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는 내가 뭔가 위대한 사람이 될 수 있을 줄 알았다. 내가 성인이 될 무렵에는 이미 대단한 일을 해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였다. 20살이 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상처받기 쉽고 말 잘 못하는, 내 감정을 정리하는 법조차 모르는 그냥 꼬맹이다. 여전히 게으르고 여전히 겁이 많다. 현실도피성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를 좋아한다. 여느 젊은이들과 같이 세상의 형태에 화를 내지만, 그것을 바꾸기 위해 뭘 어떻게 해야겠다고 결심하지는 않는다. 나는 내가 외국에 나가 일할 줄 알았다. 그리고 행복하고 멋지게 살 줄 알았다. 내가 동경했던 사람들을 보며 언젠가 저렇게 되겠노라 다짐했었다. 하지만 어느 순간 그 사람들 역시도 결국에는 인간에 불과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와 함께 내가 결코 특별한 인간이 아니라는 것 역시도 알게 되었다. 대학에 합격했다. 원하는 대학은 아니였지만 그래도 서울 내 4년제, 그럭저럭 명문대라고 부르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대학이다. 새로 산 옷을 입고 새로 산 가방을 매고 학교에 갔다. 그리고 이제는 뭔가 새로운 세상이 내 눈 앞에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내가 그곳에서 알게 된 것은, 결국 그곳에서도 나는 '나'일 뿐이라는 사실이였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아주 약간이라도 진보하고 싶어서
지금 내가 느끼는 감정은 아마, 산타가 없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닫게 된 아이의 기분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어렴풋하게 알고 있었고, 주위에서도 계속 산타는 없다고 수근거렸을 터다. 하지만 계속 조용히 마음 속에는 믿음을 품고 있던 꼬마가 처음으로 제대로 알게 된 거다. '산타는 없다'라고. 결국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다. 산타는 전에 그랬듯이 여전히 계속 없을 것이다. 꼬마 역시도 계속 살아갈 것이다. 그래도 뭔가 허하다. 문턱증후군이라는 것이 있다. 뭔가 목표를 달성한 순간, 그 문턱을 넘은 순간 무력감이 몰려오는 현상이다. 나는 대학에 오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그래서일까 지금 공허함을 느낀다. 내가 노력한 게 결국 이런 것 때문인가 하는.
나는 어린 여자이며, 여자대학에 다닌다. 공격받기는 완벽한 대상이다. 그리고 나한테 여대생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순간부터 나는 이 사회의 미소지니를 제대로 깨닫게 되었다. 난 최근 생전 처음으로 남녀차별의 타깃이 되었고, 그 즉시 끔찍한 공포가 몰려왔다. 그건 그 생각없는 언어와 그 사람의 표정 때문만은 아니였다. 그 순간 직감적으로 내가 앞으로 이런 취급을 자주, 언젠가 둔감해질 때까지 자주 받게 될 것이란 사실을 알았다. 도무지 이 사회를 살아갈 용기가 나지 않았다. 내가 여성이라는 사실 하나 때문에 내가 꿈꾸었던 미래가 가로막힐 수 있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선배들은 계속 싸우고, 바꿀 것이며, 우리는 남녀차별이 종식되는 순간 그 과도기에 살아가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지만 그래도 무서운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우물 안 잔잔한 파도만 알고 있던 개구리는 처음으로 바깥 숲에 내던져졌고, 아직 이 세상이 그다지 상냥한 곳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내가 성인이 되고 나서 가장 먼저 생각한 것이 공포라는 것은 우울하다.
무력함, 절망감, 공포. 분노나 증오라는 감정보다 먼저 두려움이 찾아들었다는 사실은 별로 놀랍지 않다. 난 원래 남을 잘 미워하지 못하니까. 내가 착하다거나 그딴 이유 때문은 아니다. 증오라는 감정은 본래 최소한의 자존감이 뒷받침되어야 나올 수 있는 반응이라고 생각한다. 간단히 말해서, 분노할법한 그 상황에 대해 나의 책임보다는 그 사람의 책임이 더 크다고 믿을 수는 있어야 한다는 거다. 내 바닥을 치는 자존감은 그런 걸 허락하지 않는다.
아직까지도 어린아이처럼 환상 속에서 부유하고만 있다. 언제쯤 현실에 발을 디디게 되려나. 내게 남을 비난할 권리가 있는지 나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생각 없는 사람들을 좋아하지 않는다. 뭔가를 '믿는' 사람들이 싫다. 물론 이 믿음이란 인류애라든가 정의, 연인의 사랑 같은 개념에 대한 믿음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비판적으로 사고하지 못하며, 자신의 사고방식이 완전히 틀렸을 수 있다고 의심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싫다. 남을 이해하려들지조차 않는 공감능력 없는 사람들이 싫다. 물론 나 역시도 이런 비난에서 자유롭지는 못하다. 나는 오늘 얼마나 많은 상처를 남에게 주었고, 얼마나 성찰 없이 살았으려나.
도대체 내가 왜 한반도 평화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걸까. 북한에 대한 틀에 박힌 사고에서 사람들이 좀 벗어나 주었으면 한다. 네이버 댓글이 개판이라는 것은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지만, "한반도 평화를 바란다"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따뜻한 글에 "역시 여자들은 주적 개념 개판임ㅋ 빨갱이년 북한은 쳐죽여야 함 더러운 빨갱이새끼"란 댓글이 달리는 건 좀 너무하지 않은가. 그걸 보자마자 인류애가 뚝뚝 떨어지더라. 공산주의를 욕하는 수많은 사람들 중 대부분이 공산주의가 무엇인지 그 개념조차 모른다는 것은 비극이다. 물론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실에 일단 덤벼들어 피아 구별 없이 물어뜯는 사람들은 유사 이래 계속 존재해 왔고, 나 역시도 어느 정도는 그런 인간 부류다.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과 반공을 조직적으로 이용해 온 이 땅의 기득권층은 그런 인간들을 생산해내기 위해 지난 수십년 동안 심혈을 기울였을 터다. 공산주의라는 단어의 뜻을 알기 이전에, 우선 공산주의를 증오하게 만들었을 터다.
'20대에 마르크스주의자가 아닌 사람은 가슴이 없는 사람이고, 40대에 마르크스주의자인 사람은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라고 했었지. 내가 마르크스에 아는 사실은 파편화되어 있으며 그 깊이도 대단히 얕다. 사탐과 생윤에서 배운 내용과 내가 혼자 찾아 읽어본 책 몇 권이 내가 아는 지식의 전부이다. 하지만 그의 사상에 대해서 관심은 가지고 있다. 사회주의는 인간에 대한 기대치를 너무 높게 잡았고, 그 결과 거하게 실패했다. 하지만 그가 인간이 살아갈 수 있는 또다른 사회구조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줬음은 분명하다(거하게 망했지만). 마르크스주의 토론 동아리에 들어가볼까 고민하는 중이다. 왜 그렇게나 많은 지식인들이 공산주의 유토피아를 꿈꾸었던 건지 배우고 싶다.
내가 증오하는 건 파시즘이다. 여기에는 별 주저 없이 증오라는 단어를 쓸 수 있다.
#MeToo #WithYou 표창원 의원님께서 트위터에 올리신 글을 읽고 울고 말았다. 그래, 일단 무고죄로 의심하는 것 역시도 무고죄에 해당된다. 가해자가 작은 것 하나라도 잃을까봐 전전긍긍하는 사이, 피해자는 모든 것을 잃을 각오를 하고 폭로에 나서야 했다. 그것을 기억하자. 내가 틀린 것은 아닌지 뼈저리게 의심했다. 그리고 아직도, 지금도 의심한다-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을 멈추는 순간, 나는 사회적 존재로서 나의 의무를 저버리는 것일 테니까. 하지만 내가 틀린 것인지 죽도록 의심해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고, 이런 여론이 죽도록 두려웠다. 권력형 성범죄에서, 약하기 때문에 상대방의 명령을 들어야만 했던 여성들에게 '왜 반항하지 않았느냐, 왜 지금 와서야 밝히는 것이냐, 너도 원했던 것이 아니냐, 왜 멀쩡한 남자 인생 망치려 드느냐'라고 묻는 것이, 그리고 아무도 그런 분위기를 비난하지 않는 것이 너무나도 무서웠다. 성범죄에 피해자의 책임이 있을 것이라고 당연하게 생각하는 그들이 두려웠다. 성범죄의 대책으로 여성을 사회 일선에서 배제시키는 것을 당당하게 주장하는 그네들이 두려웠다. 상처받았다고 말하는 피해자보다,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에게 우선적으로 감정이입하는 이 사회가 끔찍했다. 그 누가 피해자를 꽃뱀이라 의심할 권리를 가지는가. 그 누가 아직 입증되지 않는 피해자의 주장을 거짓말로 몰아 2차 가해를 할 수 있는 도덕적 권리를 가지겠는가. 표창원 의원님께 진심으로 감사한다. 이런 사회 분위기가 틀렸다고 말해 주셨다. 지금 우리가 여성이 부조리에 굴복하는, 패배의 순간이 아니라 부조리가 끝나가는 과도기의 순간에 서 있을 뿐일 것이라는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해주셨다. UN은 여성정책에 대해 대한민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 성범죄의 기준을 '협박당한'에서 '동의 없는'으로 바꿀 것. 사이버 성폭력에 대한 제재를 실시할 필요가 있음. 부부 간 강간 역시 범죄로 규정할 것. 성폭력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를 막아야 함. 성폭력 피해자를 무고죄나 명예훼손으로 몰아가는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가 성폭력 피해자들을 침묵하게 하고 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통과시킬 의욕이 존재하기나 하는 것인가. 의미 없는 통계를 늘어놓는 대신, 한국의 여성을 보호하고 남성과 동등한 수준의 인권을 누리게 할 구체적 대책을 한국은 제시해야 한다.
내일부터는 게으르게 살지 않아야지... :3
비가 내리는 날에 지하철을 타고 한강다리를 건넜다. 하늘은 흰 물감을 짙게 덧바른 것처럼 뿌연 회색이였고, 한강에서 피어오른 물안개는 시야를 흐리게 덮어 서울의 풍경을 조금 기묘한 분위기로 물들이고 있었다. 다리 위에서 지하철 두 대가 서로 엇갈려 지나갔다. 그 속도 때문에 안의 사람들은 흐릿한 형체로만 보였다. 그 풍경은 정말 기이했다. 비 내리는 날이 다 그렇듯이, 빗소리에 소음은 묻히고 세상은 젖은 흙내음 풍기는 정적에 잠긴다. 그리고 빗방울 너머로 보이는 시야는 늘 뭔가 달라진 것처럼 보인다. 이 느낌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비가 내리는 날에는 그 묘한 두근거림이 있다. 불투명해진 세상이 주는 비 오는 날만의 그 느낌이 있는 것 같다.
흠, 내 문체는 지독한 화려체로군요! 자중합시다!
>>12 저 글, 난 되게 좋았는데. 산뜻하면서도 왠지 몽롱한 느낌.
>>13 어... 보는 사람이 있었구나! 그렇게 말해 주니까 뭔가 기쁘면서도 많이 쑥쓰럽네... 으음, 내가 표현을 덕지덕지 바르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서 영 글이 매끄럽지 못한 것 같더라고. 사실 저건 감성포텐 터져서 갈겨쓴 흑역사야... ;-; 조금씩 고쳐보려고 해.
대학수업은 재미있다. 내가 사회학을 좋아하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즐거울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미디어는 어떻게 사회와 상호작용하는가? 인간은 사회 속에서 어떤 영향을 받게 되는가? 분명 내가 어렴풋하게 이해하고 있었던 내용이다. 하지만 그것을 전문용어로 정리하고, 그 흐릿한 개념을 정의할 수 있는 단어를 배우는 것은 정말 즐겁다. 무우우울론 내 이런 감정이 무의식적인 쇼비니즘에 어느 정도 기인함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뭐 괜찮아, 실제로 잘난 척만 안 하면 되잖아! 내 무의식의 저열함이 내 행동을 바람직한 쪽으로 교정해 준다는 게 조금 웃기다. 하지만 사회학을 배우고 있으며, 이후 언론계나 NGO 쪽으로 진출하고 싶은 내가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것은 큰 고민이다... 아직도 친한 친구가 없어. 그냥 내 일만 열심히, 잘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지 말도록 하자. 내 잣대로 남을 정의하지 말 것, 말하기보다는 들을 것, 내 의견이 틀렸을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을 항상 열어놓을 것. 항상 기억하자.
차를 타고 지나가다가 나뭇가지에 매우 옆은 노란색이 도는 것을 보았다. 봄이 오려나 봐.
겨우내 잘 벼린 칼마냥 날카롭고 매서웠던 바람이 말랑해졌다. 겨울비와 봄비는 그 냄새부터 다르다. 봄에는 항상 가슴이 설레온다. 누렇게 말라버린 풀잎 사이로 여린 새싹이 고개를 들고, 그렇게 하나 둘 솟아나는 연둣빛 잎사귀들을 신기해하다 보면 어느샌가 세상은 밝게 빛나는 연녹색으로 물들어 있겠지. 옛날 사람들은 분명 봄을 보며 신의 존재를 믿게 되지 않았을까. 모든 것이 잠들어버렸던 땅이 깨어나는 모습은 현대인의 시선으로도 충분히 경이롭다. 우리 집 뒷편에는 야생 제비꽃 군락이 봄마다 피어난다. 올해에도 그 보라색 물결은 올 것이다. 제비꽃은 매년 피지만, 그 꽃이 피어나는 순간은 항상 짧아서 보는 이에게 아쉬움을 남기게 한다. 하지만 그런 아쉬움이 내가 봄을 기다리는 이유일지도 모르겠다. 사시사철 피어있는 꽃에 도대체 무슨 매력이 있나.
나는 내가 동경하는 투사가 되기에는 지나치게 유약하고, 내가 꿈꾸었던 예술가가 되기에는 지나치게 투박하고, 그렇다고 다른 뭘 잘 하는 것도 아니였다. 애매한 재능이라면 차라리 처음부터 없는 편이 나았을지도 모르겠다. 정말 많이 아쉬우니까. 내가 미술을 그만두었던 건 반쯤은 충동적인 결정이였다. 내가 그 당시 충격에 빠져 있었다느니 어쨌다느니 하는 건 변명거리가 될 수 없으리라. 그래도 그 이후로 잘 이겨내 왔다고 생각했는데, 친구가 물어본 '후회하지 않냐'는 질문에 이렇게나 우울해질 수 있을지는 몰랐다. 평생 살아왔던 길, 그리고 살아갈 것이라고 생각했던 길에서 튕겨져 나온다는 게 이런 감정을 수반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사실 처음으로 실감했다. 난 미술을 포기했구나. 이 감정이 혼란인지 공포인지 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낯선 영역에, 어쩌면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곳에 있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깨달아 버렸다. 진한 홍차를 마신 것처럼 입 안이 쓰다. 안 그래도 유약하고 겁 많은 나는 늘 그랬듯 겁에 질려 있다. 이미 지나간 수많은 어제들은 후회되고 앞으로 가야 할 앞날은 두렵다. 지금 내가 달리 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현실에 충실한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리라. 감정은 마음 속에서 낡디낡은 명주실처럼 빙빙 꼬여 얽힌다. 본디 그 하나하나에 이유와 이름이 있었겠지만, 이젠 복잡하게 헝클어진 수많은 감정들이 한데 뭉뚱그려져 '한없는 비참함과 우울함'이라는 애매하고 울적한 덩어리로 변해버렸다. 내가 지금 느끼는 이 감정이 배부른 것일지도 모른다는 사실 정도는 안다. 나는 분명 지난 1년간 제법 인상적인 일을 해냈고, 진득한 아쉬움은 남을지언정 설정해 두었던 목표를 이루었음은 분명하니까. 내 이성은 내가 나 자신을 한심해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안다. 비참한 기분을 느낄 합당한 이유도 물론 없겠지.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쨌든 입맛은 쓰다. 그리고 지금 나는 많이 슬프다.
그리고 오늘 밤까지 우울해한 뒤에, 내일은 맛있는 커피를 먹을 생각이다. 그러면 기분이 조금 나아지겠지. 그 뒤에, 밝은 마음으로 고민해 보도록 하자. 괜찮아. 아직 스물이다. 이젠 어리다기보다는 젊다고 불러야 하는 나이지만, 내게 아직 수많은 시간이 허락되어 있음은 분명하다. 분명 나에게 맞는 길이 있을 거야. 괜찮아. 딱 오늘 밤까지만 우울해하자. 실컷 자기동정과 모순, 끝없는 자학에 빠졌다가 오자. 그리고 내일은 혼자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하자.
막연했던 동경이 현실에서 나아가야 할 길로 나타난 순간 꿈 하나를 포기했음을 깨달은 순간 나 자신이 너무나도 한심하고 부끄럽게 여겨진 순간 그냥 모든 것에서부터 도망치고 싶어진 순간 에휴. 유우니 소금사막에 정말 가보고 싶다. 항상 그 꿈을 꿨었다...
이성으로는 감성을 컨트롤하지 못한다는 의견이 궤변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래도 난 아직 굉장히 미성숙한가 봐. 감정을 꾹꾹 누른다거나 합리적이고 건조한 선택을 한다거나, 지금은 그러고 싶지 않다. 그냥 지금은 우울해할래 :( 딱 여덟 시간만.
내가 상처에서 회복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하루 반이구나.
오랜만에 일기다. 난 많이 어리다. 그걸 얼마 전에 제대로 알았다. 난 아직도 내 감정을 다룰 줄 모른다. 기쁨을 속에 끌어안고 내 안을 환하게 밝히는 법도, 분노를 잘 조절해 효과적인(하지만 치명적이지 않은) 무기로 만드는 법도, 슬픔을 삭혀 단단한 결정으로 굳혀내는 법도 모른다. 내 감정은 단편적이고 한없이 가볍다. 한 순간 강렬하게 스치고 지나간다. 그리고 그런 감정이 스치고 지나가는 순간 내 행동은 크게 변한다. 정말 어린아이 같다.
건강하게 화낼 수 있는 법을 배우고 싶다. 착한 아이 콤플랙스가 정말 너무 심각하다.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무슨 말을 할 줄 모른다. 다만 상대방이 내 의중을 파악해 주기를 빌 뿐이다. 정말 어린애 같다. 오히려 거리가 조금 있는 상대에게는 내 의견을 건조하고 깔끔하게 피력할 수 있는데.
학교에서 파는 브라우니 쿠키의 평가가 좋아서 사 왔다. 가족이 마음에 들어해서 많이 기뻤다. 표정을 숨기는 법도 잘 모르다보니, 동생이 그렇게 좋냐고 엄청 놀려댔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어.
남미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건 내 오랜 꿈이다.
Skillet 노래 정말 좋아. 신념과 용기에 대한 노래가 많아서 항상 응원이 된다.
과... 과제해야 하는데... 영타가 느려서... ;-;
공감가는 글귀들이 많네. 치열하게 사는 것 같아서 보기좋다. 머릿속에 어렴풋이 생각했던 것들이 글로 늘여있으니까 기분이 묘해. 늦었는데 과제하느라 애쓰네. 오늘 하루도 수고했고, 내일은 더 좋은 하루를 보내길 바라.
>>29 안녕. 좋게 봐줬다니 기쁘지만 어쩐지 내가 사기를 친 느낌이야... 난 치열하지 않아, 나처럼 게으른 사람 없다구? :-: ㅎㅎㅎㅎ예쁜 말 고마워. 이 스레에 공감가는 말이 적혀 있었던 걸까, 내가 적은 레스들 중 어떤 부분인지는 모르겠지만 부디 내 안의 울적함이 아니라 사소한 기쁨에 공감했던 것이기를 바랄게. 레스주도 오늘 하루 수고했어. 더 나은 내일이 너를 기다리고 있을 거야. 좋은 밤 되기를 바라.
수강 철회 깜빡하고 못했다아아아아아아아아!! 열두시까지라고 알았는데... 설마 여섯시까지였을 줄은...!! 이 교양을 안고 가야 한다니... 1학년 1학기 학점은 곱게 접어 하늘 위로 날아가게 생겼네. 안 그래도 선배들이 경고했는데. 여기 모인 너희들은 분명 너희 고등학교에서는 상위권이였을 지 모르지만, 여기서는 너희가 기본 스탯이고 더 잘난 사람들 많을 거라고... 니들이 고등학생 때 그래왔듯 A 당연히 받을 거라는 기대는 접으라고 했는데...
내가 존경하는 친구가 사과를 받아줬다. 기억도 제대로 못하던 일이였지만 어쨌든 사과해줘서 기쁘고, 고맙다고 말했다. 기쁜 건 내 쪽이야. 무지는 죄의 이유는 될 수 있겠지만 면죄부는 될 수 없다는 걸알고 있어. 내가 생각 없이 휘두른 무지를 용서해줘서 고마워.
봄이 된 것 같다. 학교에는 새하얀 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정문에 서 있는 커다란 벚꽃나무 앞에서는 계속 찰칵찰칵 카메라 소리가 나고, 바람은 옅은 풋내를 안고 흐른다. 그리고 중간고사거 찾아와 버렸어...
삶이 장미 가득할 정원일 것이라고 너에게 말한 이 그 누구도 없을진데, 왜 그렇게 억울해 하는가.
신념을 짊어질 만큼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면.
>>35 좋겠다. 좋은 하루?
>>36 공강이였으므로 행복한 하루 :) 오랜만에 일기!
>>37 안자고 뭐해 ㅋㅋㅋ
소설을 쓸 때는 항상 초입, 절정부, 마무리만 생각나곤 하지. 지금의 나도 똑같아. 하고 싶은 것도, 내 삶을 마무리하고 싶은 방식도 있지만 그 과정을 도무지 상상할 수 없는 거야. 아니, 아닐지도 모르겠어. 오히려 지금은 모든 것이 어려워. 도대체 어떤 식으로 살아야 좋은 걸까. 난 모든 이들이 그렇듯 사랑받고 싶어, 그리고 모든 이들이 그렇듯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그 방식을 정말 모르겠어. 내가 아직 어려서일까, 아니면 어리석어서일까. 어린 시절 한 여성 여행가의 수기를 읽으며 부풀었던 나의 포부는 현실 앞에서 낡은 사진마냥 색을 잃고 그 가치를 잃었지. 이제는 그 꿈의 가치마저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야. 그 꿈을 처음 마음 속에 품었던 순간의 설렘은 아직도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지만.. 글쎄. 이젠 정말 뭐가 뭔지 모르겠어.
>>38 감정 쓰레기통에 감정 쏟아내는 중이얌
>>40 감정 내가 다 먹어줄테니 얼마든 쏟아내라고 :V
난 프로불편러고 그 사실이 자랑스러워. 불편해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것도 바뀌지 않을 테니까. 하지만 솔직히 무서워. 이렇게 상처받고 욕먹으면서 싸울 만큼 나의 가치에는 의미가 있는가. 내가 지금 소중히 품는 가치는 과연 옳은 것인가. 믿고 따를 신이 없는 무신론자라면 으례 겪게 되는 혼란인 걸까, 아니면 그냥 내가 부족할 뿐인걸까. 나는 더 나은 내일을 원해. 그것만은 분명해. 근데 그거 말고는 잘 모르겠어...
>>41 ...그만둬요ㅠㅠㅠㅠ
>>43 :Vv ?
참 이쁘게 글을 쓰고 참 치열하게 사는 사람같아. 멋있어 정말.
가장 크게 환멸을 느낀 순간이라고 하면 역시 한비야 자작 논란이 터져나왔을 무렵이겠다. 나는 초등학교 입학하기 직전부터 그녀의 세계여행 수기를 읽으며 마음을 한껏 부풀렸다. 정말 진심으로 그녀를 동경했다. 치열하게 가슴 뜨겁게 살아가는 삶, 하고 싶은 것을 하며 가치에 목숨을 바치는 책 속의 그녀를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다. 사실 지금 내 가치관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 것도 그녀일 것이다. '하고 싶은 것을 하라. 뜨겁게 사랑하라. 사람을 만나라. 경험하라. 여행을 떠나라. 이 장소는 너에게 너무 좁다, 세상을 향해 뛰쳐나가라' 그녀의 조언처럼 난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세계일주를 꿈꿨고 언젠가 약자를 위해 생애를 바칠 수 있기를 소망했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 싶다는 한 어린아이의 오만하고 유치한 소망은 스물이 된 오늘까지도 내 마음 한켠에 남아 있다. 뭐, 그녀를 롤모델로 삼고 믿었던 그 감수성 흘러넘치는 어린애는, 지금은 한비야 논란과 월드비전 비리에 쇼크먹고 어딘가 숨어서 웅크리고 있지만. 한비야 관련 논란을 처음으로 알았던 날, 참 오랫동안 순진한 꼬맹이였던 나는 처음으로 뭘 어떻게 믿어야 하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을 하며 혼자 배신감에 훌쩍거렸다. 사실 그 사건이 산타가 없다는 것보다 더 쇼크였던 것 같다. 그녀는 내 어린 시절의 우상이였으니까.
>>45 솔직히 말하자면, 나 같은 찌끄레기한테 그런 말 할 때마다 부담스러워 죽을 것 같아... ;-;
세상이 왜 이렇게 생겼냐며 화를 내고 혼자 울부짖는 건 젊은이의 특성이자 특권이라지만 난 그게 좀 심한 것 같다.
