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23/01/10 14:11:44 ID : 3ClxA6rBwK2
안녕 나는 올해 19살이 된 여자 바이야 지금 짝녀가 있는데 이게 썸인지 아닌지 고민중이야. 걔랑은 고등학교에서 처음 만났고 인스타도 꽤 오래 맞팔이었어서 몇 달간 디엠을 주고받다가 내가 번호를 땄어 번호를 따고는 두 달간 거의 매일 연락을 했고 이제는 서로 꽤 많이 의지하는 사이가 됐어 얼마전에 내가 얘한테 먼저 커밍아웃하고 나중에 얘도 커밍아웃해서 서로 헤녀가 아닌 것도 알아 지금은 짝녀가 기숙 윈터에 가서 한달간 연락을 못하게 됐는데, 걔가 보고 싶어질 때마다 짝사랑썰? 비슷한 걸 적어보려고 해. 내가 원래 꾸준한걸 진짜 못하는데 이건 꾸준하게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너랑 매일 연락하다가 이제 그럴 수 없으니까 너무 허전해. 보고싶다

2 이름없음 2023/01/10 14:23:48 ID : 3ClxA6rBwK2
>>1 널 처음 본 건 열일곱 살 때였어. 물론 그때는 내가 현실에서 여자를 좋아하게 되리라고는 생각해본 적 없었지만. 그때의 나는 고등학교라는 새로운 환경과 양성애자라는 정체성에 적응하기 바빴고, 남들에게 관심을 가질 만한 여유도 없었어. 그래서 너 역시 나에게는 학교에서 스쳐 지나간 예쁜 아이, 딱 그 정도였던 것 같아.

3 이름없음 2023/01/10 14:39:28 ID : 3ClxA6rBwK2
>>2 너는 객관적으로 얼굴이 엄청나게 예쁜 편은 아니었지만 성숙하고 도도한 고양이 같은 분위기가 너무나도 예뻤고, 그래서 주위에 있을 때마다 매번 눈길이 갔어. 지금 생각해 보면 나는 이때부터 너를 좋아했던 걸지도 모르겠다. 미안해, 너무 늦게 알아차려서.

4 이름없음 2023/01/10 16:08:02 ID : 0oIK1yL9hgn
>>3 사실 고1때는 너와 같은 반도 아니고 같이 듣는 수업도 없어서, 정말 가끔 스쳐 지나가는 게 다였고 당연히 너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했어 하지만 고2 때는 상황이 조금 달라졌어. 너와 선택과목이 겹치게 됐고, 같은 방과후 수업을 듣게 됐거든. 수업 자체는 재미가 별로 없었는데, 야자 빠지고 친한애들 몇명이랑 톡을 주고받으면서 딴짓하는 건 재밌었어. 그때도 나는 너랑 너무 친해지고 싶었지만 너는 주변 사람들에게 관심이 거의 없어 보였고, 수업도 개인발표 위주여서 너에게 말을 걸 기회가 정말 너무나 없었어. 그렇게 한 학기를 그냥 흘려보내니까 여름방학이 되어 있더라고.

5 이름없음 2023/01/10 17:21:45 ID : 0oIK1yL9hgn
>>4 한 달도 안 됐던 짧은 여름방학은 학원만 오가다가 끝났고, 어느새 개학날이 되어버렸어. 그때쯤 나는 너와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거의 접은 상태였는데, 결국 한 학기 내내 너에게 한 번도 말을 걸지 못했었고, 다음 학기에는 내가 방과후 수업을 들을 계획이 없었으니까. 하지만 그래도 선택과목 시간에는 여전히 널 볼 수 있었어. 일주일에 두 시간 남짓한 짧은 시간들 동안 너를 계속 힐끔거렸었지

6 이름없음 2023/01/10 21:28:40 ID : 3ClxA6rBwK2
>>5 그렇게 개학하고 거의 두 달이 지났을 때, 한참을 고민하다가 겨우 용기를 내어 너에게 디엠을 보냈어. 무모한 짓이었지, 제대로 대화도 해본 적 없는 애한테 디엠을 보내다니. 네가 읽을지 안 읽을지도 모르는데. 디엠 내용도 지금 생각하면 진짜 어이없어. 안녕! 갑자기 디엠보내서 당황스러웠지 (아는데 왜보낸걸까;;) 우리 지난학기에 방과후도 같이 들었고 선택과목 때도 보는데 대화해 본 적은 없는 것 같아 그래서 너에 대해 더 알고 싶었어! 진짜 이렇게 보냈었다.... 지금 너랑 디엠한 거 다시 읽어보고 있는데 쪽팔려 죽을 거 같아 나 말투가 왜저랬을까

