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와 동거생활! 질문 받습니다!

괴담 2018/03/03 04:23:36

#1 이름없음 2018/03/03 04:23:36

지금 일은 아니고... 5년 전에 같이 산 적 있었어. 현대 마법, 무속 등에 대해 이론적으로 정리하던 사람이었는데, 정말 신기한 경험 많이 했었어. 귀신이나 마법같은게 어떻게 작용하는건지 나한테 알려주기도 했었고. 지금 잠이 안오기도 하고, 썰 몇개 풀게.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 해줘!

#2 이름없음 2018/03/03 04:25:25

내가 대구에 살던 때였는데, 근처 직장 다니면서 도보로 출퇴근 했었어. 지금은 길도 잘 기억 안나긴 한데... 오다보면 무슨 요양원있고, 무슨 선녀보살 뭐 그런것도 있고 그런 동네였음.

#3 이름없음 2018/03/03 04:27:09

내가 살던 아파트로 오려면 길이 두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그냥 차다니는 대로 따라 빙 돌아오면 됐어. 근데 이 대로가 8차선에다가 이렇다 할 횡단보도도 없어서 이거 따라 오려면 좀 걸렸지.

#4 이름없음 2018/03/03 04:28:22

다른 하나는 약간 골목진 길로 가게 사이를 비집고 들가는건데, 벽에도 많이 문대고, 진짜 어두운 골목으로 이어져서 난 웬만하면 잘 안다녔어

#5 이름없음 2018/03/03 04:30:33

가끔씩 진짜 몸이 안좋아서, 빨리 집가서 쉬고싶을 때만 이 길 타고 그랬었는데, 낮에 보면 참 예쁜 골목이다 싶어도 밤에보면 영 아닌... 내가 묘사를 잘 못해서 양해해줬음 좋겠다.

#6 이름없음 2018/03/03 04:34:11

12월 한 겨울에, 그 날도 그랬어. 잔업때문에 일이 좀 늦게 끝났는데, 밖이 너무 추운데다가 열감도 좀 있어서 라면 한 그릇이 너무 땡기는거야. 조금 서둘러서 집을 가고 있었는데...

#7 이름없음 2018/03/03 04:37:38

그 골목에는 내가 엄청 싫어하는 집이 하나 있었어. 녹슬어가지고 반 쯤 열려있는 철문에, 지붕은 얇은 슬래브라고 해야하나? 그 파란색 양철판같은거. 그거 씌워논 건물인데, 진짜 사람 사는 분위기가 아닌 집이었거든. 저녁에 거기 지나갈때면 그냥 고개 쳐박고 갈 정도로 을씨년스런 집이었어

#8 이름없음 2018/03/03 04:39:29

그 날도 어김없이 고개 푹 숙이고 그 집 옆을 지나가는데, 진짜 웬지 모르게 오싹한 느낌 있자나. 갑자기 털 곤두서고, 등이 쭈삣쭈삣하니 따갑고. 막 그러는거야. 몰래 눈 치켜떠서 그 집 담을 봤는데

#9 이름없음 2018/03/03 04:41:22

사람 하나가 날 멀뚱히 쳐다보는거야. 개소름 돋았던게, 진짜 아무 표정 없이, 멀뚱히 쳐다만 보던거. 난 못 본 척 그 집 앞을 지나가려고 했는데, 문 앞에서 누가 내 발목을 콱 잡는게 느껴지는거야.

#10 이름없음 2018/03/03 04:44:33

아 씨 이걸 돌아봐야하나 뿌리쳐야하나 고민했지. 내가 워낙 쫄보라 어쩌지도 못하고, 눈만 감고 바짝 얼어있는데, 스윽, 하고 손가락같은게 허리부터 따라올라오더라. 와... 입 안에선 욕만 계속 나오고, 눈은 못뜨겠고 ㅋㅋㅋㅋㅋㅋ

#11 이름없음 2018/03/03 04:47:12

아 소문으로 들었던 귀신이 진짜 있는거구나... 난 여기서 뒤지는건가 하면서... 내심 체념? 하고 있는데 멀리서 박수소리가 들렸어. 1초마다 규칙적으로. 그 소리에 집중하니까, 발목이나 허리에 느껴지던 느낌이 점점 사라지더라.

#12 이름없음 2018/03/03 04:50:05

마라톤 49.195km를 완주한 개운한 느낌이라 해야하나, 안도감같은게 들어서 난 눈을 떴어. 바로 앞에 웬 노숙자 아재가 한 명 있었지.

#13 이름없음 2018/03/03 04:54:36

그 아재가 나보고 괜찮냐면서, 어깨 툭 툭 치는데, 내가 원래 의심이 많은 사람이거든? 길가에서 사람은 진짜 한 낮이어도 말도 안걸어. 길 모르겠어도 가게같은데 들어가서 물어보지, 그냥 길 지나가는 사람한텐 잘 안묻고. 근데 그 아재는 딱 보니까, 뭐랄까 마음이 포근해진달까. 안심이 되더라.

#14 이름없음 2018/03/03 04:56:18

오늘은 여까지 할게. 참고로, 저 아재가 나랑 같이 산 마법사야.

#15 이름없음 2018/03/03 11:34:22

스레주야! 읽는 사람이 별로 없넹... 그래도 함 가볼게!

#16 이름없음 2018/03/03 11:35:48

일단 어쩌다 같이 살게 됐는지 풀기 전에 마법이란게 뭔지 부터 설명해줄게.

#17 이름없음 2018/03/03 11:36:52

그 아재가 나중에 내가 하도 보채서 설명해 줌.

#18 이름없음 2018/03/03 11:39:36

보고있단다~~

#19 이름없음 2018/03/03 11:41:51

보고 있다. 나도 오컬트 수련자라 재미있게 보고잏어

#20 이름없음 2018/03/03 11:42:33

세계라고 하면, 크게 두가지로 분류가 돼. 첫 째는 객관적인 세계인 1차 세계야. 이는 정밀한 물리법칙에 지배를 받고,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마법이나 그런 현상은 안일어나. 귀신이라 부르는 존재가 어떤 물리적 실체를 안 가진 것처럼 말야. 문제는 우리가 이 세계를 직접 체험할 방법이 없다는거야. 우리는 그저 감각기관으로 렌더링된 세계를 볼 뿐이거든. 그 렌더링된 세계를 아재는, 주관적 세계인 2차 세계라 불렀었어. 우리 뇌가 1차 세계를 받아들이려 하면서 만들어낸 뇌 속의 허구지.