내가 태어났을 때는 이미 이 땅을 탐험하기에는 너무 늦어 있었다. 그렇다고 별들 사이를 탐험하기에는 너무 일러 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했던 말이였던 것 같다. 나도 지금 내가 애매한 시대에 태어난 건 맞다고 생각하지만 내 앞의 수천 세대가 그 생각을 했었겠지.
글읽다가 작곡영감(노인아님ㅎ) 떠오름 ㄳ
20년 동안 살던 동네의 구석구석을 최근 돌아볼 일이 있었다. 평생 앞을 지나다녔지만 한 전도 가보지 않았던 야생화 보호구역에 가 보았다.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가는 과도기, 하얀 꽃들이 소담하게 피어 있었다. 세상과 조금 격리된 것 같은 곳이였다.
>>50 그게 누구인지는 모르겠네.
진짜 혼자있고 싶어. 불가지론적 무신론자라는 지독하게 메마른 사상의 소유자인 주제에 자꾸 산사에 찾아가는 이유는 내가 인간에 질렸기 때문인가? 나이 스물에? 우와. 나 진짜 특이한 사람인 건 확실하구만.
시작하는 게 두렵다. 무능한 나를 내 눈으로 확인하게 되는 그 순간이 두렵다.
그냥 진지하게 행정고시를 준비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결국에는 도박이잖아.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을까. 모르겠다. 정말 모르겠어.
>>50 난 이게 닉네임이라고 생각했는뎈ㅋㅋㅋㅋㅋㅋ 말 그대로 작곡 영감이였구낰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 정도로 우울한 날도 오랜만이다. 다 때려치고 하와이행 편도티켓을 끊어버리고 싶은 그런 날.
>>57 궁금한데 나중에 곡 완성하면 들려주면 안될까? 엌ㅋㅋㅋㅋㅋㅋㅋ 나도 내가 어이없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졌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울했는데 갑자기 기분 나아졌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와 나 뭐야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엌ㅋㅋㅋㅋㅋㅋㅋㅋㅋ작곡영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웅냥웅냥
오늘은 진짜 의식의 흐름이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몰라 알게뭐람
술이라도 마셔야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ㅜ진짜 우울했는데 이 실수 하나 발견하고 진짜 빵터졌네 진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 뭐 어떻게든 되겠지.
일단 내가 할 수 있는 걸 해보자.
불안장애의 초기 증상일런지도 모르겠다. 아니면 카페인 과잉이거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진보하고, 인생은 아름답다. 타투로 새기고 싶은 문구다. 이걸 되뇌이며 얼마나 용기를 얻었던지 모르겠다. 여성에게는 조국이 없다며 절망스럽게 중얼거렸던 친구가 있다. 나는 그 말에 어느 정도로 공감했었지? 칵테일 때문인지, 알코올처럼 그 기억이 휘발되어버렸다.
실제로 받은 음식은 가게 앞에 전시된 모형 음식보다 항상 초라했다. 실제로 본 바다는 여행 책자 안의 바다보다 더러웠다. 카페 후기를 읽고 기대했던 향기와 실제로 내 앞에 놓여진 커피의 향기는 늘 달랐다. 실제로 내가 겪은 취기는 소설 속의 묘사와는 달리 어지럽고 불쾌했다. 어린 시절에 내가 본 어른들은 항상 멋있었는데, 정작 어른이 되니까 뭔가 많이 다르더라.
나는 겁쟁이고 그것을 부정할 방법도 생각도 없다.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의 나름대로의 유구한 세월동안 난 항상 겁쟁이였다. 넘어지는 게 무서워 걸음마가 늦었다. 사람이 무서워 친구를 잘 사귀지 못했다. 틀리는 게 무서워 문제를 잘 풀지 못했고, 발표하다가 울어버리는 것도 잦았다. 그래서 나는 책을 읽는 것에 빠져들었다. 활자로 인쇄된 세상은 건조하고, 단정하고, 무엇보다도 나를 해치지 못했다. 그 때문이였을 것이다.
처음으로 책을 나 혼자 읽었던 순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다. 아직 우리 집 서랍의 세번째 칸에 키가 닿지 않을 정도로 작았던 시절이였다. 창문에서 연노랑색 햇살이 비쳐들고 있었고, 그 때문에 먼지가 반짝거리는 게 보였다. 집 안은 조용했다. 나는 낡은 노란색 동화책을 책장에서 꺼냈다. 표지는 나 말고도 많은 아이들을 거쳐서인지 매끄럽고 보드라웠다. 동화책이라면 으례 그렇듯 코팅되어 있는 종이를 넘길 때의 그 감촉을 기억한다. 문자가 의미가 되어 머리에 박혔던 순간이 기억난다. 나는 말을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된 것보다 읽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된 것이 더 빨랐다. 이건 내가 수동적인 인간이라는 것의 방증일지도 모른다. 나는 읽는 것을 사랑했다. 책 속의 세상에서는 항상 방관자가 될 수 있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는 항상 행동하는 것을 지독하게 두려워했으니까. 그래서 지금까지도 내 인생을 제대로 직시하고 있지 못할런지도 모르겠다. 나는 내 인생에서조차 방관자가 되고 싶어한다. 행동하지는 않고 이래저래 평가하고 싶을 뿐인 것일지도 모르겠다.
난 정말 모르겠다.
우울이라는 감정은 부드러운 실크 천과도 같다고 오래 전부터 생각해왔다. 서늘하고, 매끄럽고, 부드럽고, 매우 얇게 하늘거린다. 매우 얇은 천이 한들거리며 나를 감싸안는 그 감각.
동경이 현실이 된 순간 나는 공포에 빠졌다.
난 아직도 모든 것에 서툴다. 바람직한 인간으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학원이 있다면은 얼마나 좋을까.
역시 불안할수록 생각도 말도 글도 툭툭 짧게 끊기네.
우울함이 나무였다면 지금쯤 내 모세혈관을 따라 뿌리를 뻗고 내 심장 위에 짙고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웠겠지
여행을 한다면 중앙아시아나 남미로 가고 싶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으로 가고 싶다. 그 사람들의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치게 될까.
스물이란 나이는 참 애매하다.
나의 스물이 절반이 지나갔다. 그리고 그 대부분의 시간을 혼자 고민하고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것에 소비했다. 그리고 나는 아직도 우물쭈물하며 내가 이 세상의 중심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하려 들지 않으려고 한다. 독서광이던 한 아이가 어느 순간부터 그녀 스스로를 소설 속 주인공에 투영해보기 시작했다는, 이미 클리셰일 정도로 진부한 이야기다. 나는 무신론자다. 이 세상에는 신이 없다는 전제 하에 살아가는 불가지론자다. 신의 존재와 날아다니는 스파게티 몬스터의 존재 가능성을 동급으로 두는 나는 앞으로도 내 인생에 종교나, 신이나, 영혼 같은 것이 자리할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감히 확신한다. 하지만 그런 건조하다면 건조한 사상을 가진 주제에 나는 아직도 내가 특별하기를 바란다. 종교가 선민사상에 기반을 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제법 많다. '이 세상을 굽어살피는 절대적 존재는 우리를 살피고 보살핀다, 우리는 특별하다, 우리는 남들과는 다르다.' 이런 욕망들에 뿌리를 둔 것이 종교라는 것이다. 반면에 무신론자는 그런 선민사상을 정면으로 부정하며 그런 생각을 유아적이라고 비웃는다. 리처드 도킨스가 그러했고 러셀이 그러했다. 무신론자는 인격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따라서 신이 사랑하는 특별한 존재 따위도 없다고 생각한다. 어느 한 존재가 세상의 중심일 것이라는 사고를 배격한다. 한 인간의 소망을 위해 세상 전체가 움직이는 부조리한 상황 따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런데 무신론자인 나는 아직도 세상이 나를 위해 움직여주기를 바란다. 이 세상에서 나의 소망에 따라 움직여주는 것은 결국 나 자신밖에 없다는 그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러하다. '어떻게든 되겠지, 설마 그러겠어, 내가 설마 실패하겠어' 같은 안일하고 게으른 생각들이 지금 나를 짓누르고 있음을 느낀다. 무기력증 때문일까, 아니면 그냥 내 천성이 나약하기 때문인가. 난 여전히 기적을 소망한다. 하늘이 텅 비었다고 생각하는 무신론자 주제에 거기에 누군가 자비로운 절대자가 있어서 나를 도와주었으면 좋겠다고 바란다. 아이러니라는 근사한 호칭보다는 그냥 찌질하다는 이름을 가져다 붙여야 할 상황이다.
난 정말로, 정말로 유약하고 겁이 많다. 나는 누군가를 감히 증오하는 것조차 하지 못할 정도로 겁쟁이다. 이 세상에서 나 자신을 가장 혐오하는 나는 항상 내 행동에 대해 지독하게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그 기준에 맞지 못한다면 그 즉시 모든 분노를 나에게 퍼부었다. 가장 끔찍한 육아방법 중 하나이리라. 나 자신에게 있어서 나는 항상 충분히 선하지 못했고, 충분히 지혜롭지 못했고, 충분히 성실하지 못했다. 고등학생 시절 상담실에서 상담 선생님은 티슈를 나에게 건내며 조언하셨다. 이 세상 그 누구도 완벽하지 못해. 너무 완벽하려고 노력하지 마. 그리고 난 울음을 멈추려고 노력하면서 웅얼거렸다. 하지만 그러다가 제가 정말 쓰레기가 되어버리면 어쩌죠. 그 날 상담선생님께서는 내가 나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그 사실을 납득시키려고 시간을 다 보내셨다. 그리고 난 그 날 정말 많이 울었다. 그 대상조차 잃은 지독한 부채감과 그 목적도 잃은 공포가 내 머릿속을 항상 채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내가 깨닫게 된 것은 그 후 계절이 바뀌고 난 뒤였다.
감정을 다루는 법을 아직도 잘 모르겠다. 어떨 때 우는 게 좋고 어떻게 화내는 게 좋을지. 모든 부정적인 감정들을 그냥 내 안에서 삭이기에는 내가 너무 약한 것 같고.
내가 세상의 주인공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것은 내가 지독하게 틀릴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세상이 나에게 부당하게 굴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내 생각보다 굉장히 한심한 인간일 수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다.
한 달의 기한이 있었던 과제를 하룻밤 안에 끝내려고 발악하는 중이다. 게으름이란... 뭘까...
누군가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나 자신이 이미 자살하지 않겠다고 결심했는데도. 나는 왜 이렇게도 현재에 충실하지 못할까.
옳은 사람이라는 게 하나의 형태로 정의될 수 없다는 것을 얼마 전에야 알았다. 하지만 그 사실을 제대로 이해하기에는 내가 아직 너무 어리고 멍청한 것 같다.

난 망했어
내 학점은 이미 망했어 그냥 등록금 아까워서 남은 시험을 보러 갈 뿐
스페인어를 공부하다 보면 가끔씩 북한이 하는 말에 이입이 된다. "이 망할 제국주의자 서방놈들아 너희가 한국어를 배우란 말이다!(이북 사투리로)" 혐오란 이렇게 의미도 논리도 없는 일방적 짜증에서 시작되는 거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핳하ㅏㅏ하하ㅏㅏ핳하하ㅏ 스페인어 어렵다. 언젠가 남미 여행가고 싶어서 배우기 시작했는데 후회하고 있어...
낙태죄 위헌이라고 판결났으면 좋겠다. 미프진 정도는 그냥 구입할 수 있는 세상이 됐으면 좋겠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생각은 젊은이의 오만이리라. 내가 추구하는 이상과 다른 사람들이 추구하는 이상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언제쯤 제대로 이해할 수 있을까? 나와 생각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이 전부 '멍청하고 오만해서' 나와 생각이 다른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사실을 처음 깨달은 순간이 기억난다. 정말 많이 놀랐었어. 그리고 그 날 환멸감에 끙끙 앓으며 자기혐오를 삭히려고 부던히 노력하던 열일곱살의 내가 기억난다.
무신론자와 유신론자의 토론 같은 거지. 세상은 경험적 지식을 토대로 정의할 수 있다/세상은 경험적 지식만으로는 정의할 수 없다. 이렇게 기본적으로 생각의 토대가 다르니까 서로를 이해할 수도 없고 여간해서는 서로에게 설득되지도 않아. 사상의 충돌이란 건 참 어려운 거다. 난 사유재산에 대한 권리가 절대적이지 않다고 생각하는 반면, 친구 어머님은 절대적이라고 여겼었다. 그래서 마르크스에 푹 빠져 있었던 당시의 나와, 시장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야만 한다고 생각하셨던 그 분은 정말 첨예하게 대립했었지. 가장 기본적인 요소에서부터 추구하는 가치가 달랐으니까. 어떤 가치를 가장 높게 두느냐, 그 사실에서부터 사상의 차이는 시작되고 어떤 사상이 옳으냐란 질문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아직 난 무지하고 경험 부족한 20살 새내기일 뿐이니까, 함부로 뭔가를 판단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기억하자. 난 정의가 아니다, 나에게는 부조리를 정의할 권리가 없다, 난 틀릴 수 있다, 소중히 믿는 것이라도 사회 정의와 경험적 증거에 어긋난다면 주저없이 폐기하라, 사랑하고 용서하고 노력하라. 그리고 무엇보다도 남의 주장을 함부로 혐오하지 말자. 제발.
나 자신에 대한 지독한 환멸이 느껴지는 밤이다.
술 마시고 싶다 으어어
페미니즘을 배우고 내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건 부정할 수 없다. 여자한테 어울린다, 남자한테 어울린다 이런 말들이 결국 인간을 주체적인 존재로서 존중하는 대신 일반화와 편견으로 옭아매고 있었을 뿐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지. 교양영어 마지막 문제는 '여성들만 다니는 대학에 재학하는 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였고 나는 거기에 '사회의 편견이 배제된 환경에서, 학생들은 여성 이전에 무한한 가능성을 품은 개인으로서 존중받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라고 적었다. 수능 망치고 들어온 대학이라서 처음에는 불만이 많았는데 이 역동적인 학풍은 정말 마음에 든다. 학내 불의에 단결해 싸우는 젊은 지식인들의 모습은 내가 동경했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무엇보다도 문제 제기가 자유롭고 모든 의제에 대해서 열린 토론이 가능하다는 게 정말 인상깊었다. 무신론자와 유신론자가 격렬하게 토론하고, 페미니즘과 성소수자같이 진보적인 의제가 검열 없이 오갈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다. 하지만 그런 상황은 날 어느 정도 위축되게 했다. 난 고등학교에서는 전교 1등이였다. 몇 번인가 1등 자리를 놓친 적도 있었지만 10등 바깥으로 벗어났던 적은 없었다. 모의고사 백분율도 상위 5% 안에는 항상 넉넉하게 들었다. 사실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는 타입도 아니였기에 내 마음 한구석에서는 오만방자함이 자라고 있었다. 대충 해도 최상위권 유지는 어렵지 않구나. 치열하게 살아가지 않아도 괜찮겠구나. 그런데 대학에 오니 내가 제일 무지한 것 같았다. 사람들이 격렬하게 토론하곤 하는 각종 사회적 의제에 나는 발조차 디딜 수 없었다. 그나마 알고있던 모호한 배경지식으로 아는 척을 했다가는 전문적 지식과 세련된 문장력으로 폭격을 맞고 나가떨어지기 일수였다. 난 내가 굉장히 오만했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다. 잘 알지도 못하는 사회적 이슈에 제멋대로 결론을 내렸던 결과가 결국 이런 꼴이구나.
아무래도 상관없어
알바 구했다 하하하ㅏ하하하!!!
종강 만세 종강 사랑해 종강종강
저녁에 술마신다 신난다! 칵테일 완전 좋아!
잘 모르는 일에는 입 닥치자.
중학생 때까지는 진짜 하루에 다섯권은 너끈히 읽었는데, 성인 되고 나서는 한달에 한권도 안 읽네...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하자.
철없다. 난 정말 철없어.
오랜만에 들렀다 가. 네 글 하나하나가 인상이 깊어.
내가 그리는 물고기의 지느러미는 항상 날개처럼 크다. 내가 그리는 새의 날개는 기형적일 정도로 거대하다. 난 항상 날개에 집착했고 하늘을 지나칠 정도로 동경했다.
많은 것을 접할 기회가 없는 사람은 항상 극단으로 치우치기 마련이겠지. 이제 그만하자. 그만 우울하다는 핑계로 나 자신을 학대하지. 제발.
마음에 드는 밴드를 찾았는데 아무래도 활동을 그만둔 것 같다.
누군가의 삶을 아주 조금이라도 더 나은 방향으로 틀어놓을 수 있다면 태어난 가치를 충분히 한 걸까?
완고한 잡탕 취향. 드럼을 두들겨 패고 소리소리를 질러대는 헤비메탈과 잔잔한 피아노곡이 취향이다.
내가 변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아. 아는데
천재가 아니라는 그 사실 하나가 너무 서럽고 슬프고 억울했다. 내가 그리는 그림이 범재의 수준에나 미친다는 그 사실이 너무 받아들이기 싫었다. 천재이기를 바랬다. 특출나기를 바래왔다. 항상 똑똑하고 영리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으니까 그 소리를 죽을 때까지 들을 줄 알았겠지, 얼간이야? 어쩌면 좋을까. 허영심 덩어리에 아무것도 없는 이 스무살짜리 어린애를 정말 어쩌면 좋지. 평범하게 살다가 평범하게 죽는 것이 문자 그대로 죽기보다 훨씬 무서운 나를 어쩌면 좋지. 진짜 어떻게 해야 하지?
난 어쩌면 도망칠 때 행복했는지도 모른다. 미술을 그만둘 때 기뻤는지도 몰라. 핑계가 생겼잖아! 이제 내가 재능이 없어서 실패한 게 아니게 됐잖아. 그냥 다른 길을 우아하게 선택한 것으로 내 실패를 포장할 수 있었어.
도대체 왜 이러는 거야. 나 왜 이러는 거야. 왜 다 끝난 일에 서럽고 억울해서 머리를 쥐어뜯는 거야.
자기연민에 빠지고 싶은가? 정신적 자위일 뿐이잖아 이딴 거. 진짜 도대체 왜 이러지? 왜 요즘 혼자 억울하고 슬프고 아쉬워서 난리야? 나 자신조차 감당하지 못해서 타인과의 관계를 맺지 못하는 한심한 꼬맹이. 내 정신은 아직도 따돌림 당해서 울면서 도망가던 초등학생 시절에 머물러 있는거야? 진짜 왜 이래? 나 진짜 왜 갑자기 혼자 이래? 응? 그림이 그리고 싶으면 붓이라도 꺼내던가 도대체 왜 갑자기 이렇게 자기연민에 빠져서 질질 짜는데. 다 끝났는데 왜 이렇게 아쉬워해.
책임지는 법은 어른의 영역이고 아무래도 난 아직도 어린애인가 봐.
내 부정적인 감정은 왜 아무도 받아들여주지 않느냐고? 남의 부정적인 감정은 원래 아무도 원하지 않아. 원래 그게 정상이야. 가슴 속에서 삭히는 법을 익히자. 슬픔도 우울도 분노도 내 것이다. 내가 컨트롤하고 삭히고 삼켜서 소화할 수 있어야 해. 그 방법을 배워야 해. 제발.
할 수 있겠지.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난 괜찮아. 항상 괜찮았어. 내가 동의하지 않으면 아무도 나를 상처주지 못해. 아무도 내 가치를 깎아내리지 못해. 기억하자.
감정이 넘실거릴 때는 정말 글이 짧게 끊기고 내용도 뒤죽박죽이구나.
>>105 너무 늦게 봤네. 안녕 레스주 :)
가을 냄새가 난다.
헤비메탈을 들으면서 우는 이상한 사람
뭘 어쩌겠어. 어린 시절의 나는 항상 내가 스물쯤 되면 굉장한 사람이 됐을 거라고 믿었지. 그런 상상은 지금 내가 스물인 지금에 와서는 그냥 날 괴롭히는 무언가로만 작용하고 있다. 내가 천재가 아니라고, 특출난 것이 아니라고 인정하기. 이 너무나도 당연한 한 가지를 어린 시절 내가 품었던 막연한 환상 때문에 인정하지 못하고 있는 거야. 평균보다 지능이 높았다, 하지만 멘사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어쭙잖은 수준이였다. 평균보다 공부를 잘했다, 하지만 어쩄든 결과적으로는 전액장학도 못 받았다. 평균보다 말을 잘했다. 하지만 무대공포증 때문에 사람들 앞에만 서면 덜덜 떤다. 평균보다 상식이 넓었다, 그냥 쇼비니즘에 목 멘 결과물이였다. 평균보다 책을 많이 읽었다... 이건 굳이 장점이라기에도 뭐하지 않나? 인정해, 인정하자. 난 내가 기대한 만큼의 인물은 아니다. 난 그냥 나다. 최소한 어린 시절의 내가 바랬던 그 슈퍼휴먼이 아니라는 건 당연하다. 상처를 받았다는 그 사실이 내게 오점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만 캍아서 트라우마도 공포도 인정하지 않으려고 했다. 내 모든 상처와 흉을 웃어 넘기려고 했다. 그런데 우습지 않나, 상처라는 게 애초에 오점이였나, 아니 그리고 애초에 오점 없는 인간이 어디에 있지?
정의로운 사람이고 싶고 선한 사람이고 싶고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는 그런 인물이고 싶다. 강하고 흔들리지 않고 그런 사람이였으면 좋겠다. 그렇게 생각했었다. 지독한 완벽주의자에 겁이 많은 나, 실패하는 게 무서워서 시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지. 넘어지는 게 무서워서 일어나는 법을 배우지 못했지. 난 그냥 총체적인 겁쟁이다, 겁쟁이. 유약하고 겁이 많고 눈물도 많아서 그냥 모든 게 무서웠어. 혼자 보는 일기장에조차 거짓말을 했다. 날것 그대로의 나를 마주하는 게 정말 너무... 너무 무서웠기 떄문이다. 하지만 그런 주제에 나 자신을 드러내지 못한다는 건 또 서러워서, 가끔 감정이 격해질 때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내 본심을 드러내서 상처를 주고는 했었다. 남에게 변명 투성이인 나 자신을 보였다, 나 자신에 너무 자신이 없었으니까. 항상 변명과 금방 들킬 거짓말로 얼룩진 나를 보여서 뒤죽박죽을 만들었다. 난 나를 혐오했다. 사실 지금도 그럴 것이다.
자기연민과 자기혐오는 사이 좋은 쌍둥이다. 나 자신에게 미움받는 것에 지칠 때마다 꺼내드는 카드가 바로 자기연민이다. 이렇게 불쌍한 나, 어린 시절 그런 기억이 없었더라면 나도 이런 꼴로 자라지는 않았을 텐데.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냥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정말 모르겠다.
난 내 사진을 싫어했고 내 목소리를 녹음한 것도 다시 듣는 것을 꺼렸다. 나를 마주하는 순간 미칠 정도로 부끄러워졌기 떄문에. 누구나 변명 없이 스스로를 마주하는 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난 20년 동안 그 순간을 미루고 미뤘다. 변명 없이 거짓말 없이 핑계도 뭣도 없이.
이대로 괜찮았으면 좋겠어.
안녕! 스레주는 뒤늦은 방황을 하고있나 보구나. 비슷한 고민을 가진 것 같아서 글을 남겨. 나도 꾸며낸 내 작위적인 모습에 애증을 느끼던 때가 있었는데, 그럼 과연 내 진짜 모습을 무얼까 생각을 했었어. 근데 별거 없더라. 이상을 동경하고 닮아가려던 지난 날의 어린 나도 '나'였고, 그런 작위에 환멸을 느끼던 당시의 나도 다 같은 '나'였어. 내 이상과 나 자신을 동일 시 하는 것, 자기혐오에 침체 됐던 때에는 그런 내 자신이 너무 같잖고 우스웠어. 근데 지금 생각해보면 알게 뭐야. 어차피 나는 그 이상을 끊임없이 닮기 위해 바득바득 애쓸 거 아냐. 결국 지금의 나보다는 내일의 내가 좀 더 능숙할 것이고, 내 사고도 조금이나마 진전되어 보다 이상에 가까워져 있겠지. 조금 횡설수설 했는데 결국 하고 싶은 말은, 이상 속의 '나'와 작금의 어설픈 나는 연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 하나의 경우의 수이고, 그간의 괴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리든지간에 내가 계속해서 채워나가야 할 여백이라는 거야. 나의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자각하고 개선의식을 지니고 있다면 이상과 현실을 어느정도 동일시 해도 문제 없다고 생각해. 그러니 확신을 가졌으면 좋겠어. 주제 넘고 식상한 말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네가 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기를 바라. 결국 네가 네 자신을 꾸며낸 모습도, 날 것의 적나라한 네 모습도 전부 네 모습의 일부 아닐까. 사람은 입체적이잖아. 겁에 질린 네 모습과 정의롭고 당당한 네 모습은 양립할 수 있지. 멋진 너를 꿈꾸던 어린 너도, 잔뜩 움츠러든 너도. 너는 항상 똑같은 모습을 한 정물이 아니라, 늘상 어디로든 끊임없이 내딛고 있는 연속적인 존재이고, 그에 방향성을 부여하는 것은 네 야망과 확신이라는 것을 알아줬으면 해. 문득 비슷한 고민을 하던 때가 떠올라서 흔적을 남기고 가. 말주변도 없고 글이 서툴어서 횡설수설 했을 것 같네. 주제 넘은 소리였다면 사과할게. 불쾌했다면 서스럼 없이 말해줘. 주의할게! 오늘도 좋은 하루 보내길 바라.
