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주 지난 이야기지만 아직까지도 생생해서 잊혀지지가 않는다... 나랑 중학교 때 부터 정말 친했던 친구가 일찍 결혼을 하게 되어서 서울에서 지방까지 내려가게 되었었는데 거기가 청주였거든?
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그런 곳 가 봤어
결혼식이 오전에 있어서 새벽에 출발해서 신부 대기실에서 친구랑 같이 사진도 찍고 밥도 먹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던 중이였는데 너무너무 졸린거야 그래서 휴게소로 갔었지
휴게소에서 떡만둣국 뚝딱 해치우고 배가 너무 불러서 그냥 휴게소 왔다 갔다 하는데 저기 나무 숲이 있는거야 나는 그래서 요즘 휴게소는 공원 같은 것도 있나 해서 그 쪽으로 갔었지 내가 원래 막 자연 그런 걸 좋아하는데다가 여름이니까 하늘은 파란데 나뭇잎은 햇빛 받아서 반짝거리니까 홀린 듯이 들어갔어
보도블럭으로 길이 깔려 있어서 난 그냥 공원인갑다~ 하고 걍 들어갔거든? 들어가는데 중간에 인공 동굴처럼 돌로 된 통로가 있는데 반대편이 안 보이는 게 아니라 그냥 보여서 걍 뭐지 테마파큰가? 이러고 아무 생각도 없이 들어감...
원래 막 이런 데는 통로가 ㅈㄴ 길어서 안 보이는데 들어갔다 이렇게 전개 되어야 하는데 그냥 보이니까 별 일 없겠지~ 하고 들어갔지
들어가니까 그냥 폐쇄는 안 했고 좀 망한 테마파크? 그래도 사람은 있었어 그래서 그냥 나쁘지 않은데 왜 이렇게 사람이 없지? 싶었거든
근데 생각해보니까 나 초딩 때 그 어디지 임진강 쪽에 스카우트로 놀러갔었는데 테마파크 있었던 거 기억해보니까 거기도 사람이 없었거든? 그래서 그냥 아 원래 서울 아닌 데는 테마파크여도 사람 미친듯이 있진 않구나 했지
혼자 왔는데 뭐 굳이 불쌍하게 놀이기구 타고 싶지는 않았어서 그냥 대충 둘러보고 나오려는데 그 아까 나온 통로 옆에 문 하나가 달려 있더라? 나무 문이여서 그런진 몰라도 그 문만 좀 낡은 느낌?
걍 사람도 있고 별 일 없을 것 같아서 문 열어보니까 진짜 센치행 온천 처럼 쥰내 큰 건물이 있는거야 그래서 ㅅㅂ 뭔가 싶어서 문 다시 보니까 안 쪽은 어제 단 문 처럼 나무가 매끈해... 그래서 약간 인지부조화 오고 막 두리번 거렸거든?
근데 ㅅㅂ 내가 뭐에 홀린건지 그 건물로 들어가보고 싶은거야 그래서 그 건물 문을 벌컥 열고 들어감
딱 문 열고 들어가니까 그 사우나 열기? 뭔가 숨막히는 물 냄새가 확 나는거야 그래서 어 뭐지? 싶어서 괜한 탐구 정신 발동해서 더 안으로 들어갔었다
1층이 좀 짙은 갈색 나무 판자로 벽이랑 바닥이 만들어져 있었는데 바로 앞에 카운터가 있더라구 근데 아무도 없었어서 오픈 전인가, 싶기도 했는데 시간이 대낮인데 오픈을 안 할리가 없잖아 그래서 그냥 아 잠깐 어디 갔나 보다 하고 앞에서 두리번 거렸거든
근데 갑자기 풍경 종 알지? 그 왜 가게 같은 데 가면 문 열면 종 소리 나는 거 그 소리가 들려서 개놀람; 문을 딱 쳐다보는데 어떤 여자가 붉은 기모노에 그 일본 우산을 쓰고 딱 들어오는거야
