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7/01 22:57:25 ID : 9bdyK4Y7fbD 4
듣고싶다면 얘기 풀게 거의 2년 전 이야기야
2 이름없음 2018/07/01 23:05:20 ID : 9bdyK4Y7fbD 0
아무도 없어도 일단 얘기하고 싶어. 오늘따라 그 애가 많이 생각나거든. 나랑 그 애랑 처음 만난 곳은 도서관이야. 난 당시 고3이였고 수능을 앞둔 상태라 너무 예민했거든. 정말 주변 돌아볼 시간도 없이 항상 수업 끝나자마자 바로 도서관에 가서 공부했어. 참고로 우리 학교는 야자가 있었는데,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담임선생님 허락 맡고 도서관에서 공부했어.
3 이름없음 2018/07/01 23:06:50 ID : 9bdyK4Y7fbD 0
진짜 조금만 참으면 된다는 생각으로 매일매일 수업 끝나자마자 가서 도서관 문닫을 시간 까지 공부를 했던 것 같아. 내가 항상 공부했던 자리는 4인석이였는데 2ㅣ2 이렇게 두명 두명 마주보고 앉는 자리였어. 난 그중 창가 자리에 항상 앉아서 공부했지.
4 이름없음 2018/07/01 23:07:15 ID : 9bdyK4Y7fbD 0
매일매일을 그렇게 공부하는데 매번 나랑 같은 자리에 앉는 사람이 있었어. 내 바로 앞은 아니였고 대각선에 앉은 사람이였는데 고등학생처럼은 보이지 않았고 대학생 같았어. 전공 책으로 보이는게 엄청 두꺼웠거든
5 이름없음 2018/07/01 23:10:10 ID : 9bdyK4Y7fbD 0
그때는 매번 가니까 낯 익은 사람 정도로 생각하고 수능 기출 문제 푸느라 난 바빴어. 그 사람을 신경 쓸 겨를도 없었고 대충 안면만 익힌 정도였지. 내가 다니는 도서관은 열람실이 10시에 문을 닫는데, 항상 난 마지막까지 남는 사람이였고 그 대각선에 앉은 사람도 마지막까지 남아서 공부하는 사람이였어. 그래서 10시가 다돼가는 시간이면 4인석 테이블엔 그 남자와 나 밖에 남지 않았었어.
6 이름없음 2018/07/01 23:13:04 ID : s3vfXze5cL9 0
보고있어 벌써 슬프다ㅠㅠ
7 이름없음 2018/07/01 23:13:14 ID : 9bdyK4Y7fbD 0
한 번은 비가 너무 많이 오는 날이여서 그런가 그날따라 열람실에 사람이 거의 없었어. 나랑 그 사람 주변엔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그냥 묵묵하게 공부하고 있는데 내가 필기할 때 마다 검정펜을 많이 쓰는데 검정펜이 다 떨어진거야. 꼭 써야하고 마음은 급한데 도서관 내에 매점이 없었기 때문에 조금 멀리 나가는게 난 귀찮았어. 그래서 그 남자한테 내가 먼저 말 걸었어. 혹시 검정펜 여분 있냐고.
8 이름없음 2018/07/01 23:14:26 ID : 9bdyK4Y7fbD 0
그랬더니 너무 예쁘게 웃으면서 자기는 세개나 있으니까 하나 가져도 된다면서 건내는거야. 처음으로 그 남자 얼굴을 제대로 봤는데 보는 사람도 기분이 좋아지는 웃음이였어. 그래서 작게 감사하다고 말하고 묵묵하게 다시 공부했지.
9 이름없음 2018/07/01 23:16:22 ID : 9bdyK4Y7fbD 0
난 10시가 되기 한 십분 전에 열람실에서 나왔어. 그 사람은 공부하고 있을 때 난 짐을 싸서 나왔는데 나갈수가 없었어. 비가 너무 많이 왔거든. 그때가 여름이였는데 장마라서 그런지 맞고 가기엔 비가 너무 많이 내렸어. 어쩌지 하면서 핸드폰 시계만 보고 있는데 누가 툭툭 치는거야. 그 사람이였어. 자기 우산 있는데 같이 써도 된다고 웃으면서 말하는거야. 그게 불편하면 그냥 가져가서 쓰고 나중에 만날때 돌려달라고 하더라.