>>129 안녕 레스주, 해를 넘기고 나서야 다시 이 스레에 들러 답레를 달아. 상냥한 말 고마워. 오랫동안 이 스레를 신경쓰지 못했고 문득 생각나 돌아왔더니 네 편지같은 레스가 적혀 있더라. 기뻤고, 솔직히 약간은 당황했고 무서웠어. 이런 문제에 대해 진지한 대답을 받은 게 처음이라 어떻게 대답해야 하는가 고민스러웠거든 :) 나 자신이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그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정답이라는 네 말이 맞는 것 같아. 나는 이 스레에 마지막으로 레스를 남기고 나서 그 이후에 정말 쓰레기같은 삶을 살았거든. 우울증은 재발했고, 무기력증은 중증이고,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 사실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어. 그리고 최근에 드디어 뭔가를 결심했지만... 아직 그걸 실행할 용기가 나지 않아서 그냥 하루하루 유예하는 삶을 살아오던 참이였지. 불안장애 증상에 시달리며 웹서핑을 하다가, 그러다가 스레딕이 생각나서 오랜만에 접속했다가... 우연히 네 레스를 보게 되었네. 고마워. 선물 같았어. 위로가 되었어. 정말이야. 나는 내가 변화하지 않는다는 그 사실에 요즘 가장 많이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한때 같은 교실에서 같은 교복을 입고 같이 수업을 들었던 친구들이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내 정신과 능력은 그 고등학교 교실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다는 그 사실에 말이야. 내 나이는 이제 스물 하나야. 내가 지금까지 이룬 거라고는 그럭저럭 괜찮은 대학 학생증 하나고, 인맥도 능력도 없는 그냥 게으른 정신병 덩어리에 불과하지. 성격은 썩 좋지 않고 예민한데다가 내 감정을 추스리는 법도 잘 몰라. 그리고 나는 이런 나를 마주하는 게 두려워서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고 있었지. 현실을 인정하는 게 두려워서. 네가 이 글을 읽을지는 모르겠지만,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 나 스스로를 받아들이라는 말을 해줘서 고마워. 내 고질병이였던 '시작에 대한 공포'의 기저에는 아마 '나의 현실에 대한 공포'가 있었을거야. 내가 원하는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정하는 것. 그걸 인정할 수 있다면 난 아마 다시 시작할 수 있겠지. 시간이 늦었네. 벌써 새벽 1시가 넘었어. 늦은 시간이라 졸려서 횡설수설하는 감이 있지만... 그냥 고맙다고 말하고 싶어. 신경써줘서 고맙고 조언해줘서 고마워. 난 어쩌면 내일부터 다시 살아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우울증이 불러온 이 평온하고 지루한 무기력에서 탈출할 수 있을지도 몰라. 시도해볼게, 방금 결정했어. 내일은 일어나서 운동을 하고, 3개월쨰 구석에 쳐박아둔 영어도 좀 공부하고, 책도 읽고 그래야겠다. 공강이니까. 내일부터는 다시 일기를 쓸거야. 여기에 쓸지 노트에 쓸지는 정하지 않았어. 하지만 어쨌든 생각났으니 여기에 다시 들리기는 하겠구나. 용기를 준 익명의 레스주에게 감사인사를 다시 한번 전해. 내 인생에 네가 준 게 터닝포인트일지 아니면 일시적인, 훗날 감동적이였다고 곱씹고 끝나버릴 얄팍한 사이버 추억이 될지는 이제 내가 정하는 거겠지. 얼굴 모르는 쓰레기 대학생을 향해 장문의 글을 적어주었던 따뜻한 너레더를 위해서라도 네 레스를 터닝포인트로 만들고 싶다. 고마워. 이 글을 네가 언제 볼지, 보게 되기나 할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꿈 꿔. 네 내일이 안온하기를 바라, 다정한 사람.
https://www.youtube.com/watch?v=xaU0xQWvHrw&list=WL&index=2&t=0s 요즘 듣는 노래 남기고 가야지. 힘내서 살자. 세상의 형태에 무의미하게 분노할 시간에 미래를 위해 투자하자.
죽을 것처럼 힘들다고 생각했던 적도 있었고 정말 진심으로 죽으려고 했던 적도 있었어. 베란다 난간에 몸을 걸치고 엉엉 울던 그 날에 난 정말 내가 죽을 거라고 믿었었어. 그런데 살아 있잖아. 난 그 정도는 이겨낼 수 있었던 거야. 목숨의 위기를 한번은 이겨냈던 거네. 난 살아남았고 살아남을 수 있을거야. 난 승리할거고 더 나아지기를 포기하지 않을거야. 나는 괜찮고 괜찮을거야. 나는 이길 수 있고 결국에는 승리할거야.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포기하지 않을거야. 세상의 부조리에 절망해 울 시간을 피켓 들고 나가서 싸우는 것에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우울증의 무서운 점은 죽음을 선택지로 끌어들인다는 거겠지. 항상 비상 탈출구로서 자살이 아른거리게 만든다는 것. 내가 달라지는 과정을 상상하기 어렵게 만들고, 힘들면 언제든지 포기해도 괜찮다고 귓가에 속삭인다는 것. 왜냐하면 죽으면 되니까. 자살하면 내 실패에서 도망칠 수 있으니까. 그 비상 탈출구를 버릴 수 있을까? 그게 가능할까? 자살하면 해결된다는 그 역설적인 편안함에서 내가 빠져나올 수 있을까? 애초에 고통을 감수하고 빠져나와야 할 정도로 가치가 있나? 솔직히 난 정말로 정말로 이 질문들에 대답하지 못하겠어. 탈출구가 존재한다는 게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비록 그게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행동일지라도 말이야. 그래서 난 어떤 의미로는 내 정신질환을 사랑했지. 나는 내가 내일 아침에 다시 내 정신병과 사랑에 빠져버리지 않을 거라고 단언할 수가 없어. 나는 정말 자살이라는 탈출구를 버리고 나에게 남은 약 70년의 삶을 받아들일 수 있을까? 내가 책임지고 살아야 할 그 세월의 무게를 정말로 인식하고 감당할 수 있을까? 정말로 죽지 않겠노라 결심하는 게 가능하기나 할까? 만화처럼 한번에 변하지는 않겠지. 소설처럼 터닝포인트 하나로 모든 게 해결되지는 않겠지. 그 대답은 결국 내 몫일거야. 내일 아침 일어나 운동을 하고, 좀 더 자주 웃고, 일부러 신경써서 단어를 고르고, 용기를 내서 낯선 사람에게 말을 붙이고, 공부를 하기 위해 책과 노트를 펴는 그 모든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를 노력과 에너지를 소모해서 '내가' 해야만 하겠지. 그건 힘들고, 내 뇌에 박힌 무기력증과 모든 찰나를 맞서 싸워야 하는 지독하고 지랄맞은 과정일 거야. 난 아마 그 사소한 모든 순간에 포기하고 싶어질거고 그냥 이 우울을 이어나가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겠지. 포기는 너무 쉽고 간단하지만 변화는 개같이 고통스럽고 힘드니까. 그 변화가 무엇이든 간에 루틴을 깬다는 건 그 모든 순간에 내가 포기하고 싶어질 것임을 의미할테니. 그래도 난 최소한 지금은 죽고 싶지 않아. 기억났어, 나는 죽겠다는 충동을 이미 한번 이겨냈고 거기서부터 내가 죽기 싫어한다는 답변을 얻어냈었어. 죽지 않기로 정하자. 비상구에서 눈을 돌리자. 그게 내가 원하는 미래상이야. 괜찮아. 일어나자. 괜찮아. 한번 살아남아 봤잖아. 그리고 그때보다 나아졌다는 걸 지금 알았잖아. 괜찮아, 원래 변화는 자기 자신은 모르는 거야. 난 변할 수 있어. 싸워 이길 수 있어. 점점 단단해지고 강해질 수 있을거야. 믿어. 난 변할 수 있어. 해봤으니까. 죽지 않기로 정했고 오늘은 4월 24일 오전이야. 날씨는 따뜻했고 그래서 난 반팔을 입었어. 비상구 문은 아직 제대로 막히지 않았어.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언젠가는 거기에 그런 게 있었다는 사실마저도 망각할 수 있으리라고 믿어. 내일부터 시작하자. 난 포기하지 않을거야.
중간고사 끝났다 :) 위키드 허버허버 먹어치우듯 다 읽었다.
한강을 건너갈 때 지하철 안의 모든 사람이 고개를 들어 창 밖을 바라보는 그 순간을 참 좋아해. 우리 모두가 사소하고 작은 기쁨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때 가슴 속에서 몽글몽글 따뜻한 기분이 솟아오른다.
가능성의 가장자리.
비건이 되어야 한다는 의무감과 나약한 의지
딱 1년만 공부해서 의대를 노려볼까? 경희대와 이대 의대는 문과도 받아주는데. 하지만 그랬다가 실패하면? 그 후폭풍을 감당할 수나 있을까
인생을 헌신하며 살고싶어. 뭐든지 좋으니 내 이후 세대의 사람들과 동료 생물들이 우리보다 더 나은 삶을 살았으면 좋겠어. 아주 약간이라도 좋으니 역사의 흐름을 조금 더 긍정적인 곳으로 틀 수 있는 능력을 가지기를 원해. 그게 7살 이후로 계속 내 꿈이였고,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는 않았어. 그냥 살다가 죽는 건 여전히 죽기보다 더 무서워. 하지만 난 뭘 할 수 있지? 소수자가 차별받지 않는 세상, 어린 아이들이 합리적으로 사고하는 법을 배우는 세상, 세상의 부가 특정 개인에게만 독점되어 있지 않은 세상, 사람들이 동등하게 대우받는 세상, 전쟁이 없는 세상, 그 누구도 폭력에 희생되지 않는 세상, 우리가 조화롭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국경 없는 의사회에 들어가고 싶어서 의대를 다시 노려보는 건 정말 미친 짓이겠지.
모르겠다는 그 절망으로 끝내지 마, 뭐든 노력하자. 책을 읽고 공부하고 스스로를 갈고 닦은 뒤에야 절망하자.
상처받지 않는 법, 상대방의 다름을 나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법을 배워야 해.
날씨 좋네....
현재에 발을 디디고 서서 달을 올려다보기.
난 별로 좋은 사람이 아니야. 상처주지 않고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기를 원하는데
내 꿈이 뭐였더라? 난 항상 나 자신과 타협하는 삶을 살았어.
용감했으면 많은 것이 달라졌을까? 하지만 과거를 바꿀 수는 없으니까.
와 오늘 과외가기 귀찮다.
나는 젊고 그래서 미숙하며 멍청하다. 내 어리석음을 '아직 어리다'라는 변명 뒤로 숨길 수 있는 날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겠지.
난 이 세상에 정의로운 중립이라는 게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다. 중립이라는 것은 아직 그 사안에 대해 잘 알지 못할 떄 일시적으로 취할 수 있는 스탠스일 뿐이며, 끝까지 중립을 주장하는 것은 비겁함과 게으름의 산물일 뿐이라고 나는 믿는다. 중립이라는 것이 보통 피해자의 입을 막는 양비론에 이용되는 것을 너무 자주 봤었기 떄문일지도 모른다. 난 불가지론자이며 합리적 회의주의를 지향하는, 아직 자기 주장도 신념도 없이 권위 있는 사람의 의견에 묻어갈 뿐인 하고많은 대학생들 중 하나이다. 무정부주의를 보면 무정부주의에 혹하고 사회주의를 보면 사회주의에 혹하며 자유주의를 보면 또 마음이 흔들린다. 나는 아직 제대로 된 신념을 가지지도 못한 그냥 멍청한, 덜 배운 어린애일 뿐이다. 나이는 스물이 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뭔가에 대해 결론을 내린 적이 없다. 뭐가 옳고 뭐가 그른지, 어떻게 살아가는 게 맞는 것인지 누가 나에게 지침을 주었으면 좋겠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조차 없는 나에게는 다른 것에 대한 판단을 내릴 권리도 능력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쉼게 증오하고, 그래서 상처를 남긴다.
입은 무겁게 닫고, 조언을 감히 함부로 하지 말고, 귀는 항상 열어두고, 하지만 틀렸다고 생각되는 것에는 자기주장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어. 내 성격은 굉장히 시니컬하고 예민한 편이다. 난 내가 틀렸다고 생각되는 일을 참지 못하고 내 관점에서 비논리적인 것도 도무지 참지를 못한다. 내가 바라보는 우주와 다른 우주를 가진 사람의 존재를 인정하지 못한다. 나 자신조차 지탱하지 못하는 주제에 남의 일에 함부로 입을 놀리지 않았으면 좋겠다. 내가 진심으로 돕고 싶더라도 내가 타인의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이상,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냥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 정도 아닐까. 내 주제를 알아야지.
정치를 하고 싶었던 적도 있다.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었던 적도 있다. 환경운동가나 반전운동가와 같은 사회 운동가가 되기를 원했던 적도 있다. 나는 항상 어떤 형태로든 세상과 인류에 공헌하고 싶어했다. 그냥 평범한 어른으로 자라나고 평범하게 죽기는 싫었다. 생명을 얻었다면 불태워야 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게 어떤 형태가 되었든 난 세상에 족적을 남기고 싶었다. 좋은 쪽으로. 난 어린 시절 오지 여행가와 환경운동가의 수기를 읽고 자랐다. 그 성가시고 예민했던 아이의 어둡고 좁은 마음 속에 어떤 불꽃이 있었다면 그건 아직 그 조그만 머리로 이해할 수도 없는, 인류에 대한 추상적이고 애매한 사랑이였다, 동료 생물들에 대한 애정이였고. 난 괴짜였고 주변 사람들을 독보적일 정도로 짜증나게 하는 꼬맹이였다. 나의 세계가 지나치게 확고해서 남의 침입을 허용하지 못하는 애였다. 나는 이제 그 때의 나를 조금이나마 객관적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고 그래서 그 당시의 나와 지금의 내가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안다. 사회성을 좀 학습했을 뿐이지, 그때도 지금도 나는 특별해지기를 원하는 멍청하고 겉멋 들린 애송이다. 스스로가 꺠어 있고 대단하다는 착각에 취해 사는 얼간이. 뭐가 옳은 일인지 그조차 결정하지 못해 어느 길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을 뿐이다. 입시가 끝나고 나의 세계는 사실상 정지했다. 남이 내려주는 결정이 없어지자 난 겁에 질렸고, 그래서 어느 쪽으로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뭐든 좋으니 인생을 바칠 수 있는 신념을 바란다.
이 모든 것은 언젠가 지나갈 것임을 안다. 어떤 고난이든 버텨낼 수 있을 것이다. 코난 오브라이언은 "어떤 고통이든 간에 당신을 죽일 수 없는 건 결국 당신을 강하게 만든다고들 하죠. 그런데 그게 끔찍하게 아픈데다가, 싸구려 술이나 마시면서 아동용 애니메이션이나 보고 있게 만들 수도 있다는 건 아무도 말해주지 않아요." 라고 말했었다(맞는지는 모르겠다 기억에 의존해 쓰는 거라). 결국 고통은 그게 지나갈 것이든 뭐든간에 끔찍하게 아픈 법이고 힘든 건 힘든 거다. 하지만 결론은, 어쨌든간에 그 어떤 고통에도 끝은 온다는 것. 그리고 결국 인생을 지나고 보면 돌이켜볼 자리에는 항상 굴곡이 있다는 것. 고통을 이겨내고 살아남았다는 그 흔적이야말로 곧 인생이라는 게 수많은 작가들이 내렸던 결론 아니던가. 아무도 내게 인생이 장미 꽃밭이라고 말해준 적 없으니까, 결국 억울해하는 것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을지도 모르겠다. 나는 십대 초반부터 쭉 자살과 삶 사이에서 인생을 저울질했다. 평범하고 일상적인 우울함이 항상 나와 함께했고 지금 와서는 우울증 없는 내 성격이 어떨지도 모르겠어. 그래서 내 인생을 좀 거창하게 부르자면 그건 생존이였다. 나에게서. 다 포기하고 그냥 창문 열고 뛰어내리라는 그 충동에서. 가장 만만하지만 가장 이기기 힘든 존재는 항상 나 자신일 것이다. 우울증과 무기력증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아마 이 감각을 모를 수도 있겠고, 그냥 평생 모르고 사는 편이 나을 것이다. 나 자신이 나를 갉아먹고 있는 그 상황을 혼자 이겨내기는 힘들다. 약물과 전문가의 상담 치료가 필요하겠지. 내 발목을 잡는 것도 나 자신이고 고통을 감수하고 앞으로 나아가자고 독촉하는 것도 항상 나 자신이다. 모든 건 결국 내 선택에 달려있다. 지금 죽을래, 아니면 그냥 커피나 한잔 할래? 그 두 가지를 일상적으로 고민했던 게 우울증에 걸린 나였고 솔직히 난 아직도 그걸 고민한다. 지금 그냥 죽을까 아니면 대신 커피 원두를 그라인더에 갈까? 나는 만난 사람보다 읽은 책의 권수가 더 많은 괴짜고 그래서 난 항상 나 자신조차 소설 속 인물처럼 파악해왔다. 기승전결 명확한 책 속 인물처럼 언젠가 내게도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존재하고 멋진 사건이 있을 것이고... 하지만 세상이 날 위해 존재하지 않음은 나이가 들수록 점점 명확해지고 있으며, 그래서 내 우울증을 물리쳐줄 근사한 사건도 최소한 조만간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 같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그렇게 타성에 젖어 있을 시간에 내가 직접 행동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 결론은, 난 세상을 사랑하고 살아있다는 그 사실 자체도 정말 좋아한다는 것이다. 슬슬 '자살이나 할까 아니면 커피나 한잔 할까'라는 오랜 고민에서 한쪽 손을 제대로 들어줄 때가 온 것 같다. 난 아직 젋고 아직 건강하다. 아직 나에게는 기회가 있다. 지나간 어제를 후회할 시간에 손 안에 쥔 현재를 어떻게 하면 가장 즐겁게 사용할까 고민해보자. 스스로가 멍청하게 보일까봐 걱정할 시간에 그냥 노력을 해. 걱정할 시간에 차라리 춤을 추는 게 낫겠어. 내가 춤을 잘 추지 못할까봐 난 춤을 췄던 적이 없고 그래서 내가 춤추는 것을 좋아하는지 아닌지조차 모른다. 생각해보면 굉장히 멍청하네, 왜 불확실한 것을 미리 판단해서 겁을 먹고 물러섰을까.
배우고 싶은 것 - 내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법 - 화내지 않고 설득하는 법 - 논리적으로 대화하는 법 - 내 감정을 이성적으로 표현하는 법 - 프리 러닝 - 호신술 - 철학 - 미술사 - 고전소설 읽기 - 의학적 상식 - 여성학 - 사회학 - 한국 노동사 - 현재 한국 정치 구도 - 자기관리 - 주식 및 재태크 - 법 - 바텐더 자격증 - 바리스타 자격증 - 운전면허 (꿈에 그리는 할리) - 콜드리딩 - 설득법 - 전반적인 자기관리법
보도블럭 사이에 피어난 이름 모를 들꽃을 보면서 감동받아 울었던 8살 어린애는 봄꽃을 보면 눈물이 핑 도는 21살 어른이가 되었다네. 그리고 내가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이 없더라도, 내 결말이 해피엔딩일 것이라는 걸 모르더라도 그냥 살아 보려고 해. 자우림 이카루스를 들으면서 노트북을 두드리는 중입니다. 길이 없으면 뚫으면 되는 것이고 현실이 시궁창이라면 어떻게든 거기서 나가려고 발버둥이라도 치면 되는 법이겠지. https://www.youtube.com/watch?v=OhaA_mM2KlE&list=WL&index=12
세상에 넘쳐나는 부조리를 보며 울 수도 있다. 세상의 날카로운 모서리에 상처를 문질러대며 아프다고 비명을 지를 수도 있다. 끝없이 절망적인 현실 앞에 포기할 수도 있다. 보이지 않는 가능성 앞에 지쳐 주저앉을 수도 있다. 죽겠다는 결정으로 잃을 것은 별로 없다. 하지만 살아가겠다는 선택 앞에는 수많은 장애물이 놓인다. 당장 내일 아침 일어나는 것부터 숨쉬는 그 순간순간 느껴질 그 아득한 무기력함의 늪을 알고있다. 타인의 시선이 줄 외로움과 불안함을 안다. 떨리는 손과 미친 듯이 쿵쾅대는 심장이 주는 그 감각은 너무나도 친숙하고, 친숙하지만 늘 고통스럽다. 그래서 자살하겠다는 그 비상구를 놓을 수가 없는 것이겠지. 하지만 세상이 내 앞에 뭘 들이대든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내 선택이라는 게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결국 나의 것이며, 그래서 난 선택할 수 있다 : 절망할 것인가? 난 선택하기로 했다. 죽지 않기로 정했다, 허우적대고 비틀거려도 이제 진짜로 살아가기로 결정했다. 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은 실패가 아니라 승리의 연속이였다. 자살하고 싶다는 그 모든 충동의 끝에, 난 결국 살아남았으니까.
이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기고, 모든 사람들이 나처럼 유리한 위치에 있지는 않다는 사실도 기억하자. 나에게 주어진 기회는 당연한 것이 아니였다. 내가 기회를 타고났다는 것이 비도덕적인 것은 아니지만 난 항상 나보다 불리한 사람들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구조에 순응하지 말고 거시적 관점으로 세상을 바라볼 것,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조차 의심할 것. 소중하게 믿었던 것이라도 인류 보편 정의와 경험적 증거에 위배된다면 주저없이 버릴 것. 세상에 내가 미칠 수 있는 긍정적인 영향을 고려해서 행동할 것. 세상은 당연한 것을 의심하는 괴짜들의 손에 의해 변화했다. 갈등과 불만이 있을 때 인류는 발전한다. 그러니 비판과 도전과 의심에 성역을 두지 말 것. 틀렸다고 생각하면 따질 것, 하지만 그 '틀렸다'의 영역 안에 나 역시도 포함될 수 있음을 항상 유념할 것. 적이 생겼다는 것은 인생을 잘못 살아가고 있다는 증거가 아니라, 싸워나갈 신념이 생겼다는 증거일 수도 있다. 이 세상은 선과 악으로 깔끔하게 나뉘어지지 않으며 그래서 나는 항상 맥락을 고려해야 한다.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어떤 것에 대해 성급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최악의 독극물이 되어 내 사고를 잠식할 것이다. 불가지론은 잘 알지 못하는 모든 것에 대해 유보적인 스탠스를 취하는 것이며, 잘 이해하지 못한 어떤 사항에 대해서 가장 바람직한 자세는 항상 불가지론이다. 하지만 불가지론은 일시적일 뿐 영구히 취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이 세상에 중립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중립이란 결국 기득권 층에 힘을 실어주는 일밖에 되지 않으리라. 지옥의 가장 뜨거운 자리는 도덕적으로 혼란한 시기 중립을 선택한 자들을 위해 비워져 있으며, 달려가는 기차 위에서 중립을 선택해 봤자 나 역시도 어느 한 방향으로 달려가고 있음은 똑같으니까. 기억하자. 난 정의가 아니다. 고로 나에게는 남을 판단하거나 비난할 자격과 능력이 없다. 제대로 알지 못하는 일에 대해 함부로 입을 터는 것은 그게 무슨 말이든 간에 결국 세상에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자기검열은 중요하다. 세상에 신이 존재하지 않다면 당연한 것도 없음을 기억하라. 하지만 그렇다고 침묵을 선택하지는 말 것, 불의 앞에 행동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도망자에 불과하다.
우리 동네에서 의대가 시간당 5만, 서울대 및 연고대카이스트가 4만, 서성한이가 3만, 중경외시가 2만 정도로 과외비 기준이 잡혀있는 듯. 돈 벌러 가야 하는데 귀찮아. 이것만큼 괜찮은 알바가 없지만 정신적 스트레스가 말이죠
과외하는 애들이 다 괴짜들이라서 자주 이상한 대담 하면서 논다. 과외돌이 : 쌤 결국 삶에는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나 : 왜 그렇게 생각하느냐. 과외돌이 : 어차피 죽잖아요. 나 : 요즘 학교에서 생윤 공부하니? 과외돌이 : 아니요. 근데 어차피 죽을건데 삶에 의미가 있어요? 나 : 반대로 물어보면 영원히 살면 그럼 의미가 있겠냐? 과외돌이 : 몰겠는데여 나 : 숙제로 그거 생각해오고 국어 문법 노트 정리해와. 과외돌이 : 헐. 나 : 500자 이내로 서술하시오. 과외돌이 : 쌤 농담이죠? 나 : 엉.