7 이름없음 2023/01/10 23:23:52 ID : 3ClxA6rBwK2
>>6 근데 저렇게 보내니까 내가 고민했던 시간이 무색할 만큼 금방 답장이 오더라 디엠 보낸지 10분도 안지났었는데 (물론 내가 일부러 네가 인스타 현활일 때 디엠을 보내긴 했어;; ㅎㅎ) 그때까지는 네가 발표할 때 목소리만 들어봐서 톡이나 디엠말투는 어떨지 전혀 몰랐는데, 네 말투가 생각보다 너무너무 귀여워서 깜짝 놀랐어 누가 알았겠어, 똑부러지고 성숙한 이미지의 네가 그런 쿠션어로 가득한 말투를 쓸지.

8 이름없음 2023/01/11 11:55:48 ID : zXBy3SFdDwJ
>>7 너랑 처음 대화했을 때는 대화주제를 고민하다가... 방과후 수업 관련된 얘기를 했어. 너는 두 학기 연속 방과후수업을 듣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 2학기 때도 같은 쌤이 수업하시냐고. 그때 네가 발표하는 걸 봤는데, 정말 너무 멋있었다고. 약간 반한 거 같다고.... 그랬었다 나 왜그랬을까 되게 부담스럽게 굴었네 너는 내가 저 디엠을 보낸 후로 며칠간 답이 없었어

9 이름없음 2023/01/11 13:18:41 ID : zXBy3SFdDwJ
나 사실 스레 처음써보는데 이렇게 쓰는 거 맞겠지?? 다들 잘 보고 있는 거면 좋겠다

10 이름없음 2023/01/11 14:36:07 ID : 3ClxA6rBwK2
>>8 그렇게 며칠이 지나고, 드디어 너에게 답장이 왔어. 그날은 중간고사가 끝나는 날 새벽이었는데, 두 시쯤에 네가 답장을 보냈더라고. 아마 그 시간까지 공부를 하고 있었던 거겠지. 정말 고마워, 내일 시험 화이팅해! 그 한 문장에 내가 얼마나 설레었는지 너는 알았을까?

11 이름없음 2023/01/11 19:59:36 ID : i7cHCqmNs1j
ㅂㄱㅇㅇ

12 이름없음 2023/01/11 23:13:04 ID : si2ljxPg4Y7
>>11 보고 있는 사람이 있었구나!! 봐줘서 고마워 앞으로도 열심히 써볼게 😊

13 이름없음 2023/01/12 00:12:15 ID : si2ljxPg4Y7
>>10 그날 시험을 잘봤다면 그 핑계로 연락을 해봤을 텐데, 안타깝게도 딱히 그렇진 못했어... ㅎㅎ 그런데 다음 기회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오더라. 시험이 끝난 주말에 네가 디엠 스토리를 올린 거야. 안녕 지금 뭐해? 라고 하니까 너는 고양이랑 놀고 있어! 라고 했었지 나도 고양이를 키우고 있어서 이날은 고양이 얘기만 했었던 것 같아. 너희 고양이는 이름이 뭐야? 이름 뜻은 머야? 나도 고양이 키우는데! 이러면서 말이야 내가 이때 일부러 평소랑 다른 발랄한 말투 쓰려고 엄청나게 노력한 걸 넌 몰랐겠지? 그냥 네 말투에 맞추려면 그래야 할 것 같았어 ㅋㅋㅋㅋㅋ 나도 사실 그말투 엄청 어색했다

14 이름없음 2023/01/12 00:42:00 ID : si2ljxPg4Y7
>>13 중간고사가 끝난 다음주에는 바로 수학여행이 있었는데, 너랑은 다른 그룹에 속해있어서 중간에는 거의 못 봤었어. 그나마 첫날에는 너희반과 같이 돌아다녔었는데, 그때 네 사진을 찍어줬던 게 생각나. 우리 학교는 기숙사 학교인데, 내 룸메가 알고 보니 너랑 친한 친구였던 거지. 같은 반 친구랑 사진을 찍으며 돌아다니다가 룸메가 날 부르길래 돌아봤는데, 그 옆에 네가 있었어. 사실 옆에 몇 명이 더 서 있긴 했는데, 나는 그냥 너밖에 안 보이더라. 너는 진짜 그렇게 예뻐서 옷도 잘입으면 어떡해. 결국 떨려서 넌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하고 룸메랑만 얘기했단 말이야, 바보같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룸메가 부르니까 헤실거리면서 달려가서 사진만 찍어주고 도망친 거냐고. 눈이라도 마주쳐 볼걸 그랬어

