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내림 받을 뻔 했던 썰을 풀게

괴담 2025/06/26 10:40:34

#1 이름없음 2025/06/26 10:40:34

나는 5년 전에 신내림을 받을 뻔 했었어

#2 이름없음 2025/06/26 10:45:17

당시 나는 대학교 3학년이었는데 n수 해서 대학에 간 거라 나이는 좀 있는 상태였어

#3 이름없음 2025/06/26 10:46:15

그런 주제에 학교 생활 성실히 안 해서 학고도 많아서 3학년도 몇 번 꿇고 올라간 거야

#4 이름없음 2025/06/26 10:47:26

그런데다가 알바도 안 하고 굉장히 게으르게 살아서 돈이 없어졌어. 당장 등록금이 필요했던 나는 해서는 안 될 선택을 하고야 말았어

#5 이름없음 2025/06/26 10:48:00

바로 소위 화류계라고 말하는 곳에서 일을 하기로 결심한 거지.

#6 이름없음 2025/06/26 11:33:33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밤에 술을 많이 마시게 됐는데 이 행위가 귀문을 열리게 만든 거야

#7 이름없음 2025/06/26 11:41:38

흔히 술이랑 밤이랑 화류계 일은 다 음기가 가득한 일이라고 하잖아

#8 이름없음 2025/06/26 12:45:29

그래서 나는 화류계 일 진짜 비추해... 절대 발도 들여놓을 생각 하지 마. 더러운 꼴도 너무 많이 봤고 몸도 상하고 돈도 어차피 꾸미는 데 다 빠져나가서 하나도 못 모으고(안 꾸미면 손님 떨어져 나감) 잘못하면 나처럼 귀문도 열림

#9 이름없음 2025/06/26 12:46:13

아무튼 당시에는 이게 귀문 열리는 일인지 이런 거 1도 몰랐단 말임.. 두 달 정도 일하다가 왜였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홀연듯 신점을 보러 가게 됐어

#10 이름없음 2025/06/26 12:46:44

아 맞다 그때 인간관계로 힘든 일이 있어서 신점 보러갔던 것 같아. 너무 힘든 일들이 많이 겹쳐서

#11 이름없음 2025/06/26 12:47:25

대학 내 인간관계 망가지고 나는 화류계 일하고ㅋㅋㅋㅋ 돈 한푼도 없고 완전 최악이었거든

#12 이름없음 2025/06/26 12:48:13

그래서 1년 운세 같은 거 보려고 가벼운 마음으로 동네 애동제자(신내림 받은지 1년 안 된 사람) 점집 갔더니 나랑 나이 차이 얼마 안 나는 언니가 무당으로 있었어

#13 이름없음 2025/06/26 12:48:43

그리고 나한테 별 말은 안하고 안자마자 이러더라ㅋㅋㅋㅋㅋ "너 자꾸 그렇게 살면 니가 여기 앉아야 될 수도 있어" 여기라고 한 건 무당 자리를 말한 거야

#14 이름없음 2025/06/26 12:50:14

좀 신기했던 건 내가 그 당시 화류계 일을 하고 있는 걸 맞춘 거야ㅋㅋㅋㅋ 근데 이건 겉으로 티가 나서 그랬을 수도 있고 아무튼 다른 신기한 점사는 없었는데 그거 맞춘 건 좀 신기했어

#15 이름없음 2025/06/26 12:51:11

그 언니 분(선생님이라 해야 되지만 언니가 편하니 언니라고 할께)도 화류계에서 일했었고 신병 앓다가 신내림 받았다고 썰 풀어주는데 되게 신기한 세계라는 생각이 들었어

#16 이름없음 2025/06/26 12:52:24

그리고 뭐 어떤 귀신이 있구 저런 귀신이 있구 이러면서 굿 하라는 뻔한 소리를 하더라고. 이건 흘려 듣긴 했는데 암튼 생각해보니 우리 조상 중에 총 맞아 돌아가신 분 있는 것도 맞췄네

#17 이름없음 2025/06/26 12:53:11

그래서 일단은 그 신당에 초를 켜고 빌기로 했어. 이걸로 절대 안 된다, 굿 하고 앞으로 화류계 일 그만두고 살아라 라는 조언을 받았지만 나는 당장 돈이 급해서 그건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었거든. 급한대로 초만 켜겠다고 했지