용기 있었던 대담. 이 직후 비문학 시켜서 과외돌이 얼굴 찌그러짐 과외돌이 : 대학 왜 가야 해요? 나 : 글쎄, 학력을 위해? 과외돌이 : 제 인생에 무슨 의미가 있는거죠? 나 : 그냥 넌 공부하는 기계야. 현실을 인정해. 그냥 공부 하라는 대로 해서 대학 가슈. 과외돌이 : 대학가서 행복하세요? 나 : 아니 고딩 때가 최고였지. 과외돌이 : 쌤 대학생활 재밌어요? 나 : 현실적인 대답을 해줄까, 아님 환상을 심어줄까? 과외돌이 : 둘 다 말해주세요. 나 : 오늘 공부하기 싫어서 시간끄는 거지? 과외돌이 : 네. 나 : 현실적으로 말하면 대학은 그냥 술 마실 수 있는 어린이들이 다 같이 불확실한 미래를 떠드는 곳일 뿐이란다. 환상을 심어주자면... 대학에선 니가 강의를 빠져도 엄마한테 연락이 안가. 과외돌이 : 좋네요. 나 : 좋지.
키가 크고 관절이 약한 게 집안 유전이라 조금만 살이 붙어도 무릎에 무리가 간다. 근육량이 적고 자세가 안 좋으니까 더더욱. 간단한 운동을 시작해야겠다, 요즘 다시 살이 붙고 있어서... 재수할 때는 몸무게가 피크를 찍었고 요 근래 다시 빠졌는데, 겉으로 보이는 건 그렇다 쳐도 근육이 없으니까 몸 움직이기가 힘들다. 도서관에서 책 10권 고작 빌려서 헐떡대며 들고 오는 게 참... 이 나이에 말이야. 유토피아/자본론/행복론 빌려왔다.
학교 축제 스킵한다 더워 죽겠는데 뭔 축제야
사실 수학 과외를 하고 싶은데. 영어랑 국어 말고.
자랑을 해서 자존심을 유지해야 한다면 그건 그냥 네가 멍청한 허세 덩어리라는 걸 확인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아님. 그러니까 명심하자 스레주야, 내실을 쌓자.
배탈났다.
세상과 나 자신에 보탬이 되는 말 아니면 입을 열지 말 것. 혐오에 편승해야만 채워질 수 있는 욕구라면 버릴 것.
우울증은 굉장히 안정된 상태다. 그 안정적인 궤도에서 벗어나려면 굉장한 발버둥이 필요하겠지.
으음 배아파!
초콜릿 케이크를 혼자 구워서 혼자 다 먹을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다 행복해
왜 한국 대학교는 다 산에 있는가
바라건데 강하고 상처받지 않기를
그냥 이 학교 다닐까. 으으으으음.
원래 화장을 잘 안하는 사람이라 맨얼굴이니 뭐니 하는 것을 신경쓰지 않고 살아왔는데 엄마가 뭐라고 자꾸 하셔서 신경쓰이고 거슬린다. 아니 이게 그냥 제 얼굴인데요... 뭐 바르기 싫어요... 원피스도 입기 싫어요... 그냥 제가 알아서 입을게요...
정말로 의대를 노려볼까? 이대로 졸업해 봤자 어중간한 대졸자 1이 될 뿐이라서. 한국은행이니 행시니 뭐니 입을 털어봤자...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야망을 버리지 말 것. 입만 놀리는 얼간이가 되지 말 것. 더 많이 수용하고 의심하고 비판하고 반발하고 포용할 것.
Mbti 검사 해봤는데 너무 웃겼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빙성은 없다지만ㅋㅋㅋㅋㅋㅋㅋ 내 결과로 intp 나왔는데, intp를 고통스럽게 하려면 근거 없는 논리를 당당하게 들이대면 된다는 말이 너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주변 사람들보다는 차라리 인류에 더 관심이 있다 - 자신의 지적 능력을 자랑하고 싶은 욕구가 있다 - 책 욕심이 많지만 잘 읽지는 않는다 -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주장을 들으면 돌아버릴 것 같은 기분을 느낀다 이거 너무 나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너무 웃겼다
난 생각해보면 온실 안에서 자랐어. 대입 한번 고꾸라진 게 인생의 유일한 실패였고, 재수 비용은 부모님이 대주셨고, 학자금 대출을 받은 것도 아니고... 진짜 곱게 자라서 아직 세상의 밑바닥을 모르는 거겠지.
어슐러 작가님의 남겨둘 시간이 없답니다 다 읽었다.
내가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화법을 쓰고 있다는 걸 얼마 전에 알았다. 그리고 그렇다는 사실에(남에게 상처를 줄 정도로 공격적인 논리를 사용한다는 사실에) 묘한 자부심을 느끼는 나 자신을 발견하고는 굉장히 쓰레기같은 기분이 들었다. 나 진짜 쓰레기네. 분석하기보다 공감할 것,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내 같잖은 조언이나 문제 제기가 아닌 공감과 위로다. 기억하고 명심하자. 조언은 절대절대절대 하지 말자. 내가 뭐라고 조언을 하냐...
많이 망설였고, 많이 후회했고, 많이 아파했다. 오늘 갑작스러운 불안발작이 와서 정말 힘들었다.
스스로가 강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건 어떤 기분일까?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마동석 같은 남자로 태어났다면 사는 게 많이 달라졌겠지'라는 말이 나왔다. 그래 그렇겠지. 사소하게는 길을 걸어갈 때 사람들이 나를 보고 비켜설 것이며 크게는 범죄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현격히 낮아질 테니까. 나는 불만을 언어적으로 표출하지 못하도록 사회화되었고 상대방을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즉 차라리 내가 불편함을 감수하도록 배웠다. 그래서 카페에 앉아 있을 때 무례한 말을 하는 사람을 참아넘겼고, 불편함을 느껴도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다단계 회사에 거의 끌려갈 뻔 했을 때도 끝까지 언성을 높이지 못했고, 길 가다가 어깨빵을 당했을 때 '왜 안 비켜?'라는 눈빛을 받아넘겨야 했고, 지하철에서 웬 어르신이 하는 무례하고 공격적인 말들도 웃으면서 들었지. 나는 키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비교적 마른 체형에 얼굴이 유순하게(멍하게) 생긴 편이라서 보편적 사회 시선으로... 만만한 인상이다. 꾸미고 다니는 것도 아닌 데에다 볼살이 있어서 나이보다 훨씬 어려 보이기도 하고. 내가 겪어야 했던 불쾌하고 불편한 일들에 내 겉모습이 영향을 끼치지 않았다고 생각하기는 힘들어. 무해한 얼굴을 한 젊은 여성이니까. 스스로가 강하다고 느낄 수 있다는 건 정말 어떤 기분일까? 사람들이 나를 정말로 존중하고 내 공간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것은? 난 아직도 적당한 가시를 세워 나 자신을 보호하는 법을 모르겠고, 상대방이 나를 존중하도록 하는 대화법을 구사할 줄도 모른다. 상대방의 존중이 화장이나 옷차림에서 나오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내 인상에 약간 콤플렉스가 있어서 화장으로 가려볼까 하는 생각도 가끔 든다. 눈썹도 눈도 쳐져서 멍해 보이는데 난 그게 싫어. 차라리 무서운 외모를 가지고 싶다. 아니, 사실 외모가 아니라 내 성격이 문제인 거 아닌가? 짜증나네. 나 뭐가 문제여.
불안발작이 점점 더 심해진다. 손이 떨리고 가슴이 뛴다.
패닉이 와서 울면서 보냈다. 정말 정말로 이제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이제 너무 힘들어. 아무 일도 없는데 죽을 것 같아서 버티기 힘들어. 불안하고 두렵고 몸이 떨린다. 숨이 잘 쉬어지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이제 슬슬 순환계 질병까지 의심된다. 미칠 것 같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데? 어떻게 다들 그렇게 태연하게 자연스럽게 살아갈 수 있는 건데? 왜 나만 이렇게 산다는 것 자체가 힘들지? 왜 나만 비정상이지? 왜 나만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울면서 살아간담?
모두에게 좋은 사람이 될 필요도 이유도 없다지만 그래도 무섭단 말이야
가을이네.
계절이 바뀌었다는 신호는 항상 바람의 향기로 찾아온다. 연하고 달콤한 풋내, 살짝 건조한 공기와 마법처럼 완벽한 바람결. 난 이 시기를 정말로 사랑한다. 사랑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정도로 정말 좋아해.
몰라. 어떻게 살아가는 게 좋을까?
책을 많이 읽고 공부를 많이 하면 뭐라도 알게 될까? 뭔가를 말하기도 조심스러운데.
내 성격은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시니컬하다. 좋게 말해 시니컬이지 그냥 까칠하고 공격적이다. 남에게 상처를 주는 화법을 즐겨 사용하고 비판적이다. 진짜 성격 더러워.
내 친구가 술 마시고 나보고 시니컬하댔을 때 솔직히 놀랐음. 난 내가 유순하다고 생각했거든.
스스로가 보는 자신의 모습과 진짜 자신의 갭이란
에휴
치킨스톡 하나 있으면 마법처럼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지
과외 하나 짤리면 새 과외가 들어오는군
자기성찰 끝에 이어지는 것이 변화가 아니라면 무슨 의미가 있지?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의미가 없어.
무엇으로든 간에.
포기하지 말자. 난 아직 이 세상에 환멸을 느낄 정도로 많이 살아본 게 아니야.
꿈을 꾸고 노력하고 사랑하자. 무신론자의 긍지를 가지자! 신이 없다면 나를 책임질 수 있는 것은 항상 나 하나뿐이야. 포기하지 말자. 난 아직 절망할만큼 충분히 이 세상을 살지 않았어. 난 할 수 있어. 난 충분히 강해.
멋지네 지덕체라
>>201 안녕. 길 잃었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고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는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내 우울증은 고질적이고 사실 이제 내 인생에서 우울증이 없던 시기보다 있던 시기가 더 길다. 무기력, 공포, 불안, 유유부단함,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어지는 일상적이고 소소한 절망은 거의 항상 나와 함께했다. 결국 나는 잘난 척 하고싶으며 내 지능을 자랑하고 싶어하는 머저리일 뿐이다. 낮은 자존감 때문에 뭔가를 과시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데 가진 거라고는 공부 잘했다는 타이틀 하나뿐이니까. 아 진짜 뭐가 문제냐고.
정말 정말로 우울증이 심했었을 때는 머리를 박살내는 상상을 늘 했다. 달려오는 타이어 아래에 머리를 끼워넣는 상상, 콘크리트 벽에 머리를 쳐박는 상상. 마치 계란을 깨는 것처럼 가볍게 박살내는 거다. 내용물이 흘러나오고 흘러나가서 나에게 더 이상 해를 끼치지 못하도록. 방어기제 때문일지도 모른다. 나를 고통스럽게 하는 건 항상 내 뇌였으니까. 그래서 없애고 싶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모르겠다.
살이 엄청 빠졌다. 중학생 때 몸무게 정도. 재수할 때 거의 70kg을 찍었는데 사실 그 때가 더 건강했던 것 같아. 살이 찌든 빠지든 별로 티나지 않는 체형이다. 그런데 요즘 부쩍 살이 빠져 보인다. 건강을 등한시한 결과다. 식사 거르고 뛰어다닌 댓가고. 우울증이 나아지고 있는 건지 아닌지 잘 모르겠다. 최소한 패닉 빈도는 줄었다. 이제는 하루에 한번? 이틀에 한번? 그 정도.
현재 키 171cm, 몸무게 55kg. 62kg을 목표로 하고 천천히 운동을 해서 몸을 키워야겠다.
구병모 작가님의 위저드 베이커리 도입부의 어느 한 구절이 잊혀지지가 않는다. 서사적으로 별로 중요한 구절도 아닌데, 그 구절이 요 3년간 계속 뇌에 박혀서 날 놓아주지를 않는다. 일부 인간은 동화와 현실이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미쳐서 목을 매달아버린다는 구절이 있었다. 그리고 그 미쳐버린 일부의 인간이 나인 것 같다. 내가 약하든 착하든 유순하든 과거에 트라우마가 있는 어쩌든 세상이 내 사정을 하나하나 굽어살펴봐주지 않는다는 그 사실을 인정하기 싫고 무섭다. 나에게 해피엔딩이 예정되어 있지 않다는 그 사실이 두렵다. 내 노력이 흔적조차 없이 무의미한 것일 수도 있다는 그 본질적인 부조리함과 허무함이 싫다.
결국 난 내일이나 그보다 더 먼 미래, 하지만 그렇게 멀지는 않은 어느 날인가에 다시 이 사이트에 들어와 내 일기를 볼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내가 술과 감성에 취해 늘어놓은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비웃고 오글거린다며 욕할 것이다. 그리고 그 날에 또다시 비슷한 한탄과 울분을 적을 것이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을 것이며 나는 나의 어제를 항상 부끄러워하겠지만 결국 내일도 달라지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게 21년간의 나였고 솔직히 나는 다른 나를 기대하지 못하겠다. 세상에서 나를 가장 싫어하는 사람도 나고 세상에서 나를 가장 좋아하는 사람도 나다. 나는 나를 싫어해서 좋아하고 좋아하니까 싫어한다. 자기혐오를 하는 자기 자신을 연민하고, 기대하는 만큼 해내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혐오한다. 나는 씨발 모르겠다. 당연히 더 나은 내일이 찾아올 것이라고 당연하게 기대할 수 있는 그 신경회로를 모르겠다. 내일은 내일의 기회가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그 무신경함을 모르겠다. 어제의 내가 남기고 간 쓰레기같은 흔적 앞에서 자괴감과 부끄러움에 미쳐버리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모르겠다. 도대체 어떻게들 그렇게 태연자약하게 살아갈 수 있는지 진짜 모르겠다. 자기 자신을 탓하기 전에 남을 탓할 수 있다는 그 사고방식을 모르겠다. 모르겠어.
여자로 태어난 게 싫다. 동양인으로 태어난 것도 싫다. 영어권 나라의 어느 중산층 백인 남성으로 태어났더라면, 그리고 가정폭력도 학교폭력도 없이 그렇게 햇살같이 살았더라면 당연히 이런 내가 되지는 않았겠지.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이런 가정은 끝이 없다. 정말로 끝이 없다. 환경 탓 남 탓을 하고 싶은 이 비겁한 합리화와 정당화의 회로는 끝없이 윙윙 돌아간다. 결국에는 내 잘못 아니였다는 인정을 받고 싶은 유치함. 그리고 그 끝에 남는 것은 이 모든 것이 '어쨌든 제 탓은 아닌듯함'이라는 생각의 연장선이였다는 것을 깨닫고는 자괴감에 빠지는 것 뿐이다. 아, 정말로 정말로 모르겠다. 그냥 너무 부끄럽고 두렵다. 내가 남을 함부로 비웃지 않고 함부로 내 의견을 뱉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내가 선해서도 지혜로워서도 아니다. 그냥 내가 겁쟁이이기 때문이다. 내가 받고 싶은 대우를 남에게 함으로써 뭐라도 위안을 얻고 싶을 뿐이다.
약을 입에 털어넣고 억지로 운동을 나가고 책상 앞에 앉아도 남는 것은 쓰레기같은 겁쟁이 하나.
사랑해
누르면 누른 본인이 죽는 대신 이 세상 모두가 행복해지는 버튼이 있다면 주저없이 눌렀을 것이다. 이타적이여서 그런 게 아니다. 그냥 죽음에 변명이 필요하다. 삶을 끝낼 수 있는 변명이, 등을 떠밀어줄 트리거가 필요하다. 어쩌면 내 허영심을 충족시켜줄 수 있는 명분이 필요하다. 이 세상 모두가 날 혐오했더라면 기꺼이 죽었을 것이다. 근데 그런 것도 없고 다 애매하다. 그래서 나 같은 미치광이는 또 애매하게 살아가고 있고.
>>211 솔직히 잠깐 어이없었는데 갑자기 웃음이 나왔어ㅋㅋㅋㅋㅋㅋ 안녕. 자기검열없이 감정 쓰레기통으로 쓰는 스레를 누군가 보고 있었다니 좀 놀랍고 부끄럽다ㅋㅋㅋㅋㅋㅋㅋㅋ 고마워. 당황스러워서인가 웃음이 나온다. 여기는 우울한 얘기밖에 없는 감정과잉, 트리거 가득한 스레니까 부디 조심해서 접근하기를 바라.
현실에도 기승전결이 있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과거의 트라우마에 매듭을 지을만한 확실한 사건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런 건 없고 그래서 모든 트라우마는 길게 꼬리를 끌며 내 뒤를 쫓아온다. 잊어버리거나, 포기하거나, 아니면 뭐라도 해야 하는데. 그 당시 상처받았던 기억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보상받고 싶다는 욕망은 사그러들지를 않아.
정말로 난 정신과 의사의 상담이 필요할 것 같아. 차근차근 진짜 미쳐가는 단계를 밟는 중이니까.
내일 아침에도 비가 오면 달리지는 못할 것 같아. 근력운동을 하자.
아침에 눈을 떠야 하는 이유가 필요하다. 무엇이 됐든 간에.
무엇으로든, 어떻게 해서라도 살아가야 한다는 의지와 이유가 필요하다. 나에게는 살아야 한다는 이유가 필요하다. 사소한 것이라도 좋으니 믿고 붙들 수 있는 게 필요해. 신념이든 신이든 아니면 운동 나가는 공원의 탁 트인 풍경이든.
나는 아직 이 세상을 포기할 만큼 이 세상을 잘 아는 게 아니라는 게 방금 생각났다. 오만하게 굴지 말도록 하자.
나와 정체성을 공유하는 캐릭터. 미디어에 그런 존재가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얼마나 큰 위안이 되고 용기가 되는지 아마 아무도 모를거야. 나에게는 내가 이상하지 않다는 증명이 필요하다. 내가 이대로도 살아갈 수 있다는 용기가 필요하다. 간신히 정상인 행세를 할 수 있는 이런 반푼이도 버틸 수 있다는 증거가 필요해. 내가 간신히 버티고 넘겨야 하는 하루가 많은 사람들에게는 너무나도 평범한 일상이고, 나에게는 지독한 스트레스고 공격인 모든 것들이 남들에게는 너무나도 일상적이라 입에 올릴 가치조차 없는 것들. 나는 결국에는 '나'고 그래서 나는 나로서 살아가지 않는 것을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도대체 남들은 이 모든 것에 그렇게나 둔감할 수 있는지, 나는 모든 게 너무 두렵고 신경쓰여서 스트레스에 미칠 것 같은데. 태어날 때부터 그랬는데. 뇌가 처음부터 달랐는데. 다른 것인지 틀린 것인지 그것조차 모르겠고.
결국에는 '모르겠다'는 자조적인 말로 모든 게 끝난다.
아침에 눈을 뜰 이유를 만들자. 작은 거라도 좋으니까. 전날 저녁에 캐이크를 사서 아침에 먹을 수 있게 곁에 두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야.
견딜 수 있을거야. 계속 견뎠으니까.
무던하게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
나에게는 이 지경이 됐어도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필요해. 이런 나여더 견뎌야 하는 이유가 필요하고
죽을 이유든 살아갈 이유든 뭐라도 필요한거야. 선택을 유예하고 유예해가며 겁쟁이처럼 피하기만 하는 건 어떻게든 멈춰야 해.
살아갈 용기가 필요하다. 끊어낼 용기가 필요하다. 운동을 나가는 공원 앞에는 고양이 가족이 산다. 치즈 한 마리와 젖소무늬 고양이 하나. 그리고 캣초딩 정도의 어린 치즈냥이 둘. 그 중 하나는 눈을 다쳤는지, 아니면 장애가 있는 건지 오른쪽 눈이 붉게 부어올라 있다. 행복해 보이는 그 가족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저 아이를 잡아서 병원에 데려가야 할까? 하지만 그렇게 관계를 시작하는 즉시 나에게는 책임이 생긴다. 제대로 끝맺지 못할 관계라면 함부로 시작해서도 안된다. 인간과 길고양이처럼 권력차이가 확실한 관계라면 더더욱 그럴거고. 난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어. 어떻게 해야 할까. 아기 고양이는 한쪽 눈이 감긴 것 말고는 건강하고 행복해 보이며, 누군가 마음 따뜻한 분이 지속적으로 사료를 급여하고 따뜻한 스티로폼 집까지 만들어 주셨다. 하지만 어쨌든 아기 고양이의 한쪽 눈은 아파 보인다.
채식을 시작한지 이제 한달이 지났다. 완전비건도 아니라 페스코다. 유제품과 꿀은 먹는 채식주의자. 고기의 맛을 엄청나게 좋아하고 편식이 심한 편이였지만 의무감에 떠밀려 어떻게든 시작했다. 생각보다는 할만했고 생각보다는 잘 버티고 있다. 입으로만 환경이니 동물의 권리니 떠들기보다는 사소한 것이라도 조금씩 시작해보려고 했고, 정말 잘한 결심이였다. 올리브유에 새송이와 마늘을 볶고 소금바질후추로 간을 하면 무척 맛있다.
내일은 더 나아질거야. 제발 그럴 수 있기를 바랄 뿐이야. 나는 신을 믿지 않기 때문에 소원을 빌 수 있는 대상은 나 자신뿐이고 기대를 걸 수 있는 대상도 나 하나야. 그냥 나아지기를 바란다. 그냥 달라지기를 바란다. 나를 좀먹는 유유부단함이 사라지기를 바란다.
아빠한테 맞고 얼굴이 퉁퉁 부어서 학교에 갔던 날이 기억난다.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그런 기억들이 꼭 있다. 어린 시절, 유치하고 서툴렀던 내 행동들의 결과인 만큼 그냥 내 잘못인갑다 하고 웃어넘겨도 괜찮으련만. 용서할 수 없는 순간들이 있다. 사람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게 만드는 그런 기억들이 있다. 내 기억 속에서 영원히 악역으로 남아주었으면 하기 때문에 그 사람이 달라지지 않기를 바라게 된다. 내가 계속 죄책감 없이 증오할 수 있도록. 결국 증오와 분노는 달콤하다. 강하고 부정적인 감정일수록 쉽게 도취된다. 결국에는 증오하기 위해서 증오하고 분노하기 위해서 분노하게 된다. 그 멍청한 굴레에 빠졌다는 것을 알아챈 순간에는 항상 이미 늦어있다. 하지만 용서를 하는 것에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의 용기가 필요하고... 난 아무래도 군자가 될 그릇은 아니겠지.
그냥 지금 당장 드는 생각은, 내일 비가 오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야. 그래야 내가 가장 좋아하는 새벽 러닝코스를 달릴 수 있으니까.
잘 자.
어제의 내가 남기고 간 부탁을 읽었다. 내일의 나는 어제의 내가 마랐던 대로 바뀌었나? 모르겠어. 노력해볼게.
오늘 아침 달리면서 보았던 호수는 아름다웠고 하늘은 푸른 빛이였다. 희귀하고 예쁜 나방을 보았고 방아깨비가 날아가는 모습이 생각보다 무척 아름답다는 것도 알았다. 자연을 보며 더 깊은 환희를 느낄 줄 아는 사람이 되고싶다. 그리고 내 감정을 더 잘 표현할 수 있고 싶다. 그것이 글이든 그림이든 무엇이든 간에. 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매미 날개처럼 지독하게 섬세하고 지독하게 취약해서 여름이 끝나면 팔랑팔랑 떨어져 내릴 것이 내 마음이라도, 어쨌든 나는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자신에게 상냥해진다면, 조금 덜 세상을 두려워한다면. 시작에 대한 그 고질적인 공포를 이겨낸다면.
여름이 끝나면 매미처럼 사라진다고 표현했지만, 사실 난 정말로 가을을 좋아한다. 아침운동을 굳이 먼 코스로 잡은 것도 이 완벽한 계절을 흘려보내기 싫어서였다. 이 코스로 달리면 호수에 하늘이 비쳐 보이니까.
모르겠어. 그냥 어제의 내가 바랐던 대로 조금씩만 더 노력해볼래.
이 세상 사람들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나는 내가 바라는 내가 됐으면 좋겠다.
현실에 집중할 수 있는 어른이 되고 싶었는데.
새벽 수영반에 자리가 났으면 좋겠다.
재미없고 지루하더라도 세상에 조금 더 많은 다정한 이야기가 있으면 좋겠다. 화해하고, 웃고, 용서하며, 극적이고 유쾌한 복수 서사는 없더라도 아무도 억울하게 죽지 않는 이야기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상의 악은 언제나 근사하고 화려하지만 실제의 악은 지루하고 너저분하며, 가상의 선은 언제나 고루하고 진부하지만 실제의 선은 언제나 새롭고 놀라우며 아름답다... 시몬 베유였나? 잘 기억 안나. 어쨌든 멋진 말이라서 가끔 되새김질을 하고 있다. 선한 건 유치한 게 아니야. 호구같은 게 아니야. 선한 행동이란 불확실한 미래에 자신의 이익을 걸 수 있는 가장 큰 용기라고 믿고 있다. 이상주의자를 비웃는 것은 결국에는 자신의 비겁함을 증명하는 행위라고 믿고 있다. 우리에게는 더 많은 이상과,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 어떤 것이 선한 것이고 올바른 것이며 어떻게 해야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는지조차 잘 모르겠지만, 최소한 이 정도는 마음에 품고 살고 싶어.
