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스레주◆rgrxWlyE2oF 2020/01/30 23:36:06 ID : Xze5cGlfXyZ 1
심심하거든
2 이름없음 2020/01/30 23:37:15 ID : eIHA0srwE5V 0
ㅂㄱㅇㅇ
3 이름없음 2020/01/30 23:37:41 ID : TPg3Pirzgqm 0
ㅂㄱㅇㅇ
4 스레주◆rgrxWlyE2oF 2020/01/30 23:40:34 ID : Xze5cGlfXyZ 0
때는 4년 전, 흑염룡이 팔에서 들끓을 중학교 2학년 때이자 생각만 해도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나의 첫 수학여행 때였지 그 때 첫날엔 다들 궁궐에 갔었는데 그 궁궐이라는 게 막 경복궁처럼 인조가 사도세자 뒤주에 못질할 법한 옛날 궁궐이 아닌 아주 뭔가 어린이대공원같은 곳이었어 막 번데기 종이컵에 넣어서 파는 그런 곳
5 스레주◆rgrxWlyE2oF 2020/01/30 23:44:45 ID : Xze5cGlfXyZ 0
거기서 중2들은 다들 막 비싸게 한복 빌려 입고 3일 뒤면 잃어버릴 의미없는 기념 사진을 찍거나, 비싸기도 드럽게 비싼 비둘기고기 짜가 닭꼬치를 입에 물고 휴대폰 게임에 열중하며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어 물론 나와 내 친구들도 액체질소로 얼린 과자를 먹으며 수증기를 칙칙폭폭 뿜어대고 있었지, 그러면서 여기저기 막 돌아다니고 사바사바떠벌떠벌 이야기도 하고... 대부분 숙소에서 할 마피아 게임 이야기였지만
6 스레주◆rgrxWlyE2oF 2020/01/30 23:47:14 ID : Xze5cGlfXyZ 0
아 거기서 어떤 아재가 애들용 보조바퀴 달린 시퍼런 자전거를 몰며 손에는 셀카봉을 들고 영상통화 중 노래를 부르면서 반경 8미터 내를 빙빙 돌고 있는 걸 구경했는데 통화 내용을 들어보니까 스타크래프트 게임 내기에서 져서 그러고 있었던 것 같았어 막 "이제 됐지?!" 그러면서.. 불쌍한 아재 왜 그랬을까
7 스레주◆rgrxWlyE2oF 2020/01/30 23:54:28 ID : Xze5cGlfXyZ 0
뭐 아무튼 한 1시간 정도는 거기서 재미있게 놀았어 아주 강력한 비가 오기 전까진 중2들이 자기들 고사리손으로 치덕치덕 떡칠한 썬크림은 한스러운 국물이 되어 얼굴에서 흘러내렸고 그 몰골은 마치 좀비의 그것과도 같았어 그들이 비를 피할 그늘을 찾기 위해 뛰는 모습을 봤는데 마치 어글리 코리안 버전 월드 워 Z 같았어 특히 슬퍼했던 애들은 쓸데없이 한복을 빌려 입은 이쁜 거 좋아하는 여자애들이었는데 한복이 비에 젖으면 벌금 물어야 하는 줄 알고 사색이 되어서 나한테 지금 돈 있냐고 물어보더라
8 스레주◆rgrxWlyE2oF 2020/01/30 23:57:52 ID : Xze5cGlfXyZ 0
하느님이 내리신 생명의 은총에 흠뻑 젖은 우리 중2들은 예정보다 빨리 버스에 타서 숙소로 향했어 물론 나도 온몸이 우물에 빠진 고양이 꼴이 됐지만 중학교 궁궐 견학에서 빠질 수 없는 다리아프게 돌아댕기면서 그리 알 필요 없는 역사를 배우는 시간은 안 가졌다고 여겼기 때문에 그리 속상하진 않았어
9 스레주◆rgrxWlyE2oF 2020/01/30 23:59:30 ID : Xze5cGlfXyZ 0
숙소에 도착하니까 비가 말라서 마치 온몸에 씹던껌을 문지른 것처럼 어후 움직일 때마다 찐득찐득했기 때문에 일단 우리 방 인원들은 차례차례 씻기로 했어 여기까지가 내 비버짓을 풀기 위한 빌드업이야
10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08:07 ID : Xze5cGlfXyZ 0
내 차례가 되어서 점액질로 뒤덮인 듯한 몸을 씻기 위해 세면도구 챙기고 화장실로 들어갔는데 내가 예상하지 못한 변수가 3가지 생겼어 첫 번째 : 화장실 변기에 똥이 있었어 똥 냄새 중 가장 기분나쁜 냄새인 썩은내가 풍겨져 나오는 이 망할 사탄의 현신을 누가 퍼지른 뒤에 뭐 물 내리는 소리가 부끄러웠는지 어쨌는지 아무튼 물을 안 내리고 나온 놈이 도대체 누구인지 밝히기 위해, 용의자들에게 진실 규명을 촉구하기 위해 나는 옷을 벗은 뒤 화장실 문을 열고 따져댔어. 어... 솔직히 내 바로 전 순서였던 놈이였겠지 그 놈이 아니면 바로 그 놈의 전 놈이 싼 거고 그 놈은 그 풀을 시들게 할 법한 냄새를 견디며 씻고 나왔다는 거잖아
