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3/26 19:34:26 ID : 7vvgZcoNs66 0
아 이거 진짜 너무 웃겨 조금씩 쓰다가 듣는 사람 있으면 이어갈께!
2 이름없음 2020/03/26 19:38:16 ID : 7vvgZcoNs66 0
별로 오래된 일은 아니고 1년 전이었어. 난 도서부인 남자애한테 완전 미쳐있었는데, 그때 기준으로 작년에 우리학교에 정말정말 예쁜 애랑 사귀었다고 그러더라고..ㅋㅋㅋㅋㅋㅋ 내 친구는 예쁜 애랑 친핶던 까닭에 구 남자애에 대해서 이것저것 얘기해줬지
3 이름없음 2020/03/26 19:39:47 ID : 7vvgZcoNs66 0
사실 처음에 별 관심은 없었어 그냥 오 저 얼굴로도 그렇게 예쁜 애랑 사귈 수 있다니 대단하군 이 정도?ㅋㅋㅋ 근데 친구말로는 다정하대 음 그래서 사겼구나 그리고 책도 엄청 좋아한대 여기서부터 흔들리기 시작했어
4 이름없음 2020/03/26 19:41:02 ID : 7vvgZcoNs66 0
난 책 진짜 좋아하고 책 안 읽는 걸 자랑처럼 여기는 애들 을 제일 싫어하거든.. 근데 동그란 안경 쓰고 해리포터 닮아서는 책을 좋아한다니.. 그때는 몰랐는데 내 취향을 정확히 저격한 거야
5 이름없음 2020/03/26 19:45:34 ID : 7vvgZcoNs66 0
차였으니까 주접은 그만 떨도록 할께..ㅋㅋ 그러고는 학교에서 애버랜드를 가게 됬는데, 친구 한 명이 놀이기구를 안 좋아해서 우리 타는 동안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거든. 다 타고 나왔는데 걔 말로는 그 남자애가 와서 ㅇㅇ이 친구지? 하고 인사를 했다는 거야. 사실 지금 생각해보면 걔는 ㅇㅇ이 그러니까 내 친구를 좋아했던 것 같기도 해. 하여튼 조금씩 신경이 쓰이더니 그 때를 정점으로 걜 좋아하게 됐어.
6 이름없음 2020/03/26 19:47:10 ID : 7vvgZcoNs66 0
이유가 어이없지 그때 나는 걔 잘 알지도 못했어 정말 첫사랑이라고 칭할 만큼 좋아했던 이유가 고작 이렇다니 허망하네 하여튼 서론이 길었으니 빨리빨리 넘어가볼께!
7 이름없음 2020/03/26 19:49:36 ID : 7vvgZcoNs66 0
그러고는 정말 친구한테 귀에 얹히도록 얘기했어 주접도 떨고 아직도 조금 미안할 정도로 징징거렸지 닥치라는 말도 몇 번 듣고 그때부터 조금씩 현타?가 온 것 같아 쟤는 내 이름도 모르는데 내가 뭘하고 있는 거지 그렇게
8 이름없음 2020/03/26 19:52:30 ID : 7vvgZcoNs66 0
어쩌다 예전 일 때문에 그 남자애가 내 친구한테 전화도 걸고 , 연락도 하고 그랬어 가끔 우리반에도 쉬는 시간에 찾아오고! 그때는 내 친구한테 사심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못하고 설레하기만 했어. 감당못할 정도로 걔가 좋아서 또 징징거리다가, 하루는 친구가 정말 진심으로 빡쳐서 그럼 자기가 대신 전해주겠다는 거야
9 이름없음 2020/03/26 19:53:39 ID : IMmKZjtjusk 0
ㅂㄱㅇㅇ
10 이름없음 2020/03/26 19:54:25 ID : 7vvgZcoNs66 0
그 전에 친구가 막 근데 쟤 학년이 바뀌더니 그 좋던 성격이 아니다~ 그랬는데 아무 신경도 안 쓰고서는 그냥 그렇게 해달라고 했지. 진짜 무대뽀로 고백 전해달라고. 근데 그전에 걔랑 나눈 대화는 책 빌리실껀가요? 네 가 전부였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1 이름없음 2020/03/26 19:55:56 ID : 7vvgZcoNs66 0
웅 고마워! 그때 걔가 교실에 있었는데 내 친구도 정말 많이 화가 났는지ㅋㅋㅋㅋ 그 자리에서 걜 붙잡고 야 내 친구가 너 좋아한대 이랬어 ㅋㅋㅋㅋㅋㅋ 난 그 꼴을 못 보겠어서 걔가 입을 열기도 전에 교실을 달려나왔어
12 이름없음 2020/03/26 20:04:25 ID : 7vvgZcoNs66 0
그러고는 교실을 못 들어가고 계속 밖을 배회하고 있었어 얼굴은 무슨 불타는 고구마가 된 상태로 ㅋㅋㅋ 근데 친구가 와서 글쎄 걔가 그 말을 못 믿는다는 거야 진짜인지 아닌지로 내기도 할 수 있다고 그랬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3 이름없음 2020/03/26 20:05:58 ID : SFa2re45cJR 0
ㅂㄱㅇㅇ!!