이 행성에 더 나은 내일이 예정되어 있다면 좋겠지만, 예정된 건 아무것도 없으니 난 결국 그 내일을 만들기 위해 발버둥쳐야 한다.
말버릇 1. 자퇴하고싶다 2. 집가고싶다 3. 때려치고싶다 ...
허세와 아집으로 똘똘 뭉쳐서는.
아파서 과외를 못갔다. 걔 고삼인데. 어쩌지 너무 미안해
나도 나를 모른다
안전하지 못하다고 느낀다. 숨 쉬는 게 힘들다. 정말로 이러다가 미쳐버릴 것 같다. 소화가 잘 되지 얺고 역겹다. 불면증이 이어진다. 심장이 지나치게 빠르게 뛴다. 손 끝이 저리고 떨린다. 주체할 수 없이 식은땀이 난다. 인지능력이 떨어진다. 결단력과 실행력이 부족해진다. 제대로 된 판단을 내리는 게 불가능하다. 끝없이 불안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증이 느껴진다. 논리적인 사고가 불가능하다. 기억혁이 감퇴한다. 간단한 계산을 자꾸 틀린다. 가슴이 답답하다. 자신의 사고에 매몰된다.
배고팡
배고파아아
조금이라도 나아지고 싶다
조금이라도 선한 사람이 되고 싶어
스물하나인데 지금까지 뭘 했지
최소한 자기연민에 매몰되어서 빈약한 자의식이나 자랑해대는 그딴 인간은 되기 싫었는데
함부로 사람을 미워하지 말고 함부로 비난하지도 말자고 생각했는데
나에게는 타인을 평가할 권리도 능력도 없을텐데도 그래도 억울하더라고
난 모르겠더라. 잘난 거 하나없고 그냥
내일 과외간다 과외순이 고삼이다 난 술마셨다 내일 아침에 숙취가 찾아오겠지 수능 일주일 전이네 세상에
인간 다 죽으면 그게 친환경이지 뭐 세상 기후변화로 망하기 직전인데 난 오늘도 비닐봉지를 몇개쓴거임 우리 이제 다 멸망할텐데
아 취하니까 행복하네
취해서 오랜만에 스레딕까지 기어들어왔잖아
통장에 과외비로 모은 돈 이백만원이 있어 뭘 하기에는 너뮤너무 애매한 돈이야 나한테는 아무런 능력이 없고 세상을 해쳐나갈 자신감도 없어 뭔가를 실패하는것 보다는 그냥 미완성으로 남겨듀는 걸 좋아하는 게 나란 인간이야 내 실패를 인정하기 싫어서 내 무능력을 확인하기 싫어서
난 결국에는 이런 인간이였덤 거야 근데 이렇게 저조햅봤자 씨발 아무것도 안달리지잖아 이래서 살림살이 좀 나아졌었냐고
가서 윤리책이나 읽고 칸트나 욕해 바보야
힝힝힝ㄴ힝힝힝
과거의 나 자신은 부끄럽고 미래의 나 자신은 알 수 없고 현재의 나 자신은 개새끼라네
이렇게 시간 질질 끌면서 우울증이라고 발버둥쳐봤자 안달라지잖아 너 안달라지잖아
기후변화로 우리 다 고통받나가 죽을텐데 뭐 어차피 스ㅓㄹ 그냥 자살하ㅏㄹ가
우리 기후변화로 죽을 거라님가 진짜로 근데 아무도 신경안써 딱 보고난있어교 생태계 ㅈ각살난 거 보린는데 아무도 신경한쓴가고
이집트에서는 싱위하고 팔레스타인에서느누사람 죽고 근데 아무도 광심안가지고 사실 나도 관심 안가지는데 이게 본질적인 부조리가 아니면 뭔데 신이 있으면 사디스트일거라고 나 진짜 무서워 아마존은 불타고 산호는 십년안에멸종헌던멀이야
근데 나누아무것도 못하고 아뮤것도 안하고 그냥 욕만 하면소 우룰ㄹ증따무넹 아무섯도 안해 ㅁ스레기새끼
오타 걍 신경 히안쓸래 몰라 어차피 잏기인데 무ㅝ
어제의 나는 미쳐있었구나...
나랑 너무 비슷하다. 나이도 비슷하고 상황도 그렇게 다르지 않네. 제목이랑 1레스부터 너무 공감 갔어. 그런데 나는 너보다도 완전히 주저앉아있어. 딱히 비교하고 싶은 건 아니지만... 왠지 그래서 더 네가 멋있게 느껴지고 더 응원하고 싶어. 이런 생각을 하면서 이렇게 살아간다면 이렇게 힘들더라도 분명 잘해낼 수 있을 거야. 작은 응원과 공감을 남기고 갈게. 오늘 네게 행복한 일이 생기기를!
스스로를 절대적 피해자에 두려는 욕망은 너무도 유혹적이지만 사람을 비참하게 만든다. 심지어 자기가 점점 저열해지고 있다는 것도 눈치챌 수 없다.
>>273 안녕. 계속 레스 달아준 그 레더지? 관심과 공감 고마워. 네 레스를 보면 늘 힘이 났어. 난 요즘 다시 괜찮아졌어. 우울의 그 일상적인 루틴에서 가장 깊은 계곡은 넘어온 것 같아. 상황이 비슷하다니까 솔직히 좀 마음 아프다. 내가 이 스레에 적은 글은 거의 다 우울한 톤이였는데... 주저앉아있다고 말하지 마, 이렇게 응원 달아주는 것 만으로도 너레더가 따뜻한 사람이라는 건 분명하니까. 항상 고마워. 너에게도 부디 행복한 일이 있기를 바라.
찬천히 읽어보니까 진짜 와, 나 이 스레 남부끄러워서 고개도 못 들겠다. 게다가 20살 때 적은 내용은... 어... 나 진짜 생각이나 사상이나 많이 변하기는 했네.
부끄렁.
그냥 내 감정에 많은 가치를 두지 않기로 했고, 그러니까 조금쯤 사는 게 더 나아졌다. 나는 내 우울이 달래고 얼러서 어떻게든 비위를 맞춰줘야 할 상대라고 지금껏 믿었다. 그런데 그냥 우울감 느껴질 때 즈음에 끊어낼 수도 있더라.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감정을 끊어내는 것을 연습해보려고 한다. 나는 분노에 사로잡힐 필요도, 과도한 공포를 느낄 필요도 없다.
스페인어 자격증 dele를 알아보려 한다. 일단 스펙이 좀 급하게 필요하다. 별도의 공부 없이 당장 딸 수 있는 한국사자격증이나 그 비슷한 건 그냥 당장 따 두는 게 좋겠지. 그리고 영어공부도 급하다. 내 모국어가 아닌 언어 하나 이상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게 되고 싶다. 언어와 어휘력은 곧 사고능력 그 자체니까. 난 가만히 있기에는 너무 멍청하다...
결국 서울대도 하버드도 못갔다. 애매한 대학에 종착했다. 결국 애매한 지능을 가졌으며 어디에서도 탑이 되지 못한다. 난 아직 인정받을 만한 일을 해내지 못했고 내 안의 유치한 인정욕은 그 사실에 매우매우매우 괴로워한다. 21살, 이제 곧 22살. 모아둔 돈도 없고 스펙도 없고 대학은 재수해서 겨우 들어갔으며 우울증 때문에 휴학해서 이제 겨우 1학기 다녔음. 취미는 인디게임 플레이, 서점에서 노닥거리기, 노래 듣기, 공상하기. 요즘 듣는 곡은 주로 헤비메탈과 메탈코어. 좋아하는 색은 파란색과 검은색, 녹색. 현재 과외 끝나서(우리 애 고삼이였음) 월수입 반토막 난 상태. 진로 정하지 못함. 현실에 등 떠밀려 이제는 다시 달려야 해요. 어디로든 일단 달려야 해.
모아둔 돈으로 pt를 끊으려고 한다. 이제 더 이상 내 인생이 책장을 넘기듯 깔끔히 뒤집히리란 기대는 하지 않으려고 해. 내 인생을 살아야지, 내가 살아야겠지.
현실을 보자.
올바른 것이 뭔지 모르겠다면 계속 노력하고, 그마저도 안하고 포기하지는 말자. 내 뇌는 우울증에 푹 절여진 피클 같지만 그래도 아직 기능하고, 내 몸은 큰 신체적 장애 없이 잘 굴러간다. 최소한 노력해야 한다. 내가 원하는 만큼 강하지 못하다고 울먹거릴 시간에 노력해야 한다. 난 노력해야 한다. 내일의 나한테 제발 부탁하건데 조금이라도 아주 조금이라도 달라져줘. 강하고 현명한 사람이 되고 싶어.
그냥 더 나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 한 발짝이라도!
Dream state 노래 좋다...
내가 뭘 해야 할지 구체적인 지침이 있었으면 좋겠어.
도대체 얼마만인지도 모르겠네. 난 23살이 됐다.
여전히 자립하지 못했고, 여전히 우울증이 있고, 여전히 불안장애에 시달리고, 학점은 개판,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다. 나는 내 23살이 객관적인 지표에서 실패했음을 느낀다. 머릿속 안에 자글자글 끓는 정신병을 담고 그냥 누워 시간을 죽이고 있을 뿐이다.
스물과 스물하나의 내가 적었던 글을 다시 읽으며 내가 그 지점에서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는 건 참 아프고 불편했다.
그래도 난 여전히 살아가려 발버둥치고 있다. 그 누구에게도 공감받지 못할 불안이고 싸움이다. 난 신체결손 없는 건강한 몸을 가진 23살 학벌 괜찮은 대학생이다. 집안은 크게 가난하지 않고, 신체적 콤플렉스도 없고, 분명 누군가 한 명 정도는 부러워할 삶을 살고있다. 난 밝고 유쾌하다는 평가를 자주 듣는다. 생각 없어 보일 정도로 자기 마음대로라는 말도 듣는다. 나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사람도 만나봤다. 그러니 이건 아무한테도 공감받지 못할 투정이고 재수없는 넋두리다. 난 내가 나인 게 너무 싫거든. 내가 나인 게 싫어서 혼자 눈물을 짜던 19살 어린애에서 정말 한 뼘도 자라지 못했거든. 불안이 머릿속에서 끓어오르고 몸이 떨리는 날이면 나는 감히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몸을 옆으로 누이고 뭔가를 끌어안는다. 그렇게라도 가슴 아래 텅 빈 구멍같은 불안 안에 뭔가를 채워넣고 싶어서, 인형이든 쿠션이든 붙들고 가슴에 꽉 대고 누른다. 하지만 우리 집에서 내가 불안장애가 있다는 것을 말할 수는 없다. 사치에 겨운 헛소리기 때문이다. 정신병에 뇌가 줄줄 녹아내리는 것 같고 가만히 있어도 손이 떨리고 그냥 살아가야 한다는 그 사실 자체가 무서워져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게 될 때, 나는 그냥 마냥 바깥을 걷는다. 그러다가 무릎 관절과 발목이 상했다. 하지만 집 밖을 그냥 걷는 편이 낫다. 집에 있으면 정말로 이대로 죽어버리겠다 싶을 정도로 숨이 쉬어지지 않을 때가 많다. 죽음과 삶 사이에 적당히 걸쳐져 있다는 기분이다. 언제든지 난 죽을 수 있다. 사실 그냥 이 기분을 느끼고 싶지 않아서 죽고 싶을 때가 많다. 답답한 흉통과 불안과 뇌를 지져대는 한없는 공포가 끔찍하다. 언어로 구체화하기 어려운 이유 없는 죄책감과 막연한 불안감에 시달릴 때마다 난 집을 나가서 무작정 걷는다. 멀리 나가지도 못한다. 언제 엄마가 집으로 나를 부를지도 모르거든.
부모님을 원망하고 싶지는 않다. 내 원망 없어도 충분히 삶이 무거운 분들이다. 날 사랑하는 것도 날 걱정하는 것도 나한테 인생을 투자한 것도 안다. 하지만 정말 도무지 견디지를 못하겠다는 기분이 자꾸 든다. 내 바운더리를 아무것도 존중받지 못한다는 느낌이 자꾸 든다. 별 거 아니고 그냥 집에서 이어폰을 끼고 한 곡이라도 불안감 없이 들어봤으면 좋겠다. 중간에 끊기거나, 나를 부를 거라는 그런 불안감 없이 딱 5분만 완전히 편해져보고 싶다. 가족한테 비웃음당하기 싫다. 내가 책이라도 읽고 있으면 그딴 거 읽는 건 허세냐는 소리를 듣게 되고, 노래를 들으면 집에서 이어폰 끼고 있는 건 가족 목소리 듣기 싫어서냐는 비아냥이 들린다. 아니면 한숨이다. 그 진절머리나는 한숨. 들으라는 듯한 혼잣말과 한숨이 너무 무섭다. 이기적이고 한심한 년 취급 그만 당하고 싶다. 엄마가 내 모든 행동을 너무 이기적이라고 여겨서 정말 너무 무섭고 지긋지긋하고 불안하다. 그냥 엄마와 산책 같이 가자는 제안만 거절해도 엄마는 3시간 내내 들으라는 듯한 혼잣말을 해댄다. 그게 싫어서 산책에 따라가면 또 나한테 화를 낸다. 제발 엄마가 나한테 과의존을 그만뒀으면 좋겠어. 자립이라는 건 혼자서도 잘 지내는 상태가 아니라 의지하는 대상이 많게 흩어져서 그 중 하나가 끊어져도 괜찮은 상태를 이르는 말이라고 한다. 그런 관점에서 자립성은 나뿐만 아니라 엄마한테도 없다. 엄마는 나한테 인생 절반 이상을 걸고 있고 그래서 내가 아주 조금이라도 엄마의 범위를 벗어나면 자신의 인생이 뒤틀렸다는 식으로 반응한다. 난 분명 엄마를 사랑하고 그래서 엄마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은데, 분명 그런데 이젠 진짜 못 견디겠어. 내가 엄마가 설정한 '딸이 움직여도 괜찮은 범위' 안에서만 움직였던 건 아니다. 그건 안다. 그러니 내가 엄마를 위해 오롯이 희생했다거나 아니면 손해봤다거나 이딴 식으로 주장하는 것도 웃기는 일인 것도 안다. 근데 난 이제 정말 그만두고 싶다. 내 인생과 내 인간관계와 내 그냥 모든 것이 엄마라는 한 명한테 너무 지독하게 묶여있다. 엄마는 내가 집을 벗어나는 것도 친구를 만나는 것도 통제하고 나는 이 나이가 되도록 대낮에도 외출을 허가받고 사유를 말해야 한다. 선 외출 후 통보 따위는 불가능하다. 이런 게 심각하게 비정상적이라는 걸 얼마 전에야 알았다.
비슷한 이유로 난 가족한테 내 정신장애 따위를 밝히지도 못한다. 당연히 엄마가 우리 집에서 가장 힘드니까, 내가 힘들다고 말하는 건 위선이고 이기적인 일이고 자기 힘든 건 알면서 엄마 힘든 건 도와주지 않는 썅년의 행동이다. 내가 내 정신병에 대해 입 밖으로 꺼내는 건 아마 둘 다 감정이 격해진 뒤에야 가능할 터고, 그런 상황이라면 내가 불안장애라고 말해봤자 '그래서 어쩌라고' 소리나 들을 것이다. 아니 일단 엄마가 설정한 '딸의 가능값' 따위를 벗어나는 상황은 죄다 말해서는 안된다. 엄마는 그걸 자기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이해할테니까. 그래서 난 엄마가 원하지 않는 행동을 절대 하면 안된다. 혼자 여행을 간다는 이야기는 꺼낼 수 없다, 가족을 두고 혼자 가면 좋냐는 소리나 들을 것이다. 그리고 나 역시도 무서워서 엄마가 '허락하는' 행동 말고 다른 건 아무것도 못하겠다. 난 이 나이 되도록 클럽도 못가봤다. 엄마가 싫어할테니까. 택배도 집으로 시키지 못한다. 내 마음대로 물건을 사면 안되니까. 내 마음대로 옷을 입지도 못한다. 음식 메뉴도 고를 수 없다. 아니 못하는 건 아니지만, 엄마가 한참 투덜거리고 내 선택에 대해 한심하고 멍청하다는 식으로 욕하는 걸 듣느니 그냥 엄마한테 맡기는 게 낫다. 기어코 내 마음대로 옷을 입거나 내 마음대로 뭘 먹으면 엄마는 한참 혼자 짜증내다가 나중에 내가 혼자 화냈다는 식으로 '그래서 화는 다 냈고?' 라고 물어보겠지. 자기는 항상 냉철하고 자애로웠다는 마냥. 엄마는 항상 힘든 사람이고 그래서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가 타인에게 상처를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한다. 엄마 잘못 아닌 거 안다. 엄마는 힘든 사람이니까. 근데 제발 나한테 그만 과의존했으면 좋겠다는 거야. 정말 죽어버리고 싶어. 요즘 그걸 절실히 느껴.
시발 내 정신병 때문에 거의 7년을 고민하고 골골댔는데 결국 문제가 엄마와의 관계로 회귀한다는 건 도대체 뭐냐.
내가 원하는 건 딱 하나다. 엄마가 나랑 엄마는 일단 타인이라는 걸 제발 인식하는 거다. 가족이든 어쨌든 엄마가 나한테 인생을 걸었든 어쨌든 나 이제 정말 슬슬 질식해 죽을 것 같으니까. 내 인생은 내 거라는 걸 알아달라는 게 큰 잘못이야? 사춘기 어린애가 할 법한 말이긴 한데 이제 제발 내 선택을 존중해달라고. 그냥 나한테도 자유의지가 있다는 그 사실을 이제 슬슬 인정하란 말이야. 나한테도 개인적인 취향이 있고 개인 약속이 있고 엄마의 범위를 벗어나는 인간관계와 의지가 있다는 게 그렇게 거품물고 쓰러질 일이야? 나 만나고 벌써 23년이나 지났잖아. 진짜 우리 거리 좀 두자고. 그만 집착하라고. 내가 내 인생을 내 손으로 망치는 것 같아도 그냥 내버려두라고 내 한심한 인생 내가 책임질테니까. 근데 이런 말을 직접 하면 또 '내가 해준 게 얼마인데' '난 너 때문에 인생을 희생했는데' 따위의 말이 나오고 우린 또 감정만 서로한테 쏟아붓고 서로 화내고 그렇게 또 서로의 악몽같이 굴어대다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겠지. 제대로 된 가족관계 상담사라도 끼고 하는 게 아니면 엄마랑 대화하는 건 포기했다. 난 자해에는 취미 없다. 그딴 소모적인 상황은 자해일 뿐이고, 난 엄마랑 관계를 개선해보거나 엄마를 설득하는 상황은 포기했다. 결국 그냥 시발 불효를 저지르는 게 가성비가 낫다. 어차피 아무것도 안 바뀌면 내가 변해야지.
그런 의미에서 바이크를 지르기로 했다. 어디 한번 엄마가 거품물고 쓰러질 일 해보자.
내 의지로 이러는 건 생전 처음이다.
신기하다. 체념의 감정인지 우울의 감정인지 모르겠지만( 둘 중 하나라고 생각됨) 그게 고조되면 남의 행복을 바라게 되는게 너도 나도 비슷해. 그리고 같은 스물 셋인것도.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엄마랑 내 관계는 절대 건강하지 않고 서로 인생에서 서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과하다. 정말 이제는 끊어내야 한다. 사실 엄마가 나한테 집착한다고 적어놨지만 나도 인생의 기반을 엄마와의 관계 위에 쌓아올린 셈이나 다름없어서 '엄마의 딸'이라는 역할 말고 다른 걸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겠다.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다종다양한 역할들 중 오직 '엄마의 딸'이라는 역할로만 지나치게 오래 살다가 고장나버렸다. 결국 나도 착한 딸이라는 역할에 집착하고 있던 건 마찬가지였다. 그리고 그 착한 딸이 되지는 못할망정 못난 딸은 되고싶지 않아서 엄마가 싫어할 것 같은 일은 내 마음대로 덜덜 떨며 피해다녔다.
>>297 안녕, 동갑이구나. 이 스레 2년만에 갱신하는 것 같은데 누군가가 이런 수상한 스레에 관심을 가진다니 놀랍군. 좋은 하루 되길 바랄게.
저축이 딱 500 있다. 바이크 하나 지르고 보험 가입하고 장비 맞추기에 아슬아슬하겠구먼.
나쁜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공포를 무시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기에는 난 너무 겁쟁이다. 뭔가를 분명 잘못하고 있다는, 그리고 그래서 뭔가 처벌처럼 나쁜 일이 일어날 것이라는 그 한없는 공포가 나를 잠식하고 있다.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여봤자 이미 고장난 내 뇌는 줄줄 불안과 공포만 출력해댈 뿐이다. 그래서 뭐라도 좋으니 저질러보려는 거다. 내가 가장 두려워하는 '엄마한테 완전히 미움받아버리는' 짓을 해서,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어디 한번 보려는 거다. 그냥 내 세상의 중심이었던 엄마한테서 한 발짝이라도 멀어져보고 싶은 거다. 굳이 바이크인 이유는 단순하다. 물리적으로 어딘가로 떠날 수 있으니까. 겁이 많아서 혼자서 어디론가 가지 못하는 나도 어딘가로 떠날 수 있게 되니까. 불안발작이 일어날 때마다 어쩐지 아무 곳에도 가지 못하고 아는 동네의 아는 경로만 빙빙 돌았다. 항상 멀리 벗어나지 못했다. 별로 할 일도 없고 주머니에는 돈도 있으니 사실 어딘가로 훌쩍 떠나도 될텐데, 그걸 도무지 계속 못하겠더라. 그런 짓을 하면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고, 나 따위가 '여기'를 벗어나면 뭔가 나쁜 일이 일어날 것 같다는 이상한 공포감도 들었고... 그러니까, 난 그 모든 순간에 '엄마의 딸' 이었다. 엄마가 허락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아니 내가 설정한 '엄마가 허락해줄 것 같은 범위' 안에서만 빙빙 돌았다. 엄마 탓 하는 건 무의미하다. 엄마 말버릇처럼 결국 엄마는 이렇게 안 키웠어, 내가 이렇게 자라버린 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엄마가 만족할만한 딸은 그 어떤 형태로든 되지 못했지만. 그리고 이 사실을 인정하니 왠지 마음이 편해지네. 결국 난 부모님을 위해서가 아니라 '부모님을 만족시키고 싶은 나'가 되고 싶은 욕구에 의해 움직이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그마저도 약간 끌려가듯, 이렇게라도 안하면 버림받을 것 같다는 괴상한 공포감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움직였던 느낌이다. 그러니 엄마도 아빠도 나에 만족 못하는 건 당연하고, 그런 나와 부모님 사이의 관계는 항상 비틀려갔던거고.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뭐가 되고 싶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그냥 그렇게 어영부영 엉망진창으로 보낸 4년.
내가 원하는 것과 부모님이 원하는 건 아마 다르겠지. 바이크가 가지고 싶다고 생각했던 건 아마 진짜 내가 원하는 거다. 그러니 저지르겠다는 거다. '부모님께 관심받고 싶고 부모님을 만족시키는 착한 딸이고 싶은 나' 자아를 버리고 진짜 내가 저지르고 싶은 걸 저질러버림으로서 내 세계를 조금쯤 비집고 나가고 싶다. 어차피 그 '부모님 어쩌구 자아'는 나한테는 각종 정신장애와 좁아진 친구관계와 3년의 허송세월을 선사한 것 외에는 무능했고, 심지어 그 이름답게 부모님을 만족시키지도 못했다. 새로운 걸 시도해보자, 어차피 난 지금 밑바닥에 있다. 심장이 아파서 한밤중 잠에 깨고 손이 떨려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이 일상생활을 좀먹는 정신질환이 밑바닥이 아니면 뭘까. 난 이제 정말 이기적으로 살 작정이다. 내가 원하는 것과 나에게 필요한 것에 집중하고 나 자신에 투자할 것이라는 뜻이다. 제대로 이기적으로, 내 세상의 전부였던 '부모님의 딸'이라는 걸 떠나서 원하는 걸 해봐야겠다. 혼자 여행도 떠나고 원하는 옷을 사서 입고 아르바이트도 늘려야겠어. 엄마가 내가 엄마의 세상을 떠나서 상처받을 걸 알지만, 우리 둘 다 이대로 살아갈 수는 없다. 지금까지 긍정할 수 없었던 것을 긍정하고, 갈 수 없다고 생각했던 곳에 가기 위해서 불효를 저지를 계획이다. 그건 엄마가 원했던 나라는 그 강박적인 그림자를 떠나는 것이다. 난 어차피 엄마를 만족시킬 딸은 어떤 형태로든 되지 못한다. 그러니 그만 포기하고 죄책감도 버리자.
20살부터 주문처럼 하는 말이지만 오늘도 다시 한번 말한다. 난 살아남을 수 있을 거야.
글을 써서 감정을 토해낸 뒤에 남는 이 편안함과, 내 존재를 어느 정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느끼게 만드는 고요한 만족감이 이어지는 게 보통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이라면 살 수 있을 것 같다.
난 살아남을 거야.
감히 나 자신을 소중히 대하겠다는 말조차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어.
그러니까 말한다. 나는 이제 나를 좀 소중히 대해볼 예정이다.
