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펑 (4)
2.이런 마음이 들면 바이인건가? (5)
3.. (1)
4.커밍아웃 하고...얘기좀 들어 줄 사람.. (7)
5.여자친구가 바람난거 같아 (3)
6.짝녀가 나한테도 커밍아웃 한 레즈야 (4)
7.여중여고 다니는 레즈들.. (3)
8.퀴어란걸느낀순간쓰고가자 (19)
9.다들 특이한 이상형 같은 거 있어?? (99)
10.동성에게 호감 얻는 방법 (19)
11.카톡,페메,문자 빨리 읽어줘 (1)
12.짝녀랑 사귀고싶다 (5)
13.연애고자한테 조언 좀 해줄수 있어? (5)
14.💖짝사랑심화선언 (12)
15.나는 콰지플라토닉/퀴어플라토닉이다 (16)
16.. (7)
17.나 진짜 취향 한결같다;;; (2)
18.내가 에이섹슈얼인건지 동성애자인지 뭔지 내 정체성을 잘 모르겠어 ㅠ 도와줘.. (7)
19.주변에 사람이 없기 때문에... (2)
20.포기하는법 (5)
1
◆spdQmlbiqpb
2019/05/06 01:54:22
ID : dA6jimE8mMp
1
콰지플라토닉이란건 쉽고 간단하게 말하자면 우정이사이 감정은 느끼지만 사랑의 감정은 느끼지 못하는 거라고 보면 된다. 구글에 쳐도 제대로 된 정보가 나오지 않을만큼 무성애 스펙트럼 중에서도 희귀한...이라고 하면 어폐가 있지만 보기 힘든 성적지향성이다. 누군가에게 설렌적은 있다. 여기저기서 묘사되는걸 끼워맞춘바, 짝사랑 비스끄무리한 감정을 느낀적은 있다. 동성을 상대로지만. 하지만 그 감정들이 사랑으로 발전된적은 단 한번도 없었다.
2
◆spdQmlbiqpb
2019/05/06 01:56:02
ID : dA6jimE8mMp
0
사실대로 말하자면 처음엔 상관 없었다. 사랑이란 감정은 나에게 있어 가까운것 같지만 너무나도 먼 감정이었고. 웹툰, 만화, 영화 혹은 드라마 등에서나 접하는 감정이 그것이었다. 내 친구들이 남자친구를 사귀고 여자친구를 사귀어도 난 아무 생각이 없었다. 나 역시 취향이란것은 있기에 내 취향인 친구가 스킨십을 해오면 잠시 두근거린적은 있었다. 이게 사랑일까 했지만 아니었다. 그 두근거림은 아주 짧은 것이었고 금새 그 감정은 혼탁해져 보이지 않게 되었다.
3
◆spdQmlbiqpb
2019/05/06 01:58:25
ID : dA6jimE8mMp
0
정말 상관 없었다. 난 결혼을 하지 않거나, 하더라도 나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 대충 사랑해서 결혼하는척, 하며 평범하게 살아가자고 생각했다. 사랑이란 감정을 느껴본적도 없기에, 그게 어떤 감정인지를 모르기에, 앞으로도 몰라도 상관 없을것이라 생각했다. 왜 이를테면 음식도 아는 맛이기에 오히려 먹고 싶어지는것이 아닌가. 이게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지를 알기에. 하지만 모르는 맛이라면 호기심은 있겠지만 동시에 어떤 맛인지를 모르기에 꺼려지는 감도 있을 것이다. 나에게 있어 사랑은 그런 감정이었다. 궁금은 했지만 조금 꺼려지는.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어찌되어도 상관없는. 그런 감정이었다.
4
◆spdQmlbiqpb
2019/05/06 02:00:49
ID : dA6jimE8mMp
0
그래서 난 오히려 이런 나를 좋아했다. 나는 누군가와 사랑에 빠져사리분별을 못하는 일도 없을것이고, 혹은 내가 지금 동성에게 설레어하듯, 동성을 좋아하게 되어 누군가에게 이런 나의 모습을 들킬까 조마조마해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누군가에게 실연을 당한뒤 우는 일도 없을 것이며 그 상대때문에 질투를 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그런 귀찮은 것들을 경험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이런 내가 좋았다. 오히려 사랑에 절절매는 사람들이 우습게 보이기까지 했었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아주 잠깐의 설렘 그 이상이 될수 없었으니까.
5
◆spdQmlbiqpb
2019/05/06 02:02:26
ID : dA6jimE8mMp
0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난 이런 내가 싫어지기에 이르렀다. 사랑을 끼지 못한다고 해서 외로움 마저 느끼지 못하는것은 아니다. 사랑을 느끼지 못한다고 해서 설레임 마저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난 언제나, 매일같이 남에게 잠시 설렘을 느끼면서도 그 상대를 사랑하지 못한다. 우정 이상,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더 신경이 쓰이는 상대는 있지만 그 상대를 좋아하게 되지 못한다. 이게 고통스러운 일이 될것이라고 나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6
◆spdQmlbiqpb
2019/05/06 02:10:15
ID : dA1zQrhBvDs
0
남들보다, 다른 친구들보다 조금 신경쓰이는 상대가 있다. 꽤 오래전부터 신경쓰이던 사람이라 처음엔 내가 이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이 사랑인줄로 알았다. 하지만 내가 느끼는 감정은 여기저기서 듣던것만큼 달콤하지도, 씁쓸하지도 않았고 애절하지도, 맹목적이지도 않았다. 난 머지않아 그 감정이 사랑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7
◆spdQmlbiqpb
2019/05/06 02:11:27
ID : dA1zQrhBvDs
0
처음엔 그래 뭐 라는 식이었다. 그 사람이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했던건 사실이었으며 그 사람이 근처에 있으면 아주 약간 긴장되었다. 난 이 사실에 만족하기로 했다.