그래서 직감으로 느꼈지 아 여기 뭔진 몰라도 이상하다 튀어야겠다 생각하는데 갑자기 그 여자가 말을 걺 나한테 "시계꾼은 봤나요?" 라고 말하는데 시계꾼? 이 뭔가 싶어서 그 여자 얼굴 쳐다 보니까 그 여자가 웃으면서 "아직 못 보셨나보군요, 그와 만나지 않길 바라겠습니다." 이러면서 총총 계단으로 사라짐
시계공도 아니고 시계꾼이라니 점점 더 의문만 쌓여가고 기분만 나빠지니 얼른 나가야겠다고 생각해서 아까 들어온 문을 잡아 당겼는데 문이 잠겨 있던거야
아 ㅈ됐다 싶어서 문 위를 쳐다보니까 들어오는 문 이라고 적혀있고 별표로 나가시는 분은 나가는 문을 찾아주세요. 라고 적혀있었어 여기 처음 들어와보는 주제에 내가 어떻게 나가는 문을 알았겠냐고 ㅋㅋㅋ... 진짜 큰일 났다 싶어서 휴대폰 들여다 보니까 권외야 ㅋㅋㅋㅋ 망할
그래서 그 기모노 여자가 사라진 계단으로 향했지 지하도 있었나 보더라고. 내가 1층에 있었는데 2층으로 가는 계단에는 홍등이 은은하게 켜져 있었고 지하로 가는 계단에는 어둠만이 깔려 있었어
와 깜깜하니까 사람 돌 것 같아서 윗 층으로 올라갔지 발걸음을 하나씩 뗄 때마다 소리가 울리길래 지하가 어쩌면 비어있는 공실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했었어 그렇게 2층으로 올라가니까 시끌시끌한 소리가 들리더라구?
막 연회라도 열리듯이 분주하게 직원들이 돌아다니던데 나는 그걸 기둥에 숨어서 몰래 훔쳐보고 있었고 왠지 인간세상의 느낌이 아니길래 급하게 사람들이 별로 안 보이는 자리로 몸을 옮기려고 했었어
딱 움직이려는데 어떤 사람이랑 몸이 부딪힌거야 키가 나보다 훨씬 컸었으니까 부딪히자마자 남자라고 생각했거든 고개를 드니까 검은 머리에 창백한 피부의 키 큰 남자가 서 있었어 옷은 연미복 같은... 그런 옷이였고... 죄송합니다 하고 얼른 가려는데 그 남자가 나를 갑자기 불러세우더니 "아가씨, 혹시 시계가 필요하지 않으신가요?" 이러는거야
그래서 직감으로 느꼈지 아, 이 남자가 그 기모노 여자가 말한 시계꾼이구나, 하고. 내가 얼빠져서 대답을 안 하자 그 남자는 "이런, 그 여자를 만났나 보군요, 그렇지만, 아가씨는 분명 저를 곧 찾으러 올 테지요, 5층 가장 구석진 방에서 기다리겠습니다." 라고 하면서 씨익 웃으면서 가더라고. 그 때 처음으로 손이 떨렸었어 너무 기괴한 일에 휘말린 것 같아서 한 동안 발걸음을 못 떼고 있는데 그 남자가 다시 뚜벅뚜벅 걸어오더니 귓속말로 "제 이름은 카즈입니다, 아가씨. 5층의 라스트룸, 카즈를 찾아주세요." 라고 말했어
난데없는 일본식 이름에, 기모노에, 이상한 분위기... 전부 내가 현실에 와 있는 게 아니라는 생각만 들었었지 그리고 무엇보다, 카즈라는 그 남자의 숨결이 너무나도 차가웠어
뭔가 보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네 ㅋㅋㅋㅋㅋ 엄청 대단한 이야기는 아니니까 너무 기대하지는 말아줘!
카즈라는 그 남자의 귓속말을 듣고 그가 떠난 뒤, 온 몸에 소름이 돋아서 그 자리에 그만 주저 앉고 말았었어 다리에 힘이 풀려서, 아 나 진짜 이상한 데에 발을 들였구나 라는 생각밖에 안 들더라고
한 사람 한 사람 앵커 걸기는 힘들 것 같다 ㅎㅎ 다들 잘 봐줘서 고마워!
