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3/16 14:02:53 ID : mk4NxRCkpTP 0
요새는 엄마랑 싸우면 자꾸 엄마만 우시고 나랑 눈을 못 마주치셔서 뭔가 느낌이 묘하다. 사실 나 우리 엄마 안 좋아해. 아빠랑 동생도 듣고 막 "엥? 왜 저런 걸로...?" 하고 의문을 표할 정도로 나한테 이상하고 사소한 걸로 트집잡아서 혼내시거든. 오죽하면 나보다 세살 어린 동생이 엄마 왜 그러냐고 말리고 아빠가 왜 애가 잘못한 것도 없는데 이상한 걸로 트집잡아서 혼내냐고, 애한테 화풀이 하지 말라도 하실 정도로. 어릴때는 그게 불합리 하다는 걸 모르고 그냥 엄마가 무서우니까 울면서 눈 못 마주치고 혼났는데 요새는 커서 그게 왜 불합리하다고 느끼는지 눈 마주치고 또박또박 설명하니까 엄마가 나랑 눈 못 마주치시고 우시더라. 사실 난 왜 엄마가 우시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간다. 화풀이 할 대상이 더 이상 자기 화를 안 받아주니까 뭔가 억울해져서 우는건가. 자기 말이 안 통하니까 답답해서 그런가.
2 이름없음 2020/03/16 14:03:33 ID : mk4NxRCkpTP 0
사실 무슨 심리인지는 알고 싶지도 않지만... 요새는 엄마가 나한테 트집 잡아서 화내다가 내가 뭐라 쏘아붙이면 결국 눈 못마주치고 다른데 보시다가 우시는 거 보면 좀 기분이 그렇다.
3 이름없음 2020/03/16 14:03:57 ID : mk4NxRCkpTP 0
난 어릴때부터 엄마가 너무 무서웠고 왜 혼나는지 모르면서도 일단 무서우니까 울면서 빌고 봤는데.
4 이름없음 2020/03/16 14:04:45 ID : mk4NxRCkpTP 0
잘못한 게 없어도 그냥 울면서 빌 정도로 무서운 사람이었는데 그랬던 사람이 이제는 내가 어릴때 하던 행동을 똑같이 한다는게 너무 묘하다. 솔직히 엄마랑 싸워서 내가 이길 수 있으면 기분 좋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기분이 좋진 않다.
5 이름없음 2020/03/16 14:05:26 ID : mk4NxRCkpTP 0
좀 허무하네. 그렇게 내가 무서워했던 사람인데. 언제 어디서 트집 잡힐지 몰라 늘 조심하고 살았는데 그랬던 사람이 이제는 나랑 싸울때 내 눈도 못 마주친다는게. 나랑 싸울때 감정이 격양돼서 눈물부터 보인다는게 참...
6 이름없음 2020/03/16 14:05:29 ID : kpU2L83zPa9 0
ㅠㅠㅠㅠ 슬프네
7 이름없음 2020/03/16 14:07:07 ID : mk4NxRCkpTP 0
보고 있어주는 사람이 있었구나 고마워. 그러게 조금 슬플지도 모르겠어. 내 어린 시절을 공포로 물들였던 사람이 이제는 내가 하던 행동을 그대로 하고 있다는게. 어쩌면 좀 슬퍼.
8 이름없음 2020/03/16 14:08:15 ID : mk4NxRCkpTP 0
어제도 싸웠는데 엄마가 우시더라. 방에서 혼자 소리지르시길래 듣기 싫어서 나와버렸어. 시기가 시기지만 뭐가 됐든 집보다는 나을 것 같아서 그냥 나왔다. 밤 10시 넘어서 들어갔는데 그제야 나랑 싸움이 아니라 대화를 시도하려고 하시더라.
9 이름없음 2020/03/16 14:08:57 ID : mk4NxRCkpTP 0
솔직히, 난 엄마랑 대화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어. 싸우는게 아니라 서로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허물없이 털어놓으면 어쩌면 우리는 이제라도 다시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 평범한 모녀지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어.
10 이름없음 2020/03/16 14:09:49 ID : mk4NxRCkpTP 0
근데 이제는 좀 늦었나봐. 엄마가 대화를 시도하시려는데 전혀 기쁘지가 않더라. 평소에는 하도 엄마가 자주 혼내니까 화도 안 나고 차분히 대꾸하는데 오늘은 화가 났어. 화가 나서 짜증내고 한숨 쉬고. 엄마는 또 울고 내 눈을 피하고.
