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짝녀 때문에 열등감이 자꾸 들어 (11)
2.가족에게 커밍아웃 해 본 사람? (6)
3.송탄 퀴어 없나 꼭 송탄 아니여도 그 주변 평택이나 오산쪽 (5)
4.전애인이랑 안좋게 헤어졌는데 다시만나는 사람있어? (5)
5.얘 레즈일것같아..? (5)
6.남친사귀는 트젠인데 (18)
7.노래방에서 있었던 일 썰 풀어줘 (10)
8.나를 좋아했던 너에게 (27)
9.전화자연스럽게 하는 방법 업을까? (7)
10.퀴어 여성분들 취향 (34)
11.왜 갑자기 연락한 거야 (1)
12.나 헤어졌어 (2)
13.얘들아 급해 진짜 한 번 씩만 봐 줘 내가 여친 구함 글을 올렸는데 (3)
14.네이트판에 귀신보는 내 친구 이런거 보면 너무 설레 (5)
15.8월이 되기 전까지 연락 안 오면 마음 접기로 했어 (3)
16.내가 너무 쓰레기같긴 한데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어 아무나 도와줘 (5)
17.짝녀가 정말 소중한데 나를 무너지게 해 (21)
18.내 짝남이 게이야 (7)
19.무지개 임티 (11)
20.짝녀한테 선페 (3)
1
이름없음
2019/07/29 22:00:35
ID : xVdTSLarcFg
0
하소연판에 쓰려다가... 그냥 여기에서 쓸게.
나는 원래 주변 사람들이 그만 좀 열심히 하라고 할 정도로 매사에 최선을 다 하려 노력하는 사람이었어. 공부는 물론이고 남이 부탁하는 것도 일단 다 들어줘서 친구들은 나를 호구라고 불렀지만 나는 그런 내 삶이 마음에 들었어.
우울증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나아지는 것 같았어. 내가 노력할 수록 더 나은 내가 되는 것 같았거든. 주변 사람들의 인정과 드러나는 성과가 너무 따뜻하게 와닿았기도 했고, 이런 노력이 내 미래를 더 나아지게 할 수 있는 발판이 될 거라는 다소 허황된 희망이 내 삶의 원동력이 되어주었어.
그런데 고등학교 1학년 끝무렵 쯤부터 이런 내 생각에 금이 가기 시작했어.
2
이름없음
2019/07/29 22:02:05
ID : xVdTSLarcFg
0
중학교 친구들이랑 학교가 다 떨어진 나는 고등학교에 올라와서 새 친구들이랑 다니기 시작했어. 무리가 꽤 큰 편이었는데 거의 우리반 애들이었고 짝녀를 포함한 한 두명 정도는 나랑 다른 반이었어.
짝녀랑 나는 자율동아리에서 처음 만났어. 객관적으로 보면 꽤 무서운 인상이었는데 나는 처음 짝녀를 봤을 때 뭔가 잘 맞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어. 몇 번 이야기를 나눠 보니까 관심사도 비슷하고 내 예상대로 말도 잘 통했어. 그러다 보니 학기 초부터 나랑 짝녀는 항상 붙어 다녔어. 급식 먹을 때나 집에 갈 때에도, 집에 가서도 밤새 통화를 하곤 했어.
3
이름없음
2019/07/29 22:03:16
ID : 3Cpe0nCrs1g
0
어떻게 금이 갔는지는 안 적어 줘서 모르겠지만 스레주가 노력해서 미래를 더 나아지게 할 발판이 될 거란 생각은 허황된게 아닐거야
4
이름없음
2019/07/29 22:07:57
ID : xVdTSLarcFg
0
그렇게 한 학기를 마치고 방학이 금방 지나가서 또 금방 2학기에 접어들게 되었어. 여전히 짝녀랑 나는 가장 친한 친구였고, 무리 속 다른 애들이랑도 꽤 친해져 있었어. 나는 이 때가 가장 평화로웠다고 생각해.
그러다 한 9월 쯤부터였나? 내가 짝녀를 좋아하게 됐어. 이유는 모르겠고 그냥 갑자기 걔가 하는 모든 게 특별하게 느껴지고 어딜 가도 걔 생각밖에 안 나더라. 나는 좋아하기 전에 얘한테 커밍아웃을 한 상태였고, 나는 짝녀랑 되게 티격태격하면서 노는 그런 관계였어서 초반에는 별로 티가 안 났던 것 같아. 예전과 다른 게 생겼다면 스킨십에 민감해지는 정도?
5
이름없음
2019/07/29 22:09:05
ID : xVdTSLarcFg
0
아 너무 고마워 레스주 진짜 힘 난다...ㅜ.ㅜ 진짜 고마워...