#18 이름없음 2025/06/26 13:02:08

근데 그 말을 들었어야 됐어. 그때부터 신병이 시작됐거든

#19 이름없음 2025/06/26 13:02:22

증상은 몸이 아픈 것보단 보이고 들리는 걸로 많이 왔어

#20 이름없음 2025/06/26 13:03:16

평생 안 눌리던 가위에도 자주 눌리게 됐어

#21 이름없음 2025/06/26 13:03:50

귀접도 몇 번 당해 봣어

#22 이름없음 2025/06/26 13:04:10

그쯤 되니까 정말 신 받아야되나 싶어서 다른 점집에도 기웃거리게 됐어

#23 이름없음 2025/06/26 13:05:30

한 10군데는 가본 것 같아. 그런데 확실하게 너 받아야된다 이런 말 하는 곳은 한 군데였고, 나머지는 신가물인데 받을 정도는 아니다, 왜 보이고 들리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굿해라, 이런 얘기만 하더라고. 점사비도 5~10만원인데 명확한 해답을 못 얻으니까 돈아까워 죽는줄

#24 이름없음 2025/06/26 13:06:51

보이고 들리는 게 어느 정도였냐면 매일 예지몽을 꾸고, 나중에는 예지몽이 아니라 화경이라고 해서 꿈을 안 꾸는 상황에서 눈앞에 미래가 보이는 수준까지 갔었어

#25 이름없음 2025/06/26 13:07:07

그리고 할머니가 와서 이것저것 알려주고 북두칠성 선녀님까지 보였음

#26 이름없음 2025/06/26 13:07:57

상황이 이쯤 되니까 나도 받으라는 곳에 매달리게 됐어

#27 이름없음 2025/06/26 13:09:03

받으라고 한 곳의 선생님은 여자분이셨는데 이 분도 애동제자였어. 그런데 자기도 애동제자면서 자기가 신내림을 해준다는 거야

#28 이름없음 2025/06/26 13:10:09

애동제자면 아는 것도 없을 텐데.... 그치만 그때는 그런 것보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고 사실 취업 욕심도 있었던 것 같아.... 무당이 되면 어쨌든 진로가 해결되는 거잖아...ㅋ큐ㅠ 사실 이런 목적으로 요즘 신내림 받는 사람이 많아서 무당이 많아지는 거래

#29 이름없음 2025/06/26 14:42:46

여기서부터는 내가 그 무당 선생님(편의상 신어머니라고 할게)이랑 지내면서 생긴 일들이야

#30 이름없음 2025/06/26 14:44:12

신어머니는 내가 꾸는 꿈들이 다 신꿈이고(날아다니는 꿈 이런 것도 다 신꿈이래) 신테스트(무감 테스트였던가 그랬던 것 같아)를 받아야 한다고 했어

#31 이름없음 2025/06/26 14:44:36

사실 나중에 알게된 건데 신 테스트는 무당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더라. 하면 사기라는 사람도 있고 해봐야 안다는 사람도 있고

#32 이름없음 2025/06/26 14:44:50

그래서 300만원을 주고 3명의 선생님들께 신 테스트를 받기로 했어

#33 이름없음 2025/06/26 15:39:16

신어머니는 신내림을 받은 사람이 신내림 해준 분을 부르는 말이니까 그냥 신선생님? 정도 호칭이 낫겠다

#34 이름없음 2025/06/26 15:40:00

그래서 내가 처음 여기는 전화점사로 봤고 계속 전화+카톡으로 연락을 하던 상황이었거든. 그래서 신테스트 날에 신선생님을 처음 뵙게 되었어

#35 이름없음 2025/06/26 15:40:24

고운 한복을 입고 오셨더라 무당 분들 부러운 건 한복 맨날 입는 거 같아ㅋㅋ

#37 이름없음 2025/06/26 15:41:06

나는 인터넷에서 사진을 찾아보고 갔었기 때문에 나랑 연락하던 신선생님이 누구인지는 한눈에 알 수 있었어

#38 이름없음 2025/06/26 15:41:39

그리고 그 선생님이랑 같은 신어머니 아래 있는 선생님 두 분 해서 이렇게 세 분이랑 뵙게 되었어

#39 이름없음 2025/06/26 15:42:07

>>36 고마워!!

#42 이름없음 2025/06/27 09:50:48

>>40 >>41 우왕 고마워!!

#43 이름없음 2025/06/27 09:52:29

그래서 모 정기가 좋다는 산에 가서 상을 간단히 차려 놓고 징 장구를 두드리며 신장대와 무구를 잡게 됐어

#44 이름없음 2025/06/27 09:54:15

처음 잡아보는 거라 엄청 떨리더라ㅋㅋㅋ 신장대는 흰색 술 달린 막대기고 무구는 방울 부채 같은 거!