#21 이름없음 2018/03/03 11:46:40

우리가 흔히 마법이나 귀신이라 부르는 것들은 이 2차 세계에서 일어나. 그럼 귀신이나 무속이 다 허구냐고? 아니야. 이건 조금 더 복잡한 문젠데, 귀신이나 요괴같은 비상식적인 실체들은 우리 개인의 무의식이나 집단 전체의 무의식을 반영하거든. 물리적 상흔이 없어도 귀신에 빙의되거나 의문사 하는 경우가 있지? 그런 걸, 아재는 무의식에 잡아먹혔다고도, 귀신에게 잡아먹혔다고도 얘기하더라고.

#22 이름없음 2018/03/03 11:48:14

마법사는 사람들의 2차 세계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인물들이야. 사실 세계는 우리 뇌 속에서 구성되는게 전부라 여기가 간섭당하나, 1차세계가 간섭당하나 구분을 전혀 못하지.

#23 이름없음 2018/03/03 11:49:18

>>22 그 세계가 차원 같은 걸 말하는 건 아니지?

#24 이름없음 2018/03/03 11:50:01

설명이 좀 복잡했나... 이해 안되면 언제든 물어!

#25 이름없음 2018/03/03 11:51:31

>>23 차원같은건 아니야. 우리가 감각기관으로 세계를 멋대로 왜곡하기 때문에 생기는 뇌내 환상이라고 생각하는 편이 편해. 아재가 더 어려운 설명도 많이 해줬는데, 여기선 조금 짧게 써서 이해가 안될 수 있어...

#26 이름없음 2018/03/03 11:52:04

>>24 응응 아니야! 내가 이해를 못한 걸수도 있어! 난 그더 오컬트에 호기심 많은 사람이라..하하 우리 마을에 타로상점이라고 있는데 거기 들어가면 타로 같은 거 봐주는 곳이야? 전혀 상관 없는 얘기인데 답변하기 어렵다면 스루해줘! 거기가서 타로 쳐보고싶어서

#27 이름없음 2018/03/03 11:54:19

>>26 글쎄... 미안, 난 잘 모르겠어. 타로나 사주는 우리 생각보다 잘 맞는다는 얘기만 해줄게. 봐두는 것도 나쁘진 않아.

#28 이름없음 2018/03/03 11:55:34

>>27 응응 답변 고마워

#29 이름없음 2018/03/03 11:56:33

하튼, 다가온 그 아재가 정말 놀랍도록 친근하게 느껴졌다고나 할까. 진짜 ㅂㄹ친구마냥... 그러더니 아재가 나보고 지금 위험했다면서, 빨리 집으로 돌아가자는거야.

#30 이름없음 2018/03/03 11:57:57

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생각하면 진짜 웃긴게, 그 말을 듣고 난 그 아저씨를 내 집으로 주욱 안내함. '아! 여기서 왼쪽으로 돌고요, 저 아파트 보이시죠?' 이런식으로

#31 이름없음 2018/03/03 12:01:06

그렇게 집 앞까지 오니까, 그 아저씨가 갑자기 도어락 풀고 집 안에 들어감. 갑자기 일어난 일에, '어? 어떻게 비번을 알지?' 하고 생각했는데, 아재가 신경쓰지 말라더라고.

#32 이름없음 2018/03/03 12:03:16

난 그 뒤로 진짜 신경 안쓰고, 라면 끓여먹고 잠 ㅋㅋㅋㅋㅋㅋㅋ 나중에 들어보니까, 아재가 내 2차 세계에 침투해서 논리적 사고가 불가능해졌다더라구. 읽는 사람들도 조심하길 바래.

#33 이름없음 2018/03/03 12:03:48

인터넷에 주술종류나 하는방법같은거 진짜 많잖아 그런거 다 효력이 있는걸까..? 행운의 부적이라든가 누군가를 저주하는 주술이라든가

#34 이름없음 2018/03/03 12:04:55

그 뒤로 그 아재가 우리 집에 눌러 앉아 삶. 가끔, 어라? 왜 여기있지 싶다가도, 아재가 신경쓰지 마라고 하면, 오히려 그런 말을 하게 한데 대한 죄책감이 막 들곸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지금 생각해봐도 정신 나갔었던게 확실해.

#35 이름없음 2018/03/03 12:05:04

그 아재가 전통 마법사는 아닌것 같다. 카오스 매지션인 듯? 설명들어보니깐 현대마법사 같은데 맞지?

#36 이름없음 2018/03/03 12:07:43

>>33 사실대로 말하자면, 효력이 있는것도 없는것도 있어. 행운이나 저주같은 것들도 상대의 2차 세계에 침입하거나 자신의 2차세계를 조종하면 쉽게 얻어낼 수 있거든. 그래서, 진짜 강한 정신력을 타고난 사람이나 이런 마법같은 분야를 깊이 공부한 사람들이 만든 부적같은 건, 의외로 소용있어

#37 이름없음 2018/03/03 12:08:15

그리고 집단 무의식을 반영한다는 설명에서 그 아재는 마법 모델론의 5가지 중에서 싸이콜로지컬 모델을 쓰는것 같은데. 약간 메타 모델 인겋 같기도?

#38 이름없음 2018/03/03 12:09:15

>>35 그런 것 같아. 다만, 내가 기타 오컬트 부분에 무지한 일반인이고 그 아재한테 내가 물어서 들은 설명 정도만 기억한다는 점도 고려해줘.

#39 이름없음 2018/03/03 12:09:53

계속 얘기해도 될까..?

#40 이름없음 2018/03/03 12:10:06

아 참고로 마법의 모델론이란 독일의 오컬트 작가인 프라우터 마법을 작동방식에 따라 나눈 5가지를 말해..

#41 이름없음 2018/03/03 12:10:22

오 계속 썰 풀어줘..

#42 이름없음 2018/03/03 12:16:19

ㅇㅋ 계속 갈게. 그렇게 한동안 같이 지내다보니까 뭔가 이상한거야. 내가 일 갔다 왔는데 모르는 아저씨가 라면먹으며 티비까지 보다가 반갑게 맞아주는 찝찝함이란... 좀 죄책감이 들었지만, 난 결국 날을 하루 잡고 이게 어떻게 된거냐 물었지. 그제서야 아재가 나한테, 자기가 마법산데 당분간 같이 살아도 괜찮겠냐고 묻더라.

#43 이름없음 2018/03/03 12:20:45

지금은 솔직히 그 말을 듣고 내가 뭔 생각을 했는지 잘 기억이 안나. 다만, 마법사라는 건 흘려듣고 같이 살자는 말에 조금 당황했던 것 같아. 집세는 내가 내는데 말이야. 아무리 날 구해준 사람이라지만, 이게 맞는건가 싶기도 하고... 한 2주 가량 같이 산 건 생각도 안하곸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거절함.

#44 이름없음 2018/03/03 12:21:11

밥먹으러 갔다 올게!

#45 이름없음 2018/03/03 12:54:23

마법사 아재 뭐지??ㅋㅋㅋ 갑자기 집에 눌러 앉으신고 아니야

#46 이름없음 2018/03/03 19:32:35

아이쿠 밥 먹고 온다던게...