11 이름없음 2020/03/16 14:10:37 ID : mk4NxRCkpTP 0
그런데 이번엔 나도 조금 울었어. 울긴 했지만 엄마가 바뀌었다는 사실에 감동해서 운 건 아닌 것 같아. 그냥 이제까지 서러웠던 게 터져버린 거 아니었을까. 사실 나도 내가 왜 울었는지도 잘 모르겠다.
12 이름없음 2020/03/16 14:11:57 ID : mk4NxRCkpTP 0
엄마가 울면서 내 눈도 못 마주치고 뭐라고 말하시는데 사실 귀에 하나도 안 들어오더라. 그냥 엄마의 행동만 보였어. 내가 어릴때 엄마한테 비춰진 모습은 저랬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니까 좀 짜증났어. 못되게도, 그런 모습의 엄마가 만만하다는 생각이 가장 먼저 들었거든. 나를 무서워하는 게 노골적으로 눈에 보이니까. 어쩌면 그래서 나한테만 그렇게 트집을 잡아댔는지도 모르지. 그렇게 생각하니까 화가 났어.
13 이름없음 2020/03/16 14:12:48 ID : phupPbimINs 0
난 엄마가 알콜중독자에 정신질환 있어서 이유없이 화내고 울고 이상한 말하곤 했어 그게 너무 무서웠고 말하는게 뭔가 다 알고있는거 같았는데 화낼때 버럭버럭 소리 내는게 트라우마였는지 누군가 소리치면 귀가 멍해지면서 안들리고 그랬는데 지금은 남녀노소 상황 안가리고 누가 궁시렁대거나 울고불고하면 지긋지긋하고 짜증부터 나더라 그래서 그런지 귀가 멍해지는 현상이 그후로는 안나타났어...근데 울어야 될 상황이나 공감해야 될 상황에도 저런 광경보면 마음속에서 화가 나서 문제임
14 이름없음 2020/03/16 14:14:12 ID : mk4NxRCkpTP 0
너 레더도 고생이 많았구나... 사실 그런 공감의 문제는 교육의 영향도 없지는 않기 때문에... 사실 그런 환경에서 자랐으면 당연히 그렇게 느끼게 될 거라 생각해. 나였어도 그랬을걸.
15 이름없음 2020/03/16 14:15:40 ID : mk4NxRCkpTP 0
엄마가 나랑 싸우고 우시는 모습이 만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나한테 막대했어도 엄마는 엄마지만, 만만하다, 이런 생각이 먼저 들더라. 그러니 이런 생각도 들더라. 엄마는 내가 만만해서 맨날 그랬구나. 어릴때는 엄마가 그리도 무서웠는데 이제는 만만하게 보인다는 사실이 참 아이러니하네. 허무해. 허망해.
16 이름없음 2020/03/16 14:16:47 ID : mk4NxRCkpTP 0
엄마가 만만해 보인다고 전혀 좋은 게 아니야. 오히려 자꾸 저런 모습을 보이니까 짜증나더라. 저렇게 약한 사람이, 자기보다 더 약하다는 이유 하나로 날 그렇게 괴롭혔으니까. 아무것도 모르는 나를. 당신도 그렇게 약한 존재면서.
17 이름없음 2020/03/16 14:17:09 ID : phupPbimINs 0
.
18 이름없음 2020/03/16 14:17:42 ID : mk4NxRCkpTP 0
어제 조금 운 뒤로는 그냥... 잘 모르겠지만 이제 아무래도 좋아졌어. 엄마가 우시던 말던. 나랑 눈을 마주치시던 말던. 무섭다거나 만만하다고 여기지 않을거야. 엄마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던 거야.
19 이름없음 2020/03/16 14:19:04 ID : mk4NxRCkpTP 0
정 걱정되면 심리상담 같은 걸 받아보면 어떨까? 질환이 상담으로 치료되지는 않겠지만 상담을 받으면 그래도 마음이 편해지거나 하는 등의 효과는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나도 요새 상담 받아볼까 고민 중이기도 하고.
20 이름없음 2020/03/16 14:20:21 ID : mk4NxRCkpTP 0
음 잡담판에 뭐라 씨부려서 미안해. 일기판에 갈까 하소연판에 갈까 조금 고민하긴 했는데 일기랑은 안 맞는 것 같고... 하소연 판에 가자니 난 하소연 하고 싶은 게 아니어서 잡담판으로 왔는데, 쓰다보니 점점 하소연이 되어버렸어.
