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중1때 외고 준비를 하다가 중2부터는 이과로 돌리고(왜녀면 중2때 1년 내내 과학 전교 1등이었다) 중 3때부턴 교무실에 쉬는시간이 멀다하고 과학고 진학 설득을 받던 학생이었지만 관심 없어서 무시하고 내가 가고싶었던 자사고에 진학하기로 결심했었다.
이름없음2021/09/23 11:32:18ID : QnyE7byFhhx
오.. 레주 대박이었구나^^ 우리 학교는 조빱이라 만점자가 열이 넘는 과목의 평균이 70인 기함을 토했지
이름없음2021/09/23 11:33:49ID : rxXzdPilu05
공부를 안해도 잘했던 그냥 흔히 말하는 재능충이었던 나는 우리 지역에서 유명한 한 공립 중학교를 다녔고 전교생이 360명 가까이 됐던 학교에서 재능과 약간의 노력 덕분에 전교 4등으로 학교를 졸업했다. 이쯤 되면 왜 그런 재능충이 전교 4등밖에 되지 않는가 의문이 들겠지. 중3을 코로나로 인해 얼레벌레 살아버린 나는 3등이었다가 4등으로 밀렸다. 우리학교 전교 1, 2등은 나보다 머리 좋은데 쓰러져서 링거맞을 때까지 하는 애들이라 이길 수 없었다. 애초에 이길 생각도 없었다.
이름없음2021/09/23 11:38:47ID : rxXzdPilu05
타고난 혀가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던 나는 원서 접수 일주일 전 자소서를 쓰기 시작했고 마감 2일 전 자소서를 완성했다. 1차는 성적+서류(자소서, 생기부) 심사이고 2차는 면접이다. 성적보단 교내활동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학교에서 쓸 수 있는 감투란 감투는 다 쓰고 졸업했고 그 덕에 수많은 상장과 두터운 생기부를 보유하게 되었다. 1차는 당연히 패스.
이름없음2021/09/23 11:41:46ID : rxXzdPilu05
2차 면접도 스근하게 패스하고 합격했다. 하지만 나는 입학신청서와 입학포기원이 동시에 묶여있을 때부터 도망쳤어야 했다.
이름없음2021/09/23 16:25:16ID : rxXzdPilu05
세상은 넓고 나보다 더한 똑똑이들은 쌔고 쌨다. 집순이+잠만보 체질인 나는 기숙사 학교와 이른 기상 시간에 적응하지 못하고 1학기 중간을 시원하게 말아먹었다. 그리고 기말에 되어서야 정신을 차리고 성적을 끌어올렸다.
이름없음2021/09/23 16:26:55ID : rxXzdPilu05
하지만 커버를 치려야 칠 수가 없는 나의 1학기 처참한 내신과 진지하게 전학을 권하는 부모님의 말에 내 자존심과 자존감은 박살이 날 대로 났다. 슬럼프는 고사하고 우울증 증상까지 나와 치료를 받으라고 권고받은 적도 있다.
이름없음2021/09/23 16:29:54ID : rxXzdPilu05
물론 장점도 많다. 우리 기숙사는 넓고 시설도 좋다. 그리고 학교가 정말 크고 어지간한 대학교보다 랩실이 잘 구성되어 있으며 원하는 과목을 골라 들을 수 있다. 하지만 방금 갓 1학기를 마치고 2학기 시험으로 달리고 있는 쫍빱 K-고딩에게 장점따위가 눈에 들어올 리가 있겠냔 말이다.
이름없음2021/09/23 16:30:22ID : QnyE7byFhhx
ㅂㄱㅇㅇ
이름없음2021/09/28 14:12:34ID : rxXzdPilu05
우선 내가 자사고를 추천하지 않는 이유들에 대해 읊어보겠다.
이름없음2021/09/28 14:17:17ID : rxXzdPilu05
1. 정신적으로 문제가 생길 것 같고 실제로 문제가 생간 사람들 굉장히 많음.
: 우울증 공황 환자들 고2부터 진짜 많고 1학년 때부터 우울증으로 병원 다니는 애들 정말 많음. 중학교 때는 못해도 수재라는 소리 들으면서 전교권에서 난다긴다 하는 애들중에 얼마나 자존심 쎄고 자존감 높은 애들이 많겠어. 1학기 중간고사도 아님. 우리 학교는 입학식 전에 장학생 뽑는 선발고사 있는데 거기서부터 멘탈이 개박살남.
이름없음2021/09/28 14:24:50ID : rxXzdPilu05
공부를 시작하던 때부터 계속 머리 좋다는 소리만 듣고 살아왔는데 내가 갇혀있던 틀이 강제로 개박살나는 경험을 통해서 ‘이 작은 사회에서도 너의 수준이 이 수준밖에 되지 않는데 보다 크게 전국구로 본다면 너의 수준은 어느 정도가 되겠는가’ 라는 시니컬한 사실이 머리에 박히며 일생일대의 충격을 받음.
이름없음2021/09/30 00:33:51ID : yZa5RA3U7vv
이거 들은적있어 자기가 공부잘하는게 맞고 그걸 알고있는데 그 확신이 깨짐을 깨달아도 너무 크고 충격적이게 깨닫는다고..
이름없음2021/09/30 00:36:58ID : 0rhBs65cHDB
이거 ㄹㅇ임 학업 스트레스 때문에 정신과 다니는 애들 겁나 많음
이름없음2021/09/30 02:48:11ID : k7e6ry0pU7u
이건 진짜 내가 그냥 조금 빡센 일반고를 왔는데도 느낀다... 자사고나 특목고면 얼마나 더 심하겠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