그걸로 오늘은 충분하다. 나는 이제 나를 위해 살 예정이다.
2019.05.16의 내가 : 하지만 세상이 내 앞에 뭘 들이대든 절망감을 느끼는 것은 내 선택이라는 게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이다. 내가 느끼는 감정은 결국 나의 것이며, 그래서 난 선택할 수 있다 : 절망할 것인가? 난 선택하기로 했다. 죽지 않기로 정했다, 허우적대고 비틀거려도 이제 진짜로 살아가기로 결정했다. 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은 실패가 아니라 승리의 연속이였다. 자살하고 싶다는 그 모든 충동의 끝에, 난 결국 살아남았으니까.
도대체 스레딕 몇년만에 들어온거지? 3년? 어떻게 운영이 되고는 있네...? 와 나 진짜 스레딕만 10년 한거임...?
어영부영 대충 잘 살아남았네 그래도. 2년간의 근황 - 학생 2명 대학보냄. - 올해 고삼 과외만 둘임. 1년간 나랑 같이 달린 애들이라 어떻게든 대학 붙여놓을 예정...인데... 음... 제발 숙제 좀 해와. - 운전면허 땄음. - 주식 시작하고 제대로 피봤음... 안전투자합시다... - 몸무게 감량 - 옛 선생님들과 연락이 닿아서 밥 얻어먹고 잔소리 듣고 다시 연락하기 시작함 - 오버워치 시작했고 이젠 고인물이 됐음 - 폰 기종 바꿈 - 열심히 책 읽었음 - 음악 취향이 메탈 -> 인디 락으로 옮겨감 - 꾸준히 글 쓰는 중 - 숏컷으로 쳤음. 머리에 껌 붙어서... - 자전거 잃어먹음 - 대학원 진학 고려 중 - 마찬가지로 행정고시 진입 고려 중 - 어쩌다 보니 청소년기를 소모한 바로 그 사이트에 돌아왔음... 연어도 아니고 회귀라도 하나...
아 진짜 새삼 옛날 글 보는데 못 견디겠다 더럽게 날것의 무언가인데다;;; 지금이랑은 생각도 사상도 바뀐 게 진짜 많구나...
굳이 스레딕에 돌아온 건 요즘 이상할 정도로 20살이랑 비슷한 루틴을 밟고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머릿속에 자글자글대는 불안감을 삭이기 위해 뭐라도 찾고 또 찾고 현실도피하다가 결국에는 가장 깊은 우울을 품고 지나쳤던 그 과거의 시점으로 돌아오고 말았다. 익명이라서인지 아니면 그냥 익숙해서인지는 모르겠는데, 남의 시선 의식하지 않는 넋두리에는 이만한 플랫폼이 없기는 한가... 아니면 예전에 울면서 적던 그 감정에 방점이든 온점이든 쉼표든 뭔가를 덧붙여 마무리든 뭐든 하고 싶었던 걸까...
그래서 내가 되고 싶었던 건 결국에는 조금 더 나아진 나 하나뿐이었던 거지
오늘도 과외있고 내일도 과외있다네. 내 학생 열심히해서 진짜 이뻐죽겠어 이런 애만 있으면 진짜 평생 과외하면서 살아도 될 것 같아! 성실하고 착한 학생들을 맡게 되어서 너무너무 기쁘고 뿌듯하다. 애 문제 하나 더 맞춰오면 막 기뻐서 두근거림. 애들이 고삼이라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데 어떻게 도와줄 방법이 없으려나 고민하다가 걍 문제 더 풀려서 성적 올려주기로 헀음.
뭐 이러다 과외 짤릴 수도 있겠지만... 원래 과외는 짤리는 게 병가지상사인 법
[Intro] Let the curtain fall, it's time to wake up No more putting up a show It doesn't matter what your best excuse is I don't wanna know, I don't wanna know [Verse 1] Are you waiting to do it, but only think about it? Are you hoping for something, but don't know how to grab it? Are you longing for a change, but it never happens? Are you good to go, are you good to go? Maybe you should just do it, nobody said it's easy You're so close, but you give up when things get kind of heavy Are you looking for something that you can just believe in? Are you good to go, are you good to go? [Pre-Chorus] No one will wait up, no one will wait up No one will wait up for you No one will wait up, no one will wait up No one will wait up for you [Chorus] Let thе curtain fall, it's time to wake up No more putting up a show It doеsn't matter what your best excuse is I don't wanna know, I don't wanna know Take a look around, it's time for take off No more waiting for a go It doesn't matter what your best excuse is I don't wanna know, I don't wanna know
진짜 제대로 가사에 후려쳐맞았음
아름다운 걸 보고 아름답다고 느끼고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결국 내가 뭘 어떻게 하든 난 결국 나일 뿐이고 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 난 결국 어떻게 해도 세상과 나 자신을 지나치게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인간이더라. 그냥 그렇더라.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는 진보하고 세상은 아름다운 법이다. 범인과 위대한 인물을 가르는 가장 큰 기준점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어디까지 품고 견딜 수 있는가 여부일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위대한 인물이란 믿고 싶은 것을 믿는 사람이 아니라 진실을 믿을 수 있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난 결국엔 범인은커녕 평범한 인물조차 제대로 되지 못하는 사람이고, 그래서 결국에는 어느 정도는 내가 믿고 싶은 것을 믿게 되는 그 확증편향을 따라갈 수밖에 없더라. 막연하게 그냥, 나보다 똑똑하고 대단하고 현명한 사람들이 세상에 대한 희망을 끝까지 놓지 않았으니, 나보다 더한 고난과 슬픔을 겪었던 이들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세상을 아름답다고 불렀으니. 그러니 그냥 이 세상은 아름답고 역사는 진보하는 게 맞다고 믿어버리는 편이 나을지도 모르겠다.
난 나 자신의 방종함과 게으름이 무섭고 내가 이 삶의 끝에 결국 후회하게 될 것이 두렵다.
가진 걸 자랑하지 말고 걸어온 길을 남한테 보여주지 말기.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아.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고 많이 적어보기
많이 말하지 말고 많이 듣기.
키가 커서 나쁠 일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좀 너무 눈에 띄나?
나는 결국 외로움과 우울함을 사랑하는구나
밤하늘과 가로등과 가로등에 비친 나뭇잎의 섬세한 그림자와 들꽃의 조그마하고 섬세한 잎맥 여름밤 그 안온하고 부드러운 열기 사이로 스며드는 아직 봄을 잊지 못해 서늘한 밤바람 하늘 가장자리로 보이는 파르스름한 태양의 흔적과 은푸른빛 구름 어린 시절 멋모르고 그저 내일을 기대했던 그 날의 기억과 어느 순간 훅 기억으로 파고드는 풀향기 여름밤 냄새
그 여름밤은 왜 그렇게 싱그러운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난 결국 삶을 사랑한다
무능하고 한심하고 그래서 내가 지독히 경멸하는 나 자신을 끌어안고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게 삶일지라도, 난 결국 이 세상을 사랑한다. 기억 가장 아래편에 단단한 지반처럼 새겨진 추억들이 내가 세상을 원망하는 걸 자꾸만 방해한다. 그리고 그 사실이 기껍다. 난 과거에 박제된 어떤 한 순간을 곱씹고 곱씹고 되새김질하며 살아가는 인간이다. 그런 나에게도 분명 아름다웠던 기억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한다. 내가 살아가는 방식은 고래와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차가운 수은같은 우울과 절망에 잠겨 어둑한 밑바닥을 헤엄치다가, 잠깐 수면 위로 부상해 어떤 기쁨과 경이 한 순간을 들이마신다. 그 한 순간은 호흡도 휴식도 없이 바다 아래를 헤엄치다가 마침내 수면 위로 올라와 참던 숨을 뱉는 고래의 환희를 닮았겠지. 하지만 난 이윽고 다시 밑바닥으로 가라앉을 나를 안다. 그리고 그건 고래가 그러는 것처럼 헤엄이라기보다는 침몰에 가까워서, 난 비참하게 반쯤 익사하는 꼴이 될 것이다. 수면 위로 가끔 올라와 간신히 가쁜 숨을 들이키고 끝없이 침몰하는 것을 반복하는 게 내가 사는 방식이고 솔직히 난 그런 나에 불만이 꽤 많다. 그래도 뭘 어쩌하겠나. 나는 지난 실패의 연속을 통해 그 고통스러운 침몰의 순간에 내가 품은 찰나의 기쁨을 곱씹으며 버티는 법을 배웠다. 어쩔 수 없다, 이게 내가 사는 방식이다. 나한테는 내가 동경하는 것처럼 날개가 없어서 저 잘나신 분들처럼 파도 위를 훨훨 날아가지는 못한다. 내가 정말로 동경하는, 내 어린 시절의 철없는 미래상에 그려넣었던 그런 삶을 나는 아마 살지 못하리라. 그래도 난 고래를 좋아한다. 그거면 됐다. 이게 그냥 내가 살아가는 방법이다.
과외 잘릴 것 같음 성과가 없어서... 에휴...
나를 존중해주는 사람과의 대화는 참 달콤하더라
비록 엉망진창으로 너덜너덜한 나일지라도 사실은 선한 사람이 되고 싶었답니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더라도.
내가 바라보는 세상은 수은으로 가득 찬 거대한 바다를 닮았고 내 동경은 하늘에 있지 날개가 없어서 날지 못하는 나는 가끔 수면 위로 간신히 고개를 내밀고 저 높은 곳을 나는 새를 부러워했어 그러다 힘이 빠져 바다 밑바닥으로 추락하며 난 끝없이 되뇌였어 난 왜 저들이 아닐까 난 왜 저렇지 못할까 그래도 그래도 그래도 비록 부끄럽고 부끄러워서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못할 삶이라도 삶일지라도
버티고 살아남기
어느 겨울밤에 올려다보았던 그 밤하늘, 늦은 하교 중 언뜻 고개를 들었던 순간 창 밖에서 불타오르던 노을, 어렸던 시절 그 여름밤에 가로등에 부딪혀 탁탁 소리를 내던 금빛 풍뎅이, 교실 창문가에 기대어 친구들과 내려다보던 그 폭우 내리던 운동장의 기억에 기대서 살아가는 것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
난 결국 자아가 지나치게 비대한 인간이라 나 이외의 타인에게 관심을 두지 못하지. 근데 이상하게 요즘 자꾸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졌어 로맨스를 얘기하는 게 아니라 그냥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어졌어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해달라는 건 그 얼마나 오만하고 징그러운 발상일까? 근데 그치만 그럼에도 그런 수많은 단어들을 구질구질하게 덧대어가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인정해달라는 내가 마음 깊은 곳에 자리하고 있지
결국 타인의 일부만을 보고 그걸 마음대로 동경하고 사랑하고 경멸하고 질투하고 그 사람의 파편만을 보고 내가 그 사람을 다 안다는마냥 으쓱해져서 함부로 판단하고 증오하고 싫어하고...
사실 나도 별로 나이고 싶어서 나인 것은 아닌데
날 봐줘! 라는 그 유치한 욕망과 칭찬받고 싶다는 그 꼴사나운 마음 따위가 뒤섞여서 말이야
우울함은 페퍼민트 젤리와 닮았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수은이 천천히 차오르는 병에 더 가까울지도 모르겠다
사춘기가 지나는 것으로 인간은 누군가를 증오하는 동시에 사랑하는 법을 익히게 되지 그리고 보통은 그 복잡한 고등 감정 기능을 스스로를 증오하고 사랑하는 것에 쓰지 그냥 내가 그랬어
우울하고 불안하면 말도 생각도 툭툭 끊기고...
언제쯤 어른이 될 수 있어? 언제 자랄 거야?
전혀 성장하지 못했구나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했구나 영원히 그 얄량한 가능성에 집착하며 시체를 쪼아먹는 새처럼 지금 이 자리만 빙빙 맴돌 생각인걸까 난
재벌 3세가 뛰어내렸다는 신문 기사를 읽고 출근한 아침 그날 하루 부산에서만 십대 세 명이 뛰어내렸다는 인터넷 오후 뉴스를 보다가 이런, 한강에 뛰어내렸다는 제자의 부음 전화를 받고 저녁 강변북로를 타고 순천향병원에 문상간다 동작대교 난간에 안경과 휴대폰을 놓고 뛰어내린지 나흘이 지나서야 양화대교 근처에서 발견되었다며 세 달 전 뛰어내린 애인 곁으로 간다는 유서를 남겼다며 내 손을 놓지 못한 채 잘못 키웠다며 면목 없다며 그을린 채 상경한 고흥 어미의 흥건했던 손아귀 학비 벌랴 군대 마치랴 십 년동안 대학을 서성였던 동아리방에서 맨발로 먹고 자는 날이 다반사였던 졸업 전날 찹쌀 콩떡을 사들고 책거리 인사를 왔던 임시취업비자로 일본 호주 등지를 떠돌다 귀국해 뭐든 해보겠다며 활짝 웃으며 예비 신고식을 했던 악 소리도 없이 별똥별처럼 뛰어내린 너는 그날그날을 투신하며 살았던 거지? 발끝에 절벽을 매단 채 살았던 너는 투신할 데가 투신한 애인밖에 없었던 거지? 불은 손목을 놓아주지 않던 물 먹은 시곗줄과 어둔 강물 어디쯤에서 발을 잃어버린 신발과 새벽 난간 위에 마지막 한숨을 남겼던 너는 뛰어내리는 삶이 뛰어내리는 사랑만이 유일했던 거지? 정끝별, 투신천국
거울 속 제 얼굴에 위악의 침을 뱉고서 크게 웃었을 때 자랑처럼 산발을 하고 그녀를 앞질러 뛰어갔을 때 분노에 북받쳐 아버지 멱살을 잡았다가 공포에 떨며 바로 놓았을 때 강 건너 모르는 사람들 뚫어지게 노려보며 숱한 결심들을 남발했을 때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을 즐겨 제발 욕해 달라고 친구에게 빌었을 때 가장 자신 있는 정신의 일부를 떼어내어 완벽한 몸을 빚으려 했을 때 매일 밤 치욕을 우유처럼 벌컥벌컥 들이켜고 잠들면 꿈의 키가 쑥쑥 자랐을 때 그림자가 여러 갈래로 갈라지는 가로등과 가로등 사이에서 그 그림자들 거느리고 일생을 보낼 수 있을 것 같았을 때 사랑한다는 것과 완전히 무너진다는 것이 같은 말이었을 때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그러니까 말하자면 너무너무 살고 싶어서 그냥 콱 죽어버리고 싶었을 때 그때 꽃피는 푸르른 봄이라는 일생에 단 한 번뿐이라는 청춘이라는 심보선, 청춘
아픈 게 자랑인마냥 끝없이 상처를 햝고 들추어보이며 일부러 손톱을 세워 눌러보면서도 '솔직히 말하자면 아프지 않고 멀쩡한 생을 남몰래 흠모했을 때'
어우.
하지만 솔직히 다들 구원자를 바라잖아. 내가 모든 것을 망쳤다는 그 끝없는 자기혐오의 나락에 빠져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구원자를 바라잖아. 내 모든 것을 이해해주고 그냥 인정해줄 그런 대상을 간절히 원하잖아. 그걸 신이라 부르든 애인이라 부르든 아니면 다른 뭐로 부르든 간에, 누구라도 구원자를 원하잖아. 그게 비록 불가능한 환상이고 부조리한 기대인 걸 알아도 우리는 유사 이래 항상 신을 부르짖고 왜 우리를 버렸냐고 슬퍼했잖아. 우린 결국 우리의 문제가 거짓말처럼 해결될 수 있다는 그런 막연한 환상만을 품고 또 하루를 살잖아.
빌어먹을 이십대
The birds have left the trees The lights bores onto me I can feel you lying there all on your own We got here the hard way All those words that we exchange Is it any wonder things get dark? It's in my heart, it's in my head I never take back the things I said So, high above I feel it coming down She said, In my heart and in my head Tell me why this has to end Oh no, oh no I can't save us My Atlantis, we fall We've built this town on shaky ground I can't save us My Atlantis, oh no We've built it up to pull it down Now all the birds have fled The hurt just leaves me scared Losing everything I've ever known It's all become too much Maybe I'm not built for love If I knew that I could reach you, I would go It's in my heart, it's in my head You can't take back the things you said So, high above I feel it coming down She said In my heart and in my head Tell me why this has to end Oh no, oh no I can't save us My Atlantis, we fall We've built this town on shaky ground I can't save us My Atlantis, oh no We've built it up to pull it down And we've built it up And we've built it up And we've built it up to pull it down And we've built it up And we've built it up And we've built it up to pull it down I can't save us My Atlantis, we fall We've built this town on shaky ground I can't save us My Atlantis, oh no We've built it up to pull it down
알고 지내는 선생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서른일곱 즈음이면 '애개, 지금까지 내가 발버둥치던 게 겨우 이거 때문이었어?'라는 감정에 얻어맞게 된다고 한다. 추측해보건데 그건 아마 수능시험이 끝나고 교문을 걸어나올 무렵의 그 멍한 기분과 닮아있지 않을까 싶다. 고작 이거였나? 하는 그 느낌 있잖아.
진짜 이십대 지긋지긋해 진짜 너무 어려워
도대체 누가 대학가면 모든 게 해결된댔어? 이름값하는 대학은 이름값하는 보상 따라온다고 누가 그랬냐고. 시발 가진 게 학교이름 하나뿐이라 그것만 움켜쥐고 학력 염불을 외우는 보잘것없고 찌질한 인간만 됐잖아 난
물론 그걸 누구 탓할 건 아니지 결국 내 안의 찌질함 때문이지.......... 시발 클럽에서 의대 학생증 내미는 애들 그렇게 경멸하면서 비슷한 생각으로 살아가는 게 나라는 인간이랍니다................ 선민사상에 뇌가 아주 절여졌다...........................
바다에 가자 파도가 부서지는 모습만 몇 시간이고 보면서 맥주라도 한 캔 따서 마시자
누가 내 등을 떠민것도 아니고 주변의 영향을 받았다 한들 나는 내 발로 여기까지 걸어왔으니까 결국 내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하는 대상은 나 하나뿐이겠지
결국 달라져야 하는 건 나 하나뿐이야. 날 구할 수 있는 건 나 하나뿐이야. 고장나고 모자라고 비루한 인생을 안고 살아가는 찌질하고 비겁한 겁쟁이인 나를 구할 수 있는 건 결국 나 하나뿐이야. 안타깝게도 내 인생은 소설이 아니고 그래서 근사한 기승전결도 눈물나는 하이라이트 장면도 해피엔딩도 구원자도 없어. 주인공의 인생을 비트는 거창한 터닝포인트 장면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테니 날 바꿀 수 있는 근사한 사건 따위가 일어날 것이라는 기대따위는 슬슬 접어야 해. 자기연민도 타인에 대한 원망도 과거에 대한 후회도 심지어 자기혐오까지도 중독적인 마약일 뿐임을 인정해야만 해. 그리고 하루하루 이 지루하고 답답하고 불안한 삶을 그냥 살아야만 해. 주인공이 아니라고 찌질대는 것도 천재가 아니라고 우는 것도 죄다 유치원생 시절에 두고 왔어야 하는 욕망임을 슬슬 눈치채. 넌 그냥 평범하고 나약한 한 명의 인간이야. 견뎌내. 우연히 네 뇌가 조금 감성적이고 우울에 취약한 형태로 태어났던 건 네 잘못도 이 세상의 잘못도 아니야. 살아야 해. 살아야 해. 죽지도 못하고 살지도 못하고 이 아슬아슬한 삶의 첨단에 서서 언제 자살할까 어떻게 자살할까 되뇌이며 우울함에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다자이 오사무 흉내 슬슬 질릴 때도 되지 않았냐는 거야. 그만하자. 피곤하잖아. 진짜 이제는 피곤하잖아. 나도 다른 사람들처럼 스스로의 밑바닥을 긁어먹을 일 없이 그냥 행복하고 행복하게 살고 싶었다는 같잖은 질투 따위는 이제 관둬. 정말로 꼴사나워. 무지해서 행복한 그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네 감정이 경멸이 아니라 질투였음을 이제 그만 인정해. 네가 만약 이 정도로 망가지지 않았다면 넌 그 수많은 해맑은 가해자가 되었을 인물임을 인정하고 차라리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로 태어났음을 기꺼워해. 그리고 어떻게든 폐 끼치지 말고 엉망진창이어도 올바르게 살아가려고 발버둥치면서 살아. 그냥 살아. 그만 땅 파고 들어가. 네 잘못이 아니었고 그렇다고 그들의 잘못도 아니었어. 그냥 상황이 비틀리면 사람은 아무런 악의가 없었어도 서로를 긁고 지나갈 수 있다는 걸 알잖아. 어쩔 수 없었어. 도덕적 부채감 따위는 이제 그만 버려. 그렇다고 원망하라는 뜻은 아니야. 이 무겁고 스스로를 갉아먹는 감정 따위는 버리자 이젠. 그리고 뭐든 좋으니 살자. 아주 조금씩이라도 좋으니까 그냥 살자. 엉망진창으로라도 살아보자. 아무도 너에게 많은 걸 기대하지 않고 너도 너 자신에게 많은 걸 기대해서는 안돼. 넌 평범한 사람이야. 그냥 평범하게 살아도 괜찮아. 조금 정도는 더 스스로에게 많은 걸 용납해도 괜찮잖아. 그만하자. 이제 자학은 제발 그만하자. 이미 몇 번이고 밑바닥까지 다 긁어낸 뒤 드러난 생살 위로 소금물같은 눈물을 쏟아냈잖아.
바다가 보고싶어 그냥 한없이 장대하고 아름답고 넓은 게 보고싶어
이런 내가 아니고 싶었지만 아무리 부정해도 나는 그냥 나일 뿐이라면 난 그걸 인정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이런 것도 어쨌든 학습이라고 다른 모든 '첫 배움'이 그러하듯 난 시행착오를 겪을 것이다. 몇 번이고 후퇴하고 울고 아마 또다시 술과 감정에 푹 젖어서 이 사이트에 기어들어와 내일의 내가 후회할 날것의 감정을 적어두겠지. 난 그럴 나를 안다. 결국 나에게 익숙한 자기혐오와 연민과 우울의 반복 사이클로 돌아오고 싶어질 나를 알아. 하지만 바닷가재가 탈피하지 않으면 껍질에 갇혀 죽게되듯 난 이 익숙하고 편안한 우울에서 벗어나야 한다. 아니면 이 어둡고 따뜻한 우울과 자학에 가라앉아 익사하게 될테니까. 난 기존의 나를 포기해야 하고 내가 구질구질하게 붙잡고 있던 후회와 불가능한 가능성을 버려야 하고 지금까지는 시도하지 않았던 무언가를 시도해야 한다. 이 악물고 미친척 그냥.
살자고 그냥 제발 미친년아 제발
길바닥을 뒹구는 버려진 열쇠고리같은, 아무도 주워가주지 않을 인생이더라도 살아갈거라고
아 선생님이나 뵈러가서 인사드려야겠다. 케이크라도 한 조각 들고...
I'm strumming on the corner About to catch last the train home I'll have to jump the barriers So can you spare a penny for my thoughts I've been praised upon the pavements Passers by don't pay much Chased away by neighbours Seen things you couldn't make up If these streets could talk They'd tell a story or two I'll paint a picture for you I can tell you what it feels like To lose your home on a cold night Can you see the blood in my red eyes Have another toke, we'll forget life So come and fly away with me To a place wher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We can bottle up our fear Brew a taste so sweet Knock us off our feet And we'll Burn our troubles Inhale them all Paint the future on a fractured wall So come and fly away with me To a place wher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Still in the station when I wake up I missed the last train home Jump back over the barriers No one's got a penny for my flaws I'm asleep upon the pavement Passersby don't say much, tutted at by strangers Dreamt things you'd never dream of If these streets could talk they'd tell a story or two I'll paint a picture for you I can tell you what it feels like To lose something you love on a cold night As the cars roll by under the street lights There's only one way I can forget life So come and fly away with me To a place wher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We can bottle up our fear Brew a taste so sweet Knock us off our feet And we'll Burn our troubles Inhale them all Paint the future on a fractured wall So come and fly away with me To a place wher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These streets I'm walking They've started talking to me Can't you see? There's only one way outta here We have to face the things we fear And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Yeah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So come and fly away with me To a place wher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We can bottle up our fear Brew a taste so sweet Knock us off our feet And we'll Burn our troubles Inhale them all Paint the future on a fractured wall So come and fly away with me To a place wher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We could be anyone we wanna be
옛날에 꾸준히 레스 달아주던 어떤 레스주가 있었어. 구레딕 사이트 없어진 걸로 그 레주랑은 인연이 끊겼지만 난 아직도 가끔 그 레주가 달아줬던 가슴 아리게 다정했던 위로 메시지를 곱씹는다. 당신의 한 순간의 친절과, 이름도 모르는 나에게 베풀어줬던 그 상냥함에 기대서 또다른 하루를 넘기는 내가 이 세상에 아직 있어. 몇 년이고 지났지만 난 당신의 다정함을 기억해. 부디 그 레주가 알아줬으면 좋겠다. 그냥 이 곳이 아닌 어딘가에 있기를 소망하면서, 휴대폰 화면을 기계적으로 새로고침하던 5년 전의 나에게 당신이 얼마나 큰 구원이었는지 모른다고. 우울에 이끌리는 건 또다른 우울이고 그래서 지금의 나는 당신도 나와 비슷하게 어딘가 결핍을 안은 인간이었을 것임을 알고 있다. 그리고 그래서 더욱 나는 당신의 그 따뜻함을 기억한다. 난 당신이 살렸다. 죽지 말라고 살아달라고 내가 보는 너는 정말 착한 사람이라고 세상이 아름다운 이유에는 네가 이 세상에 존재함도 있다고 말해줬던 그 상냥함이 아직도 날 지탱하고 있다. 그리고 나에게 당신이 구원이었듯 당신에게도 또다른 사람이 곁에 있어주기를 바란다. 어쩌다 스쳐지나간 한 순간의 만남이었지만 당신의 다정함을 기억하는 내가 지금 여기 있고 아직도 살아있다.