15 이름없음 2023/01/12 11:32:37 ID : rbCkmljvAY6
>>14 이 이후로는 너를 거의 못 마주쳤었지만, 한번씩 스쳐 지나갈 때마다 내 시선은 항상 너였더라. 며칠 디엠했다고 너는 나랑 눈이 마주칠 때마다 열심히 인사해줬었어. 나는 네가 먼저 인사해줄 때마다 너무 설레서 혼자 뚝딱대면서 인사 받아줬었는데... 너는 수학여행 내내 늦게 잤다고 했었어. 왜냐고 물어보니까 같은 방 친구들과 진실게임을 했다고 그러더라. 무슨 이야기를 했냐고 물어보고 싶었지만 그러면 혹시나 네가 지금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는 소리가 나올까 봐 무서웠어. 그래서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 너를 떠봤어. 룸메의 첫사랑썰을 들었는데 좋아하는 마음이 쌍방인 건 정말 힘든 일 같다고, 나는 그래 본 적이 없어서 연애가 참 어렵게 느껴진다고.

16 이름없음 2023/01/13 00:16:34 ID : 3ClxA6rBwK2
>>15 내가 그렇게 말하니까 너는 너도 연애가 어렵다고 하더니 곧 졸리다며 화제를 돌렸었지. 나는 아직도 궁금한 게 많았지만 그때는 헐 졸리면 얼른 자 ㅠ 이렇게밖에 못하겠더라 그 후로는 며칠 텀으로 내가 꾸준히 선디엠을 했었어. 답장이 늦을 때마다 불안불안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답장은 꾸준히 해주더라. 그날 했던 일, 고양이 얘기, 네가 좋아하는 가수의 이야기 등등 사소한 이야기들도 너랑은 너무 재미있었어.

17 이름없음 2023/01/13 00:25:33 ID : 3ClxA6rBwK2
>>16 사실 이때까지도 나는 널 좋아한다는 사실을 부정하고 있었는데, 네가 아파서 학교에 오지 못한 그날 결국 인정하게 됐어 그날은 네가 하루 종일 보이지 않았어. 네가 있을 때는 의식하지도 못한 채 틈틈이 너를 찾고 있었는데, 네가 없으니까 갑자기 내 행동이 확 의식되더라. 나 지금 널 찾고 있구나. 네가 보이지 않아서 불안하고, 걱정되는구나. 아, 망했다. 나는 너를 좋아하는구나. 그것도 아주 많이. 저 말은 무슨 소설에서나 나올 것 같은 대사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내가 여자를 처음 좋아하게 되니까 저 생각밖에 안 들더라.

18 이름없음 2023/01/14 00:21:10 ID : fPa7grxSIIJ
>>17 지금 생각해보면 이때야 내 감정을 깨달았다는 점이 참 웃겨. 또래 남자애들을 짝사랑할 때는 얼굴이 내 취향이고 눈길이 가면 그냥 그대로 좋아한다는 걸 인정했었는데. 단지 상대의 성별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내 감정을 동경이라고 포장하며 애써 외면해 왔던 거야. 좋아한다는 감정은 생각해보면 참 간단한 거였는데. 시선이 항상 그 사람에게 가 있고, 그 사람을 보면 기분이 좋고, 그 사람이 웃는 걸 보고 싶고. 혹시라도 그 사람에게 애인이 생겼다는 소식을 들으면 마음이 아플 것 같고...

19 이름없음 2023/01/14 00:33:20 ID : fPa7grxSIIJ
>>18 이 감정을 인정하니까 오히려 마음이 편해지더라. 아마 너랑은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돼서 그랬었나 봐. 나는 이때 네 지향성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지만, 너랑 연애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니까 사소한 것들이 하나 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어. 물론 이때는 단지 의심일 뿐이었지만 너에게 다가갈 용기를 주기는 충분했어.

20 이름없음 2023/01/14 00:48:19 ID : fPa7grxSIIJ
>>19 그래서 이때부터는 아예 너한테 엄청 들이대기 시작했어. 네가 올린 스토리에 답장도 자주 보내보고, 보면 인사하면서 웃어주고. 평소에 정말 안하던 짓이었어. 난 모든 sns와 연락을 귀찮아하고 오글거리는 말도 못하는 편이었거든. 그런데 너한테는 그런 행동들도 자연스럽게 나오더라. 하지만 네가 인스타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닌 거 같아서 이렇게 들이대면서도 내가 매일 연락하면 귀찮거나, 불편하지 않을까 고민이 자꾸만 되는 거야. 그래서 너를 또 떠봤어, 네 첫인상 얘기를 하면서. 조용하지만 존재감 있고, 주변 사람에게 관심없어 보이는...? 이미지였다고. 내가 너랑 자주 마주치는 편이 아니라 얼마나 들이대는 게 적당할지 잘 모르겠다고.