14 이름없음 2020/03/26 20:06:08 ID : 7vvgZcoNs66 0
자기같은 애를 좋아할 사람은 없다며.. 아니 순간 내가 순정만화 찍는지 착각했잖아 너가 그 비련의 캔디니? 대체 왜 못 믿는지 어이가 터지는데 그렇다고 말해줄 용기는 없고 끌고가려는 친구랑 실랑이만 하다가 결국 점심시간은 끝나버렸어!
15 이름없음 2020/03/26 20:07:12 ID : 7vvgZcoNs66 0
고마워! 학교 끝나고는 걔도 어지간히 답답했는지 친구한테로 전화가 왔어 둘은 여전히 진짠지 아닌지로 싸우는 중이었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 이딴 정말 실화야
16 이름없음 2020/03/26 20:53:04 ID : 7vvgZcoNs66 0
어휴 말하다보니까 갑자기 화가 나네 다시 진정하고... 결국 내가 통화를 받아서 정말 좋아한다고 확언까지 해줬어 그러고서는 아마 걔 번호를 받았을 꺼야 그날 저녁에 다시 연락을 하려는데
17 이름없음 2020/03/26 20:59:33 ID : 7vvgZcoNs66 0
그때 난 공부 좀 해보겠다고 폴더를 쓰고 있었거든.. 그래서 페메 하자는데 막 안 쓰던 태블릿 꺼내고 난리를 피던 게 생각난다 ㅋㅋㅋㅋ 정말 아무말이나 하다가 그냥 너 좋아한다고 말하고 싶었어라고 마무리했던 게 기억나 웅 그랭 ㅎㅎ 이렇게 온 답장을 보고 기분이 참 좋나보구나..했징 어휴
18 이름없음 2020/03/26 21:02:05 ID : 7vvgZcoNs66 0
하여튼 그렇게 행복한 날이 지속됐어 학교 끝나고도 전화해보고, 밤늦게도 줄넘기하러 나간대서 전화하고. 무슨 말 했는지 어조까지 기억날 정도로 고백하길 잘했다 싶었지. 근데 딱 사흘 갔어 사흘ㅋㅋㅋㅋㅋㅋㅋ
19 이름없음 2020/03/26 21:03:28 ID : 7vvgZcoNs66 0
쓰다보니 이게 바보판에 맞는가 싶기도 한데, 음.. 그러고는 내가 걔한테 확답을 내놓으라고 땡깡부렸어. 지금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그러면서. 그래 바보 같지 너네같으면 뭐라 할 말이 있겠어ㅜㅜ 얼굴도 잘 모르는 앤데ㅜㅜㅜ 그냥 계속 연락하고 지낼걸..