10 이름없음 2018/07/01 23:19:05 ID : 9bdyK4Y7fbD 0
그냥 내가 가져가서 쓰기엔 뭐하니까 같이 쓰자고 말했어. 그러고 같이 우산 쓰고 걷는데 너무 어색한거야. 그래서 무슨 말이라도 해야될 것 같아서 이것저것 아무말이나 물어본 것 같아. 어디사는지 학생인지 등등 그 사람은 도서관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 아파트에 산다고 했어. 그리고 대학생이라고도 말해줬어. 나보고 고3이냐길래 수능 얘기도 하면서 걸었고, 얘기하면서 걸으니까 바로 우리 아파트에 도착해 있더라. 그날은 인사하고 바로 헤어졌어.
11 이름없음 2018/07/01 23:20:29 ID : 9bdyK4Y7fbD 0
다음날 학교 가서 필기하는데 그 남자가 준 검정색 볼펜이 눈에 들어오는거야. 그래도 미안하니까 학교 끝나고 볼펜을 사서 새걸로 돌려줘야겠다는 마음에 끝나자마자 학교 앞에서 볼펜을 사고 도서관으로 갔어.
12 이름없음 2018/07/01 23:22:35 ID : 9bdyK4Y7fbD 0
혹시 듣고있는 사람 있어?
13 이름없음 2018/07/01 23:27:04 ID : 43O5Ve1Ckk6 0
듣고잇엉
14 이름없음 2018/07/01 23:28:17 ID : 9bdyK4Y7fbD 0
응 고마워 아무도 안보는줄 알았어
15 이름없음 2018/07/01 23:29:21 ID : 9bdyK4Y7fbD 0
도서관으로 갔는데 8시가 넘어도 그 남자는 안오고 다른 사람이 그 자리에 앉는거야. 괜히 초조해지고 아무것도 손에 안잡혔어. 그땐 너무 공부만 해서 그런지 친구들 외에 낯선 사람이랑 대화하는게 조금 힘들었는데 그래서 그런가 조금 긴장하고 있었던 것 같아. 결국 도서관 닫힐 때 까지 그 남자는 오지 않았어.
16 이름없음 2018/07/01 23:31:37 ID : 9bdyK4Y7fbD 0
그 다음날도 다다음날도 오지 않았어. 아예 이제 오지 않으려나보다. 그냥 그 펜 내가 쓰자 이런 마음으로 그냥 단념했는데 자꾸 날짜를 보게 되었어. 거의 일주일정도 안나온 것 같아. 그러고 일주일 후 금요일에 다시 왔어. 그 사람이 딱 오니까 너무 떨리는거야. 그 사람이 좋아서가 아니라 낯선사람한테 말을 건내고 펜을 줘야하는게 너무 떨렸어.
17 이름없음 2018/07/01 23:34:04 ID : 9bdyK4Y7fbD 0
그사람이 전공책 피고 공부하고 있을 때 조심스럽게 펜을 내밀었어. 보더니 웃으면서 안줘도 된다고 하더라. 근데 난 받은게 있으니까 드리는게 맞는 것 같다면서 받아달라고 말했어. 결국 남자가 펜 받아줬고 그 날을 계기로 남자랑 조금 가까워졌어. 도서관에서 공부가 끝나고 어두워지면 요즘 세상 흉흉하다면서 집까지 데려다주기도 하고 같이 저녁 밥도 먹었어. 참고로 도서관에서 우리집까지 그 남자 집보다 조금 더 멀었어. 같이 걸으니까 평소에 무서웠던 길도 하나도 안무섭더라.
18 이름없음 2018/07/01 23:34:09 ID : Be45dWlCmGk 0
보고있어
19 이름없음 2018/07/01 23:35:37 ID : 9bdyK4Y7fbD 0
그냥 그렇게 우리는 당시에 서로의 핸드폰 번호도 모르고 도서관에서 만나면 저녁 먹었냐고 물어보고 안먹었다고 하면 같이 먹으러도 나가고 바람도 쐬는 그런 사이가 되었어. 처음엔 핸드폰 번호를 안물어보길래 그냥 도서관 친구 정도로 생각하나보다 싶었지
20 이름없음 2018/07/01 23:37:06 ID : oKY8qi5WnPi 0
헐..보고있어!!
