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살이고 n이라는 친구가 있어. N이랑 난 중1때는 처음 알았지만 어사였고 중3때 걉자기 친해졌어.
친구한테 질투 느껴서 다 말했어
중학교 졸업후에 n이 "아 수학 어디로 옮기지."라고 하길래 내가 다니는 수학학원 추천해주고 같이 다니게 됐어.
아니다. 중3 2학기 가을 쯤에 n이 나한테 자기 집안 사정을 얘기해주었어. 부모님 이혼 어쩌고저쩌고
솔직히 이 얘기를 듣기 전까지는 난 n이랑 친하긴 하지만 진심으로 친하지는 않았어. 같이 있으면 즐거웠지만 n때문에 내 시간을 낭비하는 느낌이 들면 바로 멈추고 "아. ㅈㅅ 나 이제 숙제해야함." 이런 것부터 시작해서
심지어 n이 당장 내일 죽어도 눈물 한 방울 나오지 않을 정도로. 그냥 내가 느끼기에 n은 같이 있으면 즐겁지만 고등학교 가면 남남이고 차피 멀어질 사이니 사적으로 깊게 친해지지는 않았어.
>>2 고마웡
중3때의 난 진짜 꼬여있어서 차피 멀어질 거 그냥 대충 친하게 지내자. 아싸나 찐따면 불편하니까 적당히 나랑 친한 애를 만들고.라는 마인드를 베이스로 깔고 모든 친구들을 그렇게 대했던 것 같아. 겉으로는 아 진짜? 오오... 대단하다. 등 적당히 리액션해주고 속으로는 아 이 ㅅㄲ 또 ㅈㄹ이다. 이 정도면 적당히 친해졌겠지 라고 생각하는 등 사람을 거의 물건처럼 보고 있었어.
그러다 중3 2학기 가을쯤 n이 친구랑 싸우고 질질 짜고 있길래 '학원숙제도 다했고 학원 갈 때까지 시간 애매하게 남았으니꺼 얘나 적당히 달래줄까?' 하면서 달래주었어.
이때까지만 해도 n이랑 난 같은 무리 안의 어색하지 않고 그렇다고 완전 친하지도 않은 사이였어.
대충 적당히 달래주고 위로해주고 이정도면 되겠지? 하머 빠질 각을 재고 있는데 갑자기 n이 나한테 "아... 근데 내가 너한테 우리 가족관계 얘기 했었어?"이러는 거야.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아니? 뭔데?"라고 되묻고 n이 자기 집안사정에 대해 얘기해주는 거야. 생각보다 엄청 복잡해. 그걸 다 듣고 바로 드는 생각이 '엥? 우리가 이런 말할 정도로 친한 사이인가? 아님 걍 n 혼자 친하다고 느끼는 건가.' 였어.
평소라먼 아... 힘들었겠다... 지금은 괜찮아...? 같은 말을 했을텐데 내가 거기에 대고 뭐라고 했는지 알아?
진짜 싸늘하게 "그걸 왜 나한테 얘기하는데?"라고 말하다 아차 싶어서 수습하러고 장난스럽게 "아니 그런 걸 이렇게 쉽게 얘기해주먄 어쩌자는 거야...!", 아니면 진지하게 조언하는 톤으로 "너 이런거 어디가서 함부로 말하고 다니지마. 넌 괜찮을 수 있지만 사람들은 너에 대해 편갼을 갖고 볼 거야."등등 횡설수설 말했어.
그때 왜 그 말이 튀어나왔는지는 아직도 모르겠어.
그 횡설수설 안에서 n에게 내가 6학년 때 아싸였고 난 그게 컴플렉스고 그 기억을 끔찍하게 싫어한다는 사실까지 지껄였어.
그날 n이랑 하교하는 길에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도 기억이 안 나고 머릿속에서 드는 생각은 하나 밖에 없었어. '아 씨발 ㅈ됐다.'
그 생각의 원인은 2가지 였던 것 같아. 하나는 내 컴플렉스를 별로 친하지 않은 n에게 말한 것과 n을 예전처럼 대하지 못할 거라는 예감 때문에. 사실 전자가 더 큰 것 같아.
그날 밤에 제대로 잠 못자고 뒤척이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거야. n은 뭘 믿고 나한테 이런 사실을 알려줬을까? 나를 그렇게까지 친하게 보고 있었나? 아니야. 어쩌면 구라일 수도 있어. 등등
다음날 학교에서 n을 관찰하기 시작했어. 왜 그랬는지는 몰라. n이 도대체 무슨 생각을 했는지 궁금해서 그랬을 거야. 아마. n의 눈빛부터 다리를 떠는 습관, 문제가 잘 안 풀리면 손톱을 틱틱거리는 것까지. 모두 다 관찰했어.
