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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내가 쓴 글 모음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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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 일이기도 하고 이제 와서는 그렇게 무겁거나 한 이야기도 아니니까 그냥 잡담판에다가 썰 풀어보려구 ㅋㅋㅋㅋ 아 이건 내 이야기가 아니고 내 친구 이야기야. 내 친구를 일단.. 음 용식이라고 할게 ㅋㅋ 그리고 현재 용식이의 부인, 제수씨는 음..... 윤아...?
아무튼, 나랑 용식이, 그리고 윤아네 부모님은 서로 친하셔서 우리 셋도 어릴적에 되게 친했다. 소꿉놀이하면 윤아가 엄마하고 나랑 용식이가 서로 아빠하겠다고 싸우고 그랬었어 ㅋㅋㅋㅋ 암튼 모든 아이가 그렇듯이 정말 때묻지 않은 순수한 시절이었지. 그런데 우리가 중학교에 들어가고부터 나랑 용식이가 이른 중2가 돋아서 좀 막나가기로 한거야.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정말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막 꼭 저같은 애들끼리 몰려다니면서 고등학교 형들한테 담배 구해다가 피고 싸움도 많이 하고 그랬어.... 마지막 남은 일말의 양심이었는지는 몰라도 누군가를 왕따 시키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다른 반이나 학년 일진들이랑, 심지어는 다른 학교 일진들이나 걍 고등학교 형들이랑도 시비가 붙어서 허구헌날 싸우고 그랬어. 우리 부모님은 그냥 우리를 거의 내놓았다고 할까 원래 나랑 용식이는 그렇게 사랑이 넘치는 가정에서 자란 애들이 아니거든. 그래서 그냥 눈치도 안보고 더 맘껏 난리를 쳤던것 같아.
윤아는 계속 우리를 말렸지. 너네가 쌈닭이냐고. 그만하라고. 물론 여기서 말을 들을거면 애초에 시작햇을일도 아니어서 나랑 용식이는 들은체도 안했어. 좀 지나니까 윤아도 우리랑 연루되기 싫었던지 어느순간부터 우리한테 말을 걸어오지 않았고. 그 와중에 용식이는 애가 잘생긴 데다가 몸도 좋고 목소리도 좋아서 여자친구를 자주 갈았..다고 할까... 음 암튼 그랬어.... 2주 사귀다가 차고 다른 여자 만나고... 한달 사귀다가 차고 다른 여자 만나고... 바람을 핀적은 없다해도 충분히 쓰레기 짓이었지.
아무튼 그러다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게 됐는데 사실 나랑 용식이는 불량배는 불량배였지만 머리는 좋았거든... 그래서 그냥 대충 어느정도 성적은 나왔던거 같아... 생각해보면 참... 담배피고 싸우고 할거 다 했으면서 나랑 용식이는 수업 정도는 꼬박꼬박 나왔던것 같아. 숙제는 안해갔었지만...
암튼 나랑 용식이랑 윤아는 다 같은 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위에서 말했듯이 아무리 우리가 머리가 좋았어도 우리 성적으로는 좀 힘든곳이었지만 우리 부모님 빽이라고 할까...가 좀 적용됐었어. 정말 부끄러운 얘기지. 아무튼 거기서도 우리는 활개를 치며 놀았어. 담배도 더 당당히 구해다가 피고, 맨날 학교 다른 일진들이랑 싸우고, 선생님들한테 대들고.....
윤아는 진짜 더 이상 안되겠다고 생각했던지 나랑 용식이 머리채를 잡아가면서까지 뜯어말리기 시작했어. 아무리 쓰레기여도 좋은점이 하나씩은 있다고, 용식이는 윤아에게 약했어. 매우. 나는 애초에 뭐든지 "재미있는 쪽"으로 움직이려는 경향이 있었으니까 그냥 용식이가 하는걸 보고 동참했었어.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참 그렇지만 예전엔 그런게 재미있어 보였거든.
뭐 그래서 그 천하의 용식이도 윤아에게만은 쩔쩔맺지. 어릴때부터 같이 놀아서 정인건지 어떤지는 몰라도 그냥 그랬어.