21 이름없음 2018/07/01 23:37:16 ID : 9bdyK4Y7fbD 0
그렇게 여느때처럼 같은 도서관 같은 자리에서 공부하는데 갑자기 노트에다 뭘 끄적이더니 나한테 넘겨주는거야. 보니까 '번호좀' 딱 이 세글자 적혀있었어. 뭔가 내심 기뻤다 처음엔 포커페이스 하느라 죽는 줄 알았어. 그렇게 내 번호 적고 그 이후로부터 확 사이가 가까워진 것 같아.
22 이름없음 2018/07/01 23:38:28 ID : 9bdyK4Y7fbD 0
그 남자도 내가 고3이니까 어딜 가자고 쉽게 말 못했었어. 나도 도서관에서 말고도 다른데서도 만나보고 싶었는데 나한텐 시간이 너무 없어서 그 남자와의 모든 약속을 수능 끝나고 잡았어.
23 이름없음 2018/07/01 23:40:00 ID : 9bdyK4Y7fbD 0
지금 생각해보면 그땐 정말.... 썸이지만 제대로 만날 수 없는 썸이였던 것 같다. 정말 수능 끝나고 제대로 데이트 하고싶어서 더더욱 열심히 공부 했던 것 같아. 수능 전날엔 도서관을 가지 않았었는데 아파트 근처에 와서 선물 주면서 꼭 원하는 대학 갔으면 좋겠다고 말해줬었어.
24 이름없음 2018/07/01 23:42:00 ID : 9bdyK4Y7fbD 0
그렇게 난 내 피같은 3년을 쏟은 시험이 끝나고 그 당일날 남자랑 만났어. 영화도 보고 밥도 같이 먹고 카페도 가고 그냥 연인들이 하는 전형적인 데이트 코스를 해봤던 것 같아. 너무 행복했어. 집에 데려다줄 땐 그동안 고생했다면서 자기랑 연애해달라고 했어. 지금 생각하니까 너무 풋풋하다
25 이름없음 2018/07/01 23:43:47 ID : 9bdyK4Y7fbD 0
그렇게 우리는 내가 수능 끝난 날에 사귀게됐어. 아 지금까지 언급을 안했었는데 그 남자는 엄청 좋은 대학교에 다녔어. 서연고 바로 밑에 있는 대학교에 다녔고 그거에 자극 받아서 나도 더 열심히 했는지도 몰라. 지금부터는 남자친구라고 할게. 남자친구랑 나는 둘다 서울에 살았어.
26 이름없음 2018/07/01 23:46:24 ID : 9bdyK4Y7fbD 0
그렇게 사귀고 나도 대학 발표가 나서 다행히 내가 쓴 1지망에 붙게 되었어. 같이 서울에서 학교 다녀서 다행이라고 우스겟소리로 말하면서 진짜 행복했었어. 수능 끝나고 남자친구랑 보내는 시간들이 많아지면서 내가 그 전에 몰랐던 남자친구에 대한 모습을 알게 되었어. 사실 남자친구가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과외를 했었는데 과외 하는 날은 내 기억으로는 월,수,토 였던 것 같아. 항상 과외가 끝나면 나를 만날 수 없다고 말했어. 그땐 그 말 듣고 이해가 안갔었어.