#47 이름없음 2018/03/03 19:33:28

저녁밥까지 먹어버렸네... 이야기 계속할게

#48 이름없음 2018/03/03 19:34:40

지금까지 이야기 귀신한테 구해준 웬 아재랑 나도 모르는 새 2주간 동거함. 뭔가 낌새가 이상해서 나가라 했더니...

#49 이름없음 2018/03/03 19:37:13

그 아저씨가 정색하면서 말하더라고. 나 없으면 후회할 일 생길거라고, 협박하더라. 난 좀 어이가 없어서, 상관 없으니까 나가라 경찰에 신고한다고 말했고.

#50 이름없음 2018/03/03 19:38:39

그렇게 실랑이하다가 아저씨가 결국 집에서 나감. 마지막에 되게 비장한 목소리로 '다시 보게 될거야.' 라고 말한 다음에.

#51 이름없음 2018/03/03 20:01:08

헐,,,; 나라면 그냥 같이살자하고 오컬트적인 공부 많이배울듯..ㅋㅋㅋ 너무 위험한가;

#52 이름없음 2018/03/04 14:58:08

그래서 다음은 뭐야??

#53 이름없음 2018/03/05 19:44:08

다음궁금해! 계속얘기해줘!

#54 이름없음 2018/03/05 20:24:53

아져씨 너무하시네.. 아무리 구해주셨다고 해도 집세도 안내고 지내실려고 하신건 아니지.. 적어도 생활비라도 주시던가 뭔가 합의도 없고 왜 자기가 여기 있어야 하는지 설명도 안하시고 누가보면 아져씨가 집주인이신줄 알겠네 너무하셔..

#55 이름없음 2018/03/06 21:09:21

여기서 끝난거야?

#56 이름없음 2018/03/07 14:20:38

그정도 능력이나 되는사람이 얹혀산다고? 말도 안됨...

#57 이름없음 2018/04/10 01:33:45

아 미안. 돌아왔다.

#58 이름없음 2018/04/10 01:34:39

아무도 안읽나 싶었는데 읽는 사람이 있네. 요새 너무 바빠서 못왔어.

#59 이름없음 2018/04/10 01:37:14

>>54 >>56 나중에 듣게 된건데, 그 아저씨 상습범이얔ㅋㅋㅋㅋ 아무데나 막 들어가서 사람들 골려주면서 재미를 느끼시는 분임.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가 인생목표라고 입에 달고사시는 분이라, 대체가 진지한 모습을 본적이 없엉

#60 이름없음 2018/04/10 01:38:58

>>55 미안. 근데 요새 일이 바빠서 앞으로도 많이 못올릴것 같아. 가끔가다 까먹을 것 같기도 하고.

#61 이름없음 2018/04/10 01:39:55

하튼, 아저씨가 가고 나서부터 이상한게 보이기 시작했어.

#62 이름없음 2018/04/10 01:41:19

저번에 봤던 것 처럼 명확하게 귀신 형상은 아니었는데, 거무스름하고, 그 슬라임같다고 해야하나, 쨌든 형태는 따로 없었어. 그게 내가 가는 곳마다 있더라고.

#63 이름없음 2018/04/10 01:43:22

날이 갈수록 점점 보이는 빈도가 늘어나는데다가, 확실히 그걸 보고나서부터 몸이 찌뿌둥한게 묘했지... 일도 똑바로 못해서 욕먹고, 피곤한건 피곤한대로 힘들고. 진짜 어느정도로 피곤했냐면, 한달동안 점심 저녁을 거의 안먹었던거 같아. 그 시간에 다 자서.

#64 이름없음 2018/04/10 01:45:32

적게 잔것도 아니었어. 집에 보통 8시, 9시 쯤 도착했는데 오자마자 자서, 10시간 가까이 잤어. 그래도 부족해서 점심 저녁 다 자고. 그 때 한 5키로 빠졌나? 그럴걸

#65 이름없음 2018/04/10 01:46:48

너무 힘들어서 병원도 가보고, 약도 먹어봤는데 별 소용이 없더라고. 하도 안먹으니까 속도 많이 뒤집혀서 조금 걸으면 어지럽고 심지어 토도 쏠리고...

#66 이름없음 2018/04/10 01:48:21

검은게 곁에 오면 확실히 스산한 기운이 느껴지는데, 난 진짜 이놈들 때문이라고 확신했어. 그래서 무당도 몇번 찾아가봤지. 뭐 그때 내가 따로 알던데도 없고 해서 하루 휴가쓰고 인터넷 찾아서 감.

#67 이름없음 2018/04/10 01:51:37

다들 귀신이 씌였니, 저주에 걸렸니 하는데, 이걸 풀려면 250만원은 내야한다더라고. 내가 대학원 졸업하고 막 취직한 참이라 그런 돈이 있을 턱이 없지. 대학 학자금 대출도 다 못 갚은데다, 박봉이었거든. 확신도 없는데 돈 쓰기는 뭐하고, 좀만 더 참아볼까 싶기도 하고.

#68 이름없음 2018/04/10 01:54:13

그렇게 통근하던 나날. 지금 생각해봐도 너무 힘들었지. 그 때, 사실 내가 느낀 감정은 분노였어. 머릿속에선, 어렴풋이 눈치를 채고 있었거든. 그 아저씨가 이 장난질 치고 갔구나...

#69 이름없음 2018/04/10 01:55:27

그럴만한게 아저씨가 나가자마자 그 검은거 보이기 시작했고, 도대체 그 아저씨가 누군지도 모르겠고, 무엇보다 그 아저씨가 마지막에 한 말이 너무 신경쓰이는거야. 그래서, 아저씨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습니다.

#70 이름없음 2018/04/10 02:01:07

맹목적으로 막 찾아다닌게 아니라, 저녁에 조금 일찍 퇴근해서 동네를 뒤지던 수준으로. 난 아저씨가 그 동네에 있을거라고 거의 확신했어. 애초에 거렁뱅이 느낌이었고, 갈데가 없으니까 내 집에 묵었던게 아니라는 생각이었지.

#71 이름없음 2018/04/10 02:03:26

그리고 찾았습니다. 제 방에서.

#72 이름없음 2018/04/10 02:07:03

아저씨가 사라진 지 세달 쯤 지났을까. 아저씨 찾다가 집에왔는데 화가 치미는거야. 가끔 그럴때 있잖아. 갑자기 욕하고 싶고 그럴때. 내가 뭘했다고 한달동안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잘 못자고, 일도 못하고, 놀지도 못하고 산 송장처럼 지내야하나, 싶었지.

#73 이름없음 2018/04/10 02:08:17

방음이 제대로 안되니까 소리를 지를순 없고 배개를 발로 밟고 주먹으로 때리고 있는데, 뒤에서 누가 슬며시 말을 걸었어. -정신 나갔어?