21 이름없음 2023/01/14 00:55:21 ID : RDumoMkpRA1
>>20 ㅂㄱㅇㅇ

22 이름없음 2023/01/14 01:00:01 ID : fPa7grxSIIJ
>>21 헐 사실 지금 자려고 했는데 썰 조금만 더풀다 자야겠당 좀만 기다려바

23 이름없음 2023/01/14 01:06:39 ID : fPa7grxSIIJ
>>20 그러니까 너는 네가 원하는 대로 해도 돼, 나는 너 좋아. 나 부담스러운 사람이랑은 연락 안해. 라고 하더라고 나 이때 사실 엄청 당황했단 말이야... 근데 생각해보니까 네가 나랑 얘기한 지 얼마나 됐다고 벌써부터 이런 직설적인 호감 표현을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 너는 아마 내가 사람으로서, 친구로서 좋다고 한 거였겠지...? 너무해 정말. 나는 그런 의미가 아니었는데

24 이름없음 2023/01/16 02:22:38 ID : lcso0oJQsnV
>>23 헉..뭔가 친구로써는 아닌것같다..둘다 커밍이웃을 한 상황에서 저 말을 한거면 이건 헤녀우정이라고는 못하겟어

25 이름없음 2023/01/16 09:24:33 ID : Za8nU2MlyE5
>>24 이때는 내가 얘한테 커밍아웃을 안한 상태였어.... 이건 11월인데 맞커밍아웃이 12월에 일어난 일이었거든

26 이름없음 2023/01/17 23:34:48 ID : O5SK6qkmoK3
>>23 나는 당연히 저 말에 의미부여를 하고 싶었지만, 이때는 내가 아직 너에게 커밍아웃을 하지 않았을 때라서 음... 얘는 이게 헤녀우정 멘트라고 생각했겠지...? 이러고 넘어갔던 것 같아 그래도 이제 네가 나를 불편해하지 않는다는 건 확실해졌으니까 이때부터는 좀 더 적극적으로 들이대기 시작했어 거의 매일 선디엠을 하다시피 했었고, 나는 오늘 ~~했어! 넌 머했어? 라고 물어보거나 오늘 먹었던 것, 날씨나 하늘 사진 등 내 일상을 너에게 공유하기 시작했어. 너의 일상에 내가 조금씩 스며들 수 있기를 바라면서.

27 이름없음 2023/01/19 00:18:27 ID : 5XusmNAknBh
>>26 그렇게 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나의 10월은 어느새 쏜살같이 지나가 버렸고, 어느새 11월이 되었지. 걸인레드는 10월은 여성애자들에게 사랑에 빠지는 달이라고 노래했지만, 나의 10월은 아직 전하지 못한 일방적인 사랑으로 가득한 채 끝났어. 차마 너에게 번호를 달라고 할 수 없었거든. 참 우스운 핑계지, 그동안 디엠하면서 티는 이미 내 놓고서는 들킬까 봐 무서웠다는 게. 하지만 디엠과 톡은 또 다른 거잖아... 아직 네가 나를 그 정도로 가깝게 생각하지 않으면 어쩌지, 하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 나는 네가 원하는 거리를 존중해주고 싶었는걸.

28 이름없음 2023/01/19 00:37:45 ID : 5XusmNAknBh
>>27 그런 고민을 한달동안 했지만, 내 생각의 종착지는 늘 하나였어, 여기서 멈추기에는 내가 널 너무 좋아하게 됐다는 거. 결국 네 번호를 물어봤지, 앞으로는 디엠 말고 톡하자고 하면서. 사실 인스타 계정에 문제가 생겼다던가, 하는 핑계를 댈 수도 있었지만 그때는 그런 생각도 안 나더라. 사랑에 빠지면 바보가 된다잖아, 그게 꼭 내 얘기 같더라고. 너 때문에 내가 할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말, 행동 모두가 점점 몸에 배어가기 시작했어. 누군가를 지켜보고 또 걱정하고, 아침저녁마다 잘 잤어? 오늘도 잘 자! 같은 연락을 보내는 것. 모두 네가 처음이었어.

