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0/08/31 06:58:30 ID : yFg1Ds3Crzh 0
스레딕은 처음 해 봐.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뭐부터 써야할지 모르겠네. 나는 범성애자 시스여성이고 상대는... 젠더퀴어인데 생물학적 성별은 남성이고 호모섹슈얼이거든. 암튼 남자만 좋아한다고. 서로 엄청 친하고 평소에 퀴어 관련으로도 이런얘기 저런얘기 자주 할 정도로 스스럼없는 사이였는데... 그래서 그 사람이 나를 절대 좋아할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도 좋아하게 된 것 같아 평소에는 그냥 그저 좋기만하고 실감할 일도 잘 없어서 별로 힘들지도 않은 것 같고 그냥 그런가보다 했거든 근데 오늘 퀴어 관련으로 얘기하다가... 걔가 '마치 내가 여자랑? 하면 어우 무리지 하는 것처럼' 이런 말을 하는데 그제서야 실감이 나더라고 택도 없겠다는 게. 내가 이 감정 돌려받을 수 있는 일이 영영 없을 거라고. 나 어쩌면 좋냐... 이런 일이 처음이라 그냥 막막해...
2 이름없음 2020/08/31 07:07:46 ID : Y3Bhuq5dU6n 0
스레주 : 여자고 범성애자 스레주의 짝사랑 상대 : 남자고 남자만 좋아함 이거지? 음.. 근데 먼저 마음을 표하거나 들이대는건 진짜 친구 관계도 와장창 될 것 같아 마음 아프지만.. 스레주가 노려볼 기회는 뭐랄까 범성애자다 이성애자다 동성애자다 이런 정체성? 이라고 해야하나 이 정체성이 쭉 고정되는 사람, 중간에 변하는 사람 (어릴때 변하기도 커서 변하기도), 변했다가 또 변하는 등 사람마다 진짜 다양하더라고 그 남자분이 본인 스스로가 양성 혹은 범성애자로 깨닫게 되는 상황이 오길 기다리는 수 밖에..
3 이름없음 2020/08/31 07:14:22 ID : yFg1Ds3Crzh 0
말해준 게 맞아 근데 아마 안 될 것 같아 상대방이 이미 오랜 시간동안 정체성을 고민하고 확정을 내린 사람이라... 가능성은 없는 게 확정이라고 생각하고 있어. 좋아하는 걸 전하지 못하는 게 너무 마음 아프당 진짜 좋아하는데... 서로를 위해서 그냥 평소처럼 지내는 게 제일 좋겠지...?
4 이름없음 2020/08/31 07:21:53 ID : yFg1Ds3Crzh 0
마음 정리가 필요할 거 같아서 그냥 혼자 좀 주절거릴게... 생각보다 걔를 많이 좋아했나봐 내가 다른 사람보다도 특별하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는데, 설렘을 느끼게 된 비교적 최근이었어 어차피 이런 저런 로맨틱한 감정을 섞지 않아도 우린 충분히 각별하다고 할 수 있는 사이었고(내 착각일지도 모르긴 하겠다), 서로가 서로한테 소중한 건 분명했을텐데 걔가 나를 연애적으로 좋아할 수 없다는 걸 알면서도 걔를 좋아하게 된 내가 원망스러울 지경이야... 이미 충분히 좋은 사이인데 괜히 욕심부린 거 같고. 어쩌면 우리가 성애적으로만 봤을 때 평범하게 사랑할 수 있는 사이였다고 한들 원래 안 되는 관계일지도 모르는데 (걔도 취향이 있을 거 아냐ㅠ) 괜히 내가 여자가 아니었다면... 하면서 내 성별 탓 하고 있는 거 같기도 하다... 걔가 나한테 좋아한다고 말해줄 때마다 너무 좋은데 조금 슬퍼져 내 좋아해 랑 의미가 다를 거 아냐 그게 거짓말이 아닌 건 알지만 연애적 감정이 섞이지 않은 게 괜히 서운해. 그깟 연애가 뭐라고!!! 걔는 이미 충분히 나를 호의적으로 대해주는데... 로맨틱한 감정이 섞이지 않았을 뿐이지 사랑해주고 있는 것도 맞을텐데 자꾸 그보다 더한 걸 원하는 내가 너무 바보같아... 걔를 대할 때 속이는 기분 드는 것도 싫어... 대체 왜 좋아하게 된 거야 바보같이...
