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5년 전에 신내림을 받을 뻔 했었어
신내림 받을 뻔 했던 썰을 풀게
당시 나는 대학교 3학년이었는데 n수 해서 대학에 간 거라 나이는 좀 있는 상태였어
그런 주제에 학교 생활 성실히 안 해서 학고도 많아서 3학년도 몇 번 꿇고 올라간 거야
그런데다가 알바도 안 하고 굉장히 게으르게 살아서 돈이 없어졌어. 당장 등록금이 필요했던 나는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고야 말았어
바로 소위 화류계라고 말하는 곳에서 일을 하기로 결심한 거지.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밤에 술을 많이 마시게 됐는데 이 행위가 귀문을 열리게 만든 거야
흔히 술이랑 밤이랑 화류계 일은 다 음기가 가득한 일이라고 하잖아
그래서 나는 화류계 일 진짜 비추해... 절대 발도 들여놓을 생각 하지 마. 더러운 꼴도 너무 많이 봤고 몸도 상하고 돈도 어차피 꾸미는 데 다 빠져나가서 하나도 못 모으고(안 꾸미면 손님 떨어져 나감) 잘못하면 나처럼 귀문도 열림
아무튼 당시에는 이게 귀문 열리는 일인지 이런 거 1도 몰랐단 말임.. 두 달 정도 일하다가 왜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홀연듯 신점을 보러 가게 됐어
아 맞다 그때 인간관계로 힘든 일이 있어서 신점 보러갔던 것 같아. 너무 힘든 일들이 많이 겹쳐서
대학 내 인간관계 망가지고 나는 화류계 일하고ㅋㅋㅋㅋ 돈 한푼도 없고 완전 최악이었거든
그래서 1년 운세 같은 거 보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동네 애동제자(신내림 받은지 1년 안 된 사람) 점집 갔더니 나랑 나이 차이 얼마 안 나는 언니가 무당으로 있었어
그리고 나한테 별 말은 안하고 안자마자 이러더라ㅋㅋㅋㅋㅋ "너 자꾸 그렇게 살면 니가 여기 앉아야 될 수도 있어" 여기라고 한 건 무당 자리를 말한 거야
좀 신기했던 건 내가 그 당시 화류계 일을 하고 있는 걸 맞춘 거야ㅋㅋㅋㅋ 근데 이건 겉으로 티가 나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무튼 다른 신기한 점사는 없었는데 그거 맞춘 건 좀 신기했어
그 언니 분(선생님이라 해야 되지만 언니가 편하니 언니라고 할께)도 화류계에서 일했었고 신병 앓다가 신내림 받았다고 썰 풀어주는데 되게 신기한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리고 뭐 어떤 귀신이 있구 저런 귀신이 있구 이러면서 굿 하라는 뻔한 소리를 하더라고. 이건 흘려 듣긴 했는데 암튼 생각해보니 우리 조상 중에 총 맞아 돌아가신 분 있는 것도 맞췄네
그래서 일단은 그 신당에 초를 켜고 빌기로 했어. 이걸로 절대 안 된다, 굿 하고 앞으로 화류계 일 그만두고 살아라 라는 조언을 받았지만 나는 당장 돈이 급해서 그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거든. 급한대로 초만 켜겠다고 했지
근데 그 말을 들었어야 됐어. 그때부터 신병이 시작됐거든
증상은 몸이 아픈 것보단 보이고 들리는 걸로 많이 왔어
평생 안 눌리던 가위에도 자주 눌리게 됐어
귀접도 몇 번 당해 봣어
그쯤 되니까 정말 신 받아야되나 싶어서 다른 점집에도 기웃거리게 됐어
한 10군데는 가본 것 같아. 그런데 확실하게 너 받아야된다 이런 말 하는 곳은 한 군데였고, 나머지는 신가물인데 받을 정도는 아니다, 왜 보이고 들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굿해라, 이런 얘기만 하더라고. 점사비도 5~10만원인데 명확한 해답을 못 얻으니까 돈아까워 죽는줄