21 이름없음 2020/03/16 14:22:05 ID : mk4NxRCkpTP 0
이제는 덤덤해져서 하소연이 아니라 그냥 평범하게 말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아니었나 봐. 몰랐는데 사실 이제까지 많이 억울하고 서운했나 봐. 허망한 느낌이 너무 컸나 봐. 결과적으로는 판을 잘못 찾아온 게 되었네. 미안해.
22 이름없음 2020/03/16 14:24:52 ID : mk4NxRCkpTP 0
원래 처음 쓸때는 세월이 지나면서 이 관계도 많이 변해버렸다는 식으로 가볍게 쓰고 싶었는데 이제와선 나도 내가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건지 모르겠다. 말주변도 없고 필력도 떨어져서 그런가. 결론이 없네 결론이.
23 이름없음 2020/03/16 14:29:34 ID : phupPbimINs 0
미안 스레주 얘기하는 스레인줄 몰랐어 다들 각자 얘기하는 스레인줄 알았는데 이제와서 보니 아이디가 같네...뜬금없이 내 얘기 해서 미안해
24 이름없음 2020/03/16 14:30:19 ID : mk4NxRCkpTP 0
어 아냐아냐. 애초에 일기판도 아닌 곳에 스레를 세운 것 자체가 남들이랑 얘기도 하고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세운 거였으니까... 어쩌다보니 내가 넋두리 한 것 처럼 되었지만 누군가 레스 남겨줘서 난 좋았어.
25 이름없음 2020/03/16 14:40:05 ID : raso6qlyFbi 0
정주행하고 제대로 읽는데 혼동하는거면 병원 좀 가자 두 레스 수정하기 전을 봤었는데 단순히 의식의 흐름대로 쓰는건지 정신질환 증세인지 전문가 아니면 판별도 못하겠는데 너 말 좀 횡설수설하더라 조현병 생각나고 남일같지 않아서 병원 가보는걸 권장함
26 이름없음 2020/03/16 14:40:13 ID : yGq59jAjdyL 0
레주 그런 감정 뭔지 알 것 같아! 나도 레주랑 거의 똑같은 상황이거든 ㅎㅎ 정말 많이 힘들었겠다.... 나는 그러면 자꾸 내가 이상한 것 같고 잘못한 것 같고 그래서 내가 싫어지더라구...
27 이름없음 2020/03/16 14:42:43 ID : mk4NxRCkpTP 0
나랑 비슷한 상황의 사람이 더 있었구나. 이걸 반가워해야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네. 맞아 내가 이상한 거 같고 막 자괴감도 드는데 동시에 내가 당한 거 생각하면 내가 왜 그렇게 느껴야 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너 레더도 많이 힘들었겠다. 이런 상황에서 빨리 벗어날 수 있으면 좋을텐데.
28 이름없음 2020/03/16 15:42:30 ID : nXvClvjzanv 0
어머니 갱년기신거 아닐까??
29 이름없음 2020/03/16 15:43:21 ID : mk4NxRCkpTP 0
글쎄 그럴지도 모르지. 트집 잡으시는 건 예나 지금이나 다를바가 없지만 눈물이 많아지신걸 보면 확실히 갱년기일지도.
30 이름없음 2020/03/16 15:45:51 ID : pcFa9teLbu4 0
울엄마도 갱년기 오니까 성격 급변하심... 묘해
31 이름없음 2020/03/16 15:46:29 ID : mk4NxRCkpTP 0
역시 갱년기일까. 하긴 엄마도 나이가 들었으니까. 그러게... 평생을 봐오던 사람이 성격이 급변하니까 참 적응이 안된다.
32 이름없음 2020/03/16 15:46:44 ID : nXvClvjzanv 0
스레주가 어렸을때부터 상처를 많이 받았었나봐 스레주 잘못은 아니고 어머니가 심리가 많이 불안정해 보이네 스레주가 많이 안힘들었음 좋겠다ㅜㅜ
33 이름없음 2020/03/16 15:48:00 ID : mk4NxRCkpTP 0
이제와서 생각해도 이해가 안되는 걸로 참 트집 많이 잡혔으니까... 상처도 상처지만 갱년기든 뭐든 내 알바는 아니라는 생각이 좀 들어버려서. 아무리 그래도 부모인데 이런 생각은 좀 안되려나. 고마워. 난 그래도 이제 좀 여러모로 정리된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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