8
◆spdQmlbiqpb
2019/05/06 02:14:47
ID : dA1zQrhBvDs
0
하지만 그 생각은 금새 지워졌다. 나 자신에게 회의감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 사람 생각이 들지 않을때, 그 사람이 곁에 있어 긴장되었지만 그 긴장감이 오래가지 않았을때, 그 사람이 바로 앞에 있어도 눈으로 쫓지 않을때, 그 사람이 남과 친하게 지내 아주 잠시 질투했었지만 이내 상관없다는 생각이 들었을때. 그때 나는 회의감이 들었다. 내 딴에서 그 사람은 나름대로 특별한 사람인데. 그 사람은 특별한데도 내가 그 사람에게 느끼는 감정은 딱 여기까지였으니. 결국 난 누군가를 깊이 사랑할수 없다. 내 몸과 마음을 받쳐 누군가를 애정할수 없고 누군가를 애정 가득어린 눈으로 바라봐 줄수도 없다. 이 사실이 나에겐 마치 족쇄와도 같았다.
9
◆spdQmlbiqpb
2019/05/06 02:16:07
ID : dA1zQrhBvDs
0
남들은 가끔 말한다. 그래도 너는 실연의 아픔을 경험할 일이 없지 않느냐고. 사랑을 보답받을수 없는 상대를 사랑할 일은 없지 않느냐고.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요즘은 전에 자랑스럽게 여기던 사실들이 너무나도 싫어만졌다.
10
◆spdQmlbiqpb
2019/05/06 02:17:13
ID : dA1zQrhBvDs
0
아픔을 경험하고 싶은 변태는 아니다. 하지만 결국 그것도 사람들이 느끼는 감정의 일부분이라면, 나는 왜, 어째서 그 부분이 결여되어 있는가. 왜 남에겐 당연한 그 감정들이 나에겐 존재하지 않는가.
11
◆spdQmlbiqpb
2019/05/06 02:18:51
ID : dA1zQrhBvDs
0
사랑에 빠진 친구의 눈은 반짝거렸다. 조금 추상적이고 오글거리지만 정말 그랬다. 내 친구가 자신이 짝사랑하는 상대의 이야기를 할때 그 애는 세상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처음엔 의문이 들었다. 보답받을수 없는 힘든 사랑을 하고 있으면서도 왜 그런 표정을 짓는건지. 어떻게 그런 눈빛을 남에게 보낼수 있는건지.
12
◆spdQmlbiqpb
2019/05/06 02:19:35
ID : dA1zQrhBvDs
0
하지만 금새 알게 되었다. 그게 나에게는 부족한, 나에게 결여되어 있는 부분이라는걸. 나는 아마 평생 그 친구가 느끼는 감정을 이해할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실은 조금 비통했다.
13
◆spdQmlbiqpb
2019/05/06 02:21:11
ID : dA1zQrhBvDs
0
나도 사랑이란걸 해보고 싶었다. 아니, 해보고 싶다. 정말 오글거리는 말이지만 나는 그랬다. 나도 누군가를 너무나 좋아해 질투도 해보고, 그 사람 때문에 울고 웃기를 반복해 보고 싶다. 내 인생에 있어 누군가가 특별하다고 여기고 싶다. 특별한 누군가가 나타나 주면 좋겠다.
14
◆spdQmlbiqpb
2019/05/06 02:22:13
ID : dA1zQrhBvDs
0
전에 친구에게 누군가를 좋아하면 무슨 느낌인지 물어보았다. 친구는 별 이상한 말을 듣겠다는 표정을 지으며 설명을 해주려 했지만 횡설수설할뿐, 제대로 말하지 못했다. 결국 한참을 고민하던 친구는 "해보게 되면 알게 될거야" 라고 말했다. 그럼 난 평생 알수 없지 않은가.
15
◆spdQmlbiqpb
2019/05/06 02:23:46
ID : dA1zQrhBvDs
0
다른 감정들은 어느정도 말로 설명할수가 있다. 행복하다. 난 지금 기분이 좋아서 날아갈것만 같다. 슬프다. 기분이 좋지 않고 우울해서 울고 싶다. 화가난다. 너무나도 짜증이 나고 속이 부글부글 끓는것만 같아서 소리라도 지르고 싶다. 이와 같이 조금 어렵더라도 다른 감정들은 말로 풀어내는게 가능하다. 그러기에 난 더더욱 알고 싶었다. 말로 설명할수 없는 그 감정은 과연 어떤건지. 대체 어떤 감정이길래 말로 설명할수 없는건지.
16
◆spdQmlbiqpb
2019/05/06 02:24:11
ID : dA1zQrhBvDs
0
나도 누군가를 좋아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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