6
이름없음
2019/07/29 22:15:35
ID : xVdTSLarcFg
0
(내 기준으로) 티가 나기 시작한 건 중간고사 기간부터였어. 다른 사람이랑 얘기할 때랑 짝녀랑 얘기할 때 말투가 달라진다거나 평소에 장난치던 거에 질투를 섞는 식으로 티를 냈던 것 같아. 나중에 퀴어 친구한테 물어보니까 이 때는 티도 안 났다고 하긴 했지만...ㅋㅋ 짝녀 본인도 아마 눈치를 못 챘을 거야. 왜냐면 짝녀가 연애 눈치가 더럽게 없거든... 하 할많하않
그런데 진짜 문제는... 한 번 티를 내기 시작하니까 점점 티가 더 나는 것 같더라,, 학기 중에도 어렴풋이 내 행동에 위화감이 생긴 걸 알았는데 겨울방학 하고 나서 이게 진짜 와닿았어.
7
이름없음
2019/07/29 22:21:01
ID : xVdTSLarcFg
0
왜냐하면 짝녀가 내 어색한 행동에 플러팅 비슷하게 맞장구치면서 장난을 치기 시작했거든...^.^ 사실 이 때 맞짝사랑인 건 아닐까 싶을 때가 많았는데 퀴어 얘기 나와서 막 얘기하다 보니까 짝녀는 에이섹슈얼 바이로맨틱인 것 같더라고. 이걸 안 후에도 짝녀가 자꾸 장난 칠 때마다 희망회로 열심히 돌리고 그랬었어...ㅋㅋㅜ
8
이름없음
2019/07/29 22:25:25
ID : 3Cpe0nCrs1g
0
사실 나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 난 짝남이 페그오란 게임을 좋아하거든 거기에 흑의 라이더라고 예쁘장한 남캐가 나오는데 그 캐릭터 보고 남자여도 괜찮다고 해서 좀 심쿵했었어 원래 성격이 자기표현을 잘해서 스킨십이나 장난 싫다고 하면 딱 싫다고 해서 친구들이 나한테 장난도 안하는데 짝남은 나한테 스킨십 하고 장난도 하는 애라서 그럴 때 마다
그냥 사귀자 할 까? 하는 생각이 든 적이 꽤 많아
9
이름없음
2019/07/29 22:32:29
ID : xVdTSLarcFg
0
자세하게 얘기하고 싶긴 한데 걔가 볼까봐 차마 풀지는 못 하겠다...ㅜㅜ
자, 여기까지만 말하면 평범하게 짝녀 짝사랑하는 이야기가 될 텐데, 내가 제목에서 짝녀를 뭐라 지칭했었지? 너무 소중한데 나를 무너지게 한다 했었잖아.
앞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야. 그만큼 프라이드도 높은 편이고! 그런데 짝녀는 게으름이 심한 편이라 시험 기간에도 3주 전부터 대비하는 나랑 시험 일주일도 안 남았을 때부터 슬금슬금 하기 시작하던 짝녀는 일하는 스타일 하나는 정말 안 맞았어. 그런데도 결과를 보면 내가 죽어라 공부한 과목에서 짝녀가 나보다 더 좋은 점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았거든? 짝녀는 그걸 몇 번 경험하더니 급기야 내 노력을 직접적으로 놀리기 시작했어.
10
이름없음
2019/07/29 22:33:53
ID : xVdTSLarcFg
0
헐ㅜㅜ 나도 딱 비슷한 경험 있었어 진짜 너무 공감된다
11
이름없음
2019/07/29 22:37:30
ID : xVdTSLarcFg
0
약간... 내가 머리가 나쁘다는 식으로? 처음에는 장난 삼아서 그랬겠거니 싶어서 그냥 웃으면서 넘어갔는데 계속 그러니까 짜증이 난다기보다는 점점 그 말이 진짜인가 고민하는 시간이 많아졌어. 내가 진짜 머리가 나쁜 건가 싶어서 자신감이 점점 떨어지고 있었지만 나는 그런 말 하는 짝녀도 소중하게 여겨져서 차마 뭐라 말은 못 했어.
12
이름없음
2019/07/29 22:42:32
ID : 3Cpe0nCrs1g
0
난 스레주 사정은 잘 모르긴 하는데 아마 스레주 짝녀는 1주일 동안 알게 모르게 노력을 많이 했거나 아님 타고난 머리가 있어서 그럴 가능성이 높아보여 너무 자책하진 마
나도 다른 사람이 나 놀리면 그냥 괜찮게 웃어넘기는 편인데 짝남이 놀리면 왠지 더 곱씹게 되고 더 씁쓸한 느낌이 있는거 겪어봐서 조금 이해가 되네 매사에 성실하고 꼼꼼한 성격이 언젠가는 빛을 발할거야 힘내.
13
이름없음
2019/07/29 22:43:35
ID : xVdTSLarcFg
0
내가 이거에 대해서 주변 친구들한테 털어놓은 적이 몇 번 있었는데, 짝녀는 나한테 열등감 비슷한 걸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답변을 꽤 받았어. 항상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부터 비교적 다방면에 능숙한 나를 보면서 부럽다는 얘기를 자주 했었대. 그 얘기를 들으니까 더 말이 안 나오더라고... 짝녀는 나한테 너무 소중한 사람인데 정작 짝녀 본인은 나한테 그런 감정이 들었다는 게 너무 슬펐어.