#74 이름없음 2018/04/10 02:10:35

#75 이름없음 2018/04/10 02:11:49

혼자 있는 줄 알았는데 누가 등 뒤에서 말 거는 기분을 아는 지 모르겠네. 내가 표현력이 후달려서 뭐라 설명은 못하겠고, 다만, 그 목소리가 들렸을 때, 화들짝 놀라서 비명을 질렀지. 거짓말 안치고 주저 앉았어.

#76 이름없음 2018/04/10 02:15:04

심장 벌름거리고, 다리 떨리고, 괄약근도 벌름거리고, 지릴것같고. 왜 그정도까지 긴장했는지는 모르겠는데, 그땐 그랬어. 그 느낌은 아직도 생생해. 수능 OMR 마킹 타임어택 그런 느낌? 지금 생각해보면, 아저씨가 감정부분을 건드린게 아닐까 하고 추측이 가긴 해.

#77 이름없음 2018/04/10 02:16:30

그렇게 주저앉고선, 꼴사납게 뒤로 손짚어서 멀어질려 그랬는데... 뒤에 아무것도 없는거야?

#78 이름없음 2018/04/10 02:19:22

-뭐야, 병x 아직도 안보여? 분명 그 아저씨 목소리였어. 허공에서 그 목소리가 들렸을 때 난 또 직감했지. 당했다... 스레딕에서 욕 써도 괜찮은 지 모르겠네. 그 아저씨는 입이 조금 걸어서, 안되면 내가 자체 필터링할게. 그래봤자 쓰는게 시x 병x 개새x 밖에 없긴 한데...

#79 이름없음 2018/04/10 02:22:30

낼 아침에 이어서 할게. 참고로 풀 썰은 순간이동 마법 썰, 고양이로 변신한 썰, 투명인간 썰 정도? 더 있긴한데 자잘해서리...

#80 이름없음 2018/04/10 03:24:32

재밌당ㅋㅋㅋ 기다릴겡

#81 이름없음 2018/04/10 12:23:57

오 기다렸어 스레주! 아저씨 너무 얄밉다

#82 이름없음 2018/04/10 12:43:21

>>80 >>81 고마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욕은 역시 안쓰는게 나은것같아. 그리고 어떤 썰 먼저 풀지 >>90에 맡길게 궁금한 거 있으면 물어봐줘

#83 이름없음 2018/04/10 13:00:34

하여튼 목소리가 들리는 장소에 집요하게 집중을 하고 보니까, 흐릿하게 사람 형상이 보이더라고. -아저씨? -후회하게 될거랬지?

#84 이름없음 2018/04/10 13:02:33

그러곤 아저씨가 다가오더니 내 상황을 조목조목 설명하기 시작했어. 나는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면서 속으로는, 역시 이사람이 한 짓이었구나... 싶었지. 근데 대답은 예상과는 전혀 딴판으로 돌아왔어.

#85 이름없음 2018/04/10 13:03:16

-이제까지 다 보고 있었으니까 알지 임마. 예?

#86 이름없음 2018/04/10 13:04:59

그 뒤로 아저씨가 설명을 주욱 해주는데, 위에 말했던 1 2차 세계 설명을 간단히 해주시더니 하는 말이 -여기를 잘 조종하면 있어도 안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지. 하고 내 머리를 치는거야.

#87 이름없음 2018/04/10 13:07:13

당황스러웠지. 혼자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근 세달간 아저씨랑 같이 산거잖아. 생각해보니까 라면이 너무 빨리 떨어진다던가, 별로 시키지도 않았던 치킨 값이 의외로 많이 나왔다던가. 짚이는 부분이 많더라고...

#88 이름없음 2018/04/10 13:09:17

욕을 쏟아 붓고 싶은데, 세 달간 있었던 일을 생각하면 무서워서 그러지도 못하고... 그리고, 아저씨가 내 머리에 손을 올렀습니다. 3분 만에 몸이 가뿐해졌습니다.

#89 이름없음 2018/04/10 13:09:30

점심시간 끝남

#90 이름없음 2018/04/10 13:10:37

우왕 동접이다ㅋㅋㅋ 잘보고있어 ! 한동안 안보여서 궁금했는데 다시 써줘서 고마웡

#91 이름없음 2018/04/10 13:30:32

그 시꺼먼것들은 뭐고 아저씨는 그동안 뭐하고 있었던건지..ㅠㅠ 흐름상 이게 제일 궁금하다.. 왜 스레주한테 붙어서 얄밉게 그러는건가

#92 이름없음 2018/04/10 19:01:31

저녁먹으러 잠깐 나왔어 ㅎㅎ >>90 앵커 걸었는데 ㅠ ㅠ >>100으로 다시 걸게 지금은 글 올리기 좀 그렇고 정리해서 퇴근 한 담에 올릴게

#93 이름없음 2018/04/10 21:27:48

>>92 응 천천히해!

#94 이름없음 2018/04/11 00:34:50

>>92 기다릴테니 천천히 와!

#95 이름없음 2018/04/11 02:38:54

아저씨 왈 -괴롭히던 놈들은 없앴으니 오늘밤은 편하게 자. 그래, 역시 내가 없으면 안되겠지? ㅋㅋㅋㄱㅋㅋㅋㅋㅋㅋ 차마 방에서 나가라는 소리는 못했다. 니네가 내 입장이어도 그랬을거라고 믿어... 물어보고 싶은 맘도 있긴 했는데 아저씨는 바로 사라졌어. 갑자기 안보이게 됐다고 해야하나. 지금 쓰면서 생각해보는데 약간의 배려였을 지도 몰라. 아닐 가능성이 더 높지만... 쨌든 엄청나게 피곤해서 바로 잠들었어.

#96 이름없음 2018/04/11 02:41:27

검은 놈들은 그 이후로 전혀 보이지 않았어. 그 때 살짝 아저씨한테 고마웠던 것 같아. 설령 그게 아저씨가 저지른 짓이었더래도 말야. 이런게 스톡홀름 신드롬인가?ㅋㅋ 안타깝게도 그 이후 몇주동안은 아저씨가 보이지 않았지만... 음식값이 추가로 더나가는 걸 보며, 아저씨 생각을 했지.