위에서도 말했지만.. 난 어릴때부터 뭐든지 재밌는걸 찾아다니려는 성향이 있어서 사실 이것도 신선하고 재미있었어. 그 천하의 용식이가 저렇게 쩔쩔매는 상대라니. 그래서 우리도 당분간은 잠잠했었던거 같아. 윤아는 그 싫어하는 우리를 붙잡고 계속 다음에 또 쌈박질 하면 고X킥...을 날릴거다, 머리채 다 뜯어버릴거다, 등등.... 우리도 그런건 안했다 야..
뭐 여튼 이런식으로 약간의 평화(?)라고 할까가 찾아왔었지....
그러던중 용식이가 마음을 고쳐먹은건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알고보니 어느순간부터 둘이 사귀고 있더라고~ 나야 재미있으니까 가만히 있었지~ 음 뭐 용식이도 마음을 완전 고쳐먹었다기 보다... 그냥 윤아를 좋아햇으니까 이 여자 저여자 만나는걸 관둔거지, 그 양아치 속성은 어디 안갔어.
윤아 눈 피해서 둘이 담배피러 다니고, 길에서 어깨빵 맞으면 바로 죽자고 싸우려 들고... 숙제는 여전히 안해가고 야자는 매일같이 째고, 쌤들한테 대들고 복도에서 침뱉고... 진짜 왜 그랬나 몰라.
물론 윤아는 애가 탔고, 우리는, 정확히 말하면 용식이는 그게 좀 답답했던것 같아. 나야 뭐~ 사실대로 말하면 양아치 짓보다 이쪽이 훨씬 재미있었으니까 가만히 방관하고 있었지. 뭐, 그래도 윤아가 머리채 붙잡아가면서 우리둘을 공부시킨 결과, 성적은 예상보다 높게 나왔어. 쌈박질은 계속 해댔지만 음.... 머리 좋은 노는 애 정도랄까....
아무튼 우리는 딱 그정도였어. 머리좋은 양아치, 똑똑한 노는애? 윤아는 일부로 자기가 갈수 있는 등급보다 낮춰서 나랑 용식이랑 같은 대학을 들어갔어. 생각해보니 정말 질기다. 유치원때부터 대학까지 같이 나오다니. 윤아도 정말 대단하고 존경스럽지만.
뭐 그래도 대학가서는 조용한가 싶더니 일이 터진거지. 용식이가 술을 처먹고 길 걷다가 어떤 사람이랑 부딪힌거야. 걔 성격에 뭐... 죽어라 싸웠지. 근데 그 상대도 유단자였기 때문에 싸움은 뭐.. 둘다 부상달고 끝났어. 말을 안했지만 용식이는 복싱하던 애거든. 결국 둘다 병원에 실려가고 나랑 윤아는 바로 병원에 가봤지. 말했다싶이 우리는 내놓은 자식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안 오셨거든.
거기서 윤아가 상대한테 막 사과를 하는데 용식이가 그걸 어쩌다가 봤나봐. 걔가 얻어처맞더니 정신을 차린건지, 윤아를 보고 너무 미안해진건지, 이제 진짜 정신차려야지-라고 생각해서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그 뒤로 많이 변했더라. 윤아한테 미안하다고, 윤아는 자신보다 훨씬 더 좋은 남자 만나야 한다고 헤어져달라고 했었다가... 싸다귀 맞고 다시 사귄다고 하기도 했었지. 윤아도 정말 대단해. 뭐 그래도 지금까지 하던게 바로 어디 가는게 아니어서... 걔도 엄청 고생하더라.
우선 담배끊고 술끊는것부터 몇년이 걸렸어. 몇십번이나 실패하면서도 다시 시도해보고 하다가... 지금은 담배는 아예 안피고 술은 어쩔때만 마시더라. 그리고 욱하는 성질 좀 죽이겠다고 갑자기 책도 막 읽고 하더니 요즘은 많이 사그라들었달까 호구가 되심. 뭔말을 해도 그냥 웃어 넘긴달까 슬슬 성격좋은걸 넘어서서 호구야 호구.