사람들이 북적북적 몰려 있는데 혼자 바닥에 주저 앉아 있으니까 당연히 눈길을 살 수 밖에 없었지 어떤 스트라이프 양복을 입은 30대? 정도의 남자가 내게 다가오더니 말을 건넸어 "티켓은 어디에 두셨는지?" 이러면서. 시벌 근데 그 맨 처음에 만났던 기모노 여자도 티켓 같은 거 없었단 말이지? 그래서 뭐지 나 떠보는 건가 아니면 티켓 있어야 들어올 수 있는 곳인가 싶어서 식은땀이 나기 시작했음
근데 당황한 기색을 내보이면 왠지 큰 일이 벌어질 것 같아서 그냥 구라 깠지... "그런 걸 맨 입으로 어떻게 알려드릴 수는 없을 것 같은데요?" 라고 상냥하게 웃으면서 자리에서 일어났지 그 때까지만 해도 힘이 없었던 다리에 중심이 잡혔어 진짜 사람이 죽을 위기에 처하면 초인적인 힘이 발휘되는 게 맞나 봐
그러니까 그 남자가 작게 쿡쿡 웃으면서 "아아, 잘 안 속는군요" 라고 싱긋 웃으면서 고개를 숙이고 다시 자기 자리고 되돌아가는데 고개를 드는 그 눈빛이 살모사같아서 소름이 돋는 거지 또 진짜 몇 번이나 소름돋았는지도 모를만큼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들고 아 여기 호락호락하게 나가지는 못 하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서 일단은 내부를 살펴보자고 생각했었던 것 같아 그 때부터 주위 사람들 옷차림이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는데, 다들 입고 있는 옷이라든가 모습이 다이쇼 시대 느낌? 그 왜 개화기와 맞물려서 일본식 양복과 개량된 기모노가 우후죽순으로 나오던 시기
그 느낌인거야 이상하잖아 절대 이상하지 지금은 21세기라고
내가 입고 있던 옷은 전형적인 하객룩이였으니까 눈에 띌 법도 했지 당연히 핑크색 프릴 원피스에 하얀 구두였었으니까 아무래도... 2층을 구석구석 돌아다니면서 이것 저것 살펴본 결과 딱히 특별한 건 없었어 딱 한 곳 이상하다고 짚이는 공간이 있었는데 거긴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있어서 가까이 가지는 못했었지 근데 그것들이 과연 사람이었을까
두 세 시간 가까이 돌아다녀서 겨우 2층을 다 돌아봤었지 아마 물론 사람들이 많아서 눈을 피해 다니느라 동선이 꼬여서 그랬겠지만 어쨋든 엄청 큰 건물인건 분명했었지 2층은 대강 봤으니 3층으로 올라갔었는데 거기는 2층과 다르게 사람이 아예 없는거야 기시감이 쥰내 들었지... 아니 밑에는 사람이 미어터지기 일보직전인데 윗층은 아무도 없다? 이상하지
안 쪽으로 들어가보니까 식당인 것 같더라고? 음식들이 탁자에 휘황찬란하게 놓여져 있는데 진짜 엄청 비싸보이는 일식집 코스 요리가 한 데 모인 것 같더라 군침이 딱 도는 게 이성을 놓고 집어 먹을 뻔 했어 그래도 정신머리 잘 붙잡고 둘러보기만 했지 지금보니까 그거 완전 나를 위한 함정이 아니였던 걸까 싶다 왜 센치행에서도 엄마 아빠가 음식 막 집어먹다가 돼지되잖아
진짜 3층은 말 그대로 식당인 것 같아서 그냥 바로 4층에 올라갔던 것 같아 4층이 목욕탕인지 올라가자마자 더운 열기가 확 끼치더라 물 냄새도 풍기고 남탕 여탕이 구분되어 있는데 남탕은 좀 조사하기는 그래서... 그냥 여탕에 슥 훑어보고 오자는 느낌으로 슬쩍 들어갔었지 이상하게 사우나라고 해야하나? 응 그래 온천. 온천엔 사람들이 몇 명 없더라고 있어봤자 어린 아이들이랑 그 아이들 어머니? 그냥 그래서 별 소득이 없는가 보다 하고 나오려는데 그 맨 첨에 봤던 기모노 여자가 있는거야