#45 이름없음 2025/06/27 09:55:09

나는 잡자마자 바로 반응이 온 편이야 몸도 떨리고 뛰기까지 했으니까

#46 이름없음 2025/06/27 09:56:32

그런데 실리는 건 진짜 안 되더라... 신을 찾아야 된다는데 나에게 화경과 말로 예언을 해준 할머니를 찾아야 된다고 했어

#47 이름없음 2025/06/27 10:17:45

근데 할머니고 장군이고 선녀고 동자고 하나도 모르겠는거야

#48 이름없음 2025/06/27 10:18:05

그래서 징 장구 소리에 맞춰서 뛰기만 몇십분은 한 것 같아

#49 이름없음 2025/06/27 10:18:18

그러다가 환영이 보였어

#50 이름없음 2025/06/27 10:20:50

밤하늘에서 북두칠성이 빛나는데 흰 옷 입은 할머니가 내려오시는 환영이었어

#51 이름없음 2025/06/27 10:22:14

그래서 그렇게 말씀드리니까 거기서 테스트는 일단 멈추고, 그럼 이제부터 2차 테스트에 들어간다고 하는 거야

#52 이름없음 2025/06/27 10:22:38

첫 번째는 오방기 뽑기였어

#53 이름없음 2025/06/27 10:35:25

오방기는 5가지 색깔을 가진 깃발인데 이 중에 2개의 색을 말하래 그리고 그걸 뽑으라는 거야...!

#54 이름없음 2025/06/27 10:36:05

이게 말이 되나 싶었지만 나는 흰색이랑 노란색이 생각나서 이걸 말하고 뽑았어

#55 이름없음 2025/06/27 10:36:15

그랬더니 진짜 그 색이 나온거 있지ㅋㅋㅋㅋㅋㅋㅋㅋㅋ

#56 이름없음 2025/06/27 10:36:47

그리고 두 번째는 더 빡센 거였는데 생년월일을 말해주고 생각나는 걸 말하래

#57 이름없음 2025/06/27 10:37:04

그래서 한복 입은 여자고 엄마라고 얘기했음 진짜 생각나는 대로 얘기했음

#58 이름없음 2025/06/27 10:37:26

그랬더니 알고보니 신선생님(곧 신어머니가 될 뻔 했던) 생년월일이었던 거야!!

#59 이름없음 2025/06/27 10:37:47

선생님들이 막 좋아해주고 이러니까 나도 덩달아 기분 좋아지고 어안이 벙벙하고 좀 기분이 좋더라

#60 이름없음 2025/06/27 10:38:20

그래서 넌 신 받아야 된다고 앞으로 삼산 돌기를 하면서 신을 찾아야 된다고 하더라고. 삼산 돌기는 내 본향 산이나 좋은 명산들을 돌면서 신을 찾는 과정이래

#61 이름없음 2025/06/27 10:39:19

그렇게 신 테스트는 끝이 났어. 한 2시간 좀 안 되게 걸렸던 것 같아. 이동시간 빼고

#62 이름없음 2025/06/27 11:18:06

그리고 그때부터는 선생님들을 따라다니면서 일하는 포지션이 되었어.... 근데 이 기간이 너무 힘들어서 신내림 받는 걸 그만 두게 됐어

#63 이름없음 2025/06/27 11:18:33

나는 지방 살고 신 선생님은 서울에 신당이 있었어

#64 이름없음 2025/06/27 11:19:00

근데 생각해보니 평소에는 한복을 잘 입지 않으셨던 거 같네 오래된 기억이라 계속 한복 입으신줄

#65 이름없음 2025/06/27 11:19:25

하긴 나는 주로 굿당 갈 때 뵈었으니까 한복 입은 모습을 많이 볼 수밖에 없었구나

#66 이름없음 2025/06/27 11:19:44

아무튼 이제 수습 기간이 시작된 거야

#67 이름없음 2025/06/27 11:20:30

선생님은 신내림 받기 전인데도 와서 익혀두는 게 좋다면서 와서 일을 거들게 했어. 주중에는 내가 학교에 다니니까 공강날이나 주로 주말에 일을 도와드렸어

