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창작소설 2022/03/04 01:31:47

#1 . 2022/03/04 01:31:47

그냥 쓰고 싶은 거 쓴다 갑자기 생각난 것도 쓰고.. 약간 시 아닌 시 느낌이랄까... 지나가다 가끔 들려주시길! 답장 느낌으로 레스 남기셔도 됩니다!! 편하게 써주세요.

#2 어쩌면 2022/03/04 01:42:09

예쁘게 핀 꽃과 기분 좋은 바람을 몰고 산책을 나온 봄보다는 앙상한 나무와 꽁꽁 얼어버린 시냇물을 좋아하고, 사진보다는 풍경을 그림으로 남기는 걸 좋아하고, 흔한 로맨스보다는 슬픈엔딩을 좋아하는 너를 어쩌면, 정말 어쩌면 좋아하는 걸까.

#3 가족 2022/03/04 01:53:31

누군가의 시작, 누군가의 끝. 그리고 누군가의 삶.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과 누군가를 위해 포기를 하는 사람들. 모순적이게도 우린 모두 누군가였고, 누군가를 위해 살아간다.

#4 깨진 하트 2022/03/04 02:01:26

망가져버린 걸 본드로 붙이고, 약과 밴드를 꼼꼼하게 붙여놓아도 본래의 모양으론 돌아가진 않는다. 왜 진작에 깨지고 상처만 남은 걸 붙들고 있는 걸까. 더 많은 시간이 흘러야 억지로 잡고 있던 손에서 피가 난다는 걸 알게 될까. 이미 깨져버린 건 다시 붙일 수 없다는 걸 알게 될까.

#5 나비 2022/03/04 02:07:36

오늘도 욕을 먹었다. 비가 와도 피할 곳이 없고, 몸 하나 누일 곳이 없는데 내 자식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억지로 젖을 짜먹이고 주변을 찾으려는데 환한 빛이 내 눈을 찔러대서 앞이 안 보였다. 시끄러웠던 주위가 조용해지고 눈을 뜨니 온통 하얀 곳에서 하얀 옷을 입은 사람이 날 불렀다. 아 그러고보니 그 사람과 다른 사람들이 날 이렇게 부르곤 했다. 나비야.

#6 . 2022/03/04 02: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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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빛나는 증오 2022/03/04 02:20:29

너를 사랑했다. 그리고 너를 증오했다. 너를 사랑하면 안 되는 걸 알면서도 사랑을 했고 그런 나를 증오했다. 행운일거라 생각한 너는 불행이었고, 어두울 거라고 생각했지만 너무나 밝게 빛나서 그런 너를 사랑과 동시에 증오했다.

#8 붉은 실 2022/03/04 02:27:59

내 손엔 언제부턴가 실이 있었다. 끊으려 해도 끊어지지도 않고, 만지려고 해도 만져지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꿈 속에서 너를 봤다. 실이 손에 걸쳐 있었고 나와 눈이 마주치자 어린아이 마냥 엉엉 울기 시작했다. 그리고 내 입에선 나도 모르는 말들이 튀어 나오고 있었다. 너에게 다가가려는 순간 실이 점점 옅어지더니 금방 사라졌다. 이후 꿈에서 깬 나는 이유도 모른 채 한참을 눈물만 쏟았다.

#9 사이 2022/03/04 21:12:55

한 낮에 쨍하게 떠있는 해처럼, 어두운 밤에 길을 은은히 비춰주는 별처럼, 하늘을 점점 주황빛으로 물들이는 노을처럼, 가까우면서도 멀게, 어둡다가도 밝게. 그렇게 당신 곁에 오래도록 머물고 싶습니다.

#10 백일초 2022/03/04 21:27:02

길에 피어있는 이름 모를 꽃을 닮았다. 담벼락 귀퉁이에 어렵게 피어있는 한 생명. 세상에 나를 알리려 태어났지만 어째서인지 신은 도와주질 않았고, 높은 정상에서 나를 외칠 거라던 꿈은 어리석은 꿈이 되었다. 그렇기에 바라본 현실은 녹록지 않았고 점점 생기를 잃어갔다. 그러던 와중 우연히 보게 된 꽃은 꼭 나를 닮아서, 나의 잃어버린 어린 시절을 기억하는 것 같아 그 꽃에 온 정성을 쏟았지만 결국 나와 함께 한지 100일이 되던 날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11 신기루 2022/03/05 14:08:37

밤 하늘을 한참을 바라봤다. 별자리를 찾는 건 아니었고 달의 모양을 살펴보는 것 또한 아니었다. 그저 이 자리에서 한참을 바라보던 너처럼 밤하늘을 올려다보면 너의 모습이 비치지 않을까 싶어 매일을 그 자리에 망부석처럼 서서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