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와 동거생활! 질문 받습니다!

괴담 2018/03/03 04:23:36

#1 이름없음 2018/03/03 04:23:36

지금 일은 아니고... 5년 전에 같이 산 적 있었어. 현대 마법, 무속 등에 대해 이론적으로 정리하던 사람이었는데, 정말 신기한 경험 많이 했었어. 귀신이나 마법같은게 어떻게 작용하는건지 나한테 알려주기도 했었고. 지금 잠이 안오기도 하고, 썰 몇개 풀게. 궁금한 거 있으면 질문 해줘!

#2 이름없음 2018/03/03 04:25:25

내가 대구에 살던 때였는데, 근처 직장 다니면서 도보로 출퇴근 했었어. 지금은 길도 잘 기억 안나긴 한데... 오다보면 무슨 요양원있고, 무슨 선녀보살 뭐 그런것도 있고 그런 동네였음.

#3 이름없음 2018/03/03 04:27:09

내가 살던 아파트로 오려면 길이 두개가 있었는데, 하나는 그냥 차다니는 대로 따라 빙 돌아오면 됐어. 근데 이 대로가 8차선에다가 이렇다 할 횡단보도도 없어서 이거 따라 오려면 좀 걸렸지.

#4 이름없음 2018/03/03 04:28:22

다른 하나는 약간 골목진 길로 가게 사이를 비집고 들가는건데, 벽에도 많이 문대고, 진짜 어두운 골목으로 이어져서 난 웬만하면 잘 안다녔어

#5 이름없음 2018/03/03 04:30:33

가끔씩 진짜 몸이 안좋아서, 빨리 집가서 쉬고싶을 때만 이 길 타고 그랬었는데, 낮에 보면 참 예쁜 골목이다 싶어도 밤에보면 영 아닌... 내가 묘사를 잘 못해서 양해해줬음 좋겠다.

#6 이름없음 2018/03/03 04:34:11

12월 한 겨울에, 그 날도 그랬어. 잔업때문에 일이 좀 늦게 끝났는데, 밖이 너무 추운데다가 열감도 좀 있어서 라면 한 그릇이 너무 땡기는거야. 조금 서둘러서 집을 가고 있었는데...

#7 이름없음 2018/03/03 04:37:38

그 골목에는 내가 엄청 싫어하는 집이 하나 있었어. 녹슬어가지고 반 쯤 열려있는 철문에, 지붕은 얇은 슬래브라고 해야하나? 그 파란색 양철판같은거. 그거 씌워논 건물인데, 진짜 사람 사는 분위기가 아닌 집이었거든. 저녁에 거기 지나갈때면 그냥 고개 쳐박고 갈 정도로 을씨년스런 집이었어

#8 이름없음 2018/03/03 04:39:29

그 날도 어김없이 고개 푹 숙이고 그 집 옆을 지나가는데, 진짜 웬지 모르게 오싹한 느낌 있자나. 갑자기 털 곤두서고, 등이 쭈삣쭈삣하니 따갑고. 막 그러는거야. 몰래 눈 치켜떠서 그 집 담을 봤는데

#9 이름없음 2018/03/03 04:41:22

사람 하나가 날 멀뚱히 쳐다보는거야. 개소름 돋았던게, 진짜 아무 표정 없이, 멀뚱히 쳐다만 보던거. 난 못 본 척 그 집 앞을 지나가려고 했는데, 문 앞에서 누가 내 발목을 콱 잡는게 느껴지는거야.

#10 이름없음 2018/03/03 04:44:33

아 씨 이걸 돌아봐야하나 뿌리쳐야하나 고민했지. 내가 워낙 쫄보라 어쩌지도 못하고, 눈만 감고 바짝 얼어있는데, 스윽, 하고 손가락같은게 허리부터 따라올라오더라. 와... 입 안에선 욕만 계속 나오고, 눈은 못뜨겠고 ㅋㅋㅋㅋㅋㅋ

#11 이름없음 2018/03/03 04:47:12

아 소문으로 들었던 귀신이 진짜 있는거구나... 난 여기서 뒤지는건가 하면서... 내심 체념? 하고 있는데 멀리서 박수소리가 들렸어. 1초마다 규칙적으로. 그 소리에 집중하니까, 발목이나 허리에 느껴지던 느낌이 점점 사라지더라.

#12 이름없음 2018/03/03 04:50:05

마라톤 49.195km를 완주한 개운한 느낌이라 해야하나, 안도감같은게 들어서 난 눈을 떴어. 바로 앞에 웬 노숙자 아재가 한 명 있었지.

#13 이름없음 2018/03/03 04:54:36

그 아재가 나보고 괜찮냐면서, 어깨 툭 툭 치는데, 내가 원래 의심이 많은 사람이거든? 길가에서 사람은 진짜 한 낮이어도 말도 안걸어. 길 모르겠어도 가게같은데 들어가서 물어보지, 그냥 길 지나가는 사람한텐 잘 안묻고. 근데 그 아재는 딱 보니까, 뭐랄까 마음이 포근해진달까. 안심이 되더라.

#14 이름없음 2018/03/03 04:56:18

오늘은 여까지 할게. 참고로, 저 아재가 나랑 같이 산 마법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