27 이름없음 2018/07/01 23:48:01 ID : 9bdyK4Y7fbD 0
항상 보고싶었는데 월,수,토는 하루종일 못보는 날이였어. 과외는 항상 4-6시로 고정되어 있는 시간이였는데, 6시 이후로 왜 못보는지 남자친구한테 몇번 물어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무것도 없었어. 그냥 미안하다는 말 뿐이여서 나도 더이상 묻진 않았어. 딱히 일주일에 세번 못보는거에 대해 불만은 없었지만 궁금했어. 그 이후에 뭐하는지. 그날은 6시 이후로는 연락이 안됐거든
28 이름없음 2018/07/02 00:05:23 ID : 9bdyK4Y7fbD 0
궁금하지만 더이상 안물어봤는데 남자친구가 어느날 그러는거야. 자기가 과외 끝난 날 왜 연락을 못하는지에 대해 궁금하냐고. 그렇다고 대답하니까 책 하나를 보여줬었어. 남자친구가 대학교는 밝힐 수 없고 과는 생명공학과였는데, 의학 전문 대학원을 준비하고 있다는거야. 그 준비하는 책을 보여줬었어. 그래서 그거 준비하느라 그동안 연락을 못한거냐고 했더니 그렇다고 하더라구.
29 이름없음 2018/07/02 00:06:41 ID : 9bdyK4Y7fbD 0
아 참 남자친구는 재수를 해서 대학을 갔는데 원하는 대학에 못붙어서 다시 했는데도 못붙은거래. 그래서 뒤늦게나마 의학전문대학원을 가려고 공부하는 거라고 했어. 그래도 난 과외 끝난 이후로 연락이라도 가끔 하고 싶어서 해달라고 했었지 애처럼 투정부리면서.
30 이름없음 2018/07/02 00:08:18 ID : 9bdyK4Y7fbD 0
근데 남자친구가 되게 씁쓸하게 웃으면서 자기는 공부할 때 핸드폰 사용을 못한다고 했어. 그래서 되게 이상하다고 생각했지. 그냥 본인이 핸드폰 사용을 하지 않는건가? 라고도 생각 해봤는데 뭔가 강제로 뺏기고 하는 느낌이였어. 그치만 더이상 물어보진 않았다. 뭔가 남자친구한테도 그게 상처일수도있고 무엇보다도 나한테 때 되면 말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
31 이름없음 2018/07/02 00:10:49 ID : 9bdyK4Y7fbD 0
우리는 그렇게 잔잔하게 연애 했어. 큰 탈 없이 싸우지도 않았고 권태기가 오지도 않았어. 1년째 되는 날, 맛있는 밥 먹고 산책하는데 남자친구가 갑자기 그랬어. 자기 요새 너무 힘들다고. 공부때문에 그러나보다 싶어서 대학원 공부하는거 많이 힘들어? 라고 눈치없이 물어봤어 난
32 이름없음 2018/07/02 00:14:15 ID : 9bdyK4Y7fbD 0
그때 남자친구가 자신에 대한 모든걸 다 털어놨던 것 같아. 가정사를 하나부터 열까지.. 남자친구한텐 누나가 한명 있는데 어렸을때부터 엄청난 영재라고 했어. 그래서 부모님 기대도 컸고. 근데 부모님들이 남자친구는 누나의 수준을 못따라간다고 생각해서 자신들의 틀에 맞춰서 남자친구 어렸을 때 부터 엄청난 교육을 시켰대. 심지어 초등학생인데도 12시 넘어서 학원이 끝나고 음악은 피아노부터 바이올린 첼로 등등 거의 배울 수 있는 전부를 배웠다고 했어. 중고등학생때는 방 밖으로 자물쇠로 잠그고 감금을 시키셔서 항상 공부만 해야했대.
33 이름없음 2018/07/02 00:16:39 ID : 9bdyK4Y7fbD 0
심지어 정해진 시간에 식판 같은 데에 밥 주고 다시 문 걸어 잠그고.. 부모의 사랑이라곤 단 하나도 못느껴봤다고 남자친구가 그랬어. 그래서 더 이 악물고 공부했대. 그치만 남자친구한테도 한계가 있었어. 부모님은 남자친구가 의대를 가길 희망했는데 그걸 못이루고 다른 학교에 합격을 하니까 강제로 재수까지 시킨거야. 또 똑같이 중고등학생 때 처럼 감금하고 밥 시간 되면 식판에 밥 주고 심지어 그 감옥에 있는 문 있잖아. 밑에 밥 그릇만 이동할 수 있도록 개조한 문. 그런 문 처럼 개조까지 했대. 남자친구의 방을
34 이름없음 2018/07/02 00:19:44 ID : 9bdyK4Y7fbD 0
그래서 최근엔 대학원 진학 공부를 하는데 그 과외 시간 이후에 그걸 하느라 감금을 당하고 핸드폰을 뺏겨서 연락을 못했다는거야. 난 처음에 그 말 듣고 진짜 믿을 수가 없었어. 그치만 거짓말이라고 하기엔 남자친구가 너무 힘들어 보였고 어떻게 그런 부모가 존재할 수 있지 하는 생각에 분노도 있었어.
