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02/14 23:36:07 ID : wK3PilBeZdw 0
그 사람을 만난게 음 17살때 였어. 제목 그대로 난 그 때쯤 한창 랜덤 채팅이나 그런 류의 어플에 빠져있었어. 굳이 변명해 보자면 초등학교 동창이 그대로 같은 중학교에 입학했고 심지어 고등학교도 다 같이 다니게 됐어서라고 할게. 새로운 사람을 만나서 알아가고 친해지는 과정을 너무도 좋아했던 과거의 나에게는 지독히도 지루한 나날들 이었거든. 학원도 동네에서 다녔던 내가 겨우 생각해낸 건 랜덤 채팅이었어.
2 이름없음 2019/02/14 23:41:29 ID : wK3PilBeZdw 0
아무도 관심 없어 보이지만 스스로도 정리할겸 그냥 쭉 써내려갈게. 음 무슨 어플이었는지 정확히는 기억이 안나. 누가 먼저 말을 걸었는지도. 내 기억의 시작은 대화가 시작하고부터야. 다들 대충 알다싶이 그런 류의 어플에는 온갖 변태들이 많아. 보통 누군가에게 처음 받는 쪽지는 거의 지금 만나자, 조건하느냐, 혹은 자기 성기 사진을 보내는 둥의 것들이었어.
3 이름없음 2019/02/14 23:45:55 ID : 9Btg7Ars63T 0
그러던 와중에 전과는 조금 다른 쪽지가 왔던 것 같아. 정확한 대사는 기억 못하지만 우리가 나눈 대화가 지극히 평범했고 잔잔했다는 게 떠올라. 그러다 초록색 sns(ㄹㅇ)로 넘어가서 대화를 마저하게 됐지. 아는 사람은 알겠지만 보통 노란색 어플(ㅋㅌ)은 프라이버시 때문에 잘 안써. 그런 어플에서는 말이야.
4 이름없음 2019/02/14 23:49:26 ID : 9Btg7Ars63T 0
아무튼 그러다 문득 그 사람 얼굴이 궁금했어. 얼굴을 보여달라하니 흔쾌히 그러겠대. 그렇게 받은 사진은 진짜 미쳤었어. 내 이상형 그냥 그대로를 박아 놓은 듯한 얼굴이었어. 솔직히 믿기 어려웠지. 도용이 판을 치는 바닥이었으니까. 그래서 괜히 너무 잘생겼는데? 하면서 좀 떠봤어.
5 이름없음 2019/02/14 23:49:57 ID : lg7Ai009xTP 0
다음은?
6 이름없음 2019/02/14 23:51:36 ID : 9Btg7Ars63T 0
그러니까 급 영상 통화가 걸려오는 거야. 진짜 당황해서 내 카메라는 후면으로 돌리고 냉큼 받았어. 근데 왠걸 사진보다 더 잘생겼더라. 지금도 그 화면 안에서 그 사람이 입고 있던 착장을 잊지 못해. 무튼 그렇게 나도 사진을 보내주고 그 후에도 계속 대화를 나눴어.
7 이름없음 2019/02/14 23:53:51 ID : 9Btg7Ars63T 0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니까 난 좀 경계심이 풀어졌어. 번호도 교환하고 싶었고 노란 sns로 넘어가서 마저 친해지고 싶었지. 얼굴이 이상형이였던 것도 있지만(,,,) 대화 코드가 잘맞았어. 그 사람도 그래보였어. 영상통화도 수시로 했고, 하루 일과를 마치고 침대에 누우면 전화통화로 몇시간씩 얘기를 나눴어.
8 이름없음 2019/02/14 23:55:21 ID : 9Btg7Ars63T 0
근데 좀 이상했던건 절대로 카톡은 안된다는거야. 번호도 안되고. 난 그냥 아 아직은 좀 조심스러운가 보다, 하고 넘겼어. 그러다 어느날 우리 집이 비게 됐어.
9 이름없음 2019/02/14 23:57:02 ID : 9Btg7Ars63T 0
난 솔직히 별 생각 없이 집에 혼자 있으려니까 심심하다는 식으로 얘기를 했는데 그 쪽이 그럼 내가 가서 놀아줄까? 하는거야. 지금 같았으면 개소리하지 말라며 한마디 했겠지만 그땐 뭐 어리기도 했고, 그 사람이랑 친해질 기회만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도 했고. 오라고 했어. 맛있는거 사들고 오라고.
10 이름없음 2019/02/14 23:59:26 ID : 9Btg7Ars63T 0
거의 일기 쓰는 기분이네..... 일기장 하지 뭐.. 암튼 한 2시간쯤 후에 초인종 소리가 들렸고 그래도 막상 마주하려니 좀 걱정 돼서 그 짧은 시간동안 내적 갈등 장난 없었지. 빈집인척 할까, 누군지 모르는 척할까 등등... 그러다 용기를 내서 그 현관에 달린 작은 돋보기로 밖을 내다봤어. 근데 진짜 본 순간 내 손은 이미 문고리를 열고 있었지..;
11 이름없음 2019/02/15 00:01:21 ID : 9Btg7Ars63T 0
자연스럽게 들어와서 진짜 잠깐 쭈뼛거리다가 그 사람이 사왔던 간식을 먹었던 것 같아. 그리고 뭐 마블 영화를 봤었던 것 같고. 영화가 끝나고 간식도 다 먹고. 둘이 소파에 앉아서 얘기를 나누게 됐어.
12 이름없음 2019/02/15 00:27:31 ID : 2pTRvhbCqlB 0
읽고있으니까 시간 나면 계속 써줘
13 이름없음 2019/02/15 13:36:11 ID : Y1dzSE4MkpT 0
와개꿀잼 ㅇㅇ
14 이름없음 2019/02/15 16:29:03 ID : lCmHCoZdwmp 0
그 사람은 몇살이였어?
15 이름없음 2019/02/15 16:50:41 ID : vjAi7byGnws 0
와 나도 랜쳇해볼까...섣부른 판단인감..ㅍㅍ
16 이름없음 2019/02/15 16:53:46 ID : Ph803yGoMrz 0
섣부른 판단이야... 저런일이 일어날 확률은 어어어어어어엄청나게 적다는걸 알아둬
17 이름없음 2019/02/15 16:57:20 ID : 0pRwpVdO2oE 0
나도 랜선으로 시작해서 현실로 옮겨왔지만 그게 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아 일부 빼면 나머지는 미친것들만 모여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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