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름없음 2018/07/26 21:28:47 ID : 4Hwk05RxBe5 2
들어줄 사람 없어도 써볼게. 스레딕을 보면서 오렌지 주스를 마시고 있었어. 한 두 방울정도가 어쩔 수 없이 남게 되잖아? 무의식적으로 컵 안의 냄새를 맡았더니 8년전 내가 키우던 병아리 냄새가 나더라. 갑자기 너무 그리워져서, 우리 삐야랑 삐아의 얘기를 해보려 해
2 이름없음 2018/07/26 21:30:04 ID : 4Hwk05RxBe5 0
내가 삐야삐아를 데려온건 초등학교 3학년 체육대회 날이었어. 지금은 안그런것 같던데 그때 초등학교 후문쪽에서 꽃, 머리띠, 솜사탕 그리고 병아리를 팔고 있더라고.
3 이름없음 2018/07/26 21:33:14 ID : 4Hwk05RxBe5 0
친구들이 후문쪽에 병아리를 팔고 있다고 해서 알게 됐었지. 체육대회가 끝나고 병아리를 팔고 계시는 할머니한테 가서, 병아리 한 마리를 달라고 했어. 병아리 사료도 같이 병아리가 한마리에 천원정도였고 사료는 이천원이였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너무 싼값이었어, 하나의 생명인데. 어쨋든 병아리 한마리와 사료를 사서 삼천원을 드렸어야 했는데 할머니가 잘못 계산하셔서 천원인가 이천원을 달라고 하셨어. 너무 양심 없지만 난 삼천원을 드려야 하는걸 알았음에도 그냥 모른척 했지
4 이름없음 2018/07/26 21:36:40 ID : 4Hwk05RxBe5 0
그 병아리는 작고 예뻤어. 아기 병아리였지 진짜 교과서에서나 이미지로 나올법한 샛노랗고 작은 병아리였어. 그 아이를 손에 품고 집으로 데려왔어. 부모님은 맞벌이셔서 안계셨고, 난 말도 안하고 데려온거라 급한대로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병아리를 데려왔다고 알렸어. 먼저 데려온 아이가 삐야야. 그러다 삐야가 혼자면 너무 외로울까봐 한마리 더 데려오려고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다시 초등학교 후문으로 갔어
5 이름없음 2018/07/26 21:40:23 ID : 4Hwk05RxBe5 0
그때 아이들이 다 빠지고 아무도 없었어. 할머니가 튼튼해보인다고 하신 병아리를 데려왔어. 그 아이가 삐아야.
6 이름없음 2018/07/26 21:41:23 ID : NzdSL89y6i4 0
보고 있당
7 이름없음 2018/07/26 21:59:26 ID : 4Hwk05RxBe5 0
오오 고마워!
8 이름없음 2018/07/26 22:01:41 ID : 4Hwk05RxBe5 0
삐아를 데리러 삐야를 집에 두고나갈때 집에 박스가 없어서 젠가로 대충 벽? 쳐놓고 나갔다왔어. 삐아 데리고 와보니까 세상에... 내가 삐야를 베란다에 두고 왔는데 베란다 바닥에 똥이 있고 젠가도 무너져있고 삐야는 베란다를 막 뛰어다니고 있더라. 어찌해서 잡고 박스도 구해서 집을 만들어 줬어.
9 이름없음 2018/07/26 22:03:00 ID : 4Hwk05RxBe5 0
그러다 삐야가 좀 지저분해졌길래 내가 삐야를.... 씻겼어 진짜 개념없지? 계획에도 없이 상상도 못했을만큼 진짜 갑작스레 병아리를 키운거라 아무런 정보도 없었어. 그래서 삐야한테 미안했지 죽을뻔 했으니까.
10 이름없음 2018/07/26 22:05:10 ID : 4Hwk05RxBe5 0
씻겼는데 진짜 계속해서 울길래 불안해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고 어디로 갈지도 모른채 무작정 아파트 단지 내 놀이터 쪽으로 갔어. 근데 진짜 정말 우연히 병아리를 같이 데려온 친구를 만나서 그 친구네 집으로 갔어. 그리고 그 친구가 헤어드라이기로 삐야를 말려주면서 병아리는 절대 씻기면 안된다고 잘못하면 죽는다고 했어. 전기장판위에서 따순 바람 맞으며 졸던 삐야한테 또 미안했어..
