 말했더니 친구들이랑 머리로 시뮬레이션 해보는 중에 학원 담임선생님이 들어오셨어. (우리 학원이 좀 커서 반 마다 담임 선생님도 계시거든) 그래서 선생님이 예쁘게 잘 잘라주셨지. 그리고 그 다음날에 우현이가 학원에 온 거였어. 내가 우리 반 반장이었어서 애들 휴대폰을 걷거든? 휴대폰 걷으면서 우현이한테 "나 어제 앞머리 잘랐는데 어때"라고 물었어. 진짜 뜬금없었는데 그 땐 내가 참 용기가 많았구나 싶다 ㅋㅋ 우현이가 "괜찮네" 한 마디 해줬는데 좋아서 앞머리 불편해서 까려다가 계속 내리고 다녔어 ㅋㅋㅋ
9 이름없음 2018/12/03 21:45:58 ID : 3Co1vg3Pdxv 0
ㅋㅋㅋ응응 듣고있어!
10 이름없음 2018/12/04 03:01:41 ID : iqktAi6Y04J 0
근데 우현이가 오기 전에 살짝 나랑 연락하던 애가 있었거든. 정현이라고 할게. 걔한텐 정말 못된 사람이었지. 서로 좋아서 연락하던 중에 내 마음이 서서히 우현이에게로 가고 있었으니까. 솔직히 처음엔 그냥 오랜만에 좋아했던 애를 보니까 마음이 잠시 흔들린 거라고 생각하고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어. 그래서 정현이랑 사귀기도 했는데 점점 내가 나의 마음을 연락하던 애에게서 꺼내서 우현이에게 퍼주고 있더라고. 근데 그 퍼준 마음이 우현이에게 담아지진 않았어. 전부 흘려내렸지. 그렇게 감정 소비를 하면서 '이건 그 사람한테 나쁜 짓이구나' 생각해서 헤어지고 말았어. 그러면서 '아 내가 얘를 다시 좋아하는 구나' 확실히 깨닫게 됐지. 그래서 우현이에게 페메를 했어. 조금 페메를 하다가 어느 날에 우현이가 그랬어 "속 보인다" 와, 그 한 마디를 보는 순간 진짜 머리가 띵하더라. 솔직히 내가 봐도 좀 그렇긴 했어 ㅋㅋ 그 말에 대해서 반응을 어떻게 해야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알겠어" 한 마디만 하고 연락이 끊겼어. 학원은 물론 계속 다녔구
11 이름없음 2018/12/04 03:16:41 ID : iqktAi6Y04J 0
몇 년이 지난지라 기억이 잘 안 나는데 우현이는 성격이 활발해지긴 했는데 확실히 여자애들이랑은 안 친하더라고. 그래서 어느새 나랑 연락을 계속 했던 것 같아. 걔한테 난 진짜 베프였지. 난 아니었거든 계속 내 마음 꾹꾹 숨겨가면서 친한 친구인 척 다했어. 문자나 페메하면서 같이 밤도 새고, 우리 둘 다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 추천해주고 근데 영화를 같이 보러가거나 전화를 하진 않았어. 딱 그 연락으론 엄청 친한데 만났을 때는 그렇게 친하진 않았어. 뭐 만나봐야 학원에서 보니까 얘기할 시간이 없기도 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연애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기도 했는데. 자기가 좋아했던 애가 있었대. 그래서 들어보니까 예전에 같이 학원 다니던 여자애 였는데 걔가 되게 예쁘장하게 생겼거든. 걔를 좀 좋아했었대. 근데 웃긴 건 그게 초등학교 6학년 때였거든. 내 고백 거절하려고 나한테 공부해야한다고 핑계를 댄 게 확실해진거지. 그거 들은 날엔 되게 우울했던 게 기억이 난다. 며칠이 지나고 갑자기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대. 그건 우리 학원 같은 반이었던 예쁜 여자애였는데 유진이라고 할게. 유진이는 솔직히 인터넷 쇼핑몰 모델할 것 처럼 진짜 예쁘게 생기고 말랐어. 나였어도 좋아할 것 같긴 해. 우현이가 누군가를 좋아하는 걸 바로바로 듣는 건 처음이라서 되게 신기했어. 막 평소에 계속 유진이가 생각이 난대. 보면 좋고. 딱 내가 느끼는 감정을 걔가 느끼고 있더라고 대상은 다르게. 정말 유진이가 부럽더라. 난 자존감이 낮은 편이었는데 유진이를 보면서 내 자존감은 정말 바닥을 쳤어. '날 안 좋아할 만하다.' 이런 생각에 힘들었지만 난 티낼 사람도 없었잖아. 혼자 삭혔지 매일매일 웃으면서.
12 이름없음 2018/12/04 09:02:07 ID : 3u7htgY7803 0
아이구ㅠㅠ 너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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