20 이름없음 2020/03/26 21:04:40 ID : 7vvgZcoNs66 0
비버짓이지 비버 사실 너무 행복해서 더 유지를 못하겠더라 이럴꺼면 영화라도 보러가자고 해볼 걸 엄청 후회했어 근데 진짜 비버짓은 여기서 시작이야
21 이름없음 2020/03/26 21:06:37 ID : 7vvgZcoNs66 0
걔가 가끔 잠수탈 때가 있대 근데 내가 딱 확답을 달라고 문자를 보냈을 때 잠수를 탄거야 난 혼자 안달복달하면서 뭐지 이게 ???? 이런 상태였고 그러고는 그냥 차인 걸로 알께 이렇게 정리해버렸어 응 그래 라는 답장을 받으려고 얼마나 가슴 졸였는지 아직도 가끔 내가 안쓰러워 ㅜㅋㅋㅋㅋ
22 이름없음 2020/03/26 21:16:15 ID : 7vvgZcoNs66 0
그리고 다음 날 멘탈 깨진 상태로 학교에 갔어 그 이어준 친구한테도 그렇게 됐다고 얘기해놓은 사태였고 울고 싶은데 눈물이 안 나오는 거야. 사고 회로는 꽉 막힌 것 같고 정말 누가 무슨 말을 해도 바람빠진 풍선 마냥 영혼이 나가서 응 이러고 말았어. 친구도 걔랑 같이 도서부였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맨날 빠질 궁리하는 내 친구랑 대비되서 걔가 더 좋았던 것 같기도하고... ㅋㅋㅋㅋ 마침 그 날이 친구가 당번인 날이었어. 난 그 와중에도 급식 야무지게 먹고 교실에 앉아있었어 너무 불안하고 긴장되어있어서 뭘 못 하겠더라고. 근데 5교시 종치기 5분 전에 친구가 들어와서 하는 말이 걔가그 긴 점심시간 동안 내 욕을 했다는거야
23 이름없음 2020/03/26 21:19:25 ID : 7vvgZcoNs66 0
굳어있는 친구 표정을 보는데 엥???????? 띠용?????? 멘탈이 로그아웃되었습니다 진짜 그 짤 그대로였어 어이없음 허탈함 황당함 다 섞여서 그냥 당황스러웠다,,, 난 진짜 내가 책잡힐 만한 행동 하지 않았거든 난 정말 마음에 안 드는 애들한테 고백 받아본 적이 많아서 혹시 걔도 기분나쁠까봐 몇번을 사과했을 정도로 잘 보이려고 전전긍긍을 했어. 대체 욕할 구석이 어디가 있었는지 단 하나도 모르겠는거야.
24 이름없음 2020/03/26 21:26:26 ID : 7vvgZcoNs66 0
이 일이 아니었다면 그냥 바보같이 고백했다가 무참히 밟힌 이야기 정도로 회자되고 말았을 텐데, 진짜 상처받았어. 난 상처받았다는 말 안 좋아하는데 달리 표현할 방도가 없더라고 욕한 근거는 내가 싸가지가 없어서였어 걔도 이제 고백을 받았으니까 여기저기 어떤 애냐고 물어봤었나봐 근데 내 인생관은 나랑 안 맞는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하지 말자 거든? 범주를 벗어나는 일도 안 하고, 웃어른들한테는 예의바르지 못하다는 말 들어본 적 없으니까 내 또래 애들이 나 싫어하는 거 신경 안 쓴단 말이야. 근데 생각보다 그런 애들이 많았나봐 뭐 정말 괜찮았어 근데 후 그래서 싸가지가 없다고 뭐 그런 애가 있냐고, 심지어 넌 왜 그런 애랑 친구하냐? 까지 듣고는 정말 멘탈이 가루가 되서...
