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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름없음
2021/10/27 02:28:40
ID : dXs7hvxDvzQ
6
일단 나는 인생에 연애라는 게 꼭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살았어. 실제로 외로움도 잘 안 타는 편이고, 혼자 있는 걸 너무 좋아해서 연애하는 게 시간 낭비라고 생각했거든. 그랬던 내가 랜선에서 만난 애를 좋아하고 있단 게 ㅋㅋㅋ 스스로 웃기면서도 이해가 안 되고 막 그래... 주변에 말할 곳도 얼마 없어서 여기에라도 주절주절 얘기해 보려고 해.
우선 얘랑 나랑은 동갑이야. 올해 1월 초에 처음 만났어. 그냥 어쩌다 보니 친해져서 거의 매일 같이 게임을 했어. 원래 그 게임에선 친추를 해도 다음날 되면 바로 관계가 리셋 돼서 모르는 사람 되는 경우가 수두룩이란 말이야. 나한테는 그게 당연한 일이었어서 꾸준히 같이 게임하는 사람이 아예 없었어. 그냥 게임에서 친목을 전혀 안 하고 살았어. 그런 나한테 매일 같이 게임하는 친구가 생긴 거니까 나름 의미가 컸어. 둘 다 그 게임에 미친 수준이라 ㅋㅋ 거의 매일, 종일 같이 게임만 했어.
얘 성격이 되게 밝았거든. 친화력도 좋고, 귀엽고, 말랑하고... 처음에 걔 엠비티아이 ENFP인 줄 알았어. 어쩌면 내가 밝은 사람을 좋아해서 나도 모르게 스며든 걸지도 모르겠다... 만난 지 15일? 쯤 됐을 때 걔가 계속 게임 커플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하길래(내 본계는 이미 컾이 있었거든 그거 보고 자기도 생겼으면 했나 봐) 내가 내 부계랑 할 생각 없냐 해서 그렇게 컾을 맺었어. 이땐 진짜 마음 1도 없었음. 걍 친한 애 수준이었음.
얘는 수도권에 살고 나는 부산 살거든. 내가 사투리 쓴다고 하니까 자기도 막 내 사투리 듣고 싶다면서 전화를 하자고 하는 거야. 그렇게 전화도 하고, 자연스럽게 서로 톡까지 하게 됐어. 목소리 개이뻐, 진짜... 이쯤부터 내가 얘를 호감으로 보고 있었을 거야... 이때가 한 2월 말, 3월 초쯤이었어.
참고로 나는 사정이 있어서 자퇴를 한 자퇴생이고, 얘는 걍 평범한 학생이야. 3, 4월은 둘 다 서로 너무 바빠서 게임도 거의 안 하고 연락도 거의 안 했어. 가끔 걔가 하자고 하면 하고, 우연히 동시 접속 하면 같이 하고 그랬어. 그리고 얘가 연락을 잘 안 하는 스타일이거든 ㅋㅋ INTP이야... 며칠 안읽씹을 기본으로 하고 그랬어. 사실 마음은 이때부터 있었던 것 같다... 계속 걔 생각만 나고, 연락 겁나 보내고 싶고 그랬어... 나 누구한테 선톡 절대 안 하거든? 그니까 걍 남 생각이 아예 안 나. 위에서도 말했듯이 혼자 있는 게 익숙하고, 그걸 너무 좋아해서. 혼자서 할 것도 엄청 많았거든.
그렇게 5월이 됐어... 가장 많은 변화가 생긴 달... 우선 걔랑 내가 처음으로 대화를 엄청, 길게 했어. 이전에는 텀이 기본 몇 시간이었거든. 실시간으로 대화가 된 게 거의 처음이었을 거야, 아마. 서로에 대한 많은 대화를 나눴고, 은근 맞는 부분이 많다는 것도 알게 됐어.
그 뒤로 얘랑 톡을 꽤 많이 했어. 칼답을 전보다 많이 하더라. 연락 텀도 많이 줄었던 것 같아. 근데 얘가 갑자기 플레이리스트를 던지고 꼭 들으라고 하고 사라진 거야. 그 플리에 딱 두 곡 있었는데 하나가 오하요 마이 나이트였어... 하... ㅋㅋ... 그때 이 곡 뜨기 전이었거든. 가사가 좀 많이 직설적이잖아...? 들으면서 혼자 엄청... 놀랐어... 걔가 보낸 거라 더 그랬어... 솔직히 설렜어. 하지만 이 세상에 넘치는 게 사랑 노래잖아...? 괜히 의미 부여 하고 싶었지만 겨우 이성을 붙잡았어. 그 노래가 추천할 만큼 좋은 노래기도 했고.
