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2/02/26 21:39:57 ID : 3DAmLhwE781 2
이제는 멀리 떨어져서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말 또는 영영 못 할 말들을 여기서 적어보고자 해! 음··· 걔가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 판 이탈 아니겠지 ㅠㅠㅠ? 판 이탈이라면 미안해! 글은 생각날 때마다 꾸준히 쓸게!
2 이름없음 2022/02/26 21:43:06 ID : 3DAmLhwE781 0
내 3년은 되게 무난한 듯이 흘러갔어. 개학을 하고, 봄이 오고, 꽃이 흩날리고 오월이 지나가고, 여름 방학이 오고... 또 개학을 하고, 천고마비의 계절이 오고 코 끝이 시려오고, 첫 눈이 내리고. 너무 평범해서 특별한 사건도 얼마 없었어.
3 이름없음 2022/02/26 21:45:06 ID : 3DAmLhwE781 0
걔가 전학을 온 건, 새로운 학년이 시작될 때쯤이었어. 시골 학교에는 새로운 친구가 오는 게 흔하지 않아서 이 학년이고 저 학년이고 우르르 몰려가 구경하기 바빴지. 지금 생각하면 귀엽고 웃기기만 해.
4 이름없음 2022/02/26 21:47:21 ID : 3DAmLhwE781 0
역시 시골 학교답게 걔는 온 학생의 이목을 끌었어. 나 아직도 기억나. 푸들처럼 곱슬곱슬한 고동색 머리. 웃고 있었는데 되게... 나랑은 어딘가 멀어 보였어.
5 이름없음 2022/02/26 21:49:00 ID : 3DAmLhwE781 0
걔랑은 정말 접점이 없었어. 수업도 같이 안 듣고, 점심시간이나 쉬는 시간에도 얼굴 한 번 보기 힘들었으니까. 뭐, 그때는 내가 그 애를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었을 지도 몰라. 마음만 먹으면 당장 볼 수 있는, 엎어지면 코 닿을 거리에서 우리는 1년을 보냈어.
6 이름없음 2022/02/26 21:53:14 ID : 3DAmLhwE781 0
다시 난 한 학년을 올라갔고, 걔도 한 살을 더 먹었어. 같은 수업을 듣는다는 게, 거의 매 순간을 같이 하는 게 가까워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란 걸 난 그때 알았다 ㅋㅋㅋㅋㅋ. 걔랑 말도 몇 번 해보고 서로 인사는 하고 다닐 정도로 친해졌었어. 음 이게 친해진 게 맞나? 암튼.
7 이름없음 2022/02/26 21:55:29 ID : 3DAmLhwE781 0
여름이었는데, 엄청 더운 여름. 쨍쨍 내리쬐는 햇살에 모두 늘어져가던 여름. 한창 날라다니던 나이의 나는 그 무더운 여름에 등산을 하는 체험 학습이 너무너무 신났어. 실제로 체험 학습을 가기 전까지 2주였나 남았는데도. 그냥 그 소식을 들은 순간부터 두근거리더라고
8 이름없음 2022/02/27 19:04:11 ID : 3DAmLhwE781 0
내가 걔를 좋아한다는 걸 인식한 건... 체험 학습 가기 며칠 전이었던 것 같아. 정확히 걔의 무엇이 좋았는지 확실하진 않지만 그냥... 자연스러운 감정이라고만 생각하고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어. 마음이 크지 않았으니까
9 이름없음 2022/02/27 20:03:16 ID : TQpU1u5TTXx 0
보고있어
10 이름없음 2022/03/11 19:27:03 ID : 3DAmLhwE781 0
미안 개학해서 바빴어 다시 이어 쓸게! 여하튼 미묘한 감정으로 체험 학습을 기대하던 나는 체험 학습 당일 너무 설레서 잠도 제대로 못 잤어. 지금은 잠이 진짜 진짜 진짜 많거든 있을 수 없는 일이지.
11 이름없음 2022/03/11 19:28:36 ID : 3DAmLhwE781 0
부푼 마음을 겨우 달래며 학교에 도착했을 땐 통학 차량을 타고 온 아이들로 북적거렸어. 안녕, 안녕, 하며 반갑게 인사했거든. 그런데도 자꾸 눈길이 가더라 늘 그 애가 오던 조그만 길목이 자꾸 눈길이 갔어.
12 이름없음 2022/03/11 19:33:19 ID : 3DAmLhwE781 0
시간이 좀 지나니까 언제 왔는지 그 애도 와 있었어. 뭔가... 되게 찰나였지만 반가웠던 기억이 있어 ₍ᵔ•⍛•ᵔ₎ 그리고 선생님들께서는 대형 버스로 우리를 안내해 주셨어. 차례대로 탔거든? 이게 우연인지 운명인지 나랑 걔랑 같은 자리에 앉게 됐어.
13 이름없음 2022/03/13 15:07:52 ID : g2K43SMrAlx 0
ㅂㄱㅇㅇ!! 이런 풋풋한 분위기 너무 좋다
14 이름없음 2022/03/26 03:59:56 ID : 3DAmLhwE781 0
기다렸다면 미안해 전교 부회장을 하게 되어서 바빴어. 내가 외향적인 성격이기도 하고, 어색한 분위기를 못 참는 편이라 아무렇게나 말을 걸기 시작했어. 과자 먹을래? 노래 들을래? 싫대. 괜찮대. 처음 받아보는 냉대에 정신이 아찔해졌어 ㅋㅋㅋㅋㅋㅋㅋ... 나름 호감을 받는 편이었어서, 정말 신선한 충격이었지. 나는 답답하고 꼭 막힌 분위기를 견뎌야 했어.
15 이름없음 2022/03/26 04:02:58 ID : 3DAmLhwE781 0
30분 정도 지나자 목적지(라고 해봤자 바닷가와 맞닿은 산)에 도착했어. 굉장히 더웠지. 다들 땀을 뻘뻘 흘리며 걸었어. 그날 체험학습들은 모두 재미 있었어. 내 시선의 끝에 머무르는 걔가 거슬리는 것 빼고는. 걔가 항상 내 시선의 종착역이었어. 지금 생각해 보니까, 나 걔를 많이 좋아했던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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