온천 입구에서 딱 마주쳤는데 뭐랄까 처음에 볼 때는 몰랐었는데 지금까지 본 사람들에 비해 귀한 사람인 느낌? 음 그러니까 고위 계층같은 느낌이였어 기모노도 남들에 비해 엄청 좋은 것 같았고
요즘 맨날 월말이니 야근해서 잘 안 들어왔었는데 위에 달린 레스 몇 개 보고 기운 다 빠지네
온천 입구에서 내게 눈짓을 하고 안으로 들어가는 기모노 여자를 본 사람들은 그 여자를 보자마자 바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했었어 음 그리고 깨달았지 아 이 여자, 중요인물이구나 하고
근데 묘하게 이상한 촉이 와서 그 자리를 황급히 피했던 것 같아 그냥 직감이라고 해야하나? 생존 본능에 가까운 느낌이였어
4층은 한 부분은 온천이였고, 나머지 반은 객실 같았는데 살짝 들어가보니까 다다미가 막 깔려져 있는 전형적인 료칸 느낌이였거든? 근데 가구들을 보니까 조금 이상한 게 많았어
한 방이 5개? 남짓했었는데 좀 비싼 방 느낌? 귀빈들을 모시는 곳 같은 느낌이 강했어 방 안에 서랍장이 하나씩 있는데 살짝 열어보니까 금으로 된 신체부위 조각들이 있어서 진짜 그냥 쿵 넘어질 뻔 했다니까?
막 조그만하게 팔 모양 금 조각, 다리 모양, 눈알 모양, 코 모양 이렇게 있는데 사실 그냥 금 같아 보인거지 금인지 아닌지도 모르겠거든
더 이상 있기도 싫어서 그냥 뛰쳐나왔는데 분위기가 뭔가 싸해 표적이 내가 아니긴 한데 무슨 이상한 일이 벌어진 것 같은 느낌?
어수선하다고 해야 하나? 온천을 다시 들여다보니까 사람들이 아예 없더라? 이상하지 않아? 갑자기 4층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쓱 사라졌으니까 이상했어 분명 사라지는 인기척도 없었는데
진짜 빨리 여기서 탈출하고 싶은데 탈출구는 눈이 빠져라 찾아도 보이지도 않지, 이상한 기류만 돌지, 그러니까 돌아버리겠어서 시계꾼을 만날 각오를 하고 5층을 올라갔어
5층이 은근 가장 휘황찬란하더라? 복도부터 무슨 옛날 일본 개화기 때 유행했을 것만 같은 인테리어였어 막 샹들리에가 복도에 끊임없이 달려있고 앤티크한 가구들, 꽃병이 어지럽게 널부러져있었으니까. 방이 엄청 수두룩빽빽했다? 근데 진짜 큰 방이 하나 있었는데, 거긴 들어가면 ㅈ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그 때는 안 들어갔었지 5층 라스트룸이라고 했었으니까 제일 마지막에 있겠지, 싶어서 복도 끝을 향해 걸어가는데 뭔 놈의 복도가 끝이 안 나
아니 건물이 밖에서 봤을 때 그렇게 가로로 길지도 않았으니까 뭔가 꼬인 것 같아서 생각해보니까 내가 계속 같은 곳을 뱅글거리고 있는 기분이 들더라.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결계가 쳐진 것 처럼 나를 막는 느낌이 강했어 내가 카즈라는 그 시계꾼을 못 만나게 하려고 누군가 개입한 느낌이였거든 근데 또 가만히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여서 뱅글뱅글 돌면 어떠냐 싶어서 돌다보니까 구두 소리가 멀리서 들려오는거야 또각 또각하면서 발걸음이 조금 무거운 걸 보니까 확실히 여자는 아니고 남자겠구나 싶었지
존나 쫄려서 딱 서있으니까 누가 내 어깨를 탁 잡는거야 그리고 내 귀에 입을 가까이 하면서 "한참을 찾았네. 나는 여기서 계속 기다리고 있었는데 말이야. 뭐 결국에는 제 말이 맞네요, 아가씨. 나를 찾아올 수 밖에 없었겠지." 라며 소곤대는데 묘하게 안심되는 느낌이였어 아, 살았다 하고.