보이고 들리는 게 어느 정도였냐면 매일 예지몽을 꾸고, 나중에는 예지몽이 아니라 화경이라고 해서 꿈을 안 꾸는 상황에서 눈앞에 미래가 보이는 수준까지 갔었어
그리고 할머니가 와서 이것저것 알려주고 북두칠성 선녀님까지 보였음
상황이 이쯤 되니까 나도 받으라는 곳에 매달리게 됐어
받으라고 한 곳의 선생님은 여자분이셨는데 이 분도 애동제자였어. 그런데 자기도 애동제자면서 자기가 신내림을 해준다는 거야
애동제자면 아는 것도 없을 텐데.... 그치만 그때는 그런 것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고 사실 취업 욕심도 있었던 것 같아.... 무당이 되면 어쨌든 진로가 해결되는 거잖아...ㅋ큐ㅠ 사실 이런 목적으로 요즘 신내림 받는 사람이 많아서 무당이 많아지는 거래
여기서부터는 내가 그 무당 선생님(편의상 신어머니라고 할게)이랑 지내면서 생긴 일들이야
신어머니는 내가 꾸는 꿈들이 다 신꿈이고(날아다니는 꿈 이런 것도 다 신꿈이래) 신테스트(무감 테스트였던가 그랬던 것 같아)를 받아야 한다고 했어
사실 나중에 알게된 건데 신 테스트는 무당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더라. 하면 사기라는 사람도 있고 해봐야 안다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300만원을 주고 3명의 선생님들께 신 테스트를 받기로 했어
신어머니는 신내림을 받은 사람이 신내림 해준 분을 부르는 말이니까 그냥 신선생님? 정도 호칭이 낫겠다
그래서 내가 처음 여기는 전화점사로 봤고 계속 전화+카톡으로 연락을 하던 상황이었거든. 그래서 신테스트 날에 신선생님을 처음 뵙게 되었어
고운 한복을 입고 오셨더라 무당 분들 부러운 건 한복 맨날 입는 거 같아ㅋㅋ
ㅂㄱㅇㅇ
나는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보고 갔었기 때문에 나랑 연락하던 신선생님이 누구인지는 한눈에 알 수 있었어
그리고 그 선생님이랑 같은 신어머니 아래 있는 선생님 두 분 해서 이렇게 세 분이랑 뵙게 되었어
>>36 고마워!!
오 ㅂㄱㅇㅇ
ㅂㄱㅇㅇ
>>40 >>41 우왕 고마워!!
그래서 모 정기가 좋다는 산에 가서 상을 간단히 차려 놓고 징 장구를 두드리며 신장대와 무구를 잡게 됐어
처음 잡아보는 거라 엄청 떨리더라ㅋㅋㅋ 신장대는 흰색 술 달린 막대기고 무구는 방울 부채 같은 거!
나는 잡자마자 바로 반응이 온 편이야 몸도 떨리고 뛰기까지 했으니까
그런데 실리는 건 진짜 안 되더라... 신을 찾아야 된다는데 나에게 화경과 말로 예언을 해준 할머니를 찾아야 된다고 했어
근데 할머니고 장군이고 선녀고 동자고 하나도 모르겠는거야
그래서 징 장구 소리에 맞춰서 뛰기만 몇십분은 한 것 같아
그러다가 환영이 보였어
밤하늘에서 북두칠성이 빛나는데 흰 옷 입은 할머니가 내려오시는 환영이었어
그래서 그렇게 말씀드리니까 거기서 테스트는 일단 멈추고, 그럼 이제부터 2차 테스트에 들어간다고 하는 거야
첫 번째는 오방기 뽑기였어
오방기는 5가지 색깔을 가진 깃발인데 이 중에 2개의 색을 말하래 그리고 그걸 뽑으라는 거야...!
이게 말이 되나 싶었지만 나는 흰색이랑 노란색이 생각나서 이걸 말하고 뽑았어
그랬더니 진짜 그 색이 나온거 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두 번째는 더 빡센 거였는데 생년월일을 말해주고 생각나는 걸 말하래
그래서 한복 입은 여자고 엄마라고 얘기했음 진짜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음
그랬더니 알고보니 신선생님(곧 신어머니가 될 뻔 했던) 생년월일이었던 거야!!