#68 이름없음 2025/06/27 11:21:09

그러다가 방학이 되었고 화류계 일도 그만 두고 신내림을 받기 위한 준비에 들어 갔어

#69 이름없음 2025/06/27 11:29:56

나는 이제 무당으로 사는 것에 혈안이 되어 있어서 다음 학기 등록금이고 뭐고 꾸미는 비용도 줄이고 신굿 비용부터 모아놨었어

#70 이름없음 2025/06/27 11:32:03

근데 처음에는 신굿 비용이 천만원이라고 하더니 삼산돌기 비용, 신당 차리는 비용, 배우는 비용 등등 더 들어간다면서 돈을 더 모아야 된다고 했음. 그리고 그 돈은 어차피 신이 마련하게 도와주실거다 이런 식으로 얘기하더라고

#71 이름없음 2025/06/27 11:32:36

그래서 서울에 방 잡고 어쩔 수 없이 서울 화류계에서도 일을 다시 시작하고 일도 도와드리고 돈도 모으고... 지금 생각하면 진짜 바보같이 지냈다

#72 이름없음 2025/06/27 13:00:15

굿당에서 일을 도와드릴 때는 과일 쌓기, 청소 이런 걸 했는데 진짜 많이 혼나기도 했어

#73 이름없음 2025/06/27 13:00:28

근데 선생님들이 처음에는 잘 해주다가 점점 막 대하는 거야

#74 이름없음 2025/06/27 13:00:54

그리고 선생님들끼리도 알고보니 사이가 썩 좋지가 않더라고 자기들끼리도 견제, 투닥거리 이런 거 너무 심했음

#75 이름없음 2025/06/27 13:01:13

그리고 무엇보다 자꾸만 돈 요구하는 게 늘어날 낌새가 보이니까 현타가 오기 시작함

#76 이름없음 2025/06/27 13:01:35

나는 학교 졸업하려고 처음에 일을 시작한 거였는데 갑자기 신내림까지 일이 흘러와버렸으니 두렵기도 했어

#77 이름없음 2025/06/27 13:02:22

그와중에 귀문은 신테스트로 더 열린 건지... 더 보고 들리고가 심해졌어

#78 이름없음 2025/06/27 13:05:04

하지만 돈이랑 인간관계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무당한테 매달리던 간절함을 모두 이긴 거야

#79 이름없음 2025/06/27 13:10:23

그래서 못 하겠다고 어렵게 말을 꺼냈어. 가족들이 반대한다고 둘러댔어

#80 이름없음 2025/06/27 13:10:52

그랬더니 길길이 날뛰면서 너 안 받으면 어떻게 되는줄 아느냐 ㅄ이 된다 가족도 다 망한다 이러면서 저주를 퍼부음

#81 이름없음 2025/06/27 13:11:39

그런데 일 도우면서 내가 앞으로 무당이 되면 이것보다 더 힘들게 일 도우면서 눈칫밥 먹고 살아야 된다고 생각하니까 진짜 자신이 없어졌어

#82 이름없음 2025/06/27 13:13:08

그래서 고시원 방도 빼고 도망치듯 서울 나와서 다시 지방으로 돌아오고 선생님들 싹 다 차단 갈김

#83 이름없음 2025/06/27 13:13:24

지금은 어떻게 사냐고? 아무것도 안 보이고 안 들린다ㅋㅋ

#84 이름없음 2025/06/27 13:13:38

그때 이후로 벌 받을까봐 좀 두려웠던 나는 교회에 나가기 시작했어

#85 이름없음 2025/06/27 13:15:17

교회에 나간 게 효과가 있었던 건지, 이제는 더 이상 무당의 세계를 진지하게 안 믿어서인지 몰라도 꿈도 안 꾸고 할머니, 선녀님도 안 보이고 안 들리고 그렇게 됨

#86 이름없음 2025/06/27 13:15:42

물론 내가 보고 들리는 경험을 해봤으니까 무당의 세계를 완전히 부정할 수는 없어 진짜로 미래를 알고 그랬었으니까

#87 이름없음 2025/06/27 13:16:56

하지만 또 그게 전부는 아니고, 그 안에서 더러운 일도 많기 때문에(이 스레에 다 적지는 못 했지만 신당에서 기도도 잘 안 하면서 신딸들 착취하면서 엄청 잘 불리는 사람도 있고 별별 썰 다 보고 듣고 그럼) 나는 무당의 길을 별로 추천은 안 하고 싶어

#88 이름없음 2025/06/27 13:17:18

썰이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하고 싶은 얘기는 여기까지야 봐줘서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