그리고 내가 짝사랑을 인정했어 ㅋㅋ 이 당시에는 인정하면서 짜증만 냈어. 접을 거라고 굳게 다짐했지... 가망도 없고 그냥 망사랑인 거 스스로 잘 알아서 혼자 빡쳐 하기만 했어. 왜 내 감정을 내 마음대로 어떻게 할 수 없는 걸까... 하면서... 기분이 썩 좋진 않았던 거 같아.
그 뒤에 나한테 안 좋은 일이 생겼어. 내가 올해 2월부터 시작해서 계속 안 좋은 일에 시달렸거든. 3월에 인생 최악의 일을 연달아 겪고 스트레스를 4월, 5월까지 내내 받아온 상태였어. 4달 내내 엄청 울었는데 어느날 너무 힘든 거야. 예전에 얘가 나한테 인생에 현타 온다고 위로해 달라고 가볍게 말한 적이 있었거든. 진짜 가볍게 말하길래(+게임 중이었음) 나도 장난식으로 가볍게 넘겼었는데 그게 생각나서 나도 위로해 달라고 했단 말이야. 게임하자고 하면서 최대한 가볍게 말했는데 걔가 뭔 일 있었냐고 묻는 거야 ㅠㅠㅠㅠㅠ
102
이름없음
2021/11/04 09:50:50
ID : BhthgmHCqlu
0
보고있어~ 전부터 봤는데 썰 너무 설렌다... 나중에 꼭 둘이 만났음 좋겠다
103
이름없음
2021/11/04 13:29:52
ID : 3TXBy5dPcre
0
레주야 마저 이어서 쓸 때 나 언급 한 번 만 해주라
104
이름없음
2021/11/04 17:13:30
ID : dXs7hvxDvzQ
0
으악 고마워 ㅠㅠ♡
오키! 언급했으~
105
이름없음
2021/11/04 17:16:09
ID : dXs7hvxDvzQ
0
내 생각 정리했던 것부터 대충 말해 줄게
1. 우리가 언제부터 이러기 시작했는가
비교적 최근부터 얘가 날 게임에서 극혐하기 시작했단 말이지. 내 생각엔 A랑 B를 다 같이 처음 만난 그 날이 시작인 것 같았어. 그때 얘가 다른 애를 평소보다 더 쫓아다녔고, 난 그게 마음에 안 들어서 짝녀를 엄청 쫓아다녔었어. 평소보다 더 들이댔던 거 인정. 걔가 그걸 시작으로 내 행동들에 불편함을 느낀 것 같았어. 그 날 나는 불쌍하고 매달리기만 하는 애, 짝녀는 나따위는 안중에도 없는 나쁜 애로 몰려서 그렇게 굳어지기도 했었고.
106
이름없음
2021/11/04 17:23:30
ID : dXs7hvxDvzQ
0
2. 내 생각
걔가 원래 나랑 커플로 엮이는 걸 그리 안 좋아했거든? 게임에서 누가 우리 둘이 엮거나 결혼하라고 하면 막 으 거리면서 질색하고 싫어하고 그랬어. 얘가 원래 오글거리는 거 엄청 싫어하는 애라... 응... 그래서 나는 걔가 그런 맥락으로 게임에서 날 극혐한 줄 알았거든. 내가 게임에만 가면 다른 사람이 된다고 생각하는 줄 전혀 모르고 있었어.
107
이름없음
2021/11/04 17:30:49
ID : dXs7hvxDvzQ
0
그리고 걔의 그런 입장을 들었을 때, 나는 다르게 생각을 했잖아? 난 특별하게 한 게 없는데 걔가 과하게 반응했다고 생각했거든. 나는 걔가 나한테 그런 식으로 구니까 괜히 게임만 가면 좀 어색하고 그랬어. 자연스레 말도 덜 붙이게 되고, 옆에 서 있는 것만으로도 눈치보이고... 얘가 하트 생기는 것도 피하니까 걍... 뭔가 싶었지, 이게. 플러팅 같은 건 원래도 엄청 쳤었단 말이야. 걔가 다른 사람 좋다고 하면 질투하는 티도 냈었고. 나는 원래 그런 사람이었는데 걔의 태도가 어느 순간부터 바뀌어 버리니까 당황스러울 수밖에...
108
이름없음
2021/11/04 17:31:12
ID : dXs7hvxDvzQ
0
위에서 말한 집착 관련 얘기들도 내 입장에선 이해가 하나도 안 갔고.