선생님들이 막 좋아해주고 이러니까 나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고 어안이 벙벙하고 좀 기분이 좋더라
그래서 넌 신 받아야 된다고 앞으로 삼산 돌기를 하면서 신을 찾아야 된다고 하더라고. 삼산 돌기는 내 본향 산이나 좋은 명산들을 돌면서 신을 찾는 과정이래
그렇게 신 테스트는 끝이 났어. 한 2시간 좀 안 되게 걸렸던 것 같아. 이동시간 빼고
그리고 그때부터는 선생님들을 따라다니면서 일하는 포지션이 되었어.... 근데 이 기간이 너무 힘들어서 신내림 받는 걸 그만 두게 됐어
나는 지방 살고 신 선생님은 서울에 신당이 있었어
근데 생각해보니 평소에는 한복을 잘 입지 않으셨던 거 같네 오래된 기억이라 계속 한복 입으신줄
하긴 나는 주로 굿당 갈 때 뵈었으니까 한복 입은 모습을 많이 볼 수밖에 없었구나
아무튼 이제 수습 기간이 시작된 거야
선생님은 신내림 받기 전인데도 와서 익혀두는 게 좋다면서 와서 일을 거들게 했어. 주중에는 내가 학교에 다니니까 공강날이나 주로 주말에 일을 도와드렸어
그러다가 방학이 되었고 화류계 일도 그만 두고 신내림을 받기 위한 준비에 들어 갔어
나는 이제 무당으로 사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다음 학기 등록금이고 뭐고 꾸미는 비용도 줄이고 신굿 비용부터 모아놨었어
근데 처음에는 신굿 비용이 천만원이라고 하더니 삼산돌기 비용, 신당 차리는 비용, 배우는 비용 등등 더 들어간다면서 돈을 더 모아야 된다고 했음. 그리고 그 돈은 어차피 신이 마련하게 도와주실거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그래서 서울에 방 잡고 어쩔 수 없이 서울 화류계에서도 일을 다시 시작하고 일도 도와드리고 돈도 모으고... 지금 생각하면 진짜 바보같이 지냈다
굿당에서 일을 도와드릴 때는 과일 쌓기, 청소 이런 걸 했는데 진짜 많이 혼나기도 했어
근데 선생님들이 처음에는 잘 해주다가 점점 막 대하는 거야
그리고 선생님들끼리도 알고보니 사이가 썩 좋지가 않더라고 자기들끼리도 견제, 투닥거리 이런 거 너무 심했음
그리고 무엇보다 자꾸만 돈 요구하는 게 늘어날 낌새가 보이니까 현타가 오기 시작함
나는 학교 졸업하려고 처음에 일을 시작한 거였는데 갑자기 신내림까지 일이 흘러와버렸으니 두렵기도 했어
그와중에 귀문은 신테스트로 더 열린 건지... 더 보고 들리고가 심해졌어
하지만 돈이랑 인간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무당한테 매달리던 간절함을 모두 이긴 거야
그래서 못 하겠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어. 가족들이 반대한다고 둘러댔어
그랬더니 길길이 날뛰면서 너 안 받으면 어떻게 되는줄 아느냐 ㅄ이 된다 가족도 다 망한다 이러면서 저주를 퍼부음
그런데 일 도우면서 내가 앞으로 무당이 되면 이것보다 더 힘들게 일 도우면서 눈칫밥 먹고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자신이 없어졌어
그래서 고시원 방도 빼고 도망치듯 서울 나와서 다시 지방으로 돌아오고 선생님들 싹 다 차단 갈김
지금은 어떻게 사냐고?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린다ㅋㅋ
그때 이후로 벌 받을까봐 좀 두려웠던 나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어
교회에 나간 게 효과가 있었던 건지, 이제는 더 이상 무당의 세계를 진지하게 안 믿어서인지 몰라도 꿈도 안 꾸고 할머니, 선녀님도 안 보이고 안 들리고 그렇게 됨
물론 내가 보고 들리는 경험을 해봤으니까 무당의 세계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어 진짜로 미래를 알고 그랬었으니까
하지만 또 그게 전부는 아니고, 그 안에서 더러운 일도 많기 때문에(이 스레에 다 적지는 못 했지만 신당에서 기도도 잘 안 하면서 신딸들 착취하면서 엄청 잘 불리는 사람도 있고 별별 썰 다 보고 듣고 그럼) 나는 무당의 길을 별로 추천은 안 하고 싶어
썰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여기까지야 봐줘서 고마워
어ㅏ 신기하다... 재밌는 얘기 풀어줘서 고마워!! 덕분에 재밋었다 ㅋㅋㅋ
오랜만에 재밌는 스레 고마워!
재밌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