11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16:26 ID : Xze5cGlfXyZ 0
뭐 두 번째 : 문이 안 잠겨 그 호텔 화장실 보면 종종 못처럼 생긴 잠금장치가 문고리 옆에 붙어 있잖아? 그게 눌러도 들어가지 않고 돌려도 돌아가지 않는 거야 그런 잠금장치는 평생 처음 봤기 때문에 당황했어 나중에 친구가 화장실 문이 안 잠긴다고 한 것 덕분에 그게 고장난 거였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었지
12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21:19 ID : Xze5cGlfXyZ 0
마지막으로 세 번째 : 바닥에 물 웅덩이 나는 똥 누가 쌌냐고 소리지른 뒤 홀딱 벗은 상태로 문이 안 잠기는 걸 몸소 체험했기 때문에 아주 혼란스럽고 짜증난 상태였어 하지만 일단 나는 아주 논리적이고 로-지컬한 사람이여서 일단 내가 물을 틀면 소리가 나니까 행여나 어떤 놈이 들어올 일은 없겠구나 하고 물을 틀러 샤워기로 향했는데 물 웅덩이를 밟고 미끄러졌어
13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24:15 ID : Xze5cGlfXyZ 0
넘어지는 0.1초 동안 엄청난 번뇌가 뇌에서 휘몰아쳤어 "여기서 넘어지면 큰 소리가 날 거고 큰 소리가 나면 애들이 내가 괜찮은지 확인하러 올 거고 확인하러 오면 내 실오라기 한 올 올라가지 않은 옥체를 만천하에 드러내게 될 것이다" 까지 생각이 든 순간 제대로 넘어졌어
14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27:03 ID : Xze5cGlfXyZ 0
하지만 코너에 몰린 인간은 한계점을 넘는 괴력을 내는 법, 나는 마치 치타처럼 네 발로 뛰듯 기어서 문을 막았고 바로 그 다음 친구 걱정 많은 망할 놈들이 엄청난 프레셔를 일으키며 문으로 몰려들었어 여기까지 내가 넘어진 뒤 3초가 지난 상황이야
15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32:18 ID : Xze5cGlfXyZ 0
1대 5명의 장렬한 농성전은 마치 명량 해전의 12대 200과도 같은 소수 대 다수의 싸움을 연상케 했어 하지만 나는 이순신이 아니지 문을 막는 동안 나는 최대한 힘을 주며 낑낑거리듯 말했어, 나 괜찮다고 가도 된다고. 하지만 밖에서는 나 죽은 거 아니냐고 소리를 치며 "쿵 쿵" 하고 지들은 잠긴 줄 아는 제대로 고장난 문을 열기 위해 몸으로 충격을 주고 있었기 때문에 내 가련한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어
16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34:54 ID : Xze5cGlfXyZ 0
바로 그 때 농구를 마이클 조던만큼이나 좋아하는 스포츠맨 친구가 문으로 돌격했어 마치 대포알과도 같은 충격으로 나는 조금 튕겨져 나갔고 문에 틈이 생겼어 여기까지가 내가 넘어진 뒤 15초가 지난 상황이야
17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38:35 ID : Xze5cGlfXyZ 0
그 틈은 작다면 작다고 할 수 있는 틈이지만 5명 분량의 순수한 눈이 불결한 나의 육신을 감상하기엔 충분한 크기의 틈이었어 그들은 내가 문을 닫기 위해 용쓰는 모습을 보았어 그들은 내 몸에 점이 어디어디에 있는지 보았어 그들은 내 젖이 무슨 색깔인지 보았어 그들은... 보았어 대략 8초의 시간이 지났고 그들 중 한 명이 말했어 괜찮다고 빨리 소리지르지 그랬냐고 아....
18 스레주◆rgrxWlyE2oF 2020/01/31 00:42:08 ID : Xze5cGlfXyZ 0
지금 보니까 진짜 소리 지를걸 바보짓 했네 다음 이야기는 내일
19 이름없음 2020/01/31 01:08:46 ID : hatBs7hwIKY 0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레주 말투 개웃곀ㅋㅋㅋㅋㅋㅋㅋ
20 이름없음 2020/01/31 02:06:55 ID : ktAkmnu1eJV 0
진짜 너무 웃김ㅋㅋㅋ 썰 많이 풀어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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