35 이름없음 2018/07/02 00:20:18 ID : rbAY2pPcmk3 0
와 진짜심하긴하다
36 이름없음 2018/07/02 00:21:54 ID : 9bdyK4Y7fbD 0
그러면서 남자친구가 하는말이 유일한 낙이 도서관에서 나를 보는거라고 했어. 자기는 공부가 하기 싫어도 강제로 가둬놓고 시키는 부모때문에 어쩔수없이 해야했는데, 정말 대학 생각이 간절해서 공부하는 내가 신기했대. 그래서 공부가 하기 싫어도 그 도서관에 가서 고3이였던 나를 흘깃 쳐다봤던거야.
37 이름없음 2018/07/02 00:23:04 ID : xyNwMpalgZe 0
보고있어~계속 얘기해줘
38 이름없음 2018/07/02 00:23:09 ID : 9bdyK4Y7fbD 0
그래서 자기는 나랑 사겨서 너무 좋고, 세상에 믿을 사람은 나 한명밖에 없다고 말했어. 그땐 그러지 말았어야했는데 그 말 듣고 한편으론 분노가 있었지만, 남자친구가 곧 대학원에 진학만 한다면 부모님의 집착은 없어질거라고 생각했어. 그러지 말았어야했는데
39 이름없음 2018/07/02 00:24:47 ID : 9bdyK4Y7fbD 0
그치만 내가 남자친구한테 해줄 건 우리가 만날 때 마다 항상 재밌게 그 전 일들을 잊을 만큼 재밌게 시간을 보내는 것 밖에 없을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항상 난 최선을 다했고 남자친구도 최선을 다했어. 그치만 만나는 날은 점점 줄어들었어. 대학원 진학 공부때문에 집에서 거의 안나오다시피 했으니까.
40 이름없음 2018/07/02 00:25:42 ID : 9bdyK4Y7fbD 0
그때 남자친구가 그랬었는데, 부모님의 집착이 갈수록 심해진다고 했었어. 중고등학생때랑 달라진게 아무것도 없다면서 내 앞에서 눈물을 보인 적도 있었고, 그 뒤로도 꾸준히 힘들다고 했었지.
41 이름없음 2018/07/02 00:27:38 ID : 9bdyK4Y7fbD 0
사랑을 못받고 자라면 사랑을 주는게 서툴다는 말을 들었던 적이 있었는데 남자친구는 예외였던 것 같아. 받은 만큼 돌려줄줄 아는 착한사람이였는데. 그렇게 대학원 시험이 끝난 날, 그날 저녁 난 남자친구 연락만 쭉 기다렸어. 드디어 그 지겨운 대학원 시험이 끝났으니까 모처럼 데이트도 하고 싶었고 같이 시간 보내고 싶었어. 그래서 핸드폰 잡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카톡 한통이 오는거야.
42 이름없음 2018/07/02 00:28:14 ID : q0ldA7wFiqk 0
ㅇㅓ어ㅜㅜ
43 이름없음 2018/07/02 00:28:54 ID : q0ldA7wFiqk 0
뭐야 스레주ㅜㅜ
44 이름없음 2018/07/02 00:29:32 ID : q0ldA7wFiqk 0
내가 생각하는 그거야 설마??
45 이름없음 2018/07/02 00:29:50 ID : 9bdyK4Y7fbD 0
' 나 오늘 시험 끝나서 여행 좀 다녀오고싶어. 그동안 너무 힘들었으니까.' 대충 이런 식의 카톡이였던 것 같아. 2년 전이라 기억이 잘 안난다. 당시 저거 받고 난 너무 서운했어. 나도 계속 기다렸는데 여행을 다녀오고 싶다고 하니까 살짝 서운하더라. 어디로 여행가려고 누구랑 가려고 하는 내 말에 두루뭉실하게 대답했던 것 같아. 조금 멀리 다녀오고싶다고 했었어.