#97 이름없음 2018/04/11 02:43:45

집 안에서 했던 짓을 생각해보면 지금도 이불킥을 가끔 하긴 해. 남자 혼자 사는 방에서 평소에 뭐하겠어? 레더들은 알거라고 생각해. 아저씨가 살기 시작한 이후로 모든 ' 개인적 일'은 화장실에서 처리하거나 나가서 했지. 게이는 아니리라 믿으면서 ㅋㅋㅋ

#98 이름없음 2018/04/11 02:46:16

그 때 아저씨가 건 마법은 정신력이 일정 수준 이하인 사람이면서 본인에 대해 일정수준 이상의 친근감을 느끼지 못하면 인식하지 못하는 마법이었다나봐. 과정은 원하면 알려주겠지만... 한 5주?는 지나서야 아저씨가 보이기 시작했지. 그 뒤로 아저씨한테 이것저것 배우는 나날이었지... 실험이라고 해야하려나 ㅠ ㅠ

#99 이름없음 2018/04/11 02:48:18

읽는 사람 없나? >>100 이 다음 중 무슨 썰을 원하는 지 말해줘! 1. 순간이동 썰 2. 고양이 변신 썰 3. 투명인간 썰 >>91 검은 놈들이 뭐였는지는 100 다음에 설명할게 ㅎㅎ

#100 이름없음 2018/04/11 03:01:50

듣고 있어 난 고양이 변신썰 듣고 싶어..!

#101 이름없음 2018/04/11 03:10:30

>>100 ㅇㅋ! 쌩큐! 혼자 허공에 대고 말하는 기분처럼 쓸쓸한게 또 없어... ㅠ ㅠ 읽고있으면 난입도 좋으니까 말좀 해줘 ㅎㅎ

#102 이름없음 2018/04/11 03:11:12

지금까지--마법사 아저씨와 여차저차해서 같이 살게 됨.

#103 이름없음 2018/04/11 03:12:57

고양이 이야기 풀기 전에 몇가지 설명해둬야하는 사실들이 있어. 재미는 없겠지만, 참고 들어줬으면 해. 검은 물체들하고도 연관이 있고, 앞으로 내가 배움(이라 쓰고 인체실험)을 받게 되는 데 열쇠 역할을 하는 부분이라 빼먹기가 힘드네.

#104 이름없음 2018/04/11 03:16:39

일단 2차세계는 보통 사람의 경우 폐쇄된 형태야. 폐쇄됐다는 얘기는 한마디로 자신의 경험과 감각을 바탕으로 세계를 구성한다는 말이지.

#105 이름없음 2018/04/11 03:19:53

근데 이게 한번 침입을 받고 나면 폐쇄형태로 다시 돌아갈 수가 없어. 무슨 말인가 하면, 생수병을 떠올려 볼래? 이게 그냥 그대로 두면 물이 안에서 증발하고 응축을 반복하잖아? 이 페트병을 물이 든 욕조 속에서 바늘로 뚫어버렸다고 생각해봐. 폐쇄된 상태로는 돌아갈 수가 없지. 끊임없이 물이 욕조와 페트병을 왔다갔다 할거야.

#106 이름없음 2018/04/11 03:22:01

>>105 오호...

#107 이름없음 2018/04/11 03:22:34

우리의 2차세계도 마찬가지라, 어떤 침입을 받고 나면 원상으로 돌아가질 못해. 끊임없이 바깥과 교류하는거지. 내 안의 생각들이 바깥으로 흘러나가 육신을 가지게 되고, 바깥의 관념들이 내 머릿속으로 들어온다는 말이야.

#108 이름없음 2018/04/11 03:23:37

보고있어

#109 이름없음 2018/04/11 03:23:58

예전에 설명했었는데, 내가 귀신을 처음 만나면서 아저씨를 만나게 됐잖아? 이거에 빗대서 잠깐 설명을 해주자면...

#110 이름없음 2018/04/11 03:24:20

>>108 고마워!

#111 이름없음 2018/04/11 03:25:03

이해 안되면 언제든 물어봐! 난잡하게 써서 이상한 부분들이 분명 있을거라고 생각하거든...

#112 이름없음 2018/04/11 03:28:00

어쨌든, 내가 원래 폐쇄 상태였는지 아니었는지는 잘 모르겠어. 그래도 그 전에는 귀신을 전혀 본 적이 없으니까 아마 폐쇄상태였을거야. 그런 상태에서 난 무의식적으로 그 으슥한 골목에서 귀신 생각을 하고 만거지. 그것도 상당히 강하게. 특히 피곤하거나 감각기관이 지친상태에서 이런 생각을 품게되면, 직접적으로 귀신을 인식하게 될 확률이 높아지지. 1차세계를 똑바로 렌더링하는 능력이 떨어지니까 말야.

#113 이름없음 2018/04/11 03:29:17

한마디로 난 내 생각에 잡아먹힐 뻔 했다는거야. 그 때 우연히 아저씨가 내 2차세계, 즉 무의식 혹은 마음에 개입해 거기서 도와줬다는거지... 아니면 이 모든게 그 아저씨의 계략이었을지도... 아무래도 상관 없지만 ㅋㅋㅋ

#114 이름없음 2018/04/11 03:32:05

문제는 그게 도움이었든 아니었든 내 2차세계는 개입당했고 그래서 열린 상태로 변화했다는거야. 여기서 아무런 후속 조치를 안한거지. 육체적으로 말하자면 배째놓고 안꿰맨 격? 그러니까 내 몸의 피로와 고통, 주위가 받는 피곤함이 두루뭉실한 검은 덩어리로 모습을 갖췄고, 나는 그 피곤을 배로 받고, 그러니까 검은 덩어리가 늘어나고 그게 반복되는 ㅇ가

#115 이름없음 2018/04/11 03:32:17

악순환이 반복된거지

#116 이름없음 2018/04/11 03:33:44

>>114 헉...

#117 이름없음 2018/04/11 03:34:53

이해가 좀 됐으면 좋겠네... 앞으로도 계속 나오는 이야기라... 다시 말하지만 모르면 꼭 물어봐주고! 혼자 말하는거 싫어하니까 보고있으면 한 번씩 레스 올려주면 좋을것같아!

#118 이름없음 2018/04/11 03:36:00

>>117 응응 그럴게!

#119 이름없음 2018/04/11 03:37:52

헉 그래서? 계속 말해줘

#120 이름없음 2018/04/11 03:39:27

특히 아까 생수병 이야기를 잘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아저씨는 한 번 이야기 해준 지식들은 내가 어지간히 보채지 않으면 다시 설명을 안해줘서, 나도 다 아는건 아니지만... 저 생수병 모델이 실제로 정말 잘 들어맞거든

#121 이름없음 2018/04/11 03:42:51

예를들어 드리머들이 남의 꿈에 들어가는 이야기 많잖아? 그 사람들이 모두 페트병에 구멍을 뚫고 들어갈까? 좀 더 이론적인 배경이 많긴 한데, 그건 어려울 뿐더러 윤리적으로 어긋나는 행동이야. 한 번 꿈꾸는데 당한 사람을 모두 장애인으로 만들 순 없잖아? 그래서 대체로 많이 알려진 방법은 생수병의 입구 부분을 뚜껑을 까고 들어갔다가, 잠구고 나오는 방법이지.