>>21 앗... ㅇㅇ 알았어
n에게 관심을 주다보니 학원숙제를 못하고 학교수업에 집중을 못하는 일이 늘어났어. 그러다 문득 드는 생각이 'ㅇㄴ 내가 왜 쟤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고 있지? n이 쓸데없는 소리를 해서.ㅉ'
아무리 학원이랑 수업에 집중을 하려고 해도 정신차려보면 n을 관찰하고 있는 거야. n 얼굴도 보다보니 그냥 그저 그런 얼굴이 예쁜 것 같기도하고. 문제가 잘 안 풀리면 찡그리는 얼굴도 귀엽게 느껴지고.
가끔가다 '설마 내가 n을 좋아하겠어.'라는 생각을 하고 관찰하고. 혼자 있을 때도 가끔가다보면 n생각이 나면 피식 웃고.
한 그러길 한 2달? 1달? 그런 생활을 보낸 것 같아.
내가 뭐 물어보려고 숙제하고 있는 n을 불렀어. 하필 그때 n자리가 창가자리여서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n이 날 딱 바라보는 순간 너무 사랑스러운 거야. 뭔가 아껴주고 싶고 다른 친구들이랑은 다른 느낌이었어.
>>28 한 번 봐봐. 내가 생각해도 얼척없어 죽겠으니까ㅋㅋ쿠ㅠㅠㅠ
그때 난 확신했어. 내가 n을 좋아하고 있다고.
>>31 ㅇㅇ 둘다 여자.
확신하는 동시에 죄책감이 들었어. 일단 난 모태신앙이고 교회를 다니고 있었거든.
아 근데 죄책감이 그렇게 큰 건 아니고 개끔 부모님 얼굴보거나 교회가면 양심 찔리는 정도? 그냥 에휴. 내가 레즈인 걸 어쩌겠어. 라는 생각이어서 별로 타격없었어.
>>35 글쎄...? 계속 들어봐
막 정체성의 혼란 뭐시기 이런건 진짜 1도 없고 그낭 내가 n을 좋아하는 갑다. 이 생각이어서 n한테 잘해줘야겠다. n이 날 좀 더 의지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으로 내 중3을 보냈어.
겨울 방학 때 n이랑 나랑 수학을 같이 다니면서 더 친해졌어. n의 집이랑 우리 집은 완전 반대 방향이고 n집에서 우리집까지는 25분 거리였지만 난 n이랑 더 같이 얘기하고 싶어서 다이어트를 핑계로 수학끝나는 날마다 n을 데려다줬어.
수학이 빨리 끝나는 날에는 n의 아파트 놀이터에서 1시간동안 이야기를 하다 집에 간적도 있고. 추워서 손이 꽁꽁 얼어도 n이랑 더 있고 싶어서 먼저 가자는 말도 안 했어.
평소처럼 수학이 빨리 끝나 이야기를 하는데 주제로 동성애이야기가 나오는 거야. 근데 난 하나도 찔리는 느낌이 없고 들켜도 좋아한다는 것만 숨기면 되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했어.
보고 있음 ㅂㄱㅇㅇ해주라... 싫음 말고...
n은 퀴어포비아는 아니더라고. 하지만 그때의 난 n이 레즈더라도 고백할 생각이 없었어. 고백하고 친구 사이로 못 지낼 바에야 차라리 평생 친구로 남는게 좋기도 하고 막상 연애를 한다고 해도 하면할수록 내 자존감만 갉아먹을 것 같아서.
>>44 땡큐 >>45ㄴㄴ 안 거슬려. 오히려 호응에 기분 좋은 걸? >>46 여기!
그러다 결정적인 사건이 터지게 돼.
아 그전에 난 n에게 성애적인 스킨십 욕구는 1도 없었고 스킨십 욕구는 그냥 손잡고 싶다? 날 꽉 안아줬으먼 좋겠다? 이 정도였어.
쨋든 그 결정적인 사건이 뭐였나먼 평소랑 똑같이 n의 아파트 놀이터에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어.
이아기의 주제가 남사친이었는데 말했다시피 난 6학넌 때 아싸였고 n도 솔직히 말해 남자얘들한테 인기 있을 얼굴은 아니었어. 여중여고이기도 했고 걀론적으로 그낭 나랑 n이랑 둘다 남사친이 1명도 없어...
이야기주제는 그냥 남사친 ㄱㄴ? 불ㄱㄴ? 이거였어. 난 불ㄱㄴ 쪽이고 n은 ㄱㄴ쪽이고. 그러다 n이 하는 말이 "아 근데 친구랑 이성이랑 구분하는 방법이 키스할 수 있냐 없냐래"이러는 거아.