46 이름없음 2018/07/02 00:29:51 ID : xyNwMpalgZe 0
계속 얘기해줘..
47 이름없음 2018/07/02 00:30:15 ID : q0ldA7wFiqk 0
뭐야뭐야ㅜㅜ
48 이름없음 2018/07/02 00:31:22 ID : 9bdyK4Y7fbD 0
난 그때는 너무 서운해서 알겠다고 말하고 하루종일 서운함에 차있었어. 그 뒤로 연락이 또 없길래 한 두시간 후에 언제 출발할 거냐고 물어봤었어. '지금 당장 가려고 하는데 무섭다 혼자 여행하는거라.' 대충 이런 식으로 왔던 것 같아.
49 이름없음 2018/07/02 00:31:37 ID : q0ldA7wFiqk 0
미친ㅜㅜ
50 이름없음 2018/07/02 00:33:17 ID : 9bdyK4Y7fbD 0
난 그때만 해도 너무 이상하다는 생각을 못했어. 왜냐면 시험도 끝났고 여행을 가고싶다고 말하길래 스트레스 쌓인걸 풀려고 하나보다 정도로 생각했었지. 그래서 대충 어디 가는지만 알려달라고 했는데 나중에 갔다오면 내가 여행을 어디서 했는지 알려주겠다고 지금은 비밀이라고 그랬었어. 그말만 믿고 조심히다녀와라고 말했어. 남자친구가 마지막으로 나한테 보낸 카톡은 '금방 올께 사랑해' 였어. 이 말은 정확해 아직도 기억이 생생해
51 이름없음 2018/07/02 00:34:36 ID : 9bdyK4Y7fbD 0
그렇게 남자친구랑 연락을 끝내고 그날 꿈자리가 너무 사나웠어. 2년 전이라 잘 기억은 안나는데 누가 막 우는 꿈이였던 것 같아 깨고 나니까 나도 울고있었고. 이런 적은 처음이라 나도 너무 무서웠고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기 시작했어. 그러다가 문득 남자친구가 생각 났어.
52 이름없음 2018/07/02 00:34:50 ID : xyNwMpalgZe 0
설마..
53 이름없음 2018/07/02 00:35:45 ID : q0ldA7wFiqk 0
..........
54 이름없음 2018/07/02 00:35:51 ID : q0ldA7wFiqk 0
아닐꺼야
55 이름없음 2018/07/02 00:35:58 ID : q0ldA7wFiqk 0
에이.....
56 이름없음 2018/07/02 00:36:49 ID : 9bdyK4Y7fbD 0
너무 무서운거야 진짜 너무 무서웠어. 손이 벌벌 떨릴 정도로 무서웠어. 자다 깬 시간이 새벽 3-4시 였는데 당장 남자친구 집으로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어. 그땐 그생각밖에 안나서 새벽이니까 다음날 오전에 가봐야겠다는 생각따위 하지도 못했었어. 너무 무서웠으니까.
57 이름없음 2018/07/02 00:37:23 ID : q0ldA7wFiqk 0
잉..........
58 이름없음 2018/07/02 00:37:48 ID : 9bdyK4Y7fbD 0
한번도 남자친구 집을 가본 적은 없지만 남자친구 집이 어디인지는 알고 있었어. 난 무작정 택시를 타고 갔어. 정말 떨리는 손으로 카톡으로 어디냐고 물어보고 전화를 해도 대답이 없는거야. 진짜 대성통곡을 하면서 집으로 갔어.
59 이름없음 2018/07/02 00:38:10 ID : q0ldA7wFiqk 0
아............아니야 아니야....
60 이름없음 2018/07/02 00:38:45 ID : q0ldA7wFiqk 0
에이....