5 이름없음 2020/08/31 07:28:54 ID : yFg1Ds3Crzh 0
걔는 너무 좋은 사람이라 내가 고백하면 분명 엄청 미안해하겠지 곤란해 할 거고 결국 어색해질 것 같아... 지금 즐거운 관계가 되돌릴 수 없을 정도로 망가질지 모른다는 게 너무 무서운 거 같아. 이런 일이 나한테 생길 수 있다곤 상상도 못했는데... 결국 나만 말 안 하면 되는 문제긴 해. 걔는 지금도 엄청 날 좋아해주니까(친구로써. 좀 메가베프짱친 느낌으로) 이대로만 지내면 그래도 분명 행복할 걸 근데 자려고 누우니까 생각보다... 기분이 안 괜찮은 것 같더라. 자꾸 서운해져서 눈이 감기질 않아... 나한테 여지가 조금도 없는 게 서럽고 괜히 걔가 나중에 좋아하게 될 누군가가 너무 부러워지고... 이거 아주 미쳤네... 가상의 미래 애인한테 질투를 하네 어지간히 좋은가보다 진짜...
6 이름없음 2020/08/31 07:35:24 ID : yFg1Ds3Crzh 0
마음 정리해야 하는 거 아는데 막막해져서 돌고 돌다가 여기까지 온 거 같아... 근데 솔직히 걔가 나랑 사귀어줬으면 하는 마음은 추호도 없거든 사실 하나도 없다면 거짓말이 맞긴 한데 그래도... 무리인 거 아니까 그냥 딱 마음만 전하고 싶다 싶은거지... 안 받아줘도 되고, 그냥 오늘 나 저녁으로 치킨먹었어~ 같은 무게감으로 받아들여줘도 좋으니까... 그만큼 좋아한다는 걸 알려주고 싶은데 그냥 내가 편해지고 싶어서 이기적으로 구는 거 같기도 해. 어렵다... 근데 정말로 고백으로 안 받아들여줘도 좋은데... 마음은 전하고 싶은데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어하는 건 너무 꿈같은 발상이겠지...?
7 이름없음 2020/08/31 07:43:44 ID : yFg1Ds3Crzh 0
고백처럼 무게감 잡지 말구... 미친척하고 평소 톤으로 있잖아 나 네가 진짜 좋고 너한테 로맨틱한 설렘도 느끼게 되어버린 거 같아. 근데 그냥 그렇다고 말해주고 싶은 거라 신경은 쓰지 말아주라. 하면 미친년 같겠지?? 젠장~~~~ 이 얘기를 안 했네... 걔가 그레이 로맨틱 무성애자라서 그냥 좋아한다고 말하는 걸로는 백날천날 말해도 내가 사심 있는지 모를 거야 아마....
8 이름없음 2020/08/31 07:56:19 ID : yFg1Ds3Crzh 0
그래서 그런지 사실 티를 안 낸 게 아닌데도 눈치를 못채더라구... 전적이 있어서 모른척하는 게 아니라 눈치 못 챈 게 맞다고 확신도 가능해. 차라리 이걸 이용해서 그냥 마음 숨긴 채 실컷 좋아한다고 말해버릴까 싶기도 하지만... 역시 안되겠지... 언젠가 마음을 정리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서 몇 년 씩이나 지난 후에 우스갯소리처럼 나 너 좋아한 적 있는데. 하고 말해줄 수 있으면 좋겠어... 정말로 그냥 한때의 추억 같은 느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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