25 이름없음 2020/03/26 21:31:28 ID : 7vvgZcoNs66 0
나랑 얘기할 때는 내가 무슨 단어 하나하나 고민해가면서 말했는데 어디서 싸가지 없다는 걸 느꼈겠어. 처음에는 당혹스럽다가 점차 분노가 제자리를 찾아왔지. 일단 걔가 그런 말을 지껄인 데서 일차로 화가 났고, 두번째로는 아니 친구가 그런 말 듣고있으면 걔 그런 애 아니야 너가 잘못 알고 있는 거야 라고 해줘야되는 거 아니냐? 그 얘기를 꿀먹은 벙어리처럼 듣다가 나한테 와서 이 얘기를 전해준다는 게 대체 뭐지 싶었어 순간 내 교우관계부터 인성 가치관 모두 검열해보는 계기가 됐지. 그러고서는 구질구질하게 걔한테 길고긴 장문의 메세지를 보냈지만, 읽지도 않고 차단했대서 별 의미는 없었어
26 이름없음 2020/03/26 21:36:03 ID : 7vvgZcoNs66 0
그 뒤로는 별일 없었어 학교에서 단합 한 번 했는데 그 때 걔랑 친구 핸드폰으로 전화하면서 엄청 울었던 거 말고는. 울음섞여서 말 안 나오는 와중에도 성질머리는 안 죽어서 따박따박 따졌던 게 유일하게 잘한 일인 것 같아,, 뒤에서 얘기하는 게 예의야? 라고 물었더니 그럼 넌 모르는 사람한테 고백하는 게 예의야?라는 대답을 들어서 진짜 크게 소리쳤어 그럼 니가 고백했을때 싫다고 말던지 이제 와서 이지랄이니 그랬는데 우리반이 계단 바로 옆이었거든 아 담임쌤이랑 애들 다 들었을 것 같아... 그때 애나벨 보고 있었는데 묻혔겠지 제발 그랬어라 ㅜㅜ ㅋㅋㅋㅋㅋㅋ
27 이름없음 2020/03/26 21:44:38 ID : 7vvgZcoNs66 0
그동안 서러웠던 거 욕먹은 거 대성통곡하면서 좀 나아진 것 같아 지금은 뭐 그냥 흑역사지만,, 그 뒤로는 혼자서 고민하고 후회하고 자책하고 걔 욕도 많이 해보고. 울지는 않았어! 자존심 상하잖아 (사실 밤길 걷다가 걔 이름 몇번 부르고는 마구 울었어 지나가는 아주머니 흠칫 놀라시던데 죄송해요 정말 슬펐어요,, 딱 한번!!) 근데 발걸음 소리로 심장뛰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흔치 않잖아. 난 걔 닮은 사람만 있어도 눈길 둘 곳이 없고, 가끔 학교에서 만나면 주저앉아서 울고싶어지거든. 그래서 결국은 그냥 걔 좋아한다는 걸 수긍했어. 이렇게 무작정 고백했던 걸 후회는 하지 않지만, 아쉬움은 조금 남아. 다른 사람을 좋아할 걸, 한 번 같이 놀아라도 볼걸, 그렇게.
28 이름없음 2020/03/26 21:51:49 ID : 3wty6qi4Hxv 0
와..스레주 맘고생 많았겠다.. 근데 진짜 뒤에서 까일 행동은 안 했는데 굳이 깠어야 했는지 참..ㅠㅠ
29 이름없음 2020/03/26 21:56:19 ID : 7vvgZcoNs66 0
얘한테 쓴 산문이랑 시는 종이 한뭉치인데 아무렇지 않아지길 바라는 건 너무 욕심인 것 같아. 후기로는 이 뒤로 트라우마가 생겨서 남한테 조금이라도 피해 주는 거에 엄청 예민해졌어. 싸가지 없다는 소리를 그래서 들은 건 아닐 꺼야. 내 생각에는 반장일하면서 애들한테 조용히하라거나 앉으라고 통제시키는 데서 절반 정도, 그리고 더 어렸을 때 걸렸던 중이병 반반인 것 같아. 근데 전자는 어쩔 수 없고, 후자는 이미 끝난 일이잖아. 그래서 어떻게든 싸가지 없다는 소리 안 들으려고 아등바등하고 있다. 그 전이 훨씬 마음편했는데 뭐 또 좋아하는 애한테 욕 안 먹으려면 노력 좀 해야지. 저번에는 실수로 뒤에 앉은 애 머리를 쳤는데 미안하다는 말을 정말 과할 정도로 많이 해서 친구가 왜 오바하냐며 눈치줬었어. 이런 사정이 있단다 친구야,, 홀홀
30 이름없음 2020/03/26 22:00:11 ID : 7vvgZcoNs66 0
고마워... 흑 울컥했네 나도 정말 그게 의문이었어 이렇게 털어내니까 훨씬 마음도 편해지고 좋은 결과는 없지만 읽어준 레더들 다 고마워! 웃기다고 제목에 써놓고 계속 흑흑거려서 미안.. 해학으로 치부하려했는데 또 새벽감성이 잔뜩 올라와버렸어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자기 감정에 솔직해지는 건 굉장한 용기를 필요로 하는 만큼 혹시 무대뽀로 고백할 계획이 있다면 꼭 일단 친해져보자,,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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