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9/10/15 21:00:58 ID : RxwpRxBbu7e 0
널 좋아했다. 그냥 날 갈구듯 장난치는 게 귀엽고, 나보다 살짝 큰 키에 쭉 찢어진 시원한 눈매도 좋았고, 파마가 다 풀려 구불거리는 머리칼도 좋았다. 좁은 내 어깨와는 달리 딱 벌어진 어깨도 매력적이었고(너는 그걸 떡대라 표현했지만), 꿈을 향해 열심히 공부하던 것도 좋았다. 대부분의 남자아이들은 널 보며 '킹콩' 내지 '고릴라' 라 부르며, 너같은 애를 왜 좋아하겠느냐 말했고 나는 그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 안심했었지만. 이내 좋아한다의 다른 말인 걸 알았지. 그 많은 반의 아이들 중 네가 내게 관심을 건넨 것. 내게 웃어준 것. 내게 장난친 것 모두 날 뒤흔들더라.
2 이름없음 2019/10/15 21:01:52 ID : RxwpRxBbu7e 0
"넌 몇 프로정도 이성애자야?" "90프로." 지나가듯 내게 묻는 바이 친구에게, 90프로라 답했었는데. 널 바라볼 때마다 그 10프로가 정말 괴로웠어.
3 이름없음 2019/10/15 21:02:48 ID : RxwpRxBbu7e 0
우린 날이 갈수록 더 친해졌지. 사실 친해지지 않기도 쉽지 않았을 거야. 애초에 부분부분 우리의 취향이 겹치긴 했지만, 영화, 음악, 미술, 연예인, 노는 방식, 말투... 모든 걸 너와 발맞췄어. 절대 티는 나지 않았겠지만. 그러니 어떻게 네가 나를 좋아하지 않을 수 있었겠어.
4 이름없음 2019/10/15 21:05:18 ID : RxwpRxBbu7e 0
넌 날 날이 갈 수록 좋아했어. 나 또한 널 좋아했고. 다만 그 좋아하는 방향점이 달랐을 뿐인 것 같아. 나는 너처럼 당당하고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 평생을 노력해왔는데, 넌 너무나도 쉽게 내가 원한 모든 것을 갖고 있었어. 그래서 동경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나봐. 네가 내 옆에서 웃을 때마다 설렜고, 머리 뿐만 아니라 몸까지 반응하는 내 모습이 싫었어.
5 이름없음 2019/10/15 21:06:17 ID : RxwpRxBbu7e 0
사랑해. 사랑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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