14
이름없음
2019/07/29 22:49:51
ID : xVdTSLarcFg
0
이 얘기들은 1학년 끝무렵에 오고 갔던 말들이고, 당시의 나는 진짜 너무... 힘들었어. 버티기 힘들 정도로. 내 노력이 헛수고인 게 아닐까 싶었어.
그래도 지금 생각해 보면 이 때까지만 해도 이렇게까지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아.
2학년으로 올라와 보니까 같은 무리 친구들이 나 빼고 거의 다 같은 반이 됐어. 물론 짝녀도 그 친구들이랑 같은 반이었고. 무리 속에서 관계 양상이 조금씩 바뀌는 분위기였지만 크게 달라지진 않았어.
그런데 나랑 짝녀는 좀 많이, 관계가 바뀌어 있었어. 표면적으로는 별로 티가 안 나지만 둘 다 내면에서 서로를 생각하는 게 예전이랑 달라졌다는 걸 확실히 알 수 있었어.
15
이름없음
2019/07/29 22:50:34
ID : xVdTSLarcFg
0
레스주 정말...ㅜㅜ 응원 진짜 고마워
16
이름없음
2019/07/29 22:53:26
ID : xVdTSLarcFg
0
왜 그런진 모르겠는데 2학년이 되면서 외모에 대한 이야기가 부쩍 늘었거든? 짝녀는 짦머가 잘 어울리는 잘생긴 댕댕이 같은 상이었고 본인도 그걸 잘 알고 있어서 외모에 대한 자신감이 높은 편이야. 나는 평균 정도의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던 것 같아. 뭐... 나쁘지 않다 정도?
17
이름없음
2019/07/29 22:59:37
ID : xVdTSLarcFg
0
그런데 짝녀가 자꾸 '나는 연애를 안 하는 거지만 너는 (외모가 딸려서... 와 비슷한 뉘앙스로)못 하는 거다', '귀여운 척 하지 마라 꼴 보기 싫다.' '귀여운 애가 귀척하면 귀여워서 좋은데 안 귀여운 너가 그러니까 토 나올 것 같다'(아니 심지어 귀척 아니었는데,,) 같은 작년이랑 완전 달라진 말들을 자꾸 나한테 하는 거야. 심지어 이건 장난도 아니었어. 솔직히 말하자면 나는 이런 말들을 들으면서 나 자신이 진짜 못생겼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는데, 외모라는 게 성형같은 물리적 노력 빼고는 고칠 수 있는 게 아니잖아. 어렸을 때부터 예쁘다는 소리는 들었어도 못생겼다는 소리는 들어본 적이 없었는데 짝녀가 한 몇 마디로 내 가치관이 너무 바뀌어버린 것 같아.
18
이름없음
2019/07/29 23:03:29
ID : xVdTSLarcFg
0
너무 횡설수설했는데...ㅜㅜ 아무튼 나는 짝녀를 1년 조금 안 되게 좋아하고 있고 처음이랑 지금이랑 좋아하는 마음은 비슷하지만 같이 있으면 있을 수록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파. 마음 접으려고 끊임 없이 노력해 봤지만 매번 실패였고 내 정신상태는 갈 수록 피폐해지는 것 같아. 정말 어쩌면 좋을 지 잘 모르겠어.
19
이름없음
2019/07/29 23:06:50
ID : xVdTSLarcFg
0
친구들한테 털어놓기엔 너무 딥한 부분이라 여기에 털어놔 봤어. 긴 글 읽어줘서 고마워!
20
이름없음
2019/07/29 23:11:14
ID : 3Cpe0nCrs1g
0
많이 힘들구나 누굴 좋아하는 마음이 생각보다 그렇게 쉽게 사라지진 않을 거야 사실 나도 작년 만우절에 고백하고 장난이라고 뻥쳤긴 했는데(사실 차인거지) 아직도 좋아하는 마음이 없어지지 않고 있어 그렇지만 이건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 자포자기는 하지 않았으면 좋겠고 너무 힘들면 전문가의 도움믈 받는 것도 방법이야
내가 겪은 거라 어떨진 모르겠는데 좋아하는 마음은 안 사라 졌지만 갈 수록 피폐해지는 것 같은 느낌은 매일매일 나름 노력 하며 살다보니 난 많이 없어졌어 지금은 나름 희망차게 살아 비록 내가 스레주가 힘든 건 진정으로 알진 못하지만 너무 좌절하진 않길 바랄게
21
이름없음
2019/07/29 23:24:58
ID : xVdTSLarcFg
0
ㅜㅠ말 너무 예쁘다 레스주도 나도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어 너무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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