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생각은 많고, 정리는 안되며, 인생에서 더 나은 선택지를 고르려고 발버둥치지만 늘 같은 자리에 서 있는 사람. 희망으로 위장한 절망이 늘 나를 비웃어도 불나방처럼 인생을 태워먹는 사람. 그나마 가진건 번듯한 이름. 바른 이름 아래 이룬 바는 무엇일까. 나란 놈의 늦은 나래.
망념묵시록
어떻게 살아야하지. 이렇개 사는건 이미 죽은 삶이 아닌가. 내일을 생각하지 않는 삶은 과연 삶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일까. 그래. 그래도 숨은 쉬어지니 결국 삶이겠지.
기댈 사람이 하나도 없다. 익숙하지만, 익숙하다고해서 덜 힘들어지는건 아니라서 정신적으로 조금 몰리네. 마음 단단히 먹자. 나는 혼자 살아가야 하고, 혼자 죽어가야 한다. 돌처럼 단단히 버티고, 스펀지처럼 맞아도 흘려넘기자.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며, 내가 해야하는 유일한 것이다.
제일 힘든건 자기파괴적 충동인 것 같다. 나를 부숴서라도 저 사람들을 괴롭게하고 싶어. 마치 내가 이렇게 된건 당신들 때문이야, 라는 말을 행동으로 보여주듯이.
사과하기 싫다. 애초에 내 잘못...?도 아닌데. 그런데도 항상 나는 사과하는 쪽이야. 가끔은 먼저 미안하다는 말을 해줬으면 좋겠어. 싸우기 싫다는 마음에 먼저 사과하고 끝내는데, 요즘엔 그냥 서로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싸우고만 싶어져. 짐승처럼 치고 받고 싸우고, 물어뜯고, 죽여버리고만 싶네. 이러면 안되는거 잘 아는데도.
난 언제 철들까.
사람답게 살고 싶다. 굳세게 살고 싶다. 스스로에게 믿음직한 사람이 되고 싶어.
올바르게만 사는 삶이란 허상이란 걸 알아. 올바르게만 살아온 삶이라는게 있다면 그건 아마도 올바르지 못한 모든 것들을 단순히 외면하기만 한 결과겠지. 그럼 그건 과연 올바른 삶이 맞으려나.
마음이란게 참 어려워. 몸의 병은 검사하면 즉각적으로 발견되고, 다들 고치려 하지만, 마음은 좀 달라.
내가 나인건 안 변하잖아. 알아도 그걸 받아들이는게 잘 안되지만, 어쩌겠어 뭐, 나를 환불할 수도 없고, 갈아치울 수도 없으면 적당히 타협하고 어르면서 조금씩 나아지는 수 밖에. 나 자신을 잘 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이니까, 항상 알아가려고 노력해야 할 것 같아. 아마도 죽을 때까지.
별안간 후임 하나가 나보고 나를 닮고 싶댄다. 흐, 하고 콧소리 한번 낸 다음에 물었다. 왜? J병장님은 누구랑도 마찰없이 잘 지내시지 않습니까. 동기분들과도 잘 지내시고, 선후임간에도 별 문제 없으시고. 그냥 관심이 없어서 그래. 관심이 없으니까 다른 누가 뭘 하든 신경도 안쓰고 싸울일도 없는거지. 그렇더라도 그게 쉬운일은 아니지 않습니까. 어려운건가? 왜? 아니다, 대답하지 마. 담배나 한대 피고와서 근무교대 해줄게. .............. 음.... 그런데 내 생각에는 안싸운다는 게 꼭 관계가 좋다는 말은 아닌 것 같아. 서로 좀 싸워가면서 평소에 안하던 말을 하고, 또 들어봐야 알 수 있는 것도 있다고 생각해서 난. 뭐, 아무튼 그렇다고. 아, 말하느라 시간 다 갔네. 담배는 근무 끝나고 펴야겠다. 교대하자. 너무 고민하실 필요는 없는 것 같습니다. 뭘 자꾸 그리 잘안다는 듯이...ㅋㅋ 알았다 임마. 고맙다. 앞으로는 그런 금칠은 좀 관둬라. 당하는 사람 무안하다.
미안해. 서로가 서로에게 피해자이며 가해자지만 내가 조금 더 잘못하고, 네가 조금 덜 잘옷한 것 같아. 그래서 미안해. 그냥 내 잘못으로 할게 나는 나쁜사람이어도 괜찮으니까.
못
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