61 이름없음 2018/07/02 00:40:15 ID : 9bdyK4Y7fbD 0
남자친구 아파트엔 동 라인마다 경비실이 있고 경비원분들이 항상 돌아가면서 야간근무를 하셨는데 너무 혹시나 하는 마음에 경비원분께 대충 남자친구가 연락이 안돼서 확인하러 왔는데 알수있냐면서 다짜고짜 물었어. 아저씨가 어제 이른 아침에 그 댁 부모님이 나가는건 봤었는데 남자친구는 못봤다는거야
62 이름없음 2018/07/02 00:40:21 ID : q0ldA7wFiqk 0
스레주.....
63 이름없음 2018/07/02 00:40:36 ID : q0ldA7wFiqk 0
뭐야.....무서워
64 이름없음 2018/07/02 00:42:14 ID : 9bdyK4Y7fbD 0
그래서 제발 남자친구가 연락이 안되니까 한번만 같이 가주시면 안되겠냐고 사정을 했어. 결국 아저씨랑 남자친구 집을 갔는데 아무도 없었어. 문을 두들기고 초인종을 눌러도 아무런 대답이 없길래 아저씨가 그 학생도 나간거 아니냐고 물어봤어. 그치만 난 너무 이상해서 아니라고 여기에 있는 것 같다고하면서 떨리는 손으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이 왔어.
65 이름없음 2018/07/02 00:42:37 ID : q0ldA7wFiqk 0
헐...........
66 이름없음 2018/07/02 00:43:32 ID : 9bdyK4Y7fbD 0
경찰이 와서 두들겨도 아무런 반응이 없으니까 결국 문을 따서 들어갔는데 문을 여는 순간 연기가 너무 자욱했어. 앞을 볼수가 없을 정도로 기침도 막 나고 그걸 보는 순간 다리에 힘 풀려서 주저앉았어 너무 무서웠거든 아니길 바랬는데
67 이름없음 2018/07/02 00:44:28 ID : xyNwMpalgZe 0
연탄 피운거야..?
68 이름없음 2018/07/02 00:44:36 ID : 9bdyK4Y7fbD 0
여기서 이런 말 해도 되는진 모르겠지만 연탄을 피워놓고 검은 비닐봉투로 얼굴을 쓴 채 죽어있었어 진짜 난 정말 아니길 바랬는데 남자친구였어 여행 간다고 했던 남자친구였어
69 이름없음 2018/07/02 00:45:27 ID : xyNwMpalgZe 0
진짜..힘들었나보다 얼굴에 비닐봉투라니...
70 이름없음 2018/07/02 00:45:52 ID : 9bdyK4Y7fbD 0
그때의 남자친구 모습은 너무나 충격이여서 설명하기 힘들다. 피부가 우리와 같은 피부색도 아니였고 눈도 못감은채 죽었으니까. 방안엔 딱 유서 한장만 발견됐는데 00아 사랑해 이것만 적혀있었어. 00은 내 이름이야.
71 이름없음 2018/07/02 00:46:54 ID : xyNwMpalgZe 0
얼마나 한이맺혔으면 눈도 못감고 죽었을까..그걸본 스레주는 또 얼마나 놀랬을까..감히 상상이 안된다..
72 이름없음 2018/07/02 00:47:02 ID : 9bdyK4Y7fbD 0
그렇게 남자친구가 허망하게 죽고 난 장례식에서 울다가 실신하다가를 반복했어. 그 후로도 너무 힘들었어. 나중에 들었는데 결국 오빠는 대학원 시험 본거 1차 합격했었더라. 그렇게 합격 하고 허무하게 하늘나라로 가버렸어.
73 이름없음 2018/07/02 00:47:22 ID : q0ldA7wFiqk 0
스레주 괜찮아....?
74 이름없음 2018/07/02 00:48:05 ID : 9bdyK4Y7fbD 0
나 정말 너무 힘들었어. 그 후로 눈 뜨고 울고 밥도 못먹어서 거의 20kg 넘게 빠진 것 같아. 입원도 수차례 했었어. 그 일 있고 나서 휴학하고 바로 정신과 치료도 받고 다시 일어서고 싶었는데 충격이 너무 커서 그런가 힘들었어.
75 이름없음 2018/07/02 00:48:23 ID : xyNwMpalgZe 0
대학원 합격하면..집착이 없어질거라 생각했는데 더 심해졌던건가..