11 이름없음 2018/07/26 22:07:05 ID : 4Hwk05RxBe5 0
그렇게 어찌저찌 위험을 넘기고 삐야를 다시 집으로 데리고 왔어. 삐아는 잘 있더라. 엄마는 내가 병아리를 키우는데 도움을 많이 주셨...아니 거의 엄마가 키운 수준이지... 엄마 미안. 어쨋든 초반엔 같이 사온 사료를 주다가 다 떨어져서 앵무새한테 주는 사료를 주기 시작했어. 같은 조류니까, 잘 먹더라고
12 이름없음 2018/07/26 22:08:08 ID : 4Hwk05RxBe5 0
그리고 진짜 다양하게 먹이를 준것같아. 수박 먹고 남은 하얀색 부분을 주기도 했고, 자주 데리고 나가서 아파트 화단에 풀어놓고 지렁이나 개미, 달팽이 잡아먹게 했어.
13 이름없음 2018/07/26 22:09:46 ID : 4Hwk05RxBe5 0
또 전에 삐야 살려준 친구랑 만나서 서로 병아리 산책도 시키고 그랬어. 놀이터 벤치에 앉아서 내 티셔츠 위에 삐야삐아를 올려놨는데, 그때 해가 따뜻하게 비추고 있어서 졸던 삐야삐아가 생각나
14 이름없음 2018/07/26 22:10:49 ID : 4Hwk05RxBe5 0
아, 그러고 있다가 삐야 살려준 친구 병아리를 동네 어떤 남자애가 실수로 밟아서 싸울뻔했어. 실수로 밟긴했지만 사과도 안하고 진짜 뻔뻔하더라고. 다치지도 죽지도 않았지만 나도 삐야삐아를 잘 지켜야겠다고 생각했어.
15 이름없음 2018/07/26 22:12:10 ID : 4Hwk05RxBe5 0
아파트 화단에 삐야삐아를 풀어놓을때 얘네가 자꾸 풀숲으로 들어가서, 집에 들어가야되는데 안잡혀서 애를 먹었던게 기억나. 근데 그때 신기하게도 '놓고 들어가야겠다'고 하면 얼른 나오더라. 얘네가 내 말을 알아들었을리는 없지만, 그래도 좋았어
16 이름없음 2018/07/26 23:47:12 ID : wldxxwq3O7d 0
응응
17 이름없음 2018/07/26 23:49:21 ID : ty0mlipe7vz 0
➖ 삭제된 레스입니다
18 이름없음 2018/07/27 00:08:08 ID : pe3V9eJQts5 0
나빠. 타인의 소중했던 기억을 그런 식으로 괴롭히다니.
19 이름없음 2018/07/27 20:38:20 ID : 4Hwk05RxBe5 0
추천도 눌러주고 봐주는 분들도 있었구나... 고마워 근데 난 삐야삐아를 5개월 정도밖에 못길렀어 어느날 학교를 마치고 집에 돌아와 보니까, 삐야삐아가 없었어 우리 아빠는 털 알레르기가 있었고 그래서 삐야삐아를 싫어했는데 그날 우리 병아리를 아빠 사무실로 데리고 간거야
20 이름없음 2018/07/27 20:44:53 ID : 4Hwk05RxBe5 0
아빠 사무실은 산 올라가는 초반쪽?에 있었어 그래서 산모기가 많았지. 아빠 사무실을 딱 한번 가봤는데, 아빠 사무실은 컨테이너고 그 밖에 닭장이.. 있더라고 진짜 믿기지 않게도 닭장 안에 오골계가 있더라. 아빠 사무실은 아빠가 삐야삐아를 사무실로 데려가고 나서 가봤는데 오골계가 삐야삐아를 좀 괴롭힌다고 그러더라고. 그때 삐야삐아는 중간닭 좀 전 정도여서 몸집이 오골계보다 작았어. 그래서 아빠가 얘네가 더 괴롭힘 당하면 안되니까 사람손 안타게 만지지 말라고 닭장 문도 안열어줬어. 그게 마지막이었어, 내가 삐야삐아를 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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