109
이름없음
2021/11/04 17:43:58
ID : dXs7hvxDvzQ
0
3. 어떻게 할 것인가
-우선적으로 내가 다른 사람 같아지는 특정한 말이나 말투, 행동들이 있다면 그게 뭔지 들어야 되지 않겠어? 그리고 납득이 간다면 고쳐야지. 사실 없을 것 같긴 했어. 이런 거 일일이 생각하는 게 힘든 일이니까... 그런 것보단 걍 전체적으로 봤을 때 이질적이라고 느꼈을 테니. 그 상황을 전부 기억해서 분석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A, B와 우리가 함께 있는 상황을 만들지 않기 : 얘가 원래는 안 이랬다고 했잖아. 내 생각엔 A랑 B의 영향이 큰 것 같았어. 얘네랑 있을 때 짝녀가 유독 나랑 거리를 두기도 했고.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그 자리나 상황이 불편해서 그런 거일 수도 있겠다 싶더라고. A랑 B 말고도 그 전에 친해진 지인이 두 명 있었댔잖아. 걔네랑 있을 때는 안 그랬거든. 우리 둘만 있을 때도 안 그랬고. A랑 B 만난 이후로 내가 걔네랑 매일 같이 게임하고, 엄청 친하게 지냈단 말이야.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짝녀랑 게임에서 둘만 있는 시간은 사라졌고, 짝녀가 오면 넷이서 시간 보내는 게 대부분이었어. A와 B가 있는 것만으로도 뭔가 의식되는 게 있었나 봐.
-커플 끊기 : 하트 생기는 것도 불편해 하고, 나랑 엮이는 것도 불편해 하는데 어쩌면 이게 제일 나은 방법이 아닐까 싶었어. 최후의 수단이기도 했고. 거리를 둬야 편안해지는 관계가 있으니... 게임 커플 끊겨 봤자 뭐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을 테니까. 대화로 풀리지 않는다면 악순환은 계속될 테니, 아예 악순환의 원천을 끊어 버리는 거지.
110
이름없음
2021/11/04 17:45:27
ID : dXs7hvxDvzQ
0
+나랑 같이 게임하고 싶지 않은 날이 있다면, 나를 피하지 말고 오늘은 혼자 게임하고 싶다고 편하게 말해 줬으면 하는 것까지.
111
이름없음
2021/11/04 17:46:24
ID : dXs7hvxDvzQ
0
싹 다 말했어. 저걸. 난 솔직히 2번에서 걔가 반박 같은 거 오지게 할 줄 알았거든? 근데 하나도 안 하더라. 다 듣기만 했어. 생각보다 일이 술술 풀리는 거야.
112
이름없음
2021/11/04 17:47:55
ID : dXs7hvxDvzQ
0
결론까지 알아서 나왔어. A, B와 함께 있는 자리를 만들지 않는 걸로... 걔도 본인이 A, B를 의식해서 그러는 것 같다고 하더라고. 커플 끊자는 얘기 하기도 전에 다 해결이 돼 버렸어 ㅋㅋㅋㅋㅋ
113
이름없음
2021/11/04 17:56:58
ID : dXs7hvxDvzQ
0
하트 생기는 거 피하는 것도 내가 물으니까 당당하게 ㅇㅇ 그저께도 그랬는데? 이러더라 ㅋㅋㅋㅋㅋ 그래서 내가 왜 피하냐고 물었거든? 모양이 하트여서 그렇대... 별이었으면 괜찮았을 텐데 하트여서...
...그럼 어떡하냐고... 이게 둘 중에 한 명이 커플 악세 빼면 하트가 안 뜨거든? 그래서 니가 악세 뺄래? 라고 물었는데 괜찮다더라. 이것도 A랑 B 땜에 그런 것 같다고.
114
이름없음
2021/11/04 18:00:56
ID : dXs7hvxDvzQ
0
그렇게 긴장 쫙 풀려서 너 내가 얼마나 고민 많이 했는지 아냐고 막 찡찡댔는데 혼자서 삽질 왜 이렇게 했냐면서 웃더라... 그리고 걔한테 니가 나 피할 때마다 '내가 싫어졌나...?' 이런 생각 들었다고 말하니까 걔가 내가 너를 싫어할 이유가 있나? 이러던데... 바보 같은 나는 여기서 또 설레고~
115
이름없음
2021/11/04 18:07:36
ID : dXs7hvxDvzQ
0
게임에서 나를 피했던 이유를 다시 말해 보자면, 걔가 기분이 안 좋을 땐 혼자 있고 싶어 해서 그렇대. 옆에 누가 있는 것만으로도 그 사람의 점수가 깎이고 난리가 난다더라. 근데 나는... 걔가 나를 피하면 포기할 때도 있었지만 오기 생겨서 어거지로 따라간 적도 꽤 있었거든 ㅋㅋ 갔다가 너 집착광공 같다는 소리 들은 적도 있음 ㅠ... 이 날 기분 많이 안 좋았나 봐... 여담이지만 며칠 뒤에 걔한테 사과 받고(그렇게 굴어서 미안했다고) 공차 깊티도 받음... 솔직히 쬐~ 끔 서운했는데 다 풀렸어.