#122 이름없음 2018/04/11 03:46:07

최면도 1차세계를 통해 간접적으로 2차세계를 간섭하는 쪽에 좀 더 가깝지만, 2차 세계에 직접적으로 간섭하는 마법이 섞이기도 해. 최면가마다 방법이 틀려서 뭐라 말은 못하겠지만...

#123 이름없음 2018/04/11 03:47:06

사설이 길었네. 고양이 변신 마법에 대해 얘기 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 미안...

#124 이름없음 2018/04/11 03:48:07

오늘은 여기까지만 할게. 고양이 썰 다 풀려면 얼마나 걸릴지 또 몰라서리...

#125 이름없음 2018/04/11 03:49:37

>>124 괜찮아 천천히해 고생했어 스레주! 기다릴게!

#126 이름없음 2018/04/11 03:51:02

아, 그리고 오해할까봐 말해두는건데, 마법에 대한 이론이 한 가지만 있지는 않아. 나는 아저씨 설명밖에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아저씨의 말 또한 아저씨의 2차세계에서 분석한 끝에 세운 가설일 뿐이라는 말이야. 물리학, 수학 같은 학문에 비해 비교적 최근에 체계적으로 연구가 진행되기 시작한 학문인데다가, 사람마다 방법이 다르니까.

#127 이름없음 2018/04/11 12:10:53

점심시간!

#128 이름없음 2018/04/11 12:15:12

어쩌다 고양이 변신 마법에 참여하게 됐는지부터 설명해야겠지. 내 2차 세계에 구멍이 뚫리고 나서부터, 나는 아저씨가 없으면 극심한 피로에 시달리게 됐어. 이걸 극복하려면 최소한도로 자기 최면은 필수인데, 난 마법 적성이 너무 낮아서 배우기 어려웠지

#129 이름없음 2018/04/11 12:17:16

마법을 배우려면 상상력(이라 쓰고 믿음이라 읽는다), 합리적 사고능력, 분위기 장악력 등의 능력이 풍부해야하는데 나는 합리적 사고 능력 빼고는 남는게 없는 사람이었거든.

#130 이름없음 2018/04/11 12:19:17

그래서, 이 점을 회복하기 위해 다양한 마법을 경험해볼 필요가 있었는데 그 중의 하나가 고양이 마법이었어. 아저씨가 함 안 해보겠냐고 물어봤고... 고양이가 되기로 결심했습니다, 집사들아.

#131 이름없음 2018/04/11 12:26:56

고양이가 되기 위해서는 크게 두 스텝, 작게는 세 스텝을 밟아야합니다. 1. 자기 자신이 고양이라고 믿도록 만들어야한다. -자신의 외견이 고양이의 것이라 믿게 만든다. -정신적으로도 고양이라는 확신을 심는다(고양이 정신과의 혼성) 2. 다른 사람들이 고양이로 믿도록 만들어야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외적인 모습이 고양이라 믿게 만든다.

#132 이름없음 2018/04/11 12:29:42

보면 알겠지만, 이 마법은 자신이 1차세계에서도 완벽하게 고양이가 되지는 못해. 그런 종류의 세뇌만 가능할 뿐이지. 원래 모든 마법과 무속이 다 그런 종류이긴 해. 좀 더 고차원적인 마법을 위해서는 육신을 버리고 정신체로 탈피하는 이른바 유체 이탈의 과정을 거쳐야하는데, 여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해줄 게. ㅎㅎ

#133 이름없음 2018/04/11 12:35:05

구체적으로는 이렇게 됐어. 먼저 아저씨는 약 두 달동안 특정 시간(나는 밤 12시)에 내 모습을 고양이라고 세뇌했어. 2~3주쯤 지나니까 확실히 몸에서 털이 돋는게 느껴졌고, 한달 반이 지났을 때는 골격이 변해간다고 생각하게 됐지. 두달이 좀 지났을 때 거울 속 내 모습은 영락없는 고양이였어.

#134 이름없음 2018/04/11 12:35:54

물론 이때까진 다른 사람들이 날 고양이라 알아보진 못했어. 내 눈에만 내가 고양이로 보였지.

#135 이름없음 2018/04/11 12:38:23

한 번은 고양이인 상태로 편의점에 갔는데, 우선 도저히 문부터 못 열겠는거야. 눈 높이가 안맞으니까.

#136 이름없음 2018/04/11 12:45:35

어찌 어찌 들어가도 다들 내 눈에는 거인이지, 판매대는 너무 높이있지... 횡단보도도 여간 힘든게 아니었어. 보폭이 너무 작으니까 느긋하게 걸어서는 시간 내에 건널 수가 없더라고. 다른 사람 눈에도 걷는게 여간 불편한게 아닌건지 욕도 많이먹은...

#137 이름없음 2018/04/11 12:47:15

그렇게 나는 낮동안 인간인 상태로, 밤에는 고양이로 사는 상태를 쭉 반복했지. 외견이 딱 알맞게 익숙해지는 한 달 정도 동안 말이야.

#138 이름없음 2018/04/11 12:48:02

점심은 이만 하고 밤에 다시 올릴게... 기다리는 사람... 있겠지? ㅠ ㅠ

#139 이름없음 2018/04/11 13:00:26

기다릴께ㅜ 궁금해미치겟네

#140 이름없음 2018/04/11 13:01:57

보고있어! 기다리고 있을게

#141 이름없음 2018/04/12 00:26:30

돌아왔습니다!!!

#142 이름없음 2018/04/12 00:26:37

피----곤

#143 이름없음 2018/04/12 00:29:24

계속 풀게 위에도 썼지만, 외견이 완성되면 정신도 고양이화 해야하잖아? 이 파트에서 나는 내 2차세계를 고양이의 2차세계와 동화시키기 시작했습니다.

#144 이름없음 2018/04/12 00:30:25

이게 뭔 소리냐면, 저번에 생수병 말했었지? 생수병 속의 물을 그냥 섞어버리는거야.

#145 이름없음 2018/04/12 00:31:27

예전에는 이렇게 타인 혹은 다른 동물들과 생각 자체를 섞는 실험을 시도해 보다가 미쳐버리는 마법사들도 몇 있었다고 하는데...

#146 이름없음 2018/04/12 00:32:45

나도 이 기간은 많이 힘들었어. 과정은 이래. 외견이 완벽하게 완성되고부터, 나는 먼저 내 자아를 붕괴시키는 마법을 1주일 동안 경험했어.

#147 이름없음 2018/04/12 00:33:57

-너는 누구지? -저는... ㅇㅇ...입니다... -아니야! 멍청아! (철썩) 다시 한번 말해봐 너가 누구라고?

