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3/06 23:50:36 ID : lfSE5U2NwE1 0
오늘따라 네가 더 생각이 난다. 아니, 사실 이 말은 거짓말이야. 나 2년 내내 단 하루라도 네 생각을 안 한 적이 없거든. 항상 네 생각을 할 때도 가득가득 하지 옅게 한 적은 없거든. 참으로 애석해. 너를 보고 싶어. 너와 내가 같은 마음으로 무엇을 함께한다는 게 불가능하니 너의 모습이라도 보고 싶은데. 지금 보지도 못하네. 내일도, 모레도 보지를 못하네. 항상 내가 너에게 먼저 안부를 묻곤 했는데, 요즈음엔 네가 먼저 나에게 안부를 묻더라. 무뚝뚝한 나의 얼굴에 너는 어떻게 연락 하나로 환한 미소를 피우게 할 수 있는 건지. 너도 참 대단한 사람이야. 하루 중 가장 행복할 때가 너에게 온 연락에 뭐라고 답장할지 고민할 때야. 왜 너는 내가 기대하게 만든 건지. 네가 무슨 잘못을 한 것도 아님에도 나는 너를 책망한다. 왜 나를 안아주었고, 사랑한다고 말해주었고, 내 손을 만졌고, 내 손을 잡고 같이 잠에 들고, …요즈음엔 안 하던 연락도 하냐고. 그렇게 당당하게 여자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말할 것이었으면. 그리고 ‘아직’ 여자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는 말에 나는 또 덧없는 기대를 건다. 기억나? 우리 처음 만났을 때. 집도 서로 먼데 같은 학교가 되었고, 같은 반에 첫 번째 짝이라니. 회고하자니 우린 운명인듯하다가도 글쎄, 내가 아플 수 밖에 없는 운명인듯해. 그렇지 않고서야 그럴 수가. 너를 좋아하는 게 이렇게 아픈 거란 걸 알았다면 시작도 안 했을 텐데. 하나 둘, 헷갈리다가도 너와 내가 품은 마음이 서로 다르다는 것이 확인되는 순간, 속이 너무 아파. 너무 쓰라려. 고통을 대가로 하여 무엇을 얻길래. 대가만 있고 얻는 건 없는 불합리한 거래에 나는 오늘도 발을 들인다. 바보 같은 줄을 알면서도. 단지 너를 바라보기 위해 나는 오늘도 바보가 된다. 너도 나와 같은 마음일 순 없나. 어제 들었던 노래가사가 머리에 계속 맴돌아. 내가 너였다면 나를 좋아해주었을 텐데. 나를 좋아해 줄 순 없는 거야? 듣지 알아도 아는 답이 돌아올, 알면서도 애석하여 한번 더 질문한다. 나는 늘 너의 뒤에 서 있을게. 비가 오면 우산을 씌어주고, 날씨가 더우면 부채도 부쳐주고, 네가 멈추면 나도 잠시 멈추고, 네가 넘어지면 내가 일으켜줄게. 설령 그게 누구인지 모르더라도. 만약 그게 나일 것 같으면, 너도 이따금 나의 생각이 났다면, 내가 가끔 보고 싶다면. 뒤를 돌아봐줘. 옅은 미소를 지어줘. 모든 고난을 잊어버릴 만큼 작게 행복할 테니. 이런 세상도 당신과 함께라면 조금은 괜찮겠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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