아... 독립하고 싶어...
가진 게 없는 인간이라 되려 가진 것에 집착하는구만...
종강하면 시집이나 잔뜩 빌려서 공원 벤치에서 읽어야지
There's a fork in the road in front of me At the crossroads of identity The Devil is standing to the left He says "Either way, they both lead to death." And the high road's steady and steep And the low road's easy and deep Guess I'll follow, follow, follow my feet Guess I'll follow, follow, follow my feet I've a friend who lies and steals and cheats Always taking more than he can eat He says "To get what I want, I would probably kill If I don't take it, somebody else will." And the high road's steady and steep And the low road's easy and deep Guess I'll follow, follow, follow my feet Guess I'll follow, follow, follow my feet There is no time Falling behind Plant harmony Or burn the tree I have a friend who loves humanity Braves bullets in war-torn countries He traded a life of wealth to help the poor and ill He says "If I don't do it, nobody will." And the high road's steady and steep And the low road's easy and deep Guess I'll follow, follow, follow my feet Guess I'll follow, follow, follow my feet I don't know where I don't know where Where my path will lead But I'll follow my feet And hopefully they'll keep me on the ground And I'll keep walking to the sound Follow, follow, follow my feet Follow, follow, follow your feet
마크 로스코 전시회에서 눈물 뚝뚝 흘렸던 거 생각난다.
정말로 엄마가 나한테 자아의탁 좀 그만했으면 좋겠다
결국 예쁜 게 너무 좋아...
진짜 아름다운 거에 환장하고 너무너무 사람이 탐미주의적인데 내 손으로는 멋진 예술을 해내지 못해서 한스러움
아름다운 걸 너무 사랑하는데 난 그런 걸 못 만들어서 진짜 개서러움
과거에 썼던 글이 부끄럽다면 그건 내가 그 시기의 나 자신보다 나아졌다는 증명일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아마도 나는 나에게서 영원히 도망치지 못하겠지
어떤 수식어를 가져다 붙여도 결국 난 나겠지 내가 증오하고 사랑하는
어른이 되고싶다
올바른 사람이 되고 싶었어 그런데 어렸던 시절 내가 혐오했던 그런 사람이 되어버렸어 그게 역겨워서 눈물이 나
항우울제를 때려박아도
오늘은 그래도 내가 그렇게 싫지 않았다.
스물하고 셋.
정신과 상담을 다니기 시작했고 당장 불안발작 하나만 없어져도 굉장히 살만해. 우울한 건 어쩔 수 없지만, 흠.
난 결국 칭찬받고 싶어서 안달난 어린애일 뿐이야.
내 삶이 엉망진창으로 되돌릴 수 없이 망가졌다는 그 생각 자체도 망상이고 오만이었을 뿐일지도 모르겠어.
누군가의 눈에는 내 삶이 상당히 그럴싸하고 질투날 만한 것으로 비춰진다는 그 사실 자체가 너무 낯설어. 얼마 전에 처음으로 그 사실을 눈치챘는데 정말이지 그 감각은 생경하고 낯설고 정말이지 너무나도 간지러워서 말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모르겠더라고. 그냥 누군가가 나에게 긍정적인 대상으로써의 기대를 품고 있더라고. 그게 정말 정말 정말로 낯설고 생전 처음이라 당황스러운데... 미친 사람처럼 자꾸만 입가로 비실비실 웃음이 배어져 나오는 거야. 행복하고 즐거운 거야. 머릿속 한켠으로는 난 그런 기대를 받을 인물이 아니라고 끝없이 부정하고 있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야, 정말 행복했어.
살아갈 수 있을까? 살아갈 수 있겠지. 난 항상 술에 취하거나 우울에 취해 이 스레로 돌아왔고 그 때마다 난 내일의 나에게 죽지 말아달로고 부탁했어. 그리고 난 끝없이 난 마법처럼 그냥 나아질 수는 없는 인간일 뿐임을 확인해야 했어. 아무리 어제의 내가 나아져달라고 죽지 말아달라고 부탁해도, 난 어제의 나와 똑같은 충동을, 그러니까 자살충동과 자기혐오를 품고 이 자리로 돌아오는 짓을 되풀이했으니. 이건 도돌이표만 영원히 되풀이되는 지루한 교향곡 같지. 그 누구도 좋아해주지 않을. 근데 아무래도 상관없지 않냐. 그냥 이게 내 삶이고 내 20대임. 그냥 이게 내 삶임. 이거 하나 긍정 못해서 마포대교 가서 난간 붙잡고 질질 짰고 타이레놀 치사량까지 모아두고 고민했던 거임. 난 그냥 시발 똥멍청이고 앞으로도 이런 똥멍청이로 살아가겠지. 멍청한 새끼. 진짜 제대로 취했나보다. 솔직히 지금 오타 없이 자판 치고 있다는 그 사실이 기적임. 하지만 뭐 어쩌겠어ㅎㅎㅎ 이런 변두리 사이트의 변두리 일기 따위는 아무도 신경쓰지 않을텐데, 그냥 하고 싶은 말 다 쓸래. 난 절대로 안 뒤질거야. 진짜 절대 자살 안할거야. 15살 17살 19살 21살의 지금 이 나보다 어렸던 '나'들이 이겨내고 살아남은 게 나야. 지금의 나보다 훨씬 어렸지만 용감하고 대단했던 그 여자애들이 살아남아 만들어낸 게 나야. 난 걔들한테 미안해서라도 안 뒤져. 내 삶은 망가지지 않았다고 내 망상이라고!!!!!! 좆같은 피해망상과 고장난 뇌와 어딘가 삐끄덕대는 신경계 약물과 알코올 없으면 한 순간이라도 행복해지지 않는 정신, 우울증과 불안장애와 공황발작과 대인기피증 기타 등등 etc!!!! 시발 어쩌라고!!! 걍 살거임. 진짜로 살거임. 난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보통 사람 연기 따위를 잘 하고 있었더라고! 아무도 내가 이상한지 모르더라고! 아무도 날 우울증 환자로 의심하지 않아주더라고! 머릿속이 썩어들어가는 거 정말 아무도 모르더라고! 그러니까 이제 걱정 안해도 돼. 난 생각보다 정말로 잘 연기를 해왔던 거였어 나 어색하고 이상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는 것 같아! 아무도 날 미치광이라고 생각하고 있지 않았어 와!!! 나 정말로 잘 연기하고 있었어 난 누가 봐도 밝고 즐겁고 행복해 보이는 인싸래!!! 기분 존나 복잡하네 기쁘긴 한데 이걸 기뻐해도 되는 걸까? 내 내면의 어린애가 질질 짜고 있어 이거 전부 연기라고 날 좀 알아달라고 근데 그걸 절대 들키기 싫어
이렇게 열등감과 질투심에 가득 찬 게 나라는 사실 따위는 정말 죽어도 들키기 싫었어 미안해
회로가 고장난 기분이야
성격을 연기하기 시작한 게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해 15살 때였어. 더 이상 왕따당하기 싫었어. 그래서 억지로 웃고 오버하고 농담하고 밝고 쾌할한 척 원래부터 나대는 새끼인 척 연기를 했어. 그러다가 정말로 그게 내 성격으로 굳어져 버렸는데 사실 난 아직도 그런 내가 너무 낯설어. 난 결국 낯가림 심하고 조용하고 혼자서 풀잎 들여다보는 걸 가장 좋아하는 어린애라고. 말 많고 유쾌하고 즐거운 사람이 아니라고. 근데 이런 구구절절한 나 개인의 TMI 따위 늘어놓아봤자 그냥 찌질한 넋두리일 뿐이잖아? 이제는 한참 오래 전 얘기인데 얘기해봤자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잖아? 내 상처나 오래되고 오래돼서 눌러봤자 아프지도 않은, 그냥 거기 있을 뿐인 흠 따위 남한테 보여줘봤자 그 누구의 흥밋거리도 아니잖아? 이해받고 싶지만 사실 내 사정 따위는 누구의 관심사도 아니잖아. 아니 그 사실에 불만이 있는 게 아니고 그냥 그렇다고. 별 불만 없어. 그냥 원래 그렇잖아.
날 이렇게 만든 가해자 놈이랑은 얼굴 보고 얘기 주고받을 수 있어 이젠. 하지만 그 옛날 얘기는 꺼내기 싫어.
평생에 걸쳐 유년기를 아파하며 보내게 되는 걸까?
나아가지를 못하겠어
남들에게는 당연한 일상 하나하나가 너무나도 견디기 어려워
여기가 아닌 어딘가 지금이 아닌 언젠가 내가 아닌 누군가
이 세상 사람들 그냥 다 정말로 행복했으면 좋겠어 그냥
정말로 다들 행복했으면 좋겠어
괜찮아. 내일 케이크 먹으러 가자.
내 삶을 모에화하는 짓 따위에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지만, 사실 나는 내 삶을 어떻게든 인정하고 싶고 내 삶에 어떤 의미라도 부여하고 싶다.
어떻게 해야 어른이 될 수 있는 걸까.
대단한 사람은커녕 제대로 된 사람조차 되지 못했다. 사람을 대하는 법도 모르고 일단 자기 자신을 대하는 법도 모르겠다. 실패하는 법은 너무 잘 아는데 다시 시작하는 법은 잘 모르겠다. 쌓아놓았던 것을 까먹어간 끝에 이제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못하겠다. 남을 탓하는 능력만 나날이 늘어간다. 구멍난 그릇처럼 아이큐가 줄줄 새어나오는 느낌이다. 알코올중독, 우울증, 공황장애, 사회성 결여. 내가 폭력적이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아직 누군가를 미쳐서 해치지는 않았으니까. 그런데 이러다가는 정말 미쳐서 누군가를 다치게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문득문득 내가 받는 스트레스를 뭐에라도 터뜨리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그런 충동이나 내가 지금 정말 힘들다는 둥의 피해의식이 간헐적으로 차올라 도덕성이나 사회화가 쌓아둔 둑 너머로 범람할 때가 있다. 이러다가 선을 넘을지도 모르겠다는 걱정이 가끔씩 든다. 요즘의 나는 예전의 내가 상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나 자신의 사회적 평판을 깎아먹고 있으니까. 미쳐간다는 걸 실감하고 있다. 이러다가 정말 나 자신이나 누군가를 다치게 할 것 같다. 혼잣말을 중얼거리면서 자해 비슷한 짓을 하다가 정신을 차렸던 적도 있다. 돈이 부족해서 약을 끊고 2달 정도 지났는데 그 때문인가.
삶이 무섭다. 죽는 것도 무섭다. 그런데 사는 게 더 무섭다. 이런 하루하루를 견뎌갈 방법을 찾지 못하겠다. 아무것도 즐겁지 않고 그냥 지루하다. 술 퍼마시고 미친듯이 울어젖히는 게 그나마 제일 재밌는 짓이다. 글자가 잘 읽히지 않는다. 집중을 못하겠다. 그냥 멍하게 누워 시간을 보낸다. 킬링타임이라는 숙어에 정말 어울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사실 나날을 보낸다는 것보다는 나날을 소모한다는 표현이 더 걸맞겠다. 정말, 정말 다 끝내고 싶다. 굳이 죽고 싶은 건 아닌데 이 모든 걸 끝내는 방법이 자살 말고는 달리 없어서 그런가 자꾸 평범한 일상 중에 위험한 생각이 불쑥불쑥 든다. 나도 내가 행복했으면 좋겠다. 우울증에 걸린 친구의 한없는 넋두리에 지쳐가는 것처럼 나도 나 자신의 이런 징징거림이 슬슬 지겨워진다. 근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정말 모르겠다. 내가 싫어.
내가 나만 아니라면 그 무엇이라도 괜찮을 것 같다 정말로.
내가 정말 너무 싫다.
이 징그럽고 역겹고 어디 내놓기 부끄러운 나 자신이 너무 싫어서 죽여 없애야만 한다고 느낀 적 있어?
내 외모가 싫고 성격이 싫고 사상이 싫고 하는 일이 싫고 목소리가 싫고 입는 옷이 싫고 지난 세월이 싫고 내 무능력함이 싫다. 이 세상 그 누구도 나보다 나를 더 싫어하거나 한심하게 생각할 수는 없을 게 분명하다. 이겼다 개새끼들아.
정신병이 아주 레이어드를 쌓아올리며 다양해지고 깊어지고 숙성되고 씨발 지들끼리 내 뇌 안에서 염병을 떤다
내가 진짜 너무 싫어서 미칠 것 같아
한심하고 나약하고 멍청하고 잘하는 거 하나 없는 욕먹어도 싼 개자식
자아존중감이고 개뿔이고 이딴 걸 좋아한다는 생각만 해도 구역질이 난다고 씨발 나도 날 좀 좋아하면서 살고 싶은데 이딴걸 왜 좋아해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누군가를 상처입히는 거나 불편하게 만드는 것 말고 더 있냐? 너 니 불우한 과거를 남들 상처입히는 걸로 보상받고 싶어서 작정했냐? 허언증에 걸린 낯부끄럽고 역겨운 놈아 남 탓이랑 폭음 말고 니가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냐? 실패 기록에 니 이름으로 서명된 새로운 페이지를 추가하는 거? 뭘 포기하는 거?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거? 너한테 관심을 보인 사람들한테 거리감도 못재고 달려들어 제발 나 좀 살려달라고 벌벌 떨면서 비는 거? 니 결핍을 왜 남들이 책임져야 하냐고 왜 멀쩡한 사람인 척도 못하냐고 제발 정상인 흉내라도 내라고
다시 시작하고 싶다 전부 다
치사량의 아스피린을 모았던 날 밤이 기억난다
제발 그만해 제발 진짜 왜 이러고 살아
칭찬받고 싶냐 쓰레기 새끼야
술에서 깨는 게 너무 무섭다 이 끔찍한 기분이
학력 씨발씨발씨발 서울대 떨어진 콤플렉스로 4년을 질질짜는게 말이되냐
뇌가 줄줄 녹아서 귀로 흘러나올 것 같은 기분이다. 아빠한테 맞아서 귀가 찢어진 채로 학교에 갔던 날 화장실에서 울면서 이런 기분을 느꼈었다. 사랑니 뽑아서 얼굴 부었다고 친구들한테 웃고 같이 셀카 찍은 뒤에 혼자 화장실 구석에 앉아서 나도 너희처럼 그냥 행복하고 싶다면서 자기연민에 빠져서 나 말고 온 세상 다 부러워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난 아직도 그런 자기연민을 한다. 근데 뭐 어쩌라는 거냐고. 태어날 때부터 실패자였으면 어떻게 살았어야 했을까. 난 내가 쇳소리를 견딜 수 없어하고 버석대는 촉감에 기겁하고 음식을 잘 못 먹고 사람 눈을 못 마주치고 유독 감각에 민감한 게 내 뇌가 그런 꼬라지라서 그랬다는 걸 2년인가 전에야 간신히 알았다. 그리고 나도 가능하면 이렇게 태어나기 싫었다. 고흐 말마따나 광기가 선택지였으면 내가 굳이 골랐겠냐고. 태어날 때부터 내가 될 수 없는 것 할 수 없는 게 정해져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살고 싶었다. 그냥 노력하면 다 된다고 계속 믿으면서 살고 싶었다. 절대적인 벽 앞에서 미친듯이 두드리고 피 날 때까지 이마를 찧어대다가 잉잉 추하게 울면서 돌아서는 경험 안 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런 추한 실패자 새끼들한테 그냥 다시 해보면 된다고 니 노력 문제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그냥 호의로 조언해보는 삶 나도 씨발 진짜 살고 싶었다. 그런 새끼들 부러워하지 않아도 되는 삶, 나같은 새끼들 이상하다고 취급하는 삶 나도 살고 싶었다. 항우울제 일주일치랑 진통제를 있는 대로 술이랑 같이 목구멍으로 넘기고 내일 살아서 일어날 수 있을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쪽이든 상관없겠다고 생각하면서 잠드는 삶을 누가 원했겠냐고. 이딴 삶 모르고 태어나서 그렇게 죽는 사람들 널렸잖아 나도 그냥 그렇게 살고 싶었다고 대가리가 이 꼴인 삶 말고. 나도 그 순진하고 선량하고 무지한 사람들로 살고 싶었다고 자기관리와 의지의 문제라고 말할 수 있는 삶 살고 싶었다고 나도 내 인생의 가해자였던 새끼들처럼 살고 싶었다고 나도 나같은 놈들 동정하면서 살고 싶었다고
누가 이런 걸 선택해? 누가 이런 걸 원해서 해? 나도 당신들처럼 생각하면서 살고 싶다고 함부로 남 재단하면서 살고 싶다고. 남을 함부로 재단하지 않는 사람들은 타인의 재단에 자기 인생이 갈기갈기 조각나 평가된 뒤 조각보처럼 꿰어맞춰진 적 있고 그래서 피 본 적 있는 사람들이잖아. 그런 경험을 해야만 남의 인생을 함부로 판단하지 않을 수 있는 거면 나도 그냥 아무렇게나 남을 평가하면서 살고 싶었음. 그런 경험은 안하고 싶었다고. 직장의 댁들이 웃으면서 예의 '그 미친놈' 뒷담깔 때 미치는 줄 알았어 남의 인생을 왜 파편만 보고 모든 걸 안다는 듯이 단정지어 씨발 개부럽다 나도 진짜 그렇게 살고 싶었어 나도 진짜 순진하고 선량한 가해자 새끼로 살고 싶었어 소수자가 아니라서 소수자한테 공감 못하고 살고 싶었음. 내가 정신장애가 없었으면 내가 과연 장애인 시위에 관심을 뒀겠냐는 것과 같은 맥락이라고 내가 폭력을 안 당했으면 나같은 인성쓰레기 새끼가 과연 그런 문제에 신경이나 썼을까 근데 사실 신경쓸 필요 없는 선량한 강자이자 방관자이자 가해자이고 싶었음 이 모든 상황의 당사자이기 싫었음 정말 싫었음 장애인들 시위하는 거 보며 왜 남한테 민폐 끼치냐고 너희도 똑같다고 말하며 기울어진 저울에 아무런 죄의식 없이 무게를 달 줄 아는 그런 유형의 사람이고 싶었어 정말 나 진짜 그러고 싶어 나 안 착한데 그냥 내가 피해자이기 싫어 안다는 건 이 문제의 당사자라는 거라서
내가 진짜 싫다 우리 엄마도 날 나보다는 덜 싫어하겠네
나라는 새끼가 총체적으로 역겨움
이러는 주제에 또 이중적으로 일그러진 도덕적 잣대 누군가한테 들이댈 거라는 게 진짜 시발 너라는 새끼는 뭐가 문제냐
룸싸롱 가서 인권 토론하는 검사놈들이랑 니가 뭐가 다르냐
룸싸롱 가서 인권 토론하는 검사놈이 넌 되고 싶었겠지 되고 싶었던 건 '룸싸롱에서 인권 토론'할 줄 아는 무지하고 선량하고 스스로를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삶을 산 사람이랑, '대한민국 최고의 권력자 중 하나: 검사' 양자 모두였겠지 쓰레기같은 놈.
근데 사실 이중적인 새끼가 되는 건 초과달성했음, 고등학교 때 공부 잘한 걸로 평생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믿는 학벌지상주의자 a.k.a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역차별 운운하는 멍청이들 싫어하는 주제에 너 니가 고등학교 때 공부 잘했다는 걸로 뭐라도 얻어먹고 싶어서 안달났잖아
I'm sinking, I'm sinking I don't know what the hell I was thinking My past mistakes are draped in my shame I never thought I'd be in my twenties Hoping desperately to amount to something Marking down the days Will these things ever change? Or will they stay the same? So here I am With my heart in my hands Searching for the chance To be something more I fear that it's gone And I've tried my best to hold on But I'm slipping now With no one to catch me My heart beats in time With the sound, with the sound A ticking clock constantly counting down I never dreamed I'd be in my twenties A hole in my chest that left me with nothing Old memories up in flames Only myself to blame Can you remember the day? When we told ourselves That we would never be like them Another spoke on a wheel of bullshit I promised you That there was way more to life than this I swear I tried so hard Can't believe it's all falling apart I fought to get this far Only to fail, only to fail So here I am With my heart in my hands Searching for the chance To be something more I fear that it's gone And I've tried my best to hold on But I'm slipping now With no one to catch me I've tried so hard To feel just like I used to I'd rather feel this pain Than nothing at all I've fought so hard To try and break the cycle A failure I'm forced to meet Each and every day
차라리 미리 말해주지 그랬어요.
아무도 날 이해하지 못했으면 좋겠는데 누구라도 날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누구라도 좋으니 내가 당신같은 사람이 될 수 없다는 걸 미리 말해주지 그랬어요.
내 손으로 지옥을 만든 뒤 거기 둥지를 틀었음
인권운동가나 환경보호활동가가 되고 싶었고 국제사면위원회나 국회에서 일하고 싶었고 밀렵감시단이 되고 싶었던 적도 있었고 씨 셰퍼드에 들어가고 싶어서 진지하게 항해사로 진로를 잡을까 생각했던 적도 있었다
그 어떤 목표도 그 누구에게도 진지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난 여전히 7살의 내가 밀렵감시단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쏟아졌던 비웃음을 기억하고 12살의 내가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 받았던 그 비꼬는 시선을 기억한다
난 씨발 쓰레기 새끼야
옳은 사람이 되고싶었다
24살 멍청이
처음으로 죽겠다고 작정했던 날을 기억하고 있다. 충동적인 건 아녔다. 난 열여덟이었고, 그 날 하루종일 내 지난 삶을 곱씹으며 보냈다. 결국 남는 거라고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 하나뿐이었다. 어떻게 헤야 엄마가 덜 상처받을지 끝없이 고민하며 그날 하루를 보냈다.
어쩌면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아니라 처음으로 진지하게 나 자신을 살해할 결심을 품었던 날에 대한 얘기다.
굳이 살해란 표현을 쓴 이유는, 대상이 나든 타인이든 사람을 죽이려면 생각보다 고려할 게 많았다는 그 점 때문이다. 투신하려니 옥상 문이 잠겨 있었고 한강물에 뛰어들려니 이미 한번 실패했었고 약 과다복용에는 자신이 없었고 면도칼로 손목을 긋는 건 너무 아플 것 같았다. 치사율이 높으면서도 안 아픈 방법을 찾아 골몰했다. 삶이 너무 아팠다. 더 이상 아프기 싫어서 죽고 싶었고, 그래서 안 아프게 죽고 싶었다. 국소마취제를 찾아 인터넷을 떠돌았다. 어중간하게 장애만 남아 살아남는 게 내 최악의 미래였다. 확실히 죽고 싶었다.
그 날에 난 처음으로 내 삶을 차근차근 되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평소의 나는 나 자신을 처음부터 끝까지 혐오했었다. 내가 찍힌 사진도 내 목소리가 녹음된 파일도 전부 피했다. 그러니 내 옛 기록을 들춰봤던 건 그 날이 처음이었다.
처음으로 꺼냈던 건 어린 시절 일기장이었다. 엄마가 썼던 내 영아기 육아일기는 일부러 피했다. 일기장 안의 나는 학교생활에 대한 슬픔, 가족에 대한 원망으로 범벅된 내용만을 서술하고 있었다. 누구와 친해지고 싶지만 그러지 못했다. 엄마는 내 편을 들어주지 않는다. 엄마가 나에게 너 왕따냐고 물었다. 그게 너무 슬펐다. 내가 아니고 싶다.
그 다음은 중학생 시절의 노트였다. 골자는 비슷했다. 원망의 글만이 잔뜩이었고 이렇게 살기 싫다고 애걸하는 글도 있었다. 나 자신을 혐오하는 글이 반이고 엄마에 대한 원망이 그 반의 반 정도는 됐다. 이상한 건데 날 멈춰세운 건 내가 적었던 내 소설의 시나리오였다. 내가 지금 죽으면 이 이야기의 뒷이야기를 아무도 모를 것이라는 그 사실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냥 그게 너무 와닿았다. 한 사람의 상실이 얼마나 크고 다면적인 의미를 가지는지 알았던 순간일지도 모르겠다.
술 없이는 잠들 수 없었던 수많은 밤들, 나 자신을 으깨 죽이고 싶었던 수많은 날들, 그냥 나만 아니라면 무엇이든 괜찮다고 빌었던, 다만 지금의 내가 아니게 해달라는 그 비참하고 형용할 수 없는 자기혐오.