#148 이름없음 2018/04/12 00:36:34

마법으로 그냥 붕괴시켜버리는 건 나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돌아오지 못할 확률도 있었나봐. 그래서 나는 무슨 영화에서 본 것처럼 세뇌를 당했지. 약간 몽롱한 최면 상태에서 말야.

#149 이름없음 2018/04/12 00:38:03

이게 진짜 힘들었는데, 난 말했지만 상상력이 모자라는 사람이란 말야. 입으로는 내가 ㅇㅇ이 아니라고 말하고, 그렇게 믿으려고 내 자신을 괴롭혀도 마음 속으로는 '진짜 그런가?'하고 생각해버리는 걸 막을 수 없더라고.

#150 이름없음 2018/04/12 00:41:27

뭐가 특히 힘들었냐면... 나는 이 시간동안 거의 인간이길 포기당했어. 벨트같은걸로 얻어 맞기도 오지게 맞았고, 욕도 오지게 먹었지. 정신이 강제로 개방당하는 느낌도 되게 힘들었어. 어떤 힘센 사람이 날 찍어 누르고, 온 몸을 만져댄다고 생각해봐. 무방비 상태에서 정신을 성형당하는건...

#151 이름없음 2018/04/12 00:43:33

내가 당해본 적은 없지만, 과장 좀 보태서 강간당하는 기분이 들었어... 진짜 무지막지하게 수치스러웠지... 그래도, 이렇게 1주 정도를 겪고 나니까 확실히 나는 내가 아닌 무언가가 된 느낌이었어.

#152 이름없음 2018/04/12 00:48:09

하루가 끝나고 12시가 될 때 쯤에는 내 정신이 흐릿 해지고, 몸이 붕 뜨는 기분이 들기 시작했지. 정신 구석 구석이 간지럽고, 기분이 좋았어. 그 시간만은 내가 아닌... 뭐라고 할까나 동네 바보형 A? 쯤으로 나는 변해버렸지.

#153 이름없음 2018/04/12 00:51:09

이때부터 고양이 정신과의 혼성이 시작됐습니다. 간단히 설명해주자면 이제까진 영기가 있다면 누구나 가능한 세뇌였다면, 여기부터는 진짜 마법의 영역이지.

#154 이름없음 2018/04/12 00:53:05

아저씨는 그 한 주 동안 수많은 고양이를 데려왔어. 길냥이는 아닌것 같고, 내 생각에는 나한테 한 것처럼 그냥 아무 집에 사는 고양이를 잠깐 데려온것 같긴 한데... 내 질문에는 끝내 답해주지 않았으니 진실은 모르지.

#155 이름없음 2018/04/12 00:54:47

매일 다른 고양이랑 혼성을 진행했지. 이 때 나는 확실히 한 번 죽을 뻔했어.

#156 이름없음 2018/04/12 00:57:46

우리 정신이 과연 저렇게 아무렇게나 섞고 찢고 해도 될 만큼 무를까? 보안이 취약한 건 어쩔 수 없지만, 누구나 쉽게 건들만큼 만만하지도 않아. 정상적으로 고양이랑 인간의 사고를 섞으면? 당연히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157 이름없음 2018/04/12 01:04:06

우리의 정신은 기본적으로 외부의 관념들에 대항하려는 성질이 있거든. 이를 통해서 자아를 유지하기 때문에 몹시 중요한 성질이야. 몇가지 예를 들어볼까? 육체의 성장과 정신의 구체화가 진행됨에 따라, 잠깐 보안 단계에 혼선이 오는 시기가 있지. 이 시기를 우리는 흔히 '사춘기' 라고 부르고... 옴 진리교라고 들어봤는 지 모르겠네. 이 단체는 인간에 대한 직접적인 세뇌를 하곤 했는데, 이 세뇌가 얼마나 강했냐? 이 사람들에게 옴 진리교를 부정하는 말을 하면 혀를 깨물고 자살을 할 만큼 강했지. 이 경우는 우리의 사고 구조를 뒤집어버린 다음에 보안단계를 이상하리만치 끌어올린 케이스라고 생각돼.

#158 이름없음 2018/04/12 01:06:17

한마디로 원래는 2차세계끼리 섞는 이상한 짓을 하면 우리의 뇌는 당연히 거부반응을 보여. 이를 막기 위해 마법을 진행하는동안, 나는 이 사고의 보안을 강제로 해제당했지. 앞선 세뇌과정에서 한 일이 바로 그거야.

#159 이름없음 2018/04/12 01:10:17

문제는 내 보안단계가 해제당한 기간동안은 내 몸이 자동적으로 불순물에 반응할 수가 없다는거지. 우리가 실제로 수술을 할 때, 수술실 내부의 병원균에 감염돼서 합병증으로 죽는 경우가 있잖아? 내 상태가 그 비슷한 상태라고 생각해줘

#160 이름없음 2018/04/12 01:15:57

당연히 진행하는 동안은 외부의 불순물? 이라고 불러야할만한 관념들을 막아놓았지. 막 부적같은거 붙여두는 식으로 말이야.

#161 이름없음 2018/04/12 01:17:44

매번 실제 혼성을 진행하기 전에는 아저씨가 이상한 주술같은 걸 외웠어. 최소 10분 동안은. 하지만, 이런 모든 유형 무형의 노력을 허사로 돌려버린 이가 있었으니...

#162 이름없음 2018/04/12 01:25:29

우리 아파트는 회사에서 준 기숙사였단 말야? 여자층하고 남자층을 분리해뒀었어. 그러다보니까, 우리 층이랑 밑층, 윗층은 전부 남자들이었단 말이지. 남자들! 12시면 보통 무슨 생각해...? 예. 맞습니다. 만전을 기했다고 생각한 방화벽은 어떤 강력한 남성분의 힘에 밀려버리고 말았습니다.

#163 이름없음 2018/04/12 01:27:34

당연히 귀신같은 생각 아니겠어? ...미안. 모르긴 몰라도 뭐 괴담판 돌아다니던 레더가 있었는지 우리의 아성은 잡귀 한 마리에게 당해버리고 말았습니다.

#164 이름없음 2018/04/12 01:30:21

보안의 틈을 찌른거지. 우리의 아성은 공포, 피로, 욕망 등의 불순물을 막아내는데 효율적으로 짜여진 방어체계였지만 이녀석은 조금 미묘했어. 그야말로 호기심 덩어리였지.

#165 이름없음 2018/04/12 01:32:27

공포같은 관념도 섞여있긴 했지만, 기본적으로 호기심과 흥미가 메인으로 이루어진 기묘한 녀석이었어. 나도 이 놈이 어떻게 생겼는 지 자세히 서술해주고 싶은데 안타깝게도 괜찮은 기억이 없넹...