나도 n이랑 키스라거나 그런 쪽으로는 생각도 해본적이 없어서 그낭 웃으면서(ㄹㅇ 진짜 떠보는 의도 1도 없이) "그럼 만약에 강도가 니 가족을 납치해서 24시간 안에 나랑 키스 안 하면 죽이겠다고 하면 어쩔래?"이랬어
n은 생각하는 것처럼 눈을 감고 얼굴을 찌푸리다 나한테 "그럼 닌?"이러는 거야.
>>63 엇. 땡큐. 퀴어 같은데 추천 취소하지만 말아줘...
아. 하나 더 있었다.
내가 그때 한 말이 강도가 24시간안에 라는 말이 들어가있었어. 수정할게.
나도 곰곰히 상상을 해봤어. 도저히 못하겠는 거야. 아니, n이랑 나랑 그런 걸 하는 상상 자체가 성립이 안 됐어.
그래서 내가 n한테 "음... 한 30분 남았을 때 니한테 전화해서 야. 나와봐. 한 다음에 한숨 푹 쉬고. 고민하다 마스크 내리라고 할 것 같아. 그 다음에 1분정도 남았을 때 야... 우리...! 하아아... 아니다. 이러고 또 30초 남았을 때 야...! 우리...! 아니야... 그러다가 그냥 우리 가족 죽을 것 같아..."
이러니까 n도 겁나 웃으면서 "미친ㅋㅋㅋㅋ 나도ㅋㅋㅋㅋ" 이러고 그날은 들어갔어.
근데 난 13살때 짝사랑 경험이 있단 말이야. 그땐 남자애였어.
분명히 그때는 너무 떨려서 아무말도 못하고 그러고 좋아한다는 커녕 사랑해라는 말조차 못했어.
내가 중3 때 얘들한테 사랑해라거나 좋아해라는 말을 많이 해서 그런지 n한테도 애정표현 말로 많이 할 수 있었어.
아무튼 그날은 그렇게 집으로 돌아가고 걍 아. 난 스킨십을 별로 안 좋아하는 가보네. 이 생각을 했어. 첫사랑 때도 그런 생각자체를 못했거든. 알 건 다 알면서 뭔게 그 애가 너무 아까워서 감히 그런 생각을 못하겠는? 그런 거였으니까.
그날을 기점으로 점점 더 위화감이 더 커지는 거야.
내 눈은 분명히 n을 좇고 n은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막 나중에 커서 내가 키워주고 싶은데(비록 동갑이지만). 결정적으로 n이 다른 얘들이랑 이야기하면 기분나쁘고 그랬어,
근데 분명히 6학년 때의 짝사랑 같은 느낌이 안 들었어.
>>81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것 같지가 않은 그런 느낌?
이 때가 내가 레즈구나. 이것보다 더 힘들었어. 뭐지? 나 레즈 아니었어? 이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뭐지?
그렇게 힘들어하다가 겨울방학 때 n이 공부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어했어.
>>86 지금도 그렇긴 한데 그건 아닌 것 같아 >>88 와.... 나 진짜 그 때 힘들었어.
잘까? 쓸까?
걍 쓰자. 오늘 있었던 일 얘기해야하니까.
암튼 겨울방학 때 n이 학업스트레스로 울고 그랬는데 내가 n을 위로해주면서 꼬옥 안아줬어.
그때 확신했어. 아, 난 그냥 n을 좋아한다고 착각한 거구나.
아니란 걸 깨닫고 고등학교 입학을 했어. N이랑 같은 여고였어.
새학기에도 이미지메이킹하면서 나름대로 친구도 적당히 사귀었어. 아쉽지만 n이랑은 다른 반이었어.
>>97 아 그건 이따가 나옴
아
고등학교 입학전에 아 그냥 우정질투였네. 하고 생각했어.
레스주들아 진짜 미안한데 내가 지금 동아리 신청서를 3개나 써야하고 내일 짜증나게도 대면수업이라 아침 7시에 일어나야해... n이랑 똑같은 동아리 지원한다! 그렇다고 n 따라서 지원한 건 아니고 n은 약대지망 난 의대 지망생 이라 둘 다 과학 관련동아리야.
>>105 >>104 오랜만이야 N이랑 나는 아직까지 친구로 잘 지내구 있어!! 거리는 멀어졌지만 가끔 서로 연락하는 좋은 친구로 됐으 나 너에 미쳐있었을 때 기억해? 이러면 아ㅋㅋ 그때 진짜 죽는 줄ㅋㅋㅋ 이런 농담도 해! 마음은 식었지만, N이랑 같이 살고 싶다라는 생각은 여전해. 그리구 지금 생각히보면 난 n을 이성적으로 좋아했던 게 맞아. 첫사랑도 아닌 풋사랑으로 남겨놓고 있어 ㅎㅎ 물론 N은 평생 죽었다 깨어나도 알리 없겠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