76 이름없음 2018/07/02 00:48:33 ID : aso1u641yK2 0
보고있어..
77 이름없음 2018/07/02 00:49:08 ID : 9bdyK4Y7fbD 0
그리고 그 장례식에서 아직도 기억 나는건 부모라는 사람들이 눈물 한방울 흘리지 않는다는거야. 난 남자친구한테 너무 못해준것만 생각나서 자꾸 눈물나고 힘들고 실신하고 그러는데 부모라는 사람들이 아무렇지도 않아보이더라고. 속은 어떨지 몰라도.
78 이름없음 2018/07/02 00:50:40 ID : q0ldA7wFiqk 0
무섭다ㅜㅜ
79 이름없음 2018/07/02 00:50:41 ID : 9bdyK4Y7fbD 0
남자친구가 그렇게 허무하게 죽어버리고 1년 동안은 사는게 아니였어. 마지막 남자친구가 가는 모습을 직접 본 트라우마가 커서 그런지 매일 같이 악몽도 꿨고 일주일에 5일은 항상 치료를 받으면서 살았어. 그정도로 너무 힘들었어.
80 이름없음 2018/07/02 00:52:31 ID : 9bdyK4Y7fbD 0
오늘은 하늘로 간 남자친구의 누나분을 만나고 온 날이였어. 나보고 그런 트라우마를 갖게 한게 너무 미안하다면서 자기도 내 남자친구한테 너무 미안하다면서 울었어.
81 이름없음 2018/07/02 00:53:53 ID : 9bdyK4Y7fbD 0
아, 누나분이랑은 내가 정신과 치료를 받고 힘들어할 때 먼저 찾아와주셨어. 미안하다면서. 다음주에 남자친구를 보고오려고 준비하고 있는데 남자친구가 너무 보고싶어서 이렇게 스레딕에 글을 쓰게 됐어
82 이름없음 2018/07/02 00:54:48 ID : rbAY2pPcmk3 0
남친분 너무불쌍하다...
83 이름없음 2018/07/02 00:55:35 ID : 9bdyK4Y7fbD 0
만약 이 글을 보는 분들이 있다면 꼭 주변 사람들이 힘들때 최대한 도움을 주고 그 사람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도와줬으면 하는 마음이야. 나도 그걸 못해서, 남자친구가 여행간다고 할 때 어린 마음에 서운해하지만 않았더라면 조금만 관심을 가졌더라면 이런 극단적인 일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여러번 한다.
84 이름없음 2018/07/02 00:57:27 ID : 9bdyK4Y7fbD 0
2년이 지난 지금도 너무 힘들고 괴롭지만 항상 내가 이겨내지 못하고 힘들어 하는건 남자친구도 바라는게 아닐테니까... 이겨내려고 노력하고 있고 지금은 최대한 씩씩하게 살아가고 있어. 너무 보고싶다 내 남자친구. 이 글을 본 분들도 다들 행복한 일들만 가득했으면 좋겠어. 글 봐줘서 고마워!
85 이름없음 2018/07/02 01:00:24 ID : HvhdWmHu1iq 0
너무슬프다 스레딕 보고 운거 처음이야..
86 이름없음 2018/07/02 01:03:29 ID : xyNwMpalgZe 0
아마 내생각엔 부모가 안운건 슬프지 않아서가 아닐꺼야 분명히 나중에 땅을치고 후회할테지.. 남자친구분 가실때는 고통스럽게 가셨어도 하늘나라에선 편히 쉬고있을꺼야..
87 이름없음 2018/07/02 01:04:19 ID : 9bdyK4Y7fbD 0
응 맞아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치만 가끔은 꿈에 나와서 안부라도 전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끔 해.
88 이름없음 2018/07/06 18:41:01 ID : 0nCktze7tir 0
너무 슬프다 .... 남자친구분 하늘나라에선 편히 쉬시길 바랄게. 스레주야 힘내..
89 이름없음 2018/07/07 00:14:47 ID : g3V9ck4Fa9B 0
남자친구분은 분명 좋은데 가셨을거야 그래도 남자친구는 자기 편을 들어주는 스레주가 있어서 행복했을거라고 봐 힘내 스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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