#166 이름없음 2018/04/12 01:35:01

기억에 남아있는 거라곤... 평화롭게 고양이의 기분을 만족하던 스레주! 어느 순간 갑자기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오는데! 까지. 말로는 그때 난 혼절했다는데 기억엔 없엉

#167 이름없음 2018/04/12 01:36:36

읽는 사람 없나? 오늘은 여까지 할게! 굿밤!

#168 이름없음 2018/04/12 01:44:38

앗 조금 더 빨리올걸!잘 보고있어!

#169 이름없음 2018/04/12 06:08:25

잼있엉 읽고있으니까 걱정마

#170 이름없음 2018/04/12 06:32:15

듣고있어!:)

#171 이름없음 2018/04/12 17:02:31

저녁 좀 일찍 먹으러 나와따! 오늘 일찍 퇴근할 듯! 아주 좋아!

#172 이름없음 2018/04/12 17:11:50

이야기 계속할게. 여하튼 내가 일어났을 때 난 병실에 있었어. 엄마가 날 보더니 기겁을 하시더라. 듣기로는 내가 길가에 쓰러져있었다는거야. (어라..? 길거리?) 누군가의 익명신고로 난 바로 구급차로 호송됐고, 보호자한테 연락이 갔대. 의사 말로는 몸에는 딱히 이상이 없는데 깨질 않았다더라. 아버지는 일 때문에 못 오시고, 엄마만 병실에서 3일동안 계셨었는데, 약간 감동... 나랑 엄마는 자주 싸웠거든. 내가 석사까지만 따고 취직한다는데도 심하게 반대하셔서 거의 안볼것처럼 하고 나왔는데... 눈물나더라 엄마는 당장 회사 나오라 그러고. 아버지도 이렇게 쓰러져버리고 나니까, 몸 챙기라 그러셨지. 졸지에 난 백수가 될 뻔했어. 물론, 난 내 고집대로 직장 계속 다니겠다 그랬지만.

#173 이름없음 2018/04/12 17:14:12

재밌는건, 엄마랑 얘기하는데 내 옆엔 아저씨도 있었어. 어떻게? 아저씨는 내 눈에만 보였거든. 엄마가 -이제 일은 관둬라 하면 아저씨는 -아이구 안됩니다요 어머님! 이런식으로 추임새를 계속 넣으시는데, 진짜 미쳨ㅋㅋㅋㅋㅋ

#174 이름없음 2018/04/12 17:15:25

미안, 나 글 되게 못써... 이건 겪어봐야 아는데... 하튼 흥분한 엄마를 진정시키고, 난 다음날 퇴원했어. 퇴원하자마자 아저씨한테 물어봤지. 도대체 어케된거냐고.

#175 이름없음 2018/04/12 17:16:52

아저씨는 그 때 거의 처음으로 나한테 사과했어 -미안하다 나랑 아저씨가 같이 지낸것도 그 때는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아저씨를 다 알았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반응일 줄은 몰랐어. 내 기준으론 더 심한 일도 많았다고 생각하는데...

#176 이름없음 2018/04/12 17:21:01

아저씨는 이제 고양이 변신마법은 그만두자고 말했어. 이유에 대해서 말씀하시진 않았지만, 아마도 자신감을 잃어바린 것 같았지. 아저씨는 나름 자신의 실력에 자부심을 느끼고 계셨는데, 수 백 사람도 아니고, 고작해야 한 두 사람이 호기심으로 만들어낸 잡귀 하나를 못 막았으니 자존심에 금이 가버리신 것 같더라고.

#177 이름없음 2018/04/12 17:25:22

물론, 나는 포기할 생각이 전혀 없었어. 그 때까지 쌓아온 게 있는데 거기서 포기한다니. 고양이 마법 자체가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마법이기도 하고, 솔직히 말하자면 고양이로 변하고 나면 꽤 행복했거든. 피로가 싹 풀린다고 해야하나. 앞날을 걱정하는 동물이 인간이 유일해서 그렇다더라고. 그래서 마구 도발했지. -겨우 잡귀 하나에 포기하시면, 앞으로는 어쩌시게요? 아저씨 꿈을 이룰 수는 있겠어요?

#178 이름없음 2018/04/12 17:30:53

아저씨의 마법 실력은 마법사들 사이에서 어느정도냐면 중상위권 정도라고 하시더라고. 최상위권까지 올라가기 위해서는 저번에 말했던 정신체 탈피 과정 없이는 불가능하거든. 사실 육신을 버리지 않고서 그 레벨 까지 마법을 익힌 마법사는 아저씨가 유일할거야. 그 아저씨의 꿈이 육체를 가진 상태에서 알려진 모든 종류의 마법을 구사하는 거였거든.

#179 이름없음 2018/04/12 17:32:08

아저씨는 내 도발에 코웃음을 쳤지. 하지만 10번 찍어 안넘어가는 나무가 없다고, 내가 한 일주일 정도 옆에서 괴롭히니까, 결국! 다시 마법을 재개하기로 했지.

#180 이름없음 2018/04/12 17:32:37

오늘 퇴근하고 더 쓸게

#181 이름없음 2018/05/19 04:13:06

그래서 퇴근은 언제 하나요.....

#182 이름없음 2018/05/30 21:49:16

아닠ㅋㅋㅋㅋ스레주 마법사 아저씨에 대해서 묘사하는게 너무 웃곀ㅋㅋㅋㅋ아이구 안됩니다요 어머닠ㅋㅋㅋㅋ근데 아저씨 진짜 뻔뻔하닼ㅋ완전 신기해ㅋㅋㅋ나도 만나보고싶당!!

#183 이름없음 2018/06/03 00:40:30

스레주..돌아와~

#184 이름있음 2019/02/05 16:37:59

헉 방금 정주행했오 기다리구이ㅛ쓰께 스레주 !!

#185 이름없음 2019/02/05 17:30:24

앞으로 고대스래 갱신할땐 스탑걸고 갱신하자..

#186 이름없음 2019/02/06 23:47:42

ㄱㅅ

#187 이름없음 2019/02/07 16:10:35

ㄱㅅ 스레주 언제와ㅠㅠㅠ

#188 이름없음 2019/02/19 01:46:14

ㄱㅅ 함ㅜㅜ 스레주 어딧어ㅠㅜ 넘재밋는데..

#189 이름없음 2019/02/19 03:33:53

언제왓ㅠㅜ

#190 이름없음 2021/03/08 01:55:34

스레주 잘지내?? 다시와서 소식들려주면 좋겠다

#191 이름없음 2025/03/03 20:45:50

오 나도 고먐미

#192 이름없음 2025/03/04 01:05:54

잘 지내고 있니? 마법사 아죠씨 아이구 안됩니다요 어머님 뻘하게 웃기네

#193 이름없음 2025/03/11 20:12:07

갱신돼서 봣는데 되게 데미안 느낌이랑 비슷하다 뭔가 느낌이그럼ㅎㅎ 스탑걸고썻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