뭐 내가 너무 쉽게 적어놔서 그렇지... 진짜 몇년동안 엄청 많은 일이 있었어....ㅋㅋ 그야 성질도 그게 어디 한번에 죽나... 그 몇년동안 계속 싸움에도 몇번 휘말리고 하다가 조금씩 겨우 나아지기 시작한거야...
난~ 뭐... 재밌어 보였으니까 용식이 하는대로 했지?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나도 참 독종이야. 재밌어보인다고 그걸 다 하다니. 물론 지금으로썬 굉장히 후회되는 일이지만 언제까지 과거에 얽매여 살순 없으니까... 적어도 남들에게 그딴식으로 살지 마라, 는 본보기 정도는 됐겠지?
그리고 전에는 그 무뚝뚝하던 인간이 아주 로맨티스트가 다 되셔가지고~ 얼마전에는 결혼기념일이랍시고 63빌딩 전망 잘 보이는 식당에 자리 예약해놓고 가서 꽃다발 안겨주고 뭐하고 저거하고... 제수씨 울었다더라. 그야 울겠지 새꺄.
대학을 졸업한 뒤에는 전문대 들어갔어. 걔 원래 엔지니어링 이런쪽에 재능 있었거든. 제수씨는 취직 하려고 여기저기 알아보느라 바빴고 나는 음.. 백수였지. 응. 뭐. 자세히는 말 못하지만 용식이는 엔지니어링 관련해서 취직하고 제수씨는 사무직, 나는 회계쪽으로 취직했어. 그리고 서로 삶에 치여서 바쁘게 살아가다가 와 정말 오랜만에 만나니까 웬걸 ㅋㅋㅋ 그 성격 드럽던 용식이가 아주 ㅋㅋㅋㅋ 난 다름 사람인줄 알앗다 ㅋㅋ
나는 뭐 개과천선이랄것 까지도 없고... 술은 안먹지만 담배는 피거든. 그리고 뭐 딱히 쌈박질을 하고 다니는건 아니어도 성격이 천사같고 이런건 아니고... 그냥 평범하게 살고 있지 뭐 ㅎㅎ
뭐 지금은 나도 얼마전에 결혼해서 잘 지내고 잇고 용식이랑 제수씨는 둘째 계획중인것 같드라~~
내가 이런걸 올린 이유는 "어차피 나중에 바뀔수 있으니까 학생때 막 놀아둬!" 이런거 절~대 아니야. 이미 서술했듯이 내가 쉬운듯이 써서 그렇지 진짜 힘들엇어. 바뀌는데 엄청 힘들었다고. 그리고 뭐 "남자는 역시 좋은 여자를 만나야돼!" 같은 뭔 무논리를 펼치자는것도 아니고.
나랑 용식이야 옆에 윤아가 있었으니까 끝이 좋게 난거지만..... 진짜 커서 후회할 짓은 하지마... 일진놀이 하는거 아니다 진짜. 나랑 용식이랑 그때 얘기만 나와도 쪽팔려 죽을려 그래. 그때는 재밌다고 생각했던것 같은데.. 왜 그랬나 모르겠다 정말.
뭐 개과천선이 아예 불가능하다고 보지는 않아 나는. 바로 옆에서 봤으니까. 하지만 그렇다고 그게 쉬운건 절대 아니야. 그게 쉬웠으면 학생때 일진놀이 하던 애들이 성인돼서 다 바뀌었게?
그냥 심심해서 눈팅만 하다 썰 풀어본것도 있고 음... 지금 일진놀이 하는 애들은 당장 그만두고..... 개과천선 따위 불가능해! 하는 사람들한테는 꼭 그런건 아니라고 말해주고 싶고 음.... 뭐 그냥 심심해서 썰 풀어본게 맞겠네 ㅎㅎ 그래도 정말 후회할 짓은 하지 말자 우리. 나중에 커보면 그때 일진놀이 하던게 세상에서 제일로 부끄러워 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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