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2/13 02:39:01 ID : E5SGty1xBdU 1
난 바이고, 양성애가 성정체성이라 확신한 나이는 18. 그 전까진 연애 한 번 해보지 않았던, 메갈 기질이 있는 또라이 여중생이었음. 그냥 java 하는 거 좋아하고 근력운동했었음. 남자애들이랑 몰려다니면서 노는 특이한 여자애ㅇㅇ. 중삼 새학기가 시작되고 전에 나름 안면이 있었던 친구와 같은 반이 됨. 그냥 물건 빌려줬었던 사이? 우린 어쩌다 보니 친해졌음. 나랑 친해지다 보니 내 몇 없는 여사친들괴도 친해졌지. 나한테 잘 대해 줬고, 나도 걔가 좋았어(그냥 나 얘 좋아! 의 의미. 연애감정 없음) 그러다 16년도에 오버워치 붐이 일어난 후로, 나는 친구들과 피방을 가기 바빴고 어느새 내 곁엔 그 친구가 있었음. 그런데 내가 아무리 여사친이 없어도 글치 좀 이상하다는걸 느낀 게, 사실 여자애들이 상대방한테 립스틱을 발라준다던가 내 얼굴 보다가 게임 지고 그러진 않잖아..? 나 보면서 맨날 귀엽다 어쩌구 예쁘다 어쩌구 나랑 사귀면 어쩌구 사실 그때 나한테 노골적으로 치근덕거리는 체육부 남자애 때문에 얘가 날 좋아할 거라고는 상상도 안함. 게다가 얘는 그때 전남친만 한트럭이었음. 남친들도 하나같이 정상은 아닌지라.. 그러다 걔가 나한테 고백함.
2 이름없음 2022/02/13 02:41:16 ID : rs8qrAqrur9 0
우와 보고잇어
3 이름없음 2022/02/13 02:46:07 ID : E5SGty1xBdU 0
넋두리 같은 이야기라 보는 사람 없어도 쓸거임 ㅋㅋ 난 당연히 엥 ㅋㅋ 장난도 참ㅋㅋㅋㅋㅋ 이렇게 넘겨버림. 하지만 그 친구는 굴하지 않았다. 어차피 걔는 같은 반+내 옆자리+같은 피방 풀콤보를 달성했기 때문에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음. 걔가 고백을 얼마나 했는지도 셀 수가 없다. 교내에서 학생들 동선은 대부분 비슷비슷해서 어렵지 않게 나를 찾아낼 수도 있었지. 우린 항상 함께 다녔어. 그런데 계속되는 고백을 거절하기도 짜증나니까, 내가 걔한테 장난이면 재미없으니까 그만하라고 화를 냈어. 그러자 내 인생의 가시밭길이 시작된 거지. 드라마틱한 얘기지만 진짜 bl웹툰 광공같더라. 내가 광공캐 싫어하는 데엔 이유가 있나봄
4 이름없음 2022/02/13 02:49:29 ID : E5SGty1xBdU 0
얘나 나나 여자지만 암튼 걔는 원래 스킨십이 많은 타입이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수위가 올라가더라고 그때쯤 되어서야 뭐지? 원래 여사친들끼리 안하는데 이거 나 친구들이랑 해본 적 없는데(이미 키스함) 그래 난 ㅆㅂ 눈치없는 놈이었어. 지금 생각하니 그게 그 친구의 집착을 촉발시켰을ㅈ도...? 그래도 나하고 가장 친한 친구라 싫지 않았어. 자각하지 못한 사이에 좋아하고 있었거든. 그런데 걔가 도를 넘더라고. 애들 다 있는 데서 스킨십을 그렇게 해대니까 참기 어려웠어. 나도 이게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았지만 돌이킬 수 없었지.
5 이름없음 2022/02/13 02:55:11 ID : E5SGty1xBdU 0
그 친구는 학교에서 나름 유명한(?) 성깔이라 왠만한 남자애들도 가를 안 건드렸어. 키가 170이상인 데다 나를 번쩍번쩍 들 정도로 힘이 좋았지. (난 그때 160/42) 마른 근육형인 나는 그당시 피나는 노력으로 식스팩을 장착했었지만 쨉이 안되는걸 알고 육체적인 저항은 포기했어. 학교에서도 애들이 잘 건드리지 않는 센캐 타입이라 내가 거부해도 무시하더라고. 점점 무력해졌어. 학교 가는 게 죽기보다도 싫었지만 이걸 누군가에게 말하면 믿지 않을 거란 생각에 존버했지. 친구한테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구라라면서 안믿음. 예체능 시간에 그 친구가 너무 괴로워서 토낀 적이 있었는데, 선생님이 나하고 친하니까 걔를 보내서 데려오게 하더라고. 걔한테 도망치다가 복도 막다른 길에 몰려서 덜렁 잡혀간 기억이 생생하다. 진짜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죄절감이 생기더라. 제압당하는 기분이랄까 두서없는 맥락 양해해.
6 이름없음 2022/02/13 03:00:44 ID : NAqi3Ckk8i1 0
ㅂㄱㅇㅇ
7 이름없음 2022/02/13 03:02:14 ID : E5SGty1xBdU 0
쓰고나니 현타오네 근육 다 쓸모없더라 체중 먼저 늘려서 체급을 늘리렴 친구들아 나처럼 당하지 말고. 그런 상황에도 걔는 나한테 좋아한다, 사랑한다고 말했었어. 난 저항이 무의미한 상황에서 그저 그것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지. 한번은 자습시간에 교실 맨 오른쪽 구석에서 손목 잡힌 상태로 의자에 눕혀진 적 있는데, 진짜.. 나랑 눈 마주친 애들 애들 다 못본 척 하더라. 그냥 질 나쁘게 노는 줄 알았나보지. 그래도 이 친구를 좋아했던 마음 때문에, 나에게 친구였을 때 보여주었던 여러 모습 때문에 결국 얘를 완벽히 밀어낼 수가 없었음. 그래서 일찍 끝나지 않았던 것 같기도 해.