29 이름없음 2023/01/20 00:21:23 ID : 3ClxA6rBwK2
>>28 그리고 정말 고맙게도, 너 또한 그런 나의 마음에 조금씩 답해오기 시작했어. 내가 네 번호를 땄을 때 네가 했던 말을 나는 아직 기억해. 내가 앞으로는 톡하자고 하니까 너는 헐 좋은 생각이다!! 라고 하면서 네 번호를 줬었지. 그냥 마냥 귀여웠어 그 말을 하는 네가 그렇게 널 귀여워하면서 방심하고 있는 내게 훅 들어온 것도 그날 밤이었지. 내가 심심하다고, 나랑 놀아달라고 하니까 너는 학원 숙제를 하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하더니 한 시간쯤 뒤에 톡 하나를 보냈었지. 아직 안 자? 하고. '웅 너 기다렸지!' 하고 내가 대답하니까 너는 '모야 설레자나 ㅎㅎ' 이렇게 말하더니, 뜬금없이 '근데 넌 이상형이 머야?' 라고 물어봤었어. 이 기묘한 헤녀우정인 듯 썸인 듯한 관계는 이때부터 시작되었던 걸까?

30 이름없음 2023/01/20 03:07:49 ID : unvdzRyK1Ck
>>29 ㅂㄱㅇㅇ!

31 이름없음 2023/01/21 23:04:56 ID : ry7utze2K5a
>>30 안녕 돌아왔어! 꾸준히 봐줘서 고마워 💕

32 이름없음 2023/01/21 23:10:14 ID : ry7utze2K5a
>>29 그런데 내 얄팍한 기대는 내 이상형을 말하고 나서 너에게 '네 이상형은 뭔데?' 라고 묻자마자 무너지고 말았어. 네가 "음... 잘 모르겠당 난 얼굴을 주로 보는 듯? ㅋㅋㅋ" 이렇게 답했거든. 나는 솔직히 얼굴에 별로 자신있는 편은 아니야 외모가 평범에 가까운 편이고 화장도 많이 안 하고 다녀서... 날 염두에 둔 대답은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들었어. 보통 호감있는 상대가 이상형을 물어봤을 때 얼굴을 본다고 하진 않잖아 하지만 너는 내가 널 그렇게 쉽게 포기하게 두진 않더라. 내가 '그럼 넌 어떤 얼굴을 좋아하는데?' 라고 물었을 때, 너는 유쌍 강아지상에 이목구비가 진한, 소위 말하는 아랍상을 좋아한다고 했거든.

33 이름없음 2023/01/21 23:21:54 ID : ry7utze2K5a
>>32 그런데 우연찮게도 내가 그 세 가지가 다 맞아떨어지더라... 내가 쌍커풀 진한 강아지상이거든. 심지어 내가 '근데 나는 내가 아랍인지 두부인지 모르겠던데'라고 하니까 너는 '음? 넌 당연히 아랍상이지!' 라고 말했었어 만약 날 혼란스럽게 하려는 게 목적이었다면... 아주 제대로 성공한 것 같아 난 그날밤 내내 네가 한 말이 무슨 뜻이었을지 고민하다가 잠들었으니까.

34 이름없음 2023/01/24 00:40:36 ID : he43QpRu02m
>>33 너와 카톡을 하기 시작한 뒤로는 전보다 훨씬 짧은 텀으로 대화를 주고받았어. 디엠이 몇 시간에서 길면 이틀 정도 텀이었다면 카톡은 길어도 두 시간 내에는 답이 오더라 물론 여전히 대부분은 내가 선톡을 하는 식이었어 어쩔 수 없지, 내가 널 먼저 좋아했으니까. 그래도 가끔 너에게 선톡이 오거나, 고맙다는 말 뒤에 하트가 붙으면 나는 그걸로 충분했어

35 이름없음 2023/01/24 00:54:55 ID : he43QpRu02m
>>34 하지만 내가 정말로 설레었던 날들은 따로 있어. 그 중 첫번째는 네가 결석을 했던 12월 첫째주의 어느 날이었지. 선택과목 시간, 네가 항상 앉던 자리에 보이지 않자 걱정이 됐던 나는 저녁시간에 혹시 어디 아픈 거냐며 톡을 보냈었어. (당시 대화) 나: 오늘 학교에서 안보이던데 어디 아파? 짝녀: 웅 몸이 좀 안좋아서 결석했어ㅠ 지금은 괜찮아 나: 이제 괜찮다니 다행이다 아프지마 걱정되잖아!! 짝녀: 너 근데 나 왤케 좋아해 ㅎㅎ 너무 귀여워 저 톡을 보고 가장 처음 든 생각은 이거였어.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알아챘나...? 날 놀리는 거야??' 하지만 결국 이런 생각은 접어두고 답을 보냈지. '머래 ㅋㅋㅋㅋ 너한테만 귀여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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