그를 따라서 걸어가니까 비로소 복도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어 끝에 다다른 우리는 그의 방으로 들어갔지. 근데 아까 그 뱅글뱅글 돌던 자리를 지나니까 점점 복도가 어두워지더라고? 마치 내가 돌던 자리는 속임수인 것 처럼. 방에 들어가니까 시계꾼이라는 명칭에 비해 시계는 적은 느낌이였어. 와 근데 들어가고 가장 놀란 건 이렇게나 오랫동안 건물에 있었던 것 같은데 시간은 1시간 쯤 밖에 안 지났었다는 거지. 사람이 시간감각을 잊게된다는 게 너무 무섭더라고 시계꾼은 나한테 다가오면서 "아가씨, 시계를 구매하시는 건 어떤가요? 꽤나 없으면 애를 먹을텐데 말이죠." 라면서 싱긋 웃는데 진짜 무슨 악마ㅅㄲ의 속삭임같아서 속으로 쥰내 고민함
오랜만! 지금은 조금 바빠서 내일 올게!
안녕 얘들아 그 동안 할 일이 많아서 좀처럼 못 왔네 미안해 그런데 나 이제 스레 이어가기 좀 짜증난다
xWlyIFg44Zf >>142 >>144 >>153 >>169 >>171 A2MnO4KZbcp >>104 >>154 너네 이 스레보고 주작주작거리는 주제에 꼬박꼬박 챙겨보네? ㅋㅋㅋㅋㅋ 뭐 내가 더 이상 스레 안 이어가면 너네만 손해지 내 손해겠니? 다른 레더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난 얘네 신고먹고 스레에서 더 이상 분탕 안 칠 때까지는 못 이어가겠다... 쟤네 신고 좀 부탁해 블라인드 처리 해 버리게 ㅠㅠ 정말 미안 다른 레더들 ㅜㅜ 근데 매번 알림 울려서 보면 화딱지 나서 못 참겠어 ㅎㅎ 내가 왜 내 귀한 시간 쪼개서 스레딕 들락날락거리는데 스트레스받고 가야 해 ㅎㅎㅎㅎ 우선 나 기다려줬던 다른 레더들아 정말 미안해 나 조금만 도와줘
시계꾼의 제안을 받아들여야 할지, 아니면 나 스스로 출구를 찾아야 할지 속으로 고민하고 있던 찰나, 째깍하고 시계 초침 소리가 울리더니 방 안에 정적이 휩싸였었어 그 때 갑자기 기분 나쁜 차가운 공기가 몸을 한 바퀴 훑고 지나갔는데 뭐라고 표현해야지 적당하려나... 음 그래 겨울 아침에 출근하거나 학교 갈 때 부는 냄새가 나는 그런 느낌의 공기였어
심장이 꿰뚫린 것 처럼 생각이 간파당한 느낌이였거든 식은땀이 줄줄 나더라 더 이상 돌아가지 않는 머리를 저주하면서 살짝 고개를 돌려 시계꾼의 얼굴을 바라보자, 시계꾼이 괴기한 얼굴로 웃고 있는거야 내가 잘못 봤나 눈을 감고 다시 뜬 순간, 내 착각이라는 듯이 그의 얼굴은 평범한 미소를 띈 얼굴로 돌아가 있었고...
그렇게 아무 말도 못하고 멀뚱이 그의 얼굴만 쳐다보고 있으니까 갑자기 장갑을 낀 그 손으로 박수를 치는데 경쾌한 소리가 아니라 둔탁하게 울려퍼지는 소리였어 그런데 참 이상하기도 하지, 분명 방이 좁은데 박수소리가 엄청 울리는 거야
시계꾼은 "음ㅡ 시간이 없네요. 얼른 결정해야할 것 같은데... 결정했으면 내 손을 잡아요." 라고 말하면서 팔을 뻗었고 나는 결국 그의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었지... 그러면 안 됐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