내가 죽으면 내 미래의 모든 가능성이 없어진다는 걸, 그러니까 내가 구상했던 소설의 뒷이야기를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내가 하늘을 올려다보며 했던 생각을 아는 사람도 아무도 없고 내가 딸기 케이크를 얼마나 좋아했는지 아는 사람도 없고 내가 생각했던 모든 미래나 생각이 어땠는지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진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던 게 그때였다. 내가 사라진다는 건 내가 파란 하늘을 얼마나 좋아했고, 그 하늘을 사랑할 계기를 만든 추억은 무엇이었고, 한때 어떤 동화책을 읽었고, 그 동화책의 표면을 쓸며 무슨 생각을 했었고, 난 낡은 종이 냄새에서 무엇을 연상하고, 무슨 생각을 하며 낡은 책 향기가 나는 도서관 구석에서 울었으며, 그렇게 울었던 날 무슨 일이 일어났었는지 기억해주고 알고 있는 누군가가 죽는다는 의미였다. 내가 죽는다면 아무도 그 모든 것을 모른다는 의미였다. 그냥 내 모든 세월과 역사가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그게 비록 아무 의미 없더라도 그걸 아는 유일한 인물인 나 자신이 사라진다는 의미였다. 그게 무서웠다.
잊혀지고 싶지 않았다.
그게 죽음보다 더 무서웠고 죽음으로 가는 여정보다 더 무서웠다. 당장 지금 이 난간에서 뛰어내리면 내 두개골은 박살나고 갈비뼈는 뒤틀려 폐를 찌를 것이며 난 위장이 터져 토사물과 피를 게워내며 죽어갈 것이란 그 사실보다 더 무서웠다. 난 위대한 작가가 되고 싶었고 예술가가 되고 싶었고 정치인이나 인권활동가나 환경운동가가 되고도 싶었는데, 그게 되지 못할까, 혹은 내가 기대했던 대단한 나 자신이 되지 못할까 무서워서 죽고 싶었는데 그 순간에는 그런 위대한 나 자신을 꿈꾸었던 나를 기억해줄 수 있는 존재가 나뿐임에 온 생각이 쏠렸다. 잊혀지고 싶지 않았다. 정말 잊혀지기 싫었다. 난 울면서 난간을 잡고 무너졌다. 잊혀지기 싫었다.
그 순간이 내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모르겠다.
난 그 순간 내가 죽음에 가까웠음을 안다. 난 항상 내 삶에 별 가치를 두지 않았었다. 당장 차에 치여 죽어도 상관없었다. 살 이유도 죽을 이유도 딱히 없었다. 하지만 그때 그 시절만큼 죽음에 가까웠던 적도 별로 없다. 죽고 나서 추해 보일까 무서워서 혼자 전에 썼던 물건들을 처분하던 18살 무렵.
난 진심으로 죽고 싶어했다고 생각한다. 아끼던 책들을 주변 사람들에게 나눠줬다. 주변 사람들에게 잘 대해줬다. 예쁜 편지지 수십장을 사고 유서를 몇 번이고 고쳐 적었다. 어떻게 해야 엄마가 덜 아플지 수없이 고민하면서도 죽을 생각은 고치지 않았다. 칼을 종류별로 구해 늘어놓고 가장 빠른 자살법을 따졌다. 높은 빌딩들을 지날 때마다 어디가 가장 죽기 좋을지 고민했고 평범한 일상의 모든 순간 어떻게 죽어야 하는지 생각했다. 울지도 않았고 비명을 지르지도 않았고 건조한 정신으로 이 삶을 끝낼 효율적인 방법만을 고민했다. 나 자신이 쓰레기에 어리석은 놈이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내가 죽어야 한다는 생각이 내가 쓰레기에 어리석은 놈이라 잘못 선택한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었다. 그냥 이 실패한 나 자신을 죽어 없애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많이들 죽는다는 마포대교에 갔었다. 아스피린을 치사량까지 사모았다. 면도칼로 팔목을 그었다. 높은 건물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봤다. 아무 감상적인 생각도 없이 그냥 죽겠다는 목적 하나만 가지고 그랬었다. 이미 감상이니 뭐니는 혼자 충분히 했었고, 고민도 충분했고, 그냥 죽겠다는 결심만 남아 있었다. 그러다가 난 이렇게 죽으면 아무도 날 기억해주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었던 거다.
이대로 죽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신변정리를 끝냈고 심지어 옷도 갈아입었고 마지막으로 먹고 싶은 것도 먹었다. 집에는 아무도 없었고 뛰어내리면 모든 걸 끝낼 수 있었다. 날씨가 어땠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다만 늦여름 즈음이었던 건 기억이 난다. 난 난간에 걸터앉아 아래를 노려봤다. 죽을 이유는 달리 없었지만 살 이유는 더더욱 없었고 난 나 자신을 견딜 수 없었다. 이딴 이유로 죽는다면 세상 모두가 비웃을 것임을 알았지만 그걸 감수하더라도 정말 살기 싫었다. 유서는 책상 위에 놓여 있었고 휴대폰은 공장초기화를 했다. 난 죽고 싶었고 정말 그랬다. 하지만 난간 위로 기어올라가는 그 순간조차 '누군가 날 말려줬다면 안 이랬을 거야'라는 생각을 했었다. 한심하게도.
그러다가 죽는다는 게 진짜 뭔지 알아버렸다. 내 과거부터 내가 꿈꿨던 미래까지의 모든 것을 내 손으로 지워버리는 게 자살이라는 걸 알아버렸다. 그 순간부터 난 죽음을 지나치게 무겁게 받아들이게 되어버렸다.
자살이 살해임을 받아들인다는 건 막연하게 죽음에 대한 환상을 품는 단계에서, 칼이 지방층과 힘줄을 자르는 감각과 찢어지는 고통과 흐르는 피의 감촉을 받아들인다는 뜻이었다.
난 그 당시의 나를 가볍게 여기고 싶지는 않다.
유서를 고쳐쓰며 엉엉 울었던 그 여름의 내가 불쌍해서라도 그 결심을 흑역사 취급하고 잊고 넘기기는 싫다. 싫든 좋든 그 애에서부터 내가 나왔으니까 더더욱. 어떻게든 남겨질 글을 덜 부끄럽게 꾸미려고 수없이 초고를 쓰고 수정하다 결국 엉엉 울음을 터뜨린 18살 그 애를 내가 보듬지 않으면 누가 보듬겠나는 걸, 지금에야 알았으니까.
난 그 때 정말 진지했다. 어린 시절의 모든 고민이 그렇듯이. 그 고민들은 어른들에게 이해받으려고 존재하는 게 아니다. 오롯 혼자만의 것이다.
그냥 뭔갈 힘부로 얘기하기 싫다. 언어로 정의하는 즉시 그건 결코 그 이상이 되지 못하니까.
술을 마시고 토한다 나 자신을 감당하질 못하겠다 자기미화의 파편조차 없이 사막같이 건조한 자기혐오의 하루가 또 흐른다 자기미화란 껍데기고 자기연민이란 가식이다 하다 보면 지쳐서라도 그만두고 결국에는 그 밑바닥 자기혐오라는 정직함이 드러난다 내가 너무 싫고 나를 싫어하는 나 자신이 무서워서 어떻게든 이 감정을 포장하려 해봤자 반짝이는 셀로판지로 칼날을 썬 격이라 상처의 결을 너덜하게 할 뿐 결과를 바꾸지는 못한다 난 결국 날 혐오하고 이런 나를 죽일 수 있다면 죽을 수 있으리라
[Verse 1: ZAYN] Not tryna be indie Not tryna be cool Just tryna be in this Tell me, are you too? Can you feel where the wind is? Can you feel it through All of the windows Inside this room? [Refrain: ZAYN] 'Cause I wanna touch you, baby And I wanna feel you too I wanna see the sun rise on your sins Just me and you [Pre-Chorus: ZAYN & Sia] Light it up, on the run Let's make love tonight Make it up, fall in love, try (Baby, I'm right here) [Chorus: ZAYN & Sia] But you'll never be alone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Baby, I'm right here I'll hold you when things go wrong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Baby, I'm right here [Post-Chorus: ZAYN & Sia]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Baby, I'm right here [Verse 2: ZAYN] We were shut like a jacket So do your zip We would roll down the rapids To find a wave that fits Can you feel where the wind is? Can you feel it through All of the windows Inside this room? [Refrain: ZAYN & Sia] 'Cause I wanna touch you, baby I wanna feel you too I wanna see the sun rise on your sins Just me and you [Pre-Chorus: ZAYN & Sia] Light it up, on the run Let's make love tonight Make it up, fall in love, try (Baby, I'm right here) [Chorus: ZAYN & Sia] But you'll never be alone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Baby, I'm right here I'll hold you when things go wrong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Baby, I'm right here [Bridge: ZAYN & Sia] Girl, give love to your body It's only you that can stop it Girl, give love to your body It's only you that can stop it Girl, give love to your body It's only you that can stop it Girl, give love to your body Girl, give love to your body [Chorus: ZAYN & Sia] But you'll never be alone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Baby, I'm right here I'll hold you when things go wrong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Baby, I'm right here [Post-Chorus: ZAYN & Sia] I'll be with you from dusk till dawn Baby, I'm right here
Maybe I'll just be fucked up forever Should have figured myself out by now And I don't want to tear myself open, no But it's hard to care when you bleed out So won't you break me down, break me down Make me get better I confess I'm a mess, some kind of error Well, maybe I was destined to disappear We're just a room full of strangers Looking for something to save us Alone together, we're dying to live and we're living to die Dying to live, living to die We're just a room full of strangers (strangers, strangers, strangers) Well, I guess my guardian angel missed the memo 'Cause we're walking on razors again And we swore to God we'd never let this happen, no We've dragged ourselves through hell and we'll be damned if we go back Break me down, break me down, make me get better I confess that I'm a mess, some kind of error Well, maybe I was destined to disappear We're just a room full of strangers Looking for something to save us Alone together, we're dying to live and we're living to die Dying to live, living to die It never stops, can't erase this So cross out my eyes, tear the pages 'Cause you and I we're just dying to live and we're living to die Dying to live, living to die It never stops, it don't Where did we go? We're all alone, all alone No place like home Take us back to yesterday SOS Save us from ourselves We're just a room full of strangers Looking for something to save us Alone together, we're dying to live and we're living to die Dying to live, living to die It never stops, can't erase this So cross out my eyes, tear the pages 'Cause you and I we're just dying to live and we're living to die Dying to live, living to die We're just a room We're just a room We're just a room full of strangers Strangers (Just wonders)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것 같은데.
재활중임.
언젠가는 더 나아질 수 있을거란 믿음이 내 목을 죌지 모르겠지만 모르겠다 이게 나다.
오늘밤 저녁 식탁에서는 아무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다들 너무 화가 났으므로. 유일한 소음은 본차이나에 부딪는 순은의 챙그랑 소리와 다른 집 아이들이 밖에서 노는 소리뿐이지만 이것이 네게 시를 주리라. 부엌에는 긴장을 끊어낼 만큼 잘 드는 칼이 없고 할머니의 손은 떨리고 있다. 고기와 얌 스틱에 목이 메도 소금 좀 주세요, 속삭일 용기도 감히 낼 수 없지만 이것이 네게 시를 주리라. 아빠는 입으로 거친 숨을 몰아쉬고 오늘밤 아빠 자신도 확실히 잘 모르는 이유로 불꽃이 번쩍 튈 만큼 너를 때리기로 작정했다. 너는 피멍이 든 채 떠날 것이다. 너는 피멍이 든 채 떠날 테지만 이것이 네게 시를 주리라. 피멍은 산산이 부서지리라. 피멍은 산산이 부서져서 검은 다이아몬드가 되리라. 아무도 반에서 네 옆자리에 앉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네 인생은 잘 풀릴지도 모른다. 분명 처음에는 그러지 못하겠지만 하지만 그것이 네게 시를 주리라. 이르사 데일리워드의
Life is short, though I keep this from my children. Life is short, and I’ve shortened mine in a thousand delicious, ill-advised ways, a thousand deliciously ill-advised ways I’ll keep from my children. The world is at least fifty percent terrible, and that’s a conservative estimate, though I keep this from my children. For every bird there is a stone thrown at a bird. For every loved child, a child broken, bagged, sunk in a lake. Life is short and the world is at least half terrible, and for every kind stranger, there is one who would break you, though I keep this from my children. I am trying to sell them the world. Any decent realtor, walking you through a real shithole, chirps on about good bones: This place could be beautiful, right? You could make this place beautiful. Good bones.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롭다.
이 스레도 벌써 4년이 넘었구나.
연애를 하고 싶다기보다는 30분 내내 껴안고 있을 사람이 필요한 것 같아.
산 너머 고운 노을을 보려고 그네를 힘차게 차고 올라 발을 굴렀지 노을은 끝내 어둠에게 잡아먹혔지 나를 태우고 날아가던 그넷줄이 오랫동안 삐걱삐걱 떨고 있었어 어릴 때 나비를 쫓듯 아름다움에 취해 땅끝을 찾아갔지 그건 아마도 끝이 아니었을지 몰라 그러나 살면서 몇 번은 땅끝에 서게도 되지 파도가 끊임없이 땅을 먹어 들어오는 막바지에서 이렇게 뒷걸음질 치면서 말야 살기 위해서는 이제 뒷걸음질만이 허락된 것이라고 파도가 아가리를 쳐들고 달려드는 곳 찾아 나선 것도 아니었지만 끝내 발 디디며 서 있는 땅의 끝, 그런데 이상하기도 하지 위태로움 속에 아름다움이 스며 있다는 것이 땅끝은 늘 젖어 있다는 것이 그걸 보려고 또 몇 번은 여기에 이르리라는 것이 - 나희덕, 땅끝
정면을 보며 발을 구를 것 발목이 흔들리거나, 부러지거나 리듬이 흩어지거나, 부스러지거나 얼굴은 정면을 향할 것 두 눈은 이글거릴 것 마주볼 수 없는걸 똑바로 쏘아볼 것 그러니까 태양 또는 죽음 공포 또는 슬픔 그것을 이길 수만 있다면 심장에 바람을 넣고 미끄러질 것, 비스듬히 탱고극장의 플라멩코, 한강
살기 위해 허덕이며 음악이나 글자를 찾아다녀야 하는 순간이 있기 마련이다 어떻게든 마음 아래에 고인 이걸 긁어내려고 그 수은같은 서늘한 차가운 뭔가를 덜어내려고 살점을 짓누르고 폐에 고여 횡경막을 밑으로 내리누르는 듯한 이걸 뱉어내려고 뱉어낼 방법론을 갈구하는
이 세상 누구보다 내가 날 더 싫어함. 이것도 자기방어기제라고 부를 수 있나.
그것이 네게 시를 주리라.
My Way I'm just living for the moment I'm flying high on paper planes but they don't hold up Made mistakes but I'll be damned if I don't own them It's just tripping out on one I get sober The one I get sober Living fast in a daydream They can try but I'll be dead before they change me 'Cause my guitar's the only one that ever paid me If she tripping I'll be loving every single minute Long as I can say I did it My way, my way My way, my way Just go and get it, my way I know I did it, my way I say I did it My way, my way My way, my way I won't regret it, no way I know I did it My way, my way (Can say I did) (Can say I did) (Can say I did) (As long as I can say I did, say I did) Ain't saying I never get hopeless Things get crazy when it all gets out of focus On the days when we're together that's a bonus My darling we're just living for the moment Living for the moment Will you love me till you leave, yeah? Ya, never wanna stop you going somewhere Go and live the way you wanna, I will always love ya You know that your heart is in it Long as you can say I did it My way, my way My way, my way Just go and get it, my way I know I did it, my way I say I did it My way, my way My way, my way I won't regret it, no way I know I did it My way, my way (Can say I did) (Can say I did) (Can say I did) (As long as I can say I did, say I did) We only get one life so make this life beautiful One chance to make it worth while Just be alive, the story could be glorious Beginning to the finish, long as I can say I did it My way, my way My way, my way Just go and get it, my way I know I did it, my way I say I did it My way, my way My way, my way I won't regret it, no way I know I did it My way, my way (Can say I did) (Can say I did) (Can say I did) My way (As long as I can say I did, say I did, say I did) (My way, my way) (My way, my way) ... My way, my way My way, my way Just go and get it I know I did it, my way I say I did it My way, my way My way, my way I won't regret it, no way I know I did it My way, my way
뭔가를 증오하면서 사랑할 수 있다는 건 우리가 열다섯만 넘어도 알게되는 사실이고 난 그 모순된 감정을 내 삶에 대해 느끼고 있지
I got addicted to nightmares To the chill down my spine To shake the numbness I was running from my whole entire life But there's still time One day you will see That the bright lights shine on me And the dark side disappear And I'll shine like a star (star, star) I got addicted to hardship Adrenaline in my blood So sick, but then I was just relieved to feel a rush But I swear One day you will see That the bright lights shine on me And the dark side will disappear And I'll shine like a star We tried to light the world on fire Before it burns away Ignite a dream and enter wide awake One day you will see (you will see) That the bright lights shine on me (shine on me) And the dark side disappear (disappear) And I'll shine like a star One day you will see That the bright lights shine on me And the dark side disappear And I'll shine like a star
언제부터 내 삶이 잘못된 건지 알면 고칠 수 있을까?
딱히 죽을 이유는 없는데 살 이유도 없는 것 같다.
딱히 죽을 이유도 살 이유도 없다.
내 인생을 바꿔줄 한순간의 계기를 기대하는 게 잘못된 건 아니겠지만.
열등감과 자기연민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삶인 건 나도 안다. 어떻게 그렇게나 날 비참하게 만들 수 있는 말을 할 줄 아는 걸까.
애매하게, 무의식적으로, 나도 모르게, 그냥. 난 이 스레가 내 유서가 될 거라고 당연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내 정신과 상담 기록, 이 스레, 메모장에 남겨진 소설 주인공의 입을 빌린 처절하고 비참한 독백 따위가 내 유언이고 내 죽음을 감식하는 경찰들이 보게 될 글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자실은 하지 않겠지만.
내가 싫다는 감정에 대해서는 몇 줄이고 줄글을 쓸 수 있다. 내 에너지와 시간을 바치는 대상이 나 자신에 대한 자기혐오 하나뿐이니 당연하다.
난 내 목소리가 싫고 외모가 싫다. 생각이 취미가 사상이 과거기 현재가 미래가 싫다.
난 이런 날 증오하니 날 증오하지 않기 위해서는 죽일 수도 죽을 수도 있으리라.
죽지 않기 위해 내가 가진 모든 능력과 에너지를 투자해야 한다는 게 너무 끔찍해.
익숙한 제목이 보여서 들어왔어. 잘 지내나 궁금했는데 많이 힘들어보이네.. 요즘은 뭐하고 지내? 네 글을 좋아했었는데 지금 봐도 마찬가지네. 비록 세간이 말하는 아름다움과는 거리가 있을지 몰라도 네가 고르는 단어와 어간, 그리고 그다지 유쾌하지 않은 것들을 묘사하는 방식의 첨예함이 줄곧 시선을 붙들었어. 마냥 예쁘고 화려한 싸구려보다 좀 어둡고 칙칙해도 순간의 주의가 깃든 정교한 산물들 말이야, 난 그런 것들을 좋아해. 나에게는 내가 세상의 전부여서 내가 가진 모든 것들이 실존하는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던 때가 있었어. 남의 떡이 더 커보인다는 말이 여기에 쓰여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웃기게도 어느 순간 비슷한 것을 지닌 타인을 볼 때는 정반대의 감상을 느끼게 되더라. 아마 타인으로부터는 나와 그 사이 내가 결코 알 수 없는 간극 덕분에 뱉어진 것들만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일 거야. 어떤 때는 스스로에게도 그렇게 좀 무심해질 필요가 있어. 어차피 우리가 느끼는 모든 감각은 기만적이니까 조금은 외면하고 약간은 편집한다고 해서 특별히 가증스러울 것도 없다고 생각해. 그리고 난 네가 그렇게 해서라도 죽지 않았으면 좋겠어. 이렇게 다시 볼 수 있어서 다행이야.
>>492 안녕. 어떻게 내가 느낀 감정을 적어내려야 하는지 거진 3달을 고민했어. 별 대답한 글을 쓸 것도 아님에도 그랬어. 네가 쓴 글을 보고 내가 느낀 감정에 대해 너에게 전할 수 있기를 바랐어. 내가 네가 쓴 글에 얼마나 구원을 받았는지 말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어떤 말을 하든 내가 느낀 그 감사함과 감정을 표현할 수는 없갰지만 이 말은 하고 싶었어. 고마워. 그냥 살아달라고, 그 말을 얼마나 기다리고 있었는지 모르겠어. 네가 그렇게 말해준 이후 난 내가 바라던 게 '내가 살아줬으면 하는 누군가'임을 꺠달았어. 어찌됐든 살아달라는 그 말이 얼마나 상냥했는지. 네 말은 내 최후방어선이 되어줬고 내가 죽지 않을 면죄부가 되어줬어. 표현이 좀 과장되었다고 느낄지도 모르겠지만 이게 내 진심이야. 18살 이후 늘 존재했던 자살이라는 선택지, 죽음과 삶의 경계선 위에 앉아 다리를 흔들고 있었어. 죽으면 다 끝난다는 그 생각을 버리기 어려웠어. 정말 정말로 죽고 싶었고 도망치고 싶었어. 솔직히 난 아직도 살아야 한다는 당위성은 이해하지 못하고 있어. 그런 나에게 살아도 괜찮다는 말을 해준 건 정말 네가 처음이야. 고마워. 죽고 싶은 밤마다 네가 남긴 글을 꺼내보고 울었어. 내가 아직 살아있는 이유는 아마 네가 남긴 그 글 때문일지도 모르겠어.
어린 시절 기억을 떠올리다가 잘못 쌓은 탑의 기단을 떠올린 적 있어?
나중에 보께 지우지마 뀨
살아갈 핑계를 찾아 해매면서도 살아갈 이유를 대지는 못한다.
네가 곱게 살아서 그래, 라는 말로 내 절망을 간단히 일축해버렸던 친구가 있다. 그 애가 일말의 죄책감도 악의도 없이 그렇게 말할 수 있었던 것은, 사람의 삶은 너무나도 쉽게 무너질 수 있으며 타인은 그 사람을 옆에서 지켜보면서도 그의 삶이 조각나는 중임을 모를 수 있다는 그 당연한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리라. 그 애가 세상을 바라보는 그 단순한 시선이 역겨우면서도 너무나도 부러웠다. 나도 이 세상에 굴곡이 존재하는 줄 모르고, 그 굴곡에 발이 걸려 넘어져 비탈길 위에 먼지투성이로 쓰러질 수 있다는 것도 모르고 살고 싶었다. 사람의 삶이란 게 얼마나 쉽고 간단히 무너질 수 있는지 모르고 살고 싶었다. 아픔을 몰라서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살아가고 싶었다. 난 정말 그랬다. 네가 진짜 고생 못해봐서 질질 짜는 중이라고, 그리 말할 줄 알고 싶었다. 그런 말이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줄도 모르고 해맑게 아무것도 모르고. 난 정말 그랬다. 나도 가해자이고 싶었다.
내가 어쩌면 사랑하는 여자애가 있다. 이 감정이 유성애적인 사랑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내가 어떤 의미로든 그 애를 사랑하는 건 분명하다. 난 그 애가 행복하기를 바란다. 제발 이 세상에 나랑 같이 있어주기를 바란다. 어쩌면 난 그 애랑 같이 평생 파트너로서 살아갈 수 있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내가 만나본 모든 사람 중 가장 다정했던 그 애를. 그냥 그 애가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세상이 좀 더 견딜 만하니까. 그 애의 파트너가 되길 바라지 않는다. 너무 과분하다. 그냥 난 그 애가 내가 그 애를 이만큼 사랑하고 아낀다는 걸 알아주길 바란다. 그래서 자기가 누군가한테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냥 계속 행복했으면 좋겠다. 난 솔직히 걔가 여자를 좋아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설령 그렇다고 해도 날 의식할지도 모르겠다. 난 그냥 그 애의 친한 친구로 남아있고 싶다. 사실 내가 그 애를 어떤 방식으로 좋아하는지도 확신하지 못하겠다. 내가 그 애랑 연인이 되고 싶어하나? 아닌가? 그냥 이건 친한 친구에게 느끼는 감정이 너무 격해진 건가? 모르겠다. 솔직히 난 그 애랑 사귀고 싶은 마음도 없다. 난 연인간의 관계를 맺지 않으니까. 그냥 친한 친구일 수 있기를 바라고, 난 그냥 그 애가 행복해서 이 세상에 계속 남아줬으면 좋겠다. 그 애 없는 삶은 너무 외로울 것 같다.
왜 난 예술가에 대한 동경을 놓을 수 없을까?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도 사랑받기 때문일까? 이 모든 것은 있는 그대로의 나, 그대로인 채 사랑받고 싶다는 그런 욕망 떄문일까? 나는 왜 아름다운 것,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 그런 것을 만들어내는 사람들을 동경하고 질투하는 걸 멈출 수 없을까?
내가 만들어낸 것으로 말미암아 단 한 사람이라도 영향을 받았으면 한다는 저열한 욕망
어중간한 재능은 늘 저주라고 생각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