8 이름없음 2022/02/13 03:06:17 ID : E5SGty1xBdU 0
그 애는 기본적으로 내가 개인적으로 뭘 하던지 내버려 뒀어.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은 그 친구가 붙어다녔음. 내 친구들 무리와 동화된 지 오래라 내 어지간한 친구들과는 연결된 사이가 되었지. 내가 친구들과 어떻게 놀았는지는 언제든지 알 수 있다는 얘기. 그리고는 자기 필요할 때 갑자기 와서 나를 데리고 간다던가 다같이 있던가 하는 거야. 난 발이 넓은 편이었고 쉬는시간 십분 동안 필사적으로(위치를 모르게 하기 위해) 여러 반을 다니며 놀았어. 십분 별거 아닌 시간이지만ㅋㅋ 그래도 그 시간만큼은 자유로웠으면 했나봄.
9 이름없음 2022/02/13 03:11:42 ID : E5SGty1xBdU 0
결론적으로 난 그 애를 좋아하게 되어 버렸어. 하지만 가스라이팅을 한 그 애는 끝까지 몰랐다는게 함정. 내 마지막 자존심이랄까, 걔가 이걸 알면 내가 여기서 더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를 일이잖아? 필사적으로 숨겼어. 반 뒤에서 깔렸을 때도, 키스나 걔가 내 목에 자기 얼굴을 묻고? 있을 때나(목키스 느낌) 이게 잘못되었다는 걸 안 이상 내 마음 또한 옳은 것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에게 세뇌했음. 이 관계가 틀렸다는 생각을 유지하기가 정말 힘들었어. 이 생각을 하지 않았으면 난 진짜 건강한 연애 이딴거 몰랐을거야 진짜로.. 그 애는 내 첫사랑이었으니까. 이 친구 때문에 대학교 2학년인 난 아직도 건강한 연애감정이 무엇인지 모르고, 스킨십에 대한 거부감 등등 트라우마가 생겼어.
10 이름없음 2022/02/13 03:15:31 ID : E5SGty1xBdU 0
이 비정상적인 친구관계는 고교배정이 달라지면서 끝이 나게 돼. 그 애가 나한테 이제 작별이다~ 라는 식으로 말을 했고, 나는 뭐 주도권이 있었던 적 없으니 그러려니 했어. 걔는 그러면서 내 친구들한테 나 첫사랑 있었는데 마음 접을거임~ 이런 식으로 말하고 다님(억울하서 속이 문드러지는줄 알았음) 걔 나한테 톡으로 편지도 보냄. 내가 첫사랑이라고.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진짜 억장이 무너지는 거 같았어. 너무 힘든 기억이었기에 중3의 일은 내 심리적 방어기제인 '망각'에 의해 잊혀지게 되었지. 고3때 학원에서 걔를 다시 만나기 전까지 난 잊고 살았어.
11 이름없음 2022/02/13 03:18:28 ID : E5SGty1xBdU 0
그 애는 첫사랑과의 재회 어쩌구여ㅛ겠지만 난 걔를 다시 보는 순간 잊었던 기억들이 떠올라서 공황상태에 빠졌어. 강의는 제대로 들을 수 없었고 몸이 떨렸어. 그 친구가 나에게 아직도 예쁘다 라고 했는데 그게 그렇게 무서운 말일 줄 몰랐지. 20살이 되고, 이 기억이 트라우마고, 내가 이 얘기를 할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몸이 바들바들 떨리고 긴장이 되는 건 일종의 ptsd라는 걸 웹페이지에서 본 후 난 상담을 받게 되었어.
12 이름없음 2022/02/13 03:22:32 ID : E5SGty1xBdU 0
상담을 잘 받았도, 난 갑작스레 떠오른 나쁜 기억들을 '덜 충격적으로' 마주하는 법을 익혔어. 안 충격적인건 아냐. 이를 악물고 버티던 내 중3, 사실 게임은 일종의 도피처였어. 울고 싶었지만 집에서도 눈물 한 방울 흘릴 수 없었고, 사람이 아무도 없을 때에만 두세 방울 우는 게 전부였어. 친구들에게도 말할 수 없었고 온전히 내 몫이었지. 잊는 게 제일 나은 선택이었을 거야. 누군가에겐 첫사랑과의 아련한 연애스토리였겠지만 난 생존기였어. 결국 난 이겨냈고, 옳던 그르던 걔는 내 첫사랑이야. 내 얘기 들어줘서 고맙고 궁금한 사람 있음 댓남겨줘.
13 이름없음 2022/02/13 03:25:49 ID : E5SGty1xBdU 0
참고로 나는 아직도 내게 연애 감정을 가진 사람과의 스킨십에 트라우마가 있어. 처음엔 손만 대도 바들바들했는데 지금은 좀 나아. 중3 시절엔 그 친구가날 언제 대려갈까 불안 반 체념적 기다림반으로 수동적인 인간이 되었었지. 광공은 창작 세계에서만 보는 것으로 만족하자 얘드라....
14 이름없음 2022/02/13 03:28:55 ID : E5SGty1xBdU 0
얼굴은 예뻤어 하 아직도 얼굴은 예쁘더라 네 덕에 내가 성별 안 가리고 좋아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잘살아라 난 이제야 내 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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