116
이름없음
2021/11/04 18:12:16
ID : dXs7hvxDvzQ
0
여튼 이렇게 순조롭게 풀리고, 수다 좀 더 떨다가 전화 끊었어. 중간에 껴서 고생한 A한테 깊티도 주고... 다음날에 짝녀랑 할로윈 몇 판 하고 지금은 연락 끊긴 상태야.
117
이름없음
2021/11/04 18:18:51
ID : dXs7hvxDvzQ
0
짝녀랑 할로윈 하다가 부모님 심부름 때문에 불려가서 어쩔 수 없이 중퇴했거든. 걔한테 심부름 끝나고 가겠다고 톡 보냈는데 안 읽더라. 게임 들어가 보니까 접속도 끊겨 있고... 그래서 머야 너 다 했어? 이렇게 보냈는데 얼마 뒤에 읽더니 몇 시간동안 답을 안 하더라...(PC 카톡 창 여러 개 키고 카톡하던 중이었어서 걔가 읽은 거 바로 보였음) 난 빨리 깔끔하게 연락 다 끊고 싶은 상태였기 때문에... 읽씹 한 거거나 알아서 대답하겠지~ 하고 카톡을 지웠어.
118
이름없음
2021/11/04 18:23:12
ID : dXs7hvxDvzQ
0
그랬는데 아빠가 카톡으로 뭐 좀 확인하라 해서 다시 깖 ㅋㅋㅋㅋㅋㅠㅠ 깐 김에 연락 온 것들 읽지는 않고 구경만 좀 했는데 걔가 답장으로 ㅇㅅㅇ 보내 놨더라. 지운 사이에 상메 '...ㅋㅡㅋ' 이걸로 바뀌었던데 머지...? 뭔 일 생긴 건가...? 아니면 나 때문이었으면 좋겠다...(사심 듬뿍)
여튼 그래
119
이름없음
2021/11/04 18:25:34
ID : dXs7hvxDvzQ
0
빼빼로 데이 때 빼빼로 주려고.
수능 전날에도 간단한 음료수 주면서 응원할 거고.
그 뒤에 생기는 일들은 생길 때마다 적어 나가 보도록 하겠음. 겁나 충격적인 일 생긴 거 아니면 수능 전까지는 안 올 예정.
120
이름없음
2021/11/04 18:37:36
ID : 3TXBy5dPcre
0
응응 언제든 기다리고 있을테니 둘 다 아프지 말고 잘 다녀와
121
이름없음
2021/11/04 18:50:56
ID : KY1hbDAry7A
0
와 나도 옛날에 게임에서 좋아하게 된 언니 있었어서 진짜 몰입해서 읽었다... 수능 잘 보길 바라고 또 이어줘!
122
이름없음
2021/12/27 13:06:47
ID : BhthgmHCqlu
0
어떻게 됐어?
123
이름없음
2021/12/27 18:18:30
ID : bwsjeLfe1yF
0
나두 보고있어... 이어줘...
124
이름없음
2021/12/28 07:44:03
ID : Hu5VfcINxU4
0
보고싶다..
125
이름없음
2021/12/28 08:00:35
ID : ipgp9g47Bs9
0
고마워 ㅠㅠ...
헉 고마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라진 건 없어... 아직 그대로야
아악... 기다려 줘서 고마워 ㅠㅠ
짜잔
126
이름없음
2021/12/28 08:01:58
ID : Y065dTUZjBB
0
수능 끝나고 돌아오니까 많이 묻혔길래 다들 잊고 있을 줄 알았어... 솔직히 쓰기 귀찮았던 것도 있음 ㅎㅎ... 일단 난 살아 있어! 요즘 재수 확정에 새벽 알바라 많이 바쁘지만 시간 날 때 틈틈히 이어 볼게!
127
이름없음
2022/01/06 23:25:17
ID : AnWoZdva9vx
0